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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세청은 다음 달 1일부터 홈택스 애플리케이션(앱) 초기 화면에 종합소득세 신고하기, 장려금 신청하기 메뉴를 설치하는 등 모바일 서비스를 확대한다고 25일 밝혔다. 납세자들이 스마트폰 앱을 이용해 종합소득세와 장려금을 쉽게 신고하도록 첫 화면에 신고 메뉴를 추가한 것이다. 종전에 국세청은 종합소득세 신고안내문을 우편으로만 각 가정에 보냈지만 앞으로는 모바일로 확인할 수 있다. 앱이나 문자 서비스를 통해 안내문을 받으면 주민등록번호 뒤 7자리로 본인 확인을 한 뒤 볼 수 있다. 근로소득 조회서비스도 새로 만들어졌다. 홈택스 앱에 접속한 뒤 공인인증서로 인증하면 최근 5년간 근로소득 원천징수영수증을 조회할 수 있다. 국세청은 “올해 하반기까지 PC 대신 스마트폰으로 대부분의 업무를 처리할 수 있도록 서비스를 확대하겠다”고 밝혔다.세종=송충현 기자 balgun@donga.com}

올해 1분기(1∼3월) 경제성장률이 11년 만에 최저인 ―0.3%로 추락한 것은 수출과 투자가 동반 부진에 빠진 터에 민간 소비도 주춤해졌기 때문이다. 지금까지는 한국 경제가 정부지출로 버텨왔지만 기업과 가계가 지갑을 닫으면서 시계(視界) 제로인 상황에 이른 것이다. 경제 전 부문이 총체적인 부진을 겪으면서 실물경제 위기론이 확산되고 있지만 정부는 일시적 요인에 따른 이례적 현상으로 보고 있다.○ 기업 투자 부진이 역성장 쇼크 초래 경제 전문가들은 당초 한국 경제가 1분기에 0.3% 정도 성장할 것으로 봤다. 이런 전망을 훨씬 밑도는 ‘역(逆)성장’에 경제계는 충격을 받은 모습이다. 성장률 쇼크는 한국의 수출 주력품목인 반도체 수출이 부진에 빠지고 그 결과 설비투자가 감소했기 때문이다. 반도체 ‘슈퍼사이클(초장기 호황)’이 끝나가면서 1분기 수출은 2.6% 감소했다. 반도체 제조장비 등 설비투자는 전 분기보다 10.8% 하락했다. 이 같은 설비투자 하락률은 외환위기 당시인 1998년 1분기(―24.8%) 이후 21년 만에 최저다. 정부 지출이 줄어든 것도 영향을 미쳤다. 1분기 정부 소비는 0.3% 늘어나는 데 그쳐 증가율이 4년 만에 가장 낮았다. 박양수 한국은행 경제통계국장은 “정부가 최근 재정 집행률이 5년 내 최고 수준이라고 밝혔지만 신규 사회간접자본(SOC) 사업 절차가 진행되는 중이라 1분기에 관련 재정이 실제로 지출되지는 못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지난해 4분기(10∼12월) 정부소비가 성장률을 1.2%포인트 올린 데 반해 올해 1분기에는 오히려 성장률을 0.7%포인트 낮췄다. 기재부 관계자는 “지난해 말 지방자치단체의 추가경정예산 집행이 집중되면서 지난해 4분기 정부투자가 9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증가했다”며 “절대적인 이유는 아니지만 이런 일시적 요인이 역성장의 원인이 됐다”고 말했다.○ 불투명해진 2.5% 성장 목표 한 해 성장 경로의 출발점인 1분기 성장률이 마이너스로 나오면서 올해 성장률 전망도 불투명해졌다. 한은은 2분기 1.2% 이상, 3분기와 4분기에 0.8∼0.9%의 성장률을 유지하면 연간 2.5% 성장률 달성이 가능하다고 봤다. 하지만 경제 전문가들은 1분기 마이너스 성장의 충격에서 회복해 대폭 반등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한다. 공동락 대신증권 연구원은 “―0.3%라는 성장률은 금융위기 이후 최저치로 상당히 이례적인 수치”라며 “한은이 내놓은 2.5%의 연간 성장률 전망도 시장에서는 믿기 어렵다”고 평가했다. ○ 금리 인하 가능성 고개 전문가들은 꺼져가는 한국경제 엔진에 다시 시동을 걸기 위해서는 추경 확대 등 적극적인 재정 정책과 금리 인하 등을 검토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경기 하강 속도가 빠른 만큼 재정 정책과 통화 정책을 모두 완화적으로 가져가야 한다”며 “금리 인하가 불가피하고 추경 규모도 논의되는 6조7000억 원으로는 부족하다”고 말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한은의 경제성장률 발표 직후 정부서울청사에서 긴급대책회의를 열고 “국회에 제출하는 추경을 통해 투자와 수출 활성화 등 선제적 경기 대응 과제들을 적극 뒷받침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정부 지출에만 기대서는 지속 가능한 성장을 할 수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정부 지출이 성장률을 좌지우지한다는 것은 재정 지출 없이는 자력으로 성장할 수 없는 ‘식물 경제’라는 뜻이기도 하다. 이에 따라 반도체 등 일부 품목에만 치우친 산업구조를 개편해 민간 소비와 기업의 투자를 이끌어내야 한다는 제언도 나온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정부가 소비를 주도하는 경제는 건전하지 않다”며 “빅데이터나 인공지능(AI) 등 신산업을 키울 고민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신민기 minki@donga.com / 세종=송충현 기자}
미국이 다음 달 2일 만료되는 한국 일본 등 8개국에 대한 이란산 원유 수입금지의 ‘한시적 예외’ 조치를 더 이상 연장하지 않기로 했다. 미국 백악관은 22일(현지 시간) 대변인 성명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5월 초 만료되는 제재 유예조치(SRE)를 연장하지 않기로 결정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어 “이란이 파괴적 행동을 바꿀 때까지 최대 압박을 지속하겠다”고 밝혔다. 폼페이오 장관은 트윗에서 “‘최대한의 압박’은 (말 그대로) 최대한의 압박을 뜻한다. 세계 원유 시장은 (이란산 원유 없이도) 잘 돌아간다”며 강경한 입장을 밝혔다. 미국은 지난해 11월 이란산 원유 수입을 전면 금지하는 독자제재를 발표했지만 8개국에 대해 예외를 인정했다. 이번 발표로 이란은 전 세계에 수출길이 끊기게 됐다.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최근 이란 정규군 조직인 혁명수비대(IRGC) 테러 조직 지정과 오늘 발표는 테헤란에 보내는 미국의 분명한 결단”이라며 압박의 고삐를 바짝 조였다. 한국 정부는 24일경 정부 협상단을 워싱턴으로 보낼 것을 검토하지만 예외를 인정받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외교 소식통은 “고노 다로 일본 외상도 최근 미일 외교·국방장관(2+2) 회담에서 면제 연장을 요청했다가 거절당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국내 정유·석유화학 업계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대한석유협회에 따르면 올해 1, 2월 이란산 원유 수입 비중은 5.43%다. 수입 의존도가 높은 이란산 초경질유(콘덴세이트) 수입이 어려워지면 국내 기업의 수익성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워싱턴=이정은 특파원 lightee@donga.com / 세종=송충현 / 신나리 기자}
미국이 ‘이란산 원유 수입 제한에 대한 예외’를 더는 인정하지 않기로 함에 따라 국내 산업계가 향후 미칠 영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정부는 그간 이란산 원유 수입 비중을 꾸준히 줄여왔기 때문에 큰 영향이 없을 것이라는 반응이다. 하지만 석유화학업계는 저렴한 이란산 원유를 못 쓰게 돼 단기적으로 비용 상승이 불가피하다고 하소연한다. 22일 대한석유협회에 따르면 1, 2월 한국의 이란 원유 수입 비중은 5.43%로 지난해 같은 기간(8.70%)에 견줘 3.27%포인트 줄었다. 지난해 11월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가 대이란 제재를 복원하며 한국 등 8개국에 한시적 예외를 인정했지만, 그동안 꾸준히 이란산 원유 수입을 줄여온 때문이다. 반면 지난해 1, 2월 2.47%였던 미국산 원유 수입 비중은 올해 같은 기간 10.93%로 늘었다. 이런 이유로 정부는 이란산 원유 수입이 전면 금지돼도 급격한 유가 상승은 없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란산 원유 비중을 낮추고 대체국의 비중을 높여 다음 달로 예정된 일몰 충격에 대비해 왔다는 것이다. 다만 정부는 이란이 원유 수출을 못 하게 되면 글로벌 원유 공급에 영향을 미쳐 국제 유가가 상승하고 단기적으로 한국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했다. 실제로 22일 미국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은 배럴당 65달러를 돌파했다. 이는 지난해 10월 말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영국 런던 ICE 선물거래소의 북해산 브렌트유 역시 지난해 10월 가격을 회복했다. 미국의 이란 제재 강화 소식이 올 들어 상승세를 보이던 국제 유가를 자극한 것으로 풀이된다. 정부 관계자는 “국내 기름값은 국제 유가에 따라 움직이므로 어느 정도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했다. 이란산 초경질유(콘덴세이트)를 주원료로 써온 국내 석유화학업체가 특히 부담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이란산 초경질유는 값싸고 품질이 좋다. SK인천석유화학과 현대케미칼, 한화토탈 등 석유화학업체들은 올해 1분기(1∼3월) 이란산 원유 2076만4000배럴을 수입했다. 미국의 이란 제재 복원 이전에는 전체 이란산 원유 수입량 중 초경질유 비중이 70% 안팎이었지만 올해 들어선 전량이 초경질유였다. 한 석유화학업체 관계자는 “예외 조치가 연장될 거라는 전망이 많았기 때문에 비상이 걸렸다”고 했다. 대안은 카타르 미국 러시아 나이지리아 등 다른 산유국으로 수입처를 다변화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들 국가의 초경질유는 이란산보다 가격은 비싼 반면 나프타 함량이 떨어져 품질이 상대적으로 좋지 않다.세종=송충현 balgun@donga.com / 황태호 기자}

미국이 다음 달 2일 만료되는 한국 일본 등 8개국에 대한 이란산 원유 수입금지의 ‘한시적 예외’ 조치를 더 이상 연장하지 않기로 했다. 미국 백악관은 22일(현지 시간) 대변인 성명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5월초 만료되는 제재 유예조치(SRE)를 연장하지 않기로 결정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부 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어 “이란이 파괴적 행동을 바꿀 때까지 최대 압박을 지속하겠다”고 밝혔다. 폼페이오 장관은 트윗에서 “‘최대한의 압박’은 (말 그대로) 최대한의 압박을 뜻한다. 세계 원유 시장은 (이란산 원유 없이도) 잘 돌아간다”며 강경한 입장을 밝혔다. 미국은 지난해 11월 이란산 원유 수입을 전면 금지하는 독자제재를 발표했지만 8개국에 대해 예외를 인정했다. 이번 발표로 이란은 전 세계에서 수출길이 끊기게 됐다.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최근 이란 정규군 조직인 혁명수비대(IRGC) 테러 조직 지정과 오늘 발표는 테헤란에 보내는 미국의 분명한 결단”이라며 압박의 고삐를 바짝 조였다. 한국 정부는 24일경 정부 협상단을 워싱턴으로 보낼 것을 검토하지만 예외를 인정받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외교 소식통은 “고노 다로 일본 외상도 최근 미일 외교·국방장관(2+2) 회담에서 면제 연장을 요청했다가 거절당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국내 정유·석유화학 업계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대한석유협회에 따르면 올해 1, 2월 이란산 원유 수입 비중은 5.43%다. 수입 의존도가 높은 이란산 초경질유(콘덴세이트) 수입이 어려워지면 국내 기업 수익성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 워싱턴=이정은 특파원 lightee@donga.com세종=송충현 기자 balgun@donga.com}

지난달 21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시내의 우리소다라은행 본점. 사무실 곳곳에서 인도네시아 전통 의상인 바틱 문양의 셔츠를 입은 한국인 직원들이 눈에 띄었다. 인도네시아 현지 직원 대부분이 정장을 착용한 것과 달리 한국 직원들은 인도네시아 전통 의상을 입고 일했다. 2014년 문을 연 우리소다라은행은 인도네시아에서 최초로 한국-인도네시아 금융사가 합병해 만든 법인이다. 서로 다른 문화를 가진 두 회사가 하나로 합쳐진 뒤 우리소다라은행 한국 직원들은 의상부터 언어까지 인도네시아에 완벽히 동화되기로 했다. 이 은행의 오재호 사업지원부장은 “아세안에서 현지 회사와 인수합병(M&A)하는 한국 금융사는 직원들끼리 얼마나 잘 융합하는지가 업무 시너지를 내는 데 가장 중요한 조건”이라며 “인도네시아 직원들이 압도적으로 많다 보니 일상 대화뿐 아니라 회의도 인도네시아어로 진행하고 옷도 전통 복장을 입는다”고 했다. ○ M&A, 사업 확장의 지름길 우리소다라은행이 출범하는 과정은 결코 쉽지 않았다. 우리은행이 소다라은행의 지분을 인수하기로 계약을 맺은 뒤 2년 6개월이 지난 2014년 말에야 은행 문을 열 수 있었다. 2012년 6월 주식양수도 계약을 맺고 당국의 지분인수 승인까지 1년 6개월, 합병 승인까지 또 1년이 걸린 것이다. 이처럼 오랜 시간이 걸린 이유는 인도네시아 금융당국이 금융산업 구조조정 과정에서 M&A 심사를 무척 깐깐하게 진행했기 때문이다. 현지에서 합병을 준비한 실무자들은 “도무지 당국에서 진도가 안 나갔다”며 언제쯤이나 당국의 승인이 떨어질 수 있을지 노심초사했다고 전했다. 합병 승인은 본국에서 대통령이 나선 다음에야 풀렸다. 2013년 10월 박근혜 전 대통령이 한-인도네시아 수교 40주년을 맞아 수실로 밤방 유도요노 전 인도네시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며 우리소다라은행 건을 콕 집어 도와달라고 부탁한 것이다. 그 후에야 당국은 인수 승인에 속도를 냈다. 우리은행이 이렇게 수년간 공을 들여 현지 은행의 합병에 나선 것은 M&A가 현지화를 빠른 시간 내에 마칠 수 있는 지름길이었기 때문이다. 당시 우리은행 인도네시아법인은 현지에 진출한 한국 기업 고객을 대상으로 한 대출 영업에만 집중했다. 하지만 이런 영업 방식으로는 한계가 분명했다. 115개 상업은행과 1619개 지역은행이 각축전을 벌이는 인도네시아에선 현지 은행들과의 덩치 경쟁이 필수적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이미 50만 명의 고객을 가진 소다라은행을 품에 안는 것은 우리은행이 할 수 있는 최적의 선택이라는 판단이 섰다. 윤현성 우리은행 글로벌전략 부부장은 “해외에서 소매금융 사업에 바로 나서기엔 영업망도 부족하고 고객 신용도를 어떻게 확인할지에 대한 노하우도 부족했다”며 “우리같이 현지화를 처음 시도하는 상황에서는 M&A 전략이 주효했다”고 말했다. ○ 베트남-인도네시아, 금융사 영토 확장 격전지 신한베트남은행은 지난해 1000억 원에 육박하는 순이익을 냈다. 2017년 순이익인 470억 원의 배를 넘는 수준이다. 2018년 국내 은행이 베트남 점포에서 거둔 전체 순이익인 1500억 원의 60%를 차지한다. 신한베트남은행의 놀라운 성장도 성공적인 M&A에서 시작됐다. 1992년 국내 은행 중 처음으로 베트남사무소를 연 신한은행은 2017년 말 호주계 ANZ은행의 현지 리테일 부문을 인수했다. 이후 외국계 은행 중 자산 1위에 오르며 규모와 내실이 급성장했다. KEB하나은행은 베트남의 ‘빅3’ 은행 중 하나인 베트남투자개발은행(BIDV) 지분 인수를 추진하고 있다. BIDV가 올 상반기 내 유상증자를 하면 지분 15%를 인수하는 형태다. 김정태 하나금융그룹 회장이 이를 위해 베트남중앙은행 총재 등 현지 금융계 고위 관계자를 만나며 높은 관심을 드러내고 있다. 우리은행도 베트남우체국보험과 손해보험부문 방카쉬랑스 업무제휴를 맺는 등 현지화 기회를 엿보고 있다. 인도네시아도 현재 가장 뜨겁게 떠오르고 있는 M&A의 전장이다. 인구 2억7000만 명이라는 거대한 시장을 놓고 전 세계 금융사들이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 IBK기업은행은 지난해 말 인도네시아 금융감독청으로부터 아그리스은행과 미트라니아가은행의 인수 승인을 동시에 얻었다. 기업은행은 두 은행과 합병해 회사 이름과 로고를 바꾼 뒤 올 상반기 내에 IBK인도네시아은행을 세울 방침이다. KB국민은행은 부코핀은행의 지분 22%를 인수해 2대 주주가 됐고 NH농협은행도 인수합병을 위한 시장 조사를 하고 있다. 신한은행도 인도네시아에서 센트라타마내셔널은행과 뱅크메트로익스프레스를 동시에 인수해 신한인도네시아은행으로 영업하고 있다. 변상모 신한인도네시아은행장은 “기업 대출과 리테일 영업을 모두 강화하려는 금융사를 중심으로 M&A 수요가 있다”고 말했다. 신한금융도 중금리 대출 중심의 소매금융 영업을 위해 전문 캐피털사 인수를 추진 중이다. 자카르타=송충현 balgun@donga.com / 하노이=조은아 기자}

일본 후쿠시마 주변 지역 수산물 수입 금지를 두고 한국과 일본이 벌이던 무역 분쟁에서 한국이 승소함에 따라 후쿠시마를 포함한 일본 동북 지방 8개 현의 수산물이 앞으로도 한국 식탁에 오를 수 없게 됐다. 11일(현지 시간) 세계무역기구(WTO) 상소기구는 일본이 한국의 후쿠시마 수산물 수입 금지 조치가 ‘자의적 차별’이라며 제소한 건에 대해 “WTO 협정에 합치하는 규제”라는 상소 판정보고서를 공개했다. 지난해 2월 일본 손을 들어줬던 1심 판정을 뒤집은 것이다. 2심제인 WTO 위생·식물위생 협정 분쟁에서 1심 결과가 뒤집힌 건 이번이 처음이다. 상소기구는 수산물 자체에서 검출되는 방사능뿐 아니라 원전 오염수에 노출된 것으로 추정되는 주변 환경까지 고려해 포괄적으로 수입을 금지해야 한다는 한국 주장을 받아들였다. 앞서 1심은 수산물 자체가 방사능에 오염되지 않았다면 수출을 금지할 수 없다고 했다. WTO 결정에 따라 2013년부터 이어져 온 후쿠시마 수산물 전면 수입 금지는 앞으로도 계속된다. 정부는 12일 정부세종청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수입 규제는 항구적이며 계속 유지된다”고 밝혔다. 승소를 예상했던 일본 정부와 어민들은 충격에 빠졌다. 일본 정부는 수입 규제가 가장 강한 한국을 상대로 승소한 뒤 다른 나라들과 개별 협상을 할 예정이었다. 고노 다로(河野太郞) 일본 외상은 WTO 결정이 나온 지 1시간여 만에 담화를 내고 “진정으로 유감이다. 한국에 대해서 조치의 철폐를 요구해 가겠다는 입장에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 외무성 관계자는 “예상치 못한 결과가 나와 매우 놀랐다. 어찌 된 일인지 알아보기 위해 정보를 수집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2011년 3월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51개국이 후쿠시마 인근 수산물 수입을 규제했으며 현재는 19개국이 수입을 규제하고 있다. 세종=송충현 기자 balgun@donga.com / 도쿄=박형준 특파원}
“수산물에서 발견되는 세슘 외에 다른 방사성물질이 나오지 않는다는 근거가 있나.”(세계무역기구·WTO 상소기구) “….”(일본) 일본 후쿠시마 주변 수산물 수입 규제에 대한 WTO 상소기구의 한국 승소 판정은 우리 정부로서도 예상치 못했던 ‘반전’이다. 이번 역전 판정은 일본이 수산물에서 방사성물질 세슘과 다른 17개 방사성물질의 연관성을 충분히 설명하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다. 12일 산업통상자원부와 해양수산부 등 관계부처에 따르면 WTO 1심과 2심의 판정이 달라진 가장 큰 이유는 후쿠시마 수산물의 방사능 오염도를 판단하는 기준이다. 일본은 생선 등 수산물 자체에서 검출되는 방사성물질 양이 기준치를 밑돈다면 수입을 금지할 이유가 없다고 주장했다. 1심은 이를 받아들였다. 한국이 다른 나라의 수산물은 수입하면서 동일 상품인 일본 수산물만 규제하는 건 WTO 협정 위반이라는 취지였다. 이번 2심은 일본의 특별한 환경을 고려한 한국의 조치가 합당하다고 봤다. 원전 사고로 방사능 오염수가 바다로 흘러들어간 사실이 확인된 이상 수입을 규제할 때 이를 참고해야 한다는 판단이다. 일본이 수산물에서 검출되는 세슘과 다른 17개 방사성물질의 연관성을 충분히 파악하지 못한 점도 승소의 원인이다. 한국 정부는 수산물에서 세슘이 발견된다면 다른 방사성물질이 검출될 가능성도 있다고 강조했다. 방사능 오염수가 바다로 흘러들어갔다면 세슘뿐 아니라 다른 방사성물질에 노출될 수 있다는 것이다. 반면 일본은 세슘과 스트론튬, 플루토늄 등 여타 방사성물질의 상관관계를 제대로 설명하지 못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현재 국제사회는 방사능 오염을 측정할 때 가장 관측이 쉬운 세슘을 기준으로 위해성을 판단한다. 한국 정부는 이 점을 파고들어 다른 위험 요인을 지적한 것이다. 정해관 산업부 신통상질서협력관은 “WTO가 후쿠시마 인근 수산물의 유해성을 판단한 게 아니라 한국의 수입 규제 조치가 절차적으로 합당한지 판단해준 것”이라고 설명했다. 1심 결과가 뒤집힐 거라고 예상하지 못한 일본은 비상이 걸렸다. 일본 언론은 WTO 판정 결과를 속보로 알리며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고노 다로(河野太郞) 일본 외상은 이날 오전 9시경 이임 인사차 외무성을 방문한 이수훈 주일 한국대사에게 “한국 정부가 일본산 수산물 수입 규제를 완화해 줬으면 한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미야기현 어업협회 관계자는 “(후쿠시마 원전을 운영하는) 도쿄전력 보상으로 어떻게든 지금까지 버텨 왔는데 내년이면 보상이 끊어져 폐업하는 어민들이 속출할 것”이라고 아사히신문에 말했다. 국내 어업계는 승소 소식을 환영하고 있다. 수협중앙회 관계자는 “일본 수산물 수입 재개로 수산물 소비를 불안해하는 사람이 늘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이번 판정으로 어민과 상인들이 안도하고 있다”고 말했다.세종=송충현 balgun@donga.com / 조윤경 기자}
국세청은 1∼3월 사업 실적에 대한 부가가치세를 25일까지 신고 납부해야 한다고 11일 밝혔다. 법인사업자 92만 명은 기한까지 부가가치세를 신고 납부하면 되고 개인사업자 204만 명은 직전 과세 기간인 지난해 7∼12월 낸 부가가치세의 절반을 25일까지 내면 된다. 최근 강원 지역 산불로 피해를 본 사업자는 납부가 유예된다.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된 고성 속초 강릉 동해 인제의 연 매출 500억 원 이하 사업자는 관할 세무서장 직권으로 예정 신고와 납부 기한을 7월 25일까지 3개월 연장하고 징수를 유예하기로 했다. 이후에는 납세자가 신청할 경우 최대 2년까지 연장할 수 있다. 전북 군산, 경남 거제, 전남 목포 등 지역경제가 어려워지며 경영난을 겪는 중소기업도 2년까지 납부 기한이 연장된다.세종=송충현 기자 balgun@donga.com}
2009년 국내 생명보험사 중 처음으로 베트남에 진출한 한화생명은 일주일에 두 번씩 직원들을 대상으로 ‘한국식 보험 문화’를 교육한다. 한국인 3명을 제외한 약 300명의 직원이 현지인이다 보니 한국 금융업에 대한 이해가 떨어진다는 판단에서다. 그 배경엔 베트남의 독특한 보험업 문화가 있다. 베트남은 보험설계사 대부분이 ‘투잡’ 형태로 일한다. 교사 의사 공무원 등 전문직 종사자들도 부업 삼아 설계사 일을 하는 경우가 많고 회사엔 한 달에 한 번 정도만 출근하는 게 일반적이다. 반면 한국은 보험설계사가 전업으로 일하며 매일 회사에 출근해 설계사끼리 서로 업무 노하우를 공유하고 보험 이론을 공부한다. 한화생명은 설계사들끼리 자주 만나 업무에 대해 논의하는 과정이 불완전판매 가능성을 줄인다고 판단해 이를 베트남에도 적용한 것이다. 이처럼 한국 금융사들은 아세안 국가에서 한국의 금융상품을 파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 금융과 관련해 직원들을 교육하고 업계 문화를 전파하는 것도 한국 금융회사들의 몫이다. 한화생명의 한국 직원들은 베트남 전국에 흩어져 있는 지점으로 직접 국내선 비행기를 타고 방문해 현지 직원들을 교육하고 있다. 회사에 대한 소속감을 키워주고 보험 영업에 대한 교육을 강화하기 위해서다. 지난해부터는 하노이와 호찌민에 전속 설계사 지점 두 곳을 운영해 매일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백종국 한화생명 베트남 법인장은 “베트남의 고객들은 저축성 상품을 선호해 우리나라 초기 보험시장과 유사하다”며 “설계사 교육을 통해 직원 경쟁력을 키워 베트남에서 금융한류의 선봉장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직 동남아에선 생소한 ‘회식’, ‘워크숍’을 통해 조직 결속력을 다지는 회사도 있다. 인도네시아의 NH코린도증권은 정기적으로 직원들과 회식을 하거나 1박 2일로 엠티(MT)를 가 직원들끼리 서로 소통하도록 돕는다. 인도네시아 역시 직원들이 2, 3개씩 직업을 가진 경우가 많아 직원들끼리 업무 이야기를 할 시간이 부족하다. 조경훈 NH코린도증권 대리는 “처음엔 회식 문화에 생소했던 직원들도 함께 일하는 직원끼리 업무 노하우를 나누고 시행착오를 공유할 수 있다는 점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노이=조은아 achim@donga.com / 자카르타=송충현 기자}

각종 드라마와 영화에 출연 중인 유명 배우 A 씨는 최근 가족 명의로 1인 기획사를 차렸다. 이곳에 소속된 연예인은 A 씨 한 명뿐이다. 그는 기획사에서 일하는 직원에게 가짜로 월급을 준 뒤 이를 다시 되돌려 받는 수법으로 소득을 축소 신고했다. 뒷주머니로 몰래 챙긴 돈으로는 가족에게 부동산과 고가의 외제차를 증여했다. 이런 과정을 통해 A 씨가 탈루한 세금만 약 30억 원으로 추정된다. 국세청은 높은 소득을 올리면서도 세금을 제대로 내지 않은 고소득자 176명에 대해 동시 세무조사에 들어간다고 10일 밝혔다. 의사 등 전통적 의미의 고소득자는 물론이고 연예인과 프로 운동선수, 유튜버 등 신종 호황 업종에서 일하는 사업자가 조사 대상이다. 한 연예인은 팬미팅을 열며 티켓 수입을 일부러 줄여 신고하고, 소속사에서 부담하는 차량 유지비 등을 본인이 직접 낸 것처럼 처리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인터넷 쇼핑몰에서 연예인 굿즈(연예인과 관련한 각종 상품)를 판 뒤 직원 이름의 차명계좌로 받은 현금 결제액을 신고하지 않은 연예기획사도 당국에 덜미를 잡혔다. 프로 운동선수 B 씨는 연봉 계약과 훈련 코치를 관리하는 매니지먼트 회사가 따로 있지만 가족 명의로 별도의 매니지먼트 법인을 만들었다. 이후 이 회사에 각종 비용과 수수료를 지불한 것처럼 꾸며 소득을 실제보다 적게 신고했다. 이번 조사 대상에는 구글 등 해외 업체로부터 광고 수익을 얻는 유튜버 등 1인 미디어 종사자 15명도 포함됐다. 이들은 광고로 수십억 원을 벌고도 일부러 사업자 등록을 하지 않거나 광고 수익을 신고하지 않아 국세청에 적발됐다. 대표적인 전문직인 의사의 경우 쌍꺼풀 수술을 현금으로 결제하면 할인해 주는 이벤트를 진행한 뒤 수입을 지인의 차명계좌로 받은 혐의가 포착됐다. 국세청에 따르면 의사 변호사 회계사 세무사 감정평가사 등 고소득 전문직은 2017년 기준 10만1884명으로 이들이 벌어들인 수입은 총 63조 원이다. 1인당 평균 6억2000만 원을 벌어들인 셈이다. 10년 전인 2007년과 비교하면 10년간 전문직 인원은 30% 늘었지만 수입은 113% 늘었다. 당국은 이처럼 고소득 사업자의 수입이 크게 증가했지만 탈세 수법이 지능화하며 변칙적인 탈세가 많아졌다고 판단해 이번에 대규모 세무조사에 착수했다. 각 업종 종사자 중 소득이 많은 순서대로 100∼200명을 추려 한국은행 관세청 건강보험공단 등으로부터 수집한 과세자료와 금융정보를 분석한 뒤 탈루 혐의가 짙은 사업자를 골랐다. 이 과정에서 연예인과 운동선수 등 20명의 탈루 혐의가 드러났다. 국세청은 세무조사를 통해 사업자 본인 외에 가족 등 관련자를 함께 조사해 자금 흐름을 추적할 계획이다. 조사 과정에서 차명계좌, 이중장부, 가짜 세금계산서 등 고의로 세금을 탈루한 혐의가 드러나면 검찰에 고발하기로 했다. 당국은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2년간 총 1789명의 고소득 사업자를 조사해 1조3678억 원을 추징했다. 김명준 국세청 조사국장은 “디지털 온라인 등으로 경제 환경이 변하면서 일부 소수가 대부분의 부를 차지하는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며 “이런 고소득자가 성실한 납세자에게 허탈감을 주는 탈세 행위를 하는지 끝까지 추적하겠다”고 했다.세종=송충현 기자 balgun@donga.com}
기업들이 내는 법인세가 잘 걷히지 않고 있다. 정부의 대기업 증세 정책으로 재무제표의 예상 세금은 크게 늘었지만 기업 이익이 줄면서 실제 세금 낼 돈이 부족해졌기 때문이다. 정부는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500조 원 넘는 ‘슈퍼 예산안’으로 복지와 고용 지원을 늘리려 하지만 지금 같은 세수 부진 상태로는 재원 마련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9일 기획재정부와 일선 세무서, 재계에 따르면 기업들이 지난해 실적을 토대로 올 3월 말까지 내는 법인세 납부액이 당초 계획에 못 미치는 것으로 알려졌다. 기업들은 2018년 상반기 실적을 토대로 작년 8월 한 차례 세금을 낸 뒤 결산 실적이 나온 올 3월에 나머지 세금을 냈다. 작년 하반기 실적이 고꾸라지면서 3월 완납한 법인세수가 예상에 못 미친 것이다. 세무당국 관계자는 “일선 세무서에서는 세수가 작년과 비슷하거나 오히려 덜 걷혔다는 말까지 나온다”고 전했다. 작년 3월 법인세 수입은 18조4000억 원으로 전년보다 4조 원 늘었지만 올해는 세수 풍년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뜻이다. 다른 관계자는 “지난해 금융업만 좋았고 조선 해운 석유화학 등 대부분 업황이 부진했다”며 “올 세수는 사실상 비상상황”이라고 말했다. 법인세 징수 실적은 5월 공식 발표된다. 본보가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의뢰해 분석한 결과 1751개 상장사가 내야 하는 2018년분 예상 법인세는 57조1900억 원으로 1년 전보다 4조6000억 원(8.7%) 많다. 현 정부 들어 과세표준(세금을 매기는 기준금액) 3000억 원 초과 기업에 대한 최고 세율을 22%에서 25%로 올린 증세 효과가 장부에 처음 반영돼서다. 하지만 이 상장사들의 영업이익은 1년 전보다 6000억 원(0.4%) 줄었다. 이익은 감소하는데 세금은 늘다 보니 기업들로선 자금난을 호소하고 있다. 홍기용 인천대 경영학과 교수는 “글로벌 경제 환경이 안 좋아지는데 세금 부담까지 겹쳤다”며 “기업들이 느끼는 경영 애로가 당초 예상을 뛰어넘고 있다”고 했다.이건혁 gun@donga.com / 세종=송충현 기자}

대기업 재무팀 소속인 A 씨는 올 3월 세무서에서 “법인세 납부액이 왜 이렇게 적으냐”는 문의를 받았다. 이 회사는 작년 8월 세무서에 2018년 추정 실적을 토대로 예상 법인세를 보고했다. 이후 올 3월에 낸 실제 법인세 납부액이 예상액을 크게 밑돌자 당국이 진상 파악에 나선 것. A 씨는 “지난해 상반기 흑자를 낼 때만 해도 연간 실적을 낙관했지만 정작 하반기에 적자로 돌아섰다”고 세무서 관계자에게 설명했다. 지난해 결산 실적을 토대로 내는 법인세가 잘 걷히지 않고 있는 것은 반도체를 중심으로 글로벌 경기가 악화되면서 기업들의 실적이 급속도로 악화됐기 때문이다. 정부는 복지 확대와 경기 부양을 위해 재정을 대거 투입하려 하지만 정작 기업들은 세금 낼 여력이 없다고 하소연하고 있다.○ 기업들 ‘세금 납부 유예’ 요청 기업들은 2018년 실적 관련 법인세의 절반 정도를 2018년 8월에 미리 냈다. 법인세를 한꺼번에 내는 부담을 덜어 주기 위해 도입된 ‘중간 예납’ 제도를 이용한 것이다. 기업들이 2018년 8월 납부한 법인세는 2017년 8월 납부액보다 1조7000억 원 늘었다. 하지만 지난해 하반기부터 미중 무역분쟁과 글로벌 경기 둔화의 여파로 기업 실적이 부진에 빠졌다. 올 3월 기업들이 완납한 2018년분 법인세는 당초 계획에 못 미친 것으로 세무당국은 파악하고 있다. 기업들은 전체 연간 세금에서 작년 8월 중간 예납한 세금을 뺀 금액을 3월에 낸다. 조선 해운 석유화학 등이 불황을 겪으며 당초 정부가 기대한 만큼 세수가 들어오지 않는 것이다. 정부는 공식적으로 월별 세수 목표치를 내놓지는 않는다. 다만 기획재정부는 올해 전체 법인세가 작년보다 25.7%가량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이 증가율 전망대로라면 올 3월 법인세수는 20조 원을 훌쩍 넘어야 하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다. 기업의 현금 유동성이 예상보다 적은 ‘돈맥 경화’ 현상이 나타나면서 기업들은 3월에 내야 할 법인세를 유예해 달라고 세무서에 요청하기도 한다. 법인이 경영 위기를 겪을 때 최장 9개월까지 세금 납부를 미뤄 주는 징세 유예 제도를 적용해 달라는 것이다. 아울러 비용으로 반영할 수 있는 항목을 최대한으로 늘려 과세표준(과표·세금부과 기준금액)을 줄이려 안간힘을 쓰기도 한다. 세무당국의 한 관계자는 “현재 법인들이 신청한 징수 유예에 대해 당국이 심사를 진행 중”이라며 “7월이 되면 올 상반기 징수 유예 신청 건수가 정확히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 ‘세수 비상’ 걸린 정부 지난해 국내 상장사의 이익이 줄었는데도 장부상의 법인세 예상액은 8% 남짓 늘었다. 2018년부터 정부가 과표 3000억 원 이상 대기업을 대상으로 세율을 22%에서 25%로 올린 데다 대기업 관련 세제 혜택이 축소됐기 때문이다. 정부 관계자는 “세수가 계획대로 들어오지 않는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금융업 빼고는 기업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회계법인의 한 회계사는 “올해 경기가 더 안 좋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 현금을 보유하려는 기업이 많았는데 법인세 비용이 늘자 기업들이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일선 세무서는 기업들의 세 부담을 피부로 느끼고 있다. 한 세무서 관계자는 “중소 제조업체나 음식점 등을 중심으로 경기가 안 좋아지며 세 부담을 호소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며 “최저임금 인상, 글로벌 경기 침체로 가뜩이나 매출이 안 나오는데 비용이 나갈 데는 많고 세금까지 많이 나가니 힘들다고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전체 세수의 4분의 1을 차지하는 법인세 징수 실적이 부진에 빠지면서 정부는 비상에 걸렸다. 기재부 세제실과 예산실은 재정 동향을 실시간으로 파악하고 있다. 기재부 관계자는 “증권거래세 인하와 부동산 거래절벽 때문에 세금이 예상보다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며 “예산 편성 과정에서 각 국실이 긴밀하게 협조하며 대책을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 세수 부진 양도소득세 등으로 확산 가능성 최근 부동산 거래가 얼어붙으면서 양도소득세 수입도 예상보다 줄어들 수 있다. 소득세 세수 진도율(계획 대비 실제 세수)은 1월 기준 11.4%로 작년 1월보다 0.7%포인트 감소했다. 기재부 당국자는 “법인세와 소득세 중심으로 작년에 비해 납부 실적이 부진하다”고 했다. 3대 세금인 소득세 법인세 부가가치세가 동반 부진에 빠지면 성장과 분배 재원을 마련하기 힘들어진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경기 침체기에 기업에 높은 세율을 적용하면 기업 활동을 위축시켜 결과적으로 경쟁력이 약해진다”며 “이는 세수 감소를 초래해 국가 경제 전체로 볼 때 큰 손실”이라고 말했다.세종=송충현 balgun@donga.com / 이건혁 기자}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이 ‘경기가 부진하다’는 진단을 내린 건 최근 청와대나 정부가 보여준 경기 인식과 크게 대조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정부는 지나친 비관론을 경계하는 차원에서 일부러 긍정적인 지표를 부각하는 측면이 있지만, 실제 지표들은 정부의 기대와 너무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는 것이다. 국내외 연구기관들도 한국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일제히 낮추며 KDI의 분석과 보조를 맞추고 있다. ○ KDI, 경기부진 공식화…정부 낙관론에 찬물 KDI가 ‘경기 부진’을 공식화함에 따라 정부가 지금까지 보여준 경기 인식이 안이했다는 지적이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기획재정부는 지난달 15일 ‘최근 경제동향(그린북)’에서 “연초 산업활동 및 경제심리 지표 개선 등 긍정적 모멘텀이 있다”고 진단했고, 문재인 대통령 역시 같은 달 19일 “국가 경제가 견실한 흐름을 유지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그러나 KDI는 7일 보고서에서 내수 수출 생산 투자 등 주요 경제지표가 모두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며 이 같은 긍정론에 찬물을 끼얹었다. ‘업황 악화→수출과 설비투자 감소→생산 감소’의 악순환이 우려된다는 것이다. 실제로 2월 광공업 생산은 지난해 같은 달보다 2.7% 줄며 전월(―0.2%)보다 하락 폭이 크게 확대됐다. KDI는 일부 분야에 대해서는 정부의 의견을 정면 반박하는 분석도 내놨다. 정부가 위안거리로 여기며 ‘좋은 흐름’이라고 봤던 소비와 서비스업 생산도 실제는 그리 좋지 않다는 점을 꼬집은 것이다. 지난달 기획재정부는 1월 소매판매가 증가세로 돌아섰고 소비심리도 나아지고 있다는 점을 부각시켰다. 그러나 KDI는 “2월 소매판매액은 설 명절 이동 영향으로 전년 동월보다 2% 줄었고, 1∼2월을 합산한 평균으로도 전년보다 증가폭이 축소됐다”며 “민간소비 증가세가 둔화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또 민간소비의 척도가 되는 서비스업 생산도 도소매업(―3.8%)을 중심으로 감소세로 전환돼 우려가 된다고 덧붙였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기재부는 재정 정책을 동원한다면 지나친 경기 급락을 막을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하는 것 같다”며 “그러나 경기를 잘못 진단했을 때 시장에 큰 혼란이 생길 수 있으므로 더 면밀한 분석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 ‘통화+재정’ 경기부양 패키지 전망도 외국계 투자은행(IB) 등 세계 주요 기관들도 잇달아 한국의 성장률 전망치를 하향조정하고 있다. 글로벌 신용평가사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와 투자은행 노무라는 최근 올해 한국의 국내총생산(GDP) 증가율 전망치를 종전 2.5%에서 2.4%로 내렸다. 무디스는 2.3%에서 2.1%로 낮췄고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도 기존 2.8%에서 2.6%로 하향조정했다. 국내 기관인 국회예산정책처도 이달 초에 성장 전망치를 2.7%에서 2.5%로 내려잡았다. 이에 따라 한국은행이 이달 18일 금융통화위원회에서 내놓을 수정 경제전망에도 관심이 쏠린다. 한은이 1월 내놓은 성장률 전망치는 2.6%지만, 그 후 석 달 동안 대내외 악재가 추가되면서 하향 조정 압력이 커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은이 수정 성장률을 내놓을 때 전제로 활용하는 세계 경제 전망도 기존보다 나빠진 상태다. 한은이 기준금리를 인하해야 한다는 압력도 커지고 있다. 지금까지 한은은 통화 정책보다는 추가경정예산 편성 등 재정의 역할이 더 필요하다는 견해를 보였다. 그러나 올 들어 저물가 현상이 더 심해진 데다, 경기 전망이 갈수록 악화되고 있어 재정과 통화정책을 결합한 정책조합에 대한 요구가 더 커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세종=김준일 jikim@donga.com / 신민기 / 세종=송충현 기자}
경찰이 강원도 일대에서 발생한 대형 산불의 원인을 밝히기 위한 조사에 착수한 가운데 한국전력공사가 지난해 배전설비 정비예산을 약 4200억 원 삭감한 것으로 확인됐다. 정확한 화재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지만 한전의 관리 부실에 대한 논란이 일고 있다. 7일 경찰에 따르면 강원지방경찰청은 고성과 속초 산불이 시작된 것으로 추정되는 고성군 토성면 원암리의 한 주유소 인근 전신주 개폐기에 대한 감식을 벌였다. 개폐기는 전기를 차단하거나 연결할 때 쓰는 스위치다. 경찰은 강풍 때문에 전신주로 날아온 물건이나 물질이 개폐기에 달라붙거나 충격을 줘 불이 났는지를 조사 중이다. 이를 위해 한전이 관리하는 전신주의 개폐기와 전선 등을 수거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넘겼다. 경찰은 한전이 전신주 관리를 소홀하게 했는지도 확인하고 있다. 화재의 원인으로 지목된 개폐기는 2006년 제작됐으며 내구연한은 30년이다. 한전은 지난달 27일 실시한 안전점검에서 개폐기에 아무 이상이 없다고 밝혔다. 개폐기 관리 부실이 도마에 오른 가운데 한전이 지난해 오래되거나 성능이 떨어지는 설비를 교체하는 예산을 약 4200억 원 삭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비예산은 2015년 1조4992억 원, 2016년 1조5219억 원, 2017년 1조5675억 원으로 꾸준히 늘다 2018년 1조1470억 원으로 감소했다. 지난해 실적 악화로 김종갑 한전 사장이 비상경영을 선포하며 예산 절감에 나섰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한전 관계자는 “한전 내부규정에 따르면 한전의 물자나 설비로 재산 피해가 발생해 책임이 인정되면 손해배상을 하는 게 원칙”이라며 “조사 결과가 나오면 필요한 조치를 할 계획”이라고 했다.속초=이인모 imlee@donga.com / 세종=송충현 기자}

지난해 국내총생산(GDP) 대비 취업자 수가 역대 가장 적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고용 효과가 큰 서비스업 경기가 침체됐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7일 한국고용정보원과 한국은행, 통계청 등에 따르면 지난해 실질 GDP 10억 원당 취업자 수를 나타내는 취업계수는 16.79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기존 사상 최저였던 2017년(17.18명)보다 0.39명 낮아진 수치다. 2000년 25.79명이었던 취업계수는 2009년 19.94명으로 20명대가 무너진 뒤 꾸준히 떨어졌다. 그 결과 재화와 용역 10억 원어치를 생산할 때 필요한 일자리 수가 2000년 이후 18년 만에 3분의 2 수준으로 감소했다. 취업계수 하락폭도 8년 만에 가장 컸다. 지난해 하락폭인 0.39명은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고용 시장이 얼어붙었던 2010년(0.95명) 이후 가장 큰 낙폭이다. 경제가 성장할 때 고용이 얼마나 늘어나는지 보여주는 고용 탄성치는 0.13으로 2009년(―0.52) 이후 9년 만에 가장 낮았다. 이처럼 취업계수가 떨어진 건 지난해 경제성장이 고용 창출 효과가 낮은 반도체 중심으로 이뤄졌고 상대적으로 많은 일자리를 만들어내는 서비스업 경기는 침체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반도체 수출은 총수출 증가분의 약 90%를 차지했다. 전체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1%로 2010년 11%에서 10%포인트 늘었다. GDP의 수출 의존도가 약 38%에 이르는 상황에서 반도체가 차지하는 비중은 커졌지만 반도체 산업의 취업계수가 1.40명 수준이다 보니 일자리가 크게 늘지 않았다. 반면 숙박·음식점(취업계수 17.02명), 기타 서비스(23.98명) 등 동일한 생산량 대비 일자리가 많이 필요한 서비스업은 지난해 내수 경기 침체와 최저임금 영향 등으로 부진을 면치 못했다. 그럼에도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이 8년째 국회에서 표류하고 있는 등 관련 규제를 개선하려는 정치권의 노력은 미흡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세종=송충현 기자 balgun@donga.com}
부동산 전문가의 절반 이상이 1년 뒤 서울 집값이 떨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7일 한국개발연구원(KDI)의 ‘4월 경제동향’에 따르면 연구원, 금융업계 관계자 등 부동산 전문가 106명 중 59.5%는 1년 뒤 서울 주택 매매가격이 지금보다 하락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응답자의 16.0%는 집값이 올라갈 것이라고 전망했고 집값이 현재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는 예상은 24.5%였다. 특히 비수도권은 1년 뒤 집값이 떨어질 것이란 예측이 83.0%에 달했다. 응답자의 과반수는 주택담보대출 등 금융 규제를 현재 수준으로 유지해야 한다고 답했다. 수도권 3기 신도시와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 등 교통망 확충도 필요하다는 의견이 다수를 차지했다.세종=송충현 기자 balgun@donga.com}
아세안에 진출한 한국 금융사들은 서민뿐 아니라 중산층 이상 고객을 끌어들이기 위한 전략도 치밀하게 추진하고 있다. 아세안 지역이 빠르게 발전하고 있고 이에 맞춰 중산층 인구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이들을 고객으로 끌어들여야 생존할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한국무역협회와 현대경제연구원 등에 따르면 아세안 10개국에서 중산층으로 분류되는 인구는 2010년 1억7000만 명에서 2030년에는 5억 명까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아세안 지역 인구가 2030년에 약 7억2000만 명으로 추산되는 것을 감안하면 중산층 인구 비중이 10년 내 70%에 도달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한국 금융사들은 국내에서 고액자산가를 대상으로 제공하는 고급 서비스들을 아세안 시장에 발 빠르게 들여오고 있다. 신한베트남은행은 2017년 호주계 ANZ은행의 소매부문을 인수하고 이 회사 소속이었던 자산관리(WM) 인력을 지점에 배치해 본격적인 자산관리 영업을 하고 있다. 또 한국에서 운영하고 있는 복합점포 ‘신한PWM’ 라운지도 7곳 개설했다. 신한베트남은행은 이곳에 프라이빗뱅커(PB)들을 배치해 현지인과 한국인 자산가를 대상으로 자산관리 상담 및 세미나 등을 개최한다. 우리은행은 인도네시아법인인 뱅크우리사우다라(BWS)를 통해 PB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현재 4개 지점에서 PB들이 상담 업무를 진행하고 있고, 일정 자산을 보유한 고객을 대상으로 금리 우대, 대여금고, 건강검진 서비스 등을 제공하고 있다. 거액을 거래하는 기업 고객을 확보하기 위해 골프대회 같은 이벤트도 진행한다. 아울러 국내에 있는 우리은행 본점 WM자문센터와 협력해 현지인과 현지 거주 한국인을 대상으로 부동산 투자 등 자산관리 서비스도 준비하고 있다. 현재 홍콩에서 PB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KEB하나은행도 은행이 갖고 있는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해 조만간 아세안 지역으로 관련 서비스를 확대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양곤=이건혁 gun@donga.com / 자카르타=송충현 기자}
공기청정기 회사인 ‘클레어’는 2017년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디자인진흥원이 선정하는 디자인 혁신 유망기업으로 꼽혔다. 다소 투박했던 공기청정기 디자인을 조금만 바꾸면 매출을 늘릴 수 있다고 판단해 정부와 디자인진흥원에서 디자인 컨설팅을 받았다. 그 결과 매출이 1년 만에 20억 원 증가했고 고용도 예년의 2배 수준으로 늘렸다. 산업부와 디자인진흥원은 4일 디자인 주도형 제품 개발에 나서는 중소·중견기업을 키우기 위해 ‘2019년 디자인 혁신 유망기업’을 선정했다고 밝혔다. 정부는 2017년부터 매년 디자인을 개선하면 기업 이미지와 매출 성장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판단되는 기업 30곳을 선정해 상품기획과 설계, 마케팅 등을 지원해 왔다. 이번에 선정된 기업은 사무용 가구를 만드는 듀오백과 아웃도어 업체 K2코리아, 바이크용품 제작업체 바이크마트 등 30곳이다. 정부는 이 업체들에 전문 디자인 컨설팅 업체를 연결해 상품 콘셉트 기획 및 개발 전략을 함께 세우도록 할 계획이다. 지금까지 IBM코리아와 카카오멜론, 유닉스전자 등이 디자인 혁신 유망기업으로 선정돼 혜택을 봤다. 디자인 혁신 유망기업으로 선정되면 매출과 수출, 신규 고용 면에서 성과가 있는 것으로 정부는 보고 있다. 산업부가 2017∼2018년 디자인 혁신 유망기업으로 선정된 60개사를 조사한 결과 업체당 평균 매출은 17억 원, 신규 고용은 4.9명 증가했다. 수출액은 약 35억 원 늘었다.세종=송충현 기자 balgun@donga.com}
정부가 나랏돈이 들어가는 대규모 지방 사업을 평가할 때 경제성 대신 지역균형발전 기여도를 더 감안하기로 했다. 사업을 할지 최종 결정하는 권한도 기존 한국개발연구원(KDI)에서 기획재정부로 갖고 오기로 했다. 지방의 사회간접자본(SOC)과 복지시설을 확충하려는 취지지만 내년 총선을 앞두고 정치권의 선심성 사업이 대거 추진돼 재정건전성이 위협받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정부는 3일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 주재로 경제활력대책회의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의 ‘예비타당성조사(예타) 제도 개편방안’을 확정해 다음 달 1일부터 시행하기로 했다. 현행 예타는 개별 부처나 지방자치단체의 무분별한 사업 추진에 따른 세금 낭비를 막기 위해 1999년 도입됐다. 해당 사업의 경제성과 정책 효과 등을 지수화해 일정 기준 이하면 사업을 못 하게 한다. 그동안 심사 대상 3건 중 1건꼴로 탈락했다. 이승철 기재부 재정관리관은 “지자체나 관련 부처에서 제도 운영에 대한 지적이 많아 이번에 개편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현행 예타는 △경제성 △지역균형발전 △정책성 항목을 평가한다. KDI에서 세 항목을 모두 평가해 사업 추진 여부를 결정했지만 앞으론 기재부 산하 재정사업평가위원회가 정책성과 균형발전 항목을 평가한 뒤 경제성 조사 결과를 받아 사업을 허가해준다. 기재부 2차관이 위원장을 맡을 예정이어서 사실상 정부가 다양한 경제외적 변수를 고려해 사업을 허가할 수 있게 됐다. 실제로 정책성을 평가할 때는 간접고용 효과, 생활여건 개선 정도 등 수치로 나타내기 힘든 사회적 가치를 대거 반영할 예정이다. 평가 기준에서도 비수도권 사업은 경제성 평가 가중치를 5%포인트 낮추는 반면 지역균형발전 가중치를 5%포인트 높인다. 정책성 항목은 지금과 동일하다. 수도권 사업은 감점 요인이 됐던 경우가 많은 지역균형발전 항목을 아예 빼고 경제성과 정책성으로만 평가한다. 복지사업은 사회간접자본(SOC) 사업과 달리 사회적 영향도 등을 중요하게 볼 예정이다. 예타 기간은 1년 7개월에서 1년으로 줄인다. 지자체들은 일제히 이번 결정을 반겼다. 정치권도 여야를 막론하고 긍정적인 반응이다. 자유한국당 정용기 정책위의장은 “국가균형발전을 추구한다는 목적은 환영한다”면서도 “취지를 악용해 선거 공학적으로 이용하면 국가 재정에 문제가 생길 것”이라고 했다. 김두얼 명지대 경제학과 교수는 “예타는 선심성 재정사업을 추진하려는 정치권의 공세를 막는 최후의 보루였는데, 이번 방안으로 예타 자체가 무력화됐다”고 했다. 세종=이새샘 iamsam@donga.com·송충현 / 홍정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