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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5일(현지 시간) 중국과 관련 있는 한국 등 외국 기업들이 반도체, 바이오, 인공지능(AI) 등 첨단 산업 분야에서 미국 기업을 인수합병(M&A)하는 것이 미국 국가안보와 기술경쟁력에 악영향을 미친다고 판단하면 M&A를 중단시킬 수 있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미 제조업 패권을 강화하는 ‘메이드 인 아메리카’ 전략에 드라이브를 걸면서 ‘BBC(배터리 바이오 반도체)’ 산업에서 중국은 물론이고 한국 등 동맹국들의 추격마저 원천 차단하겠다는 의도를 드러낸 것이다. 바이든 행정부는 반도체와 전기차·배터리, 바이오 분야에서 미국 내 생산을 유도하는 법안과 정책을 잇달아 발표하고 이행에 속도를 내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이 중국 견제를 명분으로 미국 산업 보호를 위해 동맹국의 이익을 해칠 수 있는 자국 우선주의 정책을 전방위로 본격화하면서 한국 산업에 대한 피해 등 파장이 확산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외국인투자심의위원회(CFIUS)에 외국인의 미국 기업 인수에 대해 모든 국가안보 위험을 심사하도록 의무화하는 ‘진화하는 국가안보 위험에 대한 심사 보장’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바이든 행정부 관계자는 브리핑에서 “(미국 대통령이) 외국인 투자에 대한 심사를 강화하도록 행정명령을 내린 것은 사상 처음”이라고 강조했다. 행정명령은 반도체와 청정에너지, 바이오 제조를 비롯해 AI, 양자컴퓨터 분야에서 외국인이 미국 기업에 대한 인수합병을 시도하면 안보와 기술경쟁력에 미칠 영향을 분석하도록 의무화했다. 특히 “해당 외국인이 미국의 국가안보에 위협이 될 수 있는 제3자와 관계를 맺고 있는지 고려해야 한다”고 명시했다. 미국의 견제 대상인 중국과 관련 있다는 이유로 ‘메이드 인 아메리카’ 정책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M&A 거래를 무산시킬 법적 근거가 마련된 것이다. 바이든 행정부는 한국 정부에도 중국 투자에 대한 자체 심사를 강화하도록 요구할 방침이다. BBC 산업 등 핵심 분야에 대한 한중 간 투자도 위축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국내 반도체 업계는 이번 행정명령이 중국과 긴밀한 거래 관계를 맺는 기업까지 규제한다는 방침으로 읽힐 수 있어 우려하고 있다.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 등 중국과 사업하는 기업이 미국에서 M&A를 시도할 수 없게 될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연원호 대외경제정책연구원 경제안보팀장은 “최악의 경우 (제한 대상을) 거래를 주고받거나 중국 정부의 지원금을 받는 경우까지 광범위하게 적용한다면 가장 강력한 제재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BBC산업 등 인수합병 제한美 “AI-양자컴퓨터 등 M&A땐 안보-기술경쟁력 영향 분석 필수”韓정부에도 中투자 심사 강화 요구… 삼성전자-SK등 中거래 기업 긴장바이든 “반도체-스마트폰도 美 생산”… 한국 첨단산업 전반 피해 우려 커져 바이든 대통령이 15일 서명한 외국인 투자 제한 행정명령은 첨단 산업에서 미국 기업을 상대로 한 인수합병(M&A)이 미국의 국가안보뿐 아니라 기술경쟁력 유지에 걸림돌이 되면 M&A를 차단하도록 했다는 점에서 미국 우선주의 정책이라 할 수 있다. ○ 국가안보 앞세워 기술격차 추격 원천 차단특히 바이든 대통령은 행정명령에서 “외국인투자심의위원회(CFIUS)는 미국 투자와 관련된 외국인이 미국의 국가안보에 위협이 될 수 있는 제3자와 관계를 맺고 있는지 고려해야 한다”고 적시했다. 중국 등 적대국이 한국을 비롯한 외국 기업을 통해 미국 기술을 빼낼 가능성이 있는지 심사해 한국 등 외국인의 투자를 중단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또 미국 기업을 인수하려는 외국 기업을 통해 중국 등이 미국인의 데이터나 사이버 보안에 접근할 수 있는지 분석해 거래 승인 여부를 결정하도록 했다.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관계자는 동아일보에 “미국은 (한국 등) 동맹국들과 적대국의 안보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강력한 투자 심사 체계의 중요성에 대해 논의해왔다”며 “이번 행정명령은 이 같은 협의를 지속하는 매우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에 이번 행정명령의 이행을 요구하겠다고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 때문에 이번 행정명령으로 중국과 지분 투자나 거래를 맺은 한국 기업들의 미국 투자가 제한될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바이든 행정부는 한국 정부에 중국 투자에 대해서도 자체 심사를 강화하도록 요구할 방침이어서 반도체와 바이오 등 핵심 분야에서 미국 투자와 무관한 한중 기업 간 M&A에 대해 CFIUS가 제동을 걸 가능성도 있다. 실제로 CFIUS는 지난해 중국 사모펀드가 한국 매그나칩반도체 인수에 나서자 정밀 조사를 통해 매각을 불허한 바 있다. 한국 반도체 업계는 앞으로 CFIUS가 기업 M&A를 심사할 때 ‘관련 해외 자본이 미국에 위협이 될 수 있는 제3자와 어떤 관계를 맺고 있는지 고려해야 한다’고 명시한 대목에 주목했다. 중국과의 어떠한 연관성도 빌미가 돼 한국 기업이 경쟁력 강화를 위한 M&A를 추진하는 데 악영향을 끼칠 수 있기 때문이다○ 바이든, 표심 의식해 韓산업 피해도 불사동맹과의 협력을 강조해온 바이든 대통령이 열세로 평가되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표심을 의식해 동맹국의 이익 침해도 불사하겠다는 자국 우선주의를 노골화하면서 한국 첨단 산업 전반의 피해가 가시화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14일 ‘2022 북미 오토쇼’에 참석해 “미국이 자동차의 미래를 장악할 것이다. 미국 제조업이 돌아왔고 미국이 돌아왔다”고 강조했다. 이어 “미국이 발명한 반도체를 미국에서 생산하게 될 것이다. 이제 우리는 스마트폰과 세탁기, 자동차를 들여오기 위해 외국의 힘에 의존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한국산 전기차에 대한 보조금 차별을 명시한 인플레이션감축법(IRA)과 한국 기업의 중국 반도체 공장 투자를 제한할 수도 있는 반도체·과학법을 ‘메이드 인 아메리카’ 정책의 성과로 거듭 강조한 것이다. 바이든 행정부는 또 이날 ‘생명공학 및 바이오 제조’ 회의를 열고 미국 내 바이오 제조·생산 확대를 위해 20억 달러(약 2조8000억 원)를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의약품과 생명공학 분야는 물론이고 국방, 에너지, 농업 등 바이오 산업 전 분야에서 해외 의존도를 줄이고 미국 내 생산을 확대하겠다는 것. 이에 따라 한국 바이오 기업들의 의약품 위탁생산이 축소될 수도 있다. 한국바이오협회는 성명을 내고 “정부가 바이오 업계 보호를 위한 중장기 대책을 수립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미국 내 바이오산업 생산을 확대하기 위해 약 2조8000억 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연일 ‘메이드 인 아메리카(Made in America)’를 강조하는 바이든 행정부가 의약품과 생명공학은 물론 국방 에너지 농업을 포괄하는 바이오산업 전 분야에서 해외 의존도를 줄이고 미국 내 생산을 늘리겠다는 것이다.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14일(현지 시간) 백악관에서 ‘생명공학 및 바이오 제조’ 회의를 하고 바이오산업 미국 내 생산 확대를 위한 투자 방안을 점검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12일 서명한 ‘국가 생명공학 및 바이오 제조 이니셔티브’ 행정명령의 후속 조치로 열린 이날 회의에는 브라이언 디스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을 비롯한 백악관 핵심 참모는 물론 캐서린 힉스 국방부 부장관, 자비에 베세라 보건장관, 재니퍼 그랜홈 에너지장관이 참석했다. 바이든 행정부 외교안보정책을 총괄하는 설리번 보좌관이 직접 바이오산업의 미국 내 제조 확대 정책을 진두지휘하고 나서고 주요 경제 부처가 총출동한 것이다. 설리번 보좌관은 회의에서 ‘메이드 인 아메리카’ 정책을 강조하며 “우리 경제 정책 핵심은 이 새로운 산업전략”이라며 “바이오는 그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지난 20년간 반도체 제조와 첨단 통신 분야에서 새로운 기술을 따라잡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 배웠다”며 “생명공학과 바이오 제조에 관한 한 같은 일이 반복되도록 놔두지 않겠다”고 말했다. 백악관은 보도자료에서 각 부처가 국가 생명공학 및 바이오 제조 이니셔티브 행정명령 이행을 위해 20억 달러(약 2조8000억 원)를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세부적으로 국방부는 민간 기업은 물론 방위 산업에도 중요한 화학물질 등에 대한 미국 내 제조 기반을 구축하는 데 10억 달러를 투자할 계획이다. 생명공학기술 보안 강화에도 2억 달러를 투입한다. 농무부는 미국 내 비료 등의 생산 확대를 위해 2억5000만 달러를 투자하기로 했다. 바이든 행정부는 이 같은 투자 계획 외에도 6개월 내에 바이오산업 제재 확대 전략을 개발해 내놓을 예정이다. 또 국가정보국(DNI) 국장은 중국을 비롯한 잠재적 적성 국가 바이오산업이 미국 안보에 미칠 영향 등을 보고할 예정이어서 추가 규제가 뒤따를 가능성이 크다. 힉스 국방부 부장관은 “중국 같은 전략적 경쟁자들은 생명공학기술을 우선시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미국에 도전하고 미국 리더십을 대체하려 한다”며 “바이오산업 리더십을 강화하기 위해 필요한 모든 것은 미국에 있으며 우리는 이를 현실화시켜야 한다”고 말했다.문병기 기자 weappon@donga.com}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인플레이션감축법(IRA)과 반도체·과학법 등을 앞세우며 ‘메이드 인 아메리카(Made in America)’ 정책에 속도를 내고 있는데 대해 미국 일각에서도 비판이 확산되고 있다. 중간 선거를 앞두고 급히 추진되고 있는 바이든 대통령의 정책이 기후 변화 대응 등 당초 의도했던 결과를 내기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와 함께 지나친 미국 우선주의로 한국 등 동맹을 배제하면서 마찰을 일으키고 있다는 지적이다. 일각에선 IRA를 두고 “인플레이션감축법이 아니라 ‘경제자유 감축법’”이라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바이든 행정부 경제 실정론을 앞세우고 있는 공화당도 의회 다수당 탈환 공약으로 ‘IRA 철회’를 내걸 움직임을 보이면서 바이든 대통령의 ‘메이드 인 아메리카’ 정책은 중간선거의 쟁점으로 떠오르는 형국이다.● 블룸버그 “IRA, 전기차 뒤처진 미일 자동차 업체만 부양”블룸버그통신은 13일(현지시간) ‘미국의 중국식 산업정책의 구멍’이라는 제목의 칼럼에서 “중국 스타일의 산업정책을 채용하려는 미국의 시도가 세계 전기차 배터리 제조업체들을 불안하게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칼럼은 “IRA는 이론적으로 가능한 빨리 미국 내 공급망을 구축해 중국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는 것이 목표”라면서 “이는 합리적이지만 (IRA의 전기차 보조금 조항은) 현실적인 시간표에 기초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중국이 전기차 배터리 광물 생산을 장악하고 있는 가운데 2024년부터 미국이나 미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맺은 국가에서 생산된 광물을 일정 비중 이상 사용한 배터리를 장착한 전기차에만 보조금을 지급하는 것이 비현실적이라고 비판한 것.이어 “이 법은 미국에서 (전기차 배터리) 공급망을 구축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는 기술을 가진 회사에 이익을 주는 대신 전 세계적인 전기차 러시에 뒤쳐져 있는 도요타와 미국 대형 자동차 회사들을 부양할 것이 분명하다”고 지적했다.그러면서 “IRA는 부주의하게도 테슬라에 이어 미국 전기차 판매량 2위를 차지한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의 전기차를 (보조금 대상에서) 제외했다”며 “소비자들은 (현대·기아차의) 전기차를 좋아하는 것이 분명하지만 IRA는 이들에게 보조금을 주지 않는 것”이라고 했다. IRA가 중국 배제라는 목표에 지나치게 매달리면서 현대차 등 선두주자를 배제해 바이든 정부가 애초에 목표로 한 미국 내 전기차 확산과 배터리 공급망 구축에 방해가 될 것이라는 지적이다. 전기차 분야 선두주자 중 하나인 현대차가 보조금을 받지 못하게 되면서 오히려 경쟁력이 떨어지는 미국과 일본 자동차 업체에만 혜택을 주는 부작용이 커졌다는 것이다.블룸버그통신은 이날 반도체 수출통제 강화에 대해서도 “중국의 새로운 반도체 규제가 미국 기업들에게도 타격을 주고 있다”고 보도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지난해 전 세계 반도체 판매액 5820억 달러 중 중국은 2120억 달러를 차지했다”며 “규제 강화로 수십억 달러 (수익이) 위태로워지면서 반도체 업체들은 미국 정부의 개입에 대한 지지를 재고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하와이 외교정책 연구기관인 퍼시픽포럼도 조나단 코라도 코리아소사이어티 정책담당 국장 등이 기고한 글에서 “고도로 분산된 반도체 글로벌 공급망을 감안할 때 미중 디커플링은 많은 비용이 들며 미국의 파트너들을 소외시킬 것”이라고 비판했다. 기고문은 “일부는 중국의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기술적 디커플링과 반도체 생산의 온쇼어링(해외 기업 미국 유치)을 요구하지만 이는 비현실적”이라며 “미국은 공급망 효율성을 해치지 않으면서 국가 안보 이익을 보호하기 위해 한국, 대만, 일본과 협력해야 한다”고 했다. 또 “(중국의) 보복조치 시 중국을 제재하거나 동맹국의 피해 산업을 지원하는 보상체계를 만들어야 한다”며 “반도체 소재 무역에 영향을 준 한일 분쟁 해결이 우선돼야 한다”고도 제언했다.● 美 싱크탱크서도 “혁신 억제하고 공정성 후퇴시켜”미국 내에서도 IRA와 반도체 등 주요 산업에 대한 ‘메이드 인 아메리카’ 정책에 비판이 나오고 있는 것은 이 법안이 밀실합의를 통해 2주 만에 기습처리 되면서 오히려 미국 경제에 악영향을 미칠 독소조항들이 대거 포함됐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중간 선거를 앞두고 경제성과가 급한 바이든 행정부가 미국 일자리 증가와 중국 경제패권 견제라는 목표를 무리하게 밀어붙이면서 지나친 ‘어메리카 퍼스트(미국 우선주의)’로 흘렀다는 것. 콜로라도대 명예총장인 마크 케네디 윌슨센터 선임연구원은 “바이든 행정부는 (IRA로) 기록적인 새로운 규제를 도입하면서 혁신을 억제한다”며 “IRA는 공정성에서 후퇴해 규칙기반의 질서를 훼손한다”고 지적했다. 미국 보수성향 싱크탱크 해리티지재단의 앤서니 김 연구원은 “IRA는 경제 자유 감축법안으로 이름을 바꿔야 한다”고 비판하기도 했다.중간선거에서 물가상승 등 경제이슈를 전면에 내세우며 바이든 행정부에 대한 공세를 강화하고 있는 공화당은 “IRA가 오히려 물가를 끌어올릴 것”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미 하원 예산위원회 소속 제이슨 스미스 공화당 의원은 “IRA는 세금 부담을 늘려 미국 기업을 무력화한다”며 “IRA가 인플레이션 위기를 더욱 악화시키고 장기화할 것”이라고 비판했다.문병기기자 weappon@donga.com}

《2일(현지 시간) 오후 미국 워싱턴 인근 버지니아주 덜레스 공항 곳곳은 길게 늘어선 여행객들로 혼잡했다. 노동절(9월 5일) 연휴를 앞두고 휴양지나 가족 친지를 찾기 위해 비행기를 타려는 이들이 공항에 몰렸다. 파나마로 향하는 항공편 발권 창구 앞에는 탑승 수속을 기다리는 여행객 줄이 공항 입구까지 100m가량 늘어섰다. 기다리다 지쳐 아예 바닥에 주저앉아 차례를 기다리는 사람들도 있다.》 한편에선 실랑이가 벌어졌다. 여행객이 몰려 일부 운항이 취소된 걸 모르고 온 승객들이 항공사 직원들에게 거칠게 항의하고 있었다. 유럽을 방문하려던 개릿 씨는 “공항으로 오는 도중에 항공편이 취소됐다는 이메일이 왔지만 확인하지 못했다”며 “원래 구입한 항공편이 취소돼 이틀 전에 새로운 비행기를 예약했지만 이마저도 취소됐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항공기 추적 사이트 플라이트어웨어에 따르면 노동절 연휴 2∼5일 미국에서 취소된 항공편은 모두 346편, 지연은 8228건에 이른다. 올 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누그러져 여행 제한이 완화되면서 여행객이 폭증해 생긴 항공 대란(大亂)이 수개월째다.미 정부와 정치권은 대책 마련에 나섰지만 무더기 결항 사태에 소비자 피해도 크게 늘고 있다. 코로나19 대유행 때 인력을 감축한 일부 항공사는 항공편 취소에도 환불을 늦추는 등 ‘꼼수 보상’에 나서면서 여행객 불만은 커졌다. 전문가들은 경기 침체 우려가 확산되면서 항공업계뿐만 아니라 곳곳에서 인력난이 길어질 수 있다고 우려한다.저가항공 10대 중 4대는 지연-취소 미 CNBC방송에 따르면 올 1월 취소된 항공편은 전체의 5.6%로 팬데믹 이전인 2019년 2.8%의 두 배로 급증했다. 항공 대란은 여름 휴가철에도 이어져 7월까지 미국 내 항공편 12만8934편이 취소돼 2019년 같은 기간보다 11% 증가했다. 항공기 지연 운항도 급증했다. 미 교통부에 따르면 6월까지 항공기 정시 도착률은 75.9%로 지난해 같은 기간 84.3%보다 9%포인트 정도 하락했다. 일부 저가항공사의 정시 도착률은 60%대에 그쳤다. 10대 중 4대가 취소되거나 당초 비행 일정보다 지연됐다는 의미다. 항공 대란 장기화로 여행객 불만도 많이 늘었다. 미 교통부에 따르면 6월까지 접수된 미 항공사에 대한 여행객 불만은 15만955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6827건보다 2배 이상으로 늘어났다. 환불 불만 접수 건수는 3456건으로 전체 불만 건수의 21.7%에 달했다. 독립기념일(7월 4일) 연휴에 맞춰 뉴욕에서 버지니아로 가는 항공편을 예약했다가 취소된 J D 존슨 씨는 CNBC에 “두 달 가까이 항공사와 전화, e메일을 주고받은 끝에야 352달러를 환불받을 수 있었다”며 “수십억 달러를 버는 기업에 두 달가량 이자도 받지 않고 대출해준 셈”이라고 말했다. 비행편이 취소되면 7일 이내 환불을 해주도록 한 항공사 규정이 유명무실해진 셈이다. 환불을 받지 못한 여행객도 적지 않다. 7월 세인트루이스에서 로스앤젤레스로 가는 비행기를 예약했다가 취소된 애슐리 야닉 씨는 항공사 환불 약속을 받고 1700달러짜리 항공편을 급히 구매했지만 아직 300달러밖에 돌려받지 못했다. 야닉 씨는 경제매체 비즈니스인사이더에 “당초 예약한 비행기가 취소되면서 항공사 안내를 받아 현장에서 급히 원래 금액보다 3배나 비싼 항공편을 구입했다”며 “항공사는 차액을 보상해주겠다고 했지만 지난달에야 300달러 가치의 크레디트를 줬을 뿐”이라고 한숨을 쉬었다. “인력난에 2024년까지 항공 대란” 미 교통부는 항공편 지연, 취소 배경으로 항공사 인력 부족을 꼽고 있다. 코로나19로 여행 수요가 감소하자 인력 감축에 나섰던 항공사들이 올 들어 여행 수요가 폭증하고 있는데도 신규 인력 채용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조종사 정비사 같은 핵심 인력 부족과 이로 인한 항공기 관리 지연으로 항공편을 제때 편성하지 못하고 있다는 얘기다. 코로나19가 확산되던 2020년부터 대규모 감원을 한 항공사들은 인력 채용을 다시 확대하고 있다. 유나이티드항공은 지난달 수백 명 규모의 신규 채용 계획을 발표했고 사우스웨스트항공 역시 최근 인력 채용을 늘리겠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항공기 취소와 지연 사태를 막기 위해서는 항공사들이 매년 새 직원 1만∼1만2000명을 뽑아야 하는 상황이다. 하지만 급속히 늘어나는 여행 수요를 감당할 만큼 충분한 인력을 단기간에 충원하기 어려운 데다 통상 13주인 교육 기간을 감안하면 항공 대란이 빠른 시간에 해결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헨리 하트벨트 애트모스피어리서치그룹 회장은 비즈니스인사이더에 “항공사는 2024년 말까지는 인력난이 정상화되기 어려울 것이라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교사 간호사도 인력난 문제는 항공업계 외에도 의료와 교육 운송업 같은 다양한 분야에서 구조적인 인력난이 심해지고 있다는 점이다. 미 교육감협회는 지난달 8∼24일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미 전역 각급 학교 3분의 2 이상이 교사 부족 사태를 겪고 있다고 12일 밝혔다. 이 때문에 일부 학교에서는 수업 시간을 줄이거나 학부모 일일교사를 동원할 정도다. 필라델피아 델라웨어카운티 각급 학교는 개학한 지 2주가 지났지만 여전히 교사 30여 명을 새로 채용하지 못한 상황이다. 맥 게리 델라웨어카운티 교육감은 지역 매체에 “교사 채용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며 “채용하려던 교사를 다음 날 연봉 4000달러 이상을 추가로 제안한 다른 카운티에 빼앗기기도 했다”고 말했다. 플로리다주 일부 지역에서는 교사 부족 사태가 이어지자 교사 자격증 취득을 지원하는 조건으로 퇴직 군인들을 임시 교사로 채용하고 나섰다. 간호사를 비롯한 의료 인력 부족도 미 전역에서 확산되고 있다. 미 병원협회는 올 3월 의회에 보낸 서한에서 올해 말까지 미 전역 의료기관에서 부족한 간호사 인력이 110만 명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이 때문에 플로리다를 비롯한 일부 지역 병원들은 상대적으로 영어 구사 능력이 뛰어난 필리핀 같은 동남아시아 출신 간호사를 채용하고 있는 상황이다. 미국 인력난 악화에 대해 전문가들은 인구 고령화로 인한 노동인구 감소 현상이 심화되는 데 더해 코로나19 확산 이후 자발적으로 퇴직을 선택하는 이른바 대사직(大辭職·Great Resignation) 현상이 겹친 것을 꼽고 있다. 미 노동시장을 떠받치던 베이비붐 세대(제2차 세계대전 직후인 1946년부터 1964년까지 태어난 사람들)가 매일 1만 명씩 퇴직 연령인 65세를 맞으면서 인력 부족 현상이 구조화되고 있다는 얘기다. 또 1995년 이후 태어난 이른바 Z세대가 숙련되기 위해서는 장기 교육이 필요하지만 임금 수준은 상대적으로 높지 않고 근로시간이 긴 직업을 꺼리는 것도 원인으로 꼽힌다. 주(州)상공회의소연합(NASC)은 7일 보고서에서 “인구구조 변화와 숙련도 미스매치(불일치), 자동화, 이민 같은 문제로 현재 미국 기업 고용 상황은 매우 벅찬 상황”이라며 “노동력 문제가 경제 성장의 목을 조르고 있다”고 지적했다. 문병기 워싱턴 특파원 weappon@donga.com}
인플레이션감축법(IRA)과 반도체·과학법 등을 앞세운 ‘메이드 인 아메리카’ 정책에 대해 미국에서도 비판이 확산되고 있다. 지나친 ‘미국 우선주의’로 한국 같은 동맹을 배제해 마찰을 일으킨다는 지적이다. IRA가 ‘경제 자유 감축법’이라는 비판까지 나왔다. 블룸버그통신은 13일(현지 시간) ‘미국의 중국식 산업정책의 구멍’이라는 칼럼에서 “IRA는 미국에서 (전기차 배터리) 공급망 구축에 도움이 될 기술이 있는 회사에 불이익을 주는 대신 전 세계적인 전기차 속도전에서 뒤처진 도요타와 미국 대형 자동차 회사를 부양할 것이 분명하다”고 지적했다. 특히 “IRA는 부주의하게도 미국 내 전기차 판매 2위 현대차와 기아 전기차를 (보조금 대상에서) 제외했다”며 “소비자들은 (현대차·기아) 전기차를 좋아하지만 IRA는 보조금을 주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IRA가 ‘중국 배제’에 과도하게 매달려 전기차 분야 선두주자 현대차가 보조금을 받지 못하게 됐고 오히려 경쟁력이 떨어지는 미국과 일본 자동차 업체만 혜택을 받는 부작용이 커졌다는 것이다. 블룸버그는 “(국내 산업 보호를 위해 규제를 강화하는) 중국식 산업정책을 펴려는 미국의 시도가 세계 전기차 배터리 제조업체를 불안하게 하고 있다”고도 지적했다. “IRA는 가능한 한 빨리 미국 내 공급망을 구축해 중국 의존도를 줄이는 것이 목표”라며 “이론적으로는 합리적이지만 (IRA 전기차 보조금 조항은) 현실적인 시간표에 기초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조너선 코라도 코리아소사이어티 정책담당 국장 등은 하와이 외교정책연구기관 퍼시픽포럼 기고에서 “중국 의존도를 줄이기 위한 기술적 디커플링(단절)과 반도체 생산 온쇼어링(해외 기업 미국 유치) 요구는 비현실적”이라고 비판했다. “미국은 공급망 효율성을 해치지 않으면서 국가 안보 이익 보호를 위해 한국 대만 일본과 협력해야 한다”며 “(중국이 동맹국에) 보복할 때 중국을 제재하거나 동맹국 피해 산업을 지원하는 보상체계를 만들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미국에서 잇따르는 ‘메이드 인 아메리카’ 정책 비판은 밀실 합의로 2주 만에 처리된 IRA나 반도체·과학법에 오히려 미국 경제에 악영향을 미칠 독소 조항들이 포함됐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중간선거를 앞두고 경제 성과가 급한 조 바이든 행정부가 무리하게 밀어붙였다는 얘기다. 마크 케네디 윌슨센터 선임연구원은 “바이든 행정부는 기록적인 새 규제를 도입해 혁신을 억제한다”며 “IRA는 공정성에서 후퇴해 규칙 기반 질서를 훼손한다”고 주장했다. 보수 성향 싱크탱크 헤리티지재단 앤서니 김 연구원은 “IRA는 ‘경제 자유 감축법’으로 이름을 바꿔야 한다”고 비판했다. 물가 상승 같은 경제 이슈를 앞세운 공화당은 “IRA가 오히려 물가를 끌어올려 인플레이션 위기를 장기화하고, 세금 부담을 늘려 기업을 무력화할 것”이라며 공세를 펴고 있다.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13일(현지 시간) 백악관에서 열린 인플레이션감축법(IRA) 통과 기념행사에서 “IRA 통과로 미국에서 만든 전기차 구입자에게 보조금 7500달러가 지급된다”며 “미국 제조업이 글로벌 전기차 시장 장악을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산 전기차를 보조금 지급 대상에서 제외해 동맹국 한국에 타격을 입힌 IRA 입법 성과를 내세우며 이 법이 미국 자동차 업체의 전기차 산업 장악과 일자리 창출 발판이 될 것이라고 강조한 것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또 “미국 전역 고속도로에 전기차 충전소 50만 개가 설치될 것이며 모두 ‘메이드 인 아메리카’일 것”이라면서 “미국 노동자와 기업, 미국이 만든 제품으로 미래를 만들어나갈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우리는 미국이다. 우리가 마음먹고도 이루지 못할 것은 아무것도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공화당 하원 지도부는 (중간선거에서) 다수당을 되찾으면 최우선 순위로 IRA를 폐지하겠다고 밝혔다”며 “이는 매우 심각한 것”이라고도 했다.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

미국이 중국의 대만 침공을 저지하기 위해 유럽과 아시아 동맹국을 규합해 중국에 대한 제재를 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정상회담에서 대만 문제를 협의하기로 한 가운데 미 의회는 대만을 ‘비(非)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동맹으로 규정하는 ‘대만정책법(TPA)’ 표결에 들어갈 움직임을 보이면서 미중 갈등이 크게 고조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로이터통신은 13일(현지 시간)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미국과 대만에서 유럽연합(EU)을 상대로 (중국 제재) 로비가 이뤄지고 있다”며 “반도체, 통신장비 등 기존 무역·투자 제한을 넘어선 제재를 취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한 미국 정부 당국자는 로이터통신에 “시 주석이 대만을 침공하는 것을 억제하기 위한 대중국 제재 패키지를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소식통은 “백악관이 유럽과 아시아와의 협력을 통해 중국의 도발을 피하는데 초점을 맞주고 있다”고 전했다. 우크라이나를 침공했던 러시아에 대한 고강도 제재에 나섰던 것처럼 중국의 대만 침공이 가시화될 경우 유럽은 물론 한국 등 아시아 동맹국과 공동 제재를 부과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는 얘기다. 레이그 싱글턴 미 민주주의수호재단(FDD) 연구원은 “중국 제재에 대한 초기 협의는 중국이 대만에 대한 군사 작전을 펴는데 필요한 특정 기술 접근을 제한하는 것을 중심으로 이루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국이 중국에 대한 제재 검토에 나선 것은 낸시 펠로시 미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 이후 중국이 대만 봉쇄훈련에 나서는 등 대만 무력통일 가능성을 내비친데 따른 것이다. 대만에선 중국의 봉쇄훈련 이후 중국에 대한 선제적 제재 검토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진 상황이다. 대만은 공식 외교관계가 없는 유럽과도 접촉을 강화해 중국에 대한 제재 필요성에 대한 설득을 강화하고 있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나토가 6월 정상회의에서 중국을 구조적 위협으로 규정하는 신전략개념을 채택한 가운데 독일 역시 중국에 대한 강경 정책을 예고한 상황이다. 로베르트 하베크 독일 부총리는 이날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중국과의 무역에서) 더는 순진하게 굴지 않겠다”며 “중국 의존도를 낮추는 방향으로 새 무역 정책을 추진 중”이라고 말했다. 미국에서는 상원 의회에서 논의될 대만정책법이 통과되면 중국의 대만 침공을 억제하기 위한 중국 제재 방안에 대한 논의가 가속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에릭 세이어스 미국 기업연구소(AEI) 선임연구원은 파이낸셜타임스(FT)에 “대만정책법이 중국 제재에 대한 논의를 촉발할 수 있을 것”이라며 “재무부는 필요시 제재를 단행할 수 있도록 지금부터 작업에 들어가야 한다”고 말했다. 미 상원 외교위는 14일 ‘하나의 중국’ 정책에 대대적인 변화를 주는 대만정책법 심사 등 표결 절차에 들어갈 예정이다. 이 법안을 발의한 민주당 소속 밥 메넨데즈 상원 외교위원장은 13일 기자들과 만나 “이 법안이 초당적 지지를 받을 것이라고 확신한다”며 “이 법안은 대만을 지원하려는 미국의 의지를 보다 명확하게 표현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백악관이 대만정책법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이 법안은 상원 외교위를 통과하더라도 상하원 본회의 표결을 거쳐야 한다. FT는 미 의회가 연말 처리될 국방수권법(NDAA) 부속법안으로 이 법안을 통과를 시도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주미 중국대사관은 “하나의 중국 정책을 바꾸는 이 법안에 단호히 반대한다”며 “법안이 통과되면 파괴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경고했다. 미국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보니 글레이져 중국연구실장은 FT에 “이 법안이 통과되면 큰 위기를 맞게 될 것”이라며 “중국은 (대응) 하지 않으면 미국 정부가 이를 막기 위해 아무 것도 하지 않을 것으로 보고 매우 강력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

인플레이션감축법(IRA)과 반도체·과학법 등을 앞세운 ‘메이드 인 아메리카(Made in America)’ 정책에 대해 미국에서도 비판이 확산되고 있다. 지나친 ‘미국 우선주의’로 한국 같은 동맹을 배제해 마찰을 일으킨다는 지적이다. IRA가 ‘경제 자유 감축법’이라는 비판까지 나왔다. 블룸버그통신은 13일(현지 시간) ‘미국의 중국식 산업정책의 구멍’이라는 칼럼에서 “IRA는 미국에서 (전기차 배터리) 공급망 구축에 도움이 될 기술이 있는 회사에 이익을 주는 대신 전 세계적인 전기차 속도전(rush)에서 뒤처진 도요타와 미국 대형 자동차 회사를 부양할 것이 분명하다”고 지적했다. 특히 “IRA는 부주의하게도 미국 내 전기차 판매 2위 현대차와 기아 전기차를 (보조금 대상에서) 제외했다”며 “소비자들은 (현대차·기아) 전기차를 좋아하지만 IRA는 보조금을 주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IRA가 ‘중국 배제’에 과도하게 매달려 전기차 분야 선두주자 현대차가 보조금을 받지 못하게 됐고 오히려 경쟁력이 떨어지는 미국과 일본 자동차 업체만 혜택을 받는 부작용이 커졌다는 것이다. 블룸버그는 “(국내 산업 보호를 위해 규제를 강화하는) 중국식 산업정책을 펴려는 미국의 시도가 세계 전기차 배터리 제조업체를 불안하게 하고 있다”고도 지적했다. “IRA는 가능한 빨리 미국 내 공급망을 구축해 중국 의존도를 줄이는 것이 목표”라며 “이론적으로는 합리적이지만 (IRA 전기차 보조금 조항은) 현실적인 시간표에 기초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조나단 코라도 코리아소사이어티 정책 담당국장 등은 하와이 외교정책연구기관 퍼시픽포럼 기고에서 “중국 의존도를 줄이기 위한 기술적 디커플링(단절)과 반도체 생산 온쇼어링(해외 기업 미국 유치) 요구는 비현실적”이라고 비판했다. “미국은 공급망 효율성을 해치지 않으면서 국가 안보 이익 보호를 위해 한국 대만 일본과 협력해야 한다”며 “(중국이 동맹국에) 보복할 때 중국을 제재하거나 동맹국 피해 산업을 지원하는 보상체계를 만들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미국에서 잇따르는 ‘메이드 인 아메리카’ 정책 비판은 밀실합의로 2주 만에 처리된 IRA나 반도체·과학법에 오히려 미국 경제에 악영향을 미칠 독소조항들이 포함됐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중간선거를 앞두고 경제 성과가 급한 바이든 행정부가 무리하게 밀어붙였다는 얘기다. 마크 케네디 윌슨센터 선임연구원은 “바이든 행정부는 기록적인 새 규제를 도입해 혁신을 억제한다”며 “IRA는 공정성에서 후퇴해 규칙 기반 질서를 훼손한다”고 주장했다. 보수 성향 싱크탱크 해리티지재단 앤서니 김 연구원은 “IRA는 ‘경제 자유 감축법’으로 이름을 바꿔야 한다”고 비판했다. 물가 상승 같은 경제이슈를 앞세운 공화당은 “IRA가 오히려 물가를 끌어올려 인플레이션 위기를 장기화하고, 세금 부담을 늘려 기업을 무력화할 것”이라며 공세를 펴고 있다. 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
미국 의회가 대만을 비(非)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동맹국으로 지정하는 내용의 대만정책법 통과 절차를 본격화하고 있다. 대만이 중국의 일부라는 ‘하나의 중국’ 정책을 존중한다는 미국의 입장에 43년 만에 대대적인 변화를 불러올 이 법안이 통과되면 미중 관계가 중대 분수령을 맞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12일 미 상원 홈페이지에 따르면 상원 외교위원회는 14일 오후 대만정책법을 축조(逐條)심의한다. 발의된 법안 조문을 검토해 이견이 있으면 수정하는 축조심의를 거치면 표결 절차를 밟게 된다. 법안을 발의한 민주당 소속 밥 메넨데스 상원 외교위원장은 트위터에 “의회는 이 중대한 시기에 대만과 함께하겠다는 미국의 약속을 지킬 것”이라며 “상원 외교위는 대만정책법 투표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대만정책법은 대만을 비나토 핵심 동맹국으로 지정하고 대만 정부를 대만 국민의 합법적 대표로 인정한다. 또 미국과 대만의 외교 관계 제한을 금지하고 대만 국기 사용 제한도 철폐하는 것은 물론 하나의 중국 원칙을 존중한다는 입장에 따라 폐쇄된 주미 대만대사관 대신 설치한 대만 경제문화대표부를 대만 대표부로 바꾸도록 했다. 사실상 대만을 국가로 인정하고 외교 관계를 강화하는 내용이다. 대만에 대한 무기 지원 요건을 ‘방어용 무기’에서 ‘중국군 공격을 억지하기 위한 무기’로 확대하고 무기 판매 절차를 신속화하는 방안도 담겨 있다. 이 법안이 의회를 통과하면 1979년 미중 수교로 제정된 대만관계법에 따른 하나의 중국 원칙 존중 입장과 이에 따른 중국의 대만 침공 시 미국 군사 개입에 대한 전략적 모호성이 사실상 폐기 수순에 들어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중국은 미국의 대만에 대한 무기 판매는 물론 대만 경제문화대표부 명칭 변경에 대해 “하나의 중국 원칙을 무의미하게 하는 조치”라고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백악관은 이 법안 통과에 공개적으로 반대한다고 밝혔지만 대만에 대한 무기 판매 원칙 완화 등에 대해선 민주당과 공화당의 이견이 적어 법안 통과 가능성은 작지 않다는 관측이 나온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우즈베키스탄에서 열리는 상하이협력기구(SCO) 정상회의에서 회동하기로 한 데 대해 백악관은 우려를 표명했다. 카린 장피에르 백악관 대변인은 12일 브리핑에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침략 전쟁을 벌이는 상황에서 중국의 러시아 지지 및 러시아와의 유대에 관해 명확한 우려를 표해 왔다”고 말했다.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12일(현지 시간) 인플레이션감축법(IRA) 이행에 속도를 내기 위해 백악관에 별도 조직을 신설했다. 최근 임명된 백악관 기후변화 대응 차르에게 이 조직의 수장을 맡겨 한국산 전기차에 대한 보조금 차별 조항이 담긴 IRA 이행 지휘를 지시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IRA 관련 에너지 및 인프라 조항 이행을 위한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이 행정명령에는 “전기차 구매에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청정에너지 기술 적용을 가속화하는 등 미국 경쟁력 강화를 위해 한 세대에 한 번 있을 만한 투자를 발전시킨다”는 내용이 담겼다. 바이든 대통령은 행정명령을 통해 백악관 청정에너지 혁신 및 구현 담당 조직이 IRA 이행 관련 정책 결정 과정을 조정하도록 지시했다. 이를 위해 최근 기후변화 대응 차르로 임명된 존 포데스타 선임고문(사진)을 단장으로 한 별도 조직을 구성하도록 했다. 포데스타 고문은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비서실장과 백악관 선임고문을 지낸 거물 정치인이다. 또 재무장관과 상무장관,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참여하는 국가기후특별대책위원회를 구성해 IRA 이행 등을 협의하도록 했다.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과 지나 러몬도 상무장관은 이날 멕시코에서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대통령과 회동하고 전기차 협력에 합의했다.이달 5∼9일 미국을 방문했던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은 13일 기자간담회에서 미국이 IRA에 대한 우리 측 우려에 공감을 표시했다고 밝혔다. 양국은 이번 주 후반부터 한국산 전기자동차 보조금 지급 여부에 관한 실무협의에 들어가기로 했다.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세종=김형민 기자 kalssam35@donga.com}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2일(현지 시간) 바이오산업에서도 미국 내 제조를 강화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이에 따라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180일 이내에 바이든 대통령에게 미국 내 바이오 제조 역량 증대를 위한 전략을 개발해 보고해야 한다. 바이든 행정부가 반도체와 전기차 배터리에 이어 바이오산업 패권을 유지하기 위한 ‘메이드 인 아메리카(Made in America)’ 정책을 본격화하면서 국내 바이오 기업들에 미칠 영향도 현실화됐다.○ 바이든 “美, 바이오도 세계 선도”백악관은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바이든 대통령이 이 같은 내용의 ‘국가 생명공학 및 바이오 제조 이니셔티브’ 행정명령에 서명했다고 밝혔다. 백악관은 “(이번 행정명령은) 미국에서 발명한 모든 것을 미국에서 만들 수 있게 하는 것”이라며 “미국에 일자리를 창출하고 더 강력한 공급망을 구축할 수 있게 해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미국은 바이오산업에서 해외 원료와 제조에 너무 많이 의존해왔다”며 “과거 미국 핵심 산업의 오프쇼어링(국외 이전)은 중요 화학 물질과 의약품 성분 같은 원료 접근 능력을 위협한다”고 지적했다. 한국 중국 인도 등이 미 바이오기업과 협력해 위탁생산(CMO)하는 기존 산업구조를 바꿔 미국 기업이 이끌어온 생명공학 연구개발(R&D)뿐 아니라 바이오 제조업까지 미국 주도 체계를 구축하겠다는 의미다. 바이든 대통령은 행정명령 서명 직후 ‘존 F 케네디 도서관’에서 한 연설에서 “생명공학은 이곳, 미국에서 제조해야 한다”며 “생명공학과 바이오 제조에서도 미국이 세계를 선도하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세계 어떤 곳에도 의존할 필요 없다”고 덧붙였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한국의 미국 반도체 투자를 다시 언급하며 반도체·과학법, 인플레이션감축법 등에 따른 ‘메이드 인 아메리카’ 정책 성과를 강조했다. 그는 “왜 미국에 투자하는지 한국에 물었더니 ‘미국이 세계에서 가장 안전한 나라’라고 했다”고 말했다.○ 백악관, 바이오 패권 전략 지휘바이든 대통령은 14일 국가 생명공학 및 바이오 제조 이니셔티브 회의를 열고 미국 내 바이오 제조 강화를 위한 구체적 투자 방안을 발표한다. 이 계획에는 중국 같은 해외 바이오 제조 의존도를 낮추는 기업에 보조금을 지급하는 방안이 담길 것으로 알려졌다. 바이든 대통령은 12일 행정명령을 통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 경제선임보좌관이 180일 이내에 국방장관 상무장관과 협의해 보건, 에너지, 농업 분야를 포괄하는 미국 내 바이오 제조 역량 확대를 위한 정책 권고를 비롯한 전략을 개발, 보고하도록 지시했다. 또 농무장관은 1년 안에 미국 내 생명공학 기반 제조업 확대를 통해 바이오매스(생물자원) 같은 친환경 연료 공급망 지원 계획을, 국가정보국(DNI) 국장은 240일 이내에 미국 기술을 활용한 해외 바이오산업이 미 국가안보에 미칠 영향을 보고해야 한다. 한국 주요 제약 및 바이오 기업은 ‘메이드 인 아메리카’ 정책이 미칠 영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승규 한국바이오협회 부회장은 “국내 바이오 의약품 CDMO 기업은 글로벌 무대에서 인정받는 경쟁력을 갖췄지만 미 정부가 바이오 의약품의 미국 내 생산을 강조한다면 일부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

미국 의회가 대만을 비(非)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동맹국으로 지정하는 내용의 대만정책법 통과 절차를 본격화하고 있다. 대만이 중국의 일부라는 ‘하나의 중국’ 정책을 존중한다는 미국의 입장에 43년 만에 대대적인 변화를 불러올 이 법안이 통과되면 미중 관계가 중대 분수령을 맞게 될 전망이다. 12일(현지 시간) 미 상원 홈페이지에 따르면 상원 외교위원회는 14일 오후 대만정책법을 축조(逐條)심의한다. 발의된 법안 조문을 검토해 이견이 있으면 수정하는 축조심의를 거치면 표결 절차를 밟게 된다. 법안을 발의한 민주당 소속 밥 메넨데즈 상원 외교위원장은 트위터에 “의회는 이 중대한 시기에 대만과 함께하겠다는 미국의 약속을 지킬 것”이라며 “상원 외교위는 대만정책법 투표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대만정책법은 대만을 비나토 핵심 동맹국으로 지정하고 대만 정부를 대만 국민의 합법적 대표로 인정한다. 또 미국과 대만의 외교 관계 제한을 금지하고 대만 국기 사용 제한도 철폐하는 것은 물론 하나의 중국 원칙을 존중한다는 입장에 따라 폐쇄된 주미 대만대사관 대신 설치한 대만 경제문화대표부를 대만 대표부로 바꾸도록 했다. 사실상 대만을 국가로 인정하고 외교 관계를 강화하는 내용이다. 대만에 대한 무기 지원 요건을 ‘방어용 무기’에서 ‘중국군 공격을 억지하기 위한 무기’로 확대하고 무기 판매 절차를 신속화하는 방안도 담겨 있다. 이 법안이 의회를 통과하면 1979년 미중 수교로 제정된 대만관계법에 따른 하나의 중국 원칙 존중 입장과 이에 따른 중국의 대만 침공 시 미국 군사 개입에 대한 전략적 모호성이 사실상 폐기 수순에 들어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중국은 미국의 대만에 대한 무기 판매는 물론 대만 경제문화대표부 명칭 변경에 대해 “하나의 중국 원칙을 무의미하게 하는 조치”라고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백악관은 이 법안 통과에 공개적으로 반대한다고 밝혔지만 대만에 대한 무기 판매 원칙 완화 등에 대해선 민주당과 공화당 이견이 적어 법안 통과 가능성은 적지 않다는 관측이 나온다. 에릭 세이어스 미국기업연구소(AEI) 연구원은 “대만에 대한 미국 정책 방향에 법안 수정 논의가 집중될 것”이라며 “안보 지원에 대해선 광범위한 지지가 있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우즈베키스탄에서 열리는 상하이협력기구(SCO) 정상회의에서 회동하기로 한 데 대해 백악관은 우려를 표명했다. 카린 장-피에르 백악관 대변인은 12일 브리핑에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침략 전쟁을 벌이는 상황에서 중국의 러시아 지지 및 러시아와의 유대에 관해 명확한 우려를 표해 왔다”고 말했다. 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12일(현지 시간) 인플레이션감축법(IRA) 이행에 속도를 내기 위해 백악관에 별도 조직을 신설했다. 최근 임명된 백악관 기후변화 대응 차르에게 이 조직의 수장을 맡겨 한국산 전기차에 대한 보조금 차별 조항이 담긴 IRA 이행 지휘를 지시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IRA 관련 에너지 및 인프라 조항 이행을 위한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이 행정명령에는 “전기차 구매에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청정에너지 기술 적용을 가속화하는 등 미국 경쟁력 강화를 위해 한 세대에 한 번 있을 만한 투자를 발전시킨다”는 내용이 담겼다. 바이든 대통령은 행정명령을 통해 백악관 청정에너지 혁신 및 구현 담당 조직이 IRA 이행 관련 정책 결정 과정을 조정하도록 지시했다. 이를 위해 최근 기후변화 대응 차르로 임명된 존 포데스타 선임고문을 단장으로 한 별도 조직을 구성하도록 했다. 포데스타 고문은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비서실장과 백악관 선임고문을 지낸 거물 정치인이다. 또 재무장관과 상무장관,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참여하는 국가기후특별대책위원회를 구성해 IRA 이행 등을 협의하도록 했다.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과 지나 러몬도 상무장관은 이날 멕시코에서 오페즈 오브라도르 대통령과 회동하고 전기차 협력에 합의했다. 미국과 멕시코 캐나다에서 생산된 전기차에만 보조금을 지급하기로 한 IRA를 토대로 멕시코와 전기차 및 배터리 생산 확대 논의에 나선 것.블링컨 장관은 “미국과 멕시코는 전기차를 함께 생산하는 리더가 될 잠재력이 있다”고 강조했다. 이달 5~9일 미국을 방문했던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은 13일 기자간담회에서 미국이 IRA에 대한 우리 측 우려에 공감을 표시했다고 밝혔다. 양국은 이번 주 후반부터 한국산 전기자동차 보조금 지급에 관한 실무협의에 들어가기로 했다. 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세종=김형민기자 kalssam35@donga.com}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2일(현지 시간) 바이오 산업도 미국 내 제조를 강화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180일 이내에 미국 내 바이오 제조 역량 확대를 위한 전략을 개발해 보고해야 한다. 바이든 행정부가 반도체와 전기차 배터리에 이어 바이오 산업 패권 유지를 위한 ‘메이드 인 아메리카(Made in America)’ 정책을 본격화하면서 국내 기업에 끼칠 영향이 불가피할 전망이다.바이든 “미국, 세계 어디에도 의존할 필요 없어”백악관은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바이든 대통령이 이 같은 내용의 ‘국가 생명공학 및 바이오 제조 이니셔티브’ 행정명령에 서명했다고 밝혔다. 백악관은 “미국에서 발명한 모든 것을 미국에서 만들 수 있게 하는 것”이라며 “(이번 행정명령은) 미국에 일자리를 창출하고 더 강력한 공급망을 구축할 수 있게 해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미국은 바이오 산업에서 해외 원료와 제조에 너무 많이 의존해왔다”며 “과거 미국 핵심 산업에 대한 ‘오프쇼어링(국외 이전)’은 중요 화학 물질과 의약품 성분 등 원료에 대한 접근 능력을 위협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해외 취약한 공급망을 미 전역에서 고임금 일자리를 기반으로 하는 강력한 국내 공급망으로 대체하는 이번 이니셔티브는 바이오 제조업 발전을 이끌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국 기업이 이끄는 생명공학 연구개발(R&D)과 한국과 중국 인도 등이 미국 바이오 기업과 협력해 위탁생산(CMO)해오던 기존 산업구조를 바꿔 R&D뿐만 아니라 바이오 제조업까지 미국이 주도하는 체계를 구축하겠다는 의미다. 바이든 대통령은 행정명령 서명 직후 매사추세츠주 ‘존 F. 케네디 도서관’에서 가진 암 정복 프로젝트 ‘캔서 문샷(cancer moonshot)’ 연설에서 “기술을 발전시키고 생명을 구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며 “우리는 생명공학을 이곳, 미국에서 제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것이 오늘 미국에서 발명한 생명공학이 미국에서 제조 되도록 보장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한 이유”라며 “생명공학과 바이오 제조에서도 미국이 세계를 선도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이니셔티브로 일자리 창출과 가격 인하뿐만 아니라 공급망을 강화할 수 있다”며 “세계 어떤 곳에도 의존할 필요가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백악관, ‘바이오 패권 전략’ 지휘…국내 기업은 우려 바이든 대통령은 14일 국가 생명공학 및 바이오 제조 이니셔티브 회의를 열고 미국 내 바이오 제조 강화를 위한 구체적인 투자 방안을 발표할 계획이다. 바이오 제조 투자 계획에는 중국을 비롯한 해외 바이오 제조 의존도를 낮추는 기업에 대한 보조금 지급 방안 등이 담길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이날 바이든 대통령은 행정명령을 통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 경제선임보좌관이 180일 이내에 국방장관 상무장관과 협의해 보건, 에너지, 농업 분야 등을 포괄하는 미국 내 바이오 제조 역량 확대를 위한 정책 권고를 포함하는 전략을 개발해 보고하도록 지시했다. 또 농무장관은 1년 안에 미국 내 생명공학 기반 제조업 확대를 통해 바이오매스(생물자원) 같은 친환경 연료 공급망을 지원하는 계획을, 국가정보국(DNI) 국장은 240일 이내 미국 기술을 활용한 해외 바이오 산업이 미국 국가안보에 미칠 영향을 분석해 보고해야 한다. 국내 주요 제약 및 바이오 기업들은 바이오 산업으로 확대된 바이든 행정부 ‘메이드 인 아메리카’ 정책이 미칠 영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일각에선 국내 주요 기업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비롯해 미국 기업의 바이오 의약품을 위탁생산하는 가운데 바이든 행정부가 자국 생산 확대를 위한 보조금 지원 등에 나서면 국내 기업 피해가 불가피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이승규 한국바이오협회 부회장은 “국내 바이오 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 기업들이 이미 글로벌 무대에서 인정받는 경쟁력을 갖췄지만 미국 정부가 바이오 의약품 미국 내 생산을 강조한다면 국내 기업이 일부 영향 받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문병기 기자 weappon@donga.com}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최고인민회의 연설에서 핵 포기 불가 방침을 밝힌 데 대해 미국 백악관은 “완전한 비핵화 정책에 변함이 없다”고 강조했다. 카린 장피에르 백악관 대변인은 9일(현지 시간) 김 위원장 연설에 대해 “미국은 동맹 및 파트너와 긴밀히 협력해 북한 위협에 대응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며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라는 공통 목표를 진전시키겠다는 정책에 변화가 없다”고 밝혔다. 장피에르 대변인은 이어 “우리는 북한에 대해 적대적 의도가 없다는 점을 명확히 했다”며 “우리는 외교적 해법을 지속해서 추구하고 있으며 조건 없이 만날 준비가 돼 있지만 북한은 이에 응하지 않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모든 방어 수단을 동원해 한국을 방어하겠다는 우리의 의지는 확고하다”고 강조했다. 이는 전략자산 전개 등 군사적 억지력 강화와 경제 제재 등 강력한 압박으로 북한을 비핵화 협상 테이블로 끌어내는 대북 정책을 지속하겠다는 의미다. 유엔은 북한의 핵 무력 정책 법제화에 우려를 표명했다. 스테판 뒤자리크 유엔 대변인은 9일 브리핑에서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북한 최고인민회의가 북한의 핵 무력 정책을 법령으로 채택한 것에 깊이 우려하고 있다. 이는 수십 년간 이뤄진 국제사회의 노력에 배치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황준국 주유엔 대사는 11일 언론 인터뷰에서 북한의 7차 핵실험 가능성에 대해 “(중국과 러시아가 대북 제재에) 거부권을 행사하면 북한에 핵실험을 해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아무 조치를 할 수 없다는 잘못된 시그널을 주는 것”이라며 “그러면 대화와 협상을 통해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를 이루는 게 점점 어려워진다”고 우려했다.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반도체, 배터리에 이어 바이오산업에서도 미국 내에서 관련 제품을 생산하는 기업을 지원하는 이른바 ‘메이드 인 아메리카(Made in America)’를 위한 행정명령에 서명한다고 백악관이 밝혔다. 한국이 경쟁력을 갖춘 핵심 미래 산업인 이른바 ‘BBC(바이오 배터리 반도체칩)’ 분야에서 모두 미국 내 생산을 유도하는 전방위 규제 강화에 나서는 것이다. 바이든 행정부 고위 관계자는 바이든 대통령이 12일(현지 시간) 백악관에서 ‘바이오기술 및 제조 이니셔티브’ 출범을 위한 행정명령에 서명할 계획이라고 11일 밝혔다. 이 관계자는 “해외 업체에 의존하지 않는 바이오 제조 시설 구축 등을 통해 공급망을 강화하고 가격을 낮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중국 등이 적극적으로 투자에 나서 미국의 리더십을 위협하고 있다”며 “미국에서 발명된 것은 미국에서 생산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바이오 제조업 역량을 확대하는 것이 목표”라고 강조했다. 행정명령 초안에는 신약 개발부터 바이오 연료와 식품 등 광범위한 바이오산업 제품과 물질의 미국 내 생산 확대를 위한 전략이 담겨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바이든 행정부는 바이오 기업들이 중국 등 해외 제조시설을 줄이는 것을 돕기 위한 자금을 지원하는 방안도 계획 중이라고 블룸버그통신은 보도했다. 미국 내 의약품 생산을 확대하는 바이오 분야 행정명령은 국내 바이오 기업들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의약품 위탁생산은 국내 기업들이 세계 선두권을 유지하고 있는 분야이기 때문이다. 중국 바이오산업을 견제하면 경쟁 관계인 한국 바이오 기업들에 혜택이 될 수 있다는 관측과 미국 내에서 의약품을 제조하도록 하는 규정을 강화하면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가 함께 나온다. ‘美서 생산’ 행정명령 추진 한국기업 의약품 위탁생산 선두‘美서 제조 규정 강화’ 놓고 촉각반도체 장비-AI 칩 中수출 통제자율주행 등 첨단 기술분야로 확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바이오산업의 미국 내 생산을 유도하는 이른바 ‘메이드 인 아메리카’ 행정명령에 서명하면 바이든 행정부는 반도체, 배터리에 이어 바이오까지 핵심 미래 산업 대부분의 분야에서 미국 내 투자 확대를 위한 규제를 도입하게 된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달 미국 내 반도체 제조 시설 유치를 위한 ‘반도체·과학법’과 배터리 광물을 미국 및 미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맺은 국가에서 조달한 전기차에만 보조금을 지원하는 내용의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서명한 바 있다.○ BBC 산업에 ‘메이드 인 아메리카’바이든 행정부는 첨단 기술 분야의 중국 등 해외 투자 제한과 반도체에 대한 수출 통제도 강화하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11일(현지 시간) 바이든 행정부가 중국에 14nm(나노미터·1nm는 10억분의 1m) 이하 미세공정 반도체 제조장비 수출을 제한하는 수출 통제를 다음 달 발표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미 상무부는 올해 초 반도체 장비업체인 KLA, 램리서치, 어플라이드머티리얼스 등에 이 같은 장비 수출을 제한하도록 요구하는 서한을 발송했다. 다음 달 이를 전체 반도체 장비업체에 대한 규제로 공식화하겠다는 것. 또 엔비디아와 AMD 등에 부과했던 인공지능(AI) 칩 수출 제한 역시 전체 산업으로 확대할 방침이라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미국 기업의 해외 첨단 기술 투자를 제한하는 행정명령도 추진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8일 소식통을 인용해 “백악관은 몇 달 안에 중국과 잠재적인 적대국에 대한 미국 기업의 투자를 감시하고 이를 차단할 수 있는 행정명령을 내놓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전했다. 반도체와 배터리, 바이오는 물론이고 극초음속 미사일, 자율주행 등 핵심 기술 분야 기업의 중국에 대한 투자 감독을 강화해 사실상 중국 투자를 막겠다는 의미다.○ 한국 업계 영향 여부에 술렁한국 바이오 업계는 바이든 행정부의 관련 움직임이 미칠 영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반도체와 마찬가지로 미국 현지 바이오 투자에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내용을 담게 된다면 현지 투자에 속도가 붙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바이오업계 관계자는 “미국 현지 투자의 장점은 고객사와의 인접성이지만 부지나 자재 및 인건비 부담이 크다”며 “현지 생산에 어떤 형태로든 지원을 받을 수 있다면 (투자) 검토 요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반도체 수출 통제와 첨단 산업 투자 제한을 두고서도 한국 관련 업계가 술렁이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중국 시안, 우시 등에 두고 있는 생산 기지는 17nm 안팎의 장비를 사용하는 메모리 반도체 공장들이다. 14nm 이하 반도체 제조장비 수출을 규제하겠다는 바이든 행정부 수출 통제 조치의 직접 영향권은 아니다. 하지만 미국의 반도체 제조장비 수출 제재에 중국이 취할 보복 수위에 따라 세계 반도체 시장의 향방이 달라질 수 있어 업계가 주시하고 있다. 1980년대 미국의 일본 반도체 제재는 국내 전자업계에는 기회가 됐지만 2020년 미국의 화웨이 제재는 일부 한국 기업에 매출 타격을 줬다. 바이든 대통령은 9일 미 오하이오주 인텔 신규 반도체 공장 기공식에서 “우리는 세금을 지원받는 반도체 기업들이 중국에 투자하지 않도록 분명히 할 것”이라며 “우리에겐 힘이 있다. 기업들이 이런 조건을 어기면 지원금을 회수할 것”이라고 말했다. 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곽도영 기자 now@donga.com}

래리 호건 미국 메릴랜드 주지사(사진)는 조 바이든 행정부에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따른 한국산 전기차 보조금 차별 문제 해결을 촉구했다고 밝혔다. 한국계인 유미 호건 여사와 결혼해 ‘한국 사위’로 불리는 호건 주지사는 13∼21일 경제사절단과 함께 한국을 방문해 윤석열 대통령 및 주요 대기업 관계자들과 만날 예정이다. 호건 주지사는 9일(현지 시간) 워싱턴 특파원단과의 인터뷰에서 “(전기차 보조금)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행정부와 접촉했다”며 “한국 방문에서 이 문제에 대한 대화를 통해 한국의 관점을 더 잘 이해할 수 있게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호건 주지사는 “우리는 메릴랜드에서 더 많은 전기차 사용을 장려하기 위해 세액공제를 추진해 왔다. 이 분야는 한국이 세계를 선도하는 또 다른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미국의 한국산 철강 수입 쿼터제에 대해서도 “공정하지 않다”며 “한국 기업에 대한 불공정한 장벽이고, 쿼터를 없애면 미국 내 일자리 창출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도 한국을 찾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번 방문 기간 (바이든) 행정부에 더욱 설득력 있는 주장을 하도록 도울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호건 주지사는 4월 지나 러몬도 상무장관과 캐서린 타이 미국무역대표부(USTR) 대표에게 한국산 철강 수입 쿼터제 완화를 촉구하는 서한을 보낸 바 있다. 2015년 메릴랜드 주지사에 당선된 호건 주지사는 내년 1월 재선 임기를 마칠 예정이다. 호건 주지사는 “2015년 취임 후 첫 무역사절단 방문도 한국이었다”며 “마지막 무역사절단을 한국으로 가게 된 것이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방한 기간 그는 메릴랜드 투자 유치를 위한 주한 무역사무소 개설을 발표한다.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

래리 호건 미국 메릴랜드 주지사는 조 바이든 행정부에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따른 한국산 전기차 보조금 차별 문제 해결을 촉구했다고 밝혔다. 한국계인 유미 호건 여사와 결혼해 ‘한국 사위’로 불리는 호건 주지사는 13~21일 경제사절단과 함께 한국을 방문해 윤 대통령 및 주요 대기업과 만날 예정이다. 호건 주지사는 9일(현지 시각) 워싱턴 특파원단과의 인터뷰에서 “(전기차 보조금)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행정부와 접촉했다”며 “한국 방문에서 이 문제에 대한 대화를 통해 한국의 관점을 더 잘 이해할 수 있게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호건 주지사는 “우리는 메릴랜드에서 더 많은 전기차 사용을 장려하기 위해 세액공제를 추진해 왔다. 이 분야는 한국이 세계를 선도하는 또 다른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미국의 한국산 철강 수입 쿼터제에 대해서도 “공정하지 않다”며 “한국 기업에 대한 불공정한 장벽이고, 쿼터를 없애면 미국 내 일자리 창출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도 한국을 찾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번 방문 기간 (바이든) 행정부에 더욱 설득력 있는 주장을 하도록 도울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호건 주지사는 4월 지나 러몬도 상무부 장관과 캐서린 타이 미국무역대표부(USTR) 대표에게 한국산 철강 수입 쿼터제 완화를 촉구하는 보낸 바 있다. 2015년 메릴린드 주지사에 당선된 호건 주지사는 내년 1월 재선 임기를 마칠 예정이다. 호건 주지사는 “2015년 취임 후 첫 무역사절단 방문도 한국이었다”며 “마지막 무역 사절단을 한국으로 가게 된 것이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방한 기간 그는 메릴랜드 투자 유치를 위한 주한 무역사무소 개설을 발표한다. 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최고인민회의 연설에서 핵 포기 불가 방침을 밝힌 데 대해 미국 백악관은 “완전한 비핵화 정책에 변함이 없다”고 강조했다. 카린 장-피에르 백악관 대변인은 9일(현지 시간) 김 위원장 연설에 대해 “미국은 동맹 및 파트너와 긴밀히 협력해 북한 위협에 대응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며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라는 공통 목표를 진전시키겠다는 정책에 변화가 없다”고 밝혔다. 피에르 대변인은 이어 “우리는 북한에 대해 적대적 의도가 없다는 점을 명확히 했다”며 “우리는 외교적 해법을 지속해서 추구하고 있으며 조건 없이 만날 준비가 돼 있지만 북한은 이에 응하지 않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모든 방어 수단을 동원해 한국을 방어하겠다는 우리의 의지는 확고하다”고 강조했다. 이는 전략자산 전개 등 군사적 억지력 강화와 경제 제재 등 강력한 압박으로 북한을 비핵화 협상 테이블로 끌어내는 대북 정책을 지속하겠다는 의미다. 앞서 한미일은 1일 하와이에서 안보수장 회동을 갖고 북한의 7차 핵실험 시 전과 다른 강력한 공동 대응에 나설 것이라는데 합의한 바 있다. 유엔은 북한의 핵 무력 정책 법제화에 우려를 표명했다. 스테판 두자릭 유엔 대변인은 9일 브리핑에서 “안토니오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북한 최고인민회의가 북한의 핵 무력 정책을 법령으로 채택한 것에 깊이 우려하고 있다. 이는 수십 년간 이뤄진 국제사회의 노력에 배치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황준국 주유엔 대사는 11일 언론 인터뷰에서 북한의 7차 핵실험 가능성에 대해 “(중국과 러시아가 대북 제재에) 거부권을 행사하면 북한에 핵실험을 해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아무 조치를 할 수 없다는 잘못된 시그널을 주는 것”이라며 “그러면 대화와 협상을 통해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를 이루는 게 점점 어려워진다”고 우려했다. 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

“미국 반도체기업 매출의 35%는 중국에서 옵니다. 중국 같은 거대 시장을 잃으면 그만큼 연구개발(R&D)에 투자할 돈도 줄어들죠. (미국 정부가) 섬세한 정책적 균형이 필요합니다.” 존 뉴퍼 미국 반도체산업협회(SIA) 회장(사진)은 지난달 31일(현지 시간) 미국 수도 워싱턴에 있는 SIA 사무실에서 본보 등 한국 언론과 만나 “각국 정부가 중국 견제와 기업 경쟁력 확보 사이의 균형에 대해 고민해야 할 시점”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미국 반도체 산업에 527억 달러를 지원하는 ‘반도체육성법’에 최근 서명했다. 다만 미 정부 지원을 받는 반도체 기업은 향후 10년간 중국에 신규 투자를 할 수 없다. 이런 내용을 담은 이른바 ‘가드레일 조항’이 담겨 있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중국에 공장이 있는 반도체 기업들의 셈법이 복잡해진 상태다. 뉴퍼 회장은 “미국 반도체 기업은 5달러를 벌면 1달러는 R&D에 재투자를 해왔는데 매출이 줄어들면 그만큼 재투자 여력이 떨어진다”며 “(중국 시장을 잃으면) 혁신의 속도가 늦춰질 수 있다”고 했다. 그는 미중 갈등 속 중국에 대한 견제도 안보에 중요한 문제니 “서울, 일본 도쿄, 미국 워싱턴, 유럽연합(EU) 본부가 있는 벨기에 브뤼셀 정책 입안자들은 중국 정책에서 ‘균형’을 반드시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가드레일 조항은) 미 의회가 첨단산업에서 중국에 대한 불안감이 크다는 정치적 현실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상무부 등이 만들고 있는 시행지침이 삼성과 SK하이닉스에 유연하게 적용되길 기대한다. 우리는 여기에 매우 긍정적”이라고 전했다. 뉴퍼 회장은 최근 미국의 제조업 독식 우려와 관련해 “미국이 전 세계에 있는 모든 반도체 생산 공장을 불러들이겠다는 것은 아니다”라며 “미국은 자국 반도체 제조업이 서서히 침식되도록 내버려뒀다. 이제 다시 균형을 맞추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미국, 한국, 일본, 대만 등이 참여하는 ‘칩4’에 대해 긍정적이라며 “4개국은 반도체 공급망, 보조금, 지식재산권, 인재 교류 등의 측면에서 협력할 영역이 있다”고 강조했다. 최근 나타난 반도체 경기 하강 우려와 관련해서도 단기적 우려는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성장을 확신한다며 “올해 5600억 달러 규모 반도체 시장이 1조 달러가량으로 확대될 것”이라고 했다.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