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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1분기(1~3월) 국내 제조업체가 해외에 투자한 금액이 사상 최대였던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같은 기간 기업들의 국내 설비투자 규모는 17% 넘게 감소했다. 양질의 일자리를 많이 만드는 제조업 분야에서 ‘탈(脫)한국’ 조짐이 나타나면서 국내 고용난이 점점 심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기획재정부가 14일 내놓은 ‘해외직접투자 동향’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제조 부동산 금융보험 도소매 광업 분야의 전체 해외 투자액은 141억1000만 달러(약16조7000억 원)로 작년 1분기보다 43억7000만 달러(44.9%) 증가했다. 이 같은 1분기 해외투자는 관련 통계가 나오기 시작한 1980년 4분기(10~12월) 이후 분기 기준 최대 규모였다. 이 가운데 제조업 분야 해외 투자는 1분기 57억9000만 달러로 작년 동기의 2.4배 수준으로 늘어 역대 최대에 이르렀다. CJ제일제당이 2조1000억 원을 들여 미국 2위 냉동식품업체 ‘쉬완스’를 인수하는 등 미중 무역전쟁으로 보호무역주의가 확대되는 상황에서 미국 현지시장을 개척하려는 투자가 늘었기 때문이다. 실제 올 1분기 국내 기업이 미국으로 직접 투자한 금액은 36억5000만 달러로 전체 해외투자액의 27%에 이른다. 한국에서 해외로 투자금이 빠져나가는 반면 기업의 국내 투자는 감소하고 있다. 올 1분기 설비투자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7.4% 감소했다. 제조업체의 체감경기가 살아나지 않으면서 기계류와 운송장비 중심으로 투자가 부진한 상태다. 외국인이 한국에 직접 투자한 금액도 1분기 31억7000만 달러로 1년 전에 비해 35.7% 줄었다. 기재부는 이날 내놓은 ‘최근 경제동향’에서 “수출과 투자의 부진한 흐름이 지속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세종=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세종=이새샘 기자 iamsam@donga.com}
LG그룹이 시스템통합(SI) 계열사인 LG CNS의 지분 일부를 매각한다. 공정거래위원회의 ‘일감 몰아주기’ 규제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동시에 구광모 ㈜LG 대표이사 취임 이후 비주력 사업의 비중을 줄이고 신사업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경영 방침의 일환이라는 지적이다. 11일 투자업계에 따르면 그룹 지주사인 ㈜LG는 보유하고 있는 LG CNS 지분 35% 이상을 매각하기로 하고 JP모건을 매각 주간사회사로 선정했다. LG CNS는 그룹 계열사의 정보기술(IT) 시스템 구축 및 유지·보수, 솔루션 개발 등을 하는 회사다. 지난해 매출 3조1177억 원, 영업이익 1871억 원의 실적을 냈다. 이번에 ㈜LG가 지분 매각에 나선 것은 일감 몰아주기 규제를 피하겠다는 목적이 가장 크다. 정부는 지난해 오너 일가가 지분 20% 이상 보유한 기업이 자회사 지분 50% 이상을 갖고 있으면 일감 몰아주기 대상에 포함하는 공정거래법 전부개정안을 발표했다. 구 대표 등 오너 일가가 ㈜LG의 지분 46.6%를 보유하고 있고, ㈜LG는 LG CNS의 지분을 85% 보유하고 있어 LG CNS의 지분 35% 이상을 팔아야 하는 상황이었다. 더구나 LG CNS의 내부거래 비중은 62%에 이른다. 시장은 지분 약 35%의 가치가 1조 원이 넘을 것으로 보고 있다. 지분 매각은 구 대표 취임 이후 조직 개편에 나선 LG그룹의 경쟁력 강화 조치이기도 하다. LG그룹은 구 대표 취임 이후 LG유플러스가 CJ헬로를 인수하고, LG전자가 수처리사업을 매각하는 등 그룹을 주력 사업 위주로 새로 만들고 있다. 또 지난해에는 물류회사 판토스 지분 19.9%와 소모성 자재 구매 대행 자회사 서브원의 지분 60%를 매각하기도 했다. 일감 몰아주기 규제는 SI 계열사를 가진 대기업들의 공통된 고민이기도 하다. 한화그룹 SI 계열사인 한화S&C는 일감 몰아주기 논란이 일자 에이치솔루션과 한화S&C로 사업을 분할했다. 이후 에이치솔루션은 한화S&C 지분 44.6%를 2500억 원에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인 스틱인베스트먼트에 매각했다. GS그룹은 GS ITM의 지분 80%를 사모펀드에 매각했고, SK인포섹은 SK㈜ 보유 지분을 SK텔레콤과 주식을 교환하는 방식으로 넘겼다. 지난달 대기업 계열 SI 업체 50여 곳을 상대로 내부거래에 대한 실태조사에 착수한 공정위는 올해 종합대책을 내놓을 계획이다.허동준 hungry@donga.com / 세종=김준일 기자}

내년부터 중소·중견기업 오너가 자녀에게 가업을 상속할 때 세제 혜택을 받을 경우 업종, 자산, 고용을 의무적으로 유지해야 하는 기간을 현행 10년에서 7년으로 줄이는 방안을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이 내놓았다. 공제 혜택을 받을 수 있는 기업 범위(연매출 3000억 원 미만)와 공제한도(500억 원)를 늘려달라는 산업계 요구는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가업 상속을 활성화해 성장동력을 키워야 한다는 경제계의 주장과 ‘부의 대물림’을 조장할 수 있다는 시민단체의 비판을 감안한 절충안인 셈이다. 하지만 업종 간 장벽이 무너지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기업을 과거의 틀에 묶어두는 어정쩡한 규제라는 지적이 나온다.○ 가업상속공제 사후관리 요건 완화 기획재정부와 민주당은 11일 이 같은 내용의 ‘가업상속공제 개편안’을 발표했다. 가업상속공제는 연매출 3000억 원 미만 기업의 오너가 회사를 자녀에게 넘겨줄 때 과세 대상이 되는 재산가액에서 최대 500억 원을 빼주는 제도다. 개편안에 따르면 가업상속공제 후 고용을 의무적으로 유지토록 한 규제가 다소 완화됐다. 지금은 가업 상속 후 10년 동안 정규직 고용인원을 종전의 100% 수준으로 유지해야 한다. 중견기업은 오히려 고용을 더 늘려 종전의 120%를 지켜야 한다. 이번 제도 개편으로 중소기업과 중견기업은 모두 7년 동안 고용이 종전의 100%가 되도록 하면 된다. 당초 경영계는 고용인원 수 대신 독일처럼 인건비 총액을 기준으로 고용유지 조건을 바꿔달라고 요청했지만 반영되지 않았다. 기업 혁신 과정에서 자동화가 급속히 진행되면서 인력이 줄어들 수밖에 없는 사정을 감안하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중소기업중앙회 관계자는 스마트 공장 확대로 인력이 줄어들 가능성을 고려해줬으면 한다”고 했다. 당정은 가업상속공제 제도와 별개로 상속세를 최장 20년간 나눠 내는 연부연납제도의 대상도 확대하기로 했다. 지금은 연매출 3000억 원 미만 기업이 해당되지만 모든 중소·중견기업으로 늘린다는 방침이다. ○ ‘융합’ 추세 거스르는 업종 제한 한계 이번 개편안을 통해 정부는 가업상속공제를 받는 기업이 업종을 변경할 수 있는 범위를 다소 늘렸다. 지금은 표준산업분류상 소분류 내에서만 업종을 바꿀 수 있지만 내년부터는 중분류 범위에 있으면 업종 전환이 가능하다. 예를 들어 현재 밀가루회사와 제빵회사는 중분류상 식료품 제조업에 속해 있지만 소분류가 달라 업종 간 전환이 불가능하다. 앞으로는 중분류 내에서는 업종 전환을 자유롭게 해 밀가루회사가 제빵업에 진출할 길을 터줬다. 하지만 대분류상에 있는 업종끼리는 전환을 까다롭게 해놨다. 예를 들어 가업상속공제를 받은 화장품업체가 바이오업종으로 영역을 넓히려면 정부가 만든 전문가위원회 심의를 통과해야 한다. 정부가 중견·중소기업에 혁신을 주문하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세금 혜택을 빌미로 기업의 변신을 제한하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가업상속공제를 부의 대물림 수단으로 보는 시각에 대해 방어장치를 두려다 보니 핵심을 건드리지 못한 때문으로 풀이된다. 독일과 일본은 가업상속공제를 받더라도 업종 변경에 제한을 받지 않는다. 오문성 한국조세정책학회장은 “업종 변경을 막아서 기업이 사양 산업에 매달리게 되면 일자리나 세수에도 부정적 영향을 준다”며 “기업이 원할 때 자유롭게 업종변경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혁신성장이 가능할 것”이라고 했다. ‘100년 기업’이라고 해서 반드시 최초의 가업만 고수하기 힘든 현실을 감안해 제도를 유연하게 개편해야 한다는 것이다. ○ 증여 유도 등 시대변화 맞는 개편엔 손 못 대 가업상속공제 개편에서 주요한 이슈 중 하나였던 상속세율 완화에 대해 정부는 ‘절대 수용 불가’라는 견해다. 재계는 한국 상속세율이 최고 50%로 상속세가 있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19개 회원국의 평균 최고세율(26.6%)보다 크게 높다고 주장한다. 이에 대해 김병규 기재부 세제실장은 “실제로 내는 세금을 기준으로 한 상속세 실효세율은 19.5% 수준”이라면서 “명목세율은 높지만 실효세율은 상당히 낮기 때문에 세율 조정은 전혀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했다. 기업들은 상속세율을 낮추지 못하면 증여세 과세특례라도 확대해 달라고 요청하고 있다. 부모 생전에 자식세대가 가업을 승계해 책임지고 경영을 하는 게 효율적일 뿐 아니라 고령화가 진행될수록 노인들이 자산을 쥐고 있기보다 소비성향이 높은 젊은 세대에게 미리 증여를 해야 한다는 논리다. 현재 증여세 과세특례 한도는 100억 원으로 상속공제 한도(500억 원)의 5분의 1 수준이다. 중소기업중앙회 관계자는 “갑작스러운 사후 상속보다 사전 증여를 통해 노하우를 전수하는 것이 안정적인 기업 활동에 도움이 된다”고 했다. 중소기업연구원에 따르면 독일과 프랑스는 상속세와 증여세 모두 인적공제 등에서 동일한 혜택을 주고 있다.세종=김준일 jikim@donga.com·신희철·최혜령 기자}
공정거래위원회가 지난해 시정 조치한 사건 4건 중 1건꼴로 기업이 행정소송을 제기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소송 비율은 관련 통계가 집계되기 시작한 2001년 이후 가장 높은 것으로 공정위의 조치에 불복하는 기업이 그만큼 많다는 뜻이다. 10일 공정위가 내놓은 ‘2018년 통계연보’에 따르면 지난해 공정위가 기업 등에 시정권고, 시정명령, 과징금 부과의 형태로 시정 조치한 행정처분 356건 가운데 82건(23%)에 대해 행정소송이 제기됐다. 지난해 공정위 행정처분에 대한 소송제기율은 2014년 21%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었다. 이후 2016년과 2017년에는 20% 정도로 소폭 낮아졌지만 지난해 다시 상승했다. 지난해 소송제기율이 높아진 데 대해 공정위 관계자는 “검찰 고발이 늘어 상대측의 대응도 강화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공정위에 고발된 법인 및 개인의 수는 지난해 257건으로 전년(143건)보다 80% 가까이 늘었다. 지난해 공정위가 기업에 부과한 과징금은 3104억4800만 원으로 전년(1조3308억2700만 원)의 23.3% 수준이었다. 2017년에는 퀄컴에 대해 역대 최대인 1조300억 원 규모의 과징금을 부과하는 사건이 있었기 때문에 전년 대비 과징금 비율이 감소한 것일 뿐 퀄컴 사건을 제외한 과징금 부과 액수는 비슷한 수준이다. 오히려 지난해 과징금 부과 건수는 181건으로 전년(149건)보다 21.5% 늘었다. 과징금 건수가 늘었는데도 전체 과징금이 많이 늘지 않은 것은 대형 담합 사건보다는 ‘갑을’ 관계 개선에 초점을 맞춘 중소형 사건이 많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세종=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
가업상속공제를 받는 기업이 업종과 고용 규모를 상속 당시와 똑같이 유지해야 하는 기간이 현행 10년에서 7년으로 줄어든다. 다만 관심이 컸던 가업상속공제 대상 기업의 매출액 기준은 현행 ‘3000억 원 미만’을 유지하는 방향으로 가닥이 잡혔다. 9일 기획재정부와 더불어민주당에 따르면 당정은 이런 내용을 담은 가업상속공제 개편안을 11일 발표한다. 가업상속공제는 매출 3000억 원 미만 기업을 자녀에게 넘겨줄 때 과세 대상이 되는 재산가액에서 최대 500억 원을 빼주는 제도다. 가업상속공제 혜택을 받은 상속인은 10년 동안 업종과 고용, 지분 등을 그대로 유지해야 한다. 경영계에서는 이 기준을 완화해 달라고 요청해왔다. 당정은 △매출액 기준 확대 △사후 관리 기간(10년) 축소 △업종 변경 허용범위 확대 △사후 관리 기간 중 지켜야 하는 고용 유지 의무사항 완화 등을 검토해왔다. 이 가운데 매출액 기준은 현행 3000억 원은 손대지 않기로 의견을 모았다. 그 대신 당정은 가업 승계 이후 업종과 고용을 유지해야 하는 요건이 급변하는 경영환경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다는 지적을 받아들여 사후 관리 기간을 10년에서 7년으로 줄이기로 했다. 또 지금은 사후 관리 기간 중 정규직 고용 인원을 100% 유지해야 하지만 인건비 총액을 함께 고려하는 요건을 만들기로 했다. 업종 변경 허용범위는 현행 한국표준산업 분류상 소분류에서 중분류로 확대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호텔업을 물려받아 콘도업을 할 수 있는 여지를 두는 식이다.세종=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
정부가 농산물 시장 유통구조에 대한 실태 분석에 나섰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이런 내용을 담은 ‘농산물 유통 분야 시장구조 및 실태 분석’ 연구용역을 발주했다고 6일 밝혔다. 농산물 유통시장은 여러 단계의 유통 과정에서 하역비, 위탁수수료 등의 비용이 덧붙는 구조인데, 오랜 기간 시장을 지배한 사업자 때문에 신규 사업자가 진입하기 힘들어 담합에 취약한 구조라는 평가를 받는다. 실제로 공정위는 지난해 6월 서울 가락농수산물시장에서 16년간 담합을 통해 농민들로부터 과도한 하역비, 위탁수수료를 받아 챙긴 도매상 4곳을 적발해 과징금 116억 원을 부과하기도 했다. 공정위는 연구용역을 통해 농산물 유통시장의 구조적 문제점을 발견하면 올해 말까지 제도 개선안을 마련할 방침이다.세종=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
소비자물가가 5개월 연속 0%대 상승률을 나타냈다. 무상교육 무상급식 등 정부 정책과 월세 하락, 내수 부진 등이 저물가의 주된 원인으로 풀이된다. 4일 통계청이 내놓은 ‘5월 소비자물가’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05.05로 지난해 같은 달 대비 0.7% 상승했다. 올해 1월부터 5개월 연속 0%대 상승에 그치고 있다. 지난달 서비스 물가는 지난해 동월 대비 0.8% 상승했다. 1999년 12월(0.1%) 이후 가장 낮은 상승률이다. 김윤성 통계청 물가동향과장은 “무상급식, 무상교복, 무상교육 확대 등이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고등학교 납입금이 전년 동월 대비 2.6% 감소했고 학교 급식비는 41.3% 줄었다. 월세 하락(―0.1%)도 낮은 서비스물가 상승률의 원인이 됐다. 계절 요인이나 국제 시세에 영향을 받는 농산물과 석유류를 제외한 근원물가도 0.8% 상승하는 데 그쳤다. 내수 부진이 저물가 기조에 영향을 미쳤다는 의미다. 0%대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한국은행의 물가안정 목표(2.0%)를 크게 밑도는 수준이다. 이에 따라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 압박이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세종=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

편의점에서 평균 2850원인 500mL짜리 국산 캔맥주가 앞으로 2679원가량에 판매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수입 맥주 4캔(500mL 기준)에 1만 원’ 기조는 당분간은 유지될 것으로 점쳐진다. 한국조세재정연구원은 이런 내용을 뼈대로 하는 ‘주류 과세체계 개편에 관한 연구결과’를 3일 공개했다. 정부는 이번 연구용역 등을 바탕으로 5일 최종 주세 개편안을 발표한다. ○ 국산 맥주 세금부담 덜어주기 국산 맥주와 수입 맥주의 과세 형평성 문제를 바로잡기 위해 우선 맥주 과세 방식을 종가세(가격 기준)에서 종량세(용량이나 도수 기준)로 바꾸기로 했다. 조세연은 종량세 적용 시 세수 등을 고려해 국산 맥주에 붙는 세금을 L당 840.62원으로 책정했다. 이 경우 캔맥주 세금은 500mL 기준으로 171.185원 줄어든다. 반면 병맥주(L당 26.05원)와 페트병 맥주(L당 38.13원)의 세금은 소폭 오른다. 기존에도 용기별로 세금이 달랐기 때문이다. 수입 맥주의 경우 고가 맥주는 세금이 줄고 저가 맥주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유통업계 경쟁이 치열해 당분간 4캔 1만 원 기조는 유지될 것으로 보이지만 중장기적으로는 가격 인상 요인이 생기는 것이다. 종량세를 도입하면 드럼에 담아 대용량으로 유통되는 생맥주는 납부세액이 60% 이상 늘어난다. 이에 따라 조세연은 일정 기간 생맥주만 세율을 낮춰주는 ‘호혜세’를 도입하자고 제안했다. 조세연은 막걸리도 맥주와 함께 종량세로 바꾸는 방안, 소주 등 일부 주종은 5년간 종량세 시행을 유예하는 방안 등도 함께 제시했다. 막걸리와 소주는 종량세로 전환되더라도 세액에 변화가 거의 없는 방안이 제시됐다. ○ 소비자 후생 고려 흔적 별로 없어 이번 개편안의 최대 수혜는 전체 주류 시장의 약 11%를 차지하는 국산 캔맥주와 1%에 미치지 못하는 수제맥주 등 중소기업 맥주에 돌아갔다. 종량세 개편은 당초 국산 맥주의 가격경쟁력이 수입 맥주보다 떨어진다는 지적에서 시작됐다. 주류업계는 가격에 따라 세금을 매기는 종가세 체제에서는 출고가격이 상대적으로 비싼 국산 맥주가 세금 부담이 더 커서 소비자가격도 비싸다고 주장해왔다. 개편안을 두고 주류업계 반응은 엇갈렸다. 임성빈 수제맥주협회장은 “대량생산이 어려운 수제맥주의 특성상 종량세가 반드시 필요하다”면서 “청년들이 꿈을 안고 적은 자본으로 창업할 수 있는 업종이라는 점을 고려해 달라”고 호소했다. 반면 이종수 무학 사장은 “소주 업계에 미치는 파급력이 제대로 알려지지 않은 상황에서 종량세로 전환하는 것은 곤혹스럽다”고 밝혔다. 종량세가 5년 뒤에 소주, 위스키에도 적용되면 위스키에 붙는 세금이 줄어 소주업계가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얘기다. 주류업계에선 5년 뒤 종량세가 확대 적용될 수 있을지도 의문이지만 주종별로 과세체계가 다른 점도 두고두고 문제가 될 수 있다는 견해가 나온다.:: 종량세 :: 양이나 술의 도수에 따라 세금을 물리는 방식. 미국 영국 독일 등 다수의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가 주세에서 종량세 방식을 택한다.:: 종가세 ::가격에 따라 세금을 부과하는 것. 비싼 술에 세금을 많이 물리고 싼 술에 세금을 적게 물리자는 취지에서 도입됐다. 세종=최혜령 herstory@donga.com / 김준일·강승현 기자}

미국이 23일(현지 시간) 자국 통화 가치를 인위적으로 내리는 국가들에 상계관세를 부과하기로 한 것은 미국과 무역전쟁 중인 중국의 대비책을 원천 봉쇄하려는 취지를 담고 있다. 실제 미국이 높은 관세를 매겨도 중국이 통화 가치를 크게 내리면 중국의 대미(對美) 수출품은 가격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다. 다만 이는 한국의 원화 가치도 하락하는 상황에서 나온 조치여서 한국의 외환당국으로선 인위적 시장 개입이 없었음을 입증해야 하는 부담이 생겼다. 정상적인 시장 개입조차 힘들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 ‘통화 가치 내리는 건 정부가 보조금 주는 것’ 이날 미 상무부의 발표는 미국이 중국 제품에 대규모 관세를 부과하는 데다 미국 기업들의 중국 화웨이 제품 사용을 금지하는 등의 압박이 이뤄지는 가운데 나온 것이다. 미국은 인위적인 통화 가치 절하가 정부 보조금과 마찬가지로 보고 있다. 한 나라가 환율을 조작해 부당하게 수출을 확대하고 있다고 판단하면 이를 보조금 지급 행위로 간주해 해당 국가의 상품에 보복적인 상계관세, 즉 정부 보조금으로 간주되는 금액을 상쇄할 만한 세금 폭탄을 매기겠다는 것이다. 실제 미국이 중국에 높은 관세를 매겨도 중국이 피해를 줄이기 위해 의도적으로 위안화 가치를 떨어뜨리는 전략을 사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 있었다. 이번 상무부의 조치는 그 가능성을 미리 차단하는 효과를 노린 것이다. 허윤 서강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미국이 가동할 수 있는 국내 규제를 총망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환율 변동에 영향을 주는 변수는 일일이 가려내기 어렵다. ‘환율 조작’에 따른 통화 가치 하락을 입증하기 힘들다는 뜻이다. 중국은 고정환율제를 택하되 시장 상황에 따라 미세하게 환율을 조정하는 ‘크롤링제’를 채택하고 있다. 위안화 가치는 이달 초 미중 무역 협상이 결렬되고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폭탄’이 더해진 후 급격히 하락했다. 위안화 가치는 달러당 6.9위안대에 들어서며 지난해 11월 30일 이후 최고치였다. 정부의 인위적 개입에 따른 환율 인상 폭을 가려내는 것이 쟁점으로 부각될 가능성이 높다. 이날 블룸버그통신은 미 상무부가 수 주 내로 국가 안보를 위협하는 외국 기업의 수출품을 ‘수출제한 목록’에 올려 기술 이전 및 핵심부품 공급을 제한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미 정부는 첨단 기술을 다루는 기업 및 직종에서 외국인 기술자의 고용을 제한하는 내용도 논의하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한국도 ‘원화 가치 높여라’ 압력 받을 수도 미국은 중국을 겨냥하고 있지만 이 과정에서 한국도 불가피하게 영향을 받을 수 있다. 정부는 한국이 직접적인 제재 대상이 될 가능성을 낮게 보지만 중·장기적으로 외환당국의 운신의 폭이 좁아질 수 있다. 이번 상무부의 조치로 환율조작국이 아니라도 통화 가치 하락만으로 추가 관세를 부과받을 위험이 생겼다. 한국은 미중 무역분쟁의 여파로 원화 가치가 떨어지고 있다. 무역분쟁으로 글로벌 투자심리가 하락하면서 돈이 안전 자산인 달러로 몰리면서 상대적 위험 자산인 원화의 가치가 하락한 것이다. 이런 원화 가치 하락은 한국의 수출가격 경쟁력을 높여 대미 무역수지 흑자 폭을 넓히는 효과로 이어질 수 있다. 안덕근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한국의 대미 흑자가 더 늘면 미국은 한국에 원화 가치 절상 압력을 넣을 수 있다”고 말했다. 세종=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 / 워싱턴=이정은 특파원}

미국이 달러화에 대한 자국 통화가치를 인위적으로 내려 수출을 늘리는 국가에 추가 관세를 물릴 수 있다고 경고했다. 중국이 위안화 가치를 떨어뜨려 미국의 관세 부과 조치를 비켜가려는 시도까지 모두 차단하겠다는 카드지만 다른 나라에도 불똥이 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미중 간 무역전쟁이 환율전쟁으로 확산되는 가운데 한국이 직간접적인 피해를 볼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는 것이다. 블룸버그통신과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미 상무부는 23일(현지 시간) 달러에 대한 자국 통화가치를 절하하는 국가들에 상계관세를 부과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윌버 로스 상무장관은 성명에서 “이번 정책 변화는 미국 산업에 피해를 줄 수 있는 ‘통화 보조금(currency subsidies)’을 상무부가 상쇄할 수 있음을 해외 수출국들에 보여주려는 것”이라고 했다. 상계관세는 수출국의 불법 보조금 지원 때문에 수입국 산업이 피해를 볼 경우 수입국이 해당 수입품에 물리는 보복성 세금이다. 미국은 환율 조작에 따른 가격 인하 폭만큼을 보조금으로 간주해 상계관세를 부과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이번 정책이 실제로 시행되면 미국 내 수입품에 더해지는 관세가 연간 2100만 달러(약 249억9000만 원)까지 늘어날 것이라고 NYT는 추산했다. 한국 정부는 당장 상계관세가 우리 경제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원화 환율이 시장에서 결정되는 만큼 인위적 환율 조작국의 범주에 들어가지 않는다는 것이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환율 문제를 두고 미국 재무부와 긴밀하게 소통하고 있다. 한국이 문제될 것 같지는 않다”고 말했다. 하지만 로이터통신과 CNBC는 환율 관찰대상국인 한국 중국 일본 인도 독일 스위스 등 6개국에 더 높은 관세가 부과될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지난달 원화가치는 주요 20개국(G20) 가운데 금융위기 가능성이 거론되는 터키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이 떨어졌다. 이달 들어 낙폭이 줄고 있지만 위안화 가치와 연동하는 모양새다. 상계관세 때문에 미중 교역이 위축되면 한국의 대중(對中) 중간재 수출도 영향을 받을 수 있다.워싱턴=이정은 특파원 lightee@donga.com / 세종=김준일 / 이건혁 기자}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은 22일 “한국 경제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다시 저성장 기조로 가는 과정에 있다”고 진단했다. KDI는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당초 예상보다 0.2%포인트 낮은 2.4%로 수정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한국 성장률 전망치를 2.4%로 낮춘 지 하루 만이다. 한국 경제가 경제의 기초체력인 잠재성장률(2.6∼2.7%)에도 미치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 잇따르는 데다 중장기 전망도 긍정적이지 않아 ‘저성장의 늪’에 빨려들고 있다는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KDI는 22일 내놓은 ‘상반기 경제전망’에서 올해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2.4%에 머물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난해 11월 내놓은 전망치 2.6%보다 0.2%포인트 낮다. 이는 한 나라의 경제가 급격한 물가 상승을 유발하지 않으면서도 최대한 달성할 수 있는 성장률인 잠재성장률 추정치에도 못 미치는 것이다. 한국 경제가 부진에 빠진 것은 미중 무역분쟁과 세계 경기 둔화를 계기로 반도체 호황에 가려져 있던 부실해진 기초 체력의 민낯이 드러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해 중반 이후 반도체 경기가 꺾인 뒤 수출과 투자, 내수가 연쇄적으로 쪼그라들고 있다. 반도체 외에는 성장을 이끌 신산업 분야의 후발주자가 없다는 게 확인되고 있는 셈이다. KDI는 우리 경제가 올 상반기 2.1% 성장한 데 이어 하반기에는 2.6% 성장하는 상저하고(上低下高) 양상을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이는 미국과 중국의 무역분쟁이 현 수준을 유지하는 것을 전제로 한 전망이다. 양국 간 추가 관세폭탄이 터지면서 국제 교역이 냉각되는 시나리오가 현실화되면 성장률이 2.4%에서 추가로 0.2%포인트 이상 더 떨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KDI는 추가경정예산이 2분기(4∼6월) 내 집행되지 않으면 성장률이 더 떨어진다고도 했다. 올해 취업자 증가 폭은 20만 명 안팎에 이를 것으로 관측했다. 종전 예상보다 10만 명가량 늘어난 것이지만 재정 투입 효과로 보건·의료복지 분야 일자리가 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규제개혁으로 민간 분야 일자리가 자생적으로 늘지 않는 한 고용난을 풀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KDI는 한국 경제가 자본과 노동을 충분히 활용하지 못하는 고질적 문제를 풀지 않으면 2020년대 연평균 성장률이 1% 후반에 그칠 것이라고 경고했다. 김현욱 KDI 경제분석실장은 “고용 유연성 확대, 규제 개선 등으로 시장의 생산성을 높일 수 있는 경제사회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세종=송충현 balgun@donga.com·김준일 기자}

한국개발연구원(KDI)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등 국내외 경제 전망 기관들이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이 잠재성장률에도 못 미칠 것으로 보는 건 반도체 호황에 가려져 있던 한국 경제의 창백한 민낯이 드러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경제가 장기 저성장의 늪에 빠져드는데도 반도체 이후를 대비하는 산업 정책과 혁신적인 규제 개혁이 추진되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적지 않고, 미중 무역분쟁이 악화되면 성장이 더 둔화할 것이라는 우려마저 나온다. 단기적으로 기준금리를 내려 경기를 살려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지만 이보다는 노동생산성을 높여 경제의 역동성을 키워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반도체 경기 회복만 기다리는 ‘천수답 경제’ KDI가 22일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6%에서 2.4%로 낮춰 잡은 것은 수출과 내수가 동반 부진에 빠졌기 때문이다. 지난해 4.2%였던 수출 증가율은 올해 1.6%로 줄 것으로 예상된다. 내수의 핵심 축인 민간소비와 설비투자는 같은 기간 각각 0.6%포인트와 3.2%포인트 줄어들 것이라고 KDI는 예상했다. 수출과 내수 부진의 주된 원인은 반도체다. 반도체는 한국 수출의 5분의 1 이상을 차지한다. 세계 반도체 시장에서 수요가 줄고 단가가 하락하자 한국의 수출은 급속도로 쪼그라들었다. 수출 감소세가 6개월 가까이 이어지지만 차세대 산업에서 치고 올라올 기미도 없다. 반도체 수출 전망이 비관적으로 돌아서자 국내 설비투자가 감소하고 제조업 가동률도 떨어지고 있다. 정부가 재정을 들여 민간 소비를 떠받치려 하지만 결국 반도체 수출 감소에서 시작된 투자 감소, 소비 둔화, 성장 부진의 악순환 고리를 되돌리기엔 역부족이다.○ 이제는 3% 성장도 ‘이례적’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가 하향 조정된 것보다 더 큰 문제는 추세적으로 저성장 구조에 빠져들고 있다는 점이다. KDI는 “한국 경제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저성장 기조에 점점 가까워지고 있다”고 했다. 2017년 3.1%, 2018년 2.7% 성장한 것도 실은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민간 기업 주도의 정상적인 성장이라기보다는 지난 정권에서 추진한 부동산 시장 부양책의 여파와 예상치 않은 반도체 슈퍼사이클 효과에 힘입은 ‘깜짝 성장’이라는 분석이다. 문제는 반도체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차세대 성장동력을 키워야 하지만 신산업 창출을 위한 규제 개혁에선 큰 진전이 없다는 것이다. 정부는 신산업으로 자율주행차, 빅데이터, 지능형 로봇, 바이오 등을 선정해 재정을 투입할 계획이지만 아직까지 뚜렷한 성과는 보이지 않는다.○ “생산성 부진 심해지면 성장률 더 낮아질 것” KDI는 2분기 성장률이 목표치를 달성하지 못할 조짐이 보일 경우 금리 인하 등 통화 정책 부문에서 적극적인 역할을 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하지만 금리 인하로 단기 부양 효과를 낼 수는 있어도 경제의 구조를 바꾸기는 어렵다. 결국 낮은 노동생산성 문제를 해결해야 한국 경제의 성장 기조를 바꿀 수 있다. KDI는 올해 성장 전망치를 추가로 떨어뜨릴 만한 요소로 최저임금, 근로시간 단축 등 노동시장 정책을 꼽았다. 생산성 부진에 따른 부작용이 커지면 성장률이 0.1∼0.2%포인트 더 낮아질 수도 있다는 것이다. 노동시장 및 정책의 변화에도 만약 노동생산성 증가세가 2010년대와 비슷한 수준을 보인다면 2020년대 한국의 경제성장률은 1%대에 머물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최저임금이 가파르게 오르는 데다 주 52시간 근로제에 제대로 대비하지 못한 채 근로시간만 줄일 경우 중소상공인들의 투자 활동과 민간 소비가 더 줄어들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노동생산성 제고가 필요하다는 지적은 OECD에서도 나왔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단기적으로 재정지출을 확대하더라도 노동생산성 향상을 수반하지 않으면 성장 둔화를 막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세종=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이어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도 올해 한국 경제 성장률을 당초 예상보다 0.2%포인트 낮은 2.4%로 수정 전망했다. 성장률이 우리 경제의 기초체력인 잠재성장률(2.6~2.7%)에도 미치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 잇따르는데다 중장기 전망도 긍정적이지 않아 한국이 ‘저성장의 늪’에 빨려들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KDI는 22일 내놓은 ‘상반기 경제전망’에서 올해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2.4%에 머물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난해 11월 내놓은 전망치 2.6%보다 0.2%포인트 낮다. OECD도 전날인 21일 올해 성장률을 2.4%로 예상했다. 이는 한 나라의 경제가 급격한 물가 상승 유발하지 않으면서도 최대한 달성할 수 있는 성장률인 잠재성장률 추정치에도 못 미치는 것이다. 한국 경제가 부진에 빠진 것은 미중 무역분쟁과 세계 경기 둔화를 계기로 반도체 호황에 가려져 있던 부실해진 기초체력의 민낯이 드러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해 중반 이후 반도체 경기가 꺾인 뒤 수출과 투자, 내수가 연쇄적으로 쪼그라들고 있다. 반도체 외에는 성장을 이끌 신산업 분야의 후발주자가 없다는 게 확인되고 있는 셈이다. KDI는 우리 경제가 올 상반기 2.1% 성장한 데 이어 하반기에는 2.6% 성장하는 상저하고(上低下高) 양상을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이는 미국과 중국의 무역분쟁이 현 수준을 유지하는 것을 전제로 한 전망이다. 양국 간 추가 관세폭탄이 터지면서 국제 교역이 냉각되는 시나리오가 현실화하면 성장률이 2.4%에서 추가로 0.2%포인트 이상 더 떨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KDI는 올해 취업자 증가폭은 20만 명 안팎에 이를 것이라고 관측했다. 이는 종전 예상보다 10만 명가량 늘어난 것이지만 재정 투입 효과로 보건·의료복지 분야 일자리가 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규제개혁으로 민간분야 일자리가 자생적으로 늘지 않는 한 고용난을 풀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KDI는 한국 경제가 자본과 노동을 충분히 활용하지 못하는 고질적 문제를 풀지 않는 한 2020년대 연평균 성장률이 1% 후반에 그칠 것이라고 경고했다. 김현욱 KDI 경제분석실장은 “고용 유연성 확대, 규제 개선 등으로 시장의 생산성을 높일 수 있는 경제사회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세종=송충현기자 balgun@donga.com세종=김준일기자 jikim@donga.com}
올해 한국의 경제성장률이 당초 예상한 2.6%보다 낮은 2.4%에 그칠 것이라고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전망했다. 한국 정부가 해결해야 할 가장 중요한 과제로는 노동생산성 향상을 꼽았다. OECD는 21일 내놓은 ‘2019년 경제전망’에서 올해 한국의 성장률을 2.4%로 예상했다. 한국의 2019년 성장률을 작년 11월 보고서에선 2.8%로 전망했다가 올 3월 2.6%로 하향 조정한 데 이어 2개월 만에 다시 내린 것이다. 한국의 성장세가 부진한 것은 작년 중반부터 반도체 경기가 꺾인 데다 글로벌 교역이 둔화했기 때문이라고 OECD는 분석했다. 아울러 제조업 구조조정으로 투자와 고용이 위축된 것도 성장률 감소의 원인으로 꼽았다. 2018년과 2019년 최저임금이 29% 인상되면서 저숙련 노동자 중심으로 일자리 증가폭이 줄었다고도 했다. 이런 상황을 타개하려면 한국 정부가 노동생산성을 높여야 한다고 OECD는 제언했다. 과거 한국은 낮은 생산성을 장시간 노동으로 보완해 왔지만 최근 주 52시간제가 도입된 데다 일할 수 있는 인구가 감소함에 따라 생산성 향상이 꼭 필요하게 됐다는 것이다. 이어 확장적 재정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올해 편성된 추가경정예산으로 경제 활력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OECD는 한국의 성장 전망치를 내린 것과 달리 상당수 주요국의 성장률 전망치를 유지하거나 높였다. 올해 미국 성장률은 3월 전망보다 0.2%포인트 높은 2.8%에 이를 것이라고 봤고, 유로존 성장률 전망치도 종전 1.0%에서 1.2%로 올렸다. 올해 중국 성장률 전망치는 6.2%로 종전 예상과 같았다.세종=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
‘한국 정부가 해결해야 하는 가장 중요한 이슈는 노동생산성 문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2019년 경제전망’에서 한국 정부에 생산성 향상 정책을 최우선 과제로 권고한 것은 고령화와 주 52시간제로 일할 사람이 줄어든 상황에서 현재의 생산성으로는 경제를 성장시키기 힘들다고 봤기 때문이다. OECD는 보고서에서 “한국 노동생산성은 OECD 상위 50% 국가 노동생산성의 절반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OECD에 따르면 2017년 기준 한국의 시간당 노동생산성은 34.3달러로 OECD 36개 회원국 중 29위에 그쳤다. 시간당 노동생산성은 국내총생산(GDP)을 전체 근로시간으로 나눈 것이다. 이 같은 한국의 노동생산성은 전체 1위인 아일랜드(88달러)의 39%에 불과하다. OECD 회원국 전체 노동생산성은 48.1달러로 한국보다 14달러가량 높다. OECD는 한국의 서비스업과 중소기업 생산성이 문제라고 봤다. 특히 서비스업 생산성은 제조업의 절반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이 같은 지적은 생산성이 정체돼 있는데 명목임금만 지속적으로 오르면 결국 국가경쟁력이 떨어질 수 있다는 경고로 해석된다. 이달 초 국제통화기금(IMF)도 내년도 한국의 최저임금 인상 문제에 대해 “노동생산성 증가 폭보다 작아야 한다”고 권고했다. 한국생산성본부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산업의 노동생산성은 1년 전보다 3.6% 증가했다. OECD가 내놓은 2017년 한국의 노동생산성은 1년 전보다 4.2% 증가했다. 2018년 16.4%, 2019년 10.9%였던 최저임금 인상률은 노동생산성 증가 폭을 크게 웃도는 것이었다. 최영기 한림대 교수(전 한국노동연구원장)는 “대기업은 국제 경쟁에 노출돼 있어 생산성 향상 노력을 하지만 국내 내수 산업 분야는 생산성 향상이 더디다”며 “정부가 산업을 합리화하는 적극적인 산업정책과 노동 유연성 확대 정책을 제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OECD의 경제 전망과 정책 권고에 대해 기획재정부는 “추가경정예산안 통과, 재정 집행 가속화, 투자 및 수출 활성화 등 경제활력 제고 대책을 속도감 있게 추진하겠다”고 했다.세종=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이 당초 예상한 2.6%보다 낮은 2.4%에 그칠 것이라고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전망했다. 한국 정부가 해결해야 할 가장 중요한 과제로는 노동생산성 향상을 꼽았다. OECD는 6일 내놓은 ‘2019년 경제전망’에서 올해 한국의 성장률 전망치를 3월 예상보다 0.2%포인트 하향 조정한 데 이어 2020년 성장 전망치도 당초 2.6%에서 2.5%로 내렸다. 한국의 성장세가 부진한 것은 작년 중반부터 반도체 경기가 꺾인 데다 글로벌 교역이 둔화했기 때문이라고 OECD는 분석했다. 아울러 제조업 구조조정으로 투자와 고용이 위축된 것도 성장률 감소의 원인으로 꼽았다. 한국이 안팎으로 어려움을 겪으면서 성장세가 둔화하고 있다고 본 셈이다. 이미 한국의 1분기 성장률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0.34% 감소해 1분기 통계가 나온 22개 회원국 가운데 꼴찌였다. 이런 상황을 타개하려면 한국 정부가 노동생산성을 높여야 한다고 OECD는 제언했다. 과거 한국은 낮은 생산성을 장시간 노동으로 보완해왔지만 최근 주52시간제가 도입된 데다 일할 수 있는 인구가 감소함에 따라 생산성 향상이 꼭 필요하게 됐다는 것이다. 이어 확장적 재정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올해 편성된 추가경정예산으로 경제활력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OECD는 한국의 성장 전망치를 내린 것과 달리 상당수 주요국의 성장률 전망치를 유지하거나 높였다. 올해 미국 성장률은 3월 전망보다 0.2%포인트 높은 2.8%에 이를 것이라고 봤고 유로존 성장률 전망치도 종전 1.0%에서 1.2%로 올렸다. 올 중국 성장률 전망치는 6.2%로 종전 예상과 같았다. 세종=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미중 무역갈등이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이전보다 훨씬 더 심각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홍 부총리는 20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긴급대외경제장관회의에서 “우리 수출의 1, 2위 상대국이자 전체 수출의 39%를 차지하는 미중 양국이 서로 수천억 달러 규모의 제품에 관세를 인상하고 보복 조치를 예고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그는 “미중 무역갈등 심화로 주가, 환율 등 금융시장 가격변수의 변동폭이 확대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지나친 쏠림현상으로 금융시장에 변동성이 확대되면 적절한 안정 조치를 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기재부는 구체적인 시장안정 조치에는 함구했다. 다만 금융시장에선 외환건전성부담금 부과나 외국인 채권투자 과세제도를 손질하는 방안 등이 거론된다. 이날 홍 부총리의 발언은 최근 원-달러 환율이 1200원에 육박하는 등 환율이 불안정한 상황에서 나온 것이다. 지난주 원-달러 환율은 1195.7원으로 원화가치가 1년 7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에서 성장률을 하향 조정할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는 성장률 수정 여부를 지금 말할 단계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세종=김준일 jikim@donga.com / 신민기 기자}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미중 무역갈등이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이전보다 훨씬 더 심각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홍 부총리는 이날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긴급대외경제장관회의에서 “우리 수출의 1, 2위 상대국이자 전체 수출의 39%를 차지하는 미중 양국이 서로 수천억 달러 규모의 제품에 관세를 인상하고 보복조치를 예고하고 있다”며 이 같이 말했다. 이어 그는 “미중 무역갈등 심화로 주가, 환율 등 금융시장 가격변수의 변동폭이 확대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지나친 쏠림현상으로 금융시장에 변동성이 확대되면 적절한 안정조치를 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기재부는 구체적인 시장안정 조치에는 함구했다. 다만 금융시장에선 외환건전성부담금 부과나 외국인 채권투자 과세제도를 손질하는 방안 등이 거론되고 있다. 이날 홍 부총리의 발언은 최근 원-달러 환율이 1200원에 육박하는 등 환율이 불안정한 상황에서 나온 것이다. 지난주 원-달러 환율은 1195.7원으로 원화가치가 1년7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지난 주 국가재정전략회의 당시 적정 국가채무비율을 두고 청와대와 이견이 있었느냐는 질문에 홍 부총리는 “건전한 논의”라고 말했다. 16일 열린 국가재정전략회의에서 국가채무 비율을 40% 초반대로 유지해야 한다는 기재부의 보고에 대해 문재인 대통령은 “40%의 근거는 무엇이냐”고 반문했다. 홍 부총리는 “예산을 짜고 중장기적으로 전망하면서 적정 국채발행 수준이나 국가채무에 대해 고민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덧붙였다.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에서 성장률을 하향조정할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는 성장률 수정 여부를 지금 말할 단계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이날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리디노미네이션(화폐단위 변경)에 대해 “검토한 적도 없고 추진계획도 없다는 점을 분명히 한다”고 밝혔다. 이 총재는 이날 서울 중구 한은 본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지금 우리 경제의 대내외 여건이 엄중한 상황”이라며 “이럴 때 국민적 합의도 이뤄지지 않은 리디노미네이션을 두고 논란이 진행되는 것은 우리 경제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세종=김준일기자 jikim@donga.com신민기기자 minki@donga.com}
올 1분기(1∼3월) 한국의 경제성장률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최하위 수준으로 나타났다. 생산성이 떨어지는 가운데 수출과 투자가 부진에 빠지면서 성장동력이 꺼지고 있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19일 OECD에 따르면 1분기 성장률을 공개한 22개 회원국(전체 36개국) 가운데 한국의 성장률은 ―0.34%로 최저였다. 22개국 중 성장률이 마이너스(―)인 국가는 한국 라트비아(―0.3%) 멕시코(―0.2%) 노르웨이(―0.07%) 등 4개국이었다. 22개국의 1분기 평균 경제성장률은 0.5%였다. 헝가리(1.5%), 폴란드(1.4%), 리투아니아(1%) 등 중진국의 성장률이 높은 편이었고 선진국 중에선 미국(0.8%) 스페인(0.7%)의 성장세가 양호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9일 KBS와 가진 2주년 대담에서 1분기 성장률이 부진한 데도 정부가 성장률을 양호하게 보는 인식 차의 원인을 묻는 질문에 “1인당 소득 3만 달러 이상, 인구 5000만 명 이상 국가 중에서는 미국 다음으로 우리”라고 했다. 이는 작년 연간 실적을 기준으로 평가한 것이다. 소득 수준이 높고 인구가 많은 국가 가운데 미국(0.8%) 영국(0.5%) 독일(0.4%) 프랑스(0.3%) 이탈리아(0.2%)의 1분기 성장률이 한국보다 높았다.세종=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

지난달 청년 실업률이 4월 기준으로 20년 만의 최고 수준으로 치솟은 가운데 청와대는 재차 “고용상황은 지난해보다는 개선되고 있다”고 밝혔다. 문재인 대통령이 “총체적으로 본다면 우리 경제는 성공으로 나아가고 있다”고 밝히자 야당을 중심으로 “달나라 이야기냐”며 낙관적 경제인식을 비판하자 청와대가 공개적인 대응에 나선 것이다. 정태호 대통령일자리수석비서관은 19일 기자간담회를 자청해 “2019년 올해 들어와서는 취업자 증가 수가 2월 26만여 명, 3월 25만여 명, 4월 17만여 명을 나타내고 있다”며 “2018년과 비교해서 봤을 때는 획기적인 변화”라고 말했다. 정 비서관은 “국내 주요 기관들이 올해 예측한 취업자 증가 수는 약 10만 명에서 15만 명 정도”라며 취업자 증가 목표 상향 조정을 시사하기도 했다. 이어 “취업자 수의 증가는 신산업, 신기술 분야와 사회 서비스분야가 쌍두마차가 돼 끌어가고 있다고 보고 있다”며 “정부의 제2 벤처붐 정책과 4차 산업혁명 정책들의 결과와 사회서비스 일자리 창출 정책의 결과로 보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고용의 질 측면에서도 상용직 증가 수가 평균 30만∼40만 명 정도로 지속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청년 일자리에 대해서도 “가장 힘든 세대인 청년 세대의 취업자 수와 고용률, 실업률도 개선되고 있다”고 했다. 청와대는 통계와 현장 체감의 괴리에 대해선 “구조조정 등 내부 변화 과정에서 오는 고통”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청와대의 설명을 두고 일각에선 여전히 낙관적인 해석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익명을 요구한 전직 통계청장은 “부정적인 통계가 더 본질적이고 큰 문제를 내포하고 있는데 긍정적으로만 통계를 보려고 하면 정책을 개선할 수 없다”고 했다. 특히 고용성과가 올 들어 “획기적으로 나아졌다”는 평가에 대해선 “지난해 고용이 워낙 부진한 데 따른 착시효과일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2018년 취업자 수 증가 폭은 당초 정부 예상치인 32만 명의 3분의 1에 불과한 9만7000명이었다. 신산업 및 신기술과 관련된 정보통신 과학기술 분야의 일자리가 늘고 있다는 분석에 대해서도 “정보통신 분야의 일자리는 2017년을 제외하곤 2013년부터 계속 늘어났던 분야”라고 말했다. 특히 정보통신 분야가 전체 고용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7.3% 수준으로 이것만으로 고용 개선을 판단하기에는 무리라는 지적이 나온다. 청와대는 상용직 취업자 수 증가 폭이 30만∼40만 명을 유지하는 등 고용의 질 측면에서도 성과가 있다고 했다. 하지만 상용직 취업자 수가 2012∼2016년에는 연평균 45만5000명씩 늘었다. 한편 청와대는 “제2, 3의 광주형 일자리, 즉 상생형 지역 일자리를 더 확산시켜 나가겠다”며 “6월 이전에는 한두 곳에서 가시적인 성과가 나오리라 본다”고 말했다. 차기 상생형 일자리 후보지로는 경북 구미시가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후보지로는 구미시가 가장 가능성이 높은 것은 맞다”며 “전기차 배터리 분야를 놓고 협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기차 배터리 분야에서는 LG화학, SK이노베이션, 삼성SDI 등이 주요 업체로 꼽힌다.문병기 weappon@donga.com / 세종=김준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