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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국민 4000만 명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맞았어요. 그럼 우리나라 기준을 만들어야지요.” 코로나19 예방접종 피해보상전문위원회(피해보상위) 전문위원 신현호 변호사는 지난해 12월 18일 회의에서 이같이 성토했다. 이날 회의에선 화이자 백신을 접종하고 심근염이 발생해 사망한 21세 남성의 접종 인과성 여부를 두고 언쟁이 벌어졌다. 동아일보가 입수한 녹취에 따르면 피해보상위 위원장은 회의에서 “아직 미국 식품의약국(FDA)이나 유럽의약품청(EMA) 등에서 심근염을 화이자의 이상반응으로 인정하지 않는다. 인과관계를 인정할 수 없다”고 고집했다. 이에 신 변호사는 “무조건 국제적 기준에 따를 수밖에 없다는 것은 행정 편의적 발언”이라고 했다.신 변호사는 한국의료법학회 회장과 대한변호사협회 인권위원장을 지낸 의료사건 전문 변호사다. 2003년 만들어진 보건복지부 예방접종 피해보상 심의위원회에서 약 8년 동안 활동했다. 이후 감염병관리위원회 위원을 거쳐 2019년부터 다시 예방접종 피해보상위 전문위원을 맡고 있다. 다음은 최근 본보 인터뷰 일문일답. ―피해보상위 운영방식을 비판하는 변협 성명을 주도한 이유는? “그동안 피해보상위는 미국이나 유럽 주요 기관이 인정한 이상반응을 기준으로 피해보상을 결정해왔다. 백신 말고 이상반응의 이유를 설명할 수 없다고 위원들이 의견을 모은 경우도 ‘4-1’(인과성이 인정되기 어려운 경우·근거 불충분) 항목으로 결정됐다. 답답해서 회의 도중 ‘우리가 FDA의 한국지부이냐’고 불만을 표한 적도 있다.” ―인과성 여부는 과학적으로 따져야 하지 않나. “환자 개개인의 정보를 보고 판단하는 것이 아니라 정립된 기준만 기계적으로 적용해 보상 여부를 결정하는 게 문제다. 더구나 기저질환이 있는 환자는 백신이 기저질환을 촉진했을 수도 있는데, 입증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거의 4-2(백신보다는 다른 이유로 증상이 발생했을 가능성이 높은 경우)로 결론짓는다.” ―과거 현재 피해보상위 운영을 비교하면…. “예전에는 위원들이 난상 토론을 벌인 뒤 각자 서류에 결론을 적어 내 과반 이상의 다수결로 보상을 결정했다. 그러나 현재 피해보상위는 위원장 주도로 결론을 내리고 형식적으로 다른 위원들의 동의를 구하고 있다. 일부 위원이 반발해 한동안 의결서를 제출하지 않은 적도 있다.” ―개선 방향을 제언한다면…. “백신 예방접종 피해보상은 국가 정책에 대한 신뢰성 제고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 국가가 재난 극복을 위해 ‘안전하다, 문제가 나타나면 책임지겠다’며 접종을 권장했다. 그 후 발생한 이상반응에 대해 ‘아직 학문적으로 밝혀지지 않아 보상하기 곤란하다’고 하면 납득할 국민이 어디 있겠나.”특별취재팀팀장 조응형 기자 박종민 김윤이 최미송 기자 vaccine.donga.com후원: 한국언론진흥재단}

“표에 나온 증상만 갖고 (인과성이) 있다, 없다 판단할 거면 전문가 모셔놓고 회의할 이유가 없지 않습니까?”(2022년 5월 17일, 역학조사관) “(사망 이유를) 모르면 (인과성 없다고) 결정하지 말고, (유족에게) 미안하다고 하는 게 우선입니다.”(2021년 12월 28일, 피해보상전문위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과 이상반응의 인과성 및 피해 보상 여부를 결정하는 질병관리청 산하 예방접종 피해조사반 및 피해보상전문위원회 회의에서 나온 발언이다. 역학조사관과 전문위원이 ‘다른 원인을 찾기 어렵다’며 백신 접종과 사망의 인과성을 인정하라고 촉구했지만 2건 모두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질병청은 지난해 2월 백신 접종 시작 이후 피해조사반과 피해보상위를 통해 보상 신청된 이상반응의 백신 인과성 여부를 결정했다. 회의록을 공개하라는 유족 등의 요청이 이어졌지만 “회의록을 안 만든다”며 번번이 거절했다.동아일보 취재팀은 지난해 9월 16일~올해 6월 10일 9개월간 열린 두 회의의 녹취 파일을 입수했다. 47시간 42분 분량이다. 처음 공개되는 회의 내용에는 “접종 부작용을 책임지겠다”던 정부의 호언장담과 다른 실상이 드러나 있었다. 논의된 이상반응 사례 783건 가운데 질병청 지침을 넘어선 결론이 난 경우는 한 건도 없었다. 일부 전문가는 인과성 인정을 집요하게 요청했지만 ‘질병청 지침에 없다’는 한마디로 일축됐다. 이에 대해 질병청은 동아일보에 “이상반응 지침은 최신 국제 사례를 반영하는 가장 과학적인 자료”라는 입장을 밝혔다. 질병청에 따르면 이상반응이 신고된 사망자 2236명 중 6명만 인과성이 인정됐다. 지금까지 이상반응 신고는 47만1775건이었으며 보상 신청 7만8462건(심의 완료 5만4795건) 중 1만8548건이 보상을 받았다. 심의 완료 건 중 약 80%는 30만 원 미만 소액 진료비 보상이었다. 올 5월 17일 질병관리청 산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예방접종 피해조사반 회의. 지난해 8월 세상을 떠난 이유빈 씨(당시 23세)의 사망과 접종의 인과성 인정 여부를 두고 격앙된 대화가 이어졌다. 지역 역학조사관(전문의)은 “다른 원인을 찾을 수 없다”며 인과성 인정을 거듭 주장했지만 피해조사반장(의대 교수)은 “(질병청) 기준을 벗어난다. 나는 (기준을 바꿀) 권한이 없다”며 거부했다. 동아일보가 입수한 예방접종 피해조사반 및 피해보상전문위원회(피해보상위) 회의 녹취에선 이 같은 장면이 여러 번 반복됐다. 전문가들이 인과성을 인정해야 한다며 다양한 근거를 제시했지만 질병청 지침에 없는 경우 전부 거부됐다. 취재팀은 두 달에 걸쳐 코로나19 백신 접종 후 이상반응을 겪은 환자 및 사망자 유가족 158명을 대면과 전화통화, 서면으로 만났다. 이들이 시급한 과제로 가장 많이 꼽은 것은 ‘인과성 심의 회의록 공개’(49명·31%)였다.●질병청 지침에만 의존한 인과성 평가이 씨는 모더나 백신 접종 11일 만인 지난해 8월 7일 혈전증으로 인한 뇌경색으로 사망했다. 이 씨를 담당한 종합병원 의사는 ‘백신이 원인일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질병청에 이상반응 신고를 했다. 지자체 역학조사 결과 이 씨에겐 기저질환이 없었다. 혈액검사에서 나타난 사인은 ‘재난적 항인지질 증후군’이란 희귀 질환이었다. 이 병의 발병 인자로는 백신 접종과 C형 간염, 흡연 등 10여 가지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역학조사관에 따르면 이 씨는 백신 접종 외에 다른 발병 인자에 노출된 적이 없었다. 그러나 질병청 이상반응 목록엔 이 병이 없었다. 역학조사관은 회의에서 “해외 논문 가운데 백신 접종 후 ‘재난적 항인지질 증후군’이 발생할 수 있다는 내용이 있다”며 “(이 씨 죽음에) 백신 이외에 원인이 뭐가 있겠나”라고 물었지만 피해조사반장은 답변하지 않았다. 이 씨의 아버지 이남훈 씨(54)는 “심의 내용을 공개해 달라”며 질병청에 정보공개청구를 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질병청 관계자는 “회의록은 없고, (요약된) 결과록만 있다”고 답했다.●“전문위원들은 거수기 노릇”피해조사반과 피해보상위에는 전문가 다수가 참여했지만 전문성에 기반한 실질적 논의는 거의 이뤄지지 않았다. 지난해 12월 28일 피해 보상위에선 심근염 진단 후 사망한 박모 씨(당시 21세)에 대해 논의했다. 박 씨는 현역 군인으로 지난해 6월 7일 화이자 백신을 1차 접종했고, 6일 뒤 의식이 없는 채 발견됐다. 부검 결과 추정 사인은 심근염. 지난해 7월 접종과 사망의 인과성이 인정됐지만 올 1월 회의에선 ‘인과성 없음’으로 결론이 뒤집혔다. 의대 교수인 전문위원이 반론을 제기했지만 위원장은 직권으로 ‘인과성 근거 불충분’ 결론을 내렸다. 한 위원은 그 자리에서 피해조사반 구성원 일부가 피해보상위에도 포함돼 있다는 걸 거론하면서 “위원들은 거수기 노릇만 하는 꼴”이라며 반발했다. 현재 피해보상위원장이 피해조사반장을 겸임한다. 하지만 올 3월 백신안전성위원회는 환자 1500여 명을 연구한 결과를 바탕으로 심근염을 백신 접종 이상반응으로 인정했다. 피해보상전문위원은 “심근염의 경우 초기부터 많은 전문가들이 인과성을 인정해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피해보상위는 질병청 지침에 없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통계적 연구가 쉽지 않은 희소 질환의 경우 표본 수가 적은 탓에 인과성 인정은 극히 어렵다.●대법원 “인과성 입증 기준 완화할 필요”피해보상위의 ‘인과성 없음’ 결정 논리는 대법원 판례와도 배치된다. 대법원은 2014년 소아마비 백신 접종 후 발생한 장애에 대해 국가가 보상하라며 “예방접종 피해 보상은 예방접종의 사회적 유용성에 동참해 특별한 희생을 한 데 대한 보상”인 만큼 인과성 입증 기준을 완화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10년 넘게 피해보상위원으로 활동한 신현호 변호사는 “의학적으로 인과관계가 명확하게 밝혀진 것이 아니더라도 접종과 이상반응 사이에 시간적 개연성이 있고, 백신 외 이상반응을 설명할 다른 이유가 없다면 적극적으로 보상할 수 있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이 기준에 따르면 피해보상위에서 인과성을 인정받지 못한 이들 상당수가 보상 대상이 될 수 있다”고 했다.●1건당 평균 논의시간 2분 48초현행 인과성 심의 체계는 예방접종 피해보상 제도가 도입된 옛 전염병예방법(1995년 1월 시행)에 근거해 만들어졌다. 이 때문에 코로나19 같은 초유의 팬데믹을 담당하기에 적합하지 않다는 지적이 초기부터 나왔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10여 명으로 구성된 피해보상위가 심의한 사례 수는 지난달까지 4만3000여 건에 달한다. 하루 1000건 이상 검토된 날도 있었다. 본보가 입수한 26차례의 회의 녹취에서 구두 논의 사례 783건을 심의하는 데 걸린 시간은 건당 평균 2분 48초였다. 구두로 논의되지 않은 나머지 이상반응 신고 수만 건은 서면으로 검토를 마쳤다. 한 피해보상전문위원은 “중요하고 논쟁적인 사례 중심으로 논의가 이뤄질 수 있도록 개편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코로나19 피해보상위, 운영 방식 납득 어려워”코로나19 예방접종 피해보상전문위 전문위원 신현호 변호사“우리 국민 4000만 명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맞았어요. 그럼 우리나라 기준을 만들어야지요.” 코로나19 예방접종 피해보상전문위원회(피해보상위) 전문위원 신현호 변호사는 지난해 12월 18일 회의에서 이같이 성토했다. 이날 회의에선 화이자 백신을 접종하고 심근염이 발생해 사망한 21세 남성의 접종 인과성 여부를 두고 언쟁이 벌어졌다. 동아일보가 입수한 녹취에 따르면 피해보상위 위원장은 회의에서 “아직 미국 식품의약국(FDA)이나 유럽의약품청(EMA) 등에서 심근염을 화이자의 이상반응으로 인정하지 않는다. 인과관계를 인정할 수 없다”고 고집했다. 이에 신 변호사는 “무조건 국제적 기준에 따를 수밖에 없다는 것은 행정 편의적 발언”이라고 했다.신 변호사는 한국의료법학회 회장과 대한변호사협회 인권위원장을 지낸 의료사건 전문 변호사다. 2003년 만들어진 보건복지부 예방접종 피해보상 심의위원회에서 약 8년 동안 활동했다. 이후 감염병관리위원회 위원을 거쳐 2019년부터 다시 예방접종 피해보상위 전문위원을 맡고 있다. 다음은 최근 본보 인터뷰 일문일답. ―피해보상위 운영방식을 비판하는 변협 성명을 주도한 이유는? “그동안 피해보상위는 미국이나 유럽 주요 기관이 인정한 이상반응을 기준으로 피해보상을 결정해왔다. 백신 말고 이상반응의 이유를 설명할 수 없다고 위원들이 의견을 모은 경우도 ‘4-1’(인과성이 인정되기 어려운 경우·근거 불충분) 항목으로 결정됐다. 답답해서 회의 도중 ‘우리가 FDA의 한국지부이냐’고 불만을 표한 적도 있다.” ―인과성 여부는 과학적으로 따져야 하지 않나. “환자 개개인의 정보를 보고 판단하는 것이 아니라 정립된 기준만 기계적으로 적용해 보상 여부를 결정하는 게 문제다. 더구나 기저질환이 있는 환자는 백신이 기저질환을 촉진했을 수도 있는데, 입증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거의 4-2(백신보다는 다른 이유로 증상이 발생했을 가능성이 높은 경우)로 결론짓는다.” ―과거 현재 피해보상위 운영을 비교하면…. “예전에는 위원들이 난상 토론을 벌인 뒤 각자 서류에 결론을 적어 내 과반 이상의 다수결로 보상을 결정했다. 그러나 현재 피해보상위는 위원장 주도로 결론을 내리고 형식적으로 다른 위원들의 동의를 구하고 있다. 일부 위원이 반발해 한동안 의결서를 제출하지 않은 적도 있다.” ―개선 방향을 제언한다면…. “백신 예방접종 피해보상은 국가 정책에 대한 신뢰성 제고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 국가가 재난 극복을 위해 ‘안전하다, 문제가 나타나면 책임지겠다’며 접종을 권장했다. 그 후 발생한 이상반응에 대해 ‘아직 학문적으로 밝혀지지 않아 보상하기 곤란하다’고 하면 납득할 국민이 어디 있겠나.”질병청 “백신 인과성 판단 근거, 美-유럽과 크게 다르지 않아” 방역당국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과 이상반응의 인과성을 판단하는 절차가 국내외 주요 기관들의 과학적 근거에 기반해 진행됐다고 주장한다. 한국 질병당국의 판단 근거가 다른 주요국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이다. 백신 주무 부처인 질병관리청은 백신별 이상반응을 ‘코로나19 예방접종 후 이상반응 관리지침’ 형태로 관리하고 있다. 이 지침은 국내 코로나19 백신안전성위원회뿐 아니라 세계보건기구(WHO)와 유럽의약품청(EMA), 미국 식품의약국(FDA), 영국 의약품규제당국(MHRA) 등 전 세계 주요 연구와 보고서를 참고해 만들었다. 백신 접종 후 이상반응 신고가 접수되면 예방접종피해조사반은 이 지침에 등재된 부작용인지부터 살핀다. 질병청은 이 지침에 등재되지 않은 이상반응 사례가 백신 접종과의 인과성을 인정받은 사례는 아직 없다고 밝혔다. 이상반응 지침에 나온 증상들만 인과성을 인정하는 게 다소 보수적이라고 보는 시각도 있다. 이에 대해 질병청은 새로운 연구 사례가 나올 때마다 이상반응 지침을 업데이트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예컨대 심근염과 심낭염은 지난해에는 인과성이 인정되지 않았지만, 각각 올해 3월과 5월부터 인과성이 인정되고 있다는 것이다. 질병청은 “인과성을 인정하는 이상반응의 범위를 다른 어떤 나라보다 빠르게 늘리는 중”이라고 밝혔다. 일부에선 피해조사반, 피해보상전문위원회 등 질병청의 백신 이상반응 판단 과정이 불투명하다는 비판도 나온다. 질병청은 “회의 결과가 정확한지를 판단하기 위해 회의 녹화자료를 통해 확인하는 절차가 있다”면서도 “개인정보 문제와 보관 근거 부재 등의 이유로 회의 결과를 지자체에 통보한 뒤 폐기한다”고 해명했다. 정부는 백신 피해 보상을 늘리고 있다. 현재까지 총 5만4795건을 심의해 백신과의 인과성이 인정되는 1만8548건에 대해 보상했다. 질병청은 백신 접종과의 인과성이 인정되지 않더라도 시간적 개연성, 기저질환, 유전적 특성 등을 종합 판단해 최대 5000만 원의 사망위로금과 최대 3000만 원의 치료비를 지원한다. 현재까지 5명이 사망위로금을, 130명이 치료비를 받았다.유근형 기자 noel@donga.com특별취재팀▽팀장 조응형 사회부 기자 ▽박종민 김윤이 최미송(이상 사회부) 기자vaccine.donga.com후원: 한국언론진흥재단}

“표에 나온 증상만 갖고 (인과성이) 있다, 없다 판단할 거면 전문가 모셔놓고 회의할 이유가 없지 않습니까?”(2022년 5월 17일, 역학조사관) “(사망 이유를) 모르면 (인과성 없다고) 결정하지 말고, (유족에게) 미안하다고 하는 게 우선입니다.”(2021년 12월 28일, 피해보상전문위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과 이상반응의 인과성 및 피해 보상 여부를 결정하는 질병관리청 산하 예방접종 피해조사반 및 피해보상전문위원회 회의에서 나온 발언이다. 역학조사관과 전문위원이 ‘다른 원인을 찾기 어렵다’며 백신 접종과 사망의 인과성을 인정하라고 촉구했지만 2건 모두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질병청은 지난해 2월 백신 접종 시작 이후 피해조사반과 피해보상위를 통해 보상 신청된 이상반응의 백신 인과성 여부를 결정했다. 회의록을 공개하라는 유족 등의 요청이 이어졌지만 “회의록을 안 만든다”며 번번이 거절했다. 동아일보 취재팀은 지난해 9월 16일∼올해 6월 10일 9개월간 열린 두 회의의 녹취 파일을 입수했다. 47시간 42분 분량이다. 처음 공개되는 회의 내용에는 “접종 부작용을 책임지겠다”던 정부의 호언장담과 다른 실상이 드러나 있었다. 논의된 이상반응 사례 783건 가운데 질병청 지침을 넘어선 결론이 난 경우는 한 건도 없었다. 일부 전문가는 인과성 인정을 집요하게 요청했지만 ‘질병청 지침에 없다’는 한마디로 일축됐다. 이에 대해 질병청은 동아일보에 “이상반응 지침은 최신 국제 사례를 반영하는 가장 과학적인 자료”라는 입장을 밝혔다. 질병청에 따르면 이상반응이 신고된 사망자 2236명 중 6명만 인과성이 인정됐다. 지금까지 이상반응 신고는 47만1775건이었으며 보상 신청 7만8462건(심의 완료 5만4795건) 중 1만8548건이 보상을 받았다. 심의 완료 건 중 약 80%는 30만 원 미만 소액 진료비 보상이었다.특별취재팀▽팀장 조응형 사회부 기자 ▽박종민 김윤이 최미송(이상 사회부) 기자vaccine.donga.com후원: 한국언론진흥재단}

올 5월 17일 질병관리청 산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예방접종 피해조사반 회의. 지난해 8월 세상을 떠난 이유빈 씨(당시 23세)의 사망과 접종의 인과성 인정 여부를 두고 격앙된 대화가 이어졌다. 지역 역학조사관(전문의)은 “다른 원인을 찾을 수 없다”며 인과성 인정을 거듭 주장했지만 피해조사반장(의대 교수)은 “(질병청) 기준을 벗어난다. 나는 (기준을 바꿀) 권한이 없다”며 거부했다. 동아일보가 입수한 예방접종 피해조사반 및 피해보상전문위원회(피해보상위) 회의 녹취에선 이 같은 장면이 여러 번 반복됐다. 전문가들이 인과성을 인정해야 한다며 다양한 근거를 제시했지만 질병청 지침에 없는 경우 전부 거부됐다. 취재팀은 두 달에 걸쳐 코로나19 백신 접종 후 이상반응을 겪은 환자 및 사망자 유가족 158명을 대면과 전화통화, 서면으로 만났다. 이들이 시급한 과제로 가장 많이 꼽은 것은 ‘인과성 심의 회의록 공개’(49명·31%)였다.○ 질병청 지침에만 의존한 인과성 평가이 씨는 모더나 백신 접종 11일 만인 지난해 8월 7일 혈전증으로 인한 뇌경색으로 사망했다. 이 씨를 담당한 종합병원 의사는 ‘백신이 원인일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질병청에 이상반응 신고를 했다. 지자체 역학조사 결과 이 씨에겐 기저질환이 없었다. 혈액검사에서 나타난 사인은 ‘재난적 항인지질 증후군’이란 희귀 질환이었다. 이 병의 발병 인자로는 백신 접종과 C형 간염, 흡연 등 10여 가지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역학조사관에 따르면 이 씨는 백신 접종 외에 다른 발병 인자에 노출된 적이 없었다. 그러나 질병청 이상반응 목록엔 이 병이 없었다. 역학조사관은 회의에서 “해외 논문 가운데 백신 접종 후 ‘재난적 항인지질 증후군’이 발생할 수 있다는 내용이 있다”며 “(이 씨 죽음에) 백신 이외에 원인이 뭐가 있겠나”라고 물었지만 피해조사반장은 답변하지 않았다. 이 씨의 아버지 이남훈 씨(54)는 “심의 내용을 공개해 달라”며 질병청에 정보공개청구를 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질병청 관계자는 “회의록은 없고, (요약된) 결과록만 있다”고 답했다.○ “전문위원들은 거수기 노릇”피해조사반과 피해보상위에는 전문가 다수가 참여했지만 전문성에 기반한 실질적 논의는 거의 이뤄지지 않았다. 지난해 12월 28일 피해보상위에선 심근염 진단 후 사망한 박모 씨(당시 21세)에 대해 논의했다. 박 씨는 현역 군인으로 지난해 6월 7일 화이자 백신을 1차 접종했고, 6일 뒤 의식이 없는 채 발견됐다. 부검 결과 추정 사인은 심근염. 지난해 7월 접종과 사망의 인과성이 인정됐지만 올 1월 회의에선 ‘인과성 없음’으로 결론이 뒤집혔다. 의대 교수인 전문위원이 반론을 제기했지만 위원장은 직권으로 ‘인과성 근거 불충분’ 결론을 내렸다. 한 위원은 그 자리에서 피해조사반 구성원 일부가 피해보상위에도 포함돼 있다는 걸 거론하면서 “위원들은 거수기 노릇만 하는 꼴”이라며 반발했다. 현재 피해보상위원장이 피해조사반장을 겸임한다. 하지만 올 3월 백신안전성위원회는 환자 1500여 명을 연구한 결과를 바탕으로 심근염을 백신 접종 이상반응으로 인정했다. 피해보상전문위원은 “심근염의 경우 초기부터 많은 전문가들이 인과성을 인정해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피해보상위는 질병청 지침에 없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통계적 연구가 쉽지 않은 희소 질환의 경우 표본 수가 적은 탓에 인과성 인정은 극히 어렵다.○ 대법원 “인과성 입증 기준 완화할 필요”피해보상위의 ‘인과성 없음’ 결정 논리는 대법원 판례와도 배치된다. 대법원은 2014년 소아마비 백신 접종 후 발생한 장애에 대해 국가가 보상하라며 “예방접종 피해 보상은 예방접종의 사회적 유용성에 동참해 특별한 희생을 한 데 대한 보상”인 만큼 인과성 입증 기준을 완화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10년 넘게 피해보상위원으로 활동한 신현호 변호사는 “의학적으로 인과관계가 명확하게 밝혀진 것이 아니더라도 접종과 이상반응 사이에 시간적 개연성이 있고, 백신 외 이상반응을 설명할 다른 이유가 없다면 적극적으로 보상할 수 있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이 기준에 따르면 피해보상위에서 인과성을 인정받지 못한 이들 상당수가 보상 대상이 될 수 있다”고 했다.○ 1건당 평균 논의시간 2분 48초현행 인과성 심의 체계는 예방접종 피해보상 제도가 도입된 옛 전염병예방법(1995년 1월 시행)에 근거해 만들어졌다. 이 때문에 코로나19 같은 초유의 팬데믹을 담당하기에 적합하지 않다는 지적이 초기부터 나왔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10여 명으로 구성된 피해보상위가 심의한 사례 수는 지난달까지 4만3000여 건에 달한다. 하루 1000건 이상 검토된 날도 있었다. 본보가 입수한 26차례의 회의 녹취에서 구두 논의 사례 783건을 심의하는 데 걸린 시간은 건당 평균 2분 48초였다. 구두로 논의되지 않은 나머지 이상반응 신고 수만 건은 서면으로 검토를 마쳤다. 한 피해보상전문위원은 “중요하고 논쟁적인 사례 중심으로 논의가 이뤄질 수 있도록 개편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특별취재팀▽팀장 조응형 사회부 기자 ▽박종민 김윤이 최미송(이상 사회부) 기자vaccine.donga.com후원: 한국언론진흥재단 ※ 이 기사(혹은 콘텐츠, 영상, 홈페이지)는 정부광고 수수료로 조성된 언론진흥기금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문재인 정부 초기인 2017년 9월 임기가 남은 산하 공공기관장들에게 사직을 강요했다는 이른바 ‘산업부 블랙리스트 의혹’ 사건을 수사하는 검찰이 9일 백운규 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을 불러 조사했다. 검찰이 3월 25일 산업부를 압수수색하며 강제 수사에 착수한 지 76일 만이다. 9일 서울동부지검 형사6부(부장검사 최형원)는 “산업부 인사권 남용 고발 사건과 관련해 이날 오전부터 백 전 장관을 불러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백 전 장관은 2017년 7월 장관으로 취임한 뒤 전 정권에서 임명된 산하 공공기관장들에게 사표를 내도록 압박한 혐의(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를 받고 있다. 이날 오전 시작된 조사는 밤 12시 무렵까지 이어졌다. 검찰은 지난달 19일 백 전 장관 자택과 그가 교수로 재직 중인 한양대 연구실 등을 압수수색해 이메일 등 관련 자료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백 전 장관은 한양대 압수수색 현장에서 취재진과 만나 “항상 법과 규정을 준수하면서 업무를 처리했다”며 의혹을 부인했다. 검찰은 백 전 장관을 마지막으로 피의자 5명에 대한 소환 조사를 모두 끝냈다. 자유한국당(현 국민의힘)이 의혹을 제기하며 2019년 1월 백 전 장관과 이인호 전 차관 등 산업부 관계자 5명을 고발한 지 3년 5개월 만이다. 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

신풍제약 비자금 조성 의혹을 수사하던 경찰이 2016년 사망한 창업주 장용택 전 회장 등이 공모해 비자금을 조성한 것으로 보고 이 회사 A 전무 등을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넘겼다. 서울경찰청 금융범죄수사대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횡령 혐의로 A 전무를 23일 검찰에 송치했다고 25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장 전 회장과 A 전무, 의약품 원료 납품업체 대표 B 씨는 2009년부터 2015년경까지 의약품 원료 납품 단가를 부풀리는 방식으로 비자금 조성을 공모한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비자금 조성이 장 전 회장의 지시로 이뤄졌다는 취지의 진술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장 전 회장과 B 씨가 이미 사망한 상태여서 A 전무만 검찰에 넘겼다. 비자금 조성은 A 전무가 총괄한 것으로 조사됐다. A 전무의 지시를 받은 B 씨가 단가를 부풀려 세금계산서를 발행하면 신풍제약 측은 실제 단가에 해당하는 대금만 지급하고 부풀린 금액은 비자금으로 빼돌렸다. 당초 신풍제약의 비자금 조성 규모는 250억 원대로 알려졌지만 관계자들의 진술과 남아 있는 증거를 분석한 결과 57억 원의 비자금이 확인됐다. 신풍제약 법인은 허위 재무제표를 공시한 혐의로, 돈세탁을 맡은 C 씨는 대부업 등록을 하지 않고 어음 할인을 한 혐의로 함께 검찰에 송치됐다. 동아일보는 A 전무와 신풍제약 측 입장을 듣기 위해 여러 차례 연락했지만 연결되지 않았다.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

경찰이 신풍제약 비자금 조성을 2016년 사망한 창업주 장용택 전 회장 등이 공모한 것으로 보고 관계자를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넘겼다. 지난해 11월 24일 신풍제약 본사를 압수수색하며 강제수사에 착수한 지 6개월만이다. 서울경찰청 금융범죄수사대는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횡령 혐의로 신풍제약 A 전무를 23일 검찰에 송치했다고 25일 밝혔다. 경찰은 신풍제약 장 전 회장과 A 전무, 의약품 원료 납품업체 대표 B 씨가 의약품 원료 납품 단가를 부풀리는 방식으로 비자금 조성을 공모했다고 판단했다. 경찰은 수사 과정에서 비자금 조성이 이 회사 창업주인 장용택 전 회장의 지시로 이뤄졌다는 취지의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장 전 회장과 B 씨가 사망한 상태여서 A 전무만 검찰에 넘겼다. 수사를 통해 확인된 신풍제약의 비자금 조성 규모는 50억 원대인 것으로 전해졌다. 당초 신풍제약의 비자금 조성 규모는 250억 원대로 알려졌다. 남아있는 증거가 많지 않아 경찰이 수사에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전해졌다. 신풍제약 법인 또한 비자금 조성 과정에서 형성된 허위 재무제표를 공시한 혐의(주식회사 등에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 위반)로 검찰에 넘겨졌다. 비자금 조성 과정에서 돈 세탁을 맡은 신풍제약 출신 어음할인업자 C 씨는 대부업 등록을 하지 않고 어음 할인을 한 혐의(대부업 등에 등록 및 금융이용자 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로 검찰에 넘겨졌다. 장 전 회장과 A 전무는 2009년부터 2015년경까지 ‘을’의 위치에 있는 B 씨를 동원해 회사 자금을 빼돌린 혐의를 받고 있다. B 씨가 신풍제약 측의 요청을 받고 납품 원료의 단가를 부풀려 세금계산서를 발행하면 신풍제약 측은 실제 단가에 상당하는 어음만 지급하고 나머지는 비자금으로 축적하는 방식이었다. 비자금 조성 과정은 A 전무가 총괄한 것으로 파악됐다. A 전무는 부풀려진 단가에 상당하는 어음을 발행해 B 씨에게는 사본만 줬다. 원본은 C 씨에게 전달해 현금화했다고 한다. C 씨는 어음을 할인해 현금화하고 다수의 계좌를 이용해 출처가 불분명하도록 자금을 세탁해 다시 A 전무에게 전달했다. 비자금 조성에 동원된 납품업체 직원이 2019년 A 전무에게 보상을 요구하며 보낸 편지에는 “신풍제약과 납품업체 사이에서 만들어진 가공거래 금액(비자금)은 최소 246억 원”이라는 내용이 담겨 있다. 경찰은 2020년 말 신풍제약의 비자금 조성 첩보를 입수해 수사에 착수했다. A 씨 등 비자금 조성과 관련된 핵심 관계자를 조사한 경찰은 지난해 11월 서울 강남구 신풍제약 본사와 경기 안산의 공장 등을 압수수색하는 등 수사를 벌여왔다.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

문재인 정부 초기 임기가 남은 공공기관장들에게 사직을 강요했다는 이른바 ‘산업부 블랙리스트’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19일 백운규 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사진)의 자택과 한양대 사무실을 압수수색했다. 검찰은 이르면 다음 주 백 전 장관을 소환조사할 것으로 알려졌다. 19일 서울동부지검 형사6부(부장검사 최형원)는 “인사권 남용 사건과 관련해 산업부 산하기관 6곳과 한양대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이날 오전 백 전 장관 자택에 이어 오후에는 그가 교수로 재직 중인 한양대 사무실로 검사와 수사관을 보내 백 전 장관의 컴퓨터에서 e메일 등 관련 자료를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자유한국당(현 국민의힘)이 의혹을 제기하며 2019년 1월 백 전 장관과 이인호 전 차관 등 산업부 관계자 5명을 고발한 지 3년 4개월 만에 백 전 장관에 대한 첫 강제 수사가 이뤄진 것이다. 백 전 장관은 이날 한양대 압수수색 현장에서 ‘산하 기관장에게 사퇴를 강요했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항상 법과 규정을 준수하면서 업무를 처리했다”고 의혹을 부인했다. 청와대 지시 여부에 대해서도 “저희들이 (청와대의) 지시를 받고 움직이고 그러지 않았다”며 선을 그었다. 검찰은 수사에 속도를 낸다는 방침으로 이르면 다음 주 중 백 전 장관을 소환조사할 것으로 알려졌다. 올 3월 산업부 압수수색을 시작으로 수사를 본격화한 검찰은 이달 중순까지 이 전 차관을 비롯해 피고발인 4명을 불러 조사했다. 남은 것은 최종 책임자로 지목됐던 백 전 장관뿐이다. 백 전 장관 소환조사 후 수사가 문재인 정부 청와대 관계자 등으로 확대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검찰은 이날 한국석유관리원과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 등 6곳도 압수수색했다. 신성철 전 한국석유관리원 이사장과 황진택 전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장은 각각 2017년 12월, 2018년 1월 임기를 남기고 사퇴했는데 당시 사퇴 배경에 정부의 압박이 있었던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
16일 경남 거제에서 자재를 운반하다 추락해 2명이 숨진 헬기가 53년 전 만들어진 것으로 나타난 가운데 지방자치단체 상당수가 사고 헬기와 비슷한 정도로 노후화된 헬기를 사용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19일 국민의힘 서범수 의원실이 산림청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3월 기준으로 전국 10개 시도가 민간 업체로부터 임차해 산불 진화 등에 사용하는 헬기는 총 72대인데, 평균 기령(機齡·비행기 사용 연수)은 35년인 것으로 나타났다. 기령이 가장 높은 헬기는 경남도에서 임차해 사용하던 거제 사고 헬기(1969년 제조)였다. 그 밖에도 전남도와 강원도는 생산된 지 51년 된 헬기를, 전북도는 48년 된 헬기를 임차해 쓰고 있었다. 72대 중 약 40%에 해당하는 29대가 제작된 지 40년 이상 됐다. 지자체 임차 헬기의 경우 산불 발생 시 초기 진화 외에도 자재 운반 등 다양한 업무를 수행하고 있어 상대적으로 비행 횟수도 많은 편이다. 강원도는 만들어진 지 58년 된 헬기를 2019년 한 해만 77회 현장에 투입했다. 같은 해 산림청 소속 헬기의 한 해 평균 출동 횟수(약 40회)의 2배 가까이나 됐다. 반세기 전 제작된 헬기가 아직도 운항되고 있는 것은 국내에 헬기 기령 제한 규정이 없기 때문이다. 최연철 한서대 헬리콥터조종학과 교수는 “제작사에서 부품을 생산하는 기간이 길어봐야 30년인데, 이 기간을 넘어가면 부품 수급이 어려워져 중고 부품을 사용하게 되고 이로 인한 결함 우려가 없지 않다”고 했다. 반면 한 민간 헬기 업체 관계자는 “관련 법령에 따라 정비 후 검사를 받아 통과한 헬기들만 비행할 수 있기 때문에 기체가 오래됐다고 무조건 위험하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최근 지자체 임차 헬기 사고가 반복되면서 우려는 더 커지고 있다. 산림청에 따르면 2016년 이후 지자체 임차 헬기가 추락한 사고는 16일 사고를 포함해 6건인데 모두 사망자가 발생했다. 조사가 마무리된 3건의 추락사고 중 2건은 기체 결함이 원인이었던 것으로 결론 났다. 2020년 이후로는 추락 사고가 해마다 1건씩 발생했다. 한편 부산대병원에 따르면 16일 헬기 추락 사고로 중상을 입고 병원으로 옮겨졌던 정비사 박병일 씨(35)는 19일 장기를 기증하고 숨을 거뒀다.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

16일 경남 거제에서 숲길 조성에 필요한 자재를 운반하다가 추락한 헬기는 각 지자체가 민간 업체로부터 임차해 사용하고 있는 헬기 70여 대 중 사용 연수가 가장 많은 ‘최고령’이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19일 국민의힘 서범수 의원실이 산림청으로부터 제공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3월 기준 전국 10개 시·도가 민간 업체로부터 임차해 산불진화 등 용도로 쓰고 있는 헬기는 총 72대다. 16일 추락한 경남도 임차 헬기는 1969년 미국에서 제작된 ‘S-61N’ 기체로 이 가운데 가장 오래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 헬기 추락으로 기장이 숨지고 정비사 등 2명이 중상을 입었다. 자료에 따르면 지자체 임차 헬기 72대의 평균 기령(機齡·비행기의 사용 연수)은 약 35년이었다. 제작된 지 40년이 넘은 헬기만 절반에 가까운 28대였다. 통상 만들어진 지 20년이 넘은 헬기는 ‘경년기(經年機)’로 분류되는데, 72대 중 경년기로 분류되지 않는 헬기는 5대 뿐이었다. 지자체 임차 헬기는 산불이 나면 산림청이나 소방청 소속 헬기보다 먼저 현장에 도착해 초기 진화를 담당한다. 거제 사고 헬기와 같이 지자체 필요에 따라 자재를 나르는 등의 임무도 수행할 수 있어 비행 횟수가 적지 않은 편이다. 서 의원실이 지난해 확보한 자료에 따르면 강원도는 만들어진지 58년 된 헬기를 임차해 2019년 한 해에만 77회 현장에 투입하기도 했다. 이는 산림청 소속 헬기의 한 해 평균 출동 횟수보다 2배 가까이 많은 것이다. 운항 가능한 헬기의 기령을 제한하는 규정은 없다. 국토교통부 고시에 따라 제작된 지 20년이 넘은 헬기를 경년기로 분류하고 감항능력 평가와 정비 기준을 상향할 뿐이다. 이번 사고 헬기와 같은 ‘고령’ 헬기에 대한 업계의 시각도 제각각이다. 한 민간 헬기 업체 관계자는 이날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관련 법령에 따라 정비하고 검사를 받아 통과한 헬기들만 비행할 수 있다”며 “기체가 오래됐다는 것만으로 위험하다는 인식은 잘못됐다”고 지적했다. 최연철 한서대 헬리콥터조종학과 교수는 “기령이 사고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것은 아니라는 의견에 동의한다”면서도 “다만 제작사에서 부품을 생산하고 유통하는 기간이 길어봐야 30년인데, 이 기간을 넘어가면 부품 수급이 어려워져 중고 부품을 사용하게 되고 이로 인한 기체 결함이 발생할 우려가 있다”고 했다. 최쌍용 전 구미대 헬기정비과 교수도 “회전익 항공기는 고정익 항공기에 비해 기체 부하가 훨씬 크다. 개인적 의견으로는 유효 기령을 넉넉히 잡아도 30년 이상으로는 보지 않는다”고 했다. 산림청에 따르면 2016년 이후 지자체 임차 헬기가 추락한 사고는 16일 거제 사고를 포함해 총 6건이다. 6건 모두 사망자가 발생했다. 2020년 이후로는 해마다 추락 사고가 1건씩 발생했다. 조사가 마무리된 3건의 추락사고 중 2건은 기체 결함이 원인이었던 것으로 결론 났다. 최 교수는 “회전익 항공기의 경우 그동안 기체 노후화에 대한 경각심이 낮았던 것이 사실”이라며 “기술적으로 기체의 안정성이 검증됐다고는 해도 50년 된 헬기가 현장에 투입되고 있는 건 썩 바람직하진 않다”고 했다.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

배우 김새론 씨(22·사진)가 18일 음주운전을 하다가 가로수와 가드레일 등을 들이받아 경찰에 입건됐다. 김 씨 차량이 도로가에 설치돼 있던 변압기를 망가뜨려 주변 일대가 정전되며 일시적으로 시민들이 불편을 겪기도 했다. 서울 강남경찰서는 “김 씨를 음주운전 혐의로 입건했다”고 18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김 씨는 이날 오전 8시경 서울 강남구 학동사거리 부근에서 음주 상태로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을 운전하다 가드레일과 가로수, 변압기 등을 잇달아 들이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SUV가 도로 주변 구조물을 들이받고 갈지자로 운행하고 있다”는 시민들의 신고를 받고 출동해 현장에서 김 씨를 붙잡았다. 김 씨는 음주 감지기에서 양성 반응이 나왔지만 이후 음주 측정기를 부는 대신 채혈 측정을 원해 인근 병원에서 혈액을 채취했다. 경찰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검사를 의뢰해 혈중 알코올 농도를 확인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 씨의 소속사는 “정확한 검사를 위해 채혈을 했고 추후 경찰 조사 요청에 성실하게 임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김 씨가 들이받은 변압기가 망가지며 신호등이 꺼지고 주변 상점의 카드 결제가 먹통이 되기도 했다. 한국전력공사 측은 “해당 변압기로 전기를 공급받던 47개 점포와 가구가 3시간 45분 정도 정전됐다. 오전 11시 45분경 복구를 마쳤다”고 밝혔다.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

배우 김새론 씨(22)가 18일 음주운전을 하다 가로수와 가드레일 등을 들이받아 경찰에 입건됐다. 김 씨 차량이 도로 변압기를 망가뜨려 주변 일대가 정전되며 일시적으로 시민들이 불편을 겪기도 했다. 서울 강남경찰서는 “김 씨를 음주운전 혐의로 입건했다”고 18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김 씨는 이날 오전 8시경 서울 강남구 학동사거리 부근에서 음주 상태로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를 운전하다 가드레일과 가로수, 변압기 등을 잇달아 들이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SUV 차량이 도로 주변 구조물을 들이받고 갈지자로 운행하고 있다”는 시민들의 신고를 받고 출동해 현장에서 김 씨를 붙잡았다. 김 씨는 음주 감지기에서 양성 반응이 나왔지만, 이후 음주 측정기를 부는 대신 채혈 측정을 원해 인근 병원에서 혈액을 채취했다. 경찰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검사를 의뢰해 혈중 알코올 농도를 확인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 씨의 소속사는 “정확한 검사를 위해 채혈을 했고 추후 경찰 조사 요청에 성실하게 임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김 씨가 들이받은 변압기가 망가지며 신호등이 꺼지고 주변 상점의 카드결제가 먹통이 되기도 했다. 한국전력공사 측은 “해당 변압기로 전기를 공급받던 등 47개 점포와 가구가 3시 45분 가량 정전됐다. 오전 11시 45분경 복구를 마쳤다”고 밝혔다. 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

사실상 휴지조각이 된 ‘루나’와 ‘테라’(UST)를 발행한 블록체인 기업 테라폼랩스의 권도형 대표(31·사진)가 이번 폭락 사태에 대해 유감을 표했다. 스테이블코인(달러 등 법정화폐에 연동하도록 설계된 코인) 설계에 대한 실패를 인정하면서도 이를 부활시키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권 대표는 14일 트위터를 통해 “지난 며칠간 UST 디페깅(1달러 아래로 가치 추락)으로 충격을 받은 테라 커뮤니티 회원과 직원, 친구, 가족과 전화를 했다. 내 발명품이 모두에게 고통을 줘 비통하다”고 밝혔다. 이어 “탈중앙화 경제에선 탈중앙화 통화가 마땅하다고 생각하지만 현재 UST는 그런 역할을 할 수 없다는 게 확실해졌다”며 실패를 자인했다. 권 대표는 2018년 테라폼랩스를 설립해 코인 1개당 가치가 1달러에 연동되도록 설계된 테라와 자매 코인 루나를 발행했다. 그는 “나를 비롯해 연계된 어떤 기관도 이득을 본 게 없다. 나는 루나와 UST를 팔지 않았다”고도 했다. 권 대표는 이날 블록체인 커뮤니티 아고라에 ‘테라 생태계 부활 계획’도 공개했다. 그는 “기존 테라 블록체인을 업그레이드해 새로운 블록체인을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에 대해 세계 최대 코인 거래소 바이낸스의 자오창펑 대표는 “(부활 계획은) 작동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한편 권 대표 가족의 신변보호 요청과 관련된 경찰 내부 문건이 온라인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유출돼 경찰이 진상조사에 나섰다. 유출된 문건에는 신고 일시와 피해 사실, 거주지 주소 등이 구체적으로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12일 루나를 매수했다가 피해를 본 것으로 알려진 인터넷방송 진행자가 권 대표 집 초인종을 누르고 달아난 바 있다. 권 대표 배우자가 이를 신고했고 경찰은 배우자를 신변보호 대상자로 지정했다.박민우 기자 minwoo@donga.com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

사실상 휴지조각이 된 ‘루나’와 ‘테라’(UST)를 발행한 블록체인 기업 테라폼랩스의 권도형 대표(31)가 이번 폭락 사태에 대해 유감을 표했다. 스테이블코인(달러 등 법정화폐에 연동하도록 설계된 코인) 설계에 대한 실패를 인정하면서도 이를 부활시키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권 대표는 14일 트위터를 통해 “지난 며칠간 UST 디페깅(1달러 아래로 가치 추락)으로 충격을 받은 테라 커뮤니티 회원과 직원, 친구, 가족과 전화를 했다. 내 발명품이 모두에게 고통을 줘 비통하다”고 밝혔다. 이어 “탈중앙화 경제에선 탈중앙화 통화가 마땅하다고 생각하지만 현재 UST는 그런 역할을 할 수 없다는 게 확실해졌다”며 실패를 자인했다. 권 대표는 2018년 테라폼랩스를 설립해 코인 1개당 가치가 1달러에 연동되도록 설계된 테라와 자매 코인 루나를 발행했다. 그는 “나를 비롯해 연계된 어떤 기관도 이득을 본 게 없다. 나는 루나와 UST를 팔지 않았다”고도 했다. 권 대표는 이날 블록체인 커뮤니티 아고라에 ‘테라 생태계 부활 계획’도 공개했다. 그는 “기존 테라 블록체인을 업그레이드해 새로운 블록체인을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에 대해 세계 최대 코인 거래소 바이낸스의 자오창펑 대표는 “(부활 계획은) 작동하지 않을 것”고 했다. 한편 권 대표 가족의 신변보호 요청과 관련된 경찰 내부 문건이 온라인과 소셜미디어(SNS)에 유출돼 경찰이 진상조사에 나섰다. 유출된 문건에는 신고 일시와 피해 사실, 거주지 주소 등이 구체적으로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12일 루나를 매수했다가 피해를 본 것으로 알려진 인터넷방송 진행자가 권 대표 집 초인종을 누르고 달아나 바 있다. 권 대표 배우자가 이를 신고했고 경찰은 배우자를 신변보호 대상자로 지정했다. 박민우 기자 minwoo@donga.com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

“월급은 비슷하게 받는데, 10개월 더 복무해야 한다면 과연 누가 선택할까요.” 지난달 서울에 사는 대학생 김지훈 씨(21)는 학군사관후보생(ROTC)에 지원했다가 후속 서류를 내지 않고 포기했다. 김 씨는 동아일보 기자에게 “상대적으로 많은 돈을 받을 수 있어 ROTC에 지원하려 했지만 병사 월급이 크게 인상된다는 소식을 듣고 생각을 바꿨다”고 말했다.○ 지원 경쟁률 7년 만에 반 토막대학가에서 ROTC의 인기가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다. 역대 정권이 지속적으로 복무기간을 단축해 온 데다 병영 내 휴대전화 사용을 허용하는 등의 조치로 병사의 복무 여건이 개선된 반면에 ROTC는 예나 지금이나 별 차이가 없기 때문이다. 특히 윤석열 대통령의 ‘병사 월급 200만 원 인상’ 공약까지 나오면서 ROTC의 매력이 더 줄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국방부에 따르면 3월 2일 시작돼 이달 6일 마감한 올해 육군 ROTC 지원 경쟁률은 2.4 대 1로 2015년(4.5 대 1) 대비 7년 만에 거의 반 토막이 났다. 원래 4월 9일까지였던 모집 기간을 1개월 연장했는데도 지원자는 크게 늘지 않았다. 인기 하락의 원인으로는 먼저 상대적으로 긴 복무 기간이 꼽힌다. ROTC는 졸업 뒤 장교 임관 시 복무 기간이 28개월로 병사(육군 기준 18개월)보다 10개월 길다. 1968년 당시 복무 기간은 ROTC(28개월)가 병사(36개월)에 비해 8개월 짧았지만, 54년이 흐르며 병사 복무 기간이 반으로 줄어드는 동안에도 ROTC 복무 기간은 그대로다.○ 병사, 장교 월급 역전 가능성도최근 병사와 장교의 월급 역전 가능성까지 거론되면서 군 복무를 하며 목돈을 모을 수 있다는 ROTC의 매력도 사라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예전에는 장교와 병사 간 급여 차이가 컸지만 병사 월급이 지속적으로 오르면서 현재는 장교 월급(올해 소위 1호봉 기준 176만 원가량)이 병사(병장 기준 약 68만 원)의 2.6배가량이다. 여기에 대통령직인수위원회(인수위) 발표대로 병사 월급이 2025년까지 단계적으로 올라 200만 원이 될 경우 현행 소위 월급 인상률(연간 2% 안팎)을 감안하면 역전 가능성도 있다. 서울의 한 학군후보생 A 씨는 “캠퍼스에서 ROTC 지원을 열심히 홍보했지만 올해는 작년보다도 호응이 적었다”며 “병사 복지가 좋아지는 만큼 장교 지원에 대한 관심이 떨어지는 게 몸으로 느껴진다”고 했다. 이미 합격한 훈련생 중에도 중도 포기를 고민하는 사례가 나오고 있다. 서울 소재 학군후보생 B 씨는 “복무 기간과 보상 측면에서 병사 대비 장교의 메리트가 적어지다 보니 일부 후보생들은 진지하게 탈단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ROTC로 임관한 현역 육군 중위 C 씨(25)는 “대학 후배인 학군후보생이 초기 교육을 받다가 그냥 병사로 입대하겠다며 떠난 경우도 있었다”며 “병사 근무 여건이 소위보다 훨씬 낫다면 누가 간부로 복무하려 하겠느냐”고 반문했다. 이 같은 우려에 대해 인수위는 학군·학사 장교 후보생에게 주는 ‘단기복무 장려금’을 600만 원에서 3000만 원 선으로 2400만 원 인상하는 해법을 내놨다. 이에 대해 국방부 관계자는 “내부 검토 단계로 아직 시행 시점을 이야기하긴 어렵다”고 밝혔다.송진호 기자 jino@donga.com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
서울 강남구 청담동 고급 호텔 사우나에서 수천만 원 상당의 명품 시계와 현금 등을 훔친 20대 남성이 경찰에 구속됐다. 서울 강남경찰서는 특수절도 혐의로 A 씨(22)를 6일 검찰에 구속 송치하고, 공범 B 씨(22)를 불구속 송치했다고 12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 씨는 지난달 29일 오후 3시경 청담동 고급 호텔 사우나에서 목욕하던 피해자 옆에 있던 사물함 열쇠를 몰래 가져간 후 사물함에 보관돼 있던 2000만 원 상당의 ‘오데마 피게’ 시계를 훔친 혐의 등을 받고 있다. A 씨는 이 같은 수법으로 지난달 25∼29일 7차례에 걸쳐 명품 시계와 현금 등 총 6400만 원 상당의 금품을 훔친 것으로 조사됐다. B 씨는 A 씨의 범행 당시 망을 본 혐의를 받는다. A 씨는 호텔 사우나 직원의 눈썰미에 덜미를 잡혔다. 범인의 인상착의를 기억했던 직원 C 씨가 A 씨를 발견하고 따라가 범행 장면을 모두 지켜본 뒤 경찰에 신고한 것. 경찰은 A 씨의 인상착의는 확인했지만 사우나 탈의실에 폐쇄회로(CC)TV가 설치돼 있지 않아 혐의 입증에 어려움을 겪던 중이었다. A 씨를 현행범으로 체포한 경찰은 그의 집에서 수천만 원 상당의 ‘IWC’ 시계 두 점도 발견했는데 이 역시 도난품인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 관계자는 “A 씨로부터 장물을 매입한 곳 등을 계속 수사해 추가 피해 물품이 있는지 알아낼 것”이라고 밝혔다.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

서울 강남구 청담동 고급 호텔 사우나에서 수천 만 원 상당의 명품 시계와 현금 등을 훔친 20대 남성이 경찰에 구속됐다. 서울 강남경찰서는 특수절도 혐의로 A 씨(22)를 6일 검찰에 구속 송치하고 공범 B 씨(22)를 불구속 송치했다고 12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 씨는 지난달 29일 오후 3시경 청담동 고급 호텔 사우나에서 목욕하던 피해자가 바가지에 놓아 둔 열쇠를 몰래 빼돌렸다. 이 열쇠로 피해자의 사물함을 연 A 씨는 안에 보관돼 있던 2000만 원 상당의 ‘오데마 피게’ 시계를 훔쳤다. 조사 결과 A 씨는 이 같은 수법으로 지난달 25~29일 7차례에 걸쳐 명품 시계와 현금 등 총 6400만 원 상당의 금품을 훔친 것으로 드러났다. A 씨가 범행 장소로 고른 이 호텔 사우나는 낮 시간대 입장료가 2만 원이 넘는 고급 사우나다. 이곳에서 범행 대상을 물색하던 A 씨는 명품 시계를 착용한 피해자들을 표적으로 삼았다. 사건을 수사하던 경찰은 당초 사우나 탈의실에 폐쇄회로(CC)TV가 설치돼 있지 않아 검거에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전해졌다. 사우나 입구 등에 설치된 CCTV를 이용해 A 씨의 인상착의 등을 확인했지만, 범행 장면이 촬영된 CCTV 영상이 존재하지 않았던 것. A 씨는 사우나 직원의 눈썰미에 덜미를 잡혔다. 경찰이 알려준 범인의 인상착의를 기억하고 있던 직원 C 씨가 A 씨를 발견하고 조용히 따라가 범행 장면을 모두 지켜본 뒤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에 현행범으로 체포된 A 씨는 “그냥 사물함을 열어본 것일 뿐”이라며 범행 사실을 부인하다가 나중에야 모두 시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A 씨의 집에서 또 다른 피해 물품인 수천 만 원 상당의 ‘IWC’ 시계 두 점도 발견했다. 경찰은 A 씨가 범행하는 사이 망을 봐주던 B 씨도 붙잡았다. 조사 과정에서 신고가 되지 않은 A 씨의 범행도 추가로 확인됐다. 경찰 관계자는 “회수한 명품 시계는 모두 피해자들에게 돌려줬다”며 “나머지 피해 물품을 회수하기 위해 A 씨로부터 장물을 매입한 곳 등을 계속 수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

윤석열 대통령이 서울 서초구 자택에서 용산구 대통령 집무실로 첫 출근을 한 11일 아침 큰 출근길 교통 혼잡은 빚어지지 않았다. 다만 경찰이 ‘무정차 통과’를 위해 교통 신호를 조작하면서 일부 교차로에서는 차량 대기가 길어지기도 했다. 이날 윤 대통령 자택인 주상복합 아크로비스타 앞은 오전 7시 30분경부터 경호 인력과 취재진으로 북적였다. 경찰 30여 명과 대통령 경호처 직원들이 각각 회의를 하는 한편 ‘싸이카’(순찰 오토바이) 10여 대가 행렬을 이뤄 인근에 도착하는 등 부산한 모습이었다. 윤 대통령은 관저로 사용할 용산구 한남동 외교부 장관 공관 리모델링이 끝날 때까지, 이날부터 약 한 달간 자택에서 용산구 집무실까지 7km가량을 차량으로 출퇴근한다.○ 서초 자택∼용산 집무실까지 ‘8분’이날 윤 대통령은 오전 8시 21분경 자택 앞으로 나왔다. 부인 김건희 여사가 반려견들과 함께 대통령을 배웅했다. 이 무렵 아크로비스타 앞에는 통제선이 설치됐다. 진입하려던 택배 차량도 통제됐다. 윤 대통령이 탑승한 차량은 오전 8시 23분경 출발했다. 경찰은 대통령이 탄 차량이 멈추지 않도록 이동에 맞춰 교차로 신호를 파란색으로 바꿨다. 대통령 차량은 테러 위험 등에 대비해 이동 중 정차하지 않는 것이 원칙이다. 경찰은 서울성모병원 사거리 등 일부 교차로에서 대통령 차량 진행 방향으로 우회전하는 차량을 통제해 일반 차량이 행렬에 끼어드는 것을 막았다. 다만 반포대교 등에서는 대통령 차량과 일반 차량이 나란히 이동하는 모습도 연출됐다. 반포대교를 건너 서빙고로 방향으로 좌회전한 대통령 차량은 오전 8시 31분경 집무실 출입구인 용산 미군기지 13번 게이트에 도착했다. 외부 도로 이동만 계산하면 8분가량 소요된 것. 스마트폰 지도 애플리케이션에 따르면 평소 일반 차량의 같은 경로 이동에는 15∼20분가량 걸린다. 이날 대통령 차량이 출발하고 5분 후 같은 경로를 주행했을 때는 약 18분이 걸렸다. 경찰 관계자는 “시민 불편을 최소화하자는 경호처 방침에 따라 최소한의 교통통제만 했다”며 “신호 개방으로 인해 (각 교차로에서) 일반 시민들의 신호대기가 길어진 건 20∼30초가량으로 판단한다”고 밝혔다.○ “평소보다 오래 걸려” 시민 불만도그러나 대통령 출근길이 서초구 서울성모병원 사거리 등 상습 정체 구간을 지나는 까닭에 일부 운전자들은 불편을 호소했다. 서초구 주민 A 씨는 이날 “아침에 차로 아이를 학교에 데려다 주고 사평대로를 지나 돌아왔는데, 평소 10분이면 되던 길이 30분이나 걸렸다”면서 “유난히 도로 정체가 심했던 건 대통령의 차량 출근 탓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인터넷 서초구 맘카페에도 ‘유난히 차가 밀렸다’는 글이 올라왔다. 이날 대통령 자택 인근 교차로에서 교통정리 봉사를 하던 택시기사 김영산 씨(62)는 “아크로비스타에서 반포대교에 이르는 길은 평소에도 여러 방면에서 합류하는 차량이 많아 아주 복잡하다”며 “대통령의 출근이 교통에 미치는 영향이 없다고 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경찰은 교통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출근 동선과 신호 관리 방법 등을 바꿔 가며 대처한다는 방침이다. 이날은 대통령이 반포대교로 한강을 건넜지만 한남대교와 동작대교 등도 이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송진호 기자 jino@donga.com}

대통령 취임식 전날 온라인 커뮤니티에 테러 암시 글을 올린 20대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서초경찰서는 “취임식을 수류탄으로 테러하겠다고 암시하는 글을 작성한 A 씨를 충북 모처에서 임의동행 했다”고 10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 씨는 9일 오후 10시 반경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 “내일 취임식에 수류탄 테러하실 분 구합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린 혐의를 받고 있다. A 씨는 이 글에서 “일제강점기 윤봉길 의사의 도시락 폭탄. 오늘날 다시 그 친일파 후손들이 취임식을 하는 이 암울한 시대에 다시 실낱같은 희망을 불어넣어줄 열사가 필요합니다”라고 썼다. 해당 게시물은 이후 삭제됐다. 경찰은 당일 신고를 받고 내사에 착수했다. 이튿날인 10일 오전 경찰의 내사 사실이 보도를 통해 알려지자 A 씨는 또다시 글을 올려 “테러를 한다는 것도 아니고 그냥 사람을 구한다고 넌지시 장난스럽게 쓴 것”이라고 해명했다. A 씨는 경찰 관계자와 통화한 뒤 “수류탄 테러(글을 쓴) 본인입니다. 죄송합니다” “윤석열 대통령님 취임 축하드리고 다시 한 번 죄송합니다”라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경찰은 A 씨를 조사한 뒤 구체적 혐의를 검토할 방침이다. 경찰 관계자는 “장난으로 올린 글이라고 해도 범죄 혐의가 성립될 수 있다”라며 “A 씨가 어떤 의도로 글을 올렸는지, 실제 행동을 준비했는지 등을 따져볼 것”이라고 밝혔다.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

대통령 취임식 전날 온라인 커뮤니티에 테러 암시 글을 올린 20대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서초경찰서는 “취임식을 수류탄으로 테러하겠다고 암시하는 글을 작성한 A 씨를 충북 모처에서 임의동행 형식으로 붙잡아 입건했다”고 10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 씨는 9일 오후 10시 30분경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 “내일 취임식에 수류탄 테러하실 분 구합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린 혐의를 받고 있다. A 씨는 이 글에서 “일제감정기 윤봉길 의사의 도시락 폭탄. 오늘날 다시 그 친일파 후손들이 취임식을 하는 이 암울한 시대에 다시 실낫(실낱)같은 희망을 불어넣어줄 열사가 필요합니다”라고 썼다. 해당 게시물은 이후 삭제됐다. 경찰은 당일 신고를 받고 내사에 착수했다. 이튿날인 10일 오전 경찰의 내사 사실이 보도를 통해 알려지자 A 씨는 또다시 글을 올려 “테러를 한다는 것도 아니고 그냥 사람을 구한다고 넌지시 장난스럽게 쓴 것”이라고 해명했다. A 씨는 경찰 관계자와 통화한 뒤 “수류탄 테러(글을 쓴) 본인입니다. 죄송합니다”, “윤석열 대통령님 취임 축하드리고 다시 한 번 죄송합니다”라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경찰은 A 씨를 조사한 뒤 구체적 혐의를 결정할 방침이다. 경찰 관계자는 “장난으로 올린 글이라고 해도 범죄 혐의가 성립될 수 있다”라며 “A 씨가 어떤 의도로 글을 올렸는지, 실제 행동을 준비했는지 등을 따져볼 것”이라고 밝혔다. 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