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어텐션 호어(attention whore). 지나칠 정도로 타인의 관심을 갈구하는 소위 ‘관심종자(관종)’의 영어 표현이다. 그 행동이 일종의 ‘매춘(whore)’이란 비하 의미가 담겼다. ‘주목하다(pay attention)’는 말에도 ‘돈(pay)’이 포함된다. 남의 시선을 끄는 일이 기본적으로 자극적 요소를 내포하고 있음을 알려준다. 왜 그럴까. 정보가 무한대로 늘어나고 있는 반면 인간의 정보처리 속도는 이를 따라잡을 수 없기 때문이다. 베스트셀러 ‘관심의 경제학’의 저자 토머스 대븐포트 미 뱁슨칼리지 교수는 “뉴욕타임스(NYT) 일요판에 담긴 정보가 15세기에 작성된 모든 문서보다 많다. 이제 사람들의 관심을 얼마나 잘 끌어오느냐가 성공을 좌우한다”고 말한다. 가장 쉽게 주목받는 방법은 말초적 호기심 자극. 성(性) 상품화, 특정인에 대한 무차별 공격과 비난, 과장과 왜곡, 지나친 정보 공개(TMI·too much information) 등이다. 후폭풍도 따른다. 동종업계 사업가 저격 논란에 휩싸인 음식평론가, 본인의 교통사고와 아이의 엘리베이터 사고를 실시간으로 중계한 여성 탤런트에게 쏟아진 싸늘한 반응만 봐도 알 수 있다. 일종의 하수(下手)랄까. 중수(中手)는 ‘겸손한 척 자랑(humblebrag)’하거나 ‘일부러 애매모호하게 행동하는 사람(vaguebooker)’이다. “남편이 생일 선물로 샤넬 가방을 사 왔는데 원하는 디자인이 아냐. 속상해”라거나 구체적 상황 설명 없이 “힘들다…” “이제 다시는!!!”이란 말을 소셜미디어에 올려 ‘뭔 일 있어?’ 반응을 유도하는 식이다. 전자보다 더 많은 짜증을 유발한다는 공통점도 있다. 그렇다면 고수(高手)는? 대중을 상대하면서 일부러 ‘익명(匿名)’을 자처하는 예술가, 연예인, 정치인 등이 아닐까. 이달 초 영국 런던 소더비 경매장에 내놓은 그림에 원격조종 파쇄기를 숨겨놓은 후 산산조각 낸 영국의 익명 예술가 뱅크시를 보자. 예술계의 부조리와 황금만능주의를 고발하기 위해서라는 의도는 이해하나 이 익명 소동극이 그의 명성을 높여줬음도 부인할 수 없다. 원래도 유명한 그가 엄청난 스포트라이트를 추가로 받았을 뿐 아니라 낙찰자는 엉망이 된 그 그림을 104만 파운드(약 16억 원)란 고가에 그대로 매입하겠다고 밝혔다. 어디까지가 풍자고 어디까지가 마케팅인지 아리송하다. ‘나폴리 4부작’으로 유명한 이탈리아의 얼굴 없는 소설가 엘레나 페란테. 이 작품은 세계적으로 1000만 부 판매량을 기록했지만 아무도 정체를 모른다. 작가를 추적하기 위한 언론의 잇따른 보도, 지목된 인물들의 반응, ‘불필요한 신상 털기’와 ‘독자의 알 권리’ 논란이 대립하면서 작가에 대한 주목도와 판매 부수는 더 올라간다. 9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비난한 NYT 익명 칼럼, 과거 문학잡지 악스트(Axt)가 익명 영화평론가 듀나와 가진 인터뷰도 마찬가지다. 기고자나 인터뷰이의 정체가 밝혀졌다면 이만한 주목을 받았을까. 누구나 더 많은 관심을 원하고 더 유명해지려다 보니 역설적으로 익명이 더 주목받는 시대. 익명 다음엔 무슨 수단으로 관심을 유발해야 할까. 하나는 분명하다. 어떤 형태든 타인에 대한 공감과 배려는 꼭 필요하다. 하정민 디지털뉴스팀 차장 dew@donga.com}

지난달 말 소위 ‘필라테스 뚱땡이’ 사건이 온라인을 달궜다. 서울 모처에서 필라테스 학원을 공동 운영하던 원장 A 씨는 오랜 고객을 ‘뚱땡이’로 칭한 카카오톡 메시지를 잘못 보내 폐업했다. 피해자가 사건 발생 및 진행 과정을 낱낱이 중계하는 동안 A 씨는 여론의 혹독한 비판과 마주하다 사실상 밥줄이 끊겼다. 고객 비하도 모자라 초기 대처도 치졸했던 A 씨. ‘고등학생인 회원님이 귀여워서 그랬다’ 운운하는 첫 사과에서는 진심이 느껴지지 않는다. 누리꾼이 A 씨 비난에 앞장서고 피해자가 일방적 지지와 동정을 받은 이유다. 사건은 피해자의 마지막 글 2개로 일종의 반전을 맞았다. 이미 남은 수강료를 환불받았고 A 씨와 동업자 B 씨의 거듭된 사과도 있었지만 그는 기존에 현금으로 낸 수강료를 현금영수증 미발행 건으로 탈세 신고하며 “화나는 마음에 국세청에 알렸다”고 밝혔다. “나로 인해 불의의 피해를 입은 동업자 B 씨가 다른 곳에서라도 강사 생활을 할 수 있도록 선처해 달라”는 A 씨의 호소에도 “도움 줄 부분이 없다”고 거절했다. 이 사건이 채선당 임신부 폭행, 240번 버스운전사, 평창 겨울올림픽 팀추월 왕따 등 온라인 여론재판 논란에 휩싸인 과거 사례와 결정적으로 다른 점이다. 피해자는 본인도 혜택을 본 현금 할인을 고의 신고한 데다 자신을 ‘뚱땡이’로 칭한 증거가 없는 B 씨의 생계가 위협받는데도 이를 묵인하고 방조했다. ‘당사자 간 합의로 끝날 일을 온라인에 널리 알려 특정인을 망신 주는 일종의 디지털 자경단(Digital vigilantes)처럼 행동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피해자와 가해자의 경계가 모호해지자 여론도 ‘피해자가 지나쳤다’ ‘원인 제공자가 잘못’으로 엇갈린다. 아무리 비난받을 행위를 했더라도 수사와 처벌은 국가기관의 적법한 절차를 거쳐야 한다. 하지만 이처럼 인터넷이 사적 제재 및 보복 도구로 쓰이는데도 우리 모두는 너무도 무심하고 때로는 이에 가담한다. 헤어진 연인에게 앙심을 품고 과거사를 시시콜콜 까발리거나 사내 불륜 같은 자극적 소재의 주인공이 된 일반인 신상을 무차별적으로 유포하는 일이 얼마나 빈번하게 이뤄지는가. 대중이 흥밋거리 정도로 이를 지인과 공유하고 퍼 나르는 동안 한 인간의 인권은 처참히 유린된다. 지금도 검색 한 번에 쌍둥이 딸의 성적을 조작했다는 의혹을 받는 숙명여고 교무부장 이름, ‘캠리 차주’가 사는 인천 아파트와 그의 미용실 이름, 필라테스 사건의 업소명과 위치, 이해관계자의 이름도 찾을 수 있다. 사실관계에 대한 명확한 파악이 끝나지 않았는데도 이들에게 돌을 던지는 익명의 대중도 여전하다. 누구도 그들에게 특정인을 재판하고 처벌할 권리를 주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이제 피해자라 주장하는 이의 일방적 주장으로만 진행되는 여론재판이 정당한지, 여론재판에 의해 가해자로 지목된 사람이 실제 잘못보다 훨씬 큰 피해를 보지는 않는지, 여론재판을 사적 제재 및 보복 도구로 사용하는 사람은 어떤 처벌을 받아야 하는지 등에 대한 공론화와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지 않을까. 개인 또는 집단이 온라인에서 자의적으로 특정인을 응징하는 것을 묵과하는 동안 우리 모두는 그 ‘디지털 린칭(Digital lynching)’의 또 다른 피해자가 될지도 모른다. 하정민 디지털뉴스팀 차장 dew@donga.com}

‘남의 상가(喪家)에서 내 설움에 곡(哭)한다’는 말이 있다. 어릴 적 집안 어른의 빈소에 가면 망자의 배우자와 자녀보다 훨씬 서럽게 통곡하는 이가 꼭 있었다. 어린 마음에도 무척 의아했지만 왜 그러느냐고 물어볼 순 없었다. 어느 정도 나이를 먹고 알았다. 가족보다 더 오열하는 사람의 상당수는 망자와의 인연이나 애통함 때문이 아닌 자신의 감정을 여과 없이 쏟아내는 일종의 투사(投射)를 한다는 걸. 누가 봐도 더 슬플 사람 앞에서 공개적으로 펑펑 우는 일이 고인과 유가족을 얼마나 위하는 행동인지는 모르겠다. 어쨌든 그런 행위가 무리 없이 받아들여지던 시절이 있었다. 노회찬, 최인훈, 황현산 등 우리 사회에 족적을 남긴 인물들이 떠났다. 황현산 평론가는 생전 소셜미디어로 활발히 대중과 소통해 그를 기리는 글이 유달리 많다. 고인과의 추억을 회고하거나 그의 저작물에 대한 칭송이 주를 이루지만 몇몇은 좀 이질적으로 느껴진다. 얼핏 봐도 고인과 오프라인에서 큰 인연이 없어 보이는 사람들이 ‘눈물이 날 것 같아 선생님 책을 못 펴겠다’거나 ‘사진과 이름만 봐도 눈물이 나서 소셜미디어에 못 들어오겠다’고 한다. 그를 시대의 사표(師表) 혹은 유일한 큰어른으로도 치켜세운다. 하지만 고인의 동생 황정산 시인은 장례 후 ‘형을 국민 스승이라 부르는 사람이 있는데 형은 이 말을 좋아하지 않았다. 누구보다 권위나 개인숭배를 싫어했다’는 글을 남겼다. 한 인플루언서(소셜미디어 등에서 많은 추종자를 거느리며 상당한 영향력을 발휘하는 개인)는 ‘황현산 선생이 아버지와 한날한시에 돌아가신 것을 위안으로 삼는다’라고 썼다. 두 망자가 생전 어떤 인연이었는지는 모르겠다. 설사 있다 해도 본인이 상주로 정신없을 와중에 부친의 사망과 법적 타인의 죽음을 엮어 트윗을 날리는 행동이 많은 공감을 살까. 이에 대해 한 트위터리안은 ‘자기 아버지 돌아가셨다고 사진 첨부해서 감성 팔고 있는 것 이해가 안 감. 거기에 황현산 선생 돌아가신 것까지 엮어서’라고 지적했다. 표현이 좀 거칠지만 상례 중 상주가 불특정 다수에게 소셜미디어로 부모의 죽음을 알리는 일이 아직 사회적으로 널리 통용되지 않는다는 점도 감안해야 한다. 물론 혈족만 절절한 추모와 애도를 할 자격이 있는 건 아니다. ‘개인 계정에 내가 쓰고 싶은 말을 쓰는데 무슨 상관이냐’는 반론도 타당하다. 하지만 공개 소셜미디어에 올린 유명인에 관한 글이 100% 개인 용도일 순 없다. 파급 효과를 몰랐을 리 없으니 내용에 대한 논쟁은 일정 부분 불가피하다. 이런저런 일들을 보면서 디지털 시대의 적절한 애도 방식이 무엇일지 생각해본다. 빈소를 찾든 온라인 조문을 하든 핵심은 진정성이다. 황현산의 책 한 번 안 읽어 보고 ‘고인의 명복을 빈다’고 쓰거나, 남들에게 ‘대체 무슨 인연이길래 저렇게까지…’란 느낌을 주는 과도한 감정 표현은 자제해야 하지 않을까. 과유불급과 중용의 미덕은 언제나 유효하다. ※R.I.P=Rest in Peace의 줄임말로 영미권에서 망자의 영면을 비는 표현. 한국의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와 유사한 뜻이다. 하정민 디지털뉴스팀 차장 dew@donga.com}

▲미 케이블채널 쇼타임의 드라마 ‘어페어’ 지난달 시즌4를 시작한 미국 케이블 채널 쇼타임의 드라마 ‘어페어(Affair)’. 통속극이지만 많은 비평가와 시청자로부터 ‘고품격 막장’이란 찬사를 받고 있다. 점 찍고 변신하는 여주인공과 김치 싸대기는 없다. 말 그대로 한 유부남과 유부녀의 불륜을 따라간다. 드라마의 명성은 다중시점 플롯에 기인한다. 만남, 불륜, 결혼, 파국, 새로운 사랑에 관한 이야기가 두 주인공과 주변인에 의해 매번 달리 표현된다. 서로에 대한 남녀의 기억은 완벽히 엇갈린다. 마주친 장소, 걸친 옷, 먼저 유혹한 이, 사랑을 나누는 내밀한 순간에 속삭인 말, 관계가 어긋나는 이유까지. 극 중이라지만 배우자와 자식을 팽개치고 만난 사람들조차 이러니 평범한 인간관계에서 겪는 기억의 자의적 왜곡과 소통 오류가 오죽할까. 둘러보면 현실도 크게 다르지 않다. 최근 인기 팟캐스트에 출연한 여성 연예인이 유명 축구선수인 전 애인 이야기를 시시콜콜 털어놔 홍역을 치렀다. 해당 축구선수는 교제 사실을 인정한 적이 없다. 둘 사이의 진실은 아무도 모른다. 당사자들도 마찬가지다. 나에겐 일생을 건 사랑이 상대방에겐 흔한 ‘썸’일 수 있다. 어찌 됐든 “지금 다른 이와 사귀고 있다”면서도 방송 출연 때마다 사골 우려먹듯 이를 거론하는 듯한 태도가 역풍을 불렀다. 누리꾼들이 ‘너무 과한 정보(TMI·Too Much Information)’라고 비판한 이유다. 연예인이 대중의 관심으로 먹고산다지만 이미 끝난 연애사를, 상대방 동의 없이 이렇게 속속들이 노출해도 되는 걸까. 이성 문제로 구설에 오른 몇몇 유명 정치인 사례도 마찬가지다. 권력형 범죄는 마땅히 처벌받아야 하나 시시비비를 가리는 과정에서 더 오래 기억되는 건 막장드라마 대사 같은 서로의 주장뿐이다. 먹고살기 힘든 국민들이 왜 ‘한밤중 부부 침실에 들어와 우리를 내려다봤다’ ‘아니다. 침실로 가는 계단에 쪼그리고 있었다’와 같은 공방을 실시간으로 접해야 하나. 인간의 삶과 마찬가지로 인간관계에도 생로병사가 있다. 상열지사의 당사자건 특정 목표와 이상을 위해 뭉쳤던 사이건 한때의 뜨거움을 뒤로하고 헤어져야 할 때가 온다. 열정이 클수록 이별의 고통도 크지만 피하고 싶다고 해서 피할 수는 없다. 상대를 비난하고 흠집 내 봤자 내 얼굴에 침뱉기요, 나의 진정성만 의심받는다. 4일 전 돌아오지 못할 곳으로 떠난 소설가 최인훈. 대표작 ‘광장’에서 “세상에 지지 않는 사람이 있을까. 사람은 한 번은 진다. 다만 얼마나 천하게 지느냐, 얼마나 갸륵하게 지느냐가 갈림길”이라고 했다. 이별을 이 말에 대입해 본다. “사람은 한 번은 이별한다. 다만 얼마나 천하게 이별하느냐, 얼마나 갸륵하게 이별하느냐가 갈림길이다.” 가장 빛났던 순간을 스스로 훼손하지 않는 성숙한 이별을 보고 싶다. 하정민 디지털뉴스팀 차장 dew@donga.com}

▲ 1999년 프랑스오픈 여자단식 결승전의 논란 장면1999년 6월 테니스 프랑스오픈 여자단식 결승전. ‘알프스 소녀’ 마르티나 힝기스(스위스·당시 19세)와 ‘여제’ 슈테피 그라프(독일·당시 30세)가 맞붙었다. 힝기스는 중반까지 경기를 주도했다. 1세트를 얻었고 2세트에서도 그라프의 서비스 게임을 따내 2-0으로 앞섰다. 자신의 서비스 게임만 지켜도 왕관을 쓸 수 있었다. 문제의 2세트 3번째 게임. 그라프의 공을 힝기스가 넘겼다. 그라프는 되받지 못했다. 육안으로는 공이 그라프 코트 끝에 살짝 걸친 듯했지만 판정은 아웃. 힝기스는 격렬히 항의했지만 심판진은 완고했다. 항의 도중 그라프 코트로 건너가 해당 공의 자국을 확인하는 반칙을 범해 벌점 1포인트만 더 잃었다. 경기 흐름이 확 바뀌었다. ‘멘붕’에 빠진 힝기스는 결국 졌다. 눈물범벅으로 시상대에 올라 “꼭 이 대회에서 우승하겠다. 그땐 내 편이 있으면 좋겠다”고 했지만 불발됐다. 코카인 복용, 잦은 은퇴 번복, 이혼까지 겹친 그는 메이저 대회에서 다시 우승하지 못했다. 10대 때 무려 5개 메이저를 석권하며 또 다른 마르티나 나브라틸로바, 그라프, 세리나 윌리엄스가 될 수도 있었던 천재 소녀는 흔적 없이 사라졌다. 힝기스의 몰락이 그 판정 때문만은 아니다. 그러나 당시 공의 궤적을 좇는 전자 판정 시스템 ‘호크아이’가 있었으면 어땠을까. 단순히 한 선수의 억울함 해소가 아니라 불필요한 논란에 휩싸인 메이저 결승전의 권위가 훼손되는 일은 없었을 것이다. 연구 결과도 이를 입증한다. 2007년 윔블던 대회 판정을 일일이 분석한 미국 UC데이비스 연구진은 총 83건의 오심을 발견했다. 이 중 84%인 70건이 ‘아웃’ 선언 때 발생했다. 의도적 편파가 아니라면 ‘아웃 오심(실제 인을 아웃으로 판정)’과 ‘인 오심(실제 아웃을 인으로 판정)’은 비슷한 비율이어야 한다. 허나 절대다수 오심은 아웃 선언 때 이뤄졌다. 디지털 기술의 혜택을 입을 수 없었던 19년 전의 19세 소녀가 안스러운 이유다. 2018 러시아 월드컵의 비디오 보조심판 ‘VAR’ 논란이 한창이다. 축구 강국에만 유리한 판정, 판독 요청 주체가 감독 및 선수가 아닌 심판이란 점은 비판받아 마땅하고 개선도 시급하다. 하지만 호크아이, 펜싱 전자판정기, 야구나 배구의 비디오 판독에서 보듯 스포츠계의 디지털화 바람은 이미 거부할 수 없는 흐름이다. 특히 스포츠의 최대 가치는 누가 뭐래도 공정함이다. ‘육체’와 ‘땀’이라는 가장 인간적인 영역에 들어온 디지털이지만 인간의 오류를 줄여줄 가능성이 있다면 쌍수를 들고 환영해야 하지 않을까. 스포츠계뿐이랴. 갖가지 파동에 얼룩진 법조계, 과도한 규제를 남발하는 공무원, 자신의 이해관계를 ‘민의’라 주장하는 시민단체 등 소위 사회의 ‘심판’을 자처하며 공정의 가치를 훼손하는 세력들을 보노라면 속히 인공지능(AI) 판검사와 공무원을 도입해 달라는 국민청원이라도 하고 싶다. 하정민 디지털뉴스팀 차장 dew@donga.com}

“인간에게는 누구나 자신만의 지옥이 있다.” 만화가 이현세의 히트작 ‘남벌’에 나오는 문구다. 권력자와 유명인을 종종 접하는 직업을 가진 후 그 의미를 어렴풋이 이해할 수 있었다. 생때같은 자식을 자살이나 불치병으로 잃은 고위 관료, 불임으로 부부관계 파탄 난 기업 임원, 끝없는 인정 투쟁에 찌든 유명 교수…. 처지와 상황은 달랐으나 누구나 남들이 부러워하는 삶을 살면서 당사자는 전혀 만족하지 않는다는 점이 같았다. 3일 간격으로 세상을 등진 미국 유명 디자이너 케이트 스페이드와 셰프 겸 방송인 앤서니 보데인을 보며 이 말을 되새겼다. 둘은 자신의 분야에서 일가를 이뤘고 그 성공 또한 현재진행형이었다. 명사 재산을 공개하는 온라인 매체 셀러브리티넷워스닷컴에 따르면 미주리주 시골 소녀에서 뉴욕의 패션 여왕으로 변신한 스페이드는 2억 달러(약 2230억 원), 미슐랭 별 2개 식당의 요리사이자 베스트셀러 작가, 방송 진행자를 종횡무진한 ‘셰프테이너의 원조’ 보데인은 1600만 달러(약 178억 원)의 재산을 지녔다. 부, 명성, 영향력을 다 갖춘 그들조차 자신만의 암흑에 갇혔다는 사실에 먹먹함을 느꼈다.보데인의 쇼 ‘미지의 일부(Parts Unknown)’를 즐겨보는 기자에겐 특히 그의 자살이 ‘멘붕’으로 다가왔다. 이 프로그램은 위트 있고 신랄한 문체로 전업 글쟁이 뺨치는 실력을 보여준 보데인의 개성과 매력을 극대화했다. 그는 유명 식당과 관광지가 아닌 현지인이 즐겨 찾는 허름한 식당에서 그들의 삶을 살폈다. 로스앤젤레스 한인타운 식당에서 1992년 흑인 폭동의 상흔을 찾고, 독재자 카다피 사후 리비아 젊은이들의 삶이 어떻게 달라졌는지를 보여주는 이 쇼는 단순한 먹방과 음식 평론을 넘어선 한 편의 문화인류학 교과서였다. 2016년 5월 그가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과 베트남 서민 식당에서 쌀국수를 먹는 모습이 세계적 화제가 된 것도 같은 맥락이다. 현대 미국 역사에 치욕을 안긴 과거의 적이 새로운 동맹이 됐음을 그 어떤 외교 문서보다 생생히 알려주는 이 장면을 두고 아무도 ‘이미지 정치’ ‘기획 연출’이라 비난하지 않았다. 시청자들이 보데인의 진정성을 인정했기 때문이다.둘의 죽음 후 이유와 방식, 일반인에게 미칠 후폭풍에 대한 보도가 한창이다. 우울증에 관한 연구 결과, 유명인 자살을 다루는 미디어 행태에 대한 갑론을박도 뜨겁다. 어느 하나 뾰족한 것은 없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미 자살자의 절반은 생전에 정신 건강에 문제가 없다는 진단을 받았다. 10대 여학생의 자살을 소재로 지난해 큰 반향을 일으킨 넷플릭스 드라마 ‘13가지 이유’에 대한 연구도 비슷하다. 샌디에이고 주립대에 따르면 방영 후 미 검색 사이트에서는 자살 방법과 예방법에 대한 검색률이 모두 20%포인트 이상 늘었다. 이젠 ‘인명재천’ ‘안분지족’만 강조하기보다 빛과 어둠, 희망과 절망, 생명과 죽음 등 삶이 지닌 양면성부터 인정해야 하지 않을까. 그래야 부러운 타인의 삶에 지옥이 있듯 보잘것없는 내 일상에도 숨은 천국이 있음을 깨달을 날이 올 것 같다. 그 누구에게도 삶의 무게를 견디는 일이 쉽지 않음을 알려준 두 사람의 명복을 빈다. 하정민 디지털뉴스팀 차장 dew@donga.com}

6.13 지방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이 압승했다. 13일 오후 6시 KBS, MBC, SBS 등 지상파 방송 3사의 출구조사 결과, 광역자치단체장 17곳 가운데 더불어민주당이 14곳에서 당선이 예상됐다. 자유한국당 후보는 2곳, 무소속 원희룡 후보(제주)가 1곳에서 각각 당선이 예상됐다.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구 12곳 중에서도 더불어민주당이 10곳에서 당선이 예상됐다. 자유한국당 후보 1곳에서 당선이 예상됐고 충북 제천시·단양군은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 후보가 오차 범위내 경합 상태다. 17개 시도교육감 선거에 대한 출구조사 결과 12곳에서 출마한 현직 교육감 중 11명이 예상득표율 1위를 차지했다. 하정민 기자 dew@donga.com}

출처: 유튜브 과학채널 AsapSCIENCE 인간의 청각 오류, 즉 ‘착청(錯聽·auditory illusion)’을 소재로 한 동영상이 세계적 화제다. 영상은 12일 미국 유명 커뮤니티 사이트 레딧에 올라온 게시물이다. 녹음된 음성이 ‘로럴’로 들리는지 ‘얘니’로 들리는지를 묻는 질문에 ‘로럴이다’ ‘얘니다’ ‘둘 다 들린다’ ‘둘 다 아니고 완전히 다른 소리다’ 등 갖가지 의견이 난무한다. 유사품으로 장난감 캐릭터 명칭이 ‘브레인 스톰(brainstorm)’과 ‘그린 니들(green needle)’ 중 무엇인지를 구별하라는 동영상도 등장했다. 2015년 온라인 세상을 달궜던 ‘파검(파랑·검정)’ vs ‘흰금(흰색·금색)’ 드레스 대결 저리 가라다. 유튜브의 유명 과학채널 ‘최대한 빠른 과학(AsapSCIENCE)’은 이번 논쟁에 대한 흥미로운 분석을 내놨다. 우선 이 동영상을 접하기 전 ‘얘니’와 ‘로럴’ 중 무엇을 먼저 들었느냐에 따른 점화 효과(priming effect)가 상당한 영향을 미친다고 했다. 두 단어의 철자가 많이 다르지만 음성학적 발음은 큰 차이가 없다고도 덧붙였다. 또 컴퓨터·스마트폰·헤드폰 등 어떤 기기로 재생하느냐에 따라 소리가 많이 달라지고 주파수가 높은 소리에 대한 개개인의 민감도도 큰 영향을 미친단다. 특히 나이가 들면 높은 주파수 음역의 소리를 잘 듣지 못하므로 젊을수록 ‘얘니’, 나이가 많을수록 ‘로럴’로 들린다는 설명은 수백 번 들었어도 ‘오로지 로럴’이었던 기자에게 씁쓸함을 안겼다. 비단 청각뿐일까. 인간의 오감이 얼마나 불완전한지를 알려주는 증거는 차고 넘친다. 같은 길이의 선이지만 양 끝의 화살표가 안과 밖 중 어디로 향했느냐에 따라 바깥 화살표의 선이 더 길어 보이는 ‘뮐러리어 착시’, 특정 현상에만 주의를 집중하면 같은 시공간에 고릴라처럼 큰 물체가 지나가도 인지하지 못하는 ‘부주의 맹시(inattentional blindness)’는 시각의 한계를 잘 보여준다. 사고로 팔다리를 잃은 사람들이 존재하지 않는 신체 부위에 대해 여전히 감각을 느끼는 ‘환상사지(phantom limb)’는 촉각 오류의 대표 사례다. 즉 우리가 보고 듣고 만지고 냄새 맡는 것에 대한 100%의 확신은 위험하다. ‘내가 봤는데 A가 옳다’ ‘내가 들었으니 B가 맞다’는 태도는 그 자체로도 오류를 내포할 뿐 아니라 다양성과 다원주의가 중요한 현대사회에 어울리지도 않는다. 현실은 어떤가. “네 청력에 문제 있는 거 아냐? 완전히 ‘로럴(얘니)’인데?” 정도면 양반이다. “이게 얘니(로럴)라고 주장하는 넌 사문난적!”이라는 사람들만 넘친다. ‘내로남불 DNA’를 뼛속까지 장착한 정치인, 남이 나와 다른 신앙을 가질 수 있다는 사실을 용납할 수 없는 종교인, 자신과 정치 성향이 다른 사람들을 ‘적폐’ ‘×까’로 매도하는 사람들…. “내가 너고, 네가 나”라는 말은 드라마 주인공에게나 어울린다. 나는 네가 아니고 너도 나일 수 없다. 이 작은 사실을 인정하는 것이 그리 어려운 일일까. 하정민 디지털뉴스팀 차장 dew@donga.com}

지인의 얘기다. 어머니와 사소한 언쟁을 벌이다 감정이 격해졌다. “엄마는 늘 이런 식이야. 나를 감정 쓰레기통 취급한다고”라고 쏘아붙이자 그의 모친이 되물으셨다. “대체 그 말이 뭔 뜻이냐?” 칠십 노인에게 감정 노동이란 단어가 익숙할 리 만무. 다툼도 흐지부지 끝났단다. 비슷한 모습을 종종 본다. 핵심은 “내가 너를 어떻게 키웠는데 감히”와 “당신의 자기만족일 뿐 내가 원한 건 아니었다”의 대립. 여기에 성(姓)이 다른 식구가 생기고 내 집 마련, 양육, 간병 등 경제사회학적 문제가 겹치면 기껏 5∼6명인 가족 구성원 사이에서도 ‘만인의, 만인에 대한 투쟁’이 벌어진다. 일본 유명 영화감독 기타노 다케시가 가족을 ‘남이 안 보면 내다버리고 싶은 존재’로 정의한 이유다. 미 시사주간지 뉴요커는 최근 일본의 ‘가족 대여(rent-a-family)’ 산업을 집중분석했다. 홀몸노인, 싱글맘, 과년한 처녀총각 등이 회당 수십만, 수백만 원을 내고 배우자, 자녀, 약혼자 등을 빌린다. 고객이 원하면 자녀의 학교 상담에도 동행하고 가짜 결혼식도 가능하다. 돈으로 맺어진 계약 관계이지만 고객 만족도가 상당하다. 외동딸과 의절한 지 반년 만에 아내까지 잃은 60대 회사원 니시다 가즈시게 씨. 외로움에 지친 그는 ‘패밀리 로맨스’란 가족대여 회사를 통해 아내와 딸을 빌렸다. 처음 셋은 카페에서 차를 마시고 헤어졌다. 만남이 계속되면서 니시다 씨의 집에서 음식을 만들어 먹고 속깊은 얘기까지 나누게 됐다. “대여 딸과의 대화를 통해 진짜 딸이 왜 집을 나갔는지 조금 이해하게 됐다. 딸에게 계속 집으로 돌아오라고 말한다. 곧 다시 만날 수 있지 않을까.” 니시다 씨의 말이다. 다소 기괴하거나 소름 끼칠 수 있다. 과연 바다 건너 일이기만 할까. 우리도 ‘식구(食口)’의 개념은 사라진 지 오래다. 명절이 아니면 다 같이 모이기도 힘들고 모인들 서로 스마트폰을 들여다보기 바쁘다. 심심하면 등장하는 존속살인과 친부모의 아동학대 사건은 어떤가. 엄부자모(嚴父慈母), 희생, 헌신, 효심 등이 대표했던 기존 가족제도는 싫든 좋든 박물관 속 유물로 전락했다. 역설적으로 그럴수록 가까운 이의 사랑, 신뢰, 지지를 갈구하는 수요는 더 늘어난다. 현대사회학의 기념비적 결과물인 ‘하와이 카우아이섬 종단 연구’. 미 심리학자 고(故) 에미 워너가 이끄는 연구진은 1955년 범죄와 알코올 중독이 만연한 카우아이섬의 신생아 833명이 18세가 될 때까지 추적했다. 훗날 그중 특히 더 열악한 환경에서 자란 201명의 삶을 살펴봤더니 놀랍게도 72명은 환경의 영향을 받지 않고 훌륭한 사회인이 됐다. 비결은 단순했다. 어떤 상황에서도 그들을 믿어주고 응원해준 단 한 사람이 있었기 때문. 그 버팀목은 가족, 선생, 지인, 친구 등 다양한 형태로 존재했다. 돈 없는 부모와 공부 못하는 자식을 서로 사람 취급 안 하는 가정에서 버팀목이 생겨날 리 만무하다. 또래집단, 회사 등에서도 마찬가지다. 피가 섞였든 섞이지 않았든 우리는 다른 이에게 버팀목 노릇을 하고 있을까. 하정민 디지털뉴스팀 차장 dew@donga.com}

“페이스북이 동영상 부문에서 유튜브와 경쟁하겠다고? 우리를 따라 해서 이길 수 있을까? 아기들 사진이나 열심히 유통할 것이지….” 수전 워치츠키 유튜브 최고경영자(CEO)는 올해 2월 한 콘퍼런스에서 페이스북에 대한 질문을 받자 이렇게 말했다. 조롱과 경멸이 섞인 답변 뒤로 유튜브가 페이스북을 제치고 ‘대세’가 됐다는 자부심이 가득했다. 지난달 미국 조사기관 퓨리서치센터가 올해 미국 성인의 소셜미디어 이용률을 조사한 결과 유튜브는 73%로 페이스북(68%)을 제쳤다. 페이스북은 해당 조사가 시작된 2012년부터 6년간 부동의 1위였지만 올해 조사 대상에 처음 포함된 유튜브에 밀렸다. 유튜브란 ‘외부의 적’ 못지않게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창업주를 괴롭히는 것은 ‘내부의 적’ 아닐까. 하버드대 동문인 크리스 휴스 공동 창업자, 숀 파커 초대 사장, ‘좋아요’ 버튼을 만든 개발자 저스틴 로즌스타인, 차마스 팔리하피티야 부사장, 초기 투자자 로저 맥너미 등 한때 생사고락을 나눈 이들이 최근 “페이스북이 사회를 작동하는 방식을 파괴하고 있다”며 잇달아 비판을 가하고 있다. 이들은 저커버그 개인이 아니라 페이스북이란 플랫폼의 운영 방식에 대한 본원적 의문을 제기한다. 단순히 회사 요직에서 멀어진 데 따른 보복성 발언으로 넘길 수 없는 이유다. 그 정점에 있는 사람이 페이스북의 초대 타기팅 광고 담당자이자 사용자 데이터를 수익으로 전환하는 플랫폼 개발에 앞장선 안토니오 가르시아 마르티네즈. 2013년 퇴사한 그는 지난해 내부고발 성격이 짙은 책 ‘카오스 멍키’를 통해 페이스북의 속살을 낱낱이 까발렸다. 마르티네즈에 따르면 페이스북에서 사내 보안은 이용자 개인 정보보다 훨씬 중요하다. 보안팀은 옛 동독 비밀경찰 슈타지처럼 직원들을 엄격히 감시한다. 저커버그가 직원에게 보내는 이메일의 첫 문장은 “메일 내용을 공유하지 말라. 안 그러면 보안팀이 출동한다”다. 혁신과 문제 해결이란 미명하에 법을 회피하려는 문화가 만연하며 아무도 이를 개선하려 하지 않는다고 폭로했다. 그는 저커버그가 회사를 이렇게 운영하는 이유가 더 많은 ‘돈’ 때문도 아니라고 했다. 전 세계인이 페이스북 로고가 있는 파란 창을 들여다보게 하겠다는 순수한 ‘열정’에 기인하며 이를 감안할 때 저커버그는 ‘교주’, 직원들은 ‘신도’와 유사하다고 일갈했다. “물욕이 있는 사람은 돈으로 살 수 있고 행동도 예측가능하다. 광신자는 아무리 많은 돈으로도 그 광기가 어디까지 이를지 짐작할 수 없다. 페이스북은 그런 곳이다.” 저커버그는 회사 창립 14년이 지난 지금도 CEO, 이사회 의장, 최대주주를 겸하고 있다. 그는 지난달 17일 전대미문의 정보유출 사고가 불거진 후에도 경영 일선 후퇴는 없을 것임을 분명히 했다. 하지만 지금은 “이사회 의장직을 포기할 생각이 없다”는 말 대신 진솔한 사과와 진정성 있는 대책 마련에 나설 시점이 아닐까. 22억 명의 사용자를 보유한 플랫폼 제국의 황제가 유출 파문 당사자인 케임브리지애널리티카에만 책임을 전가하는 듯한 태도로 일관하는 것이 영 씁쓸하다. 하정민 디지털뉴스팀 차장 dew@donga.com}

미국 뉴욕타임스의 정보기술(IT) 전문기자 파하드 만주(40). 남아프리카공화국 태생의 인도계 미국인인 그는 IT 전문매체 슬레이트와 월스트리트저널(WSJ)을 거쳐 2014년부터 NYT에서 일하고 있다. 만주는 지난해 3월 ‘집에 여러 대의 카메라를 설치해 두 아이의 일거수일투족을 녹화하고 실시간으로 클라우드에 저장한다. 그들의 어린 시절을 영원히 기억하기 위해서’란 글을 써 IT 전문기자의 면모를 과시했다. 이랬던 그가 1년 만에 정반대의 글로 큰 반향을 일으켰다. 만주는 이달 7일 “올 1월부터 두 달간 모든 뉴스 앱과 소셜미디어를 끊었다. 그 대신 NYT, WSJ, 이코노미스트 등 인쇄 매체로만 뉴스를 접하며 더 나은 사람이 되는 경험을 했다”고 밝혔다. 만주는 지난달 미국을 떠들썩하게 했던 플로리다주 고교 총기난사 사건을 하루 뒤 신문으로 접했다. 그는 “그 하루 동안 수많은 전문가가 사건의 진위와 배경을 상세히 분석했다. 또 이를 공들여 취재한 심층 기사를 읽었기에 ‘범인이 이슬람국가(IS) 일원이거나 이번 사건이 올해 미국에서 18번째로 일어난 학교 총기사고’란 가짜 뉴스를 접하지 않았다. 당연히 쓸데없는 에너지 소모와 시간 낭비도 없었다. 우리의 실제 삶은 느리게 진행되고 진실을 아는 데에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했다. 만주에 따르면 뉴스의 디지털화는 사람들로 하여금 자신이 듣고 싶은 것만 듣고, 보고 싶은 것만 보고, 생각이 비슷한 사람들끼리만 어울리도록 하는 폐해를 낳는다. 특히 소셜미디어의 알고리즘이 이를 극단적으로 부추기므로 소셜미디어만 끊어도 상당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반드시 종이 신문을 읽을 필요는 없지만 뉴스를 소비하는 양식을 재정립하라. 하루에 딱 1번 뉴스 앱을 보거나 미 정치전문 온라인 매체 액시오스의 잘 정리된 뉴스레터를 구독해도 좋다. 핵심은 검증되지 않은 속보 대신 깊이와 정확성으로 무장한 뉴스를 읽는 것이다.” 전통매체 기자의 신문 읽기 종용이 속 보이는 주장일 수 있다. 역설적으로 만주의 주장이 널리 알려진 것도 소셜미디어 덕분이다. 허나 이를 감안해도 그가 던진 화두는 가볍지 않다. 가짜 뉴스가 넘쳐나는 세상에서 뉴스 생산, 유통, 소비 전 과정에서 정확성과 질을 높이려는 시도가 없다면 그 피해는 사회 전체가 져야 하기 때문이다. “모든 글 중 오직 한 사람의 피로 쓴 글만 사랑한다. 피로 글을 써라. 그래야 그 피가 곧 혼(魂)임을 알 수 있다.” 니체의 말이다. 속보 경쟁과 짜깁기로 일관하는 언론, 좋은 콘텐츠에 정당한 대가를 지불하지 않으면서 ‘기레기’만 탓하는 소비자, 자극적인 뉴스만 도드라지게 강조하는 소셜미디어와 포털 모두가 변하지 않는다면 그나마 남아있는 ‘피 같은 뉴스’도 완전히 사라질지 모른다. 하정민 디지털뉴스팀 차장 dew@donga.com}

“나라를 통치하거나 딸을 단속할 수 있지만 둘을 동시에 할 순 없다.” 26대 미국 대통령 시어도어 루스벨트가 ‘워싱턴 사교계의 꽃’인 맏딸 앨리스 루스벨트(1884∼1980)에게 한 말이다. 그의 첫 아내는 출산 이틀 만에 숨졌다. 어머니 얼굴도 모르는 딸이 가여웠던 권력자 아버지는 딸을 금지옥엽으로 길렀다. 앨리스는 10대 시절부터 백악관에서 담배를 피우고 수많은 남자와 염문을 뿌렸다. 미 언론은 빼어난 외모와 돌출 행동으로 유명한 그를 ‘앨리스 공주’ ‘드레스를 입은 야생동물’로 불렀다. 1905년 9월 19일 21세의 앨리스가 인천항에 도착했다. ‘대통령 아버지를 대신한 아시아 순방’ 목적을 내세웠지만 개인적 외유에 가까웠다. 당시 러일전쟁에서 승리한 일본은 한국에 노골적 야욕을 드러냈고 고종은 미국의 지지가 절실했다. 하지만 고종은 미국이 두 달 전 자신들의 필리핀 지배와 일본의 조선 지배권을 교환하는 ‘가쓰라-태프트 밀약’을 맺었음을 까맣게 몰랐다. 그래서 앨리스에게 황제 전용 열차와 가마를 내주고 지나는 길까지 미리 고쳐놓으며 극진히 대접했다. 앨리스는 10박 11일의 방한 기간 내내 관광에 바빴다. 압권은 동대문구 홍릉을 찾았을 때. 그와 일행은 능 앞 석마(石馬)에 올라 사진을 찍었다. 홍릉은 일본 자객에게 시해당한 명성황후가 묻힌 곳이다. 당시 황실의 외교 의례를 맡았던 독일 여성 엠마 크뢰벨은 자신의 책에 이렇게 썼다. “그토록 신성한 곳에서 그토록 무례한 짓을 저지르다니. 하지만 앨리스는 자신이 무슨 행동을 했는지도 모르는 듯했다.” 20세기 초 약소국이 겪어야 했던 비운의 역사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딸 이방카 고문(37)이 25일 평창 올림픽 폐회식을 찾는다. 정부가 정상급 의전을 제공하기로 했지만 그를 사로잡을 파격적인 ‘플러스알파’가 필요하다. 이방카가 좋아서가 아니다. 싫든 좋든 세계 최고 권력자의 딸이고 정식 직함 없이 한국을 찾았던 앨리스와 달리 ‘백악관 고문’ 타이틀도 갖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자녀들은 물론 생후 16개월부터 중국어를 배운 이방카의 딸 아라벨라(7)를 ‘꼬마 외교관’으로 활용하는 모습을 보면 정치인에게 가족이 얼마나 중요한 자산인지 알 수 있다. 무엇보다 이방카는 미국의 첫 여성 대통령이 될 수도 있는 인물이다. 최근 미 정계에 큰 반향을 일으킨 언론인 마이클 울프의 책 ‘화염과 분노’에 따르면 이방카는 이미 대선 출마 계획을 세워놓은 상태다. 이방카의 방한 성과가 한 치 앞을 예단할 수 없는 한반도 정세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은 물론이고 앞으로도 국제사회의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이방카가 지난해 11월 일본을 찾았을 때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최고급 료칸에서 프랑스 요리를 대접했고 직접 꽃다발과 선물을 줬다. 이방카가 이끄는 여성기업인지원기금에도 무려 5000만 달러(약 540억 원)를 내놓았다. 이 기회를 어떻게 이용하느냐는 우리에게 달렸다. 하정민 디지털뉴스팀 차장 dew@donga.com}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수감 353일 만에 석방됐습니다. 정형식 서울고법 판사는 “이 부회장이 경영권 승계를 위해 박근혜 전 대통령에 부정 청탁했다는 특검 주장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했죠. 문재인 대통령의 “개헌안 준비” 발언으로 6·13 지방선거를 앞둔 정계가 더 요동칠 전망입니다. 이 외 남성교사 갈수록 줄고 있는 초등학교 현실, 안전사고 시 생존 수칙 등 오늘의 주요 뉴스를 30초 브리핑으로 만나보시죠. 하정민 기자 dew@donga.com}

1. 北 현송월 20일 서울 온다북한이 현송월 삼지연관현악단 단장을 비롯해 7명의 예술단 대표단을 20일 파견. ·자세히: 북측은 19일 통일부에 보낸 통지문에서 “북측 예술단 파견을 위한 사전점검단 파견을 위해 현송월 삼지연관현악단 단장으로 하는 7명의 대표단을 20일 경의선 육로를 이용해 파견한다. 체류 일정은 1박2일로 한다”고 알림. ·의미: 북한이 현송월을 지목한 이유는 여성이라는 상징성, ‘상식이 통하는’ 북한 정권 이미지를 대내외에 보여주기 위함이라는 분석이 많음.2. ‘고대 원형’ 한반도 스키, 106년 만에 한국에 일시 귀국현존하는 국내 최고의 스키이자 아시아에서 유일한 ‘네 구멍식 고대 원형 스키’가 평창 겨울올림픽을 맞아 106년 만에 일본에서 일시 귀국.¤배경: 이 스키는 일제 강점기인 1912년 한반도에 주돈한 일본 육군 제8사단 아부라카와 데이사쿠 중위가 함경남도에서 찾아내 니가타 현 조에쓰 시로 보냄. 아픈 역사를 상징하는 동시에 역사적 유물로서의 가치가 매우 큼.¤전망: 이 스키를 보려면 곤지암 스키장 내 ‘한국 스키 100년관’을 찾아야 함. 스키는 평창 겨울올림픽 기간까지 전시된 뒤 3월 중순경 일본으로 되돌아 감. LG그룹 서브원은 이 스키 전시를 위해 지난해 12월부터 다섯 차례나 일본을 방문했음.3. 검찰, 원세훈 전 국정원장 자택 압수수색검찰이 이명박 정부 시절 국가정보원 특수활동비(특활비) 유용 사건과 관련, 원세훈 전 국정원장 주거지를 압수수색. -배경: 검찰은 원 전 원장이 이미 알려진 미 스탠퍼드대 송금 및 개인 사무실 인테리어 비용 지출 등을 제외하고도 추가로 국정원 특활비를 유용한 정황을 포착.-전망: 이명박 정권을 향한 검찰 수사가 더욱 확대될 전망. 검찰은 원 전 원장이 2010년 7~8월 사이 쇼핑백 2개에 5만 원 권으로 현금 2억 원을 청와대에게 전달한 것으로 파악. 하정민 기자 dew@donga.com}

서울 강남구 대치동에 사는 다둥이 엄마 K(38)입니다. 7세, 5세, 4세, 2세 올망졸망한 애 넷 키우다 보면 하루가 어떻게 지나가는지도 모르죠. 저는 지난해 7월 대치동에 온 ‘새내기 맘’. 대치동 지리도 익숙지 않은 제가 요즘 예전에 살던 동네 엄마들에게서 하루 수십 통의 문의 전화를 받느라 바쁩니다. 집값이 자고 나면 수천만 원씩 오르는 데다 정부가 유치원·어린이집 영어 수업을 금지하려 한다는 소식에 그렇지 않아도 사교육 메카인 대치동 학원가가 문전성시거든요. 비록 전세살이지만 저도 대치동 상황에 대해 몇 자 적어봅니다. 강북에서 나고 자란 저는 대치동에 대한 편견이 있었습니다. 애들을 쥐 잡듯 잡아 학원 뺑뺑이를 돌리는 극성 엄마들의 소굴로만 여겼죠. 하지만 큰아이 초등학교 입학이 다가오니 남편이 대치동행을 강력히 주장하더군요. 돌잡이 막내를 등에 업고 2주 만에 이사를 마치느라 아직도 온몸이 뻐근합니다. 이사 직후 초등생 전용 영어학원 ‘빅3’라는 ‘I××, 렉××, 트××’를 돌았습니다. 수업료는 예상보다 비싸지 않았고 미국 교과서를 토대로 만들었다는 교재도 인상적이더군요. 가장 놀라웠던 건 “영어는 무조건 초등학교 때 끝내야 해. 그래야 중고교 때 수학과 과학에 ‘올인’할 수 있어. 압구정동 주민처럼 자식에게 빌딩을 물려주거나 해외 유학을 턱턱 보내줄 수 있는 진짜 부자(?)가 아닌 우리는 애들 교육이라도 잘 시켜야 돼”라는 주변 엄마들. 그 의견에 동의하지 않으면서도 ‘대치동에 너무 늦게 왔나’란 불안감에 시달렸습니다. 대치동에 오래 산 엄마들은 “최근 집값은 정부가 올려놨다”고 하죠. 지난 몇 년간 대치동 학원 경기가 예전만 못 했답니다. 4차 산업혁명이니 인공지능이니 해서 기존 일자리가 없어지는데 ‘똑똑한 월급쟁이 돼 봤자 별것 없다’는 인식이 커졌다는 거죠. 자율형사립고와 국제중고교가 강북과 지방에 세워지자 발 빠른 엄마들이 먼저 ‘대치동 탈출’을 선언했고요. 그런데 정부가 자사고와 외고를 일반고로 전환하고 영어 수업까지 금지한다니 초등학생과 미취학 아동을 중심으로 대치동 입성 전쟁이 다시 벌어진 겁니다. 요즘 대치동 유명 학원에 다니려면 입학 여부를 결정짓는 시험조차 대기표를 받아야 한다는 말이 나옵니다. 살겠다는 사람은 많은데 집은 제한돼 있으니 학원가 한복판에 세워진 대치동 신축 30평대 아파트가 23억 원이란 악 소리 나는 호가에도 매도자가 없는 거죠. 제가 사는 집도 6개월 만에 3억 원이 넘게 올랐습니다. 당연히 1년 반 후 전세 재계약 때 그만큼 전세금을 올려줘야겠죠. 집이 있는 엄마들 상당수도 이 상황을 반기진 않아요. “‘떼부자’나 ‘사회악’으로 보는 시선이 부담스럽다. 양극화가 심해지는 세상이 내 새끼한테 좋을 것 같지도 않다”고 합니다. 밤톨만 한 제 아이들도 제가 하지 말라는 행동을 더 합니다. 어른이야 오죽할까요. 강남에 살 이유가 늘었는데 정부에서 “사지 마. 나빠” 한다고 그 말을 듣겠습니까. 게다가 최소한 정부 안에서는 손발을 좀 맞추셔야죠. 경제 정책은 부동산 규제와 세금을 강화한다면서 교육 정책으로는 없던 대치동 수요까지 생겨나도록 하니 이 무슨 엇박자입니까.※지난해 7월부터 대치동에서 거주 중인 주부 김 모씨(38)의 이야기를 각색했습니다. 하정민 디지털뉴스팀 차장 dew@donga.com}

남북이 9일 판문점 고위급 회담을 통해 북한이 평창올림픽에 선수단과 고위급 인사를 포함한 대규모 방문단을 파견하고 우리는 필요한 편의를 보장하기로 합의했습니다. 올림픽으로 교류 물꼬를 튼 남북이 군사회담에서도 평화 기류를 이어갈 수 있을지 관심이 높습니다. 정부가 서울 강남과 세종시를 중심으로 7만 명이 넘는 불법 부동산 거래 혐의자를 적발했습니다. 오늘의 주요 뉴스를 동아일보 30초 브리핑으로 만나보시죠.하정민 기자 dew@donga.com}

연일 최고시청률을 경신하고 있는 채널A 화제 예능 ‘나만 믿고 따라와, 도시어부’. 21일 방송에선 3명의 멤버와 신화 이민우는 전남 완도를 찾을 예정입니다. ‘겨울의 별미’ 방어를 낚기 위해서인데요. 이들은 파도가 몰아치는 거친 겨울 바다에서 어른 팔뚝만한 굵기의 대방어를 낚기 위해 고군분투했다네요. ‘상남자’ 포스를 풍기며 등장한 이민우는 “이건 낚시가 아니라 사냥”이라며 젖 먹던 힘까지 쏟아냈습니다. 특히 방어를 잡은 뒤 ‘4전 5기의 신화’ 홍수환 챔피언의 말투를 흉내내며 “엄마. 나 방어 잡았어”를 외쳐 웃음을 안겼는데요. 이들이 보여줄 ‘상남자 방어 낚시’의 진면목이 궁금하시죠? 또 잡은 방어로는 어떤 별미 요리를 보여줄까요? 오늘(21일) 밤 11시 ‘나만 믿고 따라와 도시어부’에서 확인하세요. 본방사수!!!하정민 기자 dew@donga.com}

국민의당과 바른정당 통합이 추진되면서 정치권 안팎에서 시끄럽다. 누리꾼 사이에선 ‘영호남 통합의 본보기’란 긍정론과 ‘지방선거를 위한 정치 공학에 불과하다’는 부정론이 팽팽히 맞섰다. 통합을 옹호하는 쪽의 의견은 이렇다.lilc****는 “중도 개혁의 핵심가치는 진보, 보수가 가진 장점은 가져오고 단점은 버려 합리적인 개혁을 하자는 데 있다. 안보는 보수, 경제와 민생 등의 내치는 진보를 기준으로 삼되 균형을 잃지 않고 유연하게 장점만을 취해야 한다. 지역주의를 타파하고 좌우 대립을 종식시킬 합리적인 개혁정당을 만들 절호의 기회를 놓쳐서는 안 될 것”이라고 했다. mnew****는 “영남+호남 통합의 본보기로 한국 정치를 혁신해달라”고 했다. clio****는 “한국 정당정치의 희망이 엿보인다. 진짜 새 정치를 기대한다”고 당부했다. 통합을 야합으로 보는 목소리도 적지 않았다. ldes****는 “민주당에서 문재인에 밀리니까 호남 세력들과 탈당해 국민의당 만들더니 대선에서 떨어지고 호남에서 지지를 못 받으니까 국민의당 사람들 몇 명 데리고 바른정당으로 간다는 건가. 바른정당이 과연 종착점이겠나. 철새 정치인”이라고 비판했다. sunn****은 “합당 당명은 ‘국민 배신의 당’으로 해라. 대구를 배신한 유승민과 광주를 배신한 안철수가 무슨 새 정치고 중도냐”고 지적했다. haha****는 “보수층은 보수 통합을 원하지 국민의당과 통합을 원치 않는다. (한국당과의) 보수 통합보다 국민의당과 통합을 바라는 건 표 안 되는 응원이나 하는 세력이 아니겠나”라고 했다. 정치인들의 반응도 각양각색이다. 하태경 바른정당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통합 과정에서 유승민, 안철수 대표의 괄목할만한 리더십 성장이 보인다. 안 대표는 과거 ‘초딩 정치’를 한다고 비판받았는데 ‘뚝심 정치인’ 이미지를, 까칠하다는 비판을 받았던 유승민 대표도 ‘포용적 형님 정치’를 보여주고 있다. 귀족 노조와 재벌이라는 좌우 양 극단의 기득권을 배제하고 혁신 미래를 만들어가겠다”고 적었다. 반면 박지원 전 국민의당 대표는 “합당 반대파 공격이 무서워 의원총회도 못 나오고 도망간 안철수 대표는 ‘도철수’”라며 “유승민 대표와 바른정당에게 끌려 다니고 압도당할 것”이라고 비판했다.하정민 기자 dew@donga.com}

채널A 고품격 시사 예능 ‘외부자들’이 오늘(19일) 밤 방송에서 논란의 ‘한·중 정상회담’을 다룬다. “중국이 여러 면에서 문재인 대통령을 홀대했다”는 부정론과 “중국의 태도보다 그 속에 가려진 성과를 봐야 한다”는 긍정론이 엇갈리는 가운데 외부자들 패널 4명도 이 주제에 대해 팽팽한 의견 대립을 보였다. 안형환 전 의원은 “이번 국빈 방문은 한국 외교 역사상 전무후무한 굴욕”이라고 비판했다. 전여옥 작가도 “중국의 각종 결례를 잊어선 안 된다”고 동조했다. 반면 진중권 교수는 “중국의 태도 논란에 대한 집착은 유치하다”고 반박했다. 정봉주 전 의원은 “외교적으로 우리가 이긴 측면도 있다”고 주장했다. 오늘 밤 11시 ‘외부자들’ 본방에서 확인하세요. 하정민 기자 dew@donga.com}

18일 질병관리본부가 이틀 전 이대목동병원 신생아 중환자실에서 숨진 미숙아 4명 중 3명에게서 ‘시트로박터 프룬디’균이 검출됐다고 밝혔다. 누리꾼들은 이대목동병원의 행태를 비난했다. 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에도 책임자를 문책하라는 의견이 쏟아지고 있다. q999****는 “멸균 상태여야 할 신생아 집중케어실이 세균으로 인한 감염? 기가 차다. 이게 비단 이대목동병원 뿐일까? 작고 여린 생명이 뭘 잘못했다고 죄도 없는 아이를 일찍 천사 곁으로 보내시나. 의료진들은 진심으로 사과하라”고 요구했다. doll****은 “병원의 위생관리에 문제가 있다.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지 말고 솔직히 다 털어놔라. 변명할수록 의심만 커진다. 국민은 안다. 병원이 얼마나 환자들을 막 대하는지를”이라고 비판했다. only****는 “이대목동병원만큼 지저분하고 더러운 종합병원도 흔치 않다. 의사들 가운도 얼마나 더러운지 모른다”고 지적했다. jjsd****는 “10년 전 내 아들도 신생아 때 이대목동병원에서 고생했다. 멀쩡한 아기를 입원시켜놓고 항생제 주사를 자꾸 놓기에 ‘아직 검사 결과가 안 나왔는데 왜 항생제 주사를 놓으세요?’라고 물었더니 간호사가 그냥 가버리더라”고도 했다. 빠른 진상 규명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많았다. mi10****는 “이런 최첨단 시대에 진상 규명이 한 달이나 걸린다니 말이 되느냐. 그동안 부모들은 피가 마를 거다. 우리나라에서 못 하면 외국이라도 보내 진상 규명을 하라. 부모들은 한 번 안아보지도 못 하고 기사 보는 내 가슴도 이리 미어진다”고 적었다. shak****는 “한 달이면 은폐할 거 다 은폐하고, 감출 거 다 감추고, 도망갈 놈들 다 도망가고. 빼돌릴 거 다 빼돌리고, 외국으로 튈 놈들 다 튀고도 남는 시간이다. 객관적인 외국 의료진과 수사관들 불러들여라”고 주장했다. 한편 자신을 내과의사라고 밝힌 누리꾼 depo****는 사고 원인과 관련, “내과 의사로서 개인적으로 가장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하는 사고 원인은 잘못된 약물 주입이다. 담당 간호사가 약물을 잘못 혼합해 투여했을 가능성이 가장 크다. 다만 사고가 났을 당시 원래 용액이 그대로 보존되어 있지 않으면 담당 간호사나 병원이 인정하지 않는 한 원인 규명이 어렵다”고 했다. 하정민 기자 dew@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