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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긴가? 아, 아니다. 이 골목이네요.” 7일 서울 중구 을지로(산림동) 일대 골목. 여기저기서 기계 돌아가는 소리가 나는 골목 안 가게의 간판들은 크기와 색상, 글씨체마저 비슷해 작정하고 찾아온 사람마저 길을 헛갈리기 십상이었다. 쇠막대기나 전선이 얽혀 있는 머리 위 하늘을 배경으로 반짝이는 은색 모빌이 나타났다. 안에서 기계 소리가 들리는 것은 마찬가지였지만 회색이나 남색인 다른 가게 문과 달리 이곳의 문은 밝은 분홍색이었다. ‘프래그 스튜디오(Prag Studio)’다. 최현택 씨(28) 등 청년 3명이 이곳에 둥지를 튼 것은 2016년 1월이다. 2015년 말 중구 ‘을지로 디자인·예술 프로젝트’ 사업 1기에 선정된 것이 계기였다. 을지로 디자인·예술 프로젝트는 을지로 골목 내 빈 점포를 중구가 공모를 거쳐 청년예술가를 모집해 저렴한 비용으로 작업실 등 공간을 임대해주는 사업이다. ‘실용주의(Pragmatism)’라는 말에서 따온 가게 이름처럼, 이 공간에서는 폐품에 디자인을 더한 생활용품을 만들어낸다. 작은 모형들을 출력하고 있는 3차원(3D) 프린터 아래 상자에는 고운 하늘색 가루가 담겨 있었다. 폐플라스틱인 물병 뚜껑을 갈아 만든 가루다. 일부는 압축 공정 등을 통해 새 둥지 모양의 하늘색 전등으로 재탄생해 걸려 있었다. 재활용품에 디자인과 기술을 접목해 가치를 높인 업사이클링(up-cycling) 제품이다. 최 씨는 “이곳에 입주하기 전에 영등포구의 옥탑방에서 작업했는데 그때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수익이 늘었다”고 말했다. 작업 공간은 3배 이상으로 넓어졌지만 구에서 임차료의 90%를 지원해줘 그 비용을 기계에 투자할 수 있었다. 가까운 곳에 을지로 인쇄골목과 금속 주조 공장, 방산시장 등 제품 작업에 필요한 시장이 밀집해 있다. 최 씨는 “인터넷이나 해외에서 부품을 주문할 때보다 시간도 아끼고 품질도 더 좋은 것을 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자연히 작업 효율성과 제품 완성도가 높아질 수밖에 없었다. 청년예술가들의 점포는 청년들뿐 아니라 칙칙하던 기존의 을지로 골목에도 생기를 불어넣었다. 올해 7월 들어선 일러스트레이터와 사진작가, 설치미술가 등 청년예술가 4명이 모인 ‘Den’은 이들의 작업 공간이기도 하지만 시민들에게 미술관 역할도 한다. 벽에는 전시회 포스터가 붙어 있고 자갈을 정갈하게 깔아둔 마당으로 통하는 대문은 항상 열려 있다. 작업실 옆에는 ‘밤의 모양’을 주제로 조도를 낮춘 별도의 공간에 이들 4명의 작품이 하나씩 전시돼 있다. 사진작가 이종호 씨(33)는 “요새 빈티지한 카페 등으로 떠오른 을지로 골목을 찾아왔다가 길을 헤매던 사람들이 ‘여기는 뭐 하는 데지?’ 하며 들어온다”면서 “사람이 많은 주말에는 하루에 10명까지도 들어왔다”고 말했다. 청년예술가들은 “임차료 때문에 학교를 졸업한 후에는 따로 작업실을 가지는 건 엄두도 못 냈는데 이제 한 달에 한 번 전시회를 여는 것을 목표로 작업한다”고 말했다. 이곳에서는 전시회를 비롯해 시민들을 대상으로 사진 찍기나 서예 등 원데이 클래스도 열린다. 시민들뿐 아니라 오래된 을지로 골목 터줏대감 사장님들도 이웃이 됐다. 지역 연계 예술활동을 꿈꾸는 ‘R3028’ 대표 고대웅 씨(29)는 이웃 가게에서 만드는 제품의 사진을 찍어 온라인 판매를 돕기도 한다. 현재 산림동 일대에서는 청년예술가 25명이 활동하고 있다. 중구 관계자는 “청년예술가들에게는 돈 걱정 없이 꿈을 펼칠 수 있는 가능성을 제공하고, 지역 상권과 죽어가던 골목이 살아나는 데도 도움이 되도록 사업을 이어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예윤 기자 yeah@donga.com}
서울시가 2022년까지 안전 분야의 5개년 기본계획을 담은 ‘안전도시 서울플랜’(서울시 안전관리기본계획)을 7일 발표했다. 이 계획안은 안전 관련 4대 분야의 70개 과제로 이뤄져 있으며 총 11조 원 규모의 예산이 투입될 예정이다. 4대 분야는 △미세먼지, 지진, 폭염 등 미래 안전위협 선제적 대비 △노약자, 저소득층 등 안전약자 보호 △4차 산업혁명 기술 활용 △국제적 공조체계다. 서울시는 시설물 관리 등 하드웨어적 관리 개념을 넘어 지진, 폭염, 미세먼지 등 새로운 안전위협 요인에 대응하고 재난이 발생할 경우 빠르게 회복할 수 있는 시스템을 보다 강화할 예정이다. 또 빅데이터와 사물인터넷 등 4차 산업혁명 기술을 안전 분야에 도입해 재난 대응력을 향상시키겠다고 밝혔다. 이 계획안은 2016년 분야별 전문가와 현장 근로자, 시민대표 등이 참여한 ‘기획위원회’를 구성한 이후 30여 차례에 걸친 안전정책 혁신방안을 논의한 결과로 수립됐다. 또 지난해 시민 1000여 명을 대상으로 한 ‘도시안전 인식조사’ 결과도 이번 계획안에 반영됐다. 인식 조사에서 시민들은 지진이나 노후 인프라 등 신종 재난으로 인한 불안과 안전 불감증이 만연한 노동 환경 등을 문제로 꼽았다. 서울시는 “기존 계획이 미처 담지 못한 노동의 관점과 재난회복력 관점을 처음으로 도입한 계획으로 ‘안전한 도시’ 목표를 달성할 것”이라고 설명했다.김예윤 기자 yeah@donga.com}

일제강점기에 세워진 밀가루 공장인 서울 영등포구 문래동 ‘대선제분’이 내년 8월 전시와 공연 공간, 상점 등이 들어서는 복합문화공간으로 탈바꿈한다. 서울시는 6일 대선제분 영등포 공장을 복합문화공간으로 만드는 도시재생 구상안을 발표하고 선포식을 열었다. 선포식에는 박원순 서울시장과 정성택 대선제분 대표이사 등 300여 명이 참석했다. 대선제분 영등포 공장은 1936년 지어진 밀가루 공장으로 외관과 내부 구조가 모두 당시의 모습을 온전히 지니고 있다. 대지 면적 1만8963m²에 곡물저장 창고, 제분공장, 목재 창고 등 23개 동이 들어서 있는 방대한 규모다. 현재는 2013년 공장이 충남 아산으로 이전하며 폐공장으로 남아있다. 이번 도시재생 사업에서는 기존 공장 건물을 최대한 활용할 계획이라고 서울시는 밝혔다. 대형 창고는 레스토랑과 갤러리카페로, 목재창고는 내부의 여러 기둥을 활용해 숲처럼 꾸며 조망 가능 공간으로 조성할 계획이다. 서울시는 대선제분 공장 주변의 보행 환경을 정비한다. 서울시 관계자는 “폐쇄된 화력발전소에서 세계 최대 규모의 현대미술관이 된 런던의 ‘테이트 모던’ 같은 지역경제 문화인프라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김예윤 기자 yeah@donga.com}

‘한국 현대바둑의 개척자’인 고 조남철 9단(1923∼2006·사진)이 대국수(大國手)로 추대됐다. ‘국수’는 그 나라에서 가장 바둑을 잘 두는 사람을 뜻한다. 5일 서울 영등포구의 국회 의원회관 2층 대회의실에서 열린 제1회 바둑의 날 기념식에서 조 9단에게 대국수 메달이 헌정됐다. 바둑의 날은 조 9단이 1945년 서울 중구 남산동에 한국기원의 전신인 한성기원을 세운 11월 5일을 기념해 만들어진 법정 기념일이다. 이날 행사는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하고 한국기원과 대한바둑협회가 공동 주관했다. 조 9단은 한성기원을 설립할 당시 “장차 국제대회가 생길 때를 대비해서 현대바둑을 보급한다”고 밝혔다. 한국바둑이 국제대회에서 뛰어난 성적을 거두는 데 큰 기여를 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조 9단은 1956년 동아일보가 창설한 ‘국수전(國手戰)’ 1회 대회를 포함해 9연패를 달성했다. 동아일보는 2006년 조 9단의 영결식에서 고인에게 ‘대국수’의 칭호를 헌정했다. 바둑의 날 행사에서 대국수 헌정 메달은 조 9단의 아들인 조승연 씨가 대신 받았다. 조 씨는 “선친께서 이 땅에 바둑을 일으키셨다면 후배 여러분과 바둑을 사랑하시는 분들이 한국바둑을 세계에 알렸다. 우리나라 바둑이 끊임없이 발전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조 9단과 함께 현대바둑 73년의 역사에서 뚜렷한 족적을 남긴 김인 9단(75), 조훈현 9단(65), 조치훈 9단(62), 서봉수 9단(65), 이창호 9단(43), 이세돌 9단(35) 등 6명에게는 국수 메달이 헌정됐다. 김예윤 기자 yeah@donga.com}
서울 양천구는 5일부터 16일까지 양천구 공항소음대책 지역에 있는 고교생과 대학생 대상으로 장학생을 모집한다. 양천구는 항공기 소음으로 학습권 침해를 받고 있는 공항소음피해 지역 학생들의 안정적인 학습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2018년 공항소음피해지역 장학사업’을 실시한다고 5일 밝혔다. 공항소음피해 지역으로 지정된 지방자치단체 중에서 장학사업을 하는 것은 처음이다. 일반장학금 모집 대상은 관내 공항소음대책 지역과 그 인근에서 공고일을 기준으로 1년 이상 거주하고 있는 고교생과 대학생이다. 장학금은 고교생 86명에게 100만 원, 대학생 90명에게 200만 원을 지급한다. 선정은 거주 기간(50점), 가족 유형(30점), 수급 여부(20점) 등을 종합해 이뤄진다. 신청은 거주하는 동주민센터를 방문해 직접 내면 된다. 자세한 모집 요강은 양천구 홈페이지 공지사항을 확인하거나 양천구 녹색환경과로 문의하면 안내받을 수 있다. 김예윤 기자 yeah@donga.com}
서울시가 신혼부부 임차보증금 이자 지원 기간을 기존의 최장 6년에서 8년으로 늘린다. 또 융자 지원을 하는 것도 신규 임차계약뿐 아니라 기존에 거주하던 주택 계약을 연장할 때도 가능하도록 했다. 서울시는 이런 내용의 ‘신혼부부 임차보증금 지원사업’ 개선 사항을 알리고 5일부터 신청을 받는다고 밝혔다. 신혼부부 임차보증금은 결혼을 앞둔 시민들이나 신혼부부에게 전월세 보증금을 최대 2억 원까지 저리로 융자해주는 사업이다. 이때 서울시가 대출금리의 최대 1.2%포인트까지 이자를 보전해줘 이자 부담이 다른 전세자금대출의 절반(약 1.7%포인트) 수준이다. 지원되는 이자는 부부합산소득과 자녀 유무 등에 따라 달라진다. 기본 이자 지원 기간은 2년 이내며 기한을 연장할 때마다 최초 대출금의 10% 상환 조건으로 4년까지 연장이 가능하다. 또 출산과 입양 등으로 자녀수가 증가하는 경우 자녀 1명당 추가로 2년(최대 4년) 이내에서 연장 지원이 가능하다. 신청을 희망하는 예비·신혼부부는 가까운 국민은행 지점에서 대출한도 사전상담을 받은 후 임차보증금 5억 원 이하의 주택, 주거용 오피스텔에 임대차계약을 체결하고 관련 서류를 준비해 ‘서울시 청년주거포털’로 신청하면 된다. 기타 자세한 사항은 서울시 홈페이지나 서울시 청년주거포털에 있다. 김예윤 기자 yeah@donga.com}

1일 오전 11시 반 서울 용산구 미군기지. 투명한 창구 앞에 예닐곱 명이 줄서 있었다. 창구 너머에서 군인 두 명이 팔에 ‘한국’ 글자와 태극기 문양이 있는 견장을 단 채 방문증을 발급해 주고 있었다. 행정상으로는 미국 캘리포니아의 군 기지에 들어가는 허가를 받기 위한 줄이었다. 서울시와 국토교통부는 그동안 민간인의 접근이 허용되지 않았던 용산 미군기지를 지역주민 등 일반 시민들에게 일부 개방하는 계획을 2일 밝혔다. 본보는 하루 전인 1일 ‘용산기지 버스투어’ 코스 내 문화유산과, 철수를 앞두고 있는 기지 내부를 돌아봤다. 20여 개의 기지 출입구(Gate) 중 13번 출입구에 들어섰다. 엄격한 방문자 확인 절차는 이곳이 약 114년 동안 ‘금단의 땅’이었음을 느끼게 했다. 이곳은 1904년 일본이 조선에 주둔하는 군사령부 자리로 사용하면서부터 일반인의 출입이 금지돼 왔다. 용산기지의 첫인상은 ‘한국 안의 미국’이었다. 기지 밖으로는 고층 아파트가 들어서 있지만 기지 내 미군 주택은 단층 혹은 2층이었다. 흰색 칠을 한 벽을 가득 채울 만한 커다란 창문이 여러 개 나있는 주택을 지나며 답사에 동행한 이들은 “이곳은 정말 한국이 아닌 미국 같다”고 입을 모았다. 용산구 관계자는 “기지 내에서는 신용카드를 긁어도 한국이 아닌 캘리포니아 주소가 찍힌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면을 들여다보면 미군이 이곳을 사용하기 이전 일제강점기의 흔적이 보인다. 기지 내부 미8군 도로는 1908년 일제가 닦은 것을 그대로 확장한 도로다. 가장 대표적으로 남아있는 곳은 위수감옥과 만초천 다리다. 위수감옥은 지금은 철수한 미군 위생부대가 사용했지만 원래는 1908년 지어진 일본군의 감옥이었다. 감옥을 둘러싼 붉은 벽돌 담장은 곳곳이 크고 작은 둥근 모양으로 파여 있었다. 6·25전쟁을 거치며 생긴 총탄 자국이다. 담장 내 감옥 건물 역시 일부가 원형 그대로 보전돼 있었다. 건물의 반지하로 연결된 창문에는 일본군을 상징하는 육각별무늬 창살이 그대로 남아있었다. 서울에서 유일하게 복개되지 않은 하천인 만초천의 단풍은 일본의 가을 풍경을 연상케 했다. 하천을 잇는 다리가 아치형으로 쌓아올린 일본식 벽돌 다리였다. 일제강점기 보병연대의 정문으로 쓰였던 이 다리를 건너 정문 양옆의 문설주까지 그대로 남아있었다. 기지 내에는 미군과 일제강점기뿐 아니라 조선시대의 흔적까지 보존돼 있어 눈길을 끌었다. 반듯한 직사각형의 돌무더기가 ‘Do not Remove or Damage Any Portion’(이 석물을 제거 또는 파괴하지 마십시오)라는 경고 표지판과 철망으로 둘러싸여 있었다. 다름 아닌 조선왕조 초기 하늘에 제사를 지내던 ‘남단 터’다. 구 관계자는 “지금은 향토사학자들의 연구 결과 보전하고 있지만 과거에 무엇인지 몰랐을 때는 미군이 바비큐 꼬치를 지지하는 돌로 썼다는 ‘설’도 있다”고 전했다. 미군기지는 과거 위에 쌓을 또 다른 새로운 시기를 맞고 있었다. 석 달 전만 해도 운영 중이던 맥도날드와 파파이스 등 대표적인 미국 패스트푸드 프랜차이즈점들은 간판을 떼고 가게를 비웠다. 서울시 관계자는 “미군이 사용하던 건물 중에 역사 문화적 가치가 있다고 판단되는 것은 문화시설로 보존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김예윤 기자 yeah@donga.com}

“아파트 1개 동에 칠할 경우 나무 100그루를 심었을 때의 미세먼지 저감 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합니다.” 서울시 산하 서울주택도시공사(SH)는 30일 서울 노원구 상계마들아파트 102동에 연한 분홍색이 도는 페인트를 칠하는 시범시공을 했다. 평범한 페인트처럼 보이지만 ‘광촉매’ 기술을 활용해 미세먼지를 줄일 수 있는 도료가 들어간 페인트다. 광촉매는 빛을 받았을 때 화학반응을 촉진시키는 물질이다. 이 도료는 빛을 받으면 공기 중 미세먼지를 구성하는 질소산화물과 황산화물 등의 화학물질을 흡착하는 화학반응을 일으킨다. 결합한 화학물질은 물과 이산화탄소 등 인체에 무해한 물질로 바뀌고 다른 부산물 역시 빗물에 씻겨 내려간다. SH는 이날 광촉매 도료의 원리를 설명하면서 두 종류의 광촉매 도료를 소개했다. 수성 페인트처럼 사용할 수 있는 ‘세라믹계 도료’와 석재 마감재와 비슷한 질감의 ‘시멘트계 도료’다. 시멘트계 도료는 1∼3층 저층부에, 세라믹계 도료는 4층 이상 고층부에 칠했다. 시멘트계 도료는 칠했을 때 다소 울퉁불퉁하게 마무리되지만 세라믹계 도료보다 미세먼지 저감 효과는 5배가량 크다. SH 관계자는 “산림청에 따르면 나무 한 그루에는 1년에 35.7g의 미세먼지 저감 효과가 있다”며 “40가구 아파트 1개 동 외벽(950m²)에 칠한 광촉매 도료는 미세먼지 3.4kg을 저감해 나무 100그루를 심었을 때의 효과가 난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이 기술은 이탈리아나 일본에서도 사용하고 있는 기술을 국산화해 가격을 절반 수준으로 낮췄다. 앞으로도 생산 공정을 통해 더 낮출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광촉매 도료는 아파트 외벽뿐 아니라 아스팔트 도로, 터널 내부, 펜스 등 다방면에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SH는 앞으로 6개월간 광촉매 도료의 미세먼지 저감 효과를 모니터링해 효과가 나타날 경우 공공임대 아파트로 확대할 계획이다. SH 관계자는 “갈수록 심각해지는 미세먼지를 줄이기 위해 올 6월 미세먼지 대책 추진단을 신설해 광촉매 도료와 벽면 녹화 등 다양한 방법을 강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예윤 기자 yeah@donga.com}
박원순 서울시장이 “내년부터 국공립어린이집과 민간어린이집 (사이의) 보육료 차액을 전액 지원해 실질적인 무상보육을 실현하겠다”고 밝혔다. 박 시장은 27일 서울광장에서 열린 ‘2018 서울복지박람회’에 참석해 이같이 밝혔다. 박 시장은 “서울의 미래복지 가운데 가장 우선시해야 할 것은 바로 돌봄”이라며 “불가피하게 민간어린이집에 보내며 더 비싼 보육료를 내는 부모님들이 있다”고 말했다. 현재 서울지역의 민간어린이집을 이용하는 만 3∼5세 육아 가구는 국공립어린이집과 비교해 한 달에 6만8000∼8만3000원의 차등 보육료를 더 내고 있다. 민간어린이집은 현실적으로 정부에서 지원하는 누리과정 지원금 22만 원만으로 운영이 어려운 점을 고려해 각 시도가 정한 한도 안에서 학부모로부터 보육료를 받고 있다. 서울시가 이 차액에 해당하는 보육료를 전액 지원해 국공립어린이집과 민간어린이집 간에 차이가 없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국공립어린이집은 현장 활동비나 입학금 등 부수비용을 제외하고는 매달 내는 비용은 없다. 서울시에 따르면 현재 민간어린이집에서 받을 수 있도록 한 보육료의 55%(246억 원)는 서울시가, 45%는 일부 자치구와 학부모가 부담하고 있으며 45%에 해당하는 부분이 약 200억 원이다. 현재 서울 25개 자치구 가운데 강남구, 마포구, 용산구 등 13개 자치구는 45%를 자체 예산으로 모두 부담하고 있고, 12개 자치구는 일부만 부담하거나 아예 부담하지 않아 학부모가 보육료를 내고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현행 분담 비율로는 45%를 자치구가 부담하는 모양새이지만 자치구 재정 상태 등을 고려해 이 비율을 조정할 수 있다”며 “아직 자치구 부담으로 확정된 것은 아니며 보건복지부에도 분담을 요청하고 있다”고 말했다.김예윤 기자 yeah@donga.com}
서울시가 택시 운전사의 승차 거부가 1번만 적발돼도 열흘간 영업정지를 내리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현재는 1회 적발 시 ‘경고 및 과태료 20만 원’ 처분을 받는다. 서울시는 이런 방안에 대해 국토교통부와 시행규칙 개정을 논의 중이라고 28일 밝혔다. 택시 기본요금 인상을 앞두고 고질적인 택시의 승차거부 문제가 해결되지 않을 경우 시민들의 불만이 커질 것을 우려한 조치로 보인다. 서울시는 현재 3000원인 택시 기본요금을 내년부터 3800원으로 인상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 현재 승차거부로 단속되면 1차에는 경고와 과태료 20만 원의 처분이 내려진다. 2차는 택시운전 자격정지 30일과 과태료 40만 원, 3차는 택시운전 자격 취소 처분 및 과태료 60만 원 처분을 받는다. 1회 적발 시 처분 수위를 올리고 2, 3차는 그대로 유지하는 것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워낙 1차 적발이 많은데 1차 처벌을 강화해 서비스를 개선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현재 카풀 앱 등 택시업계 이슈가 많아 국토부도 조심스러워하지만 승차거부 문제의 심각성은 공유하고 있다”며 “연내에 정책이 결정되는 것을 목표로 협의 중”이라고 설명했다. 김예윤 기자 yeah@donga.com}
서울시가 중증 장애인들의 홀로서기를 위해 내년에 공공일자리 800개를 신규로 만들기로 했다. 또 올해부터 5년간 저소득 중증장애인을 위한 임대주택을 매년 1300가구씩 공급한다. 서울시는 이런 방안을 뼈대로 한 ‘장애인자립생활지원 5개년(2018∼2022년) 계획’을 25일 발표했다. 그동안 서울시가 시행해온 장애인 지원 정책들을 △일상생활 지원 △이동성 보장과 주거지원 강화 △경제활동 지원 △문화·여가생활 지원 등 5대 분야로 확대해 장애인들이 완전히 홀로 설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 목표다. 우선 중증발달장애인을 위한 일자리가 처음으로 생긴다. 내년에는 반납된 도서를 정리하는 등의 공공도서관 사서 보조 300명, 공공자전거 ‘따릉이’ 세척 업무 300명 등 일자리 800개가 만들어진다. 또 현장 중심의 직업훈련 프로그램을 신설해 2022년까지 500명 규모로 구직 인력풀을 구축하고 맞춤형 일자리를 매칭한다. 또 저소득 중증장애인을 위한 임대주택을 매년 1300가구씩 공급하기로 했다. 올해부터 2022년까지 6500가구를 공급한다. 중증장애인의 공동생활가정이나 의료주택으로 쓰이는 2∼6인용 공동주택 모델을 개발해 매년 60가구를 공급할 예정이다. 전세주택 지원금 역시 현재의 가구당 1억2000만 원에서 1억5000만 원으로 올린다. 현재 시각장애인 등 일부만 이용 가능한 ‘장애인 바우처 택시’를 모든 유형의 장애인에게 확대해 이동편의를 강화한다. 일상생활 지원도 강화된다. 2022년까지 최중증 홀몸장애인 24시간 활동지원서비스 대상자도 현재의 100명에서 300명으로 확대한다. 여성장애인의 신생아 양육을 돕는 서비스는 월 120시간에서 180시간으로, 만 4세 미만 아동은 월 70시간에서 180시간으로 늘린다.김예윤 기자 yeah@donga.com}

“젊은이들에게 은퇴 후 재취업을 상담하기는 조금 쑥스러우셨죠? 같은 고민을 겪었던 동년배 상담사에게 편히 말씀하세요.” 올해 6회째를 맞는 ‘2018 리스타트 잡페어’는 서울시와 경기 고양시(고양시일자리센터), 서울시50플러스재단과 서초구 등 지방자치단체 및 산하기관이 별도의 상담관을 처음으로 마련해 참여한다. 이 4개 기관은 31일부터 내달 1일까지 서울 광화문 중앙광장에서 열리는 리스타트 잡페어에서 각 기관의 강점을 살린 구직 상담 서비스를 제공한다. 만 50세부터 64세까지 서울시의 중장년층 지원정책을 담당하는 서울시50플러스재단이 운영하는 부스는 컨설턴트가 모두 50대 이상 중장년층이다. 대기업, 외국계 기업, 공직에 재직하다 은퇴한 중장년들이 서울시의 취업·창업상담과 전직 지원 컨설턴트 교육을 수료했다. 비슷한 고민을 먼저 경험한 동년배들이다 보니 은퇴자들이 꿈꾸는 인생 2막과 사회공헌에 대한 욕구, 재무 상태 등을 잘 알고 있어 효과적인 상담이 가능하다. 1인당 최대 50분, 최대 5회까지 심층 상담을 한다. 서울시50플러스재단 부스는 신중년채용관에 설치된다. ‘내가 이 일 말고 무엇을 잘할 수 있을까?’ 이 고민은 평생 한 가지 직업에 종사하다 은퇴한 중장년층이나 집에서 자녀를 돌보는 데 전념하던 경력단절여성(경단녀)이면 누구나 했던 것이다. 딱딱한 상담을 탈피해 가벼운 마음으로 본인의 적성부터 알아보고 싶다면 공공일자리관에 설치되는 경기 고양시 부스를 찾아가면 좋다. 고양시는 ‘찾아가는 원스톱 일자리 서비스’로 리스타트 잡페어에 참가한다. 고양시일자리센터 관계자는 “지문 적성검사 또는 카드 적성검사 진행을 목표로 프로그램을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10여 색깔의 카드 중에서 고르거나 10개의 손가락 지문을 채취해 지문 통계 유형에 해당하는 성격과 그에 어울리는 직업을 추천해주는 검사다. 적성검사뿐 아니라 상담 후에 경기 고양, 김포, 파주 등 서울에서 출퇴근이 가능한 지역의 기업에 면접을 직접 주선하는 채용 연계 프로그램도 준비돼 있다. 서울시와 서초구는 청년에 집중하는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서울시는 부스에서 면접에 필요한 옷가지를 빌려주는 ‘취업날개 서비스’를 공공일자리관에서 운영한다. 이는 취업을 준비 중인 청년(고교 졸업예정자∼만 34세 이하)들에게 1년에 면접용 정장을 최대 10번 무료로 빌려주는 서비스인데 이번에 서울시 부스에 오면 정장 한 벌을 3박 4일간 무료로 빌릴 수 있다. 서초구는 청년들이 원하는 대기업과 공기업, 외국계 기업과 연계한 일자리 상담 코너를 공공일자리관에서 연다. 서초구 일자리플러스센터의 전문 인력뿐 아니라 대기업 인사담당자가 직접 나와 면접 노하우와 알짜 정보를 일대일 멘토링으로 전해준다. 최근 12호점까지 확장된 발달장애인의 일터 ‘늘봄카페’와 ‘경력단절여성 교육 프로그램’이 마련돼 있다.김예윤 기자 yeah@donga.com}

16일 서울 용산구 삼성미술관 리움. 붉게 채색된 소년의 얼굴로 꽉 찬 그림 액자 앞에 교복 차림의 중학생들이 옹기종기 서 있다. “이 소년을 보세요. 어때 보여요?” “눈에 눈물이 맺혀 있어요. 그런데 표정은 무뚝뚝해요.” 도슨트 정관옥 씨(55·여)의 설명이 이어졌다. “중국 현대미술을 대표하는 작가 장샤오강의 작품 ‘소년’이에요. 작가가 중국의 문화대혁명을 겪은 사람들의 표정 이미지를 나타낸 거죠.” 이날 정 씨와 김은희 씨(48)는 원촌중학교 2학년 미술 동아리 학생 10명과 9번째 미술관 관람을 했다. 이른바 ‘경단녀(경력단절여성)’였던 이들은 지난해 9월 서초구가 평생학습관을 통해 개설한 ‘도슨트 양성 강좌’를 듣고 난 뒤 새로운 커리어를 꿈꾸고 있다. 도슨트 양성 과정을 수료한 구민 60여 명 중 정 씨와 이 씨 등을 포함한 16명은 이후에도 동아리를 만들어 일주일에 한 번씩 2시간을 할애해 직접 강사를 초빙하거나 서로 자료를 조사하고 공부하며 도슨트의 꿈을 키웠다. 도슨트가 이들에게 ‘일자리’가 된 것은 서초구가 서초교육청 등과 협력해 혁신교육사업의 하나로 ‘마을로 떠나는 예술여행’이라는 프로그램을 만들면서부터다. 정 씨 등은 올 4월부터 구내 14개 초중고교를 대상으로 예술의전당, 세종문화회관 등 여러 미술관을 다니며 그림 해설과 가이드를 해주고 있다. 학교별로 자유학기제 프로그램이나 동아리 활동 프로그램으로 운영되고 있다. 김 씨는 “엄마가 되느라 경력이 단절됐었는데 우리 아이 또래들을 가르치니 기분이 남다르고 마음도 편하다”고 말했다. 김 씨는 대학 졸업 후 대기업에서 8년간 디스플레이 제품 디자이너로 일했다. 그러나 결혼을 하고 아이를 갖게 되면서 33세에 직장을 그만뒀다. 친정어머니가 몸이 편찮아 아이를 맡길 곳이 마땅치 않았다. “아이들을 어느 정도 키워놓고 나서는 다시 일을 하고 싶었지만 제 나이에 어디 취직이 쉽나요.” 도슨트 양성 과정을 듣게 된 것은 우연이었다. 친하게 지내던 아이 친구의 엄마가 “구청에서 이런 강좌가 열린다는데 같이 가보자”고 해서 따라나섰다가 미술에 흠뻑 빠졌다. 학생들을 상대로 도슨트 활동을 하는 것이 과거 직장만큼 안정적인 수입원은 못 되지만 김 씨는 직업을 새로 얻었다는 것 자체가 즐겁다. 김 씨는 또 “제가 직접 책을 읽고 공부하는 모습을 보이니 고1 아들도 잔소리 없이 공부를 하고 엄마가 일하는 걸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것 같다”며 뿌듯해했다. 이날 미술 해설을 들은 최진아 양(14) 역시 만족스러워했다. 최 양은 “원래 미술에 관심이 많았는데 학원을 다니느라 미술관을 자주 찾지는 못했다. 학교에서 단체로 오니까 좋다”며 “그냥 감상할 때도 좋지만 배경 설명을 들으니 이해가 더 잘되고, 도슨트 선생님이 엄마 같아 친근하다”고 말했다. 서초구는 도슨트 활동이 경단녀들에게 보다 안정적인 일자리가 될 수 있도록 내년에는 올해보다 예산을 늘리고 사업을 확대할 예정이다. 구 관계자는 “올해 미처 프로그램을 신청하지 못한 학교들이 내년에 참여하겠다는 의사를 보일 만큼 반응이 좋다”며 “도슨트 사업은 경력이 단절된 여성들이 다시 직업을 갖는 효과 외에도 서초구의 학생들이 구민으로부터 배우며 함께 마을에서 성장한다는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김예윤 기자 yeah@donga.com}

서울지하철 1∼8호선을 운영하는 서울시 산하 서울교통공사가 올 3월 실시한 ‘친인척 재직 현황 조사’에 전 직원 중 39명이 참여하지 않았다고 했지만, 본보가 공사 일부 직원에게 직접 확인한 결과 최소 61명이 조사에 참여하지 않은 것으로 22일 확인됐다. 또 박원순 서울시장과 공사는 이 조사에 참여하지 않은 직원의 소속 부서가 2개라고 밝혔지만 본보 확인 결과 조사 불참 직원이 최소 12개 부서에 근무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올 3월 정규직으로 전환된 친인척 직원이 108명이라는 공사 집계의 전제는 조사에 빠진 39명을 제외한 전 직원의 99.8%가 전수조사에 참여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본보 취재로 조사 불참 직원이 최소 61명이나 확인됐기 때문에 정규직 전환 친인척 직원은 공사가 밝힌 108명보다 많을 가능성이 높아졌다. 자유한국당 유민봉 의원은 공사 인사담당 직원에게 확인했다며 조사 응답률이 11.2%에 불과해 실제 전수조사를 하면 정규직 전환 친인척 수가 크게 늘어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한국당은 22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의 서울시 국정감사에서 응답률이 11.2%라고 밝힌 공사 직원과 유 의원 측의 통화 녹취록을 공개했다.○ 일부 직원 “조사 자체가 없었다” 본보는 20∼22일 공사 직원들을 상대로 문자메시지 등을 통해 친인척 재직 현황 조사에 참여했는지, 참여했다면 조사 방식은 어떤 것이었는지 등을 확인했다. 당시 조사에 참여하지 않은 직원들은 본보 취재진에게 보낸 문자메시지에서 “문서를 제출하거나 온라인 설문항목에 체크하는 등 어떤 형태의 조사에도 참여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상당수는 조사 자체가 이뤄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한 직원은 “최근 언론에 보도된 것을 보고서야 그런 (친인척 재직 현황) 조사가 있었는지 알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직원은 “회사에서 부서에 친인척 조사를 실시하라는 공문을 내려보내 알고는 있었지만 부서에서 조사를 하지 않아 흐지부지 넘어갔다”고 말했다. 또 조사 담당자가 직원들에게 묻지도 않은 채 ‘전체 해당 없음’이라고 보고하거나 직원들을 둘러보며 “없죠?”라고 구두로 묻는 등 조사 방식이 허술했다는 증언도 나왔다. 이런데도 박 시장과 공사 측은 “공사의 전 직원 1만7084명 중 39명을 제외한 1만7045명(99.8%)이 조사됐다”고 밝혔다.○ “부실 조사로 친인척 직원 명단 누락” 부실한 조사로 친인척이 있는 직원이 명단에서 누락됐다는 직원들의 증언도 있었다. 한 직원은 “재직하는 친인척이 더 있지만 서류에 빈칸이 1곳이라 그냥 1명만 썼다”며 “조사에 참여했다고 말하기가 나 스스로도 헷갈린다”고 밝혔다. 또 다른 직원은 “부서에 가족이 근무하는 직원이 분명히 있었는데도 보고에는 ‘없다’라고 올라갔다”고 말했다. 정규직 전환 친인척 명단에서 배우자를 누락한 인사처장과 아들을 누락한 임원 외에도 친인척 누락이 더 있었다고 폭로한 것이다. 직원들은 부실 조사의 배경으로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 산하 노조의 방해를 들었다. 회사에서 친인척 현황 조사 공문이 내려온 직후 노조가 “개인에 대한 과도한 신상 털기”라고 비난하며 조사를 전면 거부하라고 했다는 것이다. 조사 거부를 담은 노조의 통신문은 홈페이지에 게재됐고 각 부서에 팩스로도 전달됐다. 조사를 맡았던 한 직원은 “노조 지시로 실태 파악도 못했고 보고도 못 올렸다”며 “상위 부서도 ‘없다’ 또는 ‘제출 안 함’으로 (최상위 집계 부서에) 전달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직원은 “노조에서 거부 지시를 내렸고 노조 집행부가 70여 명이 되는 상황에서 어떻게 응답률 99.8%가 나올 수 있겠느냐”며 “주민등록등·초본 제출 같은 강제성도 없어 아무도 제대로 조사에 참여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김예윤 기자 yeah@donga.com}

《 주말이었던 20일 한국은행, 예금보험공사 등 금융 공기업과 공공기관들의 하반기 공개채용 필기시험이 실시됐다. 취업준비생과 가족들을 시험장에서 만나 서울교통공사의 친인척 108명이 정규직으로 전환된 ‘고용세습’ 논란에 대한 반응을 들어봤다. 높은 경쟁률을 뚫어야 하는 취업준비생들은 “‘빽’이 없으면 취업도 못 하는 것이냐”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2016년 ‘구의역 스크린도어 사망 사고’를 계기로 정규직 전환이 이뤄진 점을 들어 “사고가 그들에게는 한몫 챙길 기회였다”는 비판도 나왔다. 》 한국수출입은행 공개채용 필기시험이 치러진 20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의 A 중학교 교문 앞에는 5대의 오토바이가 줄 지어 서 있었다. 시험을 마치고 나오는 수험생을 다른 시험장으로 이동시키기 위해 기다리는 행렬이었다. 이들의 목적지는 이 학교에서 약 12km 떨어진 중구의 B 고등학교였다. 시험을 마치자마자 뛰어나온 한 20대 여성이 “아저씨 늦지 않게 가주세요”라고 말하며 오토바이 뒷자리에 올라타자 오토바이가 곧바로 출발했다. 제대로 인사조차 못한 채 딸을 보낸 아버지 신모 씨(56)는 “딸이 대학입시 때보다 공부를 더 열심히 하고 있는데 서울교통공사의 고용세습 소식을 볼 때마다 너무 화가 난다”고 말했다. 20일 한국은행, KDB산업은행, 예금보험공사 등 주요 금융 공기업과 공공기관의 하반기 공개채용 필기시험이 전국 각지에서 열렸다. 정부 방침에 따라 학력, 출신지 등을 기재하지 않는 ‘블라인드 채용’으로 전형이 진행 중이다. 하지만 서울교통공사 임직원의 친인척 108명이 정규직으로 전환된 ‘고용세습’ 논란이 일면서 취업준비생과 가족들의 심정은 어수선해 보였다. 예보 시험이 치러진 서울 마포구 C 중학교 교문 앞에서는 부모 10여 명이 시험을 마치고 나올 자녀를 기다리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서울교통공사 고용세습 논란이 대화의 주제였다. 경기 화성시에서 수험생 아들과 함께 온 나모 씨(56·여)는 “있어선 안 될 일이 일어났는데 또 일어나진 않을까 부모로서 불안하다. 그들 때문에 가뜩이나 좁은 문이 더 좁아진 것 아니냐”고 말했다. 정오가 지나면서 시험장 밖으로 나온 수험생들도 마찬가지였다. 경기 성남시에서 온 최모 씨(25·여)는 “논란을 알고 있지만 우리가 할 수 있는 게 없지 않냐. 계속 공부하고 준비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안정적이고 질 좋은 일자리로 선망 받는 공기업 정규직 채용이 ‘인맥’에 따라 이뤄졌다는 데에 수험생의 박탈감은 더 컸다. 한국예탁결제원 시험을 본 김모 씨(26)는 “인맥 통해 입사를 시킬 것이라면 왜 국가직무능력표준(NCS)을 보게 하는지 이해가 안 된다”고 말했다. 한국산업기술시험원 무기계약직 시험을 본 이모 씨(26·여)도 “정부가 공정한 채용을 위해 NCS, 블라인드 채용 등을 도입했는데 그 틈을 타고 인맥 채용이 기어이 이뤄지는 것을 보면 그 노력도 가상하다”며 혀를 찼다. 서울교통공사와 같은 철도 관련 기관 취업준비생들의 분위기도 뒤숭숭하다. 이들의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는 최근 ‘서울교통공사 면접 팁’이라는 제목의 게시물이 화제가 됐다. 글쓴이 이름은 ‘가족공사’였다. 글에는 “면접 볼 때 ‘서울에서 지하철을 운전하시는 저희 친척을 보며 (입사를) 꿈꿔 왔다’고 말하면 서울가족친지공사 문 부수고 합격”이라고 적혀 있었다. 26일까지 진행되는 서울교통공사 공개채용 면접전형을 응시하는 수험생의 마음을 대변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한 지원자는 “공기업은 다른 곳보다 과정이 투명하다고 생각해 준비했다. 돈 없고 ‘빽’(가족 도움) 없으면 취업도 못 하고 가난도 대물림되는 것이냐”라고 말했다. 공사의 정규직 전환의 계기가 된 2016년 ‘구의역 사고’도 다시 회자됐다. 고려대 학생들의 온라인 커뮤니티 ‘고파스’에서는 2016년 서울지하철 2호선 구의역에서 승강장 안전문(PSD)을 보수하다 숨진 하청업체 직원 김모 씨 사고 이후 서울시가 서울교통공사(당시 서울메트로) 정규직 전환을 결정한 것을 두고 “아깝게 청년이 목숨을 잃은 사건이 이분들에게는 한몫 챙길 기회였네요”라고 쓴 글이 올라왔다. 다른 회원들도 “아주 그냥 제대로 해 먹네” 등 서울시와 공사를 비판하는 댓글로 호응했다.서형석 skytree08@donga.com·김예윤 기자}

“‘서울가족공사’ 면접 팁은….” 19일 서울교통공사와 같은 철도 관련 기관 취업준비생들의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는 ‘서울교통공사 면접 팁’이라는 제목의 게시물이 올라와 화제가 됐다. “면접 볼 때 ‘서울에서 지하철을 운전하시는 저희 친척을 보며 (입사를) 꿈꿔왔다’고 말하면 서울가족친지공사 문 부수고 합격”이라는 글에 ‘속 시원하다’ ‘너무 비꼬았다’ 등 댓글이 달렸다. 2018년 하반기 공개채용을 진행 중인 서울교통공사의 고용세습 의혹에 취업준비생들이 불안과 분노를 호소하고 있다.● 면접 전형 중인 서울교통공사 수험생들 불안호소 서울교통공사는 26일까지 면접 전형을 진행 중이다. 면접 전형이 시작된 17일 한 지원자는 “다음날 면접인데 안 그래도 불안한데 자꾸 나오는 고용비리 뉴스를 보고 더욱 심란하다”며 “(비리 여부가) 사실이든 아니든 의혹이 제기된다는 것 자체가 ‘빽’ 없는 사람에겐 불안한 일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공기업은 다른 곳보다 과정이 투명하다고 생각해 준비했는데 이 곳마저 이런다면 돈 없고 빽 없으면 취업도 못하고 가난도 대물림되는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 고용세습 의혹이 제기된 직후부터 철도 관련 기관 취준생들의 커뮤니티에는 불안뿐 아니라 분노가 담긴 글이 올라왔다. “면접이 가장 친인척을 봐주기 좋은 전형 아니냐. 면접을 가지 말자”거나 “면접 일정이 (다른 곳과) 겹치는데 교통공사를 안 갈 것”이라는 등 면접을 보이콧하자는 움직임도 있었다. “얼마나 좋은 직장이면 그렇게 정규직으로 전환하려고 기를 쓰겠냐”며 서울교통공사의 처우를 가늠하는 한편 “친인척 숫자 자체보다 정당한 절차 없는 정규직 전환이 문제 같다”는 등 게시물 50여 개가 쏟아졌다. 지난해 서울교통공사에 입사한 직원 A 씨는 “정규직 일자리를 늘리는 것은 찬성이지만 현대판 음서제로 정규직이 된다면 별개의 문제”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A 씨는 “이는 2년 가까이 공부한 끝에 입사한 나를 포함해 취준생들에 대한 역차별”이라며 “그 시간에 차라리 아는 사람에게 부탁해 공공기관 계약직 자리를 소개해달라고 하는 게 더 현명했을 것 같다는 자조까지 든다”고 말했다. ● “구의역 사고도 한몫 챙길 기회였네요” 한국수출입은행 공개채용 필기시험이 열린 20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의 B 중학교 교문 앞에는 5대의 오토바이가 줄 지어 서 있었다. 시험을 마치고 나오는 수험생을 다른 시험장으로 이동시키기 위해 기다리는 행렬이었다. 이들의 목적지는 이 학교에서 약 12㎞ 떨어진 중구의 C 고등학교였다. 시험을 마치자마자 뛰어 나온 한 20대 여성이 “아저씨 늦지 않게 가주세요”라고 말하며 오토바이 뒷자리에 올라타자 오토바이가 곧바로 출발했다. 제대로 인사조차 못한 채 딸을 보낸 아버지 신모 씨(56)는 “딸이 대학 입시 때보다 공부를 더 열심히 하고 있는데 서울교통공사의 고용세습 소식을 볼 때마다 너무 화가 난다”고 말했다. 20일 한국은행, KDB산업은행, 예금보험공사 등 주요 금융 공기업과 공공기관의 하반기 공개채용 필기시험이 전국 각지에서 열렸다. 정부 방침에 따라 학력, 출신지 등을 기재하지 않는 ‘블라인드 채용’으로 전형이 진행 중이다. 하지만 서울교통공사 임직원의 친인척 108명이 정규직으로 전환된 ‘고용세습’ 논란이 일면서 취업준비생과 가족들의 심정은 어수선해보였다. 예보 시험이 치러진 서울 마포구 D 중학교 교문 앞에서는 부모 10여 명이 시험을 마치고 나올 자녀를 기다리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서울교통공사 고용비리 논란이 대화의 주제였다. 경기 화성시에서 수험생 아들과 함께 온 나모 씨(56·여)는 “있어선 안 될 일이 일어났는데 또 일어나진 않을까 부모로서 불안하다. 그들 때문에 가뜩이나 좁은 문이 더 좁아진 것 아니냐”고 말했다. 정오가 지나면서 시험장 밖으로 나온 수험생들도 마찬가지였다. 경기 성남시에서 온 최모 씨(25·여)는 “논란을 알고 있지만 우리가 할 수 있는 게 없지 않냐. 계속 공부하고 준비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안정적이고 질 좋은 일자리로 선망 받는 공기업 정규직 채용이 ‘인맥’에 따라 이뤄졌다는 데에 수험생의 박탈감은 더 컸다. 한국예탁결제원 시험을 본 김모 씨(26)는 “인맥 통해 입사를 시킬 것이라면 왜 국가직무능력평가(NCS)를 보게 하는지 이해가 안 된다”고 말했다. 한국산업기술시험원 무기계약직 시험을 본 이모 씨(26·여)도 “정부가 공정한 채용을 위해 NCS, 블라인드 채용 등을 도입했는데 그 틈을 타고 인맥채용이 기어이 이뤄지는 것 보면 그 노력도 가상하다”며 혀를 찼다. 공사의 정규직 전환의 계기가 된 2016년 ‘구의역 사고’도 다시 회자됐다. 고려대 학생들의 온라인 커뮤니티 ‘고파스’에서는 2016년 서울 지하철 2호선 구의역에서 승강장안전문(PSD)을 보수하다 숨진 하청업체 직원 김모 씨 사고 이후 서울시가 서울교통공사(당시 서울메트로) 정규직 전환을 결정한 것을 두고 “아깝게 청년이 목숨을 잃은 사건이 이 분들에게는 한몫 챙길 기회였네요”라고 쓴 글이 올라왔다. 다른 회원들도 “아주 그냥 제대로 해 먹네” 등 서울시와 공사를 비판하는 댓글로 호응했다. 서형석 기자 skytree08@donga.com김예윤 기자 yeah@donga.com}

서울시가 지난해 11월 서울교통공사에 대한 채용비리 특별점검을 벌였지만 직원 친인척 채용 관련 문제점을 지적한 것은 한 건도 없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중점 점검 분야가 아니었다는 이유로 친인척 채용 관련 실태는 거의 들여다보지 않은 것이다. 18일 서울시 등에 따르면 서울시 감사위원회는 지난해 11월 20일부터 5일간 서울교통공사에 대한 채용비리 특별점검을 했다. 정부가 채용비리 근절을 위해 전국의 지방공기업과 출자·출연기관을 대상으로 채용비리 특별점검을 실시한 데 따른 것이었다. 점검 결과 서울교통공사는 채용 절차와 관련한 업무 소홀 등 행정절차에 대한 3건의 지적을 받았다. 직원 친인척 채용 관련 내용은 없었다. 서울시 관계자는 “당시 특별점검이 채용공고의 적절성이나 면접위원 구성, 합격자 임의증원 등에 초점이 맞춰졌다”며 “친인척 채용과 관련한 익명 신고가 두 건 있었지만 한 건은 사실이 아니었고, 나머지 한 건은 채용 사실은 맞지만 비위가 발견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서울시의 특별점검이 친인척 비리 분야는 거의 다루지 않았는데도 김태호 서울교통공사 사장은 최근 문제가 불거지자 “비리가 발견되지 않았다”고 단언했다. 16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당시 (전국적으로) 364건의 수사의뢰, 문책 등 징계가 있었으나 우리 공사는 해당 사항이 없었다”고 올렸다. 서울시의 엉터리 감사 논란은 18일 서울시에 대한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국정감사에서 도마에 올랐다. 더불어민주당 김민기 의원은 “대체 서울시 감사실에서 뭘 한 것이냐. 박원순 시장이 물러진 게 아닌가 하는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또 서울시 국감에서 자유한국당 등 보수야당 의원들은 서울교통공사의 친인척 고용 세습 의혹을 채용 비리로 규정하고 “박원순 시장이 책임을 져야 한다”며 몰아붙였다. 한국당 유민봉 의원은 “서울교통공사 인사 규정에 ‘임직원의 가족, 친척들을 대상으로 하는 우대 채용은 금지된다’는 내용이 있는데, 임직원 친인척이 정규직으로 전환된 것은 규정 위반 아니냐”고 따졌다. 같은 당 김영우 의원은 “서울교통공사 시험 경쟁률이 60 대 1, 70 대 1이 넘는데 서울시 산하 공기업에서 노조 조합원, 임직원 친인척이 정규직으로 전환된다고 하면 공기업에 들어가기 위해 매일 열심히 사는 취업준비생은 어쩌라는 것이냐”고 말했다. 이어 “시장이 나서서 필요하면 수사의뢰, 국회 국정조사까지도 요구해야 한다. 이번 기회에 모든 공기업의 친인척 채용 비리를 밝히기 위한 전수조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사장은 공사 직원 1만7084명 중 1912명이 사내 친인척 관계가 있다는 지적에 “배우자가 38% 정도이고 사내 부부가 많다. 원래 분리된 회사에서 근무하다가 공사 통합을 하면서 사내 친인척이 된 사람이 약 500명”이라고 해명했다. 박 시장은 “사내 근무 가족의 비율이 높은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전환 과정에서) 특별히 비리가 있었다는 판단은 되지 않지만 만약 비리가 있다면 큰 문제이기 때문에 보다 객관적인 감사원에 감사 요청을 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권기범 kaki@donga.com·김예윤 기자}

서울 지하철 1∼8호선을 운영하는 서울시 산하 서울교통공사가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 산하 노조의 요구에 밀려 올해 내 ‘정규직 전환 시험’ 추가 실시를 노조와 합의한 것으로 17일 확인됐다. 올 7월 처음 치러진 정규직 전환 시험은 노조의 100% 합격 보장 요구로 파행을 겪었으며, 다음 시험은 당초 내년 하반기에 실시될 예정이었으나 1년가량 앞당겨진 것이다. 이 시험은 무기계약직에서 ‘임시’ 정규직으로 전환된 직원이 ‘완전한’ 정규직으로 승진하기 위해 봐야 한다. 공사 내부에서는 박원순 서울시장이 지난달 농성 중이던 민노총 산하 노조 대표와 면담한 뒤 올해 내 추가 시험 실시가 합의된 점을 들어 공사가 민노총의 요구에 굴복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서울교통공사는 평균 연봉이 7000만 원이며 각종 복지와 처우가 좋아 많은 취업 준비생들이 선호하는 직장이다. 올 7월 1일 치러진 첫 시험은 노조가 전원 합격 보장을 요구하며 시험을 사실상 거부해 응시율이 37%에 그쳤다. 대상자 626명 중 393명이 시험을 거부한 것. 당시 공사는 다음 시험을 내년 하반기에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그런데 7월 시험 합격률이 93.6%에 이르자 노조는 올해 안에 추가 시험 실시를 요구했다. 공사는 이에 부정적이었으나 박 시장이 서울시청 앞에서 농성 중이던 노조 대표와 면담한 이후인 지난달 21일 노조 측과 추가 시험을 연내에 실시하는 내용의 ‘노사특별합의서’를 작성했다. 또 공사는 고용 세습 논란에 휩싸였다. 자유한국당 유민봉 의원에 따르면, 공사가 올 3월 무기계약직에서 정규직으로 전환한 1285명 중 108명(8.4%)이 공사 임직원의 자녀이거나 형제, 배우자 등 친인척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당 김용태 사무총장은 17일 기자회견을 열고 “정규직 전환 과정을 총괄한 공사 김모 인사처장의 부인이 무기계약직인 식당 찬모에서 정규직으로 전환됐다”고 밝혔다. 또 김 사무총장은 2016년 스크린도어 유지보수 분야 무기계약직으로 공사에 입사해 스크린도어 업무직협의체 결성을 주도한 임직원 2명이 옛 통합진보당 출신인 것으로 드러났다고 공개했다. 한국당은 이 문제를 ‘권력형 채용 비리 게이트’로 규정하고, 국정조사를 통해 공공기관 전체의 불법 채용 비리 현황을 밝혀야 한다고 촉구했다. 서울시는 감사원 감사를 요청하겠다고 밝혔다. 김예윤 yeah@donga.com·홍정수 기자}

서울교통공사가 내년 하반기에 예정된 ‘정규직 전환 시험’ 일정을 앞당겨 연내에 추가 실시하기로 노조와 합의한 배경은 무기계약직이 ‘임시’ 정규직으로 전환된 3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지난해 12월 이뤄진 노사 합의에 따라 양측은 올 3월 1일자로 무기계약직 1285명을 정규직으로 전환했다. 단, 무기계약직 중 경력 3년 미만인 직원들은 ‘7급보’로 임용했다. 7급보는 정규직 전환 과정에서 신설한 임시 직책으로, 입사 3년을 채우거나 교통공사에서 매년 실시하기로 한 직무역량평가에 합격하면 정규직 7급으로 승진할 수 있도록 했다. 그러나 올 7월 1일 처음 실시된 정규직 전환을 위한 직무역량평가부터 파행이 빚어졌다. 서울교통공사에는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 소속의 서울교통공사노조(공사노조)와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노총) 소속의 서울교통공사통합노조(통합노조) 등 2개 노조가 있다. 공사노조는 1만2000여 명이 소속된 거대 노조다. 통합노조에는 2400여 명이 속해 있다. 이 중 민노총 산하 공사노조가 “불합격자가 나오는 시험은 직원들 간 갈등을 일으킬 수 있다. 전원 합격을 보장하지 않으면 시험을 치를 수 없다”고 주장한 것이다. 공사노조는 또 시험을 앞두고 시험 문제와 범위를 알려 달라고 요구했지만, 서울교통공사는 공정성을 이유로 거부했다. 공사노조의 이런 요구에 대해서는 통합노조와 공채 직원들도 반발하며 노노(勞勞) 갈등 양상을 보였다. 당시 한찬수 통합노조 1차량본부장은 “수십 대 일의 경쟁률을 뚫고 들어온 공채 출신 직원이 거대 노조에 밀려 역차별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정규직 전환 시험의 합격률이 93.5%에 이르자 시험 당일 고사장까지 찾아가 응시생들에게 “시험을 보지 말라”고 말렸던 공사노조의 태도가 180도 달라졌다. 내년 하반기에 실시하기로 예고돼 있던 시험을 올해 안으로 추가 실시하라고 요구한 것이다. 이에 대해 서울교통공사는 “모든 노조가 참여한 공동교섭단에서 논의할 문제”라며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그런데 박원순 서울시장이 지난달 14일 민노총 소속 공사노조의 윤병범 위원장을 만난 이후 상황이 달라졌다. 지난달 21일 서울교통공사와 공사노조가 작성한 ‘노사특별합의서’에 정규직 전환 시험을 올해 안에 실시한다는 내용이 명시된 것이다. 윤 위원장을 비롯한 공사노조는 9월 12일부터 서울광장에서 텐트를 치고 시장 면담을 요구하며 노숙 농성을 벌였다. 당시 박 시장은 윤 위원장에게 “노사 간 쟁점을 서로 절반씩 양보해 타협할 수 있도록 돕겠다”고 말했다. 시험이 당겨졌다는 노사 합의 내용이 알려지자 공사 내부에서는 “민노총의 요구에 서울시와 회사가 굴복한 것 아니냐”는 불만이 터져 나왔다. 서울교통공사 직원 이모 씨는 “시험을 집단으로 거부할 때는 언제고 이제 와서 시험을 또 보게 해달라는 노조의 이기적인 태도가 너무 어이없다는 사내 게시판 글에 댓글 100여 개가 달렸다”며 “이런 주장을 서울시와 회사가 받아들였다는 데에도 공분이 크다”고 말했다. 연내 추가 시험을 실시한다는 합의는 두 노조 간의 갈등을 불렀다. 한노총 산하 통합노조가 지난달 27일 서울교통공사와 작성한 특별합의문에는 연내 추가 시험 실시 조항이 빠졌다. 그러자 공사노조는 “짝퉁 합의서”라고 비난했다. 서울교통공사는 “노사 합의서에 시험 재실시 내용이 들어간 것은 맞지만 아직 날짜가 확정된 것은 아니다”며 “서울시에서 압력을 받거나 노조의 요구에 굴복한 것이 아니며 서로 주고받는 노사 협상의 과정일 뿐”이라고 설명했다.김예윤 yeah@donga.com·한우신 기자}
내년 9~11월 서울에서 ‘제2회 서울도시건축비엔날레’가 열린다. 세계 주요 도시 관계자들과 도시건축 전문가 등이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와 세종대로 도시건축박물관 등 서울 곳곳에서 도시 정보를 공유하고 미래 모델을 모색한다. 서울비엔날레는 2017년 ‘도시’와 ‘건축’을 주제로 시작된 국내 최초의 국제 학술·전시축제다. ‘공유도시’를 주제로 열렸던 1회 행사에는 세계 50개 도시와 120개 기관, 40개 대학이 참가해 국내외 46만여 명의 관람객이 찾았다. 내년에 열릴 2회 비엔날레의 주제는 ‘집합도시’다. 도시는 공간, 시간, 사회가 상호 작용해 만드는 집합체라는 시각에서 각 도시의 현재를 이해하고 미래를 전망한다는 의미다. 서울시는 “작게는 골목 단위부터 크게는 도시들의 집합까지 세계 각 도시가 실험하고 있는 집합도시의 유형과 정보를 공유하고 미래 모델을 모색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DDP와 돈의문박물관마을을 비롯해 내년 상반기에 정식 개관하는 서울도시건축박물관에서는 주제와 도시별로 전시와 ‘서울랩(Seoul Lab)’이 진행된다. 서울랩은 서울비엔날레의 주제를 다른 도시에 적용 가능한지 실험하는 싱크탱크로 국내외 대학과 연계된 국제스튜디오와 시민들이 참여하는 프로그램이 마련돼 있다.김예윤 기자 yea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