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윤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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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정윤철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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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11-07~2025-1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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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족의 힘’

    11일 경북 의성에 위치한 경북컬링훈련원으로 들어서는 여자 컬링대표팀 김영미(26·경북체육회)는 미소를 지었다. 고된 스케줄이 기다리고 있는 훈련장으로 들어서는데 웃음이 나온 이유는 무엇일까. “가족들이 기다리는 집에 도착한 느낌이에요. 훈련이 힘들어도 곁을 지켜주는 동료들이 있으니까…. 매일 아침 훈련원을 들어올 때마다 ‘다시 시작해 보자’고 다짐합니다.” 경북컬링훈련원은 2018 평창겨울올림픽 컬링 국가대표팀의 ‘산파’ 역할을 한 곳이다. 2006년 건립된 국내 최초 컬링전용경기장인 이곳에서 한솥밥을 먹은 경북체육회가 올림픽 남녀·믹스더블 태극마크를 석권했기 때문이다. 경북체육회 선수들은 해외 훈련을 제외한 1년 중 절반을 훈련원에서 보낸다. ‘빙판 위 체스’로 불리는 컬링은 수 싸움이 치열하기 때문에 팀원들 간의 호흡이 중요하다. 대표팀 선수 12명 가운데 8명이 의성에서 학창 시절을 보냈다. 김민정 여자대표팀 감독(36)은 “선수들 대부분이 중고교 시절 집 근처에 생긴 컬링장에서 취미로 컬링을 시작했다가 실력이 늘면서 선수의 길로 접어들었다”고 말했다. 여자대표팀 김선영(24)은 “남녀가 연습경기를 하면서 실력을 키웠다. 여자 팀은 남자 선수들의 공격적 경기 운영을, 남자 선수들은 여자팀의 수비 전술을 배울 수 있다”고 말했다. ‘한 지붕’에서 훈련 중인 경북체육회에는 실제 가족도 많다. 남자 팀 김민찬(30)은 김 감독의 동생이며, 남자 팀 이기복과 믹스더블 이기정(22)은 쌍둥이다. 여자 팀 김영미와 김경애(23)는 자매. 남자 팀 김창민(32)은 “경기에서 지면 상처를 받을 때가 많다. 하지만 서로의 심리를 아는 가족 선수들 덕분에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대표팀은 체력 훈련으로 일과를 시작한다. 이들은 짐볼 위에서 균형 잡기, 팔굽혀 펴기 등 12개 종목을 1시간 동안 훈련한다. 오후에는 4시간가량 빙상 훈련을 한다. 신음 소리가 가득했던 체력 훈련과 달리 빙상 훈련은 화기애애한 분위기로 진행된다. 원하는 곳으로 스톤을 보냈을 때는 박수를 치거나 서로를 격려하기도 한다. 남자(세계 15위), 여자(8위), 믹스더블(12위) 모두 평창 올림픽 메달 획득이 목표다. 올림픽 메달을 향한 경북체육회의 과제는 ‘집 밖에서의 도전’에 대비하는 것. 경북훈련원은 2층에 소규모 관람 공간이 있지만 올림픽이 열리는 강릉컬링센터는 3500명의 관중이 들어올 수 있다. 대표팀은 관중 소음과 체온에 따른 빙질 변화에 대한 대비책 마련에 고심 중이다. 장반석 믹스더블 대표팀 감독은 “2월 강릉컬링센터에서 열린 테스트이벤트에서 많은 관중을 두고 경기를 해보니 소음으로 집중력이 흐트러지는 문제가 있었다”고 말했다. 장 감독은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을 앞두고 야구장에서 소음 적응 훈련을 한 양궁 대표팀 관계자에게 강의를 부탁했다”고 말했다. 김 감독은 “강릉컬링센터에서 대회를 치러 안방 이점을 누릴 기회를 얻고 싶다. 또한 해외 지도자를 초빙해 선수들의 실력을 키울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강릉컬링센터는 3월 바닥 균열 문제가 발생해 한동안 사용이 금지됐다. 평창동계올림픽 조직위원회 관계자는 “지난달 보수 공사를 끝냈다. 대표팀 사용 일정도 협의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한편 여름휴가 중인 이낙연 국무총리는 이날 경북훈련원을 찾아 선수들을 격려했다. 이 총리는 당초 이날 경북 유림을 방문할 계획이었지만 인근에 컬링 선수들이 훈련한다는 사실을 전해 듣고 방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총리는 “우리 스포츠 역사를 보면 늘 국민들이 생각했던 것보다 더 빨리 그리고 의외의 분야에서 좋은 성적을 거둬왔다”며 “평창올림픽 컬링에서 금메달이 나온다면 우리가 목표한 금메달 8개는 순조롭게 달성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의성=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 유근형 기자}

    • 2017-0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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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홍명보+최진철… 21세 ‘괴물 수비수’

    고교 시절만 해도 그는 압도적으로 몸집이 큰 축구 선수가 아니었다. 키(188cm)는 컸어도 몸무게는 78kg으로 몸싸움이 잦은 중앙 수비수 치고는 마른 편이었다. 2015년 연세대 입학 후 4학년 공격수 형들을 상대하면서 한계에 부딪혔다. 힘에서 밀린다는 생각이 든 그는 1년 동안 체중을 늘리는 동시에 매일 저녁 근력 운동을 했다. 몸무게가 88kg이 되고 근육도 불어났다. 그 덕분에 2학년 때부터는 탄탄한 체격 조건을 앞세워 공중볼 다툼 등에서 상대를 제압하는 선수가 됐다. 프로축구 K리그 클래식(1부) 전북의 김민재(21)가 ‘괴물 수비수’로 주목받기 시작하던 때였다. 그 무렵 그는 ‘빨리 프로에 데뷔해 경쟁력을 키우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그래서 왼팔에 ‘꿈꾸기를 멈추지 말라. 시간은 기다려주지 않는다’는 의미의 문신을 새기기까지 했다. 결국 그는 대학을 중퇴하고 실업 무대인 내셔널리그 팀에서 6개월을 뛴 뒤 평소 그의 실력을 눈여겨본 최강희 전북 감독의 품에 안겼다. 베테랑 수비수들로 구성된 전북에서 그는 이번 시즌 데뷔 후 바로 주전을 꿰찼다. 전북이 치른 25경기 중 23경기에 출전한 그는 국가대표 출신 최철순 등과 함께 강력한 수비진을 이루고 있다. 클래식 선두 전북은 김민재의 활약 속에 리그 최소 실점(22실점)을 기록 중이다. 9일 완주군 전북 클럽하우스에서 만난 김민재는 “훈련 때 상대하는 선수가 이동국, 김신욱 등 리그 최고 공격수들이다. 그런 선배들을 막다 실전에 나서면 상대를 한결 편하게 수비할 수 있다”고 말했다. 나이는 어리지만 훈련 때 주눅 들지 않고 선배들의 공을 빼앗기 위해 달려드는 그를 팀 선배들은 ‘우량아’로 부른다. 최 감독의 두터운 신뢰는 김민재의 자신감을 한껏 키우고 있다. 올 시즌 초 김민재는 몇 차례 반칙으로 페널티킥을 내줬다. 하지만 최 감독은 질책하지 않았다. 김민재는 “감독님께서 ‘실수해도 나를 쳐다보지 말라’고 하셨다. 그때부터 마음이 편안해졌다”고 말했다. 백패스를 지양하고 전진 패스를 강조하는 최 감독의 공격적인 축구도 김민재의 플레이스타일과 잘 맞았다. 김민재는 몸싸움 능력과 함께 후방에서 패스로 공격을 전개하는 빌드업 능력도 뛰어나다. 김대길 KBSN 해설위원은 “김민재는 홍명보의 발기술과 최진철의 대인 방어능력을 모두 갖춘 수비수다. 체격이 큰데 발도 빠른 다재다능한 선수다. 한국 축구의 대형 수비수로 성장할 가능성이 크다”고 평가했다. 김민재의 운동 능력은 학창 시절 유도 선수였던 아버지와 육상 선수였던 어머니로부터 물려받았다. 그는 “아버지께 골격을, 어머니께 스피드를 물려받은 것 같다”고 말했다. 경남 통영에서 탁자 6개가 있는 작은 횟집을 운영하는 김민재 부모는 어려운 형편에도 아들을 축구 스타로 키웠다. 김민재는 “나를 위해 고생하시는 부모님을 보면서 성공에 대한 열망이 커졌다”고 말했다. 전북에서 맹활약하고 있는 김민재가 이란(31일), 우즈베키스탄(9월 5일)과의 2018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을 앞둔 국가대표팀에 승선할 수 있을지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울리 슈틸리케 전 감독이 이끈 대표팀은 최종예선 8경기에서 10골을 내줬다. 슈틸리케 감독 경질 이후 사령탑에 오른 신태용 감독은 수비 불안 해결을 위해 고심 중이다. 김민재는 “그동안 연령별 대표팀에 소집돼 훈련을 하거나 평가전을 뛴 적은 있지만 항상 최종 명단에 포함되지 못했다”면서 “대표팀에 가게 된다면 전북에서처럼 죽어라 뛰겠다”며 웃었다. 전주=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 2017-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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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싱겁다 싶던 K리그, 왜 이리 흥분되나

    무더위 속에 후반기에 돌입한 프로축구 K리그 클래식(1부)의 선두권 경쟁이 뜨거워지고 있다. 개막 전 ‘1강’으로 꼽힌 전북(승점 50)이 5월 27일부터 줄곧 선두를 유지하고 있지만 외국인 공격수의 활약을 앞세운 2위 수원과 3위 울산(이상 승점 46)이 상승세를 타면서 전북과의 승점 차가 4로 줄었다. 수원과 울산은 승점이 같지만 수원이 다득점에서 앞선 2위를 기록 중이다. 3월 한때 클래식 12개 팀 가운데 11위까지 떨어졌던 수원을 상위권으로 이끈 일등공신은 외국인 공격수 조나탄(27·브라질)이다. 19골을 터뜨려 개인 득점 1위를 달리고 있는 그가 본격적으로 득점포를 가동하기 시작한 것은 6월 18일 FC서울과의 경기(1골)부터다. 이 경기를 시작으로 그는 이달 5일 광주전까지 15골을 몰아넣었다. 6월 서울전은 조나탄이 수원으로 완전 이적한 뒤 그라운드에 나선 첫 경기였다. 지난해 수원이 이타우수 에스포르치(브라질)에서 임대로 영입한 조나탄은 올해 6월 14일 완전 이적해 수원과 3년 계약을 맺었다. 서정원 수원 감독은 “조나탄이 (완전 이적 이후) 심리적으로 안정을 얻었다. 동료들과 공격 전개에 대한 의견을 활발하게 주고받으면서 골 감각이 살아났다”고 말했다. 울산은 클래식 상위 6개 팀 가운데 가장 적은 득점(26골)을 기록 중이다. 그럼에도 울산이 순위를 끌어올릴 수 있었던 것은 측면 공격수 오르샤(25·크로아티아·6골 1도움)를 앞세운 날카로운 역습으로 골을 터뜨린 뒤 안정적인 수비로 실점을 막는 끈끈한 경기를 펼쳤기 때문이다. 울산은 수원(이상 26실점)과 함께 최소 실점 공동 3위를 기록 중이며 13승 중 12승이 1점 차 승리였다. 빠른 발과 개인기를 갖춘 오르샤는 동료 공격수들과의 연계 플레이를 통해 울산 공격을 이끌고 있다. 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 2017-0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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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손흥민, 13일 EPL 개막전 뛰나

    팔 부상에서 회복 중인 손흥민(25·토트넘·사진)이 소속팀의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개막전에 나설 수 있을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7일 미국 스포츠 전문매체 ESPN은 “손흥민이 시즌 첫 경기 엔트리에 포함될 가능성이 생겼다”고 보도했다. ESPN에 따르면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토트넘 감독은 “손흥민은 열심히 훈련을 하고 있다. 부상 회복 단계이지만 그의 복귀 시기를 결정할 때가 된 것 같다”고 말했다. 포체티노 감독은 “손흥민의 몸 상태를 다시 한 번 체크한 뒤 다음 경기에 뛸 수 있을지를 판단할 것이다”고 덧붙였다. 토트넘은 13일 뉴캐슬과 2017∼2018시즌 EPL 첫 경기를 치른다. 지난 시즌 토트넘에서 한 시즌 한국인 유럽 무대 최다골 기록(21골)을 세우며 맹활약한 손흥민은 시즌 종료 후에 치러진 국가대표팀 경기에서 부상을 당했다. 그는 6월 카타르와의 2018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8차전(2-3 한국 패)에서 공중 볼을 다투다 넘어지면서 오른팔을 다쳤다. 이후 국내 병원에서 수술을 받은 손흥민은 지난달 토트넘으로 돌아가 재활에 매진했다. 최근에는 팀 훈련에 합류해 가벼운 러닝과 슈팅 훈련 등을 소화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표팀 에이스 손흥민의 빠른 부상 회복은 이란(31일), 우즈베키스탄(9월 5일)과의 월드컵 최종예선 경기를 앞둔 대표팀에 희소식이다. 최종예선 A조 2위 한국(승점 13)은 3위 우즈베키스탄(승점 12)과의 승점 차가 1에 불과해 월드컵 본선 직행(각 조 1, 2위)을 장담할 수 없는 상태다. 최근 신태용 대표팀 감독은 “손흥민은 부상 부위가 (발이나 다리가 아닌) 팔이기 때문에 훈련을 잘 소화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신 감독은 14일 대표팀 명단을 발표할 예정이다. 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 2017-0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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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슛도사’ 커리… “샷은 힘드네”

    미국프로농구(NBA)의 ‘슛도사’ 스테픈 커리(29·골든스테이트·사진)가 미국프로골프(PGA) 2부 투어(웹닷컴투어) 대회에서 컷 통과의 문턱을 넘지 못했다. 커리는 5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헤이워드의 스톤브래TPC(파70)에서 끝난 웹닷컴투어 엘리 메이 클래식 2라운드에서 버디 2개와 보기 6개로 4오버파를 기록했다. 스폰서 초청 선수로 참가한 커리는 이틀 동안 8오버파 148타를 기록해 공동 148위로 컷 탈락했다. 이번 대회는 3언더파까지 컷을 통과했다. 웹닷컴투어에 따르면 이 대회 전까지 야구 등 다른 종목 선수 23명이 2부 투어 정규대회에 출전했지만 모두 컷을 통과하지 못했다. 베스트 스코어가 67타인 커리는 다른 종목 선수 중 사상 첫 컷 통과에 도전했지만 실패했다. 커리는 미국 스포츠 전문매체 ESPN과의 인터뷰에서 “프로 골퍼들과 경기를 하면서 그들의 경쟁력과 능력을 실감할 수 있었다. 정규 대회의 긴장감 등을 직접 체험해 볼 수 있는 놀라운 경험이었다”고 말했다.  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 2017-0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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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철퇴축구 시즌2’ 울산 6경기 무패행진

    2012년 울산은 탄탄한 수비로 상대 공격을 막은 뒤 역습에 나서 강한 한 방을 휘두르는 ‘철퇴 축구’로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 정상에 올랐다. 5년이 흐르는 동안 울산은 사령탑이 바뀌었고 공격진도 변화가 있었다. 하지만 김도훈 감독이 이끄는 울산은 최근 팬들로부터 “철퇴 축구가 돌아왔다”는 말을 듣는다. 끈끈한 수비에 이은 반격을 토대로 상승세를 타고 있기 때문이다. 6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전북과의 K리그 클래식(1부) 방문경기는 울산의 강점을 보여준 경기였다. 클래식 최강의 공격력을 자랑하는 전북을 상대로 울산은 경기 초반부터 수세에 몰렸다. 하지만 울산 수비진은 몸을 던져 상대 공격을 막았다. 0-0이었던 후반 21분 김 감독은 승부수를 던졌다. 최전방 공격수로 선발 출전한 수보티치를 빼고 저돌적 돌파와 몸싸움이 장기인 이종호를 투입한 것. 이종호는 후반 29분 이명재의 크로스를 헤딩슛으로 연결해 결승골을 터뜨렸다. 시즌 5호 골을 터뜨린 이종호는 울산 팬들 앞으로 달려가 ‘호랑이(울산의 마스코트) 발톱 세리머니’를 하며 기쁨을 만끽했다. 지난 시즌 전북에서 주전을 꿰차지 못했던 이종호는 올 시즌 울산으로 이적해 부활에 성공했다. 울산(슈팅 8개)은 17개의 슈팅을 시도한 전북에 밀렸지만 이종호의 ‘한 방’을 앞세워 1-0으로 승리했다. 또한 울산은 지난달 8일 전북에 0-4로 대패한 것을 설욕했다. 친정팀에 비수를 꽂은 이종호는 “전주에서는 골 세리머니를 하지 않으려고 했지만 감정에 취해 본능적으로 (세리머니가) 나왔다. 0-4 패배 당시 김신욱(전북)이 골 세리머니를 할 때 눈물을 흘리던 울산 팬이 생각났다. 팬들을 행복하게 해드리고 싶었다”고 말했다. 김신욱은 전북으로 이적하기 전에 울산에서 뛰었다. 6경기 연속 무패(4승 2무)를 기록한 울산은 수원(2위)과 승점 46으로 동률을 이뤘지만 다득점에 밀린 3위를 유지했다. 선두 전북은 연승 행진을 ‘4’에서 멈췄다. 한편 강원은 상주를 2-1로 꺾었고, 포항과 전남은 1-1로 비겼다.  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 2017-0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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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종호… ‘이빨 세우고 종횡무진 호랑이’

    상대 골망을 흔든 그는 서포터스석 앞으로 질주한다. 그러고는 손가락을 구부려 호랑이 발톱 모양을 만들면서 포효한다. 프로축구 K리그 클래식(1부) 울산 팬들의 사랑을 듬뿍 받고 있는 이종호(25)의 ‘호랑이 발톱 세리머니’다. 호랑이는 울산의 마스코트다. 올 시즌 울산 유니폼을 입은 공격수 이종호는 저돌적 돌파와 상대 수비수와의 거친 몸싸움도 마다하지 않는 투지로 공격을 이끌고 있다. 울산 팬들은 그에게 ‘이종호랑이(이종호+호랑이)’라는 별명을 붙여줬다. 3일 울산의 클럽하우스에서 만난 이종호는 “올 시즌에 ‘나도 올라서고, 울산도 올라서게 만들겠다’는 각오를 다졌다”고 말했다. 2014, 2015시즌 전남에서 각각 10, 12골을 터뜨린 이종호는 2016시즌 전북으로 이적했다. 하지만 전북 생활은 성공적이지 않았다. 주전을 꿰차지 못한 그는 5골(22경기)을 기록하는 데 그쳤다. 이종호는 “전북에서 내로라하는 선수들과 주전 경쟁을 하면서 배운 것이 많다. 하지만 많은 경기를 뛰면서 이종호가 살아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울산 이적 초기에는 적응이 쉽지 않았다. 그는 개막 후 5경기 동안 공격 포인트를 기록하지 못했고 움직임도 둔했다. 그를 일으켜 세운 사람은 김도훈 울산 감독이었다. 이종호는 “감독님께서 ‘축구가 잘 안 될 때는 기본으로 돌아가라. 네가 컨디션을 되찾을 때까지 기다리겠다’고 하셨다”고 말했다. 이후 이종호는 여러 개의 볼을 세워 놓고 다양한 방식으로 슈팅을 하는 등 개인 훈련을 통해 슈팅 감각을 끌어올렸다. 또한 클래식의 한 라운드가 끝날 때마다 골 모음 영상을 보면서 다른 팀 공격수들의 연계 플레이와 돌파 방식 등을 연구했다. 김 감독도 이종호를 꾸준히 선발로 투입해 경기 감각을 되찾게 했다. 김 감독의 신뢰 속에 이종호(4골 3도움)는 5월부터 득점포를 가동했다. 이종호와 오르샤(6골 1도움)를 활용한 공격은 울산의 핵심 전술이 됐다. 울산 관계자는 “왕성한 활동량을 가진 이종호가 상대 수비를 분산시키면서 생긴 빈 공간으로 오르샤가 침투해 골을 노리는 방식이 효과를 보고 있다”고 말했다. 울산은 이들의 활약을 앞세워 클래식 3위를 기록 중이다. 이종호는 팀에 투혼을 불어넣는 역할도 하고 있다. 그는 지난달 15일 광주와의 경기에서 볼 다툼을 벌이다가 입술이 찢어지는 부상을 당했지만 거즈를 물고 끝까지 경기를 뛰었다. 10바늘을 꿰맨 그는 4일 뒤 강원과의 경기에도 출전을 강행해 결승골까지 터뜨렸다. 신태용 한국 축구국가대표팀 감독이 관전한 경기였다. 신 감독은 최전방 공격수의 폭넓은 움직임과 연계 능력을 강조한다. 이 때문에 소속팀에서 좋은 컨디션을 유지하고 있는 이종호가 국가대표팀에 승선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종호는 2015년 8월 중국에서 열린 동아시안컵 이후 대표팀의 부름을 받지 못했다. 이종호는 “태극마크에 대한 열망이 있다. 소속팀을 위해 최선을 다하면 기회가 올 것이라는 기대감이 있다”고 말했다. 울산=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 2017-0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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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선제골 넣고 자책골 넣고… ‘천당과 지옥’ 오간 배슬기

    전반 7분 프리킥 상황에서 팀 동료 이상기의 등에 맞고 떨어진 볼을 강력한 왼발 슈팅으로 연결해 광주의 골망을 흔든 포항 수비수 배슬기(사진). 양 팀 경기의 선제골이자 자신의 시즌 1호 골을 넣은 이때만 해도 배슬기는 자신감 넘치는 표정을 지었다. 하지만 16분 뒤 그는 허탈한 표정을 지었다. 광주 선수의 코너킥이 자신의 몸에 맞고 굴절돼 골문 안으로 들어가면서 자책골이 됐기 때문이다. 올 시즌 프로축구 K리그 클래식(1부 리그) 한 경기에서 골과 자책골을 동시에 기록한 선수가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역대 K리그에서는 18번째. 경기 시작 후 23분 동안 ‘천당과 지옥’을 오간 배슬기지만 경기 종료 휘슬이 울렸을 때는 가슴을 쓸어내리며 밝게 웃을 수 있었다. 포항은 2일 포항스틸야드에서 열린 광주와의 K리그 클래식 안방경기에서 3-2로 역전승을 거뒀다. 전반을 1-1로 마친 포항은 후반 17분 광주 완델손에게 페널티킥 골을 내줬지만 심동운(후반 19분)과 룰리냐(후반 23분)가 연속으로 골을 터뜨려 4연패 탈출에 성공했다. 최순호 포항 감독은 “오늘 얻은 승점 3은 팀이 위기를 극복하는 데 가장 중요한 승점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나란히 승점 42를 기록 중이던 수원과 울산의 맞대결은 무승부로 끝났다. 양 팀은 울산에서 열린 경기에서 1-1로 비겼다. 수원은 전반 7분 이종성이 중거리 슛으로 선제골을 터뜨려 기선 제압에 성공했다. 하지만 울산은 전반 31분 오르샤가 동점골을 터뜨려 경기를 원점으로 돌렸다. 울산은 후반 2분 수비수 김창수가 이종성을 팔꿈치로 가격해 퇴장당하면서 수적 열세에 놓였지만 수비진의 육탄 방어로 상대 공격을 막아냈다. 4경기 연속 멀티골 행진을 이어가던 수원 외국인 공격수 조나탄은 무득점에 그쳤다. 수원은 승점 43으로 울산(3위)과 동률을 이뤘지만 다득점에서 앞서 2위를 지켰다. 한편 FC서울은 1골 1도움을 기록한 외국인 공격수 데얀의 활약을 앞세워 강원을 3-1로 꺾었다. 선두 전북은 인천과의 경기에서 3-1로 승리했다. 전남과 제주는 각각 상주와 대구를 2-0으로 꺾었다. 울산=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 2017-0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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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모리뉴 감독의 ‘두번째 시즌 마법’ 맨유에서도 통할까?

    ‘스페셜 원’ 조제 모리뉴 감독(54)의 ‘두 번째 시즌 마법’이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에서도 통할까. 유럽 빅 리그 팀들을 이끌어 온 모리뉴 감독은 사령탑 부임 이후 두 번째 시즌마다 좋은 성적을 내기로 유명하다. 첼시(잉글랜드), 인터 밀란(이탈리아), 레알 마드리드(스페인)의 지휘봉을 잡았던 그는 두 번째 시즌에 모두 리그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특히 인터 밀란에서는 두 번째 시즌(2009~2010시즌)에 ‘별들의 전쟁’으로 불리는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의 우승컵을 안았다. 모리뉴는 사령탑 부임 첫 시즌에 팀의 단점을 면밀히 파악한 뒤 선수 영입과 전술 변화 등을 통해 약점을 보완한다. 지난해 5월 맨유의 사령탑이 된 그의 첫 시즌 리그 성적은 다소 아쉽다. 2016~2017시즌에 맨유는 EPL 20개 팀 가운데 6위에 그쳤다. 특히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17골·개인 득점 7위) 외에 다른 공격수들이 부진하면서 공격력이 떨어지는 문제가 있었다.모리뉴 감독은 2017~2018시즌을 앞두고 대대적인 팀 개편을 실시했다. 그는 전성기 시절과 같은 기량을 보여주지 못한 팀의 간판스타 웨인 루니를 에버턴으로 보냈다. 대신 지난 시즌 에버턴에서 25골(개인 득점 2위)을 터뜨린 로멜루 루카쿠를 영입해 공격력을 강화했다. 탁월한 신체조건(190cm, 94kg)을 갖춘 루카쿠는 스피드와 몸싸움 능력이 모두 좋은데다 골 결정력까지 탁월하기 때문에 모리뉴 감독이 구사하는 빠른 역습에 적합한 공격수라는 평가를 받는다. 또한 모리뉴 감독은 첼시 사령탑 시절 애제자였던 수비형 미드필더 네마냐 마티치를 영입해 중원을 강화했다. 수비에서는 벤피카(포르투갈)에서 활약했던 빅토르 린델로프를 영입해 중앙 수비진의 안정감을 더했다. 공격수와 미드필더, 수비수 전 포지션에 걸쳐 전력 보강을 이룬 모리뉴 감독은 이번 시즌에는 반드시 리그 우승컵을 들어올리겠다는 각오다. 그는 최근 미국 ESPN과의 인터뷰에서 “(2017~2018시즌에) 팀이 원하는 결과를 안겨준 뒤 오래도록 맨유를 이끌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고 싶다”고 말했다.정윤철기자 trigger@donga.com}

    • 2017-0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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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차준환 평창 필살기 쿼드러플 플립 연마”

    2018 평창 겨울올림픽 피겨스케이팅 국가대표 1차 선발전(28∼30일)이 열릴 예정인 서울 목동아이스링크. 선발전 개최 하루 전인 이날도 경기장에는 ‘뷰티풀 준(차준환)’이라고 적힌 현수막이 걸려 있었다. 남자 싱글 기대주 차준환(16·휘문고·사진)을 보기 위해 경기장을 찾은 팬들은 연습 장면을 휴대전화로 촬영하는 등 열성적인 모습이었다. 지난 시즌 종료 후 캐나다에서 전지훈련을 해온 차준환은 3개월 만에 돌아온 국내 무대에서 새 시즌 프로그램을 선보였다. 그런 그를 ‘매의 눈’으로 지켜보는 사람이 있었다. 차준환의 지도자인 브라이언 오서 코치(56·캐나다)다. 김연아(은퇴)와 하뉴 유즈루(일본)를 올림픽 금메달리스트로 키운 그는 ‘빙판의 미다스 손’으로 불린다. 이날 프리스케이팅 곡 ‘행성’에 맞춰 연습한 차준환은 쿼드러플(4회전) 점프를 시도하다 넘어지는 실수를 했다. 하지만 오서 코치에게 점프 자세에 대한 조언을 들은 뒤에는 깔끔하게 점프를 성공했다. 연습이 끝난 후에도 경기장에 남아 차준환이 사용할 음악의 음향 크기를 꼼꼼히 점검하던 오서 코치를 만났다. 그는 “차준환이 실수할 때 화가 났다”며 웃었다. 그러나 2015년부터 차준환의 성장 과정을 지켜본 그는 제자가 시니어 무대와 올림픽에 대한 부담을 떨쳐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큰 대회에 대한 부담감은 선수의 숙명이다. 반드시 이겨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차준환이 평창 올림픽에 나설 경우에 선보일 ‘필살기’도 조심스럽게 공개했다. 오서 코치는 “차준환이 부상 없이 성장세를 유지한다면 올림픽에서 4회전 플립을 시도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당초 차준환은 4회전 살코(기본점수 10.5점)와 토루프(기본점수 10.3점)를 연마한 뒤 루프(기본점수 12점)를 장착할 예정이었다. 루프보다 점수가 높은 플립(기본점수 12.3점)을 성공하면 메달권에 좀더 가까워질 수 있다. 오서 코치는 “차준환이 루프보다 플립을 잘 뛰어서 정말 놀랐다”면서 “하루 연습에서 (플립을) 한두 차례 성공하고 있다. 무리한 연습은 부상 위험성이 있어 조심스럽게 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차준환은 이번 선발전에서는 4회전 토루프와 살코만 뛴다. 시즌 초반이어서 몸 상태가 최고조로 올라오지 않았기 때문에 안정적인 프로그램을 택했다. 차준환은 “시즌 중반에 4회전 점프 추가 등 프로그램을 조정할 수 있다”고 말했다. 차준환은 ‘맞춤형 부츠’를 찾는 데도 고심 중이다. 지난 시즌 그는 기존에 사용하던 부츠의 발목 부분이 쉽게 접히는 문제로 인해 점프 후 착지에 어려움을 겪었다. 그는 “부츠를 교체하지 못할 경우 지난 시즌처럼 부츠 발목 부분에 테이프를 감고 경기에 나설 수도 있다”고 말했다. 평창 올림픽 국가대표는 1∼3차 선발전 합산 점수로 선발된다. 남자 싱글 1차 선발전 우승자는 9월 네벨호른 트로피 대회에 참가해 올림픽 출전권 획득에 도전한다. 차준환의 급격한 성장은 김진서(21·한국체대), 이준형(21·단국대) 등 선배들에게도 자극이 되고 있다. 1차 선발전은 선후배 간의 뜨거운 경쟁이 예고되고 있다. 이준형은 “열심히 하는 준환이에게 자극을 받았다. 4회전 점프를 뛰기 위해 열심히 연습 중이다”라고 말했다. 남자 싱글 쇼트프로그램은 29일 진행된다. ::쿼드러플 플립:: 왼발 스케이트 안쪽 날(에지)로 스케이트를 타다가 오른발 앞쪽(토픽)으로 빙판을 찍어 도약한 뒤 4회전(쿼드러플)을 하고 오른발 바깥쪽 날로 착지하는 기술. 기본점수는 12.3점으로 쿼드러플 점프 중에는 악셀(기본 점수 15점), 러츠(기본점수 13.6점)에 이어 세 번째로 높다.  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서민호 인턴기자 한양대 경영학부 4학년}

    • 2017-0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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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리우서 울던 ‘申의 아이들’ 크게 웃을까

    “더 높은 곳에서 만나자.” 신태용 감독(47)은 지난해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8강에서 온두라스에 패한 뒤 올림픽 대표팀 선수들(23세 이하)을 모아놓고 이렇게 말했다. 이후 20세 이하 월드컵 대표팀 감독을 맡았던 신 감독은 4일 국가대표팀(A대표팀) 사령탑이 되면서 ‘가장 높은 곳’에 올랐다. 신 감독이 A대표팀 수장이 되면서 ‘신태용의 아이들’로 불리는 리우 올림픽 대표팀 선수들이 A대표팀에 승선할 수 있을지에 관심이 쏠린다. 이들은 신 감독이 이끄는 팀의 전술과 분위기를 알고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A대표팀에 합류하기 위해서는 자신이 속한 리그에서 경쟁력을 입증하고, 23세 이하 선수들과 경쟁했던 1년 전보다 발전된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프로축구 K리그 클래식에서 뛰는 선수 중에는 미드필더 문창진(24·강원)의 활약이 눈에 띈다. 지난해까지 포항에서 뛰다가 올 시즌 강원으로 이적한 그는 공격력이 한층 더 발전했다. 5골 3도움(26일 현재)을 기록하고 있는 그는 이미 자신의 한 시즌 최다골, 공격포인트 기록을 갈아 치웠다. 문창진은 “첫 A대표팀 승선에 대한 욕심은 있다”면서도 “의식하지 않으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가 태극마크를 의식하지 않으려는 데는 이유가 있었다. 지난달 25일 수원전을 시작으로 6경기 연속 공격포인트를 기록했던 그는 19일 울산전에서 공격포인트 작성에 실패했다. 이 경기는 신 감독이 관전한 경기였다. 문창진은 “(대표팀 승선을) 의식하다 보니 경기력이 떨어졌다. 오히려 부담을 버리고 팀 승리를 위해 집중하면 좋은 결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올림픽 대표팀의 허리를 책임졌던 미드필더 이창민(23·제주)도 A대표팀에 활력을 불어넣을 선수로 꼽힌다. 그는 카타르와의 2018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8차전을 앞두고 생애 처음으로 A대표팀에 발탁됐지만 경기에 나서진 못했다. 올 시즌 2골 3도움을 기록하고 있는 이창민은 중거리 슈팅 능력이 뛰어나다. 그는 “신 감독님의 공격적인 축구를 좋아한다”면서 “올림픽 때 내 기량을 모두 보여드리지 못한 것 같아 아쉽다. 다시 한 번 감독님의 전술에서 뛰어보고 싶은 마음이 있다” 말했다. 해외파 중에선 리우 올림픽 막내였던 황희찬(21·잘츠부르크)이 A대표팀에 승선할 가능성이 크다. 울리 슈틸리케 전 감독 체제에서도 대표팀 명단에 이름을 올렸던 그는 소속팀의 리그컵 경기 등에서 득점포를 가동하며 꾸준히 경기력을 유지하고 있다. 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 2017-0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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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차세대 황제 꿈꾸는 스피스…‘커리어 그랜드슬램’ 달성 가능?

    “그들(타이거 우즈 등)과 어깨를 나란히 한다는 것은 정말 놀라운 일이다.” 24일 끝난 남자 골프 메이저대회 브리티시오픈(디오픈)을 제패한 조던 스피스(24·미국)는 커리어 그랜드슬램 달성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마스터스와 US오픈(이상 2015년) 정상을 차지했던 그는 다음 달 열리는 미국프로골프(PGA) 챔피언십에서 우승하면 역대 여섯 번째로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달성한 선수가 된다. 또한 27일 만 24세가 되는 그는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42·미국)의 최연소 커리어 그랜드슬램 기록(24세 7개월)을 뛰어 넘어 ‘차세대 황제’로 우뚝 설 수 있다.스피스는 이미 디 오픈 우승으로 우즈보다 6개월 빠르게 3개 메이저 대회 우승을 기록했다. 이 때문에 미국, 영국 언론 등은 스피스가 우즈 등 전설적인 선수들을 뛰어넘는 선수로 성장할 수 있을 지에 주목하고 있다.영국 스카이스포츠는 디오픈이 끝난 후 스피스와 우즈(메이저 통산 14승), 잭 니클라우스(77·미국·메이저 통산 18승)의 24살 이전 기록을 비교했다. 스피스는 메이저 우승 횟수가 니클라우스(이상 3회)와 같고, 우즈(2회)보다 많았다. 메이저 톱10 횟수에서는 7회로 우즈와 같았고 니클라우스(8회)보다는 1회 적었다. PGA투어 승수는 11회로 니클라우스(8회)보다 많았고, 우즈(13회)보다는 적었다. 니클라우스는 “스피스는 어린 나이에 놀라운 경기력을 보여주고 있다. 더 발전할 수 있다”고 칭찬했다. 스피스는 2016년 골프다이제스트가 발표한 프로 골퍼 수입 순위(2015년 기준)에서 12년 연속 1위를 지키던 우즈(3위)를 누르고 1위에 올랐다. 하지만 지난해 메이저 무관과 PGA투어 2승에 그치는 등 다소 주춤하면서 2017년에 발표된 순위(2016년 기준)에서 5위(우즈 4위)로 추락했다. 하지만 올해는 스피스가 PGA투어 3승(25일 현재)을 바탕으로 상금랭킹 1위에 복귀하며 상승세를 탔기 때문에 수입 순위에서 우즈를 다시 앞설 가능성이 있다.정윤철기자 trigger@donga.com}

    • 2017-0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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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던 스피스 ‘그린의 마이클 조던’

    조던 스피스(24·미국)는 2015년 메이저대회인 마스터스와 US오픈을 연이어 제패하며 ‘차세대 골프 황제’로 떠올랐다. 타이거 우즈(42·미국)의 뒤를 이을 선수로 주목받았지만 지난해에는 메이저 우승이 없었다. 오히려 마스터스 마지막 날 선두를 달리다가 12번홀(파3)에서 쿼드러플 보기를 범하며 무너져 공동 2위에 그치는 악몽을 겪었다. 24일 영국 사우스포트의 로열버크데일 골프클럽(파70)에서 열린 시즌 3번째 메이저대회 브리티시오픈(디오픈) 4라운드에서도 악몽이 재현될 조짐이 보였다. 3라운드까지 선두였던 그는 4번홀까지 3개의 보기를 범하며 흔들렸다. 하지만 스피스의 곁에는 ‘특급 도우미’인 캐디 마이클 그렐러가 있었다. 7번홀 인근에서 그렐러는 불쑥 스피스에게 “너와 함께했던 친구들을 기억하느냐”고 물었다. 최근 스피스가 멕시코 여행 중 ‘농구 황제’ 마이클 조던, ‘수영 황제’ 마이클 펠프스 등과 함께 사진을 찍은 것을 뜻하는 말이었다. 그렐러는 “너는 그들처럼 위대한 선수야. 너 자신을 믿어”라고 덧붙였다. 18번홀이 끝났을 때 스피스는 황제의 길을 다시 걷기 시작했다. 그는 이날 이글 1개와 버디 4개, 보기 5개로 1언더파를 쳐 최종합계 12언더파 268타로 정상에 올랐다. 2위 맷 쿠처(9언더파)와는 3타 차. 디오픈 우승 트로피인 ‘클라레 저그’를 품에 안은 스피스는 우승 상금으로 184만5000달러(약 20억6000만 원)를 챙겼다. 스피스는 세계 랭킹 2위가 됐다. 27일 만 24세가 되는 스피스는 1979년 대회 우승자인 세베 바예스테로스(우승 당시 22세·스페인) 이후 가장 어린 나이에 디오픈을 정복했다. 또한 23세 6개월에 3개 메이저 왕좌를 차지한 잭 니클라우스(미국) 이후 가장 어린 나이에 3개 메이저 대회에서 정상에 올랐다. 이는 24세 6개월에 3개 메이저 대회 우승을 차지한 우즈보다 6개월 빠른 것이다. 스피스는 이날 쿠처와 접전을 펼쳤다. 스피스는 13번홀(파4)에서 티샷이 갤러리를 넘어 경사면 수풀에 떨어졌다. ‘언플레이어블’을 선언하고 1벌타를 받은 그는 공이 있던 곳과 홀을 직선으로 연결한 선상의 후방으로 공을 옮겼다. 방송 중계 차량을 피해 공을 놓은 곳에서는 언덕에 시야가 가려 그린이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스피스는 그렐러의 탁월한 거리 계산과 클럽 조언 등을 받아들여 보기로 피해를 최소화했다. 13번홀이 끝났을 때 쿠처에게 1타 지고 있던 스피스는 14∼18번홀에서 5타를 줄이는 뒷심을 발휘하며 1타를 줄이는 데 그친 쿠처를 제치고 정상에 올랐다. 스피스는 다음 달 열리는 메이저 대회 PGA챔피언십에서 우승할 경우 역대 여섯 번째로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달성하게 된다. 동시에 우즈(24세 7개월)의 최연소 커리어 그랜드슬램 기록도 뛰어넘게 된다. 스피스는 “커리어 그랜드슬램 달성은 굉장히 놀라운 일이다. (디오픈) 우승을 즐기면서 조심스럽게 전진하겠다”고 말했다. 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 2017-0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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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폭우-안개… 끄떡없는 이정은

    악천후로 경기가 중단됐다가 재개되는 등 어수선한 상황 속에서 치러진 혈투의 승자는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의 새로운 강자 이정은(21·토니모리·사진)이었다. 이정은은 23일 경기 파주시 서원밸리 골프장(파72)에서 끝난 KLPGA투어 MY문영 퀸즈파크 챔피언십 2017 최종 3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버디 4개로 4타를 줄여 최종합계 13언더파 203타로 우승을 차지했다. 이날 3라운드는 오전에 폭우로 경기가 2시간가량 늦춰졌고, 오후에는 안개로 경기가 중단됐다가 재개됐다. 자칫 경기 리듬이 흐트러질 수 있는 상황이었지만 단독 선두(9언더파)로 출발한 이정은은 집중력을 잃지 않고 전반에만 버디 2개를 낚는 등 차곡차곡 타수를 줄여나갔다. 후반 들어 이정은은 박소연(25·문영그룹)에게 역전을 당했다가 다시 선두를 탈환하는 등 접전을 펼쳤다. 두 선수는 16번홀까지 12언더파로 동타를 이뤘지만 이정은이 승부처였던 17번홀(파3)에서 버디를 낚아 박소연(12언더파 204타)을 1타 차로 제치고 정상에 올랐다. 4월 KLPGA투어 국내 개막전인 롯데렌터카 여자오픈에서 우승한 이정은은 이후 11개 대회에서 8번 ‘톱10’(준우승 2회)에 진입했지만 우승과는 인연을 맺지 못했다. 3개월여 만에 시즌 2승을 챙긴 이정은은 “이번 대회는 상반기 마지막 대회이기 때문에 무조건 우승하자는 각오로 공격적으로 경기를 펼친 덕분에 우승을 차지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 2017-0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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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캐나다에서 3개월, 부쩍 자란 차준환

    캐나다에서 3개월간의 훈련을 마치고 돌아온 그는 활짝 웃으면서 손을 흔들었다. 수줍음 많던 주니어 선수 시절보다 한층 여유가 생긴 모습이었다. 그새 키가 1cm 더 자란 그는 얼굴에 피었던 ‘여드름 꽃’ 자국도 희미해졌다. 2018 평창 겨울올림픽을 앞두고 본격적으로 시니어 무대에 도전장을 낸 피겨스케이팅 남자 싱글 기대주 차준환(16·휘문고)이 23일 귀국했다. 차준환은 28일부터 서울 목동아이스링크에서 열리는 올림픽 출전선수 1차 선발전에 참가한다. 피겨 올림픽 출전선수는 1∼3차 선발전 합산 점수로 선발되며 남자싱글 1차 선발전 우승자는 평창 올림픽 출전권이 걸린 네벨호른 트로피 대회(9월) 참가 자격을 얻는다. 차준환은 “그동안 연습해 온 것을 바탕으로 클린 연기를 펼치고 싶다”고 말했다. 지난 시즌 주니어 무대에서 한국 남자 선수 최초로 국제빙상연맹(ISU) 주니어 그랑프리 파이널 동메달을 따내며 각광받은 그는 이번 시즌에는 올림픽을 겨냥해 시니어 무대에 데뷔한다. 2014 소치 겨울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인 하뉴 유즈루(23·일본) 등 세계적 선수들과 경쟁하기 위해 차준환은 고득점에 유리한 쿼드러플(4회전) 점프 연습에 집중했다. 세계랭킹 1위 하뉴는 프리스케이팅에서만 4번의 4회전 점프를 뛴다. 차준환은 “선발전까지 시간이 남아 있기 때문에 변동이 있을 수 있지만 현재로서는 쇼트프로그램과 프리스케이팅에서 각각 1개, 2개의 4회전 점프를 뛸 계획이다”고 말했다. 그는 “쇼트프로그램에서는 4회전 살코(기본 점수 10.5점)를 뛰고, 프리스케이팅에서는 4회전 살코+2회전 토루프 콤비네이션 점프(기본 점수 11.8점)와 4회전 토루프(기본 점수 10.3점)를 뛸 생각이다”고 덧붙였다. 지난 시즌까지 4회전 살코만 실전에 사용했던 그는 이번 선발전에서는 4회전 토루프도 선보일 계획이다. 차준환은 4회전 점프의 성공률을 높이기 위해 스피드를 강화하는 빙상 훈련과 유연성을 키우는 지상 훈련을 병행해 왔다. 자신이 사용하는 음악에 대한 해석 능력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아온 차준환은 이번 시즌에 사용할 새 음악에 맞춰 연기력을 강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는 쇼트프로그램에서는 미국 가수 루이 암스트롱의 ‘왓 어 원더풀 월드’의 리메이크 버전에 맞춰 연기하고, 프리스케이팅에서는 영국 작곡가 구스타브 홀스트가 작곡한 관현악 모음곡 ‘행성(더 플래닛)’을 사용한다. 차준환은 “쇼트프로그램에서는 평화적인 메시지를 서정적으로 전달하기 위해 이미지 트레이닝을 하고 있다. 프리스케이팅에서는 행성의 거대한 이미지에 어울리게 웅장하고 강인한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인천=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 2017-0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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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박에 60만원까지… “방 10개이상 통째로만 예약”

    “내국인요? 예약 안 받아요. 우린 외국인 단체만 상대합니다.” 내년 2월 평창 겨울올림픽 기간에 방을 구할 수 있느냐는 물음에 평창의 한 펜션 관계자는 이렇게 말했다. 달리 숙소를 구할 방법이 없겠느냐고 묻자 그가 다시 말했다. “좋습니다. 단, 조건이 있습니다. 2인실 기준으로 방 10개 이상을 한 달간 통째로 빌려야 합니다. 1박에 50만 원입니다.” 그는 “이미 외국인 관광객들이 문의를 해오고 있는데 성급하게 소규모 내국인 관광객의 예약을 받을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2018 평창 겨울올림픽을 200여 일 앞두고 개최지 대부분의 숙박업소가 외국인 단체 투숙객을 선호하고 있어 내국인 관광객의 숙소 구하기는 ‘하늘의 별따기’가 돼 가고 있다.○ “국내 관광객 받을 이유 없어” 평창의 A 펜션 관계자는 “올림픽과 패럴림픽이 끝날 때까지 50일 동안 펜션 전체를 통으로 빌려 주려 한다. 외국인 선수단이나 올림픽 관계자의 문의가 많이 와서 1, 2박 단위의 내국인 손님은 받지 않을 계획”이라고 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다른 업소들의 동향을 봐 가면서 1박에 50만∼60만 원은 받을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평창과 강릉의 펜션 및 모텔 숙박료는 비성수기에 1박 4만∼6만 원, 성수기에 8만∼15만 원 선이었다. 강릉에서도 비교적 큰 모텔과 펜션들은 외국인들과 이미 예약을 끝냈다. 이는 개최 도시 내의 전체적인 숙박시설이 부족한 상황에서 반드시 숙소를 구해야만 하는 외국 올림픽 선수단 및 관계자들이 경기장에서 가깝거나 질 좋은 숙소를 먼저 구하기 위해 예약 전쟁에 나섰기 때문이다. 여기에 외국인들을 상대로 하는 여행사들도 가세하고 있다. 외국 선수단은 숙소뿐만 아니라 선수들을 위한 휴식공간이나 업무공간으로 쓸 곳도 필요하다. 외국 선수단은 일반 숙박업소는 물론이고 아파트, 커피숍, 예식장 등까지도 임차하려고 한다. 13일 오후 중국 선수단 관계자와 한국인 에이전트는 중국 대표팀 실무자들이 묵을 숙소를 구하기 위해 평창의 한 아파트 단지를 둘러보았다. 이곳의 월세는 현재 30평형 기준으로 한 달 100여만 원이다. 부동산중개사무소 관계자는 “올림픽 기간(2월)에는 한 달 이하로는 계약할 수 없으며 월세가 1000만 원이다”라고 말했다. 평상시 월세의 10배까지 뛴 것이다. 한 부동산중개사는 “일부 아파트 주인은 외국인들에게 집을 빌려준 뒤 올림픽 기간에는 서울 등 외지에 있는 친지 집에 머물려고 한다”고 말했다. 노르웨이 선수단과 계약을 추진했던 커피숍 관계자는 “자국 기자단과의 인터뷰 장소나 휴식공간으로 사용하기를 원했다. 25일간 사용하는 조건으로 3000만 원에 계약을 추진했었다”고 말했다. 강릉에 위치한 A웨딩홀 관계자는 “작년부터 유럽, 일본 등 선수단 관계자들의 연락이 끊이지 않고 있다. 연회장(100평)을 빌려서 휴식과 간단한 식사 장소로 사용할 생각인 것 같다”고 말했다. ○ 대안은 없나 평창동계올림픽조직위와 강원도 등에 따르면 올림픽 기간 하루 최대 관람 인원은 10만4610명으로 추정된다. 조직위는 이 중 6만여 명이 숙박시설을 이용할 것으로 예상한다. 강원도에 따르면 개최 도시와 인근 도시의 숙박시설은 총 4만2984실이다. 올림픽 개최지인 평창과 강릉 정선의 숙박시설은 호텔 콘도 펜션 모텔을 모두 포함해 2만2214실에 불과하다. 국내 관람객들은 아직 숙박 예약에 본격적으로 나서지 않고 있다. 올림픽에 대한 관심이 아직 크지 않은 데다 국내에서 올림픽이 열리는 만큼 숙박 예약에 대한 절박함이 상대적으로 덜하기 때문이다. 예약이 늦은 국내 관람객들은 경기장에서 떨어진 곳의 숙소를 얻게 될 가능성이 크다. 조직위 관계자는 “개최지와 떨어진 속초 양양 등의 숙박시설도 활용될 것”이라고 말했다. 일부 여행사는 수도권에 숙소를 정하고 대회가 열리는 날 버스로 경기장에 갔다가 경기가 끝나면 다시 숙소로 돌아오는 프로그램을 구상하고 있다. 개최지 이외 장소에서의 숙박이 활성화되려면 교통 대책이 필수다. 조직위는 대회 기간 경기장과 터미널 등을 오가는 432대의 셔틀버스를 투입할 계획이다. 그러나 셔틀버스는 개최 도시 내에서 운영될 계획이다. 속초 등 외곽지역에서 개최 도시까지 이동하는 교통편을 좀 더 활성화해야 한다. 또 올림픽 기간에 한파나 눈 등으로 도로가 얼 경우 교통대란이 일어날 수 있다. 기상 상황에 대비한 대책을 좀 더 보강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숙박 요금은 업주들이 자율적으로 정하기 때문에 강제 규제 대상이 될 수 없다. 강원도는 올림픽 숙식 정보 통합 콜센터 등을 운영하고 업주들의 자발적인 참여로 합리적인 가격을 유도한다는 방침이다. 지나치게 높은 숙박 요금 때문에 강원도 이외의 지역으로 관람객들이 빠져 나가는 것을 방지하고 국내외 관광객들에게 강원도에 대한 좋은 인상을 갖게 해 다시 강원도를 찾게 하자는 것이다. 조직위 관계자는 “올림픽이 열리는 동안 정작 국내 관람객들이 올림픽을 제대로 즐기지 못하는 상황이 온다면 대회 전체 분위기에 영향을 줄 수 있다”며 “국내 관광객들을 위한 적극적인 숙박 대책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평창·강릉=김상훈 corekim@donga.com·정윤철 기자정성규 인턴기자 서강대 신문방송학과 4학년}

    • 2017-0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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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왼발 감각 절정 ‘태극마크 꿈’이 큰 힘 되네요”

    K리그 클래식 수원의 팀 훈련이 끝난 뒤에도 염기훈(34)은 훈련장에 남는다. 그라운드 곳곳에 볼을 세워 놓은 그는 1시간 이상 땀을 뻘뻘 흘리면서 왼발 킥 훈련에 매진한다. 훈련은 프리킥과 코너킥 등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진행된다. 부상일 때를 제외하고 7년여 간 매일같이 반복된 훈련 덕분에 그는 2년 연속 클래식 도움왕(2015, 2016시즌)에 올랐고 ‘왼발의 마법사’라는 별명까지 얻었다. 올 시즌 클래식에서도 4득점 7도움(3위)을 기록하며 공격 본능을 뽐내고 있는 염기훈은 묵묵히 자신의 무기를 가다듬으면서 한국 축구대표팀(A대표팀)의 부름을 기다리고 있다. 20일 경기 화성시 수원 삼성 클럽하우스에서 만난 그는 “왼발 킥의 감각이 최고 수준으로 올라왔다. 대표팀 복귀에 대한 꿈이 큰 힘이 된다”고 말했다. 염기훈은 2015년 6월 열린 2018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미얀마전 이후 대표팀에 뽑히지 못했다. 2016시즌에 4골 15도움을 기록한 그이지만 울리 슈틸리케 전 대표팀 감독은 베테랑 K리거보다는 젊은 해외파 선수를 중용했다. 하지만 슈틸리케 감독이 최종예선에서의 성적 부진으로 경질되고 신태용 감독이 지휘봉을 잡으면서 염기훈에게도 태극마크를 되찾을 기회가 생겼다. 신 감독은 “눈앞의 한두 경기에 모든 것을 걸고 있는 현실에서 나이는 중요하지 않다. 경기력이 좋다면 염기훈은 물론이고 이동국(38·전북)도 뽑을 수 있다”고 말했다. 염기훈은 “신 감독님의 한마디는 정말 큰 동기부여가 됐다. 어린 선수들과의 경쟁에서 지지 않으면 베테랑인 나도 대표팀에 갈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염기훈은 신 감독 부임 이후 열린 인천전(12일·1골 1도움)부터 전남전(19일·1골)까지 3경기에서 모두 공격포인트(2골 2도움)를 기록했다. 염기훈은 신 감독과 ‘사령탑-선수’의 인연을 맺은 적은 없다. 하지만 그는 “20세 이하 월드컵 대표팀 선수들이 밝게 웃고 즐기면서 경기를 하는 모습을 보며 신 감독님이 선수들과의 소통을 통해 신뢰를 쌓는 지도자라는 느낌이 들었다”고 말했다. 다음 달 31일 이란과의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9차전을 앞둔 대표팀은 세트피스 키커인 손흥민(토트넘)과 기성용(스완지시티) 등이 부상으로 출전이 불투명한 상태다. 세트피스 등에서 탁월한 킥 능력으로 위력을 발휘하는 선수가 염기훈이다. 그가 대표팀에 승선하기 위해서는 대표팀 명단 발표 전까지 리그 경기에 꾸준히 출전하는 동시에 맹활약을 이어가야 한다. 무더위 속에 치러지는 리그 경기가 팀 내 최고참인 그에게 부담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염기훈은 “여름을 버틸 체력을 만들기 위해 동계 훈련 때 별도의 야간 웨이트트레이닝 훈련을 했다. 시즌 시작 전 휴가에도 산을 뛰어오르거나 친구들과 풋살을 하면서 체력을 키웠다”고 말했다. 대표팀에 복귀할 경우 염기훈이 후배들에게 보여주고 싶은 모습은 무엇일까. 그는 “과거에 대표팀에서 박지성 등 최고 레벨에 오른 선배들이 후배들보다 먼저 태클로 상대 공격을 막는 등 헌신하는 모습을 보면서 많은 것을 배웠다. 대표팀에서 다시 뛰게 된다면 악착같은 모습을 보여줄 것이다. 베테랑이 먼저 뛰면 후배들은 가만히 서 있을 수가 없다”며 웃었다. 화성=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 2017-0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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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백지선 감독 “목표는 우승, 진다는 생각 한 적 없다”

    ‘물 들어올 때 노 젓는다.’ 한국 아이스하키가 내년 평창 겨울올림픽 자동 출전에 만족하지 않고 더 높은 곳을 바라보기로 했다. 평창 올림픽에서 세계를 놀라게 할 성적을 거두고, 올림픽 이후 아이스하키 선진국 대열에 완전히 진입하겠다는 각오다. 대한아이스하키협회는 19일 서울 노원구 태릉선수촌 챔피언하우스에서 열린 아이스하키 남녀 국가대표팀 미디어데이 행사에서 내년 올림픽 직전까지 남녀 대표팀의 훈련 계획과 올림픽 이후 아이스하키 경쟁력 강화 방안을 구체적으로 내놓았다. 올해 기적 같은 세계 아이스하키 월드챔피언십(톱 디비전) 승격이라는 쾌거를 일군 남자 대표팀(세계 21위)은 26일까지 국내에서 체력 강화 특별 프로그램을 소화한다. 이후 평창 올림픽 직전까지 세계 톱 클래스 팀과 25경기 이상 정면 대결을 벌이기로 했다. 마치 한국 축구 대표팀이 2002년 한일 월드컵을 앞두고 세계 강팀과 연이어 맞붙으면서 전력 담금질을 한 뒤 4강 신화의 토대를 닦았던 것 같은 모양새다. 올해 12월에는 캐나다(1위), 러시아(2위), 스웨덴(3위), 핀란드(4위), 체코(6위) 등이 출전하는 러시아 채널원컵 유로하키투어에 출전한다. 평창 올림픽에서 한국과 같은 A조에 속한 캐나다, 체코 등을 직접 상대할 좋은 기회다. 백지선 남자 대표팀 감독은 “평창 올림픽 목표는 당연히 금메달이다. 어떤 경기도 진다는 생각을 안 해 봤다. 예언가는 아니지만 모든 경기를 이기려고 할 것”이라고 깜짝 선언을 했다. 주장 박우상(안양 한라)도 “감독님처럼 선수들의 목표도 금메달이다. 패하지 않으려고 무조건 노력하겠다”고 공약했다. 백 감독은 조 편성이 발표됐을 당시 한 외국 아이스하키 유명 블로거가 캐나다가 한국에 162-1로 이길 것이라는 조롱 섞인 예상을 했던 것을 다시 언급하면서 “캐나다가 정말 그렇게 생각하고 오면 좋겠다. 그 생각을 반드시 바꿔줄 것”이라며 “월드챔피언십에 속해 있는 강국들이 한국 팀에 적응하려고 애쓰도록 하겠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세라 머레이 여자 대표팀 감독은 “여자 아이스하키 강국들이 지금까지는 우리를 상대해 주지 않았지만 지금은 먼저 경기를 하자고 제안이 와 큰 자부심을 느낀다”며 “평창에서 후회 없는 경기를 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세계랭킹 22위인 여자 대표팀은 평창 올림픽 본선 조별리그 B조에서 스위스(5위), 스웨덴(6위), 일본(9위)과 대결한다. 여자 대표팀 주장 한수진은 “꼭 한일전에서 이기겠다”고 말해 선수단의 박수를 받았다. 대한아이스하키협회 정몽원 회장(사진)은 올림픽 이후 아이스하키의 발전 계획을 설명하는 데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정 회장은 “한때는 국제아이스하키연맹(IIHF) 회장이 만나주지도 않았다. 어렵게 만난 회장에게 한국 아이스하키가 평창 올림픽에 나가야 하는 당위성을 설명하니 ‘올림픽 이후 한국 아이스하키의 모습은 무엇이냐’는 질문이 돌아와 한 방 먹은 기억이 있다”며 “2020년 임기가 끝날 때까지 한국 아이스하키의 꿈과 비전을 준비할 수 있는 길을 가겠다”고 힘줘 말했다. 정치권에서 논란이 된 여자 아이스하키 남북 단일팀 문제에 대해서는 “국가의 큰 뜻을 따라야 된다. 그렇지만 협회는 선수를 보호하지 못하면 존재할 이유가 없다”며 “선수들이 피해를 받지 않도록 하겠다. 단일팀 논의가 진행되면 대한체육회와 IIHF를 통해 협회의 안을 만들어 관철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유재영 elegant@donga.com·정윤철 기자}

    • 2017-0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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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8세 최혜진, 대회 아마추어 사상 최저타

    프로 데뷔를 앞둔 여고생 최혜진(18·학산여고·사진)이 US여자오픈에서 준우승을 차지하며 대형 신인의 탄생을 예고했다. 최혜진은 17일 미국 뉴저지주 베드민스터의 트럼프 내셔널 골프클럽(파72)에서 끝난 US여자오픈에서 최종합계 9언더파 279타로 단독 2위를 차지했다. 최혜진의 기록은 대회 사상 아마추어 선수가 기록한 최저타 기록(72홀 기준)이다. 지난해 이 대회에서도 아마추어 가운데 가장 높은 공동 38위였던 그는 2년 연속 베스트 아마추어에 선정돼 메달을 받았다. 아마추어 선수가 단독 2위에 오른 것은 최혜진이 US여자오픈 사상 네 번째다. 이날 4라운드에서 최혜진은 전반에 보기 없이 버디만 2개를 낚는 등 1967년 카트린 라코스트(프랑스) 이후 50년 만의 아마추어 우승을 향해 순항했다. 그러나 한 번의 실수가 뼈아팠다. 박성현과 공동 선두였던 16번홀(파3)에서 그는 티샷을 물에 빠뜨리면서 더블 보기를 범해 우승 문턱을 넘지 못했다. 최혜진은 “내 모든 노력이 사라지는 것 같아서 실망을 하기도 했다. 하지만 ‘남은 홀에 집중하자’면서 마음을 다잡았다”고 말했다. 17번홀에서 파를 기록한 그는 18번홀에서 버디를 낚아 준우승을 차지하는 저력을 과시했다. 아마추어 최혜진의 선전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관심을 보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에 “US여자오픈에 와 있다. 아마추어 선수가 몇십 년 만에 공동 선두를 달리고 있다. 매우 흥미롭다”는 글을 남겼다. 최혜진은 “위(클럽하우스)에서 미국 대통령이 나를 응원하고 박수까지 쳐주셔서 영광이었다”고 말했다. 이달 초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초정탄산수 용평리조트 오픈 우승 등 국내 무대에서도 두각을 나타낸 그는 다음 달 23일 만 18세가 된 뒤 프로로 전향할 예정이다. US여자오픈에서는 아마추어 신분이라 6억 원이 넘는 상금(54만 달러)을 받지 못했다. 그는 “상금은 받지 못하지만 나의 가장 큰 목표는 경쟁하는 것이었기 때문에 신경 쓰지 않는다. 2위로 대회를 마쳤다는 것이 더 의미 있다”고 말했다. 프로 데뷔를 앞둔 최혜진의 몸값은 더욱 뛰게 됐다.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 2017-0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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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양희영, 1타차 2위… 메이저 첫 우승컵 품나

    양희영(28·사진)이 생애 첫 메이저대회 우승을 향해 힘차게 출발했다. 양희영은 14일 미국 뉴저지주 베드민스터의 트럼프 내셔널 골프클럽(파72)에서 열린 US여자오픈 1라운드에서 버디 7개와 보기 2개로 5언더파 67타를 쳐 2위를 기록했다. 선두 펑산산(6언더파 66타·중국)과는 1타 차. 세계 랭킹 9위 양희영은 메이저 대회에서 통산 16번 톱10 진입에 성공했지만 우승은 차지하지 못했다. 2012, 2015년 US여자오픈에서는 모두 2위로 마쳤다. 양희영은 “1라운드와 같은 감각을 유지하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2011년 대회 우승자인 세계 랭킹 1위 유소연(27)은 보기 없이 버디만 4개를 낚아 4언더파 68타로 뉴질랜드 교포 리디아 고 등과 함께 공동 3위를 기록했다. 유소연은 4월 ANA 인스피레이션 우승에 이어 시즌 두 번째 메이저 대회 정상을 꿈꾸고 있다. 이 대회에서 두 차례 정상(2008, 2013년)에 올랐던 박인비(29)는 5오버파 77타를 기록하는 극도의 부진 속에 공동 124위에 그쳤다. 이날 1라운드는 악천후로 경기가 지연돼 출전 선수 156명 가운데 39명이 라운드를 마치지 못했다. 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 2017-0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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