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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 잘 먹고 전화 (잘) 받는다고 소통이 잘되는 게 아니다. 그건 재래식 소통일 뿐이다. 정책을 가지고 진지하게 대화하는 게 소통이다.”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도전 중인 7선의 이해찬 의원(사진)은 9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30년 동안 정치하면서 밥 산 게 얼마나 되는데…. 그게 옳은 것만은 아니더라”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 의원은 자신을 ‘불통’이라고 비판한 당권 경쟁자 송영길 의원(4선)에 대해서도 “송 의원에게 ‘초재선일 때 국가예산 공부를 하려면 기획재정위원회로 가라’는 원대한 얘기를 해줬다. 지금도 고마워한다. 무슨 전화를 걸기 어렵다고 하는지 (모르겠다)”라고 일갈했다. 최근 논란이 됐던 ‘문 실장’ 발언에 대해서도 해명했다. 이 의원은 4일 한 인터넷 팟캐스트 방송에서 ‘당 대표가 되면 문재인 대통령이 부담스러워할 수 있지 않으냐’는 질문에 “문 실장하고 저는 좀 특수한 관계”라며 “2016년 세종시에 조그만 집을 짓고 살았는데 (문 대통령이) ‘집 좀 보자’며 막걸리와 문어를 가지고 왔다. 서로 동지이기 때문에 이심전심으로 안다”고 했다. 문 대통령을 ‘문 실장(대통령비서실장)’이라고 부른 일을 두고 당내에서는 “문 대통령을 하대하는 인식을 무의식중에 드러낸 것”이라는 비판이 나왔다. 이 의원은 “노무현 정부 시절 직함을 이야기한 거다. 지금 문 대통령을 ‘문 실장’이라고 말한 것은 아니다”라고 했다.유근형 noel@donga.com·박효목 기자}

“추미애 대표는 청와대, 국회의원, 당원, 야당과 소통이 안 되는 ‘4불통(不通)’이다. 이해찬 의원이 대표가 되면 그런 구조가 승계돼 ‘제2의 불통 지도부’가 될 가능성이 높다.” 더불어민주당 차기 당 대표에 도전하고 있는 4선의 송영길 의원(56)은 7일 서울 여의도 선거캠프 사무실에서 동아일보와 인터뷰를 하던 도중 경쟁자인 이 의원을 겨냥해 이렇게 직격탄을 날렸다. 이를 들은 기자가 “그대로 보도해도 되느냐”고 묻자 “두 분이 ‘원 팀’이라는 것은 다들 알고 있는 사실 아니냐”며 개의치 않겠다는 표정이었다. 25일 전대에서 확실히 승기를 잡기 위해 이 의원과 대립각을 세우겠다는 것이다. 다음은 주요 일문일답. ―현재의 선거 판세를 어떻게 보고 있나. “확실한 2등으로 1등인 이 의원을 추격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15일 광복절을 기점으로 1위에 근접해 접전을 만들겠다. 최재성 의원 등이 낸 당 혁신 방안을 적극 수용하기로 했고 (정책 연구 모임) ‘더 좋은 미래’ 소속 의원들과도 만나 젊은 의원들의 마음을 모아가고 있다.” ―문재인 정부와 당의 지지율을 지키는 데 당 대표의 역할은 무엇인가. “국민의 목소리를 듣는 것이다. 국민과 소통하고 그들을 대변하면 지지율은 오른다. 적폐세력의 부당한 공격에는 강하게 맞설 것이지만 일반 서민들, 국민들의 불만을 모두 적폐세력의 선동으로 치부해 버리면 지지율은 떨어진다. 열린 자세로 국민을 구분하지 않고 끊임없이 소통해야 한다.” ―이 의원은 다음 총선에 불출마하겠다며 배수진을 쳤다. “2년 뒤 정치를 그만두겠다는 분과 미래가 있기 때문에 총선에서 승리해야 하고 문재인 정부도 성공시켜야 하는 사람 중 누가 더 열심히 하겠나.” ―이 의원은 문재인 대통령과 자신이 ‘특수 관계’라고 한다. “문 대통령에게 이 의원은 부담스러운 대표라고 확신한다. 지난해 대선에서 문재인 캠프 총괄선거대책본부장으로서 (대통령과 이 의원의 관계를) 옆에서 지켜봤다. 내가 4선 의원이지만 이 의원에게는 전화하기가 쉽지 않다. 직접 소통이 어려운 분이다.” ―김진표 의원은 자신이 야당과 협치를 하는 데 적임자라고 주장한다. “내가 적어도 김 의원보다는 협치를 잘할 수 있다. 자유한국당 김병준 혁신비상대책위원장, 민주평화당 정동영 대표, 바른미래당 대표 선거에 출마한 손학규 전 의원 등과 경쟁하려면 학생·노동·민주화운동을 해본 경험과 토대가 있어야 한다. 김 의원은 관료 출신으로 당의 외연 확장에 큰 역할을 했다. 하지만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투쟁하고 싸워왔던 민주당의 정통 깃발과 중심 가치를 지키기에는 부족함이 있다.” ―야당과의 협치를 어떻게 풀려고 하나. “연정은 대통령의 생각이 가장 중요하다. 기본적으로 청와대와 긴밀히 협의하되 당이 주도해 야당 지도부와 합의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야당에서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소추안에 찬성했던 그룹까지는 함께할 수 있다는 전제에서 시작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2020년 총선에서 전략공천을 폐지할지 여부가 당내에서 큰 관심사다. “전략공천을 폐지하면 어떻게 총선을 이길 수 있겠나. 청년, 여성 공천은 어떻게 하나. 전략공천 문제는 당 대표가 ‘자기 사람 심기’로 남용해 전횡을 저지를 때 발생한다. 문재인 대표 시절 만든 당헌당규를 제대로 지켜 1년 전에 투명한 공천 룰을 확정해 당 지도부가 전횡을 휘두를 여지를 차단하겠다.” ―당의 미래를 어떻게 구상하고 있나. “민주당의 미래는 정권을 재창출하는 것이다. 미래의 청년, 여성 세대를 키우는 일이 이번 당 대표의 소임이다.”유근형 noel@donga.com·박성진 기자}

더불어민주당은 다른 정당에 비해 초선 의원들의 입김이 세다. 소속 국회의원 129명의 절반이 넘는 66명이 초선인 데다 주요 현안에서 뚜렷하게 자기 목소리를 내는 초선 의원이 유독 많기 때문이다. 동아일보는 차기 당 대표를 뽑는 25일 전당대회를 앞두고 당심(黨心)의 ‘리트머스 시험지’인 초선 의원들이 당권 주자 3명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 2∼7일 엿새 동안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조사 대상 의원 66명 가운데 절반이 넘는 38명이 응답한 이번 설문조사에서 송영길 후보는 ‘당내 소통과 혁신’, 김진표 후보는 ‘야당과의 협치’, 이해찬 후보(이상 기호순)는 ‘당청 관계’에서 강점이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송 후보가 ‘당내 소통과 혁신’ 항목에서 호평을 받은 것은 송 후보가 내세운 ‘세대교체론’에 공감하는 의원이 많기 때문으로 보인다. 컷오프를 통과한 후보 가운데 유일한 50대(56세)인 송 후보는 당내 젊은 의원들과 중진들의 세대 통합을 이룰 적임자라고 자임해 왔다. 수도권의 한 의원은 “초선 의원으로서 이 후보와 김 후보는 말을 걸기가 다소 어려운 분들”이라고 했다. 반면 또 다른 의원은 “말이 잘 통하고, ‘좋은 게 좋은 식’인 정치인은 뒤집어 보면 정의롭지 못하거나 성과를 내지 못할 사람일 수도 있다”고 했다. 세 후보 가운데 상대적으로 합리적이고 온건하다는 평가를 받은 김 후보는 ‘야당과 협치를 잘할 후보는 누구인가’라는 질문에서 가장 많은 지지를 받았다. 한 친문 초선 의원은 “문재인 정부의 향후 화두는 경제다. 야당과 협치 없이는 한 발짝도 나갈 수 없다”며 “당정에서 요직을 두루 거친 김 후보는 경제 분야에서 성과를 낼 적임자”라고 평가했다. ‘당청 관계를 가장 잘 이끌 후보는 누구인가’라는 질문에서는 이 후보가 가장 많은 표를 받았다. 한 비례대표 의원은 “새로운 당 지도부가 꾸려지면 더 이상 당이 청와대에 끌려 다니지 말아야 한다는 의견을 가진 의원이 적지 않다”고 말했다. 총리까지 지낸 만큼 이 후보가 주요 입법이나 정책 입안 과정에서 다른 후보보다 청와대에 더 목소리를 낼 수 있다고 본 것이다. 이 후보는 ‘개혁 입법 성과를 낼 후보는 누구인가’라는 질문에서도 가장 많은 의원들의 선택을 받았다. 야당과 치열한 공방을 벌여야 하는 국회 입법 논의에서 이 후보의 강성 이미지가 도움이 될 것으로 비치고 있는 셈이다. 이 후보는 “진보 정책이 제대로 뿌리를 내리려면 튼튼한 정당을 만들어 ‘20년 집권’을 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세 후보 중 누구를 지지할지 결심하지 못한 의원도 많았다. 동아일보가 접촉했으나 설문에 응하지 않은 의원 28명 가운데 24명은 ‘아직 지지 후보를 정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답변을 거부했다. 설문에 참여한 의원 38명 중에서도 질문에 모두 같은 후보를 꼽으며 ‘확실한 지지’를 표명한 의원은 7명이었다. 한 의원은 “세 후보가 모두 장단점이 뚜렷해 결정을 하기가 무척 힘들다. 마음에 드는 후보가 딱히 없어서 상대적으로 단점이 적은 후보를 찍겠다는 의원도 있다”고 말했다. 다른 의원은 “2016년 전대 때는 초반부터 ‘줄 세우기’가 심했지만 이번에는 대부분 판세를 관망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유근형 noel@donga.com·박성진·박효목 기자}

더불어민주당 차기 당 대표 후보인 송영길 김진표 이해찬 의원(선거 기호 순)이 노골적으로 ‘친문(친문재인) 마케팅’을 펼치면서 벌써부터 과열 조짐을 보이고 있다. 당 대표 후보 3인 중 유일한 호남(전남 고흥) 출신인 송 의원은 1일 전대 출정식을 문재인 대통령의 정치적 고향인 부산에서 열었다. 친문 표심을 자극하면서 영호남 통합론을 펴겠다는 것이다. 송 의원은 “2009년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상가에서 울면서 다짐했다. 못 지켜서 미안하단 말이 다시 나오지 않도록 문재인 대통령을 끝까지 지키겠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이날 친문 핵심인 김경수 경남도지사가 지난해 대선 과정에서 ‘드루킹’에게 정책 자문을 했다는 의혹을 변호사인 양 적극 반박하고 나섰다. 김 의원은 “(관련 의혹은) 한마디로 침소봉대”라며 “지난 대선은 문재인 후보의 대세론이 굳건했었는데 드루킹이라는 자에게 의존하면서 정책을, 공약을 만들었다는 것이 말이 안 되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폭력조직 유착 의혹이 제기된 이재명 경기도지사에게 사실상 탈당을 요구하면서 친문 표를 의식해 김 지사에겐 전혀 다른 잣대를 들이대고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이 의원은 선거 캐치프레이즈에 ‘강한 민주당, 오직 문재인, 결국 이해찬’이라며 아예 문 대통령을 직접 거론하고 나섰다. “(이해찬 의원이 당 대표가 되면) 대통령에게 부담이 될 것”이라는 타 후보의 주장에 대해선 “문 대통령이 (대통령수석비서관으로) 청와대에 있을 때 제가 총리여서 당정청 협의를 많이 했다. 격의 없이 대화하는 관계”라고 반박했다. 이렇게 당 대표 후보들의 친문 마케팅은 사실 전해철 의원 등 진짜배기 친문 후보가 없기 때문에 벌어지는 풍경이기도 하다. 한 친문 재선 의원은 “엄밀히 말해 송, 김 후보는 뒤늦게 친문에 합류했고, 이 의원은 친문이라기보다는 친노(친노무현) 어른”이라며 “친문 후보는 없는데 친문을 외치는 후보들만 있는 형국”이라고 했다.유근형 noel@donga.com·박성진 기자}

“바람이 부니까 마치 화염방사기 불길을 맞는 것 같았어요. 이런 경험은 처음이에요.” 1일 오후 3시 반 강원 홍천군 홍천읍 중심가인 신장대리 거리. 차량만 오갈뿐 시민들의 발길이 뚝 끊겨 마치 ‘유령도시’ 같았다. 1907년 기상 관측 이래 역대 최고기온인 41.0도를 기록한 홍천은 도시 전체가 한증막이었다. 머리 위로 불을 뿜는 듯한 햇볕이 내리쬐어 조금만 서 있어도 현기증이 났다. 아스팔트 위로 올라오는 열기에 숨을 쉬는 것조차 힘들었다. 111년 만에 대한민국 ‘여름의 역사’가 바뀐 1일, 시민들은 지금까지 경험해 보지 못한 ‘슈퍼 폭염’에 혀를 내둘렀다.○ 난생 처음 경험한 ‘슈퍼 폭염’ 1일과 6일은 홍천에 장(場)이 서는 날이다. 평소 같으면 시장과 도심 거리가 북적였겠지만 1일 시장엔 손님을 찾기 힘들었다. 시장에서 주차 관리를 하는 신종선 씨(73)는 “평생 홍천에서 살았지만 이런 더위는 난생 처음”이라며 “너무 더워 손님도 뜸하고 일하기가 정말 힘들다”고 말했다. 1일 오후 홍천의 기온이 41.0도까지 치솟자 강원지방기상청 춘천기상대 직원들은 ‘온도 기준기’를 챙겨 홍천을 찾기도 했다. 강원도에서 그동안 최고기온이 40도를 넘은 적이 없어 관측값에 오류가 없는지 확인하기 위해서였다. ‘미증유의 폭염’에 홍천지역 축제는 된서리를 맞았다. 이날 개막해 5일까지 홍천읍 도시산림공원 토리숲에서 열리는 ‘홍천강 별빛음악 맥주축제’는 캠핑장 운영을 취소했다. 11, 12일 홍천강 수중보 일원에서 열릴 예정이던 홍천강 수상레포츠 체험 행사도 관광객이 뜸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일찌감치 취소됐다. 전국 곳곳의 해수욕장도 울상을 짓고 있다. 6월 23일 개장한 경북 포항시 칠포해수욕장에는 올해 8990명이 찾아 지난해 같은 기간(2만1390명)보다 이용객이 절반 이하로 뚝 떨어졌다. 전남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백영팔 전남 완도 신지명사십리해수욕장 상가협의회장(71)은 “30년 동안 해수욕장 천막상가를 운영했는데 태풍 때를 제외하고 이렇게 손님이 없는 것은 처음”이라고 말했다. 낮 기온이 39.6도로 자체 기록을 갈아 치운 서울에서도 시민들은 외출을 자제하는 모습이었다. 평소 오가는 직장인들로 붐빈 광화문 세종대로조차 인적이 드물 정도였다. 땡볕이 내리쬐는 광화문 거리를 지나던 강정미 씨(25·여)는 “땀 때문에 화장은 다 지워지고 열기는 눈을 뜨기 힘들 정도”라고 말했다. 인근 직장인 한범석 씨(45)는 “실내에서 밖으로 나가는 문을 열면 열기가 확 느껴져 숨이 탁 막힌다”고 말했다. 대폭염의 해로 기록됐던 1994년이 떠오른다는 중·장년층도 있었다. 자영업자 김석진 씨(54)는 “아직도 지독히 더웠던 1994년의 여름을 잊지 못하는데 그때 서울의 기록(38.4도)을 넘어섰다니 놀랍다”며 “거리가 온통 찜질방 같다”고 말했다. ○ 한낮 야외작업 전면 중단 지시 지방자치단체들은 비상이 걸렸다. 이날 한낮 기온이 39도를 넘긴 경기 수원시 용인시 성남시(용인과 성남은 비공식 기록) 등은 살수차를 동원해 연신 물을 뿌려댔다. 50도 이상으로 달궈진 도로에 물을 뿌려 지열 온도를 2∼3도 낮추면 ‘도심 열섬화’ 현상을 완화할 수 있다. 서울시는 폭염에 속수무책인 쪽방촌 주민 3200여 가구에 얼린 생수 6400여 병을 전달했다. 또 폭염 취약계층 1200여 가구와 복지시설 등에 선풍기와 쿨매트 등 냉방물품을 추가 지원하기로 했다. 중구도 야외작업을 하는 공공일자리사업 참여자 100여 명에게 아이스팩이 부착된 얼음조끼를 지급할 예정이다. 이낙연 국무총리는 이날 정부와 지자체, 공공기관이 발주한 건축 토목 공사의 낮 시간대 작업을 중단하라고 지시했다. 또 농어민의 낮 시간대 작업 피하기 등도 적극 권고하라고 주문했다. 이에 국토교통부는 산하기관과 지자체에 공문을 보내 ‘긴급 안전과 관련된 작업이 아니면 폭염이 심한 낮 시간대에 작업을 중지하거나 작업을 며칠 연기할 것’을 요청했다. 민간 건설사업장에도 공사 중지를 권고했다.○ 동풍으로 달궈진 서울 홍천 사상 유례없는 ‘슈퍼 폭염’은 극서(極暑)지로 통하는 대구나 경북보다 대부분 영서지방에서 나타났다. 대구 경북보다 서울 홍천이 더 뜨거웠던 것은 연이은 동풍의 영향 때문이다. 지난달 29일 열대저압부로 약화된 12호 태풍 ‘종다리’가 북상하면서 우리나라에는 저기압이 만들어낸 동풍이 불기 시작했다. 이 바람이 태백산맥을 타고 넘으며 뜨거워진 공기가 1차로 서쪽 지방을 덮쳤다. 태풍이 지나가고 난 뒤 북태평양 고기압이 한반도 북동쪽으로 더 커지면서 또다시 동풍을 발생시켰다. 영서지방은 뜨거운 동풍의 연타를 맞은 셈이다. 특히 사방이 산으로 둘러싸인 분지 지형의 홍천 등은 달궈진 공기가 빠져나가지 못한 채 정체되면서 기온이 크게 올랐다. 3일부터는 북태평양 고기압이 서서히 남하하면서 동풍 대신 남서풍이 불 것으로 예상된다. 이렇게 되면 뜨거운 바람이 소백산맥을 넘어 대구경북지역을 달구면서 이 지역 온도가 다시 영서지방보다 더 올라갈 것으로 보인다. 기상청은 최소 11일까지 전국적인 폭염이 계속될 것이라고 예보했다.이미지 image@donga.com / 홍천=이인모 / 유근형 기자}

더불어민주당 차기 대표 선거에서 최대 승부처는 역시 호남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동아일보가 31일 입수한 ‘민주당 권리당원 현황’에 따르면 6개월 이상 당비를 납부한 권리당원은 6월 현재 총 69만8214명. 이 중 지역별로는 전북 13%, 전남 8%, 광주 6% 등 호남이 27%로 가장 비중이 컸다. 서울(21%)과 경기(20%) 등 수도권도 권리당원이 많은 지역이었다. 반면 충청(12%), 부산울산경남(9%), 대구경북(2%) 등은 권리당원 수가 상대적으로 적었다. 이 ‘권리당원 현황’은 6월 지방선거 직전에 작성된 최신 명부이며 이를 토대로 전대용 최종 명부는 9일 전후 확정된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수도권 권리당원 중에서도 30% 이상이 호남에 고향 등 연고를 둔 만큼 호남 출신 당원의 표심이 사실상 승부를 가른다고 볼 수 있다”고 했다. 25일 전당대회에서 치러지는 당 대표 선거는 △대의원 현장투표 45% △권리당원 자동응답시스템(ARS) 투표 40% △일반 여론조사 15%를 합산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대의원은 ‘조직표’ 성격이 강한 반면에 권리당원은 부동층이 많아서 당 대표 선거에서는 권리당원의 표심이 중요한 변수다. 특히 최근 들어서는 권리당원들이 친문(친문재인) 성향 후보에게 표를 몰아줘 승부가 갈리는 경우가 많았다. 민주당 권리당원은 2012년 대선에서 문재인 후보가 진 후 자발적 ‘팩스 가입’ 당원이 생겨나며 크게 늘었다. 이후 2015년 인터넷 당원 가입이 허용되고 이듬해 민주당과 국민의당 분당사태, 2017년 탄핵 정국과 조기 대선을 거치며 민주당 권리당원 수는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이에 따라 김진표 송영길 이해찬 의원(가나다순) 등 지난주 예비경선(컷오프)을 통과한 당 대표 후보 3인의 호남을 향한 구애도 본격화하고 있다. 세 후보 가운데 유일하게 고향이 호남(전남 고흥)인 송 후보는 ‘호남 대표론’을 밀면서도 다른 지역에서의 역풍을 우려해 수위조절을 하고 있다. 문재인 정부의 인수위원회 역할을 한 국정기획자문위원회 위원장을 지낸 김 후보는 호남 지역경제 활성화를 이끌 경제공약 제시에 공을 들이고 있다. 이 후보는 컷오프 통과 후 첫 지역방문 일정으로 광주·전남(지난달 30일)과 전북(31일)을 선택했다. 여권 관계자는 “세 후보 사이에 호남 출신 최고위원 후보를 러닝메이트로 영입하려는 경쟁도 치열하다”고 전했다. 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폭력조직 유착 의혹이) 대통령에게 큰 부담이 되고 우리 당 지지율에도 상당한 영향을 준다고 생각한다. 본인이 (탈당) 결단을 내려야 한다.”(29일, 김진표 의원) “첫째도, 둘째도, 셋째도 경제라고 하셨는데 왜 갑자기 (이 문제를) 꺼내셨을까. 현역 도지사에게 시비를 거는 건 성급하다. 검찰 수사를 지켜보고 당 대표가 되면 엄정하게 처리하겠다.”(30일, 송영길 의원) 더불어민주당 대표 선거가 이재명 경기도지사 거취 논란으로 초반부터 뜨겁다. 한 방송 시사 프로그램이 제기한 이 지사 관련 의혹은 25일 이 지사가 검찰 수사를 공개 요청하며 다소 가라앉는 듯했다. 하지만 민주당 당권 주자인 김 의원이 컷오프(예비경선) 통과 후 첫 기자회견에서 이 문제를 다시 꺼냈다. 당 안팎에서는 이 지사에게 비판적인 친문(친문재인) 표심을 흡수하려는 포석으로 보고 있다. 김 의원 측은 온라인 권리당원 사이에서 이 지사 관련 언급이 꽤 큰 호응을 얻었다고 자평하는 분위기다. 반면 원조 친노(친노무현)인 이해찬 의원은 김 의원의 발언 하루 전인 28일 간담회에서 이 지사 스캔들에 관한 질문을 받고 “잘 모르겠다. 전당대회와는 상관이 없을 것”이라며 선을 그었다. 이 의원은 측근인 이화영 전 의원이 최근 경기도 연정부지사로 임명되는 등 이 지사 측과 원만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송 의원은 김 의원과 이 지사 양측을 동시에 공격하고 나섰다. 김 의원을 향해서는 “(그런 이야기는) 야당 대표가 해야 할 말”이라고 비판했다. 또 “(이 지사 문제는) 당 차원에서 윤리위원회를 통해 엄정하게 조치할 일”이라고 했다. 본선을 앞두고 지지세력 ‘줄 세우기’ 등 물밑 기세 싸움도 벌써 시작됐다. 송 의원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예비경선에서 떨어진) 이인영 의원을 만났더니 ‘내 몫까지 해달라’고 하더라. 우상호 의원은 대의원대회에서 공개적으로 지지 의사를 밝혔다”고 했다. 86그룹(1980년대 학번, 1960년대생 운동권)이 자신을 밀고 있다는 의미다. 김 의원은 경선에 불출마한 전해철 의원과 손을 잡은 데 이어 친문 대표 후보로 자리매김하기 위해 컷오프에서 탈락한 최재성 의원을 끌어들이는 데 공을 들이고 있다. 막판에 선거에 뛰어들고도 컷오프를 통과하는 저력을 보여준 이 의원도 측근 의원들을 동원해 빠른 속도로 세를 불리고 있다. 후보들은 다음 달 3일 제주를 시작으로 전국을 돌며 합동연설회를 가질 예정이다.장원재 peacechaos@donga.com / 유근형 기자}
친노(친노무현) 좌장 이해찬 의원이 8월 25일 열리는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당 대표 선거에 출마하겠다고 20일 선언했다. 친문(친문재인) 후보가 대거 출마한 상황에서 이 의원마저 가세하면서 민주당 전당대회는 앞을 내다보기 힘든 혼전 양상으로 흐르고 있다. 이번 전당대회에서 당 대표 출마 의사를 밝힌 사람은 이해찬 의원(7선)을 비롯해 김진표, 최재성(이상 4선), 박범계(재선) 등 범친문 의원 4명과 비주류인 이종걸(5선) 송영길(4선) 이인영(3선) 김두관 의원(초선) 등 총 8명이다. 이들 가운데 26일 치러지는 예비경선(컷오프)을 통과한 3명이 최종 결선에서 맞붙게 된다. 가장 큰 관심은 당내 선거에서 강한 응집력을 보여 온 친문 표심이 누구를 지지할 것인가이다. 이번에는 친문 후보가 4명이나 난립해 표가 분산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해찬 의원은 ‘경륜’, 김진표 의원은 ‘경제’, 최재성 의원은 ‘세대교체’, 박범계 의원은 ‘새로운 인물’을 각각 내세우며 친문 인사들을 공략하고 있다. 한 친문 의원은 “4명 모두 친문을 표방하지만 친문 내부에서 핵심 주류는 아니다. 따라서 예전 당내 선거처럼 특정 후보에게 표가 쏠리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친문 표심의 향방에서 가장 큰 변수는 세대교체론이 먹혀들지 여부다. 최 의원과 박 의원은 젊은 리더십을 강조하며 이 의원, 김 의원과 차별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박 의원은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경륜과 안정적 당 관리는 당원과 국민의 눈길을 사로잡지 못할 것이다. ‘새로운 인물론’이 제대로 먹힐 수 있는 구도가 완성됐다”고 말했다. 최 의원 측도 “이 의원의 등판으로 경기를 지지 기반으로 하는 김 의원, 충청 베이스인 박 의원 측에서 지지 세력이 일부 이탈할 가능성이 높다. 지역보다는 세대교체론이 더 큰 영향력을 발휘할 것”이라고 말했다. 친문 후보 단일화 실패는 특정 지역에 확실한 지지 기반이 있는 비주류 후보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 호남 출신으로 인천시장을 지낸 송영길 의원은 인천과 호남을 확실히 잡겠다는 전략이다. 이인영 의원은 당내 86(1980년대 학번 1960년대생) 그룹과 민주평화국민연대(민평련) 등 민주당의 오랜 지지층에 기대를 걸고 있다. 경남도지사 출신인 김두관 의원도 만만치 않은 조직력을 갖춘 것으로 알려졌다. 이종걸 의원은 비주류 결집과 지방선거에서 새로 당선된 기초단체장들이 자신에게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는 분위기다. 민주당 관계자는 “의외성이 가장 큰 전당대회가 될 것이다. 부동층이 많고, 현장 연설 등이 최종 표심에 적지 않은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말했다.유근형 noel@donga.com·박효목 기자}

“친노(친노무현)라고 표현돼 온 우리는 폐족입니다.” ‘친노의 적자’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는 2007년 대선 패배 직후 ‘폐족’이라는 단어를 꺼내 들었다. 당분간 정권을 잡을 생각을 하지 말고, 뼈를 깎는 자기 혁신을 해야 한다는 얘기였다. 강산도 변한다는 10여 년의 세월이 흐른 2018년 7월. 정치권에선 ‘친노의 부활’이 화제다. 문희상 국회의장과 유인태 국회 사무총장에 이어 김병준 국민대 명예교수가 자유한국당 혁신비상대책위원장을 맡으면서다.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의 차기 당 대표 주자 중에도 김진표 이해찬 의원 등 노무현 전 대통령과 인연이 깊은 인사가 여럿 된다. 친노로 분류하기는 어렵지만 이낙연 국무총리도 노 전 대통령이 당선인일 때 대변인을 했던 점을 감안하면 입법부와 행정부 주요 포스트를 ‘노무현의 사람들’이 접수한 모양새다.○ 노무현 청와대 출신, 친문으로 진화하다 친노 인사 중에 현재 정치권에서 가장 영향력이 큰 그룹은 노무현 정부 청와대 출신들이다. 이들은 노무현 청와대에서 비서실장과 민정수석을 지낸 문재인 대통령과 호흡을 맞추며 성장했다. 또 문 대통령이 2012년 대선에서 낙선하고 민주당 당 대표를 거치는 동안 친문(친문재인)이라는 독자적 정치세력으로 자라났다. 문 대통령 취임 후에는 청와대, 내각, 여당인 민주당 등 당정청의 핵심 포스트를 맡았다. 노무현 청와대 출신 중 가장 이름값이 높아진 사람은 ‘마지막 비서관’으로 불리는 김경수 경남도지사다. 김 지사는 노 전 대통령의 고향 경남에서 민주당 간판을 달고 처음으로 도지사에 당선돼 잠재적 차기 대권 주자로 떠올랐다. 노무현 정부에서 대통령인사수석비서관을 지낸 박남춘 전 의원도 인천시장에 당선돼 지역의 새로운 맹주로 부상했다. 전해철, 박범계, 최인호, 황희, 전재수, 권칠승 의원 등은 집권여당의 코어를 형성하고 있다. 민주당 전당대회를 앞두고 비공식 모임인 ‘부엉이 모임’의 존재가 알려져 친문 패권주의라는 비판을 받았지만 당내 위상은 여전하다. 정태호 대통령일자리수석비서관, 김수현 사회수석비서관,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 조명균 통일부 장관, 서주석 국방부 차관은 노무현 정부 청와대에 이어 문재인 정부에서도 핵심 브레인으로 활약 중이다. 시니어 그룹인 성경륭 경제인문사회연구회 이사장, 김용익 국민건강보험공단 이사장 등은 내각에는 참여하지 않았지만 외곽에서 문재인 정부를 측면 지원하고 있다. 지난해 대선에서 문재인 캠프의 핵심이었던 양정철 전 홍보기획비서관은 청와대는 물론 공적 영역에서 아무런 직함도 갖고 있지 않지만 여전히 존재감이 크다. 지난달 재·보궐선거에서 당선된 김정호 의원(김해을)은 김경수 지사가 자리를 비운 당과 청와대 사이에서 가교 역할을 할 것으로 주목받고 있다.○ 열린우리당 초·재선 의원들 민주당 핵심으로 성장 노무현 정부 시절, 민주당의 전신인 열린우리당 소속으로 국회에서 활약했던 인사들도 문재인 정부의 큰 기둥 중 하나다. 2004년 노무현 대통령 탄핵 당시 국회에서 눈물을 쏟았던 임종석 대통령비서실장은 문재인 정부 청와대에서 2인자로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임 실장은 남북 관계 개선에서 두드러진 성과를 내며 차기 대권 주자로서 입지도 다져가고 있다.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한병도 대통령정무수석비서관, 노영민 주중대사,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 김영주 고용노동부 장관, 김영춘 해양수산부 장관 등 문재인 청와대와 내각의 핵심 멤버들도 열린우리당 의원 출신이다.○ 친노, 범친문으로 중앙무대 귀환 보수정권 시절 친문 그룹과 거리를 두고 지냈던 친노 인사 중에도 지난해 대선을 전후해 다시 정치권 중심부로 들어온 경우가 적지 않다. 이들은 ‘범친문’으로 불리곤 한다. 20일 당권 도전을 선언한 이해찬 전 총리는 2016년 총선에서 민주당 공천을 받지 못했지만 무소속으로 당선된 후 당에 돌아와 문재인 대선 캠프에서 좌장 역할을 톡톡히 한 경우다. 민주당 고위 관계자는 “대선 당시 선거운동 일정을 짤 때, 유력 주자인 문재인 후보에게 와 달라는 곳이 많아서 잡음이 심했다. 그때마다 이 전 총리가 정리를 했다”고 말했다. 김진표 전 부총리는 범친문에서 좌장으로 통한다. 그는 문재인 정부 출범 당시 인수위원회 역할을 한 국정기획자문위원장을 맡아 사실상 정책 컨트롤타워 역할을 했다. 또 현재는 유력한 차기 여당 대표 후보다. ‘리틀 노무현’이란 닉네임을 얻었던 김두관 전 행정자치부 장관은 우여곡절 끝에 20대 국회에 복귀해 당 대표 선거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변양균 전 대통령정책실장은 전면에 나서기보다는 막후에서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다. 변 전 실장의 사람으로 분류되는 김동연 부총리, 홍남기 국무조정실장 등이 문재인 정부 경제정책을 총괄하고 있기 때문이다. 변 전 실장은 우리금융지주 차기 회장 물망에 오르고 있다. 오거돈 전 해양수산부 장관은 지난달 지방선거에서 문 대통령의 지역구였던 부산에서 시장에 당선됐다. 이희범 전 산업자원부 장관은 평창동계올림픽조직위원장을 맡아 대회를 성공적으로 이끌었다. 이병완 전 대통령비서실장은 최근 한국여자농구연맹 총재에 취임했다. 정세현 이종석 전 통일부 장관은 남북 관계 개선 과정에서 문재인 대통령을 측면 지원하고 있다. 이들과 달리 가장 곤경에 처한 친노 인사는 노 전 대통령을 지근 거리에서 보좌했던 ‘좌(左)희정 우(右)광재’ 등 최측근이다.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는 유력한 차기 대권 주자로 거론됐지만 ‘미투’ 폭로에 휘말려 재판을 받으며 정치 생명이 위태로운 상황이다. 이광재 전 강원도지사는 ‘박연차 게이트’에 연루돼 2011년 대법원에서 유죄 확정 판결을 받아 2021년까지 공직선거에 출마할 수 없는 상태다.○ 다른 길을 걷는 친노 인사들 완전히 다른 길을 걷는 친노 인사도 적지 않다. 민주당을 뛰쳐나간 뒤 국민의당을 거쳐 민주평화당에 둥지를 튼 인사들이 대표적이다. 노무현 대통령이 한때 차기 대선 주자로 치켜세웠던 정동영 전 통일부 장관은 비노(비노무현)의 길을 걷다 최근 민평당 대표에 도전 중이다. 천정배 전 법무부 장관도 민평당에서 여권과 개혁입법연대 도입 필요성을 강조하며 영향력 확대를 시도하고 있다. 문 대통령과 완전히 대척점에 선 친노 인사도 있다.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은 지난해 대선에서 보수 진영 대선 후보로 출마를 저울질하며 문 대통령과 각을 세웠다. 노무현 정부에서 ‘꼿꼿 장수’라는 애칭을 얻었던 김장수 전 국방부 장관은 보수 진영으로 전향해 박근혜 정부에서 국가안보실장을 지냈다. 현재는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에 연루돼 재판을 받고 있다. 노무현 청와대에서 일했던 박주현 전 참여혁신수석비서관은 20대 국회에서 바른미래당 소속으로 의정 활동을 하고 있다. 이해성 전 홍보수석비서관은 바른미래당 후보로 6월 부산 해운대을 보궐선거에 나섰다 낙선했다. 친노의 한 축인 ‘노무현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노사모)’ 출신 중에는 정치권과 거리를 두고 있는 이가 많다. 배우 문성근 씨는 2012년 대선 문재인 ‘시민캠프’ 공동대표 이후 정치 활동과 거리를 두다 최근 남북영화교류특별위원회 공동위원장을 맡았다. 노사모 대표를 지낸 배우 명계남 씨는 지난해 대선 경선에서 안희정 전 지사 지지에 나섰지만, 최근엔 연기 활동에 전념하고 있다.유근형 noel@donga.com·박효목 기자이인혁 인턴기자 중앙대 신문방송학부 4학년}

더불어민주당 양향자 최고위원(사진)이 17일 홍영표 원내대표의 ‘삼성 발언’에 대해 “여당 원내대표로서 할 소리가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양 최고위원은 이날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대기업의 불공정 행위와 갑질은 비난받아 마땅하지만, 삼성이 가진 글로벌 시장에서의 가치 등에 대한 당의 이해가 너무 치우쳐 있다”고 말했다. 홍 원내대표는 한 강연에서 “20년 전과 비교해 삼성은 세계적 글로벌 기업이 됐지만 우리 가계는 오히려 더 가난해졌다. 1, 2, 3차 협력 업체들을 쥐어짠 것이 오늘의 세계 1위 삼성을 만든 것”이라고 말해 논란을 빚었다. 고졸 첫 삼성 여성 임원이란 타이틀을 가진 양 최고위원은 “기업 성장의 원인을 착취로 보는 것은 다소 지나치다”며 “세계 1등이라는 성과는 착취 같은 부정행위로는 이룰 수 있는 일이 아니고, 수많은 연구원들이 고통 속에서 열정으로 이룬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어 “문재인 대통령과 정부가 혁신성장을 위해 대기업과의 물리적·심리적 거리를 좁히려는 지금, 당도 호흡을 맞춰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양 최고위원의 지적에 대해 홍 원내대표 측은 “당내 다양한 의견이 있을 수 있다”며 대응을 자제하고 있다. 한편 홍 원내대표는 이날도 소득 불평등에 대한 문제제기를 이어나갔다. 그는 국회에서 열린 ‘소득주도성장을 위한 정책 및 제도개선방안’ 토론회에서 “우리나라 소득 불평등은 매우 심각한 수준이다. 국내 상위 10위 소득 집중도는 무려 44.9%에 이르고 세계 주요국 중 미국 다음으로 두 번째로 높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최저임금 논란을 보면서 이 정책이 왜 필요한지에 대한 근본적인 논의보다는 정책을 폄훼하는 치우친 비판이 많이 있어 대단히 유감스럽다”고 말했다. 홍 원내대표가 인용한 소득집중도는 2016년 발간된 국회입법조사처 보고서를 인용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보고서에선 ‘상위 10위’가 아니라 ‘상위 10%’의 소득 집중도가 44.9%다. 민주당의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한 의원은 “소득주도성장의 보완에 집중해야 할 때, 일자리 창출의 한 축인 기업에 여당 지도부가 부정적인 사인을 주는 건 부적절한 것 같다”고 말했다.유근형 noel@donga.com·박효목 기자}
내년 최저임금이 10.9% 오르는 것에 대해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이틀 연속 우려를 표시했다. 이낙연 국무총리는 최저임금과 관련한 부처 간 이견이 노출되자 일단 협업을 강조하고 나섰다. 김 부총리는 17일 당정협의에서 “거시지표와 달리 체감경기와 민생은 매우 엄중한 상황”이라면서 “최저임금 인상이 우리가 가야 할 방향은 틀림없지만 하반기 경제운용 영향 측면에서 주목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전날 기재부 간부들과 한국은행을 방문해 최저임금 인상에 대해 부담감을 토로한 것처럼 경제적 부작용이 있을 수 있다는 점을 재차 강조한 것이다. 김 부총리는 16일 “최저임금 두 자릿수 인상이 하반기 경제 운용에서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면서 “혁신경제 등을 위한 경제 심리 촉진 측면에서도 우려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당초 정부는 고용 악화와 미중 무역전쟁 등 대내외 악재를 우려해 예년 수준인 7%대 최저임금 인상을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저임금은 2017년 7.3%, 2016년 8.1% 등 올해를 제외한 최근 5년간 매년 6∼8% 상승했다. 고용감소 부작용을 공개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던 정부는 내년도 최저임금 결정 직전인 12일에서야 “청년(15∼24세)과 중장년층(55∼64세), 음식숙박업과 도소매업에서 고용부진이 감지된다”고 시인했다. 정부는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이 영세자영업자와 소상공인들의 소비 위축으로도 이어질 수 있다고 봤다. 최근 대출이 늘어난 상황에서 미국 금리인상으로 시장금리가 덩달아 올라 상환부담이 커졌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6월 말 기준 은행권 개인사업자 대출잔액은 1년 전보다 10.8% 늘어난 302조1000억 원, 1분기(1∼3월) 연체율은 지난해 말보다 0.04%포인트 상승한 0.33%였다. 정부가 16일 한국은행을 찾아가 경제안정을 위한 ‘조화로운 통화정책’을 요청한 것도 이 때문이다. 이에 대해 이낙연 총리는 정부 부처 간 협력을 강조했다. 이 총리는 17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하면서 “아르바이트생 등 저임금 노동자도 사회적 약자고, 자영업자 등 소상공인은 노동자로서 보호받지 못하는 또 다른 약자”라며 “약자가 약자와 다툰다면 참으로 가슴 아픈 일”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저를 포함한 정부와 국회가, 대기업과 가진 사람들이 스스로 한 번씩 물어보면 좋겠다”며 ‘너는 누구에게 한 번이라도 뜨거운 사람이었느냐’는 안도현 시인의 시구를 읊기도 했다.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한 저임금 근로자의 실질소득 인상 등 긍정적 측면보다는 기업의 어려움이 더 크게 부각되는 상황에 대한 안타까움을 표현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 총리는 또 “장관들이 부처 일을 최고로 잘하는 것만으론 최고의 국정이 되지 못한다”며 “최고의 눈·코·입을 모아놓는다고 최고의 미남 미녀가 되지 못하는 것과 같다”고 지적했다. 최저임금 인상 과정에서 김 부총리와 다른 부처 간 이견이 노출된 것을 우회적으로 지적한 셈이다.세종=최혜령 herstory@donga.com / 유근형 기자}
“첫째도 협치, 둘째도 협치, 셋째도 협치가 될 것임을 약속한다.” 13일 20대 국회 후반기 국회의장에 선출된 더불어민주당 문희상 의원(6선)의 취임 일성은 협치였다. 집권 2기를 맞은 문재인 정부가 개혁입법의 국회 통과를 강조하는 가운데 협치를 최우선 원칙으로 국회를 운영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문 의장은 “새 정부 출범 1년차는 청와대의 계절이었지만 2년차부터는 국회의 계절이 돼야 국정이 선순환할 수 있다”며 “개혁 민생입법의 책임은 정부여당이 첫 번째로 져야 한다. 야당 탓을 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발탁으로 정계에 입문한 문 의장은 여권의 대표적 통합형 정치인으로 꼽힌다. 범친노(친노무현)계 핵심이지만 계파색이 상대적으로 옅어 야당 인사들과도 두루 친분이 깊은 것으로 알려졌다. 2013년(민주통합당)과 2014년(새정치민주연합) 두 차례 비상대책위원장을 지내면서 계파 갈등을 벌이는 의원들에게 비공개 석상에서 “규율을 지키지 않으면 개작두로 칠 것”이라고 일갈해 ‘여의도 포청천’이란 별명을 얻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문 의장이 장관급인 국회 사무총장으로 유인태 전 의원(70)을 내정한 것은 ‘국회 힘 싣기’의 일환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문 의장과 유 전 의원은 노무현 정부에서 대통령비서실장과 대통령정무수석비서관으로 호흡을 맞춘 ‘베테랑 콤비’로 문재인 당시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과도 호흡을 맞췄다. 특히 유 전 의원은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문 대통령이 지지율만 믿고 밀어붙이려다가는 장벽에 부딪힐 것”이라며 청와대와 여당을 향한 쓴소리를 아까지 않았다. 유 전 의원의 영입 자체가 국회와 청와대의 균형점을 찾겠다는 의지로 읽히는 대목이다. 한 여당 의원은 “문 대통령이 국회를 더 존중할 수밖에 없는 구조가 됐다”고 설명했다. 문 의장은 비서실장(차관급)에는 박수현 전 청와대 대변인을 임명했다. 박 신임 의장 비서실장은 6·13지방선거에서 충남도지사 예비후보로 나섰다가 중도 하차했지만 문 대통령이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 후보로 검토할 정도로 야당과의 소통에 강점을 갖고 있다. 한편 국회부의장에는 이날 자유한국당 이주영 의원(5선)과 바른미래당 주승용 의원(4선)이 각각 선출됐다. 이 신임 부의장은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협치가 가능한 분권형 권력구조를 담은 헌법 개정을 여야 의원들의 뜻을 모아 힘 있게 추진해 보겠다”고 밝혔다. 국민의당 원내대표 등을 거친 주 신임 부의장은 의장단 선출 직후 “생산적인 국회, 일하는 국회, 협치의 국회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유근형 noel@donga.com·최우열 기자}
여야가 20대 국회 후반기 국회의장단과 상임위원장 후보자를 선정하는 새판 짜기에 돌입했다. 더불어민주당은 11일 의원총회를 열어 8월 전당대회 출마자는 상임위원장을 맡지 않는다는 원칙을 정했다. 또 여야 4당 협의를 통해 민주당이 맡기로 한 8곳의 상임위원장을 배분하기 위한 당내 협의를 본격화했다. 이번 원 구성 협상에서 공을 들여 확보한 정무위원장 후보로는 노웅래 민병두 의원이 거론된다. 국방위원장은 안규백 의원이 유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성호 의원은 행정안전위원장 후보로 거론된다. 민주당 관계자는 “전당대회 출마를 고심 중인 최재성 안민석 윤호중 의원 등이 출마할지, 아니면 상임위원장을 맡을지가 관심사”라고 말했다. 7곳의 상임위를 확보한 자유한국당은 야당이라 더더욱 당내 경쟁이 치열하다. 원 구성 협상에서 막판까지 최대 쟁점이었던 법제사법위원장 자리는 판사 출신인 여상규 홍일표 의원이 노리고 있다. 국토교통위원장은 강석호 박순자 안상수 홍문표 의원의 이름이 나온다. 예산결산위원장은 김광림 김학용 홍문표 황영철 의원이 물망에 올랐다. 반면 10년 만에 한국당이 다시 맡게 된 환경노동위원장은 지원자가 없어 당 지도부가 고심 중이라는 이야기가 나온다. 교육위원장과 정보위원장을 차지한 바른미래당은 3선의 이학재 이혜훈 이찬열 의원이 두 자리를 놓고 경쟁하고 있다. 민주평화당 몫인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장으로는 재선의 황주홍 의원이 유력하다. 정의당이 맡을 비상설 위원회인 정치개혁특별위원회 위원장은 3선의 심상정 의원이 될 가능성이 높다. 민주당 몫인 국회의장은 일찌감치 6선인 문희상 의원으로 정해졌다. 반면 한국당과 바른미래당 몫인 국회 부의장 두 자리는 당내 신경전이 치열하다. 한국당에서는 이주영 의원(5선)과 정진석 의원(4선)이 12일 의원총회에서 맞붙는다. 바른미래당도 13일 당내 경선을 통해 바른정당 출신인 정병국 의원(5선)과 국민의당 출신 주승용 의원(4선) 가운데 최종 후보를 결정한다. 한편 문희상 의원은 장관급인 국회 사무총장에 유인태 전 의원, 차관급인 의장 비서실장에 박수현 전 청와대 대변인을 내정한 것으로 전해졌다.유근형 noel@donga.com·홍정수 기자}
“정보를 내주고 돈을 얻었다.” 더불어민주당 안팎에선 국회 원 구성 협상 결과를 놓고 이런 말이 나오고 있다. 막판까지 논란이 됐던 법제사법위원회를 자유한국당에 넘겼지만 기획재정위원회와 정무위원회를 차지한 것에 일단 안도하고 있다는 것. 국가정보원을 담당하는 정보위원회를 야당인 바른미래당에 넘긴 건 이례적이지만 실보다 득이 많다는 것이다. 홍영표 민주당 원내대표는 11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비공개 의원총회에서 전날 발표된 원 구성 협상 결과에 대해 의원들에게 “가져와야 할 것은 다 가져왔다”는 취지로 설명했다고 한다. 특히 법사위를 한국당에, 정보위를 바른미래당에 양보한 대신 기재위와 정무위를 확보한 이유에 대해 비중 있게 설명했다고 한다. 문재인 정부 집권 2기를 맞아 경제정책이 핵심 이슈로 떠오른 만큼 여당 지도부는 기재위를 통해 하반기 재정 확장을 주도하면서 정부의 경제정책을 지원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한 여당 의원은 “기재위를 확보해 여러 세수를 컨트롤하면서 정부 재정을 뒷받침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졌다”고 말했다. 특히 정보위를 바른미래당에 내줬지만 물밑 쟁탈전 끝에 정무위를 확보한 것에 환영하는 분위기다. 국정원 등을 맡는 정보위는 국내외 고급 정보가 총집결되는 만큼 대부분 여당 중진이 위원장을 맡아 왔던 핵심 상임위 중 하나. 그러나 여야가 특수활동비 제도 개선을 함께 추진하기로 합의한 데다 국정원이 국내 파트를 없애면서 정보위원장의 힘이 과거에 비해 줄어들었다는 말이 나온다. 한 국회 관계자는 “국정원의 주요 정보는 어차피 청와대, 여당에 흘러간다. 민주당으로서 정보위는 야당에 줄 수 있는 일종의 ‘협상 칩’이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신 민주당은 공정거래위원회와 금융위원회 등을 관할하는 정무위를 확보하면서 재벌개혁과 혁신성장, 금융개혁의 추진 동력을 확보하는 실리를 챙겼다는 것이다. 국회선진화법 통과로 권한이 예전보다 축소된 예산결산특별위원회를 한국당에 넘긴 데 대해서도 비슷한 분석이 나온다. 다만 한 재선 의원은 “예결위가 지역구 민원 통로 중 하나인데 의원들의 적지 않은 불만이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더불어민주당 차기 당권레이스가 본격화한 가운데 재선인 박광온 의원이 10일 최고위원 경선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박 의원은 이날 국회 정론관 기자회견에서 “문재인의 대변인인 제가 국민과 당원과 함께 문재인 대통령을 반드시 성공한 대통령으로 만들겠다”며 출사표를 던졌다. 민주당 의원 가운데 공식적으로 최고위원 출마선언을 한 사람은 박 의원이 처음이다. 2012년과 2017년 대선에서 문재인 후보의 대변인을 맡았던 박 의원은 ‘당원들의 대변인’을 캐치프레이즈로 내걸었다. 그는 “혁신은 사랑방에서 나올 수 없다. 나라의 주인은 국민으로 바뀌고 있지만, 여전히 민주당의 주인은 당원이 아니다”라며 권리당원 전원투표제 등을 제1공약으로 내걸었다. 박 의원은 “스웨덴 상생정치의 상징인 ‘목요 모임’처럼 매주 목요일 저녁 당·정·청은 물론 노조와 기업, 야당까지 참여하는 모임을 갖겠다. 이를 통해 일자리와 규제 혁신, 자영업 대책 등의 난제를 풀겠다”며 ‘유능한 정책정당’을 만들 것을 약속했다. 박 의원은 문재인 정부 출범 과정에서 인수위원회 역할을 한 국정기획자문위원회의 경제 분과 위원을 역임했다. 민주당 최고위원 선거에는 박 의원 외에도 안민석(4선) 유승희(3선) 박홍근 유은혜 전현희(이상 재선) 김해영 김현권 박주민 의원(이상 초선) 등이 출마를 저울질하고 있다. 민주당은 26일 예비경선(컷오프)을 치러 8명의 최종 후보를 압축한 뒤 여성 한 명을 포함한 최고위원 5명을 8월 25일 전당대회에서 선출할 예정이다. 유근형 기자noel@donga.com}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 등 지도부가 11일 경기 안산 한양대 에리카 캠퍼스를 찾아가 ‘혁신성장 현장투어’에 나선다. 4차산업 관련 산·학·연 협력 현장의 목소리를 듣고 이를 정책에 반영해 문재인 정부의 혁신성장 기조를 뒷받침하기 위해서다. 민주당 관계자는 “당 혁신성장추진특별위원장을 직접 맡고 있는 추 대표를 비롯해 김태년 정책위 의장 등 지도부가 총출동할 계획이다. 당 지도부가 혁신성장 투어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말했다. 이번 현장투어는 당청의 역할분담 차원에서 기획됐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달 27일 혁신성장점검회의를 전격 취소하며 공직사회를 독려한 일과 보조를 맞추기 위해 당이 현장 보듬기에 나선 것이다. 20대 국회 하반기 원구성이 늦어지며 국회가 수개월째 공전하는 상황에서 현장을 챙기는 정책행보로 야당과 차별화를 시도하는 측면도 있다. 추 대표 측 관계자는 “민주당 차기 당권레이스가 시작됐지만, 대표 임기가 끝나는 날까지 민생을 챙기며 굳건한 당청 관계를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유근형 기자noel@donga.com}
소득주도 성장 정책을 보완하기 위해 저소득층에 한해 기초연금을 당초 2021년이 아니라 2년 앞당긴 내년부터 월 30만 원으로 올리는 방안이 추진된다. 1분위(소득 하위 20%) 소득지표 악화로 소득주도 성장에 대한 우려가 커지자 정부가 돈을 풀어서라도 논란을 돌파하겠다는 것이다. 앞서 문재인 대통령은 5월 재정전략회의에서 “1분위 소득이 많이 감소한 것은 아픈 대목”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8일 청와대와 더불어민주당 등에 따르면 정부는 이르면 12일 경제관계 장관회의를 열어 기초연금 인상 등 저소득층의 실질소득을 늘리는 내용의 ‘저소득층 종합대책’을 확정할 예정이다. 당초 만 65세 이상 소득 하위 70% 노인에게 지급하는 기초연금은 올해 9월 20만 원에서 25만 원으로, 2021년 4월부터 30만 원으로 인상될 예정이었다. 정부가 빈곤층의 약 40%를 차지하는 저소득층 노인의 생계를 실질적으로 지원하기 위해 추가 인상 시기를 2년 앞당기기로 한 것. 여권 관계자는 “소득 수준이 아니라 연령을 기준으로 연금 인상을 하자는 의견도 있다. 구체적인 안은 경제장관회의에서 조율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대책에는 기초생활보장제의 부양의무자 제도를 폐지해 서류상 가족 때문에 정부 지원을 못 받는 빈곤층 약 90만 명을 구제하는 안도 포함될 것으로 전해졌다. 여권은 9월 정기국회에서 이번 대책을 뒷받침할 관련 입법을 추진할 계획이다. 하지만 재정 확대에 대한 야당의 반대가 거센 만큼 진통이 예상된다. 익명을 요구한 서울의 한 대학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65세 이상 소득 하위 70%에 대한 기초연금을 월 20만 원에서 30만 원으로 올리면 약 5조5000억 원의 추가 재원이 필요하다”고 전망했다.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문재인 대통령을 상징하는 달(Moon)을 밤낮으로 지키겠다며 친문(친문재인) 의원들이 만든 ‘부엉이 모임’이 5일 전격 해산하기로 했다. 2012년 대선 무렵부터 비공개로 꾸려온 모임의 존재가 동아일보와 채널A 보도로 세상에 알려진 지 나흘 만이다. 더불어민주당 안팎에서 ‘뼈문’(뼛속까지 친문)이라는 표현과 함께 ‘친문 패권주의 부활’이라는 비판이 쏟아지자 서둘러 진화에 나선 것이다. 부엉이 모임의 좌장 격인 전해철 의원은 5일 국회에서 당 의원총회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모임 소속) 의원들이 해산하자고 의견을 모아서 공감했다. 문제 제기가 계속 있다면 확실하게 해야 한다. (앞으로 부엉이 모임 회원들과) 밥도 안 먹겠다”고 말했다. 모임에서 간사 역할을 했던 황희 의원은 전날 페이스북에 “(부엉이 모임은) 뭔가 의도되고 목적이 있는 모임이 아닌 관계로, 이렇게 오해를 무릅쓰고 모임을 계속할 이유가 없어졌다”고 했다. 앞서 부엉이 모임 소속 의원들은 전날 밤 보안 메신저인 텔레그램의 단체채팅방에서 모임을 끝내기로 뜻을 모았다. 한 친문 의원은 “부엉이 모임의 존재 자체가 문 대통령에게 부담을 줄 수 있다는 의견이 다수였다”고 전했다. 부엉이 모임의 전격 해체 결정은 과거, 특히 친노의 실패를 되풀이하지 말아야 한다는 인식에서 비롯됐다는 게 중론이다. 노무현 정부 시절 더불어민주당의 전신인 열린우리당은 친노(친노무현)와 비노(비노무현)의 계파 싸움으로 몰락을 거듭했다. 더불어민주당도 문 대통령이 당 대표일 때 친문과 비문(비문재인) 진영의 갈등으로 결국 국민의당이 떨어져나가는 분당 사태를 겪었다. 박근혜 정부가 ‘진박(진짜 친박)’ 논란으로 결국 탄핵까지 내몰린 일을 경계하는 목소리도 모임 해산 결정에 영향을 미쳤다고 한다. 한 재선 의원은 “계파 정치와 세불리기 정치가 역풍을 맞으면 친문도 친박처럼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있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부엉이 모임이 해산해도 친문 세력의 당내 위상 및 영향력에는 별 영향이 없을 듯하다. 한 비주류 의원은 “부엉이라는 이름만 없어진 것이지 친문이 사라진 것은 아니다. 8월 전당대회를 앞두고 ‘부엉이 논란’이 이어지면 친문 당권 주자들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까 봐 서둘러 해산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부엉이 모임 해체로 당권 레이스는 극심한 ‘눈치 싸움‘ 양상으로 흘러갈 것으로 보인다. 이해찬 김진표 최재성 윤호중 전해철 의원 등 친문 후보들을 주목하는 시선이 늘면서 단일화 협상이 예전보다 더 조심스러워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당권 후보로 거론되는 인사는 20여 명에 달하지만 전당대회 룰이 확정된 5일 현재 공식 출마 선언을 한 사람은 박범계 의원 한 명뿐이다. 당 안팎에서는 이 같은 상황이 다음 주 초·중반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여권 관계자는 “친문 주자들은 부엉이 모임 해산 여파로 당장 출마 선언을 하기가 조심스럽다는 분위기이고, 비주류 후보도 지금 출마를 선언하면 비문의 대표주자로 이미지가 각인될 수 있다. 축구로 치면 후방에서 공을 돌리는 ‘수비축구’가 이어질 것”이라고 했다. 일각에서는 친문 후보 단일화가 결국 실패해 27일 치러지는 예비경선(컷오프)을 통해 정리가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한편 민주당 초선 의원들은 이날 의원회관에서 ‘초선, 민주당의 내일을 말한다’ 토론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는 부엉이 모임으로 상징되는 당내 계파주의를 극복하자는 의견이 쏟아졌다. 이날 토론회에는 자유한국당 강효상 의원이 방청석에서 논의를 지켜봐 눈길을 끌었다. 강 의원은 토론회를 지켜본 뒤 “민주당이 지방선거 대승에 도취돼 자만하지 않는 점에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한국당도 여당의 실패에 기대 다음 총선을 치르려는 생각을 버려야 한다”고 말했다.유근형 noel@donga.com·박성진·박효목 기자}
“여학생들이 교복을 (고치는) ‘수술’까지 해서 입더라.” 문재인 대통령은 3일 열린 국무회의 도중 갑자기 이렇게 말했다. 교육부가 교복 완전자율화 등 개선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무늬만 자율화’로 운영되는 교복 의무화 관행으로 학교에서부터 ‘남자는 바지, 여자는 치마’ 등 성 역할을 정형화하는 문제를 지적한 것. 국무회의에서 교복 문제가 도마에 오른 것은 양성평등주간을 맞아 여성 인권 문제를 논의하던 중 문 대통령이 “여성 인권에 대해 너무 무심하다”고 말하면서다. 최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불편한 여학생 교복을 개선해 달라는 청원이 계속되고 있다. 문 대통령은 “(학교 자율로 교복을 정하지만) 이런 게 자율이냐”며 “교육부가 이 문제에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 달라”고 주문했다. 이낙연 국무총리 역시 ‘탈(脫)코르셋(여성에게 강요된 미적 기준을 벗어나자는 운동)’이 여성계에서 확산되고 있다는 점을 언급하며 “우리는 역행하고 있는 것 아닌가”라고 거들었다. 갑자기 대통령과 총리가 교복 문제로 질문을 퍼붓자 김상곤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새로운 교육감들과 협의해 점검해보겠다”고 답했다고 한다. 또 문 대통령은 ‘홍익대 몰카 사건’이 여성에 대한 편파 수사라는 여성계 일각의 비판에 대해 “편파 수사라는 말이 맞는 것은 아니지만 여성들의 문제의식은 몰래카메라 범죄나 유포에 대한 사회적 처벌이 너무 가볍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외국은 명예훼손 하나만 가지고도 한 신문사가 문을 닫는 정도의 엄중한 벌을 내린다”며 “여성들의 성과 관련된 수치심, 명예심에 대해서 특별히 존중한다는 것을 체감할 수 있도록 해줘야 원한 같은 것이 풀리지, 이대로 가다가는 정말 큰일 날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문 대통령은 최근 시행령 개정으로 순직자에서 전사자로 예우가 바뀐 제2연평해전 전사자 문제와 관련해 “국가가 이제야 도리를 다하는 셈”이라며 “국방부 장관이 유족들을 특별히 초청해 국가의 예우가 늦어진 데 대해서 사과 말씀도 드리고, 이제 우리 정부가 책임을 다하게 되었다는 뜻도 꼭 전해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상준 alwaysj@donga.com·유근형 기자}
“이력서를 20장 넘게 검토했는데 적당한 사람이 없네요.” 더불어민주당의 한 초선 의원은 최근 보좌관(5급) 채용에 애를 먹고 있다. 6·13지방선거 직전 공석이 된 보좌관 자리에 경제 부처 관련 경력을 갖춘 인물을 찾고 있지만 한 달째 적임자를 발견하지 못했다. 이 의원은 “지원자는 적지 않지만 당장 일을 맡길 경험 있는 보좌진은 찾기 어렵다”며 한숨을 쉬었다. 최근 여의도에선 구인난에 시달리는 여당 국회의원들이 적지 않다. 일찌감치 압승이 예상됐던 지방선거와 국회의원 재·보궐선거에서 민주당 보좌진 출신들이 대거 출사표를 내 당선되면서 생긴 현상이다. 민주당보좌관협의회(민보협)에 따르면 이번 지방선거에서 민보협 출신 출마자 가운데 36명이 국회의원이나 기초단체장, 지방의회 의원으로 당선됐다. 국회의원 재·보궐선거에서는 충북 제천-단양 지역구에 출마한 이후삼 의원이 승리했고, 기초단체장 당선자 중에서는 채현일 영등포구청장 등 5명이 민주당 보좌진 출신이다. 민주당 보좌관 출신 광역의원 20명과 기초의원 10명도 탄생했다. 여기에 재·보궐선거 승리로 새로 생긴 보좌진 자리만 해도 약 100명(의원 1명당 최대 9명)에 이른다. 재·보궐선거로 국회에 새로 입성한 민주당 의원 상당수가 국회 경력이 있는 보좌관 없이 의정활동을 시작해야 하는 상황이다. 민주당의 한 의원은 “지난해 대선 직후 상당수 보좌관이 청와대로 옮긴 데다 지방선거로 인한 인력 유출까지 겹치면서 인력난이 생겼다”며 “여당이 된 것을 실감하는 요즘”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보좌관 스카우트전(戰)이 치열해지고 있다. 국회 출신으로 기업으로 이직한 인사들을 수소문해 영입 제의를 하거나, 2016년 민주당과 국민의당 분당 때 국민의당으로 옮겼던 보좌진을 물색하는 경우도 있다. 한 여권 보좌관은 “의원이 이직 의사를 밝힌 보좌관을 붙잡으려고 직접 나서는 일이 늘었다. 과거에는 볼 수 없던 풍경”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보좌관은 “성추행, 비리 등으로 여의도에서 퇴출됐던 이들이 구인난을 틈타 돌아오기도 한다”고 말했다. 여당으로 이동하는 보수 야당 출신 보좌진도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친문 진영의 한 보좌관은 “공개 채용을 냈는데 지원자의 40%가 자유한국당 출신이다. 민주당 국회 경력자는 한 명도 없어 고민”이라고 말했다. 야권 출신 한 보좌관은 “보좌관 경력을 살려 기업, 공공기관, 공기업으로 진출하려면 야당 경력을 세탁해야 한다. 진보 진영으로 넘어가는 보좌관들이 상당할 것”이라고 말했다.유근형 기자 noel@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