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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한때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신변이상설’이 돌자 국가정보원이 입장문을 내고 “근거 없다”고 일축했다. 국정원은 이날 “김 위원장은 지난달 29일 노동당 정치국 확대회의를 종일 주재했고, 최근까지 정상적으로 통치 활동을 하는 것으로 파악된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날 김 위원장의 신변과 관련해 “평양 봉쇄” 등을 주장한 ‘지라시(사설 정보지)’가 돌자 대응에 나선 것이다. 지라시 내용은 김 위원장이 뇌출혈로 의식불명 상태에 빠져 김 위원장을 대신해 삼촌인 김평일이 권력을 장악했다는 것. 이를 일부 유력 외신이 취재했고 보도가 임박했다는 주장이 담겼다. 일부 언론은 익명의 대북 소식통을 인용해 쿠데타 조짐이 보인다고도 했다. 이에 대해 정부 관계자는 “지난해 나돌았던 지라시를 짜깁기한 수준으로 내용이 조잡하다”며 “억측이 확산되기 전에 일찌감치 차단에 나선 것”이라고 했다. 이번 논란과 별개로 김 위원장은 수차례 건강 이상설에 휩싸인 바 있다. 지난해와 2014년에는 수십 일 동안 공개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아 한미 정보 당국이 주시하기도 했다. 한때 체중이 140㎏에 육박했던 김정은은 지난달부터 눈에 띄게 살이 빠진 모습으로 나타났다. 북한은 관영매체를 통해 김 위원장의 “수척한 모습을 볼 때 가슴 아팠다”는 주민 발언을 보도해 김 위원장의 체중 감량을 공식화했다.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

“감시, 억압, 검열, 선전에 통치 기반을 둔 전체주의 정권의 최고 지도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언론자유 약탈자(predator)‘로 선정되는 불명예를 안았다. ‘국경 없는 기자회(RSF)’가 6일 전 세계 인사 중 37명을 ‘언론자유 약탈자’로 선정해 명단을 공개했는데 그 중 한 명으로 꼽힌 것. 프랑스 파리에 본부를 둔 국제 언론감시단체인 RSF는 2001년부터 5년마다 ‘언론자유 약탈자’를 발표해왔다. 김 위원장은 2016년에 이어 또 다시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RSF는 김 위원장에 대해 “언론 자유를 보장한 북한 헌법 67조를 지속적으로 짓밟고 있다”며 “언론이 당과 군부, 자신을 찬양하는 내용만 전달하도록 통제한다”고 비판했다. 또 “세계로부터 완전 고립을 자처한 (김정은) 정권이 언론인들을 체포하고 추방하고 강제 수용소로 보내고 죽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RSF는 “북한 방문이 가능한 소수의 외국 기자들은 일반 시민들과 대화가 엄격히 금지된다”며 “북한 관리들이 매 단계마다 밀착해 감시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어 “그로 인해 북한은 외국 기자들이 가장 적게 방문하는 지역 중 하나”라고 꼬집었다. 북한 주민들의 제한된 언론 접근성도 지적했다. RSF는 “북한 주민들의 경우 정권 선전용으로 제공되는 뉴스만 볼 수 있다”고 했다. 이번 명단에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캐리 람 홍콩 행정 장관 등도 이름을 올렸다. RSF는 시 주석에 대해 “권력으로 언론을 장악해 몇 년 만에 마오쩌둥(毛澤東) 시대에 맞먹는 언론 문화를 조성했다”고 했다. 캐리 람 홍콩 행장 장관을 두곤 “시 주석의 ‘꼭두각시’”라며 ”홍콩 민주주의를 후퇴시켰다“는 평가를 내렸다. RSF는 이번 명단에 이름을 올린 인사들이 “검열 장치를 만들어 언론의 자유를 짓밟은 국가 또는 정부 수장”이라고 기준을 설명했다. 또 “언론인을 직접 살해 또는 사주를 하거나 언론인을 투옥하거나 폭력을 부추기는 행위 등을 한 인물도 포함했다”고 밝혔다. 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
북한이 북-중 접경지역을 중심으로 최근 중국과 제한적으로 물자 교류를 재개했다. 여전히 국경 폐쇄 상태를 유지한 채 ‘비공식적인’ 교역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그동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대한 공포로 1년 넘게 국경을 봉쇄해왔다. 일각에선 이러한 교역 재개가 11일 북-중 우호협력조약 60주년을 앞두고 양국이 공조체제를 다지는 신호라는 해석도 나온다. 2일 외교 소식통에 따르면 북-중 무역 거점 도시인 중국 랴오닝(遼寧)성 단둥(丹東)시 등을 중심으로 지난달 말 일부 물자가 오간 것으로 전해졌다. 교류는 육로로 매우 제한적인 수준에서 비정기적으로 이뤄졌다고 한다. 이동 인력은 최소화하고 식량 등 생필품을 중심으로 주로 중국에서 북한으로 물자가 흘러들어간 것으로 보인다.北, 식량난에 주민들 불만 폭발… 코로나 공포에도 中에 손 내민듯 北, 中과 교역재개 북한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공포를 무릅쓰고 중국과 제한적 교역에 나선 건 결국 그만큼 경제 문제가 심각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북한은 지난해 코로나19가 세계적으로 퍼져나가자 일단 국경부터 신속하게 차단했다. 전체 대외 무역의 90%를 상회하는 대중(對中) 교역까지 차단한 ‘봉쇄령’은 1년 넘게 이어지고 있다. 보릿고개로 불리는 춘궁기까지 최근 거치면서 주민 생활은 더욱 궁핍해진 것으로 알려졌다. 한 외교 소식통은 “쌀 등 가격이 2배 이상 치솟은 생필품이 급증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지난달 29일 당 정치국 확대회의를 소집해 코로나19 방역 관련 ‘중대 사건’을 이유로 핵심 간부들을 강하게 질책했다. 이를 두고 방역 통제 장기화로 식량난이 심각해져 주민들의 불만이 폭발하자 간부들에게 그 책임을 돌린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왔다. 결국 북한은 당장의 위기 극복을 위해 사실상 유일한 우군(友軍)인 중국에 손을 내민 것으로 풀이된다. 코로나19 버티기가 힘에 부치자 물자 조달에 나섰다는 의미다. 다만 코로나19 공포가 여전한 데다 비축한 물자가 남은 만큼 아직은 필수품 중심으로 비정기적으로 최소한의 교역만 진행하는 것으로 보인다. 국경 봉쇄 상태도 일단 유지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일각에선 북-중의 이러한 교역 재개가 양국 관계를 돈독하게 다지는 일종의 상징적 움직임이란 해석도 나온다. 김 위원장은 1일 중국 공산당 창당 100주년을 맞아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에게 축전을 보내 “중국 공산당과 굳게 단결해 시대의 요구에 맞게 북-중 친선을 발전시킬 것”이라고 했다. 중국 역시 코로나19 백신 지원 의지를 표명하는 등 북한과의 관계에 최근 더욱 공을 들이는 모양새다. 미국 조 바이든 행정부의 존재 역시 양국이 물자 교환 등을 중심으로 밀월 관계를 다지는 데 영향을 끼치는 변수라는 평가가 나온다. 중국은 악화일로에 있는 대미(對美) 관계 속에서 북한을 일종의 레버리지(지렛대)로 활용할 여지가 있다. 정부 당국자는 “향후 미국이 북한과 협상판에 다시 앉는다고 가정해 보라”면서 “중국 입장에선 북한의 든든한 형님처럼 자리 잡고 있어야 미국에 목소리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북한 역시 중국과 밀착해야 미국 중심의 대북 제재로 고립된 현 상황을 타개할 만한 여지를 확보할 수 있다. 결국 중국과의 밀월 관계를 통해 대북 제재 및 코로나19로 인해 봉착한 위기를 극복하겠다는 계산을 할 가능성이 크다는 의미다. 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직무 태만”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 관련 “중대 사건”이 발생했다며 핵심 간부들을 강도 높게 질책했다. 특히 이를 이유로 북한 권력의 정점에 있는 노동당 정치국 상무위원을 비롯해 핵심 간부들을 대거 경질하는 등 문책성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코로나19 방역 통제 장기화로 심각해진 식량난에 대처하지 못해 주민들의 불만이 폭발했거나 코로나19 방역체계에 구멍이 생겨 확진자가 나온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30일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전날 당 정치국 확대회의를 소집해 “(코로나19 방역과 관련해) 국가와 인민의 안전에 커다란 위기를 조성하는 중대 사건이 발생했고 그로 인해 엄중한 후과가 초래됐다”고 지적했다. “국가 중대사를 맡은 책임간부들이 세계적인 보건위기에 대비한 국가비상 방역전의 장기화 요구에 따라 조직기구적·물질적·과학기술적 대책을 세우기로 한 당의 중요 결정 집행을 태공(태만)했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이어 “(1월) 당 대회와 (이달) 전원회의에서 토의·결정한 중요 과업 관철에 제동을 거는 중요 인자는 간부들의 무능과 무책임성이다. 경제문제를 풀기 전에 간부혁명을 일으켜야 할 때”라며 대대적 물갈이를 예고했다. 통신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방역 부실의 책임을 물어 정치국 상무위원회 위원과 정치국 위원, 후보위원 일부와 당 비서를 해임시키고 간부들을 새로 임명했다. 상무위원회는 김 위원장을 포함해 5인으로 구성된 최고의사결정 기구다. 상무위원 가운데 군 서열 1위인 리병철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이 방역 관련 지시를 불이행해 해임됐을 가능성이 거론된다. 김정은, 방역 내세워 대대적 숙청… 軍서열 1위 리병철 해임된듯 “방역 중대사건 발생” 문책 물갈이접경지역서 코로나 확진 가능성…식량난에 주민 불만 폭발했을수도상무위원은 6개월만에 교체…경제 총책임 김덕훈 경질說2인자 김여정 전면 나설수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 관련 ‘중대사건’이 발생했다며 1월 제8차 노동당 대회에서 최고 의사결정기구 상무위원회를 새로 구성한 지 6개월도 안 된 시점에 상무위원까지 경질했다. 김 위원장이 위기로 느낄 만한 심각한 일이 벌어졌다는 것. 김 위원장이 지난달 29일 정치국 확대회의에서 방역 부실 책임을 물어 상무위원뿐 아니라 당 비서, 정치국 위원, 후보위원까지 대대적으로 물갈이한 만큼 권력 구도 변화 가능성까지 점쳐진다. 김 위원장의 여동생으로 대남·대미 문제를 총괄하며 사실상 2인자 역할을 해온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이 전면에 등장할 가능성도 있다. 김여정은 이번 회의에서 또 다른 실세 현송월 당 선전선동부 부부장과 함께 비판 토론에 나섰다.○ 방역 뚫렸거나 주민 불만 폭발 가능성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30일 “일부 책임간부의 직무 태만 행위를 엄중히 취급하고 전당적으로 간부혁명의 새로운 전환점을 마련하기 위해 정치국 확대회의를 소집했다”고 보도했다. 김 위원장은 “당과 국가의 중요 직책을 맡고 있는 책임 간부들이 현 시기 조국과 인민의 안전, 사활이 걸린 국가비상방역체계의 지속적 강화와 나라의 경제사업, 인민생활 안전에 엄중한 저해를 줬다”고 했다. 책임 간부들의 “직무태만” “무지와 무능력, 무책임”을 수차례 비판했다. 북한은 지난해 1월부터 국경을 봉쇄하는 등 강도 높은 통제를 유지하며 확진자가 없다고 주장해왔지만 북-중 접경 일부 지역에서 확진자가 발생한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이번 정치국 회의는 지난달 15∼18일 당 전원회의가 열린 지 불과 11일 만에 열렸다. 당시 회의에 도당책임비서들과 도인민위원장 등 지방 관료들이 대거 참석했다. 확진자가 발생한 지역 관료들이 전원회의에 참석해 김 위원장이 대로했을 가능성도 있다. 다만 북한은 지난해 7월 개성으로 월북한 탈북민이 코로나19에 걸렸다고 주장했을 때는 개성 지역을 봉쇄했다. 이번에는 방역 강화 조치를 발표하지 않았다. 이 때문에 확진자 발생보다는 방역 통제 장기화로 심각해진 식량난 해결을 위한 조치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아 주민들의 불만이 폭발한 데 따른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김 위원장은 전원회의에서 이례적으로 식량난을 언급했다. 군부대 식량을 풀어 지역 주민들에게 공급하라는 지시를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군이 이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자 김 위원장이 숙청에 나섰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 회의서 고개 숙인 군 서열 1위 경질 가능성 이에 따라 경질된 상무위원이 군 서열 1위인 리병철 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일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정치국 상무위원은 김 위원장과 최룡해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조용원 당 조직비서, 리병철, 김덕훈 내각총리 5명이다. 조선중앙TV가 공개한 영상에 따르면 리병철은 회의 의결 장면에서 다른 정치국 간부들과 달리 손을 들지 않았다. 조선중앙통신 사진에는 의결 장면에서 리병철이 어두운 표정으로 눈을 아래로 깔고 김 위원장이 이를 노려보는 모습이 포착됐다. 정치국 위원인 박정천 군 총참모장도 의결 때 손을 들지 않았고 보건 분야를 담당하는 최상건 당 비서는 회의 주석단에 등장하지 않았다. 두 사람도 경질됐을 것으로 보인다. 김 위원장이 이번 사건이 경제건설 전반에 부정적 영향을 끼쳤다는 점을 지적한 만큼 김덕훈이 경질됐을 수도 있다. 최측근인 조용원의 해임 가능성도 거론되지만 조용원은 이날 비판 토론에 나섰다. 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
콘텐츠가 미래의 먹거리인 시대다. 콘텐츠의 질이 국가의 앞날까지 좌우하는 시대라는 얘기다. 한국을 대표할 콘텐츠의 싹을 틔우고 20년 넘게 가꿔온 구종상 동서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의 자전 에세이 ‘콘텐츠에 미친 남자’는 K콘텐츠 산업의 과거와 현재를 담담하게 녹여냈다. 한류로 대표되는 K콘텐츠를 바라보는 그의 자부심과 애정 어린 조언, 그리고 나아갈 방향까지 생생하게 담겨있다. 구 교수는 2008년부터 10년간 부산콘텐츠마켓(BCM) 집행위원장을 역임했고 2003년부터 2011년까지 부산영상포럼을 만들어 운영했다. 한국방송학회, 방송통신위원회 등에서도 활동했다.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사진)이 최근 대북(對北) 협상과 관련해 ‘삼중고(三重苦)’를 털어놨다고 한다. 북한의 ‘비핵화 지연 전략’이 가장 큰 고민이고 국무부 내 북핵 담당 인력 부족, 여기에 중국의 본격적인 ‘숟가락 얹기’를 꼽았다는 것. 폼페이오 장관이 25일(현지 시간) “비핵화 시간표를 두지 않겠다”며 협상의 장기화 가능성을 시사한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는 말이 나온다.○ 폼페이오 “북한의 ‘시간 끌기’ 잘 알아” 26일 복수의 외교 소식통에 따르면 폼페이오 장관은 18일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가진 21분가량의 통화에서 대북 협상과 관련해 자신의 생각을 비교적 상세하게 언급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북한이 자신의 ‘협상 파트너’가 누구인지에 대한 설명도 없고, 미국이 제시한 일종의 ‘협상 계획서’에도 묵묵부답인 상황이라고 강 장관에게 설명했다고 한다. 그러면서 북한이 비핵화 단계를 쪼개 시간을 끄는 ‘살라미(꼬리 자르기) 전술’을 쓸 가능성에 대해 충분히 인식하고 있고 ‘워치(감시)’하겠다는 표현까지 사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함께 폼페이오 장관은 미 국무부에서 활용 가능한 ‘대북 전문가 풀’이 넓지 않다며 답답함도 토로했다는 후문이다. 그러면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대북 협상과 관련해 자신에게 상당 부분 전권(全權)을 넘겼다고도 했다. 특히 폼페이오 장관은 중국을 콕 집어 언급하며 그 행보를 경계하는 발언도 내놓았다고 한다. 트럼프 미 행정부가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적극적인 개입이 북한 비핵화 방정식을 복잡하게 만들 수 있다고 인식하고 있다는 얘기다.○ 폼페이오 방북 일정도 오락가락 워싱턴 안팎에선 북한이 일단 미군 전사자 유해 송환 이벤트로 시간을 번 뒤 비핵화 협상에선 자신들의 시간표대로 여유를 갖고 주도하려 할 것이란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유해 송환도 이번 주 초가 될 거란 예상이 많았지만 북한은 아직 송환 날짜를 확정해 주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한 소식통은 “송환 일정이 지연될 경우 이번 주말이나 다음 주에 잡힐 가능성도 있다”고 전했다. 북한이 비핵화 후속 합의에 적극 나서지 않으면서 폼페이오 장관의 방북 일정도 오락가락하는 모양새다. 폼페이오 장관은 애초 방북 일정을 다음 달로 넘기거나 우선 실무급 인사부터 먼저 보내는 방안을 고려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비핵화 협상과 관련해 북한의 반응이 미적지근한 데다 평양까지 갔는데 손에 쥘 만한 선물(비핵화 조치)을 안고 오지 못할 경우 짊어질 부담을 염두에 뒀던 것. 다만 폼페이오 장관 측은 최근 다시 북한 측과 급하게 일정을 조율 중이라고 한다. 사안에 정통한 다른 소식통은 “방북 일정이 지연되면서 북-미 비핵화 협상의 실효성을 우려하는 세간의 목소리가 커지자 미 정부에서 이를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폼페이오 장관이 방북하면 어떤 식으로든 미군 유해 송환과 관련한 메시지는 전달할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초점은 역시 비핵화 로드맵 교환에 맞춰져 있다. 폼페이오 장관이 북한으로부터 비핵화와 관련해 좀더 가시적인 일정과 이행 계획 등을 물어볼 거란 얘기다. 한편 폼페이오 장관은 국무부 내 대북실무팀을 강화하는 방안을 거의 마무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선 6·12 북-미 정상회담에 앞서 실무 의제 조율을 주도했던 성 김 주필리핀 미국대사가 조셉 윤이 맡았던 대북정책특별대표 또는 동아시아태평양담당 차관보로 지명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하지만 김 대사는 필리핀대사로 부임한 지 1년 7개월밖에 되지 않은 만큼 대사직을 유지하고 싶어 하는 것으로 전해졌다.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 / 워싱턴=박정훈 특파원}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19, 20일 베이징에서 가진 세 번째 북-중 정상회담 이후 북핵 문제에 더 깊숙이 개입하며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신속한 비핵화 프로세스에 제동을 걸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미국이 잇달아 중국에 엄포성 견제구를 날리기 시작하며 미중 갈등 조짐까지 불거져 ‘포스트 북-미 정상회담’에서 한반도 정세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 폼페이오 “중국 주시하겠다” 25일 복수의 외교 소식통에 따르면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18일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의 통화에서 북핵 해결과 관련해 ‘시 주석 역할론’을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본격적인 비핵화 디테일 싸움에서 시 주석의 전폭적 협조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폼페이오 장관은 “중국이 앞으로 어떻게 나올지 주시하겠다”면서 경계하는 목소리도 분명히 냈다고 한다. 폼페이오 장관의 방북도 임박한 것으로 보인다. 사안에 정통한 한 정부 소식통은 “북-미 정상회담을 12일에 했는데 (폼페이오 방북이) 이달을 넘기지는 않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구체적인 비핵화 로드맵을 작성하기 위해 이달에 방북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제임스 매티스 미 국방장관도 비핵화 논의의 판에 본격적으로 등장할 것으로 보인다. 매티스 장관은 26일부터 2박 3일간 중국 방문을 시작으로 28일 한국, 29일 일본을 차례로 찾는다. 미 국방장관의 중국 방문은 2014년 이후 처음이다. 25일 미국의소리(VOA)는 매티스 장관이 시 주석과 회동할 가능성도 있다고 전했다. 매티스 장관은 순방 직전 취재진과 만나 “중국의 전략적 야망이 무엇인지 살펴보겠다”고 말했다. 한미 연합훈련 유예와 관련해선 “추후 이어질 (대북) 협상이 (훈련 중지 상태를) 그대로 유지시킬지 두고 보자”고 했다. 북한의 태도에 따라 얼마든지 한미 연합훈련을 재가할 수 있다는 메시지다. 구체적인 비핵화를 추진하기 위해선 북한 핵무기의 해외 반출 등 국방 기술적 문제가 논의되어야 하는 만큼 지금까지 북-미 협상에서 빠져 있던 매티스 장관이 지금부터 비핵화 논의에 가담할 수도 있다. 영국 로이터통신은 25일 익명의 미 국방부 고위 관계자를 인용해 “우리는 북-미 회담 합의문 이행과 관련해 북한에 구체적인 요구사항(asks)과 시간표(timeline)를 건넬 것”이라며 “북한이 신뢰할 만한 태도를 보이는지 곧 알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시진핑, 김정은에 종전선언 보류 촉구 미국의 우려대로 중국은 북한의 비핵화 논의에서 꾸준히 입지를 강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도쿄신문은 25일 북-중 관계 소식통을 인용해 시 주석이 지난달 7, 8일 랴오닝(遼寧)성 다롄(大連)에서 열린 북-중 정상회담에서 종전선언의 당사자인 중국을 거치지 않고 미국과 북한이 직접 한반도와 관련된 중대한 결정을 하는 것에 대한 경계심을 김정은 국무위원장에게 전달했다고 보도했다. 시 주석이 당시 “종전선언에는 중국의 참여가 필요하다”고 설명했고, 이를 북-미 정상회담 직전까지 거듭 북측에 강조했다는 것. 실제 북-미 공동성명에는 예상과 달리 한반도 종전선언 관련 내용이 한 줄도 담기지 않았다. 동시에 중국은 대북 경제 지원에 속도를 내고 있다.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은 24일 함경북도 소식통을 인용해 북한이 자국 내 해외투자 합작업체들의 운영실태 조사에 나섰다고 전했다. 최근 중국이 북-중 교역 관련 공장 운영 재개와 함께 북한 근로자 고용 확대에 나선 것이 포착되기도 했다. 결국 중국이 향후 비핵화 프로세스에서 북한을 움직일 지렛대를 확보하기 위해 ‘경제 지원’이라는 당근을 적극 활용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신진우 niceshin@donga.com·한기재 기자 / 도쿄=김범석 특파원}

김종필(JP) 전 자유민주연합 총재는 말을 참 잘했다. 정치인이야 원래 ‘말로 먹고 사는 사람’이라고들 하지만 JP의 말은 무게감이 달랐다. JP를 설명하는 ‘수사의 달인’이란 수식어는 ‘영원한 2인자’만큼이나 유명하다. JP의 한 마디 한 마디는 간결했지만 묵직했고, 단순했지만 깊은 울림을 남겼다. 그의 말을 되짚으면 반세기 한국 정치사가 보인다.“자의 반, 타의 반.”(1963년 민주공화당 창당 작업 중 내부 반발로 외국으로 떠나면서) 이후에도 운명처럼 JP를 따라다니는 상징적인 한 마디가 됐다. JP는 공화당 창당 자금 의혹 사건에 연루돼 이 말을 남기고 외유를 떠났다. 호사가들은 ‘자의’로만 움직였던 혈기왕성했던 JP가 처음으로 ‘타의’로 움직인 시점이라고 평하기도 한다. 이후 화려하게 복귀했지만 김종필-오히라 메모 사건으로 2차 외유에 올라야만 했다.“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봄은 왔으나 봄 같지 않다).”(1980년 ‘서울의 봄’ 당시 상황을 빗대면서) 민주화 바람이 불자 ‘프라하의 봄’에 빗댄 ‘서울의 봄’이라는 말까지 나오면서 박정희 치하에서 영원한 2인자였던 JP에게도 봄이 오는 듯했다. 그러나 신군부의 등장으로 좌절하게 되고 JP는 그 착잡한 심경을 이렇게 표현했다. 이후에도 JP는 변화무쌍한 고사성어로 심경과 생각을 자주 암시했다. 1997년 대선을 앞두고 마지막 승부를 벼르면서 ‘줄탁동기(모든 일에는 때가 있다)’라고 한 게 대표적이다.“여자는 사랑하는 남자를 위해 화장하고, 선비는 자기를 알아주는 사람을 위해 목숨을 바친다.”(1994년 민주자유당 대표 시절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2인자’ JP 처세의 핵심인 ‘스스로 낮추기’를 대표하는 말이다. 당시 김영상(YS) 대통령을 향해 이처럼 극진한 표현을 한 데에는 이유가 있었다. 당시 YS 측근들이 개혁의 걸림돌로 그를 지목하고 몰아낼 거란 소문이 파다했기 때문이다. 몸을 바싹 낮추며 1년가량 당 대표직을 유지한 JP는 1995년 2월 결국 YS에게 날을 세우며 탈당한다. “우리(충청도민)가 핫바지유?”(1995년 6월 서울 장충체육관 자유민주연합 전당대회에서) 김윤환 정무장관은 1995년 한 기자로부터 “충청당이 생기면 보수적 정서로 볼 때 대구·경북(TK)과도 통할 수 있는 것 아니냐”는 질문을 받자 “TK가 핫바지냐”며 받아넘겼다. 그런데 이 말을 대전의 한 지역지가 ‘김 장관 충청도 핫바지 발언 물의’라는 식으로 오보했고, JP는 지방선거를 석 달 앞두고 전당대회에서 “우리가 핫바지유”라고 민심을 자극했다. ‘핫바지’ 발언은 결국 충청도민의 마음을 흔들어 그해 지방선거와 이듬해 총선에서 자민련에 몰표를 던지게 만든 동력이 됐다. “서쪽 하늘을 붉게 물들이고 싶다.”(2000년 자신이 총재로 있던 자민련이 총선에서 패한 뒤 당시 민주당 이인제 선거대책위원장이 “JP는 지는 해”라고 말하자) 누가 좀 쉬라고 할 때면 “휴식은 죽은 뒤에 썩도록 하겠다”고 입버릇처럼 말해 온 JP의 ‘정치욕’을 읽을 수 있는 대목이다. 다음해 민주당 이인제 고문은 DJP 공조가 복원되자 “진 태양은 다시 뜬다”고 슬쩍 말을 바꾸기도 했다. JP는 2002년 대선을 앞두고도 비슷한 말을 하며 ‘킹메이커’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표현했다. 평소 “타다 만 장작이 아닌 완전한 재가 되길 꿈꾼다”던 JP의 ‘정치 태양’은 눈을 감기 직전까지 타올랐다. “정치는 허업(虛業)이다.”(2015년 부인 고(姑) 박영옥 여사의 빈소가 마련된 서울 아산병원 장례식장에서) 당시 조문 온 정치 후배들에게 “실업(實業)은 실업하는 사람이 열매를 따먹는 게 실업이고, 정치인은 열매 맺어놓으면 국민이 따먹지 정치인이 먹는 건 없다”면서 했던 말이다. JP는 그 해 자신의 일대기를 담은 사진집 출판기념회에서 “정치의 열매를 국민들께 충분히 돌려드리지 못해 아쉽지만 역사 앞에 떳떳하다”며 이 말을 반복했다. 당시의 발언은 정치 역정 43년의 소회를 밝히는 JP의 표정과 희로애락이 담긴 사진 500여 장과 어우러져 깊은 인상을 남겼다.“마누라와 같은 자리에 누워야겠다 싶어서 국립묘지 선택은 안 했어.”(2015년 부인 고(姑) 박영옥 여사의 빈소가 마련된 서울 아산병원 장례식장에서) 평소 박 여사를 “인생의 동반자”라고 말했던 JP가 조문 온 이완구 국무총리에게 했던 말이다. JP는 “집사람은 나와 함께 장지에 나란히 눕게 될 것”이라며 “먼저 저 사람이 갔는데 나도 외로워서 일찍 가는 게 좋을 것 같다”며 눈물을 닦았다. JP는 다음해 가락종친회 행사에 참석해 “죽어서 고향에 묻히는 게 국립묘지에 안장되는 것보다 훨씬 행복하다”며 부인과 합장하겠단 뜻을 거듭 밝혔다. 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

문재인 대통령이 22일(현지 시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시베리아 대륙횡단 철도망과 남북을 연결하는 한반도 종단철도 연결을 위한 공동연구에 나서기로 했다. 또한 문 대통령은 한-러 서비스·투자 자유무역협정(FTA) 추진을 공식화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푸틴 대통령과 모스크바 크렘린 대궁전에서 정상회담을 열고 이 같은 내용을 담은 32개 항의 공동성명을 채택했다. 문 대통령과 푸틴 대통령은 남북러 3각 협력사업 추진을 본격화하기 위해 철도·전력망·가스관 연결을 위한 공동연구 추진에 합의했다. 이에 따라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북한의 나진항을 거쳐 서울과 부산을 연결하는 남북러 철도 연결 사업에 대한 검토가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에서 ‘완전한 비핵화’를 약속한 북한의 본격적인 핵 폐기 조치 이행으로 대북 제재가 완화되면 곧바로 남북과 러시아를 잇는 교통·물류·에너지 경제협력 프로젝트를 가동할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문 대통령은 공동기자회견에서 “남북러 3각 협력 사업에 대비해 한-러 양국이 우선 할 수 있는 사업을 착실히 추진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이 철도와 가스·전기 분야 경협에 드라이브를 걸고 나선 것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대북 민간투자를 통한 경제보상 방안과 연계한 새로운 경협 청사진을 제시해 북한의 비핵화 이행을 이끌어 내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해외 자본 유치를 위해선 북한의 열악한 교통·에너지 인프라 개발이 필요한 상황이다. 다만 싱가포르 정상회담 이후 북한의 비핵화 조치를 논의하기 위한 북-미 실무협상도 아직 열리지 못하고 있는 만큼 이 같은 경협 확대 방안이 현실화할지는 여전히 불투명하다는 시각도 적지 않다. 북한은 6·25전쟁 발발 68주년인 25일을 전후로 전쟁 당시 사망한 미군 유해 200∼300구를 경기 평택시 오산 공군기지를 통해 미국으로 송환할 예정이다. 정부 당국자는 “미군 유해가 48시간 이내에 판문점과 통일대교를 통해 오산 공군기지로 이동할 것”이라며 “다만 북-미 간 협상이 계속되고 있어 다소 지연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남북은 적십자회담을 갖고 8월 20∼26일 금강산에서 남북 각 100명의 이산가족 상봉 행사를 갖기로 합의했다.문병기 weappon@donga.com·윤상호 군사전문기자·신진우 기자}

남북이 8월 20∼26일 금강산에서 각각 100명씩 이산가족 상봉 행사를 갖기로 합의했다. 다만 정부가 추진했던 이산가족 상봉 규모 확대와 전면적인 이산가족 생사 확인 등은 합의를 이루지 못했다. 박경서 대한적십자사 회장과 박용일 조국평화통일위원회 부위원장을 각각 수석대표와 단장으로 내세운 남북 대표단은 22일 북측 금강산호텔에서 적십자회담을 갖고 이 같은 내용의 공동 합의문을 발표했다. 이에 따라 2015년 10월 이후 중단됐던 이산가족 상봉은 약 2년 10개월 만에 재개된다. 남북은 이날 오전 10시부터 전체회의를 시작으로 수석대표 접촉, 대표 접촉, 종결회의 등을 거쳐 약 9시간 뒤인 오후 7시 15분에 공동 보도문에 합의했다. 우리 측에서 상봉 규모 확대 등을 테이블에 올려 당초 예상보다 논의가 길어졌다고 한다. 실제로 이번 회담에서 우리 측은 이산가족 상봉 규모를 남북 각각 200명으로 확대하자는 방안을 제안했다. 하지만 줄다리기 끝에 남북 100명씩으로 합의됐다. 또 △전면적인 이산가족 생사 확인 △이산가족 고향 방문 △상봉 행사 정례화 등도 언급했지만 합의가 무산됐다. 이날 종결회의에서 박 회장은 “이산가족 생사 확인, 고향 방문, 성묘 등을 정례적으로 하는 데 계속 합의해 나가자”고 했지만, 북측 대표인 박 부회장은 “천 리 길도 한 걸음부터 시작된다”고 답해 남북 간의 깊은 간극을 재확인했다. 북한이 미국인 억류자 3명을 송환한 가운데 남측은 이번 회담에서 북한에 억류 중인 한국인 6명과 국군포로 송환 문제를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회장은 회담 직후 ‘억류자 문제를 제기했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전체 흐름 속에서 도움이 될 수 있는 건 했다”고 말했다. 다만 “(하나하나 말하는 건) 긴 여정을 가는 데 조금 조심스럽다”며 북측을 적극적으로 압박하긴 어려웠단 분위기도 전했다. 북한도 우리 측에 탈북 여종업원 송환을 요구한 것으로 보인다. 박 회장은 “(여종업원 송환 문제가) 구체적으로 어떻게 됐다고 하는 건 전체 흐르는 물결 속에서 별 도움이 안 된다”며 구체적인 언급을 피했다.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 / 금강산=공동취재단}
북-미 정상회담의 공동성명에 담긴 미군 유해 송환을 위해 미군 관계자 약 5명이 21일 방북한 것으로 확인됐다. 주로 유해 송환 관련 실무자들이 방북한 것으로 보여 2007년 이후 11년 만에 미군 유해 송환이 초읽기에 들어갔다는 관측이 나온다. 21일 복수의 정부 소식통에 따르면 미군 관계자 5명 내외가 이날 방북했다. 방북한 인원은 미군 유해 송환 업무를 맡는 하와이의 합동전쟁포로실종자사령부(JPAC) 소속인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통은 “유해 송환이 조만간 이뤄질 것으로 보이지만 정확한 송환 날짜까지 전해지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6·25전쟁 당시 실종된 미군 전사자들의 유해 송환과 관련해 “이미 유해를 돌려받았다”는 깜짝 발언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0일(현지 시간) 미네소타주 덜루스에서 열린 공화당 지지자 유세 연설에서 “우린 위대한 전사자 영웅들의 유해를 돌려받았다(got back). 오늘(today) 이미 200구가 송환됐다(sent back)”고 말했다. 하지만 미군 관계자들이 21일 방북한 것을 감안하면 실제 송환은 아직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한 소식통은 “북한이 유해를 돌려준다고 해도 감식 등 절차를 고려하면 앞으로 며칠이 더 필요하다. 당장 유해를 운구할 관도 충분하지 않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번 주말 또는 다음 주초는 돼야 미국 본토에 유해가 전달될 것으로 본다”고 했다. 다른 소식통은 “북-미가 아직 송환 절차에 대해 협의하는 단계로 세부 계획도 잡히지 않은 상황”이라고 했다. 유엔군사령부 관계자 역시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북-미 정상회담의 유해 송환 합의를 재확인한 것으로 보인다”며 “1, 2구도 아닌 200여 구의 유해를 비공개로 송환할 수 있겠느냐”고 했다. 따라서 트럼프의 발언을 기점으로 이날부터 송환 절차가 본격화됐다고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향후 작업은 우선 판문점 군사분계선(MDL)에서 유해를 인수 인계하는 방식으로 시작될 가능성이 높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국은 북한이 판문점을 통해 넘겨준 유해를 경기 평택시 오산 미 공군기지로 보내 관련 의식을 거친 뒤 하와이 진주만의 히컴 공군기지로 옮긴다. 이후 기지 내에 있는 미 국방부 산하 전쟁포로·실종자확인국(DPAA)이 유전자(DNA) 감식과 치아 검사, 쇄골 대조 등 세 가지 검사 방식을 거쳐 신원 확인을 한 후 유족에게 유해를 전달한다. 일각에선 차량에 실어 개성∼문산 도로를 통해 남쪽까지 송환받는 방안도 거론된다. 2007년처럼 미군 유해 발굴·인수팀이 직접 북한에 들어가 항공기에 유해를 실어 주일 미군기지를 거쳐 하와이로 옮길 가능성도 있다.신진우 niceshin@donga.com·손효주 기자 / 워싱턴=박정훈 특파원}

북한이 사상 최대 미군 유해 송환에 나설 것으로 알려지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유해 송환을 통해 12일 싱가포르에서 발표한 북-미 정상회담 공동성명을 적극 이행하겠다는 의지를 본격 내비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직접 비핵화와 연결되는 내용은 아니다 보니 언제쯤 실질적인 비핵화 후속합의란 ‘본편’이 시작될지에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 사상 최대 유해 송환으로 북-미 신뢰 구축 노린 듯 미군 유해 송환은 1988년 12월 시작된 북-미 관계 개선을 위한 회담 테이블에 처음 올라온 뒤 30년 동안 북-미가 논의해 온 주제다. ‘Leave no man behind(한 명의 병사도 적진에 버려두지 않는다)’를 철칙으로 삼는 미군은 북한과 협의할 때마다 유해 송환을 요청하고 관철시키기 위해 노력해 왔다. 미 국방부에 따르면 6·25전쟁 당시 실종된 미군은 7697명이며 이 중 북한에 묻혀 있는 유해는 5300구에 달한다. 북한이 공동성명 후속조치의 첫 단계로 미군 유해 송환을 선택한 것은 어떻게 보면 자연스러운 흐름이다. 다만 파격적인 것은 송환 유해의 수다. 19일(현지 시간) CNN 등 미국 언론 보도대로 한 번에 200구를 송환한다면 전례 없는 수가 된다. 앞서 1993년 148구의 유해가 송환된 연 최다 기록을 훌쩍 뛰어넘게 된다. 이번에 거론되는 200구는 북한이 2007년 송환 중단 후 지금까지 자체 발굴해 미국과의 ‘거래용’으로 보관해 놓았던 것으로 추정된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북한은 유해 송환이 미국에 갖는 의미를 잘 알고 있다”며 “신뢰 구축을 위해 속도감 있게 나서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CNN은 유해 송환이 이뤄질 경우 “북한이 비무장지대에 있는 유엔사에 유해를 넘기고, 유엔사가 간소한 행사를 한 뒤 미군 측에 이를 인도하는 방식으로 유해 송환이 이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후 군에서 DNA 검사와 신원 확인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유해 송환이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의 3번째 방북과 동시에 이뤄질지도 관심사다. 폼페이오 장관은 18일(현지 시간) “싱가포르에서 만들어진 공동합의를 뒷받침할 수 있도록 구체화할 필요가 있다. 늦기 전에 북한에 가야 할 것 같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유해 송환과 폼페이오 방북이 이르면 이번 주 내에 전격 이뤄질 가능성도 있다. ○ 관건은 ‘부속합의서’, 디테일 담아야 대규모 유해 송환은 한미가 8월로 예정됐던 을지프리덤가디언(UFG) 연습을 유예하면서 성의를 보인 것에 대한 화답 성격도 있다. 본격적인 비핵화 협상에 앞서 양국이 서로의 이행 의지를 확인하고 여건을 조성하고 있다는 것. 여기에 더해 북한이 조만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약속한 동창리 미사일 엔진 시험장 폐기 절차에 나설 경우 비핵화 합의 이행에 대한 기대는 더 커질 수 있다. 하지만 유해 송환과 마찬가지로 엔진 시험장 폐기 또한 실질적인 비핵화라는 본질과는 다소 거리가 있는 것도 사실이다. 북한이 이미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용 엔진 개발을 완료해 보유하고 있는 상황에서 트럼프 행정부의 시선을 분산시키려는 용도 아니냐는 분석도 있다. 물론 트럼프 대통령과 폼페이오 장관은 싱가포르 회담 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신속한 비핵화 의지를 확인했다고 자신하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선 북한이 부속합의서 작성을 위한 실무 접촉에서 모호한 태도를 보이거나 세부 표현을 꼬투리 잡아 물고 늘어질 경우 비핵화 협상이 장기화되면서 과거의 실패가 되풀이될 수도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결국 비핵화 프로세스가 진행될지는 폼페이오 장관이 유해 송환과는 별도로 북한을 계속 압박해 후속 협상에서 단계별 조치가 포함된 부속합의서를 어떻게 만들어내느냐에 달려 있다. 비핵화를 위한 세부 일정과 단계별 이행 계획을 얼마나 구체적이고 실효성 있게 만들어낼 수 있을지가 향후 북-미 관계의 향방을 결정할 것이라는 얘기다. 장원재 peacechaos@donga.com·신진우 기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19일 중국 베이징 방문에 항공기 3대를 띄워 ‘대규모 수행단’과 함께했다. 세 번째 중국 방문이지만 항공기로 베이징을 찾은 것은 처음이다. 3월 베이징 첫 방문 때 전용열차를 이용했던 김정은은 이날 전용기인 참매1호(IL)-62를 이용했다. 지난달 두 번째 북-중 정상회담을 위해 랴오닝(遼寧)성 다롄(大連)을 방문할 때 항공기를 이용했고, 12일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 때 중국 전용기를 탔던 것을 감안하면 항공기 이용이 최근 빈번해진 셈이다. 아버지 김정일은 항공기 사고나 미군의 격추 등을 우려해 해외 순방 시 열차를 고집했다. 김정은은 다롄 회동 때 참매1호에 전용 벤츠 차량 등을 실은 고려항공 IL-76 수송기까지 2대를 동원했다. 이번엔 또 다른 항공기인 ‘안토노프(An)-148’ 기종까지 추가했다. An-148은 김정은이 지방 시찰 때 애용하는 기종이다. 참모진이 여기에 탑승했던 것으로 보이는데 3월 방중 때보다 수행단 규모가 대폭 늘었을 것으로 관측된다. 앞서 싱가포르행 때는 중국 전용기를 빌려 다소 위세가 떨어졌지만 이번에는 항공기를 3대나 직접 띄우며 ‘규모’를 자랑한 것이다.신진우 niceshin@donga.com·손효주 기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싱가포르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악수한 지 일주일 만인 19일 방중(訪中)길에 올랐다. 3월 말 첫 만남을 시작으로 석 달 새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의 세 번째 회담이다. 북-미 정상회담 이후 북한의 구체적인 비핵화 조치는 물론이고 미국과의 후속 협의도 이어지지 않은 상황에서 이뤄진 기습 방중을 두고 미중 사이에서 최대한 실익을 챙기려는 김정은식 외교라는 평가가 나온다.○ 북-미 회담 일주일 만에 북-중 밀월 과시 이날 오후 8시(현지 시간) 중국 관영 중국중앙(CC)TV 메인뉴스는 첫 소식부터 김정은의 방중 및 정상회담 소식을 보도하며 분위기를 띄웠다. 비핵화 대화 국면에서 몸이 달아 있는 중국의 현실을 반영하는 동시에 미국과 한국을 향해 “김정은이 우리를 찾아왔으니 비핵화 논의에서 중국을 배제할 생각 말라”고 하는 엄포와도 같았다. 시 주석은 이날 회담에서 “김정은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이 한반도 비핵화와 한반도 영구 평화 기제 건설에 원칙적 합의를 이룬 것을 높이 평가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북-미가 함께 회담 성과를 이행하고 관련국들이 힘을 합쳐 함께 한반도 평화 과정을 추진하기를 바란다. 중국은 건설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정은도 “북-미 회담 합의를 한걸음씩 착실하게 이행하면 새로운 중대한 국면을 열 것”이라면서 “비핵화와 평화 안정에 있어서 중국이 중요한 역할을 하는 데 감사하고 높이 평가한다”고 말했다. 양 정상은 북-중 우호 관계와 친선을 다지는 데도 비중을 뒀다. 비핵화 이행에 본격적으로 들어가기 전 보험을 확실히 들어두는 모양새였다. 김정은의 전격 방중에는 다양한 목적이 담겨 있다. 우선 시 주석에게 싱가포르행 전세기를 내준 데 사의를 표하는 한편 북-미 회담 결과 등을 설명하기 위한 방문이다. 여기에 종전선언이나 평화협정, 비핵화 조치 등 대목에서 중국이 배제될지 우려하는 시 주석을 안심시키려 한 측면도 있어 보인다. 김한권 국립외교원 교수는 “북-미 정상회담 후 합의되지 않은 부분에 대해 북-중이 전략적 이익을 조율할 부분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본격화된 ‘김정은식 실리 등거리 외교’ 김정은의 방중은 북-미 회담 후 북한의 비핵화 조치만을 기다리고 있는 미국을 다시 한번 흔들면서 중국을 아군으로 붙들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여기에는 무역전쟁 중인 미중의 대결 구도를 활용해 비핵화 협상에서 주도권을 확보하고 중국의 대북 제재 완화 약속을 얻어내겠다는 전략이 깔려 있다. 박병광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책임연구위원은 “거대한 판에서 보면 북한은 이미 3월 첫 방중부터 무역전쟁으로 미중 관계가 벌어진 틈을 파고들었다. 김정은의 행동이 미중 간 무역전쟁에서 중요한 방아쇠가 되거나 레버리지가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는 과거 김정일의 ‘저팔계 외교’를 연상케 한다. 최근 태영호 전 영국 주재 북한공사가 출간한 회고록 ‘3층 서기실의 암호’에 밝힌 대로 이념에 기초한 외교로부터 탈피해 ‘서유기’에 나오는 저팔계처럼 솔직한 척, 어리석은 척, 억울한 척, 미련한 척을 하면서 어딜 가나 얻어먹을 것은 다 챙기는 ‘견제 외교’라는 의미다. ○ 대북 제재 완화 타이밍 잡은 북한 김정은은 이런 중국의 의중을 파악해 시 주석에게 대북 제재 해제를 요구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가장 큰 명분은 방중 당일 트럼프 대통령으로부터 ‘쌍중단(雙中斷·북한 핵·미사일 도발과 한미 연합 군사훈련 동시 중단)’을 이끌어냈다는 것이다. 서진영 고려대 명예교수는 “남북미 3개국이 끌고 가는 종전선언, 평화협정 수순대로면 동북아 질서가 개편될 텐데 중국으로선 북한의 전략적 가치가 점점 커지고 더 중요해진다”며 “한미 연합 군사훈련 중단, 종전선언, 평화협정 진행 속도에 맞춰 경제 제재를 완화하는 게 맞다고 중국도 생각하고 있을 것이며 북한도 이를 요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북한은 비핵화 협상에서 중국 역할론을 띄우면서 대북 제재 완화를 넘어 경제협력의 물꼬도 트려는 모양새다. 시 주석이 회담에서 “북한이 경제 건설로 전환하는 중요한 결정을 내린 데 대해 매우 기쁘게 생각한다. 우리는 북한의 경제 발전과 민생 개선을 지지하며 자국 상황에 맞는 발전의 길을 지지한다”고 밝힌 것도 이와 무관치 않아 보인다. 신나리 journari@donga.com·신진우 기자 / 베이징=윤완준 특파원}
12일 북-미 정상회담을 전후해 북-중 접경지역에 위치한 중국 공장 10곳 이상이 가동을 재개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북제재 여파로 올해 들어 감소세였던 중국 내 북한 파견 근로자 수도 지난달을 기점으로 증가세로 돌아선 것으로 전해졌다. 아직 북한의 비핵화와 관련한 세부 합의가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서 중국이 이 틈을 비집고 벌써부터 국제사회의 대북제재 공조 전선에서 이탈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18일 복수의 외교 소식통에 따르면 중국 랴오닝(遼寧)성 단둥(丹東)시에 있는 A 의류 공장은 국제사회의 제재 포위망이 촘촘해진 지난해 말 가동을 일시 중단했다가 이달 중순 다시 문을 열었다. 소식통은 “이 공장은 운영 재개에 앞서 북한 근로자도 5명 이상 충원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단둥에서는 A 공장처럼 대북 교역을 하는 업체가 600여 곳에 달하지만 이 가운데 100곳 이상은 지난해 가동을 중단했다. 하지만 이들 중 상당수가 최근 운영을 재개했거나 재개를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북-중 접경지역에 있는 단둥은 북-중 교역의 70% 이상이 집중돼 북한엔 ‘생명줄’ 같은 곳이다. 북-중 교역이 살아나면서 중국에서 일하는 북한 근로자도 올해 초와 비교해 지난달에는 40∼50명 늘었고, 이달 들어 추가로 100명 이상 증가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12월 채택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제재 결의 2397호는 외국에서 취업하고 있는 북한 노동자들을 24개월 내로 북한으로 돌려보내도록 규정하고 있다. 중국 당국은 올해 초까지만 해도 ‘북한 근로자 송환’ 공지를 공장에 직접 발송하는 등 제재 이행에 적극적이었지만 최근에는 사실상 송환 압박을 전혀 하지 않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중국의 대표적 온라인 여행사들은 최근 북한행 단체관광 상품을 대거 내놓는 등 북한행 단체관광을 전면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관광 분야에서도 북-미 간 관계 회복을 빌미로 대북제재를 느슨하게 풀어주는 것으로 보인다. 중국의 대표적 온라인 여행 사이트인 ‘취나얼왕’은 최근 평양, 판문점, 묘향산 등을 방문하는 다양한 북한 단체관광 상품을 대거 내놓았다. 중국 최대 온라인 여행사인 ‘시트립’도 북한 단체관광 상품 출시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은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이 최고조에 달하던 지난해 11월 북한 여행금지 조치를 시행했다.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 / 베이징=윤완준 특파원}
중국이 이달 북-미 정상회담을 전후해 대북제재 이탈 움직임을 서서히 보이는 것은 북-미 간 비핵화 로드맵 논의가 시작된 상황에서 자신들의 목소리를 강화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대북제재를 일종의 레버리지(지렛대)로 활용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일방통행을 막겠다는 것이다. 북-중 관계는 지난해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이 고조되면서 최악으로 치달았다. 지난해 중반까지는 썩 내켜하지 않던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도 본격적으로 대북제재에 나설 수밖에 없었다. 대북 교역의 90% 이상을 차지하는 중국이 제재에 나선 배경에는 트럼프 대통령의 대중(對中) 압박도 크게 한몫했다. 미 재무부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신년사를 계기로 훈풍이 불던 1월에도 대북 거래 의혹이 있던 중국 무역회사 2곳을 제재 대상에 포함시키며 중국의 제재 동참을 유도했다. 이런 기류는 3월 북-미가 정상회담 개최를 발표하고 시 주석이 김정은과 잇따라 만나면서 서서히 변하기 시작했다. 특히 시 주석이 북-중 정상회담에서 관계 발전을 위한 ‘교류 확대’를 언급하자 중국이 제재로 고립된 북한의 숨통을 틔워줄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중국은 이달 들어 북-미 정상회담이 열리는 등 한반도 비핵화 논의 국면이 본격화되자 본격적으로 대북제재를 완화할 타이밍이라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겅솽(耿爽)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북-미 회담 직후 “북한이 대북 결의를 이행하거나 준수하는 상황에서 필요에 따라 제재를 조정해야 한다”며 제재 완화 필요성을 내비치기도 했다. 복수의 대북 소식통이 파악한 바에 따르면 중국의 최근 대북제재 이탈 징후는 △북-중 교역 관련 공장 운영 재개 △북한 근로자 고용 확대 △북-중 관광 교류 증대 등으로 감지되고 있다. 미 뉴욕타임스(NYT)는 5일 중국 소식통을 인용해 중국 훈춘(琿春) 일대 의류 공장에서 북한 근로자 고용 증가 움직임을 포착해 보도했다. 일각에선 북-중 교역의 거점인 중국 랴오닝(遼寧)성 단둥(丹東)에서 이번 달에만 대북 투자를 문의하는 중국 사업가들이 20∼30% 늘었다는 말까지 나온다. 중국 내 암시장 거래도 활성화되는 분위기다.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은 14일 중국이 대북 수출 화물 검색과 북한산 임가공품 밀수 단속을 대폭 완화해 금수 품목들의 반출입이 늘었다고 전했다. 북-중 접경 지역에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에 따른 수입 금지 품목인 북한산 수산물 밀수도 최근 증가 추세인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북-중 교역의 핵심인 석탄, 철광석 등의 수출입은 대북제재의 ‘핵심’이라 중국도 관련 제재를 완화하는 데 아직은 조심스러운 입장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중국 해관총서(관세청)에 따르면 중국의 4월 대북 수입액은 1178만 달러(약 127억 원)로 전년 같은 달 대비 88% 급감했다. 그러나 향후 북-미가 만들어 가는 비핵화 그림이 중국의 이익에 반할 경우 석탄, 철광석 등의 제재 완화 카드까지도 꺼내들어 판세 변화에 나설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영국 로이터통신은 지난달 북한 석탄 무역상들이 북-미 정상회담에 대한 기대감으로 중국 석탄 수입상들과 사실상 가계약을 맺고 석탄을 헐값에 팔려고 한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이미 석탄에 대한 제재도 ‘구멍’이 보이고 있다는 것. 정부 관계자는 “트럼프 대통령의 입에서 제재 완화를 암시하는 발언이 나오기만 하면 중국은 유엔 등에 공식 제재 완화 요청을 할 가능성도 있다”고 전했다.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12일 북-미 정상회담에서 서로 전화번호를 교환했고,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17일에) 북한에 전화하려고 한다”고 밝히면서 정상 간 주고받을 메시지 못지않게 그 연결 방식에도 관심이 쏠린다. 트럼프 대통령은 15일(현지 시간)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김정은과의 전화 통화 계획을 밝히며 “직통 전화번호를 줬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이 단독회담 중 김여정 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과 세라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을 불러 전화번호를 교환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개인 전화는 도청의 우려가 큰 만큼 역사적인 북-미 정상 간 첫 통화에 사용될 가능성이 낮다. 이에 따라 별도 암호화 처리가 돼 있는 백악관 비서실 전화로 북한의 서기실(김정은 비서실)에 연결을 시도할 것으로 보인다. 정상 간 ‘핫라인’을 놓는다는 것. 북-미가 정상 간 전화 연결을 위한 실무 준비에 착수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그러나 외교가에선 회담 후 며칠 만에 공식 핫라인을 설치하기에는 물리적 시간이 부족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이에 일각에선 이미 개설돼 있는 뉴욕의 북한 대표부 등을 통해 우회적으로 연락 채널을 개설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

“북한이 완전한 비핵화를 이뤄야 제재를 완화할 수 있다.” 14일 한국을 방문한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은 한미일 외교장관회의에 이어 가진 기자회견에서 북한의 선(先) 비핵화 원칙을 강조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첫 임기를 마치는 2020년까지 북한이 비핵화를 완료해야 한다는 시간표를 처음으로 공개한 데 이어 북한에 경제제재 조기 완화를 약속한 것이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북-미 정상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CVID를 공동성명에 명시적으로 넣지도 못한 채 한미 연합훈련 중단 등을 성급히 거론하고 있는 데 대한 비판을 의식한 것으로 해석된다.○ 폼페이오, “2021년 1월 비핵화 데드라인” 폼페이오 장관은 이날 회견 전 수행 중인 기자들과 만나 “2년 반 동안 주요 비핵화와 같은 조치가 달성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의 첫 번째 임기가 끝나기 전 비핵화 완수가 미국의 목표냐”는 질문에 “그렇다. 틀림없고 분명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북-미 정상회담 후 공개적으로 비핵화 데드라인을 언급한 것은 처음이다. 미국은 당초 싱가포르 공동성명에 비핵화 완료 시점을 넣으려 했지만 북한의 반대로 ‘신속한’이라는 문구를 담는 데 그쳤다. 폼페이오 장관이 비핵화 시한을 공개한 것은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CVID)’에 대한 후퇴 논란이 불거진 가운데 미국의 2020년 비핵화 완료 구상이 유효하다는 점을 부각하려는 것이다. 이어 폼페이오 장관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비핵화 의지를 다시 한번 확인했다”며 “굉장히 빠르게, 그리고 크게 뭔가를 이뤄내고 싶어 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모든 것들이 다 최종 문서(공동성명)에 담긴 것은 아니며 암묵적 합의에 도달한 많은 부분이 있었다”고도 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14일 오후 중국 베이징을 방문해 왕이(王毅) 외교부장을 만난 뒤 기자회견에서 “구체적인 정보 사안은 공개를 못 하지만 (북한이 보유한) 핵 프로그램 규모에 대해 상당히 이해하고 있고 완전히 이해하기 위해 수주간 북한과 이를 위한 작업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완전한 비핵화에 CVID 포함” 폼페이오 장관은 제재 완화 시점과 CVID 논란에 대해선 트럼프 대통령과 다소 다른 설명을 내놨다. 폼페이오 장관은 기자회견에서 “과거의 실수를 되풀이해선 안 된다”며 “유엔 대북제재 완화는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가 검증되기 전까지는 있을 수 없다”고 밝혔다. “과거와 같은 (북한에 대한) 경제·금융적 지원 제공은 다시는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도 했다. “비핵화가 20%만 진행돼도 돌이킬 수 없는 지점이 오면 제재를 해제할 수 있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과는 온도 차가 있다. 폼페이오 장관은 합의문에 CVID가 빠진 것에 대해 “장담하건대 ‘완전한(Complete)’이란 말은 ‘검증 가능한(Verifiable)’이란 말을 아우르는 것”이라며 “누구도 검증 없이 완전한 비핵화를 할 수는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외교소식통은 폼페이오 장관의 발언에 대해 “비핵화를 몇 개의 큰 단계로 나누고 먼저 북한이 주요 비핵화 조치를 하면 미국이 되돌릴 수 없는 폐기가 이뤄졌는지 검증한 뒤 제재 완화 등 보상을 하겠다는 의미”라고 해석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이날 문재인 대통령을 만나 “비핵화 과정에서 문 대통령이 주도적인 역할을 해 달라”며 “김 위원장과 관계가 돈독하기 때문에 북한의 비핵화나 남북관계 발전 과정에서 긴밀히 협의해 달라”고 했다. 특히 폼페이오 장관은 “비핵화 시간표(timeframe)에 대해 한국과 북한이 논의하던 것이 있다”고 밝혀 눈길을 끌었다. 이 문제를 놓고 남북이 이미 논의한 게 있는 만큼 후속 협상을 통해 비핵화 시간표를 확정하는 과정에서 한국의 역할이 필요하다는 점을 내비친 것이다.문병기 weappon@donga.com·신진우 기자 / 베이징=윤완준 특파원}

11일 오후 2시경. 북-미 정상회담을 하루 앞두고 미국 정부에서 한국 당국에 긴급 메시지를 전달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이 싱가포르 JW매리엇 호텔에서 예정에 없던 기자회견을 한다는 것. 당초 매슈 포틴저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아시아담당 선임보좌관이 익명을 전제로 브리핑할 예정이었다. 북핵 실무 총책인 폼페이오 장관이 직접 마이크를 잡겠다고 나선 건 사실상 북한을 겨냥해 최후통첩 메시지를 던지겠다는 얘기일 가능성이 높기 때문. 우리 정부는 배경을 파악하기 위해 싱가포르 현지 채널을 긴급 가동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이날 “CVID(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만이 미국이 받아들일 수 있는 유일한 결과”라며 “CVID에 착수한다면 이전에 없던 안전보장을 제공할 용의가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검증(V·Verification)’을 콕 집어 “V가 중요하다(matter)”고 방점을 찍었다. 13일 복수의 외교 소식통에 따르면 폼페이오 장관은 회담 전날까지 ‘CVID’를 적시해 공동성명 안에 넣으려고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성 김 주필리핀 대사 등 미국 실무 대표단은 최선희 외무성 부상 등 북측 대표단과 이날만 3차례 만나 CVID를 공동성명에 넣자고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북측은 CVID를 넣는다면 연락사무소 설치 등 북-미 관계 정상화를 보증하는 가시적인 조치까지 함께 넣어야 한다고 맞섰다. CVID에 상응하는 확실한 체제안전 보장 장치를 요구했다는 얘기다. 북측의 역제안을 접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참모들은 11일 저녁 늦게까지 두문불출하며 회의를 이어간 것으로 전해졌다. 그 결과 공동성명에 CVID를 구체적으로 담지 않는 것으로 결정됐다. 소식통은 “특히 강경파 참모진보다 트럼프 대통령 자신이 북한에 당장 어떤 반대급부를 ‘적어주는’ 것에 부담을 많이 느낀 걸로 안다”고 전했다. 하지만 공동성명에 CVID가 빠진 데 대해 미 워싱턴 정가를 중심으로 비판론은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특히 민주당 진영이 그렇다. 아미 베러 민주당 하원의원은 13일 ‘미국의 소리’ 인터뷰에서 “(공동성명에) 구체적인 내용이 많이 결여됐다”고 혹평했다. 상원 외교위원회 소속인 에드워드 마키 의원은 “공동성명에 뚫린 큰 구멍으로 핵미사일이 지나 다닐 정도”라고 쏘아붙였다. 물론 트럼프 행정부는 이런 비판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 일단 김정은으로부터 직접 비핵화를 약속한 ‘공식 사인’을 받아낸 것만으로도 ‘역사적인 진전’이란 자평이 내부에서 나오는 분위기다. 싱가포르 현지에서 만난 정부 관계자는 “북한으로부터 구두로 핵사찰 등 검증 계획 정도는 받아냈으니 트럼프 행정부가 저렇게 자신감을 보이는 것 아니겠느냐”고 해석했다. 한편 13일 방한한 폼페이오 장관은 14일 문재인 대통령, 강경화 외교부 장관을 잇달아 만나 북-미 정상회담 내용을 설명하고 향후 합의 이행 방안을 논의한다. 폼페이오 장관은 이번 정상회담 직전 강 장관과의 통화에서 공동성명 형식으로 두 정상이 서명한다는 것, CVID가 담기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는 언질 등은 미리 한 것으로 알려졌다. 싱가포르=신진우 niceshin@donga.com·한기재 기자}

12일 오전 9시 5분(현지 시간) 싱가포르 센토사섬 내 카펠라 호텔에 마련된 북-미 정상회담장 입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카메라 플래시 세례 속에 레드 카펫을 밟고 동시에 들어섰다. 이틀 전 싱가포르에 입국해 불과 570m 거리를 사이에 두고 숙소를 마주했던 두 정상이 마침내 그 거리마저 좁힌 것. 북-미 정상이 마주 선 건 1948년 북한 정권 수립 후 70년 만에 처음이다. 세월의 기다림이 무색하리만큼 양 정상은 서로를 향해 성큼성큼 다가갔다. 손을 꽉 맞잡았다. 전 세계가 주시하는 ‘세기의 악수’는 12초 동안 이어졌다.○ 70년 만의 만남, 전 세계가 주시 센토사섬은 이날 이른 아침부터 긴장감이 감돌았다. 호텔 진입로 주변 인도에는 400명 넘게 취재진이 몰려 발 디딜 틈이 없었다. 오전 8시 16분 트럼프 대통령의 전용차인 ‘캐딜락 원’이 섬으로 진입하고, 14분 뒤 김정은의 벤츠 차량까지 들어서자 회담장 주변의 긴장감은 정점으로 치달았다. 두 정상은 첫 대면에선 경직된 표정으로 서로를 주시했다. 먼저 다가선 건 트럼프 대통령. 악수 도중 김정은의 오른팔을 가볍게 붙잡으며 친근함을 표시했다. 김정은도 안부를 물으며 화답했다. 기념촬영이 이어지고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엔 김정은의 왼팔을 살짝 붙잡은 뒤 안내하는 제스처를 취했다. 김정은의 입가에 살짝 미소가 번졌다. 두 정상은 회담장으로 들어설 땐 서로 등까지 살짝 두들겨 줬다. 지난해 트럼프 대통령이 ‘리틀 로켓맨’이라고 조롱하자 김정은이 리용호 북한 외무상의 입을 통해 ‘정신 이상자’라고 되갚아주면서 ‘돌아오지 못할 강’을 건넌 듯했던 두 정상은 이날 9분 만에 그 앙금을 풀어낸 듯 서로에게 다가섰다. 트럼프 대통령은 단독회담 전 모두발언에서 “정말 기분이 좋다. 오늘 회담은 엄청나게 성공을 거둘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환상적인 관계를 맺을 것”이라고 했다. ‘자랑’을 좋아하는 그가 평소와 달리 자신을 낮추며 “(회담이 열리게 돼) 영광”이라고도 했다. 김정은도 “우리는 모든 것을 이겨내고 이 자리까지 왔다”고 화답했다. 두 정상은 38분가량의 단독회담을 끝낸 뒤 바로 배석자가 붙는 확대회담을 위해 2층 발코니를 따라 걸어갔다. 이때 김정은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많은 사람들이 이번 회담을 일종의 판타지나 공상과학영화로 생각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이번 회담이 극적으로 성사되기까지 반전을 거듭한 사실을 트럼프 대통령에게 상기시킨 것. 한 외교 소식통은 “김정은이 스스로 대견해 자신도 모르게 감탄사가 나온 것일 수도 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확대회담 직전 기자들과 만나 “(단독회담은) 정말, 정말 좋았다. (우리는) 훌륭한 관계”라고 재차 강조했다. 다만 곁에 있던 김정은은 ‘핵무기를 포기할 건가’라는 취재진의 세 차례 질문 세례에도 침묵을 지켰다.○ 트럼프, 김정은 면전에서 “인성 훌륭하고 똑똑” 확대회담에는 미국 측에선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존 켈리 비서실장이 배석했다. 북한은 김영철 통일전선부장, 리수용 당 중앙위 부위원장 겸 국제부장, 리용호 외무상이 나섰다. 당초 북측에선 노광철 인민무력상과 김정은의 여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 등이 배석할 것이란 관측이 나왔다. 하지만 김정은은 북한 내 대표적인 ‘미국통’인 리수용-리용호의 외교라인을 가동했다. 확대회담에서 비핵화 및 체제 보장 등 실무 과제를 집중 논의하는 만큼 이들을 택한 것으로 보인다. 확대회담은 1시간 42분 동안 이어졌다. 이후 양측은 56분 동안 업무 오찬도 가졌다. 오찬 자리에서 일부 의제와 관련해 더 세밀한 얘기를 나눈 것으로 전해졌다.○ 통역 없이 단둘이 ‘1분 산책’ 오찬 뒤 두 정상은 건물 밖으로 나와 카펠라 호텔 정원을 1분 남짓 산책했다. 산책 도중 트럼프 대통령은 취재진을 향해 다소 상기된 표정으로 “회담에서 많은 진전이 이뤄졌다. 정말 긍정적”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서명하러 가는 중”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산책 시간은 짧았지만 지난해 날 선 발언을 주고받던 정상들이 나란히 걸어가는 장면만으로도 전 세계를 향해 던지는 메시지는 강렬했다. 두 정상이 함께한 마지막 일정은 공동성명 서명식이었다. 서명 직후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에 대해 가장 놀랐던 점’을 묻는 취재진을 향해 “인성이 훌륭하고 매우 똑똑하다. 좋은 조합”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면전’에서 극찬하자 김정은이 활짝 웃었다. 이어 “(김정은은) 매우 능력 있고 영리한 협상가”라면서 “우리는 서로, 그리고 상대국에 대해서도 많이 알게 됐다”고 했다. 이날 회담 일정은 오후 1시 49분 마무리됐다. 70년이 걸린 두 정상의 역사적인 만남은 총 4시간 44분간 이어진 셈이다.싱가포르=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