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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역사상 최악의 총기 테러가 발생한 플로리다 주 올랜도의 사건 현장은 무거운 침묵에 싸여 있었다. 기자가 12일(현지 시간) 밤 현장을 찾았을 때 경찰은 사건 현장 100m 밖에 차량으로 바리케이드를 쳐 접근을 막았고 추가 테러가 벌어질까 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었다. 이번 사건으로 미국에서 가장 많은 6200만 명(2014년 기준)의 관광객이 몰리는 올랜도는 직격탄을 맞았다. 사건 현장은 디즈니랜드에서 약 29km 떨어져 있으며 던킨도너츠 등 프랜차이즈 식당이 밀집한 번화가에 있다. 클럽에서 가까운 곳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한 여성은 “이번 총격으로 ‘축복의 도시’가 저주를 받았다”고 했다. 생존자들이 전한 사고 당시 상황은 지옥이었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이날 오전 2시경 클럽 안에는 300여 명이 모여 ‘라틴의 밤’ 이벤트를 즐기고 있었다. 분위기가 한창 달아오를 무렵 총성이 울렸다. “저는 폭죽인 줄 알았어요.” 클럽 DJ 레이 리버라 씨는 폭죽 소리가 잘 들리도록 레게음악의 볼륨을 줄였다. 그때 총성이 연달아 울렸다. 사람들이 쓰러지기 시작했다. 후문으로 도망치거나 창문을 깨고 탈출을 시도했다. 미처 빠져나오지 못한 사람들은 화장실이나 바 아래, 시신 더미 속에 숨었다. 테러범은 숨어 있는 사람들을 찾아다니며 총질을 했다. 에디 저스티스 씨(30)가 죽기 전 어머니에게 보낸 문자메시지는 끔찍하다. ‘엄마 사랑해요’ ‘클럽에서 총격이 발생했어요’ ‘화장실에 갇혔어요’ ‘경찰에 신고해줘요’ ‘그가 와요’ ‘전 죽을 것 같아요’…. AP통신은 클럽 안에 있던 사람들 대부분이 게이여서 애칭을 사용해왔기 때문에 신원 파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전했다. 어떻게 남자 한 명이 103명의 사상자를 냈을까. 왜 경찰은 3시간이 지나서야 클럽에 진입했을까. 익명을 요구한 경찰은 “3시간 동안은 범인과 전화로 협상 중이었고 그동안 추가 총격은 일어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존 미나 올랜도 경찰서장은 기자회견에서 “테러범 오마르 마틴은 대치 중 경찰과의 통화에서도 이슬람국가(IS)에 충성 서약을 했다고 밝혔다. 그의 목소리는 냉정하고 침착했다”고 전했다. 경찰은 클럽 내로 진입하기 위해 장갑차로 벽을 뚫었는데 범인은 이 구멍을 통해 클럽 밖으로 나와 총을 난사하다가 사살됐다. 수사 당국은 마틴이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단체 IS에 충성 서약을 한 점으로 미뤄 볼 때 IS에 연루된 것으로 판단했으나 명확한 단서는 찾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하원 정보위원회의 애덤 시프 민주당 의원은 AP통신에 “마틴이 IS의 명령을 받은 것이 아니라 스스로 IS에 경도돼 테러를 저질렀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마틴은 2013년 동료에게 “테러범들과 접촉하고 있다”고 밝혔다가 두 차례 수사 당국의 조사를 받았으나 풀려났다. 이듬해에도 시리아에서 자살폭탄 테러에 나선 첫 미국인인 모너 무함마드 아부 살라와의 연관성을 조사받았지만 위법 사항이 적발되지 않았다. 미 연방수사국(FBI)은 미국 내에 ‘외로운 늑대(자생적 테러리스트)’가 900명가량 있는 것으로 보고 감시를 강화하기 시작했다. 미국인들은 피해자를 위로하는 데 힘을 모으고 있다. 부상자들이 이송된 병원은 경찰이 통제하고 있지만 병원 밖에서 희생자를 애도하며 기도하거나 추모곡을 부르는 젊은 남녀들이 눈에 띄었다. 붉은 장미를 비롯한 색색의 꽃다발도 피해자들을 위로했다. 올랜도를 비롯해 전국 곳곳에서 희생자들을 위로하는 추모 집회가 열렸다. 올랜도의 헌혈센터 앞에는 수백 명이 몰려 길게 줄을 섰다. 플로리다 주 성(性) 소수자 인권단체인 ‘이퀄리티 플로리다’가 온라인에서 벌인 피해자 돕기 모금운동에는 시작한 지 10시간 만에 2만여 명이 참여해 87만4000달러(약 10억3000만 원)를 기부했다고 CNN머니가 전했다.황인찬 기자 hic@donga.com /올랜도=박정훈 특파원}
캐나다 대법원이 동물을 성적으로 학대했더라도 실제 성교가 이뤄지지 않으면 수간(獸姦)으로 처벌할 수 없다는 판결을 내놓아 동물보호단체들이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캐나다 대법원은 의붓딸과 애완견을 성적으로 접촉시키고 이를 비디오로 촬영한 ‘DLW’라 불리는 남성의 수간 혐의에 대해 무죄 판결을 내렸다고 영국 인디펜던트가 9일 보도했다. 대법관 8명 중 7명은 무죄, 1명은 유죄 의견을 냈다. 대법관 다수는 “현행법상 수간으로 처벌하기 위해서는 ‘삽입’이 있어야 하나 이 사건에서는 그 과정이 없었다”며 “법의 적용 대상을 넓히는 것은 사업부가 아니라 입법부가 나설 일”이라고 선을 그었다. 소수 의견을 낸 로살리 아벨라 대법관은 “신체적으로 삽입이 불가능한 동물들도 있다”며 “성적 만족을 목적으로 동물과 하는 모든 행위는 본질적으로 성적 착취”라고 주장했다. 수간은 1955년 범죄 항목에 포함됐으며 이후 한번도 개정되지 않았다. 이에 적용 범위를 확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이번 사건도 1심은 “성적 만족을 위한 행위”란 이유로 유죄로 봤지만 2심은 “삽입이 없었다”는 점을 들어 무죄 판결을 내려 사법부도 오락가락 행보를 보였다. 동물보호단체인 ‘동물의 정의’ 카밀레 랍척 상임이사는 “캐나다인이 성적 만족을 위해 애완동물을 이용할 수 있는 허가권을 법원이 내준 셈”이라며 관련 법 개정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법원은 의붓딸의 신원 보호를 위해 피고인을 DLW라고 임의로 칭했다. 이 남성은 수간에 대해선 무죄 판결을 받았지만 10대 의붓딸 두 명을 성적 학대한 것이 인정돼 16년 형을 선고 받고 복역 중이다. 황인찬 기자 hic@donga.com}
“나는 여러분의 챔피언이 되겠다. 그리고 미국의 챔피언이 되겠다.” 7일 미국 공화당 경선을 끝낸 도널드 트럼프(70)는 승리 연설의 주제어를 ‘챔피언’으로 택했다. 배경 음악도 영국 록그룹 퀸의 ‘위 아 더 챔피언’이었다. 트럼프는 뉴욕 북부 트럼프내셔널골프클럽 웨스트체스터에서 행한 이날 연설에서 “역사의 한 장을 닫고 새로운 장을 시작했다”며 “우리는 이제 막 시작했을 뿐이다. 앞으로 더 아름다운 일들을 보게 될 것”이라며 본선 승리를 자신했다. 즉흥 연설과 막말을 즐겨 했던 트럼프지만 이날은 자제하는 모습을 보여줬다고 CNN은 보도했다. 그는 연단 좌우에 텔레프롬프터(원고표시 장치)를 설치하고 준비된 원고를 읽어 내려갔다. “내 역할이 갖는 책임을 알고 있다”고도 했다. 하지만 본선에서 맞붙을 민주당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69)에 대한 공세는 훨씬 강해졌다. 그는 “클린턴 전 장관과 그의 남편(빌 클린전 전 대통령)은 개인 축재(蓄財) 정치를 예술의 경지로 끌어올렸다”면서 “(국무부 관리들에 대한) 접근권과 이권, 정부 계약으로 수백만 달러를 챙겼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 모든 것을 감추려고 개인 e메일 서버를 이용한 것”이라고 공격했다. “국무부를 마치 개인 헤지 펀드처럼 사용했다”고 비난했다. 트럼프는 “사람들은 나를 싸움꾼이라고 하지만 실은 평화를 선호한다”면서도 “싸워야 할 대상이 있다면 피하지 않을 것이며 나도, 미국도 절대 물러서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트럼프는 당장 당내 분란부터 잠재워야 할 처지다. 트럼프가 지난달 말 ‘트럼프대학’ 사기 사건을 맡고 있는 곤살로 쿠리엘 샌디에이고 연방지법 판사에 대해 “멕시코계라서 재판을 (내게) 불리하게 이끌고 있다”고 말해 인종차별적 발언 논란이 확산됐다. 급기야 당 주류까지 들고일어났다. 트럼프 지지를 선언했던 폴 라이언 하원의장은 7일 “(트럼프 발언은) 인종차별주의여서 완전히 거부한다”며 “방어할 수 없는 것을 방어하지는 않겠다”고 선을 그었다. 마크 커크 상원의원(일리노이)은 “그의 발언은 미국의 가치에 반(反)한다”며 지지를 철회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8일 트럼프가 이례적으로 신속하게 사과한 것은 갈수록 영향력이 커지고 있는 히스패닉 유권자 층을 의식했기 때문이라며 히스패닉계 표심이 대선 승리를 가르는 중요 변수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실제로 2012년 대선 당시 2330만 명이었던 히스패닉 유권자는 올 대선에서 400만 명 늘어난 2730만 명으로 전체 유권자의 12%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여론조사 전문가인 크리스 잭슨은 “트럼프가 히스패닉에 편견이 있다고 비칠수록 공화당은 대선 승리에서 멀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논란이 확산되자 트럼프는 이날 연설을 몇 시간 앞두고 발표한 성명에서 “내 발언이 멕시코계에 대한 공격으로 오해돼 유감이다. 이 문제에 대해서는 더 거론하지 않겠다”며 몸을 낮췄다.황인찬 기자 hic@donga.com}

친미 성향의 경제전문가와 독재자의 딸이 맞붙은 페루 대선에서 페루인들은 어두웠던 과거와의 결별을 선택했다. 5일 치러진 페루 대선 결선투표에서 페드로 파블로 쿠친스키 ‘변화를 위한 페루인 당’ 후보(77·사진)가 게이코 후지모리 민중권력당 후보(41)를 근소한 차로 꺾고 당선될 것으로 보인다. 월스트리트저널은 6일 개표가 98% 진행된 결과 쿠친스키가 50.3%의 득표율로 49.7%를 득표한 후지모리에게 앞서고 있다고 보도했다. 두 후보 간 득표율 차가 0.6%포인트에 불과한 초박빙 양상인 데다 아직 집계되지 않은 해외부재자 투표가 88만5000표(전체 유권자의 3.8%)나 남아 있어 막판에 뒤집힐 가능성도 전혀 배제할 수는 없다. 쿠친스키가 독재자 알베르토 후지모리 전 대통령(1990∼2000년 재임)의 딸인 후지모리를 꺾고 당선된다면 남미의 역대 대통령 가운데 최고령 당선자가 된다. 쿠친스키는 2011년 대선에서는 현 오얀타 우말라 대통령, 후지모리에 이어 3위에 그쳤지만 재도전 끝에 대권을 눈앞에 뒀다. 반면 인권 침해, 권력 남용, 부정 축재 등으로 수감 중인 알베르토 후지모리 전 대통령의 딸인 후지모리는 “대통령이 돼서도 아버지를 사면하지 않겠다”고 공언했지만 아버지의 멍에를 벗어나기 힘들어 보인다. 쿠친스키는 병리학 교수인 폴란드계 유대인 아버지와 스위스계 프랑스인인 어머니를 둔 부유한 이민자 가정에서 태어났다. 영국 옥스퍼드대 엑스터 칼리지에서 정치, 철학, 경제학을 공부했다. 1961년 미국 프린스턴대에서 공공사회 문제로 석사 학위를 받았다. 이후 세계은행에 입사했고 1967년 페루로 돌아와 중앙은행에서 근무하다 2년 뒤 다시 해외로 나가 세계은행, 국제통화기금(IMF) 등에서 일했다. 관료 경험도 풍부하다. 에너지광업장관(1980∼1982년), 경제금융장관(2001∼2002년, 2004∼2005년)을 거쳐 알레한드로 톨레도 대통령 밑에서 총리(2005∼2006년)를 지냈다. 쿠친스키는 1차 선거에서 후지모리에게 뒤졌지만 막판에 경제를 살리기 위해 투자자에게 세제혜택 당근을 주고 취임 첫해 적자재정을 감수하면서 대규모 사회기반 시설 투자에 나설 것을 약속하면서 호응을 얻었다. 또한 후지모리가 속한 민중권력당의 호아킨 라미레스 사무총장이 돈세탁 혐의로 지난달 수사 대상에 오른 것도 쿠친스키에게 유리하게 작용했다. 워싱턴포스트는 “측근의 부패 혐의는 후지모리에게 직격탄이 됐다. 쿠친스키는 자연스레 후지모리가 당선되면 어두웠던 과거가 재연된다는 점을 강조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황인찬 기자 hic@donga.com}

지난해 6월 육군 대위로 전역한 영국의 해리 왕자(32)가 제2차 세계대전 노르망디 상륙작전에 참가했던 92세 노병에게 복장 지적을 당했다.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은 2일 포츠머스 사우스윅 하우스에서 열린 노르망디 상륙작전(1944년 6월 6일) 연례 기념행사에 ‘노타이’ 차림으로 온 해리 왕자에게 한 노병이 쓴소리를 했다고 전했다. 노르망디 작전에 낙하산을 타고 투입됐던 아이버 앤더슨 씨(92)가 왕자에게 “타이를 매지 않았네요”라고 말을 건넨 것이다. 이날 행사에는 노르망디 영웅 45명이 참석했는데 모두 양복에 훈장을 달고 타이를 매 격식을 차린 옷차림이었다. 앤더슨 씨는 “농담이었다”고 나중에 밝혔지만 해리 왕자는 행사가 끝난 뒤 주최 측에 “타이를 매고 왔어야 했다. 오, 이런 너무 늦었다”며 당황해했다. 해리 왕자는 이날 행사에 45분 동안 참석해 노병들과 사진을 찍고 대화를 나눴다. 왕자는 행사에 참석하기 전 포츠머스에서 개인적으로 시간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는데 일부 노병은 해리 왕자가 “보트를 탔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황인찬 기자 hic@donga.com}
평소 여성 차별적 발언을 서슴지 않던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70)가 선거캠프에서 일하는 남자 직원의 월급을 여성에 비해 35% 더 준 것으로 드러났다. 미국 보스턴글로브는 4일 미국 연방선거관리위원회(FEC)의 선거캠프별 4월 월급 명세서를 분석해 보도했다. 트럼프 캠프의 남성 직원 월급은 평균 6100달러(약 723만 원)로 여성(4500달러·약 534만 원)보다 35%가량 많았다. 반면 힐러리 클린턴 캠프에서는 남성이 3760달러(약 446만 원), 여성이 3710달러(약 440만 원)를 받아 비슷했다. 부동산 재벌인 트럼프 캠프에서 일하는 직원들이 클린턴 캠프보다 최소 88만 원 이상 더 받았다. 신문은 캠프의 구성만 살펴봐도 향후 백악관의 인적 구성이 예상된다고 전했다. 트럼프 캠프에는 백인을 제외한 소수인종 비율이 9%에 불과하지만 클린턴의 경우 30%에 달했다. 트럼프 캠프의 여성 직원 비율은 28%인 데 비해 클린턴 캠프는 절반이 넘는 53%였다. 트럼프 캠프 직원은 113명이며 월급으로 총 63만5000달러(약 7억5300만 원)가 나갔다. 클린턴 캠프 직원은 트럼프보다 6배가량 많은 670명이며 한 달 월급으로 250만 달러(약 29억6500만 원)가 지급됐다. 신문은 “트럼프는 최근 멕시코 음식인 타코를 먹는 사진을 공개하며 히스패닉 사랑을 언급했지만 그의 캠프에 히스패닉계 직원은 단 3명뿐”이라고 꼬집었다. 황인찬 기자 hic@donga.com}
27달러(약 3만2000원)의 소액 후원금에 의지해 대선 경선을 치르고 있는 미국 민주당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 그의 가장 큰 후원자는 무직자들이었다. 로스앤젤레스타임스는 3일 연방선거관리위원회와 샌더스 캠프의 풀뿌리 모금 창구인 ‘액트블루(ActBlue.com)’를 분석해 지지층의 직업별 분포를 보도했다. 샌더스에게 소액을 기부한 700만 명 가운데 28.6%는 실업자나 은퇴자 등 무직자였다. 이어 의료계 7.4%, 교육계 7.2%, 정보기술(IT)·기술 계통 5.1%, 예술·엔터테인먼트계 4.4%, 건설업계 3.5%, 법조계 2.6% 순이다. 샌더스 지지자들은 한번에 목돈을 내놓지는 못하지만 마치 저금하듯 소액을 반복적으로 기부했다. 이들은 평균 세 차례에 걸쳐 96달러(약 11만4000원)를 기부했다. 100차례 이상 기부해 2200달러(약 261만 원)를 내놓은 사람도 있었다. 소액 후원금을 많이 낸 지역은 샌더스 의원의 지역구인 버몬트 주와 워싱턴 시, 워싱턴 주였다. 진보 성향이 강한 뉴잉글랜드 지역과 캘리포니아 주, 워싱턴·오리건 주에서도 후원금이 답지했다. 하지만 샌더스가 개혁 대상으로 꼽은 월가에서 나온 후원금은 겨우 2%에 그쳤다. 무직자들이 쌈짓돈을 내놓은 이유는 샌더스가 주류 정치권과 재계를 일관되게 비판하며 부의 불평등 해소를 주장하기 때문이다.황인찬 기자 hic@donga.com}
27달러(약 3만2000원)의 소액후원금에 의지해 대선 경선을 치르고 있는 미국 민주당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 그의 가장 큰 후원자는 무직자들이었다. 로스앤젤레스타임스는 3일 연방선거관리위원회와 샌더스 캠프의 풀뿌리 모금창구인 ‘액트블루’(ActBlue.com)를 분석해 지지층의 직업별 분포를 보도했다. 샌더스에게 소액기부한 700만 명 가운데 28.6%는 실업자나 은퇴자 등 무직자였다. 이어 의료계 7.4%, 교육계 7.2%, 정보기술(IT)·기술 계통 5.1%, 예술·엔터테인먼트계 4.4%, 건설업계 3.5%, 법조계 2.6% 순이다. 샌더스 지지자들은 한번에 목돈을 내놓지는 못하지만 마치 저금하듯 소액을 반복적으로 기부했다. 이들은 평균 3차례에 걸쳐 96달러(11만4000원)를 기부했다. 100차례 이상 기부해 2200달러(261만 원)를 내놓은 사람도 있었다. 소액후원금을 많이 낸 지역은 샌더스 의원의 지역구인 버몬트 주와 워싱턴DC, 워싱턴 주였다. 진보 성향이 강한 뉴잉글랜드 지역과 캘리포니아 주, 워싱턴·오리건 주에서도 후원금이 답지했다. 하지만 샌더스가 개혁대상으로 꼽은 월스트리트에서 나온 후원금은 겨우 2%에 그쳤다. 무직자들이 쌈짓돈을 내놓은 이유는 샌더스가 주류 정치권과 재계를 일관되게 비판하며 부의 불평등 해소를 주장하기 때문이다. 미국의 돈줄을 쥐고 있는 월스트리트의 개혁, 주립대학 무상교육, 전 국민 의료보험 시스템, 최저임금 15달러(약 1만8000원)로 인상 등의 공약이 서민층으로부터 열렬한 호응을 얻었다. 황인찬 기자 hic@donga.com}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로 사실상 확정된 부동산 재벌 도널드 트럼프(사진)가 지난 30년간 3500건 이상의 송사(訟事)에 휘말린 것으로 드러났다. 트럼프는 기업을 이끈 수완을 내세워 ‘탁월한 협상가’라고 홍보해 왔지만 실은 사흘에 한 번꼴로 법적 분쟁에 시달린 ‘소송 왕’이었던 셈이다. USA투데이는 1일 트럼프와 그의 기업이 연루된 연방과 주 법원의 재판 기록을 분석해 트럼프가 30년간 3500여 건의 소송에 관여됐다고 보도했다. 1500건은 트럼프가 원고였고 1450건은 피고, 나머지는 파산이나 제3자의 소송이었다. 트럼프는 주로 기업 활동과 관련한 이권 소송에 휘말렸지만 대선 경선에 뛰어든 뒤로는 그를 상대로 한 일반 시민들의 소송이 급증해 최근 7주 사이 50여 건이 접수됐다. 최근 트럼프대 수강생들이 사기 혐의로 소송을 건 사건이 이슈화되면서 트럼프로 인해 피해를 입은 사람들의 줄소송이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트럼프는 세금 분쟁에서도 자유롭지 못했다. 트럼프와 그의 기업이 100여 건의 세금 분쟁에 연루됐다. 뉴욕 주는 미납 세금과 관련해 트럼프와 관련 기업의 자산에 대해 36건 이상의 저당권을 확보한 상태다. USA투데이는 “소송 기록을 보면 그의 리더십을 읽을 수 있다”며 “트럼프는 월등한 경제력과 뛰어난 변호인단을 앞세워 주택 소유자들을 압박했고 때론 부동산중개인이나 변호사에게 수수료를 주지 않고 버티기도 했다”고 전했다. 대부분의 소송은 해결됐으나 아직 수십 건은 미해결 상태다. 신문은 트럼프가 대통령이 된다면 미해결 소송들이 새 문제로 떠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그가 대통령이 되면 대통령과 정부가 법정에서 시시비비를 가리는 민망한 상황이 현실화될 수 있다고 USA투데이는 꼬집었다. 반면 민주당의 유력 대선 후보인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은 영부인, 상원의원, 국무장관을 거치며 900여 건의 소송에 연루됐다. 힐러리는 대부분 피고였으며 원고는 정치활동가나 교도소 죄수, 일반 시민이 많았다.황인찬 기자 hic@donga.com}

캐나다에서 에메랄드와 다이아몬드가 박힌 900만 달러(약 107억 원)짜리 황금 독수리상(사진)이 노상에서 강도를 당하는 사건이 벌어졌다. 높이 27cm에 무게 약 8.2kg인 독수리상은 캐나다 현대 예술품 중 최고가로 평가받는다. 캐나다방송 CTV 등 현지 언론은 ‘몰타의 독수리(The Maltese Eagle)’라고 불리는 황금 독수리상을 지난달 29일 오후 10시경 밴쿠버 래드너 거리에서 강도 2명에게 강탈당했다고 지난달 30일 보도했다. 독수리상의 주인인 사업가이자 보석애호가 론 쇼어 씨가 인근 교회에서 콘서트를 본 뒤 자신의 차로 이동할 때 강도들이 덮쳐 가방에 있던 독수리상을 빼앗아 달아났다. 평소 귀중품에 관심이 많던 쇼어 씨는 상속받은 재산과 저축에 집 담보대출까지 받아 2009년 예술가에게 의뢰해 독수리상을 제작했다. 몸통은 14K, 18K 금으로, 꽁지는 14K 백금으로 만들어졌으며 머리엔 736개의 작은 다이아몬드가 촘촘히 박혀 있다. 독수리 발톱 아래에 박힌 12.72캐럿짜리 에메랄드는 이 작품의 백미인데 보석 가격만 600만 달러(약 72억 원)이다. 쇼어 씨는 유방암으로 사망한 여동생을 기리기 위해 거액의 유방암 퇴치 기금을 내놓으려고 이 독수리상의 매각을 추진해 왔다. 황인찬 기자 hic@donga.com}

대학을 졸업한 이후에도 부모와 함께 살며 경제적 지원을 받는 이른바 ‘캥거루족’이 영국에서도 지난 10년 간 급증한 것으로 분석됐다.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는 28일 정부 통계 자료를 인용해 부모와 함께 사는 21~34세 성인이 약 280만 명이며 이는 2005년(210만 명)보다 70만 명 증가한 수치라고 보도했다. 영국 최대 보험회사인 아비바는 자체 분석을 통해 이런 캥거루족이 2025년에 380만 명까지 증가할 것으로 예측했다. 인디펜던트는 “영국은 자녀가 20대가 되면 자연스럽게 부모 곁을 떠나 독립하는 전통이 있었지만 취업과 경제난에 시달리는 요즘 젊은이들은 부모 품에 더 오래 있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고 지적했다. 영국의 평균 집값은 2005년 18만4000파운드(약 3억1800만 원)에서 지난해 27만9000파운드(4억8200만 원)로 52% 올랐다. 하지만 같은 기간 평균 월급은 30% 증가하는데 그쳐 월급쟁이의 내 집 마련은 더 힘들어졌다. 2000년대 후반부터 불어 닥친 세계적 경기침체는 특히 청년층의 일자리 부족과 비정규직 양산을 심화시켰다. 영국 재정연구소(IFS)는 지난해 22~30세 월급이 2008년보다 7% 낮아졌다고 분석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부모의 경제적 지원이 자녀가 주택을 구입하는데 핵심 요소가 되고 있다. 영국 경제경영연구센터(CEBR)는 이달 펴낸 연구보고서에서 소위 ‘엄마아빠통장(Bank of Mum and Dad)’이라 불리는 부모의 지원이 금융권에서 빌리는 총 부동산 대출 자금의 25% 수준까지 늘어나 770억 파운드(약 133조1500억 원)에 달한다고 밝혔다. 황인찬 기자 hic@donga.com}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28세인 여동생 김여정을 결혼시키기 위해 신랑감 물색에 나섰다고 영국 언론이 보도했다. 영국의 대중지인 더 선은 20일 “미혼인 김여정이 이달 열린 제7차 노동당대회에서 중앙위원회 위원에 오르면서 북한 여성 가운데 가장 높은 권력을 갖게 됐다”며 “오빠인 김정은이 동생의 배우자 물색에 나섰으며 평양 엘리트 청년 지원자 30여 명에 대한 면밀한 조사에 나섰다”고 전했다. 이 매체는 몇몇 탈북자의 말을 인용했으나 정보의 출처는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이 신문은 2012년에도 김여정의 신랑을 찾기 위한 작업이 있었으나 김정은의 기대를 충족하는 인물을 찾지 못해 무산됐다고 전했다. 하지만 이번 당대회에서 김여정의 역할이 커지자 신랑감 찾기 작업이 4년 만에 다시 시작됐다는 것이다. 신랑감은 △김일성대 재학생이나 졸업자 △키 5피트 10인치(약 177.8cm) 이상 △준수한 외모 △인민군 복무 경험 등의 조건을 모두 충족해야 한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이 매체는 한 탈북자의 말을 인용해 “김여정은 쾌활하지만 거만하기도 한 여성”이라고 전했다. 이 신문은 북한 당국이 김여정의 신랑감 찾기에 나선 것을 영국 방송 ITV의 인기 데이트 프로그램 ‘테이크 미 아웃’(여성 30명과 남성 1명이 출연하는 데이트 프로그램)의 북한판으로 비유했다. ‘백두혈통’, ‘김정은 북한의 2인자’라는 수식어가 붙는 김여정은 실세 중 실세로 꼽히지만 그의 결혼 및 출산 여부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국가정보원은 지난해 4월 “김여정이 결혼했고 다음 달 출산할 예정”이라고 밝혔으나 남편 신원은 파악하지 못했다. 지난달 방북했던 일본 요리사 후지모토 겐지 씨는 “김여정이 미혼이라고 들었다”고 전했다.황인찬 기자 hic@donga.com}
미국이 남중국해에서 영향력을 확대하는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베트남에 대한 무기 금수(禁輸) 조치를 전면 해제했다. 베트남은 이에 화답해 13조여 원어치의 미 보잉사 여객기 100대를 구매하기로 했다. 취임 이후 처음으로 베트남을 방문한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은 23일 하노이 주석궁에서 쩐다이꽝 베트남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가진 뒤 기자회견을 열어 “금수 조치 해제는 양국의 군사협력을 더욱 돈독하게 만들 것”이라며 이같이 발표했다. 미국은 1984년 베트남 공산당이 반(反)체제 인사들을 탄압한다는 이유로 베트남에 대한 무기 수출을 금지했다. 이후 단계적으로 해제했지만 여전히 첨단 무기의 판매는 금지해왔다. 하지만 중국이 최근 남중국해에서 영토 확장 욕심을 드러내자 베트남 인권 상황이 크게 개선되지 않았음에도 금수 조치를 전면 해제한 것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이번 결정은 중국 때문이 아니라 미국과 베트남의 관계 정상화를 위해서일 뿐”이라고 했다. 그러나 CNN은 미 당국자의 말을 인용해 “오바마 대통령이 베트남을 찾아 금수 조치를 해제한 것은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고 보도했다. 중국은 17일 남중국해에서 중국 전투기가 미 해군 함정에 근접 비행해 위협할 정도로 영향력 확장 의도를 감추지 않았다.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달 26일 미국 CBS와의 인터뷰에서 “중국이 남중국해에서 국제사회의 규범과 법에 따라 행동하는 것이 아니라 베트남과 필리핀 등 주변국들 사이에서 ‘골목대장’처럼 제멋대로 행동하고 있다”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베트남은 숙원이었던 금수 조치 해제라는 선물을 준 미국에 상응하는 답례를 할 것으로 보인다. 양국은 베트남 중부지역의 중심지 겸 전략항구 도시인 다낭과 깜라인 만에 미군을 주둔시키는 문제를 논의하고 있다. 베트남이 미군 재주둔을 허용할 방침인 깜라인 만은 미군이 베트남전쟁 당시 전투기와 수송기, 병력 집결지로 활용한 동남아의 군사 요충지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쩐다이꽝 국가주석과 호찌민 전 주석(1890∼1969)의 청동 흉상 앞에 나란히 서서 악수를 했다. 미국은 1995년 베트남과 수교한 이후 교류를 확대해 왔다. 오바마 대통령은 2000년 빌 클린전 전 대통령, 2006년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에 이어 미국 대통령으로는 세 번째로 베트남을 방문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작전 중에 숨진 병사들의 유해를 찾거나 지뢰 제거, 고엽제 피해 지역 복원 같은 아픈 전쟁의 유산들이 남아 있다”면서 이런 문제 해결에 협조하는 베트남 정부에 감사를 표시했다. 오바마 대통령의 베트남 방문을 계기로 양국 기업 간 160억 달러(약 18조9520억 원) 규모의 양해각서(MOU)가 체결됐다. 베트남의 저가 항공사 비엣젯항공은 미 보잉사로부터 여객기 100대를 113억 달러(약 13조4470억 원)에 구매하기로 했다. 미 엔진 제조회사 프랫앤드휘트니로부터는 항공기 엔진 135개를 30억 달러(약 3조5700억 원)에 사기로 했다. 베트남은 한때 중국의 이념적 동지였지만 이제는 베트남전쟁에서 총구를 겨눴던 미국과 손잡고 중국을 견제하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과거 수세기 동안 중국이 베트남을 침공했던 오랜 역사가 있어 베트남인들에겐 반중(反中) 감정이 내재돼 있다. 반면 베트남전쟁은 이미 잊혀진 전쟁이 됐다. 베트남 인구의 절반은 30세 이하이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는 오바마 대통령의 베트남 방문에 대해 “중국이라는 공동의 적과 맞선 미국과 베트남의 관계 개선 등 변화의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황인찬 기자 hic@donga.com}

아프가니스탄에서 활동하는 무장단체 탈레반의 최고지도자인 아흐타르 만수르(48·사진)가 미군 드론의 폭격을 받아 사망했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탈레반 고위 사령관인 압둘 라우프는 22일 AP와의 인터뷰에서 “만수르가 20일 밤 아프간과 파키스탄의 접경 지역에서 사망했다”고 밝혔다. 아슈라프 가니 아프간 대통령도 트위터에 “(만수르는) 평화회담을 하자는 우리 요구를 거절해왔다”며 만수르의 사망 사실을 알리는 글을 올렸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앞서 CNN은 21일 미 당국자의 발언을 인용해 “만수르가 대원 1명과 함께 아프간 접경 지역인 파키스탄의 아마드 왈에서 차량을 타고 이동하던 중 미군 드론의 공격을 받아 사망한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이번 공습은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재가를 받아 이뤄졌으며, 드론 여러 대가 작전에 투입된 것으로 알려졌다. 미 국방부 피터 쿡 대변인은 21일 사망 여부에 대한 확인을 유보한 채 “만수르는 평화 협상과 관계 회복의 장애물이었다. 그는 탈레반 지도자들이 아프간 정부와 평화 협상 테이블에 마주 앉는 것조차 허용하지 않았다”고만 밝혔다. 만수르는 1968년 아프간 남부 칸다하르 주에서 태어나 10대 때 이슬람 저항 운동에 투신해 당시 아프간을 점령한 소련을 상대로 게릴라 활동을 벌였다. 1987년에는 교전 중 몸 13군데에 부상을 입었다. 1994년 출범한 탈레반의 창립 멤버였고 미국 뉴욕 9·11테러를 저지른 알카에다의 지도자 오사마 빈라덴과도 개인적으로 친분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만수르는 1996년 탈레반 집권 후에는 항공부 장관을 지냈다. 2001년 탈레반 정권이 미군에 축출된 이후에는 주로 칸다하르 주에서 테러 활동을 지휘했고, 2010년 탈레반의 2인자가 됐다. 만수르는 지난해 6월 전임자인 무하마드 오마르(2013년 사망)에 이어 최고지도자 자리에 올랐다. 만수르는 지도자가 된 후 8월 알자지라가 공개한 첫 연설에서 “우리의 목표는 이슬람법과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고 이를 위해서는 지하드(성전·聖戰)를 계속해야 한다”며 단합을 강조했다. 지난해 12월 아프간 정부는 만수르가 탈레반 지도부 회의 중 충격으로 사망했다고 발표했지만, 탈레반이 나흘 뒤 그의 육성이 담긴 것으로 추정되는 16분짜리 음성 파일을 공개했다. 하지만 이번에 만수르의 사망이 사실상 공식 확인되면서 벌써부터 아프간엔 혼란이 일고 있다. 21일 아프간 중부의 우루즈간에서 한 경찰관이 동료 경찰관 6명을 총으로 쏴 죽이는 등 탈레반의 소행으로 보이는 테러가 발생했다. 오마르 사마드 전 프랑스 주재 아프간 대사는 알자지라와의 인터뷰에서 “향후 탈레반 내 권력지형도뿐만 아니라 그들이 저지르는 테러 형태에도 큰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황인찬 기자 hic@donga.com}

미국 워싱턴에서 기업의 이익을 위해 정부와 의회 등에 전방위적으로 로비를 벌이는 무역업계들은 공화당 도널드 트럼프보다는 민주당의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69·사진)이 백악관 주인이 되기를 바라는 것으로 나타났다. 친(親)기업적인 공화당과 재계는 기업 하기 좋은 환경을 위해 오랫동안 서로 끌고 밀어주는 협력 관계를 유지해 왔다. 하지만 도널드 트럼프가 공화당 후보로 굳어지면서 보수 공화당과 재계 사이에 심각한 균열이 생긴 것이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워싱턴에서 활동하는 무역협회 16곳의 대선 후보 지지 성향을 분석해 18일 보도했다. 이들 무역협회는 기업 10만 곳을 대신해 워싱턴에서 로비를 벌이는데 해당 기업들의 연매출은 총 3조5000억 달러(약 4162조 원)에 이른다. 설문에 답한 무역협회 16곳 가운데 절반은 클린턴을, 25%는 트럼프의 손을 들어줬다. 민주당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을 지지하는 곳은 없었다. 어디로 튈지 모르는 예측 불허 스타일에 사안마다 좌충우돌하는 트럼프나 “월가를 뒤집겠다”고 핏대를 세우는 샌더스보다 클린턴이 비즈니스를 하기에 훨씬 낫다고 여기는 것이다. 시스코 GE 등을 회원사로 둔 전미무역협의회(NFTC) 빌 레인시 회장은 “회원사들을 생각하면 클린턴이 그나마 덜 나쁜 선택”이라며 “클린턴은 적어도 이슈를 잘 이해하고 잘 들어준다. 하지만 트럼프는 중요한 정보들을 떠벌리고 다닌다. 트럼프와 샌더스는 한마디로 끔찍하다”고 토로했다. 하지만 재계는 클린턴이 경선 과정에서 사회주의자로 불리는 샌더스와 경쟁하면서 점점 정책이 ‘좌클릭’하는 것을 우려하고 있다. 소비자기술협회(CTA) 게리 사피로 회장은 “역대 대선에서 이번처럼 친기업적인 후보가 없었던 적은 처음이다. 재계는 트럼프와 클린턴 모두 적으로 여기고 있다”고 말했다. 일부 협회들은 과다한 규제를 해 온 민주당 버락 오바마 정권 때문에 지난 8년 동안 힘겨운 시기를 보냈지만 차기 정부 아래서 상황이 더 악화될 것으로 우려한다고 FT는 전했다. 양당 후보들이 치고받는 혼탁한 경선 때문에 이미 국내 기업들이 경영활동에 피해를 입고 있다고 밝힌 협회도 있었다. 친기업적인 공약이 뚜렷하게 보이지 않을 뿐 아니라 경제공약이 오락가락하면서 시장의 우려가 커진 것이다. 설문 항목별로는 무역 부문의 경우 클린턴이 63%의 지지를 받아 한 곳의 지지도 받지 못한 트럼프를 제쳤다. 조세 부문에서는 법인세 인하를 내세운 트럼프(31%)의 지지율이 클린턴(25%)보다 높았다. 미국 국제투자기구(OFII)의 낸시 매클러넌 대표는 “몇 주 전 한국과 일본을 다녀왔는데 온통 미국 대선 후보에 대한 우려와 걱정뿐이었다”며 “1980년대로 시계를 돌리려 하는 경제공약과 설익은 발언 때문에 기업인들의 속은 타들어간다”고 말했다. 황인찬 기자 hic@donga.com}

미국 민주당 대선 경선에서 패색이 짙어진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75·버몬트·사진) 지지자들이 당 지도부에 살해 협박을 하며 집단적인 과격 행동에 나섰다. 샌더스 의원에게 유리하게 경선 규정 변경을 요구하다 받아들여지지 않자 물리력을 행사한 것이다. 뉴욕타임스(NYT)는 14일 네바다 주 전당대회에서 샌더스 지지자들이 의자를 비롯한 집기를 집어던지고 고함을 치는 등 난동을 부렸다고 16일 보도했다. 이날 대회에서는 7월 필라델피아에서 열리는 민주당 전국전당대회에 파견할 선거인단 선출 문제가 논의됐다. 앞서 2월 네바다 주 코커스(당원대회)에서 샌더스 의원이 득표율 47%로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53%)에게 뒤졌지만 지지자들은 규정을 변경해 샌더스에게 최소 동일한 선거인단을 배정해 달라고 요구했다. 하지만 로버타 랭 네바다 주 민주당 의장을 비롯한 지도부가 받아들이지 않자 샌더스 지지자들이 폭발한 것이다. 샌더스 지지자들은 랭 의장에게 1000통이 넘는 항의 전화와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지옥을 준비해라. (협박)전화는 멈추지 않을 것이다” “공개적으로 처형하겠다”는 협박에 이어 “(랭 의장의) 손주들이 어느 학교에 다니는지 안다”는 위협도 있었다. 랭 의장은 “가족들이 공포에 떨고 있다”고 말했다. NYT는 “힐러리는 분노한 샌더스 지지자를 자극하지 않으면서 샌더스의 경선 포기를 이끌어내고 당을 통합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고 보도했다. 조시 어니스트 백악관 대변인은 16일 정례브리핑에서 “이번과 같은 정치적 논쟁이 폭력을 정당화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 17일 민주당 경선에서는 클린턴이 켄터키 주에서, 샌더스가 오리건 주에서 각각 승리했다. 이날까지 클린턴은 총 2294명을 확보해 매직 넘버(대선 후보 확정에 필요한 대의원 수)까지 단 89명만을 남겨뒀다. 이날 켄터키 한 곳에서 경선을 치른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 후보는 1175명의 대의원을 확보해 62명만 더하면 매직 넘버에 도달한다.황인찬 기자 hic@donga.com}

“남편이 ‘범죄인을 모조리 죽이겠다’는 등 무서운 발언을 내뱉고 있지만 폴리에스테르 같은 화학섬유에 가려움을 타 면 소재 옷만 고집하는 민감한 사람입니다.” 폭력배 소탕을 강조하며 갖은 막말을 해대 ‘필리핀의 트럼프’와 ‘징벌자’ 등으로 불리는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 당선인(71)의 사실상 두 번째 부인인 시엘레토 허닐렛 아반세냐 씨(46)는 15일 필리핀 매체 인콰이어러와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1998년 첫 번째 부인과 이혼한 두테르테는 대통령 당선 후 큰딸인 사라 두테르테(38)에게 퍼스트레이디 역할을 맡기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현지 언론은 딸은 공식 석상에만 나서고 실질적인 대통령 부인은 아반세냐 씨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간호사 출신인 그녀는 비록 혼인신고는 하지 않았지만 20년 가까이 두테르테 당선인과 사실혼 관계를 유지하며 딸 베로니카(12)를 낳아 키우고 있다. 아반세냐 씨는 유세 현장뿐 아니라 당선 이후에도 남편이 청바지와 줄무늬 폴로셔츠 등 캐주얼 차림만 고수하는 것에 대해 “남편이 좋아해서 그런 옷을 사다 줬는데, 이제 대통령이 된 만큼 자리에 걸맞은 옷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열심히 쇼핑하고 있다”고 말했다. 남편이 바닷물고기인 탐반 튀김이나 필리핀식 돼지고기 채소 볶음밥인 히나마이 같은 서민적인 음식을 좋아한다며 “남편은 식탁에 반찬이 너무 많으면 되레 식욕이 떨어진다고 말하기도 한다”고 소개했다. 아반세냐 씨는 이어 “남편이 범죄 척결이라는 대선 공약을 지키기 위해 목숨을 걸고 전념할 것”이라며 다바오 시장 시절 두테르테 당선인이 유괴 범죄를 처리하면서 아이의 시체가 발견될 때까지 잠을 자지 않았다는 일화도 전했다. 아반세냐 씨는 다바오에서 미스터도넛 가맹점 11개와 출장 음식점, 정육점을 운영하는 사업가이기도 하다. 다음 달 30일 대통령에 취임하는 남편을 따라 마닐라로 가지 않고 당분간 다바오에 남을 것이라고 인콰이어러는 전했다. 두테르테 당선인도 “취임 이후 몇 달간은 마닐라와 다바오를 오가며 (기러기) 생활을 하겠다”고 밝혔다. 인콰이어러는 “(부인이 당선인과 정반대로) 매우 부드럽고 여성적이며 20년 가까이 헌신적으로 내조했다. 정치에는 전혀 관여하지 않고 가정만 챙겼다”고 전했다. 아반세냐 씨는 “(25년 연상인) 남편의 건강 상태를 철저히 챙겨요. 저는 혈압 약을 두 개나 먹고 있는데 남편은 멀쩡하고 저보다 더 건강해요”라며 웃었다. 한편 두테르테 당선인이 대통령에 취임하면서 공석이 된 다바오 시장직은 그의 딸 사라가 물려받았다. 사라는 9일 대선과 함께 치러진 지방선거에서 99.6%의 득표율로 3년 임기의 시장에 당선됐다. 다바오 부시장엔 두테르테 당선인의 아들인 파올로가 선택됐다. 아버지가 대통령이 되면서 딸과 아들이 다바오 시 권력을 모두 물려받은 것이다. 사라는 2010년에도 다바오 시장으로 당선됐다. 당시 두테르테 시장이 ‘시장 3회 연임’ 제한 규정에 걸리자 사라가 시장 선거에 대신 나선 것이다. 그 대신 두테르테 시장은 부시장에 당선돼 딸 밑에서 일하는 모습을 연출하고 3년 뒤인 2013년 다시 시장 자리를 차지했다. 필리핀에선 유력 가문의 가족이 권력을 대물림하며 나누어 갖는 것을 흔히 볼 수 있다. 두테르테 당선인의 부친도 1950년대 다바오 주지사를 지냈다. 3대가 다바오를 장악하고 가문 정치를 해 온 셈이다.황인찬 기자 hic@donga.com·주성하 기자}

“이제 와 트럼프를 제치고 제3의 후보를 내세우는 것은 미국이 자살을 택하는 것과 같다.” 미국 공화당전국위원회(RNC)의 레인스 프리버스 의장(사진)은 15일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당 대선 후보로 사실상 확정된 도널드 트럼프를 다른 인물로 대체할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밋 롬니 전 매사추세츠 주지사를 비롯한 당 중진들이 트럼프를 대체할 후보를 내세우기 위해 물밑 작업에 나선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뉴욕타임스(NYT) 워싱턴포스트(WP) 등 유력 언론들이 연일 트럼프 때리기에 나서자 수호천사를 자처한 것이다. 프리버스 의장은 “어디서 후보를 납치해 와 선거에 투입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이런 행위는 8년의 민주당 정권을 연장시키는 것뿐만 아니라 (민주당 성향의) 대법원이 100년 가까이, 몇 세대 동안 미국이란 배를 난파시키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유권자들은 트럼프의 사생활보다 누가 워싱턴 정가에 지각변동을 일으킬 것인가에 관심이 있다”며 “사람들은 (정치에) 화가 나 있고, 트럼프가 기성 정치 체제를 확 바꿀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다만 프리버스 의장은 2012년 공화당 대선 후보였던 롬니 전 주지사가 납세 명세를 공개했던 것을 언급하며 “트럼프가 (납세 의혹에 대해) 결국 답을 내놓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황인찬 기자 hic@donga.com}
“이제와 트럼프를 제치고 제3의 후보를 내세우는 것은 미국이 자살을 택하는 것과 같다.” 미국 공화당전국위원회(RNC)의 레인스 프리버스 의장은 15일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당 대선후보로 사실상 확정된 도널드 트럼프를 다른 인물로 대체할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밋 롬니 전 매사추세츠 주지사를 비롯한 당 중진들이 트럼프를 대체할 후보를 내세우기 위해 물밑 작업에 나선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뉴욕타임스(NYT) 워싱턴포스트(WP) 등 유력 언론들이 연일 트럼프 때리기에 나서자 수호천사를 자처한 것이다. 프리버스 의장은 “어디서 후보를 납치해와 선거에 투입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이런 행위는 8년의 민주당 정권을 연장시키는 것뿐만 아니라 (민주당 성향의)대법원이 100년 가까이, 몇 세대 동안 미국이란 배를 난파시키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유권자들은 트럼프의 사생활보다 누가 워싱턴 정가에 지각 변동을 일으킬 것인가에 관심이 있다”며 “사람들은 (정치에)화가 나있고, 트럼프가 기성정치 체제를 확 바꿀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다만 프리버스 의장은 2012년 공화당 대선후보였던 롬니 전 주지사가 납세 내역을 공개했던 것을 언급하며 “트럼프가 (납세 의혹에 대해)결국 답을 내놓아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황인찬 기자 hic@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