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미국과 중국처럼 금융 빅데이터를 사고팔 수 있는 ‘금융분야 데이터 거래소’가 연내 설립된다. 비실명 처리한 보험회사 차량 사고 정보, 카드회사 매출 정보 등이 거래 대상이다. 금융위원회는 3일 ‘금융 빅데이터 인프라 오픈 행사’를 열고 이러한 내용의 금융분야 빅데이터 인프라 구축 방안을 내놓았다. 이 방안은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원유’로 불리는 빅데이터를 금융분야에서도 안전하고 혁신적으로 활용하기 위해 마련됐다. ‘금융분야 빅데이터 거래소’는 올해 금융보안원 안에 설립한 뒤 내년 상반기(1∼6월) 중 시범 거래를 실시할 예정이다. 거래소는 핀테크 기업을 비롯한 금융회사, 창업·중소기업, 대학 및 연구소 등이 신사업 모델을 개발하거나 연구를 할 때 쓸 금융 데이터를 사고파는 곳이다. 예를 들어 보험료 할인상품을 개발하기 위해 보험사들의 차량 사고 정보와 차량 안전장치 정보를 결합해 요금모델들을 만드는 식이다. 기업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정보와 종합주가지수 정보를 결합해 소셜 데이터에 따라 주가를 전망하는 로보어드바이저도 개발할 수 있다. 금융위는 기존 금융사 등 공급자와 핀테크 기업 같은 수요자가 거래소를 이용할 때 데이터의 활용 가치를 따져 가격 체계를 마련할 예정이다. 이와 별개로 신용정보원은 4일부터 금융사 5000여 곳이 보유한 약 4000만 명의 신용정보를 누군지 알아볼 수 없게 비식별화한 ‘일반신용DB(CreDB)’를 공개한다. 데이터 이용 희망자는 홈페이지에서 신청해 심의위원회 심의를 거쳐 데이터를 받을 수 있다. 심의위는 데이터 활용 목적이 상품 개발이나 연구 목적인지를 따진다. 데이터는 당분간 무상으로 제공되며 향후 유상으로 전환된다. 금융위는 데이터를 결합하고 분석할 ‘데이터 전문기관’도 조만간 지정하고 이 기관에서 데이터 분석가를 양성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이번 방안은 기본적으로 신용정보법 개정안이 국회에서 통과돼야 활성화될 수 있지만, 일반신용DB 제공 서비스나 금융분야 데이터 거래소 운영은 법 개정과 상관없이 이용할 수 있는 익명 정보를 토대로 운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조은아 기자 achim@donga.com}
금융감독원이 3일 KB금융지주와 국민은행을 시작으로 4년 만의 금융회사 종합검사에 본격적으로 착수한다. 당국은 필요한 검사만 선택적으로 진행하겠다는 방침이지만 금융권은 바짝 긴장하고 있다. 금감원의 종합검사 제도는 2015년 사실상 폐지됐다가 지난해 윤석헌 원장의 취임 이후 소비자 보호를 위해 부활하기로 했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감원은 3일부터 KB금융지주와 국민은행 종합검사를 시작한다. 금감원 관계자는 “KB금융은 고객이 많아 그만큼 중요하기 때문에 첫 검사 대상이 됐다”며 “KB금융이 특별히 문제가 심각해서 그런 것은 아니다”고 밝혔다. 일단 이달 시중은행 중에선 국민은행만 종합검사가 진행된다. 보험업권에선 17일 한화생명, 메리츠화재가 검사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 금감원 관계자는 “금융소비자 보호 여부, 경영 건전성, 내부 통제 및 지배구조 등 여러 지표를 살펴본 뒤 검사 대상을 정했다”며 “다만 현재 소송이 진행 중인 즉시연금 과소지급 논란은 검사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4년 만에 이뤄지는 올해 종합검사는 기존보다 검사 대상은 줄이면서 필요한 부분에 집중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이에 따라 금융업계에선 수검 부담이 줄어들 것을 기대하면서도 검사 강도는 그만큼 세질지 모른다며 긴장하고 있다. 특히 보험업계의 걱정이 크다. 윤 원장이 보험사들의 소비자 보호가 취약하다고 판단하고 있고, 실제로 민원도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보험사들은 즉시연금, 암보험금 등의 이슈를 두고 지난해 금감원과 갈등을 빚은 바 있다.조은아 기자 achim@donga.com}

“미중 무역전쟁으로 군사 충돌이 일어날 수 있다는 얘기까지 나옵니다. 무력충돌이 일어나지 않더라도 이번 무역전쟁의 여파는 오래도록 남을 것입니다.”(스티븐 로치 미국 예일대 교수) “미중 무역전쟁은 최고 자리를 둔 다툼이라 죽음까지 갈 수 있는 싸움입니다. 이 사실을 중국 지도자들이 알고 있나 모르겠습니다.”(앤디 셰 전 모건스탠리 이코노미스트) 미국과 중국의 금융 전문가들은 29일 서울 중구 을지로 롯데호텔에서 열린 ‘2019 동아국제금융포럼’에서 최근 세계 금융시장을 뒤흔들고 있는 미중 무역전쟁의 위험성을 심각하게 우려했다. 이들은 미중 무역전쟁이 일시적인 갈등이 아니라 앞으로 장기화할 것이고, 세계 금융 및 통신망을 놓고 다투는 ‘기술전쟁’으로 번질 것이란 전망을 내놨다. 강연자들은 미중 무역전쟁이 잘 해결되지 않으면 세계 경제가 위기에 빠질 수 있다고 입을 모았다.○ “미중 무역전쟁 수십 년 이어질 것” 전문가들은 미국과 중국의 정치 환경을 고려하면 미중 무역전쟁이 장기화할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미국은 중국을 타깃으로 삼아 공격해야 내부적으로 결집하기 쉽고, 중국은 미국에 도발하며 우위를 입증해야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 체제를 공고히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로치 교수는 “미국은 남북전쟁 이후로 최악의 정치 양극화 상태이기 때문에 (사회 불만을 다독이기 위해) 중국을 거칠게 공격한다”며 “미국 중산층은 사회 문제가 중국 때문이라 믿고 있고 미국 의회도 초당파적으로 중국 공격을 지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셰 전 이코노미스트는 “(과거에 미국에 당한) 일본 재계의 리더들이 중국 정치인들에게 ‘미국이 언젠가 중국을 압박할 거다’라고 비공식적으로 주의를 줬다”고 설명했다. 1985년 ‘플라자합의’ 때 미국의 압박으로 엔화 가치가 절상돼 일본 경제가 위기에 빠진 점을 언급한 것이다. 그는 이어 “중국 국민은 중국의 추월을 용납할 수 없다는 미국을 참지 못한다”고도 말했다. 이러한 양국의 갈등은 중국 경제가 성장함에 따라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로치 교수는 “중국 경제가 위기 직전이고, 미국은 초강대국이란 인식이 있는데 이는 과장됐다”며 “중국은 저축률, 투자율이 높아 경제의 펀더멘털(기초체력)이 견고하지만 미국은 상대적으로 저축률과 생산성이 낮아 장기 전망에 의문이 제기되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셰 전 이코노미스트는 “서구는 이제 하락세고 동아시아가 세계 중심이 되는 건 불가피한 흐름”이라며 “미중 갈등은 수십 년간 이어질 것”이라고 했다. 문제는 미중 무역전쟁이 두 나라 문제에 그치지 않고 세계 경제를 통째로 위기에 몰아넣을 수 있다는 점이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미중 무역전쟁이 격화되며 최근 금융시장이 흔들리고 있다”며 “세계 경제에 직접 충격파를 주고 경제심리에 부정적인 영향이 나타나고 있다”고 우려했다. ○ “무역전쟁보다 10배 심각한 기술전쟁 올 것” 미중 무역전쟁보다 훨씬 강도 높은 미중 기술전쟁도 예고됐다. 이종화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는 “미중 무역협상이 타결돼도 기술전쟁이 계속될 것”이라며 “중국은 ‘중국제조 2025’ 정책으로 산업 지원을 강화하는 한편 미국은 중국의 하이테크 기업을 규제하고 전략적으로 중국의 기업 인수를 승인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셰 전 이코노미스트도 “무역전쟁보다 기술전쟁이 10배 이상 심각하단 얘기도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중국 정부는 이번 미국과의 무역전쟁을 계기로 중국 스스로의 기술표준과 공급망을 만들어야 한다는 걸 깨달았을 것”이라며 “중국은 워낙 규모가 커서 시간이 걸리더라도 이를 만들어낼 수 있다”고 했다. 최근 구글이 미국의 ‘블랙리스트’에 오른 중국 최대 정보기술(IT) 회사 화웨이에 스마트폰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 공급을 중단함에 따라, 중국 정부가 향후 비슷한 위험에 처하지 않기 위해 자국 기술표준과 공급 체계를 구축할 것이란 얘기다. 미중 갈등이 실제 전쟁으로 이어질 것인지에 대해 로치 교수는 “아니다”라고 봤다. 다만 최악의 상황을 피하기 위해 양국의 끊임없는 대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로치 교수는 “양국이 투자조약을 맺어 외국인 지분 제한을 서로 없앨 수 있다”며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에선 양국의 대화가 식사만 같이하는 수준에 머물러 있는데 대화를 상시화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미중 무역전쟁으로 금융시장이 출렁이는 가운데 대외 의존도가 높은 한국의 전략은 더 세밀해져야 한다는 조언도 나왔다. 셰 전 이코노미스트는 “한국은 향후 몇 년간 어떤 핵심 경쟁력에 집중할지 결정하는 게 중요하다”며 “미중 갈등에 휩쓸리지 말고 한쪽 기술을 너무 많이 활용하지 않는 식으로 중심을 잡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조은아 achim@donga.com·남건우 기자 ● 주요 참석자 명단 (가나다순) ▽금융계 김도진 IBK기업은행 행장, 박진회 한국씨티은행 행장, 손태승 우리금융그룹 회장, 심성훈 케이뱅크 행장, 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장, 이대훈 NH농협은행 행장, 이용우 카카오뱅크 대표이사, 지성규 KEB하나은행 행장, 진옥동 신한은행 행장 ▽금융 관련 협회 권용원 한국금융투자협회 회장, 김덕수 여신금융협회 회장, 김용덕 손해보험협회 회장, 김태영 전국은행연합회 회장, 박재식 저축은행중앙회 회장, 신용길 생명보험협회 회장 ▽국책은행·공공기관 백남수 한국수출입은행 부행장, 성주영 KDB산업은행 수석부행장, 손상호 한국금융연구원 원장, 신현준 한국신용정보원 원장, 위성백 예금보험공사 사장, 유광열 금융감독원 수석부원장, 윤면식 한국은행 부총재 ▽정·관계 김종석 자유한국당 의원(정무위원회 간사), 조정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정책위의장), 정성호 더불어민주당 의원(기획재정위원장), 최종구 금융위원장 ▽연사 및 패널 김소영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 스티븐 로치 미국 예일대 교수, 앤디 셰 전 모건스탠리 이코노미스트, 야곱 달 맥킨지앤드컴퍼니 아시아뱅킹리더, 이성용 신한금융지주 미래전략연구소 대표, 이종화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 최광해 우리금융경영연구소 대표이사}

미중 무역전쟁이 냉전의 형태로 장기화할 것이라는 세계 석학들의 경고가 나왔다. 한국이 이를 버틸 체력이 있는지 의문이라는 시각도 제기됐다. 스티븐 로치 미국 예일대 교수는 29일 서울 중구 을지로 롯데호텔에서 동아일보 채널A 주최로 열린 ‘2019 동아국제금융포럼’에서 “미중 무역전쟁으로 ‘경제적 냉전(Cold War 2.0)’의 징후가 나타나고 있다. 양국은 심각한 불신의 시대로 접어들었다”고 진단했다. 로치 교수는 모건스탠리 아시아 회장을 지낸 미중 관계 전문가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예견했던 앤디 셰 전 모건스탠리 이코노미스트는 “무역전쟁이 기술전쟁으로 심화될 것”이라며 “미중이 별도의 기술표준을 정립하고 공급망을 갖추면 세계는 양국의 기술표준에 따라 양분될 것”이라고 했다. 미중 사이에 낀 한국은 지정학적 리스크와 함께 세계 교역량 위축에 따른 구조적 위험에 노출돼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로치 교수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세계 무역성장률은 그 전의 절반 수준”이라며 수출 의존형 한국 경제가 쉽지 않은 상황에 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올해 7회째인 이번 포럼은 ‘다가오는 글로벌 경제 폭풍과 한국 금융’이라는 주제로 열렸다. 조은아 기자 achim@donga.com}
“미중 무역전쟁으로 군사 충돌이 일어날 수 있단 얘기까지 나옵니다. 무력충돌이 일어나지 않더라도 이번 무역전쟁 여파는 오래도록 남을 것입니다.” (스티븐 로치 미국 예일대 교수) “미중 무역전쟁은 최고 자리를 둔 다툼이라 죽음까지 갈 수 있는 싸움입니다. 이 사실을 중국 지도자들이 알고 있나 모르겠습니다.” (앤디 셰 전 모건스탠리 이코노미스트) 미국과 중국의 금융 전문가들은 29일 서울 중구 을지로 롯데호텔에서 열린 ‘2019 동아국제금융포럼’에서 최근 세계 금융시장을 뒤흔들고 있는 미중 무역전쟁의 위험성을 심각하게 우려했다. 이들은 미중 무역전쟁이 일시적인 갈등이 아니라 앞으로 장기화될 것이고, 세계 금융 및 통신망을 놓고 다투는 ‘기술전쟁’으로 번질 것이란 전망을 내놨다. 강연자들은 미중 무역전쟁이 잘 해결되지 않으면 세계 경제가 위기에 빠질 수 있다고 입을 모았다.● “미중 무역전쟁 수십 년 이어질 것” 전문가들은 미국과 중국의 정치 환경을 고려하면 미중 무역전쟁이 장기화될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미국은 중국을 타깃으로 삼아 공격해야 내부적으로 결집하기 쉽고, 중국은 미국에 도발하며 우위를 입증해야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 체제를 공고히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로치 교수는 “미국은 남북전쟁 이후로 최악의 정치 양극화 상태기 때문에 (사회 불만을 다독이기 위해) 중국을 거칠게 공격한다”며 “미국 중산층은 사회문제가 중국 때문이라 믿고 있고 미국 의회도 초당파적으로 중국 공격을 지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셰 전 이코노미스트는 “(과거에 미국에 당한) 일본 재계의 리더들이 중국 정치인들에게 ‘미국이 언젠가 중국을 압박할 거다’라고 비공식적으로 주의를 줬다”고 설명했다. 1985년 ‘플라자합의’ 때 미국의 압박으로 엔화가치가 절상돼 일본 경제가 위기에 빠진 점을 언급한 것이다. 그는 이어 “중국 국민들은 중국의 추월을 용납할 수 없다는 미국을 참지 못 해 한다”고도 말했다. 이러한 양국의 갈등은 중국 경제가 성장함에 따라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로치 교수는 “중국 경제가 위기 직전이고, 미국은 초강대국이란 인식이 있는데 이는 과장됐다”며 “중국은 저축률, 투자율이 높아 경제의 펀더멘털(기초체력)이 견고하지만 미국은 상대적으로 저축률과 생산성이 낮아 장기전망에 의문이 제기되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셰 전 이코노미스트는 “서구는 이제 하락세고 동아시아가 세계 중심이 되는 건 불가피한 흐름”이라며 “미중 갈등은 수십 년 간 이어질 것”이라고 했다. 문제는 미중 무역전쟁이 두 나라 문제에 그치지 않고 세계 경제를 통재로 위기에 몰아넣을 수 있다는 점이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미중 무역전쟁이 격화되며 최근 금융시장이 흔들리고 있다”며 “세계 경제에 직접 충격파를 주고 경제심리에 부정적 영향이 나타나고 있다”고 우려했다. ● “무역전쟁보다 10배 심각한 기술전쟁 올 것” 미중 무역전쟁보다 훨씬 강도 높은 미중 기술전쟁도 예고됐다. 이종화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는 “미중 무역협상이 타결돼도 기술전쟁이 계속될 것”이라며 “중국은 ‘중국제조2025’ 정책으로 산업 지원을 강화하는 한편, 미국은 중국의 하이테크 기업을 규제하고 전략적으로 중국의 기업 인수를 승인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셰 전 이코노미스트도 “무역전쟁보다 기술전쟁이 10배 이상 심각하단 얘기도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중국 정부는 이번 미국과의 무역전쟁을 계기로 중국 스스로의 기술표준과 공급망을 만들어야 한다고 깨달았을 것”이라며 “중국은 워낙 규모가 커서 시간이 걸리더라도 이를 만들어낼 수 있다”고 했다. 최근 구글이 미국의 ‘블랙리스트’에 오른 중국 최대 정보기술(IT) 회사 화웨이에 스마트폰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 공급을 중단함에 따라, 중국 정부가 향후 비슷한 위험에 처하지 않기 위해 자국 기술표준과 공급 체계를 구축할 것이란 얘기다. 미중 갈등이 실제 전쟁으로 이어질 것인지에 대해 로치 교수는 “아니다”라고 봤다. 다만 최악의 상황을 피하기 위해 양국의 끊임없는 대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로치 교수는 “양국이 투자조약을 맺어 외국인 지분 제한을 서로 없앨 수 있다”며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에선 양국 대화가 식사만 같이 하는 수준에 머물러 있는데 대화를 상시화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미중 무역전쟁으로 금융시장이 출렁이는 가운데 대외 의존도가 높은 한국의 전략은 더 세밀해져야 한다는 조언도 나왔다. 셰 전 이코노미스트는 “한국은 향후 몇 년간 어떤 핵심 경쟁력에 집중할지 결정하는 게 중요하다”라며 “미중 갈등에 휩쓸리지 말고 한쪽 기술을 너무 많이 활용하지 않는 식으로 중심을 잡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조은아 기자 achim@donga.com남건우 기자 woo@donga.com}
미중 무역전쟁이 냉전의 형태로 장기화할 것이라는 세계 석학들의 경고가 나왔다. 한국이 이를 버틸 체력이 있는지 의문이라는 시각도 제기됐다. 스티븐 로치 미국 예일대 교수는 29일 서울 중구 을지로 롯데호텔에서 동아일보 채널A 주최로 열린 ‘2019 동아국제금융포럼’에서 “미중 무역전쟁으로 ‘경제적 냉전(Cold War 2.0)’의 징후가 나타나고 있다. 양국은 심각한 불신의 시대로 접어들었다”고 진단했다. 로치 교수는 건스탠리 아시아 회장과 수석이코노미스트를 맡은 미중 관계 전문가다. 로치 교수는 “한국은 미중 양국에 모두 의존하고 있어 한쪽 편을 들면 다른 쪽의 보복을 당할 수 있다”며 “편을 들지 않고 외교적으로 문제를 풀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예견했던 앤디 셰 전 모건스탠리 이코노미스트는 “미중 무역전쟁은 기술전쟁으로 심화될 것”이라며 “각자 기술표준을 정립하고 공급망을 갖추면 세계는 양국의 기술표준에 따라 양분될 것”이라고 했다. 참석자들은 수출에 의존하는 한국 경제가 대외 환경 악화로 쉽지 않은 상황에 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올해 7회째인 이번 포럼은 ‘다가오는 글로벌 경제 폭풍과 한국 금융’을 주제로 열렸다. 조정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정책위의장), 정성호 민주당 의원(기획재정위원장), 김종석 자유한국당 의원(정무위원회 간사), 최종구 금융위원장, 주요 금융그룹 회장·은행장, 유관기관 단체장 등이 참석했다. 조은아 기자 achim@donga.com}

BC카드는 다양한 가맹점에서 최대 50% 할인 혜택을 제공하는 ‘빨간 날엔 BC’ 이벤트를 진행한다. 이벤트는 올해 연말까지 일요일 및 공휴일 등 ‘빨간 날’에 진행된다. 전월 실적에 상관없이 BC카드 가입자면 누구나 이용할 수 있다. 우선 BC카드는 미스터피자에서 최대 50%의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전국 미스터피자 영업점이나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앱)에서 ‘미스터피자 BC세트’를 ‘BC 신용카드2‘로 결제하면 즉시 50%를 할인해준다. 이 혜택은 선착순으로 500명에게 제공되며 카드당 월 1회 가능하다. 빨간 날이 아닌 날도 상시 할인 혜택은 제공된다. 미스터피자 영업점이나 앱에서 어떤 메뉴든 BC신용·체크카드로 결제하면 20%가 할인된다. 해피포인트의 ‘해피오더’에서는 BC카드가 배스킨라빈스와 던킨도너츠 제품을 배달 주문하는 고객에게 50% 할인 혜택을 준다. BC카드의 신용카드로 결제할 때 할인 혜택이 제공된다. 빨간 날이 아니어도 같은 조건으로 주문하면 20% 할인 된다. 이 할인 서비스도 카드당 월 1회 가능하다. BC카드는 중고물품 거래 플랫폼 ‘번개장터’에서 결제 수수료를 깎아준다. BC카드 가입자가 온라인에서 BC카드 간편결제 앱 페이북 ‘#마이태그’를 통해 해당 이벤트를 직접 태그한 뒤 BC카드로 결제하면 할인된다. 번개장터 태그는 매월 마지막 빨간 날 다음 날 배포된다. 고객 1인당 월 1회, 최대 1만 원까지 혜택을 준다. 서울 샤롯데씨어터에서 진행되는 뮤지컬 ‘스쿨 오브 락’의 7월 21일(예정) 공연 티켓도 할인한다. 공연 티켓을 BC카드의 신용카드로 구매하는 고객은 동일 등급 티켓 1장을 추가로 받을 수 있다.조은아 기자 achim@donga.com}

삼성생명의 ‘간편가입 종합간병보험’은 병력이나 나이가 많은 편이어도 가입할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이 상품은 우선 주보험에서 장기요양상태 1∼2등급 또는 중증치매를 보장한다. 병력이 있거나 나이가 많은 편이어도 가입이 가능할 수 있도록 심사를 간편화했다. ‘간병케어 서비스’도 도입해 실질적으로 간병에 도움이 되게끔 했다. 이 상품은 30세부터 70세까지 가입할 수 있으며, 만기는 90세, 95세, 100세 중 선택할 수 있다. 보험료 납입기간은 10년, 15년, 20년으로 나뉜다. 장기요양 상태는 90일 이후, 치매는 1년 이후부터 보장받을 수 있다. 중증치매 내용을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이 상품은 중증의 장기요양상태나 중증치매를 최초 1회에 한해 주보험에서 보장한다. 치매가 아닌 뇌졸중, 관절염 등으로 일상생활이 힘든 장기요양 상태의 경우에도 보장받을 수 있다. 중증치매나 장기요양 상태 1∼2등급 진단을 받은 가입자는 보험금을 일시금과 연금 형태로 받아 편리하게 활용할 수 있다. 연금 형태는 1개월이나 1년 단위로 받는다. 월 지급 보험금은 매월 발생하는 요양비로 쓸 수 있다. 연 지급 연금은 간병장비 등을 구입하거나 교체할 때 유용하다. 또 ‘경증이상간병특약’을 선택한 가입자는 주보험에서 보장하지 않는 경증의 치매와 장기요양 상태 3∼4등급도 보장받을 수 있다. 이 상품은 계약 심사 절차를 대폭 간소화한 점이 특징이다. 기본 고지 항목만 잘 밝히면 별도 서류나 진단서가 필요 없다. 기본 고지 항목은 △최근 3개월 내 진찰이나 검사를 통한 입원·수술·재검사에 대한 필요 소견 △2년 내 입원 및 수술 이력 △5년 내 암, 치매, 알츠하이머병, 뇌졸중 등으로 인한 진단·입원·수술·치료·투약 이력 등이다. 이 상품 가입자는 실질적으로 간병에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간병케어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경증 이상의 치매로 진단받은 사람은 치매환자 실종 방지를 위한 위치추적신호기를 받게 된다. 간병에 지친 가족들은 ‘보호자 심리상담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삼성생명 관계자는 “간편간병보험은 중증의 경우 일시금 외에 연금 형태로 보험금을 받을 수 있어 고객의 간병비 부담을 줄여 준다”며 “이런 장점 덕분에 판매를 시작한 지 한 달도 안 돼 1만2000건이 넘게 판매됐다”고 설명했다.조은아 기자 achim@donga.com}

현대카드는 24일부터 전국 16개 코스트코 매장과 온라인몰에서 제휴 카드로 현대카드만 사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이제부터 코스트코 온·오프라인 매장에서는 현금 외에 카드는 현대카드만 쓸 수 있다. 현대카드와 코스트코는 지난해 8월 제휴사업 계약을 통해 약 9개월간 새로운 ‘코스트코 특화’ 카드를 내놓기로 했다. 현대카드가 없는 코스트코 회원들은 온·오프라인에서 카드를 간편하게 발급받아 결제할 수 있도록 제도를 정비했다. 현대카드는 코스트코 고객들이 현장에서 불편함 없이 카드를 신청할 수 있도록 전국 모든 코스트코 매장에 카드 신청 공간을 충분히 확보해뒀다. 고객들은 현대카드 홈페이지와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앱)으로도 카드 신청을 할 수 있다. 아직 현대카드를 받지 못한 고객은 코스트코 매장 내에 있는 현대카드 신청 부스에서 카드를 신청하면 현장에서 발급받을 수 있는지 확인할 수 있다. 현대카드로부터 현장 발급이 가능함을 확인받은 고객은 스마트폰 앱카드나 휴대전화 메시지 등으로 카드번호를 우선 발급받아 사용할 수 있다. 현대카드는 코스트코와 단순한 결제 서비스 파트너를 넘어 전면적인 협력관계를 이어갈 예정이다. 코스트코 고객들의 쇼핑 데이터를 분석해 회원들에게 맞춤형 상품과 혜택을 추천한다. 장기적으로 현대카드, 코스트코 모든 채널에서 서로의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서비스를 만들어나갈 예정이다. 현대카드는 코스트코의 주요 고객인 개인 사업자를 대상으로 한 특화 서비스도 개발한다. 코스트코 대표 상품과 현대카드의 공간을 함께 활용하는 프로그램을 마련하는 등 마케팅과 브랜드 영역에서 다양한 협업을 한다. 현대카드 관계자는 “코스트코 고객들이 다채로운 혜택을 누리도록 결제서비스와 상품뿐만 아니라 다양한 영역에서 많은 준비를 하고 있다”며 “코스트코와의 파트너십을 금융과 유통의 협업으로 발전시켜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대카드는 코스트코 결제 서비스 시작을 계기로 다양한 이벤트도 진행한다. 6월 6일까지 2주간 코스트코에서 현대카드로 10만 원 이상 결제한 고객은 6개월 무이자 할부를 이용할 수 있다. 같은 기간 50만 원 이상을 결제한 고객은 12개월 무이자 할부가 가능하다. 6월 30일까지 현대카드로 코스트코 멤버십 연회비 자동납부 서비스를 신청한 고객은 프리미엄 ‘로키’ 에코백을 받을 수 있다. 현대카드의 코스트코 결제 계약으로 카드사 지각변동이 생길지 주목된다. 코스트코는 그간 삼성카드와 제휴 관계를 19년간 이어오다 지난해 8월 현대카드로 제휴처를 바꿨다. 코스트코는 한번 계약하면 장기간 독점적으로 결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어 카드사에 ‘대어’로 꼽힌다. 코스트코는 회원 수가 191만 명이고, 연간 매출액이 지난해 회계연도(2017년 9월 1일∼2018년 8월 31일)에 3조9227억 원이나 됐다. 통상 소비지출에서 카드결제 비중이 70%가량임을 고려하면 현대카드는 2조7459억 원의 카드 매출이 예상된다.조은아 기자 achim@donga.com}

운전자 김모 씨는 서울 용산구의 한 도로에서 규정 속도로 달리던 중 황당한 사고를 당했다. 뒤따라오던 운전자 황모 씨가 점선 중앙선을 넘어 김 씨 차량을 추월하는 과정에서 접촉 사고가 난 것. 김 씨는 자신에게 잘못이 없었으니 당연히 피해액 100%를 배상받을 것으로 생각했다. 하지만 보험사로부터 “피해 금액의 20%는 물어내야 한다”는 통보를 받았다. 황 씨 측이 “중앙선은 ‘실선 중앙선’이 아니라 추월할 수 있는 ‘점선 중앙선’이었고 김 씨가 차량을 차로 오른쪽으로 붙여 정차를 하려는 모습을 보였기 때문에 추월한 것”이라고 주장했기 때문. 김 씨는 억울했지만 기존 판례나 분쟁조정 사례에 따라 20%를 물어야 했다. 앞으로는 이런 식의 ‘억울한 쌍방 과실’이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피해자가 도저히 예측하기 힘든 자동차 사고에선 가해자에게 100% 책임을 묻는 사례를 늘리기로 했다. 27일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 손해보험협회는 이런 내용을 담은 ‘자동차 사고 과실 비율 인정 기준’을 개정해 30일부터 시행한다고 밝혔다. 과실 비율은 사고의 가해자와 피해자 간의 사고 처리 비용 분담 비율을 뜻한다. 개정된 기준은 30일 손해보험협회 분쟁심의위원회에 접수되는 사고부터 적용된다. ○ 중앙선 추월 차량 100% 사고 책임 우선 같은 차로에서 앞차를 추월하다 부딪치는 뒤차 운전자는 100% 책임을 지게 된다. 지금은 중앙선이 점선이면 앞차도 피해 금액의 20%를 부담하고 있다. 대기 차로에서 급하게 주행 차로로 이동하다 사고를 낼 경우에도 책임이 무거워진다. 좌회전 차로인 1차로에서 신호를 기다리던 운전자가 직진 차로인 2차로로 급하게 끼어들다가 해당 차로를 따라 직진하던 차량과 부딪치면 앞으로 1차로 운전자가 100% 책임을 진다. 지금은 2차로 운전자도 피해 금액의 20%를 부담해야 한다. 직진과 좌회전이 동시에 가능한 교차로에서는 노면 표시를 위반해 무리하게 좌회전을 하면 안 된다. 노면에 직진 및 좌회전 표시가 있는 2차로에서 운전자 A가 직진을 하고, 바로 오른쪽에 직진만 가능한 3차로에서 B가 좌회전을 하다 부딪치면 B의 과실이 100%다. 유턴 사고는 경우에 따라 과실 비율이 다르다. 운전자 C가 ‘상시 유턴 구역’에서 유턴을 하다가 교차로 왼편에서 우회전하는 운전자 D와 사고가 나면 C와 D는 70 대 30으로 과실을 부담한다. 하지만 ‘좌회전 시 유턴 구역’에서 C가 좌회전 신호를 받아 유턴을 하다가 D의 차와 부딪치면 과실 비율이 20 대 80으로 역전된다. 신호를 준수하는 운전자를 우선시한 규정이다.○ 회전교차로 사고는 진입 차량 과실이 80% 일반 도로를 잘 달리던 운전자가 옆 차로인 자전거전용도로로 진입해 자전거 운전자를 치면 차량 운전자가 100% 잘못이다. 다만 원칙적으로 차량도 통행이 가능한 자전거우선도로에서는 자전거 운전자도 10%의 과실 비율을 분담해야 한다. 회전교차로에서는 운전자들이 더욱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 회전교차로로 진입하는 운전자 E의 차량과 교차로 안에서 회전하고 있던 운전자 F의 차량이 부딪치면 E와 F가 과실을 80 대 20으로 분담하게 된다. 보통 교차로 안에 있는 운전자에게 주행 우선권이 있지만 진입 차량을 주시할 의무도 있기 때문이다. 기존에는 두 운전자의 책임을 따지는 기준이 모호해 이번에 기준이 신설됐다. 구급차 등 긴급자동차와의 사고도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직선도로에서 주행하던 일반 차량이 뒤에서 추월한 구급차 탓에 사고가 났다면 일반 차량 운전자는 사고 처리 비용의 60%를 물어야 한다. 구급차 운전자 과실(40%)보다 중한 책임을 지는 것이다. 도로교통법상 일반 차량 운전자는 긴급 차량에 양보할 의무가 있다. 물품을 싣고 달리는 차량 운전자가 물건을 떨어뜨려 사고를 내면 모두 본인 잘못이다. 고속도로 등 자동차전용도로에서 G가 직진하다가 앞에서 달리던 H 운전자 차량에서 떨어진 물건과 부딪쳐 사고가 나면 H가 100% 책임을 진다. 현재는 G도 40% 책임을 진다.조은아 기자 achim@donga.com}

운전자 A 씨는 서울 용산구의 한 도로에서 적정 속도로 달리던 중 황당한 사고를 당했다. 뒤따라오던 운전자 B 씨가 점선 중앙선을 추월해 A 씨 차량 앞으로 끼어들다 접촉 사고가 난 것이다. A 씨는 자신에게 잘못이 없었으니 피해 금액 100%를 당연히 배상받을 것으로 생각했다. 하지만 보험사로부터 “피해 금액의 20%는 물어내야 한다”는 통보를 받고 충격을 받았다. B 씨 측이 “중앙선은 ‘실선 중앙선’이 아니라 추월할 수 있는 ‘점선 중앙선’이었고 A 씨가 차량을 차로 오른쪽으로 붙어 정차를 하려는 모습을 보였기 때문에 추월한 것”고 주장했기 때문. A 씨는 억울했지만 기존 판례나 분쟁조정 사례에 따라 피해 금액을 낼 수밖에 없었다. 앞으로는 자동차 사고에서 이러한 ‘억울한 쌍방 과실’이 대폭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피해자가 도저히 예측하기 힘든 자동차 사고의 경우 가해자에게 100% 책임을 묻는 사례를 늘리기로 했기 때문이다. 이러면 운전 중 잘못이 없는 데도 피해 금액을 토해내거나 보험료가 할증되는 일도 줄어들게 된다.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 손해보험협회는 이러한 내용을 담은 ‘자동차사고 과실비율 인정기준’을 개정해 30일부터 시행한다고 27일 밝혔다. 과실비율은 사고의 가해자와 피해자 간의 사고처리 비용 분담비율을 뜻한다. 개정된 기준은 30일 손해보험협회 분쟁심의위원회에 접수되는 사고부터 적용된다. 금융위 관계자는 “피해자가 피하기 힘든 사고의 경우에도 보험사가 피해자에게 비용 부담을 유도한다는 소비자 민원이 계속됐다”며 일방 과실 사례를 늘린 이유를 설명했다.●중앙선 추월차량 100% 사고 책임 우선 같은 차로에서 앞 차량 A 운전자를 추월하다 부딪치는 뒤 차량의 B 운전자는 책임을 100% 지게 된다. 지금은 중앙선이 점선이면 같은 상황에서 A 씨도 피해 금액의 20%를 부담하고 있다. 대기 차선에서 급하게 주행 차선으로 이동하다 사고를 낼 경우에도 책임이 무거워진다. 좌회전 차로인 1차로에서 신호를 기다리던 운전자 A 씨가 직진차로인 2차로로 급하게 끼어들다가 해당 차로를 따라 직진하던 운전자 B 씨를 치면 앞으로 A 씨가 100% 과실을 지게 된다. 지금은 같은 상황에서 B 씨도 피해 금액의 20%를 부담해야 한다. 직진과 좌회전이 동시에 가능한 교차로에서는 노면표시를 위반해 무리하게 좌회전을 하면 안 된다. 노면에 직진 및 좌회전 표시가 있는 2차로에서 A 운전자가 직진을 하고, 바로 오른쪽에 직진만 가능한 3차로에서 B 씨가 좌회전을 하다 부딪치면 B 씨가 100% 과실을 지게 된다. 유턴 사고는 경우에 따라 과실 비율이 다르다. B 운전자가 ‘상시 유턴 구역’에서 유턴을 하다가 교차로 왼편에서 우회전하는 A 운전자와 사고가 나면 A 씨와 B 씨는 30대 70으로 과실을 부담한다. 하지만 ‘좌회전 시 유턴 구역’에서 B 씨가 좌회전 신호를 받아 유턴을 하다가 A 씨의 차와 부딪치면 과실 비율이 80대 20으로 역전된다. 신호를 준수하는 운전자를 우선시 한 규정이다.●회전교차로 사고는 진입 차량 과실이 80% 일반 도로를 잘 달리던 운전자가 옆 차로인 자전거전용도로로 진입해 자전거 운전자를 치면 차량 운전자가 100% 잘못이다. 다만 원칙적으로 차량도 통행이 가능한 자전거우선도로에서는 자전거 운전자도 10%의 과실 비율을 분담해야 한다. 최근 늘어나는 회전교차로에서는 운전자들이 더욱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 회전교차로로 진입하는 운전자 A 씨와 교차로 안에서 회전하고 있던 운전자 B 씨 차가 부딪치면 A 씨와 B 씨가 과실을 80대 20으로 분담하게 된다. 보통 교차로 안에 있는 운전자에게 주행 우선권이 있지만 진입 차량을 주시할 의무도 있기 때문이다. 기존에는 두 운전자의 책임을 따지는 기준이 모호해 이번에 기준이 신설됐다. 구급차 등 긴급자동차와 사고도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직선도로에서 주행하던 운전자 A 씨가 뒤에서 추월한 구급차 운전자 B 씨 탓에 사고가 났다면 A 씨는 사고 처리 비용의 60%를 물어야 한다. 구급차 운전자 과실(40%)보다 중한 책임을 지는 것이다. 도로교통법상 일반 차량 운전자는 긴급 차량 운전자에 양보할 의무가 있기 때문이다. 물품을 싣고 달리는 차량 운전자가 물건을 떨어뜨려 사고가 나면 모두 본인 잘못이다. 고속도로(자동차전용도로 포함)에서 A 씨가 직진하다가 앞에서 달리던 B 운전자 차량에서 떨어진 물건과 부딪쳐 사고가 나면 B 씨가 100% 책임을 진다. 현재는 A 씨도 40%의 책임을 진다. 조은아 기자 achim@donga.com}

《한국 금융권의 큰 화두는 ‘규제 개혁’과 ‘포용 금융’이다. 정부는 금융 혁신을 위해 규제를 풀면서도 소비자를 보호하는 포용 정책을 펼치겠다고 강조한다. 이를 두고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을 수 없다’는 시각도 있다. 규제를 풀면 금융회사들의 불완전 판매나 꼼수가 늘어 소비자가 피해를 보게 되니 정부가 둘 다 이룰 순 없다는 얘기다. 이런 딜레마를 명쾌하게 정리해준 전문가를 만났다. 마이클 바 미국 미시간대 공공정책대학원장(54)이다. 바 원장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 도입된 금융 규제 ‘도드-프랭크법(Dodd-Frank Act)’과 2010년 마련된 ‘소비자보호법(Consumer Protection Act)’의 핵심 설계자다. 버락 오바마 행정부에서 금융 담당 재무부 차관보를 지냈다. 학자로서 금융 규제와 포용 금융을 연구하고 관료로서 이를 정책으로 만들어냈다. 13일 닷새 일정으로 방한한 그를 만났다. e메일로 추가 인터뷰를 했다.》 ―금융산업을 규제하면서도 어떻게 혁신하도록 지원할 수 있을까. “정말 중요한 질문이다. 우리는 산업 혁신을 지원하면서도 새로운 위험을 키우지 않도록 관리하는 균형을 가져야 한다. 이때 두 가지 위험이 있다. 하나는 규제가 시대에 뒤떨어지는 기술, 그리고 그 기술을 보유한 몸집만 크고 고루한 대형 기업을 보호하는 것이다. 규제당국은 금융 분야의 경쟁을 방해하는 이런 규제를 잘 관찰하고 개선해야 한다. 또 다른 위험은 혁신 산업이 우리가 지금은 모르는 새로운 위험을 만들어낼 수 있다는 점이다.” ―혁신이 새로운 위험을 어떻게 만들어 내나. “예전에 미국 금융시장에서 모기지론이 생겨나면서 새로운 위험이 갑자기 엄청나게 커졌다. 금융당국은 이 위험이 전체 금융시스템에 어느 정도 수준까지 번질지 알지 못했다. 이는 (당국이 관리를 잘 못해) 결국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로 이어졌고 미국 금융시스템을 폭파시켜 버렸다. 결국 우리는 경쟁을 막는 규제는 개선하는 한편, (혁신적 상품이 위험을 키우지 않게) 금융시스템을 보호하는 난간(guardrail)을 세워야 한다.” 바 원장이 거론한 모기지론의 대표적 사례는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다. 2000년대 초반 미국 은행들은 저신용자들에게 “집값이 오르면 집을 팔아서 빚을 갚아라”며 대출을 권유했다. 이후 주택 경기가 위축되자 서민들은 상환 불능에 빠졌고, 금융사들이 부실화되며 금융위기가 터졌다. 바 원장은 모기지론 같은 신상품이 예상치 못한 위험을 일으킬 수 있으니 미리 소비자를 보호하기 위해 규제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국 정부는 규제 완화를 강조하지만 공무원들이 실천하긴 쉽지 않아 보인다. “규제 담당자들은 규제가 풀릴 때 문제가 생길 수 있으니 항상 신중할 수밖에 없다. 다만 당국자들은 ‘건전한 목적으로 소비자를 보호하는 규제’와 ‘혁신과 경쟁을 억압하는 규제’를 구별해야 한다. 새로운 핀테크 기업이 금융시스템에 진입해 글로벌 경쟁에 활발히 참여할 수 있도록 규제를 개선해야 한다. 규제 당국이 중시해야 할 것은 경쟁과 혁신을 방해하는 규제가 어디에 있는지 살펴보는 것이다. 예를 들어 자본금에 대한 일부 규제는 강해질 필요가 있다. 하지만 시장 진입을 제한하는 규제는 개선해야 한다. (규제의 보호를 받는) 기득권이 공고해지도록 만드는 규제가 어디에 존재하는지 자세히 들여다봐야 한다. 새로운 경쟁이 일어나도록 이 규제를 개선하는 데 집중해야 한다. ‘규제가 많은지(more regulation) 적은지(less regulation)’를 논할 게 아니다. ‘더 나은 규제(better regulation)’를 갖도록 노력해야 한다.” ―한국은 금융소비자보호법 제정을 논의한 지 8년이 넘었다. 이 법이 신사업을 방해한다는 금융회사들의 주장 때문이다. “그건 실수다. 소비자 보호를 강화해야 시장이 잘 작동한다. 명확한 법이 있어야 금융회사들이 혁신 상품을 내놓을 때 소비자들을 속이지 않고, 소비자들을 위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이러한 법을 통해) 은행이든 비(非)은행이든 공정하게 경쟁할 수 있는 ‘높은 수준의 기준과 장’을 마련해야 한다. 미국도 금융소비자보호국(CFPB)을 둠으로써 경쟁을 방해하지 않고 긍정적인 환경을 만들어 낼 수 있었다.” 미국의 정부 조직인 CFPB는 금융위기 이후인 2011년 금융소비자보호법에 의거해 설립됐다. 미국 정부는 그 전까지 여러 기관에 산재해 있던 금융소비자 보호 기능을 이 조직으로 통합했다. ―금융소비자보호법을 시행해 좋았던 사례는…. “신용카드 문제다. 우리는 신용카드사에 소비자들이 카드사가 정한 최소 결제금만 카드사에 낼 경우 얼마나 이자가 늘어날 수 있는지를 결제 명세서를 통해 설명하도록 했다. 이런 변화로 소비자들은 이자 비용을 줄일 수 있었다. 또 한 달에 한 번씩 돌아오는 카드 결제대금 만기일이 일정하지 않았다. 이 때문에 소비자들이 자꾸 만기일을 까먹어 대금을 지급하지 못하곤 했다. 우리는 이 만기일을 일정한 시기로 정해 소비자 혼란을 줄였다.” 미국 신용카드는 대개 20∼25달러나 사용액의 1∼3% 수준의 최소 결제금이 있다. 사용자가 자금 여력이 없으면 최소 결제금만 내고 다음 달로 잔여금 결제를 미룰 수 있다. 다음 달로 미뤄진 결제금에는 두 자릿수의 이자율이 적용된다. ―그런 규제를 둘 때 신용카드사로부터 반발은 없었나. “큰 논란이 있었다. 카드사가 강하게 반대했다. 하지만 우리가 이겼다(웃음). 우린 의회를 설득했다. 물론 결국 카드사의 이익은 줄었지만 소비자들에게 좋은 일이 됐다.” ―미국의 기업과 정부는 과잉 규제를 어떻게 완화하나. “미국도 완벽한 시스템과는 거리가 멀다. 시스템이 매우 복잡하기 때문이다. 대기업과 당국은 평범한 소비자들의 관점을 잃기 쉽다. 그래서 이런 논의에 대중의 참여를 끌어들이는 노력이 중요하다.” ―포용적 금융의 중요한 요소는 뭔가. “저소득층, 평범한 근로소득자가 원하는 바를 충족하는 상품을 만들어야 한다. 소비자가 금융상품을 이용하는 법, 소비자들이 돈을 지불하는 방법이 쉽고 간편해야 한다. 예를 들어 계좌를 만들 때 최소 예치금 기준이 너무 높아선 안 된다. 포용적 금융을 하면 많은 사람들을 금융시스템 안으로 끌어들이고 경제를 성장시킬 수 있다.” ―포용적 금융에서 정부의 역할은 무엇인가. 사기업은 포용 금융에 소극적이다. “미국에서도 민간 금융회사가 포용 금융을 실천하도록 만드는 게 오랫동안 어려웠다. 일단 사람들이 금융시스템에 더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미국에는 ‘현금인출편리성(good funds availability)’이란 지표가 있다. 소비자들이 은행 계좌에 있는 예금을 급할 때 얼마나 빠르고 쉽게 꺼내 쓸 수 있는지 보여주는 것이다. 저소득층은 급전이 필요할 때 돈을 빨리 구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는다. 저소득층이 돈을 쉽고 빠르게 꺼내 쓸 수 있는 지급결제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 ―민간 금융회사가 포용 금융에 참여하도록 어떻게 넛지(자연스럽게 유도)할까. “금융적 인센티브가 필요하다. 금융회사가 저소득층에 유익한 상품을 충분히 공급했다면, 다른 규제에 대한 부담을 덜어주는 식이다. 또 금융사들이 비영리기관이나 종교단체와 파트너십을 맺어 포용 금융 서비스를 내놓도록 할 수 있다.” ―포용 금융에서 이익이 안 나면 참여를 꺼릴 텐데…. “우리도 그런 고민과 논쟁이 있었다. 포용 금융은 이익이 가장 많이 나는 사업이 아닐 수 있지만 얼마든지 수익을 낼 방법도 있다. 예컨대 저소득층에 마이너스통장 기능이 없는 계좌, 직불카드만 사용할 수 있는 계좌를 제공할 수 있다. 이런 건 부실 위험이 덜하다.” ―한국에선 가계부채가 문제다. 금리가 인상되면 큰 문제가 될 수 있는데 어떻게 해결할까. “금융사와 개인 소비자 중 누가 리스크를 더 잘 감내할 수 있을까. 금융사다. 그러면 금융사는 저소득층에 위험을 덜 전가하는 금융상품을 내놔야 한다. 고정금리 상품처럼 아주 간단한 구조의 상품 말이다. 또 정부가 저소득층의 소득과 임금을 늘리고, 금융소비자 보호를 철저히 해야 한다.” ―글로벌 금융위기가 또 올 가능성이 있나. “미국에선 2008년 금융위기의 원인과 결과가 잊혀지고 있어 우려스럽다. 지금 워싱턴에선 관료들이 금융 규제인 ‘도드-프랭크법’을 바꾸면서 자본금 요건을 낮추고, 유동성 규제를 완화하려 한다. 금융위기를 일으킨 여러 요건이 다시 만들어지고 있다. 이런 움직임은 새로운 혁신을 위한 게 아니다. 소비자, 투자자 보호를 약화시키는 일이다.”조은아 기자 achim@donga.com}
최종구 금융위원장이 승합차 호출 서비스 ‘타다’로 택시업계 및 정부와 갈등을 빚고 있는 이재웅 쏘카 대표와 이틀째 설전을 벌였다. 최 위원장은 23일 서울 중구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개막된 ‘코리아 핀테크위크 2019’ 개막식 기조연설에서 “혁신의 승자들이 패자를 이끌고 함께 걸을 수 있길 바란다”고 했다. 명시적으로 지목하진 않았지만 이 대표와 논쟁을 벌인 이튿날 공식 석상에서 나온 것이어서 이 대표를 의식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최 위원장은 “디지털 전환과 혁신의 과정에서 일자리를 잃거나 소외되는 분들에 대한 존중과 배려, 그분들의 사회적 충격을 관리하고 연착륙을 돕는 것, 혁신의 빛 반대편에 생긴 그늘을 함께 살피는 것이 혁신 지원 못지않게 중요한 일”이라며 “특히 핀테크와 금융혁신을 향한 경주에서 혁신의 승자들이 패자를 이끌고 함께 걸을 수 있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이 대표는 페이스북에 “지금까지 제가 주장하던 이야기를 잘 정리해 주셨다. 주무 부처 장관도 아닌데 제 주장을 관심 있게 잘 읽어봐 주셔서 고맙다”라고 하면서도 “한 가지 추가하자면 혁신에 승자와 패자는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혁신은 우리 사회 전체가 승자가 되는 것이고 그 과정에서 피해자가 있을 뿐”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22일 최 위원장은 이 대표의 택시업계 비판에 대해 “너무 이기적이고 무례한 언사”라고 지적했고, 이에 이 대표는 “갑자기 이분은 왜 이러시는 걸까요? 출마하시려나?”라고 맞받았다. 최 위원장은 23일 기조연설 직후 기자들이 ‘출마하시려나’라는 이 대표 발언에 대한 견해를 묻자 “그런 식으로 비아냥거릴 일은 아니다”라고 답했다. 실제 총선 출마 의향을 묻는 질문엔 “제가 답변하면 완전히 다른 문제로 가기 때문에 답변할 계제가 아니다”라며 말을 아꼈다. 택시업계를 감싸는 최 위원장의 잇단 발언에 대해 일각에선 현 정권의 지지층 가운데 혁신성장에 대한 반발이 있어 정부에서 이를 의식한 게 아니냐는 얘기가 나온다. 하지만 청와대 관계자는 “혁신성장에 대한 정부의 기본적 입장은 변화가 없다”며 “(최 위원장의 발언은) 정부의 공식 입장이라기보다는 개인 의견”이라고 선을 그었다.조은아 기자 achim@donga.com}

“호주는 세계 최초로 블록체인 기술을 도입한 핀테크 혁명의 선두주자입니다. 우리는 규제와 혁신, 둘 사이에서 균형을 맞추고 있습니다.”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이 23일 서울 중구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개최한 ‘제1회 코리아 핀테크 위크’에서는 세계 각국에서 참가한 핀테크 전문가들이 저마다 ‘핀테크 강국’임을 뽐내며 한국 핀테크 기업에 ‘러브콜’을 보냈다. 자국에서는 규제가 핀테크 기업에 걸림돌이 되지 않고 핀테크 수요가 많아 시장성이 크다는 얘기다. 이번 행사는 금융당국이 국내 핀테크 기업들의 투자 유치와 해외 진출을 돕기 위해 기획했다. 25일까지 진행되는 행사 첫날에만 핀테크 기업 관계자, 투자자, 일반 소비자 등 약 2000명이 몰렸다. 핀테크 기업 등 63곳이 54개의 부스를 열고 신기술을 소개했다. 이날 행사장에서 열린 ‘핀테크 기업 해외 진출 세미나’에서 엘비라 소즐리 호주 뉴사우스웨일스대 교수는 “호주의 핀테크 기술은 많이 발전해 금융당국이 이미 2017년 10월 가상통화공개(ICO) 가이드라인을 마련했다”며 “이 가이드라인은 규제의 틀 안에서 어떻게 (신산업을) 운용할지 정보를 제공한다”고 소개했다. 신산업을 활성화하면서도 과도한 위험을 낳지 않게 규제와 혁신의 조화를 추구한다는 설명이다. 스위스에서 온 마르크 루돌프 취리히 투자청 국장은 “우리나라의 핀테크 기업들은 핀테크 기업에 대한 특별 사업인가 정책, 규제 샌드박스 등 스위스 당국의 친(親)산업적인 규제에 감사하고 있다”고 홍보했다. 동남아시아 국가의 당국자들도 금융 인프라는 낙후돼 있지만 핀테크 시장의 가능성만은 무한함을 강조했다. 보아인쭝 베트남 재무부 부국장은 “핀테크 애플리케이션(앱)이 활성화될 수 있도록 특별법을 마련하려고 한다”며 “핀테크 산업을 키우기 위해 최근 세금을 면제하거나 줄이고 있다”고 했다. 인도네시아 차량 공유 서비스 ‘고젝’의 앤드루 리 이사는 “우리의 현금결제 서비스 ‘고페이’가 있으면 자카르타에서 현금을 거의 안 들고 다닐 수 있다”고 소개했다. 국내 핀테크 기업 홍보 코너에서는 각양각색 서비스가 눈길을 끌었다. 우디사는 해외에서 쓰다 만 외국 동전을 네이버 포인트 등 전자화폐로 전환해주는 ‘버디코인’ 서비스를 선보였다. 우디사 부스에서 버디코인을 살펴본 여성 소비자 A 씨(35)는 “해외여행을 다녀온 뒤 외국 동전을 묵혀놨는데 이제 바꿔 쓸 수 있겠다”며 “막상 체험을 해보니 편하게 외국 동전을 전자화폐로 바꿀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인포소닉’이란 업체는 스마트폰에 내장된 스피커나 마이크를 이용해 데이터를 전송하는 기술을 소개했다. 이 기술이 상용화되면 소상공인들이 모바일 결제 비용을 줄일 수 있다. 이 기술을 체험해본 김보경 씨(29·여)는 “핀테크 분야 중에 이런 데이터 전송 기술이 있다는 게 신기했다”며 “이 기술이 상용화되면 기종에 상관없이 삼성페이 같은 모바일 결제를 쉽게 사용할 수 있겠다”고 말했다. 이 외에 모바일로 24시간 환전 서비스를 제공하는 모바일퉁사의 ‘트래블월렛’, 레저보험이나 펫보험 등 차별화된 보험 서비스를 제공하는 ‘스몰티켓’ 등이 눈길을 끌었다. 금융위 측은 이날 “디셈버앤컴퍼니 자산운용, 에스비씨엔, 크래프트 테크놀로지스, 파운트, 핀테크 등 5개 업체가 기업설명회(IR)를 통해 총 300억 원 규모의 투자의향 양해각서(MOU)를 맺었다”고 밝혔다. 남건우 woo@donga.com·조은아 기자}

최종구 금융위원장이 22일 승합차 호출 서비스 ‘타다’로 택시업계는 물론이고 정부와 갈등을 빚고 있는 이재웅 쏘카 대표에 대해 “무례하고 이기적이다”라고 공개 비판했다. 이 대표는 즉각 “이분 왜 이러냐”며 맞받아쳤다. 최 위원장이 이 대표와의 논쟁에 탑승하면서 쏘카를 둘러싼 전선이 확대되는 모양새다. 최 위원장은 이날 서울 중구 명동 은행회관에서 열린 행사 이후 기자들과 대화를 나누던 중 갑자기 “내가 이런 말씀을 드리고 싶었다”며 말문을 열었다. 그는 “최근 ‘타다’ 대표란 분(이재웅 대표)이 하시는 언행을 보면 경제정책 책임자를 향해 혁신의지 부족을 운운하는 등 비난을 멈추지 않고 있다”며 “택시업계에 대해서도 상당히 거친 언사를 내뱉고 있는데, 너무 이기적이고 무례한 언사가 아닌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최 위원장은 이어 “(이 대표의) 발언을 보면 마치 택시업계를 걱정하듯 대안을 내놓는데 여러 대안이 같이 검토돼야 하고 재원도 필요하다”며 “그런 고민을 하는 당국을 비난하고 업계에 대한 거친 언사를 사용하는 건 ‘나는 달려가는데 왜 못 따라오느냐’는 상당히 무례하고 이기적인 생각”이라고 했다. 그는 “혁신 사업자들이 오만하게 행동하면 사회의 혁신 동력을 약화시킬 우려가 있다”고도 했다. 이 발언이 보도되자 이 대표는 페이스북에 “이분(최 위원장)은 왜 이러시는 걸까요? 출마하시려나. 어찌 되었든 새겨듣겠다”라고 비꼬아 말했다. 최 위원장이 총선 출마를 염두에 두고 정치권의 표밭인 택시업계를 옹호한 것 아니냐는 뉘앙스다. 이 대표는 이 포스팅의 댓글에 대한 답글에서도 “나는 개인택시 업계를 도울 방법을 정부가 찾아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주관 부서도 아닌 부서의 장관이 시민에게 무례, 오만, 이기적이라는 말을 하는 것은 너무 불쾌하다”고 반박했다. 최 위원장의 이날 발언은 이 대표가 홍남기 경제부총리와 주고받은 일련의 논박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2월 홍 부총리가 공유경제 활성화에 대해 “우선 이해당사자 간의 타협이 필요하다”고 발언하자 이 대표는 “어느 시대의 부총리인지 잘 모르겠다”고 했다. 이후 홍 부총리가 기재부 내 혁신성장본부 민간본부장이었던 이 대표를 겨냥해 “본인 의지만 있었다면 자기 역할을 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하자 이 대표는 “부총리 본인 의지만 있다면 혁신성장을 더 이끌 수 있을 것”이라고 반박했다. 관가에서는 최 위원장이 이 대표와의 논쟁에 ‘참전’한 것을 두고 다소 의아하다는 반응도 나왔다. 쏘카 문제는 국토교통부 소관 업무다. 최 위원장은 이날 기자가 질문하지도 않았는데 본인이 미리 준비한 듯 적극적으로 발언했다. 금융 당국 관계자는 “최 위원장이 평소에 혁신이 중요하지만 이 과정에서 소외되는 사람들을 잘 살피며 정책을 해야 한다는 얘기를 많이 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이날 이찬진 ‘한글과컴퓨터’ 창업자는 이 대표 페이스북에 “부총리님을 비판하면 ‘상당히 무례하고 이기적’인 사람이 되는 거군요”라고 이 대표를 지원사격했다.조은아 기자 achim@donga.com}
연리 2.8%인 청년 맞춤형 전월세 보증금 대출 상품이 27일부터 판매된다. 월세자금 대출 상품은 금리가 2.6%로 결정됐다. 기존 청년 대출보다 자격 요건을 완화하고 신청 절차를 간소화했다. 금융위원회는 22일 서울 중구 전국은행연합회에서 시중은행 및 주택금융공사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청년 맞춤형 전월세 대출 협약식을 열었다. 정부는 이번에 △전월세 보증금 △월세자금 △기존 고금리 전월세 대출대환 등 3가지 대출 상품을 내놓는다. 대출 총액은 주택금융공사의 전액 보증을 통해 1조1000억 원을 공급한다. 상품은 신한, KB국민, KEB하나, 우리, NH농협, IBK기업은행 등 시중은행 13곳에서 판매된다. 3개 상품 모두 만 19∼34세 무주택 청년 가구 중 부부합산 연소득 7000만 원 이하면 이용할 수 있다. 기존 상품은 부부합산 연소득이 5000만 원 이하여야 이용할 수 있지만 이번에 조건이 완화됐다. 세대 분리가 된 청년 가구의 경우 부모 소득을 합하지 않고 청년 본인 가구의 소득만 따져 대출 자격을 심사한다. 지금까지는 부모와 세대 분리가 된 뒤에도 본인 소득이 부모 소득과 합산되는 바람에 대출 자격을 잃는 청년들이 많았다. 제출 서류를 기존보다 줄여 신청 절차도 간소화했다. 전월세 보증금 대출은 보증금 3억 원 이하(수도권은 5억 원 이하) 주택을 대상으로 한다. 보증금의 90%까지 대출해주며 대출한도는 7000만 원이다. 만기는 전세계약에 따라 2년 또는 3년이다. 월세자금 대출은 모든 지역에서 보증금 1억 원 이하(월세금은 70만 원 이하)인 주택이 대상이다. 대출한도는 월 50만 원씩, 2년간 1200만 원이다. 최장 8년 만기에 3년 또는 5년에 걸쳐 분할상환을 할 수 있다. 대환대출 상품의 경우 전세자금은 7000만 원, 월세자금은 1200만 원까지 대출된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이날 협약식에서 은행권에 “청년이 전월세 대출을 제대로 알고 활용할 수 있도록 온라인이나 대학가 등에서 집중 홍보해 달라”며 “청년에 대한 ‘금융포용’은 향후 우리나라 경제 활동의 중심이 될 일꾼을 지원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조은아 기자 achim@donga.com}
정부가 한국 금융회사와 기업의 신남방(동남아시아) 진출을 돕기 위해 ‘한·아시아 금융협력센터(KAFCC·가칭)’ 설립을 추진한다. 센터는 2020년 태국 방콕이나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 문을 열 예정이다. 대통령 직속 신남방정책특별위원회는 21일 서울 중구 전국은행연합회에서 ‘신남방정책특별위원회 제2차 금융권 간담회’를 열고 이같이 밝혔다. 주형철 신남방특별위원회 위원장은 이날 간담회에서 “최근 5년 새 국내 은행 해외점포 45곳 중 44곳이 신남방으로 진출했고 이 지역에서 수익이 3.3배나 증가했다”며 한·아시아 금융협력센터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정부는 올해 안에 정식 명칭, 설립 장소, 운영 방식, 예산 등에 대해 민간과 협의를 거쳐 2020년 센터를 설립할 예정이다. 금융협력센터는 기업 금융 지원, 인프라 구축, 현안 교섭 참여 등의 역할을 할 예정이다. 정부 소속 독립기관이나 주아세안대표부 부속기관 등 다양한 형태가 검토되고 있다. 정부가 센터 설립에 나선 것은 국내 금융회사들의 신남방 국가 진출이 아직 더디기 때문이다. 주 위원장은 “신남방 진출 기업 수가 5000개가 넘고 현지 금융서비스 수요가 크게 증가하고 있지만 일부 지역에선 금융 사각지대가 여전하다”고 설립 배경을 설명했다.조은아 기자 achim@donga.com}
국내 중소·중견기업 중 가업승계를 완료한 기업은 100곳 중 3.5곳꼴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20일 IBK기업은행 경제연구소의 ‘우리나라 가업승계 현황 분석’에 따르면 국내 중소·중견기업 9만7500곳의 최고경영자(CEO) 평균 연령은 55세, 기업 평균 업력은 15년이었다. CEO의 연령이 60세 이상으로, 10년 내 세대교체 가능성이 높은 ‘잠재적 승계 기업’은 3곳 중 1곳꼴이었다. 조사 기업 중 가업승계를 완료한 기업은 전체의 3.5%에 머물러 가업승계가 매우 더딘 현실을 보여줬다. 기업의 경영형태는 창업자가 52.6%로 압도적으로 높았다. 기타(31.9%)를 제외하면 인수(9.1%), 승계(3.5%), 전문경영인(2.8%), 동업(0.1%)의 순으로 높았다. 가업승계가 원활하지 못한 배경으로 상속세 부담이 큰 점과 사후 규제가 엄격한 점 등이 꼽혔다. 현장 조사에 참여한 한 회계사는 “가업상속세 공제 혜택을 받으려면 업종변경이 제한되고 고용유지 요건을 준수해야 하는 등 규정이 까다롭다”고 밝혔다. IBK경제연구소는 “우리보다 앞서 고령화를 경험한 일본도 기업들이 원활한 세대교체에 실패하면 2025년 73만 개사가 폐업하고 650만 명이 실직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며 “우리도 가업승계 지원 요건을 개선하고 지원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조은아 기자 achim@donga.com}

미국계 사모펀드 론스타가 하나금융지주를 상대로 국제상공회의소(ICC) 산하 국제중재재판소에 제기한 1조5700억 원대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완패’했다. 론스타와 하나금융 간 소송이 종결됨에 따라 론스타와 한국 정부 간 대결인 청구금액 5조 원대의 투자자-국가 간 소송(ISD) 판정 결과도 임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나금융, 론스타 소송 ‘완승’ 하나금융은 15일 “론스타가 제기한 소송에서 하나금융이 전부 승소했다”고 밝혔다. 국제상공회의소(ICC) 산하 국제중재재판소는 론스타가 하나금융에 “14억430만 달러(약 1조5700억 원)를 배상하라”며 낸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고 13일 판결했다. 하나금융 측은 15일 이러한 내용이 담긴 100여 쪽의 판결문 전문을 e메일로 받았다. 중재재판소는 하나금융에 “원고(론스타)는 피고(하나금융)가 부담한 법률 비용을 지급하라”는 판정문도 보냈다. 론스타는 2016년 8월 ICC 중재재판소에 “우리가 외환은행 매매가를 낮추지 않으면 한국 금융당국이 주식 양도를 승인하지 않을 것처럼 하나금융이 속이고 협박했다”며 14억430만 달러를 배상하라는 소송을 냈다. 론스타는 2003년 8월 외환은행을 사들인 뒤 8년여 만인 2012년 1월 하나금융에 외환은행을 되팔았다. 론스타에 따르면 하나금융은 당초 론스타의 외환은행 지분 51.02%를 4조4059억 원에 인수하기로 계약했으나 1년가량 지난 뒤 4900억 원 낮은 3조9156억 원에 인수하기로 했다. 이 과정에서 하나금융이 한국의 금융당국을 등에 업고 가격 인하를 협박·유도했다는 주장이다. 론스타는 손해배상 청구금액을 처음엔 5억 달러 정도로 했다가 열 달 뒤 14억430만 달러로 올렸다. 그러나 판정부는 “론스타는 피고가 강박(협박)했다고 주장하지만 사실 관계를 종합해 보면, 이를 협박(threat)으로 보기는 어렵다”며 “피고(하나금융)는 계약 위반 사항이 없다”고 판단했다. 쌍방 간 합의에 의한 계약이었던 만큼 협박이나 기망(속임수)이 있었다고 볼 수 없다는 것이다. 하나금융은 론스타가 ICC 측에 소송을 제기할 때부터 승소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금융계 관계자는 “하나금융 배상액이 3000억∼5000억 원에 이른다는 전망도 있었는데 이례적인 완승을 했다”고 말했다. ○ 한국 정부 상대 소송에 영향 주나 하나금융지주가 론스타와의 손해배상 소송에서 완승을 거둠에 따라 론스타와 한국 정부 간 투자자-국가 간 소송(ISD) 결과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론스타와 하나금융 간 소송은 사실상 전초전이나 다름없었다. 론스타는 하나금융을 상대로 소송을 내기 전인 2012년 11월 한국 정부를 상대로 세계은행 산하 국제투자분쟁해결센터(ICSID)에 ISD를 제기했다. 손해배상 청구금액은 46억9000만 달러(약 5조1000억 원). 정부가 외환은행 매각을 지연시켜 손해를 봤고 부당하게 세금을 냈다는 이유에서였다. 국제 중재업계는 ISD 판정부가 참고하려던 ICC 판정이 났으니 ISD에 대한 결론도 하반기(7∼12월)에 날 것으로 보고 있다. ISD 전망에 대해 정부는 “ICC 판정과 ISD 판정은 (사건의) 당사자도, 사안도 다른 서로 독립적인 사건”이라고 강조하고 있지만 내심 안도하는 분위기다. 이번 판정으로 론스타 주장의 허점이 일부 드러난 꼴이라 적어도 더 불리할 것은 없다는 것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ICC 판정을 통해 론스타의 주장이나 논리가 판정부에서 안 받아들여졌으니 ISD 판정에서 우리한테 안 좋은 영향은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면 정부가 패소할 경우 물어야 할 손해배상액 부담은 더욱 커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 변호사는 “만약 하나금융이 일부 패소했다면 정부의 손해배상금액 중 하나금융이 부담할 부분이 겹쳐 정부의 배상액이 조금 줄어들 여지가 있었다”며 “ISD에서 정부가 패소한다면 부담이 더 커질 수는 있다”고 말했다. 조은아 기자 achim@donga.com}

미국계 사모펀드(PEF) 론스타가 하나금융지주를 상대로 제기한 1조5700억 원대 손해배상 청구 소송의 중재 결과가 이르면 이번 주 중에 공개된다. 론스타와 하나금융 간의 이번 소송은 론스타가 6년 반 전 한국 정부를 상대로 제기한 투자자-국가 간 소송(ISD)의 전초전 성격을 띤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제상공회의소(ICC) 산하 중재재판소 판정부는 9일 하나금융 측에 “중재인들의 판정문을 최종 승인했다”는 공문을 보냈다. 론스타와 하나금융, ICC가 각각 추천한 3명으로 구성된 중재인들은 지금까지 이 소송의 판정 결과를 조율해 왔다. 판정부는 이르면 16일 하나금융에 소송의 승패 여부, 패소 시 손해배상액 등이 담긴 판정문을 보낼 예정이다. 론스타는 2016년 8월 “매매가를 인하하지 않으면 정부가 매각을 승인하지 않을 것이라고 협박했다”며 하나금융을 상대로 14억430만 달러(약 1조5700억 원)를 배상하라는 소송을 냈다. 2003년 8월 외환은행 지분을 사들인 론스타는 정부의 헐값 매각 논란 등을 일으킨 끝에 8년여 만인 2012년 1월 하나금융에 외환은행을 팔고 한국을 떠났다. 론스타는 그해 11월 “외환은행 매각 절차를 지연시켜 손해를 봤고, 부당하게 세금을 냈다”며 한국 정부를 상대로 ISD를 제기했다. 국제 중재업계에서는 론스타와 하나금융 간 소송 판정이 마무리된 만큼 ISD도 조만간 결론이 나올 것으로 보고 있다.조은아 기자 ach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