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

김민 기자

동아일보 문화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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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속 사람들의 이야기를 전하는 국제부 기자입니다. 예술가의 이야기를 따로 모아 뉴스레터 '영감 한 스푼'으로 전하고 있습니다.

kimmin@donga.com

취재분야

2025-11-26~2025-1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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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옛날 선거는 이랬다…윌리엄 호가스 ‘선거의 유머’[김민의 그림이 있는 하루]

    선거의 계절이 지나갔습니다. 정당을 막론하고 모든 후보자는 ‘최후의 1인’이 되기 위해 최선을 다 하죠. 그 과정에서 각 후보자의 가치관이나 철학이 경쟁의 장에 오르지만, 때로는 불필요한 네거티브 선전이나 인신공격도 벌어집니다. 그럴 때면 유권자들은 환멸을 느끼게 되죠.그런데 지금보다 훨씬 더 ‘하드코어’한 선거 경쟁의 장을 그림으로 생생하게 확인할 수 있다면 믿으시겠어요? 이 그림 속 선거 현장에서는 벽돌이 날아다니고, 검은 돈과 뻑적지근한 파티가 오고 가며, 거짓말도 난무합니다. 18세기 ‘막장 드라마’라고 할 수 있는, 바로 영국 화가 윌리엄 호가스의 ‘선거 시리즈’입니다. 함께 감상해 볼까요?○ 최후의 만찬 패러디한 ‘선거 엔터테인먼트’우선 그림 전체의 구도를 볼까요? 레오나르도 다 빈치의 ‘최후의 만찬’이 떠오르지 않나요? 화면 가운데 식탁이 펼쳐져 있고, 그 식탁을 둘러싼 사람들과 뒤편의 창문. 이 그림은 정확히 ‘최후의 만찬’ 구도를 차용했습니다.그런데 다빈치 그림 속에서는 예수와 성자들의 엄숙한 식사가 진행됐다면, 이 그림은 정말 어지럽고 복잡합니다. 하나하나 살펴보시죠. 그림의 배경은 선술집. 테이블 가장 왼쪽에 선거에 출마한 두 명의 후보자가 앉아 있습니다. 번듯하게 차려 입고 진지한 이야기를 나눌 것 같지만 그림 속 모습은 정 반대입니다. 젊은 후보자는 배가 나온 여인의 키스를 받고 있네요. 그런데 그 여인의 뒤로 이 후보자는 다른 여자와 손을 잡고 있습니다.나이 든 후보자(그림2)를 볼까요? 술에 취한 두 명의 남성에게 붙잡혀 이야기를 듣고 있습니다. 한 사람에게는 손을, 다른 사람에게는 귀를 붙잡혀 난처한 표정을 짓고 있네요. 그렇지만 한 표라도 더 얻으려면 꾹 참고 견뎌야겠죠.이 두 사람 맞은편에 앉은 인물은 시장입니다. 겉옷이 반쯤 벗겨져있고 의자에 거의 눕다시피 앉아있네요. 팔을 자세히 보면 천으로 묶고 피를 뽑아내는 중입니다. 시장의 앞에 굴 껍질이 잔뜩 놓여있는데, 굴을 너무 많이 먹어서 치료를 받는 모습이라고 합니다. 대접을 받아도 너무 과하게 받은 거죠. 클라이막스는 오른쪽 아래의 인물입니다. 책을 갖고 있던 붉은 의상의 인물이 의자 뒤로 넘어지고 있습니다. 미국 의회 도서관에 따르면 이 인물은 선거관리위원이라고 하네요. 창문 밖의 반대파 당원들이 던진 벽돌에 맞아 쓰러지는 중입니다. 그 왼쪽에는 취객의 머리 위로 도살업자가 진(술)을 퍼붓고 있습니다.이 그림에서 거의 유일하게 정상적인 모습을 하고 있는 사람은 ‘최후의 만찬’에서 예수의 자리를 차지한 3명의 음악가들입니다. 작가는 유권자들의 환심을 사기 위해서라면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고 음식은 물론 신체적 접대까지도 행하는 정치인들에 대한 경멸을 어떠한 필터도 없이 적나라하게 드러내고 있습니다. 이 그림 속 풍경은 다소 과장되었지만, 18세기 영국에서 이런 모습을 종종 볼 수 있었다고 합니다. 당시에는 투표를 할 수 있는 유권자가 상당한 자산을 가진 남성으로 한정되었다고 해요. 이들의 환심을 사기 위해 후보자들이 각종 금품과 향응을 제공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습니다. 이 그림과 같은 접대 자리가 열린 것은 물론, 투표일에는 거마비와 술을 제공하며 유권자들을 설득했다고 합니다.○ 죽은 사람도 동원하는 ‘투표소’호가스의 ‘선거의 유머(Humours of an Election)’ 시리즈는 총 4점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앞에서는 그 중 가장 첫 번째인 ‘선거 엔터테인먼트’를 살펴보았는데요. 이번엔 세 번째 그림, ‘투표’를 한 번 감상해볼까요.목조 건물의 좌우에 걸린 푸른색, 붉은색 깃발이 보입니다. 그 뒤로는 각 당 후보자들이 의자에 앉아 있고요. 투표날의 모습을 묘사한 그림인데, 21세기의 투표와는 완전히 다르죠? 계단 위로 올라가, 후보자가 지켜보는 앞에서 자신의 표를 행사하게 됩니다. 비밀투표는 생각할 수도 없는 구조입니다. 투표하러 오는 유권자들을 당원들이 마치 호객행위 하듯이 붙들고 있습니다. 자세히 보면 더욱 가관인 장면들이 펼쳐집니다. 중앙 의자에 앉아 있는 사람의 눈을 볼까요. 초점이 흐린 모습입니다. 이 작품의 판화를 소장하고 있는 브루클린 뮤지엄 설명에 따르면 사리분별을 할 수 없는 사람을 데려다가 억지로 투표를 시키고 있는 모습이라네요. 그 뒤의 사람은 얼굴에 핏기가 전혀 없고 창백합니다. 죽기 직전의, 혹은 죽은 사람을 끌고 와 투표를 시키려고 하는 모습입니다. 오른쪽 붉은 옷을 입은 남성도 한 번 보세요. 한 쪽 다리에 의족을 차고 있고, 손도 자세히 보면 갈고리가 대신하고 있습니다. 아마도 전쟁에서 다친 상이군인으로 추측이 되는데요. 이 사람이 성경 위에 갈고리를 올리자 선거 위원들이 뭔가 문제가 있는 듯 수군거리고 있습니다. “진짜 손이 아닌데 선서를 할 수 있느냐”고 논의하는 모습이라고 합니다. 유권자가 나라를 위해 몸을 바친 사람이든 누구든, 이 사람이 던진 표가 우리 편에 유리하냐 아니냐 만 따지려 드는 모습을 풍자했습니다.호가스는 이 그림의 왼쪽에 자신의 의중을 넣어 두었습니다. 마부 두 명이 카드놀이에 흠뻑 심취해 있는 가운데, 영국 국기가 걸린 마차가 부서지고 있습니다. 정책보다 잿밥에 관심이 많은 선거 과정 때문에 국가가 무너지고 있다는 메시지를 담은 것이라고 볼 수 있겠죠.○ 판화로 박리다매…중산층도 즐겼던 그림호가스는 이런 신랄한 그림들을 어떻게 그리게 된 것일까요?우선 이 시기 그려진 대다수의 그림은 주문자가 있다는 걸 먼저 짚어 봐야겠습니다. 섬나라인 영국은 유럽 다른 국가에 비해 그림을 늦게 즐기기 시작했습니다. 그것도 자국 화가보다는 안토니 반 다이크 같은 플랜더스 출신의 화가들이 건너와 왕이나 귀족의 초상을 그려주면서 조금씩 그림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것으로 보입니다.이런 시대적 배경에서 나타난 호가스는 회화사에서 보면 굉장히 열려있는 마인드를 가졌던 인물입니다. 사실 이런 그림을 개인이 주문하기는 쉽지 않았겠죠. 그림 한 장을 그리는데 만만치 않은 비용이 드는데, 이런 풍자적인 내용을 담은 그림이라면 배포가 큰 주문자가 아닌 이상 흔한 일이 아니었을 겁니다.호가스는 한 명의 의뢰인에게 커미션을 받는 대신, 판화를 찍어서 그림을 상대적 ‘박리다매’로 판매했습니다. 거기다 내용도 한 사람이 아닌 불특정 다수가 좋아할 시사성이 있거나 유머러스한 주제를 선정했죠. 때로는 아주 지독하다고 느껴지는 ‘영국식 유머’가 바로 호가스의 그림에 담겨 있습니다.호가스의 유명한 그림 ‘현대식 결혼’을 비롯해 유사한 스타일의 그림들은 유럽으로까지 전해져 후대 화가들에게 영향을 추었습니다. 영국 테이트미술관은 호가스가 “만평과 저널리즘적 비주얼의 창시자”라고 설명합니다.더 놀라운 건 그림이 날이 갈수록 인기가 많아져 ‘짝퉁’이 생기자, ‘저작권’이라는 개념을 처음으로 주장한 사람도 바로 호가스라는 점입니다. 어쩌면 19세기 이전 영국 밖으로 영향력을 미친 거 의 유일한 화가가 호가스일지도 모릅니다.호가스가 남긴 ‘선거’ 시리즈는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정치라는 인위적인 시스템에서 수많은 다양한 개인이 느끼는 허탈함과 약간의 분노를 그 중심에 담고 있죠. 그래서 지금의 사람들도 재밌게 감상할 수 있는 것이고요.이번 그림으로 ‘호가스’를 선정한 이유가 또 하나 있습니다. 바로 ‘예술’이 정말 다양한 모습을 갖고 있다는 걸 이야기해보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학교 교양수업이나, 곰브리치 미술사 같은 책에서 배우는 미술은 정말 오래된, 드넓은 예술의 세계에서 지극히 일부만 담은 이야기랍니다.18세기 사람들은 돈이 많으면 자신의 초상화를 의뢰하고 그것을 자랑도 했지만, 때로는 이렇게 즐겁고 유머러스한 그림을 상대적으로 저렴한 값에 구매하고 즐기기도 했다는 걸 보여 드리고 싶었습니다. 마치 우리가 지금 웹툰을 즐기는 것처럼 말이죠. 초상화는 그림이 귀한 시절 극소수만 가질 수 있었던 ‘셀피’라고도 할 수 있죠.앞으로 이렇게 재밌고 쉬운 예술 작품 감상 이야기를 연재해보려고 합니다. 궁금한 그림이나 알고 싶은 예술가가 있다면 아래 이메일로 연락 주세요. 기사에 대한 의견도 환영합니다.김민 기자 kimmin@donga.com}

    • 2021-0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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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바 지재권’ 10년 소송전… 구글, 오러클에 최종 승리

    세계적으로 널리 쓰이는 ‘자바(Java)’ 프로그래밍 언어의 지식재산권을 둘러싼 미국 거대 정보기술(IT) 기업 구글과 오러클의 10년에 걸친 소송전이 구글의 승리로 끝났다. 5일 로이터통신은 자바 언어의 지식재산권을 보유한 오러클이 구글을 상대로 제기한 소송에서 미 연방대법원이 6 대 2로 구글에 승소 판결을 내렸다고 전했다. 앞서 1심은 구글이 이겼고 2심은 오러클이 이겼는데 대법원은 최종적으로 구글의 손을 들어준 것이다. 미 연방대법원은 구글이 자바를 이용해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를 만든 것은 ‘공정한 이용’에 해당한다고 봤다. 스티븐 브라이어 대법관은 판결문에서 “구글이 저작권 보호를 받을 수 있는 자료를 사용했지만 이는 저작권법상의 ‘공정한 사용(fair use)’에 해당하므로 저작권법 위반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앞서 오러클은 구글이 자바를 이용해 개발한 OS로 많은 수익을 창출했지만 오러클에는 그에 해당하는 비용을 지불하지 않았다며 2010년 90억 달러(약 10조 원)의 지식재산권 비용을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10년간 소송이 이어지는 가운데 전 세계적으로 안드로이드 OS 사용자가 늘어나면서 손해배상 평가액도 2, 3배로 커졌다. 로이터통신은 이번 승소 판결로 구글이 최대 200억∼300억 달러(약 22조4000억∼33조6000억 원)에 달하는 막대한 손해배상을 피할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구글은 CNN에서 “이번 판결은 소비자와 컴퓨터 공학의 승리”라며 “이번 결정으로 많은 개발자와 소비자들이 혜택을 입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오러클은 성명을 통해 구글이 자바 기술을 ‘훔쳤다’는 기존 입장을 반복하며 “구글처럼 막강한 영향력을 지닌 플랫폼을 규제해야 하는 이유가 이번 판결로 드러났다”고 밝혔다.이은택 nabi@donga.com·김민 기자}

    • 2021-0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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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얀마, 反쿠데타가 反中으로… 오성홍기 불태우고 ‘불매’ 트윗까지

    쿠데타를 일으킨 군부에 대한 시민들의 저항이 계속되고 있는 미얀마에서 반중국 감정이 고조되고 있다. 양곤에서는 중국 오성홍기를 불태우는가 하면, 만달레이에서는 디즈니 캐릭터 ‘곰돌이 푸’ 가면을 쓰고 중국산 제품을 보이콧하는 집회도 열렸다. 곰돌이 푸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외모·체형과 비슷하다는 이유로 시 주석을 풍자할 때 종종 쓰였다. 5일 최대 도시 양곤에서는 일부 시민이 중국 오성홍기에 불을 붙이는 모습이 포착됐다. 소셜미디어에 올라온 영상에는 거리 두 곳에서 시위대가 오성홍기에 기름을 붓고 라이터로 불을 붙이는 모습이 담겼다. 영상을 공유한 트위터 이용자는 “중국이 미얀마 군부를 제재하려는 유엔을 저지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4일에는 양곤 청년들이 유엔과 중국 국기가 그려진 가면을 쓰고 집회에 나서기도 했다. 가면 이마에는 유엔 로고가, 아래에는 중국 오성홍기가 그려진 손이 입을 틀어막는 형상이 그려졌다. 마스크의 눈에서는 피눈물이 흐르고, 양쪽 뺨에는 ‘미얀마를 구하라’란 글귀가 적혔다. 6일 만달레이에서는 시민 20여 명이 ‘곰돌이 푸’ 가면을 쓰고 ‘중국산 제품을 보이콧한다’는 팻말을 들고 시위에 나섰다. 이들은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을 조종하려는 중국을 규탄한다”고 했다. 이 같은 움직임은 1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비공개 회의에서 중국이 비판 성명의 톤을 낮춘 것이 알려지면서 격해졌다. 현지 매체 이라와디에 따르면 성명문은 당초 군부에 대한 제재를 의미하는 ‘후속 조처를 검토한다’는 문구를 포함했으나 중국의 반대로 삭제됐다. 또 군부가 민간인을 ‘살해했다(killing)’거나 군부를 ‘규탄한다(deplore)’ 등의 단어도 중국에 의해 삭제된 것으로 알려졌다. 소셜미디어에는 ‘중국은 미얀마에서 나가라’ ‘주미얀마 중국대사관을 폐쇄하라’ ‘중국이 범죄를 저지르는 군사정권을 보호하고 있다’는 글이 속속 올라오고 있다. 유명 배우 킨 윈 와 또한 “중국산 제품을 보이콧할 때가 왔다”는 트윗을 썼다. 점차 고조되는 반중 감정에 중국이 국경에 병력 배치를 강화했다는 소식도 전해졌다. 이라와디 등 현지 매체는 2일 미얀마와 국경 소식통을 인용해 국경 도시 제가오(姐告)에 군 병력을 실은 트럭이 잇따라 도착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내전이 발발할 경우 송유관·가스관이 파괴될 것을 우려한 조치로 분석된다. 중국은 반중 시위가 거세진 2월 말에도 군부를 만나 송유관·가스관의 안전 보장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시설은 미얀마 서부 해안 차우퓨에서 중국 윈난성 쿤밍(昆明)시까지 800km 구간에 걸쳐 있다. 그럼에도 중국은 쿠데타 발발 이후부터 지속적으로 미얀마 사태에 대해 ‘내정 불간섭’ 원칙을 내세우고 있다.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은 최근 미얀마 사태를 언급하며 “유엔 안보리의 부당한 개입에 반대하고 외부 세력의 선동을 막아야 한다”고 밝혔다. 미얀마 인권단체 정치범지원협회(AAPP)에 따르면 쿠데타 발발 이후 이달 4일까지 군부의 유혈 진압으로 564명이 숨졌다. 이 중 어린이 사망자는 47명이다.김민 기자 kimmin@donga.com}

    • 2021-0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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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분노한 미얀마 국민들, 오성홍기 불태우며 “중국은 떠나라”

    미얀마 국민의 성난 민심이 군부를 넘어 군부를 지지하는 중국으로 확산되고 있다. 내정 불간섭을 들어 2월 1일 쿠데타 발발 후부터 군부의 민간인 학살을 묵인하고 군부 제재 등 국제공조에 협조하지 않는 중국을 향해 격렬한 반중 정서를 표출하고 있다. 5일 최대도시 양곤에서는 일부 시민이 중국 오성홍기에 불을 붙이는 모습이 포착됐다. 소셜미디어에 올라온 영상에 따르면 비가 내리는 거리 두 곳에서 시위대가 오성홍기에 기름을 붓고 라이터로 불을 붙였다. 이 영상을 올린 트위터 이용자는 “중국이 미얀마 군부를 제재하려는 유엔을 저지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4일에는 일부 양곤 청년들이 유엔과 중국 국기가 그려진 마스크를 쓰고 집회에 벌였다. 마스크의 눈 부분에 피눈물 형상이 그려졌고 양쪽 뺨에는 ‘미얀마를 구하라’는 문구가 적혔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인 중국의 반대로 군부에 대한 유엔의 실질적인 제재 가 이뤄지지 못하는 현실을 비판한 행보로 풀이된다. 소셜미디어에는 ‘중국은 미얀마에서 나가라’ ‘주미얀마 중국 대사관을 폐쇄하라’ ‘중국이 범죄를 저지르는 군사정권을 보호하고 있다’는 글이 속속 올라오고 있다. 유명 배우 킨 윈 와 또한 “중국산 제품을 보이콧할 때가 왔다”는 트윗을 썼다. 지난달에도 양곤에 있는 중국계 공장 30여 곳이 공격을 받았다. 현지매체 이리와디에 따르면 중국은 1일 안보리 비공개 회의에서 군부를 비판하는 성명의 문구를 완화하는데 앞장섰다. 당초 성명에는 군부 제재를 의미하는 ‘후속 조처를 검토한다’는 내용이 포함됐지만 중국 반대로 삭제됐다. 군부가 민간인을 ‘살해’(killing)하고 군부를 ‘규탄한다’(deplore)는 문구 역시 중국 반대로 포함되지 못했다. 중국은 미얀마를 경제영토 확장사업 ‘일대일로(一對一路)’의 거점지로 여기고 있다.특히 남부 윈난성 쿤밍에서 미얀마 서부 짜욱퓨까지 이어지는 800㎞의 송유관과 가스관도 있다. 중국은 2월 말 미얀마 군에 이 송유관과 가스관의 안전 보장을 촉구했고 이달 초에도 미얀마 국경과 인접한 지에가오(姐告)에 군 병력을 실은 트럭을 잇따라 보냈다. 반정부 시위가 장기화하거나 내전 발발이라는 최악의 사태에 대비해 자국의 이익을 지키려는 시도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은 최근 미얀마 사태를 언급하며 “유엔 안보리의 부당한 개입에 반대하고 외부 세력의 선동을 막아야 한다”며 국제 사회의 제재에 반대할 뜻을 분명히 했다. AFP통신에 따르면 6일 러시아 외교부 또한 “제재를 포함한 미얀마 군부에 대한 압박은 미래가 없고 극도로 위험하다. 미얀마를 전면적인 내전 상태에 이르게 할 뿐”이라고 가세했다. 미얀마 인권단체 정치범지원협회(AAPP)는 쿠데타 발발 후 이달 4일까지 군부의 유혈진압으로 564명이 숨졌고 이중 어린이 사망자는 47명이라고 밝혔다. 군부는 관영매체를 통해 어린이 사망에 개입한 사실이 없다며 거듭 부인하고 있다.김민 기자 kimmin@donga.com}

    • 2021-0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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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또 뚫린 페북, 5억명 정보 유출… 한국인 사용자도 12만명 포함

    세계 17억여 명이 이용하는 소셜미디어 페이스북 사용자 가운데 5억여 명의 개인정보가 유출됐다. 이 중 한국인 사용자의 정보도 12만1744건에 달한다. 미국 경제매체 비즈니스인사이더는 해커들에게 잘 알려진 온라인 게시판에 세계 106개국 페이스북 사용자 5억3300만 명의 개인정보가 사실상 무료로 공개됐다고 3일 보도했다. 이 개인정보에는 사용자들의 전화번호와 페이스북 아이디, 이름, 거주지, 생일, 직업 및 e메일 주소가 포함됐다. 이스라엘의 사이버 보안업체 허드슨록의 공동 창업자 겸 최고기술책임자(CTO) 알론 갈은 이 같은 사실을 발견해 비즈니스인사이더에 제보했다. 갈은 유출된 정보 중 일부를 직접 대조해 본 결과 게시판에 공개된 개인정보와 지인들의 페이스북 정보가 일치하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번에 유출된 개인정보는 해당 게시판의 온라인 크레디트(점수)를 갖고 있는 사람이면 누구나 내려받을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페이스북은 성명을 통해 “유출된 정보들은 아주 오래된 것이며 이 유출과 관련된 버그는 2019년 8월에 수정했다”고 밝혔다. 갈은 “몇 년 된 정보라고 해도 유출된 정보가 악용될 수 있다”며 “사기와 불법 마케팅 등의 ‘사회공학적 공격’ 또는 해킹 시도에 활용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사회공학적 공격은 기술적 취약점이 아니라 사람의 취약점을 활용해 정보를 빼내는 기법을 말한다. 지인, 공공기관 등을 사칭해 돈을 요구하는 피싱이나 스미싱 등이 대표적이다. 갈은 “그간 페이스북이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과실을 인정하는 것을 못 봤다”며 “정보가 이미 공개된 이상 페이스북이 취할 수 있는 조치는 제한적이지만 최소한 페이스북은 정보가 유출된 사용자들에게 경고 메시지라도 보내야 한다”고 덧붙였다.김민 기자 kimmin@donga.com}

    • 2021-0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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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얀마 군부, 외신과 인터뷰한 시민도 구금

    미얀마 군부가 이번엔 외신 기자의 인터뷰에 응했다는 이유만으로 시민들을 구금한 것으로 드러났다. 3일 현지 매체 미얀마나우는 미국 CNN방송 취재팀과 인터뷰한 시민 가운데 최소 6명이 군 시설에 구금되어 있으며 연락 두절 상태라고 가족과 친구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CNN 특파원 클라리사 워드와 취재진은 2일 양곤 북부의 밍갈라돈 시장과 텐마일 시장을 방문했다. 인터뷰가 끝나고 취재진이 현장을 떠난 직후 사복 차림의 무장한 남성들이 밍갈라돈에서 5명, 텐마일에서 2명을 연행해갔다. 미얀마나우가 사진 기록과 증언을 분석한 결과, 군부에 끌려간 이들 중 3명이 CNN과 인터뷰했고 2명은 취재하는 모습을 촬영했다. 다른 사람들은 인터뷰한 사람과 함께 있었다. 연행된 사람 중 한 명인 인 테 틴(23)의 자매는 “그녀는 단지 간식을 사러 시장에 갔다가 CNN 기자의 질문에 답변했는데 붙잡혀갔다”며 “인 테 틴이 구금된 심문센터를 찾아갔지만 만날 수 없었다”고 했다. CNN 취재팀은 지난달 31일 미얀마에 입국했다. 모든 취재 현장에는 군부가 동행했으며 취재팀이 도착한 뒤 시위대를 향한 군부의 살상 행위가 현저히 줄었다고 미얀마나우는 보도했다. 취재팀 입국 하루 전날 소셜미디어에는 ‘집회 참가자에 대한 공격을 자제하라’는 경찰이 내린 지령문이 떠돌기도 했다. 외교부는 3일 미얀마 전 지역의 여행경보를 3단계(철수 권고)로 격상하고 “미얀마 지역을 여행할 예정인 국민은 여행을 취소·연기하고 미얀마에 체류 중인 국민은 긴요한 용무가 아닌 한 철수해 달라”고 밝혔다. 기존 미얀마에 대한 여행경보는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지난해 3월부터 전 국가·지역에 발령된 ‘특별여행주의보(여행 취소 및 연기 권고)’ 상태였다.김민 기자 kimmin@donga.com}

    • 2021-0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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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얀마 군부, 외신과 인터뷰한 시민들 구금

    미얀마 군부가 이번엔 외신 기자의 인터뷰에 응했다는 이유만으로 시민들을 구금한 것으로 드러났다. 3일 현지 매체 미얀마나우는 미국 CNN 방송 취재팀과 인터뷰한 시민 가운데 최소 6명이 군 시설에 구금되어 있으며 연락 두절 상태라고 가족 및 친구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CNN 특파원 클라리사 워드와 취재진은 2일 양곤 북부의 밍갈라돈 시장과 텐 마일 시장을 방문했다. 인터뷰가 끝나고 취재진이 현장을 떠난 직후 사복 차림의 무장한 남성들이 밍갈라돈에서 5명, 텐 마일에서 2명을 연행해갔다. 미얀마나우가 사진 기록과 증언을 분석한 결과, 군부에 끌려간 이들 중 3명이 CNN과 인터뷰 했고 2명은 취재하는 모습을 촬영했다. 다른 사람들은 인터뷰한 사람과 함께 있었다. 연행된 사람 중 한 명인 인 뗏 띤(23)의 자매는 “그녀는 단지 간식을 사러 시장에 갔다가 CNN 기자의 질문에 답변했는데 붙잡혀갔다”며 “인 뗏 띤이 구금된 심문센터를 찾아갔지만 만날 수 없었다”고 했다. CNN 취재팀은 지난달 31일 미얀마에 입국했다. 모든 취재 현장에는 군부가 동행했으며 취재팀이 도착한 뒤 시위대를 향한 군부의 살상 행위가 현저히 줄었다고 미얀마나우는 보도했다. 취재팀 입국 하루 전날 소셜 미디어에는 ‘집회 참가자에 대한 공격을 자제하라’고 경찰이 내린 지령문이 떠돌기도 했다. 국제인권단체 휴먼라이츠워치(HRW)의 아시아담당 부국장 필 로버트슨은 트위터에 “CNN은 구금된 시민들이 조건 없이 즉각 석방되도록 목소리를 높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CNN 대변인은 로이터에 “군부에 해당 내용에 관한 정보를 강하게 요구했고 구금된 시민들을 안전하게 석방하라고 압박하고 있다”고 밝혔다.김민 기자 kimmin@donga.com}

    • 2021-0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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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페이스북 사용자 5억명 정보 유출…한국인도 포함

    세계 17억여 명이 이용하는 소셜미디어 페이스북 사용자 가운데 5억여 명의 개인정보가 유출됐다. 이 중 한국인 사용자의 정보도 12만1744건에 달한다. 미국 경제매체 비즈니스인사이더는 해커들에게 잘 알려진 온라인 게시판에 세계 106개국 페이스북 사용자 5억3300만 명의 개인정보가 사실상 무료로 공개됐다고 3일 보도했다. 이 개인정보에는 사용자들의 전화번호와 페이스북 아이디, 이름, 거주지, 생일, 직업 및 e메일 주소가 포함됐다. 이스라엘의 사이버 보안업체 허드슨록의 공동 창업자 겸 최고기술책임자(CTO) 알론 갈은 이 같은 사실을 발견해 비즈니스인사이더에 제보했다. 갈은 유출된 정보 중 일부를 직접 대조해 본 결과 게시판에 공개된 개인정보와 지인들의 페이스북 정보가 일치하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갈이 트위터로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유출 피해자가 가장 많은 국가는 이집트(4482만3547명)다. 그 다음으로 튀니지(3952만6412명), 이탈리아(3567만7323명), 미국(3231만5282명), 사우디아라비아(2880만4686명) 순이다. 중국과 일본은 각각 67만334명, 42만8625명이 피해를 입었다. 이번에 유출된 개인정보는 해당 게시판의 온라인 크레디트(점수)를 갖고 있는 사람이면 누구나 내려받을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갈은 “올 1월 단 몇 유로의 돈에 페이스북 개인정보를 판매한다는 광고가 나왔는데 이번에 올라온 개인정보와 같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페이스북은 성명을 통해 “유출된 정보들은 아주 오래된 것이며 이 유출과 관련된 버그는 2019년 8월에 수정했다”고 밝혔다. 갈은 “몇 년 된 정보라고 해도 유출된 정보가 악용될 수 있다”며 “사기와 불법 마케팅 등의 ‘사회공학적 공격’ 또는 해킹 시도에 활용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사회공학적 공격은 기술적 취약점이 아니라 사람의 취약점을 활용해 정보를 빼내는 기법을 말한다. 지인, 공공기관 등을 사칭해 돈을 요구하는 피싱이나 스미싱 등이 대표적이다. 갈은 “그간 페이스북이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과실을 인정하는 것을 못 봤다”며 “정보가 이미 공개된 이상 페이스북이 취할 수 있는 조치는 제한적이지만 최소한 페이스북은 정보가 유출된 사용자들에게 경고 메시지라도 보내야 한다”고 덧붙였다.김민기자 kimmin@donga.com}

    • 2021-0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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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즈 사생활이라…” 車사고 원인 함구한 美경찰

    2월 발생한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46)의 차량 전복 사고를 조사해 온 경찰이 사고 원인을 파악했지만 사생활 영역이기 때문에 우즈의 동의 없이는 공개할 수 없다고 밝혔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카운티 보안관실은 지난달 31일(현지 시간) AP통신 기자가 페이스북 생중계를 통해 질문을 하자 “블랙박스 확인 등 관련 조사를 마쳤다. 조사 결과를 공개하는 건 프라이버시 문제와 관련이 있다”고 밝혔다. 보안관실은 “사고 원인을 포함한 모든 정보는 우즈의 동의가 있어야 공개할 수 있다”며 “조사 결과를 공개해도 된다는 우즈의 답변을 기다리고 있다”고 했다. 경찰 출신인 조지프 지아컬론 존제이형사사법대 교수는 AP통신에 “경찰이 사고 당사자에게 그런(사고 조사 결과 공개) 허락을 구하는 경우는 본 적이 없다”며 “(우즈의) 건강과 관련된 문제라면 사생활이 아니라 의료 정보여서 공개를 못 한다고 말했을 것”이라고 했다. 우즈는 평소 낯가림이 심하고 자신의 프라이버시가 노출되는 것을 극도로 꺼리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우즈는 자신이 소유한 요트 이름도 ‘프라이버시’라고 지었다. 그가 운전대를 남에게 잘 맡기지 않는 것도 프라이버시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우즈는 2월 23일 로스앤젤레스 인근 도로에서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을 직접 몰고 가다 차량이 전복되는 사고를 당했다. 이 사고로 발목뼈가 부러지는 등 두 다리를 심하게 다친 우즈는 수술을 받고 약 3주 만에 퇴원했다. 사고 당시 우즈가 몰던 차량은 내리막 곡선 구간인데도 과속 상태였던 것으로 확인됐다. 사고 차량에 동승자는 없었다. 우즈가 약물을 복용했거나 음주 상태에서 운전한 징후는 없어 경찰은 혈액검사를 하지 않았다. 이 때문에 졸음운전 가능성이 제기되기도 했다. 로스앤젤레스 검찰 대변인은 지난달 31일 AP통신의 서면 질의에 “사고와 관련해 범죄 혐의가 있다는 보고를 받은 바 없다”고 밝혔다.김민 기자 kimmin@donga.com}

    • 2021-0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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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플로이드 사건’ 미성년 목격자들 “도움 못줘 미안”

    “조지 플로이드 씨의 죽음에 죄송한 마음이 들어 수일 동안 잠을 이루지 못했습니다. 그를 위해 몸싸움이라도 벌여야 했다는 생각이 끊임없이 들었습니다.” 미국 흑인 조지 플로이드를 무릎으로 짓눌러 사망에 이르게 한 혐의로 기소된 전직 경찰관 데릭 쇼빈(45)의 공판에서 목격자 다넬라 프레이저(18)는 눈물을 흘리며 이렇게 증언했다. 미국 미네소타주 헤너핀카운티 지방법원에서 지난달 30일 열린 두 번째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목격자들은 당시 상황을 고통스러운 듯 증언했다고 CNN 등이 보도했다. 사건 당시 17세였던 프레이저는 플로이드의 죽음을 스마트폰으로 촬영해 소셜미디어에 공개했다. 그녀의 영상으로 미국 전역에서 ‘흑인 목숨도 소중하다(BLM·Black Lives Matter)’ 시위가 일어났다. 프레이저는 죽어가는 플로이드를 보며 흑인인 자신과 아버지, 형제, 친척들과 친구들이 떠올랐다고 흐느꼈다. 법정에는 9세 소녀 목격자도 출석했다. 얼굴과 이름은 공개되지 않고 목소리만 생중계된 이 소녀는 플로이드를 봤을 때 “슬프고 조금 화가 났다”며 “왜냐면 그(경찰)가 플로이드의 숨을 멎게 하는 것처럼 보였고, 그것이 플로이드를 아프게 했기 때문”이라고 했다. 미니애폴리스 소방관인 제너비브 핸슨(27)은 플로이드에게 응급조치 하려는 자신의 시도를 경찰이 막았다고 증언했다. 사건 당일 비번이었던 핸슨은 산책을 하다 수갑이 채워진 채 성인 남자 세 명에게 제압당해 꼼짝할 수 없는 플로이드를 발견했다. 그는 플로이드의 맥박을 재고 응급조치를 취할 생각으로 경찰관 한 명에게 다가갔으나 제지당했다고도 했다. “도움을 줄 수 없을 때 기분이 어땠느냐”는 검사의 질문에 “너무나 당황스럽고 고통스러웠다”며 눈물을 흘렸다. 그는 “감정을 가라앉히고 보니 신고해야 할 상황임을 인식하게 됐다”고 했다. 그는 영상을 촬영하고 911에 신고했다. 이날 공판에 출석한 증인은 총 6명으로 이 중 4명은 18세 이하인 미성년자들이었다. 뉴욕타임스(NYT)는 “어린 목격자들의 슬픔과 분노 섞인 증언은 미국인들의 마음속에 깊이 박혔다”며 “그들이 증언하며 흘린 눈물은 이들 또한 피해자임을 드러냈다”고 전했다.김민 기자 kimmin@donga.com}

    • 2021-0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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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플로이드의 죽음에 죄송한 마음”…법정서 눈물 흘린 어린 목격자들

    “조지 플로이드 씨의 죽음에 죄송한 마음이 들어 수일 동안 밤에 잠을 이루지 못했습니다. 그를 위해 몸싸움이라도 벌여서 목숨을 구해야 했다는 생각이 끊임없이 났습니다.” 30일(현지 시간) CNN등에 따르면 미국 미네소타주 헤너핀카운티 지방법원에서 열린 전직 경찰관 데린 쇼빈(45)의 두 번째 공판에서 10대 소녀 다넬라 프레지어는 눈물을 흘리며 이렇게 증언했다. 프레지어는 프로이드의 죽음을 스마트폰 영상으로 촬영해 소셜 미디어에 공개했고, 그녀의 영상으로 미국 전역에서 흑인 목숨도 소중하다(BLM) 시위가 일어났다.○ 눈물 흘린 어린 목격자들…NYT “이들도 피해자”프레지어는 플로이드의 죽음에서 흑인인 자신과 흑인 아버지, 형제, 친척과 친구들을 떠올릴 수밖에 없었다며 눈물을 흘렸다. 그는 “플로이드뿐 아니라 모든 흑인이 그처럼 죽임을 당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법정에는 9살 소녀 목격자도 출석했다. 생중계에 얼굴과 이름은 공개되지 않고, 목소리만 나온 이 소녀는 제압당안 플로이드를 보면서 “슬프고 조금 화도 났다”며 “왜냐면 그(경찰)가 플로이드의 숨을 멎게 하는 것처럼 보였고, 그것이 플로이드를 고통스럽게 했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날 공판에 출석한 증인은 총 6명으로 모두 길을 가다 플로이드 사건을 본 목격자들이었다. 이 중 4명은 18세 이하인 미성년자들이었다. 뉴욕타임스(NYT)는 “어린 목격자들의 슬픔과 분노 섞인 증언은 미국인들의 마음속에 깊이 박혔다”며 “그들이 증언하면서 보여준 눈물과 고통은 이들도 피해자임을 보여 준다”고 전했다.○ “경찰이 응급조치 막았다”…소방관도 증언 나서미네아폴리스주 소방관인 주느비에브 한센(27)은 플로이드에게 응급조치 하려는 자신의 시도를 경찰이 막았다고 증언했다. 사건 당일 비번이었던 한센은 이날 제복을 입고 증언대에 올랐다. 산책을 하다가 짓눌린 플로이드를 발견한 그는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그는 “플로이드는 수갑이 채워져 있었고, 성인 남자 세 명에게 제압당해 꼼짝할 수 없었다”며 “한 사람이 견디기엔 너무 많은 무게였다”고 했다. 그는 플로이드의 맥박을 재고 응급조치를 취할 생각으로 경찰관 한 명에게 다가갔으나 제지당했다고도 했다. “도움을 줄 수 없을 때 기분이 어땠느냐”는 검사의 질문에 “너무나 당황스럽고 고통스러웠다”며 눈물을 흘렸다. 결국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상황에서 그는 영상을 촬영하고 911에 신고했다. “감정을 가라앉히고 보니 신고해야 할 상황이라는 것을 인식하게 됐다”고 그는 말했다. 변호인 신문에서 한센은 날 선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이어지는 질문에 그는 “당신이 눈 앞에서 누군가 죽는 장면을 목격했는지 모르겠지만, 그건 너무나 괴로운 일이다”고 맞받아쳤다. 쇼빈은 플로이드 사망 사건으로 2급 살인과 3급 살인, 2급 과실치사 혐의를 받고 있다. 2급 살인은 “고의로 플로이드를 무릎으로 공격해 비의도적으로 사망에 이르게 했다”는 것이며, 3급 살인은 “인간 생명에 대한 존중 없이 악의적인(depraved) 마음으로 행동을 취했다”는 혐의다. 2급 과실치사는 쇼빈의 “직무 태만(culpable negligence)”이 죽음을 야기했다는 것이다. 살인 혐의는 12년 6개월, 과실치사는 4년 형을 지침으로 하고 있다. 증인 신문은 4주 간 이어질 예정이다.김민기자 kimmin@donga.com}

    • 2021-0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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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멕시코판 플로이드 사건’… 女이민자, 경찰에 목눌려 숨져

    27일 멕시코의 유명 휴양지 캉쿤 인근 툴룸에서 엘살바도르 여성 이민자 빅토리아 살라사르(36)가 여성 경찰에 의해 목이 짓눌려 숨졌다. 지난해 5월 세계 곳곳에서 인종차별 항의 시위가 벌어지는 기폭제가 됐던 미국의 비무장 흑인 조지 플로이드 사망 사례와 흡사해 상당한 파장이 예상된다. 소셜미디어와 현지 언론을 통해 공개된 영상엔 살라사르가 제복 차림을 한 여성 경관의 무릎과 손에 의해 목이 짓눌린 채 발버둥치고 있는 모습이 담겼다. 이를 옆에서 지켜보던 남성 경관 3명은 별다른 제지를 하지 않았다. 다른 영상에서는 경찰들이 더 이상 숨을 쉬지 않는 살라사르를 경찰차로 옮기는 장면이 나온다. 부검 결과 그는 목뼈가 부러져 숨진 것으로 확인됐다. 경관들이 왜 살라사르를 제압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일각에서는 이번 사건을 ‘멕시코판 플로이드’ 사건으로 보고 있다. 논란이 확산되자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멕시코 대통령은 “고통과 수치를 느끼게 하는 사건이다. 책임자를 반드시 처벌하겠다”고 밝혔다. 경찰은 현장에 있던 경관 4명을 구속하고 수사 중이다. 29일 미 북부 미네소타에서는 플로이드의 목을 짓누른 백인 경관 데릭 쇼빈(45)에 대한 첫 재판이 열렸다. CNN 등에 따르면 검찰 측은 쇼빈 경관이 플로이드의 목을 누른 시간이 그동안 알려진 8분 46초가 아니라 9분 29초라고 주장했다. 검찰 측 증인으로 출석한 목격자는 “당시 플로이드가 비닐봉지 속 물고기처럼 숨을 헐떡이며 서서히 의식을 잃어갔다”고 증언했다. 반면 쇼빈의 변호인은 “플로이드의 사망 원인이 약물중독, 심장병, 고혈압일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김민 기자 kimmin@donga.com}

    • 2021-0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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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찰 무릎에 목 짓눌린 여성 이민자…‘멕시코판 플로이드’ 사태 논란

    27일 멕시코 동부의 유명 휴양지 칸쿤 인근 툴룸에서 엘살바도르 여성 이민자 빅토리아 살라사르(36)가 여성 경찰에 의해 목이 짓눌려 숨졌다. 지난해 5월 전 세계 인종차별 항의 시위의 기폭제가 됐던 미국 비무장흑인 조지 플로이드의 사망 때와 비슷한 방식이어서 상당한 파장이 예상된다. 소셜미디어와 현지 언론을 통해 공개된 영상에서 살라사르는 제복을 입은 여성 경관에 의해 무릎과 손으로 목을 짓눌린 채 발버둥치고 있다. 남성 경관 3명은 이 장면을 지켜보며 별다른 제지를 하지 않고 있다. 다른 영상에서는 경찰들이 더 이상 숨을 쉬지 않는 살라사르를 경찰차에 싣는 모습도 담겼다. 부검 결과 그는 목뼈 골절로 숨진 것으로 확인됐다. 경관들이 왜 살라사르를 제압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일각에서는 이번 사건을 ‘멕시코판 플로이드’ 사태로 보고 있다. 논란이 확산되자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대통령은 기자회견을 열고 “고통과 수치를 느끼게 하는 사건”이라며 “책임자를 반드시 처벌하겠다”고 밝혔다. 경찰은 현장에 있던 남녀 경관 4명을 구속하고 수사를 벌이고 있다. 29일 미 북부 미네소타에서는 플로이드의 목을 짓누른 백인 경관 데릭 쇼빈(45)의 첫 재판이 열렸다. CNN 등에 따르면 검찰 측은 쇼빈 경관이 플로이드의 목을 누른 시간이 기존 8분 46초가 아닌 9분 29초라고 주장했다. 검찰 측 증인으로 출석한 목격자 도널드 윌리엄스 씨 역시 “당시 플로이드가 비닐봉지 속 물고기처럼 숨을 헐떡이며 의식을 잃었다”고 증언했다. 반면 쇼빈의 변호인은 “플로이드의 사망 원인이 약물 중독, 심장병, 고혈압일 가능성이 있다”고 반박했다.김민기자 kimmin@donga.com}

    • 2021-0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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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佛 루브르 박물관 소장품 48만점 온라인에 무료 공개

    모나리자, 밀로의 비너스, 승리의 여신상과 수많은 이집트 회화·조각들…. 프랑스 파리 루브르 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는 예술품 수십만 점을 드디어 온라인에서도 만나볼 수 있다. 루브르 박물관은 26일(현지 시간) 소장품 48만2000점을 새롭게 연 웹사이트(collections.louvre.fr)에 무료로 공개한다고 밝혔다. 기존 웹사이트에서는 일부 작품만 볼 수 있었다. 박물관은 코로나19 확산으로 지난해 10월 30일부터 문을 닫고 있다. 루브르는 보도자료를 내고 “박물관 역사상 처음으로 루브르 소장품 전체를 온라인에 공개한다”며 “이는 전시된 작품뿐 아니라 대여 작품과 수장고에 보관된 작품 모두를 포함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여기에는 국립들라크루아박물관 소장품, 튈러리와 카루젤 정원의 조각품등도 포함된다. 웹사이트에서는 다양한 방식으로 소장품을 감상할 수 있다. 초심자는 화면 하단의 ‘테마별 앨범’이 솔깃할 듯하다. 루브르가 선정한 명작 40선, 2020년 신소장품, 초상화 모음 등 주제별로 앨범이 준비되어 있다. 또 회화, 조각, 가구, 섬유, 보석 등 카테고리별로 분류된 소장품을 볼 수도 있으며 검색도 가능하다. ‘레오나르도 다 빈치’로 검색하면 다빈치의 잘 알려진 회화는 물론 드로잉도 수백 점이 나온다. 루브르박물관은 극동, 이집트, 그리스, 에트루리아와 로마, 이슬람 예술, 회화, 중세·르네상스·근대 조각, 판화와 드로잉, 중세·르네상스·근대 장식 예술 등 8개 부문의 소장품을 연구·전시하고 있다. 장뤼크 마르티네 루브르 박물관장은 보도자료를 통해 “역사상 처음으로 박물관의 소장품을 컴퓨터와 스마트폰으로 무료로 볼 수 있게 됐다”며 “루브르의 빛나는 소장품을 디지털로 감상한 사람들이 직접 와서 보고 싶은 마음도 생길 거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김민 기자 kimmin@donga.com}

    • 2021-0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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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코로나, 실험실 유출 가능성 낮아” WHO조사팀, 박쥐 전파설에 무게

    세계보건기구(WHO) 조사팀은 코로나바이러스가 실험실에서 유출됐을 가능성이 매우 적다고 결론 내렸다. 조사팀은 ‘박쥐에서 다른 동물을 거쳐 인간에게 전파됐다’는 시나리오를 ‘매우 개연성이 있다’고 판단했다고 AP통신이 WHO 보고서 초안을 입수해 29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AP통신에 따르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기원을 조사하기 위해 1월부터 2월 중순까지 중국을 방문한 WHO 조사팀은 보고서에서 코로나바이러스가 중국 우한의 실험실에서 만들어졌다는 ‘실험실설’을 배제했다. 조사팀은 코로나19가 박쥐에서 다른 동물을 거쳐 인간에게 전염됐을 가능성을 가장 높게 봤다. ‘박쥐에서 다른 동물을 거치지 않고 인간으로 바로 전파’는 ‘개연성이 있다’고 봤다. ‘냉동식품을 통한 전파’는 ‘가능하나 개연성이 없다’고 판단했다. AP통신은 “WHO의 조사 결과는 대체로 예상을 빗나가지 않았다”며 “적지 않은 의문점이 풀리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김민 기자 kimmin@donga.com}

    • 2021-0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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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한 실험실說’ 배제한 WHO 보고서…동물 통해 전염 유력

    코로나19의 기원을 조사하기 위해 중국을 방문한 세계보건기구(WHO) 연구팀은 바이러스가 동물에서 인간으로 전염됐을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29일(현지 시간) AP통신은 이 같은 내용을 담은 WHO의 보고서 초안을 입수해 보도했다. WHO는 이 초안 보고서의 팩트체크와 번역 작업을 남겨 놓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보도에 따르면 보고서는 코로나 바이러스가 중국 우한의 실험실에서 만들어졌다고 주장하는 ‘실험실설’을 배제했다. 다만 ‘실험실설’이 근거가 없다는 입증 외에 다른 부분은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보고 있어, 여전히 코로나19 기원에 대해 많은 의문을 남겼다고 AP는 분석했다. 앞서 이 보고서는 당초 예정보다 발표가 늦어져 중국이 보고서에 불리한 내용이 있어 개입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이에 대해 지난 주 WHO 관계자는 “수 일 내에 발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AP는 제네바에 주재하는 WHO 회원국 출신의 외교관으로부터 이 보고서를 받았다. 보고서에서 연구팀은 유력한 순서대로 가설을 나열했는데, 가장 가능성이 높은 것은 한 동물이 다른 동물 종에게 옮긴 바이러스가 인간에게 옮겨왔다는 설이다. 그 다음은 박쥐에서 바로 인간으로 옮았다는 설을 유력하게 꼽았다. 냉동식품에서 전염됐다는 가설은 가능성이 낮다고 봤다. 코로나19 바이러스와 가장 유사한 형태의 바이러스가 박쥐에게서 발견됐다는 내용도 있었다. 다만 보고서는 “박쥐가 갖고 있는 바이러스와 코로나19 바이러스 사이에 많은 변이 단계가 존재해 ‘빠진 고리’를 찾아야만 한다”고 설명했다. 이밖에 천산갑에서도 코로나19와 비슷한 바이러스가 발견됐으며, 밍크나 고양이도 원인일 수 있다고 봤다.김민 기자 kimmin@donga.com}

    • 2021-0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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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이번엔 버지니아비치 연쇄 총격 사건

    대규모 희생자를 낳은 연이은 총격 사건의 여파가 전 미국을 강타한 가운데 26일 버지니아주 버지니아비치와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에서 연쇄 총격 사건이 또 발생했다. CNN 등에 따르면 이날 밤 버지니아비치에서 3건의 총격 사건이 발생해 현재까지 2명이 숨지고 8명이 다쳤다. 아직까지 3건 간의 연관성은 파악되지 않고 있다. 수도 워싱턴 인근의 버지니아비치는 유명 휴양지로 2019년 5월에도 총격 사건으로 12명이 숨졌다. 경찰은 순찰을 하던 중 여러 번의 총성이 울리는 것을 듣고 첫 번째 사건을 발견했다. 이 현장에서 8명이 부상을 입었고 일부는 생명이 위독한 것으로 알려졌다. 용의자 3명을 체포한 경찰은 이들이 몸싸움을 하던 중 서로를 향해 총을 겨눈 것으로 파악했다. 이후 경찰은 또 한 번의 총성을 들었다. 두 번째 현장에서 29세 여성 더셰일라 해리스가 숨진 채 발견됐다. 당국은 그가 평범한 시민이며 누가 왜 쐈는지 파악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세 번째 사건은 두 번째 현장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서 발생했다. 경찰이 무장한 25세 남성 도너번 린치와 마주친 뒤 총격전 끝에 그를 사살했다. 경찰은 적법한 절차에 따라 발포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총을 쏜 경찰관이 몸에 부착하는 카메라(보디캠)를 켜고 총격을 가해야 하는 규정을 지키지 않고 보디캠 없이 총을 쏜 사실이 드러나 조사가 진행되고 있다. AP통신에 따르면 이날 오후 6시 30분경 필라델피아 도심에서도 한 남성이 전동 킥보드를 타던 11세와 14세 소년에게 총격을 가했다. 11세 소년은 목에 총을 맞아 숨졌고 14세 소년은 팔과 발목에 부상을 입어 치료를 받고 있다. 1시간 반 후 또 다른 남성이 거리에 서 있는 사람들에게 총을 난사해 7명이 다쳤다. 잇따른 사건으로 총기 규제에 관한 목소리도 높아졌다. 집권 민주당의 팀 케인 상원의원(버지니아)은 트위터에 “더 이상 사랑하는 사람을 잃을 순 없다. 의회가 하루라도 빨리 총기 규제 행동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김민 기자 kimmin@donga.com}

    • 2021-0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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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하원, 故김영옥 대령에 ‘의회 금메달’ 추진

    한국계 미국 하원의원 4명이 미군 최초의 아시아계 전투대대장 김영옥 대령(1919∼2005·사진)에게 ‘의회 금메달’을 주는 법안을 27일(현지 시간) 발의했다. 이 메달은 미 의회가 민간인에게 수여하는 최고 영예의 상이다. 최근 미 전역에서 아시아계 혐오 범죄가 기승을 부리고 있는 상황에서 아시아계 미국인의 공로를 재조명하자는 차원에서 이뤄졌다. 메릴린 순자 스트리클런드(59·민주·워싱턴), 앤디 김(39·뉴저지·민주), 미셸 박 스틸(66·캘리포니아·공화), 영 김(59·캘리포니아·공화) 의원은 이날 김 대령의 지도력과 인도주의 실천을 기리기 위해 의회 금메달을 수여하자는 내용의 법안을 제출했다. 스트리클런드 의원은 “인종 차별 및 증오 범죄가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지금 아시아계 미국인이 국가에 기여한 바를 널리 알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발의 이유를 설명했다. 1919년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에서 독립운동가 김순권 선생의 아들로 태어난 김 대령은 제2차 세계대전과 6·25전쟁에 참전해 혁혁한 공을 세웠다. 1972년 전역 후 전쟁고아를 헌신적으로 돌보고 한인건강정보센터, 한미연합회, 한미박물관 등의 설립에 기여했다. 이 공로를 인정받아 미 정부로부터 특별·은성·동성 무공훈장을 받았다. 2005년 사망 후 하와이주 호놀룰루 국립묘지에 안장됐다.김민 기자 kimmin@donga.com}

    • 2021-0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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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버지니아-펜실베이니아서 연쇄 총격…11세 소년도 사망

    대규모 희생자를 낳은 연이은 총격 사고의 여파가 전 미국을 강타한 가운데 26일 버지니아주 버지니아비치와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에서 연쇄 총격 사건이 또 발생했다. CNN 등에 따르면 이날 밤 버지니아비치에서 3건의 총기 사고가 발생해 현재까지 2명이 숨지고 8명이 다쳤다. 아직까지 사고 3건 간의 연관성은 파악되지 않고 있다. 수도 워싱턴 인근의 버지니아비치는 유명 휴양지로 2019년 5월에도 총기 사고로 12명이 숨졌다. 경찰은 순찰을 하던 중 여러 번의 총성이 울리는 것을 듣고 첫 번째 사건을 발견했다. 이 현장에서 8명이 부상을 입었고 일부는 생명이 위독한 것으로 알려졌다. 용의자 3명을 체포한 경찰은 이들이 몸싸움을 하던 중 서로를 향해 총을 겨눈 것으로 파악했다. 이후 경찰은 또 한 번의 총격을 들었다. 두 번째 현장에서 29세 여성 데샤일라 E. 해리스가 숨진 채 발견됐다. 당국은 그가 평범한 시민이며 누가 왜 쐈는지 파악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세 번째 사건은 두 번째 현장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서 발생했다. 경찰이 무장한 25세 남성 도노반 린치와 마주친 뒤 총격전 끝에 그를 사살했다. 경찰은 적법한 절차에 따라 발포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총을 쏜 경찰관이 몸에 부착하는 카메라(바디캠)를 켜고 총격을 가해야하는 규정을 지키지 않고 바디캠 없이 총을 쏜 사실이 드러나 조사가 진행되고 있다. AP통신에 따르면 이날 오후 6시 30분 경 필라델피아 도심에서도 한 남성이 전동 킥보드를 타던 11세와 14세 소년에게 총격을 가했다. 11세 소년은 목에 총을 맞아 숨졌고 14세 소년은 팔과 발목에 부상을 입어 치료를 받고 있다. 1시간 반 후 또 다른 남성이 거리에 서 있는 사람들에게 총을 난사해 7명이 다쳤다. 잇따른 사고로 총기 규제에 관한 목소리도 높아졌다. 집권 민주당의 팀 케인 상원의원(버지니아)은 트위터에 “더 이상 사랑하는 사람을 잃을 순 없다. 의회가 하루라도 빨리 총기 규제 행동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김민 기자 kimmin@donga.com}

    • 2021-0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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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계 美 의원들, 김영옥 대령에 ‘의회 금메달’ 추진

    한국계 미국 하원의원 4명이 미군 최초의 아시아계 전투대대장 김영옥 대령(1919~2005)에게 ‘의회 금메달’을 주는 법안을 27일(현지 시간) 발의했다. 이 메달은 미 의회가 민간인에게 수여하는 최고 영예의 상이다. 최근 미 전역에서 아시아계 혐오 범죄가 기승을 부리고 있는 상황에서 아시아계 미국인의 공로를 재조명하자는 차원에서 이뤄졌다. 메릴린 순자 스트리클런드 의원(59·민주·워싱턴), 앤디 김 의원(39·뉴저지·민주), 미셸 박 스틸 의원(66·캘리포니아·공화), 영 김 의원(59·캘리포니아·공화) 의원은 이날 김 대령의 지도력과 인도주의 실천을 기리기 위해 의회 금메달을 수여하자는 내용의 법안을 제출했다. 스트리클런드 의원은 “인종 차별 및 증오범죄가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지금 아시아계 미국인이 국가에 기여한 바를 널리 알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발의 이유를 설명했다. 1919년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에서 독립운동가 김순권 선생의 아들로 태어난 김 대령은 2차 세계대전과 6.25전쟁에 참전해 혁혁한 공을 세웠다. 1972년 전역 후 전쟁고아를 헌신적으로 돌보고 한인건강정보센터, 한미연합회, 한미박물관 등의 설립에 기여했다. 이 공로를 인정받아 미 정부로부터 특별·은성·동성 무공훈장을 받았고 프랑스 최고 훈장 레지옹도뇌르 무공훈장, 한국 태극무공훈장 등도 수여했다. 2005년 사망 후 하와이주 호놀룰루 국립묘지에 안장됐다. 앤디 김 의원과 미셸 박 스틸 의원은 27일 한인단체가 주최한 온라인 미팅에 참석해 자신들의 인종차별 경험담을 밝혔다. 아시아계에 대한 증오 범죄를 용납해선 안 되며 피해 이후 절차에 대한 교육이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김 의원은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창궐 직후 기차에 탔을 때 옆자리 여성이 아무 이유 없이 ‘내 옆에서 떨어져 앉으라’고 고함을 질렀다고 소개했다. 놀라고 당황해 아무 말도 못한 채 자리를 옮겼으며 그 때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 것이 지금도 후회스럽다고 토로했다. 스틸 의원 또한 지난해 지역구에서 회의를 주재할 때 중국 지도자 마오쩌뚱과 비교당하거나 ‘나는 당신처럼 개를 먹지 않는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밝혔다.김민 기자 kimmin@donga.com}

    • 2021-0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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