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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대통령 상임특보 김○○인데….” 최근 70대 할머니가 대통령과 친분을 들먹이며 수억 원을 사기 친 혐의로 검찰에 구속 기소됐다. 김치 유통·판매업을 하는 74세 ‘마포 김 사장’은 “투자를 받아 주겠다”, “대기업 협력업체로 등록시켜 주겠다”며 주변인들로부터 로비자금 명목으로 3억 원 이상을 받아 챙겼다. 그는 ‘대통령 상임특보 김○○’이라고 인쇄된 명함을 갖고 다녔고, 사무실에는 대통령이 보낸 것처럼 ‘축 생신, 대통령 박근혜’라고 적힌 화분을 뒀다. 이에 앞서 50대 남성이 전화 한 통화로 대통령 최측근으로 꼽히는 이재만 대통령총무비서관의 인사 청탁이라고 속여 대우건설에 취업하고, KT에 취업을 시도한 일이 뒤늦게 밝혀지기도 했다. 50대 사기꾼, 70대 할머니가 이렇게 쉽게 ‘정권 실세’로 둔갑할 수 있다니, 참 ‘웃픈(웃기면서도 슬픈)’ 세상이다. 이런 고전적 ‘권력형’ 사기 수법이 아직도 통하는 것은 법과 원칙보다 권력이 앞서고, 정권 실세와 연줄이 닿으면 뭐든지 가능하다고 여기는 우리 사회의 삐뚤어진 의식구조가 바뀌지 않았기 때문이다. ‘낙하산 인사’가 여전히 기승을 부리는 것도 마찬가지다. 요즘 낙하산 논란으로 시끄러운 곳이 금융권이다. 달라진 게 있다면 관피아(관료+마피아) 대신 정피아(정치권+마피아)가 논란의 중심에 있다는 점이다. 세월호 참사 이후 관피아의 산하기관 재취업이 봉쇄되자 정치권 인사들이 그 자리를 꿰차고 있다. 정피아 낙하산이 주로 가는 곳은 막강 권한에 두둑한 보수까지 보장돼 ‘신(神)도 탐낸다’는 금융권 감사 자리다. 올 들어 금융공기업(자산관리공사 기술보증기금 예금보험공사 한국거래소 수출입은행)부터 정부나 공공기관이 지분을 가진 민간 금융회사(대우증권 서울보증보험 경남은행 우리은행)까지 대선캠프, 새누리당 출신들이 감사 자리를 싹쓸이했다. 최근에는 박 대통령 대선캠프에서 일한 이수룡 씨가 지난달 31일 기업은행 감사로 첫 출근을 했다가 노조의 저지로 30분 만에 돌아가기도 했다. 정치권 출신이라도 금융 관련 업무 경험이 있고 실력을 갖췄다면 얼마든지 금융회사 감사로 갈 수 있다. 하지만 이들 정피아 감사는 유관 경력이나 전문성이 거의 없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감사는 회사의 경영 상황을 감독하고 내부 비리를 감시하는 자리다. 은행 업무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회계장부를 어떻게 보는지 모르는 이들이 제대로 된 감사 업무를 할 수 있을지 의심스럽다. 이런 점에서 관피아보다 정피아의 폐해가 더 크다는 지적이 많다. 전문성이 부족한 것은 물론이고 호시탐탐 정계 복귀를 노리며 외부 줄 대기에 연연하느라 업무에 제대로 집중하지 않는다는 지적도 나온다. 오죽하면 금융회사 노조가 “차라리 업무를 아는 관피아를 보내라”고 말할까. 관피아에서 정피아로 변질된 낙하산이 계속되는 한 박근혜 정부가 내건 국가대혁신은 요원하다.정임수 경제부 기자 imsoo@donga.com}

세계 금융의 중심지인 영국은 최근 ‘핀테크(FinTech·금융기술) 허브’로 주목받고 있다. 지난해 영국에서 이뤄진 핀테크 투자만 2억6500만 달러(약 2860억 원)에 이른다. 영국이 핀테크 중심지로 급성장한 데에는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이 한몫했다. 글로벌 금융위기로 핵심 산업인 금융이 휘청거리자 정부가 정보기술(IT)과 금융을 융합한 핀테크를 신산업으로 보고 지원책을 쏟아낸 것이다. 영국 정부는 핀테크 분야 스타트업(창업 초기 기업)을 육성하기 위한 전문연구소와 창업지원기관을 운영하고 있다. 2012년 영국 정부와 씨티그룹, 도이치뱅크 등이 함께 세운 ‘금융테크혁신연구소’는 성장성 있는 핀테크 기업을 선정해 자금을 지원하고 금융회사와 네트워크를 연결해준다. 정부는 또 스타트업이나 IT 기업이 저렴한 임대료로 금융회사가 밀집한 건물에 입주해 사업 기회를 얻을 수 있도록 지원한다. 50개 이상의 액셀러레이터(육성 전문기업)들은 핀테크 기업의 초기 투자부터 행정·법률 자문, 외부 투자자 유치 등을 지원한다. 영국 금융업무감독청(FCA)은 지난해부터 핀테크 기업을 위한 규제 자문 서비스도 선보이고 있다. 규제가 많은 금융의 특성상 신기술을 개발하더라도 규제에 걸릴 가능성이 큰데 정부가 나서서 이를 해결해주고 있는 것이다. 중국 정부도 신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규제장벽을 허물고 IT 기업들의 금융업 진출을 적극 허용하고 있다.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업체 알리바바는 지급결제서비스 ‘알리페이’, 소액대출 서비스 ‘알리파이낸스’에 이어 지난해 8월부터 온라인 전용 머니마켓펀드(MMF) ‘위어바오’를 판매하고 있다. 중국 최대 포털기업 바이두,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기업 텐센트도 잇달아 지급결제서비스와 온라인 MMF를 내놓았다. 중국 정부는 올해 3월 이 기업들을 모두 민영은행 시범 사업자로 선정했다. 핀테크의 대표적 사례로 꼽히는 ‘인터넷 전문은행’과 관련된 정책지원도 핀테크 선진국들은 한참 앞서 있다. 1995년 10월 세계 최초로 인터넷 전문은행이 등장한 미국은 비(非)은행 금융회사는 물론이고 산업자본에도 인터넷 전문은행 설립을 허용해 현재 카드·증권·보험사를 비롯해 GM, BMW 등 자동차업체가 세운 인터넷 전문은행이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일본 정부는 2000년 ‘새로운 형태의 은행업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제정해 산업자본이 은행 지분 20% 이상을 소유할 수 있도록 했다. 이에 따라 소니 야후 등 IT 기업들이 기존 오프라인 은행과 손잡고 인터넷 전문은행을 잇달아 열었다. 반면 한국은 2001년과 2008년 인터넷 전문은행 설립 시도가 있었지만 금산분리법, 금융실명제 등 각종 규제에 막혀 무산됐다. 올 7월에도 금융당국이 ‘금융규제 개혁방안’을 발표했지만 인터넷 전문은행 설립은 중장기 과제로 남겨놨다.팀장=신치영 경제부 차장 higgledy@donga.com팀원=유재동 정임수 김재영 신민기 송충현 박민우 기자 (경제부)}
신제윤 금융위원장은 4일 “인터넷 전문은행의 설립을 검토할 단계가 됐다”고 말했다. 신 위원장은 이날 국회 경제분야 대정부질문에서 “인터넷 전문은행 설립을 위해 법 제도를 조정할 용의가 있느냐”는 정우택 새누리당 의원의 질의에 “정보기술(IT)과 금융 거래의 접합면이 늘고 있다”며 이같이 답했다. 신 위원장은 “다만 인터넷 전문은행을 설립하려면 은행에 대한 산업자본 허용 등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돼야 한다”며 “국회에서도 관련 사안을 검토해 달라”고 덧붙였다. 현재 산업자본의 은행 소유를 금지하는 금산분리 규정에 따라 IT 기업이나 제조업체의 은행업 진출이 막혀 있다는 점을 지적한 것이다.팀장=신치영 경제부 차장 higgledy@donga.com팀원=유재동 정임수 김재영 신민기 송충현 박민우 기자 (경제부)}
폭발적으로 성장하는 해외직구(해외직접구매)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국내 카드사들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해외직구 전용 카드와 이벤트를 선보이는 것은 물론이고 최근에는 해외직구 전용 쇼핑몰까지 열어 직구족(族) 잡기에 나섰다. KB국민카드는 유명 해외쇼핑몰과 배송·구매대행 서비스 등을 한 번에 이용할 수 있는 해외직구 쇼핑몰을 열었다고 3일 밝혔다. 국민카드 홈페이지에 접속하면 해외쇼핑몰로 연결되는 ‘몰인몰’ 방식으로 운영된다. 현재 이베이, 갭, 랄프로렌, 드러그스토어 등 180여 개 쇼핑몰을 이용할 수 있으며 앞으로 100대 해외쇼핑몰을 중심으로 이용 기반을 넓힐 예정이다. 이 쇼핑몰에서 국민카드로 결제하면 별도로 최대 7%의 할인 혜택을 주는 게 특징이다. 또 해외직구에 익숙하지 않은 초보 고객을 위해 해외쇼핑몰의 할인 정보를 실시간으로 제공하고 별도 절차 없이 배송대행 신청이나 배송비 결제 등을 할 수 있도록 했다. 국민카드 관계자는 “앞으로 해외직구 관련 고객 초청 설명회도 여는 등 차별화된 서비스를 선보일 예정”이라고 말했다. 삼성카드도 이달 말 홈페이지 내 해외직구 관련 서비스를 개편해 해외직구 쇼핑몰을 열 계획이다. 국민카드와 마찬가지로 해외쇼핑몰과 링크돼 운영되는 방식이며, 참여하는 해외쇼핑몰 수는 300∼500개가 될 예정이다. 구매대행 전문업체와 제휴해 관련 서비스도 제공한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해외직구 시장 규모가 지난해 처음으로 1조 원을 돌파한 데 이어 올해는 2조 원대로 커질 것으로 보인다”며 “수익성 악화로 골머리를 앓는 카드사로선 놓칠 수 없는 시장”이라고 말했다.정임수 기자 imsoo@donga.com}
일본의 추가 양적완화 후폭풍에 코스피가 1,950대 초반으로 내려앉고 원-달러 환율이 요동쳤다. 3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11.46포인트(0.58%) 내린 1,952.97로 장을 마쳤다. 장중 외국인과 기관이 동반 매도 물량을 쏟아내며 1,940 선까지 밀려났다가 가까스로 1,950 선을 지켰다. 지난달 31일 일본이 추가 양적완화를 발표한 것이 증시에 부정적인 영향을 줬다. 일본이 시중에 자금을 풀면 엔화 가치가 떨어져 국내 수출기업들이 가격경쟁력에서 타격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일본과 경쟁관계에 있는 자동차 업종이 약세를 보였다. 이날 현대자동차는 전 거래일 대비 5.88% 급락한 16만 원에 거래를 마쳤고 기아자동차와 현대모비스도 5.57%, 4.00% 하락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4분기(10∼12월)에는 환율 상황이 나아지고 있어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환율도 출렁였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4.1원 오른(원화 가치는 하락) 1072.6원에 거래를 마쳤다. 엔화 약세가 가속화하면서 이날 미국 달러화에 대한 엔화 환율은 한때 112.99엔까지 올라(엔화 가치는 하락) 2007년 11월 이후 최고치를 보였다. 달러화 대비 원화가 약세를 나타냈지만 엔화 가치가 더 빠른 속도로 떨어져 원-엔 재정환율은 장중 100엔당 950원을 밑돌기도 했다. 한국은행은 이날 일본의 추가 양적완화와 관련해 ‘통화금융대책반’ 회의를 긴급 소집해 “원-엔 환율이 급격히 떨어지면 실물경제와 금융시장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이 크다”며 “외환시장 상황을 살펴보면서 시장 참가자의 기대가 한 방향으로 쏠리지 않도록 하겠다”고 밝혔다.김재영 redfoot@donga.com·정임수 기자}
주택금융공사는 3일부터 주택을 2채 이상 보유한 다주택자도 주택연금에 가입할 수 있다고 밝혔다. 다만 보유한 주택의 합산 가격이 9억 원 이하여야 한다. 그 대신 다주택자가 현재 거주한 주택을 담보로 주택연금에 가입하면 다른 보유 주택을 처분하지 않아도 된다. 아울러 올해 3월부터 거주하고 있지 않은 주택을 3년 이내에 처분하는 조건으로 주택연금에 가입한 2주택 보유자도 집값 합산 가격이 9억 원 이하이면 거주하지 않은 주택을 팔지 않아도 된다. 공사 관계자는 “저가 다주택자와 고가 1주택 소유자 간의 형평성 논란을 없애기 위해 다주택자도 주택연금에 가입할 수 있도록 했다”고 말했다. 주택연금은 만 60세 이상이 주택을 담보로 맡기고 평생 혹은 일정 기간 매달 연금 방식으로 노후생활자금을 지급받는 역모기지론이다. 자세한 내용은 주택금융공사 콜센터(1688-8114)나 전국 지사로 문의하면 된다.정임수 기자 imsoo@donga.com}
일본은행(BOJ)이 시장의 예상을 깨고 추가 양적완화를 결정해 달러화 대비 엔화 가치가 6년 9개월 만에 최저 수준으로 급락했다. 미국이 최근 6년간의 양적완화를 공식 종료한 것과 정반대로 일본이 경기 회복을 위해 돈 보따리를 더 풀기로 하면서 엔화 약세가 가속화되고 세계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또 세계시장에서 일본 기업과 경쟁을 벌이는 한국산 제품의 가격 경쟁력이 약화돼 국내 수출기업의 부담이 커질 것이라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일본은행은 31일 연간 양적완화 규모를 기존 60조∼70조 엔에서 80조 엔으로 확대한다고 밝혔다. 지난해 4월 양적완화 실시 이후 1년 6개월 만에 규모를 확대한 것이다. 일본은행은 “4월 소비세율 인상 후 침체된 경기를 자극하기 위해 이런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일본 도쿄 외환시장에서 미국 달러화에 대한 엔화 환율은 한때 최고 111.02엔까지 상승(엔화 가치는 하락)했다. 달러당 엔화 환율이 111엔을 돌파한 것은 2008년 1월 이후 6년 9개월 만에 처음이다. 엔화 환율은 이달 초 달러당 110엔을 넘었다가 105엔대까지 떨어지며 속도를 조절했지만 이날 111엔을 넘어섰다. 일본 증시는 이에 반응해 초강세를 보였다. 닛케이평균주가는 전날보다 4.83%(755.56엔)나 급등한 16,413.76엔에 마감하며 약 7년 만에 최고로 치솟았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달러화 강세의 영향으로 전날보다 13.0원 급등(원화 가치는 하락)한 1068.5원에 마감됐다. 하지만 원-엔 재정환율은 100엔당 963.57원으로 4원가량 하락해 엔화 가치가 원화보다 더 빠른 속도로 떨어졌다. 이날 원-엔 환율은 9월 29일(960.97원) 이후 한 달여 만에 최저 수준이다. 정임수 기자 imsoo@donga.com}
NH농협금융은 올해 3분기(7∼9월)에 1780억 원의 순이익을 냈다고 30일 밝혔다. 전 분기보다는 65.9% 줄었지만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0.5% 늘어난 실적이다. 1∼3분기(1∼9월) 누적 순이익은 7030억 원으로 지난해 동기(2898억 원)에 비해 142.6% 급증했다. 농협금융 측은 “2012년 농협금융지주 출범 후 확산된 성과주의 문화가 효과를 내면서 농협은행의 예수금 및 대출금 증가율이 시중은행 1위로 올라선 결과”라며 “보험, 증권 등 비은행 부문의 이익도 확대되고 있다”고 말했다. 농협은행의 3분기 순이익은 1412억 원으로 전 분기 대비 2.6% 감소했으며 농협생명의 3분기 순익은 454억 원으로 전 분기보다 80% 늘었다.정임수 기자 imsoo@donga.com}

올해 상반기(1∼6월) 국내 기업들의 매출액이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였던 2009년 상반기 이후 처음으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기업들의 ‘실적 양극화’가 심해지면서 국내 일자리와 기업 투자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분석됐다. 한국은행이 30일 국회에 제출한 금융안정보고서에 따르면 올 상반기 국내 주요 기업 1700여 곳의 매출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0.7% 감소했다. 상반기 기준으로 기업 매출액이 줄어든 것은 2009년(―2.3%) 이후 처음이다. 매출액 증가율은 2010년 상반기 18.1%를 정점으로 줄곧 하락세를 이어왔다. 기업 수익성도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 매출액 대비 영업이익 비중을 나타내는 매출액영업이익률은 올 상반기 4.7%로 지난해보다 0.4%포인트 하락했다. 2009년 상반기의 5.2%보다도 낮은 수준이다. 또 지난해 국내 기업의 전체 영업이익 가운데 절반을 웃도는 51.7%를 영업이익 상위 30개 기업이 벌어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상위 30개 기업이 차지하는 영업이익 비중은 2009년 40.6%에서 4년 만에 11.1%포인트나 상승했다. 이처럼 기업 간의 실적 양극화가 지속될 경우 고용과 설비투자는 제약을 받을 것으로 전망됐다. 한은 관계자는 “영업이익 상위인 전기전자, 자동차 업종은 자본집약적 산업이라 고용창출 효과가 낮고 연구개발(R&D) 투자에 집중하느라 국내 설비투자에도 소극적인 편”이라고 말했다. 반면 영업 실적이 낮은 기업들은 그동안 고용을 늘려왔지만 인건비 상승 부담으로 추가적인 고용 확대가 어렵고 설비투자 확대 여력도 낮은 것으로 분석됐다. 한편 통계청이 이날 발표한 ‘9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전체 산업생산이 전월보다 0.9% 감소해 2개월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다. 소비도 감소세다. 민간소비 지표인 소매판매액지수는 전월보다 3.2% 줄어 3년 7개월 만에 감소폭이 가장 컸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9월 초 이른 추석을 앞두고 8월에 소비가 늘면서 상대적으로 9월 소비가 줄어든 것처럼 보이는 기저효과가 있었다”고 설명했다.정임수 imsoo@donga.com / 세종=김준일 기자}

국책은행인 KDB산업은행은 독일의 대표적인 정책금융기관인 독일재건은행(KfW)과 협력하며 ‘통일금융’을 위한 본격적인 행보에 나서고 있다. 산업은행은 북한 인프라 민자사업에 참여하고 북한 국영기업과의 합작사업 등을 추진하며 통일금융을 선도할 계획이다. 산업은행은 4월 창립 60주년을 맞아 ‘통일시대 준비’ 등을 포함한 5대 중장기 발전전략을 발표했다. 이어 7월에는 내년 통합되는 정책금융공사와 함께 통일금융협의체를 만들었다. 두 기관에서 각각 운용 중이던 북한경제 관련 조직을 통합해 통일금융을 연구하는 통합 조직을 앞서 만든 것이다. 또 홍기택 산은금융지주 회장 겸 산업은행장은 7월 울리히 슈뢰더 KfW 회장을 직접 만나 통일금융과 관련한 협력사업을 추진하기로 합의했다. 두 기관의 협력사업의 첫 성과로 산업은행은 이달 중순 독일 프랑크푸르트 KfW 본점에서 ‘통일금융과 개발금융기관의 도전’을 주제로 공동 워크숍을 열고 협력 방안을 구체적으로 논의했다. KfW는 전후 독일 산업 재건 및 중소기업 지원 등을 통해 ‘라인강의 기적’을 이끌어낸 정책금융기관이다. 통일 후에는 동독지역 경제를 일으키기 위한 정책자금 지원을 전담했다. 홍기택 회장은 워크숍에서 “독일은 통일을 넘어 이미 통합을 달성했다”며 “KfW의 값진 노하우는 통일금융을 선도하는 산업은행의 역량 강화를 위해 반드시 배워야 할 점”이라고 강조했다. 산업은행은 이 자리에서 △북한 인프라 민자사업 참여 △북한 국영기업과 합작사업 추진 △외국인 투자 지원 등의 통일금융 추진 방안을 제시했다. 또 KfW와의 통일금융 프로젝트로 개성공단 입주기업 지원, 신규공단 조성 지원, 국제 지원프로그램 참여 등을 제안했다.정임수 기자 imsoo@donga.com}

한국은행 기준금리가 사상 최저 수준인 2%로 내려앉으면서 ‘초저금리 시대’가 현실화됐다. 연 1%대 금리의 예금상품이 속출하고 있으며, 물가상승률을 고려하면 실질금리는 마이너스다. 돈을 맡겨도 오히려 손해 볼까 걱정해야 하는 재테크 혹한기가 찾아온 것이다. 수익률 1%가 아쉬운 이런 때일수록 새나가는 세금을 한 푼이라도 아껴 수익률을 높이는 ‘세(稅)테크 전략’이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실제 저금리가 길어지면서 세제 혜택을 받는 절세용 금융상품에 뭉칫돈이 몰리고 있다. 감면받는 세금만큼 수익률이 높아지는 효과가 있는 데다 상품 운용 성과에 따라 추가 수익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직장인들…연금저축·소장펀드·재형저축 눈여겨봐야 연금저축은 절세도 되고 노후 대비도 할 수 있는 상품이다. 은행의 연금저축신탁, 보험사의 연금저축보험, 증권사의 연금저축펀드 중 선택해서 가입하면 된다. 연금저축은 연말정산 때 연간 400만 원 한도에서 납입액의 12%를 세액공제해준다. 또 최근 세법개정안에 따라 연금저축 세액공제한도 400만 원에 퇴직연금 300만 원이 별도로 추가됐다. 기존에는 연금저축이나 퇴직연금에 400만 원을 불입하면 48만 원까지 세금이 감면됐지만 내년부터 퇴직연금 추가액 300만 원을 더해 최대 84만 원까지 돌려받을 수 있다. 소득공제장기펀드(소장펀드)는 연간 급여 5000만 원 이하인 근로소득자가 가입할 수 있다. 최대 납입금액은 연 600만 원이며, 연말정산 때 납입액의 40%(최대 240만 원)까지 소득공제를 받을 수 있다. 현재 가입 조건을 급여 8000만 원 이하 직장인으로 확대하는 내용의 관련법 개정안이 발의돼 있다. 개정안이 통과되면 소장펀드 가입 대상은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재형저축은 연 급여 5000만 원 이하인 근로소득자나 연수입 3500만 원 이하인 자영업자가 가입할 수 있다. 연간 납입한도는 1200만 원(분기별 300만 원)이며 이자소득세 15.4%를 면제해준다. 다만 연금저축이나 소장펀드, 재형저축은 의무 가입기간 5∼7년을 채우지 못하고 중도 해지하면 그동안 감면받은 세금을 토해내야 한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 1000만 원 한도 내에서 이자에 대해 기존 세율(15.4%)보다 낮은 9.5%의 세율을 적용하는 세금우대종합저축도 활용해야 한다. 만 60세 이상은 3000만 원까지 가입할 수 있다. 또 만 60세 이상이거나 장애인, 국가유공자는 3000만 원까지 이자에 세금을 물리지 않는 생계형저축을 활용하면 좋다. 60세 이상이라면 세금우대저축까지 합해 6000만 원까지 세제 혜택을 볼 수 있다.목돈 운용한다면 저축성보험·분리과세하이일드펀드 등 금융자산 규모가 크다면 비과세되는 저축성보험이나 분리과세가 가능한 국공채, 향후 장기적인 물가상승 위험을 방어할 수 있는 물가연동국채 등을 고려할 만하다. 저축성보험은 보험차익에 대해 이자소득세를 물리지 않는 상품으로, 1인당 2억 원까지 비과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이진호 신한은행 강남대로PWM센터 팀장은 “보험사마다 차이는 있지만 1억 원을 가입했을 때 매달 27만∼29만 원 정도 나오기 때문에 정기예금으로 따지면 금리가 연 4% 정도 되는 셈”이라며 “부부가 가입하면 최대 4억 원까지 비과세 혜택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계약기간이 10년 이상으로 길고 55세 이후 보험금이 지급된다. 분리과세 상품은 특히 자산가에게 유용하다. 올해부터 이자소득과 배당소득이 연 2000만 원을 넘으면 금융소득 종합과세 대상이 돼 최고 41%의 종합소득세율이 적용되는데 분리과세 상품은 기본소득과 별개로 세율을 적용해 세금을 낮출 수 있다. 대표적인 분리과세 상품으로 만기 10년의 장기채권, 분리과세하이일드펀드 등이 있다. 만기 10년 이상 장기채권은 3년 이상 묻어두면 33%의 분리과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분리과세하이일드펀드는 5000만 원 한도 내에서 종합소득세율을 적용하지 않고 기본 이자소득세율 15.4%만 적용한다. 이 상품은 공모주 배정 때 공모주 물량의 10%를 우선 배정받을 수 있다는 것도 특징이다. 최근 공모주 시장이 활기를 띠고 있는 만큼 공모주 투자의 대안으로 떠오르면서 세제 혜택뿐만 아니라 투자 수익률도 기대해볼 만하다. 또 비과세 한도 제한이 없는 ‘종신형 즉시연금’이나 2억 원 한도로 비과세 혜택을 주는 ‘상속형 즉시연금’에 가입하는 것도 금융소득 종합과세를 피하고 노후 대비도 할 수 있는 방안으로 꼽힌다.정임수 기자 imsoo@donga.com}
신한금융그룹은 올해 3분기(7∼9월)에 6320억 원의 순이익을 냈다고 28일 밝혔다. 전 분기보다 9.4%,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0.8% 늘어난 규모다. 이로써 신한금융은 올해 1분기부터 3개 분기 연속 5000억 원이 넘는 순익을 달성했다. 올해 1∼3분기(1∼9월) 누적 순이익은 1조7680억 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3.4% 늘었다. 이런 추세라면 신한금융의 올해 연간 순이익은 2조 원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은행의 이익 개선이 지속되고 있는 데다 비은행 부문의 이익 감소세가 둔화되면서 올 들어 매분기 실적이 좋아지고 있다”며 “특히 자산건전성 관리를 통한 대손비용 감소가 실적 개선에 가장 크게 기여했다”고 말했다. 실제 신한은행의 1∼3분기 누적 대손비용은 3723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6.9% 줄었다. 신한은행의 3분기 순이익은 4301억 원으로 전 분기보다 3.2% 늘었다.정임수 기자 imsoo@donga.com}
신제윤 금융위원장은 최근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신청한 중견 가전업체 모뉴엘의 허위 수출채권 의혹과 관련해 “산업통상자원부, 기획재정부 등 관련 부처와 (수출금융 전반에 대한) 제도 개선을 협의하겠다”고 27일 밝혔다. 신 위원장은 이날 국회 정무위원회 종합 국정감사에서 강기정 의원(새정치민주연합)이 “무역보험공사가 수출채권에 100% 보증을 해주니까 은행들도 심사를 제대로 하지 않는다”며 수출금융 제도의 허점을 지적하자 이같이 답했다. 신 위원장은 “금융감독원 검사 결과를 보고 제도를 개선할 것이 있으면 하겠다”고 밝혔다. 최수현 금감원장도 “모뉴엘 수출거래는 은행을 통하지 않고 수입업체와 직접 하는 ‘오픈 어카운트’ 방식이어서 물품이 제대로 갔는지, 선적 관련 서류가 위조됐는지 확인하고 있다”고 말했다. 모뉴엘에 대규모 대출을 해준 IBK기업은행, KDB산업은행 등 국책은행에 대한 질타도 이어졌다. 강 의원은 “2012년까지 모뉴엘 주거래은행이던 우리은행은 대출 850억 원을 모두 회수했는데 산업은행은 대출을 늘렸다”며 “올해 5월 대출 때는 최고 신용등급을 줬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산업은행이 무역보험공사의 보증만 보고 다른 재무제표는 안본 것 아니냐”고 따졌다. 이에 대해 홍기택 산은금융지주 회장 겸 산업은행장은 “그 부분에 미진한 면이 있다”고 답했다. 권선주 기업은행장은 “해외에서 해외로 이동하는 수출채권은 실제 물품을 확인하기 어려워 여러 규정상 서류로 거래한다”고 말했다.정임수 기자 imsoo@donga.com}

대부업 계열 저축은행 대출의 90% 정도가 연 25%가 넘는 고금리인 것으로 나타났다. 대부업체가 저축은행을 인수하는 조건으로 연 10∼20%대의 중금리 신용대출 상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지만 거의 지켜지지 않은 셈이다. 또 대부업체 인수 이후 저축은행의 수신 규모는 줄어든 반면 개인 신용대출은 3배 이상으로 급증해 대부업체가 저축은행으로 간판만 바꿔 달고 고금리 대부업을 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27일 금융감독원이 국회 정무위원회 김기식 의원(새정치민주연합)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9월 말 현재 OK, OK2, 웰컴, 웰컴서일, 친애 등 대부업 계열 저축은행 5곳의 전체 대출 2만7424건 중 89%(2만4460건)가 연 25∼35%의 고금리 대출인 것으로 집계됐다. 연 10∼15%대 대출은 전체의 7%(1882건)였고 10% 미만 저금리 대출은 3%(769건)에 불과했다. 저축은행별로는 국내 대부업계 1위 ‘러시앤캐시’ 계열의 OK저축은행이 전체 대출의 91%(1만2114건)를 연리 25∼30%에 빌려줬다. 또 웰컴크레디라인이 인수한 웰컴저축은행은 96%(8612건)가 연 25∼30%대 대출이었다. 일본계 대부업체 J트러스트 계열의 친애저축은행은 연 30% 이상 대출이 620건이나 됐다. 5개 저축은행의 수신 규모는 대부업체 인수 이전 2조4763억 원에서 9월 현재 2조723억 원으로 약 16% 감소했다. 전체 대출 규모도 같은 기간 1조9536억 원에서 1조4657억 원으로 약 25% 감소했다. 이 중 기업대출이 1조5829억 원에서 4689억 원으로 70% 급감한 반면 개인 신용대출은 2655억 원에서 8482억 원으로 219%나 급증했다. 김 의원은 “대부업계 저축은행이 수신과 여신은 줄이면서 고금리 신용대출을 늘리고 있다”며 “대부업체에 저축은행 인수를 허용해 서민대출 금융회사로 키우겠다고 한 금융당국의 취지가 무색하다”라고 지적했다.정임수 기자 imsoo@donga.com}
국내 대기업 오너 일가 110여 명이 미국에 4억9000만 달러(약 5180억 원) 규모의 부동산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는 해외 부동산 취득과 해외 직접투자 과정에서 신고를 제대로 하지 않는 등 관련 법규를 위반한 것으로 드러났다. 27일 금융감독원이 국회 정무위원회 김정훈 의원(새누리당)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금감원은 6월 말부터 21개 그룹의 대주주 등 117명을 대상으로 외환거래 검사를 진행하고 있다. 조사 대상에는 삼성 LG SK 한화 CJ 효성 한진 한솔 대림 LS그룹 등 주요 대기업그룹이 상당수 포함됐다. 금감원은 117명이 직접 또는 해외법인 등을 통해 모두 272건, 4억9000만 달러 규모의 미국 부동산을 소유한 사실을 확인했다. 금감원은 이들이 해외 부동산을 취득하거나 현지 법인을 세우는 과정에서 신고 의무 등을 제대로 지켰는지 살펴보고 있다. 현재까지 검사가 완료된 인원은 94명으로, 이 중 38명이 57건의 외국환거래법을 위반한 것으로 확인됐다. 외국환거래법에 따르면 해외 부동산을 취득하는 등 외화자본 거래 때 금융당국에 관련 사실을 신고해야 하지만 38명은 이를 제대로 지키지 않았다. 모 그룹의 A 씨는 미국 하와이 마우이 지역에 1200만 달러 상당의 주택 7채를 보유하고 있지만 취득 과정에서 외국환거래법을 어긴 것으로 알려졌다. 최수현 금감원장은 이날 정무위 국정감사에 출석해 “외국환거래법 위반에 대해 엄중히 조사할 것”이라며 “재벌들의 부당 행위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말했다.정임수 기자 imsoo@donga.com}

최근 돌연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신청해 각종 의혹을 낳고 있는 중견 가전업체 모뉴엘의 거래은행들을 대상으로 금융당국이 일제검사에 착수한다. 은행권 대출 규모가 6700억 원대로 큰 데다 ‘대표적 혁신기업’으로 꼽히던 업체가 갑자기 몰락하며 큰 파장을 낳고 있는 만큼 금융당국은 대출심사 과정부터 대출자금 흐름 등을 집중 점검하기로 했다. 매출의 80% 이상이 수출에서 나오는 모뉴엘이 수출서류를 조작하고 부풀린 매출채권을 통해 대출을 일으켰다는 정황이 드러나고 있지만 대출해준 은행이나 채권을 보증해준 무역보험공사 등은 사전에 이를 눈치 채지 못해 한국의 수출금융 시스템에 허점이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27일부터 IBK기업은행 KDB산업은행 수출입은행 외환은행 국민은행 등 모뉴엘 거래은행 10곳에 검사역을 파견해 대출 관련 긴급검사를 실시한다. 금감원이 파악한 10개 은행의 모뉴엘 여신 규모는 9월 말 현재 총 6768억 원이다. 이 중 담보대출이 3860억 원, 신용대출은 2908억 원으로 모뉴엘의 법정관리가 받아들여지면 담보가 없는 신용대출은 대규모 손실 처리가 불가피하다. 특히 담보대출 3860억 원은 일부 부동산 담보대출을 제외하고 3200억 원 정도가 무역보험공사의 보증서를 바탕으로 이뤄졌다. 수출로 대부분의 매출을 내는 모뉴엘은 그동안 해외 수입업체나 국내 총판업체에 제품을 넘기면서 현금 대신 매출채권(수출채권·수출환어음)으로 결제대금을 받았다. 모뉴엘은 이 매출채권을 은행에 할인 매각해 자금을 융통해왔다. 이 과정에서 은행은 담보를 요구했고, 무역보험공사는 수출실적증명서, 현금입출금명세서 등을 근거로 보증서(선적후신용보증)를 발급해줬다. 하지만 관세청 조사 결과 모뉴엘은 현지 수입업체와 짜고 실제보다 더 많은 수출이 이뤄진 것처럼 신용장 등 수출 서류를 거짓으로 꾸며 이를 근거로 매출채권을 발행해온 정황이 포착됐다. 매출채권의 만기가 돌아오면 다른 ‘가공(架空)매출’을 일으켜 다시 채권을 발행하는 일종의 ‘돌려막기’를 해온 것이다. 문제는 은행과 무역보험공사 모두 ‘서류’만 믿고 거액의 대출을 해줬다는 점이다. 은행이 발급한 수출입 관련 서류만 보고 보증서를 내준 무역보험공사나 무역보험공사의 보증만 믿고 돈을 빌려준 은행 모두 부실 대출의 책임에서 벗어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금감원 관계자는 “무역보험공사의 보증서를 바탕으로 대출이 나가는 과정에 문제가 없었는지 들여다볼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 채권은행 관계자는 “모뉴엘은 홍콩 등 제3국에서 제품을 제조해 수출하는 것도 많기 때문에 은행이 직접 컨테이너를 열어 실물을 확인하는 건 불가능하다”며 “무엇을 수출했는지 서류상으로 확인할 수밖에 없는데 서류상 문제는 전혀 없었다”라고 해명했다. 2004년 설립된 모뉴엘은 삼성전자 출신인 박홍석 대표가 2007년에 전체 지분을 인수하면서 공격적인 영업과 해외 진출을 시도했다. 2010년 매출액 2953억 원, 영업이익 251억 원이던 회사 실적은 지난해 매출 1조2737억 원, 영업이익 1104억 원으로 급성장했다. 박 대표는 또 조세회피 지역인 마셜 제도의 명예영사로 임명돼 PC를 기증하는 등의 활동을 해온 것으로 밝혀졌다. 일각에서는 박 대표가 마셜 제도에 계좌 등을 개설해 모뉴엘의 회사 자금 중 일부를 해외로 유출했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매출채권 ::거래처에 납품하면서 나중에 돈을 받기로 하고 현금 대신 채권을 받는 일종의 외상 거래.정임수 imsoo@donga.com·이세형 기자}
올해 4월 취임한 아제이 칸왈 한국스탠다드차타드(SC) 은행장이 6개월여 만에 전격 교체된다. 후임 행장은 내부 출신 한국인 부행장이 맡을 예정이다. 영국 SC그룹이 2005년 제일은행을 인수한 뒤 첫 한국인 행장이 나오는 것이다. SC은행 관계자는 26일 “한국 일본 몽골을 총괄하는 SC그룹 동북아지역본부 최고경영자(CEO)와 한국SC은행장을 겸임하던 칸왈 행장이 앞으로 동북아지역본부 CEO만 맡기로 했다”며 “후임 은행장으로 조만간 한국인을 선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SC그룹 차원에서 현지화 경영을 강화하기 위해 국가별 은행장과 지역본부장을 따로 두기로 했다”며 “특히 한국은 그룹 차원에서 전략적으로 중요한 시장이기 때문에 한국인 행장을 선임해 한국 시장에 전념하도록 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이달 말이나 다음 달 초 후임 은행장이 선임될 것으로 알려졌다. 후임으로는 박종복 부행장 등이 거론되고 있다. 정임수 기자 imsoo@donga.com}
그동안 정권 실세에 줄을 댄 ‘낙하산 인사’가 내려오면서 정권의 전리품으로 여겨진 KB금융지주 회장에 내부 출신인 윤종규 전 KB금융 부사장이 내정되면서 KB금융그룹의 지배구조가 어떻게 바뀔지에 금융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KB금융 안팎에서는 윤 내정자가 KB금융의 과거 위상을 회복하는 데 성공하려면 관치(官治)와 노치(勞治) 등 외풍에 흔들리지 않는 뚝심 있는 리더십을 보여줘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막전막후, ‘캐스팅보트’ 행사한 이경재 의장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경재 KB금융 이사회 의장을 제외한 사외이사(회장후보추천위원) 8명의 표심은 내부 출신과 외부 출신 인사에 각각 4표씩 갈렸던 것으로 알려졌다. 외부 출신의 하영구 한국씨티은행장과 윤 내정자에 대한 사외이사들의 지지가 딱 절반으로 나뉘었던 셈이다. 이 같은 백중세는 병원 입원으로 회추위 회의에 불참해왔던 이 의장이 22일 최종 후보를 뽑는 회의에 참석하면서 깨졌다. 1차 투표에서 윤 내정자는 5표, 하 행장은 4표를 받았다. 이 의장은 20일 동아일보 기자와의 통화에서 “조직을 추스르는 일은 조직을 잘 아는 내부 출신이 잘한다”며 내부 출신에 대한 지지 의사를 밝힌 바 있다. 이 의장이 윤 내정자에게 표를 던졌을 것으로 추정되는 대목이다. 1차 투표에서 하 행장을 찍었던 사외이사 1명이 마음을 돌리면서 2차 표결에서 6 대 3으로 승부가 갈렸다. 윤 내정자는 투표 전 진행된 면접에서 KB금융의 과제와 비전을 제시한 프레젠테이션(PT)으로 이사진의 마음을 사로잡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회장 선출 과정에서 특정 후보에 대한 모피아(옛 재무부+마피아) 지원설이 퍼졌지만 사외이사들 사이에서는 “이번에도 낙하산 논란에 휩싸이면 끝”이라는 공감대가 컸던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당국의 한 관계자는 “만약 금융당국과 가까운 사외이사를 통해 압력이라도 넣었다가는 이사회가 바로 폭로할 것 같은 분위기였다”고 말했다.○ “외풍에 흔들리지 않는 지배구조 안착시켜야” 전문가들은 윤 내정자가 KB금융의 발목을 잡아온 지배구조 문제를 개선하려면 정·관계는 물론이고 권력화한 노조나 사외이사들조차 개입할 수 없도록 투명한 내부 승계 및 인선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조만간 윤곽이 드러날 회장과 행장 겸임 여부 결정과 이에 따른 국민은행장 선출이 첫 시험대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와 관련해 윤 내정자는 “행장을 따로 뽑는다면 지주 이사회 멤버에 참여시키겠다”고 말해 회장과 행장의 분리 체제로 갈 경우 은행장에게 힘을 실어줄 것임을 시사했다. 임영록 전 KB금융 회장은 지난해 이건호 전 국민은행장을 등기이사에서 제외시켜 이사회에 참석하지 못하도록 하면서 행장의 권한을 축소한 바 있다. 윤 내정자는 또 “회장이 행장을 후계자로 육성할 책임이 있다. 후계자 양성 시스템을 잘 마련해 내부에서 회장을 길러내도록 하겠다”며 ‘외풍 차단’ 의지를 강조했다. 증권가에서는 “정치적 배경이 없는 인물이 내정돼 지배구조의 불확실성과 최고경영자(CEO) 리스크를 해소할 계기를 마련했다”는 긍정적 평가가 나왔다. 이날 KB금융 주가는 1.56% 오른 3만9100원에 마감됐다. 회장 선출 작업이 일단락되면서 KB금융 이사회 개편에도 관심이 모아진다. 그동안 경영진 내분을 방치한 이사회도 ‘KB사태’에 책임이 큰 만큼 사퇴해야 한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이사회는 29일 주주총회에 상정할 회장 후보 추천안을 의결하면 사실상 회장 선출 업무를 마치게 돼 향후 거취와 관련된 입장을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사외이사들이 자리 보전을 위해 친분이 있는 내부 출신 회장을 뽑았다는 말도 일각에서 나온다”며 “이사회도 어떤 식으로든 책임지는 자세를 보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정임수 imsoo@donga.com·유재동 기자}
돌연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신청한 중견 가전업체 모뉴엘에 대해 관세청이 수출서류를 허위로 꾸민 혐의를 포착하고 박홍석 모뉴엘 대표 등을 검찰에 고발하기로 했다. 2004년에 설립된 모뉴엘은 로봇청소기, 일체형 PC 등을 제조하는 업체로 지난해 매출 1조2000억 원, 영업이익 1100억 원의 실적을 올렸다. 또 금융당국은 모뉴엘의 자회사인 잘만테크의 회계기준 위반 혐의를 잡고 감리에 착수했으며 모뉴엘에 대출해준 은행들을 대상으로 대출 과정에 문제가 없었는지 조사에 나섰다. 관세청 관계자는 23일 “수개월 전부터 모뉴엘이 수출서류를 조작한 것을 파악하고 관련 조사를 진행 중”이라며 “검찰 고발 후 상세한 내용을 밝힐 계획”이라고 말했다. 관세청에 따르면 모뉴엘은 현지 수입업체와 짜고 신용장 등 수출서류를 거짓으로 작성한 뒤 이를 근거로 수출채권을 발행해 은행 등에 할인 판매했다. 이런 방식으로 실제 수출금액보다 많은 돈을 은행에서 받은 뒤 채권 만기일이 도래하면 다시 수출채권 허위 서류를 꾸며 이른바 ‘돌려막기’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관세청은 모뉴엘의 채권 할인 판매금액이 1조 원을 웃도는 만큼 관세법 위반 등의 혐의로 모뉴엘 대표를 검찰에 고발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금융감독원은 검찰이 모뉴엘에 대한 수사 협조 요청을 해오면 모뉴엘에 대한 감리에 나설 예정이다. 금감원은 또 IBK기업은행 등 대출 은행들을 상대로 모뉴엘에 대한 부실대출 혐의가 있는지 조사에 나섰다. 금감원 관계자는 “대출 은행들을 대상으로 사실 관계를 확인해 부실 대출심사 등의 혐의가 구체적으로 드러나면 검사에 착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모뉴엘의 금융권 여신 규모는 기업은행 1500억 원, 산업은행 1165억 원, 외환은행 1100억 원, 수출입은행 713억 원, 국민은행 700억 원 등 총 6100억 원에 이른다. 금감원은 이와 별도로 모뉴엘의 자회사인 코스닥 상장사 잘만테크가 기업회계기준을 위반했는지 확인하기 위해 감리를 진행하고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모뉴엘의 법정관리 신청과 무관하게 회계기준 위반 혐의에 대한 제보를 접수해 이를 토대로 감리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금감원은 또 잘만테크의 주식거래량이 모뉴엘 법정관리 신청 전인 17일부터 급증한 것과 관련해 주가 동향과 거래량에 대한 모니터링 강화에 나섰다. 일각에서는 사전에 법정관리 신청이라는 미공개 정보를 파악한 세력이 미리 주식을 판 것 아니냐는 의혹이 일고 있다. 불공정거래 혐의가 사실로 밝혀지면 금융당국의 징계나 검찰고발 조치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정임수 imsoo@donga.com·이상훈 기자}
1955년 전남 나주에서 태어난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 내정자는 광주상고에 다니던 18세 때 외환은행에 입행해 은행원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은행을 다니면서 ‘주경야독’으로 1975년 성균관대 경영학과에 입학했으며 재학 중이던 1981년 제25회 행정고시 필기시험에서 차석으로 합격했다. 하지만 학생운동 전력 때문에 최종 임용에서는 탈락했다. 이후 삼일회계법인에서 동아건설 기업개선작업(워크아웃) 등 굵직한 기업 구조조정 작업에 참여해 능력을 인정받았다. 2002년 삼일회계법인 부대표 시절 고 김정태 전 국민은행장의 ‘삼고초려’로 국민은행에 합류해 재무전략기획본부장, 개인금융그룹 부행장 등을 지냈다. 이 과정에서 얻은 별명이 ‘상고 출신 천재’다. 2004년 국민은행과 국민카드의 합병 관련 회계처리 문제로 금융당국으로부터 감봉 3개월의 중징계를 받고 물러났지만 2010년 어윤대 전 회장 시절 KB금융지주 최고재무책임자(CFO) 부사장으로 복귀해 지난해 7월까지 KB에 몸담았다. 윤 내정자에 대한 KB금융 임직원들의 신망은 두터운 편이다. 어 전 회장 시절 은행장 선출을 위해 실시했던 직원 설문조사에서 최상위권에 뽑히기도 했다. 김영진 KB금융 회장후보추천위원장은 윤 내정자에 대해 “여러 분야에서 경험을 쌓았고 약력에도 나타나듯 입지전적인 인물”이라고 평했다. 한편 윤 내정자가 차기 회장으로 선임되면 4대 금융지주 회장 중 한동우 신한금융 회장(서울대)을 제외한 이순우 우리금융 회장,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 등 3명이 성균관대 출신으로 채워진다.송충현 balgun@donga.com·정임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