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지난 기에 이어 박정환 9단과 조한승 9단이 다시 마주 앉았다. 신분은 바뀌었다. 이젠 박 9단이 국수, 조 9단이 도전자다. 도전 1국은 지난해 12월 5일 고 하찬석 국수의 고향인 경남 합천군의 정원테마파크에서 열렸다. 이곳에는 청와대를 70%로 축소해 만든 세트장이 있다. 대국은 세트장 1층에서 조 9단의 흑번으로 시작됐다. 두 대국자는 흑 5∼9까지 색다른 포진을 보여준다. 일종의 기 싸움이랄까. 상대의 뜻대로 두지 않겠다는 의지가 은근히 묻어난다. 백 12도 이색적인 걸침. 흑 13은 참고 1도 1처럼 협공하는 것도 가능하다. 흑 7까지 서로 무난하다. 흑 13은 내심 참고 2도를 원한 수. 흑 8까지 흑 모양이 활발하다. 물론 백도 두텁지만 흑이 발 빠른 느낌. 그런데 박 9단의 백 14는 검토실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다. 실리 위주의 평소 기풍과는 사뭇 다른 수. 결과를 떠나 실험적인 수를 둔 것은 이 대국에 임하는 그의 자세가 새롭다는 것을 느끼게 한다.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다음 달 열리는 한국 프로기사 이세돌 9단과 구글 딥마인드의 인공지능 프로그램의 대결은 제한시간 2시간에 덤 7집 반으로 치러진다. 장소는 서울 광화문 포시즌스호텔. 이 9단과 구글 딥마인드 데미스 하사비스 대표는 22일 오후 서울 성동구 마장로 한국기원과 영국 런던에서 동시에 기자회견을 갖고 ‘구글 딥마인드 챌린지 매치’의 세부 규칙을 밝혔다. 대국은 9, 10, 12, 13, 15일 다섯 번 열리며 각 오후 1시부터 시작한다. 하사비스 대표는 “이 9단과 충분히 협의한 끝에 대국 조건을 정했다”며 “대국장은 인간 프로기사와 두는 조건과 가장 가깝게 만들었다”고 말했다. 덤과 계가 방식은 중국 룰에 따르기로 했다. 하사비스 대표는 “딥마인드를 18개월간 중국 룰로 훈련시켰기 때문에 한국 기사와 대결하지만 불가피하게 중국 룰을 이용하는 점을 양해해 달라”고 말했다. 딥마인드는 구글 클라우드에서 운영되며 한국 대국장에는 모니터가 설치돼 딥마인드가 착수하면 인간이 대신 돌을 놓는다. 대신 착수할 인물로는 딥마인드 개발팀원으로 아마 6단 실력의 아자 황(대만계 영국인)으로 정해졌다. 이 9단은 “아직은 인간이 우세하다고 보기 때문에 대국 조건에 대해 꼼꼼하게 따지진 않았다”고 말했다. 이 9단은 딥마인드를 4 대 1이나 5 대 0으로 이길 것이라는 기존 입장을 다시 밝혔다. 이 9단은 “딥마인드가 지난해 10월 중국 판후이 2단과 대결할 때는 저와 승부를 논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었지만 지금도 계속 학습을 하고 있기 때문에 부담되는 건 사실”이라면서 “하지만 그동안 실력이 빨리 늘었다고 해도 시간적 한계가 있어 저와 덤 없이 선으로 두는 실력 정도일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 9단은 또 “매일 잠들기 전 1시간 정도 딥마인드의 기보를 보며 머릿속에서 가상 대국을 두는 훈련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사비스 대표는 “알파고가 스스로 바둑을 이기는 법을 파악했다는 점에서 인공지능 분야의 획기적 발전을 의미한다”며 “승패를 떠나 10년 가까이 세계 정상의 자리를 지켜왔던 이 9단과의 대결을 통해 딥마인드가 더 많은 학습을 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하사비스 대표는 “알파고에 사용된 방법이 바둑뿐 아니라 기후변화 모델링이나 복잡한 질환 치료 등 인류의 난제들을 해결하는 데 많은 도움을 줄 것”이라며 “또 하나는 서양에 바둑이라는 좋은 게임이 많이 보급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대국은 구글 딥마인드 유튜브를 통해 생중계되며 영어 해설은 일본에서 활약한 미국 프로기사 마이클 레드먼드 9단이 맡는다. 한국에서도 KBS, 바둑TV와 바둑사이트인 사이버오로 등에서 중계한다. 대국 상금은 100만 달러이며 별도로 대국료(대국당 2만 달러), 승리수당(대국당 3만 달러)을 준다. 이 9단이 5판을 모두 이기면 125만 달러를 받는다. 알파고가 이길 경우 상금은 유니세프와 스템(STEM·과학 기술 공학 수학) 교육 및 바둑 관련 단체에 기부된다. 서정보 기자 suhchoi@donga.com}

이세돌 9단은 2국에서 제한시간을 거의 다 쓰며 강한 집착을 보였으나 조한승 9단의 부드러운 벽을 뚫지 못했다. 이 9단은 아쉬웠던 탓인지 반패만 남은 상황에서 돌을 거뒀다. 계가를 했다면 백 1집 반 승. 승부는 하변에서 갈렸다. 흑 123을 두면서 이 9단이 염두에 둔 그림은 참고도였다. 흑 1, 3을 선수하고 대망의 자리인 흑 5를 두는 것. 하지만 조 9단은 실전도 백 2로 상대의 의표를 찔렀고, 흑이 1을 헛수로 만들지 않기 위해 3, 5로 하변을 살릴 때 백 6을 차지해 우세를 확보했다. 조 9단이 이 9단을 2-0으로 누르고 도전자가 돼 박정환 국수와의 리턴 매치가 성사됐다. 121 193 264=109, 124 260=118, 132 138 144 150 156 164 170 176=34, 133=78, 135 141 147 153 159 167 173 211 217=129, 214 229=30, 218=83, 246=37. 266수 끝 백 불계승.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지금 형세는 1집 반에서 2집 반의 차로 흑이 앞서고 있다. 프로에겐 쉽게 넘기 힘든 벽이다. 이세돌 9단은 백의 바늘구멍만 한 빈틈을 노리며 끝내기를 한다. 흑 93 때 백이 손을 빼면 큰일난다. 참고 1도를 보자. 흑 1, 3에 이어 7로 이으면 우변 백이 후수로 살아야 한다. 이때 흑 9로 빠져나오면 백 다섯 점을 살릴 길이 없다. 흑 95는 선수 9집, 백 96은 역끝내기 8집 등 쌍방이 큰 끝내기를 차례로 해 나간다. 흑 97도 생각보다 큰 수다. 여기를 백이 두면 나중에 좌변을 조이는 수가 남는다. 잘나가던 조한승 9단이 백 98로 흑 석 점 잡는 수에 욕심을 낸 것이 실수였다. 참고 2도 백 1로 두는 것이 조금이라도 이득이었다. 흑은 99로 치받고 흑 105까지 상변 백의 방어선을 후퇴시켜 1집 가까이 이득을 봤다. 흑 111의 패마저 흑이 이겼지만 끝내 반집의 벽을 넘을 수 없는 상황. 이후 40여 수를 더 뒀지만 총보로 미룬다. 114=○, 117=111. 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간구할 때마다 너희 무리를 위하여 기쁨으로 항상 간구함은/너희가 첫날부터 이제까지 복음을 위한 일에 참여하고 있기 때문이라/너희 안에서 착한 일을 시작하신 이가 그리스도 예수의 날까지 이루실 줄을 우리는 확신하노라.’(빌립보서 1장 4∼6절) 29일부터 3월 5일까지 서울 롯데호텔 등에서 열리는 세계복음연맹(WEA) 세계지도자대회(ILF)의 주제는 빌립보서 1장 4∼6절에 나온 ‘복음 안에서의 동역(同役): 그리스도의 교회를 세움’이다. 170년의 역사를 가진 WEA는 세계 6억2000만 명의 개신교 신자를 대변하는 복음주의 진영의 명실상부한 세계 최대 연합기구다. 세계지도자대회는 WEA에 소속된 교회 지도자 120여 명이 매년 한 번 특정 국가에 모여 1년간의 사업을 평가하고 향후 방향을 설정한다. 이런 내부 문제는 물론이고 ‘지상대사명(Great Commission)’의 완수와 긴급한 해결이 요청되는 국제적 이슈들을 논의하고 대책을 강구한다. 27, 28일 열리는 사전 회의가 대회의 방향을 잡는다. 이 회의에는 세계지도자대회에 참석하는 WEA 국제이사 및 북미이사로 에프라임 텐데로(필리핀), 앤다바 마자바니(남아공), 케이티 컬비(영국), 케닛 알츠(미국), 존 랭로이(영국), 발디르 스투에르나겔(브라질), 브루스 클레멘절(캐나다), 로렌스 치아(싱가포르), 비니타 쇼(인도) 등이 참여한다. 29일에는 대회 참가자와 한국의 교계, 정·재계, 교육계 인사 700여 명이 참여한 가운데 개막 예배와 환영 만찬이 열린다. 29일부터 3월 4일까진 상임 특별위원회 회의와 분과별 전략회의가 이어진다. 또 북한과 대치하고 있는 한국의 현실을 알리기 위해 3월 2일에는 판문점 DMZ 견학이 마련됐고 다음 날인 3일에는 국가조찬기도회에 참석한다. 4일에는 폐회 오찬과 함께 그동안 다양한 회의에서 논의된 최종 결과를 결의문 형태로 발표하고 대회를 마무리한다. 특히 WEA 주요 지도자들이 참석하는 이번 국가조찬기도회는 통일을 주제로 중학생부터 대학생까지 차세대 리더 2000여 명이 함께 참여해 뜻깊게 치러진다. 이번 대회에선 △복음 안에서 동역자가 돼 예수 그리스도의 교회를 세울 것을 서약 △WEA의 비전과 서명문에 참여할 것을 서약 △예수 그리스도의 교회를 세우기 위한 8가지 전략적 대책을 강구해 WEA의 ‘연합, 대변, 갖춤’에 응답 △역량과 필요한 자원(시간, 에너지, 재정, 물품)들을 길러 세계지도자대회의 전략적 해결책 수행 등의 결의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개신교계는 이번 대회를 여러 면에서 의미가 깊은 대회로 여기고 있다. 텐테로 필리핀복음총연합회 회장이 지난해 5년 임기의 WEA 신임 총무 겸 대표로 취임한 뒤 첫 세계지도자대회를 한국에서 개최하기 때문이다. WEA의 특별위원회 가운데 국제핵무기대책위원회와 국제인신매매대책위원회의 논의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WEA 소속으로 이번 대회를 후원하는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는 최근 북한의 4차 핵 실험과 광명성 4호 발사에 따른 북한 핵 문제, 최근 한일 양국에서 맺어진 일본군 위안부 합의 등을 특별위원회의 정식 의제로 올려 논의토록 할 예정이다. 이영훈 한기총 대표회장(여의도순복음교회 담임목사)은 “마지막 날 결의안을 발표할 때 북한 핵 문제와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 대한 내용이 들어가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1846년 창립 영국복음연맹, 세계화되며 WEA 탄생 ▼WEA는 1846년 영국에서 창립된 영국복음연맹이 기반이 됐다. 이 단체는 교단과 교파를 초월해 교회의 하나됨을 위해 모였다. 당시 산업혁명으로 인한 도시 하층민과 노동자 계급의 양산 등 사회 문제에 맞서 일어난 신앙운동이자 다윈의 진화론과 마르크스주의의 범람에 대한 대응이라는 목적을 갖고 있었다. 이 단체는 1912년 영국을 중심으로 세계복음연맹으로 발전했으며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북미와 유럽을 중심으로 확대됐고, 1951년 21개국이 연합한 세계복음협회(WEF)로 새롭게 태어났다. WEF는 세계 각국 개신교인의 연합과 교제에 힘썼고, 교회가 세상에 봉사해야 한다는 목적 아래 적극적으로 활동했다. 2001년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총회에서 명칭이 WEA로 바뀌었다. 미국 뉴욕에 본부를 두고 있는 WEA는 현재 세계 최대 개신교 연합체로 꼽힌다. 129개국의 국가별 복음주의연맹을 비롯해 미국 유럽 아시아 등 7개 지역 연맹, 150여 개의 국제단체, 14개의 파트너 등으로 구성돼 있다. 세계 개신교 신자 6억2000만 명을 대변하고 있으며 6년마다 개최되는 총회는 세계 교회의 현안과 과제를 논의하고 그 방향을 제시한다.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는 2009년 정회원으로 가입해 활동하고 있다. WEA는 선교와 종교자유, 신학, 여성, 청년위원회 등의 상임위원회와 국제인신매매대책, 국제핵무기대책, 평화화해위원회 등의 특별위원회로 구성돼 있다. WEA는 순수복음 단체로 성경을 근본으로 한 전통 신학에 기초해 기독교적 일치를 추구하고 있다. 국제적 현안에 대해서도 각국 정부와의 외교 및 미디어 활동을 통해 소외되고 취약 계층을 대변하고 있다. 특히 유엔과 함께 환경보전, 여성인권 증진, 국제인신매매 금지, 기아 구호, 에이즈 퇴치, 국제 난민 보호 등에 노력하고 있다. 한기총은 “WEA가 비성경적 신앙을 갖고 있다거나 개종 전도 금지를 선언했다거나 종교혼합을 목적으로 한다는 등의 주장은 모두 잘못된 것”이라며 “WEA는 구세군, 감리교단, 미국장로교단 등이 소속돼 있을 정도로 성경의 절대적 권위와 예수 그리스도를 통한 구원을 강조하는 전통적 신앙관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서정보 기자 suhchoi@donga.com}

참가자들에 남북분단 현실 보여줄터…북핵-위안부 문제도 함께 토의되길한국교회 급성장 과정서 심각한 분열…기득권 내려놓고 화합위해 노력할 것 “올림픽으로 치면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들 회의를 국내에서 개최하는데 공산국가 위원도 참석한다고 회의 개최 자체를 반대하는 건 이치에 맞지 않는 듯 합니다. 29일부터 6일간 우리나라에서 열리는 세계복음연맹(WEA) 세계지도자대회 역시 세계 개신교인의 대표들이 모이는 것인 만큼 국내 개신교계가 따뜻하게 맞았으면 합니다.” 최근 만난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이영훈 대표회장(여의도순복음교회 담임목사)은 WEA 세계지도자대회에 대해 한국교회연합이 불참을 선언하고, 일부 교단이 반대하고 나선 것이 아쉽다고 말했다. ―WEA 세계지도자대회의 성격은 어떤 것인지요? “이번 대회는 WEA가 정한 일정에 따라 개신교계의 세계 지도자 100여 명이 모여 다양한 주제를 놓고 그룹별 분야별 회의를 거쳐 결론을 도출하는 자리입니다. 몇 해 전 국내에서 열린 세계교회협의회(WCC) 총회에선 교계가 직접 참여하는 형식이었지만 이번 WEA 대회에서 우리는 개폐회식 식사 대접과 대회 진행을 돕는 역할을 할 뿐 직접 참여하는 건 아닙니다. 예산도 WCC 총회와 비교할 때 10분의 1도 되지 않을 겁니다.” ―반대 측에선 WEA의 이단 성향도 제기하는데…. “WEA의 신앙고백은 철저하게 성경에 기반하고 있어 이단과는 거리가 멉니다. 국제적 행사에 근거가 희박한 얘기로 부정적 여론을 조성하는 것은 아무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부덕의 소치로 모든 분들의 이해와 동의를 얻지 못한 것 같은데 행사를 함께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다행히 27개 교단이 모인 교단장협의회가 대회 개최에 협력하기로 해 큰 힘이 되고 있습니다.” ―한국 문제도 논의가 됩니까? “이번 대회는 개신교계 세계 지도자들에게 한국교회의 발전상을 보여줄 수 있는 좋은 기회입니다. 아울러 대회 참가자들과 함께 판문점을 찾아 남북 분단의 현실을 보여주고 국가조찬기도회에도 참석할 예정입니다. 또 최근 불거진 북핵 문제나 위안부 문제도 가능하면 정식 의제로 올려 토의되고 마지막 날 결의문에 관련 내용이 포함되길 바랍니다.” ―올해 가장 역점을 두고 있는 사업으로 교계의 화합과 일치를 꼽았습니다. “한국 교회는 급성장하는 과정에서 심각한 분열을 겪으며 영적 지도력을 많이 상실했습니다. 한기총은 올해를 분열을 넘어 하나가 되는 원년으로 삼고자 합니다. 모든 기득권을 내려놓고, 먼저 조건을 내세우지 않고 통합을 전제로 대화하려고 합니다. 교단장협의회도 통합에 적극 나설 것입니다. 교단장협의회 소속 교단의 신자가 한국 개신교 신자의 90%를 아우르고 있어 제대로 뜻을 모으면 빠르게 통합이 이뤄질 것으로 봅니다.” ―당장 한기총과 한국교회연합의 통합이 도마에 올라 있습니다. “한국교회연합에서 이단 문제를 제기하고 있지만 이단 문제는 각 교단에서 할 일이지 연합체인 한기총이 이래라저래라 할 수 없는 문제입니다. 또 이단 논란을 빚었던 교단도 한국 교계와 함께하려는 자세를 보이고 있어 이단 논란은 통합에 장애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봅니다.” ―한국 교회의 갱생을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은 무엇입니까. “무엇보다 한국교회의 영성을 회복해야 합니다. 회개를 통해 자율적으로 정화하는 모습이 필요합니다. 특히 물질주의 세속주의 교권주의를 반성하고 금권선거도 없애야 합니다. 최소한 한기총에선 그런 모습이 없어지게 행동으로 보여드리겠습니다. 이번 대표회장 취임식도 종전처럼 호텔 등을 빌리지 않고 기독교회관 같은 곳에서 간소하게 치렀습니다. 여기서 아낀 비용은 경찰관 희생자나 부상자의 자녀 장학금으로 씁니다.” ―저출산과 청년 일자리 등 사회 이슈에도 적극 참여할 뜻을 밝혔는데요. “통계에 따르면 한 해 낙태 건수가 40만 건이나 일어납니다. 정부와 교회가 양육 지원을 해 낙태를 줄인다면 저출산 문제가 크게 완화될 것입니다. 또 일자리 창출과 경제 회복에도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낼 예정입니다. 그래도 사측이 더 애를 써야겠죠. 기업도 여건이 쉽지 않지만 고용문제는 국가적 과제인 만큼 ‘쓴소리’를 할 생각입니다.”서정보 기자 suhchoi@donga.com}

백 68과 흑 71은 약간 손해 팻감이지만 이 정도는 현 상황에서 감수해야 할 미미한 수준이다. 수순 중 백 74로 참고 1도 백 1처럼 중앙을 끊어가는 것도 무척 커 보인다. 하지만 상변 패가 좀 기묘한 모양이다. 흑 2로 끊어 패를 키울 때 이전처럼 백 3으로 따내면 4, 6으로 돌려 치는 수가 있다. 이렇게 백 상변이 뻥 뚫려 버리면 실리 손해가 크다. 팻감이 떨어진 흑은 77로 중앙을 보강해 패를 양보했다. 이제는 끝내기 싸움이다. 미세한 형세인데 흑이 덤을 주고 한두 집 앞서는 것으로 보인다. 백 80은 선수의 의미가 있다. 이후 비마 끝내기가 선수이기 때문이다. 이세돌 9단은 흑 85, 87의 역끝내기를 하며 끈끈하게 따라붙는다. 백 90으로는 참고 2도 백 1의 비마 끝내기를 두고 싶은데 흑 2가 골치 아프다. 백 3, 5로 두면 패가 나는데 백의 팻감이 마땅치 않다(흑 8은 ○). 조한승 9단이 분란이 일어날 수 있는 곳을 예방하고 있다. 70 76=○ 73=67. 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상변 패는 승부패. 하지만 손해 팻감이라도 써서 반드시 이겨야 하는 패는 아니다. 이 패를 둘러싼 운영의 잘잘못이 승부와 직결된다는 뜻이다. 팻감은 흑의 경우 39 부근에서 여러 개가 나오고 백도 곳곳에 널려 있다. 따라서 팻감을 잘못 쓰는 순간 피해를 고스란히 감수해야 한다. 백 40으로 참고 1도 백 1로 패를 해소하는 건 성급하다. 흑 10까지 집으로도 많이 당했지만, 중앙 백 다섯 점도 위험해진다. 백 42의 팻감에 흑 43으로 받은 건 팻감을 하나라도 줄이려는 것. 백으로선 백 48로 중앙을 끊자는 팻감이 많은 것이 다행이다. 흑 59까지 가능하면 악수 팻감을 쓰지 않고 패를 하고 있는 두 기사. 패싸움 와중에 터진 백 60이 묘수. 흑 61로 참고 2도 흑 1로 반발할 수는 없다. 백 4까지 중앙에서 흑이 사는 모양이 잘 나오지 않는다. 흑 61, 63으로 물러서 받았지만 여전히 A로 끊기는 단점이 남아 흑이 부담스러운 모습이다. 44·50·56·64=○, 47·53·59=41 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흑 ○는 조한승 9단에겐 불각의 한 수였다. 그런 펀치가 들어오리라고는 상상하지 못했다. 이로 인해 바둑은 ‘승부 끝’에서 ‘이제 새로 시작’ 모드로 바뀌었다. 하변 접전은 살얼음판을 걷는 듯하다. 어느 한쪽이 삐끗하면 큰 사달이 날 것 같다. 백 22까지는 서로 최선의 수순. 상황이 풀리자 이세돌 9단의 마음도 한결 가벼워졌다. 이 9단은 이제 상변 백 28의 자리로 달려가면 초반 내내 뒤졌던 형세를 단숨에 만회할 수 있다고 봤다. 그 판단은 맞았다. 다만 이 9단은 흑 23 등으로 하변에서 조금만 더 선수 활용을 하면 완벽하다는 생각이었다. 이 9단이 구상한 그림은 참고도. 흑 1, 3을 선수하고 5로 뻗는 수순이었다. 하지만 이 9단의 머릿속엔 백 24로 흑 한 점을 때려내는 수는 없었다. 이로써 바둑은 또 요동치기 시작했다. 흑 23을 둔 체면 때문에 이 9단은 흑 25, 27로 하변을 살렸으나 상변은 백의 차지가 되고 말았다. 하변 흑이 살아간 것이 작지 않지만, 상변 백 28도 못지않게 커 다시 백이 우세를 잡게 됐다. 상변 패가 승부 패지만 어딘지 흑이 버거워 보인다. 21=○ 24=18, 32 38=○, 33=◎, 35=29. 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백 ○의 빵따냄 이후 흑은 당연히 참고 1도 1에 둬야 할 것 같은데 이세돌 9단은 주저하고 있었다. 이윽고 그의 손길은 중앙 흑 1(101)에 머물렀다. 이 9단은 무엇이 두려워 중앙 흑 1을 둔 것일까. 참고 1도 흑 1이면 백 2 때 흑 3이 불가피해 백 4로 좌상 흑이 사경을 헤맨다. 그렇다고 좌변을 지키면 백이 중앙으로 나와 중앙에 점점이 놓인 흑 돌의 살길이 묘연하다. 백 2로 백은 승세를 잡았다. 그러나 수순의 묘처럼 보이는 백 4가 실착. 조한승 9단은 백 4로 여기서 선수를 잡고 백 8로 따내면 하변 흑 ●를 잡을 수 있어 승부 끝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이 9단의 다음 수가 조 9단을 기겁하게 했다. 흑 9의 붙임수. 상상하기 힘든 이 수는 흑 5가 있어 성립한다. 흑 15까지 반상이 다시 시끄러워졌다. 백 4로는 참고 2도처럼 두는 게 정수였다. 하변 흑을 살려줘도 백 승세는 확실했다.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흑 ●의 깊숙한 침입에 조한승 9단은 물러서지 않고 백 82로 퇴로를 끊었다. 하변을 지키는 나약한 수는 흑의 기세만 북돋을 뿐이다. 그러나 이세돌 9단의 후속타인 흑 83도 날카롭다. 참고 1도 백 1로 버티면 흑 8까지 패가 나는데 백이 상당히 부담스러운 패다. 그래서 흑 85로 넘겨주는 것은 어쩔 수 없다. 백은 바로 패를 하지 않는다. 지금은 흑의 팻감이 많기 때문. 백 86의 응수타진을 통해 패를 결행할 시점을 정하려고 한다. 흑이 잇지 않고 87, 89로 응수해 날렵하게 중앙 백을 삭감한 것은 임시방편. 하지만 백 90으로 뚫는 수가 두터워 후환을 남겼다. 흑 93이 이 9단의 승부수. 이때 백 98이 참으로 침착했다. 참고 2도 백 1로 흑 한 점을 잡기 쉬운데 흑 8까지 중앙 백 석 점이 위험해진다. 백 100의 시원한 빵따냄으로 근심이 사라졌다. 이어 흑은 하변을 넘어가야 할 것 같은데 웬일인지 이세돌 9단은 주저하고 있었다. 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백 ○에 대한 대응에 앞서 흑은 먼저 65∼69로 백의 응수를 살핀다. 백 68은 정수. 흑 한 점을 잡으면 백의 좌하 귀가 약해져 ○의 운신이 거북해진다. 흑 71로 참고도 흑 1로 버티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다. 하지만 백 2 때 곤란하다. 흑 3부터 9까지 수습할 순 있지만 백에 빵따냄을 허용하는 것이 탐탁지 않다. 백은 ○를 움직이는 대신 72로 하변을 선점했고 흑도 73으로 ○를 품에 넣어 또 한 번 타협했다. 백이 80까지 하변을 정비하며 중앙 쪽을 보강하자 흑은 어딘가 중앙을 삭감해야 한다. 상변을 노려보던 이 9단은 81까지 쳐들어간다. 순간 놀란 조한승 9단이 이 9단을 한번 쳐다본다. “여기까지 들어와도 되는 거야? 너무 깊지 않아?”(조 9단) “뭐가 어때서요. 만만치 않을 걸요.”(이 9단) 두 대국자가 이렇게 말하는 듯하다. 백이 하변을 지키면 흑 A로 둬 확실하게 삭감하겠다는 뜻이다. 흑 81은 일종의 척후병과 같은 역할인데 두어지고 보니 목에 걸린 가시처럼 껄끄럽다. 흑이 원하는 대로 백이 물러서는 건 프로의 바둑이 아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반발하느냐. 조 9단은 깊은 생각에 잠겼다.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흑이 잇지 않고 ●로 버티자 백도 46, 48로 나와 끊은 것은 당연하다. 흑 55로 끊기 전에 참고 1도 흑 1을 두면 백 8까지 진행이 예상된다. 백 8을 두지 않으면 흑 ‘가’로 따내는 수가 있다. 참고 1도는 흑이 선수를 잡긴 하는데 백 8까지 두 점 잡힌 손해가 너무 커서 선택하기 어렵다. 흑 59를 손 빼면 어떤 수가 있을까. 참고 2도 백 1 때 흑 2처럼 뒤에서 단수하면 아무 수가 나지 않는 것 같다. 그러나 백도 3으로 뒤에서 단수하는 수가 있다. 흑은 잇지 못하고 4로 물러서야 하는데 백 5로 다시 한번 단수하는 게 묘미 있는 수순. 백 7까지 흑이 크게 당한 모양이다. 우변 변화는 흑이 실리, 백은 세력을 나눠 가졌는데 백의 두터움이 조금 나아 보인다. 백 60은 대세의 요점. 좌변 침공과 63의 곳을 맞보기로 한다. 이세돌 9단은 흑 63으로 큰 곳부터 차지하고 본다. 백 64는 흔히 볼 수 있는 침입수. 좌변 처리가 중반의 기로다.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이번에 기호 1번으로 출마합니다. 지역구는….” 인터뷰 말미에 청천벽력 같은 소리였다. 김수환 추기경이 출마를 하겠다니…. 기자는 침을 꼴깍 삼켰다. “지역구는…‘천국’입니다.” 왁자한 웃음으로 인터뷰가 마무리됐다. 동아일보 2002년 1월 15일자 기사에서 나온 내용이다. 당시 80세가 된 김 추기경이 은퇴 후 여생을 정리하고 있다는 뜻으로 취재기자에게 던진 농담이었다. 2009년 2월 16일 선종한 김 추기경의 7주기를 맞아 전기 ‘아, 김수환 추기경’(김영사)이 출간됐다. 1권 ‘신을 향하여’, 2권 ‘인간을 향하여’로 나뉜 이 전기는 두 권 합쳐 1100쪽이 넘는다. ‘간송 전형필’ 등 전기로 유명한 작가 이충렬 씨가 추기경의 개인 일기와 미사 강론, 강연, 언론 인터뷰, 편지 등을 섭렵해 집필했다. 특히 추기경이 서울대교구장일 때 비서신부를 지낸 장익 주교(전 춘천교구장), 추기경 선종 전 고해를 받았던 박신언 몬시뇰, 고교 동창인 최익철 신부 등 추기경과 친분이 있었던 21명의 인터뷰를 통해 추기경에 대한 기억을 되살려냈다. 책에 나오는 사진 360장 중 100여 장이 처음 공개된다는 게 출판사 측 설명이다. 이 전기는 풍부한 자료를 바탕으로 저자의 평가를 배제하고 사실 위주로 추기경의 행적을 담담히 그렸다. 본인의 구술 회고록인 ‘추기경 김수환 이야기’에선 담을 수 없는 제3자의 시선도 반영됐다. 특히 겉으로 드러난 행적뿐만 아니라 군부독재 시절 갖은 압박 속에서도 약자의 편에 섰을 때와 노무현 정부 이후 보혁 갈등 속에서 비판받았을 때, 말년에 절대 고독의 고통을 겪었을 때의 추기경 내면을 다양한 증언과 자료로 보여주는 것이 장점이다. 여기에 신설 마산교구의 신출내기 주교가 1968년 서울대교구장에 임명되고, 이듬해 어떻게 세계 최연소 추기경(47세)이 됐는지를 치밀하게 추적해 그 나름의 해답도 내놓았다. 독자로선 무엇보다 김 추기경의 어록을 되새길 수 있다는 점이 가슴에 다가온다. “서로에게 밥이 돼 주십시오”(1966년 마산교구장 착좌식 때) “제 별명은 소품입니다. 행사 후 사진 찍을 때 꼭 필요하다고 해서…”(추기경 서임 30주년 축하미사) “안다고 나대고 어딜 가서 대접받길 바라는 게 바보지. 그러고 보면 내가 제일 바보같이 산 것 같아요”(2007년 자화상 ‘바보야’ 전시회 인터뷰) “나는 너무 사랑을 많이 받았습니다. 정말로 고맙습니다. 여러분들도 사랑하세요”(선종 전 마지막 인사)…. 저자는 “김 추기경은 우리 현대사에서 몇 안 되는 정신적 지도자로 약자를 사랑했고 사회 갈등을 대화로 풀어내곤 했던 중재자였다”며 “이런 삶과 정신에서 우리가 가야 할 길을 발견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서정보 기자 suhchoi@donga.com}

세계적인 명상 수행자들이 이달 말 강원도에서 대규모 명상 힐링캠프를 갖는다. 25∼28일 강원 정선군 하이원리조트에서 열리는 ‘세계명상대전’(조직위원장 각산 스님)에는 태국 아잔 간하(66), 호주 아잔 브람(65), 대만 심도(68), 국내의 대표적인 선 수행자인 혜국 스님(68) 등 수행자와 일반인 등 4000여 명이 참가한다. 아잔 간하는 태국에서 아라한(깨달음을 얻은 자)이자 ‘루앙 포 야이’(최고의 스님)로 인정받고 있다. 아잔은 ‘큰스님’을 가리키는 태국어다. 그는 세계적 명상 지도자였던 아잔 차의 직계 제자로 50년 가까이 밀림 속에서 탁발 수행했고, 스승으로부터 ‘번뇌 없는 자’로 인정받기도 했다. 그는 밀림에서 9m가 넘는 코브라의 공격을 받자 코브라의 머리를 쓰다듬어 순하게 만들었다는 등 전설적 이야기의 주인공이기도 하다. 이번 방한은 은둔 수행 48년 만에 처음으로 명상 지도를 위한 외국행이다. 아잔 브람도 영국 케임브리지대에서 물리학을 전공한 뒤 아잔 차의 제자가 됐다. 특히 그는 쉬운 비유와 감성적인 언어로 서양인들에게 불교를 전파하고 있다. 그의 법문은 매년 수백만 명이 유튜브로 찾아본다. 그는 호주 퍼스 시 숲 속의 보디냐나 수도원을 이끌고 있다. 그는 지난해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명상의 쾌감은 섹스보다 100배나 황홀하다”며 “내가 사랑하는 과학적 진실과 불교의 가르침은 상충되지 않는다”고 말하기도 했다. 심도 스님은 대만 영취산불교 교단의 선원장으로 신도가 50만 명에 이른다. ‘불법은 하나다’라며 간화선과 남방불교 수행법인 위파사나를 함께 지도하는 등 통합불교운동을 펼치고 있다. 그가 매년 개최하는 수륙재(水陸齋·억울함을 풀어주기 위한 행사)에는 7만여 명이 참여한다. 혜국 스님은 충주 석종사 선원과 제주 남국선원 선원장으로 한국 불교의 선 수행을 이끄는 대표적인 선승이다. 젊은 시절 해인사에서 10만 배 정진을 마친 후 손가락 세 개를 연비(태움)한 그는 태백산 도솔암에서 2년 7개월 동안 솔잎과 쌀로 생식을 하면서 눕지 않고 앉아 지내는 장좌불와(長坐不臥) 수행으로 유명하다. 이들은 이번 캠프에서 일반인을 상대로 법문과 질의응답 시간을 갖고 수행법을 지도한다. 26일에는 아잔 간하, 아잔 브람, 혜국 스님이 선문답을 나누는 무차대회도 열린다. 일반인은 1박 2일부터 3박 4일까지 일정을 골라 참가할 수 있다. 각산 스님은 “명상은 쉽게 말해 내 마음속 ‘분노’를 내려놓는 것”이라며 “이번 대회는 세계적 명상 스승을 한자리에서 보고 법문을 들을 수 있는 흔치 않은 기회다. 사람들이 복잡한 일상에서 벗어나 명상을 통해 마음의 치유법을 얻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문의 세계명상대전조직위원회(www.worldmeditation.or.kr) 사무국 02-451-0203서정보 기자 suhchoi@donga.com}

세계적인 명상 수행자들이 이달말 강원도에서 대규모 명상 힐링 캠프를 갖는다. 25∼28일 강원 정선군 하이원리조트에서 열리는 ‘세계명상대전’(조직위원장 각산 스님)에는 태국 아잔 간하(66), 호주 아잔 브람(65), 대만 심도(68), 국내의 대표적인 선 수행자인 혜국 스님(68) 스님 등 수행자와 일반인 등 4000여 명이 참가한다. 아잔 간하는 태국에서 아라한(깨달음을 얻은 자)이자 ‘루앙 포 야이(최고의 스님)’으로 인정받고 있다. 아잔은 ‘큰 스님’을 가리키는 태국어다. 그는 세계적 명상 지도자였던 아잔 차의 직계 제자로 50년 가까이 밀림 속에서 탁발 수행했고, 스승으로부터 ‘번뇌 없는 자’로 인정받기도 했다. 그는 밀림에서 9m가 넘는 코브라의 공격을 받자 코브라의 머리를 쓰다듬어 순하게 만들었다는 등 전설적 일화의 주인공이기도 하다. 이번 방한은 은둔 수행 48년 만에 처음으로 명상 지도를 위한 외국행이다. 아잔 브람도 영국 케임브리지대에서 물리학을 전공한 뒤 아잔 차의 제자가 됐다. 특히 그는 쉬운 비유와 감성적인 언어로 서양인들에게 불교를 전파하고 있다. 그의 법문은 매년 수백만 명이 유튜브로 찾아본다. 그는 호주 퍼스 시 숲 속의 보디냐나 수도원을 이끌고 있다. 그는 지난해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명상의 쾌감은 섹스보다 100배나 황홀하다”며 “내가 사랑하는 과학적 진실과 불교 가르침은 상충되지 않는다”고 말하기도 했다. 심도 스님은 대만 영취산불교 교단의 선원장으로 신도가 50만 명에 달한다. ‘불법은 하나다’라며 간화선과 남방불교 수행법인 위파사나를 함께 지도하는 등 통합불교운동을 펼치고 있다. 그가 매년 개최하는 수륙재(水陸齊·억울함을 풀어주기 위한 행사)에는 7만 여명이 참여한다. 혜국 스님은 충주 석종사 선원과 제주 남국선원 선원장으로 한국 불교의 선 수행을 이끌고 있는 대표적인 선승이다. 젊은 시절 해인사에서 10만 배 정진을 마친 후 손가락 세 개를 연비(손가락을 태움)한 그는 태백산 도솔암에서 2년 7개월 동안 솔잎과 쌀로 생식을 하면서 눕지 않고 앉아 지내는 장좌불와(長坐不臥) 수행으로 유명하다. 이들은 이번 캠프에서 일반인을 상대로 법문과 질의응답 시간을 갖고 수행법을 지도한다. 26일에는 아잔 간하, 아잔 브람, 혜국 스님이 선문답을 나누는 무차대회도 열린다. 일반인은 1박 2일부터 3박 4일까지 일정을 골라 참가할 수 있다. 각산 스님은 “명상은 쉽게 말해 내 마음속 ‘분노’를 내려놓는 것”이라며 “이번 대회는 세계적 명상 스승을 한 자리에서 보고 법문을 들을 수 있는 흔치 않은 기회다. 사람들이 복잡한 일상에서 벗어나 명상을 통해 마음의 치유법을 얻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문의는 세계명상대전조직위원회(www.worldmeditation.or.kr) 사무국 02-451-0203 서정보 기자 suhchoi@donga.com}

백 24로 걸치자 흑 25로 붙여 복고풍의 정석이 출현했다. 백 32가 눈여겨봐야 할 명당. 자칫 참고 1도 백 1을 먼저 두기 쉬운데 실착이다. 흑 4의 곳을 빼앗기면 상변 백 모양이 무너진다. 실전과 비교하면 쉽게 그 차이를 알 수 있다. 백 32를 둬도 어차피 백 1(실전 36)은 백의 차지다. 그건 흑도 35를 놓쳐서는 안 되는 자리이기 때문이다. 백이 이곳을 두면 좌변 흑 진에 침입하는 수가 강력해진다. 백 36과 흑 37로 서로 갈 길을 가며 서두르지 않는다. 백 40으로 상변을 집으로 굳힌 것은 먼저 실리를 차지해놓고 우하 백 석 점은 천천히 타개하겠다는 뜻이다. 백 석 점은 모양이 두터워 잘 공격당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흑 43은 응수타진이었지만 완착이었다. 참고 2도 흑 1로 깔끔하게 정비하는 게 좋았다. 백이 흑 43에 대해 응수하지 않고 44로 들여다본 게 좋은 타이밍. 흑이 A로 받는다면 당한 모양. 이세돌 9단은 흑 45로 반발했다.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강동윤 9단(사진)이 7년 만에 세계 정상에 올랐다. 강 9단은 4일 강원 평창군 알펜시아리조트에서 열린 제20회 LG배 기왕전 결승 3번기 최종국에서 박영훈 9단에게 227수 만에 흑 불계승을 거두며 종합 전적 2승 1패로 우승컵을 안았다. 우승상금 3억 원. 강 9단의 LG배 우승은 처음이고 세계대회 우승은 2009년 제22회 후지쓰배 결승에서 이창호 9단을 꺾고 우승한 이후 처음이다. 강 9단은 “지난해 여자 친구에게 세계대회 우승컵으로 결혼 프러포즈를 하기로 했는데 늦었지만 약속을 지킬 수 있어 기쁘다”며 “국가대표팀에서 실전 연습을 많이 한 게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올해 4년 만에 열리는 응씨배도 우승하고 싶다”는 포부도 밝혔다. 강 9단은 대회 8강과 4강에서 각각 중국 랭킹 1위인 커제 9단과 2위인 스웨 9단을 연파해 한국 우승의 일등공신이 됐다. 반면 박 9단은 2007년 후지쓰배 우승 이후 9년 만에 세계 대회 우승에 도전했으나 아쉽게 준우승에 머물렀다. 준우승 상금은 1억 원. 강 9단의 우승으로 한국은 LG배에서 9차례 우승했으며 중국이 8회, 일본 2회, 대만 1회씩 우승했다.서정보 기자 suhchoi@donga.com}

《 “혹시 다른 사람과 비교하면서 자신의 가치를 스스로 떨어뜨리고 있진 않은가요. 비교를 통해 내 가치를 입증받고자 하면 늘 불행할 수밖에 없어요.” 최근 만난 진명 스님(57)은 스스로 내면의 가치를 찾는 마음가짐부터 가졌으면 좋겠다는 얘기로 인터뷰를 시작했다. 》그는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의 문화부장을 지내고 현재는 전국비구니회 사서실장을 맡고 있다. 최근 방영이 시작된 tvN ‘오 마이 갓’ 시즌 3에서 인명진 목사, 홍창진 신부와 함께 불교 대표로 출연하고 있다. 이전에는 불교방송(BBS) 라디오에서 ‘차 한 잔의 선율’을 진행하는 등 방송하는 스님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진명 스님은 부처의 제자 10명 중 하나인 우바리 존자가 바로 절대 가치 속에서 자신을 발견한 사람이라는 일화를 들려줬다. 왕궁에서 천민 이발사였던 우바리는 출가를 결심한 부처의 사촌들 머리를 깎아 준 뒤 직접 부처를 찾아가 “저 같은 천민도 출가를 할 수 있느냐”고 물었다고 한다. “당시 부처님이 우바리 존자에게 ‘태어날 때 귀천이 있는 게 아니라, 언행에 따라 귀천이 있다’고 한 말씀은 아직도 유효합니다. 우리 모두 금수저인데 출생으로 귀천이 정해진다고 생각하는 순간 흙수저가 되는 거죠.” 그러나 젊은이들의 현실이 녹록지 않아 그런 말들이 생겨났는데 너무 이상적인 말씀만 하는 게 아니냐고 되물었다. “현실은 내 삶을 가꾸고 바꾸는 현장인데 기존 현실에만 머물러 불평만 하고 있다면 삶이 도대체 무슨 의미가 있겠습니까. 자신의 가치는 스스로 만든다는 점을 꼭 명심했으면 합니다. 그런 생각의 차이가 나 자신을 대하는 태도는 물론 다른 사람을 대하는 태도도 변화시킬 겁니다.” 지난해 비구니회 회장 선거 과정에서 빚어진 갈등을 몸소 겪었던 탓인지 그는 ‘우리 사회에 상식이 통했으면 좋겠다’는 얘기를 강조했다. 갑질이나 막말, 비상식적 행동이 횡행하는 건 지나친 욕심의 발로라는 것이다. 특히 잘못을 인정하는 용기를 내지 못하면 계속 비상식적인 길로 가게 된다는 점도 지적했다. 그러나 서로 남 탓만 하고 있을 수는 없는 일이라는 점도 분명히 했다. “육신의 눈만 갖고 있으면 남의 허물이나 결점만 보일 수밖에 없습니다. 마음의 눈을 떠야 자신의 허물이 보입니다. 거기서 한발 더 나아가 미운 사람이라도 잘하는 것이 있고 그것을 칭찬할 수 있었으면 합니다. 하루 한 번씩 주변 사람들을 칭찬하는 습관을 들이면 좋겠어요.” 그는 평소 마음에 담고 있는 교훈이 무엇이냐고 묻자 휴대전화에 담아놓은 벽암록(유명 선(禪) 어록)의 구절을 보여줬다. 매일 한 번씩 이를 꺼내 본다고 한다. ‘내 인생에서 가장 행복한 날은 언제인가. 바로 오늘이다/내 삶에서 가장 절정인 날은 언제인가. 바로 오늘이다/내 생애에서 가장 귀중한 날은 언제인가. 바로 오늘 지금 여기다/어제는 지나간 오늘이요, 내일은 다가오는 오늘이다/그러므로 오늘 하루를 이 삶의 전부로 느끼며 살아야 한다.’서정보 기자 suhchoi@donga.com}

도전자결정전 1국에서 비교적 속기로 일관했던 이세돌 9단은 역전 기회를 잡지 못하고 완패당했다. 이 9단은 조한승 9단과의 역대 전적에서 23승 18패로 앞서지만 국수전에서만큼은 1승 5패로 열세다. 흑 17까지 최근 자주 등장하는 포석. 이론적으론 흑 17이 한 수로 양쪽 벌림을 해결한 셈이니 흑이 좋아야 하지만 실제로는 양쪽 귀 백의 실리가 워낙 튼실해 백도 불만이 없다고 한다. 백 18의 걸침이 생소하다. 참고 1도 백 1의 방향에서 걸치는 것이 보통이다. 흑 2로 두면 백 3으로 씌운다. 흑도 초반부터 눌리는 것은 싫기 때문에 흑 4, 6으로 반발할 가능성이 많다. 흑 8까지 난전의 양상. 하지만 백 18의 방향에서 두는 것도 나쁜 선택은 아니다. 흑 19로 참고 2도 흑 1처럼 평범하게 두면 백 2로 벌린다. 이건 백이 원하는 진행. 흑 23까지 협공해 초반부터 백을 몰아세운다. 하지만 백도 22로 머리를 세운 형태가 힘차 불만은 없다. 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