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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오전 일본 히로시마 평화기념공원 내 한국인 원폭 희생자 위령비 앞. 제 50회 한국인 원폭희생자 위령제에 참석한 한일 대학생 19명이 엄숙한 표정으로 추도사에 귀를 기울였다. ‘한일 성신(誠信)학생통신사’ 모임에 참여하기 위해 이 자리를 찾은 양국 대학생들은 일본에서 비참한 죽음을 맞은 한국인 희생자를 기리기 위해 ‘고향의 봄’을 합창했다. 2009년 결성된 성신학생통신사는 한일 화해 및 협력을 모색하는 대학생 교류 모임이다. 고려대와 일본 와세다대가 주축이며 ‘성의와 신뢰로 진심을 다해 믿음을 쌓자’는 뜻을 지녔다. 화정평화재단의 후원을 받은 고려대(10명), 와세다대(7명), 히로시마경제대(2명) 학생들은 4~7일 히로시마에서 원폭 관련 위령비와 기념관 등을 돌며 아픈 역사를 함께 공부했다. 1970년 히로시마에 세워진 한국인원폭희생자위령비는 일제 강점기 일본에 끌려간 조선인들의 참혹한 현실을 보여주는 증거물이다. 한국원폭피해자협회에 따르면 원폭 피해를 입은 조선인은 히로시마에서만 약 5만 명, 나가사키에서도 약 2만 명으로 추정된다. 이 7만 명 중 4만 명이 숨졌다. 살아남은 3만 명도 피폭 후유증으로 극심한 고통을 겪었다. 하지만 양국 사회 모두 이런 사실을 아는 이가 드물어 안타까움을 낳고 있다. 고려대 일어일문학과 박민아 씨(24·여)는 “여기 오기 전까지 한국인 원폭 피해자에 대해 거의 알지 못했다. 이들의 사연을 알고 가슴이 미어졌다”고 말했다. 그는 “생각보다 훨씬 많은 일본인들이 위령제에 참가해 고마웠다”고 덧붙였다. 같은 과 재학생 이정재 씨(20)도 “많은 일본인들이 한국인 원폭 피해자들을 위로하는 것을 보면서 한일 관계의 희망을 보았다. 일본에도 과거사를 직시하려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을 느꼈다.”고 소감을 밝혔다. 일본 학생들도 한국인 원폭 피해자에 대한 일본 사회의 관심을 촉구했다. 지난해에도 성신학생통신사에 참여했다는 와세다대 문화구상학부 히라츠카 안나 씨(20·여)는 “지난해 한국 합천에서 한국인 원폭 피해자의 증언을 듣고 놀랐다”고 했다. 그는 “올해 위령제에 참가한 한 한국인 참석자가 ‘많은 일본 학생들이 와줘서 정말 고맙다’고 해서 감동했다. 최근 양국 관계가 좋지 않지만 개선 여지가 많다”고 강조했다. 와세다대 정치경제학부 오가 히로키 씨(22)도 “한국인 원폭 피해자가 이렇게 많은지 처음 알았다. 일본인들이 한국 원폭 피해자들의 안타까운 역사에 대해 더욱 많이 알아야 한다”고 밝혔다. 히로시마=이윤태 기자 oldsport@donga.com}

6일 오전 8시 일본 히로시마 평화기념공원. 원폭 투하 74주년을 맞아 희생자 위령식이 열렸다. 일본의 미래 세대를 대표해 연단에 오른 히로시마의 남녀 초등학생 둘은 핵 없는 세계와 평화로운 미래를 얘기했다. 더운 날씨에 비까지 내려 숨쉬기 힘들 정도로 습도가 높았지만 공원을 가득 메운 시민들은 시종일관 진지한 태도였다. 4∼7일 히로시마에서 열린 ‘한일성신학생통신사’ 행사에 참여한 기자도 이날 현장을 찾았다. 이는 한일 화해와 협력을 모색하는 대학생 교류 모임이다. 이날 연단에 오른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는 “유일한 전쟁 피폭국으로 핵무기 없는 세계 실현을 위한 노력을 계속해야 한다”고 말했다. 여기까지는 매년 희생자 위령식과 큰 차이가 없었다. 하지만 아베 총리는 위령식 후 기자회견에서 “한국이 청구권협정을 위반하는 행위를 일방적으로 하면서 국제조약을 깨고 있다”고 주장했다. 일본은 2일 한국을 안보 우방국에 전략물자 수출 간소화 혜택을 주는 화이트리스트에서 제외했다. 이후 4일 만에 처음 공개석상에서 등장한 그가 왜 뜬금없이 한국에 대한 수출 규제를 언급했을까. 원폭 희생자 위령식이라는 장소와 상황에 걸맞지 않고, 일본이 제2차 세계대전에서 가해자의 큰 축이었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더 생뚱맞은 얘기였다. 동행한 일본 대학생들의 반응도 비슷했다. 히로시마경제대 경제학과 4학년 아베 가나코 씨(22·여)는 “오늘은 일본인들로선 핵 없는 세계, 평화로운 세계를 기도하고 싶은 날이다. 대립을 불러일으키는 발언을 굳이 오늘, 히로시마에서 할 필요가 있었는지 의문”이라고 했다. 일본의 경제보복에 대한 의견은 엇갈렸다. 와세다대 정치학과 대학원생인 소부에 이쓰키 씨(23·여)는 “1965년 청구권협정에서도 개인 청구권은 소멸되지 않았다고 알고 있다. 일본 기업에 배상 책임을 부과한 한국 대법원 판결 때문에 한국 정부가 먼저 신뢰를 깼다는 총리의 주장은 맞지 않다. 총리가 지지층을 의식해 근거 없는 정책을 실시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반면 와세다대 정치경제학부 4학년 요시다 가오루 씨(23)는 “한국 정부가 대법원 판결 전에 적극 중재에 나섰다면 상황이 이렇게 악화되지 않았을 것”이라고 했다. 다만 학생들은 의견 대립만 내세우지는 않았다. 이런 상황일수록 양국의 대화가 필요하다는 데 이견이 없었다. 요시다 씨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도 만나서 대화를 했다. 한일 정상이 만나지 못할 이유가 없다”며 “오랜 교류의 역사를 지닌 두 나라가 앞으로도 친한 이웃으로 지내야 한다”고 했다. 대학생들도 느끼는 것을 기성 정치인들이 따르지 못하는 게 현실이 돼 버렸다. 서로의 다름을 알고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데서 문제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지 않을까. ― 히로시마에서 이윤태 국제부 기자 oldsport@donga.com}

“한일 양국 지도자의 높은 지지율이 오히려 갈등 해소를 어렵게 만들고 있다. 데이비드 퍼트레이어스 전 미 중앙정보국(CIA) 국장처럼 미국 정계와 정보당국 등에서 두루 신뢰받는 거물급 인사를 일종의 비밀 특사(backdoor messenger)로 활용하라.” 미국 외교안보 전문가 겸 보수 싱크탱크 허드슨연구소 최고경영자(CEO)인 케네스 와인스타인 소장(58)이 지난달 26일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동아일보와 인터뷰를 갖고 “북중러 3개국의 위협이 고조되고 있는 동아시아에서 한미일 3각 협력만큼 중요한 것은 없다. 서둘러 갈등을 해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양국 최고권력자의 임기가 많이 남은 데다 둘의 지지도도 견고해 서로가 서로에게 물러설 수 없는 상황이 조성되고 있다”며 비밀 특사를 언급했다. 지난달 21일 참의원 선거에서 승리한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임기는 2021년 9월까지다. 또 집권 자민당 당규를 고쳐 4연임에 도전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2022년 5월까지인 문재인 대통령의 임기도 약 3년이 남았다. 1951년 미국 뉴욕에서 태어난 그는 시카고대 학사, 하버드대 정치학 박사를 땄고 옛 소련 및 동유럽 문제를 집중 연구했다. 조지타운대 등에서 강의했고 2011년부터 허드슨연구소를 이끌고 있다. 다음은 일문일답. -미국이 한일 갈등에 적극적으로 관여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 “미국은 북한뿐 아니라 이란, 중국, 아프가니스탄 등 해결해야 할 외교 현안이 너무 많아 적극 나서지 못하고 있다. 또 한일 갈등은 역사 및 양국 국민의 감정이 결합된 대단히 민감하고 복잡한 문제다. 특히 이번 갈등이 공론화하고 언론에 집중 보도되면서 양국 국민의 감정만 끓어오르고 있다. 누군가는 이 상황을 관리해야 한다. 전직 미 대통령 같은 거물 인사를 일종의 비밀 특사(backdoor messenger)로 활용하는 방안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 데이비드 퍼트레이어스 전 미 중앙정보국(CIA) 국장처럼 정치권, 정보당국, 군에서 두루 존경받는 인물이 필요하다.”-북한이 최근 계속 미사일을 발사하고 있다. 한미 연합훈련도 꾸준히 비난해왔다. “북한이 한미 연합훈련을 문제 삼는 건 어처구니없다(preposterous). 한미일 3국 안보 공조를 흔들려는 의도가 담겼다고 생각한다. 특히 미사일 발사는 북-미 비핵화 협상 재개에 앞서 자신들이 여전히 핵무기를 개발하고 있다는 신호를 미국에 보내려는 의도로 보인다. ‘우리가 이 정도로 위협적인 상대인 만큼 어서 협상을 재개하자’는 일종의 촉구로 해석할 수 있다. 북한이 협상을 오래 끌수록 합의 가능성은 점점 낮아질 것이다.” -러시아와 중국의 한국 영공 침범, 북한의 미사일 발사 등 지난달 말 3개국의 도발은 공교롭게도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의 방한에 맞춰 이뤄졌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과 볼턴 보좌관을 갈라놓으려고 일부러 그가 아시아에 왔을 때 이런 일을 벌였을 가능성을 제기한다. “가능성이 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과 볼턴 보좌관을 갈라놓으려는 시도는 워싱턴 정가나 백악관 내부에서도 늘 언급되는 주제다. 권력 다툼과 파벌 싸움은 어디에서나 벌어진다. 그러나 볼턴에 대한 대통령의 신임은 굳건하며 볼턴은 백악관을 떠나지 않을 것이다. 그는 자신이 참모일 뿐이며 최종 결정권자는 대통령임을 늘 인식하고 있다.”-한국도 미국의 반(反)화웨이 전선에 동참해야 하나. “그렇다. 중국은 안보 분야에서 전 세계를 위협하고 있다. 화웨이가 5세대(5G) 통신망을 통해 세계 각국의 민감한 정보들을 빨아들이면 중국 당국은 불법으로 이를 들여다 볼 가능성이 있다. 미국은 미국과 동맹국이 이런 상황에 노출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 한국이 반(反)화웨이 움직임에 동참해야 하는 이유다.” -한국이 중동 호르무즈 해협에 파병해야 하나. “트럼프 대통령에게 동맹은 짐을 나누는 것(sharing the burden)을 뜻한다. 미국의 ‘세계 경찰’ 노릇에 진저리를 치는 트럼프 대통령은 내년 재선 가능성이 높다. 어떤 선택이 한국의 국익에 부합하는지는 굳이 말하지 않아도 잘 알 것이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협상은 타결 가능성이 있나. 양국의 환율전쟁도 시작됐다. “낮다. 중국은 내년 11월 미 대선 후 새 행정부와 협상을 벌이겠다는 계획으로 미국에 강경하게 나오고 있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할 가능성이 높다. 왜냐하면 조 바이든 전 부통령,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 등 민주당 대선 지지율 선두주자들의 전략은 결국 ‘반(反)트럼프’로 요약할 수 있기 때문이다. 민주당은 2016년 대선에서도 비슷한 전략을 취했다가 패했다. 4년 전 전략을 또 들고 나와서 현직 대통령을 이기기 쉽지 않다. 또 최근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코르테스 등 민주당 젊은 의원들이 ‘사회 민주주의’를 주창하며 부유세, 탄소 배출 제로(0) 등 급진적 정책을 주창하고 있는 것도 중서부 보수 성향 유권자나 중도 유권자들을 멀어지게 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 대선의 풍향계인 펜실베이니아, 오하이오 등 소위 ‘스윙 스테이트’에서 2016년에도 이겼고 내년에도 이길 가능성이 높다. 중국에 강경한 태도를 취하는 것은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기반인 보수 유권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아 재선에도 유리하다. 이를 감안할 때 그의 재선 확정 전 미국이 중국의 요구 조건을 들어주며 쉽게 타협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 설사 민주당이 정권을 잡아도 대(對)중국 정책이 바뀔 가능성은 없다. 낸시 펠로시 민주당 하원의장 등 민주당 지도부도 중국에 강경한 태도를 취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한다면 그의 당선 직후인 2020년 12월 협상이 타결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이윤태 기자 oldsport@donga.com}

대북 초강경파인 존 볼턴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사진)이 북한의 최근 잇따른 탄도미사일 발사에 대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미국과의 약속을 위반한 것은 아니라고 밝혔다. 볼턴 보좌관은 지난달 31일(현지 시간) 폭스비즈니스 인터뷰에서 “이번 미사일 발사는 김정은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에 관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한 약속을 위반한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정은은 6월 30일에 대화할 준비가 돼 있다고 했다. 우리는 여전히 북한의 소식을 기다리고 있다”고 덧붙였다. 볼턴 보좌관은 5월 북한의 미사일 발사를 두고 “북한의 단거리 미사일 발사는 유엔 안보리 위반”이라고 비난한 바 있다. 불과 두 달 사이에 북한 미사일 발사에 대한 입장이 180도 바뀐 셈이다. 그의 이번 발언은 북한의 단거리 미사일 발사가 북-미 실무협상 재개를 위한 레드라인을 넘은 게 아니라는 트럼프 정부의 기존 입장과 일치한다. 앞서 지난달 25일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의 미사일 발사에 대해 ‘작은 것들(smaller ones)’이라며 “미국을 향한 경고가 아니다”고 말했다. 한편 로이터통신은 이날 “2020년 재선을 앞두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과의 개인적 우호 관계를 반복해서 강조하고 북한과의 대화 의지를 노골적으로 드러내고 있다”면서 “이것이 북한으로 하여금 미국의 압박에도 대담하게 굴도록 만든다는 우려가 나온다”고 지적했다. 이윤태 기자 oldsport@donga.com}
북한의 최근 잇따른 미사일 발사 움직임을 놓고 일본과 미국 사이에 온도차가 부각되고 있다고 요미우리신문 등 일본 언론들이 1일 보도했다.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전날 이와야 다케시(巖屋毅) 일본 방위상은 기자회견에서 북한의 최근 미사일 발사를 ‘위협’이라고 적시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 존 볼턴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북한 미사일을 ‘위협이 아니다’는 취지로 밝힌 것과 상반된 반응을 보인 셈이다. 일본 외무성 간부는 “미국이 자국을 사정거리로 하는 중장거리 미사일이 아니면 대응하지 않겠다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한일 양국과 미국 사이에 안보 ‘디커플링(탈동조화)’ 현상이 벌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지지통신도 “북한이 단거리 미사일을 발사할 때마다 미일 간 온도차가 두드러지고 있다”며 지난달 31일 북한 미사일 발사 직후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를 비롯해 고위 각료들이 ‘미국과 계속해서 긴밀히 연대하겠다’고 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미 민주당을 공격할 뿐 북한은 언급하지 않았다”고 꼬집었다. 일본 정부 관계자는 “북한이 트럼프 대통령의 묵인 아래 단거리 미사일을 계속 발사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지지통신은 “일본이 가장 두려워했던 시나리오가 현실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이윤태 기자 oldsport@donga.com}

홍콩 경찰이 중국으로의 범죄인 인도 법안에 반발하며 시위에 나선 사람들 중 44명을 ‘폭동’ 혐의로 기소하겠다고 밝혔다. 시위대에 폭동 혐의가 적용된 것은 처음인 데다 분노한 시민들이 거세게 반발하고 있어 더 큰 충돌이 빚어질 가능성이 나오고 있다. 블룸버그는 이미 중국 군 병력 및 무장 경찰이 홍콩 접경 지역에 집결하고 있다고 전했다.○ 군사 충돌 우려 고조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은 경찰이 지난달 28일 시위 참가자 49명 중 44명을 폭동 혐의로 기소할 방침이라고 같은 달 30일 보도했다. 혐의가 인정되면 최대 10년의 징역형을 받을 수 있다. 이들은 하루 뒤 보석으로 풀려났지만 야간 통행 및 출국 금지 명령을 받아 사실상 가택연금 처지다. 화춘잉(華春瑩)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홍콩 폭동의 배후는 미국”이라며 비난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시위는 전적으로 홍콩 시민 주도로 벌어지고 있다. 미국 개입 주장은 ‘터무니없다(ludicrous)’”고 반박했다. 1일 태국 방콕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에서 왕이 중국 외교부장을 만나는 폼페이오 장관이 홍콩 사태를 논의할지도 관심사다. 블룸버그는 이날 익명의 미 고위 관리를 인용해 “중국 군대 또는 무장 경찰이 홍콩 투입에 대비해 접경지에 모이고 있다. 백악관도 홍콩 상황을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고 전했다. 접경지에 모인 병력에는 장갑차와 헬리콥터 등도 동원됐다고 덧붙였다. 인민해방군은 현재 홍콩에 6000여 명의 병력을 주둔시키고 있다. 홍콩과 인접한 남부 광둥성에는 약 19만 명의 병력이 있다. SCMP는 “수도 베이징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서 경찰 병력을 동원한 훈련이 열리는 것은 대단히 이례적이다. 이번 훈련의 위치와 규모 또한 중국 중앙정부가 홍콩에 병력 투입을 준비하고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고 전했다. 인민해방군은 지난주 광둥성에서 대규모 대테러 훈련도 진행했다. 다만 31일 관영 신화통신은 “광둥성 병력 집결은 10월 1일 중화인민공화국 건국 70주년 기념행사 연습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중국은 지난달 내내 이어진 시위가 홍콩 경찰만으로는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커지자 인민해방군 투입 가능성을 시사했다. 국무원 홍콩·마카오 사무판공실은 지난달 29일 “시위가 폭동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이를 좌시하지 않겠다”고 경고했다. 국방부 대변인도 지난달 24일 “홍콩 정부의 요청이 있으면 투입할 수 있다”고 말했다.○ 중국, 대만 개인여행 금지 한국 문화체육관광부에 해당하는 중국 문화여유부는 31일 웹사이트에 “당면한 양안 관계에 비춰 1일부터 중국인의 대만 개인 여행을 잠정 중단한다”는 글을 게재했다. 중국이 여행사를 상대로 대만행 단체여행 상품 판매를 금지한 데 그치지 않고 개별 자유 여행까지 전면 금지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를 두고 대만의 주요 정치인들이 최근 홍콩 시위에 지지를 표명한 것에 대한 징벌적 조치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대만 중앙통신 등도 이날 오전부터 베이징 및 산둥 소재 여행사에 대만 자유여행 비자 발급을 잠정 중지하라는 통지가 내려왔다고 전했다. 중국인의 대만 자유여행에 필요한 유효기간 6개월의 ‘G 비자’ 발급이 전면 중단됐다고 덧붙였다. 중국은 2011년 대만 여행 자유화 조치 이후 베이징 톈진 상하이 샤먼 등 47개 도시의 시민들에 한해 대만 개인 여행을 허용해왔다.이윤태 기자 oldsport@donga.com}

미국 국무부가 지난달 30일(현지 시간) 한국에 고고도무인정찰기 ‘글로벌호크’(사진)를 9억5000만 달러(약 1조1220억)에 판매하는 계획을 승인했다. 미 국방부 국방안보협력국(DSCA)은 이날 “한국이 글로벌호크와 조종사 훈련 등에 대한 ‘계약자 군수 지원(CLS)’을 요청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여기에는 글로벌호크의 개조 및 수리, 부품 공급, 작전비행 등에 대한 지원이 포함됐다. 글로벌호크는 군사분계선(MDL)을 넘지 않고도 수백 km 떨어진 북한군의 움직임을 손바닥 보듯 감시할 수 있는 첨단 무기다. 한국은 2014년 글로벌호크를 만드는 미 방산업체 노스럽그러먼과 구매 계약을 체결했지만 미 정부의 보안 강화 정책 등으로 인도가 번번이 지연됐다. 이번 계약은 미 의회의 승인을 얻으면 최종 확정된다.이윤태 기자 oldsport@donga.com}
미국 정부가 지난달 25일에 이어 31일 또다시 미사일 발사를 감행한 북한의 의도 및 배경을 면밀히 파악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 국무부는 북한 미사일 발사에 대한 동아일보의 질의에 “우리는 북한의 미사일 발사(a missile launch) 보도들을 인지하고 있다. 상황을 계속 모니터할 것”이라고 답변했다. 특히 엿새 전 발사 때 ‘단거리 발사체’라고 했던 것과 달리 이번에는 ‘미사일’이라고 적시했다. 미 행정부 고위 당국자들도 이날 CNN, NBC 등에 미사일 발사 사실을 언급했다. 다만 이들은 “단거리여서 미 본토에 위협이 되지 않는다”는 기존 주장을 되풀이했다. 미 제임스마틴 비확산연구센터의 시 코튼 연구원은 트위터에 “북한이 2, 3주 간격으로 미사일 실험을 하던 2016, 2017년과 상황이 비슷해지고 있다”고 우려했다. 한편 로이터통신은 지난달 30일(현지 시간) 미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관계자가 북한 당국자를 만나 비핵화 실무 협상 재개 의사를 전달받았다고 전했다. 한 NSC 관계자가 존 볼턴 백악관 안보보좌관 방한 기간에 비무장지대(DMZ)를 방문했고, 북한 측이 “비핵화 실무 협상이 매우 조만간(very soon) 시작될 것”이라고 밝혔다고 보도했다.이윤태 기자 oldsport@donga.com / 워싱턴=이정은 특파원}

보리스 존슨 신임 영국 총리(55)와 그의 여자친구 캐리 시먼즈(31)가 29일(현지 시간) 총리 관저에 공식 입주했다고 AFP통신 등이 보도했다. 총리가 결혼한 배우자가 아닌 파트너와 총리 관저에 거주하는 것은 영국 역사상 처음이다. 총리실 대변인은 이날 “총리가 관저에 공식 입주했으며 그의 파트너도 앞으로 그곳에서 살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시먼즈의 입주에 대해 “국민 세금이 추가로 들어가지는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존슨 총리는 총리 관저로 알려진 다우닝가 10번지가 아닌 재무장관 관저인 11번지에 거주할 것으로 알려졌다. 재무장관 관저인 11번지는 침실 4개를 갖춰 10번지에 비해 주거공간이 더 넓다. 자녀가 4명인 토니 블레어 전 총리가 11번지를 선택한 후 새로운 관례로 이어진 셈이다. 데이비드 캐머런, 테리사 메이 전 총리도 11번지에 살았다. 이에 ‘내각 2인자‘ 사지드 자비드 재무장관(50)이 10번지를 차지할 것이라고 AFP통신은 전했다. 영국 언론은 그동안 ‘퍼스트 걸프렌드’로 불리는 시먼즈가 존슨 총리와 함께 관저에 살 것인지 주목해왔다. 존슨 총리는 지난해부터 부인과 별거하며 이혼 소송을 벌이고 있다. 이후 존슨 총리는 시먼즈의 집에서 동거해왔다. 시먼즈는 존슨의 보수당 대표 경선 과정에서 거의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지만 지난달 두 사람이 집에서 고성을 지르며 심하게 다퉈 경찰까지 출동한 사실이 영국 가디언의 보도로 알려지기도 했다. 2011년 당시 런던시장이던 존슨 총리를 처음 만난 시먼즈는 이듬해 그의 런던시장 재선 캠프에 참여해 기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먼즈는 2017년 최연소 보수당 공보담당자였고 현재는 환경보호단체에서 일하고 있다. CNN은 시먼즈가 이번 경선에서 존슨 특유의 더벅머리를 정돈하고 선거 전략에 조언하는 등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고 평가했다.이윤태 기자 oldsport@donga.com}

미국과 쿠바의 국교 정상화에 기여한 쿠바의 하이메 오르테가 추기경(사진)이 26일(현지 시간) 선종했다. 향년 83세. CNN 등에 따르면 쿠바 수도 아바나 대교구의 후안 가르시아 로드리게스 대주교는 오르테가 추기경이 이날 새벽 세상을 떠났다고 밝혔다. 그는 췌장암으로 투병 중이었다. 쿠바 마탄사스에서 설탕 노동자의 아들로 태어난 오르테가 추기경은 캐나다 퀘벡에서 신학 공부를 마친 뒤 1964년 고향 마탄사스에서 사제로 임명됐다. 1981년부터 2016년 사임할 때까지 35년간 아바나 대주교를 지내면서 교황의 쿠바 방문을 3번이나 주선했다. 요한 바오로 2세의 서거 이후에는 차기 교황 후보로도 물망에 올랐다. 그는 라울 카스트로 전 쿠바 국가평의회 의장의 두터운 신임을 받았다. 특히 2014년 12월 버락 오바마 당시 미국 정부와 쿠바의 국교 정상화에서 남미 출신인 프란치스코 교황이 막후 중재 역할을 했는데, 이 과정에서 오르테가 추기경이 주된 역할을 담당했다. 이윤태 기자 oldsport@donga.com}
중국 공군이 동부전구(戰區)에 최신예 스텔스 전투기 J-20을 공식 배치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28일 보도했다. SCMP에 따르면 중국 공군은 소셜미디어 등을 통해 J-20을 최근 대만을 관할하는 동부전구에 실전 배치했다는 사실을 공개했다. 중국 인민해방군의 지휘체계는 5개의 전구 체제로 이뤄져 있으며 동부전구 작전 구역에 대만이 포함되어 있다. J-20의 동부전구 실전 배치에 대해 전문가들은 최근 대만과 미국의 군사협력 강화와 태평양 지역에서 미국과 일본의 군사 활동에 맞서기 위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J-20은 중국의 5세대 중장거리 전투기로 2011년 1월 시험비행을 마친 뒤 2016년 11월 주하이 에어쇼에서 공개된 최신예 전투기다. 중국은 미국의 스텔스 전투기 F-22 랩터와 F-35에 맞서기 위한 중국 공군의 핵심 전력으로 J-20을 내세우고 있다. 싱가포르 난양이공대의 콜린 코 교수는 “(J-20 배치는) 대만을 겨냥한 것”이라며 “대만해협에서 미국의 군사 활동에 도전하고, 대만 공군의 대만해협 중간선 순찰 등에 위협을 가하기 위한 움직임”이라고 분석했다. 중국은 24일 발표한 2019년 국방백서에서 “중국은 반드시 통일될 것이며 이와 관련해 무력 사용 포기를 약속하지 않을 것”이라며 “이는 외부 세력 간섭과 극소수 대만 독립 세력을 겨냥한 것으로 중국군은 국가 통일을 수호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국은 바로 다음 날인 25일 해군 군함을 대만해협으로 통과시켜 중국에 맞서 대만을 지지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이윤태 기자 oldsport@donga.com}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정부에 공정한 선거를 촉구하는 대규모 시위가 2주 연속 열렸다. 27일 시위에는 경찰이 강경 대응하며 시위 참가자 1000명 이상을 체포했고, 이 과정에 일부 참가자가 큰 부상을 당했다. 27일 AP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시위에는 약 3500명(경찰 추산)이 참가했으며, 경찰은 불법 시위 등을 이유로 이 중 1074명을 연행했다. 경찰과 시위대는 시청사 주변 등에서 거친 몸싸움을 벌였고 경찰이 곤봉으로 시위대를 진압하는 모습이 일부 언론 카메라에 포착되기도 했다. 7시간 이상 이어진 진압 과정에서 일부 시위 참가자가 머리를 다쳐 피를 흘리는 등 큰 부상을 입었다. 이번 시위는 모스크바 선거 당국이 9월 8일 열리는 시의회 선거에 참여하려던 유력 야권 인사들의 후보 등록을 ‘요건 미비’로 대거 거부한 데 대한 항의로 일어났다. 야권은 당국이 친크렘린계 정당의 주도권을 유지하기 위해 야권 후보의 등록을 의도적으로 거부했다고 반발했다. 모스크바에선 일주일 전에도 시민 약 1만2000명이 모여 공정 선거를 촉구하는 시위를 벌였다. 27일 시위에 앞서 모스크바시는 해당 시위를 불법으로 규정하고 단호히 대처하겠다고 경고했다. 그러나 이날 시위대는 모스크바 시내 중심가와 시청 청사 주변에서 ‘러시아는 자유로워질 것’ 등의 구호를 외치며 시위를 강행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이날 시위에 대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 대한 정치적 저항의 상징”이라며 “푸틴의 권력에 도전하기엔 아직 작은 규모지만 많은 러시아인이 정치적 좌절감을 표현하고 있다는 신호”라고 평가했다.이윤태 기자 oldsport@donga.com}
현대자동차가 조코 위도도(일명 조코위) 인도네시아 대통령을 면담하고 약 1조 원 상당의 전기차 생산 공장 설립 등 투자 계획을 논의했다고 인도네시아 국영 안타라통신이 26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안타라통신에 따르면 조코위 대통령은 25일 자카르타 대통령궁에서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수석부회장 등 그룹 수뇌부를 면담했다. 루훗 빈사르 판자이탄 인도네시아 해양조정부 장관은 “현대차는 약 10억 달러(약 1조1845억 원)를 투자하길 원하고 이미 카라왕의 토지를 확보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11월 25∼26일 부산에서 열리는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 기간에 조코위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이 참석한 자리에서 계약이 체결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이를랑가 하르타르토 인도네시아 산업부 장관도 “우리는 현대차의 인도네시아 투자 계획에 대해 논의했다”며 “현대차는 전기차, 자율주행차량 등 미래 기술 개발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현대차의 투자액은 “아직 논의 단계”라면서도 현대차가 2021년부터 연간 7만∼25만 대의 차량 생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대차 측은 정의선 부회장이 조코위 대통령을 면담하고 투자 협력 방안을 논의한 것은 사실이지만 완성차 공장 설립과 관련해 확정된 것이 없다는 입장이다. 현대차의 인도네시아 완성차 공장 설립 가능성은 지난해부터 지속해서 현지 언론을 중심으로 제기되고 있다. 한 관계자는 “인도네시아 공장 설립 여부부터 위치, 투자 규모, 시기 등 아무것도 정해진 것이 없다”면서도 “다만 다양한 협력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이윤태 oldsport@donga.com·지민구 기자}

아네그레트 크람프카렌바워 독일 기독민주당(CDU) 대표(57)가 24일 약 55조 원의 예산과 18만 명을 거느리는 독일 국방장관에 공식 취임했다. 그의 전임자 겸 독일 최초 여성 국방장관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61)이 새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으로 뽑혀 공석이 된 자리를 이어받았다. 크람프카렌바워 신임 장관은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직접 중앙 정계로 발탁한 데다 메르켈의 후임자로도 유력해 ‘미니 메르켈’로 불린다.○ 55조 원을 주무르는 여자 워싱턴포스트(WP) 등에 따르면 그는 이날 베를린 연방하원에서 취임 선서를 하며 약 18만 명의 독일 연방군을 통솔하는 수장이 됐다. 취임 일성으로 국방 예산 증액을 언급하며 “지난해 국내총생산(GDP)의 1.2%인 국방 예산을 2024년까지 1.5%로 올리겠다. 장기적으로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들이 합의한 2.0%까지 올리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지난해 독일 국방예산은 419억1300만 유로(약 55조1352억 원). 올해 예산은 GDP의 1.36%인 472억2000만 유로다. 유럽 최대 경제대국인 독일은 나토 회원국으로부터 “경제 상황에 비해 분담금을 너무 적게 낸다”는 비난을 받아 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017년 취임 때부터 유럽 각국에 ‘GDP 대비 2%의 분담금’을 거세게 요구하고 있다. 이를 의식한 듯 그는 “독일은 신뢰할 수 있는 동맹으로 남겠다. 이를 통해 유럽을 더 강하게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안보 문제를 부각해 기민당의 전통 지지층인 보수 지지층을 달래는 한편, 미국과 좋은 관계를 맺고 EU에서도 정치적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포석이라고 현지 언론은 분석했다. 독일에서 국방장관은 ‘정치인 무덤’으로 꼽힌다. 막대한 예산과 권한을 지녔지만 성과를 내는 일이 쉽지 않다. 역시 ‘메르켈 후임’으로 꼽혔던 토마스 데메지에르 전 장관(2011년 3월∼2013년 12월 재임)은 수억 유로를 들여 감시용 드론 ‘유로 호크’를 추진하다 돈만 쓰고 중단해 거센 비난에 직면했다. 폰데어라이엔 차기 EU 집행위원장도 예산 낭비 논란에 시달렸다. 2013년 12월부터 이달 초까지 재임한 그는 국방 예산을 대폭 늘렸지만 정작 독일 군 전력은 크게 약화됐다는 사실에 비판을 받았다. 올해 한 보고서를 통해 다수의 군 수송기와 전투기에 심각한 결함이 있고, 단 한 척의 잠수함도 작전을 수행할 상태가 아니라는 점이 밝혀졌다.○ 기민당 지지율 회복도 과제 국방장관으로서의 능력을 입증하는 일 외에도 그의 총리 도전에는 난관이 도사리고 있다. 우선 중앙정계 경험이 적다. 1962년 서부 자를란트주에서 태어난 그는 고등학생 때 기민당에 가입했다. 1999∼2011년 자를란트 주의회 의원, 2011년 주 총리로 선출됐다. 2018년 2월에야 메르켈 총리에 의해 기민당 사무총장으로 발탁돼 중앙 정계에 데뷔했다. 같은 해 12월 지지율 하락 및 건강 악화로 당 대표를 사퇴한 메르켈에 이어 기민당 대표가 됐다. 그는 내년 기민당 대표 선거에서 재선에 성공하고, 이듬해 총선 승리를 이끌어야 총리가 될 수 있다. 기민당은 메르켈의 장기 집권 피로감, 메르켈 정권의 동성결혼 지지 및 친이민 정책 등으로 전통 지지층인 보수 유권자 이탈에 시달리고 있다. 게다가 메르켈 총리는 최근 수차례 공식석상에서 몸을 제대로 가누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다. 메르켈이 2021년 9월까지의 임기를 마치지 못하면 독일 전체가 큰 소용돌이에 휩싸일 수도 있다. WP는 “많은 이가 보리스 존슨 신임 영국 총리(55)의 취임에 집중하지만 크람프카렌바워의 국방장관 취임도 이에 못지않은 소식”이라며 “두 지도자에게 유럽의 미래가 달렸다”고 진단했다.이윤태 oldsport@donga.com·최지선 기자}

‘영국판 트럼프’ 보리스 존슨 보수당 신임 대표(55)가 24일 제77대 영국 총리에 공식 취임했다. BBC에 따르면 존슨 대표는 이날 런던 버킹엄궁을 방문해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을 알현하고 신임 총리로 정식 임명됐다. 존슨 대표는 이날 오후 런던 다우닝가 10번지 총리관저 앞에서 취임 소감과 국정 비전 등을 발표했다.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브렉시트) 찬성파인 존슨 신임 총리는 브렉시트를 반대하는 당 안팎의 거센 반발에 직면해 있다. 여기에 자신의 가족이란 또 하나의 ‘반(反)존슨’파를 상대해야 한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이 매체는 존슨 총리와 형제들 사이의 불화를 조명하며 “정치적 외톨이인 그가 비교적 가깝게 지내온 가족들의 반발까지 해결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3남 1녀 중 맏이인 존슨 총리는 2016년 브렉시트가 결정된 후 3년간 이를 두고 가족과 대립했다. 작가 겸 언론인인 여동생 레이철 존슨(54)은 2월 한 생방송에 출연해 EU 잔류를 촉구하며 상의를 벗는 기습 시위를 벌였다. 지난해 12월 데일리메일에 ‘당신의 형제가 당신을 미치게 만들더라도 크리스마스에 제정신을 유지하려면 휴대전화 및 브렉시트 금지, 최고급 술이 필요하다’는 글을 기고했다. 4남매의 막내인 조 존슨 전 교통부 부장관(48)은 지난해 브렉시트 중단을 호소하며 부장관직을 사퇴했다.이들의 부친 스탠리 존슨 전 유럽의회 의원(78)도 브렉시트를 두고 장남과 각을 세웠다. 그는 2016년 브렉시트 논란이 고조되자 브렉시트 후 영국이 맞을 정치적 혼란을 예상한 소설까지 펴냈다. 회계사이자 다른 형제에 비해 언론에 덜 알려진 2남 리오 존슨(52)은 WSJ에 “영국에서 EU 탈퇴에 대해 가족 간에 의견이 엇갈리는 것은 드문 일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존슨 총리는 정식 합의안 없이 무작정 EU를 떠나는 ‘노딜 브렉시트’도 불사하겠다고 강조해왔다. 이를 감안할 때 향후 영국 파운드화 가치가 하락할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는 우려도 나온다. CNN은 현재 파운드당 약 1.24달러인 달러 환율이 최고 1.00달러까지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2016년 브렉시트 국민투표 당시 환율은 1.49달러였지만 이후 3년 내내 브렉시트 우려로 파운드 약세가 두드러졌다. 통화 약세는 물가 상승 및 투자자금 이탈을 부추겨 그렇지 않아도 브렉시트 논쟁으로 타격받고 있는 영국 경제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 마크 카니 영국중앙은행 총재는 “브렉시트로 외국인투자가의 신뢰가 손상되면 영국 기업이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이윤태 기자 oldsport@donga.com}
중국 외교부는 23일 중국 군용기의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 무단 진입에 대해 “KADIZ는 영공이 아니다”라는 기존 주장을 되풀이했다. 화춘잉(華春瑩)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 기자회견에서 ‘중국 군용기가 KADIZ를 ‘침범’한 이유가 뭐냐‘는 질문을 받고 “구체적 상황을 알지 못하지만 방금 ‘침범’을 사용했는데 중국과 한국은 우호적인 이웃 국가로 그러한 표현은 신중히 사용해야 한다”며 “방공식별구역은 영공이 아니며 국제법에 따라 각국은 비행할 수 있는 자유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날 관영 환추시보 등은 자국 군용기에 대한 언급은 빼고 러시아 군용기의 한국 영공 침범 사실만 보도하는 이중적 행태도 보였다. 이들 매체는 한국 언론을 인용해 “러시아 군용기가 처음으로 한국 영공을 침범했으며 한국이 경고 사격했다”는 속보를 일제히 전했다. 신화통신 및 중국중앙(CC)TV 등은 해당 소식을 아직 다루지 않고 있다. 중국은 올해 2월에도 동해상 KADIZ에 무단 진입했다. 당시 중국 군용기는 4시간 40여 분간 KADIZ와 일본방공식별구역(JADIZ)을 오가며 침범했다. 이윤태 기자 oldsport@donga.com}

23일 ‘영국의 트럼프’ 보리스 존슨 전 영국 외교장관(55)이 집권 보수당 대표 겸 신임 영국 총리로 선출됐다고 BBC 등이 전했다. 그는 하루 뒤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을 알현한 뒤 77대 영국 총리에 오른다. 그는 이날 연설에서 “브렉시트(Brexit·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를 이행하고 영국을 단결시키겠다”고 주장했다. 이날 보수당 대표 경선 투표 결과, 그는 9만2153표를 얻어 4만6656표의 제러미 헌트 현 외교장관을 제쳤다. 보수당은 지난달 초 브렉시트 난국에 빠진 테리사 메이 총리가 당 대표에서 사퇴하자 약 한 달 반 동안 보수당 의원 및 일반 당원들을 상대로 후임 선출을 진행했다. 의원내각제인 영국에서는 집권당 대표가 총리를 맡는다. 존슨 전 장관은 영국이 합의 없이 EU를 탈퇴하는 ‘노딜(No Deal) 브렉시트’도 불사하겠다는 강경파다. 그는 올해 10월 말까지는 무슨 일이 있어도 반드시 EU를 떠난다고 수차례 천명했다. 그는 총리에 취임하기도 전에 안팎의 거센 반발에 직면했다. ‘반(反)존슨 인사’로 유명한 앨런 덩컨 외교차관은 하루 전 메이 총리에게 사의를 표했다. 덩컨 차관의 사임은 존슨에 대한 보수당 및 의회의 깊은 반감을 보여준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마고 제임스 문화장관은 18일 이미 사임했다. 필립 해먼드 재무, 데이비드 고크 법무, 로리 스튜어트 국제개발장관도 이미 사임 의사를 밝혔다. 의회 반발도 만만치 않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22일 중도우파 자유민주당 대표로 선출된 조 스윈슨, 스코틀랜드 독립을 추진하는 스코틀랜드국민당(SNP)의 조애나 체리 의원 등은 존슨의 ‘노딜 브렉시트 강행’을 막기 위한 소송을 준비하고 있다. 보수당 내 EU 잔류파들은 아예 친(親)EU 성향 야당으로 옮길 것으로 알려졌다. 탈당 규모가 커지면 보수당과 북아일랜드민주연합당(DUP) 연정이 무너질 수도 있다. 영국 밖에서는 노딜 브렉시트 파국을 막기 위한 움직임이 분주하다. 더타임스 등에 따르면 벨기에 네덜란드 등 EU 각국이 존슨 측에 접촉해 ‘새 브렉시트 안을 만들자’고 제안했다. EU 집행위원회도 새 협상을 위해 브렉시트 연기를 시사했다. 오래전부터 존슨 전 장관을 새 영국 총리로 지지하며 내정간섭 논란까지 빚었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날 그의 선출 사실이 알려지자마자 축하했다. 그는 트위터에 “존슨이 새 영국 총리가 된 것을 축하한다. 그는 위대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존슨 전 장관은 트럼프 대통령 못지않게 수차례 막말 및 외교 결례 논란을 빚었다. 그는 2007년 힐러리 클린턴 전 미 국무장관에게 “정신병원 간호사처럼 염색한 금발 머리에 삐죽거리는 입과 차가운 눈빛을 지녔다”고 했다. 2016년 영국을 방문한 버락 오바마 당시 미 대통령을 향해 “부분적으로는 케냐인이다. 선대부터 영국을 싫어한다”고 주장했다. 오바마의 생부는 과거 영국 식민지였던 케냐 출신이다. 이윤태 기자 oldsport@donga.com}
미국 정부의 제재를 받고 있는 중국 최대 통신장비회사 화웨이가 비밀리에 북한의 상업용 무선망 건설 및 유지 작업을 도운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22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미국은 오래전부터 화웨이가 민간 기업의 탈을 쓴 중국 정부의 산하기관이나 다름없다고 주장해 왔다. WP에 따르면 화웨이는 2008년부터 2016년까지 최소 8년간 중국 국영 전자회사 판다국제정보기술과 여러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북한을 도왔다. 2008년 전까지 북한 정권은 북한에 3세대(3G) 통신망을 설치해 줄 외국 기업을 찾지 못해 애를 먹었다. 하지만 당시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비밀리에 중국 선전의 화웨이 본사를 찾은 뒤 ‘고려링크’란 북한 통신사가 설립됐다. WP는 “이 과정에서 판다 측이 화웨이가 고려링크에 기지국, 안테나 등을 제공하는 것을 도왔다”고 전했다. 이 사실은 WP가 판다그룹의 전 세계 통신작업을 정리한 데이터베이스(DB)에서 주문 및 계약 세부 내용을 분석한 결과 밝혀졌다. 해당 데이터는 전 화웨이 직원 한 명이 WP 측에 공익 목적으로 제보했다. WP는 “미국산 부품을 사용하는 화웨이가 북한에 제품 수출을 제한하는 미국의 규제를 어겼을 가능성을 보여준다”고 전했다. 2008년 판다의 한 계약 문건에는 화웨이가 자사 부품을 북-중 접경지 단둥으로 배달한 기록이 남아 있다. 단둥에서는 해당 부품을 열차로 북한까지 실어 나르기 쉽다. 화웨이의 또 다른 내부 자료에 따르면 판다가 2017년 북한의 핵무기 프로그램에 활용된 부품을 수출해 미 재무부의 제재를 받았던 단둥 소재 중국 회사와 거래한 기록도 있다. WP에 따르면 미 상무부는 화웨이와 북한 정권의 연관성에 대해 2016년부터 조사해 왔다. 아직 상무부가 공식적으로 이를 문제 삼은 적은 없지만 조사는 여전히 진행 중이라고 WP는 전했다. 이 신문은 “미국과 유럽의 많은 안보 담당자들이 이미 북한, 화웨이, 중국 정부의 연관성에 대해 우려해 왔다”며 상당한 후폭풍이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북한 비핵화 협상 및 중국과의 무역협상을 재개하려는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도 곤란에 처했다고 덧붙였다. 화웨이와 판다 측은 관련 의혹을 부인했다.임보미 bom@donga.com·이윤태 기자}
영국 경제주간지 이코노미스트가 일본의 반도체 수출 규제를 ‘근시안적 결정이자 무모한 자해 행위’라고 강력히 비판했다. 한국이 화학무기로 전용될 수 있는 물질을 반출했다는 일본 측 주장도 ‘설득력 없다(a far-fetched claim)’고 일축했다. 이코노미스트는 19일(현지 시간) 공개한 최신호(20일자) 기사에서 수출 규제에 따른 한일 갈등을 소개하며 “일본의 수출 제한 결정은 ‘경제적으로 근시안적(economically shortsighted)’”이라며 2011년 중국의 희토류 수출 제한 조치 사례를 언급했다. 당시 일본은 중국의 희토류 수출 중단에 맞서 자체 투자를 확대해 중국산 희토류에 대한 의존도를 낮췄다. 이코노미스트는 “일본은 한국 기업들이 승인을 받고 제품을 구입할 수 있다고 주장하지만 한국은 이미 국내 화학제품 생산 촉진을 논의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더 넓은 지정학적 맥락에서 이번 일본의 ‘자해(self-harm)’는 더욱 무모하다”고 비판했다. 일본이 주요 반도체 부품을 틀어쥐고 한국에 수출을 하지 않으면 그 고통이 전 세계 기술 공급망으로 확산될 수 있다고도 우려했다. 일본 반도체 전문가 유노가미 다카시(湯之上隆) 미세가공연구소 소장도 미 전자전문매체 EE타임스 기고문을 통해 “수출 규제는 일본 반도체업계의 경쟁력을 악화시킬 것이다. 일본 정부가 스스로 무덤을 파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코노미스트는 특히 “미국에 다른 대통령이 있었다면 양국 관계 개선에 나섰겠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취임 직후 맨 처음 한 일이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파기였다. 외교에 대한 미국의 줄어드는 관심은 사태 해결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 매체는 “결국 양국 관계 개선은 두 나라에 달렸다. 영국과 프랑스 간 교역 규모보다 더 큰 연 800억 달러의 교역을 벌여온 양국 모두 뒤로 물러설 필요가 있다. 아직까지는 피해가 제한적인 만큼 상황을 완화하기에 늦은 것이 아니다”라고 진단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과 일본 모두에 자동차 관세 부과를 위협하고 있는 상황에서 두 나라가 힘을 합쳐야 한다고 주문했다.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도 18일 베이징 주재 아시아 대사들을 초청한 자리에서 “아시아 국가는 어떤 갈등과 이견이 있어도 영원한 이웃”이라며 한일 양국에 외교적 해결을 촉구했다.이윤태 기자 oldsport@donga.com}
대북제재를 위반한 것으로 의심되는 선박 중 절반가량이 1년 넘게 행방을 확인할 수 없는 상태라고 미국의소리(VOA) 방송이 18일 보도했다. VOA 방송에 따르면 미 재무부가 올해 3월 발표한 ‘대북제재 주의보(Advisory)’에서 제재 위반 의심 명단에 오른 해외 선박 34척 중 17척이 선박위치식별장치(AIS)를 켜지 않았다. AIS는 국제해사기구(IMO)가 공해상에서 작동을 의무화한 장치로 선박의 위치와 출항 경로 등을 자동으로 추적한다. 북한 유조선과 불법 환적을 한 것으로 의심되는 선박 18척 중 8척은 1년 이상 AIS 신호를 끄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시에라리온 선박 ‘진혜’호는 지난해 4월 대만 서쪽 앞바다에서 마지막 신호가 잡힌 뒤 1년 3개월 동안 AIS를 켜지 않았다. 팔라우 선박 ‘킹스웨이’호는 지난해 1월 대만 남쪽 바다에서 신호가 잡힌 뒤 행방이 묘연하다. 북한산 석탄 수출에 직접 연루된 선박 9척도 신호가 두절됐다. 문제는 위치 신호가 두절된 선박들이 지금도 대북제재 위반을 계속하고 있을 수 있다는 점이다. 올해 5월 미 정부가 압류한 북한 선박 ‘와이즈 어니스트’호도 AIS를 끄고 운항했다. 미 하원 외교위 아태소위원장인 브래드 셔먼 의원은 “AIS를 고의로 끄는 선박의 보험을 취소하는 방법을 고려해야 한다”고 밝혔다.이윤태 기자 oldspor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