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재동

유재동 부장

동아일보 산업1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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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뉴욕 현지에서 보고 듣고 느낀 것을 모두 전해드립니다.

jarrett@donga.com

취재분야

2025-11-21~2025-12-21
칼럼87%
금융7%
인공지능3%
경제일반3%
  • 애플 시총 하루 만에 214조원 증발…나스닥도 4.96% 폭락

    3일(현지 시간) 미국 증시가 급락했다. 애플과 테슬라 등 최근 증시 랠리를 주도한 대형 기술주가 하락세를 주도하면서 이날 뉴욕 증시에서 미국 나스닥 지수는 4.96% 내렸다. 지난 6월11일 이후 가장 큰 하락폭이다.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도 2.8% 내렸고, 대형주 위주인 S&P500 지수도 3.5% 급락한 채 장을 마쳤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국면에서 수개월 동안 가파르게 오르던 대형 정보기술(IT) 기업 주식이 크게 하락했다. 애플은 8%, 테슬라는 9% 각각 폭락했다. 애플은 이날 하루 동안 1799억 달러(약 214조 원)의 시가총액이 날아갔다. 미국 증시 역사상 최대 규모다. 페이스북(―3.8%) 아마존(―4.6%), 구글 모회사 알파벳(―5.12%)도 급락세를 면치 못 했다. 이들 테크 기업은 코로나19로 경기불황이 심각한 가운데서도 소비 패턴 변화의 수혜를 받아 주가가 거침없이 상승해 왔다. 이 때문에 이날 급락세를 그동안 주가가 과도하게 오른 것에 따른 단순한 조정 국면이라고 보는 시각도 있다. 그러나 이런 국면이 한동안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경제 상황이 좀처럼 나아지지 않고 있다는 게 가장 큰 이유다. 지난주(8월 23~29일) 미국의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88만1000건으로 가장 정점이었던 3월(687만 명)보다는 많이 내려갔지만 여전히 코로나19 이전의 4배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공급관리자협회(ISM)의 8월 미국의 서비스업 구매관리자지수(PMI)도 56.9로, 전월(58.1)보다 떨어졌다. 다음날 증시 향방을 가늠할 수 있는 선물(先物) 지수 역시 3일 저녁 지수별로 1% 안팎 하락했다.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

    • 2020-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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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CDC “이르면 내달 말부터 코로나 백신 접종”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이르면 다음 달 말부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시민들이 접종할 수 있도록 준비하라고 각 주 정부에 통보했다. 당초 백신 접종은 빨라야 연말에나 시작될 것으로 예상됐는데 일정을 확 앞당기겠다는 것이다. 트럼프 행정부가 백신 안전성 논란에도 불구하고 11월 3일 대선 전 ‘10월 서프라이즈’를 위해 무리한 행보를 하고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2일 뉴욕타임스 등에 따르면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최근 50개 주와 5개 대도시(뉴욕 시카고 필라델피아 휴스턴 샌안토니오)의 보건 당국에 이르면 10월 말이나 11월 초에 백신을 접종할 준비를 하라고 통지했다. CDC의 지침에 따르면 의료 종사자와 장기요양 시설 직원, 필수 직업군 및 국가안보 관련 종사자들이 1순위로 접종하게 된다. 또 65세 이상 고령자와 소수인종, 원주민, 교도소 수형자를 비롯해 중병을 앓았거나 바이러스 감염 위험이 높은 계층도 우선 접종 대상에 포함됐다. CDC는 10월 말까지 미국 전역에서 200만 회분의 백신을 접종하고, 11월 말까지 1000만∼2000만 회분을 추가 접종하는 시나리오를 주 정부에 전달했다. CDC는 이와 함께 주지사들에게 연방 정부와 백신 유통 계약을 맺은 의약품 도매업체 매케슨이 각 지역에 유통센터를 빨리 지을 수 있도록 도와 달라고 촉구했다. CDC는 ‘이르면 10월 말 접종이 가능한 백신 후보가 2종이 있다’면서도 이름은 공개하지 않았다. 미국 언론들은 모더나와 화이자의 백신일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정부 관계자들도 조기 백신 개발에 대한 낙관적인 전망을 줄줄이 내놓고 있다. 그동안 신중한 입장을 보였던 앤서니 파우치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 소장도 1일 한 인터뷰에서 “3만 명이 참여하는 두 임상시험의 결과는 연말에야 나오지만, 만약 중간 결과가 압도적으로 좋다면 당국에서 임상을 중단하고 백신을 승인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미 식품의약국(FDA)의 스티븐 한 국장 역시 “임상 3상이 다 마무리되기 전이라도 백신의 긴급 승인을 내는 게 적절할 수도 있다”고 거들었다. 앨릭스 에이자 보건복지장관도 2일 성명을 통해 “과학의 영역에선 성공을 100% 보장할 수 없지만 우리는 역사적인 승리를 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위기를 띄웠다. 백신 개발에 대한 기대 섞인 전망이 쏟아지면서 2일 뉴욕증시에서 나스닥지수는 사상 처음 12,000 선을 돌파하는 등 강세를 보였다. 그러나 일부 전문가와 야당은 정부의 계획이 트럼프 대통령의 대선 전략일 뿐이며 여전히 백신의 안전성을 우려하고 있다. FDA에서 백신 연구와 검사를 수행했던 노먼 베일러 전 국장은 “백신 개발을 리뷰하는 조직이 그 일(백신 안전성 검증 등)을 할 필요가 있다. 우리는 서두르면 안 된다”고 말했다. 민주당 대선후보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은 “정부가 백신과 치료제를 빨리 승인하기 위해 공중보건 관리들에게 엄청난 부담을 주고 있다”며 “이는 (백신에 대한) 사람들의 신뢰를 떨어뜨리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비판했다. 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

    • 2020-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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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트럼프 행정부, 안정성 논란에도…“내달부터 백신 접종 준비하라”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이르면 다음달 말부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시민들이 접종할 수 있도록 준비를 하라고 각 주정부에 통보했다. 당초 백신 접종은 빨라야 연말에나 시작될 것으로 예상됐는데 일정을 확 앞당기겠다는 것이다. 트럼프 행정부가 백신 안정성 논란에도 불구하고 11월 3일 대선 전 ‘10월 서프라이즈’를 위해 무리한 행보를 하고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2일 뉴욕타임스 등에 따르면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최근 50개주와 5개 대도시(뉴욕 시카고 필라델피아 휴스턴 샌안토니오)의 보건 당국에 이르면 10월 말이나 11월 초에 백신을 접종할 준비를 하라고 통지했다. CDC의 지침에 따르면 의료 종사자와 장기요양 시설 직원, 필수 직업군 및 국가안보 관련 종사자들이 1순위로 접종하게 된다. 또 65세 이상 고령자와 인종 소수자, 원주민, 교도소 수형자를 비롯해 중병을 앓았거나 바이러스 감염 위험이 높은 계층도 우선 접종 대상에 포함됐다. CDC는 10월 말까지 미국 전역에서 200만회분의 백신을 접종하고, 11월 말까지 1000만~2000만회분을 추가 접종하는 시나리오를 주정부에 전달했다. CDC는 이와 함께 주지사들에게 연방 정부와 백신 유통 계약을 맺은 의약품 도매업체 맥케슨이 각 지역에 유통센터를 빨리 지을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촉구했다. CDC는 ‘이르면 10월 말 접종이 가능한 백신 후보가 2종이 있다’면서도 이름은 공개하지 않았다. 미국 언론들은 모더나와 화이자의 백신일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정부 관계자들도 조기 백신 개발에 대한 낙관적인 전망을 줄줄이 내놓고 있다. 그동안 신중한 입장을 보였던 앤서니 파우치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 소장도 1일 한 인터뷰에서 “3만 명이 참여하는 두 임상시험의 결과는 연말에야 나오지만, 만약 중간 결과가 압도적으로 좋다면 당국에서 임상을 중단하고 백신을 승인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미 식품의약국(FDA)의 스티븐 한 국장 역시 “임상 3상이 다 마무리되기 전이라도 백신의 긴급 승인을 내는 게 적절할 수도 있다”고 거들었다. 앨릭스 에이자 보건복지부 장관도 2일 성명을 통해 “과학의 영역에선 성공을 100% 보장할 순 없지만 우리는 역사적인 승리를 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위기를 띄웠다. 백신 개발에 대한 기대 섞인 전망이 쏟아지면서 2일 뉴욕증시에서 나스닥 지수는 사상 처음 1만2000선을 돌파하는 등 강세를 보였다. 그러나 일부 전문가와 야당은 정부의 계획이 트럼프 대통령의 대선 전략일 뿐이며 여전히 백신 안정성을 우려하고 있다. FDA에서 백신 연구와 검사를 수행했던 노먼 베일러 전 국장은 “백신 개발을 리뷰하는 조직이 그 일(백신 안전성 검증 등)을 할 필요가 있다. 우리는 서두르면 안 된다”고 말했다. 민주당 대선후보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은 “정부가 백신과 치료제를 빨리 승인하기 위해 공중보건 관리들에게 엄청난 부담을 주고 있다”며 “이는 (백신에 대한) 사람들의 신뢰를 떨어뜨리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비판했다.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

    • 2020-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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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도 국가부채 위기, 내년에 GDP 넘어설듯…“2차대전 이후 처음”

    미국 뉴욕 맨해튼에는 ‘국가부채 시계’라는 것이 있다. 뉴욕의 부동산업자인 세이모어 더스트가 미국의 부채 증가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워주기 위해 제작한 것으로 실제 현재 연방정부의 부채 규모를 전광판에 나타내고 있다. 여기에 표시되는 숫자는 지금도 1초에 약 1만 달러씩 늘어나면서 현재는 약 27조 달러에 이르고 있다. 1989년에 제작된 이 시계는 원래 타임스퀘어 광장 근처에 있었지만 이후 브라이언트 파크 인근의 국세청 건물 앞 외벽으로 옮겨졌고, 지금은 근처 길가 안쪽의 더 후미진 곳으로 이동했다. 길을 가는 사람들도 시계가 여기 있다는 걸 모르고 지나칠 정도다. 미국 언론들은 “국가부채 시계의 상황은 나랏빚 늘어나는 것에 별 관심이 없는 정치인이나 국민들의 태도를 보여 준다”고 꼬집고 있다. 미국의 국가부채가 나날이 급증해 이제는 나라 경제규모를 뛰어넘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2차 세계대전 당시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미 의회예산국(CBO)은 국가부채가 올해 10월 시작되는 내년 회계연도에 국내총생산(GDP) 규모를 뛰어넘을 것이라고 3일 밝혔다. GDP보다 빚이 많은 나라는 일본을 비롯해 이탈리아, 그리스 등 남유럽 재정위기국들이 대부분이다. 미국의 GDP 대비 국가부채 비율이 100%를 넘기는 것은 전쟁 자금 마련을 위해 막대한 재정을 동원했던 2차 세계대전 직후(1946년) 이후 70여 년 만에 처음이다. 그 뒤에는 전후(戰後) 경제호황과 세수증가로 국가부채 비율이 1970, 1980년대 20%대로 급감했지만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거치면서 빠른 상승 곡선을 그렸다. 올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여파로 막대한 재정이 경기부양에 동원되고 연방정부의 수입은 반대로 줄어들면서 상승 추세가 훨씬 더 가팔라졌다. 올해 국가부채 비율은 98%에 이르고, 내년에는 104.4%까지 오를 것으로 CBO는 보고 있다. 문제는 일반 시민들은 물론 정치권 누구도 이런 문제를 그다지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미국 공화당과 민주당은 지금까지 모두 4차례의 경기부양책을 통과시켰고 다섯 번째 부양책을 두고 협의 중이다. 공화당은 1조 달러 가량을 생각하고 있지만 민주당은 3조 달러 이상의 훨씬 더 큰 지출을 요구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국가부채의 규모를 줄이는 것은 지금까지 수년 간 양당 의원들의 관심사가 아니었다”며 “앞으로도 고령화 때문에 의료재정 지출이 급증할 전망이라 한동안은 국가부채 증가세를 잡기 어려울 것”이라고 보도했다.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

    • 2020-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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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장거리 연애 경험이 만든 ‘줌’, 상장 1년여 만에 IBM 뛰어넘다

    미국 나스닥에 상장돼 있는 화상회의 서비스 업체 ‘줌 비디오 커뮤니케이션’의 시가총액이 정보기술(IT) 공룡인 IBM을 넘어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여파로 각국 기업에서 원격회의가 일상화되면서 줌 사용자가 폭증한 결과다. 1일(현지 시간) 뉴욕 증시에서 줌의 주가는 전날보다 40.78% 폭등한 457.69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해 말(68.04달러) 대비 8개월 만에 주가가 6.7배로 부풀어 오른 것이다. 이로써 줌의 시가총액이 이날 1291억 달러로 상승해 1099억 달러에 머문 IBM을 제쳤다. 줌의 시가총액은 미국 내 전체 상장기업 중에서도 55위에 해당하는 규모다. 전날 줌은 1년 전의 약 4.6배에 달하는 분기 매출액을 발표했다. 이는 전문가의 예상(33% 상승)을 훨씬 상회하는 수치다. 순익은 1억8570만 달러로 지난 6개 분기를 모두 합친 것의 3배를 넘었다. 줌은 2011년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에릭 위안 최고경영자(CEO·50)가 창업했고, 8년 만인 2019년 4월 나스닥에 상장됐다. 기업공개(IPO) 1년 4개월 만에 시가총액이 IBM을 능가하는 쾌거를 이룬 것이다. 중국 산둥성 출신인 위안 CEO는 산둥과학기술대에서 응용수학과 엔지니어링을 전공했다. 그는 우연히 일본에서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의 연설을 듣고 감명을 받아, 캘리포니아 실리콘밸리의 스타트업에서 일하기로 마음을 먹었다. 당시 비자를 8차례나 거절당한 끝에 1997년 겨우 미국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는 일화가 있다. 서툰 영어 탓에 미국에 처음 와서 적응에 어려움을 겪었지만 그는 화상회의 스타트업인 웹엑스(WebEx)에 합류할 수 있었다. 이 회사가 2007년 통신장비업체 시스코시스템스에 인수된 후 열심히 커리어를 쌓은 위안 CEO는 결국 시스코의 엔지니어링 부문 부사장으로까지 승진했다. 같은 해 미국 시민권도 획득했다. 그가 화상회의 시스템에 처음 관심을 갖기 시작한 것은 미국으로 건너오기 전 중국에서 여자친구와 장거리 연애를 하면서부터다. 기차로 10시간 거리의 학교에 다니는 여자친구를 1년에 고작 두세 번 정도만 만날 수 있었던 게 너무나 아쉬워 영상회의 서비스를 마음속으로 생각해 왔다는 것이다. 그는 과거 포브스 인터뷰에서 “그때는 내가 스무 살도 안 됐을 때였는데, 언젠가 클릭 한 번으로 여자친구 얼굴을 보고 대화할 수 있는 기술이 생기면 참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그래서 그는 자신이 다니던 시스코에 스마트폰 기반의 비디오 화상회의 시스템을 개발하자고 제안했지만 거절당하자 회사를 나와 줌을 창업했다. 당시 창업 결정을 말리던 아내에게 “지금 시도를 안 하면 계속 후회할 것 같다”며 설득했다고 한다. 사업 초기에는 투자자 모집 등에 상당한 어려움을 겪었다. 글로벌 기업들이 이미 저마다 화상회의 서비스를 내놓은 뒤라 시장에 경쟁자가 많았고, 투자자들은 신생 업체의 성공 가능성을 그리 높게 보지 않았다. CEO가 중국 출신이란 것이 개인 정보에 민감한 미국 소비자들의 선택을 주저하게 만들기도 했다. 그러나 줌은 기존 서비스들의 약점을 하나둘씩 보완해 나갔고 무엇보다 소비자들이 사용하기 쉬운 서비스 개발에 노력하면서 시장을 장악해 갔다. 다만 미중 갈등 및 정보 유출 우려 등으로 미국 뉴욕시 교육당국과 독일 외교부 등은 줌의 사용을 제한한 바 있다. 이날 줌의 주가가 급등하면서 위안 CEO가 보유한 지분 가치도 200억 달러로 치솟았다. 이는 미국의 헤지펀드 투자자 칼 아이컨과 비슷하고 손정의 일본 소프트뱅크 회장에는 약간 못 미치는 수준이라고 CNBC는 보도했다.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

    • 2020-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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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JP모건 “트럼프 재선 가능성에 대비해야”

    미국 월가에서 ‘바이든 대세론’에 대한 경고 메시지가 쏟아지고 있다. 투자은행 JP모건은 11월 미국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 가능성에 투자자들이 대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미 전역에서 인종차별 반대 시위가 격화될 경우 민주당 대선 후보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에게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1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JP모건의 마르코 콜라노비치 전략가는 “트럼프는 바이든에 비해 한참 뒤졌었지만 이제는 가능성이 거의 반반”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이전 사례들을 봤을 때 평화시위가 폭력시위로 변질되면 5∼10%포인트 정도의 지지율이 민주당에서 공화당으로 넘어간다고 분석했다. ‘법과 질서’를 내세우는 트럼프 대통령의 전략이 보수층은 물론 중도층의 표심도 끌어들일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자산운용사인 프린시펄 글로벌 인베스터도 “현재 금융시장은 민주당이 대선과 의회 선거를 모두 승리하는 쪽으로 걸고 있는데, 투자자들은 그런 예상에 너무 마음을 두면 안 된다”며 “대선 결과가 2016년처럼 뒤집어질 경우 바이든의 승리를 점친 투자자들은 많은 현금을 잃을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인종차별 반대 시위가 벌어지는 위스콘신주 커노샤를 방문해 ‘질서의 수호자’ 이미지 부각에 나섰다. 이곳은 비무장 상태였던 흑인 남성 제이컵 블레이크 씨가 세 아들이 보는 앞에서 백인 경찰의 총격을 받았던 곳으로 경찰의 과잉 진압에 항의하는 시위가 벌어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현지 간담회에서 “이는 평화 시위가 아니라 국내에서 벌어지는 테러 행위”라고 시위대의 폭력성을 비난했다. 그는 이어 “정치적 폭력을 멈추려면 이 폭력을 포함한 급진적 이데올로기와 맞서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블레이크 씨의 가족들은 따로 만나지 않았다. 미국 로스앤젤레스 남부 지역에서는 지난달 31일 흑인 남성이 경찰의 총격을 받고 사망하는 사건이 또다시 발생하며 시위가 벌어졌다. 경찰은 이 남성이 교통 법규를 위반했다는 이유로 붙잡았지만 그는 경찰에 심하게 저항하면서 달아났고, 그가 도주 중 떨어뜨린 꾸러미에서 권총이 발견되자 경찰이 총격을 가한 것으로 전해졌다.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

    • 2020-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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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장거리 연애 경험에서 탄생한 줌, 주가 급등해 IBM까지 넘어섰다

    미국 나스닥에 상장돼 있는 화상회의 서비스 업체 ‘줌 비디오 커뮤니케이션’의 시가총액이 정보기술(IT) 공룡인 IBM을 넘어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여파로 각국 기업에서 원격회의가 일상화되면서 줌 사용자가 폭증한 결과다. 1일(현지 시간) 뉴욕 증시에서 줌의 주가는 전날보다 40.78% 폭등한 457.69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해 말(68.04달러) 대비 8개월 만에 주가가 6.7배로 부풀어 오른 것이다. 이로써 줌의 시가총액이 이날 1291억 달러로 상승하면서 1099억 달러에 머문 IBM을 제쳤다. 줌의 시가총액은 미국 내 전체 상장기업 중에서도 55위에 해당하는 규모다. 전날 줌은 1년 전의 약 4.6배에 달하는 분기 매출액을 발표했다. 이는 전문가의 예상(33% 상승)을 훨씬 상회하는 수치다. 순익은 1억8570만 달러로 지난 6개 분기를 모두 합친 것의 3배를 넘었다. 줌은 2011년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에릭 위안 최고경영자(CEO·50)가 창업했고, 8년 만인 2019년 4월 나스닥에 상장됐다. 기업공개(IPO) 1년 4개월 만에 시가총액이 IBM을 능가하는 쾌거를 이룬 것이다. 중국 산둥성 출신인 위안 CEO는 대학에서 응용수학과 엔지니어링을 전공했다. 그는 우연히 일본에서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의 연설을 듣고 감명을 받아, 캘리포니아 실리콘밸리의 스타트업에서 일하기로 마음을 먹었다. 당시 비자를 8차례나 거절당한 끝에 1997년 겨우 미국행 비행기에 “을 실었다는 일화가 있다. 서툰 영어 탓에 미국에 처음 와서 적응에 어려움을 겪었지만 그는 화상회의 스타트업인 웹엑스(WebEx)에 합류할 수 있었다. 이 회사가 2007년 통신장비업체 시스코시스템스에 인수된 후 열심히 커리어를 쌓은 위안 CEO는 결국 시스코의 엔지니어링 부문 부사장으로까지 승진했다. 그가 화상회의 시스템에 처음 관심을 갖기 시작한 것은 미국으로 건너오기 전에 중국에서 여자친구와 장거리 연애를 하면서부터다. 기차로 10시간 거리의 학교에 다니는 여자친구를 1년에 고작 두세 번 정도만 만날 수 있었던 게 너무나 아쉬워 영상 회의 서비스를 마음 속으로 생각해왔다는 것이다. 그는 과거 포브스 인터뷰에서 ”그 때는 내가 스무 살도 안 됐을 때였는데, 언젠가 클릭 한 번으로 여자친구 얼굴을 보고 대화할 수 있는 기술이 생기면 참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그래서 그는 자신이 다니던 시스코에 스마트폰 기반의 비디오 화상회의 시스템을 개발하자고 제안했지만 거절당하자 회사를 나와서 줌을 창업했다. 당시 창업 결정을 말리던 아내에게 ”지금 시도를 안 하면 계속 후회할 것 같다“며 설득했다고 한다. 사업 초기에는 투자자 모집 등에 상당한 어려움을 겪었다. 글로벌 기업들이 이미 저마다 화상회의 서비스를 내놓은 뒤라 시장에 경쟁자가 많았고, 투자자들은 신생업체의 성공 가능성을 그리 높게 보지 않았다. CEO가 중국 출신이란 것이 개인 정보에 민감한 미국 소비자들의 선택을 주저하게 만들기도 했다. 그러나 줌은 기존 서비스들의 약점을 하나둘씩 보완해나갔고 무엇보다 소비자들이 사용하기 쉬운 서비스 개발에 노력하면서 시장을 장악해갔다. 이날 줌의 주가가 급등하면서 위안 CEO가 보유한 지분 가치도 200억 달러로 치솟았다. 이는 미국의 헤지펀드 투자자 칼 아이칸과 비슷하고 손정의 일본 소프트뱅크 회장에는 약간 못 미치는 수준이라고 CNBC는 보도했다. 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

    • 2020-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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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월가 ‘조 바이든 대세론’ 경고…“트럼프 대선 승리에 대비해야”

    미국 월가에서 ‘조 바이든 대세론’에 대한 경고 메시지가 쏟아지고 있다. 투자은행 JP모건은 올해 미국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 가능성에 투자자들이 대비해야 한다고 밝혔다. 미 전역에서 인종차별 반대 시위가 격화될 경우 민주당 대선후보인 바이든 전 부통령에게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1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JP모건의 마르코 콜라노비치 전략가는 “트럼프는 바이든에 비해 한참 뒤졌었지만 이제는 가능성이 거의 반반”이라며 폭력 시위로 인한 여론의 변화, 또 여론조사의 오차 가능성 등을 그 요인으로 지목했다. 콜라노비치 전략가는 이전 사례들을 봤을 때 평화시위가 폭력시위로 변질되면 5~10%포인트 정도의 지지율이 민주당에서 공화당으로 넘어간다고 설명했다. 법과 질서를 내세우는 트럼프 대통령의 전략이 보수층은 물론 중도층의 표심도 끌어들일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또 여론조사에서 응답자들의 부정확한 답변으로 바이든 후보에 5~6%포인트 가량 유리한 결과가 나올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앞으로 대선까지 정말 많은 일이 생길 수 있다”면서 “대부분의 투자자들은 아직 바이든의 승리를 점치고 있지만, 우리는 앞으로 트럼프에 유리한 모멘텀이 계속될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4년 전 대선 때도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가 여론조사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었지만, 정작 뚜껑을 열어보니 트럼프 대통령이 더 많은 선거인단을 가져가며 승리한 상황이 이번에도 전개될 수 있다는 것이다. 앞서 콜라노비치 전략가는 트럼프 대통령의 당선 직후 주가 상승,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주가 반등 등을 정확히 예측한 바 있다. 그는 앞으로 코로나19의 확산 양상이 대선 결과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자산운용사인 프린시펄 글로벌 인베스터도 “이번 대선에서 어느 한쪽의 승리에 걸고 포트폴리오를 짜는 것은 위험할 수 있다”고 투자자들에 경고했다. 이 회사는 “현재 금융시장은 민주당이 대선과 의회 선거를 모두 승리하는 쪽으로 걸고 있는데 투자자들은 그런 예상에 너무 마음을 두면 안 된다”며 “대선 결과가 2016년처럼 뒤집어질 경우 바이든의 승리를 점친 투자자들은 많은 현금을 잃을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억만장자 채권왕으로 불리는 제프리 건들락 더블라인캐피털 최고경영자(CEO)도 지난달 “여론조사 결과는 틀렸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승리를 점쳤다. 4년 전에 트럼프 대통령의 당선을 맞춘 건들락 CEO는 “중립 성향의 유권자들이 선거 당일 선택을 하기까지 아주 많은 우여곡절이 있을 것”이라며 앞으로 코로나19의 양상과 인종차별 시위, 중국 문제 등을 최대 변수로 꼽았다.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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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극복하면 더 강해진다” 위기에 진화하는 뉴욕의 힘[광화문에서/유재동]

    얼마 전 뉴욕 센트럴파크를 걷던 중이었다. 공원 한복판에서 청년들이 갑자기 말을 걸어오길래 ‘누가 호객 행위를 하나’ 싶었다. 하지만 고개를 돌리자 예기치 못한 광경이 눈에 들어왔다. 일정한 간격을 두고 일렬로 서 있던 청년들이 각자 앞에 오는 ‘손님’에게 즉석 공연을 무료로 한 토막씩 해주고 있었던 것이다. 마침 셰익스피어의 유명한 소네트 18번을 낭송해 주겠다는 한 백인 청년이 있어서 그의 앞에 섰다. 대학 시절 좋아했던 작품을 뜻밖의 장소에서 오랜만에 듣고 있자니 여름날의 상쾌함으로 이만한 게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시 낭송이 끝난 뒤 궁금해서 물어봤다. 어쩌다가 이런 이벤트를 하게 됐느냐고 말이다. 학창 시절 연극을 공부하고 극단에서 활동했다는 그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올봄부터는 아무런 공연도 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흘려보내는 시간을 견디다 못해 얼마 전부터 동료들과 거리로 나와 길 가는 사람들을 관객 삼아서 연기 연습을 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물론 팬데믹으로 고통받는 사람들을 위로하기 위해 ‘재능 기부’를 하겠다는 뜻도 담겨 있다고 했다. 요즘 뉴욕을 걷다 보면 수많은 사람이 죽고 직장을 잃은 전대미문의 비극 속에서도 이런 작지만 뭉클한 순간을 종종 경험할 수 있다. 이날 만난 청년처럼 수개월째 공연다운 공연을 하지 못한 예술가들은 밀폐된 공간에서 벗어나 보다 안전한 거리에서 관객들을 맞이하고 있다. 세계적인 오케스트라인 뉴욕필하모닉 단원들도 최근 시 전역을 돌며 버스킹 공연을 시작했다. 사람들의 대화 소리, 차 소리, 때론 빗방울 소리와 섞여 들리는 클래식 음악은 장엄하고 조용한 실내 공연장에서 듣는 것과는 또 다른 느낌을 준다. 브로드웨이에서 인기가 있었던 스탠드업 코미디언도 이제 센트럴파크 야외무대에서 관객들에게 웃음을 선사하고 있다. 이처럼 사람 간의 모든 접촉을 야외에서 하려는 경향은 오래된 도시의 풍경과 이미지를 송두리째 바꿔놓고 있다. 요즘 웨스트빌리지나 소호 같은 맛집 거리를 가면 테이블이 차도를 점령한 채 줄지어 있는 것을 쉽게 볼 수 있다. 실내 영업이 여전히 금지돼 있는 탓에 우연치 않게 뉴욕의 ‘시그니처’가 된 노천 식당들의 모습이다. 헬스장 대신 공원에서 필라테스 수업을 받는 뉴요커들, 벽거울과 간이의자 하나로 영업하는 거리의 이발사들 역시 평소엔 이 도시에서 쉽게 접하지 못하던 볼거리다. 이런 풍경들이 지난 수개월간 이어진 슬픔과 고통을 극복할 수 있는 작은 활력소가 되고 있다고 시민들은 말한다. 역대 최강의 바이러스가 만든 비극이 한편으로는 오히려 도시를 활기차고 낭만적으로 보이게 하는 요인이 됐다니 이런 역설이 없다. 온갖 어려움 속에서도 어떻게든 함께 이겨 나가겠다는 의지가 고층빌딩 빽빽한 맨해튼을 모처럼 ‘사람 냄새’ 나는 도시로 만들었는지도 모른다. 한때 지옥 같은 경험을 했지만 변화를 모색해 살아남은 최근 뉴욕의 모습은 결국엔 어떤 고난도 극복하거나 적응할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해주고 있다. “이 어려움을 극복하면 우리는 더 강해질 수 있다”는 앤드루 쿠오모 뉴욕 주지사의 호소는 미국 시민뿐 아니라 지금 우리에게도 필요한 말일 것이다. 유재동 뉴욕 특파원 jarrett@donga.com}

    • 2020-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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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테슬라 주가 폭등에… 머스크, 저커버그 제치고 세계 3대 부호로

    대형 기술주를 중심으로 한 증시 급등세가 수개월째 이어지면서 세계 최고 부호의 재산이 가파르게 불어나고 있다. 특히 전기차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49)는 주가 급등에 힘입어 지난달 31일(현지 시간) 세계 3위 부호에 올랐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머스크 CEO의 자산은 이날 기준 1150억 달러(약 138조 원)로, 1110억 달러에 그친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를 4위로 밀어냈다. 현재 세계 최대 부호는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CEO(2020억 달러), 2위는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1250억 달러)다. 머스크 CEO의 재산은 올해 초만 해도 270억 달러였지만 불과 8개월 만에 재산이 4배 이상으로 증가했다. 올 들어 테슬라 주가가 5배 이상으로 상승했고 5 대 1로 주식 액면분할을 한 31일에도 주가가 전날보다 12% 이상 올랐다. 주식 한 주를 5주로 쪼갠다는 뜻으로 지금까지 주가가 너무 높아서 망설였던 개인 소액 투자자들의 신규 투자를 유도할 수 있다. 미국 증시의 전반적인 상승세로 세계 최고 부호 베이조스 CEO의 재산도 올 들어 876억 달러 늘었다. 같은 기간 게이츠 창업자와 저커버그 CEO의 재산도 각각 117억 달러, 324억 달러 증가했다. 세계 1∼4위 부호의 올해 늘어난 재산만 합쳐도 2195억 달러에 이른다. 세계에서 가장 돈이 많은 여성 순위도 바뀌었다. 베이조스 CEO의 전 부인인 매켄지 스콧(50)은 이혼하면서 받은 아마존 주식(지분 4%)이 급등해 자산 664억 달러를 기록했다. 프랑스 화장품 업체 로레알의 상속녀이자 그간 부동의 세계 여성 부호 1위를 기록했던 프랑수아즈 베탕쿠르 메예르(67)는 2위로 내려갔다. 미국 증시도 8월에 최고의 한 달을 경험했다. 다우지수는 지난달에 7.6% 올라 4월 이후 다섯 달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8월 상승률 역시 1984년(9.8%) 이후 36년 만의 최고치였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도 같은 달 9.6% 상승해 닷컴버블 열풍이 불었던 2000년 이후 증가 폭이 가장 컸다. 거부(巨富)들의 재산 증가는 최악의 실업난과 마주한 미 경제 상황과 대조적이어서 일각에서는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부호들이 보유한 주식 가치가 오른 것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여파로 비대면 기술을 보유한 대형 정보기술(IT) 기업들의 이익이 급격하게 늘어났기 때문인데, 정작 일반인들은 팬데믹의 여파로 일자리를 잃거나 소득이 줄어드는 등 경제적 고통을 겪고 있다는 의미다. 이에 진보 성향의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 등은 최근 “재산이 증가한 최상위 부자에게 60%의 세금을 매겨 미국인의 의료비에 쓰자”는 내용의 법안을 발의했다.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

    • 2020-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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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욕필하모닉의 ‘트리오 버스킹’

    지난달 28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시 브루클린 지역의 한 공원에선 좀처럼 보기 힘든 특별한 공연이 열렸다. 세계적인 오케스트라 뉴욕필하모닉 소속 연주자들이 마스크를 쓴 채 트리오로 거리 공연에 나선 것이다. 뉴욕타임스 등 미국 언론들에 따르면 뉴욕필의 연주단원 신시아 펠프스(비올라), 구도 스미레(첼로), 율리아 지스켈(바이올린)은 카운터테너 앤서니 로스 코스탄조와 협연해 공연에 나섰다. 이들은 현대 미국 작곡가인 카를로스 사이먼의 작품 ‘루프’를 이날 세계에서 처음으로 연주하는 등 여러 곡의 클래식 음악을 길거리 관객들에게 선보였다. 일부 단원은 픽업트럭 위에 올라가 열정적인 연주를 이어갔고 공연 도중 마스크를 낀 채로 관객들과 대화를 나누며 호흡하는 장면도 보였다. 중간에 보슬비가 내렸지만 뉴욕필하모닉 직원들이 연주자에게 우산을 씌워주면서 공연은 지속됐다. 뉴욕필 단원들이 전용 공연장인 뉴욕 링컨센터를 포기하고 거리에서 버스킹에 나선 것은 뉴욕필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대응해 자체적으로 준비한 ‘뉴욕필 밴드왜건’이라는 프로그램에 따른 것이다. 뉴욕필은 코로나19 여파로 3월 이후 실내 공연을 중단한 상태다. 이색 공연을 마친 단원들은 청중에게 직접 음악을 들려준 경험에 대해 만족감을 나타냈다. 바이올린을 연주한 지스켈은 “갑자기 힘이 솟는 것 같다”고 말했다. 펠프스도 “인터넷을 통해 집에서 연주를 할 때와는 또 다른 느낌”이라고 전했다. 뉴욕필 밴드왜건은 앞으로 8주 동안 매주 뉴욕시 전역에서 이와 같은 공연을 이어나갈 계획이다. 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

    • 2020-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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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리 목에서 무릎을 치워라”… 킹 목사의 ‘꿈’은 57년째 미완성

    백인 경찰의 총격으로 하반신이 마비된 흑인 남성 제이컵 블레이크 씨(29) 사건으로 미국 사회의 흑백갈등이 다시 불거지는 가운데 57년 전 흑인 인권운동의 대부 마틴 루서 킹 목사의 연설 현장을 고스란히 재현한 집회가 열렸다. 28일 수도 워싱턴의 링컨기념관 앞에 운집한 시위대는 ‘우리 목에서 무릎을 치워라(Get Your Knee Off Our Necks)’라는 이름으로 집회를 열었다. 백인 경관의 목 누르기로 숨진 비무장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 씨의 사망 원인에서 착안한 명칭이다. 이들은 플로이드 씨 사건과 블레이크 씨 사건을 규탄하며 인종차별 반대와 경찰 폭력 근절을 외쳤다. 집회에는 플로이드 씨와 블레이크 씨의 가족, 킹 목사의 장남과 손녀, 흑인 인권운동가 앨 샤프턴 목사 등이 참석했다. 야당 민주당의 부통령 후보 카멀라 해리스 상원의원은 영상 메시지로 지지 의사를 밝혔다. 킹 목사는 1963년 8월 28일 바로 이 장소에서 피부색이 아니라 각자의 인격에 의해 평가받는 나라에서 살기를 원한다며 ‘나에게는 꿈이 있다(I Have a Dream)’라는 명연설을 남겼다. 킹 목사의 아들 마틴 루서 킹 3세는 아버지처럼 링컨기념관 계단에 등장해 “트럼프 대통령이 인종차별을 앞세워 미국을 분열시키고 있다. 11월 대선에 반드시 투표에 참여하라”고 호소했다. 블레이크 씨의 부친 역시 “미국에는 두 종류의 사법 체계가 있다. 하나는 백인을 위한 제도, 나머지는 흑인을 위한 제도”라고 가세했다. 그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으로부터 아들의 쾌유를 비는 전화를 받지 못했다고도 했다. 인종차별 갈등은 진정되지 않고 있다. 29일 오후 9시경 미국 오리건주 포틀랜드에서 인종차별 항의 시위대와 트럼프 대통령 지지자들이 충돌한 가운데 트럼프 지지자인 백인 남성 1명이 가슴에 총상을 입어 숨졌다고 뉴욕타임스(NYT) 등이 전했다. 이날 트럼프 지지자들이 약 600대의 카라반 차량을 끌고 포틀랜드 도심으로 진입하자 인종차별 항의 시위대가 도로와 교량을 가로막으면서 양측의 충돌이 격화됐다. 사망한 남성은 극우단체 ‘패트리엇 프레이어’의 휘장이 달린 모자를 쓰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사망 원인이 양측의 직접 충돌 때문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1960년대 미 민권운동 당시부터 ‘히피 문화의 성지’로 불렸던 포틀랜드에서는 5월 25일 플로이드 씨 사건 이후 석 달 넘게 인종차별 항의 시위가 계속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연방요원까지 투입하며 진압에 나섰지만 좀처럼 시위가 잦아들지 않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코카인 운반 및 돈세탁 혐의로 종신형을 선고받고 22년째 복역 중이던 흑인 여성 앨리스 마리 존슨을 사면했다. 존슨은 집권 공화당의 전당대회 마지막 날인 27일 화상으로 대통령 지지 연설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5일에도 은행 강도 전과자이자 역시 전당대회 기간 중 자신을 지지한 흑인 남성 존 폰더를 사면했다. 이에 흑인 표심을 얻기 위해 무리하게 사면권을 남발한다는 비판이 거세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뉴햄프셔주 맨체스터 유세에서도 인종차별 시위대를 ‘폭력배’ ‘무정부주의자’ 등으로 비난했다. 그는 다음 달 1일 블레이크 사건이 벌어진 위스콘신주 커노샤를 찾는다. 백악관은 “대통령이 폭력 시위로 인한 피해를 조사할 것”이라고 밝혔다.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

    • 2020-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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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57년 만에 마틴 루터킹 연설 재현…인종차별 항의 시위로 들끓는 美

    인종차별에 항의하는 시위대의 목소리로 미국 전역이 들끓고 있다. 흑인에 대한 백인 경찰관의 과잉 진압 사건이 되풀이되며 파문이 확산되는 가운데, 마틴 루터킹 목사의 ‘나에겐 꿈이 있습니다(I have a dream)’ 명연설 현장을 그대로 재현한 집회가 열렸다. 이와 함께 주말 내내 미국 전역에서는 흑인에 대한 차별 시정, 경찰 개혁 등을 요구하는 시위가 전국적으로 벌어졌다. 28일 낮 미국 워싱턴의 링컨 기념관 앞에는 ‘반사의 연못(Reflecting Pool)’을 둘러싼 채 수천 명의 군중이 운집했다. 1963년 8월 28일 킹 목사가 같은 장소에서 행한 명연설을 기념해 열린 대규모 집회였다. 이 행사는 당초 조지 플로이드 사건 직후인 6월부터 계획돼 있었지만 최근 백인 경찰의 총격으로 비무장 흑인이 중태에 빠진 ‘제이컵 블레이크 사건’으로 관심이 더 확대됐다. 공교롭게도 이 행사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백악관에서 열린 대통령 후보 지명 수락 연설에서 인종차별 반대 시위대를 비난한 바로 다음 날 거의 비슷한 장소에서 열렸다. 이날 집회에는 킹 목사의 장남과 손녀, 조지 플로이드 및 제이컵 블레이크의 가족을 비롯해 각계의 인권 운동가가 대거 참석했다. 미국의 저명한 흑인 인권운동가 알 샤프턴 목사는 “우리는 문제를 일으키려고 온 게 아니라 문제를 없애려고 왔다. 당신들은 우리 등 뒤에서 총을 쏴도, ‘숨을 쉴 수 없다’고 외치는 우리의 목을 졸라도 문제가 없는 것처럼 행동한다”며 “트럼프는 백악관 바로 앞 여기를 봐라. 수천 명이 워싱턴으로 왔다”고 말했다. 샤프턴 목사는 또 “꿈을 꾸는 사람을 죽일 수는 있어도 꿈 자체를 죽일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킹 목사의 장남인 마틴 루터킹 3세는 “우리는 정의를 향한 힘든, 그러나 옳은 길로 한 단계 내딛고 있다”며 “오늘 제 아버지가 자신의 꿈을 선언했던 1963년의 행진을 기념하자”고 말했다. 제이컵 블레이크의 아버지 블레이크 시니어는 “미국에는 두 종류의 사법 시스템이 있다”며 “하나는 백인을 위한 제도이고 또 하나는 흑인을 위한 제도”라고 꼬집었다. 민주당 부통령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상원의원도 영상 메시지를 통해 “앞으로의 길은 쉽지 않은 길이지만 우리가 함께 한다면 역사를 만들어갈 기회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다만 1963년 킹목사의 연설 때는 25만 명의 군중이 모였지만 이날 집회에는 약 수천 명의 모이는 데 그쳤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시위대의 장거리 이동이 어려운 데다, 행사장 내 사회적 거리두기가 필요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미국 각지에서는 지난 주말 인종차별 반대 시위가 동시다발적으로 열렸다. 29일 블레이크 사건이 발생한 위스콘신주 커노샤에서는 수백 명이 경찰의 과잉대응을 규탄하는 집회를 열었다. 블레이크의 가족들은 시위대에 폭력 행위는 하지 말아달라고 당부했고 이날 시위대는 폭동과 약탈을 막기 위해 가게마다 덧댄 나무 합판에 화합의 메시지를 적기도 했다. 이밖에도 노스캐롤라이나주 랠리에서는 28일 경찰이 밤 10시 통행금지를 어기는 시위대를 체포했고 시위가 장기화된 포틀랜드에서도 수백 명이 경찰과 대치했다. 이런 가운데 허리케인 피해를 점검하기 위해 29일 텍사스주를 방문한 트럼프 대통령은 블레이크 사건이 벌어진 커노샤 지역을 방문할 것이냐는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아마도 그럴 것”이라고 말했다.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

    • 2020-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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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트럼프, 자신 지지한 흑인 사면…美언론 “대선 위해 사면권 남용” 지적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주 공화당 전당대회에서 자신에 대한 지지 연설을 한 흑인 마약사범을 전격 사면했다. 인종차별 반대 시위가 확산되는 가운데 대선을 앞두고 흑인 표심을 얻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28일 백악관에서 진행된 행사에서 코카인 운반과 돈세탁 혐의로 종신형을 선고받았던 흑인 여성 앨리스 마리 존슨을 완전히 사면했다. 교도소에서 22년째 복역 중이던 존슨은 2018년 유명 래퍼 카니예 웨스트의 부인 킴 카다시안의 건의로 트럼프 대통령의 감형 처분을 받아 즉시 석방된 바 있다. 이후 사법개혁과 관련한 시민운동을 하던 존슨은 이번에 트럼프 대통령의 완전한 사면으로 투표권 등 일부 시민권도 함께 회복했다. 존슨의 사면은 그의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지지 연설이 있은 뒤 단 하루 만에 이뤄진 것으로 논란이 되고 있다. 존슨은 공화당 전당대회 마지막 날인 27일 연설을 통해 “내가 잘못을 한 것은 맞지만 형기는 공정하고 합리적이어야 한다”며 “우리는 모두 실수를 저지르지만 그 잘못된 결정으로 우리가 영원히 규정돼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존슨은 이어 “트럼프 대통령이 내가 당한 불공정에 대한 얘기를 들었을 때, 그는 나를 한 인간으로 인정해줬고, 동정심을 갖고 행동했다”고 추겨세웠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음날 그의 사면을 발표하면서 존슨을 향해 “어젯밤 당신을 객석에서 봤고 주위 사람들에게 당신을 여기로 데려올 수 있냐고 물었다”며 “이제 당신은 인생에서 뭐든지 할 수 있고 지금까지 해온 위대한 일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5일에도 은행강도 전과가 있는 흑인 남성 존 폰더를 사면해 논란이 됐다. 2005년 은행 강도를 저질러 수감된 폰더는 2009년 풀려난 뒤 전과자를 위한 비영리단체를 운영해왔다. 폰더 역시 2018년 트럼프 대통령의 백악관 행사에 초대된 인연을 통해 지난 주 공화당 전당대회에서 지지 연설을 한 바 있다. 미국 언론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스스로의 대선 행보를 위해 자신을 찬양한 사람들에 사면권을 남용한다는 지적을 하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트럼프 대통령이 지금까지 사면해준 사람들은 유명인이거나 대통령이 개인적으로 아는 사람들”이라며 “법무부의 공식적인 루트로 사면을 신청한 사람들은 대통령의 관심을 못 받고 있다”고 꼬집었다.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

    • 2020-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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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흑인 피격’ 시위대 쏜 범인은 17세 백인… 美 흑백갈등 일파만파

    어린 세 아들이 지켜보는 앞에서 백인 경찰에게 총격을 당해 중태에 빠진 흑인 남성 제이컵 블레이크(29) 사건의 충격이 일파만파로 커지면서 ‘제2의 조지 플로이드 사건’으로 비화하고 있다. 특히 25일(현지 시간) 밤 위스콘신주 커노샤 지역의 시위대에 총격을 가해 2명을 숨지게 한 범인이 17세 백인 청소년으로 밝혀지면서 흑인과 시위대의 분노가 커지는 상황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연방정부의 개입을 공식화하는 등 사태가 긴박하게 흘러가고 있다. 일리노이주 경찰은 26일 카일 리튼하우스(17)를 1급 살인 혐의로 체포했다고 밝혔다. 리튼하우스는 전날 밤 자신의 집에서 20여 km 떨어진 커노샤 지역에서 시위대를 향해 자동소총을 난사한 혐의를 받고 있다. 공개된 현장 동영상을 보면 이날 시위 현장에서 총성이 여러 차례 울렸고, 소총을 든 리튼하우스가 도망치기 시작했다. 시위대가 그를 잡으려고 뛰어가는 도중에 리튼하우스는 길바닥에 넘어졌고 시위대를 향해 또다시 총을 여러 발 발사했다. 이 과정에서 26세의 백인 남성을 포함해 2명이 죽고, 한 명은 다쳤다. 리튼하우스는 평소 경찰을 동경했으며 트럼프 대통령 지지자인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흑인 생명도 소중하다(Black Lives Matter)’ 시위대에 대항하는 ‘경찰 생명도 소중하다(Blue Lives Matter)’ 구호를 공유하고, 경찰 제복을 입거나 소총을 들고 있는 모습 등을 자주 소셜미디어 등에 게시했다. 총격 사건 몇 시간 전 한 인터넷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주민들이 다치고 있다. 누군가 다친다면 위험한 곳으로 달려가겠다. 그것이 내가 총을 가진 이유”라고 말했다. 사건 당시 무장한 일부 주민은 통행금지령을 어기고 ‘자경단’을 운영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시위가 격렬해지면서 한인들도 재산 피해를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현지 한인회에 따르면 커노샤의 한인 귀금속 매장, 잡화점 등이 약탈과 방화 피해를 입은 것으로 전해졌다. 동조 시위도 확산되고 있다. 26일 로스앤젤레스 중심가에서는 300여 명이 모여 경찰의 강경 진압에 항의하는 집회를 열었다. 이날 샌프란시스코 인근 오클랜드의 한 광장에도 수십 명의 시위대가 모이는 등 미 전역에서 산발적인 집회가 이어졌다. 블레이크 사건은 이미 대선 쟁점으로 떠오른 상황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윗으로 “미국 거리의 폭동과 방화, 폭력, 무법천지를 가만히 두고 보지 않을 것”이라며 “오늘 나는 연방 법집행 요원과 주방위군을 커노샤에 보낸다. ‘법’과 ‘질서’를 복원하기 위해”라고 적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강한 이미지를 강조하면서 대선에서 보수층 결집을 유도하려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민주당 대선 후보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은 26일 트위터에 올린 동영상에서 “블레이크의 부모, 가족들과 대화를 나눴고 나는 그들에게 ‘정의는 반드시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고 밝혔다. 다만 “잔혹함에 항의하는 것은 반드시 필요하지만 공동체를 불태우는 것은 시위가 아니라 불필요한 폭력일 뿐”이라고 했다. 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 / 이윤태 기자}

    • 2020-0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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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흑인 피격’ 시위대-시민 충돌 2명 숨져

    미국에서 어린 세 아들이 지켜보는 앞에서 백인 경찰의 총에 맞아 중태에 빠진 흑인 남성 제이컵 블레이크 씨(29) 사건 관련 항의 시위가 격화되는 가운데 시위대와 시민들 사이에 총격이 발생해 2명이 숨지고 1명이 다쳤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사건 발생 지역인 위스콘신주에 강력한 대응을 촉구했다. 25일 심야에 위스콘신주 커노샤에서 일어난 항의 시위에서 3명이 총격을 당했고 이 중 2명이 사망했다고 뉴욕타임스(NYT) 등이 보도했다. 총격은 시내 주유소 근처에서 일어났다. 통행금지 시간인 오후 8시에 해산하지 않고 남아있던 시위대와 재산을 지키겠다며 총을 들고 있던 시민들 사이에 말다툼이 오간 끝에 총격전이 벌어진 것. 경찰은 사상자가 시위대인지, 시민인지는 밝히지 않았다. 경찰은 사건 현장에서 총기를 들고 있던 남성들을 조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관련 시위는 갈수록 격렬해지고 있다. 블레이크 씨에 대한 경찰 총격에 항의하는 시위는 위스콘신주 커노샤를 넘어 뉴욕, 로스앤젤레스(LA), 샌디에이고, 포틀랜드 등 미 전역의 주요 도시들로 확대됐다. 일부 지역에서는 시위대가 경찰에게 돌과 화염병을 등을 던지는 등 폭력 수위도 높아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후 트위터에 “주지사는 위스콘신주에 주방위군을 불러들여야 한다. 그들은 준비돼 있고 의지가 있고 생각보다 많다. 문제를 빨리 끝내라!”고 촉구했다. 이날 토니 에버스 위스콘신 주지사도 “우리는 조직적 인종차별과 불의가 계속되는 것을 허락할 수 없지만 파괴의 길로 빠져들어서도 안 된다”며 커노샤에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주방위군 병력을 125명에서 250명으로 두 배로 늘렸다. 같은 날 블레이크 씨 가족은 기자회견을 열어 폭력 시위를 멈춰달라고 호소했다. 블레이크 씨의 어머니 줄리아 잭슨 씨는 “아들은 사건 후 나에게 ‘다시는 걷지 못할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며 미안하다고 했다”며 “여기까지 오는 길에 많은 파괴의 흔적을 봤다. 아들 제이컵이 이런 폭력과 파괴에 대해 알았다면 매우 슬퍼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예윤 기자 yeah@donga.com / 뉴욕=유재동 특파원}

    • 2020-0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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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 아들 앞 피격’ 흑인男 어머니, “폭력·파괴 멈춰달라” 호소

    백인 경찰의 총에 맞아 중태에 빠진 미국 흑인 남성의 가족이 이번 사건으로 촉발된 폭력과 파괴 행위를 당장 멈춰야 한다고 호소했다. 비무장 상태였던 제이컵 블레이크(29)는 23일 위스콘신주 커노샤에서 세 아들이 보는 앞에서 경찰에게 7발의 총을 맞고 병원으로 실려 갔다. 그는 현재 하반신 마비 상태로 다시는 걷지 못할 수 있다는 현지 보도도 나오고 있다. 블레이크의 가족과 변호인은 25일 기자회견을 열고 블레이크의 치료 상태와 이번 사건에 대한 가족들의 입장을 알렸다. 블레이크의 어머니 줄리아 잭슨은 “아들은 사건 후 나에게 ‘다시는 걷지 못할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며 미안하다고 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여기까지 오는 길에 많은 파괴의 흔적을 봤다”며 “아들 제이컵이 이런 폭력과 파괴에 대해 알았다면 매우 슬퍼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총격 사건 이후 밤마다 시위가 폭력적인 성향을 띠며 폭동과 방화가 벌어지는 현상에 안타까움을 표현한 것이다. 잭슨은 “우리는 힐링이 필요하다. 이 나라의 힐링을 위해 기도해왔다”고 강조했다. 블레이크의 아버지 제이컵 블레이크 시니어는 “경찰들은 내 아들이 하나도 소중하지 않다는 듯이 그에게 일곱 번이나 총을 쐈다”며 “그러나 내 아들은 소중하다”고 분노했다. 그는 “경찰의 몰지각한 살해 시도에 우리 아들을 지지해준 사람들에게 감사하다”고 덧붙였다. 블레이크의 변호인 벤 크럼프와 패트릭 살비는 블레이크의 상태가 불구가 걱정될 정도로 심각하다고 전했다. 이들은 “총알이 척추를 관통했고 장기도 다수 손상을 입었다”며 “그가 걸을 수 있게 되려면 기적이 필요할 것”이라고 전했다. 경찰의 과잉 대응에 대한 분노가 폭발하면서 미국 전역에서 동조 시위가 이어지는 등 주요 도시의 긴장이 고조되기 시작했다. 토니 에버스 위스콘신 주지사(민주당)는 이날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커노샤에 배치된 주 방위군 숫자를 두 배 늘렸다. 에버스 주지사는 “우리는 조직적인 인종차별과 불의가 계속되는 것을 허용할 수도 없지만, 그렇다고 우리가 파괴의 길로 접어들게 놔둘 수도 없다”고 밝혔다. 미국 법무부와 연방수사국(FBI)은 이번 사건의 배경을 파악하기 위한 조사에 착수했다고 CNN은 보도했다.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

    • 2020-0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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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이든 “美영혼 관통당했다”… 대선 태풍의 눈 떠오른 흑인 총격

    23일 미국 위스콘신주 커노샤에서 비무장 흑인 제이컵 블레이크 씨(29)가 백인 경찰의 총에 맞은 사건으로 11월 대선을 앞두고 인종차별 문제가 다시 불거졌다. 야당 민주당의 대선 후보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은 “총격이 미국의 영혼을 관통했다. 즉각 진상을 조사하고 책임자를 처벌하라”며 이를 대선 쟁점으로 삼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일각에서는 이번 사건을 ‘제2의 플로이드 사태’로 부르고 있다. 5월 25일 위스콘신과 인접한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에서 비무장 흑인 남성인 조지 플로이드가 백인 경관의 잔혹 행위로 숨진 사건과 비슷하다는 의미다. 특히 이번에는 블레이크 씨의 어린 세 아들이 타고 있는 차에서 아버지가 경찰에 총격을 당했다는 점이 시위대 분노를 키우고 있다. 블레이크 씨의 부친은 시카고선타임스에 “아들이 현재 하반신 마비 상태”라고 밝혔다. 영구 손상으로 최종 판정이 나올 경우 시위가 더 격화될 가능성이 있다. 24일 커노샤에는 주 방위군이 투입됐다. 경찰은 통행금지 시각인 오후 8시를 앞두고 시위대를 해산시키기 위해 최루탄을 발포했다. 수백 명의 시위대는 ‘정의 없이 평화 없다’는 구호를 외치며 법원 앞에서 늦은 밤까지 경찰과 대치했다. 이들은 전날 시위로 불에 탄 트럭을 다시 불태웠고 인근 자동차 판매점에서는 시위대 공격으로 차 100여 대가 불타거나 훼손됐다. 최소 건물 3채가 불에 탔고 일부 가로등도 쓰러졌다. 이날 미 전역에서 인종차별을 규탄하는 시위가 잇따랐다. 정치권은 파장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 대선 선거인단 538명 중 10명이 걸린 위스콘신은 쇠락한 공업지대(러스트벨트)의 대표적인 지역이자 대선 결과를 좌우할 주요 경합주로 꼽힌다. 2016년 대선 당시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의 낙승이 예상됐지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0.7%포인트 차로 이겼다. 이에 민주당은 올해 전당대회를 위스콘신에서 개최하기로 했다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대부분을 화상회의로 대체했다. 바이든 후보는 이날 성명을 내고 “인종차별은 미국의 고질적 문제다. 모두가 평등한 대우를 받는 세상을 위해 싸우겠다”고 밝혔다. 민주당 소속인 토니 에버스 위스콘신 주지사는 “블레이크가 미국과 위스콘신에서 공권력의 총에 맞은 첫 번째 흑인이 아니다”라며 인종차별 가능성을 지적했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의 장남 트럼프 주니어는 ‘블레이크가 가정 폭력 및 성범죄, 경찰 공격 전력이 있다’는 주장을 담은 글을 리트윗했다. 그는 커노샤 현지에서 차량이 불타는 영상을 공유하며 “민주당이 대선에서 승리하면 당신이 사는 곳 근처에 이런 장면이 펼쳐진다. 이것이 평화로운 시위”라고 비꼬았다. 사건의 정황도 속속 밝혀지고 있다. 워싱턴포스트(WP) 등은 블레이크 씨가 피격 당시 차량이 긁힌 것을 두고 싸우는 여성들을 말리고 있었고, 경찰이 엉뚱하게 블레이크 씨가 말썽을 일으키고 있다고 판단해 총격을 가했다고 보도했다. 당시 상황이 담긴 동영상은 100만 건 이상 조회돼 흑인 사회의 분노에 불을 지폈다.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

    • 2020-0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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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 아들 앞 총격 당한 흑인 아빠…바이든 “美 영혼 관통했다”

    미국 위스콘신주 커노샤에서 비무장 흑인 제이컵 블레이크 씨(29)가 백인 경찰의 총에 맞아 중태에 빠진 사건이 발생하면서 11월 대선을 앞두고 인종차별 문제가 다시 불거지고 있다. 야당 민주당의 대선후보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은 “총격이 미국의 영혼을 관통했다. 즉각 진상을 조사하고 책임자를 처벌하라”며 이를 대선 쟁점으로 삼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24일 커노샤에는 주 방위군까지 투입됐지만 곳곳에서 통금 시각인 오후 8시를 훌쩍 넘긴 상황에서도 수백 명의 시위대가 경찰과 대치했다. 이들은 전날 시위로 불에 탔던 트럭을 다시 불태웠고 경찰도 최루탄을 발사하며 맞섰다. 이날 뉴욕, 워싱턴, 미니애폴리스 등 미국 곳곳에서 블레이크의 이름을 외치며 경찰 대응 및 인종차별을 규탄하는 시위가 잇따랐다. 일각에서는 이번 사건을 ‘제2의 플로이드 사태’로 부르고 있다. 5월 25일 위스콘신과 인접한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에서 비무장 흑인 남성인 조지 플로이드가 백인 경관의 잔혹 행위로 숨진 사건과 비슷하다는 의미다. 당시 백주대낮에 여러 시민이 플로이드 사망을 지켜봤고, 이번에는 블레이크의 어린 세 아들이 아버지의 총격 장면을 목격했다는 점이 시위대의 분노를 키우고 있다. 정치권은 이번 사건의 파장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 대선 선거인단 538명 중 10명이 걸린 위스콘신은 쇠락한 공업지대(러스트벨트)의 대표 지역이자 대선 결과를 좌우할 핵심 경합주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2016년 대선 당시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의 낙승이 예상됐지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0.7%포인트 차로 이겨 선거인단 10명을 가져갔다. 이에 민주당은 올해 전당대회를 위스콘신에서 개최하기로 했다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거의 대부분을 화상 회의로 대체했다. 바이든 후보는 이날 성명을 내고 “인종차별은 미국의 고질적 문제다. 인간은 모두 평등하며 모두가 평등한 대우를 받는 이상을 위해 투쟁하겠다”고 밝혔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의 장남 트럼프 주니어는 ‘블레이크가 가정 폭력 및 성범죄 전력이 있으며 경찰을 공격했던 전과도 있다’는 주장을 담은 글을 리트윗했다. 그는 커노샤 현지에서 차량이 불타는 영상을 공유하며 ‘평화로운 시위’라고 조롱하는 글도 남겼다. 토니 에버스 위스콘신 주지사는 민주당 소속이지만 주의회의 과반은 공화당이 차지하고 있다. 에버스 주지사가 “블레이크가 미국과 위스콘신에서 공권력의 총에 맞은 첫 번째 흑인이 아니다”라며 인종차별 가능성을 지적하자 경찰 노조와 주내 공화당 정치인들은 “무책임하고 자극적인 발언을 멈추라”며 반발했다. 사건의 구체적인 정황도 서서히 나오고 있다. 워싱턴포스트(WP) 등은 블레이크가 피격 당시 차량이 긁힌 것을 놓고 싸우는 여성들을 말리고 있었고, 경찰이 엉뚱하게 블레이크가 말썽을 일으키고 있다고 판단해 총격을 가했다고 보도했다. 병원에서 회복 중인 그의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총을 쏜 경찰 두 명은 휴직에 들어갔다. 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

    • 2020-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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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뉴욕주 검찰, 트럼프 재단 자산 운영 의혹 본격 수사…차남에 협조 요청

    미국 뉴욕주 검찰이 올 11월 대선을 얼마 남기지 않은 상황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운영하던 재단의 자산 운영과 관련된 의혹을 본격적으로 수사 중이다. 24일 공개된 미 법원 자료에 따르면 뉴욕주 검찰은 트럼프 재단이 은행 대출을 많이 받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자산을 부적절하게 부풀렸다는 혐의를 잡고 관련 직원들에 대한 소환을 추진 중이다. 이를 위해 뉴욕 검찰총장실은 트럼프 대통령의 차남 에릭 트럼프를 비롯한 관련자들이 검찰 수사에 협조하도록 명령해달라고 법원에 요청했다. 에릭 트럼프는 2016년 아버지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한 이후 재단 운영을 전담해왔다. 에릭 트럼프는 지난달 말 검찰에 출석해 조사를 받기로 돼 있었지만 갑작스럽게 일정을 취소하고 지금까지 조사를 거부해왔다. 이에 따라 검찰은 법원의 힘을 빌려 수사를 진행시키려 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검찰이 법원에 제출한 수사 자료에 따르면 검찰은 로스앤젤레스(LA) 골프장과 뉴욕 월가의 사무용 빌딩, 뉴욕주 웨스트체스터의 휴양지 ‘세븐 스프링스’ 등 트럼프 재단이 소유한 주요 자산의 가치가 부적절하게 산출돼 왔다는 점을 주목하고 있다. 금융기관에서 대출을 받을 때는 자산 가치가 부풀어 오르고, 세금을 내야 할 때는 과소평가된 의혹이 짙다는 것이다. 가령 지난해 트럼프 재단은 금융회사들에 제출한 자료에서 “세븐 스프링스에 9개의 호화주택을 건설해 판매할 것”이라고 밝혔고, 이 때문에 이곳의 부동산 가치가 기존 2000만 달러에서 2억6100만 달러로 급증했다. 하지만 호화주택 건설은 당국의 최종 승인을 받지 않은 상태였고 결국 주택도 지어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혐의에 대해 트럼프 재단의 앨런 가튼 최고법률책임자는 성명에서 “트럼프 재단은 잘못한 게 아무 것도 없다”며 “뉴욕 검찰이 대선을 앞두고, 또 공화당 전당대회 첫날에 이런 수사 움직임을 보인다는 것은 결국 이 수사가 정치적인 의도가 있다는 걸 확인시켜 준다”고 반발했다. 이번 수사는 트럼프 대통령의 집사 역할을 했던 마이클 코언이 지난해 의회에서 관련 의혹을 폭로하면서 시작됐다. 트럼프 대통령과 뉴욕주 검찰의 전쟁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18년에는 뉴욕주 검찰이 ‘도널드 J. 트럼프 재단’의 자금 유용 혐의를 잡고 수사를 벌인 끝에 법원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200만 달러를 물어내라고 판결했다.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

    • 2020-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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