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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가 7월 미국에서 판 차가 작년 7월보다 더 늘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영향이 본격화된 3월 이후 4개월간 급락했던 차 판매량이 7월을 기점으로 반등에 성공한 것이다. 도요타, 제너럴모터스(GM) 등 글로벌 경쟁 업체들이 미국 시장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디자인과 성능이 개선된 신차를 미국에 대거 투입한 전략이 맞아떨어진 결과로 풀이된다. 4일 현대차에 따르면 지난달 미국에서 현대차는 총 5만8934대(제네시스 포함)를 판매한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7월(5만8926대)보다 소폭이지만 늘어났다. 기아자동차는 이 기간에 지난해보다 1.7% 줄어든 5만2479대를 판매했다. 현대차그룹 전체로 보면 판매량은 0.8% 줄었다. 반면 도요타의 지난달 판매량은 19.0% 줄었고 혼다(―11.2%)와 스바루(―19.7%)도 두 자릿수 감소세를 피하지 못했다. 코로나19 와중에 현대·기아차가 이처럼 선방할 수 있었던 데는 신차 전략이 주효했기 때문이다. 특히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선호도가 높은 미국 시장에 작년 팰리세이드, 텔루라이드 등 경쟁력 있는 SUV를 선보이면서 미국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현대·기아차의 신차들이 디자인과 상품성 면에서 기존보다 훨씬 젊고 세련됐다는 점도 차량 판매가 늘어난 요인이다. 영국 고급차 브랜드인 ‘벤틀리’ 출신의 이상엽 현대디자인센터장(전무)과 루크 동커볼케 전 부사장 같은 세계적 디자이너를 영입한 이후 현대·기아차의 디자인에 대한 호평이 이어지고 있다. 과감한 투자가 긍정적인 효과로 연결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곧 미국에 진출할 제네시스 GV80과 G80은 사전 계약으로만 이미 1만4500여 대가 팔렸다. 이 두 차량은 특히 현대차의 디자인이 한 단계 혁신적으로 뛰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 전무는 “제조사 중심이 아니라 고객 중심의 디자인으로 접근하고 제네시스와 현대라는 두 브랜드의 방향성을 명확하게 차별화했다”며 “제네시스는 신생 럭셔리 브랜드라는 점을 감안해 독창적이면서도 고급스러운 디자인에 공을 들였다”고 밝혔다. 대표적인 미래차 시장인 전기차 부문에서도 현대·기아차는 코로나19를 계기로 오히려 시장 점유율을 키우는 모습이다.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가 올 1∼5월 글로벌 전기차(순수 전기차 및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차) 판매량을 조사한 결과 누적 71만 대로 작년 동기 대비 20.3%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현대차(3.7%)와 기아차(3.5%)는 오히려 판매가 늘어 르노(4.1%·5위)에 이어 나란히 점유율 6, 7위에 올랐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과 교수는 “현대·기아차는 해외 영입 인재 등을 바탕으로 신차의 디자인과 상품성을 뚜렷하게 개선하면서 코로나19 위기에서 선방하고 있다”며 “이런 역량을 본격적인 전기차 시장 승부에서 잘 발휘할 수 있느냐가 앞으로의 관건”이라고 말했다. 한편 올해 상반기(1∼6월) 미국 시장 판매량에서도 현대차그룹은 상대적으로 선방했다. GM(―21.4%), 도요타(―22.4%), 폭스바겐(―22.7%), 포드(―23.4%) 등 글로벌 업체들은 나란히 20% 넘게 감소한 반면 현대·기아차는 16.2% 줄어드는 데 그쳤다. 글로벌 자동차 기업 공장이 장기간 셧다운된 데 반해 현대·기아차는 한국 공장이 정상 가동된 덕분이다.김도형 dodo@donga.com·정지영·서형석 기자}

현대자동차가 내년에 내놓을 전기차 전용 모델 ‘NE’부터 변속레버를 깜빡이(방향지시등)처럼 운전대 뒤에 두는 칼럼식 변속레버를 적용하기로 했다. 또 앞으로 나올 내연기관 차량에도 칼럼식 변속레버를 도입할 예정이다. 운전석과 조수석 사이를 가르는 기어 박스가 사라져 차량 내의 대대적인 공간 디자인 변화가 예상된다. 3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내년에 양산할 전기차 NE에 칼럼식 변속레버를 적용하기로 했다. ‘스티어링 칼럼 시프트 레버’를 뜻하는 칼럼식 변속레버는 운전대 뒤쪽의 레버를 이용해 방향지시등을 켜고 끄듯이 변속하는 방식으로 해외 브랜드인 메르세데스벤츠와 테슬라 등이 주로 활용하고 있다. 전기차 전용 플랫폼인 ‘E-GMP’를 기반으로 하는 NE를 내놓으면서 칼럼식 변속레버를 선택하는 것은 실내 공간 디자인을 확 바꾸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운전석과 조수석 사이의 분리대가 사라져 실내 디자인을 자유롭게 연출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현대차는 지난해 프랑크푸르트모터쇼에서 공개한 콘셉트카 ‘45’에서 내부 공간을 사용자가 자유롭게 꾸밀 수 있는 ‘스타일 셋 프리’ 개념을 제시한 바 있다. NE의 외관은 45의 디자인을 그대로 이어받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현대차는 기어노브를 주로 이용하던 변속레버를 최근 버튼식이나 다이얼식 등으로 바꿔 왔지만 소비자 만족도가 높지 않다는 자체 분석에 따라 향후 출시하는 내연기관차에도 칼럼식 변속레버를 적극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현대자동차가 내년에 내놓을 전기차 전용 모델 ‘NE’부터 변속레버를 깜박이(방향지시등)처럼 운전대 뒤에 두는 컬럼식 변속레버를 적용하기로 했다. 또 앞으로 나올 내연기관 차량에도 컬럼식 변속레버를 도입할 예정이다. 운전석과 조수석 사이를 가르는 기어 박스가 사라져 차량 내의 대대적인 공간 디자인 변화가 예상된다. 3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내년에 양산할 전기차 NE에 컬럼식 변속레버를 적용하기로 했다. ‘스티어링 컬럼 시프트 레버’를 뜻하는 컬럼식 변속레버는 운전대 뒤쪽의 레버를 이용해 방향지시등을 켜고 끄듯이 변속하는 방식으로 해외 브랜드인 메르세데스벤츠와 테슬라 등이 주로 활용하고 있다.전기차 전용 플랫폼인 ‘E-GMP’를 기반으로 하는 NE를 내놓으면서 컬럼식 변속레버를 선택하는 것은 실내 공간 디자인을 확 바꾸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운전석과 조수석 사이의 분리대가 사라져 실내 디자인을 자유롭게 연출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현대차는 지난해 프랑크푸르트모터쇼에서 공개한 컨셉트카 ‘45’에서 내부공간을 사용자가 자유롭게 꾸밀 수 있는 ‘스타일 셋 프리’ 개념을 제시한 바 있다. NE의 외관은 45의 디자인을 그대로 이어받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현대차는 기어노브를 주로 이용하던 변속레버를 최근 버튼식이나 다이얼식 등으로 바꿔왔지만 소비자 만족도가 높지 않다는 자체 분석에 따라 향후 출시하는 내연기관차에도 컬럼식 변속레버를 적극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투쟁 일변도 이미지에서 벗어나 국민의 눈높이에 맞는 노동운동을 실천해야 한다.” “생존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확실한 품질을 통해 고객들이 사도록 만드는 것 외에는 달리 방법이 없다.” 국민과 괴리된 노동운동을 비판하는 신문 사설의 한 대목이 아니다. 올해 현대자동차 노동조합(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금속노조 현대차지부)이 내놓은 소식지에선 이 같은 내용을 심심찮게 찾아볼 수 있다. ‘강성 노조’의 대표로 꼽히는 현대차 노조가 최근 달라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앞장서 품질 개선 활동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치열한 글로벌 생존 경쟁에 힘을 보태야 한다고 밝히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 속에 고용 보장을 전제로 임금 인상 자제 방안까지 만지작거리는 모습이다. 하지만 노조 내외부에서 강성 기류도 만만치 않아 현대차 노조의 변화 실험이 성공할 수 있을지는 더 지켜봐야 한다는 관측도 나온다.○ “울산서 현대차가 절반 이하”…노조 위기감 울산은 자타공인 ‘현대’의 도시다. 이런 울산에서도 최근 현대차 등록 비율이 50%에 못 미친다는 사실에 현대차 노조는 충격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권오국 현대차 노조 대외협력실장은 “멀리 갈 것 없이 지역사회에서부터 사랑받는 현대차를 만드는 것이 당면한 과제”라고 말했다. 1987년 ‘노동자 대투쟁’을 겪으며 35명으로 결성된 현대차 노조는 지난해 말 현재 조합원 5만 명 규모로 몸집을 불렸다. 한때 한국 노동운동의 상징으로 불리며 지지를 받기도 했다. 하지만 회사 상황과 관계없이 매년 되풀이되는 파업에 ‘귀족노조’라는 비판을 받으며 ‘철의 노동자’들은 녹이 슬어갔다. 변화는 이른바 ‘실리 성향’을 내세운 이상수 지부장이 지난해 말 당선된 이후부터 본격화되고 있다. 노조가 매주 두 차례 회사 안팎을 향해 목소리를 내는 소식지의 메시지부터 변화의 기류가 확연하다. “조합원이 배부른 귀족노동자, 안티현대로 낙인찍히는 불명예를 안고 살아가고 있다”거나 “이제 노동운동은 사회적 명분과 여론을 등에 업지 않으면 필패할 수밖에 없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최근 현대차에서 잇따라 품질 문제가 불거지자 노조가 나서 품질 개선을 강조하기도 했다. 흠집이나 도장 불량, 단차 발생 등은 조합원의 책임일 수 있다며 품질 이슈를 노조가 주도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고객들의 까다로운 눈높이를 부정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대부분의 이슈를 회사의 책임으로 돌리던 과거의 모습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코로나19로 판매 타격이 커지자 고용 보장을 전제로 임금을 동결한 독일 경쟁사 사례를 제시하기도 했다. 현대차 노조는 지난달 22일 임시 대의원 대회에서 기본급 12만 원 인상 등을 포함한 임금협상 요구안을 결정했다. 상급단체인 금속노조의 공통 요구안을 반영해 이런 요구안을 마련했지만 실제 협상 과정에서는 공세 수위를 다소 낮출 것으로 자동차 업계에선 보고 있다. 실제 대의원 대회에서는 코로나19 사태가 본격화되기 전에 마련된 금속노조 공통 요구안보다 낮은 인상 폭을 요구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귀족노동자 낙인…이제 노동운동도 바뀔 때” 기자는 지난달 24일 권오국 현대차 노조 대외협력실장과 함께 울산공장을 둘러보면서 달라진 현대차 노조의 분위기를 느낄 수 있었다. 권 실장의 얘기와 자동차 업계의 분석을 종합하면 최근의 변화는 ‘노조에 대한 심각한 반감을 위기로 받아들인 노조의 대응’으로 요약된다. 최근 현대차 관련 기사에는 주제와 무관하게 노조에 대한 비난이 줄줄이 댓글로 달리는 경우가 적지 않다. 노조에 대한 반감이 깊어진 가운데 와이파이 차단 논란, 조기 퇴근자 해고 조치 등이 알려지면서 비난 여론이 거세졌다. 노조도 이를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권 실장은 “자동차 품질을 향상시키고 노조와 회사의 이미지를 높이는 것이 노조에도 절실한 상황”이라고 했다. 현대차가 국내에서 소비자들에게 사랑받는 회사로 거듭나야 조합원의 일감을 늘릴 수 있다는 것이다. 집행부는 기존의 노조 활동이 2020년 한국 사회에서 뚜렷한 한계를 노출하고 있다고 평가한다. 초기의 ‘전투적 조합주의’는 1997년 국제통화기금(IMF) 구제기금 사태를 계기로 ‘패배’한 것으로 본다. 정리해고를 포함한 구조조정을 막아내지 못했다는 것이다. 이후에는 ‘실리적 조합주의’를 내걸어 임금·처우 개선 등에서 효력을 발휘했다. 하지만 사회적으로는 노조가 고립되는 결과를 초래했다. 이른바 ‘귀족노조’ 프레임을 고착화시켰다는 것이다. 자동차는 소비자의 선택을 받아야 하는 제품이다. 노조의 사회적 고립이 심화돼 현대차가 소비자로부터 외면받게 되면 회사는 물론 노조도 큰 타격을 입게 된다는 것이 집행부의 고민이다.○ 미래차 시대… “정년퇴직 할 수 있능교?” 물론 과거에도 ‘실리파’ 집행부가 들어설 때마다 투쟁 방식의 변화 조짐이 나타나곤 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진짜 다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전기자동차를 비롯한 미래차 시대의 물결이 밀려오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달 24일 울산공장 본관 앞에 테슬라의 하얀색 ‘모델3’ 한 대가 눈에 띄었다. 이 차는 노조가 조합원들에게 미래차 기술을 살펴보자며 가져온 차다. 비록 연구차량이긴 하지만 다른 브랜드의 차량은 사실상 공장에 들어올 수 없는 현대차 상황에서 노조의 스탠스가 확연하게 바뀌었다는 점을 상징하는 사례다. 권 실장은 울산공장 조합원들로부터 “내가 여기서 정년퇴직 할 수 있능교?”라는 질문을 수시로 받는다고 털어놨다. 내연기관차 생산이 전기차 생산으로 바뀌면 일감이 20∼40% 감소할 것으로 예측되는 상황에서 현대차의 미래와 자신들의 일자리를 걱정하는 목소리다. 전기차 시대에 대한 고민은 1, 2년 전부터 본격화됐다. 울산1공장 2라인은 이달 전기차 전용 생산 라인으로 바꾸는 공사를 진행한다. 아직 코나 등을 생산하고 있는 이 라인을 둘러보면서 권 실장은 “전반적인 차량 조립 라인은 그대로 가겠지만 엔진·변속기 생산 공장의 일감은 물론이고 엔진을 조립하는 공정도 사라질 것”이라고 했다. 사라지는 일감을 어떻게 유지하느냐가 노조 최대의 과제인 상황. 집행부는 변화에 동참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권 실장은 “우리도 서울 본사에서 항공 모빌리티 등의 사업 계획까지 내놓은 것을 유심히 보고 있다”며 “변화를 거부할 수 없으니 발목 잡지 않고 새로운 사업에서 일자리를 만들어 가자는 것이 지금 노조의 스탠스”라고 강조했다. 지난달 30일 현대차 노조는 ‘울산자동차산업 노사정 미래포럼’ 출범에 함께 나서기도 했다. 자동차 산업 생태계 전환과 코로나19 위기 대응을 위해 네트워크 구축과 사회적 대화가 필요하다는 점에 공감한 것이다. 조선업 침체로 현대중공업이 구조조정을 겪으면서 울산시민이 2만 명 이상 줄어든 것으로 추산되는 상황에서 현대차까지 고용 충격을 받으면 울산에 이보다 몇 배 큰 타격이 될 것으로 노조는 분석하고 있다.○ 민노총 사태 같은 내부 반발도 걸림돌 하지만 현대차 노조가 얼마나 바뀔 수 있을지 회의적인 시각도 많다. 집행부에 정말 변화 의지가 있느냐도 문제지만 집행부가 모든 것을 이끌고 나갈 수 없는 구조적 제약도 존재한다. 내부 반발로 위원장이 밀려난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의 상황이 현대차 노조에서 벌어지지 않으리라는 보장이 없다는 것이다. 민노총에서는 최근 코로나19 위기 극복을 위한 노사정 합의안에 합의했던 김명환 전 위원장이 합의안의 내부 추인이 무산되면서 사퇴한 바 있다. 실제 울산공장 내부에서는 “노조 집행부는 ‘경영’을 하지 말고 ‘집행’을 하라”는 비판 대자보가 붙어 있기도 했다. 회사 경영에 협조하지 말고 조합원의 권익 보호에 더 집중하라는 노조 내부의 반발 기류가 있다는 것이다. 국내 최대 규모의 사업장인 현대차에는 다양한 노동운동 계파가 있고 선거를 앞두고 이합집산하면서 집행부를 선출한다. 2년 임기의 노조가 큰 변화를 이끌어 내기에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조합원 수가 가장 많은 울산공장의 경우 노조 집행부도 중요하지만 각 공장을 대표하는 사업부 대표(9명)와 대의원 등의 발언력도 상당하다. 전기차 생산량의 증가가 엔진·변속기 등 일부 사업부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칠 경우 노사는 물론 노조 내부의 갈등 요소로 떠오를 수 있다. 한 울산공장 근로자는 “밖에서 보면 당연한 변화일 수 있지만 자신들의 권익을 우선하는 현장의 생각은 다를 수 있다”며 “최근 노조의 움직임을 현장에서 얼마나 수긍할지, 앞으로 임금 합의안 투표를 통해 ‘불신임’에 나서지 않을지는 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울산=김도형 산업1부 기자 dodo@donga.com}

요즘 차와 차 업계를 이야기하는 [김도형 기자의 휴일차(車)담], 오늘은 차량의 안전에 대해 얘기해볼까 합니다. 최근 최동석 KBS 아나운서와 방송인 박지윤 씨 가족이 고속도로에서 교통사고를 당하고도 다행히 경미한 부상을 입은 일을 계기로 한 휴일차담이라고 봐도 좋을 듯합니다. 익히 알려진 것처럼 최동석 아나운서와 박지윤 씨 가족은 최근 고속도로에서 볼보의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XC90’을 탄 채로 음주운전 역주행해 온 2.5톤 화물차와 정면으로 충돌하는 사고를 당했습니다. 다행스럽게도 최 아나운서와 박지윤 씨 그리고 뒷좌석에 탄 자녀분들까지 가족 모두 부상이 비교적 경미했다고 합니다.음주운전 역주행으로 사고를 일으킨 화물차 운전자도 다리 골절상으로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듯하니 잘못은 잘못대로 따지되, 불행 중 다행인 사고라고 할 수 있을 듯합니다. 양쪽 모두 치명적인 부상은 피했다는 점에서 충돌 직전의 차량 속도가 아주 고속은 아니었을 수 있겠다는 추측도 조심스레 해볼 수 있겠습니다. 스웨덴 브랜드인 볼보는 ‘안전의 대명사’로 불리기도 하는데요. 어느 정도의 속도에서 발생했는지는 확실치 않겠지만 이번 사고는 볼보 그리고 XC90의 안전성을 보여줬다는 점으로도 많이 주목을 받았습니다. 실제로 볼보는 다양한 안전기술에서 선도적인 역할을 해온 브랜드이고 대다수 모델이 각종 안전성 평가에서 상당히 높은 등급을 받고 있는 브랜드입니다. 도로 위의 사고는 예측도, 예단도 힘든 일입니다. 빠르게 달리는 중량물인 자동차 안에서 예상하지 못한 사고를 당할 때는 어느 누구도 함부로 안전을 장담할 수 없습니다. 완전하게 분석되지 않은 사고로 차량의 안전성을 단정적으로 얘기하기는 어렵습니다. 그리고 어떤 브랜드의 차를 탄다고 해서 늘 안전할 것이라고 기대하는 것은 위험할 수도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브랜드들은 사고 상황에서 조금이라도 안전한 차를 만들기 위해 지금도 노력하고 있습니다. 단순히 ‘볼보가 안전하냐 아니냐’를 넘어서, 안전한 차를 만들기 위해서는 어떤 차량 구조 설계가 이뤄지고 있는 지, 왜 다른 브랜드는 볼보와 같은 ‘안전’ 이미지가 없는지, 어떤 자료로 차량의 안전성을 확인해 볼 수 있는지까지를 한번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수소연료전기차의 현주소를 짚어본 지난번 휴일차담에 보내주신 성원에도 깊이 감사드립니다.https://www.donga.com/news/Economy/article/all/20200725/102152452/1https://www.donga.com/news/Series/70010900000002● 안전한 차의 대명사 ‘볼보’ 스웨덴을 대표하는 자동차 브랜드 볼보는 최근 디자인 측면에서 괄목할만한 변화를 만들어내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그리고 지난해 국내에서 연간 1만대 판매를 기록하면서 꾸준히 성장하고 있는 브랜드입니다. 중국 지리자동차에 인수됐지만 볼보는 기존의 브랜드 가치를 잘 지켜내는 경영을 이어가고 있다는 것이 자동차 업계의 일반적인 평가이기도 합니다. 지난해에 저도 볼보의 중형 SUV인 XC60을 장거리 시승해볼 기회가 있었는데요. 과하게 화려하지 않으면서도 고급스러운 인테리어, 2리터 가솔린 엔진의 기대 수준을 뛰어넘는 가속력(T6 모델 기준), ‘바워스 앤 윌킨스’의 인상적인 오디오 시스템 등이 기억에 남는 ‘꽤 탐나는 차’였습니다. 이런 볼보는 늘 ‘안전’이라는 단어와 같이 붙어 다니는데요. 사실 자동차 브랜드에게 안전이라는 단어와 자연스럽게 연결될 수 있다는 점은 큰 메리트가 될 수도 있습니다. 외관으로는 결코 확인할 수 없는 부분인 ‘안전’을 강점으로 거느리고 있으면 브랜드 이미지에서 상당한 이점을 누릴 수 있다는 것입니다. 실제로 볼보는 자동차 안전 기술에서 선도적인 역할을 해 왔습니다. 가장 대표적인 일이라면 역시 일반 차량의 운전석에서 볼 수 있는 형태의 3점식 안전벨트를 1959년 자동차 회사 최초로 개발한 일이겠습니다. 충돌 상황에서 앞으로 튕겨져 나가는 승객의 몸을 꽉 잡아 붙들어 매는 안전벨트는 지금도 가장 기본적이면서 핵심적인 안전 기술입니다. 볼보는 이 기술로 돈을 더 벌려고 하기보다는 기술을 무료로 공유하고 모든 브랜드가 함께 쓰는 길을 선택했다고 하니 그들의 안전 철학을 보여주는 일로 이만한 사례가 없지 않을까 싶습니다. 볼보는 1970년에 교통사고조사팀을 발족시켜서 운영하고 있기도 한데요. 다양한 교통사고 사례를 직접 조사해서 여기에 맞는 안전 기술을 적용하기 위한 노력입니다. 볼보는 다양한 에어백 기술, 긴급제동 시스템 등에서도 선도적인 모습을 보여준 바 있습니다. 사실 XC60을 시승할 때는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을 활용하면서 너무 까탈스러운 세팅 때문에 불편을 느낀 경험도 있습니다. 스스로 차선을 유지하는 기술이 있음에도 운전자가 운전대에서 손을 떼는 것은 잠시를 못 참고 경보를 울리고 기능(파일럿 어시스트 2)을 꺼버리는 것이었는데요. 볼보 측에서는 ADAS는 운전을 도와주는 기능일 뿐이고 운전자가 ‘반자율주행’이라는 개념으로 받아들이지 않도록 경계한다고 설명해주기도 했습니다. 최동석 아나운서와 박지윤 씨 가족의 사고는 볼보의 교통사고조사팀이 출동할 정도의 일은 아니지만 국내에서는 워낙 관심이 컸던 사고인데요. 볼보자동차코리아에서도 이번 사고에 대해서 어느 정도 파악을 한 모습입니다. 고객의 일이고 또 사고 상황인지라 공식적으로 입장을 밝히지는 않고 있지만 우선 이번 사고에서 차량이 탑승객 공간(캐빈룸)을 비교적 잘 보호했다고 평가하는 듯 합니다. 그리고 정면충돌 상황에서 볼보 차량이 스스로 회피하는 움직임을 통해 쌍방 간의 충격을 줄이는 기술이 구현됐는지까지 살펴보고 있는 듯 합니다.● 안전한 차의 열쇠는 ‘승객공간’ 보호 안전한 차를 만들기 위한 노력은 당연히 볼보만의 전유물이 아닙니다. 국내·외의 많은 브랜드가 차량의 가장 기본이라고 할 수 있는 안전을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번 사고에서도 나타난 것처럼 안전한 차를 만들기 위해서 가장 중요한 점을 얘기 보자면 아무래도 탑승객의 공간을 잘 지켜내는 것이겠습니다. 독자분들도 차가 종이처럼 구겨지는 사고에도 불구하고 승객은 큰 부상 없이 스스로 걸어 나오는 모습 등을 영상으로 종종 보셨을텐데요. 사고가 나게 되면 결국은 대부분 강철로 구성된 차체가 탑승객을 얼마나 잘 보호할 수 있느냐가 핵심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이와 관련해 메르세데스벤츠의 엔지니어가 1952년에 정립한 ‘충돌존(Crumple Zone)’이라는 개념이 있습니다. 충돌 안전을 위한 차체 개발 전략인데 무너트릴 곳과 버틸 곳을 구분해서 차체 설계에 반영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곧, 승객이 타는 공간은 버티는 곳으로 변형을 최소화하고 차량 전방의 엔진룸과 후방의 트렁크 룸 등은 충돌 에너지 흡수를 위해 변형을 최대화하는 개념입니다. ‘차가 잘 찌그러져서 충돌 에너지를 흡수해야 안전하다’고 알고 있는 통설이 여기에 기반하는 셈입니다. 이를 바탕으로 실제로는 다음과 같은 개념이 정립될 수 있습니다. ‘일정 속도로 달리던 차량이 차 대 차 또는 단독 충돌사고를 당했을 경우 0.1초 안에 차량속도가 ’0‘이 되면서, 의도한 공간을 변형시켜 운동에너지를 흡수해야 승객공간의 변형을 최소화할 수 있다’ 같은 개념입니다. 운전석 앞부분의 엔진룸 등에는 차량의 기능을 위한 부품들이 배치되지만 충돌 사고 시에는 캐빈룸의 변형을 최소화하기 위한 일종의 ‘버퍼공간’으로 설계되는 것이 기본인 셈입니다. 그렇다면 이런 개념, 목표를 위해서는 어떤 설계가 적용될까요. 캐빈룸 앞뒤의 엔진룸, 러기지룸 등에는 강성이 높은 초고장력강판보다는 적절한 강도의 고장력강판, 보강재 등으로 충돌에너지를 효과적으로 흡수할 수 있는 구조를 갖춘다는 것이 자동차 업계의 설명입니다. 그리고 반드시 지켜내야 할 캐빈룸에는 초고장력강판 등을 적극 활용하게 됩니다. 이런 측면에서 보자면 이번 사고에서 박지윤 씨 가족의 XC90은 전면부가 완전히 찌그러지다시피 하면서 충격을 잘 흡수했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반면에 2.5톤 화물차의 경우에 충격을 흡수할 수 있는 전면부가 거의 없다는 점이 충돌 안전에서는 단점이 될 수 있습니다. 또 같은 승용차끼리의 충돌이라면 아무래도 큰 차가 충격 흡수 측면에서 더 유리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XC90 같은 대형 차량이 충돌 시의 충격을 흡수할 수 있는 공간이 더 크다는 것인데요. 다만, 최근에는 중량이 더 큰 차가 다른 차와 충돌했을 때 상대 차량에 더 큰 충격을 줄 수 있고 이에 따라 ‘공격성’이 더 클 수도 있다는 점 때문에 충돌 테스트에서는 오히려 일종의 ‘페널티’를 받게 하는 흐름도 감지됩니다. 안전성을 높이는 차체 설계는 상당히 복잡한 영역입니다. 더 큰 안전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더 비싸고 좋은 소재를 써야 할 수 있고 다양한 사고 사례를 바탕으로 한 정교한 차체 설계 기술이 필요할 수도 있습니다. 가령 현대자동차가 최근 3세대 플랫폼의 안전성과 관련해 내놓은 설명은 이런 식입니다. 현대차가 신형 8세대 쏘나타 등에 적용한 3세대 플랫폼은 충돌 시에 접촉면적을 더 키워서 충돌에너지 흡수율을 높이고 서스펜션 부품 등이 충돌 시에 의도한 방향으로 분리돼 캐빈룸으로 전달되는 충격을 최소화한다는 등의 설명이 붙어있습니다. 또 차체 결합 구조를 개선을 통해 스몰오버랩(국소부위) 충돌 시에 차가 회전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미끄러질 수 있는 설계를 구현했다고 얘기하고 있습니다. 충돌 시에 차가 회전하면 2차 사고의 가능성이 더 커진다는 점까지 고려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런 설명만으로 과거보다 얼마나 안전성이 개선됐는지를 명쾌하게 알기는 힘들지만 이런 방식을 통해서 안전성을 개선을 해 나간다고 볼 수 있는 예시입니다.● 어쩔 수 없는 비용 문제… ‘안전’이 중요한 시대가 볼보에겐 기회? 하지만 자동차 브랜드의 입장에서는 모두가 볼보와 같은 전략을 구사하기 어렵다는 측면도 있습니다. 안전한 차를 만드는데 조금이라도 더 도움이 되는 소재를 사용하고 꾸준히 안전성을 강화하는 노력은 결국 더 큰 비용을 수반할 수밖에 없습니다. 소재 자체가 비용이 될 수도 있고 다양한 교통사고 사례를 일일이 조사하는 일과 그 분석 결과를 차체 설계에 반영하는 일이 비용이 될 수도 있습니다. 볼보가 아닌 다른 브랜드들도 안전한 차를 만드는 데 힘을 쏟겠지만 한 대의 차를 만들기 위해 고려해야 할 다양한 요소와의 복잡한 방정식에서 안전만을 앞세우기는 힘들 수 있습니다. 그동안 전 세계의 운전자들이 모두 ‘안전’에만 큰 가치에 두고 차를 선택했다면 볼보가 경영난으로 중국 자동차 기업에 매각되는 일은 벌어지지 않았겠지요. 충분한 수준의 안전성을 확보했다고 판단한다면 생산 비용이나 디자인, 중량, 연비 등을 함께 고려해야 할 수도 있습니다. ‘안전’만 생각하자면 너도나도 탱크를 몰고 도로에 나서야 할 수도 있습니다. 브랜드의 입장에서는 조금 더 안전할 수 있다는 이유로 소비자가 얼마나 더 많은 돈을 지불할 의향이 있는 지까지 고려해야 합니다. 그리고 국가나 지역, 브랜드에 따라서는 ‘안전’이 아직 그렇게 중요한 가치가 아닌 환경일 수도 있습니다. 그러니 볼보는 볼보 나름의 철학과 전략을 펼치는 것이고 다른 브랜드들은 또 그 나름의 전략을 구사하는 것이겠지요. 이런 관점을 좀 확장하자면 최근 한국 시장에서 보여준 볼보의 성장은 한국 사회의 가치관 변화를 보여주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 과거의 각지고 투박한 디자인에서 뚜렷한 진보를 이뤄내긴 했지만 볼보는 여전히 고가의 브랜드입니다. 독일 프리미엄 브랜드에 육박하는 가격표를 붙이고 실제 판매 단계에서의 할인도 전혀 해주지 않고 있습니다. 그런데도 볼보는 최근 국내에서 눈에 띄는 성장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이는 결국 ‘안전’이라는 가치 자체가 점점 더 중요시해지는 사회 분위기와 무관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배우 연정훈 씨가 한가인 씨를 비롯한 가족을 위한 차로 볼보를 선택했다는 것도 시사하는 바가 있습니다. 연정훈 씨는 레이서로도 유명한 분입니다. 저는 이 분이 서킷에서 모는 차를 옆좌석에서 직접 타보면서 레이서로서의 면모를 경험한 적도 있는데요. 폭발적인 스피드와 거친 코너링을 즐기는 ‘진짜 레이서’도 이제 가족을 위한 차로는 더 비싸고 고성능인 차가 아니라 안전한 차를 선택한다는 것입니다.● IIHS 등에서 수치화된 안전성 확인 가능 다양한 브랜드의 차들이 어느 정도의 안전성을 확보했느냐하는 것은 생각보다 어렵지 않게 확인을 해볼 수 있습니다. 여러 국제기관은 물론 국내 기관에서도 실제 차량을 이용한 충돌 테스트 결과를 공개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가장 대표적으로는 미국 고속도로 안전보험협회(IIHS)와 유로앤캡(Euro NCAP) 등을 꼽을 수 있겠는데요. 이들의 평가는 다양한 조건의 실제 충돌 시험을 통해 탑승객이 받을 수 있는 피해를 여러 가지 항목으로 확인하고 있습니다. 정면 충돌, 정면 부분 충돌, 측면 충돌, 측면 경사 충돌, 후방 추돌 등 다양한 각도의 충돌 시험이 이뤄집니다. 인체에 미치는 피해를 측정하기 위해 흔히 ‘더미’라고 부르는 인체모형이 활용됩니다. 이들 기관의 홈페이지에 들어가면 이런 충돌 테스트 결과를 연도별, 차종별로 쉽게 볼 수 있습니다. 막연히 ‘어느 브랜드, 어느 차가 안전하다더라’는 것보다 훨씬 정확한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셈입니다. 참고로 주소를 남겨드리면 다음과 같습니다.http://www.kncap.org/indexNew.jsphttps://www.iihs.org/https://www.euroncap.com/en/ 이런 곳에서 볼보를 한번 찾아보면 어떨까요. 볼보는 이런 테스트에서도 늘 최상위권입니다. 어느 지역, 어느 조사를 살펴봐도 일관되게 높은 점수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볼보 측에 따르면 가장 가혹한 테스트로 꼽히는 ‘스몰오버랩(국소부위) 테스트’가 2013년 미국 IIHS에서 처음 시작돼 대부분의 브랜드가 박살이 나다시피 고전할 때도 볼보는 무사히 테스트를 통과했다고 합니다. 이 사례에서 재미난 것은 그 이유인데요. 차체 앞부분의 4분의 1만 충돌시키는 이런 어려운 테스트 자체를 볼보가 먼저 연구하고 있었고 이를 IIHS가 나중에 채택했다는 것입니다. 물론, 최근의 테스트에서 볼보보다 더 좋은 평가를 받는 브랜드, 차량도 당연히 많이 있습니다. 지난해 국내 KNCAP 조사에서는 볼보 ‘XC60’도 좋은 평가를 받았지만 BMW ‘320d’가 가장 좋은 점수를 받았습니다. 올해 북미 IIHS 테스트 대형 럭셔리 카 부문에서는 아우디와 제네시스 차량들이 ‘톱 세이프티 픽 +’ 평가에 다수 이름을 올렸습니다. 현대·기아차도 최근 충돌 테스트에서 상당히 높은 점수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지난 2월 IIHS가 발표한 충돌안전평가 ‘최고 안전한 차’에 현대·기아차는 17개 차종이 선정된 바 있습니다. 정면충돌 상황에서도 일부 부위에 충돌에너지가 집중되는 상황을 가정해 스몰오버랩 테스트를 추가한 것처럼 이들 테스트도 다양한 사고 형태를 고려해 진화하고 있으니 차에 대한 안전성을 확인하는 것은 이런 객관적인 수치를 활용하는 것도 좋을 듯합니다. 차를 구매할 때 이런 객관적인 수치들을 확인하는 현명한 소비자들이 더 늘어난다면 자동차 회사들은 안전성에 더 신경을 쓰게 될 수밖에 없습니다. 물론, 실제 도로에서 사고 대비보다 테스트 점수를 잘 받는데 중점을 둘 수 밖에 없는 브랜드들의 입장과는 어느 정도 괴리를 감수해야겠습니다만… 스웨덴을 대표하는 볼보는 수십 년 동안의 노력으로 ‘안전한 차’라는 평가를 일궈냈습니다. 그리고 이 평가는 지금의 볼보에게 가장 중요한 자산일 수 있습니다. 비용과 노력이 들어가는 일이겠지만, 한국의 자동차 브랜드들도 꾸준한 노력을 통해 ‘안전’이라는 점에서 호평 받고 이를 자산으로 만들어 갈 수 있다면 참 좋지 않을까하는 생각도 해봅니다. 조금이라도 더 안전한 차를 타고 싶은 고객의 마음은 전기차 시대 혹은 자율주행차 시대에도 여전히 중요한 부분일 수 있습니다. 안전한 차도 좋지만 무엇보다도 ‘안전한 운전’이 최우선이라는 점은 독자 여러분들도 늘 잊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아무리 안전성 높은 차를 몰아도, 탱크가 아닌 이상, 대형차가 즐비한 고속도로에서의 사고 등은 언제든 치명적인 상황으로 연결될 수 있습니다. 오늘은 충돌 상황에서의 안전성을 얘기하는 ‘수동적 안전기술(패시브 세이프티)’을 주로 얘기했지만 사실 최근의 많은 브랜드들은 첨단 기술을 활용해 자동차 스스로 사고 자체를 미연에 막거나 사고의 규모를 줄이는 ‘능동적 안전기술(액티브 세이프티)’에 공을 들이고 있기도 합니다. 사고를 대비해 안전한 차체를 설계하지만 사고를 막는 것 만한 ‘안전’은 없다는 것입니다. 오늘 이야기에 언급한 사고를 당하신 분들의 빠른 쾌유를 기원합니다. 그리고 앞으로 도로에서 음주운전만큼은 반드시 사라지길 바라봅니다.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최근 상습적인 조기 퇴근자를 해고 처분한 현대자동차가 근무시간에 근무지를 벗어나 낚시를 한 울산공장 직원을 징계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와 함께 상습적으로 조기 퇴근해온 근로자 300명에 대해서도 감봉 등 무더기 징계를 내렸다. 최근 신차 품질 문제가 불거진 현대차가 현장의 근무기강을 다잡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30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최근 근무지 무단이탈을 이유로 울산공장 근로자 1명에 대해 15일간의 정직 처분을 내렸다. 또 이 문제와 관련한 관리 책임을 물어 2명의 직원을 경고 처분했다. 근무지를 벗어났다는 이유로 중징계에 해당하는 정직 처분을 내린 것은 이례적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이 근로자는 야근조에서 일하는 직원으로 울산공장 내부에서 낚시를 하기 위해 근무 중 작업장을 이탈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근로자는 자신의 작업을 미리 마무리 짓고 걸어놨던 낚싯줄을 확인하러 갔을 뿐이라고 주장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지만 징계를 피하지 못했다. 또 현대차는 정해진 근무시간까지 자리를 지키지 않고 일찌감치 작업장을 벗어나 공장 출입구에서 대기하다 퇴근하는 이른바 상습적인 조기 퇴근자 약 300명에 대해서도 견책 감봉 등의 중징계를 내렸다. 특근 시 근무시간을 지키지 않는 불성실한 근무 행태를 근절하기 위해 강하게 대처해 나가겠다는 것이다. 현대차는 이에 앞서 수년에 걸쳐 상습적으로 조기 퇴근하고도 이 같은 사실을 인정하지 않은 직원을 최근 해고 조치한 바 있다. 현대차는 최근 출시한 신차에서 잇따라 품질 문제가 발생하면서 출시 전 일반도로 점검 기간을 늘리는 등 생산 품질 관리에 나서고 있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과 교수는 “수만 개의 부품으로 구성되는 자동차는 많은 직원들이 얼마나 공들여 만드는지가 품질에 큰 영향을 미치는 제품”이라며 “소비자의 눈높이가 높아지고 있는 만큼 조기 퇴근을 비롯한 낡은 관행을 이제는 바꿔야 할 때”라고 말했다.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요즘 차와 차 업계를 이야기하는 [김도형 기자의 휴일차(車)담], 열번째 편인 오늘의 주제는 수소전기차입니다. 흔히 수소차로 부르는 ‘넥쏘’ 등은 길게 부르면 수소연료전기차인데요. 수소를 연료로 전기를 만들어서 운행하기 때문입니다. 이 수소차에서는 수소와 산소를 화학 반응시켜서 전기를 만들어내는 ‘연료전지’가 엔진과 같은 핵심적인 역할을 합니다. 수소와 산소가 만나면서 만들어내는 것은 전기와 물, 그리고 약간의 열 뿐입니다. 이산화탄소와 미세먼지 같은 공해 물질은 전혀 배출하지 않습니다.수소와 산소를 반응시키기 위해 공기를 빨아들이는 과정에서 공기필터를 활용하면 오히려 공기를 정화하는 효과까지 거둘 수 있는 수소차. 이번 정부가 ‘수소경제 로드맵’을 내놓은 가운데 문재인 대통령은 이런 수소차 홍보대사를 자처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밝은 면만 있을 수는 없습니다. 수소차는 수소가 가진 한계 때문에 친환경차 시대를 주름 잡는 데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이는 차입니다. 어떤 한계와 전망을 가지고 있는지를 간단하게 얘기해 보겠습니다. 친환경차 시대에 기업과 정부가 호흡을 맞춰야 하는 문제에 대한 지난번 휴일차담에 보내주신 성원에도 깊이 감사드립니다.● 친환경적이지 않은 수소 생산 단순하게 정리하면, 적어도 현재의 한국에서 수소차는 친환경차가 아닙니다. 이유는 바로 수소를 생산하는 방식 때문입니다. 수소는 석유나 천연가스처럼 자연에서 그냥 채취할 수 있는 자원이 아닙니다. 지금 한국에서 수소를 생산하는 방식은 크게 2가지 방식입니다. 부생수소와 개질수소가 그것인데요. 부생수소는 “부가적으로 생성된다”는 말뜻처럼 제철소와 석유화학공장 등에서 ‘딱히 원하지 않아도’ 만들어지는 수소입니다.부가적으로 얻어지는 수소이지만 이 수소는 수소차가 아니어도 이미 쓰일 곳이 있는 유용한 기체였는데요. 제철소의 경우 부생수소를 태워서 전기를 만들어 사용해 오기도 했습니다. 또 수소는 석유화학공정에서 ‘황’을 제거(탈황)하는 데도 중요하게 쓰입니다. 석유화학 업종이 발달한 한국에서는 여기에 쓰이는 수소의 양이 상당한데요. 그래서 수소를 따로 만들어서 쓰기도 합니다. 바로 ‘개질수소’입니다. 화학식으로 뜯어보면 ‘H’를 많이 가지고 있는 천연가스나 석유가스 등을 고온·고압의 수증기로 처리해서 수소를 분리해 내는 방식으로 생산합니다.세계적으로 다양한 수소 생산 방식이 연구되고 있지만 지금까지 현실화된 수소 생산은 대체로 이 두 방식을 벗어나지 못합니다. 부생수소이든 개질수소이든 결국 화석연료를 바탕으로 만들어질 수밖에 없다는 것입니다.공기 중에 다량 포함돼 있는 질소나 산소와는 달리 수소는 그냥 ‘채집’할 수가 없다는 점을 다시 상기해 보면 어쩔 수 없는 한계입니다. 호주에서 하고 있는 갈탄을 이용한 수소 생산 역시 기본적으로는 화석연료를 기반으로 한 수소 생산 방식입니다. 이러니 자연스레, 수소차는 아직 친환경차라고 말을 하기가 어렵습니다. 수소차에서 아무런 공해물질을 배출하지 않더라도, 수소를 만드는데 화석연료를 이용해야 한다면 어떻게 친환경차일 수 있겠느냐는 것이지요. 현재 단계에서 보면 수소차는 전기차보다도 ‘덜 친환경적’이라고 해야 할 수도 있습니다. 신재생 발전 혹은 원자력 발전으로 만들어진 전기로 충전하는 전기차라면 지금도 어느 정도 친환경적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만 수소차는 그럴 여지도 없는 것이지요. ● 운송·충전에서도 상당한 에너지 소모현재 수소차의 약점은 또 있습니다. 수소 운송이 어렵습니다. 수소는 녹는점이 영하 259.2도입니다. 영하 180도가량의 녹는점을 가진 천연가스·석유가스 등에 비해 훨씬 더 낮은 온도입니다. 그래서 수소 액화하지 못한 기체 상태로 운송합니다. 압력을 가해서 부피를 줄이지만 액화하는 것에 비하면 훨씬 부피가 큽니다. 같은 양을 운송하려고 해도 훨씬 더 많이 왔다 갔다 해야 하는 셈입니다. 탈황 작업에 막대한 수소를 소모하는 석유화학 공장에서는 고정된 파이프를 이용해 안정적으로 수소를 공급받기도 합니다. 하지만 수소차 충전에 쓰이는 정도의 수소는 대체로 ‘튜브 트레일러’ 형태로 운송됩니다. 운송에도 적지 않은 에너지가 소모되는 셈입니다. 수소차는 충전할 때도 상당한 에너지 소모가 필요합니다. 이 역시 수소를 기체 상태로 이용하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기체 상태의 수소는 휘발유처럼 호스를 꽂고 탱크를 채워 넣는 식으로 충전할 수가 없습니다. 충전소에 있는 수소탱크의 압력을 높이고 이 탱크를 수소차의 수소탱크와 연결해서 압력 차이에 의해서 자연스럽게 충전이 되는 방식을 씁니다. 충전소 수소탱크의 압력을 높이는데도 상당한 양의 전기가 쓰일 수밖에 없습니다. 충전소에서 수소버스를 한 대 충전하고 나면 짧게는 수십 분, 길게는 1시간 이상 기다려야 다음 차를 충전할 수 있다는 이유가 바로 이런 점 때문입니다. 이런 운송·충전 방식의 한계는 수소차가 울산 등을 중심으로 초반 보급된 것과도 무관치 않습니다. 울산은 석유화학 공단이 자리 잡고 있어서 수소가 충분히 생산되고 운송도 비교적 쉽게 할 수 있는 지역입니다. 반대로 서울과 같은 대도시는 수소를 공급하고 충전하는 측면에서 불리할 수밖에 없습니다. ‘튜브 트레일러’를 넣어야 하는 수소 충전소는 상당한 부지를 필요로 하는데 서울처럼 땅값이 높고 도로 여건이 불편한 곳은 현재로서는 수소차 보급에 훨씬 불리합니다.● ‘그레이 수소’에서 ‘그린 수소’로 건너가야 친환경 만드는 데도 에너지, 운송하는 데도 에너지, 충전하는 데도 에너지… 사실 이 ‘에너지’라는 것이 화석연료 아니면 원자력 등이 그 뿌리인 경우가 많은데 왜 굳이 수소를 써야 하는건가, 라는 의문도 생깁니다. 하지만 수소차는 ‘궁극의 친환경차’로서 분명한 장점을 가지고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수소차 시대의 도래는 사실 ‘에너지 대전환’을 전제로 하고 있습니다. 단순히 수소차 기술이 발전해서 가능한 일은 아니고 수소 자체가 에너지 시장 전반에서 중요한 역할을 차지할 때 비로소 수소차도 진정한 친환경차로 거듭날 수 있다는 시각입니다. 말씀드린 것처럼 수소는 어디서 채취하는 에너지원이 아닙니다. 다른 에너지를 ‘수소’로 전환해서 사용한다는 점에 어느 정도의 답이 숨어 있습니다. 가장 이상적인 시나리오는 이렇습니다. 망망대해에서 태양광 혹은 풍력으로 많은 양의 ‘친환경’ 전기를 만듭니다. 이렇게 만들어진 전기의 일부는 도시로 송전해서 즉시 소비할 수 있겠지만 소비하지 못한 전기도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러면 이 남는 전기로 물을 전기분해해서 수소로 만들어서 저장합니다. 저장이 어려운 전기 에너지의 한계를 수소로의 전환을 통해 극복하는 아이디어입니다. 수소가 일종의 에너지 저장수단 역할을 하는 것입니다. 이렇게 친환경적으로 생산된 수소가 바로 ‘그린 수소’입니다. 말 그대로의 친환경 수소입니다. 그리고 부생수소나 개질수소는 이른바 ‘그레이 수소’입니다. 수소 관련 업계에서는 ‘그레이 수소’ 중심의 수소 생태계가 ‘그린 수소’ 중심으로 바뀌어야 진정한 친환경 수소 시대가 될 수 있다는 점을 잘 알고 있습니다. 물론, 순식간에 이런 변화를 만들어 내기는 힘들기 때문에 ‘그레이 수소’를 충분히 잘 활용해보는 것이 먼저이겠지요. 이를 위해 우선은 갈탄 등으로 수소를 대량으로 생산하고 국제적으로 거래가 되는 ‘상품’으로 만드는 것이 수소 사회로 가는 첫 걸음일 수 있습니다.● 안전성·신뢰도 쌓으며 ‘친환경차 대격전’의 한 축으로 2013년에 현대자동차는 투싼 수소차를 양산하면서 수소차를 첫 양산한 글로벌 브랜드로 도장을 찍었습니다. 다행스럽게도 그 이후로 수소차는 비교적 순항하고 있는 듯합니다. 현대차는 투싼 수소차 출시 초기에 울산 지역에서 택시로 운행하기도 했습니다. 비교적 가혹한 조건에서 차를 운행해 본 셈이지요. 일정 시간 운행한 뒤에 이 ‘수소택시’들은 남양연구소로 실려가서 낱낱이 분해·연구됐습니다. 투싼의 뒤를 이어 출시돼 지난해에는 5000대가 팔린 넥쏘를 포함해 수소차는 안전성과 신뢰도 측면에서 차근차근 믿음을 쌓아가고 있습니다. ‘수소’로 인한 치명적인 사고로 큰 논란을 일으킨 적은 없다는 얘기입니다. 미라이(도요타) 등을 양산한 일본도 수소차 영역에서 상당한 능력을 갖춘 것으로 평가되고 있습니다. 아직은 수익성을 확보할 수도 없고 당장 보급이 크게 늘어나기도 힘들어 보이지만 여러 브랜드들이 경쟁할수록 점점 더 멋진 수소차들이 도로를 누비게 되겠지요.전기차에 하이브리드차, 플러그인하이브리드차와 수소차까지… 친환경을 표방하는 차들이 다양한 방식으로 저마다의 강점을 내세우고 있습니다. 전기차가 순식간에 대세로 떠오르고 있지만 어느 한 종류의 친환경차가 시장을 독식하는 상황으로 흐르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국가와 지역마다 친환경차를 수용할 수 있는 여건이 다르고 이에 따라 이용자들이 원하는 친환경차의 모습도 다르기 때문입니다. 전기나 수소 충전 인프라 구축을 기대하기 힘든 국가나 지역에서는 여전히 하이브리드차 정도가 최선의 대안일 수도 있습니다. 또 내연기관차 고유의 ‘감성’을 선호하는 운전자라면 플러그인하이브리드차 정도를 선호할 수도 있겠습니다.수소차에 한계가 있듯이 전기차 역시 뜯어보면 뚜렷한 한계를 가지고 있습니다. 6번째 휴일차담에 얘기한 것처럼, 전기 역시 수소와 마찬가지로 마냥 친환경적으로 생산할 수는 없다는 점 등이겠지요. 앞으로 시간이 흐르면 어느 종류의 친환경차가 어느 정도의 비중으로 시장을 만들어나갈지 자못 궁금해지는 요즘입니다. 독자 여러분들도 이들 친환경차가 가진 장점과 한계를 바탕으로, 5년 뒤, 10년 뒤의 도로 위를 누가 지배할지, 한번쯤 상상해 보셔도 좋을 듯합니다.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GS칼텍스는 인공지능(AI)의 적극적인 활용을 비롯한 디지털로의 전환이 산업계 전반에서 본격화함에 따라 기존의 생산공정에 디지털 기술을 접목해 경쟁력을 키우고 혁신과제를 지속적으로 추진하면서 ‘디지털 전환’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우선, GS칼텍스는 디지털 트윈을 통해 실제 공장과 똑같이 구현한 가상 공장을 구축하고 있다. 이 가상 공장에서는 운전 조건 이상이나 설비 이상 등 실제로 실험하기 어려운 다양한 상황을 시뮬레이션할 수 있다. 이를 통해 미리 위험을 예측하고 최적의 운영 방안을 검토해 공장 운영의 효율을 높이는 것이다. 또 2030년을 목표로 각 공정의 단계별 손실을 최소화하고 최적의 생산을 위한 통합관제센터도 구축하고 있다. 약 600만 m² 규모의 GS칼텍스 여수공장에는 약 30만 개 이상의 설비들이 있고 각 공정은 복잡하게 연결되어 있다. 통합관제센터를 구축하면 여수공장의 각 설비 상황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해 생산·기획·정비 상황을 한눈에 확인할 수 있다. GS칼텍스 여수공장에서는 공정·기술·자산관리 등 영역별 디지털 전환 작업도 진행 중이다. 지난해에는 3D 모델을 통해 설비의 모든 데이터를 쉽게 찾을 수 있는 시스템을 제3고도화시설(VRHCR) 공정에 적용했다. 이에 따라 관련 부서는 설비와 관련된 정비 이력, 도면 등 데이터를 찾는 시간을 기존에 비해 30%가량 줄이고 공간 확인이 필요한 작업의 소요시간을 70% 줄일 수 있게 됐다. GS칼텍스 관계자는 “여수공장뿐만 아니라 디지털 전환의 전사적인 적용을 통해 사업 가치를 극대화하기 위해 회사 전반에 걸친 ‘디지털 전환 마스터플랜 수립 프로젝트’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김도형 dodo@donga.com}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피해가 산업계에도 이어지는 가운데 현대자동차그룹의 적극적인 비대면 경영활동이 주목받고 있다. 현대자동차는 올 3월 신입·경력 채용에 화상면접을 도입했다. 코로나19가 진정될 때까지 일반직과 연구직 채용 면접을 화상으로 진행하고 앞으로도 적극 활용하겠다는 것이다. 현대차가 화상면접을 확대한 이유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걸맞은 글로벌 융합형 인재를 적기에 확보하기 위해서다. 거리상으로 멀리 떨어져 있는 해외 및 지역 우수인재와 시간 제약이 많은 경력사원은 대면 면접 참석이 힘들다는 점을 감안해 회사와 지원자 모두 ‘윈윈’할 수 있는 채용 전략을 선택한 것이다. 현대·기아차에서는 5월 ‘비대면 IT 개발 플랫폼’ 구축을 완료해 IT 협력사와의 ‘스마트 상생’에도 시동을 걸었다. 현대오토에버와 공동 구축한 비대면 IT 개발 플랫폼은 소프트웨어 개발에 필요한 각종 인프라와 개발 도구를 외부에서 접속 가능하도록 클라우드 방식을 적용한 것이 특징이다. 이를 통해 협력사 직원들은 자택이나 소속 회사 등 원하는 장소에서 IT 개발 업무를 수행할 수 있게 됐다. 이에 따라 개발 효율성은 물론 업무 만족도도 크게 향상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대·기아차는 의왕 IT개발센터의 협력사 인력을 대상으로 비대면 개발 체제를 적용하고 올해 안에 소하리, 양재 등의 IT개발센터 운영도 비대면 방식으로 바꿔나갈 계획이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자동차 업계가 코로나19로 인해 위기를 겪고 있는 지금 다양한 비대면 기반 활동을 통해 위기를 극복하고 새로운 기회를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과 경영권 분쟁 중인 KCGI·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반도건설의 ‘3자 연합’이 한진칼이 발행한 신주인수권증권 공개매수에 나선다. 120만 주 규모의 공개매수가 성공적으로 진행되면 3자 연합 측은 한진칼의 신주인수권부사채(BW) 발행에도 불구하고 45.3% 수준의 기존 지분을 지켜내고 조원태 회장 측과의 지분 차이를 더 크게 벌리게 된다. 23일 투자은행(IB) 업계 등에 따르면 3자 연합은 이날부터 다음달 12일까지 한진칼 신주인수권증권(워런트) 공개매수에 나선다. 시세보다 높은 1주당 2만 5000원의 가격에 워런트 120만 주를 공개 매입하겠다는 것이다. 대한항공의 지주사인 한진칼이 대한항공의 1조 원대 유상증자에 참여하겠다는 이유로 최근 BW를 발행하면서 새롭게 늘어나게 된 주식 수는 약 363만 주다. 전체 주식의 약 5.79%에 해당하는 규모다. 주식 수가 늘어남에 따라 기존 주주들의 지분은 낮아지게 된다. 이런 가운데 3자 연합은 한진칼의 BW 공모에 총 9000억 원을 넣어 지분 0.7%를 확보했다. BW 발행으로 증가한 주식 때문에 희석된 지분 감소를 일부 만회한 것으로 3자 연합이 확보한 주식 수는 약 40만 주다. 기존에 한진칼 지분 45.24%를 보유했던 3자 연합은 BW 발행으로 지분율이 42.61%로 줄어들 상황이었지만 공모를 통해 0.7%의 지분을 확보하면서 총 43.31%를 확보한 상황이다. 여기에 더해서 3자 연합이 120만 주의 워런트를 추가 확보할 경우 앞서 확보한 40만 주를 합쳐 약 160만 주를 확보하게 된다. 이는 약 2.8% 지분에 해당한다. 즉 KCGI는 BW 발행으로 희석된 지분 감소를 다시금 만회해 기존 45.24% 수준으로 지분율을 유지할 수 있는 것이다. 항공업계에 따르면 조원태 회장 측은 BW 공모에 참여하지 않았다. 조 회장 측이 추가적인 워런트 확보에 나서지 않을 경우 우호지분을 포함한 지분율 41.04%가 약 38.7%로 줄어들게 된다. 양 측이 치열한 지분 경쟁을 벌이는 가운데 지분율 차이가 6%포인트 이상으로 벌어질 수 있는 것이다. IB 업계 관계자는 “3자 연합의 워런트 공개 매수는 조 회장 측이 대한항공 유상증자와 한진칼 BW 발행으로 경영권 분쟁의 판을 흔들려는 시도에 반격을 가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워런트 공개매수는 김남규 KCGI 부대표가 주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에서는 주요 기업의 경영권 분쟁 과정에서 워런트 공개 매수라는 방식을 동원한 사례가 그동안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김도형 기자 dodo@donga.com변종국 기자 bjk@donga.com}
국내 자동차 업체들이 일본 브랜드들이 장악한 아세안 시장에서 점유율을 점차 늘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2일 한국자동차산업협회는 지난해 기준 350만 대 규모의 아세안 자동차 시장에서 한국 브랜드의 판매 비중이 2015년 3.9%에서 지난해 5.2%로 1.3%포인트 증가했다고 22일 밝혔다. 같은 기간 일본 브랜드의 점유율은 75.8%에서 74.3%로 1.5%포인트 감소했다. 아세안 지역 연간 자동차 시장 규모는 인도네시아 103만 대, 태국 101만 대, 말레이시아 60만 대 등으로 이들 3개국이 아세안 전체 판매의 76%를 차지하고 있다. 자동차산업협회는 한국 업체들이 베트남을 중심으로 점유율을 확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일본 업체는 태국과 인도네시아에서 지난해 각각 87.1%와 92.0%로 높은 점유율을 나타내고 있다. 한국은 현대자동차가 지난해 12월 착공한 인도네시아 완성차 공장을 교두보로 삼아 인도네시아를 중심으로 추가적인 시장 공략을 준비하고 있다. 일본 업체들이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중심으로 시장 규모가 확대되는 말레이시아나 베트남 시장에 대한 대응이 미흡한 것도 국내 업체들에는 기회가 될 수 있다. 또 일본은 아세안 국가들의 전기차 보급 확대 정책과 달리 하이브리드차 판매에 집중하고 있다. 정만기 자동차산업협회장은 “아세안은 다양한 관세·비관세 장벽으로 접근이 쉽지 않은 시장이지만 성장 가능성을 고려하면 적극적인 공략이 필요하다”며 “정부가 완성차와 부품에 대한 관세 인하 협상 추진, 현지 진출 부품업체에 대한 금융·정보 지원 등으로 적극 도울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포스코가 실적 집계 이후 첫 분기 영업적자를 냈다. 포스코는 1973년 6월 첫 쇳물을 뽑아낸 이래 지금까지 조업 중인 포항제철소 1고로의 내년 폐쇄 계획도 공식화했다. 21일 포스코는 계열사 실적을 반영하지 않은 별도 기준으로 올 2분기(4∼6월)에 매출 5조8848억 원, 영업손실 1085억 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코로나19로 인해 글로벌 철강 수요가 크게 감소하면서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1.3% 감소했다. 포스코가 분기 적자를 낸 것은 2000년도 분기 실적을 공시하기 시작한 이후 처음이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의 미얀마 가스전 사업 등이 반영된 연결기준 매출은 13조7216억 원, 영업이익은 1677억 원으로 집계됐다. 포스코 측은 3분기(7∼9월)부터는 해외 수출이 늘어나면서 철강 부문 실적이 다소 개선될 것으로 내다봤다. 한편, 이날 실적을 발표하면서 포스코는 포항제철소 1고로를 내년에 폐쇄할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고 밝혔다. 1고로는 1973년 이후 48년째 조업하고 있지만 포스코가 보유한 9기의 고로 가운데 크기가 가장 작다. 포스코 관계자는 “설비 노후화와 생산 효율성의 문제로 내년에 1고로의 불을 끄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16일 찾은 현대제철 당진제철소 제강공장은 섭씨 1500도가 넘는 시뻘건 쇳물이 뿜어내는 열기로 후끈거렸다. 제강공장에서는 철광석을 녹여 만든 쇳물에서 탄소, 인, 황 같은 불순물을 제거하고 필요한 합금을 첨가해 철강 제품의 화학적 성분을 결정짓는다. 쇳물의 온도와 성분을 정밀하게 통제해 필요한 성분만 가진 철강재로 만들어내는 공정이기 때문에 제철소에서 가장 숙련된 기술이 필요한 곳 중 하나로 꼽힌다. 온도를 수시로 측정하기 어려울 정도로 고온인 쇳물의 상태를 축적된 경험을 이용해 정확하게 파악하고 예측할 수 있어야 성분을 원하는 대로 조정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현대제철은 2010년 4월 고로를 갖춘 종합제철소로 거듭난 지 10년 만에 스마트공장이라는 제2의 변신을 꾀하고 있다. 당진제철소 제강공장은 스마트공장 프로젝트의 핵심 교두보다. 현장 숙련 근로자의 감으로 운영돼온 제강 공정에 최신 정보기술(IT)을 도입해 생산성과 효율성 극대화의 전진기지로 삼겠다는 목표다. 특히 안전하고 효율적인 공정 관리를 위해 인공지능(AI) 기반 예측 모델을 도입했다. 4개의 공정에서 쇳물의 온도를 정확하게 예측하는 과제는 각 공정마다 해마다 수억 원의 비용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AI를 이용해 쇳물이 끓어오르는 이상 공정을 방지하고 영상을 통해 쇳물 대신 불순물이 다량 배출되는 시점을 정확하게 짚어내는 기술 역시 개발 막바지 단계다. 김형진 현대제철 선행개발실 상무는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탄소를 제거하기 위해 쇳물에 산소를 투입할 때 쇳물의 온도가 얼마나 올라갈지 예측하고 시세까지 감안해 최소 비용으로 합금철을 투입하는 모델이 개발돼 운영에 들어갔다”고 설명했다. 글로벌 철강업계는 조업 기술을 향상시키고 생산 비용을 절감하기 위해 제철소 스마트화에 적극 나서는 추세다. 3년 전 스마트공장 구축을 선언한 현대제철은 가장 복잡한 공정으로 꼽히는 제강공장에서 실제 과제를 테스트하고 스마트 공장 시스템 구축 작업을 병행하는 방식으로 속도를 높이고 있다. 현대제철은 철강 제조 및 생산 공정만 아니라 영업, 구매 등 매니지먼트 분야에까지 스마트화 작업을 진행 중이다. 지난해 2월 취임한 안동일 현대제철 사장이 목표로 내세운 이른바 ‘스마트 엔터프라이즈’다. 안재환 현대제철 통합시스템기술실장은 “회사 운영 전반을 스마트화하는 스마트 매니지먼트를 통해 고객이 제품을 주문할 때 언제 제품을 받을 수 있는지까지 즉시 알려주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철강업계에서는 현대제철이 외부의 전문 인력과 협업하면서 동시에 스마트 과제를 직접 해결할 수 있는 내부 인력을 기르는 방식을 선택한 것도 주목하고 있다. 기초소양·도구활용·독자과제 등 1∼3단계의 인력양성 체계를 통해 현대제철은 내부의 인력을 육성하고 있다. 올해 1단계 200명, 3단계 30명을 배출하고 3년 뒤에는 이를 3배까지 늘릴 계획이다.당진=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요즘 차와 차 업계를 이야기하는 [김도형 기자의 휴일차(車)담], 오늘은 최근 청와대에서 열린 ‘한국판 뉴딜 국민보고대회’에 발표자로 나선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수석부회장과 친환경차 시대를 이야기해볼까 합니다. 지난 14일 열린 행사에서 정의선 수석부회장은 실시간 화상 중계를 통해 현대차그룹이 준비하고 있는 ‘그린 뉴딜’과 관련한 계획을 직접 소개했습니다. 청와대와 실시간으로 연결되고 또 이 모습이 방송,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로 생중계되는 무게감이 큰 행사였는데요.여러 측면에서 볼 수 있는 행사이겠습니다만 오늘 휴일차담에서는 정 부회장이 이날 소개한 5대의 차, 그리고 ‘생존’까지 걱정한 친환경차 시대에 대해서 간단히 얘기해 보려고 합니다. 짜릿한 소리와 진동으로 ‘운전의 즐거움’을 알려주는 차들을 간단히 소개한 지난주 휴일차담에 보내주신 관심과 호응에도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https://www.donga.com/news/Economy/article/all/20200711/101922051/1https://www.donga.com/news/Series/70010900000002● ‘자동차 문화 공간’에서 움직이며 발표한 정의선 부회장14일 정의선 부회장이 청와대와 실시간 화상 연결을 진행한 곳은 경기 고양시의 ‘모터스튜디오 고양’이었습니다. 현대자동차가 2017년 일산 킨텍스 인근에 일종의 ‘자동차 문화공간’으로 조성한 곳이지요. 자동차를 만드는 과정과 주요 기술을 실제로 작동하는 로봇을 포함한 시청각물을 통해 관람할 수 있는 장소입니다.가보신 독자분들은 잘 아시겠습니다만 ‘모터스튜디오 고양’의 널찍한 입구 로비에는 평소 다양한 실제 판매 차량을 전시해놓습니다. 이번에 정 부회장은 바로 이 장소에서 제법 큰 동선을 그리면서 실시간 연결을 진행했습니다.정 부회장에 앞서서 강원 춘천시의 네이버 데이터센터 ‘각’의 서버실에서 디지털 뉴딜과 관련된 계획을 발표한 한성숙 네이버 대표가 그리 큰 동선을 보여주지는 않았던 것과는 좀 대비가 됐는데요. 정 부회장이 소화한 질의응답 포함 4분이 조금 넘는 생중계는 결코 짧은 시간이 아닙니다. 움직임까지 잘 짜여진 발표를 하기 위해 정 부회장은 상당히 많은 준비를 하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저는 올해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0’에서 정 부회장이 현대차의 ‘항공 모빌리티’를 소개하는 모습을 직접 볼 기회가 있었는데요. 그때와 비교해도 훨씬 더 어려운 발표를, 후반에 조금 긴장한 듯한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지만, 잘 소화한 것 같은 느낌이었습니다.● 전기차는 컨셉트카, 수소전기차는 양산차 이날 정 부회장이 직접 보여준 차는 총 5대, 모두 전기차와 수소전기차였습니다. 참고로 말씀드리자면 수소차는 수소를 내연기관처럼 폭발시켜서 동력을 얻는 방식의 연구도 진행된 적이 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수소탱크 속의 수소를 연료전지에서 산소와 화학 반응시켜서 전기를 얻고 이 전기를 동력으로 이용하는 방식으로 운행합니다. 그래서 수소전기차이지요. 정 부회장이 먼저 보여준 3종류의 차는 전기차 컨셉트카입니다. 컨셉트카는 대량으로 생산해서 판매하는 양산차와는 많이 다릅니다. 향후에 이런 ‘개념’으로 개발하겠다는 방향성을 보여주는 차량입니다. 가장 왼쪽에 있었던 차는 제네시스 ‘에센시아’입니다. 2018년 3월 뉴욕모터쇼에서 처음 공개된 제네시스 최초의 전기차 기반의 GT(Gran Turismo) 컨셉트카입니다. 운전석과 조수석 사이 센터 터널에 아이(I) 자 형태로 고압 전기 배터리팩을 배치해 전고를 최대한 낮춘 GT 스타일로 완성됐다는 것이 제네시스 측의 설명입니다. 그 옆의 차는 기아자동차의 ‘퓨처론’, 그리고 현대자동차의 ‘프로페시’입니다. 역시 모두 전기차 컨셉트카들입니다. 퓨처론은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컨셉트카이고 프로페시는 곡선 실루엣을 강조한 전기차 세단 컨셉트카입니다. 현대차그룹에는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가 있습니다. 하지만 현대차 내부의 별도 사업부인 ‘제네시스’는 ‘현대차’와는 별개인 고급차 브랜드입니다. 정 부회장은 전기차 영역에서 현대·기아·제네시스, 3개 브랜드의 미래 비전을 보여줄 수 있는 차를 한 대씩 고른 셈입니다. 이어서 소개한 2종의 차는 수소전기차입니다. 익히 잘 알려진 ‘넥쏘’가 먼저 소개됐습니다. 지난해 세계에서 가장 많은 5000대가 팔렸다는 ‘자랑’과 함께였습니다.이어서 소개된 차는 최근 스위스 수출을 위해 실제로 선적된 바 있는 엑시언트 수소전기트럭이었습니다. 수소전기차는 아직 기아차나 제네시스가 만들고 있지 않기 때문에 다른 브랜드의 차가 들어올 자리는 없습니다. 이날 소개된 차들에 의미를 좀 부여하자면 이렇게 볼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전기차는 이미 현실이 됐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컨셉트카’를 보여주면서 미래를 얘기하는 것이 맞지 않을까 싶습니다.수소전기차라고 해서 ‘현실’이 아닌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아직 전기차에 비해서는 좀 더 미래의 기술에 가깝습니다. 그리고 현대차의 기술은 수소전기차 영역에서는 세계적으로도 가장 앞선 수준입니다. 현대차는 지금의 실물을 보여주는 것으로도 충분히 미래를 얘기할 ‘자격’이 있습니다.● 정의선 “친환경 사업은 현대차그룹 ‘생존’과 관련”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4분이 넘는 시간을 직접 라이브로 중계하기 위해 정 부회장은 만만치 않은 준비를 했을 것 같습니다.재계 서열 2위인 기업집단을 사실상 총괄하고 있는 정 부회장이 이런 자리에 직접 나서서 정부와 호흡을 맞추고 친환경차 계획을 알리고 나선 이유는 무엇일까요.저는 이날 정 부회장이 이날 그 답도 들려줬다고 생각합니다. 이날 정 부회장은 “미래 친환경 사업은 현대차그룹 생존과도 관련이 있고 국가를 위해서 매우 중요하기 때문에 반드시 잘 해내도록 하겠습니다”라고 말했습니다.저는 이 자리에서 정 부회장이 ‘생존’이라는 단어를 꺼냈다는 점이 최근 정 부회장이 정부는 물론 재계의 다른 기업과도 직접 소통에 나서는 이유의 해답 아닐까 생각합니다. 직접 나서서 열심히 새로운 길을 찾아내지 않으면 생존이 위태로울 정도의 산업 격변기라는 것이지요. 내연기관차 시대에 앞서 있던 경쟁자들을 빠르게 따라잡았던 ‘패스트 팔로워’ 현대차그룹은 대중차 브랜드로는 확실히 자리를 잡았습니다. 차량의 품질과 경쟁력을 빠르게 성장시키고 과감한 해외 진출로 생산·판매량을 늘리면서 세계 자동차 업계를 놀라게 했습니다. 하지만 빠르게 밀어닥치고 있는 친환경차 시대는 현대차그룹에 너무 큰 도전입니다. “친환경차 시대에 대응해야 하는 것은 어느 자동차 기업이나 마찬가지 아니냐”고 되물을 수 있겠지만 정 부회장이 ‘생존’이라는 단어를 꺼내야만 한 것에는 분명히 이유가 있어 보입니다. 우선, 한국이 대국이 아니라는 점은 여러 측면에서 약점이 될 수 있습니다. 다른 얘기가 아니고, 인구가 적고 시장이 작다는 ‘팩트’에 대한 얘기입니다. 친환경차로 전환하는 시기에 세계 각국은 노골적으로 ‘장벽’을 세우고 자국의 기업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중국이 이미 보여줬지요. 중국은 전기차 배터리의 ‘국적’을 기준으로 보조금을 지급해 자국 전기차 산업을 키웠습니다. 자동차 산업 최강국인 독일이라고 다를까요? 폭스바겐이 저가·보급형 전기차 출시에 나서자 독일 정부는 가격대별로 다른 보조금 정책으로 이를 교묘하게 지원하고 나섰습니다. 현대차그룹이 자랑하는 수소전기차는 좀 다를까요. 시장이 확산돼 세계적으로 ‘이제 팔리는 물건’이 됐을 때 다른 나라들은 과연 가만히 있을까요? 현대차가 기술이 좋으니 많이많이 들여와서 판매하라고 시장을 열어줄까요? 그렇지 않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수소 관련 전문가들은 “미국, 유럽, 일본 모두 수소전기차와 관련해 충분한 실력을 갖고 있다. 시장이 열리는 시점에 맞춰서 알아서들 잘 준비할 것”이라고 얘기합니다. 아직 ‘패스트 팔로워’로 성장 중이었던 현대차로서는 ‘브랜드 파워’도 문제입니다. 자동차 업계에서는 “전기차건 수소전기차건 시장이 무르익으면 사람들이 ‘현대차’를 선택하겠느냐 ‘벤츠’를 선택하겠느냐?”는 말도 종종 들을 수 있습니다. 위험한 수준의 자율주행 테스트까지를 포함해 ‘테슬라’가 누리고 있는 많은 이점들이 사실 축적된 기술의 힘이 아니라 이미지와 브랜드의 힘 아니냐는 논란까지 생각해보면 현대차는 많은 무기를 손에 쥐지 못한 채로 친환경차 시장에서의 싸움을 시작하고 있는 지도 모릅니다. 어느 측면에서 쳐다봐도, 친환경차 시대에 현대차그룹의 입장은 녹록치 않아 보입니다.● 기업과 정부의 호흡이 중요한 시기산업 전반의 패러다임이 바뀌는 시기에는 딱 한 발 앞서는 것이 미래를 결정지을 수도 있습니다. 한발 앞서느냐 못하냐에 따라 ‘죽느냐 사느냐’가 갈라지는 상황에서는 기업의 노력도 중요하지만 정부의 역할도 중요할 수밖에 없습니다. 정 부회장이 직접 소통에 나설 필요가 있는 이유입니다. 특히 친환경차 영역에서는 전기차와 수소전기차 보급을 확산시키기 위해 정부가 나서서 충전 인프라를 갖추고 사용자들이 보다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보조금을 지급하는 것이 가장 기본적인 접근 중 하나입니다.그래도 최근 한국은 전기차와 수소전기차 영역에서 빠르게 인프라를 늘리고 사용자가 늘어나고 있습니다. 단순한 ‘홍보’를 넘어서는 적극적인 인프라 구축이 실제로 있었다고 봐야하겠습니다. 국내에서 판매와 이용자가 늘어나면서 자연스럽게 ‘규모의 경제’를 만들고 품질 경쟁력을 갖추는 선순환으로 들어가야 세계무대에서의 경쟁력도 생길 수 있습니다. 만만치 않은 여건이지만 그래도 정부도 이런 상황을 잘 고민하면서 친환경차 정책을 펼치려 노력하고 있고 현대차그룹은 여기에 적극 호응하고 있는 양상입니다.지금 현대차그룹에서는 전기차나 수소전기차가 ‘수익’에 도움이 되는 차들은 아니라는 것이 일반적인 분석입니다. ‘손해’까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미래를 위해 크게 남는 것 없이 만들어서 팔고 있다는 뜻이겠지요.정부는 세금으로 친환경차 보급을 돕고 기업은 내연기관차에서 얻은 수익으로 친환경차 생산에 투자하고… 어찌 보면 정부도 기업도, 불확실한 미래를 위해 열심히 씨를 뿌리고 있는 때일 수 있습니다. 어떤 방식으로, 어느 곳에, 얼마나 씨를 뿌려야 큰 수확을 거둘 수 있을지를 알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만 그런 예측도 쉽지만은 않겠지요. 그래도 정부도 기업도, 미래를 준비하고 있다는 점만큼은 잘 격려하고 또 응원해도 좋지 않을까하는 생각입니다.정 부회장이 직접 얘기한 것처럼, 기업의 생존을 위해서만이 아니라 일자리와 경제 성장 모두의 측면에서 “국가를 위해서도 매우 중요”한 일이기 때문입니다.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수석부회장이 21일 경기 화성시 현대차 남양기술연구소에서 다시 만난다. 5월 정 부회장이 충남 천안시에 위치한 삼성SDI 배터리 생산라인을 방문한 것에 대한 이 부회장의 ‘답방’이다. 15일 재계에 따르면 이 부회장은 21일 오전 현대차 남양연구소를 찾는다. 남양연구소는 현대자동차그룹의 글로벌 연구개발(R&D) 핵심기지로 꼽힌다. 신차 개발과 차량 디자인 등 다양한 영역에서 연구가 이뤄지며 1만 명가량의 직원이 근무한다. 현대차 측은 이 부회장 및 삼성SDI 경영진 등에게 남양연구소에서 진행 중인 전기차를 비롯한 다양한 미래차 관련 기술을 선보일 것으로 알려졌다. 자동차 업계에서는 두 기업이 미래차 개발과 관련 전기차 배터리뿐만 아니라 전장부품, 디스플레이 등 다양한 영역에서 협업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정 수석부회장은 5월 이 부회장을 만나 삼성SDI 배터리 생산라인을 함께 둘러봤다. 두 부회장은 경영진을 이끌고 만나 삼성의 차세대 전기차 배터리로 불리는 ‘전고체 배터리’ 관련 기술 개발 현황을 공유했다. 전고체 배터리는 리튬이온배터리와 비교해 안전성과 성능을 대폭 개선할 수 있는 ‘꿈의 배터리’로 불린다. 정 부회장은 6월에는 LG화학, 7월에는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생산라인을 방문해 구광모 ㈜LG 대표,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각각 만나기도 했다.서동일 dong@donga.com·김도형 기자}

좀처럼 자신을 드러내지 않던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수석부회장이 달라졌다. 2018년 9월 수석부회장을 맡은 뒤 첫 1년 동안 조용히 그룹 조직문화를 바꾸는 데 힘을 쏟던 정 부회장이 올해 들어 각종 국내외 행사에 활발히 참여하면서 보폭을 넓혀가고 있다. 최근 삼성·LG·SK그룹과의 연쇄 총수 회동에 이어 14일에는 청와대의 한국판 뉴딜 국민보고대회에 직접 발표자로 나서 마이크를 잡았다. 재계에서는 9월에 수석부회장 취임 만 2년을 맞는 정 부회장이 미래차로의 대전환기에 대응하기 위해 정재계와 적극 소통하는 ‘코디네이터’로 나섰다는 평가가 나온다. 정 부회장의 변신의 첫 신호탄은 올해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0’이었다. 그는 전 세계 소비자와 글로벌 기업들이 주목하는 이 행사에서 직접 발표자로 나서 항공 모빌리티 사업 계획을 공개했다. 또 1, 2월에는 프랑스 파리, 스위스 다보스, 미국 워싱턴을 직접 찾아 글로벌 경제계와 미국 정계에 ‘수소차 전도사’로 나섰다. 이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위기 상황을 챙기던 정 부회장은 5월 13일 충남 천안시 삼성SDI 사업장을 찾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만난 데 이어 6, 7월에는 구광모 ㈜LG 대표,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잇따라 사업 협력을 논의하는 자리를 만들었다. 이달 1일에는 정세균 국무총리가 위원장인 수소경제위원회 행사에 참석하는 등 최근 정부, 재계와 거침없는 소통을 이어가고 있다. 자동차 업계에서는 정 부회장의 이 같은 적극적인 대외 행보가 자동차 산업의 패러다임 전환과 관련이 있다고 보고 있다. 전기차, 수소차, 자율주행차, 차량공유 서비스 등 이제 막 태동하고 있는 미래차 관련 사업은 한 기업의 힘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는 일이다. 정부의 산업 정책과 호흡을 맞추고 최고의 기술을 보유한 경쟁 기업들과의 협력 여하에 사업의 성패가 달려 있다는 것이다. 전기차와 수소차의 경우 신기술 연구개발(R&D)은 물론 충전 인프라 구축과 구매 보조금 지급 등 다양한 측면에서 정부의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 현대차그룹이 미래 성장동력으로 주목하고 있는 항공 모빌리티 사업과 자율주행차 개발 역시 정부의 규제에 좌우될 수밖에 없다. 이항구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친환경차를 비롯한 미래차 사업은 현재 사업 형성 초기 단계이기 때문에 자동차 기업 혼자서는 성과를 낼 수가 없다”며 “각국 정부가 자국의 대표 기업과 호흡을 맞추는 것이 세계적인 흐름”이라고 말했다. 현대차그룹 내부에서는 정 부회장 본인 스스로도 외부와의 소통의 필요성을 절실하게 느끼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로 정 부회장은 14일 국민보고대회에서 “친환경 사업은 현대차그룹 생존과 관련이 있고 국가를 위해서도 매우 중요하기 때문에 반드시 잘 해내겠다”고 밝혔다. 자신이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으면 생존이 위협받을 정도로 산업 환경이 녹록지 않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주요 그룹 총수들과 만나 협력을 강화해 나가는 것도 다양한 첨단 기술이 자동차로 융합되는 현실과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다. 전기차 배터리를 계기로 한 연쇄적인 4대그룹 총수 회동은 전기차 시대에는 그룹 내의 독자적인 수직계열화보다 업역을 가로지르는 횡적 연대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정 부회장은 김동관 한화솔루션 부사장과도 태양광 연계 에너지저장장치(ESS) 사업 추진을 놓고 직접 소통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도형 dodo@donga.com·서형석 기자}
최근 전기자동차와 자율주행차에 대한 관심이 커지는 가운데 현대자동차 노동조합이 자체 행사에서 테슬라 차량 시승행사를 열어 관심을 모으고 있다. 한국 자동차 산업 노조를 대표하는 현대차 노조가 직접 시승을 통해 경쟁사의 기술 수준을 살펴보겠다고 나선 것이다. 14일 현대차 노조 등에 따르면 노조는 지난주부터 경북 경주시에서 사업부별로 분산 개최하는 노조 대의원 교육 수련회에서 테슬라의 ‘모델3’ 시승 행사를 열고 있다. 각 사업부의 대표 격인 대의원들에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산업 위기, 자동차 산업의 미래와 고용 전망을 교육하는 자리에서 전기차와 자율주행차 기술의 선두 주자로 꼽히는 테슬라의 차량을 시승하는 것이다. 행사장 인근에서 진행되는 단거리 시승은 자율주행 기술을 적극적으로 활용해보는 방식으로 진행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 노조 관계자는 “현대차 울산공장에서도 내년부터 전기차 전용 플랫폼 기반의 차를 생산할 예정”이라며 “빠르게 변화하는 미래차 기술을 대의원들이 직접 경험하고 공유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현대차 노조는 지난해 전기차 시대에 고용이 얼마나 감소할 것인지를 연구하면서 조합원들에게 이런 상황을 알리는 활동을 펼친 바 있다. 또 대의원들을 중심으로 현대차 의왕연구소를 찾아 인공지능(AI)과 로봇이 중심이 된 미래형 공장을 직접 둘러보기도 했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과 교수는 “자동차 산업의 패러다임 자체가 바뀌는 상황을 근로자들도 결코 외면할 수 없을 것이다”라며 “얼마나 큰 변화가 밀려오는지를 느껴보는 현대차 노조의 노력을 다른 자동차회사 노조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아이 키우기 좋은 사회를 만들고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학계와 정부, 기업이 머리를 맞댔다. 14일 포스코는 한국인구학회가 주최하고 포스코, 대통령직속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가 후원하는 ‘2020 저출산 심포지엄’이 이날 서울 강남구 포스코센터에서 열렸다고 밝혔다. 심포지엄은 ‘인구절벽·지방도시 소멸의 시대, 청년이 행복한 나라에 미래가 있다’란 주제로 진행됐다. 저출산 관련 사례 연구를 공유하고 사회적 논의를 확산하기 위한 자리다. 주제 발표에 나선 이철희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광양제철소가 있는 전남 광양시와 SK하이닉스의 공장이 있는 경기 이천시의 인구데이터 분석을 통해 기업의 고용 확대가 혼인·출산율 증가로 이어지는 사례를 제시했다. 최정우 포스코 회장은 “심포지엄에서 논의된 정책 제언이 우리 사회로 확산해 가시적인 성과로 이어지길 기대한다”고 밝혔다.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최근 전기자동차와 자율주행차에 대한 관심이 커지는 가운데 현대자동차 노동조합이 자체 행사에서 테슬라 차량 시승행사를 열면서 관심을 모으고 있다. 한국 자동차 산업 노조를 대표하는 현대차 노조가 테슬라를 직접 타보고 경쟁사의 기술 수준을 살펴보겠다고 나선 것이다. 14일 현대차 노조 등에 따르면 노조는 지난주부터 경북 경주시에서 사업부별로 분산 개최하는 노조 대의원 교육 수련회에서 테슬라의 ‘모델3’ 시승 행사를 열고 있다. 각 사업부의 대표 격인 대의원들에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산업 위기, 자동차 산업의 미래와 고용전망을 교육하는 자리에서 전기차와 자율주행차 기술의 선두주자로 꼽히는 테슬라의 차량을 시승하는 것이다. 행사장 인근에서 진행되는 단거리 시승은 자율주행 기술을 적극적으로 활용해보는 방식으로 진행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현대차 노조 관계자는 “현대차 울산공장에서도 내년부터 전기차 전용 플랫폼 기반의 차를 생산할 예정”이라며 “빠르게 변화하는 미래차 기술을 대의원들이 직접 경험하고 공유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 산업계에서 ‘강성 노조’의 대표로 꼽히던 현대차 노조는 최근 자동차 산업의 패러다임 변화와 코로나19로 인한 위기, 품질 리스크 등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주요 신차에서 품질 문제가 이어지는 가운데 지난달에는 회사 측과 함께 ‘품질혁신을 위한 노사 공동선언’을 발표하기도 했다. 또 최근 내부적으로도 “고객과 입장을 바꿔 생각하자”거나 “까다로워진 고객의 눈높이를 부정해서는 안 된다”는 메시지를 계속 내면서 근로자들이 품질 개선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호소하고 있다. 최근 불거진 울산공장의 상습 조기 퇴근자 해고 문제에 대해서도 명백한 취업규칙 위반 사례이기 때문에 개입할 명분이 없다며 선을 그었고 논란이 됐던 업무시간 중의 와이파이 제공도 올 1월부터는 차단한 바 있다. 지난해 현대차 노조는 전기차 시대에 고용이 얼마나 감소할 것인지를 연구하면서 조합원들에게 이런 상황을 알리는 활동을 펼치고 대의원들을 중심으로 현대차 의왕연구소를 찾아 인공지능(AI)과 로봇이 중심이 된 미래형 공장을 직접 둘러보기도 했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과 교수는 “자동차 산업의 패러다임 전환을 근로자들도 결코 외면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얼마나 큰 변화가 밀려오는지를 느껴보는 현대차 노조의 노력을 다른 자동차 노조도 눈여겨봐야한다”고 말했다.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국회의원 52명이 대거 참여해 최근 급격하게 변화하고 있는 모빌리티 산업 전반을 연구하는 ‘모빌리티 포럼’을 출범했다. 자동차 업계에서는 자동차 산업의 대전환기에 이번 포럼이 전략적인 모빌리티 산업 육성에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며 환영했다.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는 무소속 권성동 의원과 이원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공동대표를 맡고 여야 의원 총 52명이 이름을 올린 모빌리티 포럼 창립 세미나가 열렸다. 포럼은 전통적인 내연기관차는 물론이고 전기차 등 친환경차, 차량공유 및 이동서비스, 미래항공 모빌리티 등 국내의 모빌리티 산업 전반이 경쟁력을 높일 수 있도록 돕는 것을 목적으로 만들어졌다. 이날 세미나에서는 정구민 국민대 전자공학부 교수와 송창현 코드42 대표가 나서서 변화하는 모빌리티 생태계의 모습과 파괴적인 혁신의 필요성에 대해 발표했다. 축사에 나선 정만기 한국자동차산업협회장은 “자동차 제조업은 전기차와 자율주행차 영역의 기술을 앞세운 테슬라, 구글 등은 물론이고 거대한 내수시장을 바탕으로 한 중국 업체들로부터도 위협을 받는 상황”이라며 “모빌리티 산업의 경쟁력을 키우기 위한 정부의 개입이 다른 나라에서도 일반화된 상황에서 포럼이 적극적인 역할을 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김도형 기자 dod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