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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한국인과 일본인에 대한 단기비자 발급 전면 중단에 이어 중국을 경유해 다른 나라로 갈 때 양국 국민에게 적용하던 비자 면제 혜택도 폐지했다. 중국의 잇단 보복성 조치는 외교적 비례성과 상호주의 원칙에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온다. 윤석열 대통령은 “우리 방역정책은 과학적 근거에 의한 자국민 보호 문제”라고 강조했다. 11일 중국 관영 신화통신 등에 따르면 중국 이민관리국은 이날 “한국 일본 국민에게 제공해 온 무비자 경유 혜택을 잠정 중단한다”고 밝혔다. 무비자 경유는 중국을 거쳐 다른 나라로 가는 경우 공항 등 특정 지역에 72~144시간 비자 없이 머무를 수 있게 한 제도로, 관광객 유치를 위해 세계 여러 나라가 경쟁적으로 실시하고 있다. 중국은 한국 일본 미국 프랑스 독일 등 세계 53개국 국민에게 이 혜택을 제공해왔다. 이틀 연속 발표된 중국의 조치를 두고 상호주의에 입각한 비례 대응을 넘어섰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은 중국발(發) 입국자에 대해 관광비자 발급만 제한했지만 중국은 모든 종류의 단기비자 발급을 중단했고 무비자 경유까지 제외했기 때문이다. 중국이 단순히 외교 차원의 ‘상응 조치’를 한 게 아니라는 해석도 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스인훙(時殷弘) 중국 런민대 국제관계학과 교수를 인용해 “지난달 (정우택 국회부의장을 비롯한) 한국 국회 대표단의 대만 방문이 중국을 자극해 한국이 첫 번째 표적이 됐다”고 전했다. 대만해협 갈등에서 대만 편을 드는 듯한 한국을 ‘응징’해 인도태평양 지역 다른 국가들에 대한 본보기로 삼았을 수 있다는 얘기다. 윤 대통령은 이날 외교부 신년 업무보고에서 “전염병이 창궐했는데 그쪽(중국)에 있는 국민을 우리가 대거 받아들인다면 국민 보건도 무너질 뿐 아니라 안보까지 흔들리게 된다”고 밝혔다. 이어 2020년 한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자 확진 여부와 관계없이 중국에 오는 한국인을 모두 격리 조치한 상황을 거론하며 “우리가 (코로나) 상황이 안 좋아지고, 중국이 조금 나아졌을 5월인가 6월경에 중국에서 우리나라 국민들의 출입을 완전히 차단한 적이 있다”면서 “그건(방역 조치) 각자 국가에서 판단하는 문제이기 때문에 거기에 대해서 상대국이 뭐라고 그럴 거는 아니다”리고 말했다. 유엔도 우려를 나타냈다. 스테판 뒤자리크 유엔 대변인은 10일(현지 시간) 정례 브리핑에서 ‘한국 일본을 겨냥한 중국 조치를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유엔 회원국은 세계보건기구(WHO) 가이드라인을 따라야 하고 과학적 근거가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고도예 기자 yea@donga.com}

국가정보원이 정치권 인사의 국가보안법 위반 의혹을 내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10일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국정원은 정치권 인사 A 씨가 2016년경 베트남에서 북한 인사를 접촉하고 대화를 나누는 장면을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정원은 이후 A 씨의 행보를 추적하던 중 A 씨가 2, 3년 전 서울 시내에서 인터넷을 사용해 북한에 난수표(암호문) 보고를 한 사실을 파악했다. 국정원은 당시 A 씨가 북측에 보낸 보고 내용까지 구체적으로 확인했다고 한다. 국정원은 A 씨가 2016년 북한 인사와 접촉한 만큼 북한의 지령을 받고 그 뒤에 각종 정보를 북측에 제공했을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정치인의 보좌관을 지내던 A 씨는 지금은 보좌관직을 더 이상 맡고 있지 않다. 다만 국정원은 A 씨가 대북보고를 보낸 시점에는 정치인의 보좌관을 지낸 것으로 보고 있다. 국정원의 전직 고위 관계자는 이날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A 씨에 대한 국정원의 과거 내사 사실을 인정하면서 “이런 건은 (전모를 파악하기 위해) 내사 수사에만 6, 7년 걸린다”면서 “지금도 내사 수사하고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국정원은 A 씨의 내사 및 수사 여부에 대한 본보의 질의에 “내사 수사 관련 상황에 대해서는 확인해 드릴 수 없다”고 답변했다. 앞서 국정원이 수사한 정치권 인사가 연루된 대표적인 간첩 사건은 2006년 일심회 사건이다. 일심회 조직원은 중국 등에서 북한 공작원과 접촉한 뒤 국가기밀을 북측에 전달한 혐의로 기소됐다. 옛 통합진보당 이석기 전 의원은 대한민국 체제를 전복시키기 위한 혁명조직(RO)의 총책을 맡아 내란선동죄로 유죄가 확정됐다. 창원 간첩단, 서울까지 침투 활동작년 바이든 방한때 반미 집회경찰 “北, 대도시 공작 포기 안해”창원 방산업체 해킹 시도 포착 “한마디로 나라가 넘어갈 뻔했다.” 정부 고위 당국자는 10일 국가정보원과 경찰이 벌이고 있는 경남 창원 등의 국가보안법 위반 사건 수사 상황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북한의 지령을 받은 간첩단의 활동이나 규모가 알려진 것보다 심각하다며 수사가 전방위 대공 수사로 확대될 가능성을 시사한 것이다. 북한 지령에 따라 국내 동향을 탐지해 북한에 정보를 제공한 혐의로 수사선상에 오른 반정부단체 ‘자주통일민중전위’(약칭 자통)를 수사 중인 공안 당국은 이 지하조직이 창원을 중심으로 전국 단위로 뻗어 나간 것으로 보고 있다. 공안당국 관계자는 “간첩단 관련 인물들이 서울에서도 활동을 지속적으로 벌였다”고 말했다. 이 인물들은 지난해 5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한국 방문 당시 반미 집회에 참여한 기록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공안당국은 이 조직이 북한으로부터 받은 지령문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공안당국 관계자는 “수사 초기 6명이었던 혐의자가 10명 가까이로 확대되고 있다”고 전했다. ○ “창원 거점 지하조직, 北에서 지령”경찰 고위 관계자는 이번 수사와 관련해 “지금까지 드러난 도시들은 제주, 진주, 창원, 청주 등 인구 규모가 크지 않은 중소 도시들이다. 하지만 북한은 대도시 공작을 포기하지 않았다”며 “(수사 당국은) 서울, 인천, 부산 등 광역 대도시에도 지하 전위조직이 확산돼 있다고 보고 수사 대상을 넓히고 있다”고 밝혔다. 공안당국은 압수수색 대상자 김모 씨가 자통의 핵심 거점 창원에서 서울로 주소지를 옮긴 배경도 조사하고 있다. 김 씨는 창원 시민단체에서 20∼30년간 활동한 자통의 핵심 관계자 가운데 한 명이다. 2009년 민주노동당 경남도당 조직국장 등을 지내며 경남 지역을 중심으로 시민단체에서 활동한 김 씨는 2015년 이후 전남 담양의 한 통일교육 단체로 자리를 옮겼다. 이후 가족과 함께 서울로 전입했다. 당국은 김 씨가 북한의 지령을 받아 지하조직을 전국으로 확장시키기 위해 서울로 거처를 옮겼을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있다. 공안당국은 외부에 노출된 합법적 시민단체와 달리 불법 조직 형태인 당이나 전위단체 등 지하조직이 대도시권 대학가, 노동운동권에 광범위하게 퍼져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특정 단체 등에 구체적 대공 혐의가 있는지도 조사하고 있다. ○ “방산업체 해킹 시도 정황 포착”창원이 전국 단위 지하조직인 자통의 핵심 거점인 만큼 당국은 창원 지역 간첩 활동 혐의에 대해서도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이를 위해 국정원의 고위 간부가 창원 현지 수사를 지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자통 관계자들이 방산업체를 겨냥해 해킹을 시도한 정황도 포착됐다. 창원에는 한화디펜스, LIG넥스원, 현대로템 등 주요 방산업체와 국방과학연구소 제5기술연구본부, 육군종합정비창 등 국방 및 방산 관련 기관이 모여 있다. 공안당국 관계자는 “해킹 시도의 구체적 내용, 횟수, 규모를 수사 중”이라고 밝혔다. 당국은 2021년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구속 기소돼 1심 재판을 받고 있는 ‘자주통일충북동지회’와 창원 자통 관계자들의 연관성에도 주목하고 있다. 두 단체의 설립 시기, 북한 공작원과의 접선 방법, 북한 지령문의 내용, 단체의 강령 등이 유사하기 때문이다. 법조계의 한 관계자는 “혐의자들이 ‘아지트’에 들어가면 휴대전화를 끄고 와이파이를 차단하는 등의 행태까지 비슷하다”고 했다. 검찰은 창원 간첩단 혐의 사건을 수사할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1부에 ‘공안통’ 검사를 추가로 투입하는 등 인력을 보강했다. 최근 대검 공공수사부 소속 연구관을 1부에 파견한 데 이어 공안 사건 수사 경험이 많은 인훈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3부 부부장검사까지 투입했다. 1부 수사팀은 11명으로 증원됐다. 국정원은 이번 수사 과정에서 확보한 압수물 분석 등을 마치는 대로 피의자들을 조사한 뒤 검찰에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바로잡습니다본 신문은 지난 1월 11일자 「[단독]“나라 넘어갈 뻔했다”… 檢 ‘간첩단’ 수사팀 11명으로 증원」 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옛 통합진보당 이석기 전 의원은 대한민국 체제를 전복시키기 위한 혁명조직(RO)의 총책을 맡아 내란선동죄로 유죄가 확정됐다”라는 내용을 보도하였습니다.그러나 사실 확인 결과, 법원은 이석기 전 의원이 혁명조직(RO) 총책이라는 판단을 내린 적이 없어 이를 바로잡습니다. 이 보도는 언론중재위원회의 조정에 따른 것입니다. 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고도예 기자 yea@donga.com장은지 기자 jej@donga.com}
진보당 제주도당 위원장을 지낸 강모 씨는 2017년 캄보디아에서 북한 대남 공작기구인 문화교류국(옛 225국) 공작원의 지령을 받았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이 공작원은 김명성이라는 이름을 썼다. 2014년 베트남에서 ‘PC방 간첩’ A 씨를 직접 만나 지령문을 전달한 이와 동일 인물인 것으로 확인됐다. 10일 강 씨에 대한 공안당국의 압수수색영장 등에 따르면 강 씨는 2017년 7월 29일 캄보디아 앙코르와트에 도착해 김명성을 만났다. 이후 김명성의 안내에 따라 앙코르와트에서 7.3km 떨어진 시엠리아프의 한 아파트 안으로 들어갔다. 그는 이곳에서 이틀 동안 북한 공작조로부터 대북 보고문을 암호화하는 방식 등을 교육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당국은 강 씨가 캄보디아에서 ‘스테가노그래피’라는 암호화 방식을 배운 뒤 대북 보고를 담당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스테가노그래피란 문자를 숫자로 자동 변환한 뒤 커버파일로 위장하는 방식이다. 2021년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자주통일충북동지회’ 관계자들도 같은 방식으로 대북 보고문을 작성한 바 있다. 북한 공작원 김명성은 과거 ‘PC방 간첩’으로 알려진 A 씨의 판결문에도 등장한다. 판결문에 따르면 김명성은 2014년 3월 베트남 하노이의 호수공원 수상다리 위에서 A 씨를 만나 북한의 지령이 담긴 쪽지 등을 전달했다. 이후 A 씨는 체포 당시 PC방에서 국내 시민단체 등에 대한 대북 보고문을 작성한 사실이 알려져 ‘PC방 간첩’으로 불렸다. 당시 법원은 “A 씨가 만난 사람은 김명성이 맞다”는 전직 북한 대남 공작원의 진술, 국정원 수사관들의 채증 자료를 믿을 만하다고 보고 김명성을 실존하는 북한 공작원으로 인정했다. 당국은 국내로 입국한 강 씨를 중심으로 제주 지역 시민단체에 있던 박모 씨, 고모 씨 등이 함께 반국가단체 ‘ㅎㄱㅎ’을 설립한 뒤 북한 지령에 따라 제주 지역 노조, 시민단체 등의 동향을 파악했다고 보고 있다. 진보당 제주도당의 초대 위원장이었던 강 씨가 “진보당 제주도당을 합법적 활동 공간으로 이용하라”는 북한의 지령을 받은 뒤 당 명의로 한미 연합 군사훈련 반대 성명을 내는 등 반미, 반보수 활동을 했다는 것이다. 당국에 따르면 강 씨는 2020년 6월부터 2년간 위원장을 지낸 뒤 박 씨에게 위원장직을 넘겼다. 또 측근 6명을 진보당 제주도당에 가입시킨 것으로 전해졌다. 강 씨 등은 지난해 3월 진보당 제주도당의 진성당원 수와 분회 결성 내용 등을, 지난해 9월에는 민노총 제주본부의 전국 결의대회 상황 등 내부 정보를 파악해 북한에 보고한 혐의도 받고 있다.고도예 기자 yea@donga.com}

국가정보원과 경찰이 북한의 지령을 받고 2016년경부터 ‘민중자주통일전위’라는 반정부단체를 결성해 활동한 혐의로 경남 창원의 부부 활동가 등을 수사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경남 지역 진보단체에서 활동해 온 이들은 캄보디아 등 복수의 동남아 국가에서 북한 관련 인사를 접촉해 지령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국정원 등은 이 단체가 전국 단위로 활동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9일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공안당국은 지난해 11월 9일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A 씨 부부를 포함해 경남진보연합 관계자 등의 자택 등을 압수수색했다. 당시 압수수색 영장에는 이들이 2016년경 민중자주통일전위를 결성해 북한의 지령을 받고 활동했다는 혐의가 기재된 것으로 전해졌다. 국정원은 문재인 정부 시절 혐의를 포착해 내사를 진행하다 중단된 후 최근 수사를 재개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조사가 마무리되는 대로 조만간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1부(부장검사 이희동)로 사건을 넘길 것으로 알려졌다. 공안당국 관계자는 “민중자주통일전위는 전국 조직인 만큼 수도권 거주자 등이 관련돼 있어 서울중앙지검에서 맡기로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공안당국은 2000년대 이후 최대 사건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이에 대해 경남진보연합 관계자는 “영장에 나오는 민중자주통일전위는 들어본 적도 없는 단체”라며 “정권 차원의 간첩 조작 사건”이라고 반발했다.“창원 간첩단, 동남아서 北인사 접촉… 지령 따라 친북 활동” 공안당국, 간첩단 수사 제주-전주서도 국보법 위반 사건중앙지검, 가장 큰 창원사건 맡기로수사 대상자들 “정권이 간첩 조작” 공안당국은 현재 창원을 비롯해 제주와 전주에서도 국가보안법 위반 사건을 수사하고 있다. 수사 대상에 오른 이들은 창원 3명, 제주 3명, 전주 1명 등 현재까지 7명인 것으로 파악됐다. 공안당국은 이 중 창원 사건의 경우 전국 단위의 조직으로 파악하고 가장 중대하게 보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 지령 받고 반미 투쟁” 압수수색 영장에는 민중자주통일전위를 조직한 이들이 북한의 지령을 받고 2018년 8월 경남 창원 세계사격선수권대회에서 한반도기를 들고 북한 선수를 응원하고, 친일적폐청산운동 및 반미투쟁을 벌였다는 내용이 적시된 것으로 전해졌다. 공안당국은 지난해 11월 압수수색 후 A 씨 부부를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하려 했지만 이들은 진술을 거부하겠다며 불응했다고 한다. A 씨 부부 외에도 경남 지역 진보단체에서 활동해온 B 씨 역시 수사 대상에 포함됐다. 공안당국 관계자는 “B 씨가 전국 조직의 총책일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검찰청은 최근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1부에 연구관 1명을 파견해 사건 수사 준비에 착수했다. 검찰은 국정원이 사건을 넘기는 대로 수사를 본격화할 방침이다.○ “해외서 북측 공작원 만난 뒤 지하조직 활동” 창원보다 규모가 작은 제주 및 전주 사건은 각각 제주지검과 전주지검이 국정원, 경찰과 함께 수사 중이다. 제주의 경우 창원과 유사한 혐의를 받는 단체가 적발된 것으로 알려졌다. 공안당국은 진보정당 전직 간부 C 씨가 2017년 7월 캄보디아 앙코르와트에서 북한의 대남 공작 부서인 조선노동당 직속 문화교류국 소속 공작원과 접선해 지하조직 ‘ㅎㄱㅎ’ 설립 방안 등을 전달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진보정당 현직 간부와 농민단체 관계자 등을 포섭해 ‘ㅎㄱㅎ’을 조직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은 ‘ㅎㄱㅎ’이 ‘조국통일 한길을 수행하는 모임’이라는 의미의 ‘한길회’에서 초성을 딴 것으로 보고 있다. 이들은 지난해 10월까지 북한으로부터 5차례에 걸쳐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 산하 4·3통일위원회 장악 △반미 자주화 투쟁 확대 △주체사상 등 선전 확대 같은 지령을 받고, 일부 지령은 이행했다고 북한에 보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정원은 지난해 11월과 12월 용의자 3명에 대한 압수수색을 통해 북측 지령문을 확인했으며, C 씨가 2017년 7월 북측 인사와 통신한 사실도 파악했다고 한다. 전북 전주에선 ‘전북민중행동’ 대표 D 씨가 2013년부터 5년간 이메일을 통해 중국에 있는 북측 관련 인사에게 시민단체 동향 등 정보를 제공했다는 혐의 관련 수사가 진행되고 있다. 법조계에서는 대대적인 공안수사 국면이 펼쳐질 것으로 보고 있다. 국정원과 경찰 등은 압수수색 영장에 적시된 ‘ㅎㄱㅎ’과 2013년 국보법 위반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았던 ‘철도한길자주노동자회’(한길회)의 연관성도 수사하고 있다.○ 피의자 측 “정권이 간첩 조작” 수사 대상에 오른 이들은 혐의를 강하게 부인했다. 경남진보연합 관계자는 동아일보 기자와의 통화에서 “정권이 간첩으로 조작하려는 것으로 보고 진술거부권을 행사하겠다는 뜻을 변호인을 통해 국정원에 전달했다”고 밝혔다. 제주에선 진보단체 관계자 등이 ‘공안탄압 저지 및 민주수호 제주대책위원회’ 명의로 “국가정보원이 대공수사권 이양에 맞춰 짜맞추기식 수사로 존재 이유를 부각하려는 것”이라는 비판 성명을 냈다. C 씨는 지난해 12월 국정원 조사에 출석해 “중국에서 동포와 몇 번 만나고 시민단체 활동과 관련해 이메일을 주고받은 것뿐”이라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장은지 기자 jej@donga.com 창원=최창환 기자 oldbay77@donga.com고도예 기자 yea@donga.com}

북한이 추가 도발할 경우 2018년 체결된 9·19 남북군사합의 효력을 정지한 뒤 이에 따른 후속 조치로 대북 확성기 방송을 재개하고 민간단체의 대북 전단 살포도 허용하는 방안을 대통령실이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비무장지대(DMZ) 인근 비행금지구역에 대한 감시 정찰 활동 재개도 고려하고 있다.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는 5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북한이 또다시 영토 침범 같은 도발을 하면 대북 확성기 방송을 재개하고 민간의 대북 전단 살포를 허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9·19합의 효력이 정지되면 대북 확성기 방송과 대북 전단 살포를 금지한 현행 남북관계발전법(일명 대북전단금지법) 해당 조항 처벌 근거도 사라진다는 법률적 검토를 마무리했다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특히 “효력 정지의 실효성을 위해 9·19합의뿐 아니라 남북 간 적대행위 금지를 규정한 과거 남북 합의 조항의 효력 정지가 가능한지도 들여다보고 있다”고 말했다. 군사분계선 지역 내 방송과 비방을 중단하는 내용이 담긴 2004년 6·4합의나 1992년 남북기본합의서 부속합의 일부 조항의 효력도 함께 정지할 수 있다는 것이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문재인 정부의 2018년 9월 평양공동선언과 이 부속합의서 격인 9·19합의 효력을 정지하면 대북 확성기와 대북 전단에 대한 처벌 근거가 사라진다”며 “9·19합의가 국회 동의를 거치지 않은 만큼 효력 정지도 별도의 국회 절차 없이 대통령 단독으로 결정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통일부는 “북한의 영토 침범 재발 시 효력 정지 여부가 검토되는 부분은 9·19합의만 해당한다”며 “평양공동선언 전체에 대한 효력 정지는 (아직)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국가정보원은 이날 국회 정보위원회 전체 회의에서 지난해 12월 영공에 침투한 북한 무인기가 용산 대통령실을 촬영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보고했다고 정보위 국민의힘 간사 유상범 의원이 전했다.北 “격파” 위협한 확성기 재개 거론… 남북합의 무효화 검토 마쳐 2018년 판문점선언후 확성기 철수정부, 대북전단 등 심리전 대응 준비GP복구 등 군사행동 재개할수도北 극렬 반발, 강대강 치달을 듯 정부가 북한이 극렬 반발해온 심리전인 대북 확성기 재배치 방안까지 검토하는 것은 지난해 말 소형 무인기의 영공 침범 등 도발 방식이 다변화되고 그 수위 또한 우리 영토에 대한 직접적인 위협 수준으로 높아진 데 대한 맞대응 차원이다. 한국 정부는 2018년 4월 문재인 당시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회담 뒤 발표한 판문점 선언 다음 달인 그해 5월 남북 신뢰 조치의 일환으로 대형 확성기 40여 대를 철거했다. ○ “도발 정도 따라 기존 전체 합의 무효 가능”정부는 일단 북한이 영토를 침범하는 도발을 다시 감행하면 9·19남북군사합의 효력을 중단시킨 뒤 후속 조치로 대북 확성기 방송을 재개하고 민간의 대북 전단 살포를 허용하기 위해 과거 남북 당국 간 체결된 여러 합의의 효력을 정지하는 방안에 대한 검토를 사실상 마무리했다.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는 “북 도발 시 확성기 등을 비롯한 대표적 제재 수단들로 대응할 수 있도록 하는 게 효력 정지의 목표”라고 설명했다. ‘대북전단금지법’으로 불리는 남북관계발전법은 확성기 방송, 전단 살포 등을 금지한 기존 남북합의서를 위반하면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했다. 다만 ‘남북합의서의 효력이 정지된 때’에는 처벌이 면제된다는 단서 조항이 붙어 있다. 이 때문에 정부가 ‘효력 정지’를 검토하는 과거 남북합의서에는 2018년 평양공동선언의 부속합의서인 9·19합의뿐만 아니라 군사분계선(MDL) 지역에서 방송 등 대북 심리전을 중단하는 조항이 있는 1992년 남북기본합의서 부속합의서, 2004년 6·4합의 등도 포함돼 있다. 정부 관계자는 “역대 정부에 걸쳐 산재한 합의들을 일괄 정리해 9·19합의 효력 정지의 실효성을 담보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MDL 일대에서 확성기 방송과 전단 살포 중단을 명시한 이들 합의의 효력 일부를 정지하면 처벌 근거가 사라져 심리전을 재개할 길이 열린다. 정부 관계자는 “군사적 대응 조치와 관련한 부분 외에 남북 간 교류협력 등 다른 조항의 효력을 정지할 필요는 없지 않겠느냐”면서도 “북한의 도발 정도가 강해 (정부의) 의지를 강하게 표현한다고 하면 전체 합의도 무효화하는 건 이론상 가능하다”고 전했다. 다만 그는 9·19합의에 대해 “6개월이나 1년 등 기간을 정해 효력을 정지시키고 북한의 도발 행위가 중단되면 효력을 다시 되살리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 “北 도발 시 전방 포사격 재개”북한은 “확성기 방송을 하면 격파하겠다”는 위협을 서슴지 않았다. 2015년 8월 북한의 목함 지뢰 도발로 당시 박근혜 정부가 11년 만에 대북 방송을 재개하자 북한은 고사포 등을 발사하며 도발했다. 한국군이 보유한 고정·이동식 확성기를 최전방경계부대(GOP) 일대 전선에 설치하면 방송 내용이 20여 km 떨어진 북한 지역까지 닿고 이 때문에 북한군 등이 동요해 북한은 체제 위협이 된다고 느끼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향후 북한의 ‘중대 도발’이 발생해 9·19합의 효력 정지 수순에 돌입할 경우 대북 심리전은 물론이고 9·19합의로 인해 금지된 여러 군사행동을 점진적으로 재개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관계자는 “MDL 일대 정찰 강화, 전방 포사격 재개, 감시초소(GP) 복구 등 기존보다 대북 대응카드가 크게 늘어날 것”이라고 전했다.장관석 기자 jks@donga.com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고도예 기자 yea@donga.com}

검찰이 2020년 ‘신라젠 취재 의혹’에 연루된 한동훈 법무부 장관과 이동재 전 채널A 기자 사이의 대화 내용을 허위로 꾸며 KBS 기자에게 전달한 혐의로 신성식 법무연수원 연구위원(검사장·사진)을 재판에 넘겼다. 서울남부지검 형사6부(부장검사 이준동)는 5일 신 연구위원과 오보를 낸 KBS 이모 기자를 출판물에 의한 명예훼손과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검찰은 신 연구위원이 서울중앙지검 3차장검사로 재직하던 2020년 6∼7월 한 장관과 이 전 기자가 나눈 대화 녹취록 내용이라면서 KBS 기자들에게 거짓 정보를 알려 두 사람의 명예를 훼손했다고 판단했다. 신 연구위원은 당시 KBS 기자들에게 “녹취록상 한동훈 (당시) 검사장이 이 전 기자에게 유시민 전 노무현재단 이사장의 주가 조작 연루 의혹 취재를 적극 돕겠다면서 보도 시점을 조율했다”며 “이는 총선에 영향을 미치기 위한 의도가 명백하고, 총선에서 야당이 승리하면 (당시 윤석열) 총장에게 힘이 실린다는 구도를 짰다”고 발언한 것으로 조사됐다. 그런데 관련 보도 직후 공개된 이 전 기자의 녹취록에는 이 같은 내용이 들어 있지 않았다. 신 연구위원은 검찰 조사에서 혐의를 부인하다 KBS 기자가 보관한 신 연구위원과의 녹취록 등을 증거로 제시하자 사실관계를 인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신 연구위원은 고소인인 한 장관 측에 사과 의사도 밝혔다고 한다. 하지만 신 연구위원은 이날 입장문을 내고 “검찰의 이번 기소는 사실관계로나 법리적으로나 도저히 납득할 수 없다”고 했다. KBS기자협회도 입장문을 내고 자사 기자를 기소한 것에 대해 “무리한 기소”라고 반발했다.유원모 기자 onemore@donga.com고도예 기자 yea@donga.com}

김진표 국회의장 등 5부 요인이 1일 신년사를 통해 올 한 해 예상되는 대내외적 위기를 우려하며, 이에 대응하기 위한 ‘통합’을 강조했다. 김 의장은 “지난 연말 국회는 참으로 부끄러운 모습을 보여드렸다. 경제와 민생 회복에 한시가 급한데도 작은 차이를 넘어서지 못해 귀중한 시간을 허비했다”며 “새해엔 ‘갈등과 진영의 정치’를 ‘통합과 협력의 정치’로 바꾸겠다”고 했다. 그는 “이를 위해 개헌 준비에 착수하겠다”며 “승자독식의 정치 문화를 바꾸기 위해 선거법을 비롯한 관련 법률 정비도 서두르겠다”고 했다. 김명수 대법원장은 신년사에서 “좋은 재판을 굳건히 실현하고 국민으로부터 신뢰와 존중을 받는 사법부를 만들기 위해 남은 임기 동안 최선을 다하겠다”며 “경제 위기 여파로 한계 상황에 처하게 된 기업과 개인에게 효율적이면서 신속한 자립 기회를 제공하겠다”고 했다. 김 대법원장은 올 9월 퇴임한다. 유남석 헌법재판소장은 ‘영리한 토끼는 위기에 대비해 굴을 세 개 만든다’는 의미의 사자성어 ‘토영삼굴(토營三窟)’을 인용하며 “헌법재판에 대한 새로운 요청을 미리 내다보는 한편 급변하는 사회의 다양한 문제에 적극적이고 능동적으로 대처하겠다”고 했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이태원 핼러윈 참사 등을 언급하며 “지난 한 해는 참으로 힘든 시간이었다”고 한 뒤 “새해엔 더 안전한 대한민국에서 모든 국민이 행복한 일상을 되찾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올해 목표로는 민생경제 회복과 노동·교육·연금 3대 개혁 과제 추진, 복지 사각지대 해소, 지방시대 조성, 한반도 평화 등을 꼽았다. 노태악 중앙선거관리위원장은 지난해 대선의 사전투표에 대한 준비 부족 및 부실한 대처에 대해 거듭 사과하고 내년 총선을 철저히 준비하겠다고 했다.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고도예 기자 yea@donga.com}
“한동훈 법무부 장관은 아직 사실 여부가 확인되지 않은 수사 상황을 일일이 나열하며 잘 짜인 수사 드라마에서 나올 법한 장면을 연출하기에 급급했다.”(더불어민주당 김성환 정책위의장) “체포동의안 표결 전 근거 자료로서 범죄 혐의와 증거 관계를 사실대로 설득력 있게 설명하는 것은 장관의 당연한 임무다.”(법무부 입장문) 국회 본회의에서 민주당 노웅래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이 21대 국회 들어 처음으로 부결된 것에 대해 민주당은 29일 ‘한 장관 탓’을 이어갔다. 한 장관이 본회의장에서 체포동의안에 대해 보고하는 과정에서 “(돈) 봉투 부스럭거리는 소리까지 녹음돼 있다”고 지나치게 구체적으로 설명한 점이 ‘위법’이라는 주장이다. 이에 대해 법무부는 즉각 반박 입장문을 내고 “상식에 맞지 않는 주장”이라고 비판했고, 국민의힘도 “‘방탄 정당’ 비판이 두려웠는지 뜬금없이 한 장관을 탓한다”고 날을 세웠다. 김 의장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서 “한 장관이 명백히 피의사실 공표에 해당하는 중죄를 저질렀다”며 “마치 검찰 수사관이 수사 상황을 브리핑하는 듯한 태도와 발언을 했다”고 비판했다. 친명(친이재명)계인 박찬대 최고위원도 MBC 라디오에서 “법무부 장관은 개별 사건에 대해 구체적 보고를 듣거나 수사에 개입하지 못하도록 되어 있지 않느냐”며 “법을 위반하고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 장관은 전날 본회의장에서 약 5분 동안 원고지 10장 분량(1940자)의 체포동의안 보고를 읽었다. 2020년 10월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은 민주당 출신 정정순 전 의원의 체포동의안을 324자로 설명했다. 박범계 전 장관도 2021년 4월과 그해 9월 민주당 출신인 이상직 전 의원과 국민의힘 정찬민 의원의 체포동의안 표결에 앞서 각각 308자, 387자 길이로 설명했다. 다만 황교안 전 법무부 장관은 통합진보당 이석기 전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을 1850자 분량으로 설명한 바 있다. 국민의힘은 “듣도 보도 못한 적반하장”이라고 비판했다. 양금희 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한 장관은 (표결 전 설명이라는) 국회법 93조에 따라 장관의 할 일을 한 것뿐”이라며 “국회의원의 특권으로 범죄 혐의자를 보호했다는 비판이 두려웠는지 뜬금없이 부결의 이유를 장관 탓으로 돌리는 민주당의 낯이 참으로 두껍다”고 했다. 지난 대선 당시 이 대표가 ‘국회의원 불체포특권 폐지’를 공약했던 것도 도마에 올랐다.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는 회의에서 “민주당은 대선 공약 외에도 기회가 있을 때마다 불체포특권을 포기하겠다고 공언해왔다”며 “그 공언은 어제 가볍게 식언(食言)하고 일치단결해 부결시켰다”고 꼬집었다.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도 “1년 내내 국회를 열어 두고 이 대표의 체포동의안이 넘어올 때마다 부결시키겠다는 계산”이라고 주장했다. 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이윤태 기자 oldsport@donga.com고도예 기자 yea@donga.com}

보석 상태로 재판을 받다가 달아난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48·사진)이 도주 48일 만에 검찰에 붙잡혔다. 서울남부지검 형사6부(부장검사 이준동)는 29일 오후 3시 57분경 경기 화성시 동탄신도시의 한 아파트 9층에 은신해 있던 김 전 회장을 검거해 서울 남부구치소에 재수감했다. 김 전 회장은 펀드 환매 중단 사태로 4500여 명에게 1조6000억 원대 피해를 입힌 라임자산운용의 ‘전주(錢主)’로 알려져 있다.○ 볼펜 건네자 베란다서 뛰어내리려 시도김 전 회장이 동탄신도시의 아파트에 은신해 있다는 첩보를 입수한 검찰은 이날 소방의 지원을 받아 현관문을 강제로 열고 검거에 들어갔다. 검사가 김 전 회장에게 “체포 확인서에 사인을 하라”고 볼펜을 건네자 김 전 회장은 아파트 베란다 창문을 열고 뛰어내리려고 시도했지만 결국 붙잡혔다. 김 전 회장은 검거 당시 검사와 수사관들에게 욕설을 하는 등 강하게 저항했다고 한다. 검거 당시 김 전 회장은 혼자였고, 겨울용 수면바지 등 편한 일상복 차림이었다고 한다. 검찰 관계자는 “(베란다를 뛰어넘으려 한 게) 탈출하려 했던 것인지, 극단적 선택을 하려 했던 것인지는 알 수 없다”며 “본인도 잡힌 게 분했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김 전 회장의 건강 상태에 대해선 “(구치소) 입감 절차에서 특별한 이상은 발견되지 않았다”고 했다. 검찰은 김 전 회장이 머물던 아파트의 소유자와 집에 있던 물품 등에 대해 조사를 이어갈 계획이다. 현장에서 현금 다발 등은 발견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김 전 회장은 수원여객과 스타모빌리티 자금 수백억 원을 빼돌리고 정치권과 검찰 등에 금품과 향응을 제공한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지난해 7월 법원이 보증금 3억 원과 손목시계형 위치추적장치를 차는 조건으로 보석을 허가해 불구속 상태로 재판을 받아왔다.○ “밀항은 시도 않은 듯”검찰은 올 10월 김 전 회장이 도주할 우려가 있다고 보고 법원에 보석 취소를 청구했다. 김 전 회장 변호인단이 결심 공판을 앞두고 집단 사임하자 김 전 회장의 도주가 임박한 상황으로 판단한 것이다. 실제로 김 전 회장은 2019년 12월 구속영장실질심사를 앞두고 국내에서 도주했다가 5개월 만에 체포된 전력이 있다. 김 전 회장이 사건 배후로 지목한 김영홍 메트로폴리탄 회장(49·수배 중) 역시 2019년 말 해외로 나가 지금까지 도피 중이다. 하지만 서울남부지법은 결정을 미뤘고, 김 전 회장이 올 11월 11일 오후 결심 공판 직전 경기 하남시 팔당대교 부근에서 위치추적장치를 끊고 도주한 뒤에야 보석을 취소했다. 김 전 회장이 도주하자 검찰은 경찰의 협조를 받아 전국에 지명수배를 내린 뒤 대대적인 검거 작전에 돌입했다. 서울남부지검을 중심으로 23명 규모의 검거 전담팀을 구성하고, 50회 이상의 압수수색 영장을 집행했다. 또 100명 이상의 통신 내역을 분석하며 도주 경로에 있는 폐쇄회로(CC)TV를 일일이 확인하는 방식으로 은신처 후보군을 좁혀간 끝에 48일 만에 김 전 회장을 검거했다. 이 과정에서 김 전 회장의 도주를 도운 조카와 측근 등 3명을 구속 기소했고, 미국에 살며 김 전 회장을 도운 친누나에 대한 체포영장도 발부받아 인터폴에 적색 수배를 의뢰했다. 김 전 회장은 도주 기간에 밀항을 시도하진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검찰에 따르면 당국이 파악한 김 전 회장의 동선에는 국내 항만 인근은 포함돼 있지 않았다. 서울남부지법은 이날 “김 전 회장 횡령 사건에 대한 공판 기일은 내년 1월 12일”이라며 “검거 직후 지정된 건 아니고 종전에 기일변경으로 이미 지정돼 있었다”고 밝혔다.김기윤 기자 pep@donga.com이소정 기자 sojee@donga.com고도예 기자 yea@donga.com}

뇌물수수 및 정치자금법 위반 등 혐의로 사전 구속영장이 청구된 더불어민주당 노웅래 의원(서울 마포갑·4선·사진)의 체포동의안이 28일 국회 본회의에서 부결됐다. 21대 국회에서 현직 의원의 체포동의안이 부결된 것은 처음이다. 국회는 이날 오후 본회의에서 노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을 재석 271명 중 찬성 101명, 반대 161명으로 부결시켰다. 기권은 9명이었다. 무기명투표로 진행되는 체포동의안 표결은 재적의원 과반 출석에 출석의원의 과반 찬성으로 의결된다. 국민의힘과 민주당은 각각 ‘자유투표’를 하겠다고 밝혔지만 표결 결과상 169석의 과반 의석을 가진 민주당 의원들이 대거 반대한 것으로 보인다. 박홍근 원내대표는 본회의 직전 열린 의원총회에서 “윤석열 정부의 야당 파괴는 마치 군사작전이라도 하듯 거침이 없다”며 검찰을 비판했다. 체포동의안이 부결된 직후 한동훈 법무부 장관은 “(부결이) 잘못된 결정이란 것은 국민도 동의하실 것”이라고 했다. 노웅래 체포동의안 부결민주당 “韓, 피의 사실 공표” 반발과거 추미애-박범계도 혐의 보고與 “이재명 체포안 방탄 예행연습” “한동훈 법무부 장관의 이례적인 증거 설명이 체포동의안 부결의 결정적 이유였다. 검찰의 형평성을 잃은 수사, 야당 탄압에 대한 항의 표시로 대거 반대표를 던졌다.” 28일 국회 본회의에서 더불어민주당 노웅래 의원의 체포동의안이 부결된 것에 대해 민주당의 한 재선 의원은 이같이 말했다. “개인 비리를 감싸는 방탄 정당”이란 비판이 나오더라도 검찰의 야당 탄압에 대해 집단 방어막을 쳤다는 것. 이에 대해 국민의힘은 “국회마저 비리 의원 보호 수단인 ‘방탄 국회’로 전락시켰다”고 비판했다.○ 민주당 “한동훈 장관 탓”이날 여야 의원 271명이 표결에 참석한 가운데 찬성이 101표, 반대가 161표로 반대표가 절반을 넘었다. 민주당 169석, 국민의힘 115석, 정의당 6석 등 정당별 의석수를 고려하면 민주당에서 대거 반대표가 나온 것으로 보인다. 정의당은 체포동의안 가결을 당론으로 택했기 때문. 민주당은 자유투표 방침을 정했지만 본회의 직전 열린 의원총회에서부터 부결 분위기가 조성됐다. 노 의원은 의원총회에서 “정치 검찰의 기획 수사에 대응할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민주당 김승원 법률위원장도 “검찰이 노 의원을 무리하게 수사하고 기소했다”며 검찰 수사의 문제점을 지적했다고 한다. 한 장관이 이날 본회의 표결에 앞서 “노 의원의 봉투 부스럭거리는 소리까지 녹음돼 있다”고 언급한 점이 민주당 내 부결 여론을 결집시켰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 장관은 “지난 20여 년간 중요한 부정부패 수사 다수를 직접 담당해 왔지만, 부정한 돈을 주고받는 현장이 이렇게 생생하게 녹음돼 있는 사건은 본 적이 없다”며 “노 의원이 구체적 청탁을 받은 뒤 돈을 받으면서 ‘저번에 주셨는데 뭘 또 주냐. 저번에 그거 잘 쓰고 있다’고 말하는 것 등도 녹음돼 있다”고 밝혔다. 이에 민주당 의원들은 한 장관을 향해 야유를 퍼부었다. 안호영 수석대변인은 “한 장관의 본분을 저버린 피의사실 공표와 자기정치가 노 의원 체포동의안의 부결을 불러왔음을 똑똑히 알아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법무부는 입장문을 내고 “표결 전 근거자료로 범죄 혐의와 증거 관계를 설명하는 건 법무부 장관의 당연한 임무”라고 맞섰다. 과거 문재인 정부 시절 추미애 박범계 전 법무부 장관도 체포동의안 표결 전에 국회에서 보고했다.○ 국민의힘 “이재명 체포동의안에 대한 예행연습”국민의힘은 즉각 ‘방탄 정당’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앞서 21대 국회 들어 제출됐던 민주당 출신 정정순 전 의원과 민주당 출신인 무소속 이상직 전 의원, 국민의힘 정찬민 의원의 체포동의안 3건은 모두 가결됐다.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는 “민주당이 똘똘 뭉쳐 노 의원의 체포동의안에 반대했다”며 “앞으로 있을지 모르는 이 대표의 체포동의안에 대한 예행연습이라는 평가가 많다”고 말했다. 정의당도 “비리 부패 혐의에 대한 체포동의안에 민주당이 당론을 결정하지 않고 자유투표를 선택한 것 자체가 비겁하다”며 “방탄 정당의 오명을 피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노 의원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수사팀도 입장문을 내고 “21대 국회에서 부패범죄 혐의를 받는 국회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이 모두 가결된 사례들과 비교해 보더라도 형평성에 어긋난 결과”라며 “신속하고 철저한 수사를 통해 죄질에 부합하는 사법적 처리가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검찰은 노 의원에 대해 이르면 연말, 늦어도 연초에는 뇌물수수 및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할 것으로 보인다. 차장검사 출신의 한 변호사는 “국회에서 체포동의안이 부결된 현직 의원에 대해 검찰이 구속영장을 재청구한 전례를 찾기 힘들다”며 “수사팀이 노 의원에 대해 불구속 기소한 뒤 사법 판단을 받으려 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고도예 기자 yea@donga.com}

28일 특별사면 명단에는 이명박 박근혜 정부 시절 고위공직자와 국민의힘 등 여권 인사들이 대거 포함됐다. 법무부가 실명을 공개한 특별사면 대상 51명 중 여권 출신은 41명으로 야권 출신 정치인(10명)의 4배를 넘는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은 “화해와 포용, 배려를 통한 폭넓은 국민통합의 관점에서 정치인들을 사면 대상에 포함했다”고 했지만 야권에선 “끼워 넣기 사면”이란 지적이 나오고 있다. 특히 사면권자인 윤석열 대통령은 2017년 초 국정농단 특별검사팀의 수사팀장으로, 문재인 정부가 들어선 2017∼2019년엔 서울중앙지검장 신분으로 ‘적폐 청산’ 수사를 주도했다. 특사 대상에 포함된 인사 중 36명이 여기에 포함된다. 법조계에선 “‘검사 윤석열’이 수사해 교도소에 보냈던 인사들을 ‘대통령 윤석열’이 풀어준 것”이란 얘기가 나온다.○ MB, 남은 형기와 벌금 모두 면제사면 대상에 이명박 전 대통령이 포함된 건 81세의 고령인 데다가 수감 중 지병인 당뇨가 악화됐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이 전 대통령은 자동차부품 업체 다스(DAS)의 회삿돈을 횡령하고 뇌물을 받은 혐의로 2020년 10월 징역 17년을 확정받았는데, 이 중 14년 이상 형기가 남아 있었다. 하지만 지병인 당뇨 합병증으로 손발의 감각이 마비되는 등 건강이 악화된 이 전 대통령은 올 6월 형 집행정지를 받은 뒤 입원 치료를 받고 있다. 정부는 이 전 대통령에 대해 잔여 형기와 벌금을 면제하는 결정을 내렸다. 법무부 관계자는 “이 전 대통령이 받은 뇌물 액수보다 국가에 납부된 추징금과 벌금 액수가 크다는 점을 고려했다”고 했다. 박근혜 정부 시절 ‘국정농단’ 사건으로 유죄 판결을 받았던 공직자 13명도 복권됐다. 최종 책임자였던 박 전 대통령이 지난해 12월 사면된 점을 감안한 것이다. 보수단체에 전국경제인연합회 자금을 지원하도록 한 ‘화이트 리스트’ 사건으로 유죄 판결을 받았던 김기춘 전 대통령비서실장과 조윤선 박준우 전 대통령정무수석비서관 등이 복권됐다. 박 전 대통령 최측근인 ‘문고리 3인방’으로 불렸던 안봉근 이재만 정호성 전 청와대 비서관도 복권됐다. 국가정보원 직원들에게 불법 사찰을 지시한 혐의로 징역 1년이 확정된 우병우 전 대통령민정수석과 이미경 CJ 부회장의 퇴진을 압박한 혐의로 집행유예를 받았던 조원동 전 대통령경제수석도 복권됐다. ‘국정농단’으로 유죄 판결을 받았던 공직자 중에서는 안종범 전 대통령정책수석과 김종 전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이 복권 대상에서 빠졌다. 두 사람은 ‘비선 실세’였던 최순실 씨 공범으로 기소돼 각각 징역 4년, 징역 2년을 확정받았다.○ 김경수는 복권 없는 사면 박근혜 정부 시절 국정원의 특수활동비를 청와대에 불법 상납한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았던 남재준 이병기 이병호 전 국정원장도 사면 대상에 포함됐다. 국정원 특활비를 뇌물로 받은 최경환 전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특활비 전달에 관여한 이헌수 전 국정원 기조실장도 사면됐다. ‘국정원 정치 개입’ 사건으로 징역 9년을 확정받고 복역 중인 원세훈 전 국정원장은 남은 형량이 절반으로 감형됐다. 윤 대통령 참모인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에 대해서도 사면이 단행됐다. 김 차장은 이명박 정부의 청와대 대외전략기획관을 지내면서 국정원 문건 등을 무단 반출한 혐의로 벌금 300만 원의 선고유예를 받았다.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는 남은 형 집행을 면제받고 풀려나게 됐지만 복권되지 않아 앞으로 5년 동안 선거에 출마할 수 없다. 법무부 관계자는 “대선 기간 대규모 여론 조작 사건이었고, (범행에서) 사면 대상자의 지위와 역할 등을 고려했다”고 했다.고도예 기자 yea@donga.com신희철 기자 hcshin@donga.com}
정부가 27일 단행한 1373명 규모의 특별사면에서 경제인들은 제외됐다. 경기 침체가 가시화하는 상황에서 새로운 투자 동력이 필요했던 재계에서는 “아쉽다”는 반응이 나왔다. 이날 정부의 사면 발표 직후 대한상공회의소(대한상의)는 강석구 경제조사본부장 명의의 논평을 통해 “신년 특별사면에 경제인이 포함되지 않은 것을 아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정부가 심사숙고해 내린 결정이겠지만 경제가 어려운 상황에서 경제활력 제고에 기여할 수 있는 기업인들이 포함되지 않은 점은 아쉬운 면이 있다”고 덧붙였다. 대한상의와 전국경제인연합회, 한국경영자총협회, 한국무역협회, 중소기업중앙회, 한국중견기업연합회 등 경제 6단체는 정부에 특별사면을 공동 건의한 바 있다. 이 명단에는 이중근 부영그룹 회장, 박찬구 금호석유화학그룹 회장, 최지성 전 삼성그룹 미래전략실장 등이 포함됐던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는 광복절 사면 때 경제인을 중심으로 사면이 이뤄졌던 것을 감안했다고 설명했다. 법무부 관계자는 “지난 광복절 사면 때는 경제인을 중심으로 사면이 이뤄졌고, 이번에는 당시 제외됐던 정치인과 주요 공직자를 사면한 것”이라며 “국가 발전에 다시 기여할 기회를 부여하고, 국민 통합과 나라 발전의 계기를 마련하고자 한다”라고 말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특별사면은 대통령의 대국민 메시지”라며 “이번에 정치인 사면을 대대적으로 하는 상황에서 경제인까지 사면 대상에 포함시키는 건 적절하지 않다고 판단했다”라고 설명했다.송충현 기자 balgun@donga.com고도예 기자 yea@donga.com}
유명인이나 유튜버 등 개인의 이름이나 얼굴, 목소리를 재산권으로 인정하는 ‘인격표지영리권(퍼블리시티권)’을 명문화하는 민법 개정안이 추진된다. 법안이 국회를 통과할 경우 방탄소년단(BTS)과 같은 유명 연예인 이름이나 사진을 무단으로 사용할 경우 거액의 소송을 당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법무부는 “성명, 초상, 음성 등 개인을 나타내는 ‘인격표지’를 영리적으로 이용할 권리를 갖는다”는 내용이 담긴 민법 개정안을 입법 예고했다고 26일 밝혔다. ‘퍼블리시티권’은 미국 독일 일본 프랑스 등에서 이미 법률이나 판례 등을 통해 인정한 권리다. 개인의 이름, 음성 등에 가치를 부여한다는 점에서 창작물을 보호하는 ‘저작권’과도 다르다. 민법에는 ‘초상권’이란 개념이 있지만 이는 재산권으로 여겨지지 않아 유명인들이 자신의 사진 등을 무단 사용한 업체를 상대로 소송을 내더라도 위자료 수준의 배상액만 인정되곤 했다. 2015년 배우 송혜교 씨가 무단으로 ‘송혜교 귀걸이’를 판매하던 업체를 상대로 낸 소송에서 법원은 위자료 100만 원을 배상액으로 인정했다. 퍼블리시티권이 법에 명시될 경우 권리자는 위자료뿐 아니라 무단 도용으로 입은 재산상 피해를 배상하라고 주장할 수 있다. 개정안에 따르면 개인은 자신의 얼굴이나 이름 등을 상업적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다른 사람에게 허락할 수 있고, 자신의 신념에 어긋날 경우에는 이용 허락을 철회할 수 있다. 그 대신 스포츠 경기 생중계 중 얼굴이 화면에 잡히거나 집회에 참여해 얼굴이 뉴스 화면에 보도되는 등 정당한 이유가 있을 경우에는 권리자 허락 없이도 합리적 범위 내에서 개인의 얼굴과 이름 등이 활용될 수 있다. 퍼블리시티권은 자손들에게 상속돼 사후 30년 동안 유지된다. 법무부는 “30년은 한 세대에 해당하는 기간으로 어떤 사람의 명성이나 유명세가 희박해지고 인격표지에 대한 영리적 권리가 소멸하는 데 충분한 시간”이라고 이유를 설명했다.고도예 기자 yea@donga.com}
1500억 원대 환매 중단 사태를 일으킨 ‘이탈리아헬스케어 펀드’를 주도적으로 판매한 뒤 해외로 도피했던 하나은행 전 직원이 최근 구속됐다. 25일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남부지검 금융조사2부(부장검사 채희만)는 전날 전 하나은행 차장 신모 씨에 대해 자본시장법 위반, 사기 혐의 등으로 구속영장을 발부받아 수사하고 있다. 신 씨는 2017년 10월∼2019년 9월 이 은행 투자상품부에서 근무하면서 1528억여 원의 이탈리아헬스케어 펀드 판매를 주도했다. 이탈리아 병원이 지방정부로부터 받아야 할 진료비를 미리 내주고, 정부로부터 진료비를 받아 차익을 남기는 해외 펀드에 간접 투자하는 상품이다. 2019년 말부터 상환 연기가 발생했고, 2020년 환매가 중단됐다. 신 씨는 투자자들에게 “이탈리아 국가 부도가 발생하지 않는 한 안정적으로 투자금을 회수할 수 있다”며 손실 위험을 제대로 알리지 않은 혐의를 받고 있다. 신 씨 등 이 은행 직원들은 투자자들에게 “13개월 후 안정적으로 조기 상환할 수 있다”고 설명했지만, 실제로는 투자금 상당액이 만기 5∼6년인 부실 채권에 투자됐다. 신 씨는 2019년 9월 30일 퇴사한 뒤 싱가포르로 출국했다. 이후 투자자들의 고발로 수사에 착수한 검찰은 신 씨에 대한 체포영장을 발부받고 여권 무효화 등의 조치를 했다. 불법 체류자가 된 신 씨는 최근 검찰 수사팀에 귀국하겠다는 뜻을 밝혔고, 21일 귀국 직후 체포된 것으로 알려졌다. 펀드 판매를 주도한 신 씨의 구속으로 검찰 수사도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검찰은 신 씨를 상대로 하나은행이 불완전판매를 묵인했는지, 자산운용사의 투자금 운용에 불법이 있었는지 등을 확인할 방침이다. 고도예 기자 yea@donga.com}

지적장애인 김영수(가명·50) 씨는 2014년 어머니가 세상을 떠난 뒤 형제들에 의해 정신병원에 강제입원됐다. 어머니가 생전에 김 씨 이름으로 넘겨줬던 아파트와 땅은 형제들에게 모두 넘어갔고, 형제들은 김 씨의 돈을 조카 대학 등록금으로 사용했다. 김 씨는 장애인 지원 단체의 도움으로 올 8월 병원에서 빠져나왔지만 어머니 유산을 되찾기 위한 형사 고소 절차를 4개월째 진행하지 못하고 있다. 예전 같으면 장애인 지원 단체에서 김 씨를 대신해 고발 절차를 진행했겠지만 올 9월 10일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법 시행으로 상황이 달라졌기 때문이다. 검찰의 직접 수사 범위를 부패 및 경제 사건으로 제한한 검수완박법 시행 100일(18일)이 지나면서 초기부터 논란이 됐던 ‘고발인 이의신청권 폐지’의 부작용이 본격화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올 9월 10일부터 시행된 검수완박법은 범죄 피해 당사자가 아닌 제3자 고발인의 경우 경찰 불기소 처분에 불복해 이의신청을 할 수 없게 했다. 시민단체 등의 고발이 난립하는 것을 막겠다는 취지였다. 이 때문에 김 씨의 경우 직접 고소하지 않는 이상 경찰 수사에 불복해 이의신청할 수 없게 됐다. 김 씨를 대리하는 활동가는 18일 동아일보 기자와의 통화에서 “가족 사이의 유산 분쟁이기 때문에 경찰이 무혐의로 판단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김 씨가 직접 고소하는 안을 검토하고 있다”라며 “하지만 지적장애가 있는 김 씨가 조사에서 일목요연하게 피해를 진술할 수 있을지, 고소 이후 형제로부터 압박을 받지는 않을지 우려된다”고 했다. 지적장애인 윤미영(가명·85) 씨도 지난해 10월 자녀로부터 학대를 당했지만 고소 절차를 진행하지 못하고 있다. 윤 씨의 변호사는 “경찰이 워낙 맡은 사건이 많다 보니 하나하나 잘 들여다볼 거란 확신이 없다. 만약의 경우를 생각하면 가급적 윤 씨가 직접 고소해야 할 것 같다”며 “윤 씨의 경우 나이가 많은 데다 지적장애까지 있어 고소인 조사를 제대로 받을 수 있을지 고민”이라고 털어놨다. 검수완박법은 통과 당시부터 노인과 장애인, 성폭력 피해자 등 범죄 피해를 당하더라도 직접 고소장을 제출하기 어려운 이들의 권리 구제를 막을 것이란 우려가 적지 않았다. 국회에는 고발인의 이의신청을 허용하는 형사소송법 개정안이 발의돼 있지만 소관 상임위원회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다. 일부 시민단체는 고발인 이의신청권을 보장해야 한다며 헌법소원을 낸 상태다. 성폭력, 아동학대 사건을 주로 대리하는 한 변호사는 “사회적 약자를 위해서라도 고발인 이의신청권 폐지 문제만은 반드시 입법 보완을 통해 해결돼야 한다”고 지적했다.고도예 기자 yea@donga.com김기윤 기자 pep@donga.com}

정진상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실 정무조정실장(수감 중)이 428억 원의 뇌물을 약속받은 대가로 대장동 민간사업자 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에 대장동 5개 블록 아파트 분양사업을 몰아주고, 용적률 및 임대주택 비율 조정 등 각종 특혜를 제공했다고 검찰이 공소장에 적시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 전 실장은 당시 성남시 정책비서관으로 성남시장이었던 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함께 해당 내용이 포함된 대장동 개발계획을 결재했다. 검찰이 이 대표의 배임 등 혐의에 대한 수사를 본격화할 것임을 예고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분양 독식 용적률 등 각종 특혜16일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1부(부장검사 엄희준)는 정 전 실장이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 씨로부터 428억 원의 뇌물을 약속받은 대가로 총 5가지 특혜를 제공했다고 공소장에 적시했다. 특혜에는 △2015년 2월 화천대유의 요구 사항을 그대로 반영한 공모지침서를 작성 및 공고하고 △편파 심사를 통해 화천대유를 민간사업자로 선정했으며 △수천억 원대 수익이 예상됨에도 성남도시개발공사(공사)는 1822억 원만 배당하고 나머지는 소위 ‘몰아주기’ 방식으로 민간사업자에게 배당했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또 검찰은 정 전 실장이 △화천대유가 대장동 부지 5개 블록을 수의계약 방식으로 받아가 아파트 분양사업을 독식하도록 하고 △민간사업자 이익 극대화를 위한 용적률 상향 및 임대주택 용지 비율 축소 요청을 승인했다는 내용도 공소장에 반영했다. 이 두 가지 특혜는 앞서 정 전 실장의 구속영장청구서 및 대장동 일당의 공소장에는 포함되지 않았던 내용이다. 새로 적시한 특혜와 관련해 먼저 검찰은 공사가 아파트 분양사업에 직접 참여할 수 있었음에도 민간사업자에게 수익을 몰아주기 위해 의도적으로 사업에 참여하지 않은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공사는 2013∼2014년 위례신도시 개발 사업에선 아파트 분양 사업에 50%의 지분을 갖고 참여해 분양수익 306억 원 중 절반가량인 150억7500만 원을 배당받았다. 반면 대장동 사업에선 대장동 부지 15개 블록 중 5개 블록을 화천대유가 직접 분양해 3000억 원 넘는 수익을 독차지했다. 화천대유와 그 관계사들이 받아간 배당금 4040억 원과는 별개의 수익이다. 검찰은 또 정 전 실장이 2016년 11월 유동규 전 공사 사장 직무대리로부터 용적률 상향과 임대주택 용지 비율 축소 등을 요청받고 이를 모두 승낙했다고 공소장에 적시했다. 이후 대장동 부지의 용적률은 180%에서 15%포인트 상향된 195%로 올라갔고, 이에 따라 가구 수도 기존 5089채에서 5268채로 179채 증가했다. 대장동 부지의 임대주택 비중은 2015년 15.29%에서 2016년 6.72%로 줄었다. 용적률 상향 등의 내용이 담긴 ‘개발계획 변경안’은 정 전 실장과 이 대표가 결재했다. 하지만 정 전 실장 측은 ‘428억 원을 약속받고 특혜를 제공한 사실이 없다’는 입장이다. 정 전 실장은 지난달 낸 입장문에서 “그 어떤 부정한 돈도 받은 일이 없고, 부정한 결탁을 도모한 사실도 없다. 428억 약정설도 허구 주장일 뿐 전혀 사실무근”이라고 밝혔다.○ 정진상 공소장 곳곳에 이재명 언급검찰은 정 전 실장이 지난해 2월 천화동인 1호 차명 지분 몫으로 428억 원을 지급하겠다는 김 씨의 제안을 수용한 것으로 보고 있다. 김 씨는 2015년 유 전 직무대리를 통해 정 전 실장에게 “내 지분을 늘리고 그 안에 이재명 (당시) 시장 측 지분을 숨겨뒀다. 지분에 상응하는 금액이 확정되면 그만큼 주겠다”는 입장을 전했다고 한다. 이후 지난해 2월 구체적인 액수를 확정했다는 것이다. 검찰은 공소장에서 “이 대표가 참여하는 민주당 20대 대선 경선을 앞둔 정 전 실장이 제안을 수용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정 전 실장 공소장에서 이 대표를 81번 거론했다. 또 “산하기관 임직원들은 자신들이 추진하는 각종 정책이나 주요 업무에 대해 모두 성남시장, 경기도지사에게 보고한 뒤 승인 결재 등을 받아 업무를 처리하도록 돼 있다”며 대장동 사업 과정에서 이 대표의 역할을 기술했다.유원모 기자 onemore@donga.com고도예 기자 yea@donga.com}

14일 극단적 선택을 시도한 상태로 발견돼 병원으로 옮겨진 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 씨(사진)가 하루 동안 3차례 자해를 시도한 것으로 밝혀졌다.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상태지만 치료에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돼 향후 수사와 재판에 차질이 불가피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15일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김 씨는 260억 원대 대장동 범죄 수익 은닉을 도운 혐의로 최측근 2명이 체포된 13일 귀가하지 않았고, 다음 날인 14일 오전 2시경부터 극단적 선택을 시도했다. 오전 2∼4시 경기 수원시 장안구의 한 도로에 자신의 벤츠 차량을 세우고 흉기로 2차례 자해를 시도했고, 같은 날 오후 1시에도 추가로 자해를 시도했다. 김 씨는 이 과정에서 여러 차례 그의 변호인에게 전화를 걸어 신변을 비관하면서 극단적 선택을 암시하는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씨의 상태를 염려한 변호인은 위치를 물어본 끝에 이날 오후 9시 50분경 경기 수원시 장안구의 대학 인근 도로에서 차량에 탑승해 있던 김 씨를 찾았고 119에 신고해 대학병원으로 옮겨 응급처치를 받도록 했다. 첫 자해부터 병원 이송까지 20시간가량 걸린 것이다. 현장에 출동한 소방당국과 경찰은 김 씨의 목 등에 자상 흔적과 차량 내 혈흔이 남아 있는 걸 확인했다. 다만 발견 당시 김 씨는 부축을 받아 걸으면서 대화를 나눌 정도로 의식이 또렷한 상태였다고 한다. 15일 봉합수술을 마친 김 씨의 상태는 안정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 씨는 최근 자신을 향해 조여 오는 검찰의 수사에 심리적 압박을 주변에 호소했다고 한다. 김 씨는 주변에 “자꾸 뭘 만들어내라고 검찰이 압박을 한다”며 “허위 진술을 하든, 내가 사라지든 해야겠다”는 발언 등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날 김 씨의 최측근인 화천대유 공동대표 이한성 씨와 쌍방울그룹 부회장을 지낸 최우향 씨에 대해 260억 원의 대장동 범죄 수익을 은닉한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검찰은 이들이 지난해 10월∼올해 7월 김 씨의 지시를 받고 수사기관의 추징보전과 압류 등을 피하기 위해 200억 원 넘는 천화동인 1호 자금을 수표로 쪼개기 인출해 보관해 오고, 차명으로 경기 수원시 일대 부동산을 매입하는 등의 방식으로 260억 원의 범죄 수익을 은닉한 것으로 보고 있다. 서울중앙지법은 16일과 19일로 예정된 김 씨의 대장동 배임 혐의 관련 재판 일정을 연기하기로 15일 결정했다.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고도예 기자 yea@donga.com}

“내 지분을 늘려서 그 안에 이재명 시장(현 더불어민주당 대표) 측 지분을 숨겨뒀다. 지분에 상응하는 금액이 확정되면 그만큼 주겠다.”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사장 직무대리가 2015년 대장동 개발 민간사업자로 내정된 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 씨로부터 이 같은 얘기를 들었다고 검찰에 진술한 것으로 확인됐다. 유 전 직무대리는 당시 성남시 정책비서관이었던 정진상 전 당 대표실 정무조정실장(수감 중)에게 이 내용을 보고했고 승인받았다고 한다. 정 전 실장 공소장에는 이 같은 내용과 함께 이 대표의 이름이 81번 적시됐다. 검찰은 이 대표의 발언을 인용하며 이 대표와 정 전 실장의 관계를 ‘정치적 동지’로 규정했다.○ “정진상, 차명 지분 4차례 보고받아”15일 동아일보가 입수한 공소장에 따르면 정 전 실장은 2015년 2월부터 2021년 2월까지 대장동 사업 배당이익을 김 씨의 차명 지분으로 제공받는 안을 최소 4차례에 걸쳐 보고받고 승인한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검찰은 지난달 정 전 실장에 대한 압수수색영장과 구속영장에서 그가 유 전 직무대리로부터 ‘차명 지분’에 대해 보고받았다는 사실을 적시했지만, 이번 공소장에선 보고 내용과 일시 등을 좀 더 구체화했다. 공소장에 따르면 김 씨는 동업자인 남욱 변호사, 정영학 회계사와 2014년 12월 사업에 참여하기 위해 주식회사 서판교자산관리를 세운 뒤 지분을 나눴다. 사업을 주도했던 남 변호사가 45%, 김 씨가 25%, 정 회계사가 20%를 갖는 방식이었다. 그런데 김 씨는 2015년 2월 화천대유를 설립하면서 지분 비율을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다고 한다. 남 변호사가 변호사법 위반 혐의로 수사를 받으면서 김 씨가 사업을 주도하게 됐기 때문이다. 김 씨는 남 변호사에게 “내 지분 49%, 남 변호사 25%, 정 회계사 16%로 나눠야 한다”면서 “내 지분 절반 이상은 이 시장 측 지분”이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4개월 후 김 씨는 동업자들과 모인 자리에서 김 씨 49%, 남 변호사 25%, 정 회계사 16% 등으로 지분 비율을 확정했다고 한다. 김 씨는 사업 이익을 배당받은 뒤인 2020년 10월 유 전 직무대리를 통해 정 전 실장에게 “700억여 원을 주겠다. 내 지분 절반인 24.5% 중에서 세금 공과금을 제외한 것”이라며 구체적인 액수를 알린 것으로 전해졌다. 이듬해 2월 김 씨는 유 전 직무대리에게 “공통비 등을 빼고 428억여 원을 주겠다”고 한 것으로 알려졌다.○ “재선 선거자금 받을 수 있다” 보고또 검찰은 정 전 실장이 2012년 공사 설립을 준비할 때부터 사업자들로부터 금품을 받기로 유 전 직무대리와 논의한 것으로 보고 있다. 공소장에는 “정 전 실장이 유 전 직무대리로부터 ‘공사 설립 후 사업을 진행하면서 민간업자를 통해 자금을 마련해 보겠다’는 말을 수시로 들었다”는 대목이 있다. 검찰은 또 정 전 실장이 2013년 7월 유 전 직무대리로부터 “남 변호사를 사업자로 내정해 주면 이재명 시장 재선을 위한 선거자금을 지원받을 수 있다”는 보고를 받은 뒤 이를 승인한 것으로 파악했다. 이처럼 정 전 실장이 위례신도시 및 대장동 사업자 내정 관련 현안을 유 전 직무대리로부터 대부분 보고받고 승인했다는 게 검찰의 판단이다. 공소장에는 유 전 직무대리에 대해 “이재명의 지휘 감독하에 대장동 개발 사업 및 위례신도시 개발 사업 등을 담당했다”고 표현했다.고도예 기자 yea@donga.com유원모 기자 onemore@donga.com}

14일 극단적 선택을 시도한 상태로 발견돼 병원으로 옮겨진 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 씨가 하루 동안 3차례 자해를 시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상태지만 치료에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돼 향후 수사와 재판에 차질이 불가피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15일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김 씨는 260억 원대 대장동 범죄 수익 은닉을 도운 혐의로 최측근 2명이 체포된 13일 귀가하지 않았고, 다음 날인 14일 오전 2시경부터 극단적 선택을 시도했다. 오전 2~4시 경기 수원시 장안구의 한 도로에 자신의 벤츠 차량을 세우고 흉기로 2차례 자해를 시도했고, 같은 날 오후 1시에도 추가로 자해를 시도했다. 김 씨는 이 과정에서 여러 차례 그의 변호인에게 전화를 걸어 신변을 비관하면서 극단적 선택을 암시하는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씨의 상태를 염려한 변호인은 위치를 물어본 끝에 이날 오후 9시 50분경 경기 수원시 장안구의 대학 인근 도로에서 차량에 탑승해 있던 김 씨를 찾았고 119에 신고해 대학병원으로 옮겨 응급처치를 받도록 했다. 첫 자해부터 병원 이송까지 20시간 가량 걸린 것이다. 현장에 출동한 소방당국과 경찰은 김 씨의 목 등에 자상 흔적과 차량 내 혈흔이 남아 있는 걸 확인했다. 다만 발견 당시 김 씨는 부축을 받아 걸으면서 대화를 나눌 정도로 의식이 또렷한 상태였다고 한다. 15일 봉합수슬을 마친 김 씨의 상태는 안정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이날 김 씨 차량 내부에 대한 감식 등을 진행했다. 김 씨는 최근 자신을 향해 조여오는 검찰의 수사에 심리적 압박을 주변에 호소했다고 한다. 김 씨는 주변에 “자꾸 뭘 만들어내라고 검찰이 압박을 한다”며 “허위 진술을 하든 내가 사라지든 해야겠다”는 발언 등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날 김 씨의 최측근인 화천대유 공동대표 이한성 씨와 쌍방울그룹 부회장을 지낸 최우향 씨에 대해 260억 원의 대장동 범죄 수익을 은닉한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검찰은 이들이 지난해 10월~올해 7월 김 씨의 지시를 받고 수사기관의 추징보전과 압류 등을 피하기 위해 200억 원 넘는 천화동인 1호 자금을 수표로 쪼개기 인출해 보관해 오고, 차명으로 경기 수원시 일대 부동산을 매입하는 등의 방식으로 260억 원의 범죄 수익을 은닉한 것으로 보고 있다. 법조계에선 김 씨의 입원 등으로 수사와 재판 일정에 차질이 생길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서울중앙지법은 16일과 19일로 예정된 김 씨의 대장동 배임 혐의 관련 재판 일정을 연기하기로 15일 결정했다. 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고도예 기자 yea@donga.com}

드루킹 댓글 여론 조작 사건으로 징역 2년을 선고받고 복역 중인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사진)가 ‘가석방 불원서’를 제출한 것에 대통령실이 즉각 불쾌감을 표출하며 파장이 일고 있다. 당초 ‘복권 없는 사면’이 거론됐지만 당사자의 입장 표명으로 재검토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법무부는 23일 사면심사위원회(사면심사위)를 열어 특별사면 대상자를 선정할 계획이다. 이후 윤석열 대통령은 국무회의 의결을 거쳐 사면 대상자를 최종 확정한다. ○ 대통령실 “김 전 지사가 양심수냐”대통령실 관계자는 14일 브리핑에서 “특별사면은 여전히 검토 중”이라며 “헌법 정신과 법치주의에 입각해 국민 여론과 상식에 부합한 결정이 내려질 것”이라고만 밝혔다. 그러나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김 전 지사가 과연 양심수냐’라는 의문이 있다”라고 강한 불쾌감을 드러냈다. 이어 “민주주의 근간을 흔든 여론 조작 혐의로 유죄가 확정된 사람이 마치 아무 죄도 없는 것처럼 하고 있다”면서 “자신의 다음 정치적 입지를 만들기 위한 의도”라고 비판했다. 여권에서는 “김 전 지사는 김대중 전 대통령이나 넬슨 만델라가 아니지 않느냐”(여권 핵심 관계자), “양심수 코스프레”(국민의힘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라는 말이 쏟아졌다. 김 전 지사는 2017년 대선을 앞두고 드루킹 댓글 여론 조작에 가담한 혐의(업무방해 등)로 지난해 7월 대법원에서 징역 2년이 확정됐다. 이번 성탄절 특사에서 ‘복권 없는 사면’ 대상으로 거론되자 13일 자필 ‘가석방 불원서’를 통해 “처음부터 줄곧 무죄를 주장해 온 나로서는 받아들일 수 없는 요건”이라고 했다. 또 배우자를 통해 “이명박 전 대통령 사면에 들러리가 되는 끼워 넣기 사면, 구색 맞추기 사면을 단호히 거부한다”고도 했다. 여권에서는 김 전 지사가 대선을 앞두고 여론 교란 혐의로 유죄가 확정됐다는 점에서 죄질이 좋지 않다고 보고 있다. 특히 대법원 확정 판결에도 불구하고 무죄를 주장하는 것에 대해 정부 관계자는 “사면의 전제조건 중 하나는 진정성 있는 반성”이라고 했다. ○ 野 일각 “김 전 지사, 정치적 역할 해야”김 전 지사가 사면되더라도 복권이 되지 않는다면 2028년 5월까지 피선거권이 제한된다. 이에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의원은 라디오에서 “한동훈 법무부 장관 본인이 다음 대선에 나오는데 김 전 지사가 경쟁자가 될까 봐 복권을 막는 것이냐”며 사면·복권을 주장했다. 야권에서는 김 전 지사가 복권이 되지 않아 차기 대선에 출마하지 못하더라도 정치적 역할을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야권 관계자는 “(복권이 안 돼 피선거권이 제한되더라도) 당 대표와 같은 당내 선거 도전에는 법적 문제가 없다”며 “이재명 대표에 이어 차기 당 대표로 나설 경우 당의 새로운 구심점이 될 가능성도 있다”고 했다. 민주당 기동민 의원도 라디오에서 “문재인 노무현 정부를 구성하는 데 주요한 역할을 했던 사람들에게는 정치적 책임과 역할도 주어진다”며 “김 전 지사 역시 그 역할에 충실해야 한다”고 했다.장관석 기자 jks@donga.com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고도예 기자 ye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