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재락

정재락 기자

동아일보 부산경남취재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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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정재락 기자입니다.

raks@donga.com

취재분야

2025-11-16~2025-1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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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부산/경남]현대重-현대車 노조 20년만에 연대 모색

    현대중공업 노조가 최근 현대자동차 노조(금속노조 현대자동차 지부) 사무실을 방문해 노동계의 양대 축으로 불리는 이들 노조의 관계 회복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현대차 노조는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의 주력 사업장이지만 현대중 노조는 ‘온건 실리’를 내걸며 2004년 민노총을 탈퇴하고 독자노선을 걷고 있다. 현대차 노조는 최근 발행한 ‘현대자동차지부 신문’(제14-02-06호)을 통해 “10여 년 만에 민주노조로 탈바꿈하고 울산 노동계에서 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 현대중공업 노조 정병모 위원장 등 상무집행위원 간부들이 3월 6일 현대차 지부를 방문했다”고 밝혔다. 이 자리에서 정 위원장은 “울산에서 노동계의 양대 축인 현대차지부와 교류를 원하며, 이후 노조 사업에 많은 협조와 지도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경훈 현대차 노조위원장은 “현대중공업 노조가 제대로 된 집행으로 조합원에게 희망을 주는 노조가 되길 바란다”고 화답했다. 정 위원장 등 현대중 노조 간부들은 노조 사무실을 돌며 업무 전반에 대한 질의응답 시간을 가진 뒤 구내식당에서 현대차 조합원들과 식사를 함께 하며 후생복지에 대해 담소를 나눴다. 현대중 노조의 현대차 노조 방문은 지난달 25일 민노총의 국민총파업 울산 태화강역 노동자집회에서 만나 인사하면서 “다시 만나자”고 약속한 데 따른 것이다. 두 노조 대표의 공식 간담회는 거의 20년 만에 이뤄진 것이라고 양 노조 관계자는 설명했다. 이번 간담회에서 양 노조는 앞으로 어떻게 연대를 하겠다는 결의를 하진 않았지만 국내 자동차 및 조선업계를 대표하는 노조의 수장이 연대방안을 모색하기로 한 것 자체에 의미가 있다는 게 노동계의 분석이다. 현대중 노조는 1987년 7월 노조 설립 이후 128일간의 파업과 골리앗 크레인,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점거 농성 등 강경 노동운동을 주도했다. 하지만 1995년부터 노조는 ‘선진복지노조 건설’을 내걸고 합리적인 노동운동으로 전환했다. 2004년 9월에는 근로자 분신 사태에 대한 마찰로 민노총이 제명하자 재심을 청구하지 않고 탈퇴한 뒤 지금까지 독자노선을 걷고 있다. 지난해 ‘강성’으로 분류되는 정 위원장이 취임했다. 현대차 노조는 1994년과 2009∼2011년 무분규를 기록했을 뿐 1987년 노조 설립 이후 매년 파업을 벌였다. 2009∼2011년 무파업 당시 이 위원장이 지난해 위원장에 다시 당선됐다.정재락 기자 raks@donga.com}

    • 2014-0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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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부산/경남]여가활동 늘고 음식점 매출 줄었다

    현대자동차가 밤샘근무를 없애는 ‘주간 연속2교대제’를 실시한 지 1년을 맞았다. 울산 북구는 한국노동사회연구소(소장 노광표)에 의뢰해 근로자의 생활과 주변 상권의 변화를 조사해 발표했다. 현대차는 지난해 주간조가 오전 8시∼오후 5시, 야간조가 오후 9시∼다음 날 오전 8시 근무하는 ‘주야간 맞교대제’를 1조는 오전 6시 50분∼오후 3시 반, 2조는 오후 3시 반∼다음 날 오전 1시 반에 근무하는 방식으로 바꿨다. 노동사회연구소는 현대차 근로자 1926명과 협력업체 11개사(근로자 112명), 그리고 회사 인근 75개 음식점 등을 대상으로 조사를 했다. 근무형태 변경 이후 가장 큰 변화는 회사 주변의 급격한 상권 위축. 현대차 울산공장 인근인 북구 염포·양정·명촌동 등 6개 지역의 지난해 12월 음식점 매출액이 전년 같은 시기보다 평균 36%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 지역 음식점 가운데 64곳(85.3%)의 매출이 줄어들었다. 근로자들이 퇴근 후 회식을 하기보다는 곧바로 귀가하기 때문. 매출 하락은 종업원 수 감소로 이어졌다. 지난해 2월 이 음식점들의 평균 종사자는 3.8명이었으나 지난해 12월에는 2.9명으로 줄었다. 근로자들의 생활도 많이 변했다. 새 근무형태를 도입한 이후 ‘TV·비디오 시청’은 과거의 5분의 1 수준인 9.9%로 크게 줄고 여행은 25.3%로 1.5배 증가했다. 스포츠 활동도 늘었다. 자기계발 활동은 0.5%에서 4.8%로, 문화예술 관람은 3%에서 4.5%로, 스포츠 관람은 0.9%에서 4.3%로 각각 증가했다. 특히 새 근무제 시행 이후에는 여가 활동을 가족, 친지와 함께하는 비율이 37.9%로 시행 전의 21.7%보다 16.2%포인트 늘었다. 새 근무형태로 노동시간이 연평균 230시간 정도 단축되면서 가족들과의 다양한 여가활동이 가능해졌기 때문.정재락 기자 raks@donga.com}

    • 2014-0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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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부산/경남]울산시, 공단 폐열 이용해 전력생산

    울산 석유화학공장에서 발생하는 폐열로 전력을 생산한다. 울산시는 에쓰오일, 경동도시가스, 삼성에버랜드 등 3개사와 협력해 공단에서 발생하는 폐열로 전기를 생산하는 사업을 위해 5일 협약을 체결한다. 이 사업은 에쓰오일 석유화학 증류탑의 폐열을 이용해 증기를 만든 뒤 터빈발전기를 가동해 전기를 생산·판매하는 방식이다. 경동도시가스는 전력생산 시설비 800억 원을 투자하고 유지, 관리를 맡는다. 삼성에버랜드는 전력생산 기술을 제공한다. 내년 6월 완공할 예정이다. 이곳에서 생산되는 전력은 5400가구가 사용할 수 있는 양이며 한전에 판매하는 가격은 연간 170억 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그동안 에쓰오일에서 발생하는 폐열은 날려 보냈다. 폐열을 이용한 전력생산으로 연간 6만1000t의 이산화탄소를 절감할 수 있다. 울산시는 폐기물과 폐에너지, 부산물 등을 다른 사업장의 원료나 연료로 재자원화하는 자원순환형 산업단지를 조성하는 ‘생태산업단지 구축사업’을 추진 중이다.정재락 기자 raks@donga.com}

    • 2014-0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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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부산/경남]“울산인구 늘리겠다”

    최근 울산시 홈페이지에는 ‘시내버스 노선을 늘려 달라’는 글이 많이 올라왔다. 이 건의는 울산시민이 아니라 부산 기장군 정관면 주민들이 한 것. 이들의 직장이 대부분 울산 온산공단이나 울산석유화학공단에 있기 때문이다. 울산과 인접한 정관면에 2000년대 말 대규모 아파트 단지가 조성되면서 이들 공단에 근무하는 직장인들이 최근 2, 3년 사이 울산에서 이곳으로 이사했다. 울산에 비해 집값이 싸고 교육 여건이 좋다는 이유에서다. 정관 아파트 단지 주민의 30∼40%(2만여 명)는 울산에서 이사를 간 사람으로 추정된다. ‘울산 직장, 부산 거주’ 현상은 2008년 12월 해운대와 울산을 동일 생활 및 경제권으로 묶은 부산∼울산 고속도로(부울고속도로)가 개통되면서 가속화되고 있다. 또 2010년 11월 고속철도(KTX) 울산역이 개통되면서 울산에 직장을 둔 수도권 주민들도 울산으로 이사를 하지 않는 현상이 두드러졌다. 현재 울산의 인구는 117만9543명. 광역시로 승격한 1997년 7월 이후 16만6473명이 증가했지만 대기업 등 기업체가 밀집한 도시치고는 인구 증가가 더딘 편이다. 이를 의식해 6·4지방선거 울산시장 예비후보들은 ‘인구 늘리기’를 주요 공약으로 발표하고 있다. 새누리당 김두겸 예비후보는 ‘내수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출 수 있는 180만∼230만 명의 울산 건설’을, 강길부 의원은 ‘200만 창조도시 울산 건설’을 제시했다. 김 후보는 “도심 내 고속·시외버스터미널을 울산 북구와 울주군 온산·온양읍, 웅촌면, 언양읍 등 4개 권역으로 분산해 이전시키겠다”고 밝혔다. 권역별 터미널 주변에 교육 의료 휴양 등 정주(定住) 여건을 갖춘 위성도시를 건설하면 인구를 유입시킬 수 있다는 주장이다. 강 의원은 “울산혁신도시에서 울산테크노파크, 울산과기대(UNIST), KTX 울산역까지 20km를 잇는 ‘울산 실리콘밸리’를 만들어 200만 명의 창조도시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4일 출판기념회를 계기로 시장 선거전에 뛰어들 새누리당 김기현 의원도 일자리 창출을 통한 인구 증가를 주요 공약에 포함시킬 것으로 알려졌다. 경남지역 지방선거 출마 예정자들도 인구 늘리기 공약을 경쟁적으로 내놓고 있다. 경남 사천시 제1선거구 도의원 선거 출마를 선언한 이원섭 사천포럼 상임대표는 “2025년까지 인구 35만 명의 행복기업도시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정재락 raks@donga.com·강정훈 기자}

    • 2014-0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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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부산/경남]울산 노동운동 역사가 한눈에…

    울산 북구는 최근 오토밸리복지센터(북구 연암동) 4층에 ‘울산노동역사관 1987’을 개관했다. 역사관에는 1980년대 전후의 노동 역사, 노동운동 관련 포스터, 대자보, 벽화 등을 전시했다. 역사관은 전시 관람 사업, 노동 역사 자료 데이터베이스(DB)화, 역사 교육 강좌 등 노동 역사와 관련한 다양한 프로그램도 열 계획이다. 울산은 1962년 국가공업센터 지정 후 중화학 중심의 공장이 들어서면서 대규모로 노동자가 몰렸다. 그러나 양적 성장의 이면에는 낙후된 노동 인권, 턱없이 낮은 임금과 고된 노동이라는 희생이 있었다. 역사관 측은 “이 같은 사정이 1987년 노동계 대투쟁의 불씨가 됐다”고 설명했다. 울산 북구는 울산이 대표적인 산업도시임에도 관련 노동운동 역사 자료를 보존할 자료실 하나 없다는 점에 착안해 오토밸리센터 4층 복도의 여유 공간을 활용해 노동역사관을 설치했다. 북구에는 현재 노동운동을 주도하는 현대자동차 울산공장(북구 양정동)이 있고 노동자 대투쟁의 불씨가 된 현대중공업(울산 동구 전하동)도 인접해 있다. 개관 기념행사로 이윤엽 작가의 ‘판화로 만나는 세상 이야기’ 특별전시회가 27일까지 열린다. 12일 오후 7시에는 지속 가능한 노동역사관 발전을 위한 공개토론회가 열린다. 이용 안내 등은 홈페이지(www.nodong1987.org)를 참조. 052-283-1987정재락 기자 raks@donga.com}

    • 2014-0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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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내나라 여행박람회]‘산업수도’서 볼거리-먹거리 풍부한 관광도시로

    “볼거리, 먹거리 풍부한 울산으로 오세요.” 울산시가 국내외 관광객 유치를 위해 올해부터 다양한 활동을 펼친다. ‘산업수도’로만 인식돼온 울산이 멋진 관광지와 먹거리가 풍부한 ‘관광도시’라는 점을 적극 알릴 계획이다.자연과 어우러진 관광지 즐비 관광객들로 사계절 붐비는 곳은 울산 울주군 서생면 간절곶 등대. 매년 1월 1일 해돋이 축제가 열리는 곳이다. 동해안의 아름다운 절경을 한눈에 볼 수 있어 ‘욕망의 불꽃’ ‘메이퀸’ 등 드라마 촬영지로도 유명하다. 간절곶과 인접한 진하해수욕장은 넓은 모래밭과 소나무 숲, 투명한 쪽빛바다, 거북등 모양의 섬 명선도가 조화를 이루는 곳이다. ‘울산12경’ 가운데 하나인 대왕암 송림(울산 동구 일산동)은 수령 100년 이상인 소나무 1만5000여 그루가 장관을 이루는 곳. 바위에 무수히 많은 작은 구멍이 있어 파도가 칠 때마다 비파 소리가 난다고 해서 이름 붙여진 슬도가 있다. 신화마을(울산 남구 장생포동)은 지붕 없는 미술관이다. 1960년대 울산공단이 조성되면서 이주한 주민들이 정착한 이 마을은 문화체육관광부의 2010년 마을미술 프로젝트 대상지로 선정돼 아름다운 벽화마을이 완성됐다. 인근에 장생포 고래박물관과 고래생태체험관이 있고 바다로 나가 고래 떼를 직접 만날 수 있는 고래바다여행선도 운영한다. 태화강변의 대나무 숲은 철새들이 몰려들어 생태도시 울산의 진면목을 볼 수 있는 곳이다. 울산대공원(울산 남구 신정동)은 364만 m²의 광활한 땅에 조성된 국내 최대의 도심 속 자연 생태공원이다. 매년 6월에는 이곳 장미원에서 장미 페스티벌이 열린다. 영남알프스도 매력적인 관광지다. 영남알프스는 울산을 중심으로 경남 양산시와 밀양시, 경북 청도군과 경주시에 걸쳐 있는 해발 1000m 이상의 산 7개를 말한다. 불고기 고래고기 등 식도락 명소 울산 울주군 언양읍과 울주군 두동면 봉계리 일대의 한우 불고기는 전국적인 명성을 자랑한다. 2006년 9월 ‘한우불고기특구’로 지정됐다. 최고 육질의 순수 한우 암소만 판매한다. 언양미나리와 함께 먹으면 별미다. 고래고기도 울산의 특산물. 해경의 엄격한 허가를 받아 유통되는 고래고기는 콜레스테롤이 전혀 없는 고단백 식품. 최근에는 고래비빔밥, 고래스테이크 등 다양하고 저렴한 ‘고래밥상’도 개발돼 거부감 없이 즐길 수 있다. 정재락 기자 raks@donga.com}

    • 2014-0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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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부산/경남]27일 온산 바이오에너지센터 준공식

    울산지역의 음식물 쓰레기를 처리하고 그 과정에서 에너지를 생산해 인근 기업에 파는 ‘온산바이오에너지센터’가 본격 가동된다. 울산시는 27일 울주군 온산읍 온산하수처리장에서 기관·단체장, 환경단체 회원, 주민 등 8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온산바이오에너지센터 준공식을 열기로 했다. 이 센터는 국비 161억 원과 시비 69억 원 등 총 230억 원으로 2011년 8월 공사를 시작했다. 주요 시설로는 음식물 쓰레기와 가축 분뇨 반입 및 처리설비, 산(酸) 발효조 1기와 메탄 발효조 2기, 바이오가스 생산설비, 슬러지 처리설비, 악취 방지설비, 폐수 처리설비 등을 갖췄다. 이곳에서 하루 음식물 쓰레기 100t과 가축 분뇨 50t 등 150t을 처리할 예정. 특히 폐기물 처리 과정에서 생산된 바이오 가스로 스팀을 만들어 하루 70t씩 한국제지에 팔 계획이다. 스팀 판매로 연간 7억 원의 수익을 올릴 수 있다. 이 시설은 앞으로 3년간 시공에 참여한 한솔이엠이 등 시공사 측 전문가 6명과 울산시 공무원 등 모두 14명의 전문 인력이 공동 운영하고, 그 후에는 울산시가 직접 관리할 계획이다. 음식물 쓰레기 등 생활폐기물 처리 업무는 기본적으로 기초자치단체인 구군에 이관돼 있다. 하지만 울산에는 중구의 음식물 처리시설이 2009년부터 운영이 중단되고, 북구의 음식물 처리시설은 민원 때문에 2008년부터 가동이 중단되는 등 5개 구군 가운데 4곳이 음식물 처리시설을 갖추지 못했다. 이에 울산시는 2009년 3월 음식물 쓰레기 등 유기성 폐기물 신재생에너지화 방침을 확정하고 바이오에너지센터 건립을 추진했다.정재락 기자 raks@donga.com}

    • 2014-0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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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부산/경남/동서남북]송전선로가 쉼터인 철새와 공존하려면…

    울산 태화강 대나무 숲에는 요즘 겨울 철새인 까마귀 ‘천국’이다. 낮 시간을 울산과 경남북에서 보낸 까마귀들이 대나무 숲으로 날아와 쉬고 잠을 잔다. 태화강변 대나무 숲(남구 무거동과 중구 태화동 일대)의 전체 면적은 16만여 m². 이곳에 까마귀 4만6000∼5만 마리가 매년 10월 초 날아와 다음 해 3월 초까지 지낸 뒤 시베리아 등지로 날아간다. 환경부에 따르면 가창오리가 많은 금강호와 동림저수지를 빼고 태화강은 전국 최대의 겨울 철새 도래지다. 까마귀가 떠나면 대나무 숲은 여름 철새인 백로 차지다. 4∼9월 4000∼6000마리가 찾아와 둥지를 틀고 새끼를 기른다. 도심에 위치한 태화강 대나무 숲이 철새 도래지가 된 이유는 뭘까? 전문가들은 태화강의 수질이 맑아 먹잇감이 풍부하고 촘촘한 대나무 때문에 너구리와 수리부엉이 등 포식자의 접근이 어렵기 때문으로 분석하고 있다. 여기에 대나무 숲 위를 관통하는 송전선로(고리원전∼경북 북부지역)도 철새를 불러 모으는 데 한몫하는 것으로 본다. 해질 녘이면 먹이 활동을 마친 까마귀 수만 마리가 송전선로에 앉아 휴식을 취한 뒤 대나무 숲으로 들어간다. 동틀 무렵에도 까마귀들은 송전선로에서 모였다가 먹이를 찾으러 날아간다. 송전선로에 빼곡히 앉은 까마귀는 장관이다. 이 광경은 지난해 개봉한 영화 ‘친구2’(감독 곽경택)에 소개됐을 정도다. 하지만 도심에 있어 주민 피해도 많다. 송전선로 아래 주택과 도로는 까마귀 배설물과 깃털로 빨래를 널기 어렵다. 창문도 자유롭게 열지 못한다. 주민들은 오래전부터 송전선로 지중화를 요구하고 있다. 도시 미관과 민원 해소를 위해서는 지중화가 바람직하다. 송전선로가 울산 도심을 전국 최대의 철새 도래지로 만드는 데 한몫했다. 물론 울산시가 철새 배설물을 청소하는 등 주민 피해를 최소화할 대책을 서둘러 마련해야 한다. 태화강 대나무 숲과 송전선로 그리고 이곳을 찾는 철새는 인간과 자연의 ‘공존 가능성’에 대해 묻고 있다.정재락·사회부 raks@donga.com}

    • 2014-0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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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부산/경남]기업 실습갔던 고교생, 지붕 무너져 숨졌는데…

    “진정성 있는 사과만 받아도 장례를 치를 텐데….” 울산 북구의 울산전문장례식장 지하 일반실. 울산 북구에서 10일 내린 폭설에 공장 지붕이 무너지면서 사망한 고교 실습생 김대환 군(19)이 열흘이 지난 20일까지 장례를 치르지 못한 채 영안실에 누워 있다. 김 군이 안치돼 있는 곳은 17일 체육관 강당 붕괴로 10명의 사망사고가 발생한 경주 마우나오션리조트와 6∼7km 떨어진 곳이지만 사회적 관심은 ‘하늘과 땅’ 차이다. 마우나오션리조트 희생자들은 리조트가 적극 보상에 나서 10명 중 8명이 합의하고 21일 합동 영결식을 치르지만 김 군은 아직 장례 일정조차 못 잡고 있다. 20일 오후 찾아간 김 군의 빈소에는 가족과 동료 학생 등 5, 6명만 쓸쓸히 앉아 있었다. 유족은 회사 측의 태도가 무성의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울산 북구의 자동차부품 회사인 금영ETS에서 지난해 11월부터 실습생으로 일하던 김 군이 숨진 것은 10일 오후 10시 15분경. 졸업식을 이틀 앞둔 날로, 울산지역에 내린 20여 cm의 눈에 샌드위치패널로 지어진 공장 지붕이 무너지면서 변을 당했다. 마우나오션리조트 사고와 거의 비슷했다. 김 군은 실습생이라 야간근무를 할 수 없지만 12월부터 주야 맞교대로 근무를 하다가 희생됐다. 유가족이 김 군의 사망 소식을 접한 건 이날 오후 11시 40분경이었다. 병원이 김 군에게 사망 진단을 한 시간(오후 11시 5분)에서 35분이 흐른 뒤였다. 그것도 병원 관계자에게 사망 소식을 들었다. 이때까지 회사 사람들은 아무도 병원을 찾지 않아 빈소도 유가족이 직접 차렸다. 다음 날이 되어서야 회사 간부가 찾아왔으나 화가 난 가족으로부터 빈소에서 쫓겨났다. 사고 이틀이 지나 회사 대표 최모 씨가 찾아와 “드릴 말씀이 없다”며 사과했지만 진정성이 느껴지지 않아 마찬가지로 돌려보냈다. 그 이후로는 회사 사람들이 빈소를 찾지 않아 19일 가족들이 연락해 회사를 찾아갔다. 유가족은 김 군이 사망한 현장을 둘러봤지만 자세한 보상 문제는 논의하지 못했다. 김 군의 아버지 김영호 씨(50)는 “제대로 된 사과만 받으면 아들을 하루빨리 저 세상으로 보내주고 싶다. 하지만 성의 있는 사과가 없어 억울해서 장례를 못 치르겠다”고 말했다. 울산고용노동지청은 20일 실습생을 법정 시간을 넘겨 일하게 한 혐의(근로기준법 위반)로 최 씨를 입건했다. 회사 측은 “진정으로 사과하고 있으며, 최선을 다해 보상하겠다”고 밝혔다.정재락 기자 raks@donga.com}

    • 2014-0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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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부산/경남]울산지법 최고법관에 최환 부장판사

    울산지방법원 소속 판사를 대상으로 실시된 2013년 법관 평가제에서 최환 부장판사(44·사진)가 최고 평가를 받았다. 울산지방변호사회(회장 서기영)는 지난해 울산지법 소속 판사 40여 명이 참여한 재판을 기준으로 법관평가제를 실시한 결과를 20일 발표했다. 평가는 공정성, 품위·친절성, 신속·적정성, 직무성실성, 직무능력성 등 5개 항목별로 10∼20점의 점수를 배정했다. 평가 결과 최환 부장판사(제2민사단독)가 95.81점으로 가장 좋은 평가를 받았다. 이어 가사1단독 임진수 판사(93.20점), 제2형사단독 함윤식 부장판사(92.57점), 장홍선 수석부장판사(92.00점), 제1형사단독 오동운 부장판사(89.00) 등이 ‘울산지법 베스트 5 법관’으로 평가됐다. 정재락 기자 raks@donga.com}

    • 2014-0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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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부산/경남]“공공기관 이전때 관련기업 본사 유치를”

    울산에 주요 공장이 있는 기업의 경우 본사를 서울 등에서 울산으로 옮기도록 하자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특히 공공기관의 이전에 맞춰 관련 기업의 본사도 이전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울산시의회 윤시철 의원은 20일 울산시에 대한 서면질의를 통해 “향후 100년을 향한 ‘새롭게 도약하는 울산’이 되기 위해서 이제부터 기업체 본사의 울산 이전에 행정력을 집중해야 한다”며 울산시의 기업 본사 유치 대책을 질의했다. 지난해 대한상공회의소가 발표한 매출액 1000대 기업(2012년 기준) 가운데 울산에 본사를 둔 기업체는 25개인 데 반해 부산은 38개, 인천은 33개로 나타났다. 또 한국은행 울산본부에 따르면 울산 소재 제조업체 중 울산에 본사를 둔 사업체 비중은 40.7%였다. 윤 의원은 이 같은 통계가 ‘산업수도 울산’의 이미지와 어울리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윤 의원은 “한국석유공사 등 10개 공공기관이 울산으로 이전하면 3000명이 넘는 인력도 옮겨오는 등 울산 발전을 위한 기회가 될 것”이라며 “이들 공공기관과 관련 있는 기업체는 본사를 울산으로 옮겨야 한다”고 주장했다. 울산에 본사를 둔 현대중공업과 현대미포조선은 재무 등 일부 기능만 서울사무소에서 처리하고 대부분의 업무를 울산에서 처리하고 있다. 윤 의원은 본사를 이전해야 할 우선 대상 기업으로 울산에 대규모 석유정제시설이 있는 SK에너지와 S-오일 등 석유회사를 꼽았다. 정재락 기자 raks@donga.com}

    • 2014-0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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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부산/경남]부산-울산-경남지역 단체장 선거 관전 포인트

    與 3人, 본선보다 뜨거운 예선전부산시장부산은 6·4지방선거의 본선보다 예선이 더 관심을 끈다. 새누리당에서는 당초 친박계 핵심으로 사무총장을 지낸 서병수 의원과 재선의 소장파 박민식 의원의 대결 구도로 좁혀지는 양상이었다. 하지만 옛 친이계 중진으로 주일대사를 지낸 권철현 전 의원이 뒤늦게 뛰어들면서 판도가 달라졌다. 야권에서는 민주당의 김영춘 전 의원과 이해성 전 대통령홍보수석이 바닥을 훑고 있다. 안철수 의원 측 ‘새정치연합’도 후보 영입을 저울질하고 있다. 안 의원 측은 오거돈 전 해양수산부 장관에게 ‘러브콜’을 보내고 있으나 오 전 장관은 ‘통 큰 연대’를 통한 시민 단일후보를 희망하고 있다. 서 의원은 지난달 17일 벡스코에서 ‘일하는 사람이 미래를 만든다’는 출판기념회를 가진 뒤 선거전에 뛰어들었다. 권 전 대사는 14일 ‘신부산 대개조론’ 출판기념회를 갖고 30년 이후를 내다보는 새로운 발전전략과 미래비전으로 부산도시발전 전략을 제시했다. 박 의원도 15일 ‘젊은 부산, 또 하나의 시작’이란 출판기념회를 통해 1000만 부산시대를 열겠다고 약속한 뒤 감성 선거전을 펼치고 있다. 김 전 의원은 14일 ‘김영춘의 희망찾기’란 출판기념회를 갖고 6개월 동안 부산 구석구석을 돌며 보고 들은 결과물로 부산 발전의 비전을 내놓았다. 이 전 수석은 다음 달 3일 출판기념회를 통해 본격 선거전을 펼친다. 이달 말경 출마 선언을 할 예정인 오 전 장관은 “무소속은 한계가 있다”며 “그런 부분을 어떻게 보완할 것인가 고민하면서 기존 정당과 대화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각 당은 최근 부산지역 언론사의 부산시장에 대한 여론조사 결과가 들쭉날쭉해 고민이 깊다. 여권에서는 후보가 압도적인 우세는커녕 뒤지는 결과까지 나오자 약세 후보에 대한 불출마 압박 움직임과 함께 조기 경선 얘기가 고개를 들고 있다. 야권에서는 여론조사에서 여권 후보에게 밀리지 않은 오 전 장관을 중심으로 한 단일화 요구가 거세질 것으로 전망된다.조용휘 기자 silent@donga.com        ▼뚜렷한 우위 없어 합종연횡 조짐 ▼울산시장새누리당 울산시장 후보 경선을 앞두고 출마 예정자들의 행보가 복잡하다. 후보 간 합종연횡 움직임도 보이고 있다. 새누리당 후보로는 강길부(72), 김기현 의원(56)과 김두겸 전 남구청장(57), 윤두환 전 의원(59) 등 4명이 거론된다. 4선의 정갑윤 의원(64)이 9일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판세가 요동치고 있다. 가장 활발하게 뛰고 있는 사람은 김두겸 예비후보. 두 차례 울산 남구청장을 지낸 김 후보는 6일 구청장직을 사퇴했다. 김 후보는 “울산 인구(현재 120만 명)를 180만∼230만 명의 일류도시로 만들겠다”는 내용의 주요 공약도 발표했다. 또 ‘아름다운 경선을 위한 새누리당 예비후보 공동 기자회견’(12일), ‘도덕성과 정책 관련 TV토론’(17일) 등 연일 새로운 제안을 하고 있다. 강 의원은 이번 도전이 세 번째다. ‘마지막 시장 도전’이라는 각오로 울산 전역을 돌며 얼굴 알리기에 주력하고 있다. 국회 기획재정위원장인 강 의원은 “울산 발전을 위해 예산을 많이 확보했다”는 점을 강조한다. 그는 17일 울산시장 출마를 공식 발표하려다 해외순방을 이유로 기자회견을 연기했다. 지역 정치권에서는 김기현 의원이 출마 의사를 밝힌 것이 강 의원의 출마 선언 연기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다. 김 의원은 10일 출마 의사를 피력했다. 김 의원은 다음 달 5일경 출판기념회를 계기로 출마를 공식화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 의원이 출마를 공식 선언할 경우 정책위 의장이라는 중량감 때문에 파괴력은 상당할 것으로 정치권은 보고 있다. 강, 김 의원은 ‘의원직 중도사퇴’가 부담이다. 윤 전 의원은 11일 이후 예비후보로 등록할 예정이다. 지역 정가에서는 이들 4명 모두 완주할 것으로는 보지 않는다. 민주당에서는 송철호 전 국민고충처리위원장(65)과 심규명 울산시당위원장(49), 이상범 전 울산 북구청장(57)이 거론되고 있다. 통합진보당은 이영순 전 국회의원(52), 정의당은 조승수 전 국회의원(51)이 각각 예비후보로 선관위에 등록했다. 정재락 기자 raks@donga.com       ▼ 홍준표 정치력 vs 박완수 전문성 ▼경남도지사‘본선 같은 예선’으로 불리는 새누리당 경남도지사 후보 경선전은 홍준표 현 도지사(59)와 박완수 전 창원시장(58)의 맞대결로 진행되고 있다. 여론조사 결과 등을 종합하면 새누리당 경선 승리자가 도지사 자리를 차지할 가능성이 크다. 민주당 김두관 전 도지사의 중도사퇴 이후 경남지역 야권은 심한 후유증을 앓고 있다. 이런 가운데 강병기 통합진보당 도당위원장(53), 박선희 정의당 도당위원장(45)이 후보로 결정됐다. 민주당은 김경수 노무현재단 봉하사업본부장(47)이 출전 채비 중이다. 홍 지사와 박 전 시장은 2012년 도지사 보궐선거 경선에 이어 두 번째 대결. 인지도와 현역 프리미엄, 정치력은 홍 지사가 앞선다는 여론이지만 경남 토박이로서 행정전문가를 자임하는 박 전 시장의 경쟁력 역시 만만찮다. 박 전 시장이 예비후보 등록을 마치고 시군 투어에 나서자 홍 지사는 시군 순시를 통해 지지세 확산을 꾀하고 있다. 특히 16명의 새누리당 현역 국회의원과의 접촉을 늘리며 공을 들이는 모습이다. 친박 성향 의원들의 마음을 얻지 못하면 경선 결과를 자신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진주를 중심으로 서부권의 탄탄한 지지가 큰 힘이다. 홍 지사 측은 “보궐선거 당시 재선 도전을 전제로 공약을 만들었다. 한 번 더 도정을 맡아야 제대로 결과물이 나온다”고 호소하고 있다. 중부권에서 강세인 박 전 시장은 ‘서부 공략, 중부 단속, 동부 포용’이라는 전략으로 현지에서 숙식하며 시군을 돌고 있다. 홍 지사와 대비되는 ‘소통의 리더십’을 강조하려는 계산이다. 박 전 시장 측은 대선 도전 꿈을 내비친 홍 지사를 겨냥해 “‘제2의 김두관’이 나와서는 안 된다. 박완수는 경남에 뼈를 묻을 사람이다”라며 차별화를 시도하고 있다. 박 전 시장이 “폐업한 진주의료원에 ‘경남행복의료원’을 만들겠다”고 공약한 반면 홍 지사는 “이미 끝난 일이다. 여론은 우리 편”이라며 자신감을 나타냈다. 최근 경남일보 여론조사에서 새누리당 후보 적합도는 홍 지사가 34.3%, 박 전 시장이 28.5%로 나왔다.강정훈 기자 manman@donga.com}

    • 2014-0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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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부산/경남]산업기술박물관 타당성 조사 착수

    박근혜 대통령의 대선공약이기도 한 산업기술박물관의 울산 건립을 위한 기본계획 수립 및 사전 타당성 조사가 곧 시작된다. 산업통상자원부 산하 한국산업기술진흥원(KIAT)은 울산지역 산업기술박물관 건립타당성을 분석할 사업자를 선정해 다음 달 용역을 시작한다. 용역비는 2억5000만 원으로 8월 20일까지 결과를 제출한다. 다음 달에는 산업부와 울산시, KIAT, 용역업체 등이 해외 산업기술박물관을 시찰한다. 산업부와 울산시는 산업기술박물관 설계비 등 예산을 내년도 정부 예산에 반영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산업기술박물관은 산업기술 역사에 대한 체계적인 연구와 유물을 보존하고 전시하는 곳. 2011년 5월 마련된 산업기술혁신촉진법이 근거다. 당시 정부는 연간 300만 명이 관람할 수 있도록 20만 m²에 총면적 10만 m²의 산업박물관을 짓는다는 구상을 밝혔다. 사업비는 건축비 4500억 원을 포함해 1조2000억 원. 산업기술박물관은 전시관 홍보관 체험관 교류관 등을 갖춘다. 울산시는 미국, 독일 등 선진국의 산업기술박물관은 산업도시에 건립돼 있기 때문에 ‘한국의 산업수도’인 울산이 최적지라며 오래 전부터 유치전을 폈다. 정재락 기자 raks@donga.com}

    • 2014-0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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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내부 기둥 없이 H빔 7개로 지탱… 예상못한 폭설에 폭삭

    사고가 난 경북 경주 마우나오션리조트 체육관은 강철 H빔으로 골격을 세우고 기둥 없이 외벽과 천장을 샌드위치 패널로 붙이는 PEB(Pre-Engineered Metal Building) 공법으로 지어졌다. 단층에 1205m², 높이 10m, 가로 36m, 세로 31m 규모다. 무너진 체육관 천장은 높이 10m에 ‘ㅅ’ 모양의 강철 H빔 7개가 6m 간격으로 골격을 이루고 그 위에 샌드위치 패널을 얹는 방식으로 지어졌다. 이번 참사는 지붕을 지지하는 강철 H빔 7개 중 일부가 지붕에 쌓인 눈의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무너지면서 벌어진 것으로 추정된다. 참사 현장에는 강철 H빔 여러 개가 엿가락처럼 휘어져 있었다. PEB 공법은 건물 내부에 기둥을 세우지 않고 건물 바깥쪽의 철골조로 모든 하중을 지지하도록 하는 방식이라 넓은 실내공간을 확보할 수 있다. 또한 예상 하중에 따라 골격의 강도를 달리 해 하중을 많이 받는 부분은 강철을 많이 사용하고 나머지 부분은 강철 사용을 줄이는 방식을 적용해 공사 비용을 15% 이상 줄일 수 있다. PEB 공법으로 지어진 건물은 내부에 기둥이 없고 골격 강도도 각각 다르다 보니 지붕에 가해지는 하중을 정확히 예측해 설계에 반영하지 않으면 치명적인 위험에 처할 수 있다. 경주 울산 지역 건축사들은 평소 눈이 거의 내리지 않는 지역 특성상 건물을 신축할 때 과다한 적설량을 고려하지 않아 참사가 벌어졌다고 지적했다. 현행법은 지역마다 평균 강설량이 다른 점을 감안해 구조물의 적설하중치도 각각 다르게 규정하고 있다. 경주 울산 지역의 적설하중 계수는 m²당 50kg(0.5kN/m²)이다. m²당 50kg의 눈 무게를 견뎌내도록 설계해야 한다는 뜻이다. 여기에 체육관 면적(1205m²)을 대입하면 60t의 무게만 견디도록 설계되면 건축허가를 받을 수 있는 셈이다. 하지만 실제로 지붕에 가해진 적설의 무게는 192t가량으로 추정된다. 일반적으로 건축사들은 적설하중 계수보다는 많은 무게를 버틸 수 있도록 설계하지만 이번에 이 지역에 내린 폭설은 평년치를 훌쩍 넘어 예상 가능한 수준을 넘어섰다. 게다가 리조트 측이 체육관 지붕에 쌓인 눈을 한 번도 치우지 않아 사고를 유발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울산의 한 건축사는 “평소 눈이 거의 안 오는 지역에선 적설하중량을 적게 예상해 건물을 짓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예상치 못한 폭설에 이런 참사가 벌어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경주경찰서는 체육관을 설계한 건축사 이모 씨와 체육관에 대해 구조안전확인서를 발급해준 대구의 한 시공업체 대표 박모 씨 등을 불러 건물 설계와 공사에 과실이 없었는지를 조사할 방침이다. 이 씨는 18일 동아일보 기자와 만나 “사고 소식 이후 마음이 아파 한숨도 자지 못했다”며 “설계와 공사 감리에는 법적으로 아무 문제가 없었다. 사고 지역이 고산지대라 눈이 쏟아진 데다 쌓인 눈이 잘 녹지 않았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경찰은 사고 현장에서 사망한 행사 진행 업체 카메라 감독 최정운 씨(43)가 촬영한 것으로 추정되는 카메라를 확보해 사고 당시 상황을 확인하고 있다. 참사 당시 체육관에 있던 문 3개 중 동쪽에 있는 정문만 열려 있고 북쪽 출입문은 잠겨 있어 일부 학생들은 창문을 부수고 탈출하기도 했다. 서쪽 비상구의 개폐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 오리엔테이션 행사 진행 업체 측은 진행요원 15명만 배치하고 별도의 안전요원은 두지 않았던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업체 대표 신모 씨(28)와 리조트 총지배인 박모 씨(51) 등을 불러 업무상 과실 유무와 지붕 제설작업을 하지 않은 경위 등을 수사할 방침이다.경주=조동주 djc@donga.com·정재락 / 조건희 기자}

    • 2014-0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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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부산/경남]울산발전상, 초등 교과서에 수록

    울산의 발전상이 초등학교 사회 국정 교과서(사진)에 수록됐다. 울산시에 따르면 ㈜천재교육은 올해 초등학교 사회(4학년 1학기) 교과서에 4쪽(86∼89쪽)에 걸쳐 울산의 변화된 도시 발전상을 과거와 현재로 구분해 담았다. 전국의 도시 분포와 행정구역을 알려주는 제2과 ‘도시의 발달과 주민 생활’의 2단락 ‘도시의 분포와 발달’ 부분 전체에 울산을 다뤘다. ‘산업수도’ 울산의 발전상을 통해 한국 산업화와 근대화 과정을 초등학생들에게 교육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고 울산시는 밝혔다. 교과서는 초등학교 4학년인 주인공(세연이)이 울산시의 옛 모습이 궁금해 울산시 홈페이지를 방문하는 것으로 시작된다. 첫 페이지에서는 울산시청만 세워져 있을 뿐 주변이 모두 허허벌판이던 1970년대 모습과 2011년 울산시청 주변의 발전된 모습을 대비시킨 사진을 보여준다. 이어 울산석유화학공단 건립 직전인 1973년 울산 남구 부곡동 일원과 2011년의 석유화학공단 사진, 울산항이 조성되기 전후의 사진을 나란히 실었다. 이어 세연이 가족이 울산박물관을 견학한다. 박물관 산업사관의 조선해양산업과 자동차산업 전시관 사진을 실은 뒤 1962년 공업단지 조성 이후 울산시가 대규모 공업도시로 발달했다고 설명하고 있다. 박물관 탐방을 끝낸 세연이 가족은 집으로 돌아온 다음 울산시에 대한 가족신문을 만들어본다. 가족 신문에는 울산의 역사와 인구 변화, 그리고 울산이 왜 대도시로 성장했는지를 구체적으로 설명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우리 지역에 있는 도시의 옛날과 오늘날 모습에 관한 자료를 수집해 도시의 발달 과정을 정리해 봅시다’라고 과제를 제시한다. 울산시 관계자는 “울산의 발전사가 국정 교과서에서 전국 초등학생들에게 소개돼 친환경 생태·문화도시와 산업수도 울산의 위상을 높일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정재락 기자 raks@donga.com}

    • 2014-0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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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건물 지붕 10초만에 폭삭… 철골구조물에 깔려 아수라장

    대학 입학의 기쁨을 누리는 첫 무대가 끔찍한 악몽의 현장으로 바뀌는 데 걸린 시간은 10여 초에 불과했다. 경북 경주시 양남면 마우나오션리조트 내 체육관에서 지붕 붕괴사고가 발생한 시간은 17일 오후 9시 16분. 부산외국어대의 신입생 환영회 첫날 행사가 시작된 지 10분 정도 지났을 무렵이었다. 앰프를 통해 나오는 음악소리가 점점 커질 무렵 무대 쪽 지붕 일부가 무너졌다. 이때만 해도 학생들은 사소한 시설사고로 여기고 크게 동요하지 않았다. “뭐야” “어이없다”는 반응이 나올 정도였다. 그 순간 날카로운 금속성 굉음과 함께 앞쪽에서부터 지붕이 연쇄적으로 무너지기 시작했다. 지붕이 완전히 붕괴되는 데 걸린 시간은 10여 초에 불과했다. 콘크리트가 아닌 샌드위치 패널로 만들어진 건물이라 상당수 학생은 무너진 구조물의 틈을 이용해 탈출했다. 그러나 100명 가까운 학생이 빠져나오지 못하고 ‘U’자 형태로 찌그러진 철골 구조물에 매몰됐다. 무너진 샌드위치 패널은 휴지 조각처럼 찢어졌고, 철골 기둥도 엿가락처럼 휘었다. 현장은 순식간에 아수라장으로 변했다. 재학생 김모 씨(25)는 “눈앞에서 구조물에 맞아 크게 다치는 모습을 봤다”며 “빠져나온 학생들도 대부분 울부짖는 등 제정신이 아니다”고 말했다. 구조작업도 어려움을 겪었다. 이날까지 열흘가량 눈이 내리면서 리조트까지 가는 도로는 편도 1차로만 통행이 가능한 미끄러운 눈길로 변한 것. 철골 구조물을 치우기 위해서는 대형 특수 장비가 필요한데 이를 실은 차량이 눈길에 막혀 한참 동안 가지 못하다 이날 밤 12시를 넘어서야 겨우 현장에 도착했다. 이때까지 붕괴 현장에는 구조물에 깔린 채 비명을 지르는 학생 2, 3명이 있었지만 속수무책으로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다행히 18일 0시 30분경 바깥쪽에 있던 학생 6명이 차례로 구조됐고, 에어백에 공기를 주입해 철골구조물을 세우는 작업이 진행됐다. 그러나 안쪽에 매몰된 것으로 추정되는 학생들을 완전히 구조하는 데에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이 경우 피를 흘리거나 정신을 잃을 경우 기온이 낮아지면서 저체온증이 발생할 수도 있다. 경북지역과 울산지역 소방구조대 200여 명이 구조에 나선 데 이어 해병 1사단, 육군 50사단 등 군 병력도 지원에 나섰다. 이번 사고가 대형 인명피해로 이어질 경우 사고 원인을 둘러싼 논란도 커질 것으로 보인다. 구조물의 안전점검 여부는 물론이고 이번 행사 개최를 둘러싼 책임 논란도 예상된다. 한 소방 관계자는 “샌드위치 패널로 만든 건축물은 한번 무너지면 걷잡을 수 없이 붕괴되곤 한다”며 “특히 안에서 앰프소리를 크게 울릴 경우 눈 쌓인 천장에 진동을 줘서 무너져내릴 수 있다”고 말했다. 마우나오션리조트는 코오롱그룹 계열사인 마우나오션개발이 운영하고 있다. 이번 행사가 재정 부족으로 인해 예년과 달리 열악한 곳에서 열렸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사고 직후 부산외국어대의 한 교수는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통해 “이전까지는 학교에서 행사 비용을 지원해 좋은 시설에서 진행했고 교수들도 대부분 참여했다”며 “올해는 학교의 지원 없이 총학생회 (자체) 행사로 진행됐는데 아마 재정 문제 때문에 시설 여건이 좋지 않은 곳에서 행사를 열었던 것 같다”고 주장했다.경주=정재락 raks@donga.com / 이성호 기자}

    • 2014-0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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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입생 환영회 체육관 붕괴… 부산외대생 최소 8명 사망

    17일 오후 9시 16분 경북 경주시 양남면 동대산 기슭에 있는 마우나오션리조트 내 체육관 천장이 붕괴되면서 8명이 숨지고 70여 명이 다치는 사고가 발생했다. 사고 당시 체육관 안에는 부산외국어대의 아시아대학 학과 신입생 등 700여 명이 오리엔테이션 중이었으며 지붕이 무너지면서 한꺼번에 100여 명이 깔린 것으로 알려졌다. 사고가 나자 경북소방본부는 소방차와 구급차 30여 대와 인력 200여 명을 투입해 구조작업을 벌였다. 그러나 최근 며칠 동안 눈이 계속 내린 데다 리조트 위치가 고지대여서 구조 작업이 순조롭지 못했다. 경북소방본부 관계자는 “리조트가 해발 500m에 위치해 현장 도착과 구조에 시간이 많이 걸렸다”고 말했다. 사망자와 부상자는 울산 21세기좋은병원과 울산시티병원으로 옮겨졌다. 18일 오전 1시 현재 사망자는 고해륜 강혜승 박주현 김진솔 씨 등 여학생 4명과 남학생 4명으로 확인됐다. 또 중상자 17명, 경상자 58명으로 집계됐다. 그러나 18일 새벽까지도 지붕 잔해에 학생 17명이 깔려 있어 사상자 수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학생들은 17일 오리엔테이션의 일환으로 콘서트를 보고 있었으며 갑자기 앞쪽부터 지붕이 무너지면서 100여 명이 깔린 것으로 알려졌다. 사고 현장에 있었던 한 학생은 “콘서트가 무르익을 무렵 지붕이 10초도 안 돼 무너졌다”며 “학생들이 뒷문과 창문으로 빠져나가려고 했으나 수십 명이 깔렸다”고 말했다. 이 체육관은 2층짜리 조립식 철골구조 건물로 최근 내린 폭설로 지붕에 쌓인 눈의 무게를 견디지 못해 붕괴된 것으로 추정된다. 부산외국어대 학생들은 이날 총학생회가 주최해 마우나오션리조트에서 1박 2일 일정으로 신입생 환영회를 갖고 있었다. 경주=정재락 raks@donga.com·장영훈 기자}

    • 2014-0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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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부산/경남]농협, 문수야구장에 조형물 기부

    다음 달 개장 예정인 울산 문수야구장에 야구 관련 조형물이 건립된다. 농협 울산지역본부(본부장 김극상)는 17일 문수야구장에 조형물을 기부하기로 울산시와 협약했다. 조형물 작품명은 ‘Baseball family’(야구가족)로 울산 출신 김경민 작가의 작품이다. 야구장 주출입구에 설치될 조형물 크기는 길이 18m, 폭 3m, 높이 6m로 청동에 우레탄 도장으로 마감했다. 제작비 4억2500만 원은 농협이 지원한다. ‘야구가족’은 야구를 좋아하는 가족이 야구장을 찾는 모습을 표현한 작품이다. 김 작가는 성신여대 미술대학 조소과를 졸업하고 홍익대 미술대학원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일본 중국 싱가포르 등지에서 개인전을 16회 열었다. 문수야구장은 450억 원을 들여 울산 남구 울산체육공원 내 6만2987m² 용지에 지난해 9월 착공했다. 인조잔디구장에 1만2059석 규모 관람석, 실내연습장, 경기 운영시설, 조명타워(6기), 전광판 등이 설치된다. 관중석은 2만5000석으로 확장이 가능하다. 롯데 자이언츠의 2구장으로 활용될 문수야구장에서는 롯데 경기가 연간 12차례 열릴 예정이다.정재락 기자 raks@donga.com}

    • 2014-0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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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부산/경남]울산근로자 생애 담은 책 나왔다

    ‘한국 산업화와 근대화의 요람’으로 불리는 울산 근로자들의 생애를 담은 책이 발간됐다. 울산발전연구원 울산학연구센터는 울산에서 30년 이상 직장생활을 하는 근로자 7명의 생애를 엮은 연구보고서 ‘산업화시대를 살아온 울산 근로자들의 생애사(사진)’를 16일 발간했다. 베이비붐 세대인 이들은 1970년대 열악한 작업환경 속에서도 산업화를 위해 생산현장에서 청춘을 보낸 경제발전의 산증인들이다. 현대자동차 울산공장에서 퇴직을 앞둔 김상철 씨(58)는 울산에서 태어나 울산공고를 졸업한 뒤 곧바로 현대차에 입사해 시급 75원에 첫 월급 1만8000원을 받았다. 그는 “당시 선배들은 판금 망치 하나로 철판을 두드려 차체는 물론이고 주전자, 물컵 등 못 만드는 게 없을 정도였다”고 회고했다. 현대중공업 퇴직 후 선박 감독관으로 재직 중인 김해식 씨(66)는 조선소 철야작업을 하느라 첫애의 돌잔치에도 참석하지 못했던 일화를 소개하며 도전정신 하나로 지금까지 세 남매를 훌륭히 키워낸 우리 시대 아버지의 모습을 담담하게 그렸다. 한화케미칼에서 정년퇴직한 김정준 씨(59)는 국제통화기금(IMF) 구제금융 때 어려움에 처했던 상황을 극복하고 장기근속한 40년 직장생활을 소개했다. 삼양사 퇴직 후 한국노총 울산노동교육상담소장으로 활동 중인 김종호 씨(59)는 4조 3교대와 대체 휴일제를 관철시킨 노동교육 담당자 활동을 소개했다. 현대중공업 노조 간부 홍성률 씨(59)는 한국 노동운동의 메카로 불리던 현대중공업 노조 설립부터 지금까지의 과정을 생생하게 증언했다. 김석택 울산학연구센터장은 “이 근로자 생애사는 신발조차 제대로 벗지 못한 채 출퇴근하면서 산업재해를 목격하고 노동운동에 참여하는 등 울산 노동현장에서 체험하고 겪은 우리 아버지들의 이야기”라며 “이들의 증언은 한국 산업발달사의 살아 있는 기록”이라고 밝혔다.정재락 기자 raks@donga.com}

    • 2014-0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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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통진당 소속 구청장 ‘대리투표’ 유죄 판결

    2012년 총선 당시 통합진보당 비례대표 후보 경선에서 대리투표를 한 혐의(업무방해)로 기소된 김종훈 울산 동구청장(50)과 이경훈 현대차 노조위원장(54) 등 통진당 당원 24명 전원에게 유죄 판결이 내려졌다. 울산지법 형사1단독 오동윤 판사는 13일 김 구청장에게 벌금 30만 원, 이 위원장에게 벌금 250만 원을 각각 선고했다. 나머지 22명 가운데 당시 비례대표 후보였던 이영희 전 민주노총 정치위원장(52) 등 2명에게는 징역 8개월과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하현숙 울산시의원(48·여) 등 11명에게 벌금 50만∼500만 원을 선고하고 이영순 전 국회의원(52·여) 등 9명에게는 벌금 30만 원에 선고유예 판결을 내렸다. 이들은 통진당이 2012년 19대 총선을 앞두고 비례대표 후보 경선을 실시했을 때 대리투표를 하거나 대리투표를 도와준 혐의로 기소됐다. 김 구청장은 울산지역 당 간부에게 투표 인증번호를 알려줘 대리투표하게 한 혐의를 받았다. 이 위원장 등 13명은 선거권자 188명의 투표를 대리한 혐의다.울산=정재락 기자 raks@donga.com}

    • 2014-0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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