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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대표적인 자동차 회사 제너럴모터스(GM)가 90년 만에 내수 시장 1위 자리를 내줬다. 이 자리를 일본 최대 자동차 회사 도요타가 차지했다. 미국 시장에서 외국계 자동차 기업이 판매량 1위를 차지한 것은 처음이다. 도요타의 약진은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의 변화를 선제적으로 파악하고 공급망 위기에도 적극 대처해 온 덕이란 평가가 나온다.○ 공급망 위기에 선제적 대응 4일 미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도요타는 지난해 미국 시장에서 모두 233만2000대를 팔았다. 전년보다 10.4% 증가했다. 승용차와 트럭 등 주요 차종의 판매량이 고르게 늘었다. 반면 GM의 지난해 판매량은 전년 대비 12.9% 급감한 221만8000대에 그쳤다. GM은 1931년 포드 자동차를 제치고 미국 시장 1위에 올라선 이후 계속 그 자리를 지켜오다 90년 만에 도요타에 1위를 내줬다. 1965년 미국 시장에 진출한 도요타는 1988년 켄터키주에 첫 공장을 짓고 현지 생산을 시작했다. 지난해 두 회사의 실적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후 반도체 공급난 위기에 어떻게 대처했는지에 따라 희비가 갈린 것으로 보인다. GM은 핵심 부품인 반도체 확보에 실패해 미국 내 공장이 여러 차례 문을 닫았다. 그 결과 베스트셀러였던 픽업트럭 ‘쉐보레 실버라도’의 판매가 한 해 전보다 10.8% 급감하는 등 고전했다. 반면 도요타는 차량용 반도체 칩의 공급난에 대비해 부품 수개월 치를 미리 확보해 놓으면서 피해를 줄였다. 도요타는 2008년 세계 금융위기, 2011년 동일본 대지진 등을 계기로 트레이드마크였던 ‘저스트 인 타임(JIT·Just In Time)’ 생산 방식을 과감히 포기하고 만약의 상황에 대비해 부품과 재고를 상시 확보하는 전략으로 전환했다. JIT는 차량을 필요한 만큼만 만들어 필요한 재고를 최대한 줄이고 비용을 절감하는 생산 방식이다. 이를 70여 년 동안 제품 생산의 원칙으로 지켜왔지만 전대미문의 전염병 대유행(팬데믹) 사태를 맞아 변화에 나선 것이다. WSJ는 도요타가 비상 상황에 대비해 반도체 칩을 쌓아 둔다는 결정으로 큰 이득을 봤다고 분석했다. 이것이 공급망 위기 때도 다른 자동차업체보다 상대적으로 잘 대처한 결과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미 자동차 시장의 트렌드를 한발 먼저 내다본 것도 주효했다. 다른 기업들은 2020년 봄 코로나19 확산으로 판매량이 감소하자 반도체 등 부품 주문을 줄였다. 하지만 도요타는 조만간 수요가 회복될 것으로 보고 부품 공급을 최대한 유지했다. 그 결과 지난해 상반기(1∼6월) 경쟁사들이 공급망 위기로 생산량을 줄여야 했을 때도 도요타는 공장 가동률을 90% 이상 유지할 수 있었다.○ GM “반도체 위기 잦아들면 판매 되살아날 것” 물론 도요타 또한 시장 환경 변화에 따라 1위 자리를 언제든 다시 내줄 수 있다. 도요타 미국 법인의 잭 홀리스 수석 부사장은 4일 기자회견에서 “판매량에서 GM을 제치긴 했지만 이는 우리의 목표도 아니고 지속 가능하다고 보지도 않는다”고 말했다. GM 측 또한 “올해 반도체 공급난이 잦아들면 판매량이 다시 늘어날 것”이라며 1위 탈환의 의지를 보였다. 5일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현대자동차는 지난해 미국 시장에서 78만7702대를 팔아 전년보다 판매량이 23.3% 급증했다. 지난해 미국 시장에서 현대차와 기아의 합산 판매량 또한 148만9118대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현대차그룹 역시 일본 혼다(146만630대)를 제치고 미국 시장에서 점유율 5위에 올랐다. 1986년 미국에 진출한 현대차그룹이 혼다를 제친 것은 35년 만에 처음이라고 덧붙였다.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수입 자동차 대중화’에 나선 폭스바겐코리아가 5일 브랜드를 대표하는 모델인 골프의 신형 모델과 쿠페형 세단 아테온 등 2개 모델 신차를 동시 출시했다. 이날 폭스바겐코리아는 완전 변경 모델인 골프(The Golf 8)와 아테온 부분 변경 모델을 공개했다. 골프는 2016년 7월 국내 판매가 중단된 후 5년 7개월 만의 귀환이라 눈길을 끈다. 골프는 1974년 출시 이후 47년간 폭스바겐 브랜드를 대표해온 모델. 한국에서도 2005년 이후 누적 판매량이 4만7000대를 넘어서고, ‘해치백 전도사’로 불리는 등 인기 차종으로 군림해 왔다. 이번 8세대 골프의 새 단장 콘셉트는 깔끔한 디자인과 디지털 등이 키워드로 꼽힌다. 신형 골프의 파워트레인은 최고 출력이 150마력을 내는 2.0L 디젤 엔진이다. 7단 자동변속기에 복합 연료소비효율은 L당 17.8km. 여기에 시속 210km까지 지원되는 통합 주행보조 시스템(IQ.드라이브)과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다기능 스티어링 휠 등 첨단 품목도 기본 장착됐다. 가격은 개별소비세 인하분을 적용하면 프리미엄 3625만 원, 프레스티지 3782만 원이다. 신형 아테온은 이전보다 더 날렵해진 전면부 디자인으로 기존보다 더 스포츠카에 가까운 외관으로 변했다. 차세대 엔진 ‘EA288 evo’가 탑재됐고, 최고 출력은 이전보다 10마력이 높아진 200마력이다. 올해 상반기(1∼6월) 중 4륜 구동 모델과 스포티 디자인 모델을 추가 출시하며 라인업을 늘려 나간다는 계획이다. 아테온 2.0 TDI 프레스티지 모델의 가격은 5490만 원이다.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에디슨모터스 컨소시엄 내부에서 주요 투자자의 이탈이 생기면서 쌍용자동차 인수에 빨간불이 켜졌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쌍용차 인수 컨소시엄에 참여하는 두 재무적투자자(FI) 중 한 곳인 키스톤프라이빗에쿼티(PE)가 최근 투자 유보를 결정했다. 에디슨모터스와 쌍용차 간 본계약 마감일인 10일이 코앞에 닥친 시점에 벌어진 일이다. 키스톤PE의 투자 유보는 향후 쌍용차의 성장 전략과 관련해 제3 기관에 컨설팅을 의뢰하는 방안을 놓고 에디슨모터스 측과 갈등을 빚어 왔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에디슨모터스로서는 쌍용차 인수 및 운영을 위한 자본 동원 능력에 의구심을 받고 있던 상황에서 또 다른 악재를 만난 것이다. 쌍용차 인수에 필요한 자금은 인수 자금과 인수 이후 운영자금까지 총 1조6000억 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당초 에디슨모터스는 이 중 절반(8000억 원)은 컨소시엄(FI 두 곳 포함)이 부담하고 나머지는 금융기관 대출 등 외부에서 조달하겠다는 계획이었다. 지금까지는 주로 후자의 외부 조달 방안의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논란이 더 컸다. 지난해 10월 에디슨모터스가 KDB산업은행에 쌍용차 평택공장을 담보로 7000억∼8000억 원의 대출을 요청했지만 사실상 거부당했다. 이후 경기 평택시에 공장 이전 부지에 아파트 단지를 공동으로 개발하자는 제안을 했지만 이마저도 긍정적인 답변을 듣지 못했다. 외부 자금 조달을 힘겨워하던 에디슨모터스 컨소시엄에 내부 균열마저 생기면서 쌍용차 인수 무산 가능성을 점치는 업계 분위기마저 형성되고 있다. 당초 키스톤PE가 부담키로 한 투자금은 1000여억 원으로 알려졌다. 에디슨모터스는 남은 FI인 사모펀드 운용사 KCGI의 투자금을 상향 재조정하는 것으로 대응하겠다는 방침이다. 강영권 에디슨모터스 회장은 “(키스톤PE가 빠져도) 인수는 문제없다. 이미 해외 투자자 2곳과 접촉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두산그룹이 ‘새로운 두산’을 상징하는 새 기업이미지(CI)를 3일 공개했다. 새 CI는 기존에 있던 ‘3색 블록(스리 스퀘어)’을 없애고 글자에 파란색 계열의 색상을 덧입힌 형태다. 이 색상을 ‘인데버 블루’라고 명명한 두산 측은 “창의적이고 유연하며 새로운 시도를 두려워하지 않고 사람과 세상을 향해 따뜻함을 지닌 두산의 모습을 표현한 색상”이라고 설명했다.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더 큰 도약을 위해 새롭게 시작하자”는 메시지와 함께 수소산업을 비롯한 신사업 육성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번 CI 교체를 두고 두산그룹 관계자는 “126주년을 맞는 오래된 기업이지만 가장 빠르게 변화하는 두산의 새로운 미래를 향한 혁신 의지가 반영됐다”라고 말했다.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사진)이 새해 신년사를 통해 혁신과 도전정신을 강조했다. 2일 두산그룹에 따르면 박 회장은 2022년 신년사에서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이 여전하지만 변화 속에서 기회를 찾는다는 긍정적인 자세로 더욱 공격적으로 나아가자”고 말했다. 올해 주요 실행목표로는 △신사업군의 본격적인 성장 △수소비즈니스 선도 △혁신적 기술·제품 개발 △기존 사업의 경쟁 우위를 통한 시장 선도 등 네 가지를 제시했다. 박 회장은 “협동로봇, 수소드론, 물류자동화 솔루션 부문 등이 지난해 의미 있는 성장세를 보였고 이젠 성장가도에 올라설 때”라며 “의약품 보관용 첨단소재 사업과 같은 새 성장 동력을 찾는 일에도 노력을 기울이자”고 강조했다. 또 “수소 사업 전반에 걸쳐 우리가 보유한 독보적 제품과 기술에 자신감을 갖고 수소 산업을 선도해 나가자”라고 말했다.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어떻게 하면 사람처럼 생각할 줄 아는 컴퓨터를 만들 수 있을까. 인공지능(AI) 탄생의 배경이 된 질문이다. ‘생각하는 기계’를 만들기 위한 노력은 1950년대로 거슬러 올라가지만 순탄하지만은 않았다. 초기 AI는 ‘계산주의’ 사상 아래 꽃을 피웠다. 1956년 존 매카시 미국 다트머스대 교수가 개최한 ‘다트머스 회의’에서 AI란 개념이 처음 등장할 때만 해도 AI는 컴퓨터에 ‘규칙’을 입력하면 이를 기반으로 ‘계산’하는 방식이었다. 데이터 저장에 많은 비용이 들고 컴퓨터가 보잘것없던 당시에는 프로그래머가 특정 상황에 맞게 짜준 프로그램 안에서만 사고할 수 있었다. AI는 1970년대 들어오면서 한계에 부닥쳤다. 일일이 프로그래머가 생각의 틀을 만들어주기에는 현실 세계가 너무 복잡했다. 입력된 데이터가 많아질수록 계산에 필요한 시간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해 어떤 문제는 영원히 계산할 수 없다는 암울한 전망까지 나왔다. 급기야 미국과 영국 정부는 AI 관련 연구 프로젝트 지원을 중단하기에 이르렀다. 시들해지던 AI 연구는 인간의 뇌를 복제하려는 시도로 다시 꿈틀대기 시작했다. 뉴런과 시냅스가 복잡하게 얽혀 있는 인간의 뇌에 착안해 이와 비슷한 ‘인공신경망’을 만들려는 시도가 AI의 핵심 기술로 주목받기 시작한 것이다. AI가 전에 없던 도약을 이뤄낸 것은 2006년 이후 인공신경망을 한층 더 발전시킨 ‘딥러닝’ 기술이 등장하고, 빅데이터 시대가 태동하면서다. 여기에 반도체 칩 기술의 발전으로 컴퓨팅 능력이 고도화되는 등 성능 좋은 하드웨어 장비들이 늘어나면서 AI의 지능도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AI는 2011년 IBM의 인공지능 ‘왓슨’이 미국 퀴즈쇼 ‘제퍼디’에 출연해 인간 챔피언들을 꺾기에 이르렀고, 2016년에는 구글 딥마인드의 바둑 인공지능 프로그램인 ‘알파고’가 이세돌을 꺾는 파란을 일으켰다. AI 전문가들은 2045년 무렵에는 AI가 인간지능을 넘어서는 특이점의 시대에 들어설 것으로 전망한다. 수만 년을 거쳐 진화해온 인간지능을 AI가 한 세기도 채 안 돼 추월하는 셈이다.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인공지능(AI)은 인간을 구원할 것인가. ‘아이로봇’(2004년)과 같은 공상과학(SF)영화나 소설에선 고도로 발달한 AI가 인간을 위협하는 내용이 자주 등장한다. 하지만 지금 이 순간 한국에서 AI는 인간의 목숨을 구하는 데 쓰이고 있다. 지난해 6월 24일 새벽 서울 강남구 임대아파트에 홀로 살던 조모 씨(71·여)는 갑자기 허리에 극심한 통증과 호흡곤란으로 구조 요청조차 못할 지경이 됐다. 그때 강남구청이 홀몸노인 지원을 위해 방에 넣어준 AI 스피커가 눈에 띄었다. “○○야, 살려줘….” 그간 “심심하다” “외롭다”며 AI를 말동무 삼아 왔던 할머니의 목소리를 학습한 스피커는 곧장 보안업체로 신고했고 구조대가 5분 만에 출동해 할머니는 목숨을 구할 수 있었다. 지난해 5월 이후 12월 13일까지 AI 스피커가 도움을 요청해 긴급 구조된 어르신은 총 14명이다. 이들은 혈압 이상, 탈진, 급성 통증 등이 오자 스피커에 “살려줘”라고 말했다. AI는 사실 의료활동에 이미 쓰이고 있다. 2014년 삼성전자 종합기술원에서 AI를 연구하던 연구원 세 명은 스타트업을 창업했다. 국내 1호 AI 의료진단 기업이 된 뷰노다. 뷰노가 개발한 폐암 검진 도구 ‘렁씨티(LungCT) AI’는 AI가 흉부 컴퓨터단층촬영(CT) 영상에서 폐 결절을 잡아내 폐암의 조기 검진을 돕는다. 의사가 CT 사진 한 장을 분석하는 데 통상 몇 분이 걸린다면 AI는 CT 사진 70장을 1분 만에 정확하게 읽어낸다. 기자가 지난해 12월 23일 서울 서초구 뷰노 본사에서 올해 상용화를 앞둔 신제품 안저판독기(핀더스AI)를 실험해봤더니 AI가 1초 만에 기자의 왼쪽 눈에서 녹내장 의심 소견을 내놓기도 했다. 이전까지 건강검진 등에서 한 번도 나오지 않은 질환이었다. 뷰노 관계자는 “전문의라도 진료 환경에 따라 매번 최적의 판독 결과를 얻지 못 할 수도 있다”며 “의사들이 AI 검진 기기의 도움을 받으면 조기진단, 질병예방 등 의료서비스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SK브로드밴드(SK텔레콤 자회사)의 티브로드 합병을 조건부로 인가했다. 마지막 관문인 방송통신위원회의 사전 동의 절차가 남았지만 양사 합병이 최종 승인되면 국내 유료방송 시장은 KT와 LG유플러스, SK브로드밴드 ‘3강 구도’로 재편될 것으로 예상된다. 과기부는 30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양사의) 합병에 따른 경쟁 제한과 이용자 이익 저해 등의 정도가 인가를 불허할 정도로 크다고 보기 어렵다”며 조건부 인가 결정을 발표했다. 다만 과기부는 이번 인수합병으로 방송, 통신 등에서 SK의 결합상품 경쟁력이 강화될 우려가 있어 결합상품 동등 제공, 결합상품 할인 반환금(위약금) 폐지 등의 조건을 부과했다. 과기부는 이와 함께 티브로드의 케이블TV 가입자를 부당한 영업행위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케이블TV 가입자를 SK텔레콤군(群)(SK브로드밴드, SKT 등 SKB 계열회사) 결합상품으로 전환하도록 부당하게 강요 및 유인하거나, 경품을 부당하게 차별적으로 지급하는 행위 등을 못 하도록 추가 조건을 제시했다. 이번 인수합병 승인으로 SK브로드밴드·티브로드의 유료방송 시장점유율은 24.03%를 차지하게 됐다. KT 계열(KT+스카이라이프)과 LG유플러스(CJ헬로 합산)의 점유율은 각각 31.31%와 24.72%다. SK브로드밴드와 티브로드는 방송통신위원회에 사전 동의 절차가 완료되는 대로 인수합병을 마무리할 계획이다.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중국 화웨이가 한국의 스타트업 업체들과 함께 5세대(5G) 이동통신 생태계 확장에 나섰다. 화웨이그룹 최초로 국내에 ‘5G오픈랩’을 개설해 인재 육성에 나서는가 하면 국제 행사에 참여해 5G 포럼 같은 행사를 열어 신기술을 시연하는 등 ‘소통’에 나서고 있다. 26일 한국화웨이에 따르면 5월 화웨이 최초로 국내에 ‘5G 오픈랩’을 개소한 이후 이날까지 총 10여 개의 국내 기업이 이곳을 이용했다. 화웨이가 500만 달러(약 59억 원)를 투자해 서울 중구에 마련한 이 오픈랩은 5G 관련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는 국내 중소기업이나 스타트업에 5G 테스트 환경을 제공하고 정보기술(IT) 기업 개발자나 대학생을 대상으로 한 교육 장소로도 활용된다. 오픈랩을 운영한 지 반년이 넘어가면서 가시적인 성과도 이어지고 있다. 8월 화웨이와 업무협약(MOU)를 체결한 증강현실(AR)·가상현실(VR) 콘텐츠 개발사 서틴스플로어는 이곳에서 개발한 콘텐츠를 동남아 최대 디지털전시회(디지털 타일랜드 빅뱅 2019)에 선보였다. 오픈랩에서 정기적으로 열리는 5G 교육 프로그램에는 지금까지 130명 이상이 참여해 관련 지식을 쌓았다. 화웨이가 오픈랩 첫 개소 국가로 한국을 선택한 것은 4월 세계 최초로 5G 이동통신 서비스를 상용화한 이후 가입자가 빠르게 증가하고 관련 서비스를 준비하는 업체도 늘고 있기 때문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11월 5G 가입자 수는 세계 최초로 400만 명을 넘어섰다. 한국화웨이 관계자는 “국내에 5G가 빠르게 확산하는 속도에 비해 관련 서비스를 개발하고 있는 기업들에 적절한 테스트 환경이 제공되지 못하고 있다”며 “오픈랩을 통해 이들에게 사업 발굴의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10월에 화웨이는 중소기업중앙회(KBIZ)와 ‘5G 생태계 조성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오픈랩을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는 국내 기업 대상자 수를 확대했다. KBIZ 회원사 200여 곳을 포함해 국내 중소기업과 스타트업들이 이곳에서 자유롭게 자사의 서비스를 테스트하고 다양한 강연과 토론장으로 활용할 수 있게 된 것이다. 화웨이는 한국에 이어 영국과 스위스, 핀란드에도 오픈랩을 열고 현지 생태계 확장에 힘쓰고 있다. 앞서 10월과 11월에는 각각 스위스와 영국에서 열린 글로벌 포럼에 참석해 최신 5G 기술을 공개하고 기술력을 과시하기도 했다. 최근 독일 유력 통신사인 ‘텔레포니카 도이칠란트’는 화웨이를 5G 네트워크 건설 파트너로 선정하기도 했다. 한국화웨이 관계자는 “화웨이는 세계 곳곳에 오픈랩을 통해 각국에 5G 사업 환경을 마련하고 현지 기업과 소통하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면서 “5G 이후 6G로 이어질 네트워크와 다양한 정보통신기술(ICT) 분야에서도 한국 기업과의 협력을 확대해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카카오가 스타의 소식을 카카오톡으로 받아볼 수 있는 ‘스타봇’을 오픈했다고 24일 밝혔다. ‘구독경제’가 글로벌 트렌드로 자리 잡아가는 과정에서 카카오는 챗봇에 기반한 구독 서비스의 라인업을 스포츠와 연예, 뉴스 분야를 중심으로 빠르게 확장해 가는 모습이다. 카카오는 이날 “스타봇 서비스를 4일부터 개시해 구독자가 35만 명을 넘었다”고 밝혔다. 카카오톡 채널에서 챗봇(채팅로봇)의 일종인 ‘스타봇’을 추가하고 구독하려는 스타(최애 스타)를 선택하면 관련 콘텐츠가 채팅방을 통해 실시간으로 나타나는 형식이다. 카카오에 따르면 이날 기준 방탄소년단, 세븐틴, NCT, 뉴이스트, 아이유 등이 최애 스타 설정 ‘톱5’에 뽑혔다. 구독 서비스의 확장은 카카오가 콘텐츠의 새 유통 경로를 개척해 추후 다양한 사업 모델을 마련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앞서 카카오는 스포츠와 미디어 분야에서 관련 서비스를 시작했다. 지난해 초에는 국내 프로야구(KBO)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팬을 겨냥해 ‘프로야구봇’과 ‘프리미어리그봇’을 내놓았다. 좋아하는 팀을 설정하면 경기 현황과 결과 등의 정보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는 서비스다. 올해 4월에는 카카오톡 채팅창에서 뉴스와 생활정보를 확인하고 검색까지 할 수 있는 ‘뉴스봇’ 서비스를 개시했다. 키워드를 입력해 놓으면 해당 키워드가 포함된 기사들을 보여주는 ‘키워드 알림’ 기능도 포함됐다. 정보기술(IT) 업계 관계자는 “분야별 구독자만 충분히 늘려 놓으면 콘텐츠에 광고를 입히는 방식 등으로 나중에 기업 간 거래(B2B)의 새 사업 모델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얼어붙었던 국내 모바일 게임 시장에 리니지발(發) 훈풍이 불고 있다. 엔씨의 신작 ‘리니지2M’과 전작 ‘리니지M’이 흥행가도를 달리는 가운데 ‘리니지2의 아버지’ 박용현 넷게임즈 대표의 신작 ‘브이포(V4·배급사 넥슨)’도 앱 마켓에서 상위권에 올라섰다. 국내 맏형 게임사인 넥슨이 매각 사태에 휘말리고 세계보건기구(WHO)의 게임질병코드 등재라는 악재까지 겹치면서 분위기가 가라앉았던 국내 게임계가 모처럼 기지개를 켜는 분위기다. 김택진 엔씨소프트 최고경영자(CEO)가 손수 개발 과정을 챙긴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리니지2M은 24일 기준 앱 마켓 구글플레이의 게임 부문 최고 매출 순위에서 1위를 달리고 있다. 출시 전 사전예약자가 국내 최다인 738만 건을 기록한 올해 최대 기대작이었다. 실제 서비스 개시 이후에 나온 반응도 뜨거워 최근 몇 년간 히트작 부재에 빠졌던 국내 게임 업계의 고민을 한 방에 날려 버렸다는 평가가 나온다. 눈에 띄는 점은 리니지2M에 구글스토어의 최고 매출 1위 자리를 넘겨준 게임 또한 엔씨의 리니지M이라는 점이다. 이 게임은 2017년 6월 출시 이후 892일간 1위를 유지하다가 이번에 ‘동생’에게 바통을 넘겨주며 2인자로 내려왔다. 이어 박 대표의 브이포가 3위를 달리며 리니지와 직간접적으로 관련이 있는 국산 게임이 앱 마켓 상위 차트를 싹쓸이하는 진풍경이 연출됐다. 김택진 CEO는 최근 리니지2M의 성공적인 출시와 이에 대한 보상으로 전 직원에게 300만 원씩 통 큰 보너스를 지급했다. 업계 관계자는 “리니지 불패 신화를 이어간 데 대한 자축성 보너스”라며 “중국산 게임의 물량 공세 등 여러 악재로 패배주의에 빠져 있던 국내 게임 시장에 오랜만에 활력이 돌고 있는 분위기”라고 말했다.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카카오가 최근 여론조작 논란에 휩싸인 ‘실시간 이슈 검색어(실검)’를 내년 2월 중에 전면 폐지한다. 사생활 보호 차원에서 ‘인물 관련 검색어’도 없애고 검색어 자동 완성 추천(서제스트) 기능도 개편했다. 카카오는 이 같은 내용의 포털 서비스 개편 계획을 23일 발표했다. 이에 따라 포털 ‘다음’을 통해 제공되는 실검은 앞으로 석 달 안에 완전히 사라진다. 더불어 이날부터 다음이나 카카오톡의 ‘샵탭’(검색기능)에서 인물 검색 시 화면 상단에 노출되던 관련 검색어가 없어지고, 서제스트에도 대상 인물의 공식 프로필이나 정보성 키워드만 나타난다. 이날 카카오는 여민수 조수용 공동대표 명의로 “실검이 결과의 반영이 아닌 현상의 시작점이 돼버렸다”며 “본연의 취지와 순기능을 살릴 수 있는 새 서비스를 준비하겠다”고 이유를 밝혔다. 인물 관련 검색어의 폐지와 서제스트 개편은 개인의 ‘잊힐 권리’를 강화한다는 측면에서 결정됐다. 이용자의 검색 편의성을 높이기 위해 탄생한 이 두 기능이 검색 대상자에게는 불쾌하거나 알리고 싶지 않은 정보를 노출시켜 명예훼손과 사생활 침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카카오는 10월 같은 목적으로 연예뉴스의 댓글난을 없애고 샵탭에서 실검을 없앤 바 있다.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신작 ‘리니지2M’의 흥행으로 주가를 올리고 있는 엔씨소프트가 전직원에게 1인당 300만 원의 보너스를 지급한다. 23일 엔씨소프트에 따르면 이날 사내 인트라넷을 통해 특별 격려금 형식의 보너스 지급 사실이 공지됐다. 정규직과 계약직, 파견직 심지어 인턴까지 직급에 관계 없이 모든 직원이 그 대상에 포함됐다. 이는 지난달 27일 출시 이후 구글 앱마켓인 플레이 스토어에서 게임 부문 매출 1위를 달리는 등 리니지2M의 초반 성과에 따른 보상이다. 업계에서는 엔씨가 리니지2M의 흥행에 힘입어 내년 ‘매출 2조 클럽’에 가입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엔씨 측은 “리니지2M의 출시와 안정적인 운영을 위해 노력한 모든 직원들에게 김택진 CEO가 특별격려금을 지급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앞서 엔씨는 전작인 ‘리니지M’을 내놓았던 2017년에도 출시 기념으로 임직원 각각에게 300만 원씩 성과급을 지급한 바 있다. 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여러분, 30년 전에는 어땠나요?” “예뻤어요∼.” 21일 오후 서울 광진구 그랜드워커힐호텔에서는 SK텔레콤이 30년 이상 장기 고객을 위해 마련한 행사가 열렸다. 가수 이선희 씨가 1984년 히트곡 ‘J에게’를 발표할 그 시절을 떠올려 보라고 하자 관중석에선 웃음이 터져 나왔다. 머리카락이 희끗희끗한 중년 부부, 자식의 손을 잡고 찾아온 60, 70대 등 500여 명이 1980, 90년대를 대표한 가수들의 열창 속에서 추억에 빠져들었다. SK텔레콤은 20, 21일 점심과 저녁 등 총 4차례에 걸쳐 호텔에서 초대가수의 공연과 음식을 제공하는 ‘T아너스 테이블’ 행사를 열었다. 이선희, 신승훈, 송가인, 홍자, 정미애, 숙행, 박성연 등 ‘5070세대’에게 인기 있는 가수들이 초대됐다. 아내와 함께 이번 행사에 참여한 오두근 씨(73)는 “톱스타의 공연에 근사한 식사까지 할 수 있어 ‘귀한 선택’을 받은 느낌이다”라고 말했다 이번 행사는 SK텔레콤이 장기 고객의 ‘팬심’을 공략하기 위해 실시한 일종의 감성 마케팅이다. 요금제 등에 따라 통신사 갈아타기가 일반화된 상황에서 장기 고객은 그 존재 자체로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자산이 되기 때문이다. SK텔레콤은 14일에도 응모에 당첨된 T멤버십 고객 1000여 명(동반자 1인 포함)을 초청해 식사와 공연을 제공하는 ‘테이블 2019’를 열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1300여 명에 이르는 30년 이상 가입 고객에게 초청장을 보내 동반자 1인까지 총 2000여 명이 T아너스 테이블 행사에 참여했다”며 “30년 이상 가입 고객 전원에게 내년 1월 중으로 감사편지와 함께 멤버십 VIP 승급 혜택도 제공할 예정이다”라고 말했다.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국내 대표 배달서비스 배달의민족 운영사 우아한형제들이 독일계 글로벌 배달서비스 기업 딜리버리히어로(DH)에 매각된다. DH는 한국에서 요기요를 운영 중이다. 인수합병(M&A) 규모는 약 4조8000억 원 수준으로 국내 스타트업의 M&A 사상 최대다. 김봉진 우아한형제들 대표는 새 합작 회사의 수장에 올라 DH와 우아한형제들이 관할하는 아시아 배달사업을 총괄한다. 우아한형제들과 DH는 13일 서울에서 이 같은 파트너십 계약을 체결했다. DH가 우아한형제들의 국내외 투자자 지분 87%를 인수하고, 양 사가 절반씩 지분을 갖는 합작회사(JV) ‘우아DH아시아’를 싱가포르에 설립하기로 한 것이다. DH가 평가한 우아한형제들의 기업가치는 40억 달러(약 4조7500억 원)이다. 김 대표는 자신의 지분을 DH로 전환해 본사 3인 글로벌 자문위원회(김 대표 이외 니클라스 외스트버그 최고경영자, 에마누엘 토마신 최고기술책임자) 멤버가 된다. 그는 우아DH아시아의 회장직을 맡아 DH가 진출한 아시아 9개국과 우아한형제들이 활동하는 한국, 베트남 등 총 11개국의 사업을 총괄한다. 국내 배달의민족 경영은 김범준 부사장이 맡는다. 김 대표는 직원들에게 e메일을 보내 “글로벌 푸드테크 기업의 일원으로 더 크게 도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대표는 2010년 우아한형제들을 설립해 이듬해 국내 벤처캐피털(VC)인 ‘본엔젤스’로부터 유치한 3억 원의 초기 투자금을 바탕으로 사업을 키워왔다. DH는 한국의 요기요를 포함해 전 세계 40개국에서 28개 배달앱 브랜드를 운영하는 푸드테크 기업이다. 국내 1, 2위 업체인 배달의민족과 요기요는 앞으로도 독립 운영된다. 업계 관계자는 “2011년 DH가 한국 진출을 고민할 때 외스트버그 CEO가 김 대표와 만나 인수를 타진했지만 당시에는 성사되지 않았다”며 “DH 측은 이후에도 꾸준히 협력을 제안해왔던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업계는 이번 빅딜로 투자 유치와 회수(엑시트)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국내 스타트업 업계에 숨통을 틔웠다고 본다. 임정욱 스타트업얼라이언스 센터장은 “이번 빅딜은 단순히 국내 스타트업이 글로벌 기업의 자회사로 편입되는 것을 넘어 국내 창업자가 본사와 지분을 나누고 글로벌 경영 경험까지 쌓을 기회를 잡았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했다.다만 공정거래위원회의 심사가 남았다. 공정위는 우아한형제들과 DH가 기업결합 신고를 하면 공정거래법상 경쟁을 제한하는지 등을 심사할 계획이다. 두 업체의 시장점유율은 합해서 약 90%로 추정된다.김재형 monami@donga.com·주애진 기자}

국내 대표 배달서비스 배달의민족 운영사 우아한형제들이 독일계 글로벌 배달서비스 기업 딜리버리히어로(DH)에 매각된다. DH는 한국에서 요기요를 운영 중이다. 인수규모는 약 4조8000억 원 수준으로 국내 스타트업의 인수합병(M&A) 사상 최대다. 김봉진 우아한형제들 대표는 새 합작회사의 수장에 올라 DH와 우아한형제들이 관할하는 아시아 배달사업을 총괄한다. 우아한형제들과 DH는 13일 서울에서 이같은 파트너십 계약을 체결했다. DH가 우아한형제들의 국내외 투자자 지분 87%를 인수하고, 양사가 절반씩 지분을 갖는 합작회사(JV) ‘우아DH아시아’를 싱가포르에 설립하기로 한 것이다. DH가 평가한 우아한형제들의 기업가치는 40억 달러(약 4조7500억 원)이다. 김 대표는 자신의 지분을 DH로 전환, 본사 3인 글로벌 자문위원회(김 대표 이외 니클라스 외스트버그 최고경영자, 엠마뉴엘 토마신 최고기술책임자) 멤버가 된다. 그는 우아DH아시아의 회장직을 맡아 DH가 진출한 아시아 9개국과 우아한형제들이 활동하는 한국, 베트남 등 총 11개국의 사업을 총괄한다. 국내 배달의민족의 경영은 김범준 부사장이 맡는다. 김 대표는 직원들에게 이메일을 보내 “글로벌 푸드테크 기업의 일원으로 더 크게 도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DH는 한국의 요기요를 포함 전 세계 40개국에서 28개 배달앱 브랜드를 운영하는 푸드테크 기업이다. 국내 1, 2위 업체인 배달의민족과 요기요는 앞으로도 독립 운영된다. 업계 관계자는 “2011년 DH가 한국 진출을 고민할 때 외스트버그 CEO가 김 대표와 만나 인수를 타진했지만 당시에는 성사되지 않았다”며 “DH 측은 이후에도 꾸준히 협력을 제안해왔던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업계는 이번 빅딜로 투자 유치와 회수(엑시트)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국내 스타트업업계에 숨통을 틔웠다고 본다. 국내에서는 유니콘기업(기업가치 10억 달러 이상 비상장기업)이 꾸준히 늘고 있지만 우물 안에만 그칠 뿐, 글로벌 기업의 관심은 높지 않았다. 임정욱 스타트업얼라이언스 센터장은 “이번 빅딜은 단순히 국내 스타트업이 글로벌 기업의 자회사로 편입되는 것을 넘어 국내 창업자가 본사와 지분을 나누고 글로벌 경영 경험까지 쌓을 기회를 잡았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했다. 다만 공정거래위원회의 심사가 남았다. 공정위는 우아한형제들과 DH가 기업결합신고를 하면 공정거래법상 경쟁을 제한하는지 등을 심사할 계획이다. 두 업체의 시장점유율은 합해서 약 90%로 추정된다.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무섭게 성장하던 중국 동영상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틱톡’에 빨간불이 켜졌다. 미중 무역갈등이 첨예해지면서 화웨이의 보안 문제를 겨냥했던 미국이 이번엔 틱톡에 대해 “중국 정보당국에 협력하고 있다”며 또다시 보안 이슈를 걸고넘어졌다. 국내에서도 이 앱의 주된 사용자층인 10대가 대거 이탈하고 있어 틱톡이 최대의 위기를 맞았다는 분석이 나온다. 틱톡은 15초짜리 짧은 영상으로 소통하는 SNS로 미국, 일본, 인도 등 전 세계 10, 20대를 중심으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미국 시장조사업체 CB인사이트의 최근 조사에 따르면 틱톡의 모회사인 바이트댄스는 기업가치 750억 달러(약 89조 원)로 세계에서 가장 비싼 스타트업으로 평가받는다. 미국에서만 1억 명 이상의 사용자를 두면서 유튜브의 유일한 대항마로 꼽히기도 했다. 급성장세를 보이던 틱톡에 위기감이 감돌기 시작한 것은 올해 하반기(7∼12월) 들어 각종 보안 이슈가 터지면서다. 지난달 미국 외국인투자심의위원회(CFIUS)는 “바이트댄스가 2017년 립싱크 앱 ‘뮤지컬리’를 인수합병하는 과정에서 개인정보 부정 이용 등의 혐의가 발생했다”며 “국가 안보상 위험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틱톡의 개인정보 처리 지침에 따르면 위치정보 등 이용자의 각종 정보를 중국 정부와 공유하도록 돼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 ‘신장위구르 무슬림 탄압 사태’ 등을 설명하던 한 미국인 무슬림 소녀의 영상이 삭제되는 등 검열 논란이 일파만파로 확산했다. 미 육군 또한 최근 병사들의 틱톡 사용을 금지시키면서 미 국가적 차원에서 틱톡을 안보 위협 요소로 보고 배척하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미국 시장조사업체인 센서타워는 3분기(7∼9월) 틱톡의 신규 다운로드가 1억7700만 건으로 전년 동기보다 4% 감소했다고 밝혔다. 국내에서도 성장세가 한풀 꺾였다. 12일 시장조사업체 랭키닷컴에 따르면 국내 틱톡 사용자 수(월간 실사용자 수·MAU)는 올해 2월 약 340만 명으로 정점을 찍은 뒤 줄곧 하락해 10월 현재 266만 명으로 줄었다. 특히 주된 사용자였던 10대의 비율이 2월 31.8%에서 10월 19.8%로 대폭 감소하면서 업계에서는 추가적인 성장 동력을 잃은 게 아니냐는 평가도 나온다. 같은 기간 경쟁자로 꼽히던 유튜브의 사용자 수는 73만 명가량 증가했다. 바이트댄스는 서비스 명칭을 수정하는 것을 포함해 ‘중국 이미지’를 탈피하기 위해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시장의 반응은 떨떠름하다. 한 정보기술(IT) 업체 관계자는 “메신저가 아닌 놀이 문화로 틱톡을 즐기던 10대 이용자가 유튜브로 넘어가는 분위기”라며 “최근 미국발 보안 이슈 악재까지 터지면서 틱톡의 성장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고 말했다.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CJ올리브네트웍스가 차세대 신성장 사업 동력으로 인공지능(AI)을 꼽고 전 직원 1200명을 대상으로 AI 전문가 교육과정을 완료했다고 11일 밝혔다. CJ올리브네트웍스는 5월부터 AI인력 육성을 위해 6개월짜리 자체 프로그램을 마련하고 전사적인 AI교육을 실시했다. AI교육 프로그램은 △입문 △기본 △심화 △전문과정 등 4단계로 구성된다. 입문과정에서는 프로그래밍 언어인 파이썬(Python)과 알고리즘 기본 교육, 기본과정에서는 웹크롤링과 데이터분석, 머신러닝을, 심화과정에서는 딥러닝 프레임워크와 시각·언어인지 알고리즘을 다뤘다. 전문과정에서는 오픈소스 소프트웨어인 텐서플로를 활용한 딥러닝과 서비스 개발 프로젝트를 수행했다. CJ올리브네트웍스에 따르면 최종 단계인 전문과정을 수료한 10명은 사원부터 대리, 과장까지 다양한 직급의 임직원들로 구성됐고 기존에 개발업무를 하지 않던 비전공자도 포함됐다. CJ올리브네트웍스 관계자는 “AI전문가로 거듭난 10명의 임직원들을 AI 유관업무 및 프로젝트 등에 재배치해 전문가로서의 역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김재형기자 monami@donga.com}

“나만의 콘서트장에서 아이돌 그룹 ‘마마무’의 공연을 생생하게 볼 수 있다면….” KT의 음악서비스 자회사 지니뮤직이 이 같은 팬심을 겨냥한 새로운 형태의 음원 콘텐츠를 내놓는다. 가상현실(VR) 헤드셋(HMD)을 착용한 채 8K(초고화질)급 공연 영상을 360도로 회전해가며 감상할 수 있는 음원 앨범을 출시하는 것이다. 지니뮤직은 마마무의 대표곡 5곡의 공연 영상을 수록한 ‘버추얼 플레이(VP)’ 앨범을 19일 출시한다고 10일 밝혔다. ‘VP’는 이날 지니뮤직이 “음원 시장의 새 장을 열겠다”며 새로 명명한 개념으로 VR와 증강현실(AR), 홀로그램 등 최신 정보통신기술(ICT)을 접목한 음악 콘텐츠를 뜻한다. 이번 앨범의 콘셉트는 아이돌 팬이 콘서트장에서 나 홀로 가수의 공연을 생생하게 감상하는 것처럼 느끼게 하는 것이다. 일인칭 시점에서 자신이 원하는 방향으로 고개를 틀어가며 마마무의 공연을 입체적으로 감상할 수 있다. 소비자에게 생생한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일인칭 시점에 최적화된 무대를 연출했다는 것이 지니뮤직 측의 설명이다. 지니뮤직 관계자는 “공간감을 살려 제작한 무대의 360도 전 방향에 밴드와 백댄서를 배치하고 카메라를 중심으로 무대를 이동하며 펼치는 퍼포먼스를 구성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앨범에는 스마트폰에 부착할 수 있는 HMD와 저장 공간을 확보할 수 있는 SD카드, 인증코드, 마마무 사진첩 등이 포함됐다. 소비자는 앱 마켓을 통해 ‘마마무 VP’를 내려받은 뒤 앨범에 들어있는 코드로 인증 절차를 거쳐 감상하면 된다. HMD는 앨범에 들어있는 것 이외의 장비도 호환 가능하다. 기존까지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를 주력 사업으로 제공하고 있던 지니뮤직은 VP 앨범 출시로 신사업 영역을 개척하겠다는 전략이다. 국내 음원 스트리밍 시장에서 ‘멜론’이 선두 자리를 공고히 지키고 있는 상황에서 새로운 수익원을 찾아 나선 것이다. 지니뮤직 관계자는 “마마무 앨범은 VP라는 새 음원시장을 열기 위한 첫걸음으로 앞으로 홀로그램을 통한 공연서비스 등을 제공하는 것도 고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그 첫 시도로 나온 이번 VP 앨범은 화질을 빼면 타 통신사의 연예인 VR 영상 서비스와 큰 차이가 없다. 360도 회전에 3차원(3D)의 입체적 화면 등은 기존 SK텔레콤이나 LG유플러스가 자체 앱을 통해 제공하고 있는 VR 콘텐츠와 별반 다를 게 없다. 다만 이들이 모두 스트리밍 형식으로 서비스되고 있어 최대 화질이 4K 수준이라면, 지니뮤직은 영상을 내려받아야 하기 때문에 8K 화질이다. 지금까지 나온 VR 콘텐츠로서는 최고 수준의 생생함을 맛볼 수 있다. 지니뮤직 관계자는 “이번 앨범의 주요 타깃 고객은 콘서트를 예매하거나 아티스트의 포토북 등을 구매한 적이 있는 아티스트 팬덤층”이라며 “케이팝의 위상이 높아질수록 VP 부문의 성장세도 높아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김범수 의장의 주도 아래 사업을 빠르게 확장해 온 카카오가 항공과 통신, 금융 등에서 전방위 협력관계를 맺고 있다. 해외에선 구글과 아마존, 알리바바 등 미중 글로벌 정보기술(IT) 기업이 이종 산업 간 ‘합종연횡’을 주도한다면 국내에선 4000만 명 이상의 카카오톡 사용자(월간 실 사용자수 기준)를 둔 카카오가 국내 기업 생태계의 디지털 허브로 거듭나고 있다.○ 카카오에 쏟아지는 러브콜 카카오가 최근 업무 제휴를 체결한 업종을 보면 항공사, 이동통신사, 금융사, 대형 병원 등 말 그대로 업종 불문이다. 카카오는 최근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전환)에 큰 관심을 갖고 있는 대한항공과 전방위 협력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항공권 검색에서 결제, 안내까지 모바일 사용 편의성을 높이는 것뿐만 아니라 카카오가 보유한 다양한 엔터테인먼트 콘텐츠를 기내에서 이용할 수 있도록 협의할 예정이다. 카카오는 10월 경쟁관계였던 SK텔레콤과 3000억 원의 지분을 맞교환했다. 모바일 서비스와 내비게이션, 모빌리티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하기로 한 것인데 그간 음원시장(멜론 vs 플로)을 비롯해 각 분야에서 대립각을 세우던 두 업체가 한순간에 동업자로 바뀌었다. 실제로 카카오는 올해 10건에 이르는 다양한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IT 업계 관계자는 “카카오는 항공, 헬스케어, 금융 등 이종 산업과의 협력으로 기업 간 거래(B2B) 사업에 뛰어들 폭을 넓혔고, 이동통신사와의 제휴를 통해 이들과의 관계를 B2C 사업 분야의 적에서 동맹으로 변화시켰다”고 말했다. 모빌리티 분야에선 KT, LG유플러스와 각각 4월과 9월에 MOU를 체결하며 미래 교통 서비스 개발에 협력하기로 했고 보험업에선 현대해상 삼성화재 등과 손을 잡았다. 의료 분야에서도 1월 카카오는 서울아산병원과 인공지능(AI) 기반 의료 빅데이터 업체인 ‘아산카카오메디컬데이터’를 설립하며 헬스케어 사업 진출에 시동을 걸었다. 카카오가 이처럼 거의 모든 산업 영역에서 뜨거운 러브콜을 받게 된 것은 2014년 다음과 합병해 덩치를 키운 이후 모빌리티, 콘텐츠, AI 등 다양한 채널과 원천 기술력을 확보한 덕분이다. 전통 업종에 카카오는 디지털 전환과 신사업 개척에 필요한 카운터 파트너로 주목받고 있는 것이다. IT 업계 관계자는 “카카오는 충성도 높은 사용자와 빅데이터, 다양한 서비스 채널을 확보한 모바일 선두 업체”라며 “이에 협력 대상을 찾는 업계에서 카카오는 사업 확장과 디지털 전환을 동시에 이룰 수 있는 ‘만능키’로 각광받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신사업 개척의 고속도로 뚫는 카카오 카카오 입장에서는 이 같은 파트너십 확장이 신시장 개척의 고속도로 역할을 해줄 수 있다. 예를 들어 카카오가 보유한 영상 콘텐츠를 기내 주문형 비디오(VOD)로 제공한다든지, 보험상품 판매에 AI 채팅로봇(챗봇)을 도입한다든지 여러 사업 가능성을 검토할 수 있는 것이다. 특히 카카오는 최근 AI 기술 전문 자회사인 카카오엔터프라이즈를 설립해 기업용 메신저 출시 준비에 돌입하는 등 올해 경영 키워드로 내건 B2B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박차를 가하고 있다. 블록체인 자회사인 ‘그라운드X’도 금융권을 중심으로 활발하게 MOU를 맺고 있다. 카카오 관계자는 “파트너사와 시너지를 내며 기존 서비스를 강화할 수도 있고 기술 보완도 가능하다”며 “무엇보다 ‘톡’에 기반을 둔 기존 카카오의 비즈니스 영역을 전방위로 확장할 수 있다는 점이 파트너십 확장의 기대되는 면”이라고 말했다.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