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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펑. 쾅.” “구급차! 구급차! 빨리!” 8일 오전 11시 31분경 일본 나라현 나라시의 번화가 야마토니시다이지 역 앞에서 갑자기 두 차례의 총성이 울렸다. 두 번째 총성이 울리자마자 10일 참의원 선거를 앞두고 이 곳에서 집권 자민당 후보의 지지 연설을 하고 있던 아베 신조 전 총리가 피를 흘리며 쓰러졌다. 전직 총리의 피격에 사람들이 괴성을 질렀고 현장은 아수라장이 됐다. 총기 규제가 엄격한 일본에서 전직 총리가 피격 당하자 일본 열도가 충격과 공포에 휩싸였다. 공영 NHK는 정규 방송을 중단하고 피습 속보를 실시간으로 중계했다. 아사히신문 등 주요 매체들은 호외를 발행했다. “총성 들은 아베 뒤돌아보자 한 발 더 발사”아베 전 총리는 이날 유세 일정을 하루 전인 7일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나가노현 유세에 나설 예정이었지만 자민당 내 ‘아베파’ 소속 의원이 출마한 나라에 오는 것으로 일정을 바꾸었다. 그는 참의원 선거운동 기간 내내 전국 곳곳을 돌며 지원 연설을 해 왔다.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그는 역 앞 로터리의 차도와 인도를 가르는 가드레일 앞에 설치된 연설대에 서서 연설을 시작했다. 오전 11시 30분경 유세를 시작한 지 1분 만에 아베 전 총리 뒤에서 “펑” 하는 소리가 났다. “판단을 했다. 그는 안 되는 이유를 생각하는 것은…”이라고 말하는 순간이었다. 총성을 들은 아베 전 총리는 뒤를 돌아봤다. 그러자 용의자는 약 5m 거리에서 한 발을 더 발사했다. 아베 전 총리는 왼쪽 가슴에서 피를 흘린 채 아스팔트 차도 위에 쓰러졌다. 주위에 하얀 연기가 났다. 현장에 있던 시민 모리오카 씨는 “처음에는 장난인가 싶었는데 발포음이 들리고 하얀 연기가 났다. 누군가가 마이크를 잡고 ‘심장 마사지 하실 수 있는 분 없습니까. 제세동기 없습니까’라고 외치는 것을 듣고 큰 일이 일어났다고 생각했다“고 했다. 현장을 목격한 한 회사원 역시 “아베 전 총리는 쓰러진 채 움직이지 않았고 관계자로 보이는 사람들이 제세동기를 가져와 마사지를 했다”고 전했다. 나라 소방서에는 곧바로 출동 요청이 들어왔고 구급차가 출동했다. 11시 37분에 도착한 구급차는 15분 뒤에 아베 전 총리를 태웠고 10여분 뒤 닥터헬기로 갈아 타 낮 12시20분 나라현립의대병원에 도착했다. 이 병원의 후쿠시마 에이켄 구급의학과 교수는 “아베 전 총리가 도착했을 때 이미 심폐정지 상태였다”며 “목에 총상 2곳이 있었고 심장의 큰 혈관이 손상된 상태였다. 신체 곳곳에동시다발적으로 대량 출혈이 발생해 지혈이 쉽지 않았다”고 밝혔다. 병원은 계속 대량의 혈액을 수혈했지만 차도가 없었고 결국 피격 5시간 반여 만인 오후 5시 3분 사망했다. 병원 측은 기자회견에서 “용의자가 쏜 두 발 중 한 발이 아베 전 총리의 왼쪽 어깨를 관통했다”고 밝혔다. 나머지 한 발의 총상 또한 심장에 닿을 정도로 심각한 상태였던 것으로 알려졌다.해상자위대 출신 무직 남성이 용의자 용의자인 전직 해상자위대원 야마가미 데쓰야(41)는 총격 직후 현장에서 체포됐다. 그는 오전 11시 35분 경 경찰에 붙잡혔고, 별다른 저항 없이 총을 떨어뜨렸다. 쇠파이프로 추정되는 2개의 원형 통을 총구로 사용해 수제로 만든 것으로 보이는 총에는 검은 테이프로 칭칭 감겨져 있었다. 주간지 ‘슈칸겐다이’는 이 총이 3D 프린터로 손쉽게 만든 조악한 총일 수 있다고 전했다. 데쓰야는 나라에 거주하는 무직 남성이다. 2002년부터 3년간 히로시마현 구레의 해상자위대 임기제 자위관으로 근무했지만 이후 현재까지의 행적은 자세히 알려지지 않았다. 해상자위대 임기제 자위관은 3년간 근무한 뒤 추가로 2년 더 근무할지, 그만두고 취직이나 대학 진학을 할지 선택할 수 있다. 마이니치신문에 따르면 그는 현장에서 약 3km 떨어진 11㎡ 규모의 월세 3만8000엔(약 37만 원)의 아파트에 살았다. 아파트 주민들은 그를 “모르는 사람”이라고 했다. 나라현의 공립고교를 함께 다닌 동급생에 따르면 고교 재학 시절 응원단에 있었지만 얌전한 성격이었고 같은 반 친구와도 대화를 거의 안 했다고 한다. 야마가미는 “권총과 폭발물 여러개를 만들어봤다”고 주장했다. NHK는 그가 아베 전 총리에게 불만을 품었기 때문에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했다고 보도했다. 반면 마이니치신문은 그가 특정 종교단체 간부를 노린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후쿠다 미쓰루 일본대 위기관리학부 교수는 “국가 요인이 수제 총으로 총격당한 사례는 세계적으로 드물다”며 사제 총을 만들 수 있는 3D 프린터 기계 등의 소지 허가제를 검토해야 한다고 했다. 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전 총리가 8일 오전 일본 나라현 나라시 야마토사이다이지역(驛) 인근에서 참의원 선거 지원 유세를 하다 총에 맞고 쓰러져 병원에 이송된 뒤 치료를 받다 사망했다. 2차 세계대전 이후 일본에서 총리급 인사가 피격 당한 것은 처음이다. 해상자위대 출신의 41세 남성 용의자는 총격 직후 현장에서 체포됐다. 아베 전 총리는 2006~2007년, 2012~2020년 두 차례에 걸쳐 총 8년 8개월간 재임하며 일본 최장기 총리를 지냈다. 사임 이후에도 집권 자민당 최대 파벌 수장이자 강경보수 세력의 구심으로 일본 정계에 큰 영향력을 행사해 온 그가 사망하자 일본은 큰 충격에 빠졌다. 10일 열리는 일본 참의원 선거는 물론이고 향후 일본 정치와 동아시아 정세에도 파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아베 전 총리는 8일 역 앞에서 가두연설을 하던 도중 오전 11시 31분경 용의자 야마가미 데쓰야(41)가 5m 거리에서 쏜 총을 맞았다. 일본 언론들에 따르면 연설 시작 몇 분 뒤 ‘펑’ 소리가 나는 첫 번째 총성이 들렸고 다시 ‘쾅’ 하는 파열음의 두 번째 총성이 들린 뒤 아베 전 총리가 가슴에서 피를 흘리며 쓰러졌다. 일본 소방당국은 아베 전 총리의 목 오른쪽 부위와 왼쪽 가슴의 심장 부근 피하에 출혈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일본은 총기 소유가 엄격히 금지돼 있지만 총격범은 테이프로 칭칭 감은 사제 총기를 사용한 것으로 일본 언론은 봤다. 아베 전 총리는 현장에서 긴급 심폐소생술을 받은 뒤 구급차로 이송됐다. 이후 헬기로 옮겨져 총격 현장에서 약 25㎞ 떨어진 나라현립대부속병원 중환자실에서 집중 치료를 받다가 의식을 되찾지 못하고 숨을 거뒀다. 병원 측은 기자회견에서 아베 전 총리가 오후 5시 3분에 사망했다고 발표했다. 아베 전 총리는 구급차에 처음 실렸을 때 의식이 있었고 외부 소리에 반응을 했으나 금세 의식을 잃었고 병원에 도착했을 때 심폐정지 상태였다. 일본 언론들은 용의자가 나라시에 거주 중인 무직자이고 2005년까지 3년간 히로시마현 구레시의 해상자위대 기지에서 근무했다고 보도했다. NHK는 용의자가 경찰 조사에서 “아베 전 총리에게 불만이 있었고 죽이겠다고 생각해 노렸다. 아베 전 총리의 정치 신조에 대한 원한은 아니다”라는 취지의 진술을 했다고 전했다.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는 “민주주의의 근간인 선거가 진행되는 가운데 일어난 비열한 만행을 결코 용납할 수 없다”고 밝혔다. 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

일본의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가 8일 오전 11시30분 경 일본 나라현 나라시에서 참의원 선거 지원 중 총을 맞고 피를 흘리며 쓰러졌다고 NHK가 이날 보도했다. NHK에 따르면 유세 현장에서는 총성과 같은 소리가 두 차례 들렸으며 아베 전 총리가 가슴 부위에서 피를 흘리면서 쓰러졌다고 전했다. 경찰 당국은 현장에서 범인으로 의심되는 용의자인 41세 남성을 그 자리에서 체포했고 총을 압수했다. 일본 경찰에 따르면 아베 전 총리는 등 뒤에서 산탄총을 맞고 즉시 제세동기를 이용해 심장 마사지를 받았고 구급차로 인근 병원에 이송됐다. 이후 닥터 헬기로 다른 병원에 옮겨졌다. NHK는 아베 전 총리가 심폐정지 상태라며 의식은 없는 상황이라고 보도했다. 야마가타현에서 참의원 응원 연설 중인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사건 소식을 접한 뒤 곧바로 총리관저로 복귀했고 각지에서 유세 중인 정부 각료들도 도쿄에 돌아올 것을 지시했다.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
전기자동차용 차세대 배터리로 주목받고 있는 전고체 배터리 개발 경쟁에서 삼성, LG 등 한국 기업이 일본 기업을 맹추격하고 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이 7일 보도했다. 관련 특허 수에서 아직은 일본 기업이 크게 앞서고 있지만 한국 기업의 추격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는 것이다. 전고체 배터리는 현재 쓰는 액체 전해질 배터리와 달리 화재 위험이 거의 없고 에너지 밀도가 높다는 장점이 있다. 주행 거리는 2배로 늘어나고 충전 시간은 3분의 1로 줄어들지만, 아직은 전고체 배터리 가격이 4배 이상 비싸다는 게 단점이다. 닛케이가 미국 등 세계 10개국과 세계지적재산권기구(WIPO) 등에 출원된 전고체 배터리 관련 특허를 분석한 결과 특허 수 상위 10개 기업 중 일본 기업이 6곳, 한국 기업이 4곳이다. 도요타(1331건)가 압도적인 1위를 차지했고 파나소닉(445건), 이데미쓰(272건) 등이 뒤를 이었다. 한국 기업 중에서는 삼성전자(4위), LG화학(6위), 현대차(9위), LG에너지솔루션(10위) 등이 순위에 올랐다. 닛케이는 “2016∼2020년 도요타의 특허 수가 40%가량 늘어나는 동안 LG화학은 3배로, 삼성전자는 2배로 증가했다”며 “한국 기업들은 배터리 수명 연장 등 실용화 단계에서 성능에 직결되는 특허를 많이 보유하고 있다”며 일본이 현재의 우위를 유지할 수 있을지 지켜봐야 한다고 지적했다.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

세계적인 인플레이션 확산으로 일본에서도 물가 불안이 커지고 있는는 가운데, 1년 전보다 물가가 올랐다고 생각하는 일본 국민의 비율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14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으로 올랐다고 마이니치신문이 7일 보도했다. 일본은행(중앙은행)이 발표한 ‘생활의식 설문조사’에 따르면 1년 전보다 물가가 올랐다고 응답한 비율은 89%로 2008년 9월 이후 14년 만에 가장 높았다. ‘물가가 1년 전보다 얼마나 올랐다고 생각하는가’에 대한 응답을 집계해 계산한 결과 평균 8.1%가 오른 느낌이었다고 집계됐다. 이는 일본 정부가 최근 밝힌 5월 소비자 물가 상승률(2.1%)의 4배에 달하는 수치다. 물가 인상률 통계와 서민들의 피부로 느끼는 물가 인상의 차이가 그만큼 크다는 것을 emT한다. 식료품, 전자기기 등이 연일 오르고 있지만, 일본에서는 ‘오늘이 가장 싼 날’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향후 물가 상승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경기 침체가 지속되는 일본에서는 조금만 물건값을 올려도 소비자들이 지갑을 닫기 때문에 기업들이 어떻게든 가격을 유지하려 하지만 이제는 한계가 봉착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일본은행이 최근 발표한 기업 단기경제관측조사에 따르면 가격을 인상하는 기업에서 가격을 인하하는 기업을 뺀 ‘가격판단 지수’가 제조업 대기업 기준 +34로 오일쇼크 이후인 1980년 5월 이후 42년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도쿄=이상훈특파원 sanghun@donga.com}
10일 일본 참의원 선거에서 무난한 승리가 예상되는 집권 자민당의 정치인들이 유세 중 연이어 실언을 하고 있다. ‘실수해도 어차피 자민당이 이길 것’이라는 안일한 분위기가 확산되면서 당내 긴장감이 느슨해졌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실언 대부분이 야당, 여성, 피침략국 등 약자를 겨냥한 멸시, 조롱이어서 단순한 실수가 아닌 자민당 내 밑바닥에 깔린 왜곡된 정서를 드러내는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6일 일본 주요 언론에 따르면 6선 중의원인 야마기와 다이시로 일본 경제재생상은 최근 가두연설에서 “우리 정부는 야당이 하는 얘기를 전혀 듣지 않는다”고 말했다. 파문이 일자 야마기와 경제재생상은 기자회견에서 “오해를 불렀다. 신중을 기하겠다”고 해명했지만 발언을 취소할 뜻은 밝히지 않았다. 파장이 가라앉지 않자 일본 정부 대변인인 마쓰노 히로카즈 관방장관은 정례 기자회견에서 “정부는 여야를 불문하고 국민의 목소리를 정중하게 듣고 있다. 야당을 무시하는 일은 없다”며 진화에 나섰지만 제1야당 입헌민주당의 니시무라 지나미 간사장은 “(각료로서) 자격이 없다. 사퇴해야 한다”고 공세를 했다. ‘실언제조기’로 유명한 아소 다로 전 총리는 4일 유세에서 외교안보에 대해 “약한 애가 왕따를 당하지 센 놈은 당하지 않는다. 국가도 같다”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략을 우크라이나 탓으로 돌리는 발언을 했다. 이를 두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왕따를 당하는 게 피해자 탓인가”라는 비판이 확산됐다. 사쿠라다 요시타카 전 올림픽 담당 장관은 “저출산으로 어려운데 결혼하지 않으려는 여성이 늘고 있다. 50대 남자 20%가 독신인데 여성들이 좀 더 관대하면 안 되겠나”라고 했다가 “여성 멸시적 발언”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기시다 후미오 총리는 여당 정치인들의 문제 발언이 이어지자 4일 자민당 간부진과의 회동에서 “1석이라도 더 획득하고 1표라도 더 얻을 수 있도록 하라”고 지시했다. 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
일본에서 예년보다 일찍 시작된 폭염으로 최근 일주일간 도쿄에서 52명이 열사병 증상을 보이며 사망했다고 아사히신문이 6일 보도했다.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지난달 27일부터 이달 3일까지 도쿄도 감찰의무원이 도쿄 내 23개 특별구(區)에서 발생한 사망 및 변사 사건을 조사한 결과 52명의 사인이 열사병으로 의심되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들 사망자 중 49명은 실내에서 사망했고, 최소 42명은 에어컨을 사용하지 않은 상태였다고 신문은 전했다. 6일 일본 총무성 소방청의 분석을 보면 지난달 일본 열도 전역에서 1만5657명이 열사병으로 인해 구급 이송됐다. 소방청이 집계 공표를 시작한 2010년 이후 6월 기준으로 가장 많은 인원이다. 일본 기상청에 따르면 이달 1일 도쿄 등 전국 235개 관측 지점에서 최고 기온이 35도 이상을 기록했다. 올여름 폭염과 폭우는 전 세계에서 벌어지고 있다. 호주에서는 2∼6일 시드니 등 동부 지역에 폭우가 쏟아져 침수 지역 주민 8만5000여 명이 긴급 대피했다. 현재 겨울철인 호주는 평소 같으면 비가 거의 내리지 않지만 올해는 이례적으로 폭우가 쏟아졌다. 중국도 허난성과 허베이성 등 일부 지역이 44도 안팎까지 오르는 등 이상고온 현상을 보이고 있다. 중국 기상대에 따르면 지난달 중국 전역 평균 기온은 6월 온도로는 61년 만의 최고치인 21.3도였다. 특히 산둥 안후이 허난 등 8개 성은 기상 관측 이래 최고치였다. 이상기후로 인한 고온 현상으로 알프스 산맥에서 가장 높은 해발 3106m 지점에 있는 오스트리아 존블리크 관측소 주위의 눈이 이례적으로 빨리 녹고 있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5일 보도했다. 4일에는 이탈리아 북부 알프스의 돌로미티 산맥 최고봉인 마르몰라다 정상(해발 3343m)에서 빙하가 무너지면서 눈사태가 일어나 등반객 7명이 숨지고 14명이 실종됐다. 글로벌 복합위기로 세계 각국이 신음하는 가운데 지구촌을 덮은 폭염이 에너지난과 식량난을 더욱 가속화시켜 심각한 피해로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

프랑스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3개월 만에 20만 명을 넘어서는 등 세계 곳곳에서 전파력과 면역 회피성이 강한 오미크론 하위 변이 BA.4와 BA.5가 급속히 퍼지고 있다. 새로운 코로나19 팬데믹이 우려된다. 프랑스 보건부는 5일(현지 시간) “지난 24시간 코로나19 하루 감염자 20만6554명이 발생해 4월 이후 처음으로 20만 명을 넘었다”고 밝혔다. 5, 6월 평균 5만 명 이하이던 하루 평균 확진자는 지난달 말 증가하기 시작해 최근 일주일간 12만 명을 넘었다. 프랑수아 브론 보건부 장관은 하원에서 “BA.4와 BA.5가 7차 코로나19 유행을 주도하고 있다”며 “다시 마스크를 쓰고 취약계층은 부스터샷을 맞아야 한다”고 말했다. 프랑스는 5월 16일 대중교통 마스크 착용 의무 해제를 끝으로 모든 코로나19 방역조치를 해제했다. 5월 코로나19 하루 확진자가 1만 명 이하로 줄었던 독일도 5일 신규 감염자가 14만7489명으로 늘어났다. 독일병원협회(DKG)는 “여름이 지나면 감염자가 폭발적으로 늘어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탈리아도 이날 신규 확진자가 13만227명으로 2월 이후 처음으로 10만 명을 넘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지난주(6월 26일∼7월 2일) BA.5 검출 비율이 전체 확진 사례의 53.6%를 기록해 우세종이 됐다고 이날 발표했다. BA.4 비율은 16.5%다. 오미크론 하위 변이의 비율이 총 70%를 차지했다. BA.5의 일주일 전 비율은 40.5%였다. 뉴욕타임스(NYT) 집계에 따르면 5일 기준 일일 평균 신규 확진자 수는 10만155명으로 2주 전에 비해 4% 상승했다. NYT는 “이번 확산세가 두 번째로 큰 유행일 수 있다는 전문가 진단도 나왔다”고 전했다. 일본의 5일 코로나19 감염자는 3만6189명으로 일주일 전보다 86.7%(1만6808명) 증가했다. 일본에서 하루 감염자가 3만 명을 넘은 것은 5월 26일 이후 처음이다. 고토 시게유키 후생노동상은 6일 “BA.5가 확산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중국도 다시 확산세를 보였다.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이 있는 산시성 시안은 6일부터 준(準)봉쇄에 해당되는 임시 방역 조치에 돌입했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백신 접종으로 5월 29일 세계 일일 확진자는 27만 명까지 줄었지만 여름이 되며 증가세로 돌아서 이달 5일 121만 명을 넘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BA.4와 BA.5가 주도하는 새로운 코로나19 물결이 시작되고 있다”고 경고했다.파리=김윤종 특파원 zozo@donga.com김수현 기자 newsoo@donga.com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

“오랜만의 일본 여행인데 엔화 약세로 환율도 낮아 두둑하게 환전해 왔습니다. 도쿄 야경을 기대하고 있어요.” 일본 정부가 지난달부터 단체여행을 목적으로 한 외국인 입국을 재개한 가운데 6일 한국에서 첫 단체여행 팀이 일본을 찾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되던 2020년 4월 일본 정부가 관광 목적 입국을 금지한 지 2년 3개월 만이다. 한국인 단체관광객 20명은 이날 도쿄 인근 나리타공항으로 입국했다. 나리타공항 1층 입국장에 모인 한국인 관광팀 20명은 20대부터 60대까지 연령대가 다양했다. 이들은 2박 3일간 유명 관광지 아사쿠사 오다이바 요코하마 등을 여행할 예정이다. 업무 때문에 일본을 자주 오갔다는 50대 김준민 씨는 “2년 4개월 만에 일본에 다시 오게 돼 무척 기분이 좋다”며 “시장에서 조카들에게 줄 과자를 많이 사가겠다”고 말했다. 코로나19 확산 이전에는 무비자로 한일 양국을 자유롭게 여행할 수 있었지만 지금은 여행사를 통해 관광비자를 취득해야 한다. 또 비행기 탑승 72시간 전에 유전자증폭(PCR) 검사를 받아야 한다. 한국에 돌아가기 전 PCR 검사도 필수다. 단체여행 이외의 개별 행동도 금지됐다. 최근 한일 재계 간 회의에서 양국 간 무비자 입국을 부활시키자는 논의가 진행되는 등 입국 간소화를 추진하자는 목소리가 양국에서 나온다. 하지만 최근 코로나19 오미크론 바이러스 하위 변이 BA.5가 확산되면서 일본 정부는 더 이상의 방역규제 완화에는 신중한 모습이다.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도쿄=김민지 특파원 mettymom@donga.com}

10일 일본 참의원 선거에서 무난한 승리가 예상되는 집권 자민당의 정치인들이 유세 중 연이어 실언을 하고 있다. ‘실수해도 어차피 자민당이 이길 것’이라는 안일한 분위기가 확산되면서 당내 긴장감이 느슨해졌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실언 대부분이 야당, 여성, 피침략국 등 약자를 겨냥한 멸시, 조롱이어서 단순한 실수가 아닌 자민당 내 밑바닥에 깔린 왜곡된 정서를 드러내는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6일 일본 주요 언론에 따르면 6선 중의원인 야마기와 다이시로 일본 경제재생상은 최근 가두연설에서 “우리 정부는 야당이 하는 얘기를 전혀 듣지 않는다”고 말했다. 파문이 일자 야마기와 경제재생상은 기자회견에서 “오해를 불렀다. 신중을 기하겠다”고 해명했지만 발언을 취소할 뜻은 밝히지 않았다. 파장이 가라앉지 않자 일본 정부 대변인인 마쓰노 관방장관은 정례 기자회견에서 “정부는 여야를 불문하고 국민의 목소리를 정중하게 듣고 있다. 야당을 무시하는 일은 없다”며 진화에 나섰지만 제1야당 입헌민주당의 니시무라 치나미 간사장은 “(각료로서) 자격이 없다. 사퇴해야 한다”고 공세를 했다. ‘실언제조기’로 유명한 아소 다로 전 총리는 4일 유세에서 외교안보에 대해 “약한 애가 왕따를 당하지 센 놈은 당하지 않는다. 국가도 같다”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략을 우크라이나 탓으로 돌리는 발언을 했다. 이를 두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왕따를 당하는 게 피해자 탓인가”라는 비판이 확산됐다. 사쿠라다 요시타카 전 올림픽 담당 장관은 “저출산으로 어려운데 결혼하지 않으려는 여성들이 늘고 있다. 50대 남자 20%가 독신인데 여성들이 좀 더 관대하면 안 되겠나”라고 했다가 “여성 멸시적 발언”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기시다 총리는 여당 정치인들의 문제 발언이 이어지자 4일 자민당 간부진과 회동에서 “1석이라도 더 획득하고 1표라도 더 얻도록 임하라”고 지시했다. 자민당의 한 의원은 “고물가 불만이 커지는 상황에서 자칫 여당이 교만하다고 비춰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

일본에서 신종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감염자 수가 다시 증가하기 시작했다. 오미크론 하위 변이인 BA.5 확산으로 일부 지역에서는 일일 최대 감염자 수를 기록하고 있다. 6일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5일 기준 일본의 코로나19 감염자 수는 3만6189명으로 1주일 전보다 86.7%(1만6808명) 증가했다. 사망자 수는 20명이었다. 일본에서 하루 코로나19 감염자 수가 3만 명을 넘어선 것은 5월 26일 이후 1개월 9일 만이다. 시마네현(755명), 에히메현(582명), 구마모토현(1589명) 등 일부 광역자치단체에서는 역대 최대 규모의 감염자 수가 확인됐다. 시마네현은 “긴급 사태에 돌입했다고 판단된다. 마스크를 착용하고 불필요한 외출을 삼가 달라”고 발표했다. 수도 도쿄에서도 5일 감염자수(5302명) 2개월 만에 감염자 수가 5000명을 돌파했다. 일주일 전의 배에 달하는 규모다. 고토 시게유키 일본 후생노동상은 6일 기자회견에서 “오미크론보다 감염력이 강한 BA.5가 확산될 가능성이 있다고 보인다. 의료 체계에 미칠 영향력 등을 주시하면서 대책을 철저히 강구하겠다”고 밝혔다. 코로나 감염세가 확산되면서 일본 정부는 당초 7월 10일 참의원 선거 이후 실시할 예정이었던 전국 여행할인 캠페인을 보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일본 정부 부대변인인 기하라 세이지 관방부장관은 이날 정례 회견에서 “향후 감염자 수의 증가가 우려돼 지켜볼 필요가 있다. 코로나 상황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이달 중 적절하게 판단하겠다”고 밝혔다. 한일간 무비자 재개 등에도 영향이 미칠지 주목된다. 일본은 올 3월부터 유학, 업무 목적의 비자 발급 및 외국인 입국을 재개했지만 관광에 대해서는 가이드를 동반한 단체 여행만 제한적으로 허용하고 있다.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

지난달 29일(현지 시간)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린 4년 9개월 만의 한미일 정상회담에서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는 딱딱한 표정을 풀지 않으며 준비된 메모에만 눈을 꽂았다. 5월 도쿄에서 열린 미일 정상회담 내내 머금었던 미소와는 180도 달랐다. 한일 관계를 오래 지켜본 일본의 한 대학교수는 “8년 전 한미일 정상회담의 데자뷔를 느꼈다”고 말했다. 그때도 다자회의가 무대였다. 2014년 3월 25일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열린 핵안보정상회의를 계기로 박근혜 대통령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한자리에 앉았다. 박 대통령은 오바마 대통령을 사이에 두고 서투른 한국어로 인사를 건넨 아베 총리를 외면하며 고개를 돌렸다. 인터넷에는 ‘통쾌했다’는 댓글이 이어졌다. 아베의 굴욕은 위장술이었다. 한미일 협력 안보 체제를 구축하려던 미국으로서는 일본이 내민 손을 한국이 뿌리치는 장면을 받아들이기 어려웠다. 이듬해 미국 국무부 정무차관이었던 웬디 셔먼 현 국무부 부장관은 “과거의 적을 비난함으로써 값싼 박수를 얻는 것은 쉽지만 이런 도발은 진전이 아니라 마비를 초래한다”며 한국을 비판했다. 아베 총리의 사상 첫 미국 상하원 합동 연설, 오바마 대통령의 히로시마 피폭지 방문 등을 거치며 미일 동맹은 업그레이드됐다. “한국은 언제나 사죄만 요구한다”며 일본이 미국에서 왜곡된 ‘한국 피로증’을 퍼뜨렸을 때 한국은 제대로 대처하지 못했다. 언제나 같은 상황이 펼쳐지는 건 아니다. 마드리드 한미일 정상회담을 역사적으로 평가하는 미국 바이든 행정부가 한미일 협력을 세계 평화의 중심축으로 삼겠다는 한국과, 한일 관계 발전에 “노력하자”고 했는지 “노력해 달라”고 했는지 어미(語尾)를 따지고 있는 일본 중 누구와 더 통할지는 어렵게 설명할 필요가 없다. 일본이 꽁한 모습을 반복할수록 국제 사회에서 한국이 내놓는 긍정적 메시지의 가치는 더 올라갈 수 있다. 기시다 총리로서는 한미일 정상회담에서 웃으려야 웃을 수 없었다. 겉으로는 한국이 ‘답안지’를 가져오지 않아서였다지만 선거를 앞두고 입꼬리가 조금이라도 올라갔다가는 자국 내 보수 강경파의 비판을 받았을 것이라는 게 일본 내 해석이다. 한국을 비난하고 매도해야 몸값이 올라가는 일본 정치 환경에서 웬만한 정치가는 섣불리 한국과 손을 잡자고 말하지 못한다. 경제가 성장하고 수차례 정권이 바뀌면서 ‘일본 콤플렉스’를 조금씩 털어내고 있는 한국과 달리 일본은 한국이 동해에 띄운 조사선 하나에 “용납할 수 없다”며 파르르 떨고 사도광산의 유네스코 문화유산 추천을 두고 “역사전쟁을 피하지 말자”며 부추긴다. 한일 관계를 자존심이 걸린 한판 승부로 대하다가 한국이 범한 실책을 이젠 일본이 저지르려 하고 있다. 일본은 한일 갈등에 대해 “공은 한국에 있다”고 책임을 떠넘기지만, 바꿔 생각하면 한일 관계 변화의 주도권이 한국에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윤석열 대통령과 눈을 마주치기 꺼린 기시다 총리를 향해 한국을 무시했다며 비난할 필요도 없다. 일본을 향한 한국 내 다양한 여론에 귀를 기울이되 동아시아를 비롯한 글로벌 정세를 정확히 판단해 한미일 협력 등 과제에 주도권을 놓지 않고 적극적으로 임하면 된다. 자국 지지층의 눈치만 보며 국제 정세를 외면하는 외교의 결과가 어떤지는 지난 수년간 한국이 비싼 수업료를 치르며 배웠다.이상훈 도쿄 특파원 sanghun@donga.com}
중국의 올해 2분기(4∼6월) 경제성장률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처음 발생했던 2020년 1분기(1∼3월) 이후 최악인 1.4%에 그칠 것이라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5일 보도했다. 이는 성장률 집계를 시작한 1992년 이후 두 번째로 낮다. 중국의 5월 물가상승률은 2.1%로 다른 나라에 비해 낮았지만 이달 1일 중국인이 즐겨 먹는 돼지고기 평균 도매 가격이 kg당 24.55위안(약 4800원)으로 일주일 전에 비해 12.9%포인트 급등했다. 중국에서 돼지고기는 소비자 물가에 큰 영향을 미쳐 가격 급등이 인플레이션을 촉발할 수 있다. 일본도 물가상승률은 2%대이지만 장바구니 물가가 크게 요동치고 있다.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일본 정보업체 제국데이터뱅크는 올해 가격이 상승했거나 10월까지 가격 인상이 예고된 식료품은 1만5257개에 달한다고 분석했다. 도쿄신문에 따르면 5월 기준 품목별 물가는 식용유가 36.2% 상승한 것을 비롯해 전기료(18.6%) 가스요금(17.0%) 등이 크게 올랐다. 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
일제강점기 조선인 약 600명이 강제로 동원돼 노역한 군함도(하시마) 해저 탄광을 운영했던 일본 기업의 돈으로 중국인 강제 연행 피해자 추도비(碑)를 세운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일본 나가사키현 나가사키시 공원에 2021년 11월 14일 설치된 ‘일중(日中)우호 평화부전(不戰)의 비’는 미쓰비시머티리얼이 제작 비용을 내고 시민단체 ‘나가사키 평화활동지원센터’ 주도로 만들어졌다. 미쓰비시머티리얼 계열사인 미쓰비시중공업이 한국인 강제동원 피해자에게 배상하라는 한국 대법원 판결을 외면하고 사죄도 거부하는 것과 대비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추도비 건립을 이끈 히라노 노부토 평화활동지원센터 소장은 5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미쓰비시머티리얼과 중국인 피해자의 화해를 바탕으로 한 기념사업으로 세웠다”고 말했다. 이 추도비에는 ‘약 3만9000명의 중국인 노동자가 일본에 강제 연행됐고 그중 3765명이 미쓰비시머티리얼 전신 회사 등의 사업소에 투입돼 노동을 강요당했다’고 새겨져 있다. 평화활동지원센터에 따르면 미쓰비시머티리얼 측은 중국인 피해자 및 나가사키 시민사회 요청에 따라 화해 협상을 벌여 2016년 사죄 표명, 피해자 1인당 10만 위안(약 1900만 원) 화해금 지급 등을 합의했다. 미쓰비시머티리얼 측은 일본 정부에 보고한 뒤 사죄를 표명하고 화해금을 제공했다.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

10일 치러지는 일본 참의원 선거를 나흘 앞두고 일본 정부를 이끄는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와 아베 신조(安倍晋三) 전 총리가 자민당의 미래 정체성을 좌우할 개헌 등에서 확연한 의견 차이를 보이고 있다. 보수 강경파인 아베 전 총리와 상대적 비둘기파인 기시다 총리의 당내 주도권 다툼의 서막이 올랐다는 분석이 나온다. 선거 승리를 발판삼아 자신만의 색깔을 드러내려는 소수파 출신 기시다 총리로선 당내 최대 파벌 수장으로 전국을 누비며 ‘선거의 제왕’ 이미지를 뽐내는 아베 전 총리가 부담스러운 상대다. 두 사람의 당내 주도권 경쟁은 참의원 선거 후 본격화될 일제강점기 강제동원 노동자 배상 문제에 대한 한일 교섭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우선 ‘자위대 보유’를 명기한 개헌과 관련해 두 사람은 의견 차이를 보이고 있다. 아베 전 총리는 “우크라이나는 우크라이나 군이 지키고 일본은 자위대가 지키는데 자위대가 위헌이라는 건 이상하지 않느냐”며 ‘육해공군 등 전력(戰力)을 보유하지 않는다’는 조항을 담은 헌법 9조 개정을 강하게 추진하고 있다. 5일 아사히신문은 “전후 체제로부터 탈피해야 한다고 주장해온 아베 전 총리가 자신의 임기 때 실현하지 못한 개헌을 기시다 정권에서 진행하려 한다”고 보도했다. 기시다 총리의 시각은 다르다. 그는 올 3월만 해도 “꼭 개헌하고 싶다”고 했지만 지난달 당수 토론회에서 “발의안에 일치하는 세력이 3분의 2 이상 모이지 않으면 발의할 수 없다. ‘언제까지 하겠다’라고 밝히라는 건 무리”라고 했다. 이를 두고 자민당 내에서는 “헌법 개정에 진심이다”라는 의견과 “개헌을 밀어붙일 생각까진 아니다. (개헌 발언은) 보수층을 위한 메시지”라는 엇갈린 평가가 나오고 있다. 경제 분야에서도 아베 전 총리는 “물가가 조금 올라도 금융 완화를 계속해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기시다 총리는 “물가로 고통받는 국민을 위해 정부가 책임지고 대응하겠다”며 다른 입장을 보였다. 방위비 증강 정책과 관련해 기시다 총리는 아베 전 총리의 주장을 반영해 ‘방위비 2% 확보’를 경제 기본방침에 명기했지만 방위비 증액 실무를 주도했던 시미다 가즈히사 방위성 사무차관을 퇴임시켜 파문이 일었다. 시미다 차관은 아베 전 총리의 비서관으로 6년 7개월간 근무했던 측근이다. 아베 전 총리 측이 그의 연임을 요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은 것. 일본 최대 주간지 분케이슌슈는 “아베 전 총리가 ‘차관 교체는 국방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분노했지만 기시다 총리는 ‘그렇게 결정했다’고 한마디로 답했다”고 보도했다. 한일 관계를 두고는 자민당 내에서 ‘한국이 양보해야 한다’는 시각이 지배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마이니치신문이 일본 참의원 선거 후보자를 상대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의 52%가 강제동원 피해자 배상 등 현안에서 ‘한국 정부가 더 양보해야 한다’고 답변했다고 5일 보도했다. 자민당을 포함한 대부분의 정당 후보가 ‘한국이 더 양보해야 한다’고 답했다.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

일제강점기 조선인이 강제로 동원돼 노역한 군함도(하시마) 해저 탄광을 운영했던 일본 기업 돈으로 중국인 강제 연행 피해자 추도비(碑)를 세운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일본 나가사키현 나가사키시 공원에 2021년 11월 14일 설치된 ‘일중(日中)우호 평화부전(不戰)의 비’는 미쓰비시머티리얼이 제작비용을 내고 시민단체 ‘나가사키 평화활동지원센터’ 주도로 만들어졌다. 미쓰비시머티리얼 계열사인 미쓰비시중공업이 한국인 강제동원 피해자에게 배상하라는 한국 대법원 판결을 외면하고 사죄도 거부하는 것과 대비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추도비 건립을 이끈 히라노 노부토 평화활동지원센터 소장은 5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미쓰비시머티리얼과 중국인 피해자의 화해를 바탕으로 한 기념사업으로 세웠다”고 말했다. 이 추도비에는 ‘약 3만9000명의 중국인 노동자가 일본에 강제 연행됐고 그 중 3765명이 미쓰비시머티리얼 전신 회사 등의 사업소에 투입돼 노동을 강요당했다’고 새겨져 있다. 평화활동지원센터에 따르면 미쓰비시머티리얼 측은 중국인 피해자 및 나가사키 시민사회 요청에 따라 화해 협상을 벌여 2016년 사죄 표명, 피해자 1인당 10만 위안(약 1900만 원) 화해금 지급 등을 합의했다. 미쓰비시머티리얼 측은 일본 정부에 보고한 뒤 사죄를 표명하고 화해금을 제공했다. 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

외교부가 일제강점기 강제징용 피해자 배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민관협의회를 출범하고 4일 첫 회의를 열었다. 피해자 측은 “일본 기업을 직접 만나 논의하는 것이 순리”라면서 피해자와 일본 기업 간 직접 협상이 성사된다면 현금화를 미루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정부는 즉답하지 않고 “다양한 의견을 검토하겠다”고만 했다. 협의회 출범 자체가 꼬인 한일 관계를 풀 실마리가 될 것이란 기대감이 나오지만 피해자 측과 일본 정부 간 입장차가 여전히 큰 만큼 갈 길이 멀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피해자 측 “일본 기업과 직접 협상하겠다”외교부는 이날 조현동 1차관 주재로 협의회를 출범하고 첫 회의를 열었다고 밝혔다. 협의회에는 정부와 민간 전문가, 피해자 측 관계자 12명이 모여 2시간 40분가량 의견을 공유했다. 외교부 당국자는 이날 회의와 관련해 “(구체적인) 방안에 대해 논의가 되지는 않았다”면서 “(참석자들이) 각자 위치에서 문제를 어떻게 바라보는지 의견 교환이 이뤄졌다”고 했다. 윤석열 정부가 출범 두 달 만에 협의회까지 가동하며 논의를 서두르는 것은 이르면 올가을 한국 내 일본 기업 자산 현금화 절차가 시작될 수 있기 때문이다. 대법원이 2018년 일본 기업이 강제징용 피해자들에게 손해 배상을 해야 한다고 판결하면서, 피해자들은 한국 내 일본 기업 자산을 현금화하는 강제매각 절차를 진행해 왔다. 일본은 이를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며 기업 자산 현금화가 사실상 한일 관계의 ‘레드라인(금지선)’이란 입장을 내비쳤다. 이날 협의회에서는 이미 대법원 확정판결을 받은 3건을 우선 논의하는 것으로 의견이 모아졌다고 외교부 당국자는 밝혔다. 이 3건을 먼저 해결하면 현재 계류돼 있어 아직 판결이 나오지 않은 다른 피해자 1000여 명의 재판도 유사한 방식으로 해결할 수 있다고 판단한 것. 확정판결을 받은 3건의 원고 15명 중 생존자는 3명이다. 참석자들은 고령인 원고들의 상황을 고려해 논의에 속도를 내자는 점에선 공감대를 이뤘다고 한다. 핵심은 피해자들과 일본이 모두 받아들일 만한 방안을 어떻게 마련하느냐다. 정부가 피해자들에게 우선 배상하고 이후 일본 기업들에 이를 청구하는 ‘대위변제안’이 거론된다. 배상금은 한국이나 일본 기업, 양국 시민들이 참여해 기금을 조성하는 방식이다. 다만 피해자 측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기금 조성을 통한 대위변제안에 대해선 “그동안 정부로부터 전혀 고지 받지 못한 내용”이라고 일축했다. 피해자 측은 일본 기업이 어떤 식으로든 책임을 져야 한다는 입장이다. 피해자 측은 또 ‘일본 기업들과의 직접 협상’을 요구하며 그럴 경우 현금화 절차를 미루기 위한 집행절차 조정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정부는 “검토하겠다”고만 했다.○ 일본, 공식 반응 無일본 정부는 민관협의회와 관련해 공식 반응은 내놓지 않았다. 내부적으론 윤석열 정부 출범 2개월여 만에 한일 관계 개선을 위한 최대 현안인 강제동원 배상 문제를 풀기 위한 실질적인 첫 단추를 끼웠다는 평가가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한편으론 강제동원 피해자들이 강하게 반발해 역풍이 불 가능성을 우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정부에 정통한 소식통은 “자칫 한국 내부 반발이 커질 경우 일본으로서는 돌이킬 수 없는 상황에 직면할 것이라는 점을 일본 정부가 인식하고 있다”며 “한국 정부가 결과물을 내놓기 전에는 어떤 메시지도 밝히지 말아야 한다는 내부 분위기가 있다”고 전했다. 이날 니혼게이자이신문은 한국 측이 대위변제를 검토하고 있다는 방침을 전하면서도 “피해자 중 1명이라도 거부하면 실현되기 어려울 수 있다”며 피해자들을 설득하는 일이 최대 과제라고 보도했다.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
일본 2위 이동통신사인 KDDI의 통신망에 장애가 발생해 주말 내내 일본 전역에 통신 대란이 빚어졌다. 아사히신문 등은 일본 역대 최대 규모의 통신장애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KDDI는 개인 가입자 3100여만 명을 포함해 약 6200만 곳에 서비스를 제공하는 대형 통신사다. 3일 KDDI에 따르면 2일 오전 1시 35분쯤부터 일본 전역에서 KDDI 통신 서비스가 중단되거나 속도가 현저히 느려지는 상황이 발생했다. 휴대전화 통화와 인터넷을 비롯해 알뜰폰 서비스, 사업자용 전화, 문자메시지 등의 이용이 중단됐다. KDDI는 3일 오후 복구 작업을 마쳤다고 발표했지만 아직 일부 장애가 이어지고 있다. 다카하시 마코토 KDDI 사장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어 “정기 유지보수를 위해 기기를 교체하다가 사고가 발생했다. 사회 인프라를 제공하는 통신사업자로서 큰 폐를 끼치게 됐다”며 사과했다. KDDI 측은 기기 교체 도중 음성통화를 관리하는 교환 설비에 접속이 급증했고 이 과정에서 통신망에 부하가 걸리면서 데이터 이용에 일부 제한을 걸었다고 설명했다. 이번 통신장애로 개인 불편뿐 아니라 철도 화물 시스템에도 차질이 생겨 우편물 배달이 지연되고 택배 배송 정보 제공이 중단됐다. 일본 소방청은 ‘긴급 요청 시 유선전화를 이용해 달라’고 당부했다. 일본항공(JAL)에서는 공항 직원의 무전기 사용이 정지됐고, 프로축구 및 콘서트 전자티켓 이용 등도 중단됐다. 일본 총무성은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의 지시에 따라 당국 간부를 KDDI에 직접 파견하고 조기 복구를 지시했다. 일본에서는 지난해 10월 최대 이동통신사인 NTT도코모에서 29시간에 걸친 통신장애가 발생했고, 소프트뱅크가 2018년 12월 서비스에 차질을 빚는 등 대규모 통신 중단 사태가 종종 발생하고 있다.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

일본 럭비 국가대표팀에 뽑힌 한국 국적의 재일교포 3세 이승신 선수(21)가 큰 활약을 펼치며 화제를 모으고 있다. 다른 종목과 달리 럭비는 국적과 상관없이 태어난 나라의 대표팀 선발이 가능하다. 일본 언론들은 한국식 이름을 가진 민족학교 출신이 일본 럭비 성인 대표팀에 뽑힌 건 처음이라고 일제히 보도했다. 3일 아사히신문 등에 따르면 이승신은 2일 도요타시 도요타 스타디움에서 열린 일본 대 프랑스 럭비 친선경기에 선발로 출전했다. 비록 이날 팀은 23-42로 패했지만 일본이 얻은 23점 중 13점을 뽑아낼 정도로 대단한 활약을 펼쳤다. 럭비 세계랭킹 10위국인 일본에서 럭비는 인기 종목으로 꼽힌다. 국가대표 경기에도 수만 명의 팬이 몰린다. 일본 주요 언론 또한 이승신을 “놀라운 활약”(닛칸스포츠) “대이변의 기대를 갖게 했다”(주니치스포츠) 등으로 호평했다. 일본럭비협회는 인스타그램 스코어카드에 이승신을 전면에 올리며 새로운 스타 탄생을 알렸다. 이승신은 아사히신문 인터뷰에서 “이승신이라는 이름으로 일본 사회에서 일본 대표로 활약한다면 많은 재일교포분들에게 용기를 드릴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초중고교를 전부 민족학교에 다닌 그는 “뉴스를 보면 편견을 가진 사람도 있는 것 같지만 솔직히 차별받은 적이 없다”고 강조했다. 한국식 이름에 자부심을 갖고 있으며 재일교포 사회에 공헌하면서 많은 사람에게 희망을 주고 싶다고도 했다. 이승신은 2001년 고베에서 태어났다. 럭비 선수 출신 아버지를 따라 네 살 때부터 럭비공을 잡았다. 총련계 민족학교인 오사카 조선고급학교 2학년 때 일찌감치 고교 대표팀에 선발됐고 당시에도 초고교급 선수라는 평가를 받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해외 진출이 무산된 뒤 일본 럭비리그 ‘리그원’의 1부 팀 코벨코 고베 스틸러스에 입단했다. 대표팀에는 올 5월 처음 선발됐다. 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

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NATO) 정상회의 참석을 계기로 다섯 차례나 대면했다. 우리 정부에선 “정상끼리는 (대화) 할 준비가 됐다”는 평가가 나왔다. 그러나 일본 측에선 “(기시다 총리가 윤 대통령에게) 노력해 달라고 했다”고 밝혀 양국 간 온도차가 감지됐다. 두 정상은 나토 정상회의가 열린 지난달 29, 30일(현지 시간) 이틀 동안 스페인 국왕 환영 갈라 만찬과 한미일 정상회담, 아시아태평양파트너국 4개국(AP4) 정상회의, 나토 회원국-파트너국 회의, AP4·나토 사무총장 사진촬영 등 5차례 마주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기시다 총리가 윤 대통령 얼굴이나 표정을 보니 상당히 열려 있고, 얼마든지 실무 협의로 풀어 나갈 자세가 되어 있다는 것을 깨달은 것 같다”고 평가했다. 반면 이소자키 요시히코 일본 관방 부장관은 30일 정례 기자회견에서 “기시다 총리는 윤 대통령에게 매우 어려운 한일 관계를 건전한 관계로 되돌리기 위해 노력해 달라는 뜻을 밝혔다”고 말했다. 한국 대통령실은 전날 ‘양국이 함께 노력하자’는 취지로 기시다 총리가 말했다고 밝혔지만 일본은 ‘한국이 노력해 달라’고 요청했다는 것이다. 이소자키 부장관은 하루 앞서 열린 기자회견에서도 “(한일 정상이) 극히 짧은 시간 대화를 나눴다”며 만남의 의미를 축소하려는 태도를 보였다.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