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은

이정은 부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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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안보 현장을 취재하고 있습니다. 이 땅에 영향을 미치는 글로벌 정책의 흐름을 정확하고 빠르게 따라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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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분야

2025-11-20~2025-12-20
칼럼94%
선거3%
미국/북미3%
  • 트럼프 “방위비 분담금 한국 제안, 내가 거부”…추가 증액 ‘압박’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일(현지 시간) 한미 방위비 분담금 협상에 대해 “한국이 일정한 금액을 제시했으나 내가 거부했다”고 밝혔다. 미국 측 최고결정권자인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거부 사실을 확인함과 동시에 한국 측의 추가 증액을 압박하고 나서면서 협상 장기전이 불가피해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 브리핑에서 본보가 보도한 ‘방위비 분담금 협상 관련 4대 시나리오 검토’ 내용에 대한 질문을 받고 “우리는 한국에 현재의 불공평한 상태보다 훨씬 더 많은 비율을 내라고 요구하고 있다”며 이렇게 답했다. 최근 로이터통신이 ‘한국의 13% 인상안을 담은 양국 협상팀의 잠정 합의안을 트럼프 대통령이 거부했다’고 보도한 내용을 공식 확인한 셈이다. 그는 “따라서 이는 (주한미군) 감축의 문제가 아니라 그들이 스스로 자기 국가를 방어하기 위해 기여할 것이냐의 문제”라며 “한국은 텔레비전 세트와 선박과 모든 것을 만드는 부자 나라”라고 덧붙였다. 당장 주한미군을 감축할 계획은 없지만 잠정 합의안을 넘어서는 한국의 방위비 분담금 증액을 관철시키겠다는 뜻을 분명히 한 것. 이날 그의 발언이 나오기 전까지 트럼프 행정부 실무자들은 한국 압박 차원에서 규모별 주한미군 감축 방안을 담은 4가지 시나리오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한국과의 자유무역협정(FTA)을 재협상한 것을 다시 꺼내들며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이 했던 끔찍한 협상을 다시 해서 훨씬 더 공평하게 만들었다”고 주장했다. “한국과의 관계는 훌륭하지만 그것은 공평하지 않은 관계”라고도 했다. 또 “군사 분야로 보면 우리는 1500마일이나 떨어진 다른 나라를 방어하기 위해 돈을 쓰고 있다”며 “훌륭한 나라를 방어해주고 있지만 그들은 매우 적은 돈을 내고 있다”는 기존 주장을 거듭 반복했다. 이어 “우리는 공평하고 공정하게 대우받을 필요가 있다”며 “그것이 우리가 지금 하고 있는 것이고, 앞으로 이뤄질 일”이라고 강조했다. “꽤 빨리 그 방법을 찾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이런 그의 주장에도 불구하고 양 측이 조만간 재협상에 나설 가능성은 희박해 보인다. 한국이 지난해 8.2% 인상에 이어 올해 다시 두 자리 수로 올린 것은 한국으로서는 최선의 인상안을 제시했으며, 그 이상의 요구를 받아들이기는 어렵다는 게 정부 입장으로 알려졌다. 더구나 미국이 코로나19 대응에 연말 대선까지 앞두고 정채적인 불확실성이 가중되는 시점이다. 반면 미국 측 협상팀으로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공개 언급한 한국의 추가 증액 지시를 외면한 채 연말까지 버티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총액이 문제라는 점이 분명하게 드러난 만큼 한국 측의 간접기여 같은 부분을 들이밀기도 어려워졌다. 결국 정상급의 결단 없이는 협상 교착이 장기화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워싱턴=이정은 특파원 lightee@donga.com}

    • 2020-0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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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펠로시 “코로나 대응 능력 F학점” 트럼프 “태생적으로 멍청한 사람”

    미국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망자가 4만 명을 넘어서는 등 피해가 확산되고 있지만 미국 정치권은 협력보다는 갈등을 키우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야당 리더인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은 정치 공방을 벌이며 서로에 대한 인신공격까지 쏟아냈다. 경제활동 재개를 위한 자택대피령 완화 여부를 놓고는 트럼프 대통령과 주지사들 간의 신경전도 가중되는 가운데 봉쇄 해제를 요구하는 시위에는 총기까지 등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9일(현지 시간) 트위터에 “신경질적인 낸시는 태생적으로 멍청한 사람”이라고 원색적으로 비난했다. 이어 “(민주당) 내부 아니면 외부에 의해 하원의장 자리에서 끌어내려질 것”이라고 조롱했다. 펠로시 의장이 이날 ‘폭스뉴스 선데이’에 출연해 “트럼프 대통령의 코로나19 대응은 F학점”이라고 깎아내린 것에 대해 거친 반응을 내놓은 것이다. 펠로시 의장은 “트럼프 대통령은 과학적인 증거를 무시했고 책임을 지지 않으려고 다른 사람에게 떠넘긴다”며 “그는 허약한 지도자”라고 맹비난했다. 펠로시 의장이 보수 성향의 친(親)트럼프 매체인 폭스뉴스에 출연한 것은 2017년 이후 처음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애청하는 매체에 보란 듯이 출연해 그를 공개 비판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주지사들과도 대립각을 세웠다. 그는 이날 백악관 브리핑에서 “일부 주지사들은 자택대피령과 관련해 너무 나갔다”고 주장했다. 이어 “사람들이 목소리를 내도록 내버려 두라”며 자택대피령 반대 시위를 옹호했다. 주지사들은 강력히 반발했다. 제이 인즐리 워싱턴 주지사는 A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대통령이 국민의 건강을 보호하기 위한 법에 불복종하라고 선동하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앤드루 쿠오모 뉴욕 주지사는 “야수(코로나19)는 여전히 살아 있고, 우리는 야수를 아직 죽이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메릴랜드, 버지니아, 텍사스, 위스콘신주 등에서는 코로나19 규제 완화를 주장하는 시위가 이어졌다. 미시간주에서는 총기 소지 옹호론자들까지 총기를 들고 시위에 합류하면서 분위기가 험악해졌다. 콜로라도주 덴버에서는 ‘사회적 거리 두기’ 유지를 호소하는 간호사들이 시위대 차량을 맨몸으로 막아내며 대치하기도 했다. 이날 통계 사이트 월드오미터에 따르면 코로나19로 인한 미국 내 누적 사망자 수는 4만565명으로 집계됐다. 11일 사망자 2만 명을 돌파하며 세계에서 가장 많은 감염자가 나온 나라가 된 이후 8일 만에 사망자가 2배로 늘어났다. 워싱턴=이정은 특파원 lightee@donga.com}

    • 2020-0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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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태생적으로 멍청” 트럼프, 펠로시에 막말…주지사들과도 신경전

    미국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망자가 4만 명을 넘어선 가운데 경제활동 재개 여부를 놓고 미국의 정치권과 사회는 둘로 갈라진 모습을 보이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야당 리더인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이 막말을 쏟아내며 정치 공방을 벌였고, 트럼프 대통령과 주지사들의 팽팽한 신경전도 이어졌다. 경제 활동 재개를 요구하는 시위에는 총기까지 등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9일(현지 시간) 트위터에 “신경질적인 낸시는 태생적으로 멍청한 사람”이라고 원색적으로 비난했다. 이어 “(민주당) 내부 아니면 외부에 의해 하원의장 자리에서 끌어내려질 것”이라고 조롱했다. 펠로시 의장은 이날 ‘폭스뉴스 선데이’에 출연해 “트럼프 대통령의 코로나19 대응은 F학점”이라고 깎아내린 것에 대해 거친 반응을 내놓은 것이다. 펠로시 의장은 “트럼프 대통령은 과학적인 증거를 무시했고 책임을 지지 않으려고 다른 사람한테 떠넘긴다”며 “그는 허약한 지도자”라고 맹비난했다. 펠로시 의장이 보수 성향의 친(親)트럼프 매체인 폭스뉴스에 출연한 것은 2017년 이후 처음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애청하는 매체에 보란 듯이 출연해 그를 공개 비판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주지사들과도 대립각을 세웠다. 그는 이날 백악관 브리핑에서 “일부 주지사들은 자택대피령과 관련해 너무 나갔다”고 주장했다. 이어 “사람들이 목소리를 내도록 내버려두라”며 자택대피령 반대 시위를 옹호했다. 주지사들은 강력 반발했다. 제이 인슬리 워싱턴 주지사는 A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대통령이 국민의 건강을 보호하기 위한 법에 불복종하라고 선동하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앤드루 쿠오모 뉴욕 주지사는 “야수(코로나19)는 여전히 살아 있고, 우리는 야수를 아직 죽이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메릴랜드, 버지니아, 텍사스, 위스콘신주 등에서는 코로나19 규제 완화를 주장하는 시위가 이어졌다. 미시건주에서는 총기 소지 옹호론자들까지 총기를 들고 시위에 합류하면서 분위기가 험악해졌다. 콜로라도주 덴버에서는 ‘사회적 거리두기’ 유지를 호소하는 간호사들이 시위대 차량을 맨몸으로 막아내며 대치하기도 했다. 이날 통계사이트 월드오미터에 따르면 코로나19로 사망한 미국 내 누적 사망자 수는 4만565명으로 집계됐다. 11일 사망자 2만 명을 돌파하며 세계에서 가장 많은 감염자가 나온 나라가 된 이후 8일 만에 사망자가 2배로 늘어났다.워싱턴=이정은 특파원 lightee@donga.com}

    • 2020-0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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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북 인도적 지원’ 다시 손내민 韓美

    문재인 대통령은 18일 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통화하며 인도적 대북 지원 원칙을 재확인했다고 청와대가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으로부터 “좋은 메시지(nice note)”를 받았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통화에서 4·15총선 결과에 대해 문 대통령에게 “큰 승리를 거둔 것”이라고 했다. 이날 통화는 트럼프 대통령의 제안으로 30분간 이뤄졌다. 문 대통령에게 “내 친구(my friend)”라고 말한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 집무실에서 마이크 펜스 부통령 등에게 총선 결과를 보고받고 21대 국회 의석 상황을 담은 도표에 “축하합니다. 대단한 승리(A great win)”라고 적은 친필 사인 사진을 주미 한국대사관을 통해 전달하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크게 감소하는 등 사정이 호전된 것이 총선 승리에 큰 도움이 됐다”며 “(미국도) 가까운 시일 안에 진정돼 트럼프 대통령이 큰 관심을 두고 있는 경제 재건에 집중할 수 있는 상황이 빨리 오길 바란다”고 했다. 특히 한미 정상이 총선 직후 북한에 대한 코로나19 지원 원칙을 거듭 강조하면서 방역 협력을 통해 대화의 물꼬를 트려는 시도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4·27 판문점 선언 2주년을 맞아 대북 메시지를 내놓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통화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으로부터 받은 메시지를 언급하며 “따뜻한 편지”라고 말했다고 청와대는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통화 이후 가진 백악관 브리핑에선 “최근 (김 위원장으로부터) ‘좋은 메시지’를 받았다”며 “우리는 북한과 잘하고 있다”고 했다. 하지만 북한 외무성 대외보도실장은 19일 오후 담화를 내고 “미국 대통령에게 그 어떤 편지도 보낸 것이 없다”며 “조미(북-미) 수뇌들 사이의 관계는 결코 아무 때나 여담 삼아 꺼내는 이야깃거리가 아니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문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메시지를 공개한 데 불쾌감을 표출하며 신경전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미국은 16일(현지 시간) 괌에 전진 배치된 B-52H 전략폭격기 5대를 미 본토로 철수시켰다. 일각에선 북한을 대화로 이끌어내려는 시도와 무관치 않다는 분석도 나온다.한상준 기자 alwaysj@donga.com / 워싱턴=이정은 특파원}

    • 2020-0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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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美, 주한미군 감축 등 4개 시나리오 검토중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난항을 겪고 있는 한미 방위비분담금특별협정(SMA)의 협상과 관련해 단계별 주한미군 감축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한미 양국의 실무 협상팀이 도출한 잠정 합의안을 트럼프 대통령이 거부한 것으로 알려진 상황에서 미국 측이 ‘주한미군 감축’이라는 강력한 압박 카드를 다시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17일(현지 시간) 외교소식통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는 주한미군 감축 방안을 담은 4가지 시나리오를 작성하고 이를 내부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첫 번째 안은 ‘주한미군을 현재 규모로 유지한 상태에서 협상을 계속한다’이고 나머지 세 가지 방안은 주한미군을 규모별로 감축하는 방안을 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구체적인 단계별 감축 규모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9개월 단위로 이뤄지는 6000∼6500명 기갑여단의 순환 배치 중단 등의 내용이 들어 있을 것으로 보인다. 외교소식통은 “최선부터 최악의 시나리오까지 모두 검토 내용에 담겨 있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4가지 시나리오의 검토 작업은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달 말 한미 실무 협상팀의 잠정 합의안을 거부한 이후 진행되기 시작했다고 외교소식통은 전했다. 로이터통신은 한국이 분담금 13% 인상안을 제시했으나 트럼프 대통령이 총액을 문제 삼아 거부했다고 보도했다. 협상안의 최종 타결이 무산됨에 따라 주한미군 기지 내 한국인 근로자 4000여 명은 1일부터 무급휴직에 들어간 상태다. ▼ 美, 방위비 증액 협상 겉돌자… 주한미군 카드 다시 꺼내 압박 ▼주한미군 감축 등 4개 시나리오 검토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방위비분담금협정(SMA)의 협상 교착 상황에서 주한미군 감축과 관련된 4가지 시나리오의 내부 검토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지면서 향후 SMA 협상에 미칠 영향이 주목된다. 미국 측이 SMA 협상과 관련해 주한미군 감축 가능성을 언급하거나 시사한 것은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하반기 한미 양 측 실무 협상팀 간에 치열한 협상이 이뤄질 당시 마크 에스퍼 국방장관과 마크 밀리 합참의장은 물론이고 트럼프 대통령까지 주한미군 감축 관련 질문에 “논의해 볼 수 있다”며 한국을 잇달아 압박했다. 이에 ‘한미 동맹에 균열을 부를 수 있다’는 비판이 높아지면서 주한미군 문제는 수면 아래로 가라앉은 상태였다. 그랬던 미국이 다시 주한미군 감축 카드를 꺼내들면서 압박 강도와 수위는 이전보다 한층 높아질 가능성이 높다. 한국 측 정은보 협상 대표와 미국 측 제임스 드하트 국무부 방위비분담금협상 대표는 3월 말 한국 측 분담금 13% 인상, 기간은 5년으로 하는 잠정 협상안에 합의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5년간 총액으로 합산하면 50억 달러가 넘는 금액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요구사항에 들어맞는 측면도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그러나 최근 로이터통신 보도에 따르면 에스퍼 장관과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으로부터 내용을 보고받은 트럼프 대통령은 연간 총액을 문제 삼아 이를 거부했다. 최종 결정권자를 설득하기가 쉽지 않은 만큼 미국 측이 실무협상을 다시 하자고 요구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코로나19 여파로 기존의 경제적 성과에 타격을 입은 트럼프 대통령이 연말 대선에 SMA를 외교 성과로 내세우기 위해 재협상을 채근할 가능성도 있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 입장에서는 한국을 압박할 가장 강력하고 직접적인 카드가 주한미군 감축이다. 기지 운영의 어려움을 감수하면서 4월 1일자로 주한미군 기지 내 한국인 군무원 4000여 명에 대한 무급휴직을 강행한 것도 한국을 압박하기 위한 측면이 컸다. 다만 주한미군 감축에 대해서는 트럼프 행정부 실무자들도 조심스러운 분위기다. 북한으로부터의 위협 방어는 물론이고 동북아시아에서 미중 간 갈등 구도 등을 감안하면 미국의 동맹 관리가 어느 때보다 필요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세계 최대 규모의 캠프 험프리스 기지를 건설해 놓고 주둔 미군 수를 감축하는 것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기류가 강하다. 트럼프 행정부의 한 관계자는 “주한미군 감축 이야기는 지금까지도 수십 번 나왔지만 실제로 시행된 적은 없지 않았느냐”며 “실제 감축을 원하는 사람은 워싱턴에서 찾기 힘들다”고 말했다. 첫 번째 시나리오인 ‘주한미군을 유지하면서 협상을 계속한다’에 무게를 두고, 규모별로 감축 방안이 담긴 나머지 세 가지 시나리오는 압박 카드로 활용하는 선에서 그칠 수 있다는 의미다. 일부 싱크탱크 전문가는 코로나19 대응의 시급성 등을 들어 “미국 대선이 끝난 이후 협상을 재개하는 게 차라리 낫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주한미군 감축 검토와 관련된 동아일보의 질의에 국무부는 “추가로 할 말이 없다”며 답을 내놓지 않았고 펜타곤은 “협상 담당인 국무부로 질의하라”고만 답했다.워싱턴=이정은 특파원 lightee@donga.com}

    • 2020-0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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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北 “美, 사실무근 내용 언론에 흘려” 신경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8일(현지 시간)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으로부터 ‘좋은 메시지(nice note)’를 받았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열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태스크포스(TF) 브리핑에서 ‘북한, 러시아, 중국, 이란 등 미국에서 이익을 취하려는 국가들에 대한 메시지가 무엇이냐’는 질문에 북한을 언급하며 “그(김 위원장)로부터 최근 좋은 메시지를 받았다”고 답변했다. 이어 “지금 우리(북-미)는 잘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나는 김정은과 좋은 관계를 맺고 있다. 좋은 관계를 갖는 게 나쁜 일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메시지’가 구체적으로 어떤 형식으로 전달됐는지는 설명하지 않았다. 이와 관련해 청와대 관계자는 19일 기자들과 만나 “트럼프 대통령이 문재인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김 위원장에게서 따뜻한 편지가 왔다’는 말을 먼저 꺼냈다”고 밝혔다. 하지만 북한은 이날 외무성 대외보도실장 담화를 통해 최근 트럼프 대통령에게 편지를 보낸 사실이 없다고 주장하면서 “사실무근한 내용을 언론에 흘리고 있는 미국 지도부의 기도를 집중 분석해 볼 계획”이라고 밝혔다. 외교가에선 양측이 일종의 ‘탐색전’을 벌이고 있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달 김 위원장에게 친서를 보냈고, 김 위원장이 최근 이에 대한 응답이 담긴 메시지를 트럼프 대통령에게 전달했을 가능성이 있다. 미국은 ‘북한 리스크’ 관리를 위해 대북 인도적 지원 의사를 적극적으로 발신하고 있고, 북한도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관리에 들어갔다는 것이다. 외교 소식통은 “코로나19로 미 대선에 큰 변수가 생겼지만, 그렇다고 북한이 트럼프 대통령을 마냥 무시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4·15총선이 여당의 압승으로 끝났고, 코로나19 사태가 지속되는 만큼 방역 협력을 물꼬로 북-미 및 남북 간 대화가 본격 재개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평가도 나온다. 워싱턴=이정은 특파원 lightee@donga.com / 한기재 기자}

    • 2020-0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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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방위비 증액 협상 겉돌자… 주한미군 카드 다시 꺼내 압박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방위비분담금협정(SMA)의 협상 교착 상황에서 주한미군 감축과 관련된 4가지 시나리오의 내부 검토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지면서 향후 SMA 협상에 미칠 영향이 주목된다. 미국 측이 SMA 협상과 관련해 주한미군 감축 가능성을 언급하거나 시사한 것은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하반기 한미 양 측 실무 협상팀 간에 치열한 협상이 이뤄질 당시 마크 에스퍼 국방장관과 마크 밀리 합참의장은 물론이고 트럼프 대통령까지 주한미군 감축 관련 질문에 “논의해 볼 수 있다”며 한국을 잇달아 압박했다. 이에 ‘한미 동맹에 균열을 부를 수 있다’는 비판이 높아지면서 주한미군 문제는 수면 아래로 가라앉은 상태였다. 그랬던 미국이 다시 주한미군 감축 카드를 꺼내들면서 압박 강도와 수위는 이전보다 한층 높아질 가능성이 높다. 한국 측 정은보 협상 대표와 미국 측 제임스 드하트 국무부 방위비분담금협상 대표는 3월 말 한국 측 분담금 13% 인상, 기간은 5년으로 하는 잠정 협상안에 합의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5년간 총액으로 합산하면 50억 달러가 넘는 금액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요구사항에 들어맞는 측면도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그러나 최근 로이터통신 보도에 따르면 에스퍼 장관과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으로부터 내용을 보고받은 트럼프 대통령은 연간 총액을 문제 삼아 이를 거부했다. 최종 결정권자를 설득하기가 쉽지 않은 만큼 미국 측이 실무협상을 다시 하자고 요구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코로나19 여파로 기존의 경제적 성과에 타격을 입은 트럼프 대통령이 연말 대선에 SMA를 외교 성과로 내세우기 위해 재협상을 채근할 가능성도 있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 입장에서는 한국을 압박할 가장 강력하고 직접적인 카드가 주한미군 감축이다. 기지 운영의 어려움을 감수하면서 4월 1일자로 주한미군 기지 내 한국인 군무원 4000여 명에 대한 무급휴직을 강행한 것도 한국을 압박하기 위한 측면이 컸다. 다만 주한미군 감축에 대해서는 트럼프 행정부 실무자들도 조심스러운 분위기다. 북한으로부터의 위협 방어는 물론이고 동북아시아에서 미중 간 갈등 구도 등을 감안하면 미국의 동맹 관리가 어느 때보다 필요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세계 최대 규모의 캠프 험프리스 기지를 건설해 놓고 주둔 미군 수를 감축하는 것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기류가 강하다. 트럼프 행정부의 한 관계자는 “주한미군 감축 이야기는 지금까지도 수십 번 나왔지만 실제로 시행된 적은 없지 않았느냐”며 “실제 감축을 원하는 사람은 워싱턴에서 찾기 힘들다”고 말했다. 첫 번째 시나리오인 ‘주한미군을 유지하면서 협상을 계속한다’에 무게를 두고, 규모별로 감축 방안이 담긴 나머지 세 가지 시나리오는 압박 카드로 활용하는 선에서 그칠 수 있다는 의미다. 일부 싱크탱크 전문가는 코로나19 대응의 시급성 등을 들어 “미국 대선이 끝난 이후 협상을 재개하는 게 차라리 낫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주한미군 감축 검토와 관련된 동아일보의 질의에 국무부는 “추가로 할 말이 없다”며 답을 내놓지 않았고 펜타곤은 “협상 담당인 국무부로 질의하라”고만 답했다.워싱턴=이정은 특파원 lightee@donga.com}

    • 2020-0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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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지전능’ 대통령사위 논란… 美 코로나19 대응 흔든다[광화문에서/이정은]

    ‘재러드 쿠슈너’라는 이름이 유독 귀에 꽂혔던 때는 2018년 하반기였다. 한 외교소식통이 “쿠슈너 백악관 선임고문이 북한의 경제개발 프로젝트를 맡았다는 이야기가 있다”고 전했다. 그해 6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싱가포르에서 첫 북-미 정상회담을 가진 이후 북한과의 관계 개선 방안을 검토하고 있던 시기다. 처음 이 이야기를 들었을 당시 다소 뜬금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딸 이방카와 사위 쿠슈너 선임고문에게 많은 자문을 하고 있으며, 이들이 백악관의 ‘문고리 권력’이 되다시피 했다는 것은 당시에도 이미 알려진 사실. 그러나 북한에 대해 잘 모르는 인사가 대통령의 측근이라는 이유만으로 그런 업무에 손대는 게 적절한지 의문을 지울 수 없었다. 이후 북-미 비핵화 협상이 교착되면서 그의 실력을 검증할 수 있는 기회조차 얻지는 못했지만. 이달 초 백악관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브리핑 연단에 오른 그의 얼굴을 보고 대번에 같은 의문이 생겨난 것은 그때의 기억이 되살아나서였다. 그가 인공호흡기 같은 의료장비와 물품 공급망을 관리한다지만 그런 업무는 연방재난관리청(FEMA) 소관이다. 쿠슈너 선임고문은 코로나19 TF에 참여하게 된 계기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과 마이크 펜스 부통령이 나를 찾아와 ‘생각의 틀을 깨는 새로운 아이디어를 달라’며 도움을 요청했다”고 말했다. 의료 지식과 데이터에 철저히 기반을 둬야 하는 감염병과의 전쟁에서 ‘새로운 아이디어’라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알 수 없었다. 사실 쿠슈너의 이름은 트럼프 행정부의 주요 현안이 불거질 때마다 이미 여러 차례 등장했다. 불법이민자 차단을 위한 남부 국경지대 장벽 건설에서부터 중동 평화협정, 마약성 진통제 ‘오피오이드’ 남용 대응, 검찰 개혁까지 그가 도맡다시피 해왔다. ‘모든 부서 장관(Secretary of Everything)’이라는 별명까지 붙어 있다. 툭하면 ‘그림자 내각’ 혹은 ‘막후 실력자’라는 수식어가 달리는 그가 실제 얼마나 실력을 발휘하고 있는지 확인하기는 쉽지 않다. 그러나 실제 업무의 성패 여부를 떠나서 국가의 중대 사안을 놓고 지휘 라인의 전문성 논란이 벌어지는 것은 득보다 실이 크다. 정부에 대한 신뢰를 무너뜨리고 국민들의 불안감을 부추길 소지가 크다. 족벌주의, 정실인사 문제까지 겹쳐 있는 상황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코로나19의 초기 대응에 실패했다는 비판에 직면해 있다. 1월 31일 중국발 입국자 차단 이후 3월 초 유럽에 대한 봉쇄 조치를 취하기 전까지 2월 내내 대응 공백이 발생했다는 지적에 답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거짓말과 말 바꾸기, 오락가락 정책, 책임 떠넘기기, 소신 발언을 해오던 의료 전문가 흔들기 등을 둘러싼 논란도 현재진행형이다. 이 와중에 쿠슈너 선임고문은 최근 고급 리조트로 부활절 가족여행을 다녀온 사실이 드러나면서 정부의 ‘사회적 거리 두기’ 지침을 위반했다는 지적까지 받고 있다. 그의 행보가 코로나19 위기 국면에 불거진 트럼프 행정부의 문제를 보여주는 또 다른 단면이 되어가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이정은 워싱턴 특파원 lightee@donga.com}

    • 2020-0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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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트럼프는 “김정은 메시지 받았다” vs 북한 “어떤 편지도 보낸적 없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8일(현지 시간)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으로부터 ‘좋은 메시지(nice note)’를 받았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열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태스크포스(TF) 브리핑에서 ‘북한, 러시아, 중국, 이란 등 미국에서 이익을 취하려는 국가들에 대한 메시지가 무엇이냐’는 질문에 북한을 언급하며 “그(김 위원장)로부터 최근 좋은 메시지를 받았다”고 답변했다. 이어 “지금 우리(북-미)는 잘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나는 김정은과 좋은 관계를 맺고 있다. 좋은 관계를 갖는 게 나쁜 일은 아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메시지’가 구체적으로 어떤 형식으로 전달됐는지는 설명하지 않았다. 이와 관련해 청와대 관계자는 19일 기자들과 만나 “트럼프 대통령이 문재인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김 위원장에게서 따뜻한 편지가 왔다’는 말을 먼저 꺼냈다”고 밝혔다. 하지만 북한은 이날 외무성 대외보도실장 담화를 통해 최근 트럼프 대통령에게 편지를 보낸 사실이 없다고 주장하면서 “사실무근한 내용을 언론에 흘리고 있는 미국 지도부의 기도를 집중 분석해볼 계획”이라고 밝혔다. 외교가에선 양측이 일종의 ‘탐색전’을 벌이고 있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달 김 위원장에게 친서를 보냈고, 김 위원장이 최근 이에 대한 응답이 담긴 메시지를 트럼프 대통령에게 전달했을 가능성이 있다. 미국은 ‘북한 리스크’ 관리를 위해 대북 인도적 지원 의사를 적극적으로 발신하고 있고, 북한도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관리에 들어갔다는 것이다. 외교 소식통은 “코로나19로 미 대선에 큰 변수가 생겼지만, 그렇다고 북한이 트럼프 대통령을 마냥 무시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4·15총선이 여당의 압승으로 끝났고, 코로나19 사태가 지속되는 만큼 방역 협력을 물꼬로 북-미 및 남북 간 대화가 본격 재개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평가도 나온다. 워싱턴=이정은특파원 lightee@donga.com한기재 기자 record@donga.com}

    • 2020-0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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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워런 뒤늦게 “바이든 지지”

    지난달 5일 미국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에서 중도 사퇴했던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매사추세츠·사진)이 15일 경쟁자 조 바이든 전 부통령에 대한 지지를 선언했다. 워런 의원은 이날 트위터에 바이든 후보의 정치 이력을 보여주는 약 4분짜리 동영상을 게재하며 “그가 대통령이 될 수 있도록 우리가 도와야 한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모든 미국인의 생명과 생계를 위태롭게 하도록 내버려둘 수 없다”고 말했다. 워런 의원은 사퇴 당시 어떤 후보를 지지할지 밝히지 않았다. 비슷한 진보 성향의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을 지지할 것이란 관측이 나왔지만 지지를 선언하지 않았다. 한 달 넘게 뜸을 들이던 그는 최근 샌더스 의원이 경선을 포기하자 뒤늦게 바이든 지지를 선언했다. 그가 바이든으로부터 부통령 후보로 낙점받기 위해 ‘몸값’을 올리려는 시도가 아니냐는 분석이 제기됐다. 바이든 후보는 일찌감치 “여성을 부통령 후보로 지명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바이든이 고를 부통령 후보로 워런 의원 외에도 역시 민주당 경선에 나섰던 카멀라 해리스(캘리포니아), 에이미 클로버샤 상원의원(미네소타) 등도 거론된다. 코로나19 대처 과정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맞서며 인지도를 키운 그레천 휘트머 미시간 주지사도 주목받고 있다.워싱턴=이정은 특파원 lightee@donga.com}

    • 2020-0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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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트럼프, WHO 돈줄 끊었다… “中편향-대응실패로 팬데믹 불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4일(현지 시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대한 부실 대응과 중국 편향성을 문제 삼으며 세계보건기구(WHO)에 대한 분담금 집행 중단을 지시했다. 팬데믹(대유행)으로 인한 글로벌 위기가 고조되는 가운데 미국이 대응 최전방에 서 있는 국제기구의 ‘돈줄’을 끊은 것이어서 논란이 일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 코로나19 브리핑에서 “팬데믹에 대한 WHO의 잘못된 대응에 대한 검토가 끝날 때까지 자금 집행을 중단하라고 지시했다”고 밝혔다. 그는 “WHO는 제때 바이러스 정보를 확보하고 투명하게 이를 공유하는 등 기본 의무 수행에 실패했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WHO는 이런 실패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며 “WHO의 의미 있는 개혁을 위해 그 조직에 계속 관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WHO 사무총장의 사퇴를 의미하거나 원하는 것이냐’는 질문에는 즉답을 내놓지 않았다. 전 세계 194개 회원국을 두고 있는 WHO의 2018∼2019년도 예산 규모는 약 60억 달러다. 미국은 WHO 회원국 중 가장 많은 분담금을 부담하고 있는 국가로, 규모가 연간 4억∼5억 달러에 이른다. 미국이 분담금 집행을 중단하면 WHO 자금 지원의 10% 가까이가 끊기는 것이다. WHO는 코로나19 발병 이후 줄곧 늑장 대응 논란에 시달려 왔다. 중국의 지원으로 지금의 자리에 오른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사무총장이 중국의 눈치를 보며 과학이나 의학보다 정치적 계산을 앞세웠다는 비판도 거셌다. 그러나 이를 이유로 분담금 집행을 전격 중단한 트럼프 대통령 또한 ‘책임 떠넘기기’라는 비판에서 자유롭지 않다. 미국의 코로나19 확진자 수와 사망자 수는 모두 세계 최대다. 민주당의 크리스 머피 상원의원(코네티컷)은 “백악관은 대통령이 바이러스 대응 초기에 저지른 치명적인 실수를 떠넘길 희생양을 찾고 있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이날 성명을 통해 “지금은 세계가 단합해 코로나19에 맞서야 할 시기이지 WHO에 대한 지원을 줄일 때가 아니다”라고 우려했다.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도 이날 트위터에 “코로나19의 확산을 늦추는 WHO의 역할을 대신할 조직은 없다. 어느 때보다 WHO가 필요한 때”라고 지적했다. 자오리젠(趙立堅)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15일 “미국의 결정은 WHO의 능력을 약화시키고 국제 방역 협력을 해칠 것”이라고 비판했다.워싱턴=이정은 특파원 lightee@donga.com}

    • 2020-0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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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쌓이는 청구서, 실직… 코로나에 휘청이는 美 중산층

    슬라이스 치즈 6장이 들어간 동그란 빵과 브로콜리, 사과, 우유, 마요네즈, 드레싱 소스. 최근 찾아간 미국 버지니아주 페어팩스 카운티의 웨스트게이트 초등학교에서 나눠준 무료 급식이다. 간단한 한 끼 점심으로는 그럭저럭 먹을 만했지만 투명한 비닐봉지 속에서 엉킨 음식들은 다소 초라해보였다. 학교 정문 앞에 차려진 작은 천막 부스에 다가서자 마스크와 장갑을 낀 자원봉사자 세 명이 반갑게 인사를 건넸다. 이들이 부지런히 나르던 스티로폼 상자 속에는 점심도시락 봉지가 가득 담겨 있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학교가 문을 닫으면서 점심 급식을 먹을 수 없게 된 아이들을 위해 시에서 마련한 무료 배급이다. “매일 오전 11시부터 오후 1시까지 평균 150개, 최대 200개 정도의 점심 도시락이 나가고 있어요. 학생이 대부분이지만 어른도 2달러를 내면 도시락을 받아갈 수 있습니다.” 자원봉사자 글래디로 로코도로 씨가 말을 마칠 때쯤 자동차 한 대가 다가와 멈춰 섰다. 창문만 살짝 내린 한 남성 운전자가 도시락 2개를 받고는 그대로 학교를 빠져나갔다. 정오 무렵에는 아이를 옆에 태운 차들이 잇따라 들어섰다. 자원봉사자들은 아무것도 묻지 않고 달라는 개수대로 봉지를 건넸다. 코로나19로 미국의 경제가 사실상 멈춰선 뒤 실직으로 수입이 끊긴 이들이 전역에서 속출하고 있다. 저소득층은 물론 재정상태가 불안정한 밀레니얼 세대와 중산층 가정의 상당수도 코로나19가 몰고 온 경제적 타격의 쓰나미를 피해 가지 못하는 모습이다.○ 치솟는 실업률, 흔들리는 중산층 미 노동부 집계에 따르면 신규 실업급여 청구 건수는 지난주(3월 29일∼4월 4일) 약 661만 건이다. 앞서 2주 동안 신청한 건수를 합치면 3주 동안 실업급여 청구 건수는 총 1680만 건에 달한다. 한 달도 되지 않은 기간에 미 근로자 10명 가운데 1명 이상이 일자리를 잃은 셈이다. 코로나19가 본격 확산되기 전인 3월 둘째 주(8∼14일)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가 28만2000건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충격적인 급증세다. 대부분의 식당과 가게, 쇼핑몰이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한 영업중지 명령으로 문을 닫았다. 이런 상황에서 온라인 쇼핑몰 아마존 같은 소수 기업을 제외하고 신규 고용은 기대하기 어렵다. 디즈니월드는 12일 4만3000명의 근로자를 상대로 무급휴직을 시행하기로 했다. 항공기 제조업체 보잉은 해고와 조기 은퇴 등을 통해 전체 인력의 10% 감축을 검토하는 등 대기업들도 줄줄이 감원에 나서고 있다. 미 의회예산국은 역대 최저 수준(3.5%)이었던 미국의 실업률이 올해 2분기(4∼6월) 10%대로 뛰어오르고 내년 말까지 9% 밑으로 떨어지지 않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JP모건체이스는 2분기 실업률이 20%까지 치솟을 것이라는 전망까지 내놨다. 과거 대공황 당시의 실업률(10%) 및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최악이었던 1982년의 경기침체 당시 실업률(10.8%)을 훌쩍 뛰어넘는 암울한 전망이다. 순식간에 일자리가 사라지면서 중산층도 위태로운 상황에 내몰렸다. 버지니아주 페어팩스 카운티처럼 부촌에 속하는 지역에도 학교 무료급식이 아니면 끼니를 챙겨먹기 힘든 저소득층 가정의 아이들이 생겨나고 있다. 이 지역의 방 3개짜리 타운하우스나 아파트의 월세는 3500달러 안팎. 모기지 대출과 집세 부담이 큰 미국에서는 고정적인 수입이 끊기는 순간 파산 위기에 직면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연방준비은행과 경제분석국(BEA)에 따르면 코로나발 경제 위기 이전에도 성인 10명 중 4명은 매달 수입에서 지출을 빼고 나면 수중에 400달러도 남지 않았다. 가구당 가처분소득 대비 저축률은 8.2%(올해 2월 기준)에 그친다.○ 직격탄 맞은 ‘기그(gig) 이코노미’ 팬데믹으로 얼어붙은 미국 경제는 무엇보다 ‘기그 이코노미’ 근로자들에게 직격탄이다. 기그 이코노미란 기업과 노동자가 고용 계약이 아닌 서비스 제공 계약을 맺고 일하는 형태의 경제활동을 뜻한다. 공유경제의 근간으로 평가받으며 미국의 성장을 주도한 이들은 코로나 사태를 맞아 근무 환경의 불안정성이라는 약점에 고스란히 노출됐다. 미 노동통계국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에서 주급을 받는 근로자의 비율은 33.8%에 달한다. 3명 중 1명은 시간당으로 계산해 급여를 받는 계약직 근로자라는 의미다. 디지털 프로그램 개발자부터 우버 드라이버, 사진사, 케이터링 셰프, 행사 플래너, DJ까지 기그 근로자 형태로 근무하는 프리랜서의 수는 뉴욕에만 140만 명에 달한다. 최근 미 언론은 갑자기 일자리를 잃고 경제난에 허덕이는 이들의 이야기를 집중 조명하고 있다. 5년간 케이터링 사업을 해온 데이비드 커슈너 씨(35)는 크고 작은 홈파티와 비즈니스 리셉션 같은 일감이 몰리면서 최근까지 사업이 번창했다. 그러나 코로나19로 2개월 치 주문 예약이 모두 취소됐다. 지금은 비상시를 대비해 저축해둔 3만 달러로 생활하고 있다. 그는 “매출이 ‘제로(0)’ 상태까지 내려간 상태”라며 “사람들이 모여야 돌아가는 이벤트 사업 분야이다 보니 경기 침체에 곧바로 영향을 받는다”라고 말했다. 브루클린에서 교사로 일하는 제니퍼 어베이트 씨(36)는 개인과외와 아이돌봄 등 부업이 끊기면서 월 3000달러의 월세를 낼 수 없는 상황에 처했다. 피트니스센터 멤버십을 끊고 넷플릭스 시청도 중단했다. 그는 “코로나19로 내가 수입 지출을 맞추기도 힘든 취약한 삶을 살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했다. 우버 운전기사인 마이클 씨(41)는 지난주 10시간 동안 16건을 뛰고 103달러를 벌었다. 팁을 받는 횟수마저 절반으로 줄었다. 그는 “코로나19 이후 사람들이 너무 인색해졌다”며 “한 끼당 1달러 미만으로 식사를 해결하고 있다. 나는 파산했고 무섭다”고 하소연했다. 스턴트우먼과 영화업계 에이전트로 활동하던 데이나 모건 씨(38)도 지난달부터 일감이 끊겼다. 맨해튼의 한 레스토랑 웨이터로 일하던 남편도 같은 시기에 해고당했다. 출산할 아기를 위해 모아뒀던 저금을 깨서 월세와 전기료를 내고 있다는 그는 “이런 상황이 언제 끝날지 모른다는 게 두렵다”고 말했다.○ 2조 달러 긴급지원은 어디에 저소득층과 취약계층이 받는 타격은 ‘퍼펙트 스톰’ 수준이다. 당장 끼니 해결이 걱정인 이들이 무료급식소인 푸드뱅크로 몰리면서 평소의 8∼10배의 식량이 필요해졌다고 관계자들은 전했다. 노숙자들의 경우 코로나19 감염 위험에도 노출돼 있다는 점에서 문제가 더 심각하다. 오마하의 푸드뱅크에서 16년간 근무한 마이크 매닝 씨는 “허리케인 카트리나 때를 포함해 이렇게 심각한 상황은 본 적이 없다”고 했다. 미국 전역에 200곳의 푸드뱅크 지점을 운영하는 ‘피딩 아메리카(Feeding America)’는 향후 6개월간 14억 달러어치의 식량이 더 필요할 것으로 보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지난달 말 2조2000억 달러(약 2675조 원) 규모의 경기부양책을 내놓으면서 단기적으로 숨통을 틔워줄 것이라는 기대감도 없지 않다. 이 경기부양책대로라면 직장을 잃은 사람들이 주당 600달러의 실업급여를 최대 4개월 동안 지급받을 수 있다. 기존 실업급여 대상에 포함되지 않던 기그 노동자들도 포함됐다. 이와 별개로 연방정부가 지급하기로 한 성인 1인당 1200달러씩의 현금도 은행계좌로 입금이 시작됐다. 그러나 초반부터 업무 과부하가 걸리면서 곳곳에서 시행에 차질을 빚고 있다. 신청 절차를 밟기 위한 전화 통화조차 연결이 쉽지 않고 서류절차는 복잡하다. 실제 지원금을 받기까지 시간이 오래 걸리다 보니 도움이 절실한 사람들에게는 체감도가 높지 않다. 아직 구체적인 지급 체계나 일정을 갖추지 못한 주 정부도 적지 않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이정은 워싱턴 특파원 lightee@donga.com}

    • 2020-0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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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트럼프, 결국 WHO ‘돈줄’ 끊었다…분담금 집행 전격 중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4일(현지 시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대한 세계보건기구(WHO)의 부실 대응과 중국 편향성을 문제 삼아 미국의 분담금 집행 중단을 지시했다. 코로나19로 인한 글로벌 위기가 심화하는 상황에서 미국이 대응 최전방에 서 있는 국제기구의 ‘돈줄’을 전격적으로 끊어버린 것이어서 논란이 예상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 코로나19 브리핑에서 “코로나바이러스 팬데믹(pandemic·대유행)에 대한 WHO의 잘못된 대응에 대한 검토가 끝날 때까지 WHO에 대한 자금 집행을 중단하라고 지시했다”고 밝혔다. 그는 “WHO는 제때에 바이러스 정보를 확보하고 투명한 방법으로 이를 공유하는 등 바이러스 대응에 대한 기본 의무를 수행하는 데 실패했다”고 이유를 들었다. “WHO가 중국에서 나오는 보고들을 더 잘 살펴보고 다른 나라들과 커뮤니케이션 했더라면 바이러스를 차단하고 많은 생명을 살릴 수 있었을 것”이라며 WHO의 투명성 결여와 중국 편향성 등을 집중적으로 공격했다. 그는 “WHO는 이런 실패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며 미국의 분담금 집행 중단이 응분의 책임을 묻기 위한 것임을 강조했다. “미국은 그동안 WHO에 관대하게 지원해 왔지만 이제는 그것이 최선의 효용인지에 대해 깊은 우려를 갖고 있다”며 “우리가 그들을 신뢰할 수 없다면 우리나라는 공중보건의 목표 달성을 위해 다른 나라들과 협력하는 다른 방법을 찾을 수밖에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WHO의 의미 있는 개혁을 위해 그 조직에 계속 관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WHO 사무총장의 사퇴를 의미하거나 원하는 것이냐’는 질문에는 WHO의 문제점을 재차 반복하면서 즉답을 내놓지 않았다. 전 세계 194개 회원국을 두고 있는 WHO의 2018~2019년도 예산 규모는 약 60억 달러. WHO는 이 예산으로 바이러스 감염을 비롯한 질병의 추적 및 분석, 정보 공유, 국가별 대응 자문, 백신 연구 개발 등의 활동을 해왔다. 미국은 WHO 회원국 중 가장 많은 분담금을 부담하고 있는 국가로, 규모가 연간 4억~5억 달러에 이른다. 미국이 분담금 집행을 중단하면 WHO 자금 지원의 10% 가까이 끊기게 되는 것. WHO가 코로나19 발병 이후 낙관적 평가와 늑장 대응 논란에 시달려온 것은 사실이다. 코로나19가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며 언론이 팬데믹이라는 용어를 쓰기 시작했는데도 소극적 태도로 일관하다 3월 11일이 되어서야 팬데믹을 선언했다. 중국의 대응과 관련해서는 “중국의 야심차고 발 빠른 대응 덕분에 위기를 피했다”고 치켜올린 반면 1월31일 트럼프 대통령의 중국발 입국자 차단 조치에 대해서는 “비효율적”이라고 비판했다. 중국의 지원 사격에 힘입어 지금의 자리에 오른 테워드로스 거브러여수스 사무총장이 중국의 눈치를 보며 과학이나 의학보다 정치적 계산을 앞세웠다는 비판도 거셌다. WHO도 “발병 초기에 더 적극적으로 나섰더라면 세계 각국이 효과적으로 대응 준비를 할 수 있는 시간을 벌어줄 수 있었을 것”이라고 인정했다. 그러나 이를 이유로 분담금 전액의 집행을 전격 중단한 트럼프 대통령 또한 ‘책임 떠넘기기’라는 비판에서 자유롭지 않다. 존스홉킨스대 집계에 따르면 미국의 코로나19 확진자 수는 이날 60만 명을 넘어섰고, 사망자 수는 전날 대비 2400명 이상 증가해 2만6047명에 달한다. 발병국가인 중국을 넘어 확진자와 사망자 수가 모두 세계 1위에 올라 있다. 민주당의 크리스 머피 상원의원(코네티컷)은 “백악관은 대통령이 바이러스 대응 초기에 저지른 치명적인 실수를 떠넘길 희생양을 찾고 있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미국은 이미 의회에 WHO의 분담금 내역이 포함돼 있는 연방예산 지원안을 보내놓은 상태. 미국은 의회에 이를 무효화할 것을 요청할 수 있다고 인터넷매체 악시오스는 전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앞서 2017년 유엔에 대한 분담금 중 2억8500만 달러를 삭감할 당시 비슷한 방식을 취한 적이 있다. 미국 우선주의와 신고립주의를 앞세우며 다자적 국제기구에 대한 불신을 드러내온 트럼프 대통령은 코로나19 위기 이전에도 WHO의 분담금을 이미 줄여놓은 상태. CNN방송에 따르면 2021년 예산안에서 6500만 달러가 삭감돼 있다.워싱턴=이정은 특파원 lightee@donga.com}

    • 2020-0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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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샌더스, 경선하차 닷새만에 “바이든 지지”

    미국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에서 하차한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이 13일 경쟁자 조 바이든 전 부통령에 대한 지지를 선언했다. 8일 경선 사퇴 의사를 밝힌 지 닷새 만이다. 이로써 바이든 후보는 샌더스 의원을 지지하는 진보 성향 및 젊은층 유권자를 흡수하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의 본격 경쟁에 나섰다. 샌더스 의원은 이날 바이든 후보와 온라인 화면에 동시에 등장해 “나는 모든 미국인과 민주당 지지층, 무당파, 공화당 지지층에게 내가 지지하는 후보를 위해 이 선거운동에 함께할 것을 요청한다”고 밝혔다. 또 바이든 후보를 향해 “우리는 백악관에 당신을 필요로 한다”며 그의 대선 캠페인을 돕겠다는 의사를 분명히 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미 근현대사에서 가장 위험한 대통령”이라며 “그의 임기를 한 번으로 끝내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바이든 후보도 화답했다. 그는 “단순히 선거 승리가 아니라 국가를 다스리기 위해 당신이 필요하다. 공정하고 정의로운 미국을 위해 그렇게 강력하고 훌륭한 목소리를 내준 것에 감사한다”고 말했다. 바이든 후보는 이날 84명의 대의원이 걸린 위스콘신주 경선에서 65% 가까운 득표율을 보이며 샌더스 의원에게 압승했다. 본선에서 공화, 민주 양당의 대표적 경합지로 꼽히는 위스콘신주 경선은 샌더스 의원이 선거운동을 중단하기 하루 전인 이달 7일 실시됐고 결과가 뒤늦게 발표됐다. 워싱턴=이정은 특파원 lightee@donga.com}

    • 2020-0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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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트럼프 자화자찬 동영상 틀자 CNN 등 중계 중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매일 워싱턴 백악관에서 진행하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기자회견이 그의 재선을 위한 홍보 무대로 전락했다는 비판에 휩싸였다. 13일에는 행정부의 코로나19 대응을 미화하는 동영상까지 등장해 일부 방송사가 기자회견 중계를 중단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코로나19 발병 초기 당시 언론 및 전문가들이 미국의 상황 악화를 예상하지 못한 모습, 연방정부의 지원에 주요 주지사가 감사를 표시하는 모습 등이 담긴 5분짜리 동영상을 틀었다. 자신이 전문가 경고를 수차례 묵살해 미국의 상황을 악화시켰다는 비판에 대응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그는 취재진이 ‘왜 이런 일을 하느냐’고 묻자 “우리는 훌륭한 일을 했고 우리가 한 모든 것이 옳았다. 코로나19 상황에 선제적으로 대응했다”고 주장했다. 또 “언론이 나를 인종차별주의자이자 외국인 혐오자라고 비난했다. 가짜뉴스들은 야만인 취급을 했다”며 억울함을 표시했다. 야당 민주당을 이끄는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도 ‘3월에 차이나타운에 가자’고 했는데 사과하지 않는다고 공격했다. CNN과 MSNBC는 기자회견 도중 중계를 중단했다. 존 킹 CNN 앵커는 “백악관에서 국민 세금으로 선전 동영상을 방영하는 일은 전례가 없다”고 강력히 비판했다. 민주당도 “대통령이 재선 캠페인을 선전하고 자신의 대응 실패를 은폐하기 위해 기자회견을 이용했다”고 가세했다. 대통령에게 우호적인 폭스뉴스는 방송을 끝까지 생중계했다. 이 동영상은 댄 스커비노 백악관 소셜미디어국장을 비롯한 백악관 직원들이 기자회견 2시간 전에 급히 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앤서니 파우치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 경질설을 부인했다. 그는 “내가 파우치 소장을 해고할 것이란 이야기를 들었는데 그런 말을 하지 않았다. 나는 그가 좋은 사람이라고 생각한다”며 파우치 소장에게 발언 기회를 줬다. 파우치 소장은 “행정부가 코로나19 대응에 일찍 나섰다면 많은 생명을 살릴 수 있었을 것”이란 발언으로 대통령의 분노를 야기했다는 관측을 받았다. 파우치 소장은 이날 “그 발언은 가정의 질문에 대한 답이었다”며 몸을 낮췄다.워싱턴=이정은 특파원 lightee@donga.com}

    • 2020-0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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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트럼프 ‘원맨쇼’ 로 변질된 백악관 브리핑…옹호 홍보영상까지 동원

    미국 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현황과 정부의 대응 방향을 알리기 위해 진행되는 백악관 브리핑이 점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정치적 ‘원맨쇼’ 무대로 변질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앤서니 파우치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 해고설과 함께 수면 위로 불거진 내부 갈등과 초기 안일한 대응에 대한 비판이 가열된 13일(현지 시간) 브리핑에서는 급기야 트럼프 대통령을 옹호하는 홍보영상까지 등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브리핑을 시작하자마자 “코로나19 확산세가 둔화되고 있다. 이는 훌륭한 전문가들 덕분”이라며 파우치 소장을 연단 위에 서게 했다. 파우치 소장은 이 자리에서 ‘더 일찍 발병완화 조치를 했더라면 많은 생명을 살릴 수 있었을 것’이라고 했던 자신의 CNN방송 인터뷰 발언에 대해 “가정적인 질문은 때로 어려운 상황에 처하게 한다”며 “단어 선택이 서툴렀다”고 해명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런 해명을 지시했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내가 하는 모든 것은 자발적인 것”이라며 내부 갈등설을 공식 부인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파우치 소장에 대해 “훌륭한 사람이며 그를 좋아한다. 해고할 생각이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전날 트위터에서 ‘Time to #FireFauci(파우치를 해고할 때)’라는 해시태그가 붙은 글을 리트윗해 논란을 키웠다. 파우치 소장이 트럼프 대통령의 코로나19에 대한 안일한 인식과 대응을 지적하고, 경제활동의 조기 정상화 요구에 부정적인 의견을 밝히는 등 잇따라 반대 목소리를 내는 것을 더 이상 놔두지 않겠다는 뜻으로 해석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러나 ‘해고를 언급한 트위터를 리트윗한 것을 알고 있느냐’는 질문에 “내용을 다 알고 있지만 그저 리트윗했을 뿐”이라며 “그저 누군가의 의견이었다”고 반박했다. “모두가 앤서니를 좋아하지는 않겠지만 논쟁은 좋은 것”이라고 항변했다. 그는 이날 중국발 입국자 차단 등 자신이 취했던 코로나19 대응에 대해 구체적인 날짜를 명시해가며 자화자찬성 발언을 이어갔다. “나는 언론에 의해 인종차별주의자에 외국인 혐오자라고 비난받았고, 가짜뉴스에 의해 야만인 취급을 당했다(brutalized)”며 억울함을 표시하기도 했다. 이어서 브리핑룸 양쪽의 스크린을 통해 상영된 5분 가량의 동영상에는 트럼프 대통령이 유럽발 입국 차단,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하는 주요 발표 영상이 배경음악과 함께 차례로 담겼다. 또 주요 주지사들이 트럼프 대통령의 노고에 감사를 표시하는 브리핑과 인터뷰 영상이 차례로 소개됐다. 선거 캠페인을 방불케 하는 순간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왜 이런 것을 하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가짜뉴스를 바로잡고 싶었다”고 답했다. 그는 “우리 팀이 이 영상을 만드는 데 2시간도 안 걸렸다”며 “이런 동영상 클립을 수백 개라도 제공할 수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우리는 훌륭한 일을 해냈고 우리가 한 모든 것은 옳았다” “우리는 코로나19 상황에 선제적으로 대응했다”는 등의 발언도 쏟아냈다. 정적인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을 공격하는가 하면 비판적 질문을 하는 기자들과는 신경질적으로 설전을 벌였다. 이날 브리핑을 놓고 CNN방송은 “트럼프 대통령이 고삐풀린 듯 불만을 쏟아낸 브리핑에서 대응 실패를 감추고 역사를 다시 쓰려 시도했다”고 비판했다. 민주당전국위원회(DNC)는 2시간 가까이 진행된 이날 브리핑이 끝나기도 전에 성명을 내고 “대통령이 대선 캠페인을 선전하고, 그의 대응 실패를 은폐하기 위해 브리핑을 이용했다”고 비난했다.워싱턴=이정은 특파원 lightee@donga.com}

    • 2020-0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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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국發 입국자 전원 13일부터 진단검사

    정부가 모든 미국발 입국자에 대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검사를 시행하기로 했다. 미국의 코로나19 상황이 악화되는 데 따른 조치다. 중앙방역대책본부는 13일 0시부터 미국에서 오는 모든 사람에 대해 코로나19 진단 검사를 의무화한다고 12일 밝혔다. 이전까지는 자가 격리 중 증상이 있을 때만 검사를 받았지만 이제 증상 유무와 상관없이 격리 시작 이후 3일 이내에 반드시 검사를 받아야 한다. 유럽발 입국자는 이미 모두 검사를 받고 있다.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은 “미국의 지역사회 감염 위험이 높아졌고, 해외 입국자 중 미국 입국자 확진 비율이 증가해 위험도가 높아졌다고 판단했다”고 전수 조사 이유를 밝혔다. 최근 2주간 국내 해외유입 확진자(459명) 가운데 미국발 확진자(228명)가 절반(49.7%)을 차지한다. 미국의 상황은 더욱 심각해지고 있다. 11일(현지 시간) 코로나19로 인한 사망자가 2만 명을 돌파하면서 세계에서 가장 많은 사망자를 낸 국가가 됐다. 2월 29일 워싱턴주에서 첫 사망자가 발생한 지 41일 만이다. 통계집계 사이트 월드오미터 등에 따르면 이날 미국의 코로나19 사망자는 2만580명, 감염자는 53만3115명으로 집계됐다. 전날 하루에만 2000명 이상의 사망자가 발생하면서 이탈리아(1만9468명)를 넘어섰다. 미국의 사망자 수는 전 세계 사망자(10만9884명)의 약 5분의 1을 차지한다. 미국은 코로나19 확진자 수에 이어 사망자 규모까지 모두 세계 최대를 기록하면서 방역에 실패한 선진국이라는 비판을 받게 됐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50개 주 가운데 유일하게 재난지역으로 선포하지 않았던 와이오밍주를 11일 재난지역으로 선포했다. 저드 디어 백악관 대변인은 “전염병으로 50개 주 전체가 재난지역으로 지정된 것은 역사상 처음”이라고 밝혔다.사지원 기자 4g1@donga.com / 워싱턴=이정은 특파원}

    • 2020-0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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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로이터 “트럼프, 한국의 방위비 13% 인상안 거부”

    주한미군 주둔 비용의 한국 분담금을 정하는 제11차 한미 방위비분담금특별협정(SMA) 협상이 장기 표류하고 있다. 앞서 1일 잠정 타결 발표 관측이 무산된 후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한국의 ‘최소 13% 인상안’을 거부했다는 외신 보도가 잇따르면서 향방을 가늠하기 어려워지는 모양새다. 로이터통신은 10일(현지 시간) 미국 정부 당국자 2명을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 정부가 전년 대비 최소 13%를 인상하겠다고 제안한 것을 거부한 상태라고 보도했다. 보도대로라면 잠정 합의안의 총액은 지난해 1조389억 원에서 13% 증가한 약 1조1749억 원이다. 통신은 6일 밤 마크 에스퍼 미 국방장관이 정경두 국방부 장관에게 전화를 걸어 한국이 더 많은 방위비를 분담해줄 것을 원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의사를 전달했다고 시사하기도 했다. 전현직 미국 당국자들은 당장 타결되기는 어려우며, 일부 인사는 수주 또는 수개월 내에 방위비 협상이 타결될지에 의문을 표했다고 통신은 전했다. 이와 관련해 복수의 정부 소식통은 “로이터가 표현한 ‘한국 정부의 제시안’은 한미 협상 실무진의 잠정 합의안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통신에 따르면 한국 정부 관계자는 “우리는 13%나 올려준다고 제안했고 이건 적은 금액이 아니다”고 말했다. 반면 미국 정부 관계자는 익명을 전제로 “상호 간에 납득할 수 있는 것(방위비 분담금)을 이끌어내지 못해 매우 실망스럽다”며 분위기를 전했다. 여전히 한미가 총액에 대한 견해차를 좁히지 못했다는 정황으로 볼 수 있는 대목이다. 미 행정부의 한 당국자는 동아일보에 “5년간 모두 50억 달러를 인상하는 방안이 담긴 실무 레벨의 잠정 합의안이 지난달 말 트럼프 대통령에게 올라간 직후 최종 타결 관련 발표를 준비하고 있었던 상황이었던 게 맞다”면서도 “현재로서는 협상이 아직 끝나지 않았으며 계속 진행 중이라는 게 우리 입장”이라고 말했다. 당초 4·15총선 전에 방위비 협상을 최종 타결하고 20대 국회에서 비준을 마치려 했던 정부는 난감해하고 있다. 협상 상황을 잘 아는 한 외교 소식통은 “결재판을 엎은 트럼프 대통령의 마음이 바뀔 때까지 시간을 끌지, 다시 판을 뒤흔드는 협상을 해야 할지 알 수 없는 상황”이라며 “한미 간 수석대표 논의도 아직 계획된 게 없다”고 전했다. 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 워싱턴=이정은 특파원}

    • 2020-0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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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0명 숨진날, 트럼프 “경제 정상화 준비… 결정기준? 내 머리”

    미국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망자 규모가 세계 최대로 올라서는 등 피해가 확산되면서 미국인들의 공포와 불안도 커지고 있다. 그런데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사회적 거리 두기’ 지침을 완화하고 조만간 경제 활동을 재개하겠다는 뜻을 거듭 밝히면서 판단의 근거와 향후 부작용 등을 놓고 논란이 증폭되고 있다. ○ 트럼프 “본능에 의존해 결정” 트럼프 대통령은 10일(현지 시간) 브리핑에서 14일 경제 활동을 정상화시키기 위한 위원회의 인사를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코로나19 확산이) 정점 근처까지 왔다”며 “우리는 (경제 재개 관련) 결정을 내릴 것이고 바라건대 옳은 결정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은 미국 내 코로나19로 인한 신규 사망자가 하루 기준으로 2000명을 넘어서며 최고치를 경신한 날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경제정상화위원회’는 그의 사위인 재러드 쿠슈너 백악관 선임고문을 중심으로 사실상 활동을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이 4월 30일까지 연장된 가이드라인의 시한이 종료되면 5월부터는 순차적으로 경제 활동을 일부라도 재개하겠다는 의지를 굽히지 않고 있는 것. 그러나 그는 사회적 거리 두기 지침을 완화하는 기준과 근거가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논리적인 설명을 내놓지 못했다. 11일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는 심지어 ‘본능(instinct)’을 근거로 들었다. 그는 관련 질문에 “본능과 참모진들이 주는 정보의 조합에 근거해 결정한다”며 “많은 사실(facts)만큼이나 본능에도 의존하며, 좋든 싫든 여기에는 특정한 본능 같은 것이 작용한다”고 말했다. 그는 10일 브리핑에서는 관련 질문에 손가락으로 자신의 머리를 가리키며 “이게 내 측정 기준”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의료 전문가들은 조속한 경제 활동 재개에 부정적인 견해를 보였다. 앤서니 파우치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은 10일 CNN방송 인터뷰에서 “경제 활동 재개 시점은 (정부가 아닌) 바이러스가 결정하는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제롬 애덤스 공중보건서비스단(PHSCC) 단장도 같은 날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5월 경제 활동 재개 방침에 관해 “계속 낮은 발병률을 보인 곳들에 대해 검사와 감시, 공중보건 후속조치를 할 수 있다는 확신이 들면 일부 지역에서는 가능할 것”이라면서도 “솔직히 전국의 대부분은 그렇지 않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측근들도 “트럼프, 브리핑 중단해야” 위기 상황에서도 계속되는 트럼프 대통령의 좌충우돌식 브리핑을 놓고 그의 측근들 사이에서도 우려와 함께 이를 만류하는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매일 하루 1, 2시간씩 직접 브리핑을 진행하고 기자들과 문답을 하면서 기존 발언을 수시로 뒤집고 의료 전문가들과 엇박자를 내는 모습이 되레 국민들을 불안하게 만들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니키 헤일리 전 유엔 주재 미국 대사는 폭스뉴스에 출연해 “그가 모든 질문에 직접 대답해야 한다고 느낄 필요는 없다”며 “전문가들이 말하고 언론 질문도 전문가들이 받도록 할 필요가 있다”는 뼈 있는 조언을 내놨다. 트럼프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꼽히는 린지 그레이엄 공화당 상원의원도 뉴욕타임스에 “트럼프 대통령은 때로 자신의 메시지를 잠식시켜 버린다”며 “1주일에 한 번 정도만 (브리핑을) 하는 게 더 효과적일 것이라고 조언했다”고 말했다. 의회에서는 민주당을 중심으로 트럼프 행정부의 코로나19 대응 문제점을 들여다보기 위한 조사위원회 구성을 추진 중이다. 지난해 ‘우크라이나 스캔들’ 탄핵 조사에 앞장섰던 애덤 시프 하원 정보위원장이 이번에도 총대를 메고 나섰다. 그는 10일 정부의 코로나19 대응을 조사할 초당적 위원회 구성을 골자로 하는 법안을 발의하면서 “정치적 비난을 위해서가 아니라 실수로부터 배움으로써 역사가 비극을 되풀이하지 않도록 막으려는 것”이라고 밝혔다.워싱턴=이정은 특파원 lightee@donga.com}

    • 2020-0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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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로이터 “트럼프, 한국의 ‘방위비 최소 13% 인상안’ 거부”

    주한미군 주둔 비용의 한국 분담금을 정하는 제11차 한미방위비분담금특별협정(SMA) 협상이 장기 표류하고 있다. 앞서 1일 잠정타결 발표 관측이 무산된 후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한국의 ‘최소 13% 인상안’을 거부했다는 외신 보도가 잇따르면서 향방을 가늠하기 어려워지는 모양새다. 로이터통신은 10일(현지 시간) 미국 정부 당국자 2명을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 정부가 전년대비 최소 13%를 인상하겠다고 제안한 것을 거부한 상태라고 보도했다. 보도대로라면 잠정 합의안의 총액은 지난해 1조389억 원에서 13% 증가한 약 1조1749억 원이다. 통신은 6일 밤 마크 에스퍼 미 국방장관이 정경두 국방부 장관에게 전화를 걸어 한국이 더 많은 방위비를 분담해 줄 것을 원하는 트럼프의 의사를 전달했다고 시사하기도 했다. 전현직 미국 당국자들은 당장 타결되기는 어려우며, 일부 인사들은 수주 또는 수개월내에 방위비 협상이 타결될지에 의문을 표했다고 통신은 전했다. 한 당국자는 “이런 상황이 미국의 11월 대선 가까이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있다”며 “이 때는 트럼프 대통령이 그의 요구 수준을 낮추기가 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복수의 정부 소식통은 “로이터가 표현한 ‘한국 정부의 제시안’은 한미 협상 실무진의 잠정 합의안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통신에 따르면 한국 정부 관계자는 “우리는 13%나 올려준다고 제안했고 이건 적은 금액이 아니다”고 말했다. 반면 미국 정부 관계자는 익명을 전제로 “상호간에 납득할 수 있는 것(방위비 분담금)을 이끌어내지 못해 매우 실망스럽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여전히 한미가 총액에 대한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는 정황으로 볼 수 있는 대목이다. 미 행정부의 한 당국자는 동아일보에 “5년간 모두 50억 달러를 인상하는 방안이 담긴 실무 레벨의 잠정 합의안이 지난달 말 트럼프 대통령에게 올라간 직후 최종 타결 관련 발표를 준비하고 있었던 상황이었던 게 맞다”면서도 “현재로서는 협상이 아직 끝나지 않았으며 계속 진행 중이라는 게 우리 입장”이라고 말했다. 당초 4·15 총선 전 방위비 협상을 최종 타결하고 20대 국회에서 비준을 마치려 했던 정부는 난감해하고 있다. 협상 상황을 잘 아는 한 외교 소식통은 “결재판을 엎은 트럼프 대통령의 마음이 바뀔 때까지 시간을 끌지, 다시 판을 뒤흔드는 협상을 해야할지 알 수 없는 상황”이라며 “한미간 수석대표 논의도 아직 계획된 게 없다”고 전했다. 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워싱턴=이정은 특파원 lightee@donga.com}

    • 2020-0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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