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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작품으로 추정되는 ‘살바토르 문디’(사진) 등 38개 미술품 거래를 두고 6년째 소송이 이어지고 있다고 CNN이 지난달 30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이 소송은 러시아 올리가르히(신흥 재벌) 드미트리 리볼로블레프와 스위스의 아트 딜러 이브 부비에 사이에서 벌어지고 있다. 먼저 소송을 제기한 것은 리볼로블레프다. 축구 구단인 AS모나코 구단주이기도 한 그는 부비에가 자신에게 작품을 팔면서 10억 달러(약 1조1500억 원) 가까이 가격을 부풀렸다며 2015년 모나코, 싱가포르, 홍콩 등에서 소송을 제기했다. 부비에는 2013년 8000만 달러(약 893억 원)에 살바토르 문디를 매입한 뒤 리볼로블레프에게 1억2570만 달러(약 1432억 원)에 팔았다. 리볼로블레프는 이 가격이 부당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다만 그는 이 작품을 2017년 경매에 내놓아 4억5000만 달러(약 5026억 원)에 팔았다. 부비에는 리볼로블레프의 주장에 “(둘 사이의 거래는) 딜러의 안목에 기반한 ‘정상적인 거래’였다”며 “리볼로블레프가 현재까지 어떠한 사법 당국도 설득하지 못했음은 이를 증명한다”고 반박했다. 부비에는 자신의 사업과 명예를 훼손했다며 리볼로블레프에게 소송을 제기하겠다고 CNN에 밝혔다.김민 기자 kimmin@donga.com}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작품으로 추정되는 ‘살바토르 문디’ 등 38개 미술품 거래를 두고 6년 째 소송이 이어지고 있다고 CNN이 지난달 30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이 소송은 러시아 올리가르히(신흥 재벌) 드미트리 리볼로블레프와 스위스의 아트 딜러 이브 부비에 사이에서 벌어지고 있다. 먼저 소송을 제기한 것은 리볼로블레프다. 축구 구단인 AS모나코 구단주이기도 한 그는 부비에가 자신에게 작품을 팔면서 10억 달러(약 1조1500억 원)가까이 가격을 부풀렸다며 2015년 모나코, 싱가포르, 홍콩 등에서 소송을 제기했다. 부비에는 2013년 8000만 달러(약 893억 원)에 살바토르 문디를 매입한 뒤 리볼로블레프에게 1억2570만 달러(약 1432억 원)에 팔았다. 리볼로블레프는 이 가격이 부당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다만 그는 이 작품을 2017년 경매에 내놓아 4억5000만 달러(약 5026억 원)에 팔았다. 부비에는 리볼로블레프의 주장에 “(둘 사이의 거래는) 딜러의 안목에 기반한 ‘정상적인 거래’였다”며 “리볼로블레프가 현재까지 어떠한 사법 당국도 설득하지 못했음은 이를 증명한다”고 반박했다. 부비에는 자신의 사업과 명예를 훼손했다며 리볼로블레프에 소송을 제기하겠다고 CNN에 밝혔다.김민 기자 kimmin@donga.com}

‘억만장자 붐(The billionaire boom)’약 2주 전인 14일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 주말판 특집 기사의 제목입니다. 코로나19라는 특수 상황 속에서 많은 사람들이 피해를 입은 가운데, 각 선진국에서는 이 시기 그 어느 때보다 많은 새로운 억만장자가 생겨났다고 하네요. 이로 인해 빈부격차나 사회 불안정이 더 심해질 수 있다는 진단까지 더해졌습니다.쉽사리 앞을 예측할 수 없는 불확실성은 준비된 사람에겐 새로운 돌파구를 찾을 수 있는 기회입니다. 이러한 상황이 피부에 와닿기 때문인지 요즘 사람들 사이에선 언제나 빠짐없이 주식과 코인 이야기가 화두에 오릅니다. 얼마 전 유튜브에서는 공무원 한국사 강사인 전한길 선생님이 “일론 머스크가 하는 말을 왜 대한민국의 모든 사람이 중요한 뉴스로 봐야 하느냐. 정상이 아니다”며 일갈하는 영상을 인상 깊게 보기도 했습니다.긍정이든 부정이든 의견을 피력한다는 건 그만큼 지대한 관심을 받고 있다는 것이겠죠.그래서 갑자기 궁금해졌습니다. 과거의 이런 현상을 다룬 그림은 없을까? 호가스의 ‘선거’처럼 신랄하게 다뤄 준다면 재미있을 텐데 하는 마음으로 인터넷을 뒤적였습니다. 그리고 400년 전 플랜더스의 화가가 그린 이 그림을 찾았습니다. 저는 찾고 나서 ‘오, 역시!’하고 반가운 탄성을 질렀는데요. 그림을 그린 화가 브뤼겔이 제가 평소에도 좋아했던 아주 매력적인 작가여서입니다. 그 이야기를 오늘 들려드리겠습니다.● 튤립 줍는 원숭이들의 희노애락우선 그림의 첫 인상부터 볼까요. 원숭이들이 폴짝 폴짝 뛰어 다니고, 뭔가를 종이에 끄적이거나 서로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이 보이네요. 그림 뒷편으로 보이는 탁 트인 풍경도 인상적입니다. 그림 왼쪽 아래를 볼까요? 오늘 그림의 가장 중요한 소재인 튤립이 보입니다.이미 그림 내용을 눈치 챈 분들도 있을 것 같습니다. 이 그림은 바로 1640년을 전후해 있었던 튤립 버블을 풍자한 그림입니다. 당시 네덜란드에서는 튤립 알뿌리가 막대한 돈을 벌 수 있다는 소문이 돌면서 집 한 채 값까지 치솟았죠.그러나 시간이 지날 수록 가격만 오르고 거래는 이뤄지지 않았으며, 법원에서 튤립의 재산적 가치를 인정할 수 없다는 판결이 나오면서 순식간에 가격은 내려 앉습니다. 최고가에 비하면 수천분의 1 수준으로 떨어져 많은 사람들이 파산 했다고 전해집니다. ‘가만히 앉아 돈을 벌 수 있다’는 욕망과 허영심이 만들어 낸 독특한 자본주의적 현상이었던 것이죠.브뤼겔은 이 현상에 동참한 사람들을 고약하게도 ‘원숭이’에 빗댑니다. 그림을 자세히 볼까요.녹색 조끼를 입은 원숭이가 예쁘게 핀 튤립을 가리키며 열심히 설명을 하고 있습니다. 푸른 띠를 두른 원숭이는 악수로 튤립 거래를 진행하네요. 오른쪽 뒤 원숭이는 돈 주머니와 튤립을 들고 싱글벙글 웃고 있습니다. 튤립으로 ‘익절’을 꿈꾸고 있는 걸까요?그 앞 노란 원숭이의 어깨에는 하얀 올빼미가 앉아 있습니다. 이 그림 속에서 올빼미는 ‘어두운 눈’을 상징한다고 합니다. 올빼미는 야행성이기 때문에 낮에는 사물을 잘 식별할 수 없다고 하네요. 오로지 돈을 향해 질주하는 투기꾼의 마음을 풍자한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그림 왼쪽을 볼까요. 긴 칼을 찬 원숭이가 튤립 뿌리들의 가격을 정리하고 있고 그 위로는 성대한 파티가 열리고 있습니다. 성공한 튤립 투자자들의 만찬인가 봅니다. SNL 방송을 기념해 일론 머스크가 열었다는 도지코인 파티가 떠오르네요.오른쪽으로 가면 좀 더 다이나믹한 상황이 펼쳐집니다. 버블이 터진 뒤의 모습입니다. 붉은 단상은 아마 법정인 듯합니다. 빚더미에 앉게 된 실패한 투기꾼 원숭이가 법정으로 끌려가고 있네요. 이 원숭이의 뒤로는 가치가 없어진 튤립을 들고 눈물을 훔치는 원숭이의 모습도 보입니다.그리고 가장 아래쪽 구석을 보면 투기꾼 원숭이가 튤립을 바닥에 두고 소변을 보고 있습니다. 투자 실패에 화가 많이 난 모습입니다. 저 멀리 뒤편에는 칼싸움을 벌이는 원숭이들의 모습도 보입니다. 전체 그림의 더 멀리로는 장례식이 치러지는 장면도 표현되어 있답니다.마냥 우습게만 볼 순 없는 신랄한 풍자입니다. 400년 전 유럽의 사람들도 일확천금의 꿈을 꾸며 성공한 자는 화려한 파티를 즐기고, 실패한 자는 극도의 분노에 휩싸이거나 극단적 고통을 겪게 됐다니 그리 멀지 않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재밌는 건 이 상황을 지켜 본 화가는 사람들을 ‘원숭이’에 빗대었다는 부분이네요. 세상엔 돈 말고도 중요한 게 많다는 불만의 표현 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네덜란드 황금기’를 이끈 화가, 브뤼겔이쯤 되면 ‘이런 그림을 그린 사람은 도대체 누굴까’ 궁금해집니다.이 그림을 그린 얀 브뤼겔은 ‘손자 브뤼겔’인데요, 아버지도 이름이 같은 얀 브뤼겔입니다. 그리고 얀 브뤼겔의 할아버지 피터 브뤼겔은 플랜더스를 대표하는 작품을 남겼고, 그 영향을 받은 브뤼겔 형제들도 수많은 흥미로운 작품을 그렸습니다. 말하자면 브뤼겔 가족이 남긴 회화가 16,17세기 플랜더스 예술을 대표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먼저 피터 브뤼겔의 그림을 볼까요. 온 동네 사람들이 모여 왁자지껄 떠드는 것 같은 활기와 인간적인 따스함이 느껴져 제가 정말 좋아하는 그림입니다. 우선 그림 속에 정말 많은 사람이 있는 것 보이시죠? 노련한 브뤼겔은 이 시끌벅적한 순간을 답답하지 않게 재밌는 구도로 활력을 불어 넣었습니다.바로 왼쪽 위에서 오른쪽 아래로 이어지는 길다란 테이블의 대각선, 그리고 수프를 실어 나르는 두 사람의 움직임이 이 대각선과 연결되면서 움직임이 일어나고 있는 모습을 확인해보세요. 두 사람이 실어 나르는 받침대에서 수프를 들어 옮기는 붉은 모자를 쓴 남자가 역동적인 움직임을 그림에 만들어 주고 있습니다.거기에 가장 왼쪽 남자가 음료를 붓는 모습, 악기를 연주하는 남자의 표정, 앉아 있다 고개를 살짝 든 남자의 모습까지. 그림은 정지 화면 이지만 움직이는 영상을 잠시 멈춘 것처럼 활기가 느껴집니다.근데 이 그림은 ‘결혼’이잖아요. 아마 결혼식이 끝나고 피로연 현장이겠죠? 그림 속에서 신부를 한 번 찾아보시겠어요?신부를 표현한 화가의 재치도 너무 재밌습니다. 농가에 잠시 걸어 놓은 듯한 초록색 천과 거꾸로 걸려 있는 모자. 그 아래에 앉은 사람이 신부이지요. ‘이 사람이 신부다’라고 과장해서 화려하게 표현한 것이 아니라, 자연스러운 가운데 눈에 띄게 하는 센스가 돋보입니다. 아버지 브뤼겔은 실제로 만나도 정말 재밌는 사람이었을 것 같습니다.이런 브뤼겔의 후손들은 아버지의 그림을 카피하고 복원하면서 더 세상에 알리는 역할을 했습니다. 물론 튤립 광풍처럼 재밌는 자신의 그림도 그렸구요. 아들 브뤼겔 작품 중에 이런 그림도 있습니다.정겨운 시골 풍경 속에서 사람들이 서로 뒤엉켜 육탄전을 벌이고 있습니다. 바닥에 널브러진 카드와 허공에 떠오른 술병이 보이네요. 맑은 공기 마시며 함께 카드 게임을 하다가 어느 한 명이 몹시 화가 난 모양입니다. 역시나 순간 포착이 돋보이는 역동적인 그림이죠?제가 브뤼겔을 좋아하는 건 이런 이유입니다. 학교에서 배우는 미술사에서는 늘 사조나 과거의 왕, 종교를 중심으로 한 그림만 중요하다고 이야기를 했었는데요. 사실 그 미술사는 전 세계 수많은 그림들의 지극히 일부분일 뿐이며, 과거에도 이렇게 사람 냄새 나는 재밌는 예술이 있었다는 걸 간과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과거의 신과 왕은 과거의 것일 뿐이고, 지금 제게 중요한 것은 그 때를 살았던 개개인들의 살 냄새나는 희노애락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100마디의 말보다 이미지 한 장이 더 많은 것을 이야기 해 준다는 걸 이런 그림을 통해서 느끼는데요. 아, 이 때 사람들은 이런 옷을 좋아했구나. 또 인간 관계에서 이런 일들도 겪었구나, 돈 때문에 울고 웃었구나. 이런 감흥을 느낄 수 있는 것이 바로 미술사의 매력이 아닐까요?이 브뤼겔의 영향을 받은 네덜란드 회화에서는 술 마시는 사람, 노래하는 사람 등 다양한 사람들의 생생한 모습부터 멋진 자연의 풍경까지 감상할 수 있습니다. 더 놀라운 건 이 그림들이 왕족이나 교회의 주문이 아니라 형성된 시장에서 중산층 컬렉터를 위해 거래가 됐다는 점입니다. 실질적인 자본주의 미술 시장이 또 가장 빨리 형성된 곳이 네덜란드 거든요. 그래서 이렇게 더 피부에 와닿고 재밌는 그림들이 탄생할 수 있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과거로의 생생한 시간 여행에 흥미를 느끼셨다면, 이번 주말 ‘네덜란드 황금기 회화’(Dutch Golden Age Painting)를 검색해보시는 건 어떨까요?김민 기자 kimmin@donga.com참고한 자료프란스 할스 미술관(https://www.franshalsmuseum.nl/en/art/satire-of-tulipomania/#:~:text=Satire%20of%20Tulipomania%20Satire%20of%20Tulipomania,-Jan%20Brueghel%20(II&text=In%20the%2017th%20century%20tulips%20became%20an%20extraordinary%20craze%20in%20the%20Netherlands.&text=This%20painting%20makes%20fun%20of,and%20monkeys%20do%20the%20administration.)구글 아트 앤 컬처(https://artsandculture.google.com/asset/satire-on-tulip-mania/mgGlRItx0kBwuA?hl=en)위키피디아(https://en.wikipedia.org/wiki/Pieter_Bruegel_the_Elder)네덜란드 튤립 축제 웹사이트(https://tulipfestivalamsterdam.com/painting-allegory-on-tulipmania-by-jan-brueghel-the-younger-1640/)}

유럽연합(EU) 보건당국인 유럽의약품청(EMA)이 28일(현지 시간) 기자회견을 열고 “유럽 내 12~15세에 화이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승인한다”고 밝혔다. EMA는 “12~15세 접종 방법은 16세 이상과 마찬가지로 3주 간격으로 2회에 걸쳐 접종하기로 했다. 성인과 마찬가지로 어린이의 안전하고 효과적인 백신 접종을 꾸준히 모니터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MA는 유럽 내 백신 접종을 위해 생산량을 늘리고, 기존의 승인 받은 백신도 저장 방법 등을 통해 더 광범위하게 사용할 수 있는 방법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또 백신 개발자들과 접촉해 3차 접종, 즉 ‘부스터샷’을 확보할 방법도 논의하고 있다. 다만 EMA는 “두 차례 접종 후에도 추가로 접종이 면역에 도움이 되는지에 대해서는 더 충분한 근거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앞서 27일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12세 이상 어린이들이 다음달 7일부터 일반의원이나 백신접종 센터에서 백신 접종을 받을 수 있다”고 밝혔다. 28일 영국 또한 얀센(미국 존스앤드존슨 계열사)의 코로나19 백신을 승인했다. 영국 의약품건강관리제품규제청(MHRA)은 보도자료를 통해 “18세 이상에 대한 얀센 백신 사용을 승인했다”고 밝혔다. 1회만 접종하는 얀센 백신은 EMA, 미국 식품의약국(FDA), 세계보건기구(WHO) 등도 긴급 사용을 승인한 바 있다. 영국은 지난해 12월 초부터 미국 화이자, 자국 제약사 아스트라제네카, 미국 모더나의 코로나19 백신을 차례로 승인해왔다.김민 기자 kimmin@donga.com}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다음달 16일 첫 정상회담을 가진다. 백악관은 25일(현지 시간) 보도자료를 내고 양 정상이 스위스 제네바에서 회담을 가질 계획이라고 밝혔다.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보도자료를 통해 “두 정상은 당면한 이슈들을 모든 범위에서 논의할 것”이라며 “이는 미-러 관계의 예측 가능성과 안정성을 회복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두 정상의 회담은 바이든 대통령이 취임 후 첫 해외 순방을 끝내는 시점에 열린다. 바이든 대통령은 다음달 12, 13일 영국에서 열리는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를 비롯해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리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유럽연합(EU) 회담 등에 참석한다. 유럽 방문을 마무리한뒤 제네바에서 푸틴 대통령을 만나는 것이다. 그간 미-러 관계는 푸틴 대통령의 이웃 국가에 대한 압박과 알렉세이 나발니 탄압으로 악화되어 왔다. 미국은 러시아를 비난하며 경제적인 제재를 가하거나 자국 내 외교 인사를 추방하기도 했다. 올 1월 바이든 행정부 출범 후 미국은 푸틴 대통령이 나발니 독살을 시도하고 구금했다는 것을 빌미로 두 차례 제재 조치를 취했다. 지난달 15일에는 외교 관계자 10명을 추방하고 32개 러시아 개인 및 단체와 6개 기업을 제재 대상으로 지정했다. 당시 백악관은 제재의 배경으로 러시아 정보기관이 미국 공공기관과 기업이 사용하는 공급망을 공격한 ‘솔라윈즈’ 사건과 대선 개입 의혹을 제기했다. 최근에는 미국 최대 송유관인 콜로니얼 파이프라인의 해킹 공격 배후로 러시아를 지목하기도 했다. 뉴욕타임스(NYT)는 다음달 제네바에서 두 정상이 신 전략무기감축협정인 ‘뉴 스타트’ 연장, 사이버 공격, 나발니 등을 주요 의제로 놓고 회담을 진행할 것으로 25일 보도했다. 미국과 러시아 정상은 1985년에도 제네바에서 회담을 연 바 있다. 당시 로널드 레이건 미국 대통령과 미하일 고르바초프 옛 소련 대통령의 회담은 냉전 종식의 전환점이 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김민기자 kimmin@donga.com}
23일 발생한 이탈리아의 케이블카 추락 사고로 14명이 숨진 가운데 아버지가 추락 당시 팔로 감싸 안은 덕분에 5살 아이가 살아남았다. 24일 이스라엘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이 사고의 유일한 생존자는 이스라엘 출신인 아이탄 비란(5)이다. 아이탄을 치료하고 있는 이탈리아 투린의 레지나 마르게리타 병원 대변인은 “아버지가 품에 안고 보호했기 때문에 엄청난 충격에도 아이가 살아남은 것으로 보인다”고 이탈리아 언론에 전했다. 아이탄은 뼈가 여러 군데 부러져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아이탄은 이번 사고로 아버지 아미트(30)와 어머니, 두 돌이 갓 지난 남동생, 할아버지 할머니 등 가족 5명을 잃었다. 이스라엘 출신인 아이탄의 가족은 이탈리아 파비아에 거주 중이었다. 아버지 아미트는 대학에서 약학을 공부하고 밤에는 경비원으로 생계를 꾸렸다. 이스라엘에 살던 조부모가 방문하면서 가족이 함께 알프스로 여행을 갔다가 사고를 당했다. 사고가 난 케이블카는 모타로네산 정상 1491m를 오르며 마조레 호수를 비롯해 스위스와 인접한 여러 호수를 볼 수 있는 코스로 유명하다. 당시 15명이 타고 있던 케이블카는 목적지를 100m 남겨두고 케이블이 끊어지며 약 20m 아래 산으로 추락해 비탈을 구르며 나무들과 부딪혔다. 상당수 탑승자들은 케이블카 밖으로 튕겨져 나갔다. 이 케이블카는 2014~2016년 대대적 유지·보수 작업을 진행했다. 이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1년 이상 운행을 중단했다가 지난달 24일 운영을 재개했다.김민 기자 kimmin@donga.com}

26년 전 영국 공영방송 BBC의 다이애나 왕세자빈(1961∼1997) 단독 인터뷰 과정에서 일어난 마틴 바시르 당시 BBC 기자(58·사진)의 사기 행위 여파가 BBC 수신료 협상으로 번지고 있다. 22일 영국 더타임스는 정부가 가구당 연 159파운드(약 25만5000원)인 BBC 수신료를 5년 동안 동결하거나 삭감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익명의 고위 정부 관계자는 “BBC가 세계적 공영방송사로서의 명성을 망가뜨렸다”며 “이것이 수신료 협상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했다. 현재 BBC의 수신료 수입은 연 32억 파운드(약 5조1000억 원)이며 5년마다 협상으로 결정된다. 정부 관계자는 이번 사기 인터뷰 사건을 계기로 다수의 보수당 하원의원이 BBC 수신료 삭감을 요구하고 있다고 전했다. 영국 정부는 이 같은 재정적 압박 외에도 BBC 이사회 교체 등의 압력을 가할 것으로 보인다. 1995년 인터뷰 방영 당시 뉴스담당 대표였던 토니 홀 전 BBC 사장도 내셔널갤러리 이사장직에서 물러났다. 윌리엄 왕세손을 포함한 후원자 5명이 향후 미술관에 대한 지원을 끊겠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이들은 홀 전 사장이 1996년 자체 조사에서 바시르가 ‘정직한 사람’ 이라며 무혐의 결론을 내린 것을 비판했다. 당시 4년 차 기자였던 바시르는 인터뷰를 성사시키기 위해 다이애나빈의 남동생 얼 스펜서 백작에게 “왕실 직원들이 돈을 받고 다이애나빈의 개인정보를 흘렸다”며 위조한 은행 명세서를 보여주며 “이런 위협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라도 인터뷰를 해야 한다”고 압박했다. 1996년에 이어 지난해 11월 스펜서 백작은 “바시르의 속임수로 인터뷰가 이뤄졌다”고 주장해 외부 인사를 통한 독립 조사가 실시됐다. 바시르는 22일 더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다이애나를 잃은 가족의 슬픔엔 깊은 애도를 표한다”면서도 “그녀 삶의 모든 복잡한 문제가 내 책임이라고는 느껴지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김민 기자 kimmin@donga.com}

26년 전 영국 공영방송 BBC의 다이애나 왕세자빈(1961~1997) 단독 인터뷰 과정에서 일어난 마틴 바시르 당시 BBC 기자(58)의 사기 행위 여파가 BBC 수신료 협상으로 번지고 있다. 22일 영국 더타임스는 정부가 가구당 연 159 파운드(약 25만5000원)인 BBC 수신료를 5년 동안 동결하거나 삭감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익명의 고위 정부 관계자는 “BBC가 세계적 공영 방송사로서의 명성을 망가뜨렸다”며 “이것이 수신료 협상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했다. 현재 BBC의 수신료 수입은 연 32억 파운드(약 5조1000억 원)이며 5년 마다 협상으로 결정된다. 정부 관계자는 이번 사기 인터뷰 사건을 계기로 다수의 보수당 하원의원들이 BBC 수신료 삭감을 요구하고 있다고 전했다. 영국 정부는 이 같은 재정적 압박 외에도 BBC 이사회 교체 등의 압력을 가할 것으로 보인다. 1995년 인터뷰 방영 당시 뉴스담당 대표였던 토니 홀 전 BBC 사장도 내셔널갤러리 이사장직에서 물러났다. 윌리엄 왕세손을 포함한 후원자 5명이 향후 미술관에 대한 지원을 끊겠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이들은 홀 전 사장이 1996년 자체 조사에서 바시르가 ‘정직한 사람’ 이라며 무혐의 결론을 내린 것을 비판했다. 당시 4년 차 기자였던 바시르는 인터뷰를 성사시키기 위해 다이애나빈의 남동생 얼 스펜서 백작에게 “왕실 직원들이 돈을 받고 다이애나빈의 개인정보를 흘렸다”며 위조한 은행 명세서를 보여주며 “이런 위협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라도 인터뷰를 해아 한다”고 압박했다. 1996년에 이어 지난해 11월 스펜서 백작은 “바시르의 속임수로 인터뷰가 이뤄졌다”고 주장해 외부 인사를 통한 독립 조사가 실시됐다. 바시르는 22일 더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다이애나를 잃은 가족의 슬픔엔 깊은 애도를 표한다”면서도 “그녀의 삶의 모든 복잡한 문제가 내 책임이라고는 느껴지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인터뷰의 모든 것은 그녀가 원하는 대로 진행됐다”며 “영국 왕실과 미디어의 불편한 관계의 책임을 모두 나에게 돌리는 것은 불합리하다”고 주장했다.김민기자 kimmin@donga.com}

북아프리카에 있는 스페인령 ‘세우타’에 이틀간 약 8000명의 모로코 불법 이민자가 몰렸다고 19일 영국 일간 가디언이 보도했다. 세우타로 가기 위해 튜브나 소형 보트를 타고 바다로 나서는 이민자 행렬엔 2개월 된 갓난아기도 있었다. 스페인치안수비대는 18일 사진을 공개하며 “엄마의 등에 업혀 바다를 건너려던 남자아이를 구했다”고 밝혔다. 항구도시 세우타는 지브롤터 해협을 사이에 두고 스페인과 마주보고 있다. 19일 스페인이 국경 경비를 강화하면서 이민 행렬은 멈췄다. 그러나 이미 17일 하루에만 6000명가량이 국경을 넘었다. 8000명의 이민자 중 약 2000명은 미성년자다. 대규모 이민자 유입에 놀란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는 18일 프랑스 방문 일정을 취소하고 세우타로 향했다. 그는 “갑작스러운 이민자 유입은 스페인과 유럽에 심각한 위기”라고 했다. 아란차 곤살레스 라야 외교장관은 스페인 주재 모로코대사를 초치해 “국경 통제는 공동의 책임”이라며 단속을 강조했다. 외신들은 모로코가 일부러 국경을 통제하지 않았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스페인이 모로코 반정부 세력 ‘폴리사리오해방전선’ 지도자인 브라힘 갈리의 치료 목적의 입국을 허용한 데 불만을 품었다는 것이다. 폴리사리오해방전선은 모로코 서부 사하라 원주민으로 구성된 단체다. 스페인 영토이던 서부 사하라 지역은 1975년 모로코에 합병됐다. 이때부터 원주민과 모로코인들 간의 갈등이 지속되고 있다. 김민 기자 kimmin@donga.com}

북아프리카에 위치한 스페인령 ‘세우타’에 이틀간 모로코 불법 이민자 약 8000명이 몰려들었다고 19일 영국 가디언이 보도했다. 모로코에서 튜브나 소형 보트로 바다를 건너는 위험한 행렬에는 2개월 된 갓난아기도 있었다. 스페인국민경호대는 18일 오후 사진을 공개하며 “엄마의 등에 업혀 바다를 건너려던 남자 아이를 구했다”고 밝혔다. 19일 스페인이 국경 경호를 강화하면서 위험한 이민 행렬은 멈췄다. 그러나 이미 17일 하루에만 6000명이 국경을 넘었으며 이는 지금까지 하룻동안 스페인으로 건너온 이민자 중 가장 많은 숫자라고 파이낸셜타임스는 보도했다. 전체 약 8000명의 이민자 중 2000명은 미성년자로 이들은 정부 감독 아래 스페인 영토에 머물게 된다. 대규모 이민자 유입에 놀란 페드로 산체스 총리는 18일 프랑스 파리 방문 일정을 취소하고 세우타로 향해 “갑작스러운 이민자 유입은 스페인과 유럽에 심각한 위기”라고 말했다. 아란차 곤잘레스 라야 외교부 장관은 스페인 주재 모로코 대사를 초치해 “국경 통제는 공동 책임”이라고 단속을 강조했다. 외신들은 모로코가 고의로 국경을 통제하지 않았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스페인이 모로코 반군 세력 ‘폴리사리오해방전선’ 지도자인 브라힘 갈리의 입국을 허용한 데 불만을 품었다는 것이다. 폴리사리오해방전선은 모로코 서부 사하라 원주민인 사라위인으로 구성된 단체다. 서부 사하라 지역은 스페인 영토에 있다가 1975년 모로코에 합병됐다. 이 때부터 원주민 사라위인과 모로코인들간의 갈등이 지속되고 있다.김민 기자 kimmin@donga.com}

앤드루 쿠오모 미국 뉴욕 주지사(64·사진)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 대응에 관한 회고록 계약금으로 512만 달러(약 58억 원)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10월 책을 낸 쿠오모 주지사는 올 2월 뉴욕 요양 시설 내 코로나19 사망자 수를 축소 은폐한 의혹이 제기돼 수사를 받고 있다. 해당 요양 시설에서 가족을 잃은 유족은 쿠오모의 회고록 계약금을 두고 ‘피 묻은 돈(blood money)’을 챙겼다고 비판했다. 17일 뉴욕타임스(NYT) 등은 쿠오모 주지사가 공개한 세금 신고서를 인용해 이 같은 소식을 전했다. 그의 저서 ‘미국의 위기: 코로나19 팬데믹에서 배운 리더십 교훈’의 출판사 크라운은 쿠오모 주지사에게 312만 달러를 지급했고 앞으로 200만 달러를 더 건넬 예정이다. 쿠오모 주지사는 팬데믹 초기 선제적 대처와 솔직한 화법으로 큰 인기를 누렸다. 이 무렵 그의 회고록 판권을 두고 출판사 간 경매가 이뤄져 계약금이 치솟았다고 NYT는 익명의 업계 관계자를 인용해 보도했다. 쿠오모의 계약금은 넬슨 록펠러, 허버트 리먼 등 과거 뉴욕 주지사의 저술 수익보다 많고 다른 정치인과 비교해도 많이 높은 수준이다. 출판사의 과감한 투자는 실패로 돌아갔다. 출간 직후 잠깐 베스트셀러에 올랐지만 압도적 판매량은 아니었다. 여기에 쿠오모 주지사의 요양 시설 내 사망자 수 은폐와 전직 보좌관 성추행 의혹까지 잇따라 제기되면서 회고록 매출은 급감했다. 3월 NYT를 통해 쿠오모의 보좌관들이 저서 출간 작업에 동원됐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연방 당국이 관련 의혹을 수사하면서 증쇄 및 보급판 출간 계획은 취소됐다. 책의 총 판매량은 4만8000부 정도다. 쿠오모가 사망자 수를 은폐한 요양 시설에서 가족을 잃은 트레이시 알비노 씨는 뉴욕포스트에 “쿠오모가 책으로 번 것은 피 묻은 돈”이라고 했다. 또 다른 유족 대니얼 메시나 씨는 “쿠오모가 사랑하는 가족의 죽음으로 돈벌이를 했다”고 말했다.김민 기자 kimmin@donga.com}

앤드루 쿠오모 미국 뉴욕 주지사(64)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방역 대처에 관한 회고록 계약금으로 512만 달러(약 58억 원)를 받은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해 10월 책을 낸 쿠오모 주지사는 올 2월 뉴욕 요양시설 내 사망자 수를 은폐한 사실이 드러나 수사를 받고 있다. 해당 요양시설에서 가족을 잃은 유족은 쿠오모가 ‘피 묻은 돈(blood money)’을 챙겼다고 비판했다. 17일 미국 뉴욕타임스(NYT) 등은 쿠오모 주지사가 공개한 세금 신고서를 인용해 이 같은 소식을 전했다. 그의 저서 ‘미국의 위기: 코로나19 팬데믹에서 배운 리더십 교훈’의 출판사 크라운은 쿠오모 주지사에게 312만 달러를 지급했으며 향후 200만 달러를 추가로 지급할 예정이다. 쿠오모 주지사는 팬데믹 초기 선제적 대처와 솔직한 화법으로 큰 인기를 누렸다. 이 무렵 그의 회고록 판권을 두고 출판사 간 경매가 이뤄져 가격이 치솟았다고 NYT는 익명의 업계 관계자를 인용해 보도했다. 쿠오모의 계약금은 넬슨 록펠러, 허버트 리먼 등 과거 뉴욕 주지사의 저술 수익보다 많으며 정치인들과 비교해도 월등히 높은 수준이다. 출판사의 과감한 투자는 실패로 돌아갔다. 출간 직후 잠깐 베스트셀러에 올랐지만 압도적 판매량은 아니었다. 여기에 요양시설 내 사망자 수 은폐 의혹과 전직 보좌관들의 성추행 스캔들이 제기되며 회고록 매출은 급감했다. 3월 NYT를 통해 쿠오모의 보좌관들이 저서 출간 작업에 동원됐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연방 당국이 관련 의혹을 수사하면서 증쇄 및 보급판 출간 계획은 취소됐다. 이 책의 총 판매량은 약 4만8000부 정도다. 쿠오모가 사망자 수를 은폐한 요양 시설에서 가족을 잃은 트레이시 알비노 씨는 뉴욕포스트에 “책을 쓰는 데 이용된 자원은 방역에 사용됐어야만 했다”고 비판했다. 또 다른 유족 다니엘 메시나 씨는 “쿠오모가 사랑하는 가족의 죽음으로 돈벌이를 했다”고 말했다.김민 기자 kimmin@donga.com}

이혼 소송이 진행 중인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 빌 게이츠(66·사진)가 사내 직원과 수년간 성관계를 가졌다는 폭로가 나와 MS 이사회에서 물러났다는 증언이 나왔다. 16일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익명의 관계자들을 인용해 2019년 말 이 같은 폭로가 나왔으며 MS 이사회가 법률회사를 고용해 진상 조사에 나서자 빌이 이사직을 내려놨다고 보도했다. 빌 게이츠의 아내 멀린다 프렌치 게이츠(57)는 2019년 변호사를 고용해 이혼을 준비한 것으로 알려졌다. 빌은 지난해 3월 “자선사업에 힘쓰겠다”며 이사회에서 물러난 바 있다. 당시는 빌의 혼외 관계에 대한 조사가 진행 중이었으며 일부 이사는 그의 퇴진에 동의했다. 조사 결과가 나오기 전에 빌은 스스로 이사 자리에서 물러났다. WSJ 보도에 따르면 빌과의 부적절한 관계를 폭로한 여성 엔지니어는 둘 사이의 관계를 상세히 적은 편지를 이사회에 보내며 자신의 직책을 변경해 달라고 요구했다. 이 여성은 자신의 편지를 멀린다에게도 전해 달라고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멀린다가 편지를 읽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빌의 대변인은 보도에 대해 “20년 전 내연 관계가 있었지만 우호적으로 끝났다”며 “빌이 이사회에서 물러난 것은 이 일과 관련이 없다”고 해명했다. 빌이 MS나 자선단체 ‘빌앤드멀린다게이츠 재단’의 직원들에게 접근했다는 증언도 나왔다. 뉴욕타임스(NYT)는 빌이 2006년 보고서를 발표한 여성 직원에게 e메일을 보내 저녁을 먹자고 요청했다고 16일 보도했다. 1, 2년 뒤에는 뉴욕으로 함께 출장을 간 또 다른 재단 직원에게 “너랑 만나고 싶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언론에 보도된 빌의 부적절한 행동들이 이혼 결정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추측이 나오는 가운데 빌의 대변인은 “부부의 이혼 사유에 관한 수많은 허위 사실들이 보도돼 유감”이라고 말했다.김민 기자 kimmin@donga.com}

이혼 소송이 진행 중인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 빌 게이츠(66)가 사내 직원과 수 년 간 성관계를 가졌다는 폭로가 나와 MS 이사회에서 물러났다는 증언이 나왔다. 16일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익명의 관계자들을 인용해 2019년 말 이 같은 폭로가 나왔으며, MS 이사회가 법률회사를 고용해 진상 조사에 나서자 빌이 이사직을 내려놨다고 보도했다. 빌 게이츠의 아내 멀린다 프렌치 게이츠(57)는 2019년 변호사를 고용해 이혼을 준비한 것으로 알려졌다. 빌은 지난해 3월 “자선사업에 힘쓰겠다”며 이사회에서 물러난 바 있다. 당시는 빌의 혼외 관계에 대한 조사가 진행 중이었으며 일부 이사는 그의 퇴진에 동의했다. 조사 결과가 나오기 전에 빌은 스스로 이사 자리에서 물러났다. WSJ 보도에 따르면 빌과의 부적절한 관계를 폭로한 여성 엔지니어는 둘 사이의 관계를 상세히 적은 편지를 이사회에 보내며 자신의 직책을 변경해달라고 요구했다. 이 여성은 자신의 편지를 멀린다에게도 전해달라고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멀린다가 편지를 읽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빌의 대변인은 보도에 대해 “20년 전 내연 관계가 있었지만 우호적으로 끝났다”며 “빌이 이사회에서 물러난 것은 이 일과 관련이 없다”고 해명했다. 빌이 MS나 자선단체 ‘빌 앤드 멀린다 게이츠 재단’의 직원들에게 접근했다는 증언도 나왔다. 뉴욕타임스(NYT)는 빌이 2006년 보고서를 발표한 여성 직원에게 e메일을 보내 저녁을 먹자고 요청했다고 16일 보도했다. 1~2년 뒤에는 뉴욕으로 함께 출장 간 또 다른 재단 직원에게 “너랑 만나고 싶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언론에 보도된 빌의 부적절한 행동들이 이혼 결정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추측이 나오는 가운데 빌의 대변인은 “부부의 이혼 사유에 관한 수많은 허위 사실들이 보도돼 유감”이라고 말했다.김민 기자 kimmin@donga.com}
미국 최대 공립대학인 캘리포니아대(UC)가 내년 가을 입시부터 ‘미국 수능’이라 불리는 SAT(대학수학능력시험)와 ACT(대학입학자격시험) 점수를 보지 않는다. UC는 14일 보도자료를 내고 UC버클리, UCLA 등 10개 캠퍼스의 입학 과정과 장학금 수여 선정 과정에 SAT, ACT 점수를 받지 않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입학시험에서 상대적으로 좋은 SAT·ACT 점수를 받아 온 아시아계 학생에게는 불리하게 작용할 수도 있다. 뉴욕타임스(NYT) 보도에 따르면 이 같은 결정은 2019년 학생들의 집단 소송 결과에 따른 것이다. 소송 주체는 로스앤젤레스(LA)의 히스패닉, 흑인 거주 지역인 콤프턴 학군 연합과 학생 단체다. 이들은 SAT·ACT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응시료와 사교육 등의 비용을 감당할 수 있는 학생이 높은 점수를 받아 소외 계층에 불리하다고 주장했다. SAT를 주관하는 칼리지보드에 따르면 2020년 SAT 수학 과목에서 고득점(700점 이상) 비율은 백인(45%), 아시아계(43%), 히스패닉(6%), 흑인(1%) 순이다. 지난해 4월 UC는 2025년까지 SAT·ACT를 단계적으로 폐지하겠다고 밝히면서 2021, 2022년 입시에서는 SAT 점수 제출을 원하는 학생에게는 받겠다고 했다. 하지만 지난해 9월 캘리포니아주 상급법원에서 이마저도 받지 말라는 판결이 내려지자 당장 내년부터 SAT 점수를 받지 않게 된 것이다. 당시 법원은 “SAT 점수를 ‘옵션’으로 제출하는 것도 시험을 응시할 수 없는 학생에게 차별이 될 수 있다”고 판시했다. NYT는 UC가 향후 SAT를 대체할 자체 시험을 도입할 가능성도 있다고 전했다.김민 기자 kimmin@donga.com}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모바일 송금 앱 비공개 계정이 취재진에 의해 10분 만에 발견됐다. 소셜미디어 기능이 결합된 이 앱은 사용자의 계정을 알면 친구 목록을 모두 확인할 수 있다. 바이든 대통령의 계정을 발견한 취재진은 질 바이든 대통령 부인은 물론이고 그의 자녀, 손주와 백악관 고위직의 친구 목록까지 확인해 ‘관계도’를 그릴 수 있었다며 자칫하면 안보 문제로까지 연결될 수 있었다고 지적했다. 15일 비즈니스인사이더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의 비공개 계정이 노출된 서비스는 ‘벤모’다. 페이팔이 만든 모바일 송금·결제 앱인 벤모는 한국의 카카오페이, 토스와 유사한 서비스를 제공한다. 벤모에는 메시지를 주고받는 기능도 있다. 계정이 완전히 공개된 페이스북, 트위터와 달리 서로 연락처를 알거나 송금을 주고받는 사이에서만 서로의 계정을 알 수 있다. 보도에 따르면 취재진은 벤모 내 검색 기능과 친구 목록을 활용해 바이든 대통령의 계정을 찾아냈다. 바이든 대통령이 손자 손녀들에게 ‘벤모’를 이용해 용돈을 보내주었다는 뉴욕타임스(NYT) 기사 내용을 보고 계정을 검색했다. 이 기사는 백악관 내부 관계자를 인용해 바이든 대통령의 업무 스타일을 상세하게 보도했는데 손자 손녀와 가깝게 지내는 바이든 대통령이 틱톡이나 벤모 같은 앱을 사용한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었다. 취재진이 확인한 결과 바이든 대통령의 송금 내용은 비공개로 되어 있었지만 대통령 계정과 연결된 측근들의 계정은 누구나 볼 수 있었다. 바이든 대통령의 자녀는 물론이고 손녀와 백악관 고위직 친구 목록까지 확인할 수 있었다고 매체는 전했다. 그러면서 “국가 안보상 문제가 될 수 있어 자세한 내용은 공개하지 않겠다”고 덧붙였다. 해당 매체가 취재 사실을 백악관에 알린 뒤 관련 계정은 삭제됐다. 이와 관련한 백악관 반응은 나오지 않았다. 친구 목록은 물론이고 설정에 따라 송금 내용까지 공개되는 ‘벤모’는 종종 유명인의 계정이 노출돼 논란이 일기도 했다. 지난달에는 공화당 맷 게이츠 의원(플로리다)이 성매매 업자를 통해 17세 미성년자를 포함한 수십 명의 여성에게 ‘생활비’나 ‘학자금’ 명목으로 150여 차례 벤모를 이용한 송금을 한 사실이 밝혀졌다.김민 기자 kimmin@donga.com}

미국 최대 공립대학인 캘리포니아대(UC)가 내년 가을 입시부터 ‘미국 수능’이라 불리는 SAT(대학수학능력시험)와 ACT(대학입학자격시험) 점수를 보지 않는다. UC는 14일 보도자료를 내고 UC버클리, UCLA 등 10개 캠퍼스의 입학 과정과 장학금 수여 선정 과정에 SAT, ACT 점수를 받지 않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입학시험에서 상대적으로 좋은 SAT·ACT 점수를 받아 온 아시아계 학생에게는 불리하게 작용할 수도 있다. 뉴욕타임스(NYT) 보도에 따르면 이 같은 결정은 2019년 학생들의 집단 소송 결과에 따른 것이다. 소송 주체는 로스앤젤레스(LA)의 히스패닉, 흑인 거주 지역인 콤프턴 학군 연합과 학생 단체다. 이들은 SAT·ACT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응시료와 사교육 등의 비용을 감당할 수 있는 학생이 높은 점수를 받아 소외 계층에게 불리하다고 주장했다. SAT를 주관하는 컬리지 보드에 따르면 2020년 SAT 시험 수학 과목에서 고득점(700점 이상) 비율은 백인(45%), 아시아계(43%), 히스패닉(6%), 흑인(1%) 순이다. 지난해 4월 UC는 2025년까지 SAT·ACT를 단계적으로 폐지하겠다고 밝히면서 2021, 2022년 입시에서는 SAT 점수 제출을 원하는 학생에게는 받겠다고 했다. 하지만 지난해 9월 캘리포니아주 상급법원에서 이마저도 받지 말라는 판결이 내려지자 당장 내년부터 SAT 점수를 받지 않게 된 것이다. 당시 법원은 “SAT 점수를 ‘옵션’으로 제출하는 것도 시험을 응시할 수 없는 학생에게 차별이 될 수 있다”고 판시했다. NYT는 UC가 향후 SAT를 대체할 자체 시험을 도입할 가능성도 있다고 전했다.김민 기자 kimmin@donga.com}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모바일 송금 앱 비공개 계정이 취재진에 의해 10분 만에 발견됐다. 소셜 미디어 기능이 결합된 이 앱에서 사용자의 계정을 알면 친구 목록을 모두 확인할 수 있다. 바이든 대통령의 계정을 발견한 취재진은 질 바이든 대통령 부인은 물론 그의 자녀, 손녀와 백악관 고위직의 친구 목록까지 확인해 ‘관계도’를 그릴 수 있었다며 자칫하면 안보 문제로까지 연결될 수 있었다고 지적했다. 15일 비즈니스인사이더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의 비공개 계정이 노출된 서비스는 ‘벤모’다. 페이팔이 만든 모바일 송금·결제앱인 벤모는 한국의 카카오페이, 토스와 유사한 서비스를 제공한다. 벤모에는 메시지를 주고받는 기능도 있다. 계정이 완전히 공개된 페이스북, 트위터와 달리 서로 연락처를 알거나 송금을 주고받는 사이에서만 서로의 계정을 알 수 있다. 보도에 따르면 취재진은 벤모 내 검색 기능과 친구 목록을 활용해 바이든 대통령의 계정을 찾아냈다. 바이든 대통령이 손자 손녀들에게 ‘벤모’를 이용해 용돈을 보내주었다는 뉴욕타임스(NYT) 기사 내용을 보고 계정을 검색했다. 이 기사는 백악관 내부 관계자를 인용해 바이든 대통령의 업무 스타일을 상세하게 보도했는데 손자·손녀와 가깝게 지내는 바이든 대통령이 틱톡이나 벤모 같은 앱을 사용한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었다. 취재진이 확인한 결과 바이든 대통령의 송금 내역은 비공개로 되어 있었지만 대통령 계정과 연결된 측근들의 계정은 누구나 볼 수 있었다. 바이든 대통령의 자녀는 물론 손녀와 백악관 고위직 친구 목록까지 확인할 수 있었다고 매체는 전했다. 그러면서 “국가 안보 상 문제가 될 수 있어 자세한 내용은 공개하지 않겠다”고 덧붙였다. 해당 매체가 취재 사실을 백악관에 알린 뒤 관련 계정은 삭제됐다. 이와 관련한 백악관 반응은 나오지 않았다. 친구 목록은 물론이고 설정에 따라 송금 내역까지 공개되는 ‘벤모’는 종종 유명인의 계정이 노출돼 논란이 일기도 했다. 지난달에는 공화당 맷 개츠 의원(플로리다)이 성매매 업자를 통해 17세 미성년자를 포함한 수십 명의 여성에게 ‘생활비’나 ‘학자금’ 명목으로 150여 차례 벤모를 통해 송금한 사실이 밝혀졌다.김민기자 kimmin@donga.com}

‘한국에서의 학살’이 70년 만에 한국에서 전시되고, ‘이건희 컬렉션’의 국가 기증이 화제가 되면서 인기 작가였던 피카소의 이름이 다시 떠오르고 있습니다. ‘이건희 컬렉션’에는 피카소의 도자기 작품과 ‘도라 마르의 초상’이 포함되어 있다고 하는데요. ‘도라 마르’는 바로 위 사진 오른쪽에 앉아 있는 여성의 이름입니다.먼저 사진을 볼까요. 역시 20세기 유명 예술가인 만 레이가 찍어준 이 사진 속에서 피카소는 정면을 응시하고 있습니다. 두툼한 손가락 사이엔 담배가 끼워져 있네요. 렌즈를 잡아 먹을 듯 뚫어져라 쳐다보는 모습은 열정 넘치는 마초의 성격을 그대로 보여 줍니다.그런데 오른쪽 여인은 심드렁한 듯 턱을 괴고 먼 곳을 바라보고 있네요. 1937년 당시 도라 마르는 피카소의 연인이었습니다. 순간 포착된 그녀의 모습은 연인의 옆이지만 어딘가 불안하고 동요하는 것 같은 분위기네요. 1년 전 한 전시로 그녀의 삶의 조각을 알게 된 저는 그 이유를 짐작해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 이야기를 오늘 해보려고 합니다.■ 피카소의 그늘에 가려진 여자촉망받는 사진가였던 도라 마르는 28살이던 1935년에 영화 촬영장에서 프로모션을 위한 스틸컷을 찍다가 피카소를 만납니다. 이 때 피카소는 마리-테레즈 월터와도 연인 관계였죠. 그럼에도 당돌한 도라 마르의 태도에 반한 피카소는 그녀와도 애정 관계를 이어갑니다. 이 관계는 8년 간 지속되었습니다.그 과정에서 피카소의 가장 유명한 그림 중 하나인 ‘우는 여자’가 탄생합니다. 이밖에 피카소는 도라 마르를 만나는 동안 그녀의 초상을 60여점 그렸다고 해요. 마르는 피카소의 초상에 대해 묻는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고 합니다.“나에 대한 모든 초상은 거짓이다. 그것은 피카소가 만들어낸 피카소의 모습이지, 단 한 점도 내 모습이 아니다.”그림 속에서 마르는 고통받고 불안한 모습으로 자주 등장합니다. 마치 만 레이가 찍은 사진 속 모습을 극대화한 것처럼 말이죠. 당시 스페인 내전에 대해 많은 생각을 했던 피카소는, 전쟁 속 고통 받는 사람들의 모습을 도라의 얼굴로 승화시키곤 했다고 합니다. 다만 이에 대해 도라는 그다지 달가워하지 않아 했던 것 같습니다. 왜 그럴까요?그녀의 작품을 다룬 영국의 현대 미술관 테이트모던 회고전을 작년 초에 보고 저는 피카소의 연인이자 모델인줄만 알았던 도라를 완전히 다시 보게 되었습니다. 전시장에서 만난 그녀는 대담한 실험을 할 줄 알았던 사진가이자, 사회에 관한 관심을 잃지 않았던 넓은 시야를 갖고 있었으며, 피카소와 헤어진 뒤에는 조용히 자신의 길을 찾아갔던 주체적인 여자였습니다. 이 모든 것이 피카소라는 거대한 그늘에 가려져 있을 뿐이었습니다.■ 피카소에게 사회와 정치를 알려 준 여자위 사진은 도라 마르의 1934년 작품입니다. 소라 껍데기에서 뻗어 나오는 매니큐어가 칠해진 손이 감각적이죠. 구름과 빛이 휘몰아치는 배경과 모래 바닥까지. 미스터리한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사진입니다.이렇게 소라껍데기와 손처럼 서로 전혀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대상을 조합해서 낯선 효과를 만들어내는 것은 전형적인 초현실주의 예술의 방법입니다. 지금은 합성 기술을 이용해 누구나 이것 저것 조합해 볼 수 있지만, 당시만해도 기술적인 부분에서나 개념적인 측면에서도 새로운 시도였습니다. 우선 카메라를 사용하게 된 것도 100년이 채 되지 않았던 시대였습니다.게다가 프로이트의 ‘꿈의 분석’이 발간된 것을 비롯해 ‘무의식’의 발견이 유럽 지식인들의 사회에 큰 충격을 주었던 시기이기도 합니다. 인간의 사고 속에 스스로 인식하지 못하는 부분이 있다는 것, 우리가 늘 이성과 논리에 의해 행동하는 것이 아니라 충동과 본능에 좌우된다는 발견은 큰 사건이었죠. 이 때 받은 충격과 영감을 예술로 승화한 것이 초현실주의 예술이고, 앙드레 브르통이나 살바도르 달리 같은 예술가가 대표적이죠.도라 역시 파리에서 이들 예술가와 어울리며 전시에도 참여하는 동등한 일원이었습니다. 만 레이와 비교해도 손색이 없는 그녀의 사진 작품을 보면 그럴 수 있다고 짐작해볼 수 있지요.도라는 상업 사진으로 전향해 스튜디오를 차리고 돈을 벌었습니다. 앙리 카르티에 브레송과도 함께 공부하며 알게 돼 평생 친구로 지냈지요. 상업 사진에서도 과감한 구도나 기술적인 시도를 통해 능력을 인정 받았습니다. 피카소의 ‘게르니카’가 완성되는 과정을 사진으로 기록한 것도 바로 도라입니다. 프랑스 파리 피카소미술관의 큐레이터 에밀 부바르는 2018년 아트넷 인터뷰에서 “도라의 초현실주의적 사진 작품이 피카소의 ‘게르니카’에 영향을 주었다”는 가능성도 제기했습니다.전시장엔 이런 감각적인 사진만 있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초현실주의 사진 이전에는 길거리를 다니며 사회 문제를 기록하는 성격의 사진도 남겼습니다. 1933년 스페인 카탈루냐 지방과 런던을 여행한 도라는 그곳의 줄 지어 선 실업자나 빈민가의 아이들을 기록으로 남깁니다.도라는 피카소와 만나기 전부터 파리 지성들과 교류하고, 사회적 이슈에도 활발히 참여했습니다. 특히 이 때 유럽은 글로벌 대공황으로 고통받고 있었고, 이로 인해 파시즘의 망령이 고개를 쳐들고 있었는데요. 1934년에는 파시즘에 반대하는 성명 ‘Appel a la lutte’에 이름을 올렸고, 1935년에는 철학자 조르주 바타유가 이끄는 반파시스트 그룹 ‘Contre-Attaque’에도 참여했습니다.이런 도라를 만나면서 피카소도 스페인 내전 문제를 비롯한 당대 정치적 이슈에 대한 관심을 더욱 고조 시켰습니다. 또 피카소에게 사진과 판화를 결합하는 기술인 ‘클리셰 베르’를 알려준 것도 도라라고 합니다.■ 도라는 왜 숨어들고 말았을까1년 만에 다시 떠오른 이름 피카소와 도라, 특히 도라의 일생을 곰곰이 되새겨보며 생각이 많아졌습니다. 첫 번째 사진 속 얼굴처럼 그녀에게 피카소와의 관계는 그닥 행복한 사건이 아니었던 것 같습니다.피카소와 결별하고 8년 뒤, 한 전기 작가와의 전화 통화에서 도라는 “나와 세상의 관계, 내 남은 삶의 관계는 내가 과거에 피카소를 만났다는 것과는 별개의 일”이라고 토로했다고 합니다. 도라와 만날 때도 피카소는 이미 첫 번째 부인 올가, 그리고 또 다른 연인 마리-테레즈 월터와의 관계를 지속하고 있던 상황이었죠.어떤 글에서는 피카소가 도라가 그림을 그리려 하는 것을 은근히 방해하거나, 자신이 그리는 큐비즘을 강요했다는 추측도 나오는데요. 도라는 정말로 피카소와 결별한 뒤 자신만의 그림을 그리기 시작합니다. 그런데 그 그림들을 세상에 내놓지 않아 그녀가 죽고 나서야 빛을 보게 되었다고 해요.피카소를 지우고 싶어했던 도라는 왜 자신의 작품으로 더 활발히 활동하지 않고, 마치 소라처럼 안으로만 파고 들었던 걸까. 자신의 빛나는 재능을 더 펼쳐 보이지 못했던 걸까. 이런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었습니다. 애정 관계는 당사자가 아닌 이상 함부로 추측할 수 없는 정말 복잡한 것이지만, 저는 과연 두 사람의 관계가 한쪽만 억압을 당하는 것이었을까?라는 생각도 들었습니다.지금은 여성이 주체적인 삶을 살 수 있는 시대가 되고 있지만, 100년 전에는 확연히 달랐을 겁니다. 어쩌면 도라의 마음 한 켠엔 피카소라는 큰 그늘에 기대고 싶은 마음도 자리하고 있지 않았을까요? 과거의 여자에게 남자란 자신을 보호해주는 울타리나 지붕 같은 것이었을지도 모르고요.그러나 울타리 속 여자로만은 만족할 수 없었던 깨인 여성이었던 도라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비록 먼 곳을 바라보지만 결국 피카소의 곁을 떠나지는 못하는 만 레이의 사진 같은 상태가 아니었을까, 싶었습니다. 그 이유는 여자가 혼자서는 커리어를 이어가는 것을 상상하기 어려웠던 사회적인 분위기, 그리고 개인적인 이유 등 여러 가지가 복합적이겠지요.결국 사람과 사람의 관계란 무엇일까라는 질문까지 해보게됩니다.인간은 절대 혼자서는 살 수 없다는 말에 저는 공감합니다. 모든 사람은 늘 마음 한 켠의 허전한 곳을 누군가가 채워줄 때 기쁨을 느낀다고 생각해요. 그런데 그 누군가가 채워주기를 바라는 마음이 강해질 수록 허전함이 더욱 커질 때가 있습니다. 그래서 아이러니하게도 내가 스스로를 채우지 못하면, 영원히 세상에 존재하지 않을 누군가를 위해 떠돌아 다니며 괴로워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는거죠.조금은 쓸쓸한 결말이지만, “내가 나를 사랑하지 않는다면, 누구도 나를 사랑해줄 수 없다”는 지인의 말이 떠오릅니다. 혼자서는 살 수 없는 나약한 인간이지만, 그것에 슬퍼하지 말고 오늘만큼은 혼자서 나의 내면을 들여다보고 그것을 채워보자. 소라 껍데기 속에서 누군가를 기다리기 보다는 스스로를 사랑으로 채우고, 그 사랑을 다른 사람에게도 베풀 수 있는 사람이 되어보자고 다짐해 봅니다.참고한 자료테이트()위키피디아(가디언()파이낸셜타임스()아트넷()김민 기자 kimmin@donga.com}
해외에 거주하는 미국인들이 ‘우리가 맞을 백신을 보내라’고 미국 정부에 요구하는 일까지 벌어졌다. 미국이 본토 거주 국민 전체가 맞고도 남을 정도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확보한 상태에서 인도 등 다른 나라에 백신을 지원하기로 했다는 소식이 들리자 해외 거주 국민들에게도 보내달라는 것이다. 이들은 “우리도 세금을 내는 똑같은 국민”이라며 백신 지원을 요구하고 있다. 해외 체류 미국인은 약 800만 명으로 추산되고 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해외체류 미국인단체(ACA)는 백신 접종에 있어 본토 거주 미국인과 동등한 대우를 해달라고 요구하는 내용의 서한을 최근 미 의회와 국무부에 보냈다. 이와 관련해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미국은 해외 거주 시민에게 개별적인 보건서비스를 지원하는 정책은 현재로서는 없다”고 밝혔다. 그런데 국무부가 해외 220곳의 대사관과 영사관에 근무하는 외교관과 직원들을 위해 백신을 보낸 사실이 알려지면서 해외 거주 미국인들의 불만이 터졌다. 백신 물량에 여유가 있는 상황에서 해외 근무 공직자들이 맞을 백신은 보내고 있으면서 해외 거주 국민들의 요구는 모른 척한다는 것이다. 6일 태국 내 미국 시민단체 4곳은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 앞으로 동남아를 비롯한 해외 체류 미국인들이 맞을 백신을 보내달라는 편지를 보냈다. 태국에서는 이르면 다음 달에 백신 접종이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태국에 30년 가까이 거주한 미국인 사업가 피터 피슈바크 씨는 “나도 미국에 세금을 낸다. 투표권도 있는 국민이다. 그런데 완전히 잊혀진 국민이 되고 말았다”며 정부가 제공하는 백신을 맞을 권리가 있다고 주장했다. 김민 기자 kimm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