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호경

김호경 팀장

동아일보 뉴스룸기획팀

구독 28

추천

안녕하세요. 김호경 팀장입니다.

kimhk@donga.com

취재분야

2026-03-01~2026-03-31
산업40%
칼럼27%
건설20%
사회일반7%
요리/음식3%
경제일반3%
  • 차량 실내공기를 ‘안전’하게 하려면… “문제는 ‘에어컨필터’야”

    “차량 안은 초미세먼지로부터 안전한가요?” 사상 최악의 초미세먼지가 덮친 이번 주, 인터넷 카페 등에는 차량 내 공기질에 대한 불안감을 토로하는 글들이 쏟아졌다. 정부는 초미세먼지가 심한 날 대중교통 이용을 장려하지만 어린 자녀를 둔 부모들은 아이들의 건강을 우려해 오히려 차량을 이용하는 경우가 많다. 이때 차량 공기를 내부에서만 순환시켜야 할지, 아니면 외부 공기를 들어오도록 하는 게 나을지 헷갈린다. 동아일보는 차량 내 초미세먼지를 낮출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 무엇인지 직접 실험해 봤다.○ “내기 순환은 위험” 7일 오후 기자는 서울 종로구 광화문 일대에서 차량을 몰면서 어떻게 할 때 실내 초미세먼지가 가장 낮아지는지 측정했다. 이번 실험은 자동차 수리 관련 스타트업 ‘카닥’의 이준노 대표에게 자문을 구했다. 이 대표는 2011년부터 차량과 공기청정기 관련 글을 써온 유명 블로거다. 실험 차량은 2016년 아반떼로, 기자를 포함해 2명이 탑승했다. 실험 전 차량 창문을 모두 열어 외부와 차량 내 초미세먼지(PM2.5) 농도를 같게 했다. 이날 종로구의 하루 평균 초미세먼지 농도는 m³당 35μg(마이크로그램·1μg은 100만분의 1g)으로 ‘보통’ 수준이었다. 하지만 광화문 일대는 차량 통행이 많다 보니 초미세먼지 농도가 66∼92μg 사이를 오르락내리락했다. 측정기기는 한국환경공단 등 정부 기관에서 쓰는 미국 TSI사의 ‘더스트 트랙 8530’을 사용했다. 먼저 창문을 닫고 외부 공기를 완전히 차단하는 ‘내기 순환 모드’로 주행했다. 13분 만에 초미세먼지 농도는 ‘보통’ 수준인 29μg으로 떨어졌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내기 순환 모드를 사용하지 않기를 권한다. 사람이 호흡하면서 내뿜는 이산화탄소나 휘발성유기화합물(VOCs) 등 다른 오염물질이 비좁은 차량 안에 차곡차곡 쌓이기 때문이다. 이번 주 내내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을 정도로 둔감한 기자가 느끼기에도 차량 공기가 갑갑했다. 차량에서 외부 공기의 유입을 차단하면 탑승자가 1명일 땐 약 30분, 3명일 땐 약 10분 정도가 지나면 이산화탄소 농도가 위험 수준까지 높아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런 상태로 오랫동안 운전하면 졸음운전으로 이어질 수 있다.○ “바보야, 문제는 ‘필터’야” 차량 공기순환 방식을 ‘외기 유입 모드’로 바꿨다. 이렇게 되면 차량 에어컨 필터로 걸러진 외부 공기가 실내로 들어온다. 주행 시작 약 5분이 지나자 초미세먼지 농도는 51μg을 나타냈다. 내기 순환 모드 때보다 초미세먼지 농도가 덜 떨어졌다. 시간이 지나도 수치는 더 떨어지지 않았다. 하지만 필터를 교체하자 결과가 달라졌다. 필터는 소모품이라 통상 6개월마다 바꿔줘야 한다. 차량 제조사에서 만든 순정필터 1개와 시중에 판매되는 호환 제품 2개를 준비했다. 3개 필터 모두 순식간에 초미세먼지 농도가 ‘좋음(m³당 15μg 이하)’으로 낮아졌다. 1∼2분가량 지나자 농도는 한 자릿수까지 떨어졌다. 순정필터 장착 시 순간 최저 농도는 5μg이었다. A사 필터의 순간 최저 농도는 3μg으로 사실상 차이가 없었다. A사 필터는 초미세먼지는 90% 이상, 이보다 입자 크기가 작은 PM0.3은 85% 이상 제거한다고 적혀 있었다. B사 필터는 이보다 성능이 더 좋았다. 초미세먼지 농도가 0μg까지 내려간 뒤 계속 유지됐다. B사 필터는 고급 가정용 공기청정기에서 사용하는 ‘헤파필터’를 사용해 PM0.3을 98% 이상 제거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결국 차량 실내를 초미세먼지로부터 지키려면 차량 공기순환 방식을 외기 유입 모드로 유지하되 필터 수명이 다하기 전 주기적으로 필터를 교체해줘야 한다. 단 필터 선택 시 제품에 표시된 미세먼지 제거 효율을 꼼꼼히 따져볼 필요가 있다. 시중에 판매되는 필터의 미세먼지 제거 효율 표시 방식은 제각각이었다. ‘95% 제거 효율’이라고 적혀 있어도 그 대상이 PM10(미세먼지)이냐, PM2.5(초미세먼지)냐에 따라 저감 효과가 천차만별이다. 더 작은 입자를 걸러낼수록 필터 효과가 우수하다는 뜻이다.김호경 기자 kimhk@donga.com}

    • 2019-03-09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중국발 미세먼지 규명 위해 항공기 띄운다…서해서 항공관측 실시

    정부가 중국에서 넘어는 미세먼지의 비중을 정확히 분석하기 위해 9일 서해상에서 항공 관측을 실시한다. 기존보다 정밀한 분석을 위해 중형 항공기가 처음 투입된다. 환경부 산하 국립환경과학원은 “최근 발생한 고농도 미세먼지의 원인을 규명하기 위해 항공 관측을 실시한다”고 8일 밝혔다. 이번 항공 관측은 서해상에서 1개월간 진행된다. 이 기간 총 20회 항공기를 띄워 총 100시간 동안 미세먼지의 흐름을 관측할 계획이다.이번 관측에는 처음으로 19인승 중형 항공기가 활용된다. 이 항공기는 관측 장비를 최대 15대까지 설치할 수 있다. 비행시간도 한번에 최대 6시간으로 늘어 기존보다 더 정밀한 측정이 가능하다. 1996년부터 미세먼지 관측을 해온 환경과학원은 지금까지 관측 장비를 최대 5대까지 싣고 3시간 동안 비행할 수 있는 소형 항공기를 운영해왔다. 환경과학원은 이번 관측 자료를 토대로 중국 등 해외에서 서해를 거쳐 국내로 유입되는 미세먼지의 유입량과 정확한 경로를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장윤석 환경과학원장은 “이번 분석을 토대로 국내 미세먼지 감축 정책의 효과를 높이고, 나아가 중국과의 협상 자료로 사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호경 기자 kimhk@donga.com}

    • 2019-03-08
    • 좋아요
    • 코멘트
  • “바보야, 문제는 ‘필터’야” 차량 안 초미세먼지 실험했더니…

    “차량 안은 초미세먼지로부터 안전한가요?” 사상 최악의 초미세먼지가 덮친 이번 주, 인터넷 카페 등에는 차량 내 공기질에 대한 불안감을 토로하는 글들이 쏟아졌다. 정부는 초미세먼지가 심한 날 대중교통 이용을 장려하지만 어린 자녀를 둔 부모들은 아이들의 건강을 우려해 오히려 차량을 이용하는 경우가 많다. 이때 차량 공기를 내부에서만 순환시켜야 할지, 아니면 외부 공기를 들어오도록 하는 게 나을지 헷갈린다. 동아일보는 차량 내 초미세먼지를 낮출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 무엇인지 직접 실험해봤다.● “내기 순환은 위험” 7일 오후 기자는 서울 종로구 광화문 일대에서 차량을 몰면서 어떻게 할 때 실내 초미세먼지가 가장 낮아지는지 측정했다. 이번 실험은 자동차 수리 관련 스타트업 ‘카닥’의 이준노 대표의 자문을 받았다. 이 대표는 2011년부터 차량과 공기청정기 관련 글을 써온 유명 블로거다. 실험 차량은 2016년 아반테로, 기자를 포함해 2명이 탑승했다. 실험 전 차량 창문을 모두 열어 외부와 차량 내 초미세먼지(PM2.5) 농도를 같게 했다. 이날 종로구의 하루 평균 초미세먼지 농도는 ㎥당 35μg(마이크로그램·1μg은 100만분의 1g)으로 ‘보통’ 수준이었다. 하지만 광화문 일대는 차량 통행이 많다보니 초미세먼지 농도가 66~92μg 사이를 오르락내리락했다. 측정기기는 한국환경공단 등 정부 기관에서 쓰는 미국 TSI사의 ‘더스트 트랙 8530’을 사용했다. 먼저 창문을 닫고 외부 공기를 완전히 차단하는 ‘내기 순환 모드’로 주행했다. 13분 만에 초미세먼지 농도는 ‘보통’ 수준인 29μg로 떨어졌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가급적 내기 순환 모드를 사용하지 않기를 권한다. 사람이 호흡하면서 내뿜는 이산화탄소나 휘발성유기화합물(VOCs) 등 다른 오염물질이 비좁은 차량 안에 차곡차곡 쌓이기 때문이다. 이번 주 내내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을 정도로 둔감한 기자가 느끼기에도 차량 공기가 갑갑했다. 차량에서 외부 공기의 유입을 차단하면 탑승자가 1명일 땐 약 30분, 3명일 땐 약 10분 정도가 지나면 이산화탄소 농도가 위험 수준까지 높아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런 상태로 오랫동안 운전하면 졸음운전으로 이어질 수 있다.● “바보야, 문제는 ‘필터’야” 차량 공기순환 방식을 ‘외기 유입 모드’로 바꿨다. 이렇게 되면 차량 에어컨 필터로 걸러진 외부 공기가 실내로 들어온다. 주행 시작 약 5분이 지나자 초미세먼지 농도는 51μg을 나타냈다. 내기 순환 모드 때보다 초미세먼지 농도가 덜 떨어졌다. 시간이 지나도 수치는 더 떨어지지 않았다. 하지만 필터로 교체하자 결과가 달라졌다. 필터는 소모품이라 통상 6개월마다 바꿔줘야 한다. 차량 제조사에서 만든 순정필터 1개와 시중에 판매되는 호환 제품 2개를 준비했다. 3개 필터 모두 순식간에 초미세먼지 농도가 ‘좋음(㎥당 15μg 이하)’으로 낮아졌다. 1~2분가량 지나자 농도는 한 자릿수까지 떨어졌다. 순정필터 장착 시 순간 최저 농도는 5μg였다. A사 필터의 순간 최저 농도는 3μg으로 사실상 차이가 없었다. A사 필터는 초미세먼지는 90% 이상, 이보다 입자 크기가 작은 PM0.3은 85% 이상 제거한다고 적혀 있었다. B사 필터는 이보다 성능이 더 좋았다. 초미세먼지 농도가 0μg까지 내려간 뒤 계속 유지됐다. B사 필터는 고급 가정용 공기청정기에서 사용하는 ‘헤파필터’를 사용해 PM0.3을 98% 이상 제거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결국 차량 실내를 초미세먼지로부터 지키려면 차량 공기순환 방식을 외기 유입 모드로 유지하되 필터 수명이 다하기 전 주기적으로 필터를 교체해줘야 한다. 단 필터 선택 시 미세머지 제거 효율을 꼼꼼히 따져볼 필요가 있다. 시중에 판매되는 필터의 미세먼지 제거 효율 표시 방식은 제각각이었다. ‘95% 제거 효율’이라고 적혀 있어도 그 대상이 PM10(미세먼지)이냐, PM2.5(초미세먼지)냐에 따라 저감 효과가 천차만별이다. 더 작은 입자를 걸러낼수록 필터 효과가 우수하다는 뜻이다.김호경기자 kimhk@donga.com}

    • 2019-03-08
    • 좋아요
    • 코멘트
  • 글과 스마트폰 함께 배우며 자라… 24시간 ‘폰연일체’

    《“TV는 거의 안 보죠.” 고려대 신입생 이승희 씨(19·여)에게 TV는 그저 ‘가구’다. 직접 TV를 켠 지가 언제인지 가물가물하다. 좋아하는 드라마는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앱) ‘넷플릭스’로, 야구 중계는 포털 앱에서 본다. “넷플릭스는 하루 10시간을 내리 본 적도 있어요.” 삐삐와 피처폰을 먼저 접한 기성세대에게 스마트폰이 전화기와 컴퓨터를 합친 혁신적인 정보통신 기기였다면 2000년생에게는 그냥 스마트폰일 뿐이다. 2000년생들은 스마트폰으로 놀고, 먹고, 공부하고 사람도 만난다. ‘폰연일체(Phone然一體)’ 경지다. 이들은 스마트폰과 함께 24시간을 사는 자신들을 이렇게 일컫는다.》#폰은쉬운데 #컴퓨터는어려워 박소은 씨(19·여)는 열 손가락으로 치는 키보드 자판보다 엄지만 쓰는 스마트폰 터치 입력 속도가 더 빠르다. 박 씨는 “PC를 쓸 일이 거의 없다”고 말했다. 2000년생이 초등학교에 입학하던 해 애플의 ‘아이폰’이 출시되면서 2000년생은 대부분 생애 첫 휴대전화로 스마트폰을 썼다. 전문가들이 ‘모바일 네이티브’ 첫 세대로 2000년생을 주목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손으로 전화기를 표현할 때 엄지와 새끼손가락을 뻗어 수화기를 묘사하는 기성세대와 달리 이들은 손바닥을 평평하게, 즉 스마트폰 형태를 만들어 귀에 댄다. 대학생 정바다 씨(19·여)는 평소 연락을 주고받을 때 카카오톡을 쓰지만, 급한 연락이 필요하면 페이스북 메신저를 사용한다. 페이스북 메신저에서는 상대방이 메시지를 읽을 수 있는 상태인지 확인할 수 있어서다. 그래도 메시지를 읽지 않으면 전화를 건다.#영상이대세 #유튜브vs틱톡 대학생 이주현 씨(19·여)는 궁금한 게 생기면 유튜브에서 검색한다. “포털사이트에서 맛집을 검색하면 협찬받은 걸로 의심되는 글이 많지만, 유튜브에서는 생생한 표정까지 볼 수 있어 협찬인지 진짜 맛집인지 바로 알 수 있거든요.” 요즘 세대가 스마트폰으로 얻는 정보 상당수는 문자가 아닌 영상이다. 정보의 홍수 속에 가장 빠르게 이해할 수 있고 믿을 수 있는 콘텐츠가 영상이기 때문이다. 가장 핫한 동영상 앱은 무엇일까? 유튜브 외에는 달리 떠오르지 않는 기성세대와 달리 요즘 10, 20대들은 ‘틱톡’을 꼽는다. 중국 기업이 만든 틱톡은 출시 3년 만에 전 세계 누적 다운로드 8억 건을 기록했다. 유튜브와 가장 큰 차이는 영상의 ‘길이’다. 틱톡 영상은 단 15초다. 그럼에도 댄스 영상뿐 아니라 생활정보, 요리법 등 정보성 영상도 늘고 있다. 15초짜리 영상에서 요즘 세대는 재미와 정보를 모두 얻고 있는 셈이다. 제일기획의 디지털 마케팅 자회사인 ‘펑타이코리아’ 최원준 지사장은 “최근 넷플릭스에 10분짜리 다큐멘터리도 나왔다”며 “콘텐츠 길이가 짧아지는 건 세계적 흐름”이라고 말했다.#스마트폰과의존 #그래도2000년생이미래 1980, 1990년대생이 ‘엄지족’이었다면 요즘 세대는 엄지와 검지를 동시에 쓴다. 스마트폰으로 영상을 보는 동시에 영상에 달린 댓글창을 확인하고 쓰려면 엄지만으로는 벅차기 때문이다. 엄지로 자판을 치면서 검지로 스크롤을 움직인다. 신세대가 줄임말을 즐겨 쓰는 것도 이런 소통 방식과 무관하지 않다. 카톡 단체방처럼 동시에 수십 개의 메시지가 오갈 때 타이밍을 놓치지 않으려면 내용은 짧을수록 유리하다. ㅇㅈ(인정) 등 거의 모든 줄임말과 신조어는 다섯 글자를 넘지 않는다. 최근 ‘90년생이 온다’, ‘요즘것들’ 등 지금 20, 30대를 분석한 책이 인기를 끌고 있다. 전문가들은 머지않아 그 대상이 2000년생으로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한다. 이들의 사고, 소비, 취향이 가까운 미래에는 대세가 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기성세대는 이들을 관찰하고 공부할 필요가 있다. 최명화 서강대 기술경영전문대학원 교수는 “2000년생은 쉴 틈 없이 새로운 것과 타인의 생각을 접하다 보니 이전 세대보다 자신을 객관적으로 바라보지만 혼자 생각하는 시간이 부족해 자존감이 약한 편”이라며 “이런 단점을 메운다면 4차 산업혁명이 보편화될 미래 사회에 가장 잘 맞는 세대로 성장할 수 있다”고 말했다. ▼ [소통&20]신조어 따라하기보다 경청을 ▼ Q. ‘할많하않’ ‘커엽다’…. 2000년생 제 딸이 자주 쓰는 말입니다. 무슨 뜻인지 통 모르겠는데 딸은 편하고 재밌다면서 씁니다. 어떻게 하면 잘 소통할 수 있을까요.(40대 주부 이모 씨)A. ‘할많하않’은 ‘할 말은 많지만 하지 않겠다’의 줄임말입니다. ‘커엽다’는 ‘귀엽다’라는 뜻으로 ‘커’와 ‘귀’가 비슷하게 생겨서 대신 사용한 것입니다. 2000년생에게 ‘신조어’는 한글을 이용한 일종의 놀이문화입니다. 길지 않은 단어도 앞글자만 따 줄이고, 게임이나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쓰는 용어를 현실에서 쓰기도 하죠. 젊은 세대는 줄임말이나 한글을 가지고 장난치는 것이 잘못됐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창의적이고 한글을 사랑하는 방법이라고 여깁니다. 따라서 ‘우리말을 아껴야 하니 바르고 고운 말을 쓰자’고 훈계한다면 이들과 소통하기 어렵습니다. 기성세대가 신조어를 이해하지 못하는 것도 당연합니다. 취재팀이 만난 안모 씨(19)는 “형(21)에게 ‘혼코노’(혼자서 코인 노래방 간다)라고 했는데 못 알아들었다”고 했습니다. 20대여도 관심이 없으면 알아듣기 힘듭니다. 신조어는 금방 생기고, 금세 사라집니다. 인터넷 초창기에 유행했던 ‘방가방가’ ‘하이루’ 같은 말을 이제 쓰지 않는 것처럼요. 그럼 어떻게 해야 할까요. 2000년생들이 쓰는 말을 따라해야 할까요? 윤상철 한신대 사회학과 교수는 조언합니다. “요즘 세대는 자기들이 쓰는 신조어를 기성세대가 쓴다고 해서 소통한다고 느끼지 않아요. 오히려 정치인이 신조어를 쓰기 시작하면 사어(死語)가 됐다고 여깁니다. 기성세대에게 필요한 것은 ‘경청’이에요.” 소통은 어떤 단어를 쓰냐가 아니라 어떤 자세로 임하느냐에 달려 있다는 뜻입니다. ▼ “우리가 하고싶던 얘기” “꼰대 안되는 법 배워갑니다” ▼ 시리즈 카톡방에 쏟아지 반응동아일보는 4∼8일 ‘2000년생이 온다’ 시리즈를 연재하며 카카오톡 오픈채팅방을 개설해 2000년생들이 기성세대에 하고 싶은 이야기를 들었다. 2000년생들은 “많은 부분 공감이 된다” “어른들은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우리에게 조언을 해주지만 시대와 안 맞는 말이 많다” “우리를 제대로 이해해 달라”는 등의 다양한 의견을 제시했다. “기성세대의 시각으로 섣불리 신세대를 규격화했다”는 의견도 있었다. 기성세대들도 오픈채팅방을 찾아 ‘신세대를 이해하게 됐다’고 했다. 자신을 ‘2000년생 아들을 둔 엄마’라고 소개한 한 여성은 “아들에게 잔소리와 참견을 하면서도 꼰대맘은 되기 싫어 답답했는데, 기사가 도움이 됐다”고 밝히기도 했다. 동아일보는 앞으로도 청년들과 기성세대의 소통, 청년들의 꿈과 도전 등을 주제로 다양한 기획보도를 이어갈 계획이다.특별취재팀▽팀장 김윤종 정책사회부 차장 zozo@donga.com▽정책사회부 김호경 조유라 기자▽사회부 홍석호 김은지 이윤태 기자}

    • 2019-03-08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TV 켠 지가 언제인지…” 스마트폰과 24시간 놀고먹고 ‘폰연일체’

    “TV는 거의 안 보죠.” 고려대 신입생 이승희 씨(19·여)에게 TV는 그저 ‘가구’다. 직접 TV를 켠 지가 언제인지 가물가물하다. 좋아하는 드라마는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앱) ‘넷플릭스’로, 야구중계는 포털 앱에서 본다. “넷플릭스는 하루 10시간을 내리 본 적도 있어요.” 삐삐와 피처폰을 먼저 접한 기성세대에게 스마트폰이 전화기와 컴퓨터를 합친 혁신적인 정보통신 기기였다면 2000년생에게는 그냥 스마트폰일 뿐이다. 2000년생들은 스마트폰으로 놀고먹고 공부하고 사람도 만난다. ‘폰연일체(Phone然一體)’ 경지다. 이들은 스마트폰과 함께 24시간을 사는 자신들을 이렇게 일컫는다. #폰은쉬운데 #컴퓨터는어려워 박소은 씨(19·여)는 열 손가락으로 치는 키보드 자판보다 엄지만 쓰는 스마트폰 터치 입력 속도가 더 빠르다. 박 씨는 “PC를 쓸 일은 거의 없다”고 말했다. 2000년생이 초등학교에 입학하던 해 애플의 ‘아이폰’이 출시되면서 2000년생은 대부분 생애 첫 휴대전화로 스마트폰을 썼다. 전문가들이 ‘모바일 네이티브’ 첫 세대로 2000년생을 주목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손으로 전화기를 표현할 때 엄지와 약지를 뻗어 수화기를 묘사하는 기성세대와 달리 이들은 손바닥을 평평하게, 즉 스마트폰 형태를 만들어 귀에 댄다. 대학생 정바다 씨(19·여)는 평소 연락을 주고받을 때 카카오톡을 쓰지만, 급한 연락이 필요하면 페이스북 메신저를 사용한다. 페이스북 메신저에서는 상대방이 메시지를 읽을 수 있는 상태인지 확인할 수 있어서다. 그래도 메시지를 읽지 않으면 전화를 건다. 누구나 쓰는 앱도 2000년생은 상황에 따라 세밀히 구분해 사용한다. #영상이대세 #유투브VS틱톡 대학생 이주현 씨(19·여)는 궁금한 게 생기면 유튜브에서 검색한다. “포털사이트에서 맛집을 검색해도 협찬 받은 걸로 의심되는 글이 많지만, 유튜브에서는 생생한 표정까지 볼 수 있어 협찬인지 진짜 맛집인지 바로 알 수 있거든요.” 요즘 세대가 스마트폰으로 얻는 정보 상당수는 문자가 아닌 영상이다. 정보의 홍수 속에 가장 빠르게 이해할 수 있고 믿을 수 있는 콘텐츠가 영상이기 때문이다. 가장 핫한 동영상 앱은 무엇일까? 유튜브 외에는 달리 떠오르지 않는 기성세대와 달리 요즘 10, 20대들은 ‘틱톡’을 꼽는다. 중국 기업이 만든 틱톡은 출시 3년 만에 전 세계 누적 다운로드 8억 건을 기록했다. 유튜브와 가장 큰 차이는 영상의 ‘길이’다. 틱톡 영상은 단 15초다. 그럼에도 댄스 영상 뿐 아니라 생활정보, 요리법 등 정보성 영상도 늘고 있다. 15초짜리 영상에서 요즘 세대는 재미와 정보를 모두 얻고 있는 셈이다. 제일기획의 디지털 마케팅 자회사인 ‘펑타이코리아’ 최원준 지사장은 “최근 넷플릭스에 10분짜리 다큐멘터리도 나왔다”며 “콘텐츠 길이가 짧아지는 건 세계적 흐름”이라고 말했다.#스마트폰과의존 #그래도2000년생이미래 1980, 1990년대 생이 ‘엄지족’이었다면 요즘 세대는 엄지와 검지를 동시에 쓴다. 스마트폰으로 영상을 보는 동시에 영상에 달린 댓글창을 확인하고 쓰려면 엄지만으로는 벅차기 때문이다. 엄지로 좌판을 치면서 검지로 스크롤을 움직인다. 신세대가 줄임말을 즐겨 쓰는 것도 이런 소통 방식과 무관하지 않다. 카톡단체방처럼 동시에 수십 개의 메시지가 오고갈 때 타이밍을 놓치지 않으려면 내용은 짧을수록 유리하다. ㅇㅈ(인정) 등 거의 모든 줄임말과 신조어는 다섯 글자를 넘지 않는다. 최근 ‘90년생이 온다’, ‘요즘것들’ 등 지금 20, 30대를 분석한 책이 인기를 끌고 있다. 전문가들은 머지않아 그 대상이 2000년생으로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한다. 이들의 사고, 소비, 취향이 가까운 미래에는 대세가 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기성세대는 이들을 관찰하고 공부할 필요가 있다. 최명화 서강대 기술경영전문대학원 교수는 “2000년생은 쉴 틈 없이 새로운 것과 타인의 생각을 접하다보니 이전 세대보다 자신을 객관적으로 바라보지만 혼자 생각하는 시간이 부족해 자존감이 약한 편”이라며 “이런 단점을 메운다면 4차 산업혁명이 보편화될 미래사회에 가장 잘 맞는 세대로 성장할 수 있다”고 말했다. ▼ ‘할많하않’ ‘커엽다’ 무슨 뜻?…자녀와 소통 어떻게하면 될까요 ▼Q. ‘할많하않’ ‘커엽다.’ 2000년생 제 딸이 자주 쓰는 말입니다. 무슨 뜻인지 통 모르겠는데 딸은 편하고 재밌다면서 씁니다. 어떻게 하면 잘 소통할 수 있을까요(40대 주부 이모 씨).A. ‘할많하않’은 ‘할말은 많지만 하지 않겠다’의 줄임말입니다. ‘커엽다’는 ‘귀엽다’라는 뜻으로 ‘커’와 ‘귀’가 비슷하게 생겨서 대신 사용한 것입니다. 2000년생에게 ‘신조어’는 한글을 이용한 일종의 놀이문화입니다. 길지 않은 단어도 앞글자만 따 줄이고, 게임이나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쓰는 용어를 현실에서 쓰기도 하죠. 젊은 세대는 줄임말이나 한글을 가지고 장난치는 것이 잘못됐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창의적이고 한글을 사랑하는 방법이라고 여깁니다. 때문에 ‘우리말을 아껴야 하니 바르고 고운 말을 쓰자’고 훈계한다면 이들과 소통하기 어렵습니다. 기성세대가 신조어를 이해하지 못하는 것도 당연합니다. 취재팀이 만난 안모 씨(19)는 “형(21)에게 ‘혼코노’(혼자서 코인 노래방 간다)라고 했는데 못 알아들었다”고 했습니다. 20대여도 관심이 없으면 알아듣기 힘듭니다. 신조어는 금방 생기고, 금세 사라집니다. 인터넷 초창기에 유행했던 ‘방가방가’ ‘하이루’ 같은 말을 이제 쓰지 않는 것처럼요. 그럼 어떻게 해야 할까요. 2000년생들이 쓰는 말을 따라해야할까요? 윤상철 한신대 사회학과 교수는 조언합니다. “요즘 세대는 자기들이 쓰는 신조어를 기성세대가 쓴다고 해서 소통한다고 느끼지 않아요. 오히려 정치인이 신조어를 쓰기 시작하면 사어(死語)가 됐다고 여깁니다. 기성세대에게 필요한 것은 ‘경청’이에요.” 소통은 어떤 단어를 쓰냐가 아니라 어떤 자세로 임하느냐에 달려있다는 뜻입니다. ● 동아일보는 4~8일 ‘2000년생이 온다’ 시리즈를 연재하며 카카오톡오픈채팅방(open.kakao.com/o/gysTE7gb)을 개설해 2000년생들이 기성세대에 하고 싶은 이야기를 들었다. 2000년생들은 “많은 부분 공감이 된다”, “어른들은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우리에게 조언을 해주지만 시대와 안 맞는 말이 많다” “우리를 제대로 이해해 달라”라는 등의 다양한 의견을 제시했다. “기성세대의 시각으로 섣불리 신세대를 규격화했다”는 의견도 있었다. 기성세대들도 오픈채팅방을 찾아 ‘신세대를 이해하게 됐다’고 했다. 자신을 ‘2000년생 아들을 둔 엄마’라고 소개한 한 여성은 “아들에게 잔소리와 참견을 하면서도 꼰대맘은 되기 싫어 답답했는데, 기사가 도움이 됐다”고 밝히기도 했다. 동아일보는 앞으로도 청년들과 기성세대와의 소통, 청년들의 꿈과 도전 등을 주제로 다양한 기획보도를 이어갈 계획이다. 김호경 기자 kimhk@donga.com김윤종 기자 zozo@donga.com홍석호 기자 will@donga.com}

    • 2019-03-07
    • 좋아요
    • 코멘트
  • 민심 들끓자… 뒤늦게 대책 쏟아내는 정부

    사상 최악의 미세먼지가 한반도를 덮친 지 6일로 8일째에 접어들자 정부는 노후 석탄발전소 조기 폐쇄, 공기청정기 보급 확대 등 각종 대책을 쏟아내고 있다. 하지만 당장 미세먼지를 해결할 ‘뾰족 수’는 없어 보여주기 식 발표가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오전 조명래 환경부 장관의 보고를 받은 뒤 “인공강우에 대한 중국 쪽의 기술력이 훨씬 앞선 만큼 서해 상공에서 중국과 공동으로 인공강우를 실시하는 방안을 추진하라”고 지시했다. 전날 어린이집과 학교에 공기청정기나 환기설비를 조기 설치하라고 지시한 데 이어 특단의 조치를 거듭 주문한 것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중국은 2008년 베이징 올림픽 등에 앞서 인공강우 실험을 많이 했다”며 “중국과의 협조를 통해 향후 미세먼지가 심각한 상황이 되면 보다 적극적인 인공강우 대책을 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미 1월 문 대통령의 지시로 환경부와 기상청이 서해상에서 첫 인공강우 실험에 나섰다가 실패한 바 있다. 당시 구름입자는 커졌지만 비가 내리지 않으면서 대통령 지시로 성급하게 실험에 나선 것 아니냐는 지적이 뒤따랐다. 더욱이 중국의 인공강우 실험이 성공했는지 아직까지 확인되지 않았다는 게 기상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그럼에도 문 대통령이 이번엔 중국과의 공동 인공강우 실험을 주문한 것이다. 전문가들 사이에선 학교나 군대 등 단체생활 공간에 공기청정기를 들여놓는 게 미세먼지를 줄이는 데 별 효과가 없다는 회의적 시각도 많다. 현재 전체 유치원과 초중고교 교실 27만2728개 중 11만4265개(41.9%)에 공기 정화장치가 설치돼 있다. 하지만 온라인 카페 ‘미세먼지 대책을 촉구합니다’ 회원들이 공기 정화장치를 갖춘 학교에서 미세먼지를 측정한 결과 저감 효과가 제각각이었다. 그럼에도 군 당국은 이날 모든 병영 생활관에 공기청정기 6만여 대를 보급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정부는 미세먼지 배출원인 30년 이상 노후 석탄화력발전소 6기를 조기 폐쇄하기로 했다. 정부는 당초 2022년 5월까지 삼천포 1, 2호기 등 6기를 폐쇄할 계획이었는데 이 시기를 더 앞당기겠다는 것이다. 또 미세먼지가 심하면 최대 출력을 80%까지만 가동하도록 하는 석탄화력발전소 대상을 현재 40곳에서 60곳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1월 석탄화력발전을 줄이는 대신 액화천연가스(LNG) 발전을 늘리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이덕환 서강대 화학과 교수는 “석탄화력발전은 초미세먼지(PM2.5)보다 미세먼지(PM10)를 많이 배출하는 반면 LNG 발전은 초미세먼지를 유발하는 질소산화물 배출량이 많다”며 “도심과 멀리 떨어져 있는 석탄화력발전과 달리 LNG 발전은 상대적으로 도심과 인접해 있는데, LNG 발전을 늘린다는 건 적절한 대책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또 “1월 인공강우 실험을 비롯해 지금까지 정부의 미세먼지 대응을 보면 전문성 없이 보여주기 식에 그치고 있다”고 덧붙였다.김호경 kimhk@donga.com·한상준 / 세종=송충현 기자}

    • 2019-03-07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내 앞가림도 벅찬데…” 연애 엄두안나 ‘썸만추’

    “연애요? 그다지 하고 싶지 않아요. 바쁜데 감정 소모하기 싫어서요.” 이제 막 ‘꽃다운 스무 살’이 된 이지훈 씨는 자신을 ‘비(非)연애주의자’라고 소개했다. 올해 A대학 스포츠레저학과에 입학한 이 씨는 운동신경이 좋고 성격이 활발해 이성에게 꽤 인기가 있는 편이다. 그러나 이 씨는 바쁜 일상에 부담이 될까 봐 연애를 꺼린다. 그는 친구들 사이에서 감정 소모가 싫어 연애를 꺼리면서도 이성과 ‘썸’은 즐기는 ‘썸만추(연애 말고 썸만 추구)’족으로 통한다. 이 씨는 “학업부터 진로 준비까지, 내 앞가림하기도 어려운데 연애하면서 상대를 챙겨 줄 엄두가 안 난다”며 “앞으로도 상대방이 나를 잘 챙겨 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지 않으면 이성과 사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열정적인 사랑보다 ‘러라밸’ 추구 이 씨뿐만이 아니다. ‘불타는’ 연애를 갈망하며 스무 살을 보낸 이전 신세대와 달리, 2000년생들은 사랑이 자신의 일상에 지장을 주지 않는, 즉 ‘사랑과 삶의 균형’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워라밸’에서 따온 ‘러라밸(러브 앤드 라이프 밸런스)’이란 신조어가 이들 사이에서 유행하는 이유다. 고려대 행정학과 19학번 허채연 씨(19·여)는 ‘서로 집착하지 않고 각자의 선을 지키는 것’을 이상적인 연애로 정의했다. 취업난 등 미래가 불안한 이들에게 ‘먹고사는 일’이 가장 중요한 과제이기 때문이다. 허 씨는 “내가 해야 할 일이 1순위이고 연애는 그 다음”이라며 “할 일에 지장을 받거나 서로에게 부담을 주는 연애는 하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취재팀과 취업정보업체 ‘캐치’가 2000년생 142명을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 62명이 연애를 ‘해도 그만 안 해도 그만’이라고 답했다. 연애를 할 필요가 없다고 답한 2000년생도 20명이나 됐다. 청년문화를 연구하는 대학내일20대연구소 이재흔 선임연구원은 “이전 세대들은 연애, 결혼을 당연하게 생각했지만 2000년생들은 ‘나’를 중심으로, 내가 원할 때만 관계를 맺는다”며 “현실적이고 실용적인 관계를 지향하는 경향이 반영된 것”이라고 말했다.○ 젠더 갈등도 연애관에 영향 2000년생이 연애를 필수가 아닌 ‘선택’으로 여기는 것은 과거보다 부쩍 높아진 젠더 감수성 때문이란 분석도 있다. 고교 재학 중인 2016년 강남역 살인사건, 지난해 스쿨미투 논란을 겪은 2000년생은 성 평등의식에 일찍 눈을 떴다. “여자는 좋은 남자 만나 잘 살면 되는 것 아니냐.” 조모 씨(19·여)는 이런 말을 하는 어른들을 볼 때마다 대들고 싶은 반감을 느낀다. 그는 “학창 시절 똑같이 공부하며 컸는데 왜 성인이 되니 이런 말을 들어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모바일 네이티브’인 2000년생들은 온라인을 중심으로 확산된 젠더 갈등을 중학생 시절부터 봐 왔다. 이 때문에 이성을 만날 때마다 상대가 급진적인 ‘여성 혐오’ 혹은 ‘남성 혐오’ 성향을 띤 건 아닌지 ‘돌다리를 두들겨 보게 된다’고 귀띔했다. 고등학교를 졸업한 후 현재 취업을 준비하는 김모 씨(19·여)는 최근 지하철에서 ‘마음에 드니 연락처를 알려 달라’는 남성을 만났지만 줄행랑을 쳤다. 데이트 폭력 등이 떠오른 탓이다. 남성들도 사정은 다르지 않다. 문모 씨(19)는 여자친구를 사귀기 전에 인맥이 넓은 친구를 통해 상대방이 ‘급진 페미(급진적 페미니스트)’가 아닌지를 확인한다. 친구들끼리 ‘급진 페미 걸러내기’ 방법을 공유하기도 한다. 문 씨는 “혹시라도 나를 ‘한남(한국 남자를 비하하는 표현)’이라고 부르는 여자 친구를 사귀게 될까 봐 두렵다”고 말했다. 배은경 서울대 사회학과 교수는 “2000년생들은 연애에 집착하지 않지만 스펙처럼 자신의 ‘매력 자산’을 늘리는 데는 능숙하다”며 “이들이 ‘청춘은 연애를 해야 한다’는 사회적 통념에서 벗어나 주체적으로 타인과 관계를 맺길 원한다는 점을 알아야 제대로 소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소통&20]자녀가 비혼 선언땐? 닦달보다 ‘결혼 의미’ 대화부터 ▼Q.올해 스무 살인 딸이 벌써 결혼하지 않겠다고 선언했습니다. 어려서 그러려니 하면서도 내심 걱정이 됩니다. 어떻게 봐야 할까요.(2000년생 자녀를 둔 강모 씨) A.“아무리 좋은 남자여도 일을 그만두라고 하면 결혼 안 할 거예요.”, “주택청약으로 집 당첨되면 결혼할래요.” 취재팀이 만난 2000년생의 결혼관은 다양했습니다. 물론 그중에는 ‘결혼하지 않겠다’고 단단히 마음을 먹은 2000년생도 적지 않았습니다. 젊은 세대가 결혼을 필수가 아닌 선택으로 여기는 현상이 갈수록 두드러지고 있습니다. 지난해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미혼 성인 2464명을 설문조사했더니 ‘반드시 결혼을 해야 한다’고 답한 남성은 50.5%, 여성은 28.8%였습니다. 2015년보다 남녀 모두 약 10%포인트씩 줄었습니다. 반면 ‘결혼은 하지 않는 게 낫다’고 답한 남성은 같은 기간 3.9%에서 6.6%로, 여성은 5.7%에서 14.3%로 늘었습니다. 다 큰 자녀가 ‘비혼’을 고집하면 부모 입장에서는 걱정이 앞설 수밖에 없습니다. 더구나 2000년생이 5∼10년 뒤 소위 ‘결혼 적령기’에 접어들면 이런 현상은 더욱 확산될 것으로 보입니다. 취재팀이 2000년생 142명에게 결혼 의향을 물었더니 10명 중 4명이 ‘결혼할 필요가 없다’고 답했거든요. 결혼에 대해 각자 생각이 다른 2000년생들의 얘기를 곰곰이 듣다 보니 한 가지 공통점이 있습니다. 요즘처럼 결혼하기 힘든 사회에서 ‘결혼하지 않는 것’을 문제라고 여기는 기성세대의 시선이 더 문제라는 거였습니다. 이런 2000년생들의 생각을 이해하고 결혼의 의미에 대해 자녀와 다양한 의견을 나누다 보면, 걱정보다는 해법이 보일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조언합니다.● 동아일보는 2000년생이 부모나 교수, 선배 등 기성세대와 사회에 하고 싶은 한마디를 듣기 위해 카카오톡오픈채팅방(open.kakao.com/o/gysTE7gb)을 개설합니다. 카카오톡 검색창에서 ‘2000년생 한마디 발언대’를 검색하면 됩니다.누구나 익명으로 참여할수 있습니다.특별취재팀▽팀장 김윤종 정책사회부 차장 zozo@donga.com▽정책사회부 김호경 조유라 기자▽사회부 홍석호 김은지 이윤태 기자}

    • 2019-03-07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대책 안보여 더 숨막히는 한반도

    온 국민이 잿빛 미세먼지에 갇혀 신음한 하루였다. 5일 서울의 m³당 초미세먼지(PM2.5) 농도는 오전 6시 150μg(마이크로그램·1μg은 100만분의 1g)까지 오르면서 사상 두 번째 초미세먼지 경보가 내려졌다. 초미세먼지 경보는 150μg 이상의 농도가 2시간 이상 지속될 때 발령한다. 이에 서울시교육청은 초중고교 모든 학교에 ‘실외수업 금지’ 명령을 내렸다. 2017년 서울시교육청이 미세먼지 대응책을 마련한 이래 실외수업 금지 명령을 내린 건 처음이다. 이날 일부 섬을 제외한 전국 거의 모든 지역에는 초미세먼지 주의보와 경보가 내려졌다. 특히 ‘미세먼지 청정지역’으로 꼽히는 강원 대관령과 강릉시에도 올해 첫 초미세먼지 주의보가 발령됐다. 이날 충북 청주시는 초미세먼지 농도가 한때 m³당 239μg까지 치솟았다. 서울의 초미세먼지 농도는 오후 10시 현재 138μg에 달해 서울 일평균 최고치(1월 14일 129μg)를 경신할 것으로 보인다. 국립환경과학원은 6일에도 서울을 포함한 전국 대부분 지역의 초미세먼지 농도가 ‘매우 나쁨’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고 예보했다. 이에 수도권 등 전국 15개 시도에선 6일에도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가 내려진다. 수도권에서 비상저감조치가 6일 연속으로 발령되는 것은 사상 처음이다.강은지 kej09@donga.com·김호경 기자}

    • 2019-03-06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시간 쓰고 돈 써가며 감정소모 해야하나” … 가성비 따지는 대인관계

    《“그냥… 선생님한테 잘 보이려고 그런 거예요.”유고은 씨(19·여)는 학창 시절 반장이었다. 유 씨가 반장 선거에 출마한 건 취직 때문이었다. 그가 다니던 특성화고에서는 교사가 써 주는 추천서가 취직에 꼭 필요했다. 교사와 친하게 지내는 학생이 좋은 추천서를 받을 확률이 높다는 건 ‘공공연한 비밀’이었다. 유 씨는 담임선생님과 잘 맞는다고 생각한 적이 없다. 하지만 자기소개서 첨삭이나 추천서를 작성해 주는 사람이니 항상 잘 보이려 노력했다. 하지만 원서를 쓰고 난 후에는 관계가 서먹해졌다. 유 씨는 “원서를 내고도 계속 친하게 지낼 이유가 없었다”고 고백했다.》2000년생은 인간관계에서 계산이 빠르다. 어른을 대하거나 친구를 만날 때도 실리를 중시한다. 이들은 스스로를 ‘인(人)코노미스트’라고 부른다. ‘사람(人)’과 ‘이코노미스트(economist·경제 전문가)’를 합친 말로, 사람을 만나 감정과 시간을 들여 얻는 이익이 자신이 혼자서 얻을 수 있는 이익보다 큰지를 따지는 사람을 가리킨다.○ 2000년생, 필요 없어진 관계는 ‘손절’ “요즘 애들은 가면 쓴 것 같아요.” 서울 A고교에서 근무하는 조모 교사(58)는 요즘 아이들이 낯설게 느껴질 때가 많다. 조 씨는 ‘아이들에게 교사는 교육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람일 뿐’이라고 자조한다. “대입이란 필요 때문에 억지로 교사와 좋은 관계를 유지하는 아이들이 많아요.” 2000년생은 불만을 직접 표시하지도 않는다. 감정 소모를 줄이기 위해서다. 올해 서울공고를 졸업하고 한국철도시설공단에 입사한 변지수 씨(19·여)는 고교 시절 교사로부터 급식 줄을 잘못 섰다는 이유로 크게 혼난 기억을 떠올렸다. 변 씨는 “줄을 잘못 선 게 아니었기 때문에 억울했다”면서도 “그래도 선생님께 웃으면서 ‘죄송하다’고 말씀드렸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교사와 얼굴 붉혀 좋을 일이 없다는 판단에서였다. 이들은 감정 정리도 혼자 한다. 경기지역 A고교 김모 교사는 언제나 웃으며 자신을 대하던 제자가 쓴 일기장을 우연히 보고 깜짝 놀랐다. ‘내가 학생부에 무슨 멘트를 쓸지 얘기했는데도 안 넣어줬다. 대학 떨어지면 선생 책임’이라고 적혀 있었다. 조 씨는 “언제나 웃으며 ‘네’라고 답하던 제자여서 더 놀랐다”면서 “직접 얘기했으면 오해를 풀 수 있었을 것”이라며 아쉬워했다. 2000년생은 필요가 적어진 관계는 쉽게 ‘손절’한다. 제2외국어 등 ‘비수능’ 과목 교사들은 대학입시에서 학생부종합전형(학종)의 학생부 제출이 마감되는 3학년 1학기 이후에는 ‘찬밥’ 취급을 받는다. 이전까지는 밝게 인사하던 아이들이 2학기부터는 복도에서 마주쳐도 인사조차 하지 않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전북의 모 대학에 진학한 강병민 씨(19)는 “학생부 제출이 끝나니 더 이상 선생님에게 거짓으로 친하게 대해야 할 이유가 없었다”고 말했다.○ 익명으로 정보와 취향 공유 X세대 등 이전 신세대는 ‘피 끓는’ 스무 살 때 만난 친구와의 우정과 연대감을 무척 중시했다. 하지만 언제든 온라인으로 친구관계를 맺을 수 있는 환경에서 태어난 2000년생은 다르다. 이들은 마음 맞는 친구를 찾는 데 시간과 노력을 들이기보다는 그럴 필요가 없는 온라인을 통해 관계를 즐긴다. 인간관계에서도 ‘가성비’를 중시한다는 뜻이다. 다른 이들과 일상을 공유하는 동영상인 ‘브이로그’가 인기를 끄는 것도 가성비를 중시하는 2000년생들의 특성이 반영된 결과로 분석된다. 이전 신세대가 친구들과 모여 함께 공부했다면 2000년생들은 공부하는 모습을 촬영한 브이로그를 틀어놓고 공부한다. 경기 수원에 거주하는 박성은 씨(19·여)는 “시간을 내고 장소를 정하고, 친구를 만나 에너지를 소비하기보다는 영상 속 모습을 보는 게 편하다”고 말했다. 경기 군포에 사는 문모 씨(19)는 좋아하는 프로그램을 TV로 보지 않고 스마트폰을 통해서만 본다. TV로 보면 가족이든 친구든 옆에 있는 사람과 자꾸 말을 하게 되기 때문이다. 문 씨는 “누가 말 거는 게 귀찮다”며 “혼자 영상에 집중하고 싶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실리를 중요시하는 2000년생의 특성이 인간관계에도 반영된 것이라고 진단했다. 현실적으로 어떤 것을 얻을 수 있는지를 계산하는 과정에서 ‘도움이 되는 사람’과 ‘안 되는 사람’을 구분해 대한다는 것이다. 반면 2000년생의 이런 특징은 개인의 특성을 존중하는 장점이 되기도 한다. ‘어떤 사람이 어떤 일에 적합한지’를 자주 생각하는 과정에서 개성이나 능력이 제대로 발휘될 수 있는 여지가 더 많아진다는 뜻이다. 김동일 서울대 교육학과 교수는 “2000년생은 ‘소량 품질생산’의 시대를 사는 아이들”이라며 “각자에게 맞는 개성을 발휘할 잠재력이 있다”고 말했다. ▼ [소통&20]‘취조’하듯 쏟아내기보다 SNS처럼 주고받는 대화를 ▼Q. 2000년생 조카와 친해지고 싶어서 이것저것 묻고 관심을 표현하는데, 그럴수록 더 멀어지는 것 같습니다. 솔직히 정(情)이 안 가는데, 어떻게 해야 할까요.(40대 직장인 장모 씨)A. 2000년생은 실리를 추구하는 ‘현실주의자’입니다. 치열한 경쟁을 겪은 탓에 사람을 사귀는 데 소모되는 시간과 감정까지 효율적으로 쓰려는 심리가 크기 때문입니다. 요즘 세대는 불편한 사람과 어울리기보다는 차라리 혼자를 택합니다. ‘혼밥’이 대표적이죠. 태어날 때부터 스마트폰과 모바일 인터넷을 접한 ‘모바일 네이티브’인 이들은 사람을 많이 만나지 않아도 별로 외로워하지 않습니다. 온라인에서도 소통하고 즐길 거리가 충분하거든요. 임명호 단국대 심리학과 교수는 이렇게 조언했어요. “기성세대가 온라인은 피상적이라고 얘기해봤자 별 의미가 없죠. 이들에겐 온라인은 실제 존재하는 현실 그 자체예요. 기성세대도 온라인 소통 방식에 주목해야 합니다.” 온라인에서는 모든 소통이 상호적입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는 물론이고 유튜버들도 시청자들과 실시간 댓글로 소통하죠. 여기에 익숙한 요즘 세대에게 대화하자면서 이것저것 캐물으며 자기 말만 늘어놓으면 ‘꼰대’로 찍히기 십상이죠. 기성세대는 먼저 자신들의 표현 방식이 요즘 세대에겐 부담이 된다는 걸 인정해야 합니다. ‘취업 준비는 잘되니’ ‘연애는 하니’와 같은 질문은 의도가 선해도 ‘취조’처럼 여겨질 수 있습니다. 요즘 세대들도 기성세대에 대한 편견을 버리려 노력해야 합니다. 설사 직장 상사가 꼰대일지라도 꼰대의 방식대로 소통하려고 애쓴다는 점을 이해해야 합니다. 곽금주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는 “학생들이 불쑥 ‘교수님 밥 먹어요’라고 얘기하거나, 격식 없는 이메일을 받으면 여전히 낯설지만, 먼저 다가와 호감을 표현하는 그들의 방식으로 이해합니다”라고 전했습니다. 그가 강조한 해법은 ‘진정한 대화’예요. “나이가 들면 말이 많아져서 자꾸 질문하는데 그러면 안 돼요. 대화에 능숙하지 않다면 운동, 이벤트처럼 몸으로 함께 활동하는 기회를 만들어보세요.” ※ 동아일보는 2000년생이 부모나 교수, 선배 등 기성세대와 사회에 하고 싶은 한마디를 듣기 위해 카카오톡 오픈채팅방(open.kakao.com/o/gysTE7gb)을 개설합니다. 카카오톡 검색창에서 ‘2000년생 한마디 발언대’를 검색하면 됩니다. 누구나 익명으로 참여할 수 있습니다. 특별취재팀 ▽팀장 김윤종 정책사회부 차장 zozo@donga.com▽정책사회부 김호경 조유라 기자 ▽사회부 홍석호 김은지 이윤태 기자}

    • 2019-03-06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환경미화원 심야-새벽근무 없앤다

    앞으로는 심야나 새벽에 청소하는 환경미화원을 보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모든 청소차량에는 후방 카메라와 압축 덮개를 멈추는 안전장치가 설치된다. 환경부는 5일 이런 내용을 담은 ‘환경미화원 작업안전지침’을 전국 지방자치단체에 배포했다. 정부는 2017년 11월 광주에서 환경미화원들이 청소차량에 치이고, 차량 덮개에 끼여 숨지는 등 안전사고가 잇따르자 환경미화원 노동환경 개선 작업에 착수했다. 이 지침에선 환경미화원의 낮 근무를 원칙으로 정했다. 지난해 환경미화원 10명 중 6명(62%)은 야간이나 새벽에 작업했다. 이 시간대에 작업을 하면 시야가 제대로 확보되지 않고 수면 부족에 따른 피로 누적으로 안전사고 위험이 크다는 지적이 많았다. 경기 의왕시가 2011년 근무시간을 오전 2∼10시에서 오전 6시∼오후 3시로 바꾼 이후 사고율을 절반 가까이(43%) 줄인 사례도 있다. 이 지침은 전국 환경미화원 4만3000여 명에게 적용된다. 다만 구체적인 근무시간은 지역 사정과 주민 의견을 고려해 각 지자체가 결정하도록 했다. 또 차량 운전자를 포함해 2인 1조 근무체계를 3인 1조로 늘리도록 했다. 과도한 노동 강도를 덜기 위해서다. 2020년까지 모든 압축 덮개가 달린 청소차량에는 후방 카메라와 끼임 사고 방지 안전 스위치 등을 설치할 예정이다. 설치 비용은 대당 240만 원으로, 전국 압축용 청소차량 3434대에 모두 설치하려면 약 82억 원이 소요된다. 권병철 환경부 폐자원관리과장은 “지자체가 주민들에게 쓰레기봉투를 판매해 쓰레기 처리 비용을 거두고 있는 만큼 청소차량 안전장치 설치 비용은 모두 지자체가 부담한다”고 말했다.김호경 기자 kimhk@donga.com}

    • 2019-03-06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필요 없는 관계는 ‘손절’…‘인(人)코노미스트’ 자처하는 2000년생

    “그냥… 선생님한테 잘 보이려고 그런 거예요.” 유고은 씨(19·여)는 학창 시절 반장이었다. 유 씨가 반장 선거에 출마한 건 취직 때문이었다. 그가 다니던 특성화고에서는 교사가 써 주는 추천서가 취직에 꼭 필요했다. 교사와 친하게 지내는 학생이 좋은 추천서를 받을 확률이 높다는 건 ‘공공연한 비밀’이었다. 유 씨는 담임선생님과 잘 맞는다고 생각한 적이 없다. 하지만 자기소개서 첨삭이나 추천서를 작성해 주는 사람이니 항상 잘 보이려 노력했다. 하지만 원서를 쓰고 난 후에는 관계가 서먹해졌다. 유 씨가 먼저 다가가 말을 붙이는 모습도 사라졌다. 유 씨는 “원서를 내고도 계속 친하게 지낼 이유가 없었다”고 고백했다. 2000년생은 인간관계에서 계산이 빠르다. 어른을 대하거나 친구를 만날 때도 실리를 중시한다. 이들은 스스로를 ‘인(人)코노미스트’라고 부른다. ‘사람(人)’과 ‘이코노미스트(economist·경제 전문가)를 합친 말로, 사람을 만나 감정과 시간을 들여 얻는 이익이 자신이 혼자서 얻을 수 있는 이익보다 큰지를 따지는 사람을 가리킨다.● 2000년생, 필요 없어진 관계는 ’손절‘ “요즘 애들은 가면 쓴 것 같아요.” 서울 A고교에서 근무하는 조모 교사(58)는 요즘 아이들이 낯설게 느껴질 때가 많다. 조 씨는 ’아이들에게 교사는 교육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람일 뿐‘이라고 자조한다. “대입이란 필요 때문에 억지로 교사와 좋은 관계를 유지하는 아이들이 많아요.” 2000년생은 불만을 직접 표시하지도 않는다. 감정 소모를 줄이기 위해서다. 올해 서울공고를 졸업하고 한국철도시설공단에 입사한 변지수 씨(19)는 고교 시절 교사로부터 급식 줄을 잘못 섰다는 이유로 크게 혼난 기억을 떠올렸다. 변 씨는 “줄을 잘못 선 게 아니었기 때문에 억울했다”면서도 “그래도 선생님께 웃으면서 ’죄송하다‘고 말씀드렸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교사와 얼굴 붉혀 좋을 일이 없다는 판단에서였다. 이들은 감정 정리도 혼자 한다. 경기지역 A고교 김모 교사는 언제나 웃으며 자신을 대하던 제자가 쓴 일기장을 우연히 보고 깜짝 놀랐다. ’내가 학생부에 무슨 멘트를 쓸지 얘기했는데도 안 넣어줬다. 대학 떨어지면 선생 책임‘이라고 적혀 있었다. 조 씨는 “언제나 웃으며 ’네‘라고 답하던 제자여서 더 놀랐다”면서 “직접 얘기했으면 오해를 풀 수 있었을 것”이라며 아쉬워했다. 2000년생은 필요가 적어진 관계는 쉽게 ’손절‘한다. 제2외국어 등 ’비수능‘ 과목 교사들은 대학입시에서 학생부종합전형(학종)의 학생부 제출이 마감되는 3학년 1학기 이후에는 ’찬밥‘ 취급을 받는다. 이전까지는 밝게 인사하던 아이들이 2학기부터는 복도에서 마주쳐도 인사조차 하지 않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전북의 모 대학에 진학한 강병민 씨(19)는 “학생부 제출이 끝나니 더 이상 선생님에게 거짓으로 친하게 대해야 할 이유가 없었다”고 말했다.● 익명으로 정보와 취향 공유 X세대 등 이전 신세대는 ’피 끓는‘ 스무 살 때 만난 친구와의 우정과 연대감을 무척 중시했다. 하지만 언제든 온라인으로 친구관계를 맺을 수 있는 환경에서 태어난 2000년생은 다르다. 이들은 마음 맞는 친구를 찾는 데 시간과 노력을 들이기보다는 그럴 필요가 없는 온라인을 통해 관계를 즐긴다. 인간관계에서도 ’가성비‘를 중시한다는 뜻이다. 다른 이들과 일상을 공유하는 동영상인 ’브이로그‘가 인기를 끄는 것도 가성비를 중시하는 2000년생들의 특성이 반영된 결과로 분석된다. 이전 신세대가 친구들과 모여 함께 공부했다면 2000년생들은 공부하는 모습을 촬영한 브이로그를 틀어놓고 공부한다. 경기 수원에 거주하는 박성은 씨(19)는 “시간을 내고 장소를 정하고, 친구를 만나 에너지를 소비하기보다는 영상 속 모습을 보는 게 편하다”고 말했다. 경기 군포에 사는 문모 씨(19)는 좋아하는 프로그램을 TV로 보지 않고 스마트폰을 통해서만 본다. TV로 보면 가족이든 친구든 옆에 있는 사람과 자꾸 말을 하게 되기 때문이다. 문 씨는 “누가 말 거는 게 귀찮다”며 “혼자 영상에 집중하고 싶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실리를 중요시하는 2000년생의 특성이 인간관계에도 반영된 것이라고 진단했다. 현실적으로 어떤 것을 얻을 수 있는지를 계산하는 과정에서 ’도움이 되는 사람‘과 ’안 되는 사람‘을 구분해 대한다는 것이다. 반면 2000년생의 이런 특징은 개인의 특성을 존중하는 장점이 되기도 한다. ’어떤 사람이 어떤 일에 적합한지‘를 자주 생각하는 과정에서 개성이나 능력이 제대로 발휘될 수 있는 여지가 더 많아진다는 뜻이다. 김동일 서울대 교육학과 교수는 “2000년생은 ’소량 품질생산‘의 시대를 사는 아이들”이라며 “각자에게 맞는 개성을 발휘할 잠재력이 있다”고 말했다. ▼‘현실주의자’ 2000년생과 친해지려면?▼Q. 2000년생 조카와 친해지고 싶어서 이것저것 묻고 관심을 표현하는데, 그럴수록 더 멀어지는 것 같습니다. 솔직히 정(情)이 안 가는데, 어떻게 해야 할까요.(40대 직장인 장모 씨)A. 2000년생은 실리를 추구하는 ‘현실주의자’입니다. 치열한 경쟁을 겪은 탓에 사람을 사귀는 데 소모되는 시간과 감정까지 효율적으로 쓰려는 심리가 크기 때문입니다. 요즘 세대는 불편한 사람과 어울리기보다는 차라리 혼자를 택합니다. ‘혼밥’이 대표적이죠. 태어날 때부터 스마트폰과 모바일 인터넷을 접한 ‘모바일 네이티브’인 이들은 사람을 많이 만나지 않아도 별로 외로워하지 않습니다. 온라인에서도 소통하고 즐길 거리가 충분하거든요. 임명호 단국대 심리학과 교수는 이렇게 조언했어요. “기성세대가 온라인은 피상적이라고 얘기해봤자 별 의미가 없죠. 이들에겐 온라인은 실제 존재하는 현실 그 자체에요. 기성세대도 온라인 소통 방식에 주목해야 합니다.” 온라인에서는 모든 소통이 상호적입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는 물론이고 유튜버들도 시청자들과 실시간 댓글로 소통하죠. 여기에 익숙한 요즘 세대에게 대화하자면서 이것저것 캐물으며 자기 말만 늘어놓으면 ‘꼰대’로 찍히기 십상이죠. 기성세대는 먼저 자신들의 표현 방식이 요즘 세대에겐 부담이 된다는 걸 인정해야 합니다. ‘취업 준비는 잘되니’ ‘연애는 하니’와 같은 질문은 의도가 선해도 ‘취조’처럼 여겨질 수 있습니다. 요즘 세대들도 기성세대에 대한 편견을 버리려 노력해야 합니다. 설사 작장 상사가 꼰대일지라도 꼰대의 방식대로 소통하려고 애쓴다는 점을 이해해야 합니다. 곽금주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는 “학생들이 불쑥 ‘교수님 밥 먹어요’라고 얘기하거나, 격식 없는 이메일을 받으면 여전히 낯설지만, 먼저 다가와 호감을 표현하는 그들의 방식으로 이해합니다”라고 전했습니다. 그가 강조한 해법은 ‘진정한 대화’예요. “대화는 말이 아니라 감정을 주고받는 겁니다. 나이가 들면 말이 많아져서 자꾸 질문하는데 그러면 안 돼요. 대화에 능숙하지 않다면 운동, 이벤트처럼 몸으로 함께 활동하는 기회를 만들어보세요.” 조유라기자 jyr0101@donga.com김은지기자 eunji@donga.com김호경기자 kimhk@donga.com}

    • 2019-03-05
    • 좋아요
    • 코멘트
  • 평창나사접시거미… 봉화현호색… 한반도 ‘신종 생물’을 아시나요?

    ‘오대산털보바수염반날개.’ 곤충은 머리 가슴 배로 구분된다는 초등학교 수준의 상식만 갖고 있는 기자에게 이 곤충은 발음조차 쉽지 않았다. 오대산털보바 수염반날개? 오대산털보 바수염반날개? 어디서 띄어 읽어야 할지조차 가늠하기 힘들었다. “오대산에서 발견된 날개에 털이 많은 바수염반날개라는 뜻이에요.” 환경부 소속 국립생물자원관 김태우 연구사의 설명이다. 설명을 듣고 사진을 보니 왜 그런 이름을 붙였는지 이해가 됐다. 딱정벌레에 속하는 바수염반날개는 이름처럼 더듬이가 막대기처럼 곧게 뻗어 있다. 날개는 입다만 옷처럼 작달막했고 털이 소복했다. 오대산털보바수염반날개는 지난해 안기정 충남대 생물과학과 교수 연구팀이 오대산 자락에서 세계 최초로 발견한 신종이다. 통상 신종 명칭은 처음 발견한 연구자가 짓는다. 기존 종들과 구별하기 위해 발견 장소를 이름에 붙일 때가 많다. 안 교수는 “바수염반날개는 전 세계적으로 5만 종에 달할 정도로 종류가 다양하고 국내에서는 650종이 서식한다”며 “아직 국내 연구가 충분하지 않아 매년 새로운 종이 발견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신종을 일반인이 만나기는 쉽지 않다. 크기가 작은 데다 주로 숲에서 서식하기 때문이다. 과거 바수염반날개가 대거 출몰해 시민들이 불편을 겪었다는 기사가 있는데 모두 강원 지역에서다. 오대산털보바수염반날개는 지난달 26일 국립생물자원관이 발표한 국내 자생생물로 새롭게 이름을 올렸다. 오대산털보바수염반날개처럼 전 세계적으로 우리나라에서 처음 발견된 신종은 지난해에만 3가지가 더 있다. 김무열 전북대 생명과학과 교수 연구팀이 경북 봉화에서 발견한 봉화현호색은 야생화인 현호색의 신종이다. 이미 학계에 보고된 남도현호색, 흰현호색과 유사하지만 원래 꽃이 연노랑에서 흰색으로 변하는 등 기존 현호색과 뚜렷이 다른 특징을 갖고 있다. 강원 평창에서 발견된 평창나사접시거미, 경북 해안가에서 자생하는 식물인 선갯장대도 이번에 신종으로 등재됐다. 국립생물자원관이 집계한 지난해 국내 자생생물은 총 5만827종으로 1996년 조사를 시작한 이래 처음으로 5만 종을 넘었다. 1996년(2만8462건)에 비하면 2배 가까이로 늘었다. 학계에서는 국내 자생생물이 약 10만 종에 달할 것으로 추정한다. 지금까지 이 중 절반가량을 찾아낸 셈이다. 국립생물자원관 관계자는 “지금 이 시간에도 생물학자들이 전 세계적으로 보고되지 않은 신종이나 국내에서 아직 발견되지 않은 종을 찾기 위해 컴퓨터단층촬영(CT) 검사를 하듯 국토를 샅샅이 살피고 있다”고 전했다.김호경 기자 kimhk@donga.com}

    • 2019-03-05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튀면 너무 힘든 인생”… ‘평타’가 목표인 ‘무나니스트’

    올해 연세대에 입학한 신입생 전효민 씨(19·여). 명문대에 입학해 세상이 ‘핑크빛’으로 보일 1학년 새내기지만 그에게는 ‘트라우마’가 있다. 그는 서울 강남구 대치동 일대를 지날 때면 소름이 돋는다. 중학생 때부터 대입 수시 컨설팅까지 대치동에서 살다시피 하면서 공부에 매달렸기 때문이다. 전 씨에게 그곳은 ‘사교육에 미쳐 있던’ 공간이었다. 그렇게 힘든 수험생활을 마치고 명문대에 입학한 그의 꿈은 무엇일까. 기성세대는 이해가 안 되겠지만 전 씨는 ‘평범하게 살고 평범하게 돈 벌고 평범하게 죽는 것’이라고 말했다. 미래를 진지하게 생각하지 않아서가 아니다. 전 씨는 취업률을 살피며 전공을 선택했고, 졸업 후 진로를 진지하게 고민하고 있다. 또 삶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돈’이라고 꼽을 정도로 적당히 ‘때’도 묻었지만 ‘먹고살기 힘들지 않을 정도만 벌면 된다’고 할 정도로 현실적이다. 전 씨는 경쟁을 거치며 남들과 다른 ‘튐’이 얼마나 피곤하고 어려운지를 일찍 깨달은 것뿐이다. 그는 그렇게 무난함을 추구하는 ‘무나니스트’(무난’과 사람을 뜻하는 ‘ist’의 합성어)가 됐다. 2000년생들 사이에 유행어다.○ “앞서지도, 뒤처지지도 않는 무난함이 좋아” 4일 전국 대학에서 열린 입학식은 2000년생에게는 사회 전면에 나서는 신고식이었다. 가장 꿈이 큰 스무 살, 새로운 출발점에 섰지만 취재팀이 만난 2000년생의 목표는 당찬 포부보다는 ‘무난함’에 가까웠다. 기성세대는 ‘패기 없다’ ‘꿈이 작다’고 꾸짖겠지만 이들은 ‘부모만큼 사는 게 얼마나 어려운지 깨달은 것뿐’이라고 항변한다. 재수생 조예원 씨(19·여)의 어머니는 의사다. 조 씨는 “부모님 덕분에 대치동에 살았고 명문고를 졸업했다”면서도 “일과 가정에 모두 헌신한 어머니를 존경하지만 그렇게 되고 싶지는 않다”고 말했다. 경제적으로 넉넉해도 바쁜 삶은 싫고 자기가 만족하는 무난한 삶이 더 행복하다는 것이다. 조 씨는 꿈이 있었다. 무대에 오르는 꿈을 꾸며 고교 1학년 때 연예기획사에 들어갔던 적도 있지만 ‘스타’는 손에 꼽을 정도로 소수라는 걸 어린 나이에 알았다. 그는 한때 꿈을 좇았던 것을 후회한다. 조 씨는 “3년 전으로 돌아간다면 서울 중위권 대학을 노리고 입시를 준비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상수 중앙고 교사는 “요즘 세대의 꿈에서 기성세대가 말했던 정치인, 장군 같은 큰 목표는 사라진 지 오래”라고 말했다. 마케팅 전문가들에 따르면 2000년생의 문화도 ‘평타’(기본을 의미하는 게임 용어)를 최선으로 여긴다. ‘롱패딩족’이 대표적이다. 선배 격인 밀레니얼 세대(1981∼1996년생)에서도 바람막이나 패딩 점퍼가 유행하긴 했지만 머리부터 무릎 아래까지 하나의 색으로 덮어 버리진 않았다.○ 적응 잘하는 ‘인싸’가 되고픈 세대 이런 심리는 2000년생 사이의 유행어인 ‘인싸’에 투영됐다. ‘인사이더’를 의미하는 인싸는 무리에 쉽게 어울리지 못하는 ‘아싸(아웃사이더)’의 상대적 의미다. 취재팀과 취업정보업체 ‘캐치’가 2000년생 142명에게 물은 결과 87명(61.3%)이 ‘스스로 인싸라고 여기거나 인싸를 지향한다’고 답했다. 인싸는 이전 신세대 사이에 자주 등장했던, 공부도 잘하면서 놀기도 잘하는 ‘엄친아(엄마 친구 아들)’나 ‘엄친딸’과 다르다. 지난달 특성화고를 졸업하고 취업한 유고은 씨(19·여)는 인싸에 대해 이렇게 정의한다. “인싸의 조건은 오직 하나, 성격이에요. 친구들 얘기에 리액션과 공감을 잘해주고 유행에 민감하면 됩니다.” 2000년생의 부모 세대인 X세대(1965∼1980년생)는 신세대답게 남들과 ‘다름’을 추구했다. 다름은 타인보다 뛰어난 우수성이 될 수 있다는 마음을 갖게 했고 성공으로 이어지기도 했다. 하지만 2000년생은 노력해 얻은 ‘다름’으로 우수해져도 성공이 보장되지 않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외환위기 직후에도 7∼8% 정도이던 청년(15∼29세)실업률이 2000년생이 중학교 2학년이던 2014년 9.0%가 됐다. 이들이 고교 입시와 대입을 거쳐 진로를 결정할 무렵 청년실업률은 9%를 넘었다. 구정우 성균관대 사회학과 교수는 “저성장과 높은 실업률이 만연한 사회 분위기에서 2000년생이 꿈보다 현실에 초점을 맞추는 것은 당연하다”며 “정부와 사회는 2000년생이 희망을 가질 수 있도록 그들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관심을 갖고 도와야 한다”고 말했다. :: 무나니스트 :: ‘무난’과 ‘사람’을 나타내는 접미사 ‘ist’의 합성어. 무난함을 추구하는 사람이란 뜻. :: 인싸 :: ‘인사이더’의 줄임말. 자신이 속한 무리 안에서 여러 사람과 잘 어울리는 이를 뜻함 :: 아싸 :: ‘아웃사이더’의 줄임말. 무리에 쉽게 어울리지 못하는 사람을 뜻함. ▼[소통&20]패기 불어넣으려면? 도전실패 불이익 없는 환경 조성을 ▼Q. 요즘 갓 입사한 2000년생은 시키는 일은 열심히 하는데 열정과 도전정신은 다소 부족해 보입니다. 어떻게 대해야 할까요.(중견기업 임원 50대 김모 씨)A. 2000년생을 포함한 요즘 세대는 세월호 참사, 촛불집회를 거치면서 사회에 대한 신뢰를 쌓지 못했습니다. 믿을 건 자신과 부모뿐이며 학교나 회사가 자신을 지켜주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오히려 뒤통수를 맞을 때를 대비하죠. ‘90년생이 온다’의 저자 임홍택 씨는 이런 특성을 가리켜 ‘고슴도치증후군’이라고 표현했습니다. 올 초 SK하이닉스가 사내 벤처를 독려하기 위해 “사업화에 실패해도 재입사를 보장하겠다”고 밝혀 화제가 됐습니다. 2000년생이 도전적이길 원한다면 먼저 ‘도전해서 실패해도 불이익이 없는 환경’을 조성하는 게 필요합니다. 요즘 세대가 긴 글 읽기는 버거워하지만 말하고 듣는 능력은 훨씬 뛰어나다는 게 고교 교사들의 공통된 진단입니다. 조덕연 동두천외고 교사는 “수학여행지를 정할 때 시키지 않아도 기획안을 만들어 투표에 부칠 만큼 관심사에는 적극적으로 행동한다”고 말합니다. 직원 평균 연령이 30대 초반인 제일기획 자회사 ‘펑타이코리아’의 ‘이달의 책’ 행사는 흥미를 유발해 변화를 이끈 대표적 사례입니다. 회사는 독서를 장려할 방법을 고민하던 차에 매달 직원들이 돌아가며 책을 직접 추천하고 추첨을 통해 책을 공짜로 증정하기로 했습니다. 책을 보고 독후감을 쓰라는 식의 ‘꼰대’기는 쫙 뺐습니다. 그랬더니 추첨에서 탈락한 직원들이 자비로 책을 구입했다고 합니다. 김동일 서울대 교육학과 교수는 기성세대에게 ‘관점의 전환’을 주문합니다. “‘수학의 정석’으로 배운 사람들이 보면 요즘 애들이 수학을 못한다고 느낄 수 있지만 발표는 과거보다 더 잘하거든요. 세대 차이를 ‘세대 역량’으로 전환하는 데 지혜를 모아야 합니다.” 특별취재팀 ▽팀장 김윤종 정책사회부 차장 zozo@donga.com▽정책사회부 김호경 조유라 기자 ▽사회부 홍석호 김은지 이윤태 기자}

    • 2019-03-05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봄처녀 오시는 길목에 미세먼지 ‘심술’

    완연한 봄 날씨로 4일 옷차림을 가볍게 하더라도 마스크는 꼭 챙겨야 할 것으로 보인다. 3·1절부터 주말까지 사흘간 전국을 뒤덮은 짙은 미세먼지가 5일까지 지속되기 때문이다. 환경부와 국립환경과학원은 4일 영남과 제주, 강원 영동을 제외한 전국의 미세먼지 농도가 ‘나쁨’ 이상을 기록할 것으로 예보했다. 하루 미세먼지 농도가 m³당 35μg(마이크로그램·1μg은 100만분의 1g)을 넘으면 나쁨이다. 특히 서울과 경기 인천 충남 전북 등 5개 시도의 미세먼지 농도는 ‘매우 나쁨’(m³당 76μg 이상)까지 치솟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4일 오전 9시부터 오후 9시까지 서울 경기 인천 대전 세종 충남 충북 광주 전남 등 9개 시도에서는 ‘고농도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가 시행된다. 공공기관 소속 임직원 차량 중 차량번호 끝자리가 홀수이면 이날 운행할 수 없다. 배출가스 5등급인 2.5t 이상 차량은 서울에 진입할 수 없다. 위반 시 과태료 10만 원이 부과된다. 5일 미세먼지는 더 심해져 수도권과 충청권, 전북, 강원 영서 등 9개 지역의 미세먼지 농도가 ‘매우 나쁨’으로 예보됐다. 4일 미세먼지가 ‘보통’ 수준을 회복할 것으로 보이는 영남과 제주, 강원 영동지역도 5일에는 다시 미세먼지가 짙어질 것으로 전망된다.김호경 기자 kimhk@donga.com}

    • 2019-03-04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2일까지 짙은 미세먼지… 마스크 챙기세요

    올해 100주년을 맞은 3·1절에 외출을 계획하고 있다면 꼭 마스크를 챙겨야 한다. 28일 전국을 뒤덮은 미세먼지가 1일에는 더욱 심해지기 때문이다. 환경부와 국립환경과학원은 1일 전국 미세먼지 농도가 ‘나쁨’ 이상으로 악화된다고 밝혔다. 인천과 경기 남부, 세종, 충북, 전북 등 5개 시도의 미세먼지 농도는 ‘매우 나쁨’으로 예보됐다. 28일부터 이틀 연속 중국발 오염물질이 국내로 밀려오는 데다 국내에서 생긴 미세먼지까지 더해지면서다. 짙은 미세먼지는 2일까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서울과 경기, 인천, 세종, 충남, 충북, 광주, 강원 등 8개 시도에는 1일 오전 6시부터 오후 9시까지 ‘고농도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가 발령된다. 공휴일이라 노후 경유차 운행 단속과 공공기관 차량 2부제는 시행하지 않는다. 하지만 화력발전소나 제철공장 운영 시간을 단축하는 등 다른 저감조치는 유지된다. 위반하면 과태료가 부과된다. 기상청에 따르면 1일 중부지방은 맑고 남부지방은 다소 흐릴 것으로 보인다. 기상청은 3·1절 100주년을 맞아 1919년 3월 1일 당시 날씨 자료를 발표했다. 당시 전국은 대체로 맑고 평년(1981∼2010년 평균)보다 따뜻했다. 다만 바람은 센 편이었다. 당시 국내 기상 관측소는 서울과 인천, 부산 등 7곳에 불과했다. 이 중 가장 북쪽에 있던 서울의 낮 최고기온은 12.6도였다. 가장 따뜻했던 부산의 낮 최고기온은 19.3도까지 올라 완연한 봄 날씨였다. 당시 부산의 낮 최고기온은 1904년 기상 관측 이래 지금까지 3월 1일 부산의 최고기온 중 가장 높은 기록으로 남아 있다.김호경 기자 kimhk@donga.com}

    • 2019-03-01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미세먼지 심한 3·1절…100년 전 3월 1일은 맑고 화창했는데

    올해 100주년을 맞은 3·1절에 외출을 계획하고 있다면 꼭 마스크를 챙겨야 한다. 28일 전국을 뒤덮은 미세먼지가 1일에는 더욱 심해지기 때문이다. 환경부와 국립환경과학원은 1일 전국 미세먼지 농도가 ‘나쁨’ 이상으로 악화된다고 밝혔다. 인천과 경기 남부, 세종, 충북, 전북 등 5개 시도의 미세먼지 농도는 ‘매우 나쁨’으로 예보됐다. 28일부터 이틀 연속 중국발 오염물질이 국내로 밀려오는 데다 국내에서 생긴 미세먼지까지 더해지면서다. 짙은 미세먼지는 2일까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서울과 경기, 인천, 세종, 충남, 충북, 광주, 강원 등 8개 시도에는 1일 오전 6시부터 오후 9시까지 ‘고농도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가 발령된다. 공휴일이라 노후 경유차 운행 단속과 공공기관 차량 2부제는 시행하지 않는다. 하지만 화력발전소나 제철공장 운영시간을 단축하는 등 다른 저감조치는 유지된다. 위반하면 과태료가 부과된다. 기상청에 따르면 1일 중부지방은 맑고 남부지방에 다소 흐릴 것으로 보인다. 기상청은 3·1절 100주년을 맞아 1919년 3월 1일 당시 날씨 자료를 발표했다. 당시 전국은 대체로 맑고 평년(1981~2010년 평균)보다 따뜻했다. 다만 바람은 센 편이었다. 당시 국내 기상 관측소는 서울과 인천, 부산 등 7곳에 불과했다. 이 중 가장 북쪽에 있던 서울의 낮 최고기온은 12.6도였다. 가장 남쪽에 있던 부산의 낮 최고기온은 19.3도까지 올라 완연한 봄 날씨였다. 이렇게 화창한 날 전국 방방곡곡에서 한민족의 새로운 출발을 알리는 만세운동이 시작된 것이다. 당시 부산의 낮 최고기온은 1904년 기상 관측 이래 지금까지 3월 1일 부산의 최고기온 중 가장 높은 기록으로 남아 있다. 김호경 기자 kimhk@donga.com}

    • 2019-02-28
    • 좋아요
    • 코멘트
  • 아침마다 “배 아파요”… 우리 아이도 새학기 증후군?

    “엄마, 배 아파요.” 지난해 초등학교에 입학한 아들을 둔 직장인 김모 씨(41·여)는 그해 3월 출근할 때마다 아들과 한바탕 ‘전쟁’을 치러야 했다. 매일 아침 아들은 갑자기 복통을 호소하며 학교 가기를 거부했다. 병원에 가면 “별 이상 없다”는 말만 돌아왔다. “꾀병을 부리는 것 아니냐”며 야단을 치기도 했지만 아들의 복통은 좀처럼 나아지지 않았다. 김 씨는 “나중에야 ‘새 학기 증후군’이라는 걸 알았다. 같은 아파트에 사는 반 친구와 친해지면서 저절로 증상이 사라졌다”며 “올해 새 학기에도 또 학교 가기를 싫어할까 봐 걱정”이라고 했다.○ ‘새 학기 증후군’의 원인은 스트레스 개학을 맞는 3월이면 학부모들의 신경은 온통 아이에게 쏠리기 마련이다. 새로 입학하거나 학년이 올라가면서 아이는 새 친구들과 담임선생님 등 낯선 환경에 놓인다.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지 못해 극심한 스트레스를 느끼는 게 ‘새 학기 증후군’이다. 정신건강 분야 전문가들의 조언을 받아 새 학기 증후군의 증상과 대처법을 알아봤다. 새 학기 증후군은 정식 질병은 아니지만 학계에서는 스트레스로 인한 일종의 적응 장애로 보고 있다. 물론 성인도 직장 이직처럼 낯선 환경에 처하면 스트레스를 받는다. 하지만 성인보다 스트레스 대처 능력이 떨어지는 아이들은 복통과 두통 등 신체적 증상을 동반하는 경우가 많다. 심한 경우 우울증을 호소하기도 한다. 초등학교 저학년들은 부모와 떨어지는 것에 불안감을 느끼는 ‘분리 불안’ 증상을 보이기도 한다. 새 학기 증후군의 증상은 다양하다. 복통과 두통이 가장 흔하다. 밥을 잘 먹지 않거나 이유 없이 짜증을 내기도 한다. 잠을 푹 자지 못하고 화장실을 지나치게 자주 가는 경우도 있다. 눈을 수시로 깜빡이거나 코를 킁킁거리는 등 틱 증상이 심해질 수도 있는 만큼 아이들의 행동을 면밀히 관찰할 필요가 있다.○ “야단치지 말고 공감하고 이해해 주세요” 아이의 새 학기 증후군을 치료하려면 무엇보다 부모의 역할이 중요하다. 학교에 가기 싫어하는 아이를 윽박지르는 건 금물이다. 아이에게 ‘아무도 나를 이해해주지 않는다’는 생각을 심어 주면 학교생활에 적응하는 게 더 힘들어진다. 이강준 인제대 일산백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먼저 학교생활을 두려워하는 아이의 증상을 살피고 그 원인이 친구 관계 때문인지, 학업 부담 때문인지 파악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대화를 통해 아이와 공감대를 형성하고 자신감을 심어주는 게 중요하다. 개학 전 미리 학교 시간표에 맞춰 규칙적인 생활을 하도록 지도하는 것도 새 학기 증후군을 극복하는 데 도움이 된다. 아이가 내성적이라 친구 사귀는 것을 어려워한다면 부모가 따로 반 친구들과 어울릴 기회를 만들어주는 것도 고려해볼 수 있다. 반대로 아이가 친구들이 싫어할 만한 말과 행동을 자주 해서 문제를 일으키는 경우도 있다. 김효원 서울아산병원 소아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교우관계에서 문제를 일으키는 아이들은 사회적 인지 능력이 부족한 경우가 많다”며 “부모가 아이와 책이나 영화를 같이 보면서 등장인물이 왜 그런 말과 행동을 했고 상대의 기분이 어떨지를 함께 이야기하면 공감능력을 키우는 데 많은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증상이 지속되면 전문가 상담은 필수 개학 후 1, 2주는 아이들이 학교 적응에 가장 어려움을 느끼는 시기다. 부모가 아이를 세심히 관찰하고 관심을 보인다면 대개 새 학기 증후군 증상은 시간이 지나면서 자연스럽게 나아진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도 증상이 지속된다면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 방치하면 우울증으로 악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방수영 을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새 학기 증후군으로 틱 증상이 심해지기도 한다”며 “다만 새 학기 증후군은 아이들에게 비교적 흔한 증상으로 과도한 스트레스를 주지 않아야 한다. 만약 1년 이상 틱 증상이 지속된다면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김호경 기자 kimhk@donga.com}

    • 2019-02-28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靑내정인물 임원 공모 탈락하자 환경부 간부에 보복성 人事정황

    청와대 내정 인사가 환경부 산하기관 임원 공모에서 탈락하자 김은경 전 환경부 장관이 심사위원인 환경부 간부에게 보복성 인사를 한 정황을 검찰이 수사 중인 것으로 27일 확인됐다. 서울동부지검 형사6부(부장검사 주진우)는 “환경부 국장급 간부 황모 씨가 2017년 8월 인사 발령이 난 것은 한국환경공단 상임감사 공모에서 청와대 내정 인사가 탈락한 책임을 물은 것”이라는 환경부 관계자 여러 명의 진술을 확보했다. 당시 황 씨가 맡고 있던 직책은 환경부 환경경제정책관이었다. 환경경제정책관은 환경공단 상임감사 심사를 담당하는 환경부 산하기관 임원 추천위원회에 당연직 비상임 이사로 들어가는 자리였다. 앞서 2017년 7월 추천위는 환경공단 상임감사를 공모했고 지원자 16명 중 7명이 서류심사에 합격했다. 여기에 청와대 내정 인사가 탈락하자 추천위는 서류심사 합격자 전원을 탈락시켰다. 황 씨는 한 달 뒤 인천에 있는 국립생물자원관 부장으로 좌천됐다. 이후 환경공단은 정관을 바꿔 추천위의 환경부 당연직 비상임 이사를 환경경제정책관에서 자연환경정책실장으로 바꿨다. 김 전 장관은 같은 해 9월 청와대 선임행정관 출신의 박모 씨를 자연환경정책실장으로 임명했다. 검찰은 김 전 장관이 황 씨를 좌천시킨 뒤 규정까지 바꿔 청와대 출신 인사를 산하기관 임원 심사에 참여하게 한 것은 직권남용죄에 해당한다고 보고 있다. 검찰은 2017년 8월 환경부 운영지원과장이던 김모 서기관이 4대강 조사평가단 기획총괄팀장으로 발령 난 것도 좌천성 인사로 의심하고 있다. 통상 부처의 핵심 업무 중 하나인 인사를 담당하는 운영지원과장은 고위공무원인 국장 진급 1순위로 꼽히는 자리다. 김 서기관은 대기발령 상태로 현재 출근을 하지 않고 있다. 검찰은 지난달 운영지원과를 압수수색해 청와대 균형인사비서관실과 내정 인사의 인선과 관련된 협의를 한 것으로 보이는 자료 등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26일 환경부 산하기관인 국립낙동강생물자원관의 서모 관장을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검찰은 이번 주에 산하기관 등에 대한 수사를 마무리한 뒤 다음 주 김 전 장관을 피의자 신분으로 재소환할 방침이다.김동혁 hack@donga.com·김호경 기자}

    • 2019-02-28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北2030, 핵무기에 자부심 제재엔 불안감”

    ‘북한이 독재 국가이긴 하지만 비정상 국가는 아니다.’ 얼핏 모순된 얘기처럼 들리지만 20, 30대 탈북 청년들이 바라보는 북한의 모습은 이렇게 요약된다. 김은주 한국여성정치연구소장은 평양 남포 회령 등의 도시에 거주했던 20, 30대 탈북 청년 10명을 심층 인터뷰한 결과를 정리한 보고서를 26일 한국보건사회연구원 통일사회보장연구센터가 주최한 세미나에서 발표했다. 20, 30대 탈북 청년들은 1980, 90년대 태어나 유년 시절 ‘고난의 행군’으로 극심한 배고픔을 겪었다. 이들은 ‘8090세대’ 또는 ‘장마당(시장) 세대’로 불린다. 고난의 행군으로 배급이 중단되면서 주민들이 물건을 내다 파는 장마당이 본격적으로 늘었기 때문이다. 김 소장에 따르면 장마당 세대에게 핵무기는 자긍심의 상징이다. 이들은 핵무기를 미국의 위협에 맞서 북한을 지킬 수 있는 유일한 길이자 최후의 보루로 여기고 있다. 동시에 이들은 핵무기 개발로 시작된 대북 제재에 위기감을 느끼고 있었다. 김 소장은 “(이들은) 은행 거래와 근로자 외국 파견이 막히면서 ‘굶어 죽을 수도 있겠구나’ 하는 위기를 느꼈다”고 전했다. 장마당 세대들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따뜻하고 포용적인 지도자’로 평가했다. 김 소장은 “‘북한은 비정상 국가’라는 시각에 이들은 매우 강한 거부 반응을 보였다”며 “결국 북한 사회의 변화는 내부로부터는 불가능하고 오직 김 위원장에 의해서만 가능하다”고 진단했다.김호경 기자 kimhk@donga.com}

    • 2019-02-27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4대강 ‘적폐’ 규정… 착공 10년만에 해체 수순 밟는 洑

    환경부 4대강 조사·평가 기획위원회가 22일 금강의 세종보와 공주보, 영산강의 죽산보 해체를 제안하면서 이명박 정부가 추진한 4대강 사업의 핵심시설인 보는 착공 10년 2개월 만에 해체 수순을 밟게 됐다. 4대강 사업은 한강 낙동강 금강 영산강 등 4대강을 정비해 홍수와 가뭄에 대비하고 수질을 개선한다는 취지로 시작됐다. 2008년 12월 첫 삽을 떴고 2013년 초 총 16개 보가 완공됐다. 이 사업에 들어간 사업비는 총 22조2000억 원이다. 그러나 시행 초부터 ‘졸속 사업’이란 비판을 받았다. 이명박 정부는 대선 공약인 ‘한반도 대운하’를 국정과제에 포함했다가 반발 여론에 부딪히자 6개월 만에 4대강 사업으로 이름을 바꿔 추진했다. 이후 환경단체는 여름마다 반복되는 대규모 녹조의 원인으로 4대강 사업을 지목했다. 보로 인해 유속이 느려지면서 녹조가 생기고 수질이 악화됐다는 것이다. 4대강 사업에 대한 평가는 같은 진영 내에서도 엇갈렸다. 박근혜 정부는 취임 첫해인 2013년 4대강 사업에 대한 전방위 감사를 벌여 ‘졸속 추진’으로 결론 내렸다. 다만 이듬해 4대강 사업 조사평가위원회는 ‘홍수 위험이 줄었다’며 긍정적으로 평가하기도 했다. 4대강 사업은 2015년 충남 지역에 극심한 가뭄이 발생하면서 다시 조명받았다. 당시 충남 홍성과 서산 등 8개 시군에 제한급수 조치가 내려질 정도로 가뭄이 심했을 때 백제보에 가둬둔 물은 해갈에 큰 도움이 됐다. 4대강 사업에 비판적이었던 안희정 당시 충남도지사도 가뭄 대책의 하나로 금강 보를 적극 활용하기로 입장을 바꿔 주목받았다. 이런 엇갈린 평가 속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4대강 사업을 ‘적폐’로 규정했다. 2017년 문 대통령 취임 이후 감사원은 역대 네 번째 4대강 사업 정책감사를 벌였다. 감사원이 ‘이명박 전 대통령이 무리한 지시를 내렸고, 4대강 사업의 경제성이 부족하다’는 취지로 감사 결과를 발표하자 ‘정치적 감사’라는 비판이 뒤따랐다. 김호경 기자 kimhk@donga.com}

    • 2019-02-23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