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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을 꿈꾸는 청년을 지원하고 길러내는 중소기업진흥공단의 ‘청년창업사관학교(청년사관학교)가 9기 입교자 선발을 앞두고 있다. 올해는 1000명을 뽑을 예정이다. 지난해 정규 모집 인원의 두 배에 이르는 역대 최다이다. 청년사관학교는 만 39세 이하로 창업을 준비하거나 창업한 지 3년이 안 된 사람이 입교할 수 있다. 선발되면 총 사업비의 70% 이내에서 최대 1억 원의 정부보조금을 비롯해 사무공간, 제품 제작설비, 컨설팅, 교육 및 판로 개척 등 창업 초기에 필요한 다양한 요소를 지원받는다. 동아일보 청년드림센터는 3기 졸업생 장성은 ‘요크(YOLK)’ 대표(36·여)와 7, 8기 졸업생 김대익 ‘유커넥(UCONNEC)’ 대표(39)를 만나 청년사관학교 프로그램을 최대한 활용해 창업에 이르는 길을 들어봤다.○ 청년사관학교에서 배운 창업 걸음마 창업하겠다는 의지는 강했지만 아는 것이 없었던 ‘창업 새내기’ 시절 청년사관학교의 교육은 두 대표에게 양질의 밑거름이 됐다. 태양광시스템 전문 업체 요크는 장 대표가 2012년 설립했다. 2014년 청년사관학교를 졸업하고 2015년 8월 미국 크라우드펀딩 사이트 ‘킥스타터’에서 한국 기업 최초로 100만 달러(약 11억 원)를 모금했다. 크기와 무게 모두 기존 제품의 4분의 1밖에 안 되는 초소형 태양광충전기 솔라페이퍼를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2017년과 올해 세계 최대 가전전시회인 CES에서 혁신상을 받았다. 장 대표는 “창업을 하려면 재무 회계 제작공정 등 ‘이런 것까지 알아야 하나’ 싶을 정도로 많은 것을 알아야 한다. 그런 ‘걸음마’를 배웠다”고 말했다. 유커넥은 빅데이터에 기반해 광고주를 유튜버 같은 1인 미디어 크리에이터와 연결해주는 마케팅플랫폼 업체다. 기업 마케터 출신인 김 대표가 청년사관학교에 다니던 2017년 하반기에 창업했다. 지난해 당기순이익을 볼 정도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김 대표는 “필수 과목인 사업 모델 컨설팅이 큰 도움이 됐다. 브랜드 메시지나 사업 방향을 정하는 데 도움을 많이 받았다”고 했다. 청년사관학교는 기숙하면서 공동으로 사무실을 활용하는 입소와 공동사무실에 주 1회 이상 출근하는 준입소로 나뉜다. 입소 방식은 사무실이 없는 창업자나 예비창업자들이, 준입소 방식은 사무실을 마련한 창업자들이 주로 선택한다. 두 사람은 오롯이 창업에만 집중할 수 있다는 점에서 입소를 추천한다. 김 대표는 “입소하면 식당과 숙소, 사무실이 모여 있어 시간을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고 이점을 말했다. 장 대표는 “온전히 창업에만 집중할 수 있는 소중한 공간이었다. 명절 연휴에도 숙소에서 묵으며 일했다”고 회상했다. 다른 입소자들과 어울리며 네트워크를 쌓을 수 있는 것도 입소의 큰 장점이다. 두 대표는 다른 창업자들과 적극 교류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팁이라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다양한 전공자들이 모이는 만큼 조언과 인사이트를 주고받을 수 있어 좋았다”며 “그때 알게 된 사람들과 창업을 한 지금도 대화를 나누다 보면 생각나지 않던 아이디어를 얻기도 한다”고 말했다. 마음이 맞는 사람과 동업하는 경우도 있다. 김 대표는 실제로 청년사관학교 동기를 최고기술책임자(CTO)로 삼아 함께 회사를 꾸려 나가고 있다.○ 당장의 성패보다는 성장에 의의 장 대표와 김 대표는 창업은 결코 만만치 않은 과정이라고 힘줘 말했다. 그런 측면에서 청년사관학교는 시행착오를 통해 앞으로 나아가기에 더없이 좋은 곳이라고 얘기한다. 이들은 “학교에 다니듯, 당장의 성패보다는 얼마나 성장했는지에 의의를 둬야 한다”고 주문한다. 청년사관학교 시절 ‘우등생’은 아니었다는 장 대표는 자신의 실패담을 털어놨다. 장 대표는 청년사관학교에 입소하자마자 초경량 충전기를 염두에 두고 제품을 만들었지만 끝내 출시하지 못했다. 시장의 반응이 어떨지를 파악하지 못한 것이다. 청년사관학교 막바지에 제품을 들고 박람회에 참여했지만 반응은 냉랭했다. 장 대표는 “바이어들의 차가운 반응을 몸소 겪고 나니 ‘아, 이건 아니구나. 내가 틀렸다’는 생각이 들어 빠르게 방향을 선회할 수 있었다”며 “박람회를 터닝포인트 삼아 다시 기회를 잡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장 대표는 성과에 너무 연연하지 말라고 조언한다. “걸음마를 빨리 뗀다고 우사인 볼트가 되는 것은 아니듯 배우면서 천천히 앞으로 나아가면 된다”고 했다. 김 대표는 “창업은 성공한다는 보장이 없어 준비하는 매순간이 힘들지만 가장 빠르고 혹독하게 성장할 수 있는 기회”라며 “성과보다 과정에 집중하면 청년사관학교에서의 경험이 값진 기억으로 남을 것”이라고 말했다. 청년사관학교 9기 입교자 명단은 18일에 발표된다. 김은지 기자 eunji@donga.com}

창업을 꿈꾸는 청년을 지원하고 길러내는 중소기업진흥공단의 ‘청년창업사관학교(청년사관학교)’가 9기 입교자 선발을 앞두고 있다. 올해는 1000명을 뽑을 예정이다. 지난해 정규모집 인원의 두 배에 이르는 역대 최다이다. 청년사관학교는 만 39세 이하로 창업을 준비하거나 창업한 지 3년이 안 된 사람이 입교할 수 있다. 선발되면 총 사업비의 70% 이내에서 최대 1억 원의 정부보조금을 비롯해 사무공간, 제품 제작설비, 컨설팅, 교육 및 판로 개척 등 창업 초기에 필요한 다양한 요소를 지원받는다. 동아일보 청년드림센터는 3기 졸업생 장성은 ’요크(YOLK)‘ 대표(36·여)와 7, 8기 졸업생 김대익 ’유커넥(UCONNEC)‘ 대표(39)를 만나 청년사관학교 프로그램을 최대한 활용해 창업에 이르는 길을 들어봤다.● 청년사관학교에서 배운 창업 걸음마 창업하겠다는 의지는 강했지만 아는 것이 없었던 ’창업 새내기‘ 시절 청년사관학교의 교육은 두 대표에게 양질의 밑거름이 됐다. 태양광시스템 전문 업체 요크는 장 대표가 2012년 설립했다. 2014년 청년사관학교를 졸업하고 2015년 8월 미국 크라운드펀딩 사이트 ’킥스타터‘에서 한국 기업 최초로 100만 달러(약 11억 원)를 모금했다. 크기와 무게 모두 기존 제품의 4분의 1밖에 안 되는 초소형 태양광충전기 솔라페이퍼를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2017년과 올해 세계 최대 가전전시회인 CES에서 혁신상을 받았다. 장 대표는 “창업을 하려면 재무 회계 제작공정 등 ’이런 것까지 알아야 하나‘ 싶을 만큼 많은 것을 알아야 한다. 그런 ’걸음마‘를 배웠다”고 말했다. 유커넥은 빅데이터에 기반 해 광고주를 유튜버 같은 1인 미디어 크리에이터와 연결해주는 마케팅플랫폼 업체다. 기업 마케터 출신인 김 대표가 청년사관학교에 다니던 2017년 하반기에 창업했다. 지난해 당기순이익을 볼 정도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김 대표는 “필수 과목인 사업 모델 컨설팅이 큰 도움이 됐다. 브랜드 메시지나 사업 방향을 정하는 데 도움을 많이 받았다”고 했다. 청년사관학교는 기숙하면서 공동으로 사무실을 활용하는 입소와 공동사무실에 주 1회 이상 출근하는 준입소로 나뉜다. 입소 방식은 사무실이 없는 창업자나 예비 창업자들이, 준입소 방식은 사무실을 마련한 창업자들이 주로 선택한다. 두 사람은 오롯이 창업에만 집중할 수 있다는 점에서 입소를 추천한다. 김 대표는 “입소하면 식당과 숙소, 사무실이 모여 있어 시간을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고 이점을 말했다. 장 대표는 “온전히 창업에만 집중할 수 있는 소중한 공간이었다. 명절 연휴에도 숙소에서 묵으며 일했다”고 회상했다. 다른 입소자들과 어울리며 네트워크를 쌓을 수 있는 것도 입소의 큰 장점이다. 두 대표는 다른 창업자들과 적극 교류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팁이라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다양한 전공자들이 모이는 만큼 조언과 인사이트를 주고받을 수 있어 좋았다”며 “그때 알게 된 사람들과 창업을 한 지금도 대화를 나누다 보면 생각나지 않던 아이디어를 얻기도 한다”고 말했다. 마음이 맞는 사람과 동업하는 경우도 있다. 김 대표는 실제로 청년사관학교 동기를CTO(최고기술책임자)로 삼아 함께 회사를 꾸려나가고 있다.● 당장의 성패보다는 성장에 의의 장 대표와 김 대표는 창업은 결코 만만치 않은 과정이라고 힘줘 말했다. 그런 측면에서 청년사관학교는 시행착오를 통해 앞으로 나아가기에 더없이 좋은 곳이라고 얘기한다. 이들은 “학교에 다니듯, 당장의 성패보다는 얼마나 성장했는지에 의의를 둬야 한다”고 주문한다. 청년사관학교 시절 ’우등생‘은 아니었다는 장 대표는 자신의 실패담을 털어놨다. 장 대표는 청년사관학교에 입소하자마자 초경량 충전기를 염두에 두고 제품을 만들었지만 끝내 출시하지 못했다. 시장의 반응이 어떨지를 파악하지 못한 것이다. 청년사관학교 막바지에 제품을 들고 박람회에 참여했지만 반응은 냉랭했다. 장 대표는 “바이어들의 차가운 반응을 몸소 겪고 나니 ’아, 이건 아니구나. 내가 틀렸다‘는 생각이 들어 빠르게 방향을 선회할 수 있었다”며 “박람회를 터닝포인트 삼아 다시 기회를 잡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장 대표는 성과에 너무 연연하지 말라고 조언한다. “걸음마를 빨리 뗀다고 우사인 볼트가 되는 것은 아니듯 배우면서 천천히 앞으로 나아가면 된다”고 했다. 김 대표는 “창업은 성공한다는 보장이 없어 준비하는 매순간이 힘들지만 가장 빠르고 혹독하게 성장할 수 있는 기회”라며 “성과보다 과정에 집중하면 청년사관학교에서의 경험이 값진 기억으로 남을 것”이라고 말했다. 청년사관학교 9기 입교자 명단은 18일에 발표된다. 김은지기자 eunji@donga.com}

“연애요? 그다지 하고 싶지 않아요. 바쁜데 감정 소모하기 싫어서요.” 이제 막 ‘꽃다운 스무 살’이 된 이지훈 씨는 자신을 ‘비(非)연애주의자’라고 소개했다. 올해 A대학 스포츠레저학과에 입학한 이 씨는 운동신경이 좋고 성격이 활발해 이성에게 꽤 인기가 있는 편이다. 그러나 이 씨는 바쁜 일상에 부담이 될까 봐 연애를 꺼린다. 그는 친구들 사이에서 감정 소모가 싫어 연애를 꺼리면서도 이성과 ‘썸’은 즐기는 ‘썸만추(연애 말고 썸만 추구)’족으로 통한다. 이 씨는 “학업부터 진로 준비까지, 내 앞가림하기도 어려운데 연애하면서 상대를 챙겨 줄 엄두가 안 난다”며 “앞으로도 상대방이 나를 잘 챙겨 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지 않으면 이성과 사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열정적인 사랑보다 ‘러라밸’ 추구 이 씨뿐만이 아니다. ‘불타는’ 연애를 갈망하며 스무 살을 보낸 이전 신세대와 달리, 2000년생들은 사랑이 자신의 일상에 지장을 주지 않는, 즉 ‘사랑과 삶의 균형’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워라밸’에서 따온 ‘러라밸(러브 앤드 라이프 밸런스)’이란 신조어가 이들 사이에서 유행하는 이유다. 고려대 행정학과 19학번 허채연 씨(19·여)는 ‘서로 집착하지 않고 각자의 선을 지키는 것’을 이상적인 연애로 정의했다. 취업난 등 미래가 불안한 이들에게 ‘먹고사는 일’이 가장 중요한 과제이기 때문이다. 허 씨는 “내가 해야 할 일이 1순위이고 연애는 그 다음”이라며 “할 일에 지장을 받거나 서로에게 부담을 주는 연애는 하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취재팀과 취업정보업체 ‘캐치’가 2000년생 142명을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 62명이 연애를 ‘해도 그만 안 해도 그만’이라고 답했다. 연애를 할 필요가 없다고 답한 2000년생도 20명이나 됐다. 청년문화를 연구하는 대학내일20대연구소 이재흔 선임연구원은 “이전 세대들은 연애, 결혼을 당연하게 생각했지만 2000년생들은 ‘나’를 중심으로, 내가 원할 때만 관계를 맺는다”며 “현실적이고 실용적인 관계를 지향하는 경향이 반영된 것”이라고 말했다.○ 젠더 갈등도 연애관에 영향 2000년생이 연애를 필수가 아닌 ‘선택’으로 여기는 것은 과거보다 부쩍 높아진 젠더 감수성 때문이란 분석도 있다. 고교 재학 중인 2016년 강남역 살인사건, 지난해 스쿨미투 논란을 겪은 2000년생은 성 평등의식에 일찍 눈을 떴다. “여자는 좋은 남자 만나 잘 살면 되는 것 아니냐.” 조모 씨(19·여)는 이런 말을 하는 어른들을 볼 때마다 대들고 싶은 반감을 느낀다. 그는 “학창 시절 똑같이 공부하며 컸는데 왜 성인이 되니 이런 말을 들어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모바일 네이티브’인 2000년생들은 온라인을 중심으로 확산된 젠더 갈등을 중학생 시절부터 봐 왔다. 이 때문에 이성을 만날 때마다 상대가 급진적인 ‘여성 혐오’ 혹은 ‘남성 혐오’ 성향을 띤 건 아닌지 ‘돌다리를 두들겨 보게 된다’고 귀띔했다. 고등학교를 졸업한 후 현재 취업을 준비하는 김모 씨(19·여)는 최근 지하철에서 ‘마음에 드니 연락처를 알려 달라’는 남성을 만났지만 줄행랑을 쳤다. 데이트 폭력 등이 떠오른 탓이다. 남성들도 사정은 다르지 않다. 문모 씨(19)는 여자친구를 사귀기 전에 인맥이 넓은 친구를 통해 상대방이 ‘급진 페미(급진적 페미니스트)’가 아닌지를 확인한다. 친구들끼리 ‘급진 페미 걸러내기’ 방법을 공유하기도 한다. 문 씨는 “혹시라도 나를 ‘한남(한국 남자를 비하하는 표현)’이라고 부르는 여자 친구를 사귀게 될까 봐 두렵다”고 말했다. 배은경 서울대 사회학과 교수는 “2000년생들은 연애에 집착하지 않지만 스펙처럼 자신의 ‘매력 자산’을 늘리는 데는 능숙하다”며 “이들이 ‘청춘은 연애를 해야 한다’는 사회적 통념에서 벗어나 주체적으로 타인과 관계를 맺길 원한다는 점을 알아야 제대로 소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소통&20]자녀가 비혼 선언땐? 닦달보다 ‘결혼 의미’ 대화부터 ▼Q.올해 스무 살인 딸이 벌써 결혼하지 않겠다고 선언했습니다. 어려서 그러려니 하면서도 내심 걱정이 됩니다. 어떻게 봐야 할까요.(2000년생 자녀를 둔 강모 씨) A.“아무리 좋은 남자여도 일을 그만두라고 하면 결혼 안 할 거예요.”, “주택청약으로 집 당첨되면 결혼할래요.” 취재팀이 만난 2000년생의 결혼관은 다양했습니다. 물론 그중에는 ‘결혼하지 않겠다’고 단단히 마음을 먹은 2000년생도 적지 않았습니다. 젊은 세대가 결혼을 필수가 아닌 선택으로 여기는 현상이 갈수록 두드러지고 있습니다. 지난해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미혼 성인 2464명을 설문조사했더니 ‘반드시 결혼을 해야 한다’고 답한 남성은 50.5%, 여성은 28.8%였습니다. 2015년보다 남녀 모두 약 10%포인트씩 줄었습니다. 반면 ‘결혼은 하지 않는 게 낫다’고 답한 남성은 같은 기간 3.9%에서 6.6%로, 여성은 5.7%에서 14.3%로 늘었습니다. 다 큰 자녀가 ‘비혼’을 고집하면 부모 입장에서는 걱정이 앞설 수밖에 없습니다. 더구나 2000년생이 5∼10년 뒤 소위 ‘결혼 적령기’에 접어들면 이런 현상은 더욱 확산될 것으로 보입니다. 취재팀이 2000년생 142명에게 결혼 의향을 물었더니 10명 중 4명이 ‘결혼할 필요가 없다’고 답했거든요. 결혼에 대해 각자 생각이 다른 2000년생들의 얘기를 곰곰이 듣다 보니 한 가지 공통점이 있습니다. 요즘처럼 결혼하기 힘든 사회에서 ‘결혼하지 않는 것’을 문제라고 여기는 기성세대의 시선이 더 문제라는 거였습니다. 이런 2000년생들의 생각을 이해하고 결혼의 의미에 대해 자녀와 다양한 의견을 나누다 보면, 걱정보다는 해법이 보일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조언합니다.● 동아일보는 2000년생이 부모나 교수, 선배 등 기성세대와 사회에 하고 싶은 한마디를 듣기 위해 카카오톡오픈채팅방(open.kakao.com/o/gysTE7gb)을 개설합니다. 카카오톡 검색창에서 ‘2000년생 한마디 발언대’를 검색하면 됩니다.누구나 익명으로 참여할수 있습니다.특별취재팀▽팀장 김윤종 정책사회부 차장 zozo@donga.com▽정책사회부 김호경 조유라 기자▽사회부 홍석호 김은지 이윤태 기자}

수도권 전역에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가 내려진 4일 오후 경기 군포시의 한 헬스클럽. 한 남성이 마스크를 착용한 채 트레드밀(러닝머신) 위를 달리고 있었다. 이 남성이 착용한 마스크는 미세먼지용 마스크였다. 마스크로 입과 코를 가린 채 달리는 것이 버거운 듯 마스크를 턱 아래로 내렸다 올렸다 하기를 몇 차례 반복했다. 그러나 트레드밀에서 내려올 때까지 마스크를 완전히 벗지는 않았다. 홍승현 씨(25)는 6개월 전 이 헬스클럽에 등록했다. 그전까지는 야외에서 운동을 했는데 미세먼지가 심한 날은 목이 아프고 눈도 뻑뻑해 운동을 할 수가 없었다. 하지만 환기시설이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은 헬스장 역시 미세먼지 청정지대는 아니었다. 홍 씨는 “미세먼지가 심한 날은 헬스장 공기도 답답하게 느껴져 마스크를 쓰고 운동을 한다”며 “불편하긴 하지만 운동을 안 할 수는 없으니 어쩔 수 없다”고 했다.○ 방독면 쓰고 출퇴근 5일 수도권과 충청권에 사상 처음으로 닷새 연속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가 발령되고 청정 지역이던 제주에서도 비상저감조치가 처음 내려지는 등 한반도가 미세먼지로 뒤덮이는 날이 잦아지면서 시민들은 자구책을 찾고 있다. 회사원 이승재 씨(31)는 미세먼지가 심한 날에는 산업용 방독면을 쓰고 출퇴근한다. 미세먼지용 마스크만으로는 부족하다고 느껴 지난해 말 방독면을 구입했다. 얼굴의 절반가량을 가리는 방독면을 착용하고 다니면 쳐다보는 사람들이 많아 신경이 조금 쓰이기는 하지만 미세먼지 차단 효과는 마스크에 비해 좋다. ‘코 마스크’를 사용하는 직장인들도 있다. 코 안에 끼우는 실리콘 형태의 이 마스크는 착용해도 겉으로 보기에는 티가 잘 나지 않는다. 주류업체 영업사원 류재성 씨(28)는 “영업직이라 사람 만날 일이 많기 때문에 일반 마스크보다는 코 마스크를 쓴다”며 “코 안에 넣는 형태라 숨쉬기가 조금 힘들고 이물감이 있긴 하지만 미세먼지를 마시는 것보다는 낫다”고 말했다. 주부 임미란 씨(45)는 휴대용 공기청정기를 직접 만들었다. 공기청정기 필터에 팬을 달아 만들었는데 지름 15cm에 높이 39cm로 조금 큰 편이지만 시중에 판매되는 휴대용 공기청정기보다 성능은 더 좋다. 임 씨는 고깃집처럼 연기가 많이 나고 환기가 잘되지 않는 장소나 자신이 다니는 문화센터처럼 공기청정기가 없는 곳에 갈 때면 휴대용 공기청정기를 꼭 챙긴다. 임 씨는 “미세먼지가 심한 날에는 실내 공기도 나쁘다는 말을 들어 조금 귀찮아도 꼭 챙겨 나가려고 한다”며 “고깃집에서도 20분 정도 틀어 두면 매캐한 공기가 걷히고 시야가 맑아져 마음이 놓인다”고 했다.○ 미세먼지 자구책에 ‘유난 떤다’는 시선도 재난 수준의 ‘미세먼지 공습’에 대처하기 위해 시민들은 여러 가지 자구책을 궁리하지만 이를 곱지 않게 보는 시선도 있다. 시민들은 ‘주변 시선이 신경 쓰이지만 미세먼지 문제가 워낙 심각해 어쩔 수 없다’고 입을 모은다. 최근 직장을 그만둔 손모 씨(34·여)는 공기청정기가 없는 사무실에서 일했다. 미세먼지가 심한 날엔 실내에서도 머리가 지끈지끈 아팠다. 손 씨는 어쩌다 마스크를 착용한 상태로 일을 할 때면 상사들로부터 싫은 소리를 들어야 했다. ‘실내에서 유난스럽다’, ‘업무에 지장을 주지 않느냐’는 것. “오래 살려고 별짓을 다 한다”는 막말에 가까운 핀잔을 주는 상사도 있었다고 한다. 손 씨는 결국 사무실 책상에 공기청정기를 놓고 일반 마스크 대신 코 마스크를 사용할 수밖에 없었다. 미세먼지가 심한 날에는 산업용 방독면을 쓰고 외출하는 재수생 김정현 씨(19·여)는 길거리에서 자신에게 쏠리는 시선이 부담스럽다. 김 씨는 “사람들이 숨쉬기조차 힘든 나라에 살면서 너무 안이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며 “방독면의 효과에 만족하지만 가끔은 ‘내가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 하는 생각이 들 때도 있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미세먼지에 대한 시민들의 이런 반응이 결코 유난스러운 것이 아니며 오히려 일부 기업과 행정기관이 ‘미세먼지 재난’에 안이하게 대처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이상엽 고려대 안암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시민들은 경각심을 갖고 미세먼지 피해를 줄이기 위해 각자 노력하고 있는데 정작 공공장소에 공기청정기나 환기시설이 마련돼 있지 않은 경우가 많다”며 “개인의 자구책에 기댈 것이 아니라 기업과 행정기관이 적극적으로 나서서 해결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이윤태 oldsport@donga.com·김은지 기자}

“그냥… 선생님한테 잘 보이려고 그런 거예요.” 유고은 씨(19·여)는 학창 시절 반장이었다. 유 씨가 반장 선거에 출마한 건 취직 때문이었다. 그가 다니던 특성화고에서는 교사가 써 주는 추천서가 취직에 꼭 필요했다. 교사와 친하게 지내는 학생이 좋은 추천서를 받을 확률이 높다는 건 ‘공공연한 비밀’이었다. 유 씨는 담임선생님과 잘 맞는다고 생각한 적이 없다. 하지만 자기소개서 첨삭이나 추천서를 작성해 주는 사람이니 항상 잘 보이려 노력했다. 하지만 원서를 쓰고 난 후에는 관계가 서먹해졌다. 유 씨가 먼저 다가가 말을 붙이는 모습도 사라졌다. 유 씨는 “원서를 내고도 계속 친하게 지낼 이유가 없었다”고 고백했다. 2000년생은 인간관계에서 계산이 빠르다. 어른을 대하거나 친구를 만날 때도 실리를 중시한다. 이들은 스스로를 ‘인(人)코노미스트’라고 부른다. ‘사람(人)’과 ‘이코노미스트(economist·경제 전문가)를 합친 말로, 사람을 만나 감정과 시간을 들여 얻는 이익이 자신이 혼자서 얻을 수 있는 이익보다 큰지를 따지는 사람을 가리킨다.● 2000년생, 필요 없어진 관계는 ’손절‘ “요즘 애들은 가면 쓴 것 같아요.” 서울 A고교에서 근무하는 조모 교사(58)는 요즘 아이들이 낯설게 느껴질 때가 많다. 조 씨는 ’아이들에게 교사는 교육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람일 뿐‘이라고 자조한다. “대입이란 필요 때문에 억지로 교사와 좋은 관계를 유지하는 아이들이 많아요.” 2000년생은 불만을 직접 표시하지도 않는다. 감정 소모를 줄이기 위해서다. 올해 서울공고를 졸업하고 한국철도시설공단에 입사한 변지수 씨(19)는 고교 시절 교사로부터 급식 줄을 잘못 섰다는 이유로 크게 혼난 기억을 떠올렸다. 변 씨는 “줄을 잘못 선 게 아니었기 때문에 억울했다”면서도 “그래도 선생님께 웃으면서 ’죄송하다‘고 말씀드렸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교사와 얼굴 붉혀 좋을 일이 없다는 판단에서였다. 이들은 감정 정리도 혼자 한다. 경기지역 A고교 김모 교사는 언제나 웃으며 자신을 대하던 제자가 쓴 일기장을 우연히 보고 깜짝 놀랐다. ’내가 학생부에 무슨 멘트를 쓸지 얘기했는데도 안 넣어줬다. 대학 떨어지면 선생 책임‘이라고 적혀 있었다. 조 씨는 “언제나 웃으며 ’네‘라고 답하던 제자여서 더 놀랐다”면서 “직접 얘기했으면 오해를 풀 수 있었을 것”이라며 아쉬워했다. 2000년생은 필요가 적어진 관계는 쉽게 ’손절‘한다. 제2외국어 등 ’비수능‘ 과목 교사들은 대학입시에서 학생부종합전형(학종)의 학생부 제출이 마감되는 3학년 1학기 이후에는 ’찬밥‘ 취급을 받는다. 이전까지는 밝게 인사하던 아이들이 2학기부터는 복도에서 마주쳐도 인사조차 하지 않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전북의 모 대학에 진학한 강병민 씨(19)는 “학생부 제출이 끝나니 더 이상 선생님에게 거짓으로 친하게 대해야 할 이유가 없었다”고 말했다.● 익명으로 정보와 취향 공유 X세대 등 이전 신세대는 ’피 끓는‘ 스무 살 때 만난 친구와의 우정과 연대감을 무척 중시했다. 하지만 언제든 온라인으로 친구관계를 맺을 수 있는 환경에서 태어난 2000년생은 다르다. 이들은 마음 맞는 친구를 찾는 데 시간과 노력을 들이기보다는 그럴 필요가 없는 온라인을 통해 관계를 즐긴다. 인간관계에서도 ’가성비‘를 중시한다는 뜻이다. 다른 이들과 일상을 공유하는 동영상인 ’브이로그‘가 인기를 끄는 것도 가성비를 중시하는 2000년생들의 특성이 반영된 결과로 분석된다. 이전 신세대가 친구들과 모여 함께 공부했다면 2000년생들은 공부하는 모습을 촬영한 브이로그를 틀어놓고 공부한다. 경기 수원에 거주하는 박성은 씨(19)는 “시간을 내고 장소를 정하고, 친구를 만나 에너지를 소비하기보다는 영상 속 모습을 보는 게 편하다”고 말했다. 경기 군포에 사는 문모 씨(19)는 좋아하는 프로그램을 TV로 보지 않고 스마트폰을 통해서만 본다. TV로 보면 가족이든 친구든 옆에 있는 사람과 자꾸 말을 하게 되기 때문이다. 문 씨는 “누가 말 거는 게 귀찮다”며 “혼자 영상에 집중하고 싶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실리를 중요시하는 2000년생의 특성이 인간관계에도 반영된 것이라고 진단했다. 현실적으로 어떤 것을 얻을 수 있는지를 계산하는 과정에서 ’도움이 되는 사람‘과 ’안 되는 사람‘을 구분해 대한다는 것이다. 반면 2000년생의 이런 특징은 개인의 특성을 존중하는 장점이 되기도 한다. ’어떤 사람이 어떤 일에 적합한지‘를 자주 생각하는 과정에서 개성이나 능력이 제대로 발휘될 수 있는 여지가 더 많아진다는 뜻이다. 김동일 서울대 교육학과 교수는 “2000년생은 ’소량 품질생산‘의 시대를 사는 아이들”이라며 “각자에게 맞는 개성을 발휘할 잠재력이 있다”고 말했다. ▼‘현실주의자’ 2000년생과 친해지려면?▼Q. 2000년생 조카와 친해지고 싶어서 이것저것 묻고 관심을 표현하는데, 그럴수록 더 멀어지는 것 같습니다. 솔직히 정(情)이 안 가는데, 어떻게 해야 할까요.(40대 직장인 장모 씨)A. 2000년생은 실리를 추구하는 ‘현실주의자’입니다. 치열한 경쟁을 겪은 탓에 사람을 사귀는 데 소모되는 시간과 감정까지 효율적으로 쓰려는 심리가 크기 때문입니다. 요즘 세대는 불편한 사람과 어울리기보다는 차라리 혼자를 택합니다. ‘혼밥’이 대표적이죠. 태어날 때부터 스마트폰과 모바일 인터넷을 접한 ‘모바일 네이티브’인 이들은 사람을 많이 만나지 않아도 별로 외로워하지 않습니다. 온라인에서도 소통하고 즐길 거리가 충분하거든요. 임명호 단국대 심리학과 교수는 이렇게 조언했어요. “기성세대가 온라인은 피상적이라고 얘기해봤자 별 의미가 없죠. 이들에겐 온라인은 실제 존재하는 현실 그 자체에요. 기성세대도 온라인 소통 방식에 주목해야 합니다.” 온라인에서는 모든 소통이 상호적입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는 물론이고 유튜버들도 시청자들과 실시간 댓글로 소통하죠. 여기에 익숙한 요즘 세대에게 대화하자면서 이것저것 캐물으며 자기 말만 늘어놓으면 ‘꼰대’로 찍히기 십상이죠. 기성세대는 먼저 자신들의 표현 방식이 요즘 세대에겐 부담이 된다는 걸 인정해야 합니다. ‘취업 준비는 잘되니’ ‘연애는 하니’와 같은 질문은 의도가 선해도 ‘취조’처럼 여겨질 수 있습니다. 요즘 세대들도 기성세대에 대한 편견을 버리려 노력해야 합니다. 설사 작장 상사가 꼰대일지라도 꼰대의 방식대로 소통하려고 애쓴다는 점을 이해해야 합니다. 곽금주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는 “학생들이 불쑥 ‘교수님 밥 먹어요’라고 얘기하거나, 격식 없는 이메일을 받으면 여전히 낯설지만, 먼저 다가와 호감을 표현하는 그들의 방식으로 이해합니다”라고 전했습니다. 그가 강조한 해법은 ‘진정한 대화’예요. “대화는 말이 아니라 감정을 주고받는 겁니다. 나이가 들면 말이 많아져서 자꾸 질문하는데 그러면 안 돼요. 대화에 능숙하지 않다면 운동, 이벤트처럼 몸으로 함께 활동하는 기회를 만들어보세요.” 조유라기자 jyr0101@donga.com김은지기자 eunji@donga.com김호경기자 kimhk@donga.com}
서울시 기초의원들이 회의장 안팎에서 다투다 경찰에 입건되거나 동료 의원을 고소하는 일이 잇따라 벌어졌다. 최근 경북 예천군의원의 해외 여행가이드 폭행, 강북구의원의 동장 폭행에 이어 이제는 기초의원들끼리 서로 시비를 자초하고 있다. 서울 동작경찰서는 동작구의회 더불어민주당 소속 신민희 의원(39·여)과 자유한국당 소속 최민규 의원(48)을 각각 재물손괴와 폭행 혐의로 지난달 28일 체포해 조사한 뒤 1일 새벽 집으로 돌려보냈다고 이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두 의원은 28일 오후 11시 45분 동작구청 주차장에서 말다툼을 벌이다 주변의 신고로 출동한 경찰에 현행범으로 체포됐다. 말다툼을 하면서 신 의원이 최 의원의 제네시스 차량을 발로 차자 최 의원은 신 의원을 손으로 밀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경찰 조사에서 왜 서로 다퉜는지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고, 다만 “사소한 말다툼이었다”고 진술했다고 한다. 지난달 27일에는 서울 송파구의회 민주당 소속 김장환 의원(39)이 본회의 도중 한국당 이배철 의원(67)에게 의사봉으로 어깨 등을 맞았다며 이 의원을 송파경찰서에 고소했다. 경찰과 송파구의회에 따르면 지난달 21일 열린 본회의에서 일부 안건 상정에 반대하며 한국당 의원들이 의장석을 점거하고 농성을 벌였다. 이를 저지하려는 민주당 의원들과 한국당 의원들이 실랑이하다 두 의원이 충돌했다는 것. 이 의원은 “때리지는 않고 (때리는) 시늉만 했다”며 “맞고소를 비롯해 대응 방안을 논의하겠다”고 말했다.김하경 whatsup@donga.com·김은지 기자}
차량 수리업체에 100억 원권 가짜 수표를 맡긴 뒤 수리비를 내지 않고 도주한 60대 남성이 검찰에 넘겨졌다. 1일 서울 동대문경찰서에 따르면 주모 씨(61·구속)는 포털사이트에서 검색한 액면 100억 원짜리 수표 이미지를 프린터로 뽑아 진짜 수표인 것처럼 쓴 혐의(부정수표단속법 위반) 등을 받고 있다. 주 씨는 올 1월 초 카센터에서 자신의 벤츠 차량 수리비 800만 원을 결제하기 전 직원에게 “수표로 내도 되냐”며 자신이 만든 위조 수표를 꺼내 보였다. 주 씨는 이때 위조 수표에 쓰인 숫자 ‘10,000,000,000’의 마지막 ‘000’을 손가락으로 교묘하게 가려 1000만 원권 수표처럼 보이게 했다. 주 씨는 위조 수표를 들고 있던 서류가방에 넣고는 그 가방을 직원에게 맡긴 뒤 “시운전해 보겠다”며 벤츠를 타고 달아났다. 카센터 측의 신고로 지난달 경찰에 체포된 주 씨는 “재미로 만들어 본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경찰은 주 씨가 포털사이트에서 ‘자기앞수표’라고 검색한 점과 인쇄한 가짜 수표를 가방에 넣고 다닌 점 등으로 미뤄 범행을 염두에 두고 수표를 위조했다고 판단했다. 경찰 관계자는 “비슷한 피해가 또 발생하지 않도록 포털사이트 측에 수표 이미지를 삭제해 달라고 요청하겠다”고 밝혔다.김은지 기자 eunji@donga.com}
경찰과의 유착 의혹으로 경찰 수사를 받고 있는 서울 강남 클럽 ‘버닝썬’의 주요 주주가 서울 강남경찰서 경찰발전위원회 위원이었던 것으로 24일 확인됐다. 각 경찰서 관내 민간인들로 구성된 경찰발전위에는 유흥업소 관계자 등 이해관계자는 참가할 수 없도록 경찰청 예규에 규정돼 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정 의원실이 24일 공개한 ‘강남경찰서 경찰발전위 위원 명단’에는 강남구 르메르디앙서울호텔 대표 최모 씨가 들어있다. 최 씨가 주요 주주인 버닝썬은 이 호텔 지하 1층에 있다. 이 호텔을 운영하는 J사 대표이기도 한 최 씨는 지난해 4월~12월 31일 경찰발전위원으로 활동했다. 지난해 4월 공시된 J사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J사는 버닝썬에 2100만 원을 출자하고 10억 원을 대여했다. 지난해 2월 개장 당시 버닝썬의 자본금이 유지됐다면 J사의 지분은 42%에 이른다. 경찰 관계자는 “최 씨가 버닝썬 지분을 갖고 있는지 몰랐다”고 말했다.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버닝썬과 강남서 경찰관들의 유착 정황이 포착됨에 따라 강남서가 맡던 김모 씨(28)와 버닝썬 관계자 간 쌍방폭력 사건 수사를 넘겨받았다. 경찰 다른 관계자는 “수사의 공정성과 신뢰성을 담보하기 위해 사건을 광역수사대로 이송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위법행위 무마 대가로 버닝썬 측으로부터 금품을 받은 혐의(변호사법 위반)로 전직 경찰관 강모 씨(44)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지만 23일 검찰이 반려했다.김은지 eunji@donga.com·고도예 기자}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45·사진)이 이혼소송 중인 남편으로부터 특수상해 등의 혐의로 고소를 당했다. 서울 수서경찰서는 조 전 부사장의 남편 박모 씨(45)가 19일 특수상해, 아동복지법 위반(아동학대) 강제집행 면탈 등의 혐의로 조 전 부사장을 고소했다고 20일 밝혔다. 박 씨는 지난해 4월 아내의 폭언과 폭행 등을 사유로 서울가정법원에 이혼소송을 제기했다. 고소장에서 박 씨는 조 전 부사장이 이른바 ‘땅콩 회항’ 사건으로 구속 수감됐다가 풀려난 2015년 5월 이후 목을 조르거나 태블릿PC를 집어 던져 엄지발가락을 다치게 하는 등 자신을 수차례 폭행했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씨는 조 전 부사장의 폭행 장면이 담긴 영상과 목, 발가락 부위 상처 사진을 증거자료로 제출했다. 박 씨는 또 고소장에서 조 전 부사장이 밥을 빨리 먹지 않는다는 이유로 쌍둥이 아들 둘에게 수저를 집어 던지거나 잠을 자지 않는다는 이유로 폭언을 하는 등 학대했다는 주장도 했다. 조 전 부사장이 이혼 후 재산 분할에 대비해 한진그룹의 비상장 계열사 지분을 대한항공에 무상으로 넘겼다는 주장도 고소장에 담았다. 조 전 부사장의 변호인은 이날 입장문을 내고 “(조 전 부사장이) 물건을 던져 상처를 입혔다거나 폭행했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며 “자녀를 학대한 사실도 없는데 (박 씨가) 알코올 중독 증세로 인해 잘못 기억한 것”이라고 밝혔다. 조 전 부사장의 변호인은 “박 씨를 상대로 명예훼손 등에 대한 형사적 대응을 심각하게 고려 중”이라고 밝혔다.김은지 기자 eunji@donga.com}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45)이 이혼소송 중인 남편으로부터 특수상해 등의 혐의로 고소를 당했다. 서울 수서경찰서는 조 전 부사장의 남편 박모 씨(45)가 19일 특수상해, 아동복지법 위반(아동학대) 강제집행 면탈 등의 혐의로 조 전 부사장을 고소했다고 20일 밝혔다. 박 씨는 지난해 4월 아내의 폭언과 폭행 등을 사유로 서울가정법원에 이혼소송을 제기했다. 고소장에서 박 씨는 조 전 부사장이 이른바 ‘땅콩 회항’ 사건으로 구속 수감됐다 풀려난 2015년 5월 이후 목을 조르거나 태블릿PC를 집어 던져 엄지발가락을 다치게 하는 등 자신을 수차례 폭행했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씨는 조 전 부사장의 폭행 장면이 담긴 영상과 목, 발가락 부위 상처 사진을 증거자료로 제출했다. 박 씨는 또 고소장에서 조 전 부사장이 밥을 빨리 먹지 않는다는 이유로 쌍둥이 아들 둘에게 수저를 집어 던지거나 잠을 자지 않는다는 이유로 폭언을 하는 등 학대했다는 주장도 했다. 조 전 부사장이 이혼 후 재산 분할에 대비해 한진그룹의 비상장 계열사 지분을 대한항공에 무상으로 넘겼다는 주장도 고소장에 담았다. 조 전 부사장의 변호인은 이날 입장문을 내고 “(조 전 부사장이) 물건을 던져 상처를 입혔다거나 폭행했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며 “자녀를 학대한 사실도 없는데 (박 씨가) 알코올 중독 증세로 인해 잘못 기억한 것”이라고 밝혔다. 조 전 부사장의 변호인은 “박 씨를 상대로 명예훼손 등에 대한 형사적 대응을 심각하게 고려 중”이라고 밝혔다. 김은지기자 eunji@donga.com}

상습도박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1990년대 인기 여성 걸그룹 S.E.S. 멤버 슈(본명 유수영·38·사진)에게 징역형의 집행유예가 선고됐다. 서울동부지법 형사11단독 양철한 판사는 18일 수십 차례에 걸쳐 수억 원대 해외 원정도박을 한 혐의로 기소된 방송인 슈에게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80시간의 사회봉사 명령도 함께 선고됐다. 재판부는 “피고인의 범행 기간이 길고 범행 횟수가 많은 데다 활용한 (도박) 자금도 많다”며 “일반 대중과 청소년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다만 “피고인이 과거 도박 행위로 처벌받거나 물의를 일으킨 적이 없고 자신의 잘못을 깊이 반성하는 점 등을 양형에 참작했다”며 집행유예 선고 이유를 설명했다. 슈는 2016년 8월부터 지난해 5월까지 마카오 등지의 해외에서 모두 26차례에 걸쳐 도박을 한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도박에 쓴 돈은 모두 7억9000만 원이다. 슈의 해외 원정도박은 지난해 6월 지인 2명이 ‘도박 자금을 빌린 뒤 갚지 않는다’며 슈를 사기 혐의로 검찰에 고소하면서 알려졌다. 검찰은 사기 부분에 대해서는 무혐의로 판단하고 상습도박 혐의로만 슈를 기소했다. 슈는 이날 선고 후 “국민들께 죄송하고 아이들에게도 미안하다”며 “주어진 벌을 충실히 받겠다”고 말했다.김은지 기자 eunji@donga.com}
상습도박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1990년대 인기 여성 걸그룹 S.E.S 멤버 슈(본명 유수영·38)에게 징역형의 집행유예가 선고됐다. 서울동부지법 형사11단독 양철한 판사는 18일 수십 차례에 걸쳐 수억 원대 해외 원정도박을 한 혐의로 기소된 방송인 슈에게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80시간의 사회봉사 명령도 함께 선고됐다. 재판부는 “피고인의 범행 기간이 길고 범행 횟수가 많은데다 활용한 (도박) 자금도 많다”며 “일반 대중과 청소년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다만 “피고인이 과거 도박 행위로 처벌받거나 물의를 일으킨 적이 없고 자신의 잘못을 깊이 반성하는 점 등을 양형에 참작했다”며 집행유예 선고 이유를 설명했다. 슈는 2016년 8월부터 지난해 5월까지 마카오 등지의 해외에서 모두 26차례에 걸쳐 도박을 한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도박에 쓴 돈은 모두 7억9000만 원이다. 슈의 해외 원정도박은 지난해 6월 지인 2명이 ‘도박 자금을 빌린 뒤 갚지 않는다’며 사기 슈를 사기 혐의로 검찰에 고소하면서 알려졌다. 검찰이 사기 부분에 대해서는 무혐의로 판단하고 상습도박 혐의로만 슈를 기소했다. 슈는 이날 선고 후 “국민들께 죄송하고 아이들에게도 창피하고 미안하다”며 “주어진 벌을 충실히 받겠다”고 말했다. 김은지기자 eunji@donga.com}
‘서울대 법대를 졸업한 사법연수원 33기 변호사로, 글로벌 인수합병(M&A) 전문회사 법무팀장이다.’ 서울 강동구의 한 교회에 다니던 김모 씨(65)는 교회 친목모임을 통해 알게 된 A 씨를 포함한 교인들에게 자신을 이렇게 소개하고 다녔다. 김 씨의 아내 권모 씨(58)도 남편이 고액 연봉을 받는 주식투자 전문가이자 변호사인 것처럼 행세했다. 김 씨 부부는 2013년 A 씨에게 접근해 ‘주식투자로 돈을 벌게 해 줄 테니 투자를 하라’고 권했다. 김 씨는 ‘기러기 아빠’이던 A 씨에게 “(가족이) 캐나다로 유학을 떠나 있는 3년 동안 주식투자로 수익을 내 매월 캐나다 생활비도 챙겨주고 3년 후에는 수익금과 함께 원금도 돌려주겠다”고 했다. 김 씨의 이력과 전문성을 믿은 A 씨는 투자금을 맡겼다. 하지만 김 씨는 서울대 법대 출신도, 변호사도, 주식투자 전문가도 아니었다. 개인적으로 주식 투자를 하기는 했지만 고정수입이 없는 무직자였다. 김 씨는 2013년 4월부터 2015년 6월까지 투자금 명목으로 모두 19차례에 걸쳐 5억2000만 원을 A 씨에게서 받아 챙겼다. 서울동부지법 형사합의11부(부장판사 조성필)는 사기 혐의로 김 씨에게 징역 3년 6개월, 권 씨에게 징역 1년 6개월의 실형을 각각 선고했다고 10일 밝혔다. 김은지 기자 eunji@donga.com}

설 연휴 첫날이던 2일 서울 영등포구의 한 대형마트. 종이박스를 비롯한 각종 집기들이 쌓여 먼지가 날리는 창고 한구석에 떡국과 군만두 시식냄비와 프라이팬이 뚜껑도 제대로 덮이지 않은 채 놓여 있었다. 직원들이 휴식을 갖는 동안 이곳에 시식대를 세워 둔 것. 떡국을 담은 냄비 안에는 국물, 떡 등 음식물이 그대로 남아 있었다. 만두를 구웠던 철판도 기름기로 번들거렸다. 40여 분간의 휴식을 마치고 돌아온 직원들은 설거지를 하지 않은 시식대를 그대로 끌고 다시 매장으로 향했다. 시식대를 다시 운영한 지 30분 만에 군만두 코너에는 47명, 떡국 코너에는 26명의 고객이 몰렸다. 대부분 어린아이들과 함께 마트를 찾은 가족들이었다.○ 세제 없다고 설거지도 안 해 본보가 지난달 31일부터 3일간 서울 시내 대형마트 9곳의 시식코너 위생 관리 상태를 확인한 결과 대부분 관리가 부실했다. 녹슬고 기름때 낀 조리도구를 반복적으로 사용하거나 설거지를 하더라도 주방세제와 수세미를 쓰지 않았다. 창고 구석에 설치된 싱크대는 오랫동안 사용하지 않은 듯 물때가 잔뜩 끼어 있었다. 시식용 음식은 먼지가 날리는 창고에서 손질됐다. 조리 과정을 직접 본다면 선뜻 먹기 어려울 정도였다. 설 연휴를 앞둔 1일 오후 서울 성동구 대형마트 창고에 방치된 시식대 위에는 시식용 음식과 함께 음식 찌꺼기를 닦은 휴지와 가위, 집게 등 조리도구가 나뒹굴고 있었다. 휴식을 마치고 돌아온 직원은 설거지를 따로 하지 않고 휴지만 치우고 시식대를 끌고 매장으로 나갔다. 설 연휴 첫날인 2일 서울 영등포구의 또 다른 대형마트에서는 8일간 단기 아르바이트로 일하는 직원이 콘크리트 바닥의 지저분한 창고에서 소시지를 꺼내 손질했다. 시식코너 직원들이 이용하는 개수대는 대부분 마트 창고 구석에 마련돼 있었다. 수세미, 주방세제 등 기본적인 설거지 도구도 없는 곳이 많았다. 대형마트 시식코너에 직원을 파견하는 해당 식품업체 중에선 설거지 도구를 지급하지 않는 곳이 적지 않다. 설거지 도구를 직접 챙겨 오는 게 번거롭다 보니 직원들은 조리도구를 물로만 대충 헹구거나 아예 설거지를 하지 않는 것이다.○ “눈에 보이는 위생에만 치중” 대형마트 측은 시식코너 직원들은 해당 식품업체에서 보낸 사람들이어서 위생 규정을 강제할 권한이 없다고 했다. 한 대형마트 관계자는 “우리(마트 측)가 식품업체 직원들에게 직접 지시를 내리는 게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며 “위생장갑과 마스크 등을 착용하지 않은 게 눈에 띄면 업체 측에 신경 써 달라고 요청하는 정도”라고 말했다. 식품업체 측은 휴식 시간에 시식대 덮어두기와 설거지하기 등 위생 지침을 파견 전에 본사에서 미리 알려주고 위생 점검 담당자가 매일 매장을 점검한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현장에서는 위생모나 위생장갑 착용 여부 등 눈에 띄는 부분만 관리할 뿐 창고 속 시식대 등에 대한 관리는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었다. 서울 중구 대형마트에서 일하는 시식코너 직원은 “마트도 식품업체도 직원들이 조리도구를 어떻게 세척하고 관리하는지 점검하지 않는다”고 털어놨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아동학과 교수는 “개별 식품 업체가 아닌 대형마트의 브랜드를 보고 마트를 찾는 소비자들의 믿음에 부합하려면 마트가 직접 시식코너 위생을 관리해야 한다”고 말했다.이윤태 oldsport@donga.com·김은지 기자}

인천에서 중학생 아들을 홀로 키우는 김모 씨(44·여)는 지난달 10일 동사무소에 긴급생계비 지원을 요청했다. 빚과 공과금 독촉에 시달리던 김 씨의 통장에는 2000원밖에 남아 있지 않았다. 밥도 제대로 먹지 못하고 아들이 아파도 병원에 보내지 못할 만큼 상황이 나빴다. 하지만 ‘긴급생계비는 요청 후 48시간 안에 나온다’는 얘기에 마음이 조금 놓였다. 그러나 이틀 뒤에도 생계비는 지급되지 않았다. 구청 공무원은 “겨울에 신청자가 몰려 처리가 늦어지고 있다”고 해명했다. 근근이 버티던 김 씨 모자는 요청일로부터 6일이 지난 16일에야 지원금을 받을 수 있었다.○ 이틀이면 나온다더니 2주 걸려 긴급생계비가 제때 지급되지 않아 생계 위기에 놓인 사회적 약자들이 신속한 구제를 받지 못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보건복지부는 간단한 현장조사를 거쳐 요청 접수 후 48시간 내에 긴급생계비를 지원하는 ‘선(先)지급 후(後)타당성 조사’를 원칙으로 하고 있지만, 1∼2주가 지나서야 수급자에게 돈이 지급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 긴급생계비는 긴급복지지원법에 따라 주소득자가 사망한 경우, 화재가 나 집에서 살 수 없는 경우 등 생계 위기에 놓인 이들에 한해 지급된다. 일종의 ‘복지 긴급 처방’인 셈이다. 지원금은 1인 가구 기준 월 44만1900원, 2인 가구 기준 75만2600원 등 생계에 필요한 최소한의 금액이다. 상황에 따라 1∼6개월간 지급되는데 지원 기간이 끝나면 같은 사유로 다시 신청할 수 없다. 이혼 후 초등학생 딸과 함께 단칸방에 사는 A 씨(35·여)는 지난해 12월 말 경기도의 한 지자체에 긴급생계비와 연료비 지원을 요청했다. A 씨는 생활고로 10개월째 도시가스요금을 내지 못하고 있었다. 초등학생 딸이 한겨울에 난방이 끊긴 집에서 지내야 하는 상황이 되자 긴급생계비 지원을 요청한 것이다. 하지만 지자체 공무원으로부터 돌아온 대답은 “예산이 없어 올해 안에는 지원받기 어려울 것 같다”는 것이었다. A 씨는 2주가량 지나 해가 바뀐 지난달 10일에야 긴급생계비를 손에 쥘 수 있었다. 그동안 A 씨는 어린 딸을 친정에 맡겼다. ○ 전문가 “복지 골든타임 놓칠 수도” 지자체 관계자들은 예산과 인력 부족으로 ‘48시간 내 지급’ 원칙을 지키기는 어렵다고 하소연한다. 긴급생계비는 전체의 80%가 국비, 20%는 지방비로 지급돼 지자체 예산이 들어간다. 긴급생계비 지원 업무 담당 직원도 지자체당 한두 명인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48시간 내 지급’ 원칙을 맞추기가 힘들다는 것이다. 경기도의 한 지자체 관계자는 “신청자가 많은 지자체는 예산이 모자란 경우가 많다”며 “연말연초에는 예산과 회계처리 업무 때문에 수급자가 2∼3주씩 기다리는 경우가 있다”고 말했다. 다른 지자체 관계자는 “담당 직원이 2명이다 보니 매일같이 야근을 해도 처리하는 양보다 2배 이상 많은 지원 요청이 들어와 48시간 안에 지급하기가 너무 힘들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신속 지급 원칙을 지키지 않으면 ‘복지 골든타임’을 놓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이성기 인제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사람의 생명과도 직결될 수 있는 긴급생계비 지원을 놓고 예산과 인력 문제를 탓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며 “긴박한 상황에 놓인 수급자 입장에서는 48시간도 결코 짧은 시간이 아니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복지부 관계자는 “지자체 평가 때 신속 지원 여부를 반영하는 등 노력하고 있지만 지자체별로 불가피한 사정이 있을 수 있다”며 “신속 지원 지침을 지키지 않았다는 이유로 담당 공무원을 문책할 수는 없다. 지자체에 개선을 요청해 제때 지급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김은지 eunji@donga.com·신아형 기자}

자신이 가르치던 여자 선수들을 상습적으로 추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전 검도 국가대표팀 감독에게 실형이 선고됐다. 서울동부지법 형사9단독 정혜원 판사는 상습강제추행 혐의로 기소된 박모 씨(55)에게 징역 2년을 선고하고 40시간의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이수를 명령했다고 30일 밝혔다. 재판부는 박 씨의 아동·청소년 관련 기관 취업을 5년간 제한하는 명령도 함께 내렸다. 국가대표팀 감독을 지낸 A 씨는 2017년 10월부터 지난해 5월까지 19차례에 걸쳐 자신이 지도하던 여자 선수 10명을 강제 추행한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A 씨는 밤늦은 시간에 여자 선수를 불러내 “내가 너를 국가대표에 뽑아줬다. 실업팀에 보내줄 수 있다”는 등의 말을 하면서 추행한 사실도 드러났다. 재판부는 “피해자 수가 많고 (박 씨는) 자신이 지도하는 선수들을 추행해 죄질이 좋지 않다”며 실형 선고 이유를 설명했다. 김은지기자 eunji@donga.com}

“이 주변에는 교회랑 산밖에 없어요. 한밤중에 차를 세워둘 이유가 별로 없는데….” 손석희 JTBC 대표이사 사장이 차량 접촉 사고를 낸 경기 과천시의 한 교회 앞 공터. 관악산 등산로와 인접한 곳으로 크기는 160m²(50평)가량 됐다. 일요일인 27일 오후 이곳엔 교회와 산을 찾은 사람들의 차량 30여 대가 서 있었다. 손 사장은 2017년 4월 16일 오후 10시경 여기서 JTBC의 업무용 제네시스 차량을 직접 운전해 후진하다 견인차량을 들이받았다. 인근 주민들은 한밤중에 이 공터에 차를 세우는 사람은 극히 드물다고 말했다. 공터에서 가까운 공영주차장 정산소의 한 직원은 “여기는 오후 8시가 넘으면 도로 위에 차를 세워도 단속에 걸리지 않는다”며 “근처 아파트 단지나 주택가에 볼일을 보러 왔다고 해도 주차를 도로 위에 하면 되기 때문에 굳이 공터까지 들어가 차를 세울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손 사장은 접촉사고를 낸 뒤 차를 세워 피해 보상 협의를 하지 않은 채 운전을 계속해 공터를 빠져나갔다. 피해를 입은 견인차량은 범퍼와 헤드라이트가 부서졌다고 한다. 견인차량 기사 A 씨는 공터에서 멀리 떨어진 곳까지 손 사장 차량을 쫓아가 차를 세웠고, 손 사장은 차에서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A 씨와 같은 차량 정비업소에서 일했던 B 씨는 본보와의 통화에서 “나는 현장에 없었다. A 씨한테 들은 얘기로는 당시 경찰에 신고했지만 (손 사장이) 유명한 사람이라 명함과 계좌번호를 받은 뒤 다음 날 150만 원을 송금 받았다고 했다”고 말했다. B 씨는 “A 씨가 손 사장 차량에서 동승자는 보지 못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JTBC는 보도자료를 통해 “접촉 사고 자체를 모르고 자리를 떠났을 정도로 차에 긁힌 흔적도 없었지만, 자신의 차에 닿았다는 견인차량 운전자의 말을 듣고 쌍방 합의를 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또 “접촉 사고 당시 동승자가 있었다는 주장과 일부 보도는 명백한 허위”라고 주장했다.김은지 기자 eunji@donga.com}

경찰이 성폭력 피해를 당한 지적장애인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변호사를 입회시키지 않은 사실이 드러났다. 경찰은 또 피해자 진술을 영상물로 남기지도 않았다. 성폭력 피해자가 장애인일 경우 피해자 진술은 영상으로 남겨야 한다. 이 같은 방식으로 조사한 경찰은 피해자가 조사 과정에서 알린 5건의 성폭력 피해 중 1건에 대해서만 기소 의견을 달아 검찰에 송치하고 나머지 4건에 대해서는 무혐의라고 결론을 냈다. 한 경찰은 성폭력 피해의 책임을 장애인 피해자에게 돌리는 듯한 발언을 하기도 했다.○ 피해 사실 5건 중 1건만 인정 A 씨(21·여) 부부는 지난해 9월 A 씨가 시아버지의 지인 문모 씨(59)로부터 성폭행을 당했다고 경찰에 신고했다. 문 씨가 경기 시흥시에 있는 A 씨 부부 집에서 A 씨를 성폭행하려던 것을 A 씨의 남편 김모 씨(31)가 목격했다. 지능지수(IQ)가 71∼80 정도로 ‘경계성 지적장애’가 있는 A 씨는 경찰 조사에서 2018년 5, 6월에도 문 씨의 사무실과 모텔 등에서 네 차례나 성폭행을 당했다고 진술했다. 하지만 문 씨는 이 중 두 건에 대해서만 성관계가 있었다고 인정하면서 “합의에 의한 성관계였다”고 주장했다. 경찰은 A 씨가 주장한 5건의 성폭행 피해 중 남편이 목격한 한 건을 뺀 나머지 4건에 대해서는 범죄 혐의가 없는 것으로 결론을 냈다. 경기 시흥경찰서는 3일 문 씨를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장애인 강간미수) 혐의로 검찰에 송치하며 기소 의견을 냈다. 경찰 관계자는 “피해자 조사 과정에서 A 씨가 당시 얼마나 적극적으로 저항했고 문 씨가 어느 정도의 위력으로 공격했는지 확인하지 못해 문 씨의 혐의를 입증할 증거가 없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 경찰청 훈령조차 안 지켜 경찰은 A 씨가 주장한 피해 사례 중 4건을 무혐의로 판단하는 과정에서 법과 행정규칙이 정한 조사 원칙을 제대로 지키지 않았다. A 씨를 세 차례 불러 조사한 경찰은 조사 과정에 단 한 번도 변호사를 입회시키지 않았다. 세 차례 중 한 번은 피해자 진술이 영상으로 녹화되지도 않았다.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은 피해자가 신체적 또는 정신적인 장애로 변별력이나 의사 결정능력이 떨어질 경우 피해자 진술과 조사 과정을 영상물로 촬영해 보존해야 한다고 정해 놓았다. 행정규칙인 경찰청 훈령 역시 성폭력 범죄 피해자가 변호사를 선임하거나 검사가 국선변호사를 선정한 경우 조사 과정에 변호사를 참여시켜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남편 김 씨는 “수사도 원칙대로 진행하지 않고 진술의 신빙성을 따지는 게 말이 안 된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전문가들은 중요한 증거로 쓰일 피해자 진술이 적법 절차를 거쳐 제대로 확보되지 않았다면 수사 결과를 신뢰하기 어렵다고 지적한다. 시민단체 장애여성공감 관계자는 “수사기관이 피해자를 보호하기 위해 만들어 놓은 법적 절차를 지키지 않은 것은 잘못”이라며 “경찰이 수사 원칙을 지키지 않아 피해자의 진술을 제대로 확보하지 못했다면 수사를 다시 해야 할 사안”이라고 말했다. 경찰 관계자는 “절차상 잘못이 있었다는 것을 인정한다”며 “피해자가 원하면 재조사를 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김민곤 imgone@donga.com·김은지 기자}

더불어민주당 손혜원 의원의 가족과 지인 명의 부동산 20곳이 있는 전남 목포 근대역사문화공간 일대에서 손 의원과 함께 부동산을 보러 다닌 60대 여성이 이 지역에 자신과 가족 명의로 최소 10건의 부동산을 보유한 것으로 20일 확인됐다. 본보가 목포 근대역사문화공간 필지 현황과 등기부등본 등을 확인한 결과 목포의 한 청소년보호시설 대표로 있는 60대 여성 A 씨와 가족이 이곳에 건물 9곳과 토지 1곳을 갖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A 씨 가족은 근대역사문화공간이 등록문화재로 지정(2018년 8월)되기 전인 2017년 6∼12월에 집중적으로 부동산을 사들였다. A 씨와 남편 등의 명의로 돼 있는 10건의 부동산 중 7곳이 근대역사문화공간에 포함돼 있다. 근대역사문화공간에 카페 등을 갖고 있는 손 의원의 조카 손소영 씨는 20일 본보에 “고모(손 의원)한테서 A 씨를 소개받았고 고모, A 씨와 함께 부동산을 보러 다녔다”며 “A 씨가 나한테 게스트하우스 창성장 앞 2800만 원짜리 건물을 소개하기도 했고 그 외에도 집을 많이 보여줬다”고 말했다. 손 씨는 고모가 A 씨에 대해 “애들을 위해 봉사하는 훌륭한 분이라고 소개했다”고 덧붙였다. 근대역사문화공간 인근 주민들은 손 의원이 2017년 초부터 지난해 하반기까지 A 씨와 함께 다니는 것을 종종 목격했다고 한다. 목포지역 한 시민단체 관계자는 “A 씨가 운영하는 청소년보호시설 행사에 손 의원이 참석한 적도 있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A 씨 측은 이 지역 부동산을 사들인 데 대해 “가출 청소년을 위한 청소년 자립관을 만들기 위해 건물을 사들인 것”이라고 설명했다. 손 의원은 19일 ‘A 씨의 남편이 손 의원 남편이 이사장으로 있는 크로스포인트문화재단의 한 이사와 친척관계’라는 한 언론 보도를 반박하기 위해 쓴 페이스북 글에서 ‘(A 씨) 부부가 바로 그 거리의 큰손’이라고 적었다. 김은지 eunji@donga.com / 목포=송혜미·우현기 기자}

더불어민주당 손혜원 의원 측이 사들인 전남 목포의 건물과 땅 20곳은 지난해 8월 등록문화재로 지정된 근대역사문화공간의 노른자 자리인 중심 대로변에 밀집해 있다. 이 지역을 가로지르는 해안로 229번 길 양쪽에 게스트하우스인 창성장 등 건물이 14채, 땅 3곳이 집중돼 있다. 나머지 건물 3채는 창성장을 중심으로 반경 200m 이내에 있다. 이 지역 주민들에 따르면 손 의원 측은 2017년 3월부터 부동산을 사들이면서 당시 시세보다 2, 3배 이상 많은 돈을 줬다고 한다.○ “손 의원 투자가치 높은 적산가옥에 관심” 손 의원 측이 매입한 만호동과 대의동 일대 부동산 20곳 가운데 남편이 이사장으로 있는 크로스포인트문화재단 명의로 된 부동산은 14곳이다. 건물이 11채, 땅이 3곳이다. 카페 등 건물 3채는 조카인 손소영 씨(42) 명의로 사들였고, 창성장과 일반 주택 1채는 또 다른 조카 손장훈 씨(22) 소유로 돼 있다. 손 의원 보좌관의 남편인 김모 씨 명의로 된 건물도 1채 있다. 손 의원은 목포에서 활동하는 시민단체 대표인 A 씨와 함께 투자 가치가 높은 적산가옥을 사들이기 위해 근대역사문화공간을 자주 찾았다고 주민들은 전했다. 손 의원 측이 매입한 건물 중 7채가 적산가옥인 것으로 알려졌다. 상인 김모 씨는 “손 의원이 2017년 초 A 씨와 함께 다니며 적산가옥을 둘러보는 광경을 자주 봤다”고 말했다. 손 의원 측은 2017년 3월∼올해 1월 이 부동산들을 순차적으로 사들였다. 그동안 손 의원은 국회 상임위원회 공식 발언 등을 통해 근대역사문화공간의 잠재적 가치를 적극적으로 홍보했다. 손 의원은 2017년 11월 국회 예산결산심사소위에서 박영근 문화재청 차장에게 “목포에 근대 문화재 목조주택이 그대로 있다. … 심의해서 문화재청이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지난해 10월 국정감사 당시 목포 현장을 방문해 주민들에게 “사업이 잘되면 목포가 우리나라의 산토리니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 손 의원, 부동산 매입 대금 일부 직접 송금 지역 주민과 부동산 업계 관계자 등에 따르면 손 의원 측이 2017년 3월부터 집중적으로 근대역사문화공간의 건물과 땅을 사들이기 시작할 당시부터 부동산 시세가 2배가량 오른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8월 이 지역이 등록문화재로 지정된 이후엔 더 올랐다. 손 의원이 건물 매입 대금 일부를 송금하는 등 적극 관여한 정황도 있다. 옛 동화약국 건물은 손 의원 보좌관의 남편 명의로 되어 있지만 손 의원이 건물 매입 당시인 2017년 9월 건물주에게 450만 원을 송금한 것으로 확인됐다. 적산가옥인 이 건물은 5·18민주화운동사적지로 지정돼 있어 향후 정부가 비싸게 매입할 가능성이 높다. 부동산 업계에서는 근대역사문화공간이 등록문화재로 지정되기 전 부동산을 14곳이나 사들인 것은 ‘전형적인 투기 수법’이라고 보는 시각이 많다. 또 지역 관광 활성화를 위해 친척 등의 명의로 부동산을 사들였다는 손 의원의 해명이 사실이더라도 실정법 위반 소지가 있다. 미공개 정보로 사익을 추구했다면 부패방지법상 ‘업무상 비밀이용의 죄’에 저촉될 수 있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지역 활성화를 명목으로 공식적인 법과 제도가 아닌 직접 부동산 바람을 일으키려 했다는 점은 비상식적”이라고 지적했다. 목포=윤다빈 empty@donga.com / 김은지 기자·박건영 채널A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