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하경

김하경 기자

동아일보 산업1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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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트(fact)의 조각들을 차분히 모아 통찰력 있는 기사를 쓰겠습니다.

whatsup@donga.com

취재분야

2025-11-08~2025-12-08
산업46%
경제일반14%
인공지능7%
기업7%
사회일반7%
모바일4%
인사일반4%
사고4%
유통4%
모바일/인터넷3%
  • 대졸 취업자 23%… “인간관계 힘들다”

    사회에 첫발을 내디딘 대학졸업자들이 직장에서 가장 어려워하는 것은 무엇일까? 한국고용정보원은 2014년 8월과 2015년 2월 대졸자 1만8026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업무내용 습득’을 가장 많이 꼽았다고 24일 밝혔다. 43.2%로 다섯 명 중 두 명은 “업무를 이해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것이다. 인간관계에 대한 고민도 컸다. 23.3%는 “상사·동료와의 관계 적응이 어렵다”고 대답했다. ‘대학 때 배웠으면 현재 업무에 도움 됐을 능력’으로 ‘의사소통능력’이 19.1%로 가장 많았다. 이어 문제해결능력(16.2%), 기술이해 및 활용능력(16.1%) 등이 뒤를 이었다. 대졸자 두 명 중 한 명(50.6%)은 대학에서 배운 전공 지식이 업무 수행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했다. ‘전혀 도움이 안 된다’와 ‘별로 도움이 안 된다’를 합친 24.5%보다 두 배 이상 많았다. 특히 학교 유형에 따라 구분하면 교육대 졸업생 75.1%가 전공이 도움이 됐다고 꼽았고, 4년제 대학 졸업생은 50.8%가 동의했다. 현재 업무내용과 전공이 일치하느냐는 질문에 대해 두 명 중 한 명은 ‘업무내용과 전공이 잘 맞는다’고 응답했다. 학교별로 따져보면 ‘잘 맞는다’에 대해 교육대 출신 86.3%가 동의했다. 4년제 대학 출신은 50.1%, 2∼3년제 대학 출신은 48.9% 등 교대 이외의 대졸자는 두 명 중 한 명만 일치했다고 대답했다. 첫 일자리에 대한 만족도는 5점 만점을 기준으로 근무환경과 인간관계가 각각 3.59점으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만족도가 가장 낮게 나타난 항목은 인사체계(3.10)였다. 하지만 성별에 따라 첫 일자리에 대한 만족도는 남성이 여성보다 높았다. 총 13개 항목 중 △임금 △고용안정성 △발전가능성 △인간관계 △복리후생제도 △인사체계 △자율성·권한 △적성일치 △교육훈련 등 대부분의 항목에서 남성이 여성보다 높은 만족도를 나타냈다. 반면 여성이 남성보다 높은 점수를 준 부문은 ‘근무환경’과 ‘근무시간’ 두 항목뿐이었다. 여성이 남성에 비해 취업에 어려움을 느끼면서 만족스럽지 못한 직장이라도 일단 취업하는 현실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김하경 기자 whatsup@donga.com}

    • 2018-0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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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세먼지가 시험관 아기 시술 성공률 떨어뜨려”

    미세먼지가 시험관 아기 시술(체외수정)의 성공률을 떨어뜨리는 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선영 국립암센터 국제암대학원대 암관리학과 교수와 윤태기 최승아 차병원 서울역센터 교수 연구팀은 미세먼지(PM10)와 이산화질소(NO₂), 일산화탄소(CO), 이산화황(SO₂), 오존 등 5개 대기오염 물질이 평균치보다 약 50% 증가하면 체외수정에 성공할 확률이 10%가량 줄어든다고 22일 밝혔다. 연구팀은 2006년 1월부터 2014년 12월까지 9년간 강남차병원에서 체외수정을 받은 서울 거주 여성 4581명을 분석해 이런 사실을 확인했다. 연구팀은 서울 시내 40여 곳의 대기 측정소에서 측정된 대기오염 수치를 이용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대기오염 물질 중에서도 미세먼지와 이산화질소, 일산화탄소가 체외수정 성공률에 미치는 영향이 컸다. 특히 초기 단계인 난자를 채취하기 전 난소를 자극하는 시기와 배아를 이식한 뒤 대기오염에 노출됐을 때가 위험했다. 미세먼지 등 대기오염 물질이 임신 성공률을 낮추는 명확한 원리를 밝히지는 못했다. 하지만 간접흡연이 임신 성공률을 떨어뜨린다는 기존 연구처럼 대기오염도 비슷한 원리로 체외수정 성공 여부에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으로 봤다. 간접흡연을 통해 산모가 독성물질을 들이마시게 되면 산화스트레스와 DNA 손상 등이 일어나 배아의 질이 떨어지고 자궁 내 환경이 바뀌어 착상 실패로 이어진다.김하경 기자 whatsup@donga.com}

    • 2018-0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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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내 첫 청각장애 박사 “장애는 열등 아닌 다양성”

    걸음마를 뗄 무렵 열병을 앓았다. 그리고 청각을 잃었다. 세상의 소리는 기억나지 않는다. 소리를 내는 법도 모른다. 무엇인가 배우려면 남들보다 몇 배 더 시간을 들여야 했다. 하지만 좌절하지 않았다. 국내 최초의 청각장애인 박사 오영준 씨(43·사진) 이야기다. 오 박사가 지금 위치에 설 수 있었던 것은 학구열과 아버지의 혜안 덕분이었다. 소리가 없는 따분한 세상에서 어릴 적부터 그는 배움에서 즐거움을 찾았다. 아들의 학구열을 눈치챈 아버지는 오 박사가 열 살 때 “앞으로는 정보통신 기술자가 주목받게 될 것”이라며 넉넉지 않은 형편에도 컴퓨터를 사줬다. 컴퓨터에 대한 흥미는 ‘IT(정보기술) 전문기술인’의 꿈으로 이어졌다. 1997년 서울기능대 정보기술학과(현 한국폴리텍대 정보통신시스템과)에 입학했다. 하지만 교수의 입 모양과 얼굴 표정만 보고는 강의를 이해하기 쉽지 않았다. 교재와 칠판 필기 내용을 몇 번씩 반복해 읽었다. 학우들도 필기 노트를 복사해주는 등 그를 도왔다. 각종 자격증을 따면서 자신감을 얻은 그는 ‘장애인을 위한 기술’을 직접 개발하고 싶다는 꿈을 꿨다. 숭실대 대학원에 진학해 석·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국내에서 박사 학위를 취득한 청각장애인은 그가 처음이다. 그는 현재 한 대기업 연구소에서 책임연구원으로 일하고 있다. 자신처럼 장애를 가진 사람들이 스마트폰 등 각종 가전제품을 좀 더 쉽게 사용할 수 있는 방법을 연구하고 있다. 그는 “장애는 열등이 아닌 다양성이다. 장애인들이 편견을 넘어 미래 사회 리더로 성장하길 응원한다”고 말했다.  김하경 기자 whatsup@donga.com}

    • 2018-0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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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난해 월급 늘어난 직장인 840만 명, 건보료 13만8000원 추가로 낸다

    지난해 수입이 늘어난 직장인 840만 명은 이번 달 건강보험료를 13만8000원 추가로 내야 한다. 19일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이번 달 직장가입자 건강보험료는 4월분 보험료와 함께 지난해 보수 변동내역을 반영해 정산된 보험료가 고지될 예정이다. 이에 따라 지난해 보수가 전년보다 늘어난 직장인 840만 명은 1인당 평균 13만8000원을 추가 납부한다. 반면 수입이 줄어든 직장인 291만 명은 1인당 평균 7만9000원을 돌려 받는다. 이는 평균적인 수치로 개인별 최대 2849만 원을 추가 납부해야하거나 최대 2628만1000원을 환급 받을 수 있다. 한편 269만 명은 보험료 변동이 없다. 건강보험공단은 이번 정산 보험료를 두고 보험료가 오르는 것은 아니라고 밝혔다. 정산 보험료는 연말연초에 지급되는 성과급이나 연말상여금, 임금협약에 의한 임금정산액 등이 지난해 보험료에 반영되지 못해 발생한 것이기 때문이다. 즉 지난해 냈어야 할 보험료를 유예했다가 납부하는 것이다. 이번에 환급받거나 추가 납부하게 될 보험료는 4월분 보험료와 함께 25일 고지된다. 납부는 다음달 10일까지 해야 한다. 추가 납부해야 할 금액이 4월 한 달 치 보험료 이상이면 별도 신청을 하지 않고 5회에 걸쳐 분할 납부할 수 있다. 다만 일시 납부나 10회 이내에서 분할 납부 횟수를 변경하고 싶은 경우 관할지사에 ‘분할납부 차수 변경 신청서’를 다음달 10일까지 신청하면 된다.김하경 기자 whatsup@donga.com}

    • 2018-0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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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꽃가루 흩날리는 4월, 알레르기 주의보

    봄만 되면 콧물이 줄줄 흘러 일상생활에서 불편을 느끼는 이가 적지 않다. 일교차가 커지면서 면역력이 떨어져 감기에 걸리는 것이라면 옷을 겹겹이 챙겨 입는다거나 비타민을 복용해 어느 정도 대비할 수 있다. 하지만 알레르기 때문이라면 다른 방법을 찾아야 한다.○ 자작나무 꽃가루가 알레르기의 주범 알레르기는 일반적으로 해롭지 않은 외부물질을 몸이 위험한 물질로 착각하면서 면역세포들이 염증을 일으켜 생기는 질병이다. 봄철 공기 중에 떠다니는 꽃가루가 대표적이다. 몸에 잠시 들어와도 해롭지 않지만 일부 사람의 면역시스템은 기생충이나 세균처럼 해로운 물질로 착각해 꽃가루를 공격하고 염증을 일으킨다. 이런 면역반응이 코 안에서 일어나면 코 안이 빨갛게 부어오르고 콧물과 재채기가 나온다. 눈에서는 결막염을, 폐 속 기관지에서 발생하면 천식을 유발한다. 눈 가려움증을 동반하는 결막염은 비염과 함께 오는 경우가 많아 두 질병을 같이 치료하기도 한다. 봄철 꽃가루는 대부분 나무에서 생긴다. 특히 자작나무 꽃가루가 알레르기를 잘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오리나무 느릅나무 단풍나무 버드나무 참나무 일본삼나무 등의 꽃가루도 알레르기의 원인 물질이다. 버드나무나 사시나무, 플라타너스 나무 종자에 붙어 있는 털은 꽃가루가 아닐뿐더러 알레르기 질환의 원인으로 작용하지 않는다. 증상을 일으키는 꽃가루는 크기가 매우 작아 눈으로는 보이지 않는다. 봄꽃 하면 쉽게 떠올리는 개나리나 진달래, 벚꽃 등의 꽃가루도 알레르기를 거의 일으키지 않는다. 이런 종류의 꽃은 벌과 나비가 직접 암술과 수술의 꽃가루를 섞어줘 공기 중에는 꽃가루가 잘 날리지 않기 때문이다. 비염과 결막염, 천식 등 염증 질환은 밤부터 새벽 사이에 악화된다. 아침에 증상이 더 심하다고 생각하는 이유는 밤사이 악화된 상태로 아침에 일어나기 때문이다. 집 안의 공기가 차가울 경우 코막힘이 더 심하게 나타날 수 있다.○ 알레르기 방치하면 수면장애로 이어져 코막힘이나 콧물, 눈 가려움증, 재채기 등의 알레르기 증상을 치료하지 않고 방치하면 수면에 영향을 미친다. 코골이가 심해지고 수면무호흡증이 올 수도 있다. 숙면을 취하지 못해 만성피로가 생기기도 한다. 권혁수 서울아산병원 알레르기내과 교수는 “실제 뇌파를 찍어 보면 비염 환자가 그렇지 않은 환자에 비해 숙면에서 깨 미세 각성상태인 경우가 10배나 많다”고 말했다. 비염을 방치하면 축농증이 발생할 수 있다. 축농증은 만성 기침으로 이어진다. 비염환자 세 명 중 한 명은 천식으로 발전할 수 있기 때문에 꾸준한 관리가 필요하다. 알레르기를 치료하는 방법으로 현재 가장 널리 사용되는 것은 약물이다. 약물을 통해 알레르기 증상을 완화하는 것이다. 천식, 비염, 결막염 등 꽃가루가 침범하는 장기에 따라 증상이 다르므로 증상에 맞는 약을 선택해야 한다. 강혜련 서울대병원 알레르기내과 교수는 “약물 치료가 근본적으로 알레르기 체질을 바꾸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약 사용을 중단하면 증상이 다시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생활습관을 통해 최대한 꽃가루를 피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나무 꽃가루는 오후보다 오전에, 습도가 높은 날보다 건조하고 따뜻한 날에 더 많이 날리기 때문에 화창하면서 따뜻한 날에 비염이 심해진다. 따라서 아침에는 환기나 운동을 자제하는 것이 좋다. 외출할 때는 미세먼지용 마스크를 착용하면 도움이 된다. 차를 운전할 때는 공기가 실내에서 순환되도록 외부 공기 유입을 최소화하면 좋다. 외출 뒤 몸을 잘 씻고 옷을 털거나 세탁하는 것도 집 안 꽃가루 농도를 낮출 수 있다. 비염과 천식 증상을 악화시키는 환절기 기온 차와 황사도 신경 쓸 필요가 있다.김하경 기자 whatsup@donga.com}

    • 2018-0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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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직장내 성폭행’ 이주여성들 근무지 옮겨준다

    사업주로부터 성폭행을 당한 이주여성이 직장을 옮기기를 원하면 정부가 나서서 새 직장을 알선해준다. 공공기관이나 대학 내에서 일어난 성폭력을 기관장이나 직원이 알고도 신고하지 않으면 제재를 받는다. 여성가족부는 17일 ‘범정부 성희롱·성폭력 근절 추진 협의회’ 2차 회의를 열어 이런 내용의 성희롱·성폭력 피해방지 보완책을 발표했다. 가장 눈에 띄는 제도는 ‘긴급 사업장 변경’이다. 직장 내에서 사업주나 관리자로부터 성폭행을 당한 이주여성이 사업장 변경을 신청하면 고용노동부는 피해 여성이 다른 사업장에 취업하도록 알선해준다. 이 제도는 올해 하반기 도입된다. 또 이주여성이 성폭력 피해 사실을 보다 쉽게 신고할 수 있도록 이달 고용부 홈페이지에 다양한 외국어 버전의 ‘직장 내 성희롱 익명 신고시스템’을 만들 예정이다. 그동안 많은 이주여성이 국외 추방을 우려해 성폭력 피해 사실을 제대로 신고하지 못했다. 공공기관이나 대학의 장 또는 직원은 기관 내에서 성폭력이 발생하면 피해자의 동의를 얻어 수사기관에 신고해야 할 의무를 갖는다. 신고하지 않거나 부적절한 조치를 취하면 과태료를 부과하는 등 제재를 받는다. 또 대학 등 교육 분야의 성희롱 및 성폭력 근절을 위해 교원징계위원회에 외부 인사 참여를 늘리기로 했다. 이와 함께 성폭력 범죄를 저질러 300만 원 이상의 벌금형이 확정된 공무원을 바로 퇴직시키는 ‘원스트라이크 아웃’ 제도를 국가공무원뿐 아니라 지방직 공무원과 경찰 등 특정직 공무원으로 확대한다. 경찰청은 이달 중 성평등정책담당관을 신설하고 민간위원과 경찰위원으로 구성된 성평등위원회를 발족할 예정이다. 국방부도 다음 달 외부 전문가인 성고충전문상담관을 확대해 배치하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이날 부처별로 운영하고 있는 성희롱·성폭력 특별신고센터 접수 현황도 발표했다. 지난달 8일부터 이달 10일까지 한 달여 동안 단순 문의를 제외한 신고 건수를 집계한 결과 △여가부 134건 △고용부 96건 △교육부 41건 △문화체육관광부 79건으로 나타났다.김하경 기자 whatsup@donga.com}

    • 2018-0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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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유트럭 한대가 내뿜는 오염물질, LPG차 93대와 맞먹어

    11일 오전 서울 마포구 A아파트 단지 안으로 택배를 실은 소형 경유트럭 한 대가 들어섰다. 트럭은 유치원 통학차량을 타기 위해 줄 서있는 10여 명의 아이들과 보호자 앞에 정차했다. 택배기사는 시동을 끄지 않은 채 짐을 내리고 날랐다. 경유트럭 뒤에 선 아이들은 배출가스를 고스란히 들이마실 수밖에 없었다. 손녀의 등원을 돕던 주민 이모 씨(65)는 “택배 트럭이 하루에도 몇 대씩 아파트 단지에 들어와 저렇게 시동을 끄지 않고 짐을 내린다”며 “단지에는 아이들과 노인들이 많은데, 시꺼먼 배출가스를 뿜어내는 트럭을 보면 화가 난다”고 말했다.○ 1급 발암물질 내뿜는 경유차 경유차가 배출하는 미세먼지의 위해성은 이미 잘 알려져 있다.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소(IARC)는 경유차에서 나오는 미세먼지를 1급 발암물질로 지정했다. 장영기 수원대 환경에너지공학과 교수는 “디젤엔진에서 배출되는 미세먼지가 대기오염에 미치는 비중은 15% 정도지만, 독성이 커서 발암 위해성 기여도는 84%에 이른다”고 말했다. 독성 발암물질을 뿜는 경유차는 우리나라 전체 차량의 42%를 차지한다. 승용차는 휘발유차, 전기차 등으로 많이 대체됐지만 화물차는 여전히 경유차가 93.3%에 이른다. 지난해 기준 화물차의 70.4%를 차지하는 소형 화물차(최대 적재량 1t 이하)는 특정 경유차종이 수년째 과점하고 있는 상황이다. 1t 트럭의 대명사로 불리는 현대자동차 포터만 해도 2010년 이래 매년 10만 대 이상 팔렸고 올 1, 2월 판매량이 1만3441대를 넘어섰다. 소형 화물차는 중·대형보다 한 대당 미세먼지 배출량이 적지만 수 자체가 많고 주로 주택가 주변을 운행해 위해성은 더 크다. 이형섭 환경부 교통환경과장은 “택배차 등 소형 화물차 대부분은 저속 주행하거나 정차 후 공회전을 하는 경우가 많다”며 “이때 나오는 불완전연소 가스는 미세먼지를 더 많이 함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유차 오염물질의 93분의 1 LPG차 전문가들은 소형 화물차의 ‘저공해화’가 무엇보다 시급하다고 말한다. 대안으로 떠오르는 것이 LPG화물차다. 장애인, 국가유공자 등으로 사용이 제한된 LPG승용차와 달리 LPG화물차는 일반인도 구입할 수 있다. 다만 그동안 LPG 엔진 출력이 경유차에 비해 턱없이 낮아 외면받았지만 내년 경유차 수준으로 출력을 높인 LPG차 엔진의 개발이 완료될 것으로 보인다. LPG차는 미세먼지(PM10)와 초미세먼지(PM2.5) 배출량이 거의 없고 질소산화물(NOx) 배출량도 적다. 2015년 국립환경과학원은 실내외 주행시험에서 휘발유차와 경유차, LPG차의 질소산화물 배출량을 비교했다. 실내 주행시험에서 휘발유차는 LPG차 배출량의 2.2배, 경유차는 7배의 질소산화물을 뿜었다. 실외 도로주행시험에서는 휘발유차와 경유차의 질소산화물 배출량이 LPG차보다 각각 3.3배, 93.3배 많았다. LPG차 93대가 내뿜는 질소산화물을 경유차 1대가 한 번에 배출하는 셈이다. 질소산화물은 다른 물질과 결합해 초미세먼지를 만드는 주요 물질이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경유트럭을 LPG차로 전환하면 질소산화물 배출량의 80∼90%가 줄어든다”고 말했다. LPG차보다 더 친환경적인 것은 전기차다. 다만 현재 출시된 0.5t 전기트럭은 국고 보조금 1100만 원과 지방비 보조금 500만 원 내외를 지원받더라도 2000만 원가량은 구매자가 부담해야 한다. 택배차량은 장거리 운행이 많아 충전에 대한 부담도 크다.○ 선진국에선 LPG차 구입 시 인센티브 당장 현실적인 대안은 LPG차인 셈이다. 전문가들은 전기차 등 더 친환경적인 차가 일반화되기에 앞서 LPG차가 친환경차로 가는 ‘징검다리’ 역할을 할 것으로 보고 있다. 환경부는 2016년부터 친환경자동차기술개발사업단 연구과제로 ‘환경친화적 보급형 LPG 직접분사(LPDi) 1t 트럭 상용화 개발’을 진행해 왔다. 내년 4월 개발을 완료하는 친환경자동차기술개발사업단의 이영재 단장은 “경유차는 미세먼지를 줄이기 위해 세 가지 후(後)처리 장치를 붙여야 해 가격이 올라가지만 LPG차는 한 가지 후처리 장치만 붙이면 되고 연료가 싸 장기적으로 가격 부담이 작다”고 말했다. 일부 선진국에선 LPG 화물차의 친환경성을 인정하고 대중화를 위해 운행자에게 인센티브를 주는 곳도 있다. 이탈리아 에밀리아로마냐주에서는 지역의 영세 사업자나 도심 운행 제한 지역에 있는 회사가 3.5t 이하의 LPG차량을 구매하면 2500유로(약 330만 원)의 보조금을 지급한다. 영국은 3.5t 이하의 차량까지만 운행할 수 있는 일반 운전면허 소지자가 LPG 등 친환경차를 사면 4.25t까지 운행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김하경 기자 whatsup@donga.com}

    • 2018-0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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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환경부 ‘수거 정상화’ 발표 뒤집은 재활용단체

    쓰레기 재활용단체들이 재활용품 수거가 정상화됐다는 환경부의 발표를 뒤집고 나섰다. 한국자원재활용협회와 한국자원수집운반협회는 9일 기자회견을 열고 “환경부가 대표성이 없는 한국자원순환단체총연맹(총연맹)의 말만 믿고 이번 사태 해결에 안이하게 대응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에 앞서 6일 총연맹은 “재활용품 수거 중단 사태 해결에 적극적으로 동참하겠다”고 밝혔다. 구관회 한국자원재활용협회장은 “본래 총연맹 산하에 53개 협회가 있는 구조여야 하는데 총연맹은 우리 협회를 포함한 53개 협회와 교류조차 하지 않는다”며 “이 때문에 정작 현장에선 여전히 폐비닐과 폐스티로폼 수거를 거부하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총연맹 관계자는 “한국자원재활용협회는 회원 가입 이후로 한 번도 연맹에서 활동을 안 했다. 총연맹에 가입한 단체는 사태 해결에 협조하는 상황”이라며 서로 다른 주장을 했다. 재활용단체들은 재활용품 수거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선 수거운반업체와 선별장에 집중된 대책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달수 한국자원수집운반협회 회장은 “재활용품 수익성이 떨어져 재활용품 선별장 중 70%는 최근 3년 새 문을 닫았다. 재활용품을 수거해도 가격이 맞지 않아 가져다 둘 곳이 없는 실정”이라며 수익성 보장을 요구했다. 이 단체들은 관계 부처와 국회, 수집·선별·운반업체 등이 참여하는 공청회 개최도 요청했다. 이경로 한국자원수집운반협회 부회장은 “하루빨리 정부가 대안을 마련하고 방향을 제시해야 한다”며 “수익성이 현저히 떨어지는 상황에서 폐비닐과 폐스티로폼, 혼합플라스틱류의 수거는 지방자치단체에서 직접 맡는 게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말했다.김하경 기자 whatsup@donga.com}

    • 2018-0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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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9일 오전까지 꽃샘 바람… 오후 평년기온 회복

    8일 서울 경기 강원의 북부 지역엔 눈이 내릴 정도로 기습 추위가 찾아왔다. 이날 서울은 4월로는 2000년 이후 가장 추운 날이었다. 꽃샘추위는 9일 오전까지 이어진다. 지난 주말 거세게 몰아친 강풍으로 전국 곳곳에서 피해가 적지 않았다. 7일 오전 5시 5분경 충남 보령시 서해안고속도로 대천나들목 근처에서 1t 화물차가 강풍에 넘어졌다. 이어 뒤따르던 17t 화물차가 이를 미처 발견하지 못하고 들이받아 1t 화물차에 탄 A 씨(67) 부부가 숨졌다. 사고 당시 이 지역에는 강풍주의보가 내려져 있었다. 같은 날 오후 2시경 경기 양평군 개군면 산수유 축제장에선 강풍이 불면서 가로세로 각각 5m 크기의 텐트 8동이 무너졌다. 이 사고로 임신부 1명을 비롯해 상인 등 8명이 다쳐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다. 다행히 중상자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8일 서울 아침 최저기온은 0.6도로 2000년 이후 4월 기온으로 가장 낮았다. 최근 30년간 서울의 4월 8일 평균 최저기온은 7도, 최고기온은 17.1도였다. 하지만 이날 최고기온은 평균 최저기온보다 다소 높은 7.9도에 그쳤다. 특히 오후엔 서울과 경기 북부 지역에 눈이 내렸다. 강원 북부 산간에는 눈이 10.6cm까지 쌓였다. 꽃샘추위는 9일 오전까지 계속된다. 이날 아침 최저기온은 서울 2도, 강원 철원 영하 3도, 광주 6도, 부산 10도 등이다. 이날 낮부터 기온이 올라 서울 15도, 철원 14도, 광주 19도, 부산 19도를 나타낼 것으로 보인다. 10일에는 서울 10∼20도, 철원 3∼18도, 광주 10∼22도, 부산 12∼19도 등으로 다시 봄 날씨를 회복하겠다. 다만 강풍은 이날도 불 것으로 보인다. 4월에 강풍이 계속 이어지는 건 이례적이다. 강풍은 고기압과 저기압 사이에서 기압 밀도가 커지면서 발생한다. 지난 주말엔 바람이 북쪽에서 남쪽으로 불어 차가웠지만 10일 강풍은 남쪽에서 북쪽으로 불어 상대적으로 따뜻할 것으로 예상된다.김하경 whatsup@donga.com / 보령=지명훈 기자}

    • 2018-0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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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봄철, 야생진드기 기승… 긴 소매 옷입고 외출하세요

    봄이 되면서 꽃구경을 가거나 등산을 하는 등 야외 활동을 즐기는 사람이 많아졌다. 이 때 미세먼지 말고도 주의해야 할 것이 하나 더 있는데 바로 야생진드기다. 8일 환경부 국립환경과학원에 따르면 3∼6월 야생진드기의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SFTS) 바이러스 감염률이 7∼12월에 비해 2배 이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SFTS 바이러스에 감염된 야생진드기에 물리면 사람도 SFTS에 감염된다. 동아시아 지역에서 SFTS의 주요 매개체는 ‘작은소피참진드기’다.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38∼40도의 고열이 3∼10일간 지속 △구토 △설사 △피로감 △식욕 저하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심할 경우 혈소판이나 백혈구가 감소하고 근육 경련, 혼수상태를 보일 수 있다. SFTS는 뚜렷한 치료제가 없기 때문에 예방이 최선책이다. 야외활동을 계획했다면 긴 팔 옷과 긴 바지, 모자를 착용하는 것이 좋다. 소매는 단단하게 여미고 바지는 양말 안에 넣어 피부 노출을 최소화해야 한다. 벌레 기피제도 챙겨 야외 활동 때 뿌리면 좋다. 작은소피참진드기는 수풀이 우거진 곳에 주로 분포하기 때문에 산책로 등산로 등 지정한 경로 이외의 장소에는 가지 않는 것이 좋다. 이 밖에 △풀밭에 앉거나 눕지 않고 돗자리 사용하기 △풀숲에 앉아 용변 보지 않기 등의 수칙을 지켜야 한다. 야외활동이 끝난 뒤라면 사용한 돗자리는 세척해 햇볕에 말리는 것이 좋다. 또 외출할 때 입었던 옷은 깨끗하게 세탁하고 목욕도 해야 한다. 만약 야외활동 뒤 옷이나 몸에서 진드기를 발견했다면 진드기에 물린 자국이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 진드기에 물린 자국을 발견하면 가까운 의료기관을 방문해 진료를 받는다. 물고 있는 진드기를 발견한 경우 핀셋으로 진드기의 주둥이나 머리를 잡아 수직 방향으로 몸에서 떼어낸다. 진드기를 뽑아낸 뒤에는 상처 난 부위를 알코올로 소독하고 병원에 가는 것이 좋다.  김하경 기자 whatsup@donga.com}

    • 2018-0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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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결혼 줄어… 나홀로 가구 28%로 역대 최고

    우리나라 1인 가구는 꾸준히 늘고 있지만 혼인율은 계속 줄어 만혼과 비혼 추세가 더 뚜렷해진 것으로 나타났다. 5일 보건복지부가 발간한 ‘통계로 보는 사회보장 2017’에 따르면 1인 가구 수는 2016년 539만8000가구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는 첫 인구주택총조사가 이뤄졌던 1985년(66만1000가구)보다 8배가량 증가한 수치다. 전체 가구 중 1인 가구 비중도 27.9%로 가장 높다. 반면 혼인은 공식통계가 작성된 1970년 이래 최저 수준이다. 인구 1000명당 혼인 건수인 조혼인율은 2011년 6.6건에서 지속적으로 줄어 2016년 5.5건으로 나타났다. 육아휴직자는 남성과 여성 모두 늘어나고 있지만 격차는 여전했다. 육아휴직을 하는 남성은 2006년 230명에서 2016년 7616명으로 꾸준히 늘었지만 여성은 8만2179명으로 남성보다 10배 이상 많았다. 청년실업률은 2017년 9.8%로 2012년(7.5%) 이후 꾸준히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사회보장제도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비해 크게 약한 것으로 드러났다. 2013년 아동·가족에 대한 공공지출은 국내총생산(GDP) 대비 1.1%에 그쳐 OECD 국가 평균인 2.2%의 절반 수준에 불과했다. 보육을 제외한 아동·가족 공공지출 비중은 0.2%로 OECD 평균인 1.4%에 크게 미치지 못했다. 공적장기요양서비스(장기요양보험)를 이용하는 노인은 2016년 48만7000여 명으로 65세 이상 노인인구의 7%에 불과했다. 김하경 기자 whatsup@donga.com}

    • 2018-0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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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페트병 재활용 쉽게 무색으로 만들자

    서울 영등포구에 사는 홍모 씨(35)는 5일 아파트 엘리베이터에 붙은 구청의 쓰레기 분리 배출 안내문을 꼼꼼히 살펴봤다. 재활용 쓰레기 수거업체의 ‘보이콧’으로 쓰레기 대란이 일어난 만큼 제대로 배출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홍 씨는 안내문을 읽다가 의아했다. 흰색 스티로폼은 분리 배출이 가능하지만 유색 스티로폼은 종량제봉투에 담아 배출하라고 쓰여 있었기 때문이다. 같은 재질인데도 배출법이 달랐다. 하지만 이는 재활용촉진법에 배치된다. 이 법에서는 색상에 무관하게 어느 정도 깨끗한 스티로폼은 분리 배출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만약 지방자치단체의 안내대로 재활용이 가능한 스티로폼을 종량제봉투에 담아 버렸다가 적발되면 10만∼30만 원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이처럼 ‘엉뚱한’ 안내를 하는 지역은 서울만이 아니다. 동아일보 취재팀 확인 결과 부산 대구 울산 등도 흰색 스티로폼은 분리 배출하되 색깔 있는 스티로폼은 종량제봉투에 담아 배출하도록 안내하고 있다. 이는 재활용 쓰레기 수거업체들이 선별하는 데 인건비가 드는 데다 재활용 효용도가 떨어져 유색 스티로폼을 가져가길 꺼리기 때문이다. 이런 혼선은 플라스틱 페트병에서도 똑같이 발생한다. 한국포장재재활용사업공제조합에 따르면 2015년 페트병 제품 3024종 중 재활용을 하기 좋은 1등급 제품은 단 3종(0.1%)에 불과했다. 99% 이상은 유색이거나 금속마개, 다른 재질의 라벨 등을 부착해 재활용하기 어려웠다. 전문가들은 시민들이 분리 배출을 잘하는 것 못지않게 배출된 쓰레기가 제대로 재활용되는 구조를 만드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이미경 환경재단 사무총장은 “색상이 있거나 각기 다른 소재를 쓴 제품은 재활용을 하는 데 많은 선별비용이 들어간다”며 “수거업체를 탓할 게 아니라 애초 제품을 제조할 때부터 재활용을 고려해 만들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웃 나라 일본은 1992년부터 생산자와 재활용업자의 자발적 협약에 따라 재활용이 어려운 유색 페트병 생산과 이중 소재 마개 사용, 유성 본드를 사용한 라벨 부착 등을 사실상 금지하고 있다.이미지 image@donga.com·김하경 기자}

    • 2018-0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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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첨단의학을 달린다]고려대 안암병원, ‘국소냉동’ ‘로봇수술’… 환자에 딱 맞춰 전립선암 잡는다

    전립선(전립샘)암은 한국 남성에게서 다섯 번째로 많이 발생하는 암이다. 자각증상이 없기 때문에 가족력이 있다면 40세 이후부터 정기적인 검진을 받는 것이 좋다. 특히 악성도가 낮은 전립선암의 경우 치료법이 첨단화되어 있는 만큼 조기에 발견하면 부작용 발생 가능성을 크게 줄일 수 있다. 고려대 안암병원은 보다 정확도가 높은 검사 방법을 통해 전립선암을 발견하고 환자 맞춤형 치료를 하고 있다.새 치료법인 관찰기대요법-국소치료 전립선암의 새로운 치료법으로 관찰기대요법과 국소치료가 꼽히고 있다. 이 두 치료법은 전립선암을 치료하면서 생길 수 있는 성기능 장애, 배뇨장애, 요로감염 등 각종 부작용 발생 위험을 낮춘다. 관찰기대요법은 기존 치료와 관점이 매우 다르다. 일반적 치료 방법 중 하나인 ‘근치적 전립선절제술’이 전립선을 모두 수술로 잘라내는 방법으로 이뤄졌다면, 관찰기대요법은 전립선을 보존하는 방향으로 이뤄진다. 암이 발견되더라도 치료를 하지 않고 정기적인 검사를 통해 암을 감시한다. 또 국소치료는 전립선 전체에 방사선 치료를 실시하는 기존 방법과 달리 전립선암이 있는 부위만 치료하고 나머지 부위는 보존하기 때문에 부작용을 줄인다. 특히 ‘전립선암국소냉동수술요법’은 전립선 중 암이 발견된 부분만 치료해 수술의 범위를 최소화하기 때문에 전립선과 주변 장기의 기능을 최대한 보존할 수 있다. 출혈이 적고 회복이 빠르며 합병증 발생 위험이 매우 적다는 점도 장점이다. 고령이나 심폐질환으로 큰 수술을 받기 어려운 환자들에게 안성맞춤 치료법으로 꼽힌다. 다만 관찰기대요법과 국소치료를 받을 수 있는 환자는 제한된다. 두 치료법은 △암이 전이 없이 전립선 내에 국한돼 있고 △악성도가 낮으며 △전립선 일부에서 발견될 때 이뤄질 수 있기 때문이다. 또 관찰기대요법은 환자들이 심리적으로 불안해할 수 있어 실제 진료에서 시행되기에는 어려운 점이 많다. 초기 전립선암 환자에 대해서는 국소냉동수술요법이 사용되는 이유다. 관찰기대요법이나 국소치료는 정밀한 조직검사가 전제돼야 한다. 암의 유무와 공격성, 크기 및 부위도 정확하게 특정된 후 이뤄져야 치료가 성공적으로 끝날 수 있다. 문제는 기존 전립선암 검사의 정확도가 높지 않다는 것이다.첨단 기기 도입으로 검사 정확도 높여 그동안 전립선암 검사는 단순 경직장초음파를 통해 경직장 조직검사를 실시하는 방법으로 이뤄졌다. 이는 항문을 통해 전립선초음파하에 조직검사를 실시하는 방법이다. 보통 전립선특이항원(PSA)검사나 항문에 손가락을 넣어 전립선을 만져보는 직장수지검사(DRE)에서 이상이 발견되면 전립선의 12군데 정도를 맹검해 암 여부를 확인했다. 이런 검사방법은 전립선비대증이 심한 경우나 전립선암이 중심부나 전방부에 발생했을 경우 암을 발견하기가 어렵다. 따라서 검사결과에만 의존해 관찰기대요법이나 국소치료를 실시하게 되면 미처 발견하지 못한 암을 치료하지 못하는 위험한 상황이 생길 수 있다. 고려대 안암병원은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자기공명영상촬영(MRI)-초음파 영상 퓨전 전립선 생검 시스템’ 최신기기를 도입했다. 이 기기는 암이 의심되는 환자가 MRI를 촬영하면 전립선 초음파를 볼 때 MRI 영상이 초음파 화면에 실시간으로 함께 표시될 수 있도록 한다. 또 그 부위가 정확하게 조직검사가 될 수 있도록 안내해준다. 덕분에 의사가 병변의 위치를 정확하게 확인하고 보다 정밀하게 암 발생 의심부위를 조직 검사할 수 있다. 첨단기기 도입 외에도 ‘경회음부 조직검사’를 실시해 검사의 정밀성을 높인다는 점은 고려대 안암병원의 또 다른 강점이다. 기존의 경직장조직검사는 대개 12군데의 조직을 검사하지만 경회음부 초음파는 20곳 이상 조직검사를 할 수 있어 암 진단의 정확도를 높인다. 또 항문을 이용하는 경직장조직검사와 달리 경회음부 조직검사는 음경과 항문 사이의 회음부를 통해 시행하기 때문에 전립선의 모든 위치를 정확하게 검사할 수 있고 감염위험도 적다. 다만 경직장 초음파가 국소마취로 비교적 간단하게 이뤄지는 반면 경회음부 초음파는 수면마취 이상의 마취가 필요하다는 점을 주지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고려대 안암병원은 오랫동안 경회음부를 통해 실시하는 냉동수술을 진행한 경험을 바탕으로 경회음부 조직검사도 섬세하고 정밀하게 실시하고 있다. 수면마취나 약한 전신마취로 조직검사를 진행해 환자의 부담을 덜고 있다. 강석호 고려대 안암병원 비뇨기과장은 “MRI-초음파영상 퓨전 경직장 혹은 경회음부 조직검사는 기존의 검사보다 훨씬 정확하게 암 여부부터 발생 위치와 정도, 범위 등을 진단할 수 있다”며 “이를 통해 환자 맞춤형 전립선암 치료가 가능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로봇 이용해 수혈 필요 없는 무혈수술 전립선암의 대표적인 치료법인 근치적전립선절제술 역시 고려대 안암병원에서 발전된 방법으로 이뤄지고 있다. 해당 수술은 전통적으로 개복을 통해 이뤄졌다. 하지만 최근 로봇을 이용하면서 수혈이 필요 없는 무혈수술로 진행되고 있다. 출혈을 최소화할 뿐만 아니라 통증도 줄여 회복을 빠르게 할 수 있다. 이미 미국에서는 근치적전립선절제술의 대부분을 로봇으로 시행할 만큼 표준 치료로 자리 잡았다. 국내에서도 매우 빠른 속도로 개복 수술법을 대체해나가고 있는 상황이다. 전립선은 우리 몸 골반 내 가장 깊은 곳에 위치해있는 데다 주변에 방광과 외요도 괄약근, 직장, 음경으로 가는 신경혈관다발 등이 있다. 이 때문에 전립선암을 수술할 때 암 제거뿐만 아니라 수술 후 요실금과 발기부전, 배변장애 등 합병증을 최소화하기 위해 정밀하게 수술해야 한다. 고려대 안암병원은 전립선암과 관련해 우수한 치료팀도 갖췄다. 천준, 강석호, 강성구 고려대 안암병원 비뇨의학과 교수가 그 주인공이다. 세 교수는 전립선암과 신장암 부문에서 국내 및 아시아 최다 냉동수술 경험을 보유하고 있다. 한국인의 체형에 맞춘 독창적인 로봇 근치적전립선절제술을 고안해 국내뿐만 아니라 세계의 주목도 받았다. 천준 교수는 현재 대한비뇨기과학회장 겸 대한비뇨기과학재단 이사장으로 ‘세계로봇수술센터(GRI)’의 국제 자문위원이자 명예교수로 있다. 아시아 교수로는 유일하게 슈프링어 사에서 발간하는 로봇비뇨기수술 교과서 전립선암 분야를 집필하기도 했다. 고려대 안암병원 비뇨의학과장 겸 로봇수술센터장인 강석호 교수는 수차례 라이브 서저리(live surgery·수술 시연)를 시행하는 등 비뇨기종양 분야에서 독보적인 경력을 갖고 있다. 강성구 교수는 발기력 회복을 위한 신경보존 전립선암 절제술의 권위자로 꼽힌다. 미국 비뇨기과학회가 주관하는 전립선암 절제술 교육담당 교수로 참여하기도 했다. 강성구 교수의 신경보존술식은 세계로봇생중계 심포지엄에서 생중계됐다.김하경 기자 whatsup@donga.com}

    • 2018-0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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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비정규직-청년도 사회적 대화기구 참여

    노사정 대표들이 3일 모여 앞으로 새롭게 출범할 사회적 대화기구에 청년과 여성, 비정규직, 중소기업 대표 등을 참여시키기로 합의했다. 경제사회발전노사정위원회는 이날 대한상공회의소에서 2차 노사정대표자회의를 열고 새로 출범할 사회적 대화기구의 명칭을 ‘경제사회노동위원회’(노동위)로 정했다. 대표자회의는 청년과 여성, 비정규직, 중견기업, 중소기업, 소상공인 대표 등을 새로운 사회적 대화기구에 참여시켜 이들의 목소리를 적극 반영하기로 했다. 이들은 의결권도 가진다. 노동위 안에는 이들이 참여하는 ‘미조직 취약계층 관련 위원회’를 별도로 만들어 관련 정책을 제안하기로 했다. 다만 이들을 대표하는 단체가 워낙 많아 누가 대표로 나서느냐를 두고 논란이 일 수 있다. 노동위 안에는 △경제의 디지털화(4차 산업혁명)와 노동의 미래 위원회 △안전한 일터를 위한 산업안전위원회 △사회안전망 개선 위원회 등도 우선 설치할 예정이다. 문성현 노사정위원회 위원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대표자회의에서 사실상 합의한 내용을 두고도 ‘의견 접근’이라며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실질적으로 20년 만에 사회적 대화기구에 참여한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을 의식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노동위가 출범하면 노사정위원회는 해체된다. 이날 대표자회의에는 김주영 한국노동조합총연맹 위원장, 김명환 민노총 위원장,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김영주 고용노동부 장관, 문성현 위원장 등 노동계와 경영계, 정부에서 2명씩 총 6명이 참석했다.김하경 기자 whatsup@donga.com}

    • 2018-0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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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물 밴 컵라면 용기, 물로 씻은뒤 분리배출 가능

    “컵라면 용기는 닦아도 빨간 양념 색깔이 남는데, 그럼 재활용품으로 배출할 수 없나요?” ‘재활용 쓰레기 대란’이 일어나면서 집집마다 재활용품을 어떻게 버려야 할지를 두고 고민이 적지 않다. ‘깨끗한 비닐은 분리 배출하지만 더러운 비닐은 쓰레기 종량제봉투에 버려야 한다’는 것은 기본이다. 문제는 어느 정도가 깨끗한 것인지, 더러운 비닐은 세제로 씻으면 괜찮은지 여전히 혼란스럽다는 점이다. 정확한 재활용품 배출법을 알아봤다.○ 분리배출의 4대 원칙 기억해야 우선 △비운다 △헹군다 △분리한다 △섞지 않는다를 기억해야 한다. 페트병이나 유리병 등 모든 재활용품은 안에 내용물을 깨끗이 비운 뒤 물로 헹궈서 배출해야 한다. ‘분리’도 중요하다. 택배상자를 버린다면 상자에 붙은 테이프, 택배영수증 등을 모두 떼어내고 버려야 한다. 페트병은 ‘○○주스’ 등 상표가 써있는 비닐부분을 제거한 후 발로 밟아 부피를 줄인 후 배출한다. ○ 비닐은 물로 씻고 세제까지는 필요 없어 4대 원칙을 실천한 뒤 집을 나서려는 순간, ‘비닐’이 마음에 걸린다. 투명하고 깨끗한 비닐만 봉투에 담아 배출해야 한다는데, 도대체 얼마나 깨끗해야 하나? 원칙적으로 내용물을 비우고 물로 2, 3번 씻으면 된다. 굳이 세제로 씻어낼 필요까지는 없다. 재활용 공정에서도 이물질을 제거하는 과정이 있다. 따라서 잔여물만 확실히 없애면 된다. 만약 김치가 담겼던 비닐봉투를 그대로 버리려면 종량제봉투에 담아야 한다. 하지만 이 비닐봉투를 물로 씻어 김칫국물이 남아있지 않다면 분리 배출할 수 있다. ○ 라면 국물 자국이 배도 배출 가능 아무리 씻어도 지워지지 않는 게 있다. 라면 국물이 밴 컵라면 용기나 양념치킨을 담은 플라스틱 용기는 밴 붉은 양념이 물로 닦이지 않는다. 세제를 묻혀 닦아도 여전히 주황색이 남는다. 그냥 종량제봉투에 넣을까 고민되겠지만 분리배출해도 된다. 환경부는 “기본적으로 잔여물이 없을 정도로 씻으면 된다”고 했다.○ 스티로폼은 각종 이물질 제거 후 배출 하얀 스티로폼은 재활용품 배출이 가능한 반면 색깔이나 무늬가 있는 스티로폼은 분리배출할 수 없다고 생각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색깔이나 무늬는 분리배출과 상관없다. 중요한 건 테이프나 운송장, 상표 등을 완전히 제거한 뒤 깨끗이 씻어 버려야 한다는 점이다. 이물질이 많이 묻었다면 스티로폼을 쪼개 쓰레기 종량제봉투에 담아 버려야 한다. ○ 도자기와 유리식기는 유리병과 달라 유리병을 버릴 때마다 헷갈린다. 탄산음료병이나 맥주병은 내용물을 비우고 물로 헹궈 배출하면 된다. 하지만 거울, 깨진 유리, 도자기류, 유리냄비 뚜껑, 유리 식기류는 유리병으로 배출하면 안 된다. 불연성 폐기물에 속해 소량이라면 쓰레기 종량제봉투에, 대량이라면 철물점에서 불연성 폐기물 전용 마대를 구입한 뒤 주민자치센터에서 스티커를 발부받아 배출해야 한다. 재질을 모를 경우 종량제봉투에 버리는 게 정답이다. ‘감열지’라는 종이로 만든 영수증, 은박지나 금박지, 플라스틱류(PVC) 코팅 벽지, 부직포, 플라스틱 합성지 등은 종량제봉투에 버려야 한다.김윤종 zozo@donga.com·김하경 기자}

    • 2018-0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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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꾸벅꾸벅’ 춘곤증인 줄 알았는데 만성피로증후군?

    누구나 한 번쯤은 전날 충분히 잠을 잤는데도 낮에 몸이 나른해지고 졸음이 쏟아지는 경험을 해봤을 것이다. 특히 봄이 되면 ‘춘곤증’이란 표현처럼 다른 계절보다 유달리 피로감이나 식욕 부진, 무기력함을 느끼기도 한다. 하지만 이 같은 증상을 무조건 춘곤증이라고 생각해 가볍게 여기다가는 낭패를 볼 수 있다. 만성피로증후군의 증상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춘곤증과 만성피로증후군은 어떻게 다를까. 춘곤증은 계절 변화에 신체가 미처 적응하지 못해 나타나는 증상이다. 우리 몸의 세포는 낮에 영양분을 태워 에너지를 만드는 대사 작용을 활발히 하고 밤에는 쉰다. 봄에는 낮의 길이가 길어지면서 신체 활동이 자연스레 증가한다. 이때 필요한 영양소가 부족하거나 불균형하면 춘곤증이 찾아오기 쉽다. 봄철 따뜻한 기온은 피부의 온도를 올리고 근육을 이완시키며 나른한 피로감을 느끼게 한다. 개인에 따라 식욕 부진이나 소화 불량, 눈의 피로, 현기증 등 다양한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하지만 이런 춘곤증의 증상은 3월 중순∼4월 초에 나타나 1∼3주 정도 지나면 자연스럽게 사라진다. 규칙적인 생활과 아침 식사 생활화, 2∼3시간 간격으로 스트레칭, 유산소 운동 등은 춘곤증 극복에 도움이 된다. 반면 만성피로는 일상생활이나 학습에 지장을 줄 정도의 피로와 무력감 등 주관적 증상이 6개월 이상 지속되는 경우를 말한다. 충분한 휴식을 취했는데도 평소 심한 피로감을 느끼거나 미열과 두통이 동반되면 만성피로를 의심해봐야 한다. 만성피로는 스트레스로 생겨날 수 있다. 빈혈과 갑상샘 질환, 신장 질환을 비롯해 약물 부작용, 운동 부족, 고도비만 등도 만성피로를 일으킨다. 하지만 만성피로 환자의 5∼20% 정도는 원인을 찾지 못한다. 별다른 질환이 없는데도 극심한 만성피로에 시달린다면 ‘만성피로 증후군’을 의심해볼 수 있다. 만성피로증후군은 만성피로를 일으키는 원인 불명의 여러 가지 징후를 통칭하는 말이다. 미국에서는 현재 80만 명 이상이 앓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은 환자 추이에 대한 조사 자료를 갖고 있지 않으나 대략 10만∼20만 명으로 추산된다. 만성피로나 만성피로증후군을 방치하면 일상생활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격심한 피로감으로 1시간도 일에 집중하지 못할 뿐만 아니라 일상적인 집안일도 감당할 수 없을 정도의 병적 상태에 이르게 된다. 류머티즘 관절염 등 질환이 발생할 수도 있다. 만성피로증후군은 적절한 치료를 병행하면 회복할 수 있다. 바닥난 체력을 회복하려면 보통 3∼6개월 정도의 시간이 필요하다. 몸이 허하다고 생각해서 각종 보양식과 영양식을 먹으면 비만이 되거나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다. 이덕철 세브란스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며칠 쉬면 피로가 회복되겠지’ 하는 조급한 마음은 금물이다. 평소 과로하지 않고 몸의 경고에 잘 반응해 피곤할 때 충분히 휴식을 취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만성피로증후군의 치료법 중 하나로 처음에 가벼운 운동을 하다 점차적으로 운동의 강도를 높이는 ‘점진적 운동강화법’이 있다. 증상을 유발하는 생각이나 행동 자체를 교정하는 ‘인지행동치료’도 있다. 하지만 모든 환자에게 효과적으로 적용되는 공통적인 치료법은 없다. 주치의들은 환자의 증상과 특성에 따라 두통이나 근육통을 줄이기 위한 치료, 면역 기능 강화, 항우울제 투여 등 여러 가지 방법을 복합적으로 사용하기도 한다.  김하경 기자 whatsup@donga.com}

    • 2018-0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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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기 4敵’… 가장 독한건 초미세먼지

    ‘미세먼지에 황사까지.’ 29일 서울, 강원, 전북 등 전국 곳곳의 일부 지역 하늘은 하루 종일 연기가 낀 것처럼 뿌옇게 보였다. 미세먼지에 중국발 황사까지 찾아왔기 때문이다. 전날 중국 베이징에는 올해 첫 황사경보가 발령됐다. 누렇고 뿌연 흙먼지가 대기에 가득 차 앞이 보이지 않을 정도였다. 이번 중국 황사는 다행히 우리나라에 큰 영향을 주지는 않았다. 기상청은 29일 “고비사막과 중국 내몽골 고원에서 발원한 황사가 대부분 중국 북동지방으로 빠져나갔고, 일부가 약하게 영향을 미쳤다”고 밝혔다. 황사와 미세먼지, 초미세먼지(PM2.5), 스모그 등 대기 질을 악화시키는 현상이 종잡을 수 없이 나타나면서 시민들은 대기가 뿌옇게 변하면 무조건 ‘미세먼지가 심한 날’로 오해하기 쉽다. 하지만 네 현상의 원인과 건강에 미치는 영향은 조금씩 다르다. 황사는 중국 내륙에 위치한 내몽골 사막에서 강한 바람으로 인해 자연적으로 만들어진 흙먼지를 말한다. 황사 입자는 칼륨과 철분 등 토양성분으로 이뤄져 있다. 입자 크기는 1∼1000μm(마이크로미터·1μm는 100만분의 1m)이지만 공중에 떠다닐 수 있는 직경 10μm 정도의 입자만 우리나라에서 관측된다. 황사는 결막염을 유발하기 쉽다. 다만 입자가 큰 만큼 코털에서 걸러져 미세먼지보다 호흡기에는 덜 나쁠 수 있다. 미세먼지와 초미세먼지는 산업시설이나 자동차 배기가스, 화석연료 등에서 발생하는 인공 오염물질이다. 중금속과 유해화학물질이 들어 있어 인체에 해롭다. 고등어나 고기를 구울 때도 다량의 초미세먼지가 나온다. 사람 머리카락 직경의 30분의 1 수준인 초미세먼지는 기도에서 걸러지지 않고 폐 깊숙이 침투해 미세먼지보다 더 해롭다. 미세먼지에 오래 노출되면 먼지를 내보내기 위해 기침이 잦아지고, 폐렴 등 감염성 질환의 발병률이 높아진다. 특히 초미세먼지가 우리 몸속으로 들어오면 면역세포가 먼지를 제거하기 위해 염증 반응을 일으킨다. 이 과정에서 알레르기성 결막염이나 비염, 천식 등이 생기기 쉽다. 노인과 유아, 임산부나 만성 폐질환, 심장질환을 가진 사람은 미세먼지에 더 취약하다. 스모그는 광범위한 대기오염 상태를 말한다. 미세먼지와 기체상에 있는 대기오염물질이 결합해 나타난다. 스모그에 노출되면 눈과 목의 점막이 자극을 받아 따갑게 느껴질 수 있다. 안구건조증과 눈병, 각종 호흡기 질환을 유발한다. 이세원 서울아산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최근 역학조사에 따르면 미세먼지 농도가 m³당 10μg 증가하면 전체 사망 위험은 4% 증가하고, 심혈관계 사망은 6%, 암으로 인한 사망은 8% 증가한다”고 말했다.김하경 기자 whatsup@donga.com·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 2018-0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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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낙동강 수질 개선은커녕… 영주댐, 때 이른 녹조 현상

    ‘댐’이라고 하면 사람들은 으레 수문에서 뿜어져 나오는 거대한 물줄기를 생각하기 마련이다. 하지만 20일 찾은 경북 영주시 영주댐의 모습은 달랐다. 댐 구조물 근처를 제외하곤 바닥을 드러낸 채 군데군데 물웅덩이만 있었다. 물 위에 떠있어야 할 빨간색 부표는 마른 바닥에서 뒹굴고 있었다. 배를 대기 위해 만든 작은 선착장은 갈라진 흙바닥에 내려앉았다. 이날 영주댐의 저수율은 0.3%에 불과했다. 한국수자원공사는 지난달 말부터 영주댐의 물을 최저수위만 남겨두고 방출하고 있다. 2016년과 지난해 연이어 녹조와 흑수(黑水)가 발생해 물이 고이지 않도록 하기 위한 조치다. 하지만 3월 중순에 불과한 이날 댐 인근 물은 이미 녹색 빛을 띠고 있었다. 녹조는 보통 4월 중순경 기온이 오르면서 생기기 시작한다. 하지만 이달 14일 기온이 20도까지 오르면서 예년에 비해 녹조 발생 시기가 앞당겨진 것으로 보인다. 영주댐은 경북 봉화군에서 영주시, 예천군으로 흐르는 내성천에 조성된 댐이다. 이명박 정부 시절인 2009년 6월 ‘4대 강 살리기 마스터플랜’에 포함돼 그해 12월 건설을 시작했다. 보 준설 등 4대강 본사업은 2012년 12월에 끝났지만 영주댐은 2016년 10월에 준공됐다. 4대강 사업의 마지막 댐인 셈이다. 영주댐 건설 목적 중 하나는 ‘낙동강 유역 수질 개선을 위한 수량 확보’다. 낙동강 지류인 내성천의 1급수를 저장했다가 하류로 흘려보내 낙동강의 수질을 개선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댐 건설 이후 내성천의 물은 1급수에 미치지 못했고, 오히려 독성이 있는 녹조가 나타났다. 시민단체와 전문가들은 애초 댐 건설 계획부터 잘못됐다고 주장한다. 주변에 농축산업 시설이 많아 비료와 분뇨가 강으로 흘러드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영주댐에서 댐 상류로 가는 길 양옆으로 퇴비가 뿌려진 밭을 쉽게 볼 수 있었다. 김정욱 서울대 명예교수는 “영주댐의 녹조는 비료 등 유기물질 분해로 인해 나타나는 것”이라며 “흑수도 유기물 오염이 계속돼 나타나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오히려 댐 건설 이전 내성천은 물이 계속 흐르는 데다 모래가 필터 역할을 해 1급수를 유지했다고 한다. 시인 김소월의 ‘엄마야 누나야 강변 살자’의 모티브가 된 강이 바로 내성천이다. 하지만 댐 건설로 모래를 파내면서 지금은 모래를 찾아보기 힘들다. 이날 영주댐 바닥은 진흙이거나 크고 작은 돌들만 무수히 쌓여 있었다. 나뭇가지와 페트병 등 각종 쓰레기도 나뒹굴었다. 전문가들은 부실한 환경영향평가를 원인으로 지목한다. 환경부 관계자는 “애초 환경영향평가 당시 녹조와 흑수를 비롯해 향후 생길 수 있는 환경문제를 면밀히 적시해야 했지만 이런 내용이 담겨 있지 않았다”고 말했다. 통상 환경영향평가는 사계절 영향을 감안해 평가서를 작성해야 하는 만큼 1년가량 걸리지만 영주댐 환경영향평가는 5개월여 만에 이뤄졌다. 부실한 환경영향평가는 영주댐만의 문제가 아니다. 김은경 환경부 장관은 14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전체회의 업무보고에서 “4대강은 환경영향평가가 공정성을 유지하지 못했다는 여러 사례가 있는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4대강 사업에 투입된 예산은 총 22조 원으로, 이 중 1조 원이 영주댐 건설에 쓰였다.영주=김하경 기자 whatsup@donga.com}

    • 2018-0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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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학, 4차 산업혁명을 이끌다]DIY자기설계융합전공-창업 교육 확대

    지난해 개교 120주년을 맞은 숭실대는 ‘숭실 4.0’ 비전을 선포했다. 발전 전략으로 △교육 혁신과 교육 수월성 확보 △창의·융합 특성화 성과 확산 △기술 혁신과 성과확산 △전략적 자원관리 등 네 가지 영역을 꼽았다. 현재는 창업과 융합 분야의 교육 체계를 혁신하고 지역 사회 연계 프로그램을 확대해나가며 4차 산업혁명을 대비하고 있다. 숭실대는 창업 교육에 앞장선 대학으로 꼽힌다. 1995년 국내 최초로 벤처·중소기업학과를 신설해 창업 친화적인 학제 시스템을 구축했다. 2016년 ‘창업선도대학 육성사업’에 선정돼 창업 아이템 사업화를 지원하고 학생의 창업을 활성화시켰다. 이처럼 학생들의 진로와 취업, 창업 지원에 힘을 쏟은 결과 지난해 본보와 고용노동부가 주관하는 ‘2017 청년드림대학 최우수 대학’으로 선정됐다. 내년부터 숭실대는 학생들의 창업 역량을 한층 더 강화하기 위해 교양필수 과목에 창업 교과목을 넣을 방침이다. ‘SSU 벤처 스튜디오’라는 이름의 교내 창업 공간 인프라도 확대한다. 학생들은 각자 다양한 용도에 맞춰 멘토링 룸, 프로젝트 룸, 시제품 전시 공간 등을 쓸 수 있다. 지난해부터는 ‘창업지원형 산학협력 중점 교원’을 새로 충원해 창업 전문인력이 학생들의 창업 동아리를 지원하고 사업을 구체적으로 발전시킬 수 있도록 도왔다. 숭실대는 지역사회 연계 창업 프로그램을 운영해 사회공헌에도 힘쓰고 있다. 서울시 동작구와 함께 조성한 SD밸리 코워킹 스페이스를 확대해 내년에는 ‘청년키움관’과 ‘창의키움관’을 완공할 예정이다. 청년키움관은 청년 창업가를 육성하는 기숙사로, 창의키움관은 거점센터로 활용해 서울 남부 권역 창업 클러스터를 조성할 계획이다. 융합전공의 다양성은 숭실대의 또 다른 장점이다. 학문 간의 경계를 뛰어넘어 학생들이 보다 다양하고 폭넓은 역량을 갖출 수 있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숭실대의 융합 교육은 △융합 전공 12개 △DIY자기설계융합전공 7개 △연계전공 5개로 나뉜다. 2015년부터 총 2500명이 넘는 학생이 융합전공을 이수해오고 있다. 대표적으로 DIY자기설계융합전공 제도는 학생 스스로 교과목을 구성해 학교의 승인을 받은 후 전공을 이수하는 제도다. 교내에서 개설되는 과목을 넘어 국내는 물론이고 해외 교류 대학의 교과목까지도 구성할 수 있도록 해 학생 선택의 폭을 대폭 넓혔다. 지금까지 DIY자기설계융합전공으로 학생들이 설계한 전공은 △사물인터넷 네트워크 △과학철학 △인간 및 사회통섭 △유비쿼터스 의공학 △디자인플래닝 △스포츠 매니지먼트 △IT 스타트업 엑셀러레이터 융합 전공 등 7개가 있다. 유비쿼터스 의공학 융합전공을 제안한 박동현 씨(25)는 스페인 라코루냐대에서 컴퓨터 사이언스 전공을 수강해 융합전공으로 인정받을 예정이다. 융합전공의 장점은 학생들 본인이 갖추고자 하는 역량을 스스로 설정하고 그에 맞춰 학습하면서 수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게 된다는 것이다. 학생들은 설계 제안서를 통해 본인이 원하는 교육방향과 과목을 직접 지정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다양한 학과의 수업을 수강하며 커리큘럼을 구성하게 된다. 숭실대의 융합특성화자유전공학부는 ‘융합적 역량을 가진 창의적 인재 양성’을 목표로 미래 사회를 선도하는 전문 인재를 길러내고 있다. 이 학부의 미래사회융합전공에는 △스마트자동차 △빅데이터 △정보통신기술(ICT) 유통물류 △에너지공학 △통일외교 및 개발협력 △정보보호 등이 포함돼 있다.김하경 기자 whatsup@donga.com}

    • 2018-0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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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학, 4차 산업혁명을 이끌다]국내 대학 첫 ‘친환경 자율주행 트램’ 자동차공학-IT-SW 통합교육의 결실

    국민대는 공동체정신과 실용주의라는 교육철학을 바탕으로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걸맞은 인재를 배출하기 위해 인프라를 구축했다. 기존 학과의 벽을 허물고 강의 방식도 다양화했다. 학생들이 실무능력을 기를 수 있도록 공간도 충분히 확보하고 필요한 기기도 마련하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국민대는 자율주행자동차를 4차 산업혁명 시대 핵심 분야 중 하나로 보고 자동차공학과 자동차IT융합, 소프트웨어 등 3개 학과의 교과과정을 통합해 운영하고 있다. ‘브릿지 교과목’이라는 수업과정도 마련했다. 타 전공생들이 3, 4학년에 자동차 또는 소프트웨어 관련 교과목을 어려움 없이 교차수강할 수 있도록 마련한 2학년 2학기 선수 준비 과목이다. 올해 1학기부터는 ‘알파프로젝트 교과목’도 신설했다. 해당 교과목을 통해서 대규모 프로젝트에 참여하면서도 학점을 인정받을 수 있다. 국민대 관계자는 “대학 교육이 강의실뿐만 아니라 교내외, 온라인과 오프라인 등 어디서나 이뤄질 수 있도록 기획했다”며 “팀 활동을 통해 자기 주도적으로 문제해결 능력을 기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온라인 교육과 오프라인 개발 환경이 융합된 ‘KMU 메이커 스페이스’를 구축해 미래 자율주행 기술 흐름에 동참하고 있다. 지난해 9월 약 231m²의 공간에 사이버물리시스템을 위한 자율주행 스튜디오를 만들었다. 스튜디오 안에 모형 자동차가 주행할 수 있는 2차선 트랙도 설치했다. 스튜디오 중앙부에는 작업 테이블들을 설치해 조별 프로젝트 활동이나 수업, 각종 학술행사 등의 공간으로 활용하도록 했다. 자유로운 실습을 위해 학생들에게 노트북도 제공한다. ‘케이커넥트(K-Connect) 스튜디오’는 학생들이 좀 더 현실적인 도움을 얻을 수 있는 공간이다. 기업 및 스타트업 임직원이 이곳에 상주하며 학생들을 접촉할 뿐만 아니라 채용을 위한 실무 역량 테스트도 진행하고 있다. 그뿐만 아니라 해외 인턴십이나 취업지원을 위해 온라인 인터뷰 환경도 제공하고, 온라인 강의 콘텐츠도 제작하는 등 다목적 공간으로 활용되고 있다. 이런 인프라를 바탕으로 학생들은 지난해 9월 국내 대학 최초로 ‘친환경 자율주행 트램’을 선보이기도 했다. 이 트램은 전기를 사용해 공해를 전혀 유발하지 않고, 목적지까지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어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이끌어갈 차세대 대중교통으로 각광받고 있다. 이외에도 지난해 판교자율주행모터쇼 싱크로나이즈 드라이빙 시연, 2015년 미래 성장동력 챌린지 퍼레이드 자율주행 시연 등에 학생들이 참가하는 등 괄목할 만한 성과를 냈다. 디자인에 강점이 있는 국민대는 그 강점을 융합분야(CRC·Convergence Research Center) 정부사업을 통해 ‘스마트 패션’으로 발전시켜 역량을 발휘하고 있다. 국내 최대 크기로 출력가능한 3D프린터를 보유하는 등 관련 기술과 인프라를 국내 대학 중 최고 수준으로 갖췄다. 국민대 스마트패션 연구센터에서는 ‘커스터마이즈 스마트 패션 플랫폼’을 지속적으로 개발하고 있다. 해당 플랫폼에서는 사용자가 목적에 따라 기능별로 특화된 모듈을 직접 선택해 탈·부착하고 재구성할 수 있다. 스마트 패션에 인간의 감성과 개성을 살리고, 편의성과 단순함을 갖춘 실용적인 패션 신산업을 구현한다는 것이 연구센터의 최종 목표다. 국민대는 4차 산업혁명에 대한 관심을 자율주행자동차나 스마트패션 등 기술적인 측면에만 두지 않는다. 교육과 의료, 환경 등 사회 곳곳에 산재한 양극화 문제를 한국의 차별화된 기술로 해소할 방법에 대해서도 관심을 갖고 있다. 6, 7월경에는 ‘2018 국민대 퓨처코리아 심포지엄’을 개최해 한국이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마주하고 있는 현안과 관련해 방안을 제시할 예정이다.김하경 기자 whatsup@donga.com}

    • 2018-0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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