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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야당 공화당의 대선후보 경선에 2명의 인도계가 도전장을 내는 등 인도계의 미 정계 진출이 활발하다고 뉴욕타임스(NYT) 등이 지난달 28일 보도했다. 보비 진달 전 루이지애나 주지사가 2016년 공화당 대선 경선에 출마했지만 2명 이상의 인도계가 미 대선에 나선 것은 처음이다. 지난달 14일 출사표를 던진 니키 헤일리 전 쥬유엔 미국대사(51)는 인도 북부 펀잡주 출신의 시크교도 부모를 뒀다. 백인 남편과 결혼한 후 기독교로 개종했지만 남편을 데리고 시크교 행사에 참석하는 등 인도계 정체성을 강조하고 있다. 같은 달 21일 출마를 선언한 기업가 비벡 라마스와미(38)의 부모는 남부 케랄라주에서 온 힌두교도다. 하버드대에서 생물학을 전공하고 예일대 로스쿨을 졸업한 그는 바이오기업 ‘로이반트 사이언스’를 창업해 백만장자가 됐다. 2019년 기준 인도계 미국인은 약 460만 명이다. 2020년 대선에서는 74%가 조 바이든 대통령에게 투표하는 등 민주당 지지 성향이 강하다. 최초의 인도계 부통령 겸 여성 부통령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의 모친 또한 남부 타밀나두주에서 왔다. 연방 하원에도 5명의 인도계 의원이 있다. 인도계는 교육 수준이 높고 영국 식민지배의 유산으로 영어 사용의 이점이 있어 정치 참여의 장벽이 낮다는 평을 얻고 있다. 인도는 최근 중국을 제치고 세계 최대 인구 대국이 됐을 뿐 아니라 빠른 경제 성장을 바탕으로 국제사회에서도 영향력을 키워가고 있다. 미 재계에서는 인도계의 약진이 더 두드러진다.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IBM, 스타벅스 등 ‘주식회사 미국’을 대표하는 대기업의 최고경영자(CEO)가 모두 인도계다. 바다 건너 영국에서는 지난해 10월 힌두교도 리시 수낵이 최초의 비백인계 영국 총리에 올랐다. 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

내년 대선을 앞두고 미국 공화당 유력 주자들의 발걸음이 빨라지는 가운데, 당내에서는 경선 패자들이 승자에 대한 지지 선언을 의무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후보들 간 입장 차이가 큰 상황에서 나온 일종의 ‘원팀 제안’을 두고 당내에서는 “올바른 방향이 아니다”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26일(현지 시간) 로나 맥다니엘 공화당 전국위원회 의장은 CNN과의 인터뷰에서 “모든 공화당 예비후보가 대선 토론에 참여하기를 원한다면 최종 정당 후보를 지지하겠다는 서약서에 서명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우리는 2024년에 조 바이든을 이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만일 내가) 의장으로서 내가 공화당 후보를 지지하지 않겠다고 말하면 나는 공직에서 제거 될 것”이라고도 했다.이와 관련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입장 차로 그를 지지할 수 없다는 후보들이 반발하고 있다. 대선 후보 경선 출마를 고려하고 있는 아사 허친슨 전 아칸소 주지사는 “도널드 트럼프가 나라를 위한 올바른 방향이 아니라고 믿는 나 같은 지도자를 위해 포용 서약을 하는 것이 확실히 문제가 될 것”이라고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한 상태다. 공화당에서는 트럼프 전 대통령과 그의 반대파들이 격렬하게 대립하고 있다. 펜스 전 부통령은 25일(현지 시간) 미 NBC 방송에서 최근 대선 재도전 의사를 밝힌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해 ‘공화당 대선 후보로 어떠냐’는 질문을 받고 “더 나은 선택이 있다”고 답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달 초 라디오 인터뷰에서 트럼프는 자신이 아니라면 최종 공화당 후보를 지지할 것이냐는 질문에 “그것은 후보자가 누구인지에 달려 있다”고 유보적인 반응을 보였다. 이에 대해 로나 맥다니엘 의장은 “우리는 서로를 너무 공격해서 민주당을 이겨야 한다는 사실을 잊어버릴 수는 없다”며 “의견 차이가 있을 수 있지만 우리는 옳은 일을 하는 큰 그림을 이기기 위해 그것(입장 차)을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

중국이 우크라이나 전쟁의 ‘게임 체인저’로 떠올랐다. 미국 CNN 등 외신이 중국이 러시아에 무기를 지원할 것이라고 속속 보도하자 조 바이든 미 대통령과 서방은 “강력 제재가 뒤따를 것”이라고 경고했다. 북한, 이란 등의 러시아 지원은 전쟁의 판도를 바꾸지 못했지만 막대한 자금력과 군사력을 보유한 중국이 가세하면 우크라이나와 서방에 큰 타격을 안길 수 있다는 우려 때문으로 풀이된다. 중국은 무기 지원설을 부인하면서도 중-러 밀착은 계속될 것임을 분명히 했다. ‘러시아의 우방’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도 초청했다. 두 나라가 ‘미국 견제’라는 공통의 목적을 지녔고 상반기 중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방러 가능성이 제기되는 만큼 중국이 어떤 식으로든 러시아를 도울 가능성이 제기된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가 러시아 해체를 노린다”며 미국과의 핵 군축 합의인 ‘신전략무기감축조약(New START·뉴스타트)’ 참여 중단을 정당화했다.● 바이든 “中, 러 지원하면 심각한 제재”미 워싱턴포스트(WP), CNN 등은 24일(현지 시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침공 초부터 중국에 무인기(드론), 탄약 등을 요청했으며 중국 또한 무기 제공으로 기울었다는 정보를 미 정보당국이 입수했다고 전했다. 바이든 행정부 관계자는 WP에 “북한, 이란과 달리 중국은 ‘게임 체인저’가 될 능력이 있다”고 우려했다. 독일 슈피겔은 러시아가 중국으로부터 100대의 자살폭탄 드론 구입을 논의 중이라고 전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중국이 대포, 다른 무기까지 지원할 것으로 봤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ABC 인터뷰에서 “중국이 러시아에 살상무기를 공급하면 심각한 제재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중국이 발표한 우크라이나 ‘평화 계획’에 대해서는 “러시아에만 이익”이라고 일축했다. 윌리엄 번스 미 중앙정보국(CIA) 국장 역시 25일 CBS에 “중국 지도부가 (러시아에) 치명적 장비 제공을 고려하고 있다고 확신한다”고 했다. 린다 토머스그린필드 주유엔 미국대사는 24일 “중국이 러시아에 치명적인 원조를 제공하면 ‘게임 체인저’”라고 지적했다. 주요 7개국(G7) 정상은 24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을 포함시킨 화상 회담에서 중국 등 러시아를 지원하는 제3국을 제재하겠다고 압박했다.● 中, 벨라루스 독재자 국빈 초청왕원빈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24일 “중국은 분쟁 지역 및 교전국에 무기를 지원하거나 판매하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그러나 “미국이 중-러 관계를 손가락질하거나 우리에게 강요하는 것을 용납하지 않겠다”며 미국을 견제했다. 25일 중국 외교부는 “루카셴코 대통령이 28일∼다음 달 2일 중국을 국빈 방문한다”고 밝혔다. 벨라루스는 지난해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당시 영토를 러시아군의 이동 경로로 제공했다. 1994년부터 집권 중인 루카셴코 대통령은 독재와 반대파 탄압으로 비판받고 있다. 그런데도 시 주석이 초청한 것은 우크라이나 전쟁의 중재자는 자신밖에 없음을 과시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현지에서는 시 주석이 연례 최대 정치행사인 3월 ‘양회(전국인민대표대회·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가 끝난 후 러시아를 찾을 것으로 본다. 푸틴 대통령은 26일 국영방송 로시야1 인터뷰에서 “나토 회원국은 우크라이나에 수백억 달러의 무기를 보내며 전쟁에 참여했다”고 지적했다. 또 영국, 프랑스 등을 거론하며 “나토 회원국이 우리에게 패배를 가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상황에서 그 나라의 핵 능력을 고려하지 않을 수 있느냐”며 뉴스타트 탈퇴가 정당하다고 주장했다. 다만 젤렌스키 대통령은 24일 “시 주석과 만날 계획”이라며 “양국과 세계 안보에 유익할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이 러시아에 더 기우는 것을 차단하려는 취지다.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3일(현지 시간) 세계은행 총재 후보로 아제이 방가 전 마스터카드 최고경영자(CEO·63·사진)를 추천했다. 세계은행 총재는 최대 주주인 미국 행정부가 지명한 인물이 줄곧 맡아와 방가 전 CEO가 차기 총재로 유력하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성명을 통해 “그는 사람과 시스템을 관리하고 세계 각국 글로벌 지도자의 파트너가 돼 결과를 만들어내는 능력을 증명했다”며 “기후변화를 비롯해 우리 시대 가장 급박한 과제에 대응하기 위해 공공 및 민간의 자원을 동원하는 핵심 능력도 갖추고 있다”고 밝혔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인도계 미국인인 방가 전 CEO는 미국에서 가장 유명한 인도계 임원 중 한 명이다. 네슬레, 펩시콜라 제조사인 펩시코 그룹 등에서 마케팅 업무를 했고, 1996년부터 씨티그룹으로 옮겨 아시아태평양 총괄에 올랐다. 2010년부터 2021년까지 10년 넘게 마스터카드를 이끌며 영업 이익을 3배 이상 불렸다. 현재는 사모펀드 운영사 제너럴애틀랜틱의 부회장으로 재직하고 있다. 세계은행은 제2차 세계대전 후 각국 재건 자금 지원을 위해 설립됐다. 차기 세계은행 총재는 한 달간의 후보 검증 철자를 거쳐 올 5월 결정될 예정이다. 임기 5년에 연임이 가능하다. 임기가 1년가량 남은 데이비드 맬패스 현 세계은행 총재는 6월 말까지만 근무하고 조기 사직하겠다는 의사를 이달 15일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시절인 2019년 임명된 그는 화석연료의 기후변화 영향을 사실상 부인하면서 바이든 정부로부터 사퇴 압력을 받아왔다. 세계은행 78년 역사상 단 한 번도 여성 총재가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또다시 남성 후보를 낸 것에 대해 비판도 나온다. 세계은행 이사회는 이날 “여성 후보 추천을 강력히 권장한다”고 입장을 냈으나 바이든 대통령은 겨우 몇 시간 만에 남성 후보를 추천했다.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3일(현지 시간) 세계은행 총재 후보로 아제이 방가(63) 전 마스터카드 최고경영자(CEO)를 추천했다. 세계은행 총재는 최대 주주인 미국 행정부가 지명한 인물이 줄곧 맡아와 방가 전 CEO가 차기 총재로 유력하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성명을 통해 “그는 사람과 시스템을 관리하고 세계 각국의 글로벌 지도자의 파트너가 돼 결과를 만들어내는 능력을 증명했다”며 “기후변화를 비롯해 우리 시대 가장 급박한 과제에 대응하기 위해 공공 및 민간의 자원을 동원하는 핵심 능력도 갖추고 있다”고 밝혔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인도계 미국인인 방가 전 CEO는 미국에서 가장 유명한 인도계 임원 중 한 명이다. 네슬레, 펩시콜라 제조사인 펩시코 그룹 등에서 마케팅 업무를 했고, 1996년부터 씨티그룹으로 옮겨 아시아태평양 총괄에 올랐다. 2010년부터 2021년까지 10년 넘게 마스터카드를 이끌며 영업 이익을 3배 이상 불렸다. 현재는 사모펀드 운영사 제너럴애틀랜틱의 부회장으로 재직하고 있다. 세계은행은 2차대전 후 각국 재건 자금 지원을 위해 설립됐다. 차기 세계은행 총재는 한 달 간의 후보 검증 철자를 거쳐 올 5월 결정될 예정이다. 임기 5년에 연임이 가능하다. 임기가 1년가량 남은 데이비드 맬패스 현 세계은행 총재는 6월 말까지만 근무하고 조기 사직하겠다는 의사를 이달 15일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시절인 2019년 임명된 그는 화석연료의 기후변화 영향을 사실상 부인하면서 바이든 정부로부터 사퇴 압력을 받아왔다. 바이든 대통령이 세계은행 78년 역사상 단 한 번도 여성 총재가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 또 다시 남성 후보를 낸 것에 대해 비판도 나온다. 세계은행 이사회는 이날 “여성 후보 추천을 강력히 권장한다”고 입장을 냈으나 바이든 대통령은 겨우 몇 시간 만에 남성 후보를 추천했다.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국정 수행 지지율이 지난해 3월 이후 11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지율 상승세를 바탕으로 그가 빠르면 4월 재선 도전을 선언할 것이란 전망도 제기됐다. 다만 야당 공화당의 대선 주자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는 입을 모아 바이든 행정부의 우크라이나 깜짝 방문 및 대외 정책을 비판했다. 미 공영방송 NPR-PBS, 여론조사 업체 마리스트가 22일 공개한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46%는 “대통령의 국정 수행을 지지한다”고 했다. 지난해 3월(47%) 이후 가장 높다. 이 조사에서 바이든 대통령의 지지율은 지난해 7월 36%까지 떨어졌다 반등했다. 이번 조사는 13∼16일 1352명이 참여했으며 표본오차는 ±3.3%포인트다. 바이든 대통령의 20일 우크라이나 ‘깜짝 방문’ 결과는 반영되지 않았다. 특히 집권 민주당 지지층의 88%는 “대통령을 지지한다”고 했다. 민주당 성향의 무당파 유권자 중 “바이든 대통령이 아닌 다른 후보를 선호한다”는 응답 또한 중간선거가 치러진 지난해 11월 54%에서 45%로 줄었다. NPR은 중간선거에서의 민주당 선전, 재선 도전 임박에 따른 전통적 지지층 결집 등이 지지율 상승을 이끌었다고 분석했다. 이날 정치매체 폴리티코는 바이든 대통령이 이르면 4월 재선 도전을 선언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2020년 대선 때도 한 해 전인 2019년 4월에 출마를 선언했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빌 클린턴 전 대통령 등 민주당 소속으로 재집권에 성공한 전직 대통령 또한 모두 재선이 실시되는 직전해 4월에 재출마를 선언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바이든 대통령이 부통령 시절 기밀문서를 부적절하게 취급했다는 의혹, 아들 헌터를 둘러싼 각종 추문 등 기존 악재는 아직 해소되지 않았다. 특히 중간선거에서 하원 다수당에 오른 공화당이 두 사안에 대한 대대적인 조사를 천명한 만큼 현직 대통령의 이점을 최대한 누리고 굳이 출마 선언을 서두를 필요가 없다는 반론도 나온다. 공화당 대선주자들은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에서 추가 지원을 공식화한 바이든 대통령을 두고 ‘전쟁광’ ‘백지수표 정책’ 등의 거친 표현으로 공격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22일 트위터를 통해 “미친 전쟁광과 세계주의자가 끝없는 전쟁으로 이익을 챙기고 있다. 수십 년간 미 외교정책을 망친 부패한 세계주의 기득권층을 제거해야 한다”고 했다. 디샌티스 주지사도 폭스TV에 “명확한 목표를 찾을 수 없는 백지수표 정책을 쓰고 있다”며 지원 중단을 촉구했다.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국정 수행 지지율이 지난해 3월 이후 11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지율 상승세를 바탕으로 그가 빠르면 4월 재선 도전을 선언할 것이란 전망도 제기됐다. 다만 야당 공화당의 대선 주자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는 입을 모아 바이든 행정부의 우크라이나 깜짝 방문 및 대외 정책을 비판했다. 미 공영방송 NPR-PBS, 여론조사 업체 마리스트가 22일(현지 시간) 공개한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46%는 “대통령의 국정 수행을 지지한다”고 했다. 지난해 3월(47%) 이후 가장 높다. 이 조사에서 바이든 대통령의 지지율은 지난해 7월 36%까지 떨어졌다 반등했다. 이번 조사는 13∼16일 1352명이 참여했으며 표본오차는 ±3.3%포인트다. 바이든 대통령의 20일 우크라이나 ‘깜짝 방문’ 결과는 반영되지 않았다. 특히 집권 민주당 지지층의 88%는 “대통령을 지지한다”고 했다. 민주당 성향의 무당파 유권자 중 “바이든 대통령이 아닌 다른 후보를 선호한다”는 응답 또한 중간선거가 치러진 지난해 11월 54%에서 45%로 줄었다. NPR은 중간선거에서의 민주당 선전, 재선 도전 임박에 따른 전통적 지지층 결집 등이 지지율 상승을 이끌었다고 분석했다. 이날 정치매체 폴리티코는 바이든 대통령이 이르면 4월 재선 도전을 선언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2020년 대선 때도 한 해 전인 2019년 4월에 출마를 선언했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빌 클린턴 전 대통령 등 민주당 소속으로 재집권에 성공한 전직 대통령 또한 모두 재선이 실시되는 직전해 4월에 재출마를 선언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바이든 대통령이 부통령 시절 기밀문서를 부적절하게 취급했다는 의혹, 아들 헌터를 둘러싼 각종 추문 등 기존 악재는 아직 해소되지 않았다. 특히 중간선거에서 하원 다수당에 오른 공화당이 두 사안에 대한 대대적인 조사를 천명한 만큼 현직 대통령의 이점을 최대한 누리고 굳이 출마 선언을 서두를 필요가 없다는 반론도 나온다. 공화당 대선주자들은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에서 추가 지원을 공식화한 바이든 대통령을 두고 ‘전쟁광’ ‘백지수표 정책’ 등의 거친 표현으로 공격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22일 트위터를 통해 “미친 전쟁광과 세계주의자가 끝없는 전쟁으로 이익을 챙기고 있다. 수십 년 간 미 외교정책을 망친 부패한 세계주의 기득권층을 제거해야 한다”고 했다. 디샌티스 주지사도 폭스TV에 “명확한 목표를 찾을 수 없는 백지수표 정책을 쓰고 있다”며 지원 중단을 촉구했다.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
2024년 재선 도전을 앞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제조업 부활과 노동자 지지 확보를 위해 내세운 ‘바이 아메리카(Buy America)’ 정책이 난관에 봉착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보도했다. 연방정부가 지원하는 기반시설 사업에 쓰이는 철강 및 건축 자재는 물론이고 목재, 유리, 석고, 광섬유 등도 미국산 제품을 특정 비율 이상으로 써야 한다는 내용을 골자로 하고 있다. 하지만 미국산 제품을 쓰고 싶어도 유통되는 제품의 대부분이 해외산이어서 바이든 행정부가 정한 사용 기준을 맞출 수 없다는 것이다. 최근 미 교통부는 “부두 크레인, 선박 리프트 등 수입 화물장비 구입에 연방정부 자금을 사용하겠다”는 항만당국의 신청을 기각했다. ‘바이 아메리카’ 규정을 맞추지 못했다는 이유였다. 그러자 미국 항만당국협회(AAPA)는 “일부 소규모 화물 장비를 제외한 전기 장비는 모두 해외에서 생산된다”며 규정을 준수하고 싶어도 불가능하다고 반박했다. 고속철도 건설에 사용되는 대부분의 재료 역시 일본 및 독일 제품이어서 ‘바이 아메리카’ 규정을 지키는 게 쉽지 않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우크라이나 전쟁, 세계적인 인플레이션 등에 따른 공급망 교란 역시 미국산 자재 사용을 어렵게 하고 있다. 경제 전문가들은 ‘바이 아메리카’의 경제적 효과가 크지 않다고 지적했다. 미 비영리 경제단체 EPI의 롭 스콧 이코노미스트는 “공공 부문에서의 국내산 제품 구매를 늘리는 정도로 25조 달러의 미 경제에 큰 영향을 미치기 어렵다”고 진단했다. 피터슨연구소의 게리 허프바워 이코노미스트 또한 “정치적으로는 훌륭할지 몰라도 경제적으로는 난센스”라고 비판했다. WP는 “인프라 건설의 핵심 부품을 미국에서 생산하는 일은 가능하지만 시간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하루아침에 해결될 문제가 아니라는 뜻이다. 바이든 행정부는 연방정부 인프라 사업에 쓰이는 철강과 건축 자재의 최소 55% 이상을 미국산 제품으로 쓰도록 했으며 이 비율 또한 단계적으로 늘리기로 했다. 올해부터는 60% 이상을 사용해야 하고 2029년 75%로 늘어난다.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

‘백발의 천사’로 불리며 미국 시카고 로욜라대 농구팀의 마스코트로 꼽히는 103세 진 돌로레스 슈밋 수녀가 인생 첫 회고록을 내놓는다. 신앙과 농구에 대한 사랑을 비롯해 100년을 넘게 살면서 느낀 소회를 담은 것으로 전해졌다. 20일(현지 시간) AP통신 등에 따르면 슈밋 수녀의 회고록 ‘목적을 갖고 눈을 떠라: 내 첫 100년을 살며 배운 것’(사진)이 28일 출간된다. 슈밋 수녀는 서문에서 “103년 동안 무수히 많은 변화를 보았지만 정작 중요한 것은 변하지 않고 그대로 있다”면서 “내 인생이 특별하다고 느껴 책을 쓴 게 아니다. 목적이 있으면 기쁨과 성취감으로 가득 찬 인생을 살 수 있다는 사실을 전하고 싶어 책을 썼다”고 밝혔다. 미국 대학스포츠연맹(NCAA) 남자농구를 취재한 스포츠 기자 겸 작가 세스 데이비스가 회고록 저술을 도왔다. 슈밋 수녀가 화제의 인물이 된 것은 98세이던 2018년 3월이다. NCAA가 매년 3월 주최하는 전미 대학농구선수권 토너먼트의 별칭인 ‘3월의 광란(March Madness)’에서 로욜라대 남자농구팀이 33년 만에 64강에 진출하던 날이었다. 선수들이 승리가 확정되는 순간 일제히 휠체어에 앉은 할머니에게 달려가 포옹하며 기쁨을 나누자 그가 누구인지에 관심이 쏠렸다. 슈밋 수녀는 1994년부터 로욜라대 농구팀 선수들과 함께 기숙사 생활을 했다. 경기 시작 전에 기도해주고 경기가 끝나면 일일이 편지를 써서 팀원들을 격려하는 인솔자이자 정신적 지주였다. 로욜라대는 2018년 ‘3월의 광란’ 내내 주목을 받으며 1955년 이후 처음 4강까지 진출했다. 시카고시는 지난해 8월 슈밋 수녀의 103번째 생일을 맞아 시카고 교통국이 운영하는 전철 노선 로욜라대 캠퍼스역의 이름을 ‘진 돌로레스 슈밋 수녀 플라자’로 바꾸기도 했다. 60년 이상을 대학에서 보낸 슈밋 수녀는 “학생들과 함께하는 시간이 가장 행복하다”고 했다. 그는 지금도 매일 오전 5시면 일어나 아침 기도를 하고 태블릿PC로 성경을 읽는다. 오전 9시 전에 학생센터 사무실로 출근해 선수들에게 e메일을 쓰고 경기 통계를 확인한 뒤 연습을 참관하고 상담도 하는 등 바쁜 하루를 보내고 있다. 그는 “첨단기술에 익숙하다. 앞으로 나아가지 않으면 뒤처지게 될 것을 알기 때문”이라며 “적응력은 내게 엄청난 힘을 준다”고 말했다.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

6·25전쟁 당시 홀로 적기 4대를 격추했던 미국 해군 조종사 로이스 윌리엄스 예비역 대령(98)이 우리 정부로부터 ‘평화의 사도’ 메달을 받았다. 6·25전쟁 참전용사의 희생을 기억하고 감사와 예우의 뜻을 표하기 위한 메달이다. 미국 로스앤젤레스 주재 한국총영사관은 16일(현지 시간)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에서 열린 메달 전수식에서 이 메달을 전달했다. 윌리엄스 대령은 “6·25전쟁 당시 창공에서 내려다본 서울은 부서진 다리 2, 3개만 있는 폐허였다. 몇 년 전 한국을 방문했을 때 눈부시게 발전한 모습에 놀랐다”고 했다. 이어 “그때 전쟁을 완전히 끝내 (한반도를) 통일시키지 못한 게 아직 아쉽다”고 덧붙였다. ‘원조 탑건’으로 꼽히는 그는 1925년 사우스다코타주에서 태어났고 제2차 세계대전 때 입대했다. 1952년 북한 회령 일대에 출현한 소련의 미그기 7대와 조우해 4대를 격추했다. 미 정보당국은 격추 사실을 50년간 극비로 취급했다. 미국과 소련의 긴장을 고조시켜 제3차 세계대전의 도화선이 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었다. 2002년 기밀이 해제됐고 그의 무공이 알려졌다. 미 해군은 지난달 해군에서 두 번째로 높은 ‘십자훈장’을 수여했고 한국 해군 또한 참모총장 명의의 감사장을 수여했다. CNN은 영화 ‘탑건’ 시리즈의 주인공 톰 크루즈가 1962년생임을 거론하며 “크루즈가 태어나기 10년 전 윌리엄스 대령은 이미 ‘탑건’이었다”고 평했다.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
미국 국무부가 16일(현지 시간) 인공지능(AI)의 군사적 사용에 대한 포괄적 지침을 담은 선언문을 처음 공개했다. 15, 16일 양일간 네덜란드 헤이그에서는 한국과 네덜란드의 공동 주최로 ‘군사적 영역에서의 책임 있는 AI에 관한 장관급 회의(REAIM 2023)’ 또한 열렸다. AI의 군사적 사용을 주제로 열린 첫 국제 장관급 회의로 박진 외교부 장관도 참석했다. 미 AI 업체 ‘오픈AI’의 챗봇 ‘챗GPT’, 마이크로소프트(MS)의 ‘빙AI’ 등이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가운데 AI의 오용에 따른 위험을 시정하려는 국제사회의 노력 또한 가시화하고 있다. 국무부는 이날 REAIM 2023을 통해 공개한 선언문에서 “AI가 핵무기에 관한 결정을 실행하는 데 인간의 통제와 개입을 유지하고 모든 군사적 AI 능력의 개발과 전개 시 고위 정부 관료의 감독을 보장할 것 등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특히 군사 AI 체계를 엄격하게 테스트하고 평가해 AI가 의도하지 않은 행동을 할 때 비활성화할 수 있는 원칙을 제시했다. 국무부는 “무력 충돌에서 AI를 사용하려면 국제법과 원칙을 준수해야 한다”며 이 선언문이 AI의 책임 있는 사용을 위한 토대 역할을 수행하기를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REAIM 2023에는 한국 미국 중국 등 60여 개국 정부 관계자, 80여 개국 기업, 연구기관, 국제기구 종사자 등 2000여 명이 참여했다. 지난해 2월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는 초대받지 못했다. 참석한 각국 정부 관계자는 ‘공동 행동 촉구서’를 통해 “각국이 군사 영역에서 책임 있는 AI에 대한 국가 차원의 틀, 전략, 원칙 등을 개발하도록 권한다”고 했다. 현재 우크라이나와 러시아는 군사용 AI를 모두 활발하게 사용하고 있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우크라이나군은 러시아군의 침공 후 정보기술(IT) 기업 ‘클리어뷰’의 AI 안면인식 기술을 러시아군 사망자 신원 확인에 사용하고 있다. 불리한 전황에 관한 정보를 통제하는 러시아 당국을 대신해 유족에게 전사 사실을 알린 후 러시아 내 반전 여론을 조성하려는 목적이다. 우크라이나군은 또 다른 미 IT 기업 ‘팔란티어’가 개발한 AI 소프트웨어도 적극 활용하고 있다. 위성, 열 감지기, 정찰 무인기(드론), 스파이 등을 통해 수집한 정보로 러시아 포병, 탱크 및 군대의 좌표 목록을 알려준다. 러시아 관영 타스통신에 따르면 러시아군 또한 유탄발사기, 기관총 등을 장착한 무인 전투차량 ‘마르케르’를 우크라이나 전장에 투입하겠다고 발표했다. 박 장관은 회의 후 취재진에 “AI는 빠르게 발전하고 있고 우리는 너무 늦기 전에 준비하고 행동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군사용 AI의 악용 방지책 마련이 핵, 미사일 등 북한의 대량살상무기(WMD) 프로그램이라는 실질적 위협에 직면한 한국에 더 중요하다고 했다. 내년 중 한국에서 REAIM 회의를 개최하겠다고 덧붙였다.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고도예 기자 yea@donga.com}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행정부에서 대북 강경책을 주도한 인도계 니키 헤일리 전 유엔 주재 미국대사(51·사진)가 14일 대선 출마를 선언했다. 지난달 재도전 의사를 밝힌 트럼프 전 대통령에 이어 야당 공화당에서 두 번째로 출사표를 던졌다. 헤일리 전 대사는 유튜브 동영상에서 “새 세대의 리더십이 우리의 국경을 보호하고 우리의 자부심을 강화시키도록 해야 한다”며 “공화당은 최근 8번의 대선 중 7번 패했다.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소수계 여성이며 젊은 자신의 강점을 부각한 것이다. 이날 공화당의 상징 색인 붉은색 대신 고향 사우스캐롤라이나주를 뜻하는 파란색 옷을 입었다. 그의 부모는 인도 펀자브에서 온 시크교도다. 백인 남편 마이크 헤일리와 결혼해 기독교인이 됐다. 주 하원의원, 주지사를 거쳐 유엔 대사가 됐고 2017년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도발 당시 안전보장이사회에서 강도 높은 대북제재 결의안을 주도했다. 2021년 1월 트럼프 지지층의 대선 불복 의회 난입 사태 후 트럼프 전 대통령과 멀어졌다. 그를 포함해 출마를 저울질하는 마이크 펜스 전 부통령, 마이크 폼페이오 전 국무장관 등은 모두 트럼프 행정부 일원이다. 공화당의 신성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 또한 정계 입문 후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직간접적 지원을 받았다. 전직 대통령과 과거 측근들 간 대결 구도가 펼쳐진 것이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6∼13일 공화당 지지자 대상 여론 조사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43%를 얻었다. 디샌티스 주지사(31%), 펜스 전 부통령(7%), 헤일리 전 대사(4%)가 뒤를 이었다. 당내 경쟁자가 많아질수록 지지율이 분산되므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유리해진다고 CNN은 분석했다.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

“내 먹을 것은 생각할 수 없다. 단지 구할 수 있는 음식을 찾아 자식들에게 줄 뿐이다.” 13일 튀르키예(터키) 강진 피해를 입은 카라만마라슈의 이재민 제이네프 오마즈 씨가 미국 뉴욕타임스(NYT)에 말했다. 오마즈 씨는 9세, 14세 자녀와 함께 추위를 이길 옷가지나 먹을거리를 찾아 건물 잔해를 뒤지고 있었다. 일주일 전 새벽 강진이 닥치자 오마즈 씨 가족은 잠옷 바람으로 아파트를 탈출했다. 오마즈 씨 가족처럼 집을 잃고 임시 대피소에 몸을 의탁한 사람은 튀르키예에서만 100만 명이 넘는다. 제대로 된 피난처와 식량이 부족해 추위와 배고픔에 떠는 생존자들은 식수 부족과 열악한 위생 탓에 감염병 확산 위기까지 맞고 있다. ‘2차 재난’ 우려가 현실이 된 것이다. 유엔은 이날 “지금은 (실종자) 구조보다 생존자 구호의 시간”이라고 밝혔다. ●콜레라 피부병에 트라우마까지임시 대피소는 흙바닥에 방수포와 판자 등으로 사면과 지붕을 이은 것이 대부분이다. 이재민 가족별로 쓸 수 있는 텐트는 물론이고 의복과 의약품이 부족하다. 튀르키예인 제라 쿠루카파 씨는 “텐트가 충분하지 않아 네 가족과 함께 진흙 바닥에서 잠을 잔다”고 이날 AP통신에 말했다. 전날 밤 튀르키예 지진 피해 지역 기온은 영하 6도까지 떨어졌다. 일부 지역에서는 피부병인 옴은 물론이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콜레라 같은 전염병이 퍼지고 있다. AFP통신은 튀르키예 남부 아디야만에서 전염성이 강한 옴이 퍼지고 있으며 설사에 시달리는 어린이들이 있다고 보도했다. 튀르키예 보건부는 “최소 1만9300명이 병원 치료를 받고 있다. 이 중 3636명은 중환자실에 있다”고 밝혔다. 병원에 환자가 몰리면서 병실이 부족해 야외 천막에 누워 있는 환자도 많은 것으로 전해졌다. 대형 재난에 대한 외상후스트레스장애(트라우마)를 호소하는 어린이도 늘고 있다. 세르칸 타도글루 씨는 이번 지진으로 친척 10여 명을 잃었지만 슬픔에 빠져 있을 겨를이 없다. 자녀가 트라우마 증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타도글루 씨는 AFP에 “여섯 살배기 딸이 ‘아빠, 우리 죽는 거야’라고 계속 묻는다. ‘친척들은 어디 갔느냐’며 찾기도 한다”면서 “그래서 (친척) 시신을 보여주지 않았다. 아내와 함께 아이를 껴안고 ‘다 괜찮을 거야’라고 말할 뿐”이라며 탄식했다.●185시간 만에 10세 소녀 구조지진 발생 일주일을 넘긴 13일 현재 사망자는 3만7000명을 넘었지만 기적 같은 구조는 이어지고 있다. CNN에 따르면 14일 10대 소년 한 명이 튀르키예 남부 아디야만주의 한 건물 잔해에서 198시간 만에 구조됐다. 같은 시간 튀르키예 카라만마라슈주의 아파트 단지 잔해에서도 17세, 21세 형제가 나란히 구조됐다. 이번 지진 진앙인 카라만마라슈에서는 이날 10세 소녀가 185시간 만에 무너져 내린 아파트에서 구조됐다. 아디야만에선 178시간 만에 잔해 속에서 찾아낸 어린이에게 구조대원이 산소호흡기를 씌워주며 “딸기우유와 포아차(튀르키예 전통 빵)를 줄게”라며 다독이는 영상이 소셜미디어에 올라 감동을 줬다. 하지만 실종자 구조 작업은 사실상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고 있다. 마틴 그리피스 유엔 인도주의 업무 및 긴급 구호 사무차장은 이날 시리아 북부 알레포를 방문해 “생존자 수색 및 구조 단계는 끝나가고 있다”면서 “지금부터는 (이재민에게) 쉼터와 심리적 사회적 돌봄, 음식과 교육을 제공하는 것이 우리 임무”라고 밝혔다.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

“내 먹을 것은 생각할 수 없다. 단지 구할 수 있는 음식을 찾아 자식들에게 줄 뿐이다.” 13일(현지 시간) 튀르키예(터키) 강진 피해를 입은 카라만마라스의 이재민 자이네프 오맥 씨가 미국 뉴욕타임스(NYT)에 말했다. 오맥 씨는 9세, 14세 자녀와 함께 추위를 이길 옷가지나 먹을거리를 찾아 건물 잔해를 뒤지고 있었다. 일주일 전 새벽 강진이 닥치자 오맥 씨 가족은 잠옷 바람으로 아파트를 탈출했다. 오맥 씨 가족처럼 집을 잃고 임시 대피소에 몸을 의탁한 사람은 튀르키예에서만 100만 명이 넘는다. 제대로 된 피난처와 식량이 부족해 추위와 배고픔에 떠는 생존자들은 식수 부족과 열악한 위생 탓에 감염병 확산 위기까지 맞고 있다. ‘2차 재난’ 우려가 현실이 된 것이다. 유엔은 이날 “지금은 (실종자) 구조보다 생존자 구호의 시간”이라고 밝혔다. ● 콜레라 피부병에 트라우마까지 임시 대피소는 흙바닥에 방수포와 판자 등으로 사면과 지붕을 이은 것이 대부분이다. 이재민 가족별로 쓸 수 있는 텐트는 물론이고 의복과 의약품이 부족하다. 튀르키예인 제라 쿠루카파 씨는 “텐트가 충분하지 않아 네 가족과 함께 진흙바닥에서 잠을 잔다”고 이날 AP통신에 말했다. 전날 밤 튀르키예 지진 피해 지역 기온은 영하 6도까지 떨어졌다. 일부 지역에서는 피부병인 옴은 물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콜레라 같은 전염병이 퍼지고 있다. AFP통신은 튀르키예 남부 아디야만에서 전염성이 강한 옴이 퍼지고 있으며 설사에 시달리는 어린이들이 있다고 보도했다. 튀르키예 보건부는 “최소 1만9300명이 병원 치료를 받고 있다. 이 중 3636명은 중환자실에 있다”고 밝혔다. 병원에 환자가 몰려 병실이 부족해 야외 천막에 누워 있는 환자도 많은 것으로 전해졌다. 대형 재난에 대한 외상성 스트레스 장애(트라우마)를 호소하는 어린이도 늘고 있다. 세르칸 타도글루 씨는 이번 지진으로 친척 10여 명을 잃었지만 슬픔에 빠져 있을 겨를이 없다. 자녀가 트라우마 증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타도글루 씨는 AFP에 “여섯 살배기 딸이 ‘아빠, 우리 죽는 거야’라고 계속 묻는다. ‘친척들은 어디 갔느냐’고 찾기도 한다”면서 “그래서 (친척) 시신을 보여주지 않았다. 아내와 함께 아이를 껴안고 ‘다 괜찮을 거야’라고 말할 뿐”이라고 탄식했다.● 185시간 만에 10세 소녀 구조 지진 발생 일주일을 넘긴 13일 현재 사망자는 3만7000명을 넘었지만 기적 같은 구조는 이어지고 있다. 이번 지진 진앙지인 카라만마라슈에서는 이날 10세 소녀가 185시간 만에 무너녀 내린 아파트에서 구조됐다. 아디야만에선 178시간 만에 잔해 속에서 찾아낸 어린이에게 구조대원이 산소호흡기를 씌워주며 “딸기우유와 포아차(튀르키예 전통 빵)를 줄게”라며 다독이는 영상이 소셜미디어에 올라 감동을 줬다. 하타이와 안타키아에서도 지진 발생 180시간이 지난 뒤에 남성과 형제, 그리고 12세 어린이가 각각 살아서 구조됐다. 하지만 실종자 구조 작업은 사실상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 마틴 그리피스 유엔 인도주의 업무 및 긴급 구호 사무차장은 이날 시리아 북부 알레포를 방문해 “생존자 수색 및 구조 단계는 끝나가고 있다”면서 “지금부터는 (이재민에게) 쉼터와 심리적 사회적 돌봄, 음식과 교육을 제공하는 것이 우리 임무”라고 밝혔다. 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

미국 10대 여성 청소년의 30%가 자살을 심각하게 고려할 정도로 우울증이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팬데믹 기간을 거치며 우울증이 심해졌고, 성폭력 등의 범죄가 늘어난 것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2021년 미국 고등학생 1만72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해 13일(현지 시간) 공개한 ‘청소년 위험 행동 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여고생 응답자의 57%가 ‘지난 1년 동안 최소 2주 이상 매일 슬프거나 희망이 없다고 느꼈다’고 답했다. 이는 10년 전인 2011년 조사(36%)보다 21%포인트 증가한 수치다. 동일한 증상을 호소한 남고생도 같은 기간 21%에서 29%로 늘었다.특히 여고생의 경우 3명 중 1명인 30%가 “지난 1년 동안 자살 시도를 심각하게 고려한 적이 있다”고 답했다. 자살 계획을 세운 경우도 2011년 15%에서 2021년에는 24%까지 늘어났다. 실제 자살을 시도한 여고생은 13%, 남고생은 7%인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여고생이 남고생보다 더 큰 정신적 고통을 호소한 이유에 대해 정신건강 전문가들은 여학생들이 남학생보다 폭력과 차별에 노출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CDC 조사에 따르면 여고생 중 18%가 성폭력을 겪었고, 14%가 강간 피해를 봤다. CDC의 청소년 및 학교 보건 부서 책임자인 캐슬린 에티에는 “성폭력의 증가가 우울증 급증에 확실한 영향을 미쳤다”고 했다.코로나19는 우울증, 불안, 자살에 대한 생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던 청소년들에게 큰 타격을 입혔다. 여기에 진로 문제, 외모에 대한 높은 기준, 소셜미디어의 영향 등이 겹치며 여고생이 불안과 우울을 더 많이 경험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CDC는 “학생들이 어려움을 겪을 때 학교가 생명줄이 될 수 있다”며 “학교와 연결돼 있다고 느끼는 학생일수록 더 나은 정신 건강 상태를 보여주고 있다”고 했다. 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

“미스터 푸틴(러시아 대통령)은 에너지 같은 자원을 무기로 사용하는 것을 전혀 주저하지 않는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10일(현지 시간) 브리핑에서 러시아의 원유 감산 조치에 대한 질문은 받고 ‘에너지 무기화’라는 표현을 썼다. 앞서 러시아는 3월부터 원유 생산량을 하루 50만 배럴씩 줄이겠다고 이날 발표했다. 러시아의 조치에 국제 유가는 상승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지난 1년간 유럽으로 공급했던 천연가스와 석유 공급을 중단하거나 조절하는 방식으로 에너지 무기화에 나섰다. 러시아산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높았던 국가들을 비롯해 한국에서도 올겨울 난방비 ‘폭탄’이 현실화됐다. 당초 러시아발 에너지 전쟁의 주요 타깃은 유럽연합(EU)이었다.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자국산 원유 수입 규제 등 경제 제재가 이어지자 EU로 자국산 가스를 실어 나르는 송유관을 닫아버렸다. EU는 2020년 기준 천연가스 38.2%, 원유 25.7%, 석탄을 비롯한 화석연료 49%를 러시아에서 수입할 만큼 러시아에 대한 에너지 의존도가 높았기 때문이다. 다만 러시아의 에너지 무기화의 위력은 예상보다 심각하진 않았다. 기온이 평년보다 따뜻한 데다 EU가 천연가스 비축량을 89%가량 채워두는 걸로 대비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AP통신 등에 따르면 러시아의 원유 감산 예고에 다시 국제 유가가 들썩거리는 등 ‘러시아발 에너지 위기’는 계속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러시아발 에너지 전쟁은 전 세계적인 핵심 광물 확보 전쟁으로도 이어지고 있다. 에너지를 무기화하는 ‘위험한 세력’에 공급망을 의존할 수 없다는 인식이 강해진 것이다. 미국은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을 시행하면서 핵심 광물 공급망을 자국 및 동맹 중심으로 재편하고 나섰다. EU 역시 핵심원자재법(CRMA)을 제정할 계획이다. 미 외교전문지 포린폴리시는 “20세기가 석유를 확보하기 위한 전쟁이었다면 21세기는 핵심 광물에 관한 싸움으로 번질 것”이라며 “러시아가 에너지 자원을 무기로 활용하는 것을 지켜본 중국으로선 서방의 제재에 대한 보복 수단으로 희토류와 흑연 등 더 많은 선택지를 고려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

“비용 부담 등을 고려해 이 정도에서 휴전하자.” “지금 그만두면 러시아가 다른 나라도 넘볼 것이다.” 발발 1년을 앞둔 우크라이나 전쟁은 언제 끝날 것인가뿐만 아니라 어떻게 매듭지을 것인가 모두 중요한 문제로 남아 있다. 명확한 승자와 패자가 없는 채로 종결될 경우 또 다른 전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최근 양측은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에서만 치열한 교전을 벌이고 있다. 10일 미 뉴욕타임스(NYT)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3월까지 돈바스 완전 점령을 지시했다고 전했다. 돈바스에서의 교착이 장기화하자 더 이상의 인명 피해를 막기 위해서라도 즉각 휴전하자는 목소리가 나온다. 그러나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완강하다. 2014년 강제로 빼앗긴 남부 크림반도까지 탈환해야 전쟁이 끝난다고 맞선다. 당시 서방이 사실상 방관하며 이번 침공으로 이어진 만큼 섣부른 휴전으로 재침공의 빌미를 줄 수 없다는 논리다. 특히 러시아와 국경을 맞댄 발트3국에서는 자신이 다음 차례가 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크림반도 탈환 가능성은 반반이다. 키릴로 부다노우 우크라이나 국방부 군사정보국장은 지난달 말 미 워싱턴포스트(WP)에 “러시아가 돈바스 내 점령지를 늘리려는 지금이 크림반도 탈환의 적기”라며 올여름 수복 가능성을 내다봤다. 반면 마크 밀리 미 합참의장은 지난달 “우크라이나 전역에서 러시아를 몰아내긴 어려울 것”이라고 관측했다. 양측에 전쟁 종식의 유인이 적으면서 전쟁이 향후 3년간 계속될 것이란 전망도 있다. 11일 AP통신 등에 따르면 ‘푸틴의 사병(私兵)’으로 불리는 민간 군사회사 바그너그룹의 창업자 예브게니 프리고진은 “돈바스를 완전히 장악하는 데 최대 2년이 걸릴 수 있다”고 했다. 돈바스를 넘어 더 많은 영토를 점령하려면 3년이 필요할 것으로 봤다. 1년간 우크라이나에 천문학적 돈을 투입한 서방 일각에서는 추가 비용 부담은 무리라는 현실론이 적지 않다. 우크라이나를 한국과 북한처럼 분단하는 ‘한반도 모델’도 거론된다. 올렉시 아레스토비치 전 우크라이나 대통령 고문은 6일 현지 매체에 “서방 또한 우크라이나를 한반도처럼 분할해 전쟁을 끝내는 방안을 선택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러시아 측은 우크라이나에 이를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키이우 현지에서 만난 시민 세르게이 쿠툴루펜코 씨는 “분단을 원하진 않지만 평화를 보장받을 수만 있다면 분단도 고려해 볼 것”이라며 “동부를 되찾더라도 옛 소련을 그리워하는 친러 주민을 몰아내기도 어렵다”는 현실론을 폈다.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김수현 기자 newsoo@donga.com키이우=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1년간 국제사회는 우크라이나와 서방의 ‘자유민주주의 진영’ 대 러시아 중국 북한 이란 시리아 벨라루스 등 ‘권위주의 진영’으로 양분됐다. 전쟁 당사자인 두 나라를 제외하면 어떤 나라도 지상군을 파병하지 않았지만 모두가 직접 참전 못지않은 혈투를 벌이고 있다. 워싱턴포스트(WP), 미 정치매체 더힐 등이 각국이 각각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편에 서서 치열한 ‘대리전(proxy war)’을 벌이고 있다고 진단한 이유다. 현재까지 양 진영의 ‘명분’과 ‘돈’ 싸움에서는 자유 진영이 앞선다는 평이 우세하다. 러시아는 침공 직후부터 민간인을 집단 학살하고 살인으로 복역 중인 재소자까지 전쟁에 투입했다. 이로 인해 곳곳에서 러시아 혐오 여론이 조성됐다. 러시아의 뒷마당 정도로 여겨졌던 중앙아시아와 카스피해 인근 국가에서도 ‘탈(脫)러시아’ 바람이 거세다. 영국 프랑스 독일 등 서방 정상이 잇따라 포탄이 쏟아지는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를 방문하고 천문학적 돈을 쏟아붓는 것 또한 명분 싸움에서 우위를 점한 상황에서 자유 세계의 지도자 이미지를 각인시키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특히 이번 사태를 자국산 최신 무기의 전시장으로 활용하고 로이터통신 기준 최소 7500억 달러(약 920조 원)로 꼽히는 우크라이나 재건 사업에 참여해 실리를 챙기려는 목적도 빼놓을 수 없다.●‘명분과 돈’ vs ‘반미 연대’독일 ‘킬연구소’에 따르면 2022년 11월 기준 자유 진영의 46개국은 우크라이나에 군사, 경제, 인도주의적 지원을 합해 최소 1088억 유로(약 146조8800억 원)를 지원했다. 각국 정상 또한 우크라이나를 속속 방문했다. 보리스 존슨 전 영국 총리는 집권 중 3회, 올 1월에 개인 자격으로 1회 등 총 4회 찾아 지지 의사를 밝혔다. 리시 수낵 현 총리 또한 집권 3주가 채 안 된 지난해 11월 우크라이나를 찾았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는 지난해 6월 같은 날 방문했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도 4번 갔다. 산나 마린 핀란드 총리는 지난해 5월 방탄조끼를 착용한 채 키이우, 민간인 학살지 부차를 누볐다. 두 달 후 마그달레나 안데르손 당시 스웨덴 총리가 키이우에 갔다. 서방과 러시아 사이에서 중립을 지킨 두 나라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에 가입하기로 하고 우크라이나에 갔다는 점은 명분 싸움의 승자를 보여준다. 캐나다, 에스토니아 라트비아 리투아니아 등 발트 3국, 폴란드 체코 슬로베니아 등 동유럽 3국 정상도 키이우를 찾았다. 러시아는 침공 후 북한, 이란 등으로부터 무기를 제공받았지만 전쟁의 판도를 바꿀 수준은 아니었다는 평을 얻고 있다. 특히 침공 후 줄곧 러시아의 조력자 노릇을 해온 벨라루스조차 아직 참전은 하지 않고 있다. 지난달 캐나다 언론 ‘내셔널포스트’는 역시 소련에 속했던 조지아에서도 반러 여론이 상당하다고 전했다. 수도 트빌리시의 식당에는 “푸틴이 죽으면 보르시 수프(동유럽인이 즐기는 수프)가 무료”란 간판이 등장했다. 다만 중국 이란은 물론 베네수엘라, 중남미 최대 경제대국 브라질 등도 서방의 대러 제재를 반대하고 있다. 미국 주도의 세계 질서에 맞서려는 권위주의 진영과 제3세계의 움직임은 어떤 식으로든 계속될 가능성이 크다. 14∼16일 중국을 찾아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과 회담하는 에브라힘 라이시 이란 대통령의 행보 또한 반미 연대의 결속력을 보여준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중국 북한 등 권위주의 진영에 ‘침공의 문턱’을 낮추는 효과를 가져왔다는 분석도 있다. 전재성 서울대 정치외교학부 교수는 지난달 펴낸 논문에서 “대만은 아시아의 우크라이나로 주목받고 있고,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중국이 군사적으로 대만을 합병할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커졌다”고 평가했다. ●韓, 무기 지원 고심 깊어져침공 초 우크라이나에 방어용 무기를 제공했던 서방이 최근 전차, 미사일 등 공격용 무기 지원을 늘리자 군수품만 지원했던 한국 또한 무기 지원을 고심하고 있다. 4월 중 취임 후 최초로 미 워싱턴을 방문해 조 바이든 미 대통령과 회담을 가질 것이 유력한 윤석열 대통령의 고민 또한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12일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정부는 지난해 무기 지원의 예상 효과와 후폭풍 등을 검토했고, 북한과 러시아를 자극할 수 있다는 우려에 지원을 보류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지난달 30일 한국을 찾은 옌스 스톨텐베르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사무총장은 “독일 스웨덴 등 일부 나토 회원국은 교전국에 무기를 수출하지 않는다는 정책을 바꿨다”며 한국 또한 무기를 지원하라고 압박했다. 이를 감안할 때 윤 대통령이 미국의 요청에 의해 방미 중 무기 지원 의사를 밝힐 가능성도 있다. 다만 러시아의 거센 반발이 불가피한 만큼 신중을 기해야 한다는 반론도 적지 않다.하정민 기자 dew@donga.com이채완 기자 chaewani@donga.com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1년간 국제사회는 우크라이나와 서방의 ‘자유민주주의 진영’ 대 러시아 중국 북한 이란 시리아 벨라루스 등 ‘권위주의 진영’으로 양분됐다. 전쟁 당사자인 두 나라를 제외하면 어떤 나라도 지상군을 파병하지 않았지만 모두가 직접 참전 못지않은 혈투를 벌이고 있다. 워싱턴포스트(WP), 미 정치매체 더힐 등이 각국이 각각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편에 서서 치열한 ‘대리전(proxy war)’을 벌이고 있다고 진단한 이유다. 현재까지 양 진영의 ‘명분’과 ‘돈’ 싸움에서는 자유 진영이 앞선다는 평이 우세하다. 러시아는 침공 직후부터 민간인을 집단 학살하고 살인으로 복역 중인 재소자까지 전쟁에 투입했다. 이로 인해 곳곳에서 러시아 혐오 여론이 조성됐다. 러시아의 뒷마당 정도로 여겨졌던 중앙아시아와 카스피해 인근 국가에서도 ‘탈(脫)러시아’ 바람이 거세다. 영국 프랑스 독일 등 서방 정상이 잇따라 포탄이 쏟아지는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를 방문하고 천문학적 돈을 쏟아붓는 것 또한 명분 싸움에서 우위를 점한 상황에서 자유 세계의 지도자 이미지를 각인시키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특히 이번 사태를 자국산 최신 무기의 전시장으로 활용하고 로이터통신 기준 최소 7500억 달러(약 920조 원)로 꼽히는 우크라이나 재건 사업에 참여해 실리를 챙기려는 목적도 빼놓을 수 없다.● ‘명분과 돈’ VS ‘반미 연대’독일 ‘킬연구소’에 따르면 2022년 11월 기준 자유 진영의 46개국은 우크라이나에 군사, 경제, 인도주의적 지원을 합해 최소 1088억 유로(약 146조 8800억 원)를 지원했다. 각국 정상 또한 우크라이나를 속속 방문했다. 보리스 존슨 전 영국 총리는 집권 중 3회, 올 1월에는 개인 자격으로 총 4회 찾아 지지 의사를 밝혔다. 리시 수낵 현 총리 또한 집권 3주가 채 안 된 지난해 11월 우크라이나를 찾았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는 지난해 6월 같은 날 방문했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도 4번 왔다. 산나 마린 핀란드 총리는 지난해 5월 방탄조끼를 착용한 채 키이우, 민간인 학살지 부차를 누볐다. 두 달 후 마그달레나 안데르손 당시 스웨덴 총리가 키이우에 왔다. 서방과 러시아 사이에서 중립을 지킨 두 나라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에 가입하기로 하고 우크라이나에 왔다는 점은 명분 싸움의 승자를 보여준다. 캐나다, 에스토니아 라트비아 리투아니아 등 발트 3국, 폴란드 체코 슬로베니아 등 동유럽 3국 정상도 키이우를 찾았다. 러시아는 침공 후 북한, 이란 등으로부터 무기를 제공받았지만 전쟁의 판도를 바꿀 수준은 아니었다는 평을 얻고 있다. 특히 침공 후 줄곧 러시아의 조력자 노릇을 해온 벨라루스조차 아직 참전은 않고 있다. 지난달 캐나다 언론 ‘내셔널포스트’는 역시 소련에 속했던 조지아에서도 반러 여론이 상당하다고 전했다. 수도 트빌리시의 식당에는 “푸틴이 죽으면 보르시 수프(동유럽인이 즐기는 수프)가 무료”란 간판이 등장했다. 다만 중국 이란은 물론 베네수엘라, 중남미 최대 경제대국 브라질 등도 서방의 대러 제재를 반대하고 있다. 미국 주도의 세계 질서에 맞서려는 권위주의 진영과 제3세계의 움직임은 어떤 식으로든 계속될 가능성이 크다. 14~16일 중국을 찾아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과 회담하는 에브라힘 라이시 이란 대통령의 행보 또한 반미 연대의 결속력을 보여준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중국 북한 등 권위주의 진영에 ‘침공의 문턱’을 낮추는 효과를 가져왔다는 분석도 있다. 전재성 서울대 정치외교학부 교수는 지난달 펴낸 논문에서 “대만은 아시아의 우크라이나로 주목받고 있고,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중국이 군사적으로 대만을 합병할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커졌다”고 평가했다. ● 韓, 무기 지원 고심 깊어져침공 초 우크라이나에 방어용 무기를 제공했던 서방이 최근 전차, 미사일 등 공격용 무기 지원을 늘리자 군수품만 지원했던 한국 또한 무기 지원을 고심하고 있다. 4월 중 취임 후 최초로 미국 워싱턴을 방문해 조 바이든 미 대통령과 회담을 갖는 윤석열 대통령의 고민 또한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12일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정부는 지난해 무기 지원의 예상 효과와 후폭풍 등을 검토했고, 북한과 러시아를 자극할 수 있다는 우려에 지원을 보류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지난달 30일 한국을 찾은 옌스 스톨텐베르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사무총장은 “독일 스웨덴 등 일부 나토 회원국은 교전국에 무기를 수출하지 않는다는 정책을 바꿨다”며 한국 또한 무기를 지원하라고 압박했다. 이를 감안할 때 윤 대통령이 미국의 요청에 의해 방미 중 무기 지원 의사를 밝힐 가능성도 있다. 다만 러시아의 거센 반발이 불가피한 만큼 신중해야 한다는 반론도 적지 않다.하정민기자 dew@donga.com이채완기자 chaewani@donga.com윤다빈기자 empty@donga.com}

“우유를 주세요.” 9일(현지 시간) 튀르키예(터키) 남동부 하타이주 안탈리아. 어두컴컴한 건물 잔해 아래 있던 10세 소녀 힐랄 살람은 매몰 약 90시간 만에 자신을 발견한 구조대원에게 이렇게 말했다. 살람이 들것에 실려 나오자 환호와 박수가 쏟아졌다. 현장에 있던 다른 구조대원은 “잔해 밑에서 소리가 들렸다. 7시간 동안 조심조심 콘크리트 조각과 흙을 걷어낸 결과 살람을 구조할 수 있었다”고 미국 CNN방송에 말했다. 살람은 현재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튀르키예 남동부와 시리아 북서부를 덮친 강진 발생 나흘째인 이날, 인명 구조의 ‘골든타임’ 72시간이 지났지만 가슴 훈훈한 사연은 끊이지 않았다. 앞서 지진 발생 10시간 만인 6일 오후 시리아 북부의 무너진 5층 아파트 잔해 속에서 탯줄을 달고 구출된 갓난아기를 입양하고 싶다는 사람들이 줄을 섰다. 9일 영국 BBC방송 등에 따르면 이 갓난아기가 입원 중인 시리아의 어린이병원에는 아기 입양을 문의하는 전화가 수십 통 걸려 왔다. 소셜미디어에도 아기 입양 방법을 묻는 글이 수천 건 올라왔다. 어린이병원 측은 이 아기를 아랍어로 기적이라는 뜻의 ‘아야’라고 부르며 극진히 돌보고 있다. 다만 아야 입양은 쉽지 않을 것 같다. AP통신은 아야 종조부(아야 아버지의 삼촌)인 살라 알바드란 씨가 아야가 퇴원하는 즉시 데려가 돌볼 것이라고 보도했다. 병원으로 옮겨졌을 때 몸 곳곳에 멍이 있고 숨쉬기도 힘들어했던 아야는 현재 안정된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진 피해 현장에서는 기적 같은 생존자 구출 소식이 이어졌다. 10일 튀르키예 카라만마라슈에서 한 터키인 어머니와 딸이 사고 발생 92시간 만에 무너진 건물 잔해에서 함께 구출됐다. 9일 카라만마라슈 파자르즈크에서는 어머니와 두 아들이 78시간 만에 생환했다. 어머니는 구조대원을 보자 “아이들이 먼저 나가야 한다”라고 첫 마디를 뗐다고 CNN은 전했다. 튀르키예 국영 TRT방송에 따르면 아드야만에서는 생후 6개월 된 아기가 무너진 아파트 잔해에서 82시간 만에 구조됐다.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