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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 여자 아이스하키 단일팀의 단복에 부착된 한반도기 패치(사진)에서 독도가 빠질 것으로 전망된다. 단일팀 선수들은 5일 흰색 패딩을 입고 강릉 관동하키센터에 도착했다. 흰색 패딩과 훈련복 왼쪽 가슴 부위에는 독도와 울릉도가 그려진 푸른색 한반도기 패치가 부착됐다. 패딩 외투는 선수들이 평창 겨울올림픽 개막식 남북 공동입장 때 입을 단복이다. 4일 인천 선학링크에서 열린 단일팀의 평가전 때도 경기장에 독도와 울릉도가 포함된 한반도기가 걸렸다. 이날 스가 요시히데 일본 관방장관은 “게양된 깃발은 다케시마(독도의 일본식 표현)의 영유권에 관한 일본의 입장에 비춰 수용할 수 없으며 매우 유감이다”라고 반발했다. 앞서 평창동계올림픽조직위원회는 “남북 선수단이 공동 입장할 때 기수가 들고 나올 한반도기에는 독도가 빠져 있다. 이는 1991년 남북합의의 전례를 따른 결과다”라고 밝힌 바 있다. 이 때문에 조직위 방침과 다른 단일팀 단복의 한반도기를 놓고 논란이 일었다. 대한체육회에 따르면 애초에 선수들이 사용할 패치는 두 개 제작됐다. 체육회 관계자는 “옷은 하나이고 패치는 독도와 울릉도가 포함된 것과 빠진 것 두 개로 보면 된다. 4일 평가전은 대한아이스하키협회 주관 행사여서 독도가 그려진 패치를 사용했지만, 개회식 등 국제올림픽위원회(IOC) 행사에서는 독도가 빠진 패치를 사용한다”고 말했다. 한반도기의 영토 표시는 과거에도 논란이 많았다. 2002년 부산 아시아경기 때 울릉도를 그려 넣었다가 양측 합의에 어긋나 수정액으로 지우기도 했다. 2003년 아오모리 겨울아시아경기 땐 울릉도와 독도가 선명하게 그려져 있어 독도 영유권 분쟁을 빚고 있는 개최국 일본을 긴장시키기도 했다. 2006 도하 아시아경기 땐 독도가 없는 한반도기가 사용돼 논란이 일었다.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인기 아이돌의 노래가 울려 퍼지는 강릉아이스아레나 지하 연습링크 위로 가슴에 인공기가 새겨진 트레이닝복을 입은 북한 피겨스케이팅 페어의 렴대옥(19), 김주식(26)이 스케이트를 신고 들어섰다. 링크 위에는 먼저 도착한 한국의 김규은(19), 감강찬(23)과 일본의 스자키 미우(19), 기하라 류이치(26)가 가볍게 몸을 풀고 있었다. 40여 분간의 공식 훈련 동안 남북 팀은 각자의 훈련에 집중하면서도 눈인사를 나누며 서로의 안부를 전했다. 이들의 훈련을 보기 위해 내외신을 포함해 100여 명의 취재진이 몰렸다. 2018 평창 겨울올림픽에 출전하는 남북 페어 대표팀이 5일 올림픽 경기가 열리는 강릉아이스아레나에서 함께 훈련을 했다. 전날까지 B조에 속했던 북한 선수들이 C조로 그룹을 옮기면서 이날 첫 공식훈련을 한 한국과 같은 시간 같은 링크에 섰다. 남북 페어팀은 특별한 인연이 있다. 김규은, 감강찬은 지난해 여름 캐나다 몬트리올에서 북한 선수들과 함께 훈련을 했다. 현지에서 캐나다 브뤼노 마르코트 코치의 지도를 함께 받았다. 전지훈련 당시 한국은 김규은의 어머니가 만든 김밥을, 북한은 김현선 코치가 몬트리올 현지에서 담근 배추김치를 전하며 왕래했다. 김규은은 동갑내기 렴대옥을 대옥이, 감강찬은 김주식을 주식이 형이라고 부를 정도로 허물없는 사이다. 우여곡절도 있었다. 피겨 단체전 남북 단일팀 논의가 진행되면서 김-감 조 대신 북한의 렴-김 조가 출전할 수도 있다는 이야기가 나오기도 했다. 당시 감강찬은 논의가 나오는 것에 대해 “기분이 안 좋아질 수밖에 없다”면서도 “함께 올림픽에 출전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감강찬의 바람대로 함께 올림픽 무대를 밟게 된 두 팀은 강릉에서도 돈독한 우정을 자랑하고 있다. 4일 강릉선수촌에 입촌한 김규은은 렴대옥의 생일(2일)을 맞아 핫팩과 화장품을 생일선물로 챙겨왔다. 두 선수는 렴대옥과 김주식에게 하나씩 주려고 수호랑, 반다비 마스코트 인형도 챙겼다. 1일 입촌한 김주식은 지난달 함께 출전한 4대륙 선수권 도중 어깨 부상을 당한 감강찬에 대해 “강찬이 어깨는 좀 낫습니까”라며 안부를 물었다. 이날도 김주식은 빠른 걸음으로 믹스트존을 빠져나가면서도 “분위기 좋았습네다”라는 말을 남겼다. 오후 8시 메인링크에서 예정된 훈련도 두 팀 모두 소화했다. 두 번째 훈련에서는 한국 팀의 훈련에 북한 선수들 및 감독도 박수를 보내는 등 한층 부드러운 분위기였다. 김주식이 렴대옥을 들어올리는 리프트 동작에서 자칫 한국 선수들과 부딪힐 뻔한 상황도 있었지만 충돌로 이어지진 않았다. 두 번째 훈련에서 북한 선수는 비틀스의 ‘어 데이 인 더 라이프(A Day in the Life)’ 음악에 맞춰 쇼트프로그램 훈련을 했다. 한편 선물 전달은 첫 번째 훈련 때는 라커룸에서 서로 엇갈려, 두 번째 훈련 때는 한국 선수들이 깜빡하면서 다음을 기약하게 됐다. 렴대옥은 선물을 받았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웃으며 “그게 무슨 큰 거라고 계속 묻습니까”라고 답했다. 분위기가 좋았던 건 여자 아이스하키 단일팀이 훈련한 관동아이스하키센터도 마찬가지였다. 4일 인천 선학경기장에서 스웨덴과의 첫 공식경기를 치렀던 대표팀은 5일 새벽 강릉선수촌에 입촌한 데 이어 낮 12시 45분부터 1시간 15분간 올림픽이 열리는 경기장에서 첫 공식훈련을 실시했다. 전날 경기에 출전한 선수들을 제외한 선수 15명은 이날 세라 머리 총감독의 지시에 따라 분주히 움직였다. 김도윤 코치는 머리 감독을 대신해 목청껏 한국어로 “이해했지?” 등의 소리를 외치며 선수들을 독려했다. 북한 선수들은 작전회의 후 김 코치에게 다가가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을 질문하기도 했다. 머리 감독도 코치진의 통역을 통해 북한의 박철호 감독에게 회의 내용을 일일이 전달했다. 빙판 위 곳곳에서 서로를 부르는 소리가 퍼졌다. 미니게임 도중 한 팀이 된 한국의 정시윤(18)과 북한의 황설경(21)은 훈련 뒤 서로의 퍽을 빼앗는 장난을 치기도 했다. 이날 훈련에 참가하지 않은 남북 선수들도 링크 장 밖에서 어깨동무를 하고 함께 셀카 등을 찍으며 화기애애한 모습을 보였다.강릉=강홍구 windup@donga.com·정윤철 기자}

강원도와 펑황(鳳凰)위성TV가 제작한 2018 평창 겨울올림픽 홍보 다큐멘터리가 펑황위성TV를 통해 방영된다. 홍콩에 본사를 둔 펑황위성TV는 시사, 다큐멘터리 전문 글로벌 위성 채널로 2022년 베이징 겨울올림픽의 성공 개최를 위해 평창 올림픽의 준비 과정과 관광명소를 소개하는 다큐 프로그램을 제작했다. 전 세계 180여 개국에 송출하는 펑황위성TV는 다큐 전문 프로그램인 ‘펑황파노라마(鳳凰大視野)’를 통해 5∼9일 매일 오후 8시(한국 시간 9시)부터 30분간 5회 연속 방영한다. 펑황파노라마는 중화권에서 골든타임에 방영하는 인기 프로다. 국내에서는 휴대전화에서 한자로 ‘鳳凰秀(펑황슈)’ 애플리케이션을 검색해 설치하면 시청할 수 있다. ‘2018 평창 응답하라’라는 제목으로 방영되는 이번 프로그램은 2009년 미스 차이나 출신이자 현재 펑황위성TV에서 간판 아나운서로 활동하는 톈퉁 씨가 평창을 직접 방문해 올림픽 준비 과정과 평창의 명소를 돌아보는 형식으로 제작됐다. 1회는 평창 올림픽 유치 과정과 올림픽 주경기장 및 홍보관을 안내하고, 2회는 영화 ‘국가대표’ 실제 인물인 김흥수가 출연해 올림픽 주요 종목을 소개한다. 3회에선 나가노 올림픽 쇼트트랙 금메달리스트 김동성에게 스케이트를 직접 배워본다. 4회는 축제의 도시 정선의 올림픽맞이 현장을 둘러보고, 5회는 올림픽 성화와 메달의 숨겨진 의미를 알아본다. 개·폐회식 총감독을 맡은 송승환 씨를 만나 들어본 개·폐회식 준비 과정의 에피소드도 볼 수 있다. 프로그램 제작 총괄을 맡은 해피투게더 강만훈 대표는 “베이징 겨울올림픽을 앞두고 평창에서 열리는 이번 올림픽은 중화권에서 관심이 높다. 평창 올림픽과 한국의 문화관광 콘텐츠를 세계적으로 알리는 데 힘쓰겠다”고 말했다. 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짧은 시간이었지만 북한 선수들이 우리 시스템과 전술에 맞춰 잘 연습했다. 북한 선수들이 잘 따라왔다. 이전에는 이런 강국과의 대결에서 이길 거라곤 생각 못 했지만 이제는 이길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올림픽 역사상 첫 단일팀의 첫 경기를 지휘한 세라 머리 감독은 스웨덴과의 경기를 마친 뒤 웃으며 흡족한 표정을 지었다. 남북 여자 아이스하키 단일팀은 4일 인천 선학경기장에서 세계 5위의 강호 스웨덴과 친선경기를 치렀다. 객석에는 대형 한반도기가 걸렸고 남북 선수들은 빙판에 일렬로 도열해 국가 대신 ‘아리랑’을 불렀다. 선수들은 팀 구호인 ‘팀 코리아’를 외치고 빙판에 들어섰다. 1피리어드 한국 박종아의 추격 골이 터지자 벤치에 있던 단일팀 선수들은 환호성을 질렀다. 다소 긴장된 표정으로 앉아있던 북한 선수들의 얼굴에도 웃음이 번졌다. 단일팀은 선전을 펼쳤지만 스웨덴에 1-3으로 패했다. 그러나 대한아이스하키협회 관계자는 “짧은 훈련 기간 등 우려했던 것보다는 경기력이 나쁘지 않다”고 평가했다. 단일팀(총 35명)은 북한 선수들(12명)이 지난달 25일 충북 진천선수촌에 도착하면서부터 합숙훈련을 했다. 그러나 한 팀으로 섞여 빙상훈련을 한 것은 지난달 28일부터로 8일에 불과하다. 당초 머리 감독은 “북한 선수 중 전력에 도움이 되는 선수는 2, 3명 정도이며 1∼3라인에 들어올 만큼 좋은 선수는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날 그는 북한 선수 4명을 엔트리에 배치했다. 부상으로 빠진 한국 공격수들을 대신해 정수현과 려송희(이상 레프트 윙)를 각각 2, 3라인에, 김은향(센터)과 황충금(수비수)을 4라인에 배치했다. 이 중 황충금을 제외하고는 모든 선수가 경기에 출전했다. 미국 입양아 출신이었던 박윤정도 한국 국적을 회복해 이날 대회에 출전했다. 머리 감독은 정수현과 려송희를 같은 라인에 동시 투입해 빠른 스피드를 살린 반격을 노리는 등 공격수 실험에 주력했다. 4월 국제아이스하키연맹(IIHF) 세계선수권 디비전2 그룹A(4부 리그)에서 2골 2어시스트를 기록하며 북한 팀 내 포인트 1위에 오른 정수현은 깊은 인상을 남겼다. 머리 감독은 “정수현은 터프하고 빠른 경기를 펼쳤다. 정수현이 앞으로도 열심히 한다면 2라인으로 계속 기용하겠다”고 말했다. 정수현은 “북남 선수들이 힘을 합쳐 달리면 좋은 결실을 맺을 것이라 본다”고 답했다. 단일팀은 1피리어드에만 3골을 내줬지만 이후 안정을 되찾으며 한 골도 내주지 않았다. 단일팀 결성 전 한국 대표팀은 지난해 7월 스웨덴과의 두 차례 평가전에서 0-3, 1-4로 모두 패했다. 박종아는 “지난해 스웨덴과 경기하면서 수비력 부족 문제를 인식했다. 수비에 중점을 두고 연습하다 보니 좀 더 좋은 성과를 거둔 것 같다”고 말했다. 머리 감독은 “지난 몇 년간 훈련했던 선수들과 같이 무대에 나갈 수 없다는 것이 속상하지만 최선을 다하면 선수들에게 뛸 수 있는 기회가 있을 거라고 얘기했다. 언어 문제가 힘들어 영어로 훈련을 진행했다. 우리의 목표가 메달은 아니었지만 이제는 이겼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이날 경기는 전 좌석이 매진됐다. 민중당 소속 청년들도 800명가량 참석했다. 경기 전에는 보수단체 회원 150여 명이 한반도기를 찢고 밟는 퍼포먼스를 하기도 했다. 인천=정윤철 trigger@donga.com / 김재형 기자}

일주일 뒤면 대한민국은 평창 겨울올림픽 개막과 함께 ‘축제의 장’이 된다. 전 세계인이 열광의 도가니로 빠져드는 올림픽이지만 침묵이 필요한 순간이 있다. 선수들이 오롯이 스스로에게 집중해야 하는 순간이 있기 때문이다.○ 피겨스케이팅 ‘은반 위 예술’로 불리는 피겨스케이팅. 선수의 스텝 연기가 펼쳐지면 관중은 음악에 맞춰 박수를 치며 흥겹게 관람할 수 있다. 하지만 연기 시작 전에 선수들이 음악이 흘러나오기를 기다릴 때는 소란스럽지 않아야 한다. 대한빙상경기연맹 관계자는 “환호성이 너무 크면 선수들이 음악을 듣지 못할 수 있다. 연기 시작 타이밍을 놓치면 프로그램 전체가 망가질 수 있다”고 말했다. 선수들이 연기를 펼칠 때는 관중의 경기장 내 이동이 금지된다. 연맹 관계자는 “피겨 채점 요소 중 하나는 선수가 관중에게 얼마나 호소력 있는 연기를 보여주느냐이기 때문에 선수들은 항상 관중에게 집중한다”면서 “과도한 움직임이 눈에 들어오면 선수의 집중력이 흐트러지고 실수가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연기를 마친 선수에게 선물을 던질 때도 주의가 필요하다. 인형과 꽃다발의 부속물이 링크에 떨어지지 않도록 투명 비닐에 포장해야 한다. 빙판과 색깔이 비슷한 흰색 편지나 사진은 삼가는 것이 좋다. 이를 치우는 사람들이 미처 발견하지 못해 치우지 않는 경우도 생긴다. ○ 컬링 ‘빙판 위 체스’로 불리는 컬링은 선수가 발판을 출발해 스톤을 놓는 순간까지는 조용한 환경이 마련돼야 한다. 장반석 믹스더블 대표팀 감독은 “화살이 활을 떠나면 끝이듯이 스톤을 놓는 순간에 투구의 성패가 85% 정도 결정된다. 집중이 필요한 순간인 만큼 관중도 조용히 해주시면 좋겠다”고 말했다. 평창 올림픽의 모든 경기장에서는 맥주가 판매된다. 지나친 과음은 삼가야 한다. 과음으로 흥분된 객석 분위기에서 선수들이 경기를 치를 수도 있다. 캐나다 여자컬링 대표팀의 레이철 호먼은 “성공적인 결과를 내기 위해서는 환경 적응이 중요하다. 관중 소음 등에 철저히 대비하겠다”고 말했다.○ 스피드스케이팅, 봅슬레이, 스켈레톤 스피드스케이팅과 봅슬레이, 스켈레톤 등 기록경기는 스타트가 전체 기록을 좌우한다. 스타트 순간 응원 도구의 굉음과 관중의 고성은 부정 출발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제갈성렬 의정부시청 빙상팀 감독은 “스타트를 기다리고 있으면 관중이 내는 작은 소리와 카메라 셔터 소리까지 들린다”면서 “긴장된 상태에서 갑작스러운 소음이 발생하면 선수가 부정 출발을 하는 상황이 벌어지기도 한다”고 말했다. 썰매 종목에선 앞선 주자가 피니시 라인을 통과하면 스타트하우스에서 ‘띵동’ 소리가 난다. 그 소리에 맞춰 다음 주자가 출발선에 선 뒤 힘찬 스타트를 위해 발 구르기를 하는 5∼10초가 정적이 필요한 시간이다. 이용 봅슬레이스켈레톤 국가대표 총감독은 “선수가 출발선에 서 있을 때만은 집중력을 잃지 않도록 관중의 배려가 필요하다. 하지만 선수가 출발하고 나서 응원을 해주면 사기도 높아지고 힘이 난다”고 설명했다. ○ 쇼트트랙 평창올림픽 조직위원회는 한국의 ‘효자 종목’인 쇼트트랙 관람법에 대해 이렇게 소개한다. ‘함성을 지르면 선수들의 위치와 타이밍을 알려 줄 수 있다. 가장 바람직한 응원은 선수들이 링크에 들어왔을 때와 이름이 호명될 때, 그리고 마지막 결승선을 통과할 때 박수를 쳐주는 것이다.’ 관중의 함성이 전략 노출 효과를 가져 올 수 있기 때문이다. 전이경 싱가포르 쇼트트랙 대표팀 감독은 “안방경기를 할 때면 뒤에 있던 한국 선수가 앞으로 전진하기 시작할 때 관중의 환호가 커진다. 이 경우 선두에 있어 뒤쪽 상황을 모르는 외국 선수가 소리만 듣고 한국의 움직임을 파악할 수 있다”고 말했다. ○ 바이애슬론 크로스컨트리와 사격이 결합된 바이애슬론은 사격 시에 관중의 배려가 필요하다. 통상 자신이 응원하는 선수가 표적을 맞히면 관중이 환호성을 지르는데 이때 사격 중인 다른 팀 선수의 집중력이 흐트러지기 때문이다. 박철성 한국 바이애슬론 대표팀 감독은 “사격은 바이애슬론 종목의 순위를 정하는 중요한 순간인 만큼 조용한 분위기가 이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정윤철 trigger@donga.com·김재형 기자}

“잠잘 곳이 없을 수 있다는 말이 들려서…. 아직 온라인 입장권 예매 시스템 장바구니에 담은 관람권을 결제하지 못하고 있네요.” 2018 평창 겨울올림픽 피겨스케이팅 종목을 관람하고 싶은 이경원 씨(32)의 말이다. 올림픽 개최지인 강원 평창, 강릉, 정선 지역의 숙소 부족 문제는 평창 겨울올림픽을 둘러싼 논란거리 중 하나였다. 여기에 방값이 천정부지로 치솟는다는 말도 들려왔다. 이 때문에 ‘직관’(경기장을 찾아 직접 관람하는 것)을 꿈꾸는 사람들의 속을 태웠다. 하지만 이 씨의 걱정은 ‘기우’에 가깝다. 숙박 문제로 논란을 일으켰던 강원 지역은 숙소 부족 문제가 아닌 숙소 공실(空室)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31일 본보가 강원도를 통해 파악한 평창 올림픽 기간 중 숙박업소 계약 현황(1월 26일 기준)에 따르면 올림픽 개최지 및 인근 강원 지역의 총 업소 계약률은 23%에 불과하다. 업소 계약률은 강원 지역(10개 시군)에 위치한 숙박업소 총 3838개 중 올림픽 기간에 1건 이상 숙박 계약을 체결한 업소(896개)를 뜻한다. 총 객실 수 6만5222실 중 계약이 완료된 객실은 2만6778실로 계약률은 41%에 불과하다. 강원도 관계자는 “올림픽을 현장에서 보고 싶은 사람이라면 아직도 얼마든지 방을 구할 수 있기 때문에 숙소 문제를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했다. 손정호 대한숙박업중앙회 강릉시지부장은 “요즘 강릉 지역 모텔 주인들의 가장 큰 걱정거리는 ‘방을 구한다’는 전화조차 오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고 말했다. 강릉의 관광호텔과 콘도 등은 계약률 100%를 달성했지만 모텔을 포함한 일반 호텔, 여관 등의 객실 계약률은 57%를 기록 중이다. 강원도 관계자는 “관광호텔과 콘도는 올림픽 관계자 등을 위해 평창올림픽조직위원회 측에서 계약을 한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그는 “주로 일반 관람객이 이용하는 모텔 등은 계약률이 떨어지고 있다”면서 “KTX 개통 등으로 인해 숙박을 하지 않고 ‘당일치기’ 관람을 즐기려는 사람들이 늘어난 것이 계약률이 저조한 원인 중 하나다. 입장권 예매자 중 숙박을 계약한 사람의 비율은 60∼70%로 예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강릉에서는 한국의 효자 종목인 쇼트트랙(강릉아이스아레나)과 남북 여자 아이스하키 단일팀의 경기(관동하키센터) 등이 열린다. 이 때문에 올림픽이 시작되면 예상보다 많은 관람객이 강릉을 찾을 가능성이 있다. 강릉 A모텔의 주인은 “경기장에서 가까운 모텔 등은 각국 선수단 관계자나 응원단이 대량으로 계약해 방이 없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경기장에서 멀어질수록 방이 많이 남아 있고 최근에는 올림픽을 겨냥해 새로 지은 펜션도 많기 때문에 전체적인 숙소는 늘어난 상태다”라고 말했다. 평창과 정선의 모텔 계약률 상황도 강릉과 비슷하다. 평창 지역의 전체 객실 계약률은 62%다. 평창 관광호텔과 콘도의 객실 계약률은 95%지만 모텔은 40%에 불과하다. 알파인스키 스피드 종목만 열리는 정선은 모텔 객실 계약률이 16%에 불과하다. 오영환 대한숙박업중앙회 평창군지부장은 “일부 모텔과 펜션은 올림픽 기간에 많은 돈을 받고 방을 내주기 위해 지금은 방이 없다고 거짓말하는 것으로 오해를 받고 있다. 하지만 이 펜션들은 일찌감치 외국 선수단 관계자들이 방을 계약했기 때문에 방이 없는 것이다”라면서 “공실 문제 등을 논의하기 위해 최문순 강원도지사와 면담도 했다”고 말했다. 전체적으로 올림픽 개최지 숙박시설 중 관광호텔과 콘도의 계약률은 높다. 그러나 모텔이나 여관, 펜션 등의 계약률은 낮다. 눈높이를 낮춰 모텔에서 머무는 방식을 택하는 관람객은 얼마든지 방을 구할 수 있는 상태다. 관광호텔을 이용하려고 하는 관람객들에게도 아직은 기회가 있다. 이들은 올림픽 개최지 인근 도시로 눈길을 돌릴 필요가 있다. 강원도에 따르면 동해(관광호텔 및 콘도 객실 계약률 71%), 속초(58%), 삼척(53%) 등 올림픽 개최지 인근 지역의 관광호텔 객실은 아직 여유가 있다. 강원도 관계자는 “강원도에서 자체적으로 무료 셔틀버스를 운영해 속초 등 주변 지역에 머무는 관광객을 올림픽 개최지로 수송할 계획이다. 이 때문에 고급 호텔을 이용할 계획이 있는 관광객이라면 평창, 강릉, 정선 외 지역의 호텔을 숙소로 잡는 것이 효율적일 수 있다”고 말했다. 삼척과 고성 등은 모텔 객실 계약률이 1월 26일 기준으로 0%다. 올림픽 개최 지역의 숙소가 공실 사태를 겪는 원인 중 하나는 ‘바가지요금 논란’ 때문이다. 지난해 7월경 강릉과 평창 지역 모텔과 펜션들은 터무니없이 비싼 1박 요금 문제로 한바탕 소란스러웠다. 당시 일부 업소는 “1박에 50만∼60만 원을 받고 계약을 할 계획이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하지만 각 지역 숙박업소들의 적극적인 자정 노력 덕분에 현재는 가격이 많이 낮아진 상태다. 과거 방값을 높게 받았던 때부터 가격이 떨어진 최근까지 모텔 계약 요금 평균은 강릉 지역의 경우 21만4000원, 평창은 14만5000원이다. 강원도 관계자는 “현재 평창과 강릉 지역의 방값은 더 저렴해졌다. 최근에는 1박에 5만 원짜리 숙소도 찾을 수 있다”고 말했다.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손세이셔널’ 손흥민(26)의 소속팀인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토트넘이 측면 공격수를 보강할 것으로 보인다. 영국 BBC와 가디언 등은 30일 “토트넘이 파리생제르맹(PSG)의 측면 공격수 루카스 모우라(26·브라질)를 이적료 2500만 파운드(약 377억원)에 영입했다”면서 “모우라가 메디컬 테스트만 통과하면 토트넘 입단이 확정된다”고 전했다. 2013년 프랑스 프로축구 리그1(1부) 명문 구단 PSG에 입단해 주축 선수로 활약해 온 모우라는 올 시즌 네이마르, 킬리앙 음바페 등 스타 선수들과의 경쟁에서 밀려 출전 기회가 줄었다. 그는 2017~2018시즌 리그1 5경기에 출전했는데 모두 교체 투입이었다. 모우라는 “PSG에서의 생활이 행복하지 않다. 경기에 나서지 못하면 내 자신을 표현할 방법이 없다”고 말해왔다. 스피드와 개인기가 뛰어난 모우라가 토트넘에 합류하면 같은 포지션인 손흥민은 주전 경쟁을 펼칠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모우라는 프랑스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나의 빠른 발과 기술을 살리면 어떤 무대에서도 실력이 통할 것으로 생각한다. 나는 어느 곳에서도 내가 잘 할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며 강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정윤철기자 trigger@donga.com}

“평창은 황태구이, 강릉은 생선회가 최고라고 들었어요. 그런데 올림픽 기간에 그 음식들만 먹을 수는 없고…. 먼 훗날에도 한국을 떠올릴 수 있는 특별한 음식이 없을까요?” 최근 본보와 함께 2018 평창 겨울올림픽 개최지인 평창과 강릉을 둘러본 캐나다인 레미 란즈밴(27)은 불쑥 이렇게 물었다. 올림픽 피겨스케이팅 아이스댄스에 민유라(23)와 한 조를 이뤄 출전하는 귀화 선수 겜린 알렉산더(25)도 비슷한 궁금증을 가지고 있다. “외국 선수들이 제게 ‘한국에 가면 뭘 먹어야 좋을까’라고 묻는 경우가 많습니다. 서울은 음식점이 다양해서 소개하기 좋은데…. 강원도는 잘 모르겠네요.” ‘올림픽도 식후경’이다. 외국인은 물론이고 내국인도 ‘올림픽 관람 전후 무얼 먹을까’를 고민한다. 음식 고민에 빠진 관광객들에게는 강원도가 선보인 ‘평창 올림픽 강원 특선음식 30선’을 추천할 만하다. 강원도는 2016년 먹거리 세계화를 위해 평창과 강릉, 정선에서 각각 10개씩 총 30개의 특선음식을 선정했다. 강원도에 따르면 현재 3개 지역 128개 업소에서 특선음식을 판매하고 있다. 본보 취재팀은 해당 음식점을 찾아 음식의 맛과 특징을 알아봤다. ○100% 메밀 ‘간장소스 파스타’평창, 황태칼국수-더덕롤까스도 눈길평창군 봉평면에 위치한 ‘더덕향’ 입구에는 특선음식 간판들이 서 있었다. 이 식당은 평창 특선음식 10개 중 6개(메밀파스타, 한우불고기, 황태칼국수, 더덕롤까스, 비빔밥샐러드, 굴리미)를 판매한다. 소설가 이효석의 대표작 ‘메밀꽃 필 무렵’의 배경인 봉평면에 위치한 음식점의 메뉴 중 가장 눈길을 끈 것은 ‘메밀 파스타’였다. 봉평에서 생산되는 100% 순 메밀로 만든 면에 간장 소스와 마늘향으로 맛을 낸 파스타는 담백하면서도 메밀면 특유의 쫀득한 식감이 일품이었다. 식당 주인 김순희 씨(60)는 “외국인들이 파스타를 먹을 때를 대비해 맵거나 짜지 않게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전통 음식도 외국인의 기호에 맞춰 독특한 변신을 시도했다. 한우불고기는 평창 대관령 한우로 만들어진 떡갈비와 함께 특별 소스가 나온다. 김 씨는 “외국인 입맛도 고려해 마요네즈와 쌈장을 8 대 2의 비율로 섞은 소스를 곁들인다. 쌈장의 강한 맛과 마요네즈의 부드럽고 순한 맛을 융화시켰다”고 말했다. 음식의 플레이팅도 한우 옆에 소스를 날개 모양으로 배치해 월계관을 형상화했다. 황태칼국수는 주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바지락칼국수와 차이가 있다. 칼국수 위에 놓인 황태포튀김을 주목해야 한다. 감자면과 조개육수로 이뤄진 칼국수만 먹다 보면 다소 심심하다고 느껴질 수 있지만 짭조름한 맛의 황태포튀김을 곁들이면 김치 없어도 칼국수 한 그릇을 뚝딱 비울 수 있다. 김 씨는 “우리 식당에서 가장 인기 있는 메뉴는 ‘더덕롤까스’”라며 엄지를 치켜세웠다. 향이 강한 더덕은 어린아이들이 기피하는 식재료 중 하나다. 하지만 김 씨는 “더덕을 기름에 튀기면 향이 약해지고 단맛이 난다. 여기에 어린아이들이 잘 먹지 못하는 우엉, 도라지 등을 첨가한 뒤 돈가스처럼 만들었기 때문에 학부모들에게 반응이 좋다”고 말했다. 김 씨 등 특선음식을 판매하는 업주들은 지난해 봄부터 면사무소 등에서 음식 수업을 받았다. 그는 “평창 올림픽에서 한국 사람뿐만 아니라 많은 외국인이 한국 음식의 다양한 맛을 느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전통 살려 매콤새콤 ‘두부삼합’강릉, 두부밥상-크림감자옹심이도 호평강릉시 초당순두부길에 위치한 ‘토박이할머니순두부’에 도착했을 때 처음 든 생각은 전통미가 살아 있다는 것이다. 현대식 식당과 달리 이 음식점은 초가집을 리모델링했다. 이곳에서는 강릉 특선음식 10선 중 두부삼합과 두부샐러드, 초당두부밥상을 맛볼 수 있다. 두부삼합은 황토색 전골 그릇에 돼지고기(삼겹살)와 묵은지, 두부, 부추, 깻잎 등이 함께 나온다. 돼지고기와 묵은지가 어우러져 매콤한 맛이 느껴지며 달콤한 정선옥수수막걸리와의 궁합이 좋다. 다만 외국인들이 먹기에는 다소 매울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식당주인 김규태 씨(47)의 생각은 달랐다. 그는 “지난해 강릉에서 피겨스케이팅 대회(4대륙 선수권)가 열렸을 때 일본 등에서 온 관광객들이 이 음식을 좋아했고 맵다는 반응은 없었다”면서 “한국에 왔으니 관광객들이 한국적인 것을 느끼는 것이 문화올림픽의 일부분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초당두부밥상은 쟁반에 밥과 두부찌개, 콩비지, 밑반찬(김치, 삭힌 고추, 감자채나물)이 나온다. 찌개에 고추기름이 들어가 있지만 두부와 함께 먹으면 크게 맵지 않다. 이 음식점은 한 개의 방에만 식탁이 있고 나머지는 모두 좌식이다. 외국인 관광객은 좌식 문화를 체험하면서 강릉이 자랑하는 두부 요리를 즐길 수 있다. 김 씨는 “온돌방이 뜨끈뜨끈하기 때문에 외국인들이 다리를 쭉 뻗고 앉아 편하다는 반응을 보인다”며 웃었다. 강릉의 대표 향토음식 중 하나는 감자옹심이(감자를 강판에 갈아 반죽을 만든 뒤 밀가루 수제비처럼 해먹는 음식)다. 강릉 특선음식에는 ‘크림감자옹심이’가 포함돼 있다. 크림감자옹심이는 부드러운 옹심이에 크림소스를 얹고, 볶아서 기름을 뺀 베이컨과 토마토를 곁들였다. 크림감자옹심이를 판매하는 강릉 만선식당 대표는 “크림감자옹심이만 먹기 위해 가게를 찾아오는 사람이 있을 정도로 올림픽 시작 전부터 히트를 친 메뉴가 됐다. 크림소스가 들어갔지만 우리 업소만의 비법으로 느끼하지 않게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고소한 나물맛 ‘곤드레비빔밥’정선, 굵은 메밀면 콧등치기국수도 인기매년 관광객 70만 명 이상이 찾는 정선 5일장은 정선을 대표하는 관광지다. 토속 냄새가 물씬 나는 다양한 특산물과 넉넉한 인심을 만날 수 있는 명품시장이다. 2일과 7일 장날과 토요일에는 관광객을 위한 정선아리랑 공연 및 마당극 등 특별공연이 펼쳐진다. 이곳을 찾은 관광객이라면 정선의 문화를 즐기는 동시에 지역 특산물인 곤드레를 사용한 ‘곤드레비빔밥’과 얼큰한 ‘콧등치기국수’를 맛볼 수 있다. 취재진은 5일장길에 위치한 정선 성원식당에서 두 음식의 맛을 체험해봤다. 곤드레비빔밥은 보통의 산나물에 비해 자극적인 향이 없고 부드러운 곤드레를 들기름에 볶고 갓 지은 밥에 여러 나물과 함께 올린 뒤 간장양념장에 비벼 먹는다. 간장양념의 맛과 곤드레의 고소함이 어우러진 풍미가 난다. 강원도 관계자는 “취향에 따라 좀 더 강한 맛을 원하면 고추장을 넣어 곤드레 비빔밥을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식당 주인인 홍선옥 씨(56)는 “곤드레가 겉보기에는 볼품없어 보일 수 있다. 하지만 한 번 먹어본 사람들은 향이 심하지 않고 깔끔한 맛에 매료돼 단골이 되는 경우가 많다”며 웃었다. 콧등치기국수는 멸치와 다시마 등으로 육수를 만들고 메밀면을 삶은 뒤 김치를 얹는다. 얼큰한 맛이 일품인 콧등치기국수는 구수하고 순한 맛의 곤드레막걸리와 궁합이 좋다. 홍 씨는 “콧등치기국수는 이름이 특이해 사람들이 호기심에 주문하는 경우도 있다. 콧등치기라는 이름은 쫄깃하고 굵은 메밀면을 후루룩 빨아들일 때 면의 끄트머리가 콧등을 친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고 설명했다. 정선 지역 특선음식의 아쉬운 점은 10가지 선정 메뉴 중 4가지(감자붕생이밥, 느른국, 채만두, 옥수수푸딩)를 판매하는 음식점이 아직 없다는 것이었다. 강원도 관계자는 “올림픽 기간뿐만 아니라 올림픽 이후에도 업주들에게 많은 메뉴를 판매할 수 있도록 권장할 계획이다”고 말했다.평창·강릉·정선=정윤철 trigger@donga.com·김배중 기자}

“우리는 최선을 다했다. 왜 그렇게 풀이 죽어 있나!” 벤치에서 고개를 숙이고 있던 베트남 23세 이하 축구대표팀 선수들은 박항서 감독(59·사진)의 격려에 기운을 되찾았다. 27일 중국 창저우 올림픽스포츠센터에서 열린 우즈베키스탄과의 아시아축구연맹(AFC) 23세 이하 챔피언십 결승전에서 연장 접전 끝에 1-2로 패한 직후였다. 베트남 선수들은 자국 국기를 들고 관중석을 돌기 시작했고 아쉬움에 눈물을 흘리던 베트남 팬들도 고개를 들어 큰 박수를 보냈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12위의 베트남을 이번 대회 결승까지 이끈 박 감독은 ‘베트남 축구의 마법사’로 떠올랐다. 동남아 팀이 이 대회 결승에 오른 것은 베트남이 처음이다. 베트남 언론은 지난해 10월 지휘봉을 잡은 이후 단기간에 팀의 경쟁력을 끌어올린 박 감독의 리더십에 주목했다. 베트남 언론 ‘베트남 뉴스’는 “박 감독은 강력한 동기 부여를 통해 우리 선수들을 전사로 만들었다”고 평가했다. 박 감독은 이번 대회에서 경기 전 선수들을 라커룸에 모아 놓고 “경기장에 나가서 우리가 한 팀이라는 것을 증명해라”라고 수차례 강조했다. 베트남 축구 팬들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따뜻한 마음씨로 선수들을 이끈 박 감독은 ‘국민 오빠’다”라며 극찬하고 있다. 쌀이 명물인 베트남의 히딩크라는 뜻에서 ‘쌀딩크’라는 별명도 붙었다. 결승전이 열린 이날 베트남 수도 하노이에는 붉은 물결이 일었다. 2002년 한일 월드컵 당시 ‘붉은 악마’가 펼친 열띤 거리 응원전과 비슷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베트남 국기와 박 감독의 사진을 든 팬들이 광장이나 운동장에 모여 대형 스크린을 통해 경기를 보면서 응원전을 펼쳤다. 자국 팬들의 응원에 힘입은 베트남 선수들은 우즈베키스탄을 상대로 투지 넘치는 경기를 펼쳤다. 폭설과 영하 9도의 추위 속에서도 베트남 선수들은 온몸을 던져 개인기가 좋은 우즈베키스탄의 공격을 막았다. 베트남은 전반 8분 우즈베키스탄에 선제골을 내줬지만 전반 41분에 응우옌꽝하이가 그림 같은 프리킥으로 동점골을 뽑아냈다. 공격수 응우옌꽁프엉은 “대부분의 선수가 눈이 내리는 가운데 경기를 뛴 경험이 없었다. 낯선 환경이었기 때문에 열심히 뛰는 것 외에는 다른 방법이 없었다”고 말했다. 연장까지 접전을 펼치던 베트남은 연장 후반 종료 직전 우즈베키스탄 안드레이 시도로프에게 결승골을 내주며 아쉽게 패했다. 박 감독은 “우승을 아쉽게 놓쳐 응원해준 팬들에게 사과하고 싶다. 선수들은 모든 능력을 쏟아냈으며 때로는 한계를 뛰어넘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선수들이 내 지도자 인생에서 크게 기억에 남을 순간을 만들어 줬다”고 말했다. 한편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박 감독에게 “대한민국과 베트남이 한결 가까운 친구가 된 것 같아 기쁘다”는 축전을 보냈다. 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지난해 세계선수권에서 보여줬던 투지나 체력은 그대로던데요.” 28일 충북 진천선수촌에서 열린 여자 아이스하키 남북 단일팀의 첫 합동훈련을 지켜본 대표팀 관계자의 말이다. 북한 대표팀은 지난해 4월 강릉에서 열린 국제아이스하키연맹(IIHF) 세계선수권 디비전2 그룹A(4부 리그) 경기에서 날아오는 퍽을 온몸으로 막아내는 강한 투혼을 보여줬다. 전날까지 북한 선수들은 한국 선수들과 별도로 훈련했다. 북한 선수들을 집중 지도하며 개인 역량을 점검해 온 세라 머리 한국 감독(30·캐나다)은 이날 오후 남북 선수들을 섞은 두 개 팀을 만들어 미니게임을 진행했다. 대한아이스하키협회 관계자는 “북한 선수들(총 12명)은 각 팀에 6명씩 들어갔고 라인당 북한 선수들이 한 명씩은 포함되게 구성했다”면서 “앞으로 팀 구성을 바꿔가면서 최적의 조합을 찾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연장전과 승부치기를 대비한 훈련까지 실시한 남북 선수들은 골을 넣은 선수를 격려하거나 같은 라인의 선수끼리 대화를 나누는 등 화기애애한 모습을 보여줬다. 대표팀 관계자는 “남북 아이스하키 용어 차이도 큰 문제는 없다. 골리를 북한 선수가 ‘문지기’라고 말해도 못 알아듣는 한국 선수는 없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에 따르면 머리 감독은 “북한 선수들 중에 괜찮은 선수가 있다”고 말했다. 박철호 북한 감독(49)도 머리 감독을 돕고 있다. 박 감독은 북한 선수들이 머리 감독의 지시 사항을 이해하지 못하면 직접 스틱을 잡고 시범을 보이는 열의를 보였다. 남북 선수들은 이날부터 한 테이블에 섞여 식사를 하기 시작했다. 진천선수촌 관계자는 “서로 나이를 물어보는 등 선수들끼리 많이 가까워진 모습”이라고 전했다. 그는 “북한 측이 선수촌 방이 따뜻해서 좋다고 했다. 현재까지 북한 측의 유일한 요청사항은 북한 임원들이 사용할 흡연구역을 만들어 달라고 한 것이었는데 선수촌 내는 금연구역이기 때문에 (요청을) 들어줄 수 없었다”고 말했다. 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우리도 전혀 모르는 인물이다. 알려진 게 거의 없다.” 북한 여자 아이스하키 선수 12명을 이끌고 온 박철호 북한 감독(49)에 대한 대한아이스하키협회 관계자의 말이다. 베일에 싸여 있는 인물이지만 그는 지난해 4월 강릉에서 열린 국제아이스하키연맹(IIHF) 세계선수권대회 디비전2 그룹A(4부 리그) 때 북한 팀 스태프 자격으로 한국을 찾은 적이 있다. 당시 북한 팀은 이원선 감독이 지휘했다. 또 2명의 코치가 이 감독을 도왔다. 박 감독은 코칭스태프가 아닌 팀 스태프의 일원이었다. 감독이나 코치가 아니다 보니 딱히 자신을 드러낼 일이 없었다. 북한이 12명의 선수와 함께 박 감독을 내려보낸 것은 20일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주재로 열린 ‘평창 회의’에 따른 것이다. 당시 남북한과 IOC는 단일팀에 12명의 북한 선수 외에 1명의 임원(Official)을 파견하기로 합의했다. 감독 직함을 달고는 있지만 실제로는 임원에 가까운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세라 머리 감독이 선수단 운영의 전권을 쥐는 가운데 박 감독은 북한 선수들의 의견을 대변하는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당초 머리 감독은 “북한 선수 가운데 수비수 2명과 공격수 1명 정도가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북한은 수비수보다는 공격수 위주로 선수단을 구성했다. 머리 감독의 구상에 어려움이 생길 가능성이 있다. 머리 감독이 팀에 도움이 될 선수로 꼽았던 원철순과 김농금(이상 수비수), 박선영(공격수)은 대표팀에 뽑히지 않았다. △북한 선수 명단 리봄(골리) 김은정 려송희 김향미 정수현 최은경 황설경 진옥 김은향 최정희(이상 공격수) 황충금 류수정(이상 수비수)이헌재 uni@donga.com / 진천=정윤철 기자}

여자 아이스하키 남북 단일팀에 참가할 북한 선수들을 이끌고 25일 충북 진천선수촌을 찾은 박철호 북한 감독(49)은 세라 머리 한국 감독(30·캐나다)에게 웃으며 꽃다발을 건넸다. 이에 머리 감독은 서툰 한국말로 화답했다. “감사합니다.” 오전 빙상 훈련을 마치고 영하 9도의 추위 속에서 굳은 표정으로 서 있던 한국 선수들도 북한 선수들에게 꽃다발을 전하며 미소를 지었다. “추운데 여기까지 오느라 고생 많았다”라는 환영 인사에 북한 선수들은 “안녕하십니까”라며 살짝 고개를 숙여 답했다. 올림픽 역사상 첫 단일팀을 결성하게 된 남북 여자 아이스하키 선수들의 합숙훈련이 시작됐다. 감독 1명과 선수 12명, 지원 인력 2명으로 구성된 북한 선수단을 태운 버스는 낮 12시 29분 진천선수촌 정문을 통과했다. 남북 선수들은 빙상장 앞에서 6분간의 짧은 환영행사로 첫 만남을 가졌다. 빙상장 출입문 위에는 한반도기가 그려진 현수막이 걸려 있었다. 현수막에는 ‘환영합니다! 우리는 하나다!’라고 적혀 있었다. 기념촬영에 앞서 선수들은 “우리는 하나다”라는 구호를 세 번 외쳤다. 박 감독은 “북남이 하나가 돼 굉장히 기쁘다. 짧은 기간에 힘과 마음을 합쳐서 승부를 잘한다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손발을 맞출 시간이 짧지 않느냐는 질문에 박 감독은 “짧지만 힘과 마음을 합친다면 좋은 승부가 있을 것이다”라면서 “경기에서 지겠다는 팀은 없다. 우리의 모든 육체 기술 등을 바탕으로 좋은 경기를 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선수촌 식당으로 이동한 선수들은 스테이크, 된장찌개, 카레 등 뷔페식을 먹었다. 한상덕 대한아이스하키협회 부회장은 “북한 선수들이 한국 아이스하키 선수뿐만 아니라 다른 종목 선수들과도 한 공간에서 식사했다”고 전했다. 그는 “한국 선수가 북한 선수에게 ‘식사를 더 하고 싶으면 더 가져다 먹어도 된다’고 말하는 등 분위기가 화기애애했다”고 말했다. 머리 감독은 단일팀 성공을 위해 결속력을 강조하고 있다. 머리 감독은 이날 저녁 단일팀 선수 코칭스태프와 함께 1시간 30분 동안 오리엔테이션을 갖고 전술 등에 대한 얘기를 나눴다. 한국 선수들은 오후 빙상 훈련을, 북한 선수들은 체력 훈련을 한 뒤 한자리에 모였다. 대표팀 관계자는 “각자 자리에서 일어나 자기소개를 했다. 재치 있는 소개도 많아 깔깔거리며 서로 웃었다”고 말했다. 이날 머리 감독은 북한 선수들에게 ‘시스템북(전술 노트)’을 나눠줬다. 이후 ‘남북 합동 스터디’가 이어졌다. 대표팀 관계자는 “북한 선수 1명에 우리 선수 2명씩 붙어 과외 형식으로 전술을 설명했다”고 전했다. 빙상장 4층에는 단일팀 선수들이 사용할 35개의 라커가 설치됐다. 정몽원 대한아이스하키협회장은 “머리 감독이 남북 선수들의 단합을 위해 한국 2명, 북한 1명 순으로 라커를 배치하게 했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이 하키를 ‘호케이’라고 부른다. 용어부터 맞추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빙상장과 체력단련장, 식당을 함께 사용하는 단일팀 선수들이지만 숙소는 분리돼 있다. 북한 선수들은 통상 훈련 파트너들이 사용하는 게스트하우스를 이용한다. 진천선수촌 관계자는 “북한 선수들이 이용하는 게스트하우스는 한국 숙소에서 300m 정도 떨어진 곳이며 11평짜리 2인 1실 6개에 머문다. 감독은 독방을 쓴다”고 말했다. 북한 선수들이 사용할 스케이트와 스틱 등은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유니폼은 국제아이스하키연맹(IIHF)이 지원한다. 단일팀은 2월 3일 인천으로 이동해 스웨덴과 평가전(4일)을 치른다. 이후 5일 강원 강릉으로 이동해 본격적인 올림픽 준비에 돌입한다. 대표팀의 한 선수는 “이번 주는 북한 선수들의 기량을 체크한 뒤 다음 주부터 함께 훈련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진천=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수원시가 한국 여자아이스하키 최초의 실업팀을 창단한다. 염태영 수원시장(58·사진)은 23일 수원시청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올림픽 역사상 처음으로 구성된 여자아이스하키 남북단일팀은 평창 겨울올림픽의 유산이다”면서 “수원시가 이런 역사적 의미를 계승하는 동시에 올림픽을 앞둔 선수들에게 희망을 주기 위해 실업팀을 창단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현재 국내 여자아이스하키는 실업팀은 물론이고 초중고교, 대학 팀도 없다. 정상적인 훈련이 가능한 유일한 여자팀이 국가대표팀이다. 국가대표 선수들의 수입은 일일 훈련 수당으로 받는 6만 원이 전부다. 염 시장은 “올림픽이 끝난 뒤 대부분의 선수들이 돌아갈 곳이 없다. 여자 대표팀의 애환을 듣고 팀 창단을 결심했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여자아이스하키 선수들은 남북단일팀 논란이 일었을 때 노태강 문화체육관광부 제2차관 등과 만난 자리에서 실업팀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말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수원시는 여자아이스하키 팀 운영에 필요한 인건비와 운영비 등을 연간 15억 원 정도로 추산하고 있다. 염 시장은 “2020년 10월에는 수원시 영통구에 관람석 1600석 규모의 아이스링크장(수원복합체육시설)이 완공돼 선수들이 사용할 수 있다. 완공 전까지는 선수들이 충북 진천선수촌을 사용할 수 있도록 대한아이스하키협회와 협의 중이다”고 말했다. 수원시 여자아이스하키 팀 선수들의 실전 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한 방안도 고려되고 있다. 대한아이스하키협회 관계자는 “실업팀이 창단돼도 국내에는 경기를 치를 상대(여자팀)가 없다. 이 때문에 중국, 일본 등 주변 국가가 포함된 통합리그를 만들어 우리 실업팀을 참가시키거나 교류 경기를 치르는 방안 등을 검토 중이다”고 말했다. 수원시는 올해 상반기에 창단 기본 계획 수립을 완료한 뒤 하반기에 팀 창단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수원=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단일팀 구성을 둘러싼 상황을 컨트롤할 수 없어서 화가 나기도 했다. 하지만 이제는 올림픽이 얼마 남지 않았기 때문에 화를 내면서 시간을 허비할 수 없다.” 한국 여자아이스하키 대표팀을 이끌고 있는 세라 머리 감독(30·캐나다)이 22일 충북 진천 선수촌에서 남북 단일팀 구성에 대한 생각을 밝혔다. 대한아이스하키협회 관계자는 “인터뷰 요청이 끊이지 않고 있고, 오해의 소지가 있는 추측성 기사도 많이 나오는 탓에 감독 스스로 기자회견을 자청했다”고 말했다. 여자아이스하키 단일팀은 한국 선수 23명과 북한 선수 12명 등 35명으로 구성된다. 북한 선수는 매 경기 최소 3명이 출전해야 한다. ―북한 선수들의 합류에 대한 생각은…. “처음 북한 선수들이 합류한다고 들었을 때는 우리 팀 선수들의 출전이 줄어든다고 생각해 걱정이 많았다. 하지만 결국 12명 중 3명만 출전시키면 된다고 해 조금은 나은 방향으로 결정됐다고 생각한다.” ―선수들의 분위기는 지금 어떤가. “선수들에게는 미팅 등을 통해 단일팀과 관련한 진행 상황을 파악할 수 있게 했다. ‘(단일팀과 관련한) 상황을 우리가 컨트롤할 수 없으니 지금껏 해온 대로 열심히 훈련하면 자신의 대표팀 자리를 유지하는 것에 대해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얘기했다.” ―여자 팀만 단일팀을 구성한 것은 성차별이 아닌가. “남자 팀은 한국이 북한보다 훨씬 뛰어나다. 여자 팀은 과거에 북한이 (한국보다) 더 강했다. 한국은 최근에 강해져 북한을 넘어섰다. 이 때문에 여자 팀이 단일팀을 만들어 융화하기에 더 쉽다고 판단한 것 같다. 성차별은 아니다.” ―스위스, 일본 등에서 한국의 엔트리 확대가 불공정하다고 했는데…. “엔트리 확대는 우리의 선택이 아니었다. 여자대표팀 감독으로서 컨트롤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북한 선수들이 게임의 흐름을 바꿀 정도는 아니다.” ―북한 선수의 합류에 대비한 준비 상황은…. “합류 가능한 북한 선수들의 임시 명단을 만들었다. 하지만 임시 명단상의 선수가 실제로 단일팀에 합류할지를 확신할 수 없기 때문에 구체적인 이름을 밝힐 수 없다.” ―북한 선수 12명의 실력을 파악하기에는 시간이 촉박하지 않나. “우리 팀은 선수마다 플레이북(전술 노트)이 있는데 그것을 북한 선수들에게도 나눠주면서 우리의 시스템을 알릴 것이다. 코치가 3시간 정도 북한 선수들과 미팅을 한 뒤 북한 선수들에게 맞춘 플레이북을 만들겠다.” ―남북 단일팀에 가장 중요한 것은…. “서로 소통을 잘해야 한다. 소통을 위해 카카오톡을 사용할 필요가 있으니 (북한 선수들에게) 휴대전화를 줘야 한다는 생각도 했으나 어려울 것 같다. 팀이 결속력을 가지려면 하나의 목표가 필요하다.” ―북한 선수 12명 모두에게 출전 기회를 주도록 배려할 것인가. “가장 능력이 좋은 선수들을 중용할 것이다. 위(정부 등)에서 북한 선수 12명을 모두 쓰라고 한다고 해도 무조건 받아들이지는 않을 것이다. 적어도 전략은 감독인 내가 컨트롤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1∼3라인에 쓸 북한 선수가 없다고 했다. 그렇다면 북한 선수들은 4라인에 배치되나.(아이스하키에서는 5명이 한 라인(조)이 되어 번갈아 투입된다. 대개 4라인까지 운영된다) “우리 팀(한국)은 3라인까지 매우 강하고 조직력이 좋다. 북한 선수는 4라인에서 뛰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 (북한 선수들은) 피지컬이 뛰어나고 몸싸움을 잘하는데 이는 4라인에 맞는 특징이다.” ―2월 4일 인천에서 스웨덴과 연습경기를 하는데 그때 단일팀 선수가 출전하나. “우리는 북한이 합류해 함께 경기를 치르기를 원한다. 하지만 그것은 북한 선수들이 언제 (한국에) 오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카카오톡에 올라온 ‘늑대 사진’은 단일팀에 대한 불편한 심기를 내비친 것인가.(머리 감독은 최근 카카오톡 프로필 배경 사진을 늑대 무리로 변경했다. 늑대들의 머리 밑에는 ‘KOREA’가 적혀 있다. 사진 상단에는 ‘우리는 맹수인가, 아니면 먹이인가?’라는 문구가 담겼다. 일부 언론은 이를 남북 단일팀과 연관지어 복잡한 심경을 표현한 것으로 해석했다) “오해가 좀 많았다. 완전히 맥락을 벗어난 해석이었다. 그것은 선수들의 정신력 강화를 위해 사용한 사진이다. 선수들이 올림픽에만 집중하고 다른 상황은 걱정하지 말라는 것 외에 다른 의미는 없다. 미디어에 대한 다른 오해는 없다. 하지만 늑대 사진에 대한 오해는 풀고 싶다(웃음).” ―남북 단일팀을 지휘하게 된 것이 부담스럽지는 않은가. “복잡한 감정이다. 역사적인 팀을 이끌게 됐다. 하지만 감독으로서는 기존에 함께 올림픽을 준비한 23명이 모든 경기를 뛰지 못해 걱정스럽기도 하다.”진천=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예브게니야 메드베데바(19·러시아)는 더는 평창 올림픽의 확실한 우승 후보가 아니다.” 미국 NBC는 21일 끝난 국제빙상경기연맹(ISU) 피겨스케이팅 유럽선수권의 결과를 이렇게 요약했다. 최근 2년 동안 패배를 몰랐던 메드베데바가 신예 알리나 자기토바(16·러시아)에게 왕좌를 내주며 2위로 내려앉았기 때문이다. 김연아의 은퇴 이후 피겨 여자 싱글에서 독주 체제를 갖췄던 메드베데바는 부상으로 상승세가 꺾였다. 그는 지난해 말 오른 발등뼈 미세 골절로 인해 그랑프리 파이널과 러시아선수권(이상 지난해 12월)에 불참했다. 러시아빙상연맹은 전담 의사를 배정하는 등 메드베데바의 부상 회복을 위해 전폭적인 지원을 했다. 그러나 메드베데바는 부상 복귀전을 치른 유럽선수권에서 실전 감각이 떨어진 모습이었다. 안정적 점프가 강점인 그이지만 쇼트프로그램은 더블(2회전) 악셀 점프에서 감점을 당했고 프리스케이팅에서는 트리플(3회전) 점프에서 착지가 흔들렸다. 그는 “은메달은 은메달일 뿐이다. 어떤 상황에서도 메달의 가치가 바뀌지는 않는다”며 우승 실패에 대한 불편한 심경을 내비쳤다. 메드베데바는 한국 가수 ‘엑소’와 ‘방탄소년단’의 팬으로 알려져 있다. 그는 엑소의 음악 등에 맞춰 춤을 추는 영상을 자신의 개인 유튜브에 올리기도 한다. 한국에서 열리는 평창 올림픽에 대한 기대가 큰 그는 남은 시간 동안 문제점을 보완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는 각오다. 메드베데바는 “두 달간의 부상 공백치고는 괜찮은 결과인 것 같다. 올림픽까지 시간이 많이 남지 않았지만 최선을 다해 훈련하겠다”고 말했다. 자기토바와 메드베데바는 같은 스승(예테리 투트베리제 코치)의 지도를 받고 있다. 한솥밥을 먹고 있는 두 선수는 평창 올림픽에서 단 하나의 왕좌를 놓고 경쟁을 펼친다. 평소 훈련 때는 돈독한 선후배 사이로 지내는 둘이지만 올림픽이 다가오면서 미묘한 신경전이 펼쳐지고 있는 모양새다. 자기토바는 “메드베데바는 좋은 친구다. 우리는 서로에게 용기를 북돋아준다”면서도 “훈련은 우리에게 게임과 같다. 메드베데바가 세 번 연속 3회전 점프를 성공시키면 나도 똑같은 것을 성공시키기 위해 노력한다”고 말했다. 반면에 메드베데바는 “나는 언제나 ‘내 길만 똑바로 걸어가면 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피겨는 개인운동이기 때문에 스스로에게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2018 평창 겨울올림픽 피겨스케이팅 페어 종목에 출전하는 북한 렴대옥(19)-김주식(26·이상 대성산체육단) 조는 북한 선수 중 유일하게 올림픽 자력 진출권을 획득했던 선수들이다. 렴-김 조는 지난해 9월 열린 국제빙상경기연맹(ISU) 네벨호른 트로피에서 자신들의 ISU 공인 최고점(180.09점·6위)을 기록하며 올림픽 출전권을 획득했다. 하지만 북한 측이 렴-김 조가 획득한 올림픽 출전권에 대한 사용 의사를 통보 기한 내에 ISU에 알리지 않아 출전권이 소멸됐다. 평창 올림픽 출전이 불투명했던 이들은 북한 선수단의 올림픽 참가를 결정한 국제올림픽위원회(IOC)의 구제로 올림픽 무대를 밟을 수 있게 됐다. 지난해 2월 삿포로 겨울아시아경기에서 동메달을 따는 등 아시아권에서는 경쟁력을 보여줬지만 2017 세계선수권(15위) 등에서는 부진하면서 세계적 강팀들과의 큰 격차를 실감했다. 대한빙상경기연맹 관계자는 “렴-김 조가 국제대회 참가 등을 통해 프로그램 완성도를 높여 가고 있지만 올림픽 메달권에 들 수 있는 기량은 아니다”고 평가했다. 렴-김 조는 한국 페어 올림픽 대표인 김규은(19)-감강찬(23) 조와 캐나다 몬트리올에서 함께 훈련을 한 경험이 있다. 이들은 지난해 여름 캐나다인 브뤼노 마르코트 코치(44·캐나다)의 지도를 받았다. 마르코트 코치는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렴-김 조의 목표는 평창 올림픽 메달이 아니라 2020년 세계선수권에서 포디엄(시상대)에 서는 것이다”고 말했다. 김규은은 본보와의 통화에서 “나는 대옥이와 동갑이어서 친하게 지냈고, 주식 오빠는 강찬 오빠와 대화를 많이 나눴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 선수들과 서로의 장점에 대한 칭찬을 많이 했다. 나는 렴-김 조에 ‘너희는 정말 열정적으로 스케이트를 타고 표현력도 좋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들은 전지훈련 당시 렴-김 조의 코치가 만든 김치와 김규은의 어머니가 만든 김밥을 나눠 먹는 등 돈독한 관계를 유지했다. 평창 올림픽에서 북한 선수들과 한 무대에 서게 된 김규은은 “대옥이와 주식 오빠를 만나면 수호랑과 반다비 인형을 꼭 선물하고 싶다”며 웃었다. 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평창 겨울올림픽 무대에 서면 한국에서 처음으로 연기를 펼치게 됩니다. 매우 흥분되는 경험이 될 것 같아요.” 지난해 12월 일본 나고야에서 열린 국제빙상경기연맹(ISU) 피겨스케이팅 그랑프리 파이널에서 만난 알리나 자기토바(16·러시아)는 올림픽 출전에 강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러시아 피겨 여자 싱글의 ‘샛별’로 불리는 그는 그랑프리 파이널 우승을 차지한 뒤 “이번 대회에는 세계 1위 예브게니야 메드베데바(19·러시아)가 빠졌다. (올림픽) 메달 전망은 러시아선수권 등 올림픽 전까지 남은 대회의 결과를 봐야 알 것 같다”고 말했다. 그랑프리 파이널에 이어 러시아선수권까지 제패한 자기토바는 부상에서 복귀한 메드베데바와의 맞대결이 펼쳐진 유럽피겨선수권에서도 정상에 우뚝 섰다. 자기토바는 21일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끝난 유럽선수권에서 총점 238.24점으로 메드베데바(2위·232.86점)를 제쳤다. 2015년 11월 이후 출전한 모든 대회(13개·개인전 기준)에서 우승했던 메드베데바의 독주를 저지한 것이다. 자기토바는 이번 대회에서 자신의 ISU 공인 최고점을 경신했고, 역대 최고점 순위에서 김연아(3위·228.56점)를 넘어 2위에 올랐다. 역대 1위는 241.31점의 메드베데바. 대회 전 세계 15위였던 자기토바의 랭킹도 4위까지 뛰어올랐다. ISU는 “자기토바가 스위스 시계처럼 정확하게 연기를 펼쳤다”고 극찬했다. 자기토바는 “이번 대회에서 클린 연기를 펼쳐 만족한다. 유럽 정상에 올랐으니 이제는 올림픽을 향해 전진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시즌 시니어 무대에 데뷔한 자기토바는 강한 체력과 점프 능력을 바탕으로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자기토바의 프로그램 구성 난도는 메드베데바를 능가한다. 그는 가산점이 주어지는 경기 후반부에 모든 점프를 뛰는 괴력을 보여준다. 여자 싱글에서는 쇼트프로그램(2분 30초∼2분 50초)과 프리스케이팅(3분 50초∼4분 10초) 경기 중 절반을 넘어선 시점에 점프를 성공시키면 가산점을 준다. 대한빙상경기연맹 관계자는 “체력 안배를 위해 대부분의 선수는 경기 초반에 난도 높은 점프를 뛰지만 자기토바는 모든 점프를 후반부에 배치해 고득점을 노린다”고 평가했다. 이번 대회에서도 자기토바는 프리스케이팅에서 7개의 점프를 경기 후반부에 배치해 모두 가산점을 챙겼다. 반면에 메드베데바는 5개의 점프를 후반부에 배치했다. 일각에서는 자기토바가 예술성을 포기하고 점프 기술만 앞세워 고득점을 노린다고 지적한다. 이에 대해 자기토바는 “모든 점프는 음악과 조화를 이뤘고 그에 맞춰 점수를 획득했다. 음악적 감성을 점프로 보여주기 때문에 예술성이 부족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10대인 자기토바는 빙판 위에서 카리스마 넘치는 모습과 달리 기자회견장 등에서는 소녀다운 모습을 보여준다. ‘보물 1호’인 휴대전화를 항상 가지고 다니는 그는 그랑프리 파이널 우승 기자회견 도중 러시아에 있는 할머니에게 전화가 오자 황급히 끊은 뒤 “할머니에게 빨리 전화드려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는 “국제대회에 나올 때마다 가장 힘든 것은 가족과 떨어져 있는 것이다. 대회를 마친 뒤 러시아로 돌아가 가족과 함께 일본 음식(초밥 등)을 먹으러 가는 상상을 자주 한다”며 웃었다. 자기토바의 이름인 ‘알리나’는 아버지가 러시아 리듬체조 스타이자 2004년 아테네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인 알리나 카바예바(35)의 이름을 따라 지은 것이다. 자기토바는 “아버지는 내가 태어난 뒤 1년 정도 이름을 결정하지 못하셨다. 그러다가 카바예바의 연기를 본 뒤 내 이름을 알리나로 정하셨다”고 말한다. 그는 “카바예바는 내 롤모델이다. 나는 그의 경기 영상 등을 모두 챙겨 봤다. 카바예바처럼 올림픽에서 훌륭한 기록을 남기고 싶다”고 말하며 밝게 웃었다. 나고야=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프로농구 삼성 센터 리카르도 라틀리프(29·199.2cm·사진)가 한국 국적 취득을 눈앞에 뒀다. 법무부는 19일 국적심의위원회를 열고 미국 국적의 라틀리프를 체육 분야 우수 인재로 인정했다. 국적법 제7조는 과학 문화 체육 등 특정 분야에서 매우 우수한 능력을 보유하고 대한민국 국익에 기여할 수 있다고 인정되는 사람을 우수 인재로 정해 특별귀화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법무부 관계자는 “라틀리프가 남은 면접 심사를 통해 국민으로서 기본 소양을 갖췄다고 인정되면 최종적으로 한국 국적을 취득한다”고 밝혔다. 농구에서 ‘하프 코리안’(부모 중 한쪽이 한국인)이 아닌 선수가 귀화하는 것은 라틀리프가 처음이다. 프로농구 최고 외국인 선수로 평가받는 라틀리프가 한국 국적을 취득하면 남자농구대표팀의 국제 경쟁력이 크게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2012년 국내 무대에 데뷔한 라틀리프는 세 시즌 동안 현대모비스에서 뛰며 매 시즌 챔피언결정전 우승을 이끌었다. 2015년 삼성으로 이적한 라틀리프는 국내 리그 6시즌 동안 평균 18.3득점, 10.3리바운드로 맹활약했다. 18일 KGC와의 경기에서는 25득점 16리바운드를 기록하며 56경기 연속 ‘더블더블’ 기록을 세웠다. 라틀리프는 과거 본보 인터뷰에서 “귀화한 뒤 한국 대표팀에 합류해 김종규(LG), 이종현(현대모비스) 등 재능 있는 빅맨들과 함께 한국의 골 밑을 더 강하게 만들고 싶다”고 밝힌 바 있다. 남자농구대표팀은 다음 달 홍콩(2월 23일), 뉴질랜드(2월 26일)와 국제농구연맹(FIBA) 월드컵 예선을 치른다. 대한농구협회 관계자는 “라틀리프의 귀화가 확정되면 FIBA에 관련 서류를 빠르게 제출한 뒤 홍콩전부터 뛸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러시아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 ‘샛별’ 알리나 자기토바(16)는 쇼트프로그램 연기를 마친 뒤 두 주먹을 불끈 쥐고 환호했다. 반면 ‘세계 최강’으로 불리는 예브게니야 메드베데바(19·러시아)는 얼굴을 찡그리며 혀를 내밀었다. 19일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끝난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유럽피겨선수권 여자 싱글의 최대 관심사는 최근 무서운 상승세를 탄 자기토바(세계 15위)와 부상에서 복귀한 메드베데바(세계 1위)의 맞대결이었다. 메드베데바는 지난해 말 부상(오른 발등뼈 미세 골절)을 당해 시즌 최강자를 가리는 ISU그랑프리 파이널과 러시아선수권(이상 지난해 12월)에 불참했다. 그러는 사이 이번 시즌 시니어 무대에 데뷔한 자기토바가 연달아 두 대회 정상에 올랐다. 2018 평창 겨울올림픽 전초전 격인 유럽피겨선수권에서 기선 제압에 성공한 선수는 자기토바였다. 그는 쇼트프로그램에서 자신의 ISU 공인 최고점인 80.27점을 기록하며 선두로 나섰다. 자기토바의 점수는 메드베데바가 보유한 쇼트프로그램 세계 기록(80.85점)에 불과 0.58점 모자란 점수다. 자기토바는 쇼트프로그램에서 뛴 트리플(3회전) 점프에서 모두 가산점을 챙기는 등 쾌조의 컨디션을 과시했다. 자기토바는 “이번 시즌 내가 펼친 쇼트프로그램 연기 중 최고였던 것 같다. 유럽선수권 참가가 처음이지만 긴장하지 않고 그동안 훈련해온 것을 모두 보여주기 위해 노력했다”고 말했다. 지난 대회 우승자 메드베데바는 빙판 복귀전에서 다소 몸이 덜 풀린 모습이었다. 그는 이날 프로그램의 마지막 점프였던 더블 악셀에서 감점을 당하면서 78.57점을 기록해 자기토바에 이어 2위를 기록했다. 메드베데바는 “오늘 연기가 마음에 들지는 않지만 내게는 (문제를) 가다듬을 시간이 충분히 있다”고 말했다. 그는 “부상으로 3주간 깁스를 하는 바람에 훈련을 못 했지만 지금은 통증을 느끼지 않는다. 스케이트를 다시 탈 수 있어서 행복하다”고 덧붙였다. 평창 올림픽의 유력한 금메달 후보인 자기토바와 메드베데바의 맞대결 최종 결과는 20일 프리스케이팅을 통해 가려진다. 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국가대표이기 전에 한 사람으로서 석희 선수가 행복해지길.” 19일 평창 겨울올림픽 쇼트트랙 대표 심석희(21·사진)의 인스타그램에는 팬들의 위로 댓글이 줄을 이었다. 전날 심석희가 대표팀 코치 조모 씨에게 폭행을 당해 진천선수촌을 이탈했다가 이틀 만에 복귀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다. 이날 200개가 넘는 댓글이 달렸다. “사실이 아니길 바란다”는 팬들의 안타까움과 달리 이번 사태는 쇼트트랙계의 고질적인 문제가 또 터진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앞서 2004년에는 여자 대표 선수들이 코치들의 상습적인 폭행 등에 반발해 태릉선수촌을 집단 이탈했다. 2014년 소치 겨울올림픽을 앞두고는 여자 대표팀의 한 코치가 성추행 의혹으로 직위 해제됐다. 2006년 토리노 겨울올림픽 직후 파벌 논란이 불거졌지만 짬짜미(담합) 등의 문제는 수없이 도마에 올랐다. 출신 학교, 소속팀 등 이해가 엇갈려 저마다 자기 선수 챙기기에 매달리면서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이번에는 안방에서 올림픽이 개최돼 성적 지상주의가 더 노골화 되면서 화를 불렀다는 지적도 나온다. 강력한 금메달 후보이자 여자 대표팀 주장으로 전체적인 분위기를 이끌어야 할 심석희가 최근 기대만큼 페이스를 끌어올리지 못하면서 자신을 발굴해 키워준 코치와 마찰을 빚었다는 설명이다. 황승현 한국스포츠개발원 연구위원은 “선수만큼이나 지도자도 압박에 따른 불안감을 조절하지 못해 폭언 등의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한국 여자 쇼트트랙은 평창에서 한국 선수단의 목표인 금메달 8개 가운데 절반 가까이를 책임질 것으로 기대를 모았지만 전력 차질이 불가피하게 됐다. 전날 대표팀에 복귀한 심석희는 이날 훈련에 합류했다. 대한빙상경기연맹은 심석희가 폭행당한 사실을 확인하고 징계 절차를 밟기로 했다. 강홍구 windup@donga.com·정윤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