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은지

김은지 기자

동아일보 산업2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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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김은지 기자입니다.

eunj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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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3-02~2026-0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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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율주행차 안전대책 5G로 가속… K-City에 세계가 “원더풀”

    50여 년 전만 해도 한국은 교통의 불모지였다. 일본이 시속 210km의 세계 첫 고속철도 도카이도신칸센(東海道新幹線)을 개통시키며 세계 교통을 선도하기 시작하던 1964년, 한국에는 고속도로도 없었다. 당시 서울에는 자동차가 한강을 건널 수 있는 교량도 한강대교와 광진교, 양화대교 3개뿐이었다. 그로부터 55년이 지난 2019년 한국은 교통뿐 아니라 교통안전 분야에서도 세계 선진국 대열에 이름을 올려놓았다. 지난달 22일(현지 시간)부터 3일간 독일 라이프치히에서 열린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제교통포럼(ITF) 교통장관회의에서 세계 교통 전문가들은 한국이 자율주행차 시대의 교통 안전까지 준비하는 모습에 많은 관심을 보였다. 이번 교통장관회의에서 의장국을 맡은 한국은 행사장인 라이프치히 콩그레스센터 1층에 한국교통안전공단, 인천국제공항공사 등이 전시관을 마련했다. 행사장 한쪽 벽을 따라 길게 늘어선 18개 전시관에서는 독일철도(DB), 터키항공 등 세계적인 교통기관과 기업들이 자신들의 정책과 사업을 소개하고 있었다. 부스마다 참가자들이 북적였다. 특히 한국교통안전공단의 ‘자율주행차 실험도시(K-City)’가 큰 관심을 모았다. 18개 전시관 중 가운데 부분에 자리를 잡은 교통안전공단 전시관은 많은 사람들의 눈길을 끌었다. 특히 교통안전공단이 지난해 12월 경기 화성시에 개장한 32만 m² 넓이의 K-City를 1200분의 1 크기로 재현한 모형 앞에서는 많은 사람들이 카메라 셔터를 눌러댔다. 자율주행차를 실제 주행 환경과 동일한 조건에서 실험할 수 있는 K-City의 장점을 알리기 위해 70분의 1 크기로 축소해 정교하게 재현한 K-City의 도심부(상업시설 밀집 지역)와 커뮤니티부(주택가 밀집 지역)에서는 차량의 움직임까지 재현해 K-City는 물론 한국의 자율주행차 연구 기반의 우수성을 알렸다. K-City는 세계 최초로 5세대(5G) 통신망을 구축한 자율주행차 실험시설이라는 점에서 이번 교통장관회의의 주제인 ‘연결성’을 상징했다. 차량이 다른 차량, 교통시설과 실시간으로 정보를 주고받아야 하는 자율주행차 시대에는 대용량, 초고속 무선통신이 필수적이다. 다른 나라들이 롱텀에볼루션(LTE) 기반의 자율주행차 실험시설 구축에 그치는 동안 교통안전공단이 삼성전자와 K-City에 5G 통신망을 구축한 이유다. 자율주행차 운행의 안전을 담보하기 위해서라도 5G 기반에서의 충분한 실험은 반드시 필요하다. 갑자기 나타날 수 있는 보행자를 미리 감지해 멈추거나 졸음, 건강 이상 등의 이유로 운전자가 운전에 집중할 수 없을 때 차량이 스스로 판단해 위험 상황에 대처하는 능력을 키워야 하기 때문이다. 고한검 교통안전공단 자동차안전연구원 과장은 “K-City는 도로뿐 아니라 각종 교통시설, 통신시설도 함께 갖추고 있어 자율주행차 성능을 실제 주행 상황과 똑같이 평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콩그레스센터 1층 전시관에서 K-City 모형을 유심히 들여다보던 루마니아 교통부 공무원 에두아르드 운구레아누 씨는 “한국이 자율주행차와 같은 미래 교통수단을 잘 준비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교통안전공단뿐 아니라 국내 여러 교통 관련 기관들이 한국 교통의 분야별 우수성을 강조했다. 인천국제공항공사는 동북아시아 허브공항으로서 인천국제공항의 위상을 소개했다. 인천국제공항은 지난해 국제 여객수송 세계 5위, 화물수송 세계 3위를 기록했다. 지난해 1월 평창 겨울올림픽을 앞두고 제2여객터미널을 개항한 성과와 함께 2023년까지 2터미널 확장과 제4활주로 신설 공사를 벌이는 ‘4단계 사업’도 함께 소개했다. 한국교통연구원은 여러 교통수단을 이용한 여객과 물류 수송 정보를 한데 모아 분석할 수 있는 ‘교통 빅데이터 플랫폼(ViewT)’을 소개해 주목을 받았다. 국내 철도망이 대륙으로 연결되는 시대를 대비해 개발된 기술도 외국인 참가자들로부터 많은 관심을 끌었다. 한국철도기술연구원은 ‘남북 및 대륙철도 연결을 위한 궤간가변대차 기술’을 소개했다. 현재 한반도에서 쓰는 철도 궤도는 궤간이 1435mm인 ‘표준궤’다. 반면 유럽과 연결되는 러시아 철도는 1520mm ‘광궤’를 써 한국의 열차는 러시아 철로 위를 달릴 수 없다. 이 때문에 국경에서 열차 바퀴를 각 궤간에 맞춰 바꿔 끼우거나 두 궤간 선로를 모두 놓아야 한다. 철도기술연구원은 이를 극복하기 위해 궤간가변대차 기술을 개발했다. 열차가 자동으로 객차 밑 바퀴의 궤간을 바꿔 운행하는 것이다. 백승현 철도기술연구원 연구기획본부 홍보협력팀장은 “궤간가변대차는 대륙철도 연결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기술”이라며 “혁신성을 인정받아 지난해 국제철도연맹(UIC) 전체 총회에서 최우수 연구 성과로 선정되기도 했다”고 말했다. 한국 전시관들을 둘러본 리옌훙 중국교통과학아카데미 연구원은 “의장국인 한국의 교통기관들이 이번 회의에 전시한 것들이 흥미로웠다. 한국이 열심히 준비했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 “통신장애 등 돌발상황 실험수준 더 높일것” ▼한국교통안전공단 권병윤 이사장 권병윤 한국교통안전공단 이사장(58·사진)은 국제교통포럼(ITF) 교통장관회의 참석이 올해로 두 번째이다. 2017년 12월 취임한 권 이사장은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교통장관회의에 참석했다. 권 이사장은 한국이 의장국을 맡은 올해 회의에서는 특히 한국의 교통 정책과 교통안전 분야 성과를 적극적으로 알렸다. 22일(현지 시간) 국제교통포럼 행사장인 독일 라이프치히 콩그레스센터에서 만난 권 이사장은 각국의 교통안전 기관장과 전문가들에게 한국의 교통안전 분야 성과에 대해 소개하고 있었다. 권 이사장은 “60개 국가의 교통장관과 관련 전문가들이 모이는 회의에서 ‘자율주행차 실험도시(K-City)’를 비롯한 자율주행차 시대의 교통 연결성과 관련한 한국의 노력과 성과를 소개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자율주행차 개발은 그동안 자가용 차량의 이용에 제약이 많았던 교통 약자들의 이동권 향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이번 회의의 주제 ‘연결성’과 일맥상통한다는 것이 권 이사장의 생각이다. 권 이사장은 특히 K-City에 대한 기대를 내비쳤다. 행사장에 마련한 K-City 축소모형을 통해 K-City의 우수성을 세계에 알리고, 이를 통해 교통안전공단과 자율주행차 기술 개발 협력을 희망하는 국내외 기관들의 의사도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권 이사장은 “올해 K-City 실험 수준을 더욱 고도화할 것이다. 자율주행차량이 여러 돌발 상황에 대비하는 능력을 키울 수 있도록 기상환경과 통신 두절을 재현하는 시설을 마련하고, 보행자 감지나 끼어들기 등 혼잡 환경을 실험하기 위한 로봇 시스템도 마련할 계획이다”라고 소개했다. 이번 회의는 한국이 자율주행차뿐 아니라 정보통신기술(ICT)을 기반으로 다양한 교통 서비스를 갖춘 교통 분야 선두주자로 거듭나는 계기가 됐다. 권 이사장은 “최근 교통은 기존의 보행, 자전거, 자가용, 대중교통뿐 아니라 승차 공유 같은 새 모델로도 거듭나고 있다. 교통 수요자가 원하는 목적지까지 가장 빠르고 효율적으로 이동할 수 있도록 교통수단끼리의 정보 공유 분야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공동기획 : 행정안전부 국토교통부 경찰청 한국교통안전공단 손해보험협회 한국교통연구원 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 tbs교통방송교통문화 개선을 위한 독자 여러분의 제보와 의견을 e메일(lifedriving@donga.com)로 받습니다.라이프치히=김은지 기자 eunji@donga.com /서형석 기자}

    • 2019-0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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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50여 년 전 한국, 고속도로도 없었는데…세계가 주목하는 교통 선진국으로

    50여 년 전만 해도 한국은 교통의 불모지였다. 일본이 시속 210km의 세계 첫 고속철도 도카이도신칸센(東海道新幹線)을 개통시키며 세계 교통을 선도하기 시작하던 1964년, 한국에는 고속도로도 없었다. 당시 서울에는 자도차가 한강을 건널 수 있는 교량도 한강대교와 광진교, 양화대교 3개뿐이었다. 그로부터 55년이 지난 2019년 한국은 교통뿐 아니라 교통안전 분야에서도 세계 선진국 대열에 이름을 올려놓았다. 지난달 22일(현지 시간)부터 3일간 독일 라이프치히에서 열린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제교통포럼(ITF) 교통장관회의에서 세계 교통 전문가들은 한국이 자율주행차 시대의 교통안전까지 준비하는 모습에 많은 관심을 보였다. 이번 교통장관회의에서 의장국을 맡은 한국은 행사장인 라이프치히 콩그레스센터 1층에 한국교통안전공단, 인천국제공항공사 등이 전시관을 마련했다. 행사장 한 쪽 벽을 따라 길게 늘어선 18개 전시관에서는 독일철도(DB), 터키항공 등 세계적인 교통기관과 기업들이 자신들의 정책과 사업을 소개하고 있었다. 부스마다 참가자들이 북적였다. 특히 한국교통안전공단의 ‘자율주행차 실험도시(K-City)’가 큰 관심을 모았다. 18개 전시관 중 가운데 부분에 자리를 잡은 교통안전공단 전시관은 많은 사람들의 눈길을 끌었다. 특히 교통안전공단이 지난해 12월 경기 화성시에 개장한 32만㎡ 넓이의 K-City를 1200분의 1 크기로 재현한 모형 앞에서는 많은 사람들이 카메라 셔터를 눌러댔다. 자율주행차를 실제 주행 환경과 동일한 조건에서 실험할 수 있는 K-City의 장점을 알리기 위해 70분의 1 크기로 축소해 정교하게 재현한 K-City의 도심부(상업시설 밀집지역)와 커뮤니티부(주택가 밀집 지역)에서는 차량의 움직임까지 재현해 K-City는 물론 한국의 자율주행차 연구 기반의 우수성을 알렸다. K-City는 세계 최초로 5세대(5G) 통신망을 구축한 자율주행차 실험시설이라는 점에서 이번 교통장관회의의 주제인 ‘연결성’을 상징했다. 차량이 다른 차량, 교통시설과 실시간으로 정보를 주고받아야 하는 자율주행차 시대에는 대용량, 초고속 무선통신이 필수적이다. 다른 나라들이 롱텀에볼루션(LTE) 기반의 자율주행차 실험시설 구축에 그치는 동안 교통안전공단이 삼성전자와 K-City에 5G 통신망을 구축한 이유다. 자율주행차 운행의 안전을 담보하기 위해서라도 5G 기반에서의 충분한 실험은 반드시 필요하다. 갑자기 나타날 수 있는 보행자를 미리 감지해 멈추거나 졸음, 건강 이상 등의 이유로 운전자가 운전에 집중할 수 없을 때 차량이 스스로 판단해 위험 상황에 대처하는 능력을 키워야하기 때문이다. 고한검 교통안전공단 자동차안전연구원 과장은 “K-City는 도로 뿐 아니라 각종 교통시설, 통신시설도 함께 갖추고 있어 자율주행차 성능을 실제 주행 상황과 똑같이 평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콩그레스센터 1층 전시관에서 K-City 모형을 유심히 들여다보던 루마니아 교통부 공무원 에두아르트 운구레아누 씨는 “한국이 자율주행차와 같은 미래 교통수단을 잘 준비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교통안전공단뿐 아니라 국내 여러 교통 관련 기관들이 한국교통의 분야별 우수성을 강조했다. 인천국제공항공사는 동북아시아 허브공항으로서 인천국제공항의 위상을 소개했다. 인천국제공항은 지난해 국제 여객수송 세계 5위, 화물수송 세계 3위를 기록했다. 지난해 1월 평창겨울올림픽을 앞두고 제2여객터미널을 개항한 성과와 함께 2023년까지 2터미널 확장과 제4활주로 신설 공사를 벌이는 ‘4단계 사업’도 함께 소개했다. 한국교통연구원은 여러 교통수단을 이용한 여객과 물류 수송 정보를 한데 모아 분석할 수 있는 ‘교통 빅데이터 플랫폼(ViewT)’을 소개해 주목을 받았다. 국내 철도망이 대륙으로 연결되는 시대를 대비해 개발된 기술도 외국인 참가자들로부터 많은 관심을 끌었다. 한국철도기술연구원은 ‘남북 및 대륙철도 연결을 위한 궤간가변대차 기술’을 소개했다. 현재 한반도에서 쓰는 철도 궤도는 궤간이 1435mm인 ‘표준궤’다. 반면 유럽과 연결되는 러시아 철도는 1520mm ‘광궤’를 써 한국의 열차는 러시아 철로 위를 달릴 수 없다. 이 때문에 국경에서 열차 바퀴를 각 궤간에 맞춰 바꿔 끼우거나 두 궤간 선로를 모두 놓아야 한다. 철도기술연구원은 이를 극복하기 위해 궤간가변대차 기술을 개발했다. 열차가 자동으로 객차 밑 바퀴의 궤간을 바꿔 운행하는 것이다. 백승현 철도기술연구원 연구기획본부 홍보협력팀장은 “궤간가변대차는 대륙철도 연결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기술”이라며 “혁신성을 인정받아 지난해 국제철도연맹(UIC) 전체 총회에서 최우수 연구 성과로 선정되기도 했다”고 말했다. 한국 전시관들을 둘러 본 리얀홍 중국교통과학아카데미 연구원은 “의장국인 한국의 교통기관들이 이번 회의에 전시한 것들이 흥미로웠다. 한국이 열심히 준비했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라이프치히=김은지기자 eunji@donga.com서형석 기자 skytree08@donga.com}

    • 2019-0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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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적인 무대, 기업수준 강연료… 세금 쓰니 논란”

    전남지역 A시가 한 해 외부 강사 초청 강연료로 잡아 놓은 예산은 3600만 원이다. 매달 300만 원씩 책정해 두고 1년에 걸쳐 강의한다는 계획을 세워놓았다. 외부 강사에게 주는 강연료는 2시간 기준으로 50만∼150만 원 선에서 정해진다. A시 관계자는 “1년 단위로 강의 계획을 짜는데 정해진 예산을 생각하면 한 번에 강연료를 1500만 원씩 줄 수는 없다”고 말했다. 서울시내 구 대부분은 외부 강사를 초청할 때 서울시인재개발원의 강사수당 지급표를 가이드라인처럼 활용하고 있다. 이 지급표에 따르면 장관이나 국회의원, 대학 총장, 대기업 총수, 광역자치단체장에게는 시간당 40만 원의 강의료가 지급된다. 공공기관장이나 차관, 기초자치단체장은 시간당 32만 원이다. 대학교수와 판검사, 기업 임원에게는 시간당 24만 원을 주는 것으로 돼 있다. 서울시인재개발원 관계자는 “지방자치단체의 예산이 한정돼 있다는 점을 감안한 기준”이라며 “이런 정도의 강사 수당으로는 유명인을 부르기가 어렵지만 공익 목적이라는 걸 설명하고 초청하면 응하는 유명인들도 많다”고 말했다. 방송인 김제동 씨가 지방자치단체의 초청을 받아 강연을 하면서 한 번에 1000만 원이 넘는 강연료를 받은 사실이 잇따라 드러나면서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복수의 강연대행 업체에 따르면 유명인 강연료는 제각각이다. 과거엔 유명했지만 현재 방송 활동이 뜸한 연예인이라면 대개 90∼100분 강의에 300만 원 정도를 받는다고 한다. 인지도가 높고 비교적 최근까지 활발한 활동을 했으면 700만∼800만 원 수준이다. 인기 방송의 진행자급 연예인은 1000만∼1500만 원을 받는다. 하지만 대부분의 지방자치단체는 강의료가 1000만 원이 넘는 연예인 강사를 웬만해선 섭외하지 않는다는 게 강연대행 업체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유명 강의대행 업체의 한 관계자는 “지자체 강연은 공적인 성격이 있는 데다 강연료가 외부로 공개될 수 있는 만큼 연예인들도 기업에 비해 강연료를 적게 받는다”며 “김제동 씨가 지자체에서 받은 강의료는 기업들이 지급하는 수준”이라고 언급했다. 김 씨의 고액 강연료가 연일 논란이 되고 있는 것은 김 씨를 초청한 주체가 기업이 아닌 지방자치단체이기 때문이다. 지자체가 지급하는 강연료의 재원은 주민들이 내는 세금이다. 고액의 강연료가 지급된 김 씨의 강연이 대부분 여당 소속 자치단체장이 있는 곳에서 이뤄졌다는 것도 논란거리다. 지금까지 확인된 2016년 이후 김 씨의 지자체 강연 중 지난해 11월 자유한국당 소속 군수가 있는 경북 예천군 강연을 제외하고는 모두 더불어민주당 소속 단체장이 있는 지자체에서 이뤄졌다. 이삼열 연세대 행정학과 교수는 “김제동 씨가 기업 강연에서 그 정도 돈을 받는 거라면 문제가 없지만 세금을 쓰는 지자체 강연 강사로 선다면 당연히 잣대가 엄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 씨의 강연료는 문재인 정부 들어 많이 치솟았다. 김 씨는 2012년 11월 서울 금천구에서 100만 원, 2014년 9월 서울시에서 300만 원의 강의료를 받았다. 하지만 2017년 4월 충남 아산시에서 2차례 강연을 하고는 2700만 원을 받았다. 당시 아산시장은 복기왕 현 대통령정무비서관이었다. 지자체가 고액의 강의료를 지급해 가면서 유명 외부 강사를 초청하는 것에 대해 업계 관계자는 “비용은 세금으로 내고 홍보 효과는 지자체장이 누리는 셈”이라고 말했다.윤다빈 empty@donga.com·김은지 기자}

    • 2019-0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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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보수-진보 갈려 막말… 아이들 보기에 부끄러운 광장

    토요일인 15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 초등학생 아들과 함께 이곳을 찾은 양모 씨(48·여)는 눈살이 찌푸려졌다. 보수와 진보로 성향이 다른 단체들이 서로를 향해 욕을 해대며 싸우고 있었기 때문이다. 조금 전까지 아들과 함께 경복궁을 둘러본 양 씨는 세종대왕과 이순신 장군 동상이 있는 광화문광장에서 아들에게 두 역사 인물에 대해 설명을 해 줄 생각이었다. 하지만 양 씨는 “여기저기서 욕설이 들려 ‘괜히 왔다’는 생각이 든다”며 “아이가 욕을 해대는 어른들을 보더니 ‘외국 사람들이 보면 창피할 것 같다’고 하더라”고 난감해했다. 광화문광장 곳곳에서 들려오는 고성과 욕설 때문에 시민들이 불편을 겪고 있다. 기자가 광화문광장을 둘러본 15일 오후 2시 반부터 5시까지 약 2시간 30분 동안 광장 곳곳에서 9차례의 다툼을 볼 수 있었다. 이 중 한 건은 112신고로 이어졌다. 이날 오후 2시 40분경 이순신 장군 동상 앞쪽에서는 보수 성향의 ‘대한애국당’ 측과 진보 성향의 단체 ‘동해일출 의열단’ 간의 마찰이 있었다. 동해일출 의열단 측이 대한애국당의 천막농성장 가까이로 와 “대한애국당 해체하라” 등의 구호를 외치자 한 대한애국당 지지자는 욕설과 고성으로 맞받았다. 대한애국당은 지난달 이순신 장군 동상 서쪽에 ‘3·10 애국열사추모’ 천막 두 동을 설치했다. 2017년 3월 10일 헌법재판소의 박근혜 대통령 탄핵 결정에 대한 반대 시위를 하다가 숨진 5명을 추모한다는 취지다. ‘세월호 기억공간’이 설치된 광화문광장 남단에서도 ‘세월호 참사 가족협의회’ 측 1인 시위자들과 보수 성향의 집회 참가자들이 충돌했다. 이들은 서로 ‘나이 들었으면 곱게 꺼져라’ ‘○○팔이 하지 마라’ 등의 막말을 주고받았다. 이 같은 마찰로 피해를 보는 건 애꿎은 시민들이다. 15일 여자 친구와 함께 광화문광장을 지나던 김민우 씨(28)는 몸싸움을 벌이다가 뒷걸음질을 치던 집회 참가자와 부딪칠 뻔했다. 광화문광장 남단에서 초등학생 15명을 이끌고 횡단보도를 건너던 한 인솔 교사는 깜짝 놀라 아이들 앞을 막아서기도 했다. 집회 참가자들 간의 충돌을 막기 위해 급히 움직이던 경찰들이 아이들과 부딪칠 뻔했기 때문이다. 특히 어린아이들을 데리고 온 부모들은 고성과 욕설, 몸싸움 때문에 광화문광장을 서둘러 떠나기도 했다. 40대 박모 씨는 4세, 6세의 두 아들이 물놀이를 하고 있던 광장 분수대 옆에서 시위대가 서로 욕설을 하며 다투자 아이들을 분수대 밖으로 나오게 했다. 박 씨는 “아이들이 옆에서 놀고 있는데 뭐 하는 건지 모르겠다”며 불만을 터뜨렸다. 박 씨는 광장에서 더 놀고 싶어 하는 아이들을 달래면서 집으로 돌아갔다. 7세 딸과 9세 아들을 데리고 광화문광장을 찾은 김모 씨(44·여)는 “아이들 보기가 창피하다”고 말했다. 광장 남단에 배치된 100여 명의 경찰은 집회 참가자들 사이에 시비가 붙을 때마다 달려가 말렸지만 몸싸움으로 이어지는 경우도 있었다. 광화문광장을 관할하는 종로경찰서 관계자는 “주말마다 광화문광장에서만 집회 시위 참가자들끼리의 다툼으로 형사 입건되는 사람이 네다섯 명은 된다”고 밝혔다. 김은지 기자 eunji@donga.com}

    • 2019-0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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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축구 내일이 더 밝아졌다”… 국민 가슴 뛰게 한 젊은 그들

    함께 웃고 함께 환호했다. 선제골의 기쁨과 패배의 아쉬움을 모두 같이했다. 전국적인 관심이 집중된 경기였다. 20세 이하 월드컵 결승전 응원 행사가 열린 16일 오전 1시 서울 마포구 성산동 서울월드컵경기장에는 시민 2만2000명(대한축구협회 집계)이 모여 ‘대∼한민국’을 외쳤다. 20세 이하 젊은 선수들의 경기여서인지 관중의 70% 이상이 10, 20대였다. 이들은 ‘인증샷’을 찍으며 축제 분위기를 즐겼다. 대전 중구 중앙로 왕복 6차로 450m 거리를 시민 2만여 명이 가득 채웠다. 부산에서도 해운대해수욕장의 밤바다 앞에 7000여 명이 모이는 등 1만 명이 운집했다. 광주, 울산, 대구 및 경기 수원과 충북 청주 등 전국 곳곳에서 응원전이 펼쳐졌다. 정정용 감독의 모교인 경북 경산시 경일대에서는 학생 1000여 명이 학생회관에서 밤새도록 단체응원을 펼쳤다. 학생들은 “비록 우승컵은 들어올리지 못했지만 최선을 다한 국가대표는 우리의 영웅”이라고 했다. 새벽 시간대에 경기가 열렸지만 KBS2, MBC, SBS가 중계한 이날 시청률은 3사 합계 42.49%를 기록했다. 배달 애플리케이션 ‘배달의 민족’에 따르면 15일 배달 주문 건수는 150만 건으로 역대 최대치를 나타냈다. 주문량이 가장 많았던 음식은 치킨으로, 결승전을 앞둔 오후 9시∼밤 12시 주문량은 기존 대비 최대 5배가량 많았다. 1만8018명이 가득 찬 폴란드 우치스타디움에는 한국은 물론이고 유럽 전역에서 온 한국 팬 1000여 명이 모였다. 한국 팬 수백 명은 경기가 끝난 뒤 1시간 이상 선수들을 기다리며 격려했다. 이강인은 선수단 버스가 떠난 뒤 끝까지 남아 다른 차량을 타고 이동하면서까지 팬들에게 사인을 해주었다. 국제대회 응원만 50차례 이상 했다는 대표팀 응원단 ‘붉은악마’ 전 의장 반우용 씨(47)는 “자랑스럽다. 쫄지(겁먹지) 않고 당당히 강호들과 맞선 것만으로도 너무나 대단했던 동생들이다”고 말했다. 기대가 컸던 만큼 패배의 아쉬움을 표시한 팬들도 있었다. 결승에서 부진했던 미드필더 김정민의 인스타그램에 악성 댓글이 쏟아졌다. 그러자 더 많은 팬이 “욕하는 말은 듣지 말아라” 등의 글을 남기며 격려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페이스북을 통해 “멋지게 놀고 나온 우리 선수들 자랑스럽다”며 축전을 보냈다. 대표팀은 이번 대회에서 “멋지게 한판 놀고 나오자”며 신나고 발랄한 모습을 보였다. 정 감독은 “우리 선수들이 향후 5∼10년 안에 자기 포지션에서 최고가 될 것이다. 유럽과의 격차를 좁힐 수 있다”고 말했다. 축구계는 점차 체계화되고 있는 유소년 시스템이 이번 대회 성공의 기틀을 마련한 것으로 보고 있다. 대표팀 21명 가운데 18명이 현재 K리그 소속이거나 K리그 산하 유스 클럽 출신이다. 국민들은 부담감도 축제처럼 즐기며 극복한 젊은 그들의 활약에 행복했다. 더 밝은 미래가 기다리고 있다. 정윤철 trigger@donga.com·김은지·김재형 기자}

    • 2019-0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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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53명 원아 지키려… 보육교사가 손도끼 난동범 막아섰다

    13일 서울의 한 어린이집 앞에서 40대 남성이 손도끼를 휘둘러 어린이집 교사 등 3명이 다쳤다. 이 남성이 손도끼를 들고 난동을 부릴 당시 어린이집 안에는 50여 명의 아이들이 있었다. 난동 행위를 목격하고 어린이집 밖으로 나온 교사는 아이들의 피해를 막기 위해 재빨리 출입문을 잠갔다. 하지만 이 교사는 난동을 부린 남성이 휘두른 도끼에 머리를 다쳤다. 서울 성동경찰서는 이날 성동구의 한 어린이집 입구에서 손도끼를 휘둘러 3명을 다치게 한 혐의로 한모 씨(47)를 붙잡아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살인미수 혐의로 한 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14일 신청할 방침이다. 한 씨는 범행동기 등에 대한 진술을 거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한 씨의 난동 장면 등이 찍힌 폐쇄회로(CC)TV 영상을 분석하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한 씨는 13일 오전 10시 23분경 길이 30cm의 손도끼 2개를 들고 어린이집 앞에 나타났다. 한 씨는 마침 이 어린이집에 다니는 손녀에게 약을 가져다주고 나오던 위모 씨(65·여)와 마주치자 손도끼를 휘둘렀다. 어린이집 옆에 있는 문화센터 강사 김모 씨(33·여)도 손도끼로 공격했다. 한 씨는 위 씨가 쓰러지는 것을 보고 어린이집 밖으로 나온 교사 문모 씨(30·여)를 향해서도 손도끼를 휘둘렀다. 위 씨는 머리를 크게 다쳐 인근 병원에서 수술을 받았다.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 씨와 문 씨도 머리 등을 다쳐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다. 경찰과 어린이집 관계자 등에 따르면 어린이집 밖으로 나온 문 씨는 난동을 부리는 한 씨와 눈이 마주치자마자 어린이집 출입문을 잠갔다고 한다. 당시 어린이집 안에는 3세 이하 어린이 53명이 있었다. 원장을 포함해 9명의 보육교사도 함께 있었다. 문 씨가 치료를 받은 병원 응급실 앞을 지키던 문 씨의 어머니(51)는 “딸이 평소에도 아이들을 끔찍이 아끼는데 그 순간에도 ‘애들을 지켜야겠다’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고 하더라”며 “딸이 이번 일로 충격을 많이 받아 당분간 일을 쉬어야 할 것 같다”고 걱정했다. 경찰에 따르면 한 씨는 이날 친형을 만나기 위해 이곳에 왔다. 한 씨의 형은 어린이집과 같은 건물에 있는 교회에서 일하고 있다. 한 씨의 형은 경찰에 “동생이 돈을 빌려 달라고 한 적이 있는데 내가 거절한 적이 있다”며 “이 일 때문에 나를 찾아온 것 같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 씨는 자신과 마주치자 달아나는 형을 1km 이상 뒤쫓아 갔다. 한 씨는 행인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게 지하철 2호선 상왕십리역 3번 출구 인근에서 체포됐다. 경찰은 테이저건을 쏴 한 씨를 붙잡았다. 경찰 관계자는 “범행 당시 한 씨가 술을 마신 상태는 아니었다”며 “한 씨가 정신질환과 관련해 병원 치료를 받은 적이 있는지를 확인하고 있다”고 말했다. ‘손도끼 난동’이 있었다는 소식을 접한 어린이집 학부모들은 놀란 가슴을 쓸어내렸다. 어린이집은 한 씨가 붙잡히고 난 뒤 정문을 걸어 잠그고 정상적으로 수업을 했다. 하지만 어린이집으로부터 연락을 받은 학부모들이 평소보다 일찍 아이들을 집으로 데리고 가 오후 2시 30분경이 되자 어린이집은 텅 비었다. 이 어린이집은 평소 오후 7시까지 운영한다. 손주 둘을 이 어린이집에 보내고 있다는 김모 씨(69·여)는 출근한 며느리한테서 얘기를 듣고 오후 1시 30분경 어린이집으로 달려 왔다. 김 씨는 “오늘은 아이들을 빨리 데려가려고 왔다”고 말했다. 김은지 기자 eunji@donga.com}

    • 2019-0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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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휴지통]5만원 좀도둑된 ‘대도’… 조세형 16번째 구속

    왕년의 ‘대도(大盜)’ 조세형 씨(81)가 가정집에서 저금통을 훔치다(특수절도) 구속됐다. 저금통에는 5만 원이 채 들어 있지 않았다. 11일 서울 광진경찰서에 따르면 조 씨는 1일 오후 9시경 서울 광진구의 한 다세대주택 1층 빈집의 방범창을 뜯어내고 들어가 저금통을 들고 나온 혐의다. 이 저금통은 다세대주택 주변 길에서 발견됐다. 경찰은 조 씨가 인기척이 들리자 집에서 나와 달아나다 저금통을 떨어뜨린 것으로 보고 있다. 피해자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폐쇄회로(CC)TV 영상을 분석해 추적한 끝에 7일 서울 동대문구 자택에서 조 씨를 붙잡았다. 조 씨는 “생활비 때문에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1970∼1980년대 초 부유층이나 사회 유력인사 집을 주로 털었다고 해서 이름을 알린 조 씨는 훔친 금품을 가난한 사람들에게 나눠준 일도 있어 ‘의적’으로 불리기도 했다. 조 씨는 1982년 구속돼 15년간 복역하고 출소 후 신앙생활을 시작하며 사설경비업체 자문위원으로 일하기도 했다. 그러나 2000년 말 선교활동 하러 간 일본에서 고급 주택을 털다 붙잡혔고 2004년 4월 귀국한 뒤에도 빈집털이 등을 하다 검거됐다. 2015년 9월 장물거래 혐의로 3년형을 선고받고 15번째 수감된 뒤 지난해 출소했다.김은지 기자 eunji@donga.com}

    • 2019-0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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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사장 입구 막고 신분증 검사하는 민노총

    수도권의 한 아파트 신축공사 현장에서 일하는 일용직 노동자 A 씨는 4월 출근길에 황당한 경험을 했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 건설노조 조합원 수십 명이 공사장 출입문 한 곳을 막고 근로자들의 신분증을 검사했다. 10년 전 귀화한 중국동포 출신 A 씨는 주민등록증을 갖고 있었다. 하지만 노조의 신분증 검사가 부당하다고 생각해 노조원들이 없는 출입문으로 공사 현장에 들어갔다고 한다. A 씨는 “경찰도, 시공업체도 아닌 노조원들이 무슨 권한으로 신분증 검사를 하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건설업체 관계자와 현장 근로자들은 노조의 신분증 검사에 대해 현장에서 일하는 외국인 근로자 중 불법체류자를 가려내 이들 대신 노조 소속 근로자를 쓰도록 압박하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민노총과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 산하 건설노조원들이 불법체류자 고용이나 안전수칙 위반 등을 약점으로 잡아 노조원 근로자 채용을 압박한다는 목소리가 공사 현장 곳곳에서 나오고 있다. 서울 광진구의 한 아파트 공사 현장에서 일하는 일용직 근로자 B 씨는 “어쩌다 불법 체류자가 나오면 그 근로자만 쫓아내는 데 그치지 않고 건설업체까지 법무부에 고발할 것처럼 하면서 노조에 가입한 근로자를 더 많이 쓰라고 압박한다”고 말했다. 공사 현장 관계자들에 따르면 일부 노조원은 노조에 가입돼 있지 않은 근로자들이 안전모를 착용하지 않고 일하는 모습이나 공사현장의 위법 사항들을 찍기 위해 드론까지 띄우는 것으로 알려졌다. 드론으로 촬영한 규정 위반 행위 사진을 관할 노동청에 신고할 것처럼 하면서 건설업체를 압박해 노조원 몫으로 더 많은 일자리를 얻어내려 한다는 것이다. 한 건설업체 관계자는 “나름대로 철저히 관리를 해도 지켜야 할 안전수칙이 많아 빈틈이 생길 수 있는데, 노조는 그런 허점을 이용해 현장을 장악한다”고 말했다. 노조 소속 근로자들이 일용직 근로자들의 불안정적인 지위를 이용해 접대를 요구하는 경우도 있다. 충남의 한 아파트 공사 현장에서 일용직 근로자팀을 이끄는 팀장 C 씨는 3월 민노총 조합원인 타워크레인 기사 4명이 술을 사라고 요구해 접대비로 200만 원을 썼다. 이들 중 일부는 지난해 10월에도 “화끈하게 사야 우리가 밀어준다” “우리가 도와줘야 현장 일이 빨리 진행되지 않겠느냐”며 룸살롱 접대를 요구했다고 한다. C 씨는 “부당하다고 생각하지만 이 사람들 요구에 응하지 않으면 일에 차질이 생기기 때문에 룸살롱 접대를 할 수밖에 없었다”고 했다.김은지 eunji@donga.com·박상준·김소영 기자}

    • 2019-0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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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율주행 기술로 사고 줄이고 ‘탄소제로’ 교통수단 지원을”

    지난달 22일(현지 시간)부터 3일간 독일 라이프치히 콩그레스센터에서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산하 국제교통포럼(ITF) 교통장관회의가 열렸다. 2006년 출범한 ITF는 한국 미국 일본 영국 독일 등 60개 나라가 회원으로 가입한 세계 교통정책 협의체다. OECD 회원국이 아닌 러시아와 중국도 ITF에 가입해 있다. ITF는 2008년부터 매년 라이프치히에서 교통장관회의를 열고 있다. ‘지역 통합을 위한 교통 연결성’을 주제로 열린 올해 회의에서는 한국이 의장국을 맡았다. 한국은 2007년 ITF 회원국이 됐다. 아시아 국가가 의장국을 맡은 건 2012년 일본에 이어 두 번째다. 지난달 27일 물러난 김정렬 전 국토교통부 2차관이 김현미 장관을 대신해 의장을 맡았다. 김영태 ITF 사무총장도 김 의장과 함께 이번 회의를 이끌었다. 김 사무총장은 국토부 교통정책조정과장을 지내다 2017년 임기 5년의 ITF 사무총장으로 선출됐다. 김 의장은 개회식에서 “‘연결’은 국가 사이의 벽을 낮추고 세계의 안전과 평화를 만든다”며 “길을 열고, 서로를 잇는다는 건 신뢰와 공생을 뜻한다”고 말했다. 김 의장은 또 개회식에 앞서 열린 기자회견에서는 “‘연결성’은 현 시점에서 논의하기에 적절한 의제”라며 “교통연결을 통해 공동체를 키우고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도록 (회원국들이) 서로 영감을 얻는 자리가 되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올해 회의에는 ITF 비회원국을 포함해 70여 개국에서 1000여 명이 참여했다. 각 나라의 교통정책 관련 정부 인사뿐 아니라 경제 산업계 관계자들도 모여 교통수단과 통신기술을 활용한 연결성 강화를 위해 머리를 맞댔다. 각국 장관들은 교통 신기술 도입과 자동차로 인한 환경오염 문제 등 국제사회가 직면한 현안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일레인 차오 미국 교통장관은 “교통 신기술인 드론과 자율주행차를 두고 주(州)마다 정책방향이 달라 이를 서로 조율하는 게 연방정부의 고민”이라고 말했다. 그는 자율주행차의 상용화와 관련해 “현재 교통사고의 90% 이상은 사람의 실수에 의한 것”이라며 “자율주행 기술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면 교통안전을 확보하는 데도 큰 도움이 될 것이다”라고 예측했다. 리샤오펑(李小鵬) 중국 교통운수부 장관은 “교통 서비스는 시민에게 편리함을 제공하지만 환경오염도 일으킨다”며 화석연료 중심인 교통체계의 한계를 지적하기도 했다. 국가 간의 연결성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안드레아스 쇼이어 독일 교통디지털인프라부 장관은 “베를린장벽 붕괴 후 동독과 서독 간의 격차를 줄일 수 있었던 것은 이동성과 연결성”이라며 “도시에 살든 농촌에 살든 누구나 지속적인 발전을 누릴 수 있도록 교통의 개방과 연결성 강화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각국 교통장관들은 23일 장관 선언문을 채택해 발표했다. 선언문에는 도로, 철도, 항공 등 교통 기반시설의 연결성 강화를 위한 정책적 지원 등에 대한 합의가 담겼다. 유럽 국가 중심인 ITF에 다양성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포함됐다. ITF 회원국 중 44개국이 유럽 국가다. ITF는 이번 회의 기간에 아프리카 국가 튀니지의 가입을 승인했다. 이번 회의 기간에 진행된 20여 개의 세션 참가자들은 여성과 농어촌 주민을 포함한 교통 취약계층을 위한 안전한 교통서비스와 친환경 교통 등 여러 주제를 놓고 의견을 나눴다. 특히 첫날 진행된 ‘지역교통 시스템에서 여성의 이동과 참여’ 세션은 참가자들의 많은 관심을 끌었다. 이 세션에는 디에고 디아즈 프랑스국유철도(SNCF) 대표와 차량 공유 서비스기업 ‘우버’의 여성안전 대책 책임자 등이 패널로 참석했다. 특히 SNCF와 우버는 각각 전통적인 대규모 대중교통과 신생 교통서비스를 대표한다는 점에서 이들의 참여는 화제가 됐다. 세션에 참여한 여성 참가자들은 자신이 경험한 사례를 통해 여성이 왜 교통 취약계층인지를 설명했다. 한 여성 패널은 과거 미국의 철도역 화장실에서 있었던 살인사건을 언급하며 SNCF 대표에게 “세계 어느 도시의 기차역에도 여성들이 안전하게 이용할 수 있는 화장실은 없다”며 여성 승객들의 안전에 관심을 기울여줄 것을 당부했다. 데이터 분석업체 SAS 독일지사의 회계 담당자인 에디나 타르는 “여성의 교통권은 지금까지 주목받지 못했던 주제인데 많은 사람들이 모여 의미 있는 의견들을 주고받은 게 흥미로웠다”라고 말했다. ‘교통의 탈탄소화’ 세션에서는 교통수단이 배출하는 온실가스를 줄여 ‘지속가능한 교통’을 만들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탄소를 배출하지 않는 친환경 교통수단을 만드는 데 필요한 기술은 이미 준비돼 있기 때문에 이를 적극적으로 실행하도록 유도하는 정부의 지원 정책이 있어야 한다는 촉구도 있었다.▼ “건강한 교통수단” 전용도로 등 인프라 뛰어난 ‘자전거 천국’ ▼ITF 회의 열린 獨 라이프치히… 평평한 지형 장점 최대한 활용곳곳에 거치대 만들어 이용 장려… 대학생들 절반 자전거로 통학지난달 24일 오후 2시(현지 시간), 독일 라이프치히 연방행정최고법원 앞 광장. 여러 색깔의 풍선을 매단 자전거 100대가 놓여 있었다. 이날까지 3일 동안 열린 국제교통포럼(ITF) 교통장관회의의 마지막 프로그램인 ‘라이프치히 시장과의 자전거 투어’를 위해 라이프치히시 측이 준비해 둔 자전거였다. 투어 참가자들은 들뜬 표정으로 자전거에 올라탔다. 선두에 선 부르크하르트 융 라이프치히 시장이 “자, 출발합시다!”라고 외치며 힘차게 페달을 밟고 나가자 자전거 행렬이 뒤를 따랐다. 라이프치히는 매년 ITF 교통장관회의가 열리는 도시다. 독일 동부 작센주에 있는 라이프치히의 인구는 58만여 명으로 서울 강남구 정도 규모다. 큰 도시는 아니지만 독일 곳곳으로 연결되는 철도와 거미줄 같은 도로망 등 교통 기반 시설이 잘 갖춰져 있어 교통장관회의 개최지로 낙점됐다. 융 시장은 “교통장관회의 참가자들이 라이프치히의 아름다운 풍경을 즐길 수 있도록 해마다 자전거 투어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라이프치히는 평평한 도시 지형을 활용해 ‘자전거 천국’으로 거듭난 도시다. 시내 곳곳에 자전거 도로를 만들고, 자전거 거치대도 설치했다. 도시 어느 곳이든 자전거로 안전하고 빠르게 이동할 수 있다. 융 시장은 “시민들이 건강한 교통수단인 자전거를 더 많이 탈 수 있도록 자전거 도로 등의 인프라를 계속 넓혀가고 있다”고 말했다. 라이프치히 시민들은 시내 어느 곳을 가든 자전거를 타는 시민을 볼 수 있다고 했다. 이날 오후에도 라이프치히대 도서관의 분관인 알버티나 도서관이 있는 베토벤길 약 80m 구간에 500여 대의 자전거가 빼곡히 늘어서 있었다. 도시 중심부에 있는 라이프치히대에는 각각 600대, 1100대의 자전거를 수용할 수 있는 시설이 두 군데 갖춰져 있다. 자전거를 타고 도서관을 찾은 이 학교 학생 라라 슈라이트뮬러 씨(22·여)는 “우리 학교 학생의 절반 정도는 자전거를 타고 통학한다”고 말했다.○ 공동기획 : 행정안전부 국토교통부 경찰청 한국교통안전공단 손해보험협회 한국교통연구원 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 tbs교통방송교통문화 개선을 위한 독자 여러분의 제보와 의견을 e메일로 받습니다.라이프치히=김은지 기자 eunji@donga.com}

    • 2019-0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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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 공사장 100여명 일용직 거의 일 공쳐 “왜 애꿎은 우리가… 당장 먹고살 길 막막”

    “엊그제 비가 와 일을 하루 못 했는데 타워크레인 파업으로 또 일을 못 하게 됐네요.” 광주의 한 오피스텔 공사 현장에서 일하는 일용직 근로자 박모 씨(54)는 4일 이렇게 하소연했다. 전날 오후부터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과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 소속 타워크레인 노조가 동시 파업에 들어가면서 일감이 끊겼기 때문이다. 박 씨가 일하는 현장에서는 100여 명의 일용직 근로자들이 일하고 있는데 이들 대부분이 이날 일하지 못했다. 이 현장에서 일하는 목수 등 기능공의 일당은 22만 원, 잡부 일당은 12만 원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전국 곳곳에서는 박 씨처럼 양대 노총 타워크레인 노조의 파업으로 일당을 손에 쥐지 못한 근로자들이 많았다. 건설 현장에서 타워크레인은 고층 건물의 뼈대를 세우는 골조 작업을 할 때 철근 등의 자재를 옮기는 역할을 한다. 자재를 운반해야 할 타워크레인이 멈춰 버리면 골조 작업 인부들의 일감도 끊긴다. 또 골조 작업 이후의 공정에도 차질이 생기면서 외벽 공사 등에 투입되는 일용직 근로자들의 일거리도 영향을 받는다. 박 씨 같은 건설 현장 근로자들은 타워크레인 기사들이 자신들보다 돈을 더 많이 버는데 애꿎은 일용직들이 피해를 보고 있다고 호소하고 있다. 서울 서대문구의 한 아파트 신축 공사 현장에서 외벽 거푸집 설치 작업을 하는 일용직 근로자 정모 씨(57)는 “당장 오늘은 타워크레인 노조가 파업에 들어가기 전에 올려놓은 거푸집으로 작업하고 있는데 내일은 일감이 없을까 봐 걱정된다”고 말했다. 인근의 다른 아파트 공사 현장에서 골조 작업을 하는 장모 씨(62)는 4일 오전 작업량을 끝낸 후 오후엔 일감이 없어 귀가했다. 장 씨는 “오늘 일당의 반만 받고 들어가는 것도 아쉬운데 내일부터는 일감이 아예 없을지도 몰라 걱정스럽다”고 했다. 이 공사 현장 관계자는 “현장 인력이 450명쯤 되는데 이 중 골조 작업과 외벽 공사 등에 투입되는 100여 명이 타워크레인 파업 때문에 오늘 오후부터는 일을 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근로자 1500여 명이 일하는 서울의 한 주상복합개발사업 공사 현장에서도 전체 인력의 10%가량인 150여 명이 일감이 없어 집으로 돌아갔다. 서울 송파구의 한 아파트 공사 현장 관계자는 “구조물이 웬만큼 높이 올라간 상태에서는 타워크레인을 대체할 장비가 없어 일용직 근로자들의 일감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김은지 eunji@donga.com·한성희 / 광주=이형주 기자}

    • 2019-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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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애들과 탄 한강유람선, 구명조끼 눈길도 안줘

    “지금부터 구명조끼 착용법에 대해 안내해 드리겠습니다. 고객 여러분께서는 앞쪽에 있는 승무원을 주목해 주시기 바랍니다.” 1일 오후 1시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선착장을 출발한 유람선 ‘시티’호의 갑판 위 스피커를 통해 이런 안내방송이 나왔다. 선착장을 출발한 지 7분쯤 지난 뒤였다. 곧바로 한 승무원이 갑판 뱃머리 쪽에 자리를 잡았다. 그러고는 구명조끼 착용 시범을 보이기 시작했다. “구명조끼는 부착끈과 포켓이 나오도록 입으시고 가장 먼저 가슴끈, 허리끈을 착용해 주십시오….” 스피커를 통해 계속 이어져 나오는 설명에 따라 승무원이 시범을 보였다. 하지만 대부분의 승객은 승무원의 시범에 눈길조차 주지 않았다. 승무원의 시범과 설명을 제대로 보고 듣는 승객은 10명도 채 되지 않았다. 갑판 위에는 100명의 승객이 있었다. 이 중 25명은 초등학생 이하 어린이였다. 어린 자녀들을 데리고 온 부모 중 누구도 아이들에게 구명조끼 착용 시범을 잘 보고 들으라고 얘기하지 않았다. 헝가리 부다페스트 다뉴브강에서 발생한 유람선 침몰 사고로 구명조끼 착용을 포함한 유람선 내 안전수칙에 대한 중요성이 다시 한번 강조되고 있다. 하지만 이날 한강 유람선에 탑승한 기자는 배에서 내릴 때까지 구명조끼를 착용한 승객을 단 한 명도 볼 수 없었다. 현행 ‘유선 및 도선사업법’은 5t 이하의 소형 선박 중에서도 관할 관청이 지정한 일부 선박에 대해서만 승객들의 구명조끼 착용을 의무화하고 있다. 시티호는 247t급이어서 승객들의 구명조끼 착용이 의무는 아니다. 선박 사고는 배의 규모에 관계없이 피해가 커질 수 있기 때문에 구명조끼 착용 의무화 대상 선박의 범위를 더 넓혀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기자가 탄 유람선은 여의도선착장을 출발해 마포대교, 당산철교를 지나 다시 여의도선착장으로 돌아오는 코스를 40분간 운항한다. 이런 유람선이 하루에 6차례씩 일주일 내내 한강 위를 다닌다. 유선 및 도선사업법에 따르면 유람선 사업자는 안전한 승선·하선 방법과 인명 구조장비 사용법, 유사시 대처 요령 등을 출항 전에 승객들에게 반드시 설명해야 한다. 이날 기자가 탑승한 배에서는 구조장비 사용법에 대해서는 비교적 자세한 설명이 있었지만 사고 발생 시 행동 요령에 대한 안내는 따로 없었다.■ 갑판 정원 80명인데… 승객 100명 올라가도 아무도 제지안해 ■ “어린이 친구와 함께하신 고객님께서는 어린이가 뛰어다니거나 난간에 매달리지 않도록 늘 함께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구명조끼 착용 시범이 있기 전엔 스피커를 통해 이런 안내방송이 나왔다. 탑승 어린이 보호자들에게 각별히 주의를 당부하는 내용이었다. 실제로 탑승 어린이들 중에는 난간에 매달렸다가 내려오기를 반복하는 경우가 있었다. 하지만 이를 제지하거나 주의를 주는 부모는 보이지 않았다. 어린아이를 한 손으로 안은 채 난간에 바짝 붙어 갈매기에게 먹이를 주는 어른들도 곳곳에서 눈에 띄었다. 한 여성은 ‘갈매기를 보라’며 서너 살쯤 돼 보이는 아이를 난간 가까이로 이끌기도 했다. 난간에 매달리는 어린이들의 안전을 챙기지 않기는 승무원들도 마찬가지였다. 이 유람선이 운항하는 동안 대부분의 승객은 갑판 위에서 시간을 보냈다. 운항 시간의 절반가량인 20분 정도는 전체 승객 100명 모두가 갑판 위에 있었다. 갑판 아래 1층에는 좌석이 마련돼 있다. 하지만 이곳에서 음악 공연이 진행되는 약 10분 동안을 제외하고는 승객들은 갑판 위에 있었다. 갑판이 있는 이 유람선의 2층 최대 수용 인원은 80명이다. 수용 인원을 넘어선 승객들이 갑판 위로 나와 있었지만 이를 통제하는 승무원은 보이지 않았다. 김광수 목포해양대 항해학부 교수는 “승객들이 갑판 위로 다 올라가 있으면 무게중심이 위로 쏠려 배의 복원성이 줄어든다”며 수용 인원을 초과한 승객이 갑판 위에 머무는 것의 위험성을 지적했다. 기자가 유람선 곳곳을 둘러본 결과 구명조끼는 1층 좌석 맨 뒤편과 앞쪽 무대 주변에 성인용 총 138개, 2층 매점과 갑판 좌석 아래에 성인용 85개, 소인용 16개가 있었다. 유선 및 도선사업법은 구명조끼를 선박 정원의 120% 수준으로 갖추도록 정하고 있다. 시티호의 승선 정원은 256명이다. 규정상 구명조끼는 308개가 있어야 한다. 소인용 구명조끼는 정원의 20% 이상을 갖춰놔야 한다. 최소 52개는 있어야 한다. 유람선 측은 “1, 2층 곳곳에 성인용 구명조끼 267개, 2층에 소인용 구명조끼 61개가 비치돼 있다”고 설명했다. 이 유람선을 운영하는 ‘이랜드 크루즈’ 최경민 대표이사는 “유람선 시설 등을 선박안전기술공단에서 매년 한 차례 점검하고 있다”며 “서울시 한강사업본부에서도 매달 불시 점검을 나와 구명조끼 개수 및 상태 등을 검사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구명조끼가 비치된 위치를 확인하기 위해 유람선 곳곳을 둘러본 기자가 찾지 못했다면 승객들이 비상시 급박한 상황에서 구명조끼를 발견하기는 더욱 어려워 보였다. 다뉴브강에서 침몰한 유람선에도 구명조끼는 비치돼 있었지만 이 배는 크루즈선에 추돌당한 뒤 7초 만에 침몰했다. 이은방 한국해양대 해양경찰학과 교수는 “구명조끼가 어느 위치에 어떻게 보관돼 있다는 걸 제대로 교육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진영 행정안전부 장관은 2일 오후 이랜드 크루즈가 운항하는 유람선 ‘트리타니아’호에 올라 안전관리 실태를 직접 점검했다. 진 장관은 “국내 유람선의 안전 실태를 꼼꼼히 점검하겠다”고 말했다. 박상준 speakup@donga.com·김은지 기자}

    • 2019-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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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성별 떠나 경찰의 취약한 공권력이 근본 문제”

    “경찰관 손발 다 묶어놓고 여자 경찰이라 제압하지 못했다고 비난하니 참담하다.” 이른바 ‘대림동 여자 경찰 사건’의 관할서인 서울 구로경찰서 소속 경찰관은 20일 본보와의 통화에서 연신 안타까워했다. 이번 사건의 본질은 술에 취한 사람이 난동을 부리면서 경찰에게 욕설을 퍼부어도 경찰은 ‘집에 가라’는 말로 달랠 수밖에 없는 공권력의 무력함인데 ‘여자 경찰 무용론’으로 번졌다는 것이다. 사건 당시 현장 동영상을 보면 중국동포 허모 씨(53)가 출동한 남자 경찰에게 욕설을 퍼붓는데도 경찰은 “빨리 집에 가세요”라고 말한다. 남자 경찰의 뺨까지 때린 허 씨는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체포됐다. 현장의 경찰관들은 이번 대림동 사건은 여자 경찰의 문제라기보다는 경찰이 공권력을 제대로 사용하지 못하는 것이 더 큰 문제라고 입을 모았다. 술에 취한 사람들이 욕을 하고 멱살을 잡아도 인권을 침해했다고 민원을 제기할까 봐 참을 수밖에 없는 현실이 치안 역량을 약화시킨다는 것이다. 서울의 한 경찰서 김모 순경은 1월 택시 안에서 자고 있는 20대 남성을 깨우다가 멱살을 잡혔는데도 ‘보는 눈도 많은데 제압했다가 괜히 민원 들어오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제일 먼저 들었다고 했다. 김 순경은 “‘과잉 진압했다’고 민원 들어오면 인사에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며 “결국 계속 욕을 해대는 남성을 말로 설득해 돌려보냈다”고 말했다. 남자 경찰에 비해 힘이 상대적으로 약한 여자 경찰이라도 삼단봉 등의 장구를 사용하면 남성도 제압할 수 있다는 게 현장 경찰관들의 공통된 목소리였다. 하지만 ‘인권’이 강조되는 추세이다 보니 현장에서는 물리력을 사용하기보다는 말로 설득하는 경우가 많다. 서울의 한 지구대 여자 경찰관은 “경찰이 물리력을 사용하는 것에 대한 반발 정서가 워낙 강하고 장구 사용 기준도 명확하지 않다”며 “혹시라도 나중에 책임질 일이 생길까 봐 물리력 사용을 다들 꺼린다”고 말했다. 원경환 서울지방경찰청장은 20일 “직원들이 현장에서 ‘비례의 원칙’에 따라 대응하는 경우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정당한 공권력 집행에 저항하는 상대를 제압하는 데 필요한 최소한의 물리력 행사는 문제 삼지 않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이번 사건 이후 경찰 내부에서는 비판의 목소리도 나왔다. 일선 현장을 책임지는 간부급 경찰들은 매달 한 번씩 현장 경찰에게 무도체포술 훈련을 시키지만 사실상 무용지물이라고 입을 모았다. 훈련이 주로 밤샘 근무 후에 이뤄지는 데다 평가 항목이 아니다 보니 교관도, 훈련을 받는 경찰도 형식적으로 시간만 때운다는 것이다. 중앙경찰학교에서 이뤄지는 체포 훈련도 현장에선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게 신입 경찰들의 공통된 반응이었다. 서울의 한 지구대장은 “실제 현장에서 유용한 훈련은 전혀 없는 게 현실”이라며 “대림동 사건 여자 경찰이 무슨 잘못이 있나. 평소 훈련을 제대로 시키지 않은 조직이 문제”라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일부 여자 경찰관들은 자비를 들여 개인적으로 유도 등 무예를 배운다. 여자 경찰들도 제 몫을 하지 못한다는 스트레스에 시달린다. 태권도와 합기도를 합쳐 7단인 한 여성 순경은 “같이 출동한 남자 직원들에게서 ‘네가 다치면 일이 커지니 나서지 말라’는 말을 들을 때마다 자괴감이 들었다”고 말했다.조동주 djc@donga.com·김은지·한성희 기자}

    • 2019-0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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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청년드림]“면접-서류 맞춤 멘토링에… 일자리 희망 찾았어요”

    지난달 청년실업률이 20년 만에 최악을 기록하는 등 청년 취업시장이 갈수록 위태로워지고 있다. 이 같은 심리가 반영된 것일까. 16일 경기 고양시 킨텍스 제2전시관에서 열린 제12회 청년일자리 박람회 ‘청년드림 잡 콘서트’에는 행사 시작 1시간 전부터 긴 행렬이 늘어섰다. 이 행사는 청년 구직자들이 65개 중소·중견기업으로부터 즉석 채용 면접을 받을 수 있도록 동아일보 청년드림센터와 고양시가 함께 주최한 자리다. 대기업 9곳은 상담 부스를 마련했다. 2014년부터 시작된 청년드림 잡 콘서트에는 대학생, 특성화고 학생, 군인 장병 등 많은 취업 희망자들이 참석해 현장 면접과 다양한 진로, 직업 탐색의 기회를 갖는다. 지난해엔 상·하반기 두 차례 열린 행사에 총 9000명이 참석했고 이 가운데 100여 명이 취업에 성공했다. 이재준 고양시장은 “청년들이 취업에 희망을 갖게 되는 것이 대한민국의 미래이기 때문에 이런 자리를 마련하고 있다”며 “이번 행사를 통해 400여 명의 청년에게 일자리를 찾아주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70여 개 기업, 5000여 명 ‘북적’… 고교생도 눈길 이날 행사에는 청년 구직자 5000여 명이 참석했다. 대학 졸업 후 정보통신 업계 취업을 준비하고 있는 한재원 씨(28)는 “취업난이 남의 얘기일 줄 알았는데 졸업 후에 취업이 잘 안 돼 답답한 마음에 이곳을 찾았다”며 “온라인에 떠도는 단편적 정보가 아닌 실제 기업 관계자들의 말을 들을 수 있어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교복 차림의 고등학생이 벌써부터 취업을 고민하는 모습도 눈길을 끌었다. 친구와 함께 잡 콘서트를 찾은 경기 고양시 일산동고 2학년 주현수 양(17)은 영어면접 클리닉 부스에서 영어면접을 체험했다. 주 양은 “국내에서 취업이 안 되면 해외로 취업할 수도 있을 것 같아 영어면접 상담을 받았다”고 했다. 이날 행사장엔 영어와 일본어 면접 클리닉은 물론 △취업서류 클리닉 △인·적성 검사 클리닉 △면접 이미지 클리닉 △경영지원·마케팅·금융 등 11개 직무 분야 종사자 및 전문가의 개별 멘토링 등이 마련돼 취업준비생들에게 해법을 제시했다. 올 2월 이공계 석사 과정을 졸업한 전영현 씨(27)는 취업서류 클리닉을 받았다. 취업준비생들이 흔히 쌓는 ‘스펙’은 없지만 연구 경험이 많은 전 씨는 이 장점을 어떻게 살릴 수 있을지를 주로 물었다. 전 씨는 “어려운 연구 내용을 쉽게 표현할 수 있는 방법을 상세히 알려줘 유익했다”고 말했다.○ 구인난 중소기업도 만족, AI 면접체험에 ‘엄지 척’ 현대자동차와 LG전자, 롯데백화점 등 대기업 9곳이 마련한 공채 상담 부스에는 기다리는 청년들이 짧은 행사 시간을 아쉬워할 정도로 대기자들의 줄이 길었다. 지난해 수도권 대학을 졸업한 취업준비생 윤창일 씨(28)는 “자동차 관련 기업 취업을 준비하는데 현대자동차 담당자에게 20분 가까이 상담받았다”며 만족스러워했다. 전역 이후 취업을 돕기 위해 육군 1군단이 후원에 나선 가운데 전투복 차림의 장병들도 곳곳에 눈에 띄었다. 최홍식 병장(23)은 “다음 달 전역하면 3학년으로 대학에 복학하는데 미리 취업을 준비하기 위해 전우들과 함께 잡 콘서트를 찾았다”고 했다. 서울의 한 대학에서 공학을 전공하고 있는 최 병장은 취업 멘토링을 통해 금융권 취업을 위해 어떤 준비를 해야 할지 도움을 받을 수 있었다. 취업난 속에 구인난을 겪고 있는 중소·중견기업들에도 잡 콘서트는 반가운 자리다. 현장 면접장에서 만난 최영희 신성엔에스텍 관리부장은 “온라인에도 채용 공고를 올리고 있지만 현장에서 직접 구직자를 만나 회사의 장단점을 설명하며 채용을 진행할 수 있다는 점이 좋다”며 “1시간여 만에 벌써 2명을 점찍었다”고 얘기했다. AI 면접체험 부스도 현장에서 큰 관심을 모았다. 채용 비리를 근절하고 직무 적합도 높은 인재를 선발하기 위해 AI 면접을 도입하는 기업들이 늘고 있지만 막상 취업준비생들이 이를 체험해 볼 기회는 드문 상황. 5분간 진행되는 약식 모의면접 테이블 앞은 차례를 기다리는 참가자들로 붐볐다. 1시간 동안 진행되는 정식 모의면접을 체험하기 위해 사전에 신청한 참가자가 30명을 넘었다. AI 모의면접을 마친 윤지수 씨(22·여)는 “사람 얼굴을 보고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어색하고 당황스러웠다”며 “앞으로 인공지능 면접을 치르게 된다면 이번 경험이 큰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고양=김도형 dodo@donga.com·김은지 기자}

    • 2019-0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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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속도로에서 잠깐이라도 내렸다간…故한지성 교통사고 한 해 100건

    10일 오후 11시경 인천국제공항도로 서울 방향 김포공항 나들목 부근. 여배우 한지성 씨(28)가 6일 오전 3시 52분경 사고를 당한 장소다. 한 씨는 이곳 2차로에 차를 세우고 내린 뒤 트렁크 뒤편에 서 있다 뒤에서 오는 택시와 올란도 차량에 치여 숨졌다. 기자도 야간에 이 지점 인근을 차로 직접 주행해 봤다. 차량이 내달리는 도로에서 보행자의 출현은 생각하기 힘들었다. 도로 위에 보행자가 있더라도 가까이 다가서지 않는다면 잘 보이지 않을 것 같았다. 경찰청에 따르면 고속도로 보행자 사상사고는 2014년부터 2018년까지 5년간 매년 100건 넘게 발생했다. 지난달 16일에도 경부고속도로 부산방향 안성나들목 인근에서 고속도로를 걷던 70대 남성이 차에 치여 숨졌다. 이 중에는 차를 타고 달리다 잠깐 내린 사이 차에 치이는 경우도 적지 않다. 고장이나 사고로 차가 멈춰선 뒤 조치를 취하려다 뒤따르는 차에 치이는 2차 사고 피해자들도 이 안에 포함된다. 문제는 차량이 정지된 상태에서 사고를 당하면 일반 교통사고보다 피해가 훨씬 크다는 것이다. 한국도로공사에 따르면 2013~2017년 고속도로 위에서 발생한 2차 사고의 치사율은 연평균 52.7%로 일반 교통사고 치사율(연평균 9.1%)의 약 5.7배에 이른다. 차가 한 방향으로 움직이는 상황에서 주로 발생하는 추돌사고와 달리 멈춰 있는 상태에서 차에 받히면 더 큰 충격을 받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어떠한 돌발 상황에서도 고속도로 위에 서 있어서는 안 된다고 말한다. 임재경 한국교통연구원 국가교통안전연구센터 연구위원은 “고속도로에서는 후방 차량을 위해 안전 삼각대를 설치하려다가도 사고를 당할 수 있다”며 “사고가 나도 비상등을 켜고 트렁크를 열어두는 조치만 취하고 재빨리 도로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말했다. 고속도로에서는 보행자 사상사고가 발생해도 법원이 운전자의 책임을 묻지 않는 경우가 종종 있다. 고속도로 위 보행자 사망사고의 경우 과속 등 운전자의 과실이 일부 인정되더라도 법원이 무죄 판결을 내리기도 한다. 화물차 운전자 A 씨(34)는 2016년 4월 경기 시흥시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 일산 방면에서 차로에 떨어진 박스를 줍던 B 씨를 치어 숨지게 했다. A 씨는 제한속도가 시속 100km인 도로를 시속 130km를 넘겨 달렸다. 하지만 1심 법원인 수원지법 안양지원은 A 씨에게 죄가 없다고 봤다. 재판부는 ‘고속도로를 운행하는 자동차의 운전자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보행자가 있을 것까지 예견해 급정차 등의 조치를 취할 수 있도록 대비하면서 운전할 의무가 없다’는 대법원 판례를 인용하면서 “운전자가 제한속도인 시속 100km의 속력으로 운행했더라도 피해자가 1차로에 진입하기 이전에 사고가 발생할 가능성을 예상할 수 없었다”며 A 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2심 법원과 대법원도 같은 판단을 했다. 김은지 기자 eunji@donga.com서형석 기자 skytree08@donga.com}

    • 2019-0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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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딸 성폭행’ 아빠 편드는 엄마들… 심리파악 못해 피해 키운다

    새아빠로부터 당한 성폭력 피해를 경찰에 알렸다가 그 새아빠에게 살해된 A 양(13). 그의 친모 유모 씨(39)는 A 양의 보호자가 아닌 남편의 동조자에 가까운 행태를 보였다. 유 씨는 A 양이 남편에게 성폭행을 당할 뻔했다는 사실을 알게 되자 오히려 A 양의 친부에게 “딸 교육을 잘 시키라”고 따지며 A 양의 행실을 탓했다. 유 씨는 A 양이 경찰에 신고를 한 뒤에는 A 양을 살해 장소로 유인하는 등 남편의 범행을 도왔다. 딸이 가족에게 성폭력을 당했을 때 친모는 딸의 보호자 역할을 해야 하지만 지난달 27일 광주에서 벌어진 A 양 피살 사건처럼 친모가 남편이나 동거남 등 가해자 편에 서는 일이 적지 않다. 가족 내 성폭력 사건의 경우 친모의 비정상적인 심리 상태를 고려해 신속히 피해자를 보호해야 2차 피해를 막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아이가 거짓말” 가해자 편든 친모 지난해 초 지방 한 소도시에 사는 중학생 B 양은 학교 상담교사에게 “친아버지로부터 지속적으로 성추행을 당했다”고 털어놨다. 얼마 뒤 B 양이 아버지를 피해 아동보호기관에 입소하자 B 양의 어머니가 해당 기관에 찾아왔다. 어머니는 “원래 거짓말을 잘하는 아이다. 애아빠가 어쩌다 가슴을 스친 것을 만진 걸로 과장한 것”이라며 딸의 피해 사실을 부인했다. B 양의 아버지는 재판에 넘겨진 뒤 집행유예 판결을 받았다. B 양의 어머니는 아버지가 있는 집으로 돌아가지 않겠다는 B 양을 설득해 집으로 데려갔다. 2017년 말 중학교 2학년이던 C 양은 교내 상담 과정에서 초등학교 6학년 때부터 친아버지로부터 상습적인 성폭행을 당해 온 사실이 파악됐다. 학교 측이 C 양의 어머니에게 피해 내용을 알리자 어머니는 “부부관계가 좋지 않은 것이 다 이 아이 때문이었다”며 도리어 C 양을 탓했다. C 양의 어머니는 딸이 보호시설에 들어간 뒤 담당 상담사에게 “아이가 집에 없으니 남편이 신혼 때로 돌아간 것처럼 잘해준다”고 말했다고 한다. 공정식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광주 의붓딸 살해사건 피해자의 친모 유 씨 역시 남편과의 관계를 위해 딸을 제거해야 할 장애물로 여겼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피해자 친모 심리상태 고려, 적극 조치해야 가족 성폭력 사건들을 분석한 연구자들은 피해자의 친모가 남편이나 동거남에게 경제적, 심리적으로 압도당한 채 자존감이 극도로 낮은 경우가 드물지 않게 나타난다고 말한다. 자신의 딸을 성폭행한 가해자인 남편이나 동거남이 감옥에 갇힐 경우 생계유지나 자녀 양육이 어려워질까 두려움에 사로잡힌다는 것이다. 남편의 사랑을 딸에게 빼앗겼다는 박탈감을 느끼는 경우도 많다. 이 때문에 딸의 성폭력 피해를 알고도 묵인하거나 문제가 불거졌을 때 “그럴 리가 없다”며 가해자를 옹호하는 태도를 취한다고 가족 성폭력 전문가들은 분석한다. 생계가 어렵다는 둥 호소하며 “너만 참으면 동생들이 대학에 갈 수 있다”는 취지로 딸의 불필요한 죄책감을 부추기기도 한다. “너로 인해 문제가 생겼다”고 성폭력 피해의 책임을 딸에게 전가하는 사례도 있다. 전문가들은 광주 의붓딸 살해사건과 같은 비극을 막으려면 피해자 친모의 왜곡된 심리상태를 감안해 선제적인 피해자 보호 조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오윤성 순천향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친모가 피해자에게 2차 가해를 가할 것으로 우려되면 상담 치료를 받도록 하거나 피해자를 보호시설에 입소시키는 방안을 적극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광주 의붓딸 살해사건에서 경찰은 가해자인 새아빠와 함께 사는 친모에게 딸의 성폭력 신고 사실을 알려 보복 살해의 빌미를 줬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이 사건을 수사해온 광주 동부경찰서는 의붓딸을 살해해 시체를 유기한 새아빠 김모 씨(31·구속)를 7일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다. 경찰은 김 씨에게 살인혐의가 아닌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보복살인 혐의를 적용할 방침이다. 보복살인죄의 최소 형량은 징역 10년으로 살인죄 최소 형량(5년)의 두 배다. 살인 및 시체유기 방조 혐의로 청구된 구속영장이 기각된 어머니 유 씨는 광주 집에 머물며 경찰 조사를 받고 있다.김은지 eunji@donga.com / 광주=이형주 기자}

    • 2019-0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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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장에서/김은지]쇼핑몰 ‘꼬마 킥라니’ 방치하는 부모들

    근로자의 날이었던 1일 오후 경기 고양시 A쇼핑몰. 다섯 살 안팎으로 보이는 ‘꼬마 킥라니(킥보드+고라니)’들이 장난감 가게와 키즈카페 등이 밀집한 3층에서 킥보드를 탄 채 헤집고 돌아다니는 동안 어린 자녀와 동행한 부모들은 조마조마 불안해했다. 7세 딸과 쇼핑몰을 찾은 여모 씨(36·여)는 “아이들이 킥보드를 타다 딸과 부딪힐까 봐 불안하다”고 했다. 이 쇼핑몰 곳곳에는 ‘주행기구 이용 금지’라고 적힌 팻말이 붙어 있었다. 스피커에선 ‘킥보드 이용이 불가하다’는 쇼핑몰 측의 안내방송이 흘러나왔다. 하지만 기자가 현장을 지켜본 1시간 30분 동안 직접 본 꼬마 킥라니는 10명이 넘었다. 헬멧 같은 안전장비를 착용한 아이는 한 명도 없었다. 부모들은 실내에서 내달리는 아이들을 말리기는커녕 킥보드에 올라타 직접 시범까지 보였다. 최근 휴일에 가족들과 쇼핑몰·대형마트를 찾는 시민들은 북적이는 인파 속에서 꼬마 킥라니까지 피해 다녀야 해 애를 먹고 있다. 쌩쌩 달리는 킥보드를 멈추는 데 익숙지 않은 아이들은 종종 사고를 내기도 한다. 어린아이가 타는 킥보드에 부딪혀 코뼈가 부었다거나 킥보드에 밟혀 발가락을 다쳤다고 호소하는 사례들이 많다. 토요일이던 지난달 13일 오후 인천 연수구의 B아웃렛에서는 20대 남성이 킥보드를 타고 측면에서 돌진한 5세 남자 아이에게 다리를 부딪혀 휘청거렸다. 의류매장에서는 4세 남자 아이가 킥보드를 타고 좁은 판매대 사이를 돌아다녀 손님들이 피해 다니기도 했다. 충남 홍성군에 사는 이모 씨(31·여)는 3월 말 한 대형마트의 무빙워크에서 킥보드를 타고 내려오던 아이에게 받혀 발뒤꿈치 살점이 떨어져 나가는 부상을 입었다. 쇼핑몰과 대형마트 측은 곳곳에 ‘킥보드 출입 금지’ 안내판을 붙여 놓았다. 하지만 고객을 강제로 쫓아낼 수는 없어 애만 태우고 있다. B아웃렛 관계자는 “하루에도 수십 명이 킥보드를 갖고 오는데 그렇다고 고객들한테 나가라고 하기는 어렵다”고 했다. 자녀들의 킥보드 질주를 방관하는 부모들은 아이들이 평소 학원 스케줄로 바빠 야외활동을 할 기회가 적기 때문에 쇼핑몰이나 마트에서라도 운동 삼아 탈 수 있게 하는 거라고 항변했다. 쇼핑몰 내부가 야외의 인도보다 안전하고 미세먼지 걱정도 없다는 말도 덧붙였다. 하지만 기자에게는 ‘내 아이들의 뛰어놀 권리가 다른 시민의 안전보다 더 중요하다’는 어긋난 자녀 사랑으로 들렸다. ‘실내에서는 주행기구를 타면 안 된다’는 쇼핑몰 규정을 부모의 묵인하에 어기는 아이들이 어떤 어른으로 자랄지도 걱정이 됐다. 기자가 주말 동안 돌아다닌 쇼핑몰들은 편의를 위해 규칙을 외면하는 어른들의 모습을 아이들이 그대로 보고 배우는 현장이었다. 김은지 사회부 기자 eunji@donga.com}

    • 2019-0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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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피신고자 정신병력, 공문 보내야 알아… 현장 경찰 ‘깜깜이 출동’

    경찰은 17일 경남 진주시 한 아파트의 ‘묻지 마 방화·살인 사건’ 발생 7개월 전부터 지난달까지 피의자 안인득 씨(42)의 오물 투척 등 난동에 대한 112 신고를 8차례 받았다. 그동안 아파트 이웃 주민 등은 안 씨의 과격한 행태에 몸서리쳤다. 하지만 경찰은 여러 차례 현장에 출동하고도 그가 조현병을 앓았다는 사실을 파악하지 못했다. 경찰이 현장 출동 단계에서 피신고자의 정신병력을 확인하는 게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결국 “너무 무섭다”며 경찰에 5차례나 신고했던 안 씨의 윗집 주민 강모 씨(54·여)는 안 씨가 휘두른 흉기에 중상을 입었다. 강 씨의 조카 최모 씨(19)는 목숨을 잃었다. 경찰이 안 씨의 정신병력을 확인해 미리 조치를 취했다면 이 같은 참사를 막을 수 있었을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 출동 경찰 정신병력 요청에 “공문 보내라” 현장 출동 경찰관들에게 피신고자의 정신병력은 중요한 정보다. 신고자나 경찰관들이 예상치 못한 공격에 대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10월 경기 광명시에서 60대 여성이 “미행을 당하고 있다”고 경찰에 신고했다. 이 여성이 김모 씨(64)의 미행 등 위협을 경찰에 신고한 횟수는 모두 5차례나 된다. 하지만 김 씨가 조현병 환자라는 사실을 몰랐던 경찰은 “내 갈 길을 가는 것이지 쫓아가는 것이 아니다”라는 김 씨의 말을 믿고 사건을 종결했다. 결국 마지막 미행 신고 19일 뒤 신고 여성은 김 씨에게 살해당했다. 또 지난해 7월 경북 영양군에서는 피신고자의 정신병력을 모른 채 현장에 출동한 경찰관이 흉기에 찔려 숨졌다. 무엇보다 경찰이 출동 단계에서 피신고자의 정신병력을 파악하려고 해도 정신질환자 정보가 제대로 관리되고 있지 않은 게 문제다. 전국에 정부나 지방자치단체가 관리하는 정신건강복지센터(센터) 243개가 있지만 조현병 환자나 보호자가 병력을 센터에 제공하지 않으면 이를 강제할 수단이 없다. 전체 정신질환자 가운데 센터에 등록된 비율은 19%(2017년 기준 추정치)에 불과하다. 또 센터에 피신고자의 정신병력이 있다고 해도 경찰은 쉽게 열람할 수 없다. 개인정보보호법에 따라 센터는 수사를 위해 필요한 경우 경찰에 관련 정보를 제공할 수 있지만 경찰이 정보를 요청하려면 공문을 센터에 보내야 해 촌각을 다투는 출동 상황에서는 무용지물이다. 또 열람을 요청한다고 하더라도 센터가 기록을 제공할 의무가 없어 거절당하는 경우도 있다. 만약 피신고자에게 전과가 있는 경우 경찰은 사건기록의 정신병력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 하지만 현장 출동이 잦은 파출소·지구대 경찰관들이 사건기록을 열람하려면 별도 승인을 받아야 한다. 사건 현장의 초동 조치 단계를 거친 뒤 피신고자가 입건돼 범죄 혐의가 인정될 경우 경찰은 법원에서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받아 병원과 건강보험공단에서 정신병력을 확인할 수 있다.○ “정신질환자와 피해자 인권 균형 맞춰야” 보건복지부는 환자의 정신병력이 민감한 개인정보이므로 수집 및 열람이 제한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조현병 환자의 ‘묻지 마 살인’이 반복되면서 시민의 안전과 생명을 위해 현장 경찰이 정신병력 여부를 확인할 수 있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해 말 임세원 강북삼성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가 병원에서 조현병 환자의 공격으로 숨진 사건을 계기로 정신건강복지법이 개정(임세원법)돼 시행을 앞두고 있지만 개정 법에도 수사기관의 정신병력 정보 접근을 허용하는 내용은 없다.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정신질환자의 인권도 중요하지만 그들에 의해 위험에 놓인 시민들의 인권 역시 보호받아야 한다. 보건당국과 수사기관 간의 정보공유 시스템을 도입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김은지 eunji@donga.com·남건우 기자}

    • 2019-0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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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휴지통]집안 곳곳 몰카… 34명 여성 불법촬영한 제약업체 2세

    집 안 곳곳에 몰래카메라를 설치해 놓고 여성과의 성관계 장면이나 여성 신체를 불법 촬영해온 제약회사 2세가 구속됐다. 권덕진 서울동부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성폭력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혐의로 이모 씨(34)에 대해 청구된 구속영장을 18일 발부했다. 권 부장판사는 “범죄 사실이 소명되고 도망할 염려가 있다”며 영장 발부 사유를 설명했다. 이 사건을 수사한 서울 성동경찰서에 따르면 이 씨는 2007년부터 전등, 변기, 시계 등 집 안 곳곳에 몰래카메라를 설치해 두고 방문하는 여성들과의 성관계 장면이나 신체 사진을 불법으로 촬영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 씨가 불법 촬영한 동영상과 사진은 수백 건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피해 여성도 최소 34명인 것으로 전해졌다. 10년 넘게 계속된 이 씨의 범행은 이 씨 컴퓨터에 저장된 불법 촬영 동영상을 전 여자친구가 발견해 지난달 경찰에 고소하면서 덜미를 잡혔다. 혐의를 대체로 시인한 이 씨는 “영상을 소장하고 싶은 마음에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김은지 기자 eunji@donga.com}

    • 2019-0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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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집안 곳곳 몰카 설치해 성관계 불법촬영…제약회사 2세 구속영장

    집안 곳곳에 몰래카메라를 설치해 놓고 여성과의 성관계 장면이나 여성 신체를 불법 촬영해온 제약회사 2세가 구속됐다. 권덕진 서울동부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성폭력범죄의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혐의로 이모 씨(34)에 대해 청구된 구속영장을 18일 발부했다. 권 부장판사는 “범죄사실이 소명되고 도망할 염려가 있다”며 영장 발부 사유를 설명했다. 이 사건을 수사한 서울 성동경찰서에 따르면 이 씨는 2007년부터 전등, 변기, 시계 등 집안 곳곳에 몰래카메라를 설치해 두고 방문하는 여성들과의 성관계 장면이나 신체 사진을 불법적으로 촬영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 씨가 불법 촬영한 동영상과 사진은 수백 건인 것으로 알려졌다. 피해 여성도 최소 34명인 것으로 전해졌다. 10년 넘게 계속된 이 씨의 범행은 이 씨 컴퓨터에 저장된 불법 촬영 동영상을 전 여자친구가 발견해 지난달 경찰에 고소하면서 덜미를 잡혔다. 혐의를 대체로 시인한 이 씨는 “영상을 소장하고 싶은 마음에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디지털포렌식(디지털 저장매체 복구 및 분석)을 통해 피해자가 더 있는지를 확인할 것”이라고 밝혔다.김은지 기자 eunji@donga.com}

    • 2019-0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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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참사일에 열린 재판… “특조위 방해 기억 안난다”

    “3, 4년 전 일이라 기억나지 않는다. 홍남기 전 정책조정수석실 기획비서관이 기록했으니 홍 전 비서관에게 확인하라.”(이병기 전 대통령비서실장) “기억이 나지 않는다.”(안종범 전 대통령경제수석비서관) “회의록을 챙겨본 적이 없다.”(조윤선 전 대통령정무수석비서관) 세월호 참사 5주기인 16일 서울동부지법에서 열린 ‘4·16 세월호 특별조사위원회(특조위) 활동 방해 사건’ 재판에서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로 기소된 이 전 비서실장과 안 전 경제수석, 조 전 정무수석 등 주요 피고인들은 증인신문을 통해 모두 혐의를 부인했다. 이날 재판에는 특조위 가동 3개월 뒤인 2015년 11월 홍 전 비서관이 작성한 ‘청와대 비서실장 주재 수석비서관(실수비) 회의 결과 보고서’와 강용석 전 청와대 해양수산비서관실 선임행정관의 업무수첩 등이 증거로 제시됐다. 이들 자료에는 ‘세월호 특조위에서 사고 당일 VIP(박근혜 대통령) 행적을 전원위원회에 조사 안건으로 상정·채택하려고 시도하고 있는데 이에 대해 해수부가 책임지고 대응, 제어할 것’ 등 청와대가 특조위 활동을 방해하려 한 정황이 담겨 있다. 또 ‘세월호 특조위가 청와대 대응 5개 사항(VIP 7시간 행적 포함)을 조사하는 내용의 안건을 전원위원회에 상정하는 것은 명백한 일탈, 월권 행위인 만큼 해수부를 중심으로 강력한 대응 조치를 취할 것(경제수석)’ 등의 표현도 있다. 이 전 실장은 이날 첫 증인으로 나와 “오늘이 4월 16일이다. 유명을 달리하신 분들의 명복을 빌고 유가족에게 위로의 말씀을 전한다”고 했다. 지난해 3월 시작된 이 재판은 35차례 공판을 거치며 1년 넘게 이어져 왔다. 김은지 eunji@donga.com·이소연 기자}

    • 2019-0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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