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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정부 시절 20대 총선 개입 혐의 등을 받고 있는 박기호, 정창배 치안감에 대한 구속영장이 30일 밤 모두 기각됐다.서울중앙지법 임민성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이날 박, 정 치안감에 대해 “객관적인 사실관계는 인정하면서 그 법리적 평가여부에 관하여만 다투고 있는 점, 본건 가담경위 내지 정도 등에 참작의 여지가 있어 보인다”며 “현재까지 수사경과, 피의자의 수사과정에서의 출석관계 및 심문과정에서 진술태도, 피의자의 주거 및 직업관계 등을 종합하면, 현 단계에서 피의자에 대한 구속 사유와 그 상당성을 인정하기 어렵다”며 기각 사유를 밝혔다. 앞서 박, 정 치안감은 이날 오전 열린 영장실질심사에서 “과거 정부에서도 관행적으로 해오던 일이라 위법인 줄 몰랐다”고 소명했다. 검찰에 따르면 이들은 2016년 4월 20대 국회의원 총선거를 앞두고 정보경찰 조직을 동원해 당시 여권 내 ‘친박(친박근혜)계 당선을 위한 맞춤형 정보를 수집하고 선거대책을 수립 및 기획한 혐의(공직선거법 위반)를 받고 있다. 당시 박, 정 치안감은 각각 경찰청 정보심의관, 청와대 치안비서관실 선임행정관이었다. 이들은 또 경찰청 정보국 근무시절인 2012~2016년 사이 당시 정부 여당에 반대 입장을 보이는 세월호 특조위·국가인권위 일부 위원, 전교조·진보교육감 등을 사찰한 혐의(직권남용)도 받고 있다. 박, 정 치안감에 대한 구속영장이 기각되면서 이들의 경찰 및 청와대 지휘 라인에 있던 강신명 전 경찰청장과 현기환 전 대통령정무수석비서관 등 윗선으로 향하던 검찰 수사도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황형준 기자 constant25@donga.com}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분식회계 의혹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부장검사 송경호)는 증거 위조와 증거 인멸 등의 혐의로 삼성바이오에피스 상무 1명과 부장 1명을 29일 구속했다. 이들의 영장실질심사를 한 서울중앙지법 신종열 부장판사는 “범죄 혐의가 소명되고, 증거인멸 염려 등의 구속 사유가 인정된다”며 영장을 발부했다. 이들은 지난해 5월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삼성바이오에피스에 대한 금융감독원 회계감리가 끝난 뒤 검찰 수사를 앞두고 회계 관련 자료를 삭제한 혐의를 받고 있다. 황형준 기자 constant25@donga.com}

패스트트랙 대치가 무더기 고발전(戰)으로 번지고 있다. 29일까지 여야 국회의원 68명이 피고발인 신세가 됐다. 더불어민주당은 이날 자유한국당 의원 19명과 한국당 소속 보좌진 2명 등 21명을 국회선진화법 위반과 특수공무집행 방해 등의 혐의로 고발했다. 26일 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 등 의원 18명과 보좌진 2명을 고발한 데 이은 2차 고발이다. 민주당 관계자는 “25일 의안과 법안 접수를 방해했던 사람들을 1차로 고발했고 이번에는 26일 정치개혁특별위원회 회의장 진입을 막은 이들을 고발한 것”이라고 했다. 나 원내대표 등 8명은 1차 고발된 데 이어 이번에도 고발장 명단에 올랐다. 민주당 이해찬 대표는 29일 “직접 휴대전화 카메라로 불법행위한 사람 사진을 30장 찍어뒀다”며 “나는 더 이상 정치를 하지 않을 사람이다. 내 이름으로 고발 조치할 것”이라며 추가 고발 계획을 밝혔다. 한국당을 향해서는 “도둑놈들한테 이 국회를 맡길 수 있겠느냐”고 강하게 비판했다. 같은 날 정의당도 한국당 의원 40명을 포함한 42명을 국회선진화법 위반 등의 혐의로 고발했다. 이로써 민주당과 정의당이 고발한 한국당 의원은 모두 50명이 됐다. 28일 민주당 홍영표 원내대표 등 의원 15명을 고발한 한국당은 이번에도 ‘맞고발 카드’를 꺼냈다. 한국당 전희경 대변인은 “한국당을 ‘도둑놈’에 빗댄 이해찬 대표와 폭력행위가 추가로 확인된 (민주당 및 정의당) 의원 15명을 추가 고발할 것”이라고 했다. 한편 문무일 검찰총장은 “사건을 관할 지검에 배당해 현장 확인이 필요한 범죄는 경찰에 맡겨 수사지휘하도록 하고, 직권남용 혐의 등은 직접 수사하라”는 지침을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접수한 사건을 이번 주 안에 서울남부지검으로 이송할 계획이다.강성휘 yolo@donga.com·황형준 기자}
서울중앙지검 공안2부(부장검사 김성훈)는 26일 박기호 경찰인재개발원장과 정창배 중앙경찰학교장에 대해 공직선거법 위반과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두 사람은 모두 현직 치안감이다. 검찰에 따르면 박, 정 치안감은 각각 박근혜 정부 당시 경찰청 정보심의관, 청와대 치안비서관실 선임행정관이던 2016년 20대 총선을 앞두고 정보경찰 조직을 동원해 당시 여당의 이른바 친박(친박근혜)계 의원들의 당선을 위해 선거 관련 정보를 수집하는 등 공무원 선거관여 금지 규정을 위반한 혐의다. 또 2012∼2016년 정부와 여당을 비판하거나 반대하는 세월호 특별조사위원회와 국가인권위원회의 일부 위원, 전국교직원노동조합 및 이른바 진보 교육감 등을 사찰한 혐의(직권남용)도 받고 있다. 검찰은 당시 두 치안감의 경찰과 청와대 지휘선상에 있던 강신명 전 경찰청장과 현기환 전 대통령정무수석비서관 등도 수사하고 있다.황형준 기자 constant25@donga.com}

“전관예우는 궁박한 처지에 놓여 있는 국민들의 피눈물 나는 사정을 이용해 금전적 이익을 취하는 범죄입니다.” 이찬희 대한변호사협회 회장은 25일 “얼마 전 ‘전관예우는 예우가 아니라 반칙이고 범죄입니다’라는 언론 기사를 본 적이 있다”며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열린 ‘제56회 법의 날’ 기념식 축사를 통해 이렇게 말했다. 앞서 동아일보는 22∼24일 ‘전관예우, 반칙이고 범죄입니다’ 연속 기획에서 법조윤리협의회의 전관 변호사 자료를 근거로 비전관 변호사들과의 수임 격차와 그로 인한 부작용 등을 심층 보도했다.○ “‘전관예우 비리’ 신고자에 거액 포상금” 이 회장은 축사에서 “전관예우는 우리 사회의 발전을 저해하고 동료 변호사들의 공정한 직무수행을 방해하는 범죄”라고 강조했다. 또 “국민들로부터 법원의 재판과 검찰의 수사가 공정하다고 인정받기 위해서는 반드시 전관예우의 폐습이 철폐돼야 한다”며 전관예우 근절 방안을 밝혔다. 변협이 전관예우 근절 대책을 내놓은 것은 처음이다. 그는 먼저 “앞으로 전관예우를 이용해 국민이 납득할 수 없는 고액의 수임료를 받으면서 변호사의 품위를 훼손하는 수임 행위에 대해 그 남용의 정도에 따라 제명 등 중징계를 하겠다”고 약속했다. 또 변협 전관비리신고센터의 상근 변호사가 전관 비리 및 법조 브로커를 적발하고, 관련 비리를 신고하는 변호사와 국민들에게 거액의 포상금을 지급하겠다고 밝혔다. 이 회장은 이어 사법부와 검찰을 향해 “외국 사례처럼 판사와 검사가 변호사와 휴대전화를 포함한 사적인 통화나 만남을 가진 경우 이를 보고하는 것을 의무화하고, 만일 이를 위반하는 경우 징계가 이뤄져야 한다”고 했다. 이어 “하급심 판결이 전부 공개되면 특정한 판사가 같은 내용의 사건에 대해 어떤 피고인에게는 실형을 선고하고, 어떤 피고인에게는 집행유예를 선고한 것인지가 파악된다”며 “판결문의 전면 공개는 전관예우의 폐해를 실효성 있게 막을 수 있는 방법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 대법원장, 국회에 사법개혁법안 논의 촉구 법무부와 변협이 공동 주최한 기념식에는 김명수 대법원장과 유남석 헌법재판소장, 박상기 법무부 장관, 문무일 검찰총장 등 법조계 주요 인사 300여 명이 참석했다. 김 대법원장은 인사말에서 “사법부 현실과 국민이 염원하는 사법부의 모습 사이에 간극이 있음을 무겁게 인식하고 있다”며 “법조인들은 국민과 소통하면서 정의가 살아있는 사회를 국민들 앞에 보여줘야 할 책임이 있다”고 강조했다. 또 고등법원 부장판사 승진제도 폐지, 법원행정처의 법원사무처 전환 방안 등이 담긴 사법개혁법안을 국회에서 심도 있게 논의해 달라고 촉구했다. 박 장관은 기념사에서 “국민이 쟁취하고 지켜낸 민주주의가 뿌리 내릴 때 특권과 반칙이 허용되지 않는 진정한 법치주의도 우리의 일상이 될 것”이라며 “과거의 잘못을 바로잡고 정의롭고 공정한 법 집행을 통해 진정한 법치국가 구현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기념식에서는 윤세리 변호사(66)가 국민훈장 모란장(2등급)을 받는 등 13명이 훈포장을 받았다. 법무법인 율촌 명예대표인 윤 변호사는 공익 법인의 투명성을 높이고, 공익 활동을 활성화할 수 있는 제도 개선 방안을 마련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황조근정훈장은 이성윤 대검찰청 반부패강력부장이 △국민훈장 동백장은 노용성 법무사, 김혜린 대한가정법률복지상담원 아산지부 원장, 서명섭 인천구치소 교정위원이 △홍조근정훈장은 박찬호 서울중앙지검 2차장검사, 강지식 수원지검 평택지청장, 김중권 중앙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근정포장은 배병일 영남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받았다. 법의 날 기념식이 열린 같은 시각 보수 성향 변호사단체 10개로 구성된 ‘자유와 법치를 위한 변호사연합’(변호사연합)이 출범했다. 이들은 ‘법치수호의 날’ 행사를 열어 전 정권 인사들에 대한 편파적인 수사와 재판을 비판했다. 황형준 constant25@donga.com·김예지 기자}
검찰이 25일 박근혜 전 대통령(67·수감 중)의 형집행정지 신청을 불허했다. 서울중앙지검 형집행정지 심의위원회(위원장 박찬호 2차장검사)는 이날 오후 회의를 열고 1시간가량 박 전 대통령의 진료기록 등을 검토한 뒤 박 전 대통령 건강 상태가 형집행정지 요건에 해당되지 않는 것으로 판단했다. 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은 심의위 의결대로 불허 결정을 내렸다. 형사소송법은 형의 집행으로 건강을 현저히 해하거나 생명을 보전할 수 없을 염려가 있는 경우, 연령이 70세 이상이거나 기타 중대한 사유가 있는 때 등을 형집행정지 요건으로 규정하고 있다. 심의위는 박 전 대통령 상태가 이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한 것이다. 앞서 박 전 대통령 측 유영하 변호사는 검찰 측에 “박 전 대통령이 불에 덴 것 같은 통증과 칼로 살을 베는 듯한 통증, 저림 증상으로 정상적인 수면을 하지 못하고 있다”고 호소했다. 하지만 심의위는 수형생활이 불가능할 정도는 아닌 것으로 봤다. 심의위는 박 전 대통령이 서울성모병원 등 구치소 외부 병원에서 여러 차례 진료를 받았고, 구치소 의무실에서 격주에 한 번씩 외부 한의사의 치료를 받고 있는 점을 감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심의위는 박 전 대통령 측이 형집행정지 신청 사유로 든 ‘국론분열 방지 및 국민통합’이 형집행정지 요건 중 ‘기타 중대한 사유’에 해당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이와 관련해 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 측은 이날 경찰에 신변보호 조치를 요청했다. 24일 박 전 대통령의 형집행정지를 촉구하는 시민단체 회원 2명이 윤 지검장의 서울 서초동 자택 진입을 시도했고, 보수 성향 유튜버가 자택 앞에서 찍은 동영상에서 윤 지검장의 신변을 위협하는 발언을 했기 때문이다. 이에 서초경찰서는 25일 오후 경찰관 4명과 순찰차량 1대를 동원해 자택으로 퇴근하는 윤 지검장을 경호했다. 박상기 법무부 장관은 윤 지검장을 위협한 유튜버 등에 대해 철저한 수사를 지시했다. 박 장관은 “법집행 기관을 상대로 한 협박과 폭력 선동은 법치주의의 근간을 흔드는 중대범죄로 결코 용납되어서는 안 된다”고 했다.황형준 constant25@donga.com·윤다빈 기자}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분식회계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증거 인멸 혐의 등으로 자회사인 삼성바이오에피스 임직원 2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부장검사 송경호)는 25일 증거 위조와 증거 인멸, 주식회사 등의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 위반 등의 혐의로 삼성바이오에피스 상무 1명과 부장 1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검찰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해 5월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삼성바이오에피스에 대한 금융감독원 회계감리가 끝난 뒤 검찰 수사를 앞두고 회계 관련 자료를 삭제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직원 수십 명의 휴대전화와 노트북 등을 뒤져 삼성바이오에피스의 합작사인 미국 바이젠사(社)의 콜옵션(주식매수청구권) 약정을 비롯한 회계 자료 등에 문제가 없는지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이들이 금감원 감리를 받을 당시 허위 자료를 제출한 것으로 보고 있다. 황형준 기자 constant25@donga.com}
피의자에게 조사 도중 사주풀이를 보여주거나 직장 동료에게 폭언을 했다는 이유로 징계가 청구된 현직 검사 5명이 견책 처분을 받았다. 견책은 공무원 징계 중 가장 낮은 수위로 경징계에 해당한다. 법무부는 16일 검사징계위원회를 열어 대구지검 서부지청 A 검사에게 견책 처분을 내렸다고 24일 밝혔다. 징계 결과는 이날 관보에 게재됐다. 법무부에 따르면 A 검사는 제주지검 근무 시절인 2017년 3월 피의자에게 인터넷 사주풀이 프로그램에 피의자의 생년월일을 입력한 뒤 결과를 출력해 보여줬다. 그러면서 피의자의 운세와 적성, 변호인 사주 등을 분석하며 “변호사 사주와 당신이 맞지 않는다”며 변호사를 바꾸라는 취지로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A 검사는 징계위에 “다른 사건에서도 사주풀이를 많이 활용해왔고 조사 기법 중 하나일 뿐”이라며 “조사 중 적성 안내를 해주면서 피의자들로부터 고맙다는 편지를 받은 적도 있다”고 소명했다. 하지만 법무부는 수사의 공정성을 의심받을 수 있는 부적절한 언행과 모욕적인 발언으로 검사의 품위를 손상했다고 판단했다. 법무부 관계자는 “피의자가 진정서를 넣은 만큼 부적절한 행위라는 의견이 많았다”고 말했다. 법무부는 또 지난해 5월 점심시간을 넘겨 근무지로 복귀한 뒤 평소 불만이 있던 직장 동료에게 폭언과 욕설을 한 수원지검 안산지청 B 검사에게도 견책 처분의 징계를 내렸다. 검사의 성실 의무를 위반하고 품위를 손상했다는 이유에서다. 2016년 연말 기준 재산신고에서 3억∼7억 원대 재산을 잘못 신고해 직무상 의무를 위반한 서울중앙지검 C 검사, 광주지검 순천지청 D 검사, 서울남부지검 E 검사 등 3명도 견책 처분을 받았다. 황형준 기자 constant25@donga.com}

3, 4년 전 세금계산서 허위 발행 혐의(조세범처벌법 위반)로 재판에 넘겨진 건설업체 대표 A 씨는 법원장 출신 전관 변호사를 착수금 1500만 원에 선임했다. 그런데 1심에서 벌금 36억 원을 선고받았다. 형이 그대로 확정되면 벌금을 낼 돈이 없어 노역장에 유치될 처지였다. 2심에선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출신으로 변호사를 바꿨는데, 선고유예 판결을 받았다. A 씨는 “전관 변호사는 수임료가 적다고 생각해서인지 기록 검토를 제대로 하지 않고, 재판에 신경을 안 쓰는 느낌이었다. 전관을 선임하면 ‘만사형통’이라는 건 환상”이라고 말했다. 전관예우를 기대하고 값비싼 수임료를 지불한 의뢰인들이 부실 변론으로 고통을 받는 경우가 적지 않다. ‘전관’이란 타이틀에만 기대 제대로 된 법률서비스를 제공하지 않는다는 불만이 의뢰인들뿐만 아니라 다른 변호사들에게서도 나오고 있다. ○ 전관 선임 독(毒) 될 수도 판사나 검사 출신이 아닌 B 변호사는 횡령 혐의로 기소돼 항소심을 준비 중인 금융권 종사자 C 씨와 상담을 했다. 수임료가 1500만 원 안팎이라고 하자 C 씨는 “1심에서 대형 로펌 소속 판사 출신 변호사를 선임했는데 600만 원밖에 안 들었다”고 말했다. B 변호사는 “1심 기록을 살펴보니 변호인이 사건을 제대로 검토하지 않은 게 눈에 띄었다. 전관 변호사가 좋은 결과를 기대하기 어려운 사건이라고 보고 수임료를 적게 받은 것 같다”고 했다. 명예훼손으로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당한 피고 D 씨. 고민을 거듭해 서울 지역 법원에서 근무하다 퇴직한 부장판사 출신 변호사를 선임해 착수금 2000만 원을 건넸다. 전관의 영향력을 기대했지만 결과는 ‘2000만 원을 배상하라’는 패소 판결이었다. 실망한 D 씨는 2심에서 로스쿨 출신 변호사를 500만 원에 선임했다. 이 변호사는 원고를 여러 번 찾아가 설득한 끝에 소 취하를 끌어냈다. D 씨는 한 푼도 배상하지 않게 됐다. 고위직을 지낸 전관 변호사 상당수가 사건 기록을 직접 검토하지 않는다는 것은 법조계의 공공연한 비밀이다. 의뢰인을 상담할 때는 ‘얼굴 마담’으로 나서지만 기록 정리는 직접 하지 않고 후배 변호사에게 방향 정도만 알려주고 시킨다는 것이다. 부장판사 출신 E 변호사는 “소송에서 이기려면 변론의 방향을 잘 짚는 게 중요하다. 나는 그런 역할을 한다”며 “현장에 가서 세세한 증거를 수집하고 논리적 결함을 찾아내는 건 아래 변호사들이 한다”고 설명했다. 전관 변호사가 사건 의뢰인에게 로비 명목으로 돈을 뜯어내다 적발된 경우도 있다. 부장판사 출신 한모 변호사는 의뢰인으로부터 ‘대법관 양복 값과 휴가비’ 명목으로 800만 원을 받은 사실이 드러나 지난해 10월 대한변호사협회에서 제명당했다. 앞서 한 변호사는 2017년 5월 브로커에게 알선료를 주고 사건을 수임한 혐의로 기소돼 법원에서 징역 2년형을 선고받았다. ○ 법조계 종사자들, 전관 영향력 높게 평가 판사, 검사, 변호사 등 법조계 종사자가 일반 국민보다 전관 변호사의 영향력을 더 높게 평가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10월 대법원 사법발전위원회가 고려대에 의뢰해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 ‘전관예우가 실제 존재한다’고 답한 일반 국민은 41.9%였다. 법조계 종사자는 55.1%로 13.2%포인트 높았다. ‘어떤 조건에서 전관 변호사 선임을 권고할 것이냐’란 질문엔 법조계 종사자의 43.6%가 ‘비슷한 조건이라면 선임’, 20.5%가 ‘돈이 더 들더라도 선임’이라고 답했다. 같은 답변을 한 일반 국민은 각각 36.3%, 22.3%였다. 또 ‘전관 변호사를 선임하는 이유’에 대해 법조계 종사자는 76.5%가 ‘전관의 영향력을 이용해 더 좋은 결과를 얻기 위해서’라고 답변했다. 일반 국민은 44.4%가 같은 응답을 했다. 한 법조계 인사는 “전관예우의 은밀한 작동 원리를 지켜본 내부자들이 일반 국민보다 전관의 영향력을 더 선호하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지난달 기준 전체 개업 변호사 2만1807명 중 판사나 검사 등 공직 경력이 있는 전관 변호사는 2892명으로 13.3%에 불과하다. 그런데 지난해 변호사 1인당 평균 사건 수임 건수는 전관이 비전관의 3배가량 됐다. 전관 변호사가 검찰과 법원에 은밀하게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는 사건 의뢰인들의 기대심리 때문이다. 그래서 검찰 수사 단계에선 검사 출신 변호사, 재판 단계에선 심급 순서대로 ‘평판사나 부장판사→법원장→대법관 출신 변호사’를 찾는 경우가 많은 것이다.○ “전관예우는 불법…적극 신고해야” 전관과 현직 판검사의 부적절한 유착은 고액 수임을 유발해 법률시장을 혼탁하게 만든다. 명백한 반칙이고 범죄다. 현행 변호사법 30조는 ‘법률사건 수임을 위해 재판이나 수사업무에 종사하는 공무원과의 연고 등 사적인 관계를 드러내며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 것으로 선전해서는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김현 전 대한변호사협회 회장은 “일종의 사법 불신, 끼리끼리 봐주기, 공정하지 않다는 믿음이 일반화되면서 전관예우 선호가 굳어졌다. 전관들 책임이 크다”며 “시민들도 전관예우가 반칙이고 불법이라는 인식을 갖고 전관 비리를 용감하게 신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법무부는 2011년 5월, 대한변협은 2015년 9월부터 전관 비리 신고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신고 대상은 △사건에 관여하지 않고 변호사 도장만 날인하면서 고액의 수임료를 받는 행위 △변호인 선임서 또는 위임장 없이 사건에 부당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행위 △수임 제한 위반 행위 등이다.황형준 constant25@donga.com·전주영 기자}

박근혜 정부 당시 정보 경찰의 선거 개입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은 강신명 전 경찰청장(55)에 대해 공직선거법 위반 등 혐의로 곧 구속영장을 청구할 방침인 것으로 22일 알려졌다. 검찰은 현기환 전 대통령정무수석비서관(60·수감 중)이 당시 정무수석실 산하였던 치안비서관에게 경찰의 선거 개입을 지시했다는 진술을 확보하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치안비서관실은 현직 경찰관이 청와대에 파견돼 경찰 관련 업무를 하던 곳이었으며, 문재인 정부 출범 직후인 2017년 5월 청와대 직제 개편으로 폐지됐다. ○ 玄 정무수석 당시 치안비서관 소환 예고 서울중앙지검 공안2부(부장검사 김성훈)는 21일 강 전 청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12시간 넘게 조사했다. 검찰은 강 전 청장을 재소환하지 않고 곧바로 신병을 확보하기 위해 영장을 청구할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에 따르면 강 전 청장은 2016년 4월 국회의원 총선거를 앞두고 이른바 ‘진박(진짜 친박근혜)’ 후보들의 당선을 위해 선거에 개입한 혐의(직권남용 및 공직선거법 위반 등)를 받고 있다. 20대 총선 당시 진박 후보들의 선거를 돕기 위해 선거 판세를 분석하거나 비박계 후보를 흠집 내기 위해 동향을 파악했다는 것이 검찰의 판단이다. 검찰은 이들이 작성한 문건이 진박 인사들에게 전달된 정황을 파악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이 과정에서 당시 경찰 수장이었던 강 전 청장이 관여됐다고 보고 있다. 강 전 청장은 2014년 8월부터 2016년 8월까지 경찰청장을 지냈다. 검찰은 2015년 7월부터 이듬해 7월까지 정무수석을 지낸 현 전 수석의 지시를 받았다는 진술을 확보하고, 현 전 수석이 지시를 내린 경위 등을 조사하고 있다. 현 전 수석의 지시가 박화진 당시 치안비서관(현 경찰청 외사국장), 정창배 당시 치안비서관실 선임행정관(현 중앙경찰학교장) 등을 거쳐 경찰청 정보국에 전달됐다는 것이다. 부산 해운대 엘시티 비리 사건으로 징역 3년 6개월 형이 확정돼 수감 중인 현 전 수석은 12일 박근혜 전 대통령과 공모해 20대 총선에서 ‘진박 감정용’ 여론조사를 한 혐의 등으로 2심에서 징역 2년 10개월을 추가로 선고받았다.○ 세월호 특조위원·부교육감도 사찰 검찰은 강 전 청장이 세월호 참사 특별조사위원회 위원들을 감시하며 정치적 성향을 분석하는 등 정보보고 문건을 만드는 데 관여한 혐의에 대해서도 수사 중이다. 경찰청 정보국은 2014년부터 2016년까지 세월호 특조위에 대한 동향 파악 결과 등을 담은 보고서를 지속적으로 작성했다고 한다. 여기에는 “진보 성향 위원들이 조사 대상 선정 등에 주도권을 잡을 경우 정부 책임자 고발 등 부담이 가중될 우려가 있다” 등의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또 경찰청 정보국이 2016년 3월 작성한 보고서에서 박근혜 정부 정책에 우호적인 부교육감과 비우호적인 부교육감을 분류해 인사 불이익을 줬다는 ‘부교육감 블랙리스트’ 의혹에 대해서도 수사 중이다. 검찰은 이 문건대로 정부 정책에 반기를 든 부교육감이 인사상 불이익을 받았는지 등을 확인하고 있다. 황형준 constant25@donga.com·전주영 기자}

박근혜 전 대통령(67·수감 중·사진)이 미결수(未決囚)에서 기결수(旣決囚)로 신분이 바뀐 첫날인 17일 허리 디스크 증세 등을 이유로 형 집행정지를 신청했다. 박 전 대통령의 변호인인 유영하 변호사는 이날 박 전 대통령의 건강 및 국민 통합을 이유로 공천 개입 혐의로 확정된 징역 2년의 형 집행을 정지해 달라는 신청서를 서울중앙지검에 제출했다. 유 변호사는 신청서에서 “경추 및 요추 디스크 증세 등이 전혀 호전되지 않았다. 불에 덴 것 같은 통증과 칼로 살을 베는 듯한 통증, 저림 증상으로 정상적인 수면을 하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박 전 대통령의 병증은 구치소 내에서는 치료가 더 이상 불가능한 상황이다. 치료와 수술 시기를 놓친다면 큰 후유증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유 변호사는 또 “극단적인 국론의 분열을 막고, 국민 통합을 통한 국격의 향상을 위해서라도 박 전 대통령이 적절한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전향적인 조치를 바란다”고 했다. 유 변호사는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박 전 대통령에게 형 집행정지 신청을 여러 차례 건의드렸다. 박 전 대통령이 고심 끝에 ‘알아서 하라’고 하셔서 신청서를 낸 것”이라고 말했다. 이른바 ‘국정농단’ 사건으로 2017년 3월 31일 경기 의왕시 서울구치소에 수감된 지 약 2년 만에 박 전 대통령이 처음 석방을 요구한 것이다. 형 집행정지는 형이 확정된 기결수가 인도적인 차원에서 형의 집행을 일시적으로 정지해 달라고 요구하는 것이다. 2심에서 징역 25년을 선고받은 국정농단 사건의 대법원 재판이 마무리되지 않은 상태에서 구속 기한이 16일 밤 12시로 끝나면서 미결수였던 박 전 대통령은 17일부터 공천 불법 개입 혐의의 기결수로 신분이 바뀌었다. 박 전 대통령은 미결수일 때도 보석 청구를 재판부에 하지 않았다. 서울중앙지검은 조만간 형 집행정지 심의위원회를 구성하기로 했다. 심의위원장은 서울중앙지검 박찬호 2차장검사, 위원은 법조계와 의료계 등 인사 5∼10명이 맡는다. 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이 심의 결과를 토대로 형 집행정지 여부를 최종 결정한다. 검찰 안팎에선 박 전 대통령이 형 집행정지 요건에 해당하지 않아 받아들여질 가능성이 낮다는 관측이 많다. 형사소송법은 형 집행으로 인해 현저히 건강을 해하거나 생명을 보전할 수 없을 염려가 있는 때, 연령 70세 이상인 때 등의 경우를 형 집행정지 조건으로 규정하고 있다. 박 전 대통령은 해당 사항이 없다는 것이 검찰의 시각이다.황형준 constant25@donga.com·홍정수 기자}
검찰 과거사위원회는 이른바 ‘낙동강변 살인사건’의 범인으로 지목돼 21년간 옥살이를 한 이들이 경찰의 고문으로 허위 자백을 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17일 밝혔다. 낙동강변 살인사건은 1990년 1월 부산 사상구 엄궁동 소재 낙동강변의 차량에서 데이트 중이던 피해자를 납치한 뒤 여성은 강간 살해하고, 남성에게는 상해를 가한 사건이다. 범인을 검거하지 못해 미제사건으로 남아 있다가 22개월 뒤인 1991년 11월 별건으로 경찰에 구속된 최인철 장동익 씨가 이 사건의 범행을 자백하면서 수사가 재개됐다. 두 사람은 검찰과 법원에서 경찰의 고문에 따른 허위 자백이라며 무죄를 주장했지만 1993년 대법원에서 무기징역이 확정돼 21년 이상을 복역했다. 과거사위는 “최 씨 등은 경찰의 가혹행위로 어쩔 수 없이 자백했다고 진술했지만 수사 검사는 송치된 기록 자체만 면밀히 검토했어도 발견할 수 있었던 각종 모순점을 제대로 검증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과거사위는 피의자가 자백을 번복하는 경우 검사가 자백을 검증할 수 있는 기준과 절차를 마련하라고 법무부와 검찰에 권고했다. 최 씨 등은 모범수로 2013년 풀려났으며, 2017년 5월 법원에 재심을 청구해 재판이 진행 중이다. 최 씨 등이 항소심 재판을 받던 1992∼1993년 변론을 도왔던 문재인 대통령은 2017년 2월 한 언론 인터뷰에서 “평생 가장 한이 되는 사건”이라고 말했다. 과거사위는 정운호 전 네이처리퍼블릭 대표(54·수감 중)를 ‘몰래 변론’했던 홍만표 변호사 사건 등을 검토한 결과 “검찰 고위직 출신 전관 변호사들이 몰래 변론을 광범위하게 자행하고 있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과거사위는 검사의 변론 기록 미작성에 대한 감찰 강화를 검찰에 권고했다.황형준 기자 constant25@donga.com}

검찰이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63)에게 성 접대를 한 의혹을 받고 있는 건설업자 윤중천 씨를 17일 전격 체포했다. 김 전 차관의 뇌물 수수 의혹 등을 수사 중인 검찰 수사단(단장 여환섭 청주지검장)은 이날 오전 윤 씨를 사기 등 혐의로 체포해 조사하고 있다. 이달 초 윤 씨의 자택 등 10여 곳을 동시에 압수수색했던 검찰은 윤 씨가 대표이사로 있던 업체 관계자로부터 윤 씨가 공사 비용 등을 제대로 지급하지 않고 회삿돈을 빼돌려 사적으로 썼다는 진술을 확인하고 체포영장을 발부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개인 비리 혐의로 윤 씨를 체포한 검찰은 윤 씨가 김 전 차관에게 뇌물을 전달했는지 등을 수사할 계획이다. 검찰은 체포시한 안에 윤 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황형준 기자 constant25@donga.com}
옛 국군기무사령부(현 군사안보지원사령부)가 세월호 유가족의 신상 정보는 물론이고 인터넷 물품 구매 명세와 입당 여부, 과거 발언, 정치 성향까지 뒷조사한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중앙지검 공안2부(부장검사 김성훈)는 세월호 유가족에 대한 사찰을 지시하고,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반대 여론을 조성한 혐의(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로 지모 전 기무사 참모장을 15일 불구속 기소했다. 검찰에 따르면 지 전 참모장은 정보융합실장(대령) 시절인 2014년 4∼7월 고 이재수 전 기무사령관 등과 공모해 부대원들에게 세월호 유가족을 사찰하도록 지시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 조현천 전 기무사령관과 공모해 2016년 8∼11월 부대원들에게 예비역 장성 및 단체들에 사드 배치 찬성, 대통령 탄핵 반대 등 여론 조성 활동을 지시한 혐의도 받고 있다. 이 전 사령관은 지난해 12월 투신해 숨져 ‘공소권 없음’ 처분을 받았으며, 외국에 체류 중인 조 전 사령관은 기소 중지됐다. 이명박 정부 시절인 2011년 7월∼2013년 2월 대통령홍보수석실 산하 뉴미디어비서관을 지낸 김모, 이모 씨도 기소 대상에 포함됐다. 김 전 비서관 등이 기무사 댓글 공작 조직인 이른바 ‘스파르타팀’의 온라인 여론조작 활동을 지시하고, 보고받았다는 것이 검찰의 판단이다. 한편 4·16세월호참사가족협의회 등은 세월호 참사 5주기를 하루 앞둔 15일 서울 광화문 기억공간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당시 정부 관계자 13명과 기관 5곳의 실명을 공개하며 수사기관의 재수사를 촉구했다. 정부 관계자 명단에는 박근혜 전 대통령과 김기춘 전 대통령비서실장, 황교안 전 법무부 장관(현 자유한국당 대표), 김석균 전 해양경찰청장 등이 포함됐다. 황형준 constant25@donga.com·한성희 기자}
헌법재판소가 11일 낙태죄 처벌 조항에 대해 위헌 취지의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리면서 개정 입법이 마련되기 전까지는 현행법이 그대로 적용된다. 헌재는 2020년 12월 31일까지를 개정 시한으로 정했고, 그때까지 국회가 법을 개정하지 않으면 낙태죄 조항은 자동 폐기된다. 이번 위헌 결정으로 기존에 낙태죄로 처벌받은 여성이나 의사 등은 재심 청구가 가능해졌다. 재심에서 무죄 판결을 받으면 형사보상금을 받을 수 있다. 재심 청구 범위를 놓고는 법조계에서 의견이 엇갈린다. 우선 위헌 결정이 난 형법 조항은 1995년 12월 개정됐기 때문에 그 이후 처벌받은 이들의 재심 청구가 가능하다는 다수 의견이 있다. 2012년 8월 낙태죄를 인정한 헌재의 합헌 결정 이후 형사처벌만 재심 대상이라는 반론도 있다. 대법원 관계자는 “재심 범위는 각 재판부의 판단 영역”이라고 말했다. 2012년 이전에도 낙태죄로 유죄가 확정된 사례가 드물었고, 그 이후에는 낙태죄가 사실상 사문화되면서 재심 청구 건수나 국가 보상액은 많지 않을 것으로 분석된다. 대법원에 따르면 2013∼2018년 6년간 낙태죄로 선고를 받은 피고인 82명 중 실형 선고는 3명(낙태여성 1명, 의사 2명)뿐이었다. 수감자도 없다. 27명은 집행유예 선고가 났고, 벌금형도 10명뿐이다. 나머지는 선고가 유예되거나 무죄가 선고됐다. 낙태 시술이 지난해에만 약 5만 건 이뤄진 것으로 추정되지만 검찰은 지난해 낙태죄로 3명만을 기소했다. 현재 낙태죄 위반 혐의로 8명이 검찰 수사를 받고 있고, 16명은 재판을 받고 있다. 검찰이 공소를 취소하거나 재판부가 기소된 피고인에 대해서는 무죄를 선고해 재판이 중단될 수 있다. 법무부와 보건복지부, 여성가족부 등은 이날 “관련 부처가 협력하여 후속 조치를 차질 없이 진행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황형준 기자 constant25@donga.com}

임신 초기단계의 낙태까지 전면 금지하는 현행 형법상 낙태죄는 위헌이라는 헌법재판소의 결정이 나왔다. 2012년 8월 헌재가 같은 조항에 대해 합헌이라고 결정한 것은 6년 8개월여 만에 뒤집은 것이다. 이로써 낙태죄 처벌조항은 1953년 9월 처음 생긴 이래 66년 만에 사라지게됐다. 헌법재판소는 11일 낙태를 처벌하는 형법의 ‘자기낙태죄’(269조 제1항)와 ‘의사낙태죄’(270조 제1항)에 대한 헌법소원 사건에서 재판관 7대 2의 의견으로 위헌 결정을 했다. 다만, 헌재는 낙태죄 규정을 곧바로 폐지하면 생길 수 있는 사회적 혼란을 막기 위해 2020년 12월 31일까지 국회에 법 조항을 개정하라는 위헌 취지의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렸다. 이 기한까지 법이 개정되지 않을 경우 낙태죄 규정은 폐지된다. 이날 헌재 결정은 낙태 수술을 69차례 한 혐의로 기소돼 재판을 받던 산부의과 의사 A 씨가 “낙태죄는 헌법상 행복추구권과 평등권 등을 침해한다”며 2017년 2월 헌법소원을 제기한 데 따른 것이다. 헌재는 “필요한 최소한의 정도를 넘어 임신한 여성의 자기결정권을 제한하고 있어 침해의 최소성을 갖추지 못했고, 태아의 생명 보호라는 공익에 대해만 일방적이고 절대적인 우위를 부여해 법적 균형성의 원칙도 위반했다”고 밝혔다. 국가가 낙태를 제한적으로 허용하는 시점에 대해 헌재는 “태아가 모체를 떠난 상태에서 독자적으로 생존할 수 있는 시점인 임신 22주 내외에 도달하기 전”을 기준으로 제시했다. 이에 따라 국회 입법 논의 과정에서 낙태를 허용하는 정확한 시점과 낙태를 허용하는 조검 등이 정해질 것으로 보인다. 위헌 취지의 헌법불합치 다수의견에는 유남석 헌재 소장과 서기석 이선애 이영진 헌법재판관 등 4명이 의견을 냈다. 이석태 이은애 김기영 재판관 등 3명은 “낙태죄 조항이 폐지되더라도 극심한 법적 혼란이나 사회적 비용이 발생하기 어렵다”면서 단순 위헌이라는 의견을 냈다. 반면 주심인 조용호 재판관과 이종석 재판관은 낙태죄 처벌조항이 합헌이라는 반대의견을 제시했다. 황형준기자 constant25@donga.com}
2016년 4월 국회의원 총선거를 앞두고 경찰 정보관들이 이른바 ‘진박(진짜 친박근혜)’ 후보의 당선을 위해 선거에 개입한 정황을 검찰이 확보해 수사 중인 것으로 9일 확인됐다. 서울중앙지검 공안2부(부장검사 김성훈)는 이날 서울 서대문구 미근동의 경찰청 정보국에 검사와 수사관들을 보내 문건 등 관련 자료를 압수수색했다. 지난해 11월과 12월에 이어 세 번째 경찰청 정보국에 대한 검찰의 압수수색이다. 특히 검찰은 경찰 정보관들이 20대 총선 당시 진박 후보들의 선거를 돕기 위해 선거 판세를 분석하거나 진박 후보의 상대 후보를 흠집 내기 위해 사찰하거나 여론전을 펼친 단서를 파악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새누리당(현 자유한국당)은 공천 과정에 ‘진박감별사’라는 표현까지 등장하는 등 계파 갈등이 심해지면서 내홍을 겪었다. 박근혜 정부 시절 경찰 정보관들이 여당의 총선 승리를 위해 불법적인 선거 기획과 선거에 영향을 미치는 행위를 자행했다는 게 검찰의 시각이다. 검찰은 선거에 관여한 당시 경찰 지휘부에 대해 공직선거법 위반 및 직권남용 혐의 등을 적용할 계획이다.황형준 기자 constant25@donga.com}
취업 청탁 명목으로 사업가에게서 1000만 원을 받았다는 이유 등으로 검찰에 고소된 우윤근 주러시아 대사(62)가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부장검사 김남우)는 우 대사의 사기 및 제3자 뇌물수수 혐의 사건에 대해 증거 불충분을 이유로 5일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고 8일 밝혔다. 검찰은 러시아에 있던 우 대사를 지난달 30일 소환 조사했다. 검찰은 또 2009년 우 대사에게 1000만 원을 건넸다고 주장한 사업가 장모 씨를 우 대사가 무고 혐의로 고소한 사건도 증거 부족을 이유로 무혐의 처분했다. 검찰 조사에서 장 씨는 자신의 조카를 포스코건설에 취업시켜주겠다는 명목으로 우 대사의 측근인 조모 변호사가 돈을 요구했고, 2009년 4월 우 대사를 만나 직접 500만 원씩 두 차례에 걸쳐 1000만 원을 줬다고 주장했다. 반면 우 대사는 만남은 인정하면서도 “돈은 받지 않았다”고 금품 수수 의혹을 부인했다. 검찰은 사기죄 등의 공소시효(10년)가 임박한 점을 고려해 두 달여 만에 수사를 마무리했다. 우 대사의 금품 수수 의혹은 지난해 12월 청와대 특별감찰반 출신의 김태우 전 검찰수사관이 우 대사의 비위 첩보 보고서를 작성했다가 청와대에서 보복성 퇴출을 당했다고 주장하면서 불거졌다.황형준 기자 constant25@donga.com}
이른바 ‘카풀’ 영업을 하다 적발된 운전자에게 현행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에 따라 일률적으로 운행정지 처분을 내린 것은 부당하다는 법원의 판결이 나왔다. 서울고법 행정5부(부장판사 배광국)는 카풀 영업을 한 이모 씨가 관할 구청을 상대로 “영업정지 처분을 취소해 달라”며 낸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했다고 7일 밝혔다. 재판부는 “이 씨가 출퇴근 동선 이외의 곳에서 카풀 영업을 한 사실은 운행정지 처분 사유에 해당한다”면서도 “운행정지 처분은 재량행위이지 반드시 처분을 내리라는 규정으로 볼 수 없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또 “승차 공유서비스를 통한 공유경제의 확산은 4차 산업혁명시대를 맞이하는 세계 각국 경제의 거스를 수 없는 추세”라며 “이를 통한 자원의 절약, 배기가스의 감소, 이용자의 선택권 확대는 공익에 부합하는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재판부는 “신사업의 도입 과정에서는 행정당국에 의한 명확하고 구체적인 운영기준의 설정, 기존 사업자와의 적극적인 이해관계의 조정이 요구되는데 이번 처분은 이런 조치가 지연되거나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상황에서 내려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씨는 2017년 4월 카풀 애플리케이션 ‘럭시’(현 카카오모빌리티)에 가입한 뒤 약 40일 동안 98차례 운행을 하고 163만 원을 벌었다. 그러자 같은 해 11월 관할 구청은 90일 운행정지 처분을 내렸고, 이 씨는 이에 불복해 소송을 제기했다. 1심 재판부가 지난해 7월 구청의 손을 들어주자 구청은 90일 운행정지 처분을 다시 내렸다. 앞서 두 달 전인 올해 2월 서울고법 행정4부는 이 씨와 유사하게 카풀을 했다가 운행정지 처분을 받은 운전자의 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했다. 당시 재판부는 “자가용을 사용한 유상운송이 무분별하게 이뤄지면 택시업계의 영업 범위를 침범하는 등 운수사업의 질서를 무너뜨릴 수 있다”고 판단했다. 국회에서 카풀 허용 여부에 대한 논의가 진행 중인 가운데 같은 법원에서 법 조항을 놓고 정반대의 해석을 한 것이다. 이에 따라 관련 법 정비와 함께 행정당국의 명확한 운영기준 설정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황형준 constant25@donga.com·이호재 기자}

“판단력이 냉철하고 한 번 단서를 잡으면 여러 시각에서 집요하게 수사해 ‘독사’로 불린다.” 29일 문무일 검찰총장이 ‘법무부 검찰 과거사위원회 수사 권고 관련 수사단’(수사단) 단장에 여환섭 청주지검장(51·사법연수원 24기·사진)을 임명하자 검찰 내부에서 나온 평가다. 여 단장이 수사하게 될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의 뇌물 혐의와 자유한국당 곽상도 의원 등의 직권남용 혐의 사건 수사가 성과 없이 끝나진 않을 것이라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여 지검장은 대표적인 특수통으로 외부 인사와의 접촉도 거의 없고 술도 마시지 않는다고 한다. 2003년 굿모닝시티 비리 사건의 주임검사를 맡아 당시 정대철 민주당 대표를 구속했다. 2006년 대검 중앙수사부 연구관 때는 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과 윤대진 법무부 검찰국장, 한동훈 서울중앙지검 3차장검사와 함께 현대차그룹 비자금 사건을 수사해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을 구속했다. 당시 중수부장은 박영수 전 국정농단 의혹 사건 특별검사였다. 서울동부지검 형사6부장 때는 건설현장 식당 운영권 비리와 관련해 강희락 전 경찰청장과 장수만 전 방위사업청장을 구속했다. 2013년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장 시절엔 공사 수주 청탁 등의 명목으로 건설업자에게서 금품을 받은 혐의로 원세훈 전 국가정보원장을 구속했다. 여 단장을 포함해 수사단은 차장검사인 조종태 수원지검 성남지청장(52·25기) 등 검사 13명으로 구성됐다. 사무실은 서울동부지검에 두기로 했다.황형준 기자 constant2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