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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송파구에 사는 A 씨(42)는 지난달 가족 모두가 확진돼 재택치료를 하느라 외출이 불가능했다. 배달 애플리케이션(앱)으로 음식을 주문하면서 술도 함께 시키려했지만 대면으로 신분증을 확인해야 했다. A 씨는 온라인으로 막걸리 키트를 알아봤다. 별도의 성인 인증 없이 키트를 구매할 수 있었다. 대학원생 남장현 씨(26)도 14일 미국에서 귀국해 자가격리를 하던 중 온라인으로 수제맥주 제조키트를 구매했지만, 구매 과정에서 성인 여부를 확인하는 절차는 없었다. 남 씨는 “주소만 입력했더니 구매가 가능했다”고 말했다. 최근 연일 10만 명을 웃도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발생으로 자가격리자가 급격히 늘어나면서 집에서 술을 만들어 마실 수 있는 주류제조키트가 인기를 끌고 있다. 키트는 그 안에 담긴 맥주 원액이나 막걸리 분말을 구매자가 직접 물과 섞은 뒤 상온에서 일정 기간 발효시키면 술이 되는 방식이다. 주류를 구매하는 것과 다름없지만 일부 온라인 판매처에서는 성인 인증 절차를 거치지 않아 미성년자도 주류를 구매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실제로 동아일보 기자가 둘러본 온라인 판매처 10곳 중 5곳에서 누구나 쉽게 키트를 살 수 있었다. 최대 23L를 제조할 수 있는 맥주 원액이 담긴 캔은 가격이 2만 원대에 불과했다. 별도의 본인 확인 과정이 없는 비회원으로 주문하고 결제 방식을 무통장 입금으로 선택해도 주문이 가능했다. 주류제조키트의 경우 별도의 성인 인증없이 미성년자가 직접 술을 구매할 수 있는 것이다. 국세청이 시행하는 주류의 통신판매에 대한 명령위임 고시에 따르면 온라인 주류 판매 및 배송은 전통주만 가능하며, 미성년자에게는 판매할 수 없다. 하지만 국세청이 주류제조키트 판매를 제재할 방법은 마땅치 않은 상황이다. 주세법에 따르면 주류제조키트가 주류에 포함되지 않기 때문이다. 국세청 관계자는 “알코올이 없는 원료만 판매하기 때문에 주류제조키트는 제재 대상이 아니다”고 밝혔다. 반면 이와 비슷한 형태로 ‘수제맥주키트’라고 불리는 캡슐형 수제맥주 제조기는 주류에 포함된다. 2019년 제조기가 주류로 인정되지 않아 제조사가 주류제조면허를 취득하지 못한 결과 제조기를 판매할 수 없던 상황을 개선하고자 주세법을 개정했기 때문이다. 당시 기획재정부는 개정 취지로 수제맥주키트를 주류에 포함시키면 미성년자의 주류 구입을 차단할 수 있다는 점을 내세우기도 했다. 주세법 시행령에 따르면 추가적인 원료 주입 없이 용기 내에서 발효돼 최종적으로 알코올분 1도 이상의 음료가 되는 것이 주류에 해당한다. 기재부 관계자는 “제조기는 발효까지 완료된 재료가 담긴 캡슐을 기계에 넣고 버튼만 누르면 하면 술이 나오지만, 주류제조키트는 구매자가 직접 용기에 원료를 담고 섞어서 발효시켜야 하기 때문에 주류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이러한 현행 주세법의 잣대가 합리적이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키트를 사서 만들면 결국 주류와 동일하게 알코올이 포함된다”며 “술이 불러올 수 있는 사회적 해악을 막겠다는 주세법 취지에 따라 청소년을 보호할 수 있도록 키트도 주류에 포함하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고 말했다.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
가전업체 쿠쿠홈시스의 40대 직원이 이달 초 경기 시흥시 직원 숙소에서 극단적 선택으로 세상을 떠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고인이 생전 직장 내 괴롭힘에 시달렸다는 증언이 잇따르고 있다. 경기 시흥경찰서에 따르면 이달 4일 쿠쿠홈시스 기술연구소 소속 최모 과장(45)이 숙소에서 숨진 채 동료에 의해 발견됐다. 범죄 혐의점은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 관계자는 “고인이 직장 내 괴롭힘으로 우울증을 겪었으며, 이로 인해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회사 측은 24일 본보에 “진상을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고인이 속했던 팀의 팀장은 이달 8일 직무가 정지됐고, 기술연구소 본부장은 최근 사임했다고 전했다.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이지윤 기자 leemail@donga.com}

“손에 ‘왕(王)’ 자를 새긴 검찰왕이 지배하는 나라가 될지, 점쳐서 갈 길 정하는 나라가 될지 생각해 달라.”(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전남 목포) “(민주당은) 백성들의, 국민들의 피 같은 재산을 약탈한 사람을 대통령 후보로 내세우는 정당.”(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경북 상주) 거대 양당 후보들의 선거전이 가열되면서 서로를 향한 독설 수위가 점차 거세지고 있다. 원색적인 비난이 오가는 가운데 정책 경쟁은 실종된 ‘막말 대선’으로 전락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李 “내가 가진 카드면 尹 죽어” 연호이 후보는 18일 전남 나주 유세에서 대장동 특혜 의혹의 핵심 인물인 김만배 씨가 녹취록에서 언급한 “내가 가진 카드면 윤석열은 죽어”라는 말을 지지자들과 함께 외쳤다. 이 후보가 “한 번 따라해 보자”며 “내가 가진 카드를”이라고 선창하자 지지자들은 “윤석열은 죽어”라고 호응했다. 이 후보는 세 차례 연이어 이렇게 외친 뒤 윤 후보를 향해 “뻔뻔하기도 그런 뻔뻔함이 없다”고 날을 세웠다. 이 후보는 순천 유세에서 “이제 검찰 왕국이 열리고 있다”며 “왕으로서 검사들이 국민을 지배하는 시대가 올지도 모른다”고 했다. 나주 유세에선 “검찰이 법무부가 지시하는데도 신천지에서 해코지할까 봐 (압수수색을) 안 했다”며 윤 후보에 대한 신천지 지원 의혹을 집중 공격했다. ‘주술 논란’을 겨냥해선 “제가 위험한 길을 열어갈 때 그 길이 가야 할 길인지 아닌지를 주술사에게 묻지 않고 국민에게 묻겠다”고 했다. 민주당 의원들도 가세했다. 소병철 의원은 순천 유세에서 윤 후보를 향해 “아는 게 도둑놈 잡고 사람 주리 트는 것밖에 모르니까 맨날 그 소리 하고 자빠졌다”고 했다. 김승남 의원은 목포 유세에서 “검찰총장 되자마자 ‘대통령병’에 걸려 문재인 대통령이 시킨 검찰개혁은 안 하고 국민의힘으로 줄행랑쳐 대통령 되겠다고 왔다”며 “조선시대에 왕명을 거부하면 삼족을 멸했다. 윤석열 배신자 아닌가”라고 했다.○ 野 “기생충, 소고기 도둑”윤 후보도 전날에 이어 거친 발언을 이어갔다. 그는 이날 경북 김천역 앞 유세에서 “대장동의 썩은 냄새가 김천까지 진동하지 않았나 싶다”며 이 후보를 겨냥해 “이런 사람을 대통령 후보로 만들어낸 민주당은 도대체 이게 정당 맞느냐. 당명에서 ‘민주’ 자를 떼 내야 한다”고 했다. 윤 후보는 전날도 “자신의 죄를 남에게 뒤집어씌우고 짓지 않은 죄를 만들어 선동하는 건 파시스트와 비슷한 공산주의자들이 하는 수법”(경기 안성), “(민주당을) 그냥 놔두면 이 당이 암에 걸려 헤어 나올 수 없다”(경기 용인) 등 날을 세웠다. 당 지도부도 독설을 쏟아냈다. 이준석 대표는 18일 대구 북구에서 “이 후보가 성남시장, 경기도지사 하면서 그렇게 소고기 도둑 했는데 만약에 나랏일 더 크게 맡기면 대한민국 나라 곳간을 거덜 내지 않겠느냐”고 했다. 김재원 최고위원도 KBS 라디오에서 “(이 후보 집에서) 돼지를 키우는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옆집에 기생충이 있었던 것”이라고 했다. 법인카드 유용 논란에 더해 경기주택도시공사(GH)가 이 후보 옆집에 직원 합숙용 전셋집을 마련해 사용한 논란까지 싸잡아 비판한 것이다.○ 與野 현수막 훼손도 이어져여야의 감정 대립이 고조되는 것과 함께 대선 후보의 현수막이 불에 타거나 찢어지는 사건도 전국 각지에서 잇따르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17일 서울 강북구에서는 거리에 걸려 있던 이 후보의 현수막을 50대 남성이 라이터 불로 태우는 일이 발생했다. 16일 경남 김해시에서는 이 후보의 현수막이 사라졌고 전북 완주군과 경북 구미시에서도 윤 후보의 현수막이 날카로운 물건에 찢긴 채 발견됐다. 허동준 기자 hungry@donga.com강경석 기자 coolup@donga.com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

경기 지역 소방서에 근무하는 구급대원 A 씨(43)는 7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확진된 재택치료자의 호흡곤란 신고를 받고 출동했다. 일선 병원 병상이 부족해 이송이 지연되면서 A 씨는 구급차 안에서 4시간 반 동안 환자와 함께 있어야 했다. A 씨는 자가검사키트 검사 후 ‘음성’ 판정을 받고 근무에 복귀했다. 과거에는 코로나19 유전자증폭(PCR) 검사를 받았지만 최근 방역당국 지침이 변경된 탓에 자가검사키트를 사용할 수밖에 없었다. 그는 “정확한 PCR 검사를 받아야 더 안심하고 일할 수 있을 것 같다”며 “동료 중에는 자가검사키트로 두 번 검사했는데 음성과 양성이 번갈아 나온 경우도 있다”고 했다. 방역당국이 3일부터 선별진료소의 PCR 검사 대상을 일부 고위험군으로 한정한 가운데 코로나19 확진자 접촉 빈도가 높은 구급대원은 제외되면서 ‘부정확한 검사로 사회필수인력의 집단감염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현행 지침의 PCR 검사 대상에는 60세 이상, 밀접 접촉자, 신속항원검사 양성 판정자 외에도 요양병원 정신병원 등 감염에 취약한 고위험시설 종사자가 포함돼 있다. 반면 위중증 환자 이송 등으로 코로나19 확진자와 일상적으로 접촉하는 구급대원은 일반인과 같은 ‘신속항원검사 대상’이다. 또 중앙방역대책본부(중대본)에 따르면 보건소 선별진료소나 코로나19 병동에서 일하는 의료진은 의심 증상이 나타날 시 소속 기관 판단에 따라 근무 장소에서 PCR 검사를 받을 수 있다. 하지만 구급대원은 여기에도 해당되지 않는다. 방역당국은 PCR 검사 자원이 한정돼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중대본 관계자는 “구급대원을 우선순위에 포함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려운 면이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정재훈 가천대 의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감당 가능한 검사량 내에서 구급대원에게도 (코로나19 관련) 의료진처럼 PCR 검사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소방을 사랑하는 공무원 노동조합’은 PCR 검사를 받을 수 있는 ‘고위험시설 종사자’에 구급대원을 포함해줄 것을 방역당국에 건의할 계획이다.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

경기 지역 소방서에 근무하는 구급대원 A 씨(43)는 7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확진된 재택치료자의 호흡곤란 신고를 받고 출동했다. 일선 병원 병상이 부족해 이송이 지연되면서 A 씨는 구급차 안에서 4시간 반 동안 환자와 함께 있어야 했다. A 씨는 자가검사키트 검사 후 ‘음성’ 판정을 받고 근무에 복귀했다. 과거에는 코로나19 유전자증폭(PCR) 검사를 받았지만 최근 방역당국 지침이 변경된 탓에 자가검사키트를 사용할 수 밖에 없었다. 그는 “정확한 PCR 검사를 받아야 더 안심하고 일할 수 있을 것 같다”며 “동료 중에는 자가키트로 두 번 검사했는데 음성과 양성이 번갈아 나온 경우도 있다”고 했다. 방역당국이 3일부터 선별진료소의 PCR 검사 대상을 일부 고위험군으로 한정한 가운데 코로나19 확진자 접촉 빈도가 높은 구급대원은 제외되면서 ‘부정확한 검사로 사회필수인력의 집단감염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현행 지침의 PCR 검사 대상에는 60세 이상, 밀접 접촉자, 신속항원검사 양성 판정자 외에도 요양병원 정신병원 등 감염에 취약한 고위험시설 종사자가 포함돼 있다. 반면 위중증 환자 이송 등으로 코로나 19 확진자와 일상적으로 접촉하는 구급대원은 일반인과 같은 ‘신속항원검사 대상’이다. 또 중앙방역대책본부(중대본)에 따르면 보건소 선별진료소나 코로나19 병동에서 일하는 의료진은 의심 증상이 나타날 시 소속 기관 판단에 따라 근무 장소에서 PCR 검사를 받을 수 있다. 하지만 구급대원은 여기에도 해당되지 않는다. 방역당국은 PCR 검사 자원이 한정돼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중대본 관계자는 “구급대원을 우선순위에 포함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려운 면이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정재훈 가천대 의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감당 가능한 검사량 내에서 구급대원에게도 (코로나19 관련) 의료진처럼 PCR 검사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소방을 사랑하는 공무원 노동조합’은 PCR 검사를 받을 수 있는 ‘고위험시설 종사자’에 구급대원을 포함해줄 것을 방역당국에 건의할 계획이다.}

11일 전남 여수국가산업단지 내 여천NCC 공장에서 폭발사고가 발생해 근로자 4명이 숨지고 4명이 다쳤다. 폭발사고가 난 여천NCC는 한화솔루션과 DL케미칼이 설립한 기업으로, 안전 관리에 소홀했던 사실이 드러날 경우 석유화학 기업에 중대재해처벌법이 적용되는 첫 사례가 될 가능성이 있다. 소방당국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26분 여수시 화치동 여천NCC 3공장에서 폐열을 재활용하는 열교환기 1대가 폭발했다. 이 사고로 여천NCC 작업관리자 하모 씨(58) 등 4명이 숨지고 박모 씨(45) 등 4명이 다쳤다. 여천NCC에서는 2001년 10월에도 폭발사고로 1명이 사망했다.○ 마지막 정비 중 폭발경찰에 따르면 근로자들은 열교환기 정비 마지막 단계로 공기를 넣은 뒤 새는 곳이 없는지 확인하는 압력테스트를 하다가 참변을 당했다. 열교환기가 폭발하면서 내부의 원형 금속덮개가 날아가 주변에 있던 근로자들을 덮친 것이다. 무게 1t가량의 이 금속덮개(지름 2.5m)는 열교환기에서 30m 정도 떨어진 지점까지 날아갔다. 연쇄폭발이나 화재는 일어나지 않았다. 조사 결과 날아간 덮개는 조이는 볼트 100여 개 중 9개가 파손된 상태였다. 여천NCC 측은 “(사고 당시) 열교환기 압력은 대기압의 17.5배 정도로 시험가동 시의 일반적 수준”이라고 설명했지만 전문가들은 압력이 과다하게 높아지며 폭발이 일어났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늦둥이 아빠, 예비 신랑도 참변하 씨를 뺀 나머지 사상자 7명은 열교환기를 수리, 청소하는 여천NCC 협력업체 직원이었다. 모두 Y사 직원들인 것으로 알려졌으나 일부 유족들은 또 다른 업체 소속이라면서 정비 업무가 재하도급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이번 사고로 늦둥이 갓난아기를 둔 아빠와 결혼을 앞둔 예비 신랑 등이 아까운 목숨을 잃었다. 사망한 협력업체 직원 박모 씨(42)는 2019년 결혼해 지난해 크리스마스이브 날 기다리던 아들을 품에 안았다. 늦둥이인 만큼 유난히 아기를 아꼈다고 한다. 아내 문모 씨(43)는 11일 빈소가 마련된 여수시 학동 여수제일병원 장례식장에서 “남편이 오늘 아침에도 직접 아이에게 분유를 먹이고 출근했다. 내일이면 아기가 태어난 지 50일인데…”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숨진 협력업체 근로자 이모 씨(31)는 올해 가을 결혼할 예정이었다. 이 씨 유족은 “(이 씨가) 어머니를 어릴 적에 여의고, 아버지와 둘이 살아왔다”고 했다. 숨진 근로자 신모 씨(39)의 모친은 사고 소식을 듣고 여수에서 77km 떨어진 초도에서 급히 배를 구해 빈소에 도착했다. 모친은 영정을 품에 안은 채 “내가 어찌 살겠냐”며 통곡했다. 신 씨는 7남매 가운데 막내였다. 숨진 박 씨와 이 씨, 신 씨는 모두 초도 출신으로 평소 형제처럼 지냈던 것으로 전해져 안타까움을 더했다.○ 노후 여수산단은 ‘화약고’고용노동부는 여천NCC 3공장 전체에 작업 중지를 명령하고 중앙산업재해수습본부를 구성해 사고 원인을 조사 중이다. 여천NCC 경영책임자의 중대재해법 위반 혐의에 대해서도 수사에 착수했다. 고용부가 법 시행 후 중대재해법 위반 수사에 나선 건 이번이 세 번째다. 경찰 역시 여천NCC 관계자들을 업무상과실치사상 혐의로 수사하고 있다. 최금암 여천NCC 대표는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피해자 가족들께 깊은 위로를 드린다. 사고 수습에 만전을 다하겠다”며 고개를 숙였다. 1967년 조성이 시작된 국내 최대 석유화학공업단지 여수산단은 시설 노후화로 각종 안전사고가 끊이지 않아 ‘화약고’로 불린다. 이번 사고 2개월 전인 지난해 12월에도 석유정제 공장인 이일산업에서 원료탱크 폭발 사고로 화재가 발생해 작업자 3명이 사망했다. 여수산단에서 지난해 발생한 안전사고만 22건이다. 여수시에 따르면 2000년 이후 안전사고 221건이 발생해 71명이 사망했다.여수=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여수=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주애진 기자 jaj@donga.com}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계절 인플루엔자(독감)처럼 관리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4일 밝혔다. 정부가 ‘독감 방역’ 가능성을 공식 언급한 것은 코로나19 발생 2년여 만에 처음이다. ‘오미크론 변이’ 유행으로 확진자가 폭증하고 있지만 치명률은 낮아 중환자 병상에 여유가 있다는 이유에서다. 일각에서는 정부가 섣불리 낙관적인 메시지를 냈다는 지적도 나온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이날 회의에서 계절 독감과 유사한 일상적 방역 의료체계로의 전환 가능성을 본격 검토하기로 했다. 향후 확진자가 증가하더라도 의료체계 여력과 치명률 등이 안정적으로 유지된다면 방역 조치를 완화하는 등 일상 회복을 다시 추진한다는 뜻이다. 이기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제1통제관은 “최대한 추가적인 사회적 거리 두기 강화 없이 이번 유행에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다만 현행 거리 두기(사적 모임 6명, 영업제한 오후 9시)는 20일까지 2주 연장하기로 했다. 4일 0시 기준 국내 신규 확진자가 2만7443명으로 2주일 만에 4배 가까이로 폭증하는 국면이기 때문이다. 4일에도 전일 대비 동시간대 확진자가 폭증해 5일 0시 기준 신규 확진자는 4만 명 안팎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김부겸 국무총리는 “방역 상황이 관리 가능하다고 판단하면 그 사이(20일 이전)에라도 (거리 두기를) 조정할 것”이라며 방역 조기 완화 가능성을 언급했다. 정부는 7일부터 전국에서 이른바 ‘셀프 역학조사’를 도입하기로 했다. 확진자가 역학조사관을 거치지 않고 직접 보건소 홈페이지 등에 인적 사항, 기저질환, 동거 가족 등을 입력하는 방식이다. 7일부터 50세 이상도 고혈압 당뇨 비만 등 기저질환이 있으면 코로나19 먹는 치료제 팍스로비드를 받을 수 있게 된다. 의료 현장에서는 정부가 충분한 대비 없이 ‘독감 방역’을 거론해 방역 긴장감을 흐릴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동네 의원에서 코로나19 검사와 치료를 받는 체계를 도입한 지 이틀째인 4일에도 참여 의료기관이 325곳으로 목표치(4000곳)에 턱없이 못 미치고, 코로나19 입원 환자도 빠르게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 ‘독감처럼 관리’ 첫 언급… 정점 꺾이면 자가격리 안할수도 정부 “일상적 방역체계 전환 검토”… 확진자 스스로 셀프 역학조사모니터링 축소 등 독감방역 닮아… 정부, 오미크론 유연 대응 시사“해외도 ‘정점’ 확인후 단계적 완화”… 전문가 “오미크론 꺾여야 가능” 정부가 4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대해 계절 인플루엔자(독감)와 유사한 일상적 방역체계로 전환할 수 있다고 처음으로 언급하면서 그 구체적인 내용과 시기에 관심이 모아진다. ‘오미크론 변이’에 유연하게 대응한다는 취지이지만 자칫 ‘코로나19는 더 이상 위험하지 않다’는 잘못된 인식을 심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독감 유행 땐 검사-역학조사 생략정부는 이날 ‘독감과 유사한 방역체계’의 구체적인 내용은 밝히지 않았다. 다만 현행 질병관리청 독감 관리 지침에 따르면 코로나19와의 가장 큰 차이는 ‘강제 자가격리’다. 코로나19 확진자는 감염병예방법에 따라 자가격리를 해야 한다. 독감에 걸리면 열이 내리기 전까진 집에서 쉬는 게 권고사항이지만 어겨도 법적인 제재는 없다. 실내 마스크 착용도 의무가 아니다. 독감 백신의 경우 60세 이상 등 고위험군만 무료로 맞을 수 있다. 유행 시 진단 검사나 역학조사를 생략한다는 점도 다르다. 독감의 경우 표본 감시에서 확진자가 일정 수준 이상으로 증가하면 유행주의보를 발령해 진단 검사 없이도 ‘타미플루’ 등 먹는 치료제에 건강보험을 적용한다. 정부가 3일부터 지정된 동네의원에서 코로나19 진료를 받을 수 있게 하고 무증상 재택치료 환자의 모니터링 횟수를 하루 2회에서 1회로 줄인 것은 ‘독감 방역’에 한 걸음 가까워진 형태다. 7일부터 ‘셀프 역학조사’를 통해 확진자가 스스로 인적 사항과 동거 가족 등을 입력하도록 한 것도 마찬가지다. 윤태호 부산대 의대 예방의학교실 교수는 “오미크론 변이가 100%가 되면 확진자 수나 사회적 거리 두기가 별 의미가 없어지고 독감에 준해 대응해야 하는 시기가 올 것”이라고 말했다.○ “유행 정점 확인해야 방역 완화 가능”다만 이 같은 방역체계 전환은 아무리 일러도 현재 오미크론 유행이 정점을 찍고 신규 확진자가 줄기 시작한 후에야 가능하다는 게 대다수 전문가의 의견이다. 오미크론 변이의 치명률(0.16%)은 델타(0.8%)의 5분의 1이지만 전파력은 델타 변이보다 2∼3배 강해 전체 입원 환자가 증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최근 1주일(1월 29일∼2월 4일) 국내 신규 코로나19 입원 환자는 7908명으로 직전 1주일 5887명보다 34.3% 증가했다. 의료 현장에선 코로나19에 확진된 임신부가 음압 분만실을 찾는 데 어려움을 겪는 일도 벌어지고 있다. 많은 전문가가 이달 말 하루 확진자를 10만 명 수준으로 내다보는 만큼 ‘병상 대란’이 재연될 가능성도 있다. 영국 등 해외에서도 오미크론 유행의 정점을 확인한 이후부터 단계적으로 방역을 완화하고 있다. 코로나19는 먹는 치료제 물량이 충분하지 않은 점도 우려되는 부분이다. 이 때문에 최소한의 역학조사와 무료 백신 접종, 마스크 착용은 상당히 오랜 기간 유지해야 한다는 의견도 많다. 엄중식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독감도 크게 유행하면 인공호흡기가 모자랄 정도로 중환자가 많이 생긴다. 지금 ‘독감 방역’을 이야기하는 건 시기상조다”라고 지적했다.○ 거리 두기는 2주 연장정부는 사적 모임을 6명까지 허용하고 식당 카페 영업시간을 오후 9시로 제한한 현행 사회적 거리 두기를 20일까지 연장하기로 했다. 최근 중환자 규모와 병상 가동률을 기준으로 하면 거리 두기 완화 조건에 해당하지만, 최근 확진자 폭증세를 고려한 결정이다. 이에 자영업자들은 강하게 반발했다. 이창호 전국자영업자비상대책위원회 공동대표는 “독감처럼 코로나19 거리 두기도 개인의 자율과 책임에 맡겨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외식업중앙회 등 소상공인 단체로 구성된 코로나피해자영업총연대는 15일 서울 광화문 일대에서 대정부 규탄대회를 열고 청와대까지 행진하겠다고 예고했다. 조건희 기자 becom@donga.com김소영 기자 ksy@donga.com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

국내 3대 건설사가 시공한 현장에서 발생한 산업재해가 최근 10년 사이 5배 이상으로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공사현장에서 떨어지거나 넘어지거나 구조물 사이에 끼는 등의 후진적 사고가 산재의 대부분을 차지했다. 작업자 안전 관리가 철저하지 않는 현장이 종종 있는데다 외국인 노동자를 비롯한 미숙련 노동자의 건설 현장 투입이 늘어난 것 등이 영향을 줬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김용판 국민의힘 의원실이 24일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으로부터 제출받은 ‘건설사업장 산업재해 현황’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토건 시공능력평가액 기준 1~3위 대형 건설사(삼성물산 현대건설 GS건설)의 시공 현장에서 생긴 산재 사상자 수는 2011년 125명에서 2020년 707명으로 5배 이상으로 증가했다. 이 기간 총 산재 사상자 수는 3831명에 이르렀다. 지난해의 경우 1~9월 동안만 438명으로 집계돼 2020년과 비슷한 약 700명 선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2011~2020년 재해 사상자 중 절반 이상(53.6%)은 2018년 이후 3년 동안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재해 사상자 수는 2017년 461명이었던 2018년 627명으로 급증했으며, 2019년 720명으로 최대치를 기록했다. 사고 종류별로는 전체 사고(4269건) 가운데 ‘넘어짐’이 860건(20.1%), ‘떨어짐’이 766건(17.9%), ‘끼임’이 479건(11.2%)을 차지했다. 조원철 연세대 사회환경시스템공학부 명예교수는 “1군 대형건설사들의 시공 현장에서도 여전히 이 같은 후진적 안전사고가 적지 않게 발생하고 있는 건 현장의 안전, 작업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뜻”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이달 11일 건물 외벽 붕괴 사고가 발생한 광주 화정아이파크의 시공사 HDC현대산업개발의 경우 재해 사상자수가 2011년 21명에서 2020년 58명으로 증가했다. 2018년에는 104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조원철 명예교수는 “급박한 상황이 닥쳤을 때 언어소통이 쉽지 않고 미숙련 노동자가 대부분인 외국인 노동자들이 2018년부터 건설 현장에 늘었다”면서 “이것이 산업재해 사상자 수 증가와 관련이 있을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정진우 서울과학기술대 안전공학과 교수는 “현 정부가 국정 과제로 임기 내 산재 사망사고를 절반으로 줄이겠다는 목표를 세웠는데, 사망재해가 아닌 일반재해에 대해서는 오히려 관리가 안이해진 측면이 없지 않다”며 “사망재해의 전조는 작은 재해인 만큼 경미한 재해부터 안전 관리를 철저히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김기윤 기자 pep@donga.com}

서울 성동구 성수동의 초고층 주상복합 건물에서 진동이 느껴졌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전문가들은 진동 원인으로 ‘공진(共振)’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공진은 건물 외부에서 발생한 진동이 건물 고유의 진동수와 일치하면서 진동이 커지는 현상이다. 23일 서울 성동소방서에 따르면 성수동 아크로서울포레스트에서 20일 오후 4시 반경 건물이 위아래로 흔들거리고 진동을 느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출동한 소방당국은 건물 지하 방재센터의 지진 감지 장치를 확인했지만 감지된 진동은 없었다. 시공사 DL이앤씨도 다음 날(21일) 긴급 안전 진단을 했지만 건물의 구조적 문제나 안전성과는 관계가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 전문가들은 내부의 ‘공진’ 때문일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긴급 안전 진단에 참여한 박홍근 서울대 건축학과 교수는 “지진, 바람, 외부 공사, 발파 같은 외부 영향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며 “이 건물에 있는 연예기획사의 군무나 연습 전 준비운동이 원인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건물은 지하 7층, 지상 33층 규모로 6∼19층에는 연예기획사가 입주해 있고, 이 중 4개 층을 안무연습실로 쓰고 있다. 연예기획사 직원 A 씨는 “건물이 흔들렸을 때 유리창에 금이 가고 바닥이 울퉁불퉁했다”고 진술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진동이 2011년 서울 광진구 테크노마트의 ‘공진’과 유사한 것으로 보고 있다. 당시 12층 피트니스센터에서 23명이 1초에 2.7번 발을 구르는 태보 운동을 하면서 진동이 발생했다는 결론이 났다. DL이앤씨 측은 “정확한 진동 원인을 찾기 위해 층별로 계측기를 설치하고 모니터링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건물에 입주한 연예기획사 측은 “현재 조사 중인 사안이라 특별히 밝힐 입장이 없다”고 했다.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최동수 기자 firefly@donga.com임희윤 기자 imi@donga.com}

서울 성동구 성수동의 한 초고층 주상복합 건물에서 진동이 느껴졌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전문가들은 진동 원인으로 ‘공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공진은 건물 외부에서 발생한 진동이 건물 고유의 진동수와 일치하면서 진동이 커지는 현상이다. 23일 서울 성동소방서에 따르면 성수동 주상복합 건물인 아크로서울포레스트에서 20일 오후 4시 반경 건물이 위아래로 흔들거리고 진동을 느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주로 4·17·27층 입주민들이 신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출동한 소방당국은 건물 지하 방재센터의 지진 감지 장치를 확인했지만 진동이 감지되지 않았다. 시공사 DL이앤씨도 다음날(21일) 긴급 안전 진단을 했지만 건물의 구조적 문제나 안전성과는 관계가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 전문가들은 내부의 ‘공진’ 때문일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긴급 안전 진단에 참여한 박홍근 서울대 건축학과 교수는 “지진 바람 외부공사 발파 같은 외부 영향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며 “이 건물에 있는 연예기획사의 군무나 연습 전 준비운동이 원인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 건물은 지하 7층, 지상 33층 규모로 6~19층에는 연예기획사가 입주해있고 이 중 4개 층을 안무연습실로 쓰고 있다. 이 회사 직원 이모 씨(24)는 “건물이 흔들렸을 때 유리창이 금가고 바닥이 울퉁불퉁했다”고 진술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진동이 2011년 건물에 흔들림이 감지됐던 서울 광진구 테크노마트의 ‘공진’과 유사한 것으로 보고 있다. 당시 12층 피트니스센터에서 23명이 1초에 2.7번 발을 구르는 태보 운동을 하면서 진동이 발생했다는 결론이 났다. DL이앤씨 측은 “정확한 진동 원인을 찾기 위해 주요 층별로 계측기를 설치하고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

《2020년 1월 20일 국내에서 첫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가 나온 지 2년이 흘렀다. 그 사이 누적 확진자는 70만 명을 넘었고 누적 사망자는 19일 기준으로 6500명에 육박한다. 도둑처럼 찾아온 코로나19는 한국 사회에 깊은 상흔을 남겼다. 가족을 앗아갔고, 삶의 터전을 무너뜨렸으며, 끝 모를 우울감을 퍼뜨렸다. 동아일보는 지난 2년 동안 이 아픔을 가까이서 지켜본 3인을 만나 이야기를 들었다.》“코로나로 어머니는 중환자실, 딸은 숨져… 너무 가슴아팠던 장례” 지난해 12월 24일 경북 칠곡군의 한 아파트에서 60대 남성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사망했다. 거동이 불편했던 고인의 수족 역할을 했던 아내도 코로나19 증상이 악화되면서 병원으로 이송됐다. 코로나19는 평생 함께한 부부의 마지막 인사조차 가로막았다. 그나마 자녀들은 창문 너머로 아버지의 마지막 얼굴을 볼 수 있었다. 강봉희 장례지도사협의회봉사단장(69)은 “칠곡군 요청을 받고 시신 수습에 나섰는데 가족들이 고인의 마지막을 못 보는 게 안타까워 일부러 방 창문을 열어놔 발코니에서 볼 수 있게 했다”고 돌이켰다. 자녀들은 강 단장의 배려를 무척 고마워했다. 강 단장은 “그나마 자택에서 사망해 가능했던 일”이라고 덧붙였다. 코로나19 사망자 장례지침은 ‘선(先)화장 후(後)장례’를 원칙으로 한다. 병원에서 사망한 경우 의료진이 시신을 이중 팩으로 밀봉한 뒤 넘겨주기 때문에 강 단장도 고인의 얼굴을 보기 어렵다. 코로나19 사망자 대부분은 유족이 손 한번 잡아보지 못한 채 화장터로 옮겨진다. 강 단장은 그런 죽음을 바로 옆에서 마주해왔다. 그가 마지막을 지킨 코로나19 사망자만 33명. 11일 대구에서 만난 강 단장은 “코로나19 사망자의 시신을 대할 때 두렵지 않다고 하면 거짓말”이라며 “초기에는 코로나라면 경찰도 출동을 안 했다. 그래도 나 아니면 누가 할까 싶어 나설 수밖에 없었다”고 했다. 강 단장이 처음 코로나19 사망자 시신을 수습한 것은 대구 집단감염 사태 때였다. 수십 명의 사망자가 나왔지만 감염 공포 탓에 어느 장의업체도 염습을 맡으려 하지 않았다. 결국 대구시는 2004년부터 지역에서 무연고자와 기초생활수급자의 시신 염습 봉사를 해 온 강 단장에게 읍소했고, 강 단장이 나섰다. 강 단장이 시신을 수습하고도 감염되지 않는 걸 본 뒤 사설 장례지도사들도 차츰 코로나19 사망자 수습에 참여하기 시작했다. 그는 요즘 유족이 격리 중이거나 연고가 없는 코로나19 사망자 시신을 주로 수습한다. 나머지 가족들의 격리가 해제될 때까지 유골을 보관하기도 한다. 11일 오후 4시 시립화장장인 대구 수성구 명복공원에 운구차량 한 대가 도착하자 강 단장이 “털고 가세요. 속에 있는 거 다 내려놓고, 좋은 곳 가세요”라며 고개를 숙였다. 이날 화장한 시신은 코로나19로 숨진 37세 여성이었다. 지금까지 수습한 코로나19 사망자 가운데 가장 젊다. 강 단장은 “젊은 사람이 이렇게 세상을 떠나면 특히 더 마음이 아프다”고 말했다. 사망자의 유일한 가족인 어머니도 코로나19에 확진돼 중환자실에 입원해 있었기에 강 단장이 유족을 대신해 고인의 ‘마지막’을 챙겼다. 강 단장은 “망자의 마지막 존엄을 지킨다는 데서 보람을 느낀다”면서 “고인이 코로나19로 사망했다고 해도 그건 달라질 건 없다”고 말했다. 중앙방역대책본부는 지난해 12월 17일 화장 전 장례를 먼저 치를 수 있도록 지침 개정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유족이 충분히 애도할 기회를 보장하면서 사망자 체액에 의한 감염 가능성을 막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아직 지침이 개정되진 않았다. 강 단장은 인터뷰를 마치기 전 “꼭 말하고 싶은 게 있다”며 “의료진들도 팩에 시신을 밀봉하기 전 사망자의 마지막 모습을 사진이나 동영상으로 담아 유족에게 전달하면 좋겠다”고 당부했다.“폐업 자영업자들, 손실보상금도 철거비로 써” 김정규 철거업체 대표 “일감 늘었지만 도저히 웃을수 없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씁쓸한 호황’을 누리는 이들이 있다. 폐업한 자영업자들의 가게 인테리어를 철거하는 업자들이다. 18일 경기 수원시 독서실 인테리어 철거 현장에서 만난 김정규 쌤인테리어철거 대표(54)는 “폐업이 급증하면서 철거 일감은 코로나19 전보다 두 배가량으로 늘었지만 철거 견적을 묻는 자영업자들의 서글픈 얼굴을 마주하면 도저히 웃을 수 없다”고 했다. 독서실 주인 이모 씨(48)는 2018년 직장을 그만두고 권리금 3000만 원에 독서실을 인수했다. 독서실이 자리를 잡기 시작할 무렵 코로나19가 터졌다. 매달 200만∼300만 원의 적자가 났다. 인수하겠다는 사람이 없자 이 씨는 지난해 12월 문을 닫았다. 남은 건 1억 원가량의 빚뿐이었다. 김 대표는 “최근에는 중심 상가 1층이 아니면 권리금 받는 걸 거의 보지 못했다”며 “반면 인건비와 폐기물 처리 비용은 40% 정도 늘었다. 돈이 없으면 폐업도 쉽지 않다”고 씁쓸하게 말했다. 폐업하는 자영업자들은 철거 비용을 내기 위해 정부지원금을 고스란히 털어 넣기도 한다. 독서실 주인 이 씨도 정부에서 받은 손실보상금 800여만 원을 철거비로 냈다. 김 대표는 “매일 찾아와 철거 현장을 보면서 울던 중년 여성이 특히 기억난다”며 “보증금을 다만 얼마라도 돌려받도록 꼼꼼하게 철거하려고 한다. 월세가 밀려 받을 보증금도 없다는 술집 주인에게는 중고 집기를 최대한 비싸게 팔아 소액을 건네기도 했다”고 돌이켰다.“확진자들, 주변에 피해 줬다는 죄책감에 큰 고통” ‘심리상담’ 최기홍 고려대 교수 “내향적 사람들 고립상태 많이 빠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걸려 무섭거나, 가족을 잃어 슬픈 상황에서 삶의 무게를 새삼 느끼며 힘들어하는 분들이 적지 않습니다.” 2020년 8월부터 코로나19 확진자와 자가 격리자 등을 대상으로 100여 회의 전화 심리상담을 진행해 온 최기홍 고려대 심리학부 교수는 18일 이렇게 밝혔다. 경제적 취약계층에 더욱 가혹했던 코로나19는 심리적으로도 원래 취약한 상태에 놓인 사람들에게 더 큰 상처를 남겼다고 최 교수는 지적했다. 최 교수는 “한 60대 여성은 코로나19 확진 후 자녀와 손자들이 자신 때문에 격리됐다고 자책하며, 죄책감으로 큰 고통을 받고 있었다”고 했다. 이어 “코로나19는 사람들 간 사회적 거리를 더욱 떨어뜨려 놨다”며 “스스로에 대해 부정적 이미지를 갖고 있거나, 사회적관계망이 적은 동시에 내향적인 사람들이 고립 상태에 놓이는 경우가 많았다”고 말했다. 실제 코로나19 사태로 무기력증이나 우울감을 호소하는 이들은 크게 늘었다. 최 교수 연구팀이 2020년 5월부터 성인 남녀 1000명을 2개월마다 추적 조사한 결과 자살 위험 신호를 보인 비율이 지난해 한때 전체의 30%를 넘기도 했다. 최 교수는 “거리 두기 단계가 올라갈 때마다 우울감을 느끼는 비율이 상당히 늘었다”고 했다. 최 교수는 “코로나19 종식 이후에도 축적된 우울감과 불안감의 여파는 최소 3, 4년은 이어질 것”이라며 “심리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기회가 공공서비스의 일환으로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대구=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수원=유채연 기자 ycy@donga.com조응형 기자 yesbro@donga.com}

광주 서구 화정아이파크 아파트 붕괴 사고 현장에서 실종자 1명이 발견된 가운데 나머지 실종자 5명에 대한 수색이 장기화 조짐을 보이고 있다. 구조 소식을 애타게 기다리고 있는 실종자 가족들은 “HDC현대산업개발의 실종자 구조 의지가 부족하다”고 비판했다. 16일 광주시와 관계기관이 참여하는 사고수습통합대책본부(대책본부)에 따르면 소방당국은 구조대원 200여 명과 구조견 8마리, 구조장비 47대를 투입해 6일째 수색 작업을 이어갔다. 소방 관계자는 “오늘(16일) 중 지상 1층까지 쌓여 있는 모든 건물 잔해를 치울 것”이라고 밝혔다.하지만 가장 큰 위험 요소로 지목되는 타워크레인 해체 작업이 예상보다 5일가량 늦어지고 있다. 이에 따라 상층부(23∼38층) 내부 수색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약 145m 높이의 타워크레인은 사고 당시 고정 장치 일부가 떨어져 나가며 기울어진 채 건물에 매달린 상태다. 당초 대책본부는 타워크레인을 이날 중 해체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전날 사고 현장을 둘러본 해체 작업자들이 ‘작업중지권’을 발동하면서 무산됐다. 산업안전보건법에 따르면 현장 작업자는 산업재해가 발생할 급박한 위험이 있는 경우 작업을 중단할 권리가 있다. 대책본부는 2, 3일간 타워크레인 고정 장치 보강 작업을 마친 후 해체 작업을 시작하기로 했다. 또 앞서 설치된 120m 높이의 해체용 대형 크레인을 보조하기 위해 크레인 4대를 추가 투입할 계획이다. 민성우 현대산업개발 안전경영실장은 “21일까지는 해체를 완료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수색이 장기화되자 실종자 가족들은 발을 동동 굴렀다. 실종자가족 대책위원회 대표 안모 씨(45)는 “17일까지 실종자가 발견되지 않으면 지상에서 발견될 확률은 거의 없다고 본다”고 밝혔다. 실종자의 딸로 알려진 A 씨는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글을 올려 “현대산업개발은 실종자 수색 작업보다는 부실 공사 해명과 책임 회피, 재시공 관련 일에 급급하다”고 비판했다. 한편 14일 지하 1층에서 사망한 채로 발견된 60대 남성 김모 씨의 빈소는 이날 서울 서대문구 신촌 세브란스병원에 차려졌다. 빈소를 지키던 아들(36)은 “지난주 아버지 생신 때 통화하면서 ‘예쁜 손주 보고 싶다’고 웃으시던 게 마지막이었다”며 “큰 빌딩을 지날 때면 ‘저거 내가 지었다’고 자랑스럽게 말씀하시던, 자부심 넘치던 아버지가 붕괴 사고라는 말도 안 되는 일을 당하셨다”고 허탈해했다.광주=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광주=정서영 기자 cero@donga.com광주=이채완 기자 chaewani@donga.com}

광주 서구 화정아이파크 아파트 붕괴 사고 현장에서 실종자 1명이 발견된 가운데 나머지 실종자 5명에 대한 수색이 장기화 조짐을 보이고 있다. 구조 소식을 애타게 기다리고 있는 실종자 가족들은 “HDC현대산업개발의 실종자 구조 의지가 부족하다”고 비판했다. 16일 광주시와 관계기관이 참여하는 사고수습통합대책본부(대책본부)에 따르면 소방당국은 구조대원 200여 명과 구조견 8마리, 구조장비 47대를 투입해 6일째 수색 작업을 이어갔다. 소방 관계자는 “오늘(16일) 중 지상 1층까지 쌓여 있는 모든 건물 잔해를 치울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가장 큰 위험 요소로 지목되는 타워크레인 해체 작업이 예상보다 5일 가량 늦어지고 있다. 타워크레인 해체가 지연되면서 상층부(23~38층) 내부 수색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이다. 약 140m 높이의 타워크레인은 사고 당시 고정 장치 일부가 떨어져 나가며 기울어진 채 건물에 매달린 상태다. 당초 대책본부는 타워크레인을 이날 중 해체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전날 사고 현장을 둘러본 해체 작업자들이 ‘작업중지권’을 발동하면서 무산됐다. 산업안전보건법에 따르면 현장 작업자는 산업재해가 발생할 급박한 위험이 있는 경우 작업을 중단할 권리가 있다. 대책본부는 타워크레인 고정 장치를 보강하는 것이 우선이라는 판단에 따라 2~3일간 보강 작업을 마친 후 해체 작업을 시작하기로 했다. 또 앞서 설치된 120m 높이의 해체용 대형 크레인을 보조하기 위해 4대의 크레인을 추가 투입할 계획이다. 민성우 현대산업개발 안전경영실장은 “21일까지는 완료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수색이 장기화되자 실종자 가족들은 발을 동동 굴렀다. 안정호 실종자가족 대책위원회 대표(45)는 “17일까지 실종자가 발견되지 않으면 지상에서 발견될 확률은 거의 없다고 본다”며 “이 경우 2, 3주 가량 수색이 계속될 우려가 있어 실종자 가족 협의체를 구성하고 교대로 현장을 지키는 등 대책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일부 실종자 가족들은 현대산업개발을 향해 “구조 의지가 부족하다”고 비판했다. 실종자의 딸로 알려진 A 씨는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글을 올려 “현대산업개발은 실종자 수색 작업보다는 부실공사 해명과 책임회피, 재시공 관련 일에 급급하다”고 비판했다. 한편 14일 지하 1층에서 사망한 채로 발견된 60대 남성 김모 씨의 빈소는 이날 서울 서대문구 신촌세브란스 병원에 차려졌다.광주=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광주=정서영기자 cero@donga.com이채완 기자 chaewani@donga.com}

소방당국은 광주 서구 화정아이파크 아파트 붕괴 사고 수색 나흘째인 14일 전날 지하 1층에서 발견했던 실종자(60대 남성)를 건물 잔해 속에서 구조했지만 사망한 상태로 확인됐다. 나머지 실종자 5명의 생사는 아직 확인되지 않고 있다.○ 발견 후 31시간 만에 구조했지만 사망소방당국은 이날 오후 6시 49분에 전날 오전 11시 14분 건물 지하 1층 계단 난간에서 발견됐던 60대 남성을 콘크리트 잔해와 흙더미 속에서 구조해 병원으로 이송했지만 이미 사망한 상태였던 것으로 확인됐다. 문희준 광주 서부소방서장은 “접근을 위해 중장비를 동원해 진입로를 확보하고 대원 80여 명을 투입해 구조했다”고 설명했다. 소방당국은 이틀 전 구조견이 미세 반응을 보였던 22층과 26∼28층에는 아직 구조대원의 접근이 어려운 상황을 감안해 구조견 8마리와 ‘핸들러(구조견 관리사)’를 투입해 나머지 실종자 5명의 행방을 찾는 데 주력했다. 또 사고 현장 인근에 1200t까지 들어올릴 수 있는 대형 크레인을 해체된 상태로 대기시켰다. 붕괴 우려가 있는 타워크레인 해체를 위해 가져온 장비지만 현장 지반이 불안정해 아직 해체 작업에는 투입하지 못했다. 지반 보강 및 조립 과정을 거친 후 투입할 예정인데 조립 작업에만 40시간 이상 걸려 당초 예정했던 16일부터 해체 작업을 하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타워크레인 지지대가 먼저 떨어져 나갔다”사고 당시 현장 직원들로부터 상황을 보고받은 콘크리트 타설 하청업체 관계자 A 씨는 14일 동아일보 기자와 만나 “건물 붕괴 전 타워크레인을 고정하는 지지대가 건물에서 먼저 떨어져 나가는 ‘1차 붕괴’가 있었다”고 전했다. A 씨의 진술과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이날 이 업체 인부 8명은 사고 건물 39층 바닥 타설(콘크리트를 거푸집에 붓는 작업)을 마친 후 그중 일부가 남아 양생(콘크리트가 완전히 굳을 때까지 보호하는 작업)을 위해 열기 보존용 천막을 덮고 있었다. 이때 ‘쾅’ 하는 소리가 들렸고 타워크레인 인근에 있던 펌프차 위로 건물의 잔해가 떨어졌다는 것이다. 현장 작업자들은 “펌프차 기사의 무전이 들린 직후 39층 바닥이 움푹 가라앉은 영상을 찍었다”고 설명했다. 전날 언론에 제보된 해당 영상은 당초 사고 10분 전에 찍은 것으로 알려졌지만 A 씨의 주장대로라면 실종자들이 매몰되기 3, 4분 전에 촬영된 것이다. 붕괴 당시 39층을 감시하고 있어야 할 감리자는 현장에 없었다. 이원호 광운대 건축학과 교수는 “사고 당시 영상을 보면 건물 중간층(25∼30층)에서 낙하물이 먼저 떨어진 것으로 보인다”며 “타워크레인을 고정하는 지지대가 강풍에 먼저 뜯겨 나간 것으로 추정된다”고 했다.○ “지지대 없었다” 주장도부실 시공 의혹도 제기됐다. 사고가 발생한 아파트는 수평 기둥인 보가 없는 무량판 구조라 타설 작업을 할 때 콘크리트를 지탱하도록 작업층 아래 5, 6개 층에 지지대를 충분히 설치해야 한다. 하지만 인부들이 작업을 하고 있던 39층의 아래 일부 층에 지지대를 하지 않았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지지대가 충분치 않은 상태에서 인부들이 작업을 하고 있었다는 주장이 있어 수사 중”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업체 관계자는 경찰조사에서 “지지대를 충분히 설치했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송창영 광주대 건축학과 교수는 “보가 없는 구조에서 지지대가 충분하지 않았다면 붕괴 원인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경찰은 광주고용노동청과 함께 이날 HDC현대산업개발과 감리업체, 하청업체 등 현장사무소 3곳을 압수수색했다.광주=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광주=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광주=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
11일 광주 서구 화정아이파크 붕괴 사고로 근로자 6명이 실종된 가운데 수색 사흘째인 13일 실종자 1명이 발견됐다. 하지만 붕괴된 건물 구조물 더미에 매몰돼 있어 신원 확인을 하지 못했고, 구조 작업도 난항을 겪고 있다. 소방 당국은 투입 인력을 교대하며 야간 수색을 이어갔다. 이날 오전 9시 반, 15시간 30분 만에 수색을 재개한 소방당국은 오전 11시 14분경 사고가 난 건물 지하 1층 계단 난간에서 실종자 1명을 발견했다. 이곳은 구조대원들이 전날에도 수색했지만 실종자를 발견하지 못한 장소다. 구조대는 이날 내시경 카메라와 유사한 탐색 장비로 수색한 끝에 실종자를 찾아냈다. 하지만 실종자가 잔해 더미 속에 묻혀 있다 보니 즉각 구조에 나서지 못하는 상황이 이어졌다. 문희준 광주 서부소방서장은 “콘크리트 잔해가 많아 사람의 힘만으로는 진입하기 어렵다”며 “낙하물이 떨어진 도로를 정비하고 진입로가 확보되면 중장비를 투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실종자가 발견된 지하 1층을 중심으로 하되 다른 층도 계속 수색 중”이라며 “주야간 조를 교대하며 끊기지 않고 수색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실종자 가족 12명은 오후 4시 반경 소방당국 안내로 실종자가 매립된 현장 인근을 둘러봤다. 실종자의 조카 A 씨는 “사흘째 기다리기만 하며 너무 답답했는데 직접 들어가서 보니 위험해 보이긴 했다. 아무리 급해도 안전이 최우선이니…”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사고 발생 후 처음으로 야간 수색이 진행되면서 실종자 가족들은 종일 현장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실종자 가족 측 임시 대표인 안정호 씨(45)는 어두운 표정으로 “폴리스라인과 20m밖에 안 떨어져 있는데, 체감상 200km는 넘는 것 같다”고 탄식했다. 정오 무렵부터 조금씩 내리기 시작한 눈이 점점 굵어지자 일부는 한숨을 쉬기도 했다. 소방당국은 이날 수색에 85명의 구조대원을 투입했다. 무인굴착기, 드론, 여진탐지기, 음향탐지기, 열화상 카메라 등도 총동원했다. 투입한 구조견도 전날 6마리에서 10마리로 늘렸다. 민간 구조견 전문가들로 구성된 한국인명구조견협회는 광주소방본부에 “수색을 돕겠다”는 의사를 전했다.광주=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광주=전혜진 기자 sunrise@donga.com광주=이승우 기자 suwoong2@donga.com}

11일 광주 서구 화정아이파크 붕괴 사고로 근로자 6명이 실종된 가운데 수색 사흘 째인 13일 실종자 1명이 발견됐다. 그러나 붕괴된 건물 구조물 더미 속에 매몰된 채 발견돼 신원 확인을 하지 못했고, 구조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날 오전 9시 반, 15시간 30분 만에 수색을 재개한 소방당국은 오전 11시 14분경 사고 건물 지하 1층 계단 난간에서 실종자 1명을 발견했다. 이곳은 구조대원들이 전날에도 수색했지만 실종자를 발견하지 못한 장소다. 구조대는 이날 내시경 카메라와 유사한 탐색 장비를 이용해 수색한 끝에 실종자를 찾아냈다. 하지만 실종자가 잔해물 더미 속에 묻혀 있다보니 즉각 구조에 나서지 못하는 상황이 수 시간 동안 이어졌다. 문희준 광주 서부소방서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콘크리트 잔해가 많아 사람의 힘만으로는 진입하기 어렵다”며 “중장비가 현장에 들어가려면 진입로를 확보해야 한다. 낙하물이 떨어진 도로를 정비하고 진입로가 확보되면 중장비를 투입할 것”이라는 계획을 밝혔다. 실종자 발견 소식이 전해지자 실종자 가족들은 한달음에 통합지휘본부로 몰려갔다. 일부는 취재진이 설치한 사다리에 올라 타 통제선(폴리스라인) 너머를 다급하게 훑어봤다. 하지만 문 서장이 “생존 여부와 신원이 확인되지 않았다”고 하자 다시 어두운 표정으로 발길을 돌렸다. 가까운 지인이 실종돼 현장을 찾았다는 A 씨는 “브리핑을 해줘도 답답하긴 마찬가지다. 적어도 발견된 실종자 신원 정도는 확인하고 말해줄 수 있는 것 아니냐”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실종자 가족들은 종일 현장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일부는 난로가 설치된 천막에서 나와 눈을 맞으며 초조한 마음으로 수색 현장을 지켜봤다. 정오 무렵부터 조금씩 내리기 시작한 눈이 점점 굵어지자 일부는 탄식을 내뱉었다. 실종자 가족 측 임시대표인 안정호 씨(45)는 어두운 표정으로 “폴리스라인과 20m 밖에 안 떨어져 있는데, 체감상 200㎞는 넘는 것 같다”고 했다. 나머지 실종자 5명에 대한 수색도 종일 이어졌다. 소방당국은 수색에 85명의 구조대원을 투입했고, 전날까지 6마리였던 구조견도 10마리로 늘렸다. 민간 구조견 전문가들로 구성된 한국인명구조견협회는 광주소방본부에 “언제든지 수색을 도울 수 있다”는 뜻을 전달했다. 광주=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

광주 서구 화정아이파크 공사 현장 붕괴 사고로 실종된 근로자 6명에 대한 수색 작업이 12일 재개됐다. 광주시 재난안전대책본부는 붕괴 가능성이 있는 아파트 건물 외부를 제외하고 내부 전체를 수색했지만 실종자를 발견하지 못했고, 수색은 6시간 40분 만에 성과 없이 중단됐다. 문희준 광주 서부소방서장은 이날 오후 6시 40분 현장 브리핑에서 “구조견 6마리, 구조대원 25명, 드론 9대를 투입해 지하 4층부터 지상 1층까지 정밀 수색했고 2층부터 38층까지는 육안 수색을 마쳤지만 실종자를 발견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소방당국에 따르면 구조대는 28층까지 진입했으며 구조견은 26∼28층에서 반응을 보였다. 하지만 구조견이 반응한 장소는 붕괴물이 쌓여 있는 구간이라 접근이 어려운 상황이다. 소방당국은 구조대 안전을 우려해 오후 6시 수색을 중단했고 13일 오전 수색을 재개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높이 145m의 타워크레인이 붕괴할 위험이 제기되면서 건물 외부 수색은 드론의 열화상카메라로 진행했다. 붕괴 우려로 고가사다리차 등도 투입하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한다. HDC현대산업개발 측은 이날 현장을 찾아 “전북 군산에 있는 1200t 해체용 크레인을 옮겨와 타워크레인을 해체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해체는 크레인 조종실과 상부층부터 부분 해체하는 방식으로 이뤄질 예정이다. 다만 해체용 크레인의 크기가 큰 만큼 17일은 돼야 설치가 가능할 거라고 현대산업개발 측은 전망했다. 현대산업개발은 또 “구조대원이 진입하기 어려웠던 상부층은 지상에서 23∼40m가량 높이의 낙석 방지막을 설치하고, 콘크리트 잔재를 치워 수색 작업이 가능하도록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방지막 설치 작업은 13일부터 진행된다.광주=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

“막둥아, 미안하다…. 아빠가 미안하다…. 꼭 천국에서 잘 살아라….” 6일 경기 평택시 청북읍의 냉동창고 신축 공사장 화재 진화 작업 중 순직한 고 박수동 소방장(32)의 빈소. 박 소방장의 아버지는 바닥에 무릎을 꿇은 채 아들의 영정사진을 보며 흐느끼기 시작했다. 영정을 힘껏 끌어안은 아버지의 입에서 아들을 향해 연신 “미안하다”는 말이 흘러나왔다. 이날 화재 진압 중 숨진 박 소방장과 고 이형석 소방경(51), 고 조우찬 소방교(26)의 평택 제일장례식장 빈소에서는 유족과 지인들의 통곡이 끊이지 않았다. 2016년 소방관으로 임용된 박 소방장은 교제 중이던 여자친구와 조만간 결혼할 예정이었다고 한다. 동료 김현아 소방장(34)은 “박 소방장이 (예비 신부와) 양가 부모님께 최근 인사를 드렸는데, 이런 일을 당하다니 믿기지 않는다”며 말을 잇지 못했다. 지인들에 따르면 박 소방장은 무뚝뚝한 척하면서 은근히 직원들을 챙기고, 책임감이 강한 사람이었다. 동기 박천복 소방교(37)는 고인을 두고 “남들이 걱정할까 봐 힘들다는 말도 하지 않던 친구”라고 회고했다. 조 소방교는 지난해 5월 임관한 지 불과 8개월밖에 안 된 새내기 소방관이었다. 새내기지만 동료들에게 짐이 되지 않겠다면서, 출동한 현장에서 누구보다 힘차고 적극적으로 임무를 수행하는 사람이었다. 한 동료 소방관은 조 소방교를 두고 “팀에서 막내지만 솔선수범했는데…”라며 울먹였다. 또 다른 동료는 “며칠 전 구내식당에서 조 소방교가 내 밥을 준비해줬다. 다음엔 꼭 내가 해주겠다고 했는데…”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조 소방교와 육군특수전사령부에서 군 복무를 함께 했다는 동료 김서빈 씨(26)는 “중앙소방학교를 같이 졸업할 때 우찬이가 ‘우리 꼭 다치지 말고 안전근무 하자’고 다짐했다”면서 슬픔을 감추지 못했다. 이 소방경은 1994년부터 28년 동안 소방관 한길을 걸은 베테랑으로 팀에서 구조 업무 총괄을 담당했다. 평소 팀원들에게 언성을 높인 적이 없었고, 마지막까지 구조 현장을 지켰다고 지인들은 전했다. 같은 소방서 구조대원 이모 씨는 이 소방경을 두고 “큰불이든 작은 불이든 현장에서 항상 후배들을 뒤에 두고 선두에 서던 분”이라며 “아마 오늘도 맨 앞에 섰을 것”이라고 했다. 이 소방경은 얼마 전 군 전역을 앞둔 아들의 면회를 다녀왔다. 빈소에서 만난 이 소방경의 아들은 “(아빠가) ‘조금만 더 힘내라’고 했다”면서 말을 잇지 못했다. 유족으로는 아내와 자녀 2명이 있다. 순직한 세 소방관의 합동영결식은 8일 오전 평택 이충문화체육센터에서 경기도청장으로 열린다.평택=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평택=김윤이 기자 yunik@donga.com평택=송진호 기자 jino@donga.com}

“막둥아 미안하다…아빠가 미안하다…꼭 천국에서 잘 살아라….” 6일 경기 평택시 청북읍의 냉동창고 신축공사장 화재 진화작업 중 순직한 고(故) 박수동 소방장(32)의 빈소. 박 소방장의 아버지는 바닥에 무릎을 꿇은 채 아들의 영정사진을 보며 흐느끼기 시작했다. 영정을 힘껏 끌어안은 아버지의 입에서 아들을 향해 연신 “미안하다”는 말이 흘러나왔다. 이날 화재 진압 중 숨진 박 소방장과 고(故) 이형석 소방경(51), 고(故) 조우찬 소방교(26)의 경기 평택 제일장례식장 빈소에는 유족과 지인들의 통곡이 끊이지 않았다. 2016년 소방관으로 임용된 박 소방장은 교제 중이던 여자친구와 조만간 결혼할 예정이었다고 한다. 동료 김현아 소방장(34)은 “박 소방장이 (예비 신부와) 양가 부모님께 최근 인사를 드렸는데, 이런 일을 당하다니 믿기지 않는다”며 말을 잇지 못했다. 김 소방장은 “화재현장에서 소방관이 고립됐다는 말을 들었는데 수동이인지도 몰랐다”며 허탈해했다. 박 소방장은 무뚝뚝한 척 하면서 은근히 직원들을 챙기고, 책임감이 강한 사람이었다. 특히 지인을 비롯해 가까운 사람을 잘 챙기는 사람이었다고 한다. 동기 박천복 소방교(37)는 고인을 두고 “남들이 걱정할까봐 힘들다는 말도 하지 않던 친구”라고 회고했다. 조우찬 소방교는 임관한지 지난해 5월 임용돼 불과 8개월밖에 안된 새내기 소방관이었다. 새내기지만 동료들에게 짐이 되지 않겠다면서, 출동한 현장에서 누구보다 힘차고 적극적으로 임무에 임하는 사람이었다. 조 소방교의 근무지 인근에서 만난 한 119구조대원은 조 소방교를 두고 “팀에서 막내지만 솔선수범했는데…”라며 울먹였다. 조 소방교의 한 동료 소방관은 막내 소방관들끼리 평소 ‘함께 힘내자’며 서로 다독이곤 했다고 말했다. 그는 “며칠 전 구내식당에 조 소방교가 내 밥을 준비해줬다. 다음엔 내가 해주겠다고 했는데…”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동료 소방관은 한참을 오열하며 자리를 떠나지 못했다. 조 소방교의 한 임관 동기는 조 소방교를 두고 “착실한 사람”이었다고 목이 잠긴 채 말했다. 이형석 소방경은 1994년부터 28년 동안 소방관 한길을 걸은 베테랑이었다. 팀에서는 구조 업무 총괄을 담당했다. 아내와 자녀 2명을 둔 가장으로 알려졌다. 이 소방경의 빈소에는 “어떻게 이렇게 생목숨을 끊어가느냐”며 부둥켜안은 유족들의 울음소리가 가득했다. 순직한 세 소방관의 합동영결식은 8일 오전 평택 이충문화체육센터에서 경기도청장으로 열린다. 평택=이기욱 기자평택=김윤이 기자 yunik@donga.com}

“월급으로 돈 모을 수 있을까요? 절대 못 해요. 서울은 집값 안 떨어집니다. 이번 기회 놓치면 앞으로 기회는 없을 겁니다.” 사회초년생인 박모 씨(24)는 지난해 12월 21일 서울 강서구의 한 신축 오피스텔 모델하우스를 찾았다가 분양대행업체 직원으로부터 이 같은 말을 들었다. 직원은 “몇 개 없는 귀한 매물이다. 2022년부터 대출이 줄면 투자 못 한다”며 박 씨를 4시간 가까이 설득했다. 애당초 상담만 받으려 했던 박 씨는 결국 전용면적 52㎡ 오피스텔 한 채를 계약하기로 했다. 계약금은 분양가 9억 원의 10%인 9000만 원이었지만 박 씨 수중엔 그만한 돈이 없었다. 업체 측에선 1500만 원을 입금하면 나머지는 대출을 알아봐주겠다고 했고, 박 씨는 1500만 원을 입금했다. 다음 날 생각이 바뀐 박 씨는 계약을 취소하고자 했지만 업체 측은 나머지 계약금 7500만 원도 납부해야 한다고 했다. 박 씨는 전날 보낸 1500만 원을 포기할 테니 계약을 해지하자고 했지만 업체 측은 이미 계약을 했으므로 그마저도 안 된다고 했다. 박 씨는 꼼짝없이 나머지 금액을 납입하고 분양을 받거나, 1500만 원에 추가로 나머지 계약금 7500만 원까지 보낸 뒤, 계약금 9000만 원을 모두 포기하고 계약을 해지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최근 수년 간 집값이 급등하면서 주택 매수를 고려하는 청년층이 늘어난 가운데 경험이 부족한 사회초년생들의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분양대행업체 등의 말에 혹해 자신의 재정 상황이나 매물의 가치를 충분히 고려하지 않은 채 덜컥 계약을 했다가 뒤늦게 후회하는 이들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청년 뿐 아니라 부동산 정보에 어두운 계층이나 고령자가 이 같은 일을 겪었다는 글도 부동산 관련 인터넷 커뮤니티나 청와대 국민청원 등에 종종 올라온다. 본인은 ‘가계약’이라고 가볍게 생각했더라도, 계약서에 서명을 했다면 법적으로 계약이 성립하기 때문에 계약금을 돌려받기는 어렵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법무법인 ‘자연수’의 이현성 변호사는 “계약을 하면 법률행위가 발생한 것이기 때문에 위약금을 물어야 하는 것이 원칙”이라며 “섣부른 계약은 금물”이라고 말했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주택 구매나 분양 계약 전 주변 시세나 동향에 대해 꼼꼼히 살펴야 한다”고 말했다.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