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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서 조작 등 34개 혐의로 기소된 후 4일(현지 시간) 법원의 기소 인부 절차를 마친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다음 공판 기일은 12월 4일로 잡혔다. 이번 혐의에 대한 최종심 결과는 빨라야 2024년 11월 대선 이후에나 나올 것이라는 관측이 높아지고 있다. 4일 CNN 등에 따르면 이날 뉴욕 맨해튼 형사법원 재판부는 “12월 4일 검찰과 변호인의 의견을 듣겠다”며 이때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면 참석을 지시했다. 이를 감안할 때 검찰과 트럼프 전 대통령의 본격적인 법정 공방은 내년부터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현재 검찰은 내년 1월, 트럼프 전 대통령 측은 내년 봄 이후에 재판을 개시해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2024년 대선에 나설 공화당 후보 경선 시작을 알리는 아이오와주 코커스(당원대회)는 내년 2월 5일, 뉴햄프셔주 프라이머리(예비경선)는 같은 달 13일 열린다. 이번 기소 외에도 2020년 대선 개표 개입 등 트럼프 전 대통령을 둘러싼 다양한 의혹에 대한 수사가 진행 중이라 각종 사법 절차가 공화당 대선 후보 선출 과정에 중대한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

미국 전현직 대통령 최초로 기소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재판 과정 및 결과가 내년 11월 미 대선의 향방을 좌우할 핵심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기소 전에도 이미 야당 공화당 대선후보 경선의 지지율 1위 후보였다. 기소 후 그를 향한 보수 유권자의 지지가 두터워지면서 경쟁 후보가 맥을 못 추는 조짐이 뚜렷하다. 주요 공화당 인사 또한 “경선에서 트럼프를 지지한다”고 속속 선언하고 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여론의 역풍 등을 우려해 트럼프 전 대통령에 관한 언급을 삼가고 있다. 그 대신 안정적인 지도자의 이미지를 굳히기 위해 경제 등 민생 챙기기에 주력하고 있다.● 공화 ‘트럼프 쏠림’ 가속…지지율 1위 굳건 신디 스미스 공화당 상원의원(미시시피)은 4일 “트럼프의 복귀를 지지한다”고 밝혔다. 그는 린지 그레이엄(사우스캐롤라이나), 토미 터버빌(앨라배마), 마크 멀린(오클라호마), 에릭 슈밋(미주리), J D 밴스(오하이오) 등에 이어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를 선언한 6번째 공화당 상원의원이다. 대배심의 기소 결정 이후 진행된 여론조사에서도 트럼프 전 대통령으로의 보수층 결집 현상이 감지된다. 야후뉴스와 유고브가 지난달 30, 31일 성인 1089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공화당 주자 선호도 조사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52%의 지지를 얻어 1위를 기록했다. 2위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21%)보다 2배 이상 높았다. 트럼프 캠프 측은 기소를 선거 마케팅에 본격 활용하기 시작했다. 트럼프는 법정에 출석하며 ‘머그샷’(피의자의 식별용 사진)을 찍지도 않았는데 캠프는 공식 사이트에서 가짜 머그샷 이미지가 인쇄된 티셔츠를 개당 36달러(약 4만6800원)에 팔고 있다. 캠프 측은 기소 결정 후 5일 만에 총 1000만 달러(약 130억 원)의 선거 자금을 모았다고 밝혔다. 다만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내 경선에서 승리해 공화당의 대선후보가 되더라도 그의 본선 경쟁력은 의문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그가 2020년 대선에서 패한 것도 중도 유권자를 사로잡지 못했기 때문인데 이번 재판으로 이런 흐름이 더 짙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또 다양한 사법 리스크에 노출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여러 재판에 대비하기 위해 선거 유세에 집중하기 어렵고 이 또한 공화당에 악재라는 지적이 나온다. 이에 2일 경선 출마를 선언한 애사 허친슨 전 아칸소 주지사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경선에서 하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바이든, 민생 강조하며 ‘트럼프’엔 침묵 바이든 대통령은 기소 이후 지금까지 트럼프 전 대통령에 관한 언급을 일절 하지 않고 있다. 그는 4일 백악관에서 인공지능(AI) 관련 회의를 주재하며 “테크 기업은 대중에 공개하기 전에 AI 제품을 안전하게 만들 책임이 있다”고 했다. 이날 미국 정치전문매체 액시오스는 “대통령의 일부 측근이 3분기가 시작되는 올 7월에 재출마를 선언하고 싶어 한다”고 전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기소된 상황에서 안정적인 국정 운영에 집중하는 것이 유리하다는 판단 때문으로 풀이된다. 한 민주당 전략가는 로이터통신에 “대통령이 민생에 집중하는 모습과 트럼프 전 대통령의 혼란에 빠진 모습이 한 화면에 동시에 잡히면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당내 1위가 굳건한 트럼프 전 대통령은 당내 경쟁자 대신 ‘바이든 때리기’에 나섰다. 그는 이날 플로리다주의 마러라고 자택에서 연설을 통해 “중국, 러시아, 이란, 북한이 위협적이고 파괴적인 연합으로 뭉쳤는데 내가 대통령이었다면 절대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라며 바이든 대통령을 겨냥했다.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

문서 조작 등 34개 혐의로 기소된 후 4일(현지 시간) 법원의 기소 인부 절차를 마친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다음 공판 기일은 12월 4일로 잡혔다. 이번 혐의에 대한 최종심 결과는 빨라야 2024년 11월 대선 이후에나 나올 것이라는 관측이 높아지고 있다. 4일 CNN 등에 따르면 이날 뉴욕 맨해튼 형사법원 재판부는 “12월 4일 검찰과 변호인의 의견을 듣겠다”며 이 때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면 참석을 지시했다. 변호인 측이 트럼프 전 대통령의 참석을 면해달라고 요청했지만 받아들이지 않았다.이를 감안할 때 검찰과 트럼프 전 대통령의 본격적인 법정 공방은 내년부터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현재 검찰은 내년 1월, 트럼프 전 대통령 측은 내년 봄 이후에 재판을 개시해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2024년 대선에 나설 공화당 후보 경선 시작을 알리는 아이오와주 코커스(당원대회)는 내년 2월 5일, 뉴햄프셔주 프라이머리(예비경선)는 같은 달 13일 각각 열린다. 이번 기소 외에도 2020년 대선 개표 개입 등 트럼프 전 대통령을 둘러싼 다양한 의혹에 대한 수사가 진행 중이라 각종 사법 절차가 공화당 대선후보 선출 과정에 중대한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

3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 맨해튼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도착하면서부터 긴장감으로 팽팽했다. ‘성추문 입막음’ 의혹 등으로 미 전·현직 대통령 중 처음으로 기소된 트럼프 전 대통령은 4일 뉴욕 형사법원에서 피고에게 기소 사유를 알리고 그에 대한 인정 여부를 묻는 절차인 ‘기소 인부(認否) 절차’를 밟았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미국이 지옥으로 갔다”고 쏘아붙였고, 조 바이든 대통령은 “노 코멘트” 하며 거리를 뒀다. 분열로 치닫는 미국의 단면이 맨해튼에서 펼쳐졌다.● 트럼프 도착부터 TV 생중계 미국 주요 지상파와 지역 방송사는 헬기까지 띄우며 트럼프 전 대통령이 3일 오후 3시 40분경 전용기 편으로 뉴욕 퀸스 라과디아 공항에 내리는 순간부터 생중계했다. 오후 4시 15분경 뉴욕경찰(NYPD)과 백악관 비밀경호국(SS) 경호를 받으며 맨해튼 트럼프타워에 도착한 그는 거리에 모인 지지자들에게 굳은 표정으로 손을 흔들고는 들어갔다. 평소에도 관광객이 많이 오가는 5번가 트럼프타워 앞에는 바리케이드가 설치됐다.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자들과 반(反)트럼프 시위대, 그리고 취재진이 뒤섞여 일대 교통은 사실상 마비됐다. 트럼프 지지자들은 ‘트럼프는 대선에서 이겼다’ ‘바이든을 체포하라’ 등이 쓰인 팻말을 들고 그를 응원했다. 반면 반트럼프 시위대는 “(트럼프 전 대통령은) 법에 따라 기소되고 처벌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트럼프 친위대원’으로 통하는 공화당 마저리 테일러 그린 하원의원(조지아주)이 “4일 함께 시위에 나서자”고 예고하자 에릭 애덤스 뉴욕시장은 “거짓 정보와 증오 메시지를 퍼뜨려 온 그린 같은 사람이 온다. 폭력 행위에 가담한다면 누구든 체포하고 책임을 묻겠다”고 맞받았다.● 트럼프 “마녀사냥” vs 바이든 ‘경제 행보’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플로리다주 마러라고 자택에서 뉴욕으로 향하기 직전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 소셜’에 “마녀사냥, 한때 위대했던 미국이 지옥으로 가고 있다”며 자신을 정치적 희생자로 묘사했다. 또 이날 발송된 후원금 모금 이메일에는 “우리나라는 무너졌다. 하지만 미국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 우린 할 수 있고 2024년 나라를 구할 것”이라고 지지자들을 자극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법원의 기소 인부 절차에 출석해 무죄를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의 변호인 조 타코피나 변호사는 3일 러시아 관영 스푸트니크통신과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도 이번 심리에서 무죄(Not guilty)라는 답변 말고는 아무 말도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법원이 기소 인부 절차 시작 전 취재진 사진 촬영을 허용한 데 대해 “이미 거의 서커스 같은 분위기를 악화시킬 것”이라고 반발했다. 하지만 기소 인부 절차 심리를 맡은 후안 머천 판사는 CNN방송 등의 생방송 요청에 대해 “이 기소는 기념비적인 의미를 지닌 사안”이라면서도 거부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도 전임자의 법정 출두 관련 질문에 “노 코멘트”라고 답하며 경제 행보에 나섰다. 미네소타주 에너지 기업을 방문해 인플레이션감축법(IRA) 등 ‘3대 입법’에 따른 투자 및 일자리 창출 성과를 홍보하며 혼란스러운 정치 상황과 거리를 두는 모습이었다. 그는 ‘(뉴욕에서) 폭력 시위 등을 우려하느냐’고 묻자 “아니다. 나는 NYPD를 믿는다”라고만 답했다. 미국 내 여론 분열은 극심해지고 있다. 3일 CNN 여론조사 결과 응답자 60%는 ‘기소 결정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민주당 지지층 94%가 지지했고, 무당층은 60%가 지지했다. 반면 공화당 지지층은 79%가 반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동시에 전체 응답자 76%는 ‘기소 결정에 정치가 핵심 또는 어느 정도 역할을 했다’고 봤다.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김수현 기자 newsoo@donga.com}

3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 맨해튼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도착하면서부터 긴장감으로 팽팽했다. ‘성추문 입막음’ 의혹 등으로 미 전·현직 사상 최초로 기소되는 트럼프 전 대통령은 4일 뉴욕 형사법원에서 피고에게 기소 사유를 알리고 그에 대한 인정 여부를 묻는 절차인 ‘기소 인부(認否) 절차’를 밟는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미국이 지옥 같다”고 쏘아붙였고, 조 바이든 대통령은 “노 코멘트” 하며 일자리 행보에 나섰다. 분열로 치닫는 미국의 단면이 맨해튼에서 펼쳐졌다.● 트럼프 도착부터 TV 생중계 미국 주요 지상파 및 지역 방송사는 헬기까지 띄우며 트럼프 전 대통령이 3일 오후 3시 40분경 전용기편으로 뉴욕 퀸스 라구아디아 공항에 내리는 순간부터 생중계했다. 오후 4시 15분경 뉴욕경찰(NYPD)과 백악관 비밀경호국(SS) 경호를 받으며 맨해튼 트럼프타워에 도착한 그는 거리에 모인 지지자들에게 굳은 표정으로 손을 흔들고는 들어갔다. 평소에도 관광객이 많이 오가는 5번가 트럼프타워 앞에는 바리케이드가 설치된 가운데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자들과 반(反)트럼프 시위대, 그리고 취재진이 뒤섞여 일대 교통이 사실상 마비됐다. 트럼프 지지자들은 ‘트럼프는 대선에서 이겼다’ ‘바이든을 체포하라’ 등이 쓰인 팻말을 들고 그를 응원했다. 반면 반트럼프 시위대는 “(트럼프 전 대통령은) 법에 따라 기소되고 처벌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트럼프 친위대원’으로 통하는 공화당 마조리 테일러 그린 하원의원(조지아주)이 “4일 함께 시위에 나서자”고 예고하자 애릭 애덤스 뉴욕시장은 “거짓 정보와 증오 메시지를 퍼뜨려 온 그린 같은 사람이 온다. 폭력행위에 가담한다면 누구든 체포하고 책임을 묻겠다”고 맞받았다.● 트럼프 “마녀사냥” vs 바이든 ‘경제 행보’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플로리다주 마러라고 자택에서 뉴욕으로 향하기 직전 자신의 소셜 미디어 ‘트루스 소셜’에 “마녀사냥, 한때 위대했던 미국이 지옥으로 가고 있다”고 적었다. 또 이날 발송된 후원금 모금 e메일에는 “우리나라는 무너졌다. 하지만 미국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 우린 할 수 있고 2024년 나라를 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법원 기소 인부 절차에 출석해 무죄 주장을 펼 것으로 알려졌다. 그의 변호인 조 타코피나 변호사는 3일 러시아 관영 스푸트니크통신 인터뷰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도 이번 심리에서 무죄(Not guilty)라는 답변 말고는 아무 말도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법원이 기소 인부 절차 시작 전 취재진 사진 촬영을 허용한 데 대해 “이미 거의 서커스 같은 분위기를 악화시킬 것”이라고 반발했다. 하지만 기소 인부 절차 심리를 맡은 후안 머천 판사는 CNN방송 등의 생방송 요청은 거부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맨해튼 대배심이 트럼프 전 대통령 기소 결정을 내린 날과 마찬가지로 이날도 그의 법정 출두 관련 질문에 “노 코멘트”라고 답하며 경제 행보에 나섰다. 미네소타주 에너지 기업을 방문해 인플레이션감축법(IRA) 등 ‘3대 입법’에 따른 투자 및 일자리 창출 성과를 홍보한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에 투자하는 정책이 작동하고 있다”며 “공급망은 다시 미국에서 만들어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뉴욕에서) 폭력 시위 등을 우려하냐고 묻자 “아니다. 나는 NYPD를 믿는다”고 답했다. 여론 분열은 여전했다. 3일 CNN 여론조사 결과 응답자 60%는 ‘기소 결정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민주당 지지층 94%가 지지했고, 무당층은 60%가 지지했다. 반면 공화당 지지층은 79%가 반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면서도 전체 응답자 76%는 ‘기소 결정에 정치가 핵심 또는 어느 정도 역할을 했다’고 봤다. 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김수현 기자 newsoo@donga.com}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기소 결정을 두고 미국이 사분오열되는 모습을 보이는 가운데, 집권 민주당과 야당 공화당 비주류 진영을 중심으로 당 주류와는 결이 다른 목소리가 감지된다. 민주당 내에서도 트럼프 기소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는 한편, ‘트럼프 쏠림’ 현상이 진행 중인 공화당에서도 트럼프의 선거운동 중단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공화당 소속 애사 허친슨 전 아칸소 주지사는 2일(현지 시간) A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대선 출마를 선언하면서 트럼프 전 대통령을 비판했다. 허친슨 전 주지사는 공화당 내 대표적인 반(反)트럼프 인사로 꼽히는 인물이다. 그는 트럼프가 전직 대통령 최초로 검찰에 기소된 데 대해 유감을 표하며 ‘그가 선거운동을 중단해야 하냐는’는 질문에 “그는 그렇게 해야 하지만 우리는 그가 그렇지 않을 거라고는 걸 알고 있다”고 답했다.공화당 대선 후보들이 트럼프 전 대통령 기소에 대한 비판적 입장을 취한 것과 달리 허친슨 전 주지사는 “(뉴욕) 대배심은 가능한 원인을 찾았고 그것이 우리 사회의 모든 범죄 혐의의 기준”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내가 검사라면 그 혐의를 제기하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사법) 시스템이 작동하도록 해야 한다. 내가 지도자로서 하고 싶지 않은 것은 우리의 형사 사법 시스템을 훼손하는 것”이라고 했다. 또 이날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조 맨친 민주당 상원의원(웨스트버지니아)은 ‘폭스뉴스 선데이’ 인터뷰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의 기소를 언급하며 “미국에 매우 매우 슬픈 날”이라고 말했다. 맨친 상원의원은 보수적 성향의 인물로 민주당 내 소수파로 꼽힌다.그는 “사람들이 법이나 정의의 지배가 원래대로 작동하지 않고 편향돼 있다고 믿을 때 우리는 그것을 가질 수 없다”면서 “법 위에 있는 사람이 없다. 하지만 그 누구도 법의 표적이 돼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반면 트럼프 전 대통령 측은 건국 이래 처음으로 전‧현직 대통령에 대해 기소 결정한 것을 계기로 지지층 결집에 나서고 있다. 이날 CNN 등에 따르면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은 4일 뉴욕 법원 출석을 앞두고 “전투를 준비하고 있다”고 그의 변호사 조 타코 피나가 말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3일 오후 뉴욕 트럼프타워에서 하룻밤을 보내고 4일 오후 2시15분께 법원에 출석해 자신의 혐의를 통지 받고, 이에 대해 유무죄 주장을 밝히는 ‘기소 인부 절차’를 진행한 후 오후 8시15분 플로리다주 팜비치에 있는 자택 마러라고에서 연설을 할 예정이다.민주당과 공화당 양측 지지자들은 극단적 분열 양상을 보이고 있다. 미국 ABC 방송이 여론조사업체 입소스와 지난달 31일부터 이틀간 전국 593명의 성인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에 따르면 ‘성추문 입막음’ 의혹과 관련해 전체 응답자의 45%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기소돼야 한다고 답했다. 민주당 지지자의 88%가 ‘기소돼야 한다’고 답한 반면 공화당 지지자의 65%는 ‘기소 돼선 안 된다’고 답해 차이를 보였다.특히 전체의 47%는 이번 사건은 정치적 동기에 따른 것이라고 답했는데, 공화당 지지자들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기소에 대한 찬반과 무관하게 대부분(79%) 이번 사건이 정치 수사라고 답했다. 반면 민주당 지지자의 경우 64%가 ‘정치수사가 아니다’라고 답해 지지 정당에 따른 극명한 차이를 보였다. 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

1776년 건국 이래 처음으로 기소가 결정된 전직 대통령이라는 불명예를 안은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4일 뉴욕 지방법원 출석을 앞두고 미 전역에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뉴욕경찰(NYPD)은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층의 소요 사태를 대비한 비상 경계 태세에 돌입했다. 2024년 대선을 앞두고 트럼프 캠프에 후원금이 쏟아지는 현상도 나타나고 있어 야당 공화당도, 집권 민주당도 트럼프 전 대통령의 ‘사법 리스크’로 이목이 쏠리고 있다.● 4일 트럼프 출석 앞두고 ‘폭풍전야’ 지난달 31일(현지 시간) 미 뉴욕 맨해튼 지방법원 앞은 그야말로 ‘폭풍전야’였다. NYPD는 지지층 소요 사태 발생에 대비해 곳곳에 바리케이드를 설치했다. 법원과 바로 옆 맨해튼 지방검찰청 뒤쪽까지 경찰이 3, 4명씩 짝을 이뤄 배치됐다. 법원 근처 공원에는 수십명 취재진이 텐트를 치고 "최초의 대통령 기소"라며 생중계 중이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뉴욕시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법정 출석 당일인 4일 일부 도로를 폐쇄하기로 했다. 경찰관 3만5000명에게는 대기령이 내려진 상태다. 이날 뉴욕 맨해튼 미드타운 5번가에 위치한 ‘트럼프 타워’ 앞에도 바리케이드가 일제히 설치됐다. 트럼프 지지자 한 명이 “트럼프는 죄가 없다”고 소리를 지르자 이를 지켜보던 시민 로버트 씨는 기자에게 “전직 대통령도 죄가 있다면 처벌을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뉴욕타임스(NYT)와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법원 출석을 위해 3일 플로리다 자택인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뉴욕으로 이동한다. 4일 뉴욕 지방검찰청에 들러 다른 피의자들과 마찬가지로 ‘머그샷’(체포 직후 촬영 사진)을 찍고 지문과 DNA를 채취한다. 다만 뉴욕주 법에 따라 그의 머그샷이 공개되지는 않는다. 이후 법원으로 이동해 오후 2시 15분 판사 앞에 서서 ‘성추문 입막음’ 의혹 등과 관련된 자신의 혐의를 통지받고, 이에 대해 유무죄 주장을 밝히는 ‘기소 인부 절차’에 참석한다. 중범죄 혐의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방법원으로 이동할 때 수갑을 차야 하지만 전직 대통령 예우 차원에서 생략될 것으로 전해졌다.● “하루 새 후원금 400만 달러”…반격 나선 트럼프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자신에 대한 기소 결정을 정치적 반격의 계기로 삼고 있다. 변호인단은 재판지를 현 맨해튼 지방법원에서 같은 뉴욕 내 스태튼 아일랜드로 옮길 수 있는지 등 다양한 전략을 고민 중이라고 블룸버그통신 등은 보도했다. 민주당 지지세가 높은 맨해튼보다 공화당 지지세가 존재하는 스태튼 아일랜드가 유리할 것으로 보고 있는 것이다. 조 타코피나 트럼프 측 변호인은 지난달 31일 NBC 방송에 출연해 “트럼프가 기소 사실을 듣고 처음에는 큰 충격에 빠졌다”며 “이내 충격을 극복하고 반드시 싸우기로 결의하는 전형적인 트럼프의 모습을 보였다”고 지지층 독려에 나섰다. 보수 진영은 기소 결정 이후 결집 양상을 보이고 있다. 트럼프 캠프는 기소가 결정되던 당일 24시간 동안에만 400만 달러(약 52억 원)에 이르는 정치후원금을 모금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모금액의 25% 이상은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기부한 적이 없는 ‘첫 후원자’로 파악됐다고 했다. 미 의회전문매체 더힐에 따르면 야후-유고브가 지난달 30, 31일 공화당을 지지하는 미국 성인 1089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지율은 52%로, 경쟁자인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21%)를 두 배 이상으로 앞섰다.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은 극도로 말을 아끼고 있다. 그는 지난달 31일 기자들과 만나 ‘트럼프 기소 결정’ 관련 질문을 4차례나 받고도 “전혀 할 말이 없다”고 했다. 2020년 미 대선 부정선거 의혹을 집중 보도하면서 사실상 ‘친(親)트럼프’ 방송을 해온 폭스뉴스 또한 위기를 맞게 됐다. 폭스뉴스는 앞서 기표기 제조업체 ‘도미니언’이 제기한 16억 달러(약 2조800억 원) 규모의 명예훼손 소송 재판을 기각해 달라고 법원에 요청했다. 그러나 트럼프 기소 결정 다음 날 미 델라웨어 고등법원은 재판을 예정대로 17일에 진행한다고 밝혔다. NYT는 트럼프와 폭스뉴스를 ‘정치의 쌍둥이 거인’이라고 칭하며 “서로 결합해 정치를 바꿔놓은 두 세력이 각각 형사 기소(결정)와 민사 재판으로 타격을 받고 있다”고 평가했다.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김수현 기자 newsoo@donga.com}

한국 정치의 수준은 왜 나아지지 않을까? 대통령, 국회의원 선거를 각각 두 번씩 취재하며 가졌던 의문입니다. 닫힌 섬과 같은 여의도만 보고선 해답을 찾기 어려웠습니다. 시야를 넓혀 세계 각국의 정치 현실을 살펴보고 한국 정치와 신랄하게 비교하겠습니다. 때로는 ‘우리만 그런 게 아니구나’라는 위로를, 때로는 우리 정치의 품격을 한 단계 높일 해법을 찾아보겠습니다. 언젠간 K팝, K드라마, K푸드처럼 K정치도 호평받는 날이 오면 좋겠습니다.내년 미국 차기 대선을 앞두고 공화당에서 흥미로운 주장이 하나 나왔습니다. 공화당 전국위원회 의장에 재선된 로나 맥다니엘은 최근 CNN과의 인터뷰에서 “대선 토론에 참여하기를 원하는 공화당 후보는 최종 승리한 후보를 지지하겠다는 서약서에 서명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공화당 전국위원회 의장은 대선후보를 뽑는 전당대회를 주관하는 중요한 자리입니다. 그런 이가 한국 정치에서 유행하는 소위 ‘원팀 선언’이 필요하다는 주장을 한 셈이죠. 이 발언은 묘한 파장을 낳았습니다. 맥다니엘 의장은 “우리는 2024년에 조 바이든을 이겨야 한다”라는 당위를 내세웠습니다. 그러면서 “우리는 서로를 너무 공격해서 민주당을 이겨야 한다는 사실을 잊어버릴 수 있다”며 “의견 차이가 있을 수 있지만 우리는 옳은 일을 하는 큰 그림을 위해 그것(입장 차)을 해결해야 한다”고 했습니다.맥다니엘 전국위 의장은 재선 과정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지를 받았습니다. 당연히 트럼프에 반대하는 측에서는 맥다니엘의 주장에 대해 “절대로 동의할 수 없다”고 반발하고 나섰습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항마로 꼽히는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는 언론 인터뷰에서 “맥다니엘의 리더십 아래 세 번의 선거에서 표준 이하 결과를 얻었다”고 꼬집었습니다. 대선 후보 경선 출마를 고려하고 있는 아사 허친슨 전 아칸소 주지사는 “도널드 트럼프가 나라를 위한 올바른 방향이 아니라고 믿는 나 같은 지도자에게 포용 서약을 하게 하는 것은 문제”라고 했습니다. 현재 트럼프 전 대통령은 공화당 대선 경선 레이스에서 선두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여전히 공화당은 ‘트럼프 대 반(反)트럼프’의 구도입니다. 트럼프와 경쟁하는 후보 입장에서는 ‘원팀 선언’이 사실상 트럼프 쏠림 현상을 가속할 수 있다는 우려를 할만한 상황입니다.● 민주당, 달콤했던 ‘원팀’의 추억 한국 정치에서 원팀이란 단어의 저작권을 가진 곳은 민주당입니다. ‘단합’ ‘단결’을 상징하는 원팀 정신이 대두된 건 문재인 당대표 시절입니다. ‘비문(비문재인) 진영’과 사사건건 마찰을 빚던 문 대표는 2015년 당 개혁의 일환으로 온라인 권리당원 육성 계획을 밝힙니다. 이때 약 10만 명가량의 문 대표 지지자들이 민주당 당원으로 가입했습니다.자신을 ‘대깨문(대가리가 깨져도 문재인)’이라고 칭한 열성 지지자들은 비문 진영 의원들을 향해 ‘문자 폭탄’을 보내며 당을 친문 중심의 원팀으로 빠르게 바꿔나갔습니다. 요즘에야 극성 지지자들이 정치인에게 문자 폭탄을 보내고, 사무실과 집 앞에서 시위를 벌이는 게 일상이지만 이때만 해도 당원이 같은 당 소속 의원을 공격하는 건 드문 일이었습니다.당 분위기가 바뀌자 눈치를 보는 의원들이 점점 많아졌습니다. 한 재선의원은 기자들과의 술자리에서 화합과 단결의 상징(?)이라는 ‘소맥 폭탄주’를 만들며 자신이 얼마나 원팀 정신이 투철한 사람인지 역설했습니다. 당에서도 ‘원팀 선거대책위원회’ ‘원팀 후보자 회동’ ‘원팀 서약식’ 등 ‘원팀 브랜드’를 선거에 적극 활용했습니다. ‘원팀’을 많이 외칠수록 민주당 정체성을 인증받는 시기였습니다. ‘원팀 민주당’은 처음에는 일사불란해 보였습니다. 더불어민주당의 전신인 새정치민주연합 시절 한 번 의원총회가 열리면 보통 5시간씩 난상토론을 하곤 했는데, 원팀 민주당에서는 30분, 1시간이면 끝났습니다. 지도부 보고에 대해 반대 토론이 없었기 때문이죠. 기사에 당내 비판 목소리를 담고 싶어도 익명으로라도 논평해주는 의원이 거의 없었습니다. 익명 관계자발 기사가 나가면 지지자를 중심으로 해당 인물을 색출하는 작업이 이어졌기 때문입니다. 찍히면 원팀을 배신한 ‘첩자 정치인’이 되는 현실에서 의원들도 쉽게 입을 열 수 없었습니다. 하지만 원팀이라는 약의 내성이 생기자 점점 더 센 자극을 필요로 했습니다. 조금이라도 다른 의견에 대한 지지자들의 폭력은 더욱 심해졌습니다. 금태섭, 김해영 같은 소신파 정치인이 설 자리는 없었습니다. ‘나는 옳고, 너는 틀렸다’는 이분법적 사고관이 당을 장악해갔습니다. ‘단팥 없는 단팥빵’처럼 민주당에 ‘민주주의’가 사라졌습니다.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이 한창이던 2021년 7월 28일 김두관, 박용진, 이낙연, 이재명, 정세균, 추미애 후보가 한자리에 모여 “우리는 원팀”이라는 선언을 했습니다. ‘원팀 배지’를 서로에게 달아주면서 페어플레이를 다짐했습니다. 대선 패배의 암흑이 드리운 상황에서 ‘원팀 브랜드’를 어떻게든 살려보려는 마지막 발버둥이었던 것 같습니다.하지만 이미 약발이 떨어진 ‘원팀’의 마법은 더 이상 승리를 안겨주지 못했습니다. 이재명-이낙연 후보 간 갈등의 골이 깊어지면서 아무리 원팀을 외쳐도 지지층의 좌표 찍기는 멈출 줄 몰랐습니다. 이재명 후보가 당내 경선 승리 후 경쟁자인 이낙연 후보 측 인사를 포함해 ‘용광로 선대위’를 꾸린다고 했지만 친문은 “친명(친이재명)이 다 해 먹는다”고, 친명은 “친문과 이낙연 후보가 선거에서 팔짱만 끼고 있다”고 감정의 골을 드러냈습니다. 2021년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와 2022년 대선, 지방선거에서 연달아 패하면서 이제 민주당에서 원팀을 입에 올리는 사람은 없어졌습니다. 한때 민주당의 승리를 부르는 마법의 주문이었던 원팀 정신은 이제 아무도 찾아 듣지 않는 흘러간 유행가가 됐습니다. ● 원팀 바통 이어받은 ‘친윤 일색’ 국민의힘 그런데 여기, 민주당에서 약발이 떨어진 ‘원팀 브랜드’를 자신들이 가져가겠다고 나선 정당이 있습니다. 바로 집권여당 국민의힘입니다.대선과 6‧1지방선거 이후 국민의힘에서는 선거 승리 정당이라고 보기 힘든 기현상이 벌어졌습니다. 친윤 세력들은 대선 기간 내내 윤석열 대통령을 비롯한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측 핵심 관계자)과 갈등을 빚었던 이준석 대표를 성 상납 혐의로 대표직에서 쫓아낸 것이죠. 이 대표에 대한 반감이 컸던 친윤 세력은 대선 기간에도 공공연히 ‘당선만 되면 이준석은 자리를 지키지 못할 것’이라는 말을 했습니다. 스스로 물러나게 하되 안 될 경우 당 윤리위원회를 동원해 징계하겠다는 시나리오도 제기됐습니다. 사실 듣고도 잘 믿기지 않았습니다. 윤리위를 통한 당대표 사퇴는 전례가 없는 일이었습니다. 당원과 국민에 의해 선출된 당대표를 인위적으로 징계한다는 게 가능할까 싶었죠. 게다가 이 대표는 대선과 지방선거를 연이어 이긴 ‘승장’이었습니다. 하지만 친윤 일색의 국민의힘은 10년 전 혐의를 다시 꺼내 이 대표를 결국 쫓아냈습니다. 그리고 다음 목표는 ‘친윤 일색’의 원팀을 만드는 것이었습니다. 친윤은 ‘대통령의 의중은 김기현’이라는 말을 공공연히 퍼트렸고, 지지율 1위를 달리던 나경원 전 의원을 압박 끝에 주저앉혔습니다. 대통령실은 나 전 의원을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직과 기후환경대사직에서 전격 해임하는 강수를 뒀습니다. 이 과정에서 김대기 대통령비서실장까지 나서 “대통령이 나 전 의원의 처신을 어떻게 생각할지 본인이 잘 알 것”이라고 직격했습니다. 윤 대통령과 대선에서 단일화를 했던 안철수 후보도 예외는 아니었습니다. 과거 민주당 출신인 그는 정체성 공세에 시달려야 했죠. 불출마 선언을 한 나 전 의원이 뒤늦게 김 의원 지지 의사를 밝히자 그는 추앙의 대상이 됐고, 가까스로 ‘원팀’의 일원이 될 수 있었습니다. 김 의원은 “당정은 부부 관계이자 운명공동체”라면서 대통령과의 ‘원팀’을 강조하고 당대표에 당선됐습니다. 연포탕(연대·포용·탕평) 정치를 하겠다던 김 대표는 친윤 일색으로 당직을 꾸렸습니다. 실제 연포탕은 다양한 재료가 섞여서 국물이 맑고 시원한데, 이 연포탕은 감칠맛 대신 짠맛만 강한 것 같습니다.지난해 6·1지방선거는 국민의힘의 압승으로 끝났습니다. 하지만 전국적인 압승 속에서도 주목할만한 현상이 있었습니다. 윤 대통령과 각을 세웠던 유승민 전 의원이 경기지사 선거에 출마하자 친윤 세력은 대항마로 김은혜 의원을 밀었습니다. 윤석열 캠프 출신 인사들이 대거 김은혜 캠프에 합류하면서 ‘윤심(尹心) 인증마크’를 달아줬습니다. 경기도 59개 당협위원회 중 50곳 이상이 김 의원을 지지할 정도로 압도적인 당심을 얻어 김 의원은 경선에서 대선주자인 유 전 의원을 꺾습니다. 하지만 본선에서는 김 후보는 민주당 김동연 후보에게 패하고 맙니다. 당내 원팀이 작용해도 국민의 선택을 받지 못한 것입니다. 민주당의 원팀 정치가 실패하는 과정을 보고도, 경기지사 선거의 패배를 겪고도 친윤 세력은 제대로 교훈을 얻지 못한 것 같습니다.● 진정한 ‘원팀 정신’ 보여준 프랑스 마크롱 대통령이 의회를 생략한 채 연금 개혁안을 밀어붙이면서 이에 반발하는 시위가 프랑스 전국을 뒤덮고 있습니다. 프랑스 야당들은 즉각 마크롱 내각 불신임 안을 표결에 부치면서 정국은 그야말로 ‘극한 대치’ 상황이었습니다.그런데 프랑스 야당 의원 대부분은 내각 불신임안 투표 하루 뒤 마크롱 정부가 제출한 ‘원자력발전소 건설 법안’에 찬성표를 던졌습니다.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유럽에서도 에너지난이 심각해진 상황이었습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원전 6기를 새로 건설하는데 필요한 승인 절차를 간소화하는 법안이 시급하다는데 동의한 것입니다.야당은 연금 개혁에 대해서는 “국민적 저항”을 촉구하고, “내각 총사퇴”를 주장했지만 국가의 미래를 위해 필요한 정책에는 여당과 힘을 합쳤습니다. 정당이 다르고, 가치가 달라도 경우에 따라 얼마든지 ‘원팀’이 될 수 있다는 사례를 보여준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나라는 특정 정당 당원이거나 커뮤니티에서 정치 뉴스를 실시간으로 소비하는 일부 시민을 제외하고 다수가 정치 뉴스를 불편해합니다. “맨날 정치인들끼리 싸움질하는 걸 보기도 싫다”는 반응이 일반적이죠. 그러다 보니 정치권에서도 당내 이견을 없애고 ‘원팀’을 내세우는 마케팅이 일시적으로는 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하지만 원팀의 약발은 일시적입니다. 약의 내성은 결국 당내 다양성을 해치고, 상식 있는 사람들의 입을 다물게 할 것입니다. 내부 경고등이 없는 정당은 민심과 멀어지고 선거에서 심판받게 되죠. 이 뻔한 이치를 이번엔 누가 받아들일까요? 총선이 1년여 앞으로 다가왔습니다.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
지난해 세계 테크(정보기술) 업계를 휩쓸었던 메타버스(3차원 가상현실 공간) 열풍이 빠르게 식고 있다. 챗GPT 같은 생성형 인공지능(AI)으로 시장의 관심이 쏠리자 투자 대비 수익성이 낮다고 판단한 테크 업계는 관련 사업을 축소하고 있다. 29일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글로벌 엔터테인먼트 및 미디어 그룹 디즈니는 지난해 2월 만든 메타버스 사업부를 폐쇄하고 부원 약 50명을 해고했다. 부서장 마이크 화이트 전 디즈니 소비자경험(UX) 담당 임원은 대기발령 상태다. 지난해 전 최고경영자(CEO) 밥 체이펙이 ‘차세대 위대한 스토리텔링 개척지’라고 찬사를 보내며 출범시킨 부서가 1년 만에 사라진 것이다. WSJ는 “메타버스 대중화가 지체되면서 새로운 엔터테인먼트 형식에 승부를 건 테크 업체들이 좌절했다”고 전했다. 2021년 10월 메타버스에 집중한다는 전략을 내세우며 수십억 달러를 투자해 회사 이름까지 바꾼 메타(옛 페이스북)는 지난해 11월 직원 1만1000명을 해고하면서 메타버스 관련 부서를 대폭 축소했다. 메타는 곧 1만 명 추가 감원을 발표하며 메타버스 관련 개발자를 상당수 정리해고할 예정이다. WSJ는 “지난달 실적 발표회에서 마크 저커버그 CEO가 AI는 28번 언급했지만 메타버스는 단 7번 얘기했다”며 “메타 관심사가 메타버스에서 AI로 옮겨가고 있다는 방증”이라고 분석했다. 마이크로소프트(MS)도 2017년 인수한 메타버스 플랫폼 알트스페이스 가상현실(VR) 서비스를 이달 초 종료했다. 지난해 자체 개발자 회의 ‘구글I/O’에서 증강현실(AR) 기술을 미래 비전으로 내세웠던 구글도 현재는 모든 역량을 생성형 AI 기술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대중도 메타버스 플랫폼에 대한 관심이 줄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IDC에 따르면 지난해 AR·VR 헤드셋 출하량은 전년 동기 대비 20.9% 감소했다. 메타버스 내 부동산 가격을 추적하는 위메타에 따르면 메타버스 플랫폼 디센트럴랜드 부동산 시세는 지난해 ㎡당 45달러에서 올해 5달러로 90% 하락했다.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

미국 접경지에 있는 멕시코 이민자 수용소에서 불이 나 철창 안에 있던 중남미 이민자 최소 39명이 숨졌다. 화재 당시 수용소 관리자가 탈출구를 폐쇄한 채 대피해 피해가 더 컸던 것으로 전해졌다. 멕시코 정부는 수용소 관계자 8명을 살인 등의 혐의로 체포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27일 오후 9시 30분경 미국 텍사스주 엘패소와 인접한 멕시코 북부 치와와주 시우다드후아레스 이민자 수용소에서 불이 났다. 사고 당시 수용소에는 과테말라, 온두라스, 베네수엘라, 엘살바도르, 콜롬비아, 에콰도르 등 중남미 출신의 이민자 66명이 수용돼 있었다. 불법으로 미국에 입국하기 위해 멕시코 국경으로 왔다가 수용소로 옮겨진 이들이었다. 이들 중 일부가 본국으로 추방되는 것에 불만을 품고 매트리스 등에 불을 지른 것으로 알려졌다. 이 사고로 수용소에 갇혀 있던 39명이 숨졌으며 나머지도 중상을 입었다. 수용소 폐쇄회로(CC)TV 영상에는 쇠창살 안에 갇힌 이민자들이 밖으로 꺼내 달라며 창살을 발로 차는 와중에 수용소 직원들이 현장을 벗어나는 모습이 담겨 있다. 피해자와 유족들은 수용소 관리자가 사실상 유일한 탈출구를 폐쇄해 피해를 키웠다고 주장하고 있다. 수용소 건물에 남편이 있었다는 한 베네수엘라 여성은 CNN에 “사방에서 연기가 나고 모두가 빠져나오는 것을 봤지만 (수용소 측이) 안에 갇혀 있는 사람들은 그대로 뒀다. 직원들은 문을 열지 않았다”며 “남편은 온몸에 물을 뿌려 목숨을 건졌지만 호흡기에 중상을 입었다”고 했다. 특히 이민자 수용소의 보안을 사설업체가 일부 담당했던 것으로 드러나면서 이민청의 무책임한 관리에 대한 비판이 커지고 있다.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멕시코 대통령은 “당시 CCTV 등 관련 영상을 봤다”며 “우리는 범죄를 조작하거나 누군가를 고문하는 식의 권위주의 시대에 살고 있지 않기 때문에 모든 것을 숨기지 않고 다 드러낼 것”이라고 밝혔다. AP통신에 따르면 멕시코 정부는 수용소 관계자들을 살인, 직무유기 등의 혐의로 수사하고 있다. 로사 이셀라 로드리게스 멕시코 안보장관은 “검찰이 연방요원 2명과 이민청 직원 1명, 사설경비요원 5명에 대한 수사를 시작했다”며 이들에 대해 체포영장을 청구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참사가 발생한 시우다드후아레스는 미국행 이민자들이 모이는 국경 도시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방지를 명분으로 불법 이민자를 심사 없이 즉시 추방할 수 있도록 한 ‘타이틀42’ 정책을 바이든 행정부가 완화할 것을 기대하며 이민자들이 몰리고 있지만 바이든 행정부는 아직 이 정책을 유지하고 있다.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 기자가 러시아에서 미국 정부를 위해 간첩활동을 한 혐의로 구금됐다. 미국인 기자가 러시아에서 간첩 혐의로 구금된 것은 냉전 이후 처음이라고 AP통신이 전했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러시아 연방보안국(FSB)은 30일(현지 시간) WSJ 모스크바 지국 소속의 미국 국적 에반 게르시코비치 특파원을 간첩 혐의로 러시아 중부 도시 예카테린부르크에서 체포했다고 밝혔다. FSB는 “게르시코비치는 미국의 지시에 따라 러시아 군산 복합 기업 중 한 곳의 활동에 대한 기밀 정보를 수집했다”며 “미 정부를 위해 간첩 활동을 한 것으로 의심되는 그의 불법 활동이 중단됐다”고 밝혔다. FSB는 관련 증거를 제시하지는 않았다. 마리야 자하로바 러시아 외무부 대변인도 이날 “게르시코비치 기자는 언론과 관련이 없는 활동을 펼치기 위해 특파원으로 자신의 신분을 위장했다”고 주장했다. 게르시코비치 기자는 모스크바로 이송돼 FSB의 미결수 구금시설인 레포르토보 교도소에 수감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 출신인 게르시코비치 기자는 부모가 현재 미국에 거주 중이다. 그는 WSJ에 합류 전 AFP 모스크바 지국에서 근무했다. 최근에는 러시아 정치와 우크라이나 전쟁을 주로 취재했다. WSJ는 성명을 내고 “우리는 게르시코비치 기자의 안전에 대해 깊이 우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국경없는기자회도 “러시아의 보복으로 보이는 행위에 우려를 표명한다. 언론인이 표적이 되어선 안 된다”고 밝혔다.윤다빈기자 empty@donga.com}

미국 접경지에 있는 멕시코 이민자 수용소에서 불이 나 철창 안에 있던 중남미 이민자 최소 39명이 숨졌다. 화재 당시 수용소 관리자가 탈출구를 폐쇄한 채 대피해 피해가 더 컸던 것으로 전해졌다. 멕시코 정부는 수용소 관계자 8명에게 살인 등의 혐의로 체포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27일(현지 시간) 오후 9시 30분경 미국 텍사스주 엘패소와 인접한 멕시코 북부 치와와주 시우다드후아레스 이민자 수용소에서 불이 났다. 사고 당시 수용소에는 과테말라, 온두라스, 베네수엘라, 엘살바도르, 콜롬비아, 에콰도르 등 중남미 출신의 이민자 66명이 수용돼있었다. 불법으로 미국에 입국하기 위해 멕시코 국경으로 왔다가 수용소로 옮겨진 이들이었다. 이들 중 일부가 본국으로 추방되는 것에 불만을 품고 매트리스 등에 불을 지른 것으로 알려졌다. 이 사고로 이민청 내에 수용됐던 39명이 숨졌으며 나머지도 중상을 입었다. 수용소 폐쇄회로(CC)TV 영상에는 쇠창살 안에 갇힌 이민자들이 밖으로 꺼내달라며 창살을 발로 차는 와중에 수용소 직원들이 현장을 벗어나는 모습이 담겨 있다. 피해자와 유족들은 수용소 관리자가 사실상 유일한 탈출구를 폐쇄해 피해를 키웠다고 주장하고 있다. 수용소 건물에 남편이 있었다는 한 베네수엘라 여성은 CNN에 “사방에서 연기가 나고 모두가 빠져나오는 것을 봤지만 (수용소 측이) 안에 갇혀 있는 사람들은 그대로 뒀다. 직원들은 문을 열지 않았다”며 “남편은 온몸에 물을 뿌려 목숨을 건졌지만 호흡기에 중상을 입었다”고 했다. 특히 이민자 수용소의 보안을 사설업체가 일부 담당했던 것으로 드러나면서 이민청의 무책임한 관리에 대한 비판이 커지고 있다.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멕시코 대통령은 “당시 CCTV 등 관련 영상을 봤다”며 “우리는 범죄를 조작하거나 누군가를 고문하는 식의 권위주의 시대에 살고 있지 않기 때문에 모든 것을 숨기지 않고 다 드러낼 것”이라고 밝혔다. AP통신에 따르면 멕시코 정부는 수용소 관계자들을 살인, 직무유기 등의 혐의로 수사하고 있다. 로사 이셀라 로드리게스 멕시코 안보장관은 “검찰이 연방요원 2명과 이민청 직원 1명, 사설경비요원 5명에 대한 수사를 시작했다”며 이들에 대해 체포영장을 청구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참사가 발생한 시우다드후아레스는 미국행 이민자들이 모이는 국경 도시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명분으로 불법 이민자를 심사 없이 즉시 추방할 수 있도록 한 ‘타이틀42’ 정책을 바이든 행정부가 완화할 것을 기대하며 이민자들이 몰리고 있지만 바이든 행정부는 아직 이 정책을 유지하고 있다.윤다빈기자 empty@donga.com}

지난해 세계 테크(정보기술)업계를 휩쓸었던 메타버스(3차원 가상현실 공간) 열풍이 빠르게 식고 있다. 챗GPT 같은 생성형 인공지능(AI)로 시장 관심이 쏠리자 투자 대비 수익성이 낮다고 판단한 테크 업계는 관련 사업을 축소하고 있다. 29일(현지 시간)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글로벌 엔터테인먼트 및 미디어 그룹 디즈니는 지난해 2월 만든 메타버스 사업부를 폐쇄하고 부원 약 50명을 해고했다. 부서장 마이크 화이트 전 디즈니 소비자경험(UX) 담당 임원은 대기발령 상태다. 지난해 전 최고경영자(CEO) 밥 채팩이 ‘차세대 위대한 스토리텔링 개척지’라고 찬사를 보내며 출범시킨 부서가 1년 만에 사라진 것이다. WSJ은 “메타버스 대중화가 지체되면서 새로운 엔터테인먼트 형식에 승부를 건 테크 업체들을 좌절시켰다”고 전했다. 2021년 10월 메타버스에 집중한다는 전략을 내세우며 수십 억 달러를 투자해 회사 이름까지 바꾼 메타(옛 페이스북)는 지난해 11월 직원 1만1000명을 해고하면서 메타버스 관련 부서를 대폭 축소했다. 메타는 곧 1만 명 추가 감원을 발표하며 메타버스 관련 개발자를 상당수 정리해고할 예정이다. WSJ은 “지난달 실적 발표회에서 주커버그 CEO는 AI를 28번 언급했지만 메타버스는 단 7번 얘기했다”며 “메타 관심사가 메타버스에서 AI로 옮겨가고 있다는 방증”이라고 분석했다. 마이크로소프트(MS)도 2017년 인수한 메타버스 플랫폼 알트스페이스 VR(가상현실) 서비스를 이달 초 종료했다. 증강현실(AR) 헤드셋을 개발하는 홀로렌즈 부서도 예삭 삭감과 함께 구조조정 대상으로 지정됐다. 지난해 자체 개발자 회의 ‘구글I/O’에서 AR 기술을 미래 비전으로 내세웠던 구글도 현재는 모든 역량을 생성형 AI 기술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대중도 메타버스 플랫폼에 대한 관심이 줄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IDC에 따르면 지난해 AR·VR 헤드셋 출하량은 전년 동기 대비 20.9% 감소했다. 메타버스 내 부동산 가격을 추적하는 위메타에 따르면 메타버스 플랫폼 디센트랜드 부동산 시세는 지난해 1㎡당 45달러에서 올해 5달러로 90% 하락했다.윤다빈기자 empty@donga.com}

세르게이 럅코프 러시아 외교차관은 29일 관영 스푸트니크통신 인터뷰에서 “러시아는 미국에 핵무기 관련 모든 정보 제공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럅코프 차관은 미국과의 핵 군축 협정인 신전략무기감축협정(New START·뉴스타트)을 언급하며 “뉴스타트에 따라 이뤄지던 러시아와 미국 간의 모든 정보 이전이 중단됐다”고 밝혔다. 이어 미사일 시험 발사 통보도 앞으론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모든 형태의 통지가 중단될 것”이라며 “사찰 활동과 정보 교환 같은 일반적인 의미에서 (뉴스타트) 협정에 따른 모든 유형의 활동이 정지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벨라루스 전술핵무기 배치 선언에 이어 핵 위협을 고조시키고 있다. 앞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지난달 21일 뉴스타트 참여를 중단하겠다고 밝힌 뒤 27일 핵 활동에 대한 일간 정보 공유를 중단하자 미국은 28일 맞대응 차원에서 미국 핵탄두 수도 공개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2011년 미국과 러시아가 체결한 뉴스타트는 양국이 배치한 핵탄두 수를 제한하고 서로가 협정을 준수하는지 확인하기 위해 상대국 핵시설을 사찰하며 자국 핵탄두 개수등을 공유하자는 내용이었다. 러시아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야르스 등을 동원한 정례 핵전력 점검 훈련을 시작했다고 29일 발표했다. 최대 사거리 1만2000km인 야르스는 미국 미사일방어체계(MD)를 뚫을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관영 타스통신 등에 따르면 러시아 국방부는 이날 텔레그램을 통해 “올해 전략미사일부대 준비 계획에 따라 시베리아 옴스크 미사일 부대와, 야르스로 무장한 노보시비르스크 미사일 부대에 대한 종합 점검 훈련이 시작됐다”고 밝혔다. 이어 러시아 3개 지역에서 이동식발사차량(TEL)에 탑재한 야르스 기동 연습이 이뤄지며 군인 3000명 이상과 군장비 약 300대가 투입된다고 설명했다. 2010년 처음 실전 배치된 야르스는 개별 조종이 가능한 핵탄두 4개를 장착해 지상 요격이 어렵다. 핵탄두 위력은 일본 히로시마에 투하된 원폭(15kt)의 10∼20배인 150∼300kt인 것으로 알려졌다.홍정수 기자 hong@donga.com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지 400일이 다 돼가는 러시아 경제가 저성장 늪으로 빠져들고 있다는 진단이 나왔다. 서방의 강력한 경제 제재가 이어지는 가운데 수출 감소, 인플레이션, 노동시장 경색, 정부 지출 증가의 악순환으로 장기 침체 확률도 커지고 있다. 28일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러시아 전체 세입(稅入) 절반 가량을 차지하는 원유 천연가스 등 수입(收入)이 에너지 가격 하락으로 줄어들어 재정이 악화되고 있다. 주력인 우랄산(産) 원유가는 지난달 배럴당 평균 49.56달러(약 6만4000원)였다. 국제 유가 기준 브렌트유(배럴당 80달러)의 60% 수준에 불과하다. 유럽연합(EU)이 러시아 원유와 가스에 가격상한제를 도입하자 러시아는 중국 인도 등에 정상가(價)보다 훨씬 낮은 값에 에너지를 팔고 있다. 이 때문에 올 1, 2월 원유 및 가스 관련 수입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46% 줄었다. 경제 전망이 불확실해지면서 러시아 소비 시장도 얼어붙고 있다. 지난해 러시아 소매 판매는 전년 대비 6.7% 감소했는데 이는 2015년 이후 최악이다. 2월 신차 판매도 지난해 2월 대비 62% 떨어졌다. 반면 천문학적인 전쟁 비용 지출로 2월 물가상승률은 전년 대비 11%나 올랐다. 러시아 화폐 루블화 가치는 지난해 11월 이후 20%나 하락했다. 또 지난해 9월 예비군 징집령 선포 이후 약 30만 명이 징집돼 노동력 부족에도 시달리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러시아 잠재 성장률은 크림반도를 강제 병합한 2014년 이전 3.5%였지만 현재는 1% 수준이라고 분석했다. 지난해 개전 초기 러시아를 떠난 전 러시아 중앙은행 간부 알렉산드라 프로코펜코는 “러시아 경제가 장기 침체에 접어들고 있다”고 말했다.윤다빈기자 empty@donga.com}
미국 뉴욕주가 새 건물에 천연가스와 화석연료 사용을 금지하는 법안을 제정할 방침이다. 민주당이 기후변화 대응 차원에서 추진되는 이 법안이 통과되면 신축건물에서 벽난로, 온수기, 빨래 건조기, 가스레인지 등을 사용할 수 없다. 26일(현지 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민주당 캐시 호컬 뉴욕 주지사와 뉴욕주 상·하원 민주당 의원들은 신축 공사에서 화석연료를 금지하는 법안을 이달 31일 제정할 예정이다. 법안에 따르면 주거용을 비롯한 대부분 새 건물에서는 천연가스와 화석연소 사용이 금지되며, 식당 병원 실험실 세탁소 등에는 예외 규정이 적용된다. 이 법안은 이르면 2025년 1월부터 시행된다. 미국에서는 올해 초 미 연방 소비자상품안전위원회 위원이 가스레인지 금지를 검토해야 한다고 발언한 이후 전국적으로 관련 논의가 활발해졌다. 법안이 통과하면 뉴욕주는 입법을 통해 금지 조치를 취하는 첫 사례가 된다. 캘리포니아와 워싱턴은 법안이 아닌 건축 조례를 통해 비슷한 조치를 하고 있다고 미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설명했다. 공화당은 반대 입장을 보이고 있다. 대선 잠룡인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는 “가스레인지에 면세 혜택을 줘야 한다”면서 “연방 관리들이 우리의 가스레인지를 빼앗아 가지 못할 것”이라고 했다. 여론조사 기관 시에나 칼리지의 조사에 따르면 뉴욕 시민의 53%가 법안 제정에 반대한다고 답했다. 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

27일 ‘성추문 입막음’ 의혹 기소 여부를 결정할 대배심이 열릴 것으로 알려진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검찰 수사를 ‘스탈린 식’이라며 강하게 비난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자신의 수사 검사에 대해 ‘좌표 찍기’에 나선 직후 이 검사는 살해 협박을 받았다. AP통신을 비롯한 미 언론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25일 텍사스주 웨이코 공항에 모인 지지자 수천 명에게 검찰 수사는 ‘헛소리’라면서 뉴욕 맨해튼 지방검찰을 향해 “전국 민주당원의 심복”이라고 비난했다. 그는 “(검찰 수사는) 스탈린주의 러시아 ‘호러 쇼’에나 나올 법한 것”이라며 “마녀사냥과 가짜 수사가 이어졌다”고 주장했다. 이어 “검찰은 새로운 도구인 위법 행위를 이전에 볼 수 없었던 수준으로 기꺼이 사용한다”고 주장했다. 사실상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선 첫 유세가 열린 웨이코는 1993년 연방수사국(FBI)이 연방주의에 반대하며 폐쇄적 집단생활을 하던 ‘다윗파’ 본부에 진입하다가 86명이 숨진 ‘웨이코 사건’이 벌어진 곳이다. 극우 성향 지지자 결집을 노린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2016년 대선 직전 트럼프 전 대통령과 성관계를 가졌다고 주장한 성인영화 배우를 회유하기 위해 돈을 건넨 사건을 수사 중인 맨해튼 검찰은 27일경 기소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기소되면 피고인으로 법정에 서는 최초의 전 미국 대통령이 된다. 지난주 “자신이 21일 체포될 것”이라면서 지지자들에게 저항을 촉구한 트럼프 전 대통령은 24일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 소셜’에 성추문 입막음 사건을 수사하는 맨해튼지검 앨빈 브래그 검사장을 향해 ‘인간 쓰레기’ ‘짐승’ 같은 원색적인 비난을 퍼부었다. 이 같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발언 10시간여 만에 맨해튼지검 우편실로 흰색 가루가 든 편지 봉투가 배달됐다. 이 봉투에는 브래그 검사장 이름과 함께 ‘난 당신을 죽일 거야’라는 협박 메시지가 담긴 종이도 들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이 가루에는 독극물 같은 위험 성분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앞서 맨해튼 지방법원 청사에는 21일 폭파 협박 전화가 걸려와 뉴욕주가 트럼프 전 대통령 가족을 상대로 제기한 민사 재판이 잠시 연기되기도 했다. 하킴 제프리스 뉴욕주의회 하원의장(민주당)은 “두 차례나 탄핵 위기에 몰린 트럼프의 무책임하고 위험한 선동 연설에 이어 그는 지금도 누군가를 죽이라는 선동을 계속하고 있다”고 비판했다.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

“인공지능(AI)이 인류를 장악하고 통제하는 것을 막기 위해 AI 도입 속도를 조절해야 한다.” 세계적 베스트셀러 ‘사피엔스’를 쓴 이스라엘 역사학자 유발 하라리(47·사진)가 24일(현지 시간) 뉴욕타임스(NYT) 기고문을 통해 AI 수용 속도를 대형 정보기술(IT) 기업 간 경쟁에 맡기지 말고 인류가 AI를 잘 다루고 대응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출 수 있도록 충분한 시간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라리는 이날 미국 IT 전문 비영리단체 ‘인도적 기술센터’의 트리스탄 해리스, 아자 래스킨 공동 창업자와 함께 쓴 기고문을 통해 ‘GPT-4’ 같은 ‘언어 모델 AI’의 등장으로 인류가 AI로 인한 실질적 위협에 직면했다고 진단했다. AI가 인간의 언어까지 습득한 것은 인류 문명의 ‘마스터키’를 손에 넣은 것이나 다름없다는 이유에서다. 현재도 인간이 체스 게임 등에서 컴퓨터를 이기지 못하는데 언어 능력까지 습득한 AI가 일반화하면 인간의 문명 체계 전반을 해킹하고 조작할 위험성이 상존한다고 우려했다. 그는 소셜미디어에 사용된 원시적 AI만으로도 양극화 심화, 민주주의 혼란 등이 나타났다며 이보다 훨씬 강력한 ‘언어모델 AI’가 심각한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AI가 수천 년 역사의 인류 문화를 빠르게 먹어 치우고 소화해 새 문화를 만들어낼 수 있다며 “2028년 미국 대선 또한 사람이 주도하지 않는 선거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AI가 암 퇴치, 신약 발견, 기후 및 에너지 위기 해법 등에 도움을 줄 잠재력이 있지만 문명의 기반이 무너진다면 AI의 혜택이 아무리 커도 소용이 없다며 “언어 체계가 해킹당하면 민주주의가 유지될 수 없다”고 했다. 인간의 정치, 경제, 일상생활 전반이 AI에 완전히 의존하지 않는 지금이야말로 AI의 도입 속도에 관해 고민해야 할 때라고 했다.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習近平)과의 정상회담 이후 무력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일본과의 영유권 분쟁지로 실효 지배 중인 쿠릴열도에 미사일을 배치했고 우크라이나에 대한 폭격도 실시했다. 미국은 중국이 러시아에 무기를 지원하면 동맹과 대응 방안을 논의하겠다고 맞섰다. 스푸트니크통신 등에 따르면 러시아 국방부는 22일 쿠릴열도 파라무시르섬에 ‘바스티온’ 해안방어 미사일 시스템을 배치했다고 밝혔다. 세르게이 쇼이구 국방장관은 “미국이 러시아와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아시아태평양에서 군사력을 늘렸다. 일본은 역내 미국의 핵심 동맹”이라며 미국과 일본을 동시 견제하겠다는 뜻을 숨기지 않았다. 쿠릴열도 등 극동 지역을 관할하는 동부군 관구가 최근 1년간 수호이(SU)-57 전투기, 대공 미사일 등 400개의 현대적 장비를 확충했다며 “동부군 관구의 군사력이 증강됐다”고 자신했다. 푸틴 대통령이 모스크바에서 시 주석과 정상회담을 가진 21일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는 주요 7개국(G7) 정상 중 마지막으로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를 찾았다. 그는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회담을 갖고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국제질서의 근간을 흔드는 폭거”라고 비판했다. 5월 자신의 지역구 히로시마에서 열리는 G7 정상회의에 젤렌스키 대통령을 초청했고 우크라이나에 5억 달러(약 6500억 원)도 지원하기로 했다. 쿠릴열도 내 미사일 배치는 이처럼 우크라이나와 밀착하는 일본을 견제하려는 성격이 강한 것으로 풀이된다. 푸틴 대통령과 시 주석이 우크라이나 사태에 대한 ‘평화적 해결’을 주장한 지 하루 만인 22일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곳곳을 폭격해 비판받고 있다. AFP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키이우 인근 소도시 르지시치우의 한 고등학교가 러시아의 무인기(드론) 공격을 받았다. 학교 건물과 기숙사 등이 무너져 최소 8명이 숨졌다. 몇 시간 후 남동부 자포리자에도 미사일이 떨어져 최소 1명이 사망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모스크바에서 ‘평화’라는 말이 나올 때마다 공격 지시가 내려진다”고 비판했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은 이날 상원에 출석해 “중국이 러시아에 무기를 지원할 가능성을 동맹과 함께 대비 중”이라고 밝혔다. 그는 ‘한국, 일본, 유럽, 호주 등과 함께 러시아를 지원하려는 중국을 제재할 계획이 있느냐’는 의원들의 질의에 “중국이 러시아에 무기 지원을 고려한다는 정보를 동맹 및 파트너와 공유하자 여러 국가가 행동에 나섰다”며 “이들 국가 모두 (이를 우려해) 독자적으로 중국 고위 지도부를 접촉했다”고 설명했다.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2016년 성인배우와의 성적 관계를 입막음하기 위해 회삿돈으로 합의금을 지급했다는 의혹으로 기소될 위기에 놓인 가운데, 그가 경찰에 체포되는 모습을 담은 ‘가짜 이미지’가 소셜미디어를 통해 확산됐다. 22일 AP통신 등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뉴욕 경찰에 체포되는 가짜 이미지가 트위터 등을 통해 확산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인공지능(AI) 기술을 사용해 만들어진 이 가짜 이미지는 트럼프가 자신을 체포하려는 경찰에 강하게 저항하거나 경찰을 피해 도망치는 모습을 담고 있다. 그가 주황색 죄수복을 입은 채 교도소에서 생활하는 모습도 있다. 이 이미지들은 ‘트럼프가 오늘 아침 맨해튼에서 체포됐다’는 트윗 글과 함께 확산되면서 진짜가 아니냐는 소동이 일기도 했다. AP통신에 따르면 뉴욕 경찰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경찰에 의해 구금된 바 없다”고 밝혔다. 이 가짜 이미지를 만든 사람은 영국의 온라인 매체 벨링캣의 창립자이자 저널리스트인 엘리엇 히긴스로 알려졌다. 히긴스는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이미지 생성 AI 서비스인 ‘미드저니’를 통해 제작했다”고 말했다. 이어 “일부 사람들은 그것을 진짜라고 생각했다. 우리 교육시스템에서 비판적 사고능력을 키우지 못한 탓”이라고 주장했다. 딥페이크(심층 합성 기술) 사진 전문가인 헨리 아이더는 뉴스위크와의 인터뷰에서 “AI 기술에 대해 알고 있는 사람은 이미지가 가짜라는 것을 알 수 있지만, 이를 모르는 사람들은 다르게 받아들일 수 있다”고 경고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앞서 18일 자신이 곧 체포될 것이라는 불확실한 정보를 흘린 뒤 “시위하라”고 지지층을 선동하기도 했다. 로이터통신과 여론조사기관 입소스가 20, 21일 미국 성인 1003명을 상대로 조사한 결과 응답자 54%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성추문 관련 수사에 정치적 동기가 있다고 본다”고 답했다. 동시에 트럼프 전 대통령이 포르노 배우에게 입막음을 대가로 돈을 지불했다는 혐의가 사실이라고 보는 비율도 70%에 달했다.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