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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타니 쇼헤이(31·LA 다저스)로 시작해 오타니로 끝났다. 일본 도쿄돔에서 역대 6번째로 치러진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월드투어 ‘도쿄 시리즈’를 한 문장으로 요약하자면 이와 같다. 지난해 MLB 최초로 50홈런-50도루 클럽(54홈런, 59도루)에 가입하는 새 역사를 썼던 오타니는 모국 팬들 앞에서 시즌 마수걸이 홈런을 쏘아 올리며 기분 좋은 출발을 했다. 지난해 월드시리즈 우승팀 다저스는 18,19일 시카고 컵스와의 개막 2연전을 쓸어 담으며 2년 연속 우승 도전을 위한 닻을 올렸다.이번 도쿄시리즈의 백미는 단연 19일 2차전 터진 오타니의 홈런이었다. 전날 1차전에서 2루타 포함 2안타로 예열을 마친 오타니는 이날 개막 2경기 만에 짜릿한 손맛을 봤다. 9경기 만에 첫 홈런을 신고했던 지난해보다 페이스가 훨씬 빠르다.이날 1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한 오타니는 5-2로 앞선 5회초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우중간 방향으로 솔로포를 쳤다. 2스트라이크 2볼에서 컵스 두 번째 투수 네이트 피어슨(29)의 5구째 시속 99.1마일(약 159.5㎞)짜리 포심 패스트볼을 받아쳤다. 담장을 향해 날아가던 오타니의 타구는 외야 관중석에 있던 관중을 맞고 그라운드로 떨어졌지만 비디오 판독 결과 홈런으로 인정됐다. 오타니는 이 홈런으로 2004년 뉴욕 양키스의 마쓰이 히데키(51)에 이어 두 번째로 도쿄돔에서 열린 MLB 정규시즌 경기에서 홈런을 친 일본 선수가 됐다. 오타니의 홈런 공을 가진 행운의 팬도 화제가 됐다. 다저스 팬 후지모리 소타 군(10)이 비디오판독 중 컵스의 중견수 피트 크로우-암스트롱(23)이 관중석으로 던진 공을 거머쥐게 된 것. 푸른색 다저스 티셔츠를 입고 가족과 함께 이날 경기장을 찾은 후지모리 군은 “믿을 수 없다. 가보로 간직할 것”이라는 소감을 남겼다. 오타니는 남은 타석에선 볼넷 2개만을 추가했다. 7회초 2사 2루 상황에서 컵스 벤치가 오타니를 자동 고의사구로 거르자 관중석에선 야유가 쏟아져 나왔다. 9회초 1사 1,2루 상황에서 오타니가 이날 마지막으로 타석에 들어서자 관중들이 일제히 스마트폰을 꺼내 오타니의 모습을 촬영하기도 했다. 다저스는 이날 6-3으로 승리했다. 이날 3타수 1안타를 기록한 오타니는 타율 0.375(8타수 3안타) 1홈런 1타점 3득점으로 시리즈를 마쳤다. 이날 경기장에는 4만2367명의 관중이 방문했다. 시리즈 내내 오타니의 일거수일투족은 화제가 됐다. 시리즈에 앞서 16일에는 다저스의 일본인 동료인 야마모토 요시노부(27), 사사키 로키(24)와 함께 다저스 선수단에 고급 참치, 초밥, 야키토리(닭꼬치) 등이 포함된 만찬을 대접하기도 했다. 식사에 제공된 참치의 무게만 177㎏나 됐다. 일본 야구의 전설로 꼽히는 오 사다하루 소프트뱅크 회장(85)과 만남을 갖기도 했다. 경기 뒤 구장을 돌며 팬들에게 인사하고 동료들과 기념 촬영을 한 오타니는 19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일본어로 “멋진 추억 만들어줘 감사했다”는 글을 남기기도 했다.한편 2차전 선발로 MLB 데뷔전을 치른 사사키는 3이닝 1피안타 5볼넷 3탈삼진 1실점하며 승패를 기록하지 않았다. 1회말은 삼자범퇴로 좋은 출발을 했지만 3회말에는 1사 후 안타에 3연속 볼넷을 내주며 흔들렸다. 이외에 한국계 선수인 토미 에드먼(30)은 3회초 1점홈런, 키케 에르난데스(34)는 4회초 2점홈런을 쳤다. 다저스는 28일 디트로이트와의 안방 개막전을 통해 정규시즌 레이스를 이어간다. 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프로야구 팬들이 손꼽아 기다리던 ‘야구의 봄’이 이틀 앞으로 다가왔다. 2025 프로야구 정규시즌이 22일 전국 5개 구장에서 열리는 개막전을 시작으로 팀당 144경기를 치르는 장기 레이스에 돌입한다. 본보는 송재우, 윤희상, 이동현, 정민철, 최원호, 허도환 등 6명의 해설위원(가나다순)과 함께 올해 프로야구 판도를 전망해 봤다.우승 후보 1순위로는 디펜딩 챔피언 KIA가 꼽혔다. 6명의 해설위원 만장일치였다. 투타 양면에서 올해도 챔피언에 도전하기에 모자람이 없다는 평가다. KIA는 정규시즌-한국시리즈 통합우승을 차지한 지난해에도 팀 평균자책점(4.40)과 팀 타율(0.301)에서 모두 10개 구단 중 1위를 했다. 정민철 MBC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은 “자유계약선수(FA)로 이적한 장현식(현 LG)의 빈자리를 (키움 마무리로 활약한) 조상우로 채우면서 전력 누수를 막았다. 수비력이 보완돼야 하는 숙제는 있지만 마운드와 타선이 여전히 좋은 만큼 올해도 강력한 우승 후보로 보인다”고 평했다. 전문가들이 특히 주목한 부분은 강력한 불펜이다. 최원호 SBS스포츠 해설위원은 “KIA는 불펜이 강한 만큼 경기 중반에도 얼마든지 승부를 걸 수 있다. 오른손 투수 정해영 조상우 전상현, 왼손 투수 최지민 곽도규로 구성된 불펜의 밸런스도 좋다”고 진단했다. 송재우 MBC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도 “불펜 의존도가 높은 한국프로야구에서 압도적인 왼손 불펜 요원들을 보유한 것이 KIA의 큰 장점”이라고 덧붙였다. 관건은 새 외국인 타자 위즈덤이 지난 3년간 KIA 유니폼을 입었던 소크라테스의 빈자리를 채울 수 있느냐다.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에서 7시즌 동안 88홈런을 때린 위즈덤은 시범경기에선 7경기 타율 0.222, 1홈런, 3타점으로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주진 못했다. LG와 한화도 5강 후보로 해설위원 6인의 공통된 선택을 받았다. 다만 온도 차는 있었다. LG는 KIA와 우승 다툼을 벌일 것으로 평가된 반면 한화는 5강행 막차 티켓을 따낼 것으로 전망됐다. 최 위원은 “LG는 야수 라인업이 두꺼워 가장 변수가 적은 팀이다. 군 복무 중인 이정용, 부상 회복 중인 유영찬, 함덕주 등 불펜 투수들이 시즌 중반 전력에 플러스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지난해까지 유니폼을 입었던 허도환 MBC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은 “5강 막차 경쟁을 벌일 것으로 예상되는 팀 중에서는 한화의 선발 로테이션이 가장 강하다. 신축구장 효과도 있는 만큼 구단과 선수 모두 강한 동기부여를 받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난해 8위를 한 한화는 2018년 이후 7년 만의 가을야구에 도전한다. 이 밖에 삼성과 KT가 5표, 두산이 2표를 받았다. 5강 후보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지만 롯데도 다크호스로 거론됐다.정규시즌 최우수선수(MVP) 후보로는 지난해 수상자인 KIA 김도영이 만장일치로 1순위로 꼽혔다. 이동현 SPOTV 해설위원은 “그동안 약점으로 꼽혀온 수비 면에서도 시범경기를 통해 여유와 자신감을 얻은 것 같다”라고 평가했다. 김도영이 올해도 MVP를 받으면 2012, 2013년 넥센 박병호(현 삼성) 이후 12년 만에 2년 연속 수상자가 된다.신인상 후보로는 삼성 배찬승이 3표로 가장 앞섰다. 키움 정현우가 2표, LG 김영우가 1표로 뒤를 따랐다. 허 위원은 배찬승에 대해 “시속 150km를 상회하는 좋은 구위에 배짱도 두둑하다. 팀 선배인 오승환을 떠올리게 한다. 특히 왼손 투수로서 왼손 타자에게 변화구로 스트라이크를 잡는 모습이 인상적”이라고 말했다. 윤희상 KBSN스포츠 해설위원은 “정현우는 선발 로테이션에 이름을 올린 만큼 신인상 경쟁에서도 앞서 있다고 본다. 신인으로서 제구력도 양호하고 완급 조절이 능한 것이 장점”이라고 평했다.조영우 기자 jero@donga.com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프로야구 개막 만을 기다려온 팬들의 갈증을 해소해 줄 ‘2025 프로야구 가이드북’이 다시 출간됐다. 스포츠조선의 나유리, 이종서 기자, 엑스포츠 조은혜 기자, 일간스포츠 윤승재 기자, 스포츠동아 김현세 기자 등 5명의 야구 전문기자가 쓴 이 책에는 직접 발로 뛰어가며 담아낸 정보들이 담겼다. 올해 구단별 순위나 1군 로스터, 베스트 라인업 등은 야구 팬들이라면 관심을 갖고 꼼꼼히 살펴볼만한 콘텐츠다. 각 팀의 전력 변화가 담긴 데이터 인포그래픽은 물론 각 구단 대표 선수 6인의 필체가 묻어나는 사인과 각오 한 마디 등은 ‘2025 프로야구 가이드북’에서만 찾아볼 수 있다. 새 시즌 활약이 기대되는 외국인, 신인 선수의 정보에 각 구단의 응원단에 대해서도 자세히 소개했다. 이밖에도 올해 정식으로 도입되는 피치 클락, 하향 조정된 ABS존 등 새 시즌 달라지는 부분들에 대해서도 자세히 설명했다. 예약 판매 기간 동안 책을 선택한 독자들에게는 김도영, 구자욱, 장진혁, 문동주, 최지훈, 김택연, 손주영, 김주원, 이주형, 윤동희의 ‘내 선수의 네 컷’ 포토 굿즈도 제공된다.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야구의 봄’이 이틀 앞으로 다가왔다. 2025 프로야구가 22일 개막전을 시작으로 정규시즌 144경기 레이스에 돌입한다. 스프링캠프, 시범경기를 통해 예열을 마친 10개 구단은 한 팀에게만 허락되는 왕좌에 도전한다. 송재우, 윤희상, 이동현, 정민철, 최원호, 허도환 해설위원(가나다 순) 6인과 함께 올 프로야구 판도를 전망한다.우승후보 1순위로는 만장일치 디펜딩 챔피언 KIA가 꼽혔다. 투, 타 양면에서 올해도 챔피언 자리에 도전하기에 부족함이 없다는 평가다. KIA는 지난해에도 팀 평균자책점(4.40), 타율(0.301)에서 모두 10개 구단 중 1위를 차지했다.정민철 해설위원은 “자유계약선수(FA)로 이적한 장현식(현 LG)의 빈 자리를 조상우로 채우면서 전력 누수를 막았다. 수비력이 보완돼야 하는 숙제는 있지만 마운드와 타선이 좋은 만큼 올해도 강력한 우승후보로 보인다”고 평했다. 전문가들이 특히 주목한 부분은 강력한 불펜이다. 최원호 해설위원은 “불펜이 강한 만큼 KIA는 경기 중반에도 얼마든 승부를 걸 수 있다. 오른손투수 정해영, 조상우, 전상현, 왼손투수 최지민, 곽도규로 구성된 불펜의 밸런스도 좋다”고 진단했다. 송재우 해설위원도 “불펜 의존도가 높은 프로야구에서 압도적인 왼손 불펜 요원들을 보유한 것이 KIA의 큰 장점”이라고 덧붙였다. 물론 타격 역시 장타력과 기동력을 두루 갖췄다는 평가가 나온다. 관건은 새 외국인 타자 위즈덤이 3년간 KIA 유니폼을 입었던 소크라테스의 빈 자리를 채울 수 있느냐다.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에서 7시즌을 뛴 위즈덤은 시범경기에선 7경기 타율 0.222, 1홈런, 3타점으로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주진 못했다. 위즈덤이 붙박이 4번타자를 맡는 것이 KIA의 이상적인 시나리오다. 5강 후보로는 KIA와 함께 LG, 한화가 해설위원 6인의 공통된 선택을 받았다. 다만 온도 차는 있었다. LG는 KIA와 우승 싸움을 할 것으로 평가된 반면 한화는 5강행 막차 티켓 경쟁을 벌일 것으로 전망됐다. 최 해설위원은 “야수 라인업이 두터워 가장 변수가 적은 팀이 LG다. 군 복무 중인 이정용, 부상 회복 중인 유영찬, 함덕주 등 시즌 중반 전력에 플러스 될 요인도 많다”고 평가했다. 허도환 해설위원은 “5강 막차 경쟁을 벌일 것으로 예상되는 팀 중에서는 한화의 선발 로테이션이 가장 강하다. 신축구장 효과도 있는 만큼 구단과 선수 모두 강한 동기부여를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8위를 한 한화는 2018년 이후 7년 만의 가을야구에 도전한다. 이밖에 삼성과 KT가 5표, 두산이 2표를 받았다. 5강 후보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지만 다크호스로는 롯데가 꼽혔다.정규시즌 최우수선수(MVP) 후보로는 역시 지난해 수상자인 KIA 김도영이 만장일치 1순위로 꼽혔다. 이동현 해설위원은 “그동안 약점으로 꼽혀온 수비 면에서도 시범경기를 통해 여유와 자신감을 얻은 모습이 인상적이다”고 평가했다. 송 해설위원은 “지난해 워낙 대단한 활약을 했지만 김도영의 나이는 아직 22살이다. 정점을 찍기 보단 더 발전된 기량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반면 신인상 후보로는 삼성 배찬승이 3표, 키움 정현우가 2표, LG 김영우가 1표로 의견이 갈렸다. 허 해설위원은 배찬승에 대해 “시속 150㎞를 상회하는 좋은 구위에 배짱도 두둑한 면이 같은 팀 선배인 오승환을 떠올리게 한다. 특히 왼손투수로서 왼손타자에게 변화구로 스트라이크를 잡는 모습이 인상적이다”고 말했다. 윤희상 해설위원은 “정현우는 선발 로테이션에 이름을 올린만큼 신인상 경쟁에서도 앞서 있다고 본다. 신인으로서 제구력도 양호하고 완급조절이 능한 것이 장점”이라고 평했다.조영우 기자 jero@donga.com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탁구 국가대표 신유빈(21·사진)이 소아, 청소년 환아들의 의료비 지원에 1억 원을 쾌척했다. 신유빈은 17일 경기 수원시 가톨릭대 성빈센트병원을 찾아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소아, 청소년 환아들을 위해 의미 있게 사용해 달라”며 1억 원을 기부했다. 화장품 업체 에스와이코스메틱스와의 광고 모델료 중 일부다. 신유빈은 “후원금이 꼭 필요한 곳에 전달돼 더 많은 아이가 건강과 미소를 되찾을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신유빈은 2022년에도 이 병원에 소아, 청소년 환아를 위해 1000만 원을 기부했다. 신유빈은 16세 때 자신이 받은 첫 월급으로 보육원 아이들에게 운동화를 선물하는 등 다양한 기부 활동을 이어 오고 있다. 지난해에는 초등학생 선수들의 해외 전지훈련비와 경기력 향상 지원금을 후원했다.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2025 프로야구 시범경기가 18일 막을 내렸다. 10개 팀은 짧은 휴식기를 가진 후 22일 개막하는 정규시즌을 맞이한다. 주전 선수들에게는 시범경기가 ‘시범’일 뿐이었을지 몰라도 신예 선수들에게는 치열한 생존경쟁의 무대였다. 혼신의 힘을 다해 개막전 출전 선수 명단에 이름을 올린 선수도 적지 않다. 올 시범경기에서 최고 ‘신데렐라’로 떠오른 두산 내야수 오명진(24)이 대표적이다. 오명진은 시범경기 9경기에서 타율 0.407(27타수 11안타)의 맹타를 휘두르며 타격 1위를 차지했다. 유일한 4할 타자인 그는 이승엽 두산 감독의 가장 큰 고민거리였던 2루수 자리의 새 주인이 됐다. 이번 시범경기 전까지만 해도 오명진은 ‘무명’에 가까웠다. 2020년 신인드래프트 2차 6라운드(전체 59순위)로 두산 유니폼을 입은 오명진은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스타 후안 소토(뉴욕 메츠)와 타격 폼이 비슷하다는 이유로 주목을 받았다. 평소 ‘싯다르타’ 등 고전 문학을 즐겨 읽는다는 이유로 화제가 되기도 했지만 야구와는 상관없는 얘기였다. 오명진은 지난해까지 정규시즌 출전이 9경기가 전부였다. 9차례 타석에 들어서 안타 하나 없이 볼넷만 한 차례 골라냈다. 스프링캠프 때까지만 하더라도 2루수 경쟁에서 한 걸음 밀려나 있던 오명진은 시범경기 들어 잠재력을 터뜨렸다. 두 번째 경기인 9일 한화전에서 2안타를 신고하더니 10일 삼성전에서는 3안타 경기를 했다. 시범경기에서 치른 9경기 중 7경기에서 안타를 생산했다. 이 감독은 “지금 워낙 감이 좋고, 뛰어난 모습을 보여줬다. 개막전 2루수로 나가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마운드에서는 키움의 2년 차 투수 김윤하(20)가 눈길을 끈다. 프로 지명 당시부터 ‘코리안특급’ 박찬호(52)의 5촌 조카로 알려졌던 김윤하는 이번 시범경기를 통해 ‘박찬호 조카’라는 꼬리표를 떼어낼 수 있을 정도로 좋은 공을 던졌다. 11일 KT, 17일 롯데와의 시범경기에 두 차례 선발 등판해 두 번 모두 승리를 챙겼다. 2경기 9이닝 동안 평균자책점 2.00을 기록했다. 11일 KT전에선 4이닝 중 3이닝을 삼자범퇴 처리했다. 신인이던 지난해 1승 6패, 평균자책점 6.04로 호된 신고식을 치렀으나 올해 일찌감치 3선발로 내정됐다. MLB로 진출한 팀 선배 이정후(27·샌프란시스코)와 같은 우투좌타 중견수에 타격 실력이 뛰어나 ‘제2의 이정후’로 불린 키움 외야수 이주형(24)도 시범경기를 통해 한 단계 더 올라섰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주형은 시범경기 동안 가장 많은 3개의 홈런을 쳤고, 타율도 0.333을 기록했다. 특히 “연습 때 왼쪽 발뒤꿈치에 힘을 준다고 생각하고 쳐보라”는 이정후의 조언이 큰 도움이 됐다는 설명이다. 지난해 13홈런을 쳤던 이주형은 3번 타자로 나서 20홈런에 도전한다.한화 외야수 임종찬(24)도 시범경기 동안 세 번째로 높은 타율 0.348을 기록하며 정규시즌 활약을 예고했다. 2020년 한화에 입단한 임종찬은 지난해까지 5년간 통산 타율이 0.183에 불과했다. 지난해 시범경기에서 타율 0.476 맹타를 휘둘렀지만 막상 정규시즌에선 0.158로 침묵했던 과거를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각오다. 7세 때 김성근 전 감독과 한 TV 광고에 출연해 화제가 됐던 NC 투수 목지훈(21)도 시범경기를 통해 팬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겼다. 목지훈은 14일 KT전에 선발등판해 5이닝 무실점으로 호투하는 등 2경기에서 승패없이 평균자책점 2.25를 기록했다. 팀의 6번째 선발로 꼽히는 목지훈은 팀 사정에 따라 선발 또는 롱릴리프로 기용될 것으로 전망된다.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무슨 포스트시즌을 치르는 것 같아요.” 17일 대전 한화생명 볼파크 1루 측 더그아웃에 선 김경문 한화 감독은 취재진과 이야기를 나누며 설렘을 감추지 않았다. 5일 공식 개장한 새 구장에서 첫 공식 경기로 열리는 이날 삼성과의 시범경기를 앞두고 김 감독은 “그라운드 상태도 너무 좋다. 이제 야구만 잘하면 된다”며 다시 한번 의지를 불태웠다. 이날 대전 한화생명 볼파크는 포스트시즌을 방불케 하듯 개방된 1만1000석에 관중이 가득 들어찼다. 현재까지 분위기는 김 감독의 바람대로 흘러가고 있다. 추위에 따른 부상 방지 차원에서 5회까지만 열린 이날 경기에서 한화는 삼성에 3-1로 승리했다. 시범경기 5연승을 이어간 한화는 5승 1무 2패(승률 0.714)로 KT(승률 0.857)에 이어 2위를 달리고 있다. 선전의 원동력은 한층 높아진 마운드다. 한화는 8경기에서 팀 평균자책점 2.18로 짠물 피칭을 이어가고 있다. 외국인 원투펀치 폰세(31)와 와이스(29)가 각각 2경기에서 모두 승리를 챙겼다. 평균자책점은 폰세가 0.00, 와이스가 0.93으로 경기 내용도 수준급이다. 여기에 국내 복귀 2년 차를 맞는 ‘괴물 투수’ 류현진(38)과 자유계약선수(FA)로 영입한 엄상백(29)까지 1∼4선발은 어느 구단과 견줘도 뒤떨어지지 않는다는 평가가 나온다. 5선발도 시속 160km의 강속구를 던지는 문동주(22)다. 김 감독도 “작년보다 투수진은 안정감이 있을 것”이라고 기대를 표했다. 다만 22일 정규시즌 개막전 선발투수는 아직 정하지 않았다.타선에서는 새 외국인 타자 플로리얼(28)이 타율 0.400으로 팀 타선을 이끌고 있다. 여기에 스윙 스피드를 높이기 위해 몸무게를 10kg 줄인 노시환(25)도 2홈런을 기록 중이다. 김 감독은 “다이너마이트 타선이라는 팀 별명답게 잘 쳐줬으면 좋겠다”며 “시즌 초반 고정된 타순보다는 컨디션이 좋거나 상대 투수에게 강한 선수를 먼저 기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날까지 타율 0.385의 맹타를 휘두르던 김태연(28·사진)은 이날 1번 타자로 전진 배치돼 1회말 선제 솔로홈런을 때렸다. 대전 한화생명 볼파크 개장 1호 홈런이었다. 다만 시범경기 성적에 들떠서는 안 된다. 한화는 지난해 시범경기에서도 5승 2무 3패로 3위를 했지만 정규시즌은 세 번째로 낮은 8위로 마쳤다. 새 구장 적응도 한화 선수들에겐 급선무다. 김 감독은 이날 삼성 투수들이 줄지어 마운드 상태를 점검하는 모습을 보며 “아무래도 선수들에겐 새 신발을 신은 것처럼 낯선 느낌일 것이다. 안방구장의 이점을 살리기 위해서라도 최대한 많은 시간을 가지면서 경기장을 알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박진만 삼성 감독도 이날 새 구장을 둘러보며 “기존 한밭구장과 비교하면 굉장히 웅장하다. 특히 외야에서 공이 굴러가는 속도가 생각보다 빨라 적응이 필요할 것 같다”고 평했다.대전=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도쿄시리즈’를 위해 모국을 찾은 LA 다저스의 일본인 삼총사 오타니 쇼헤이(31), 야마모토 요시노부(27), 사사키 로키(24)가 통 크게 한턱을 냈다. 고급 참치 요리를 비롯해 초밥, 야키토리(닭꼬치) 등으로 동료 선수단에 저녁 식사를 대접한 것. 16일 오타니가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올린 영상에는 현지 장인들이 참치를 해체하는 장면부터 선수들의 식사 장면이 포함됐다. 일본인 삼총사의 이 같은 깜짝 선물쇼는 오타니의 주도로 진행됐다. 이날 식사에 제공된 참치는 무게 177kg짜리로 일본에서도 최고급으로 꼽히는 와카야마현 나치가쓰우라 지역에서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오타니의 부탁을 받은 유명 참치 가게 장인과 고급 초밥 가게 장인, 야키토리 가게 장인이 선수들에게 직접 서빙을 했다. 오타니는 앞서 14일 기자회견에서 “이번 도쿄시리즈를 좋은 시리즈로 만들고 싶다. 선수들이 경기뿐만 아니라 일본 문화도 즐겼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오타니의 말대로 이날 다저스 선수단은 일본 식문화를 마음껏 만끽했다. 1루수 프레디 프리먼(36)이 성게 초밥을 두고 난처한 표정을 짓자 주변 동료들은 “오픈 마인드”를 연호했다. 고민 끝에 초밥을 입에 넣은 프리먼은 “훌륭하다”며 미소 지었다. 이날 식사 자리에는 클레이턴 커쇼(37)를 비롯해 32명이 참석했다. 최고급 식사를 마친 다저스 선수단은 18, 19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리는 시카고 컵스와의 개막 2연전 ‘도쿄시리즈’를 통해 2025시즌을 시작한다. 18일 1차전에는 다저스의 야마모토, 컵스의 이마나가 쇼타(32) 등 두 일본인 투수가 선발 맞대결을 펼친다. 2차전에는 다저스의 사사키가 선발투수로 데뷔전을 치른다. 컵스 외야수 스즈키 세이야(31)는 두 경기 모두 중심 타선에 배치될 것으로 보인다.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결승선까지 남은 거리는 약 500m. 임예진(30·충주시청)은 2시간 넘게 자신보다 앞서 달리던 최경선(33·제천시청)을 기어코 따라잡았다. 역전을 이뤄내고도 임예진은 결승선을 통과할 때까지 계속 뒤를 돌아보며 마음을 놓지 않았다. 막판 스퍼트를 높이던 김도연(32·삼성전자)보다 4초 빨리 레이스를 마치고 나서야 임예진은 바닥에 쓰러졌다. 2025 서울마라톤 겸 제95회 동아마라톤 국내 부문 여자부에서 2연패의 주인공이 나온 순간이었다. 임예진은 이날 2시간30분14초의 기록으로 정상에 올랐다. 임예진은 지난해 이 대회에선 자신의 최고 기록(2시간28분59초)을 세우며 우승한 바 있다. 이 대회 국내 부문 여자부에서 연속 우승이 나온 건 2012년부터 4년 연속 우승한 김성은(36) 이후 처음이다. 임예진은 경기 후 “역사가 깊은 동아마라톤에서 개인 첫 2연패를 이뤄 너무 좋다. 오른쪽 정강이 상태가 좋지 않아 걱정했는데 후반에 페이스를 잘 잡아서 우승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이날 최경선과 선두 경쟁을 벌이던 임예진은 27km 구간 이후 한때 선두권에서 멀어졌다. 임예진은 “시야에 앞선 주자가 보이지 않았다”고 격차를 설명했다. 중계 화면에도 임예진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임예진은 자신의 페이스만 믿고 뛰었다. 임예진은 “37km를 넘어서 상대가 다시 보이기 시작했다. 그때부터 포기하지 않고 그야말로 이를 악물고 뛰었다”고 말했다. 마지막 500m를 남기고 최경선을 따라잡는 데 성공했지만 끝까지 마음을 놓진 못했다. 앞서 지난해 11월 한 마라톤 대회에서도 불과 500m를 남기고 최정윤(32)에게 역전을 허용해 준우승한 기억이 있었기 때문. 임예진은 “당시 생각이 나서 나도 모르게 자꾸 뒤돌아 본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결국 여자 마라톤 한국 최고 기록(2시간25분41초) 보유자인 김도연을 4초 차로 따돌렸다.2021년 12월 갑상샘암 진단을 받은 임예진은 이듬해 3월 수술대에 올랐다. 복귀 후엔 면역력 저하, 호르몬 이상 등으로 어려운 시간을 보내기도 했지만 최근 점점 기록을 단축시키고 있다. 임예진의 남은 목표는 김도연의 한국 최고 기록을 넘어서는 것이다. 임예진은 “거리, 스피드 훈련도 충실히 소화하고 있는 만큼 보완해야 할 건 정신력뿐이라고 생각한다. 우선 내 최고 기록을 넘어선 뒤 한국 기록에 꼭 도전하고 싶다”고 말했다.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공이 방망이에 맞는 순간 타구를 확인할 필요가 없었다. 빨랫줄처럼 뻗어간 공은 왼쪽 스탠드에 꽂혔다. 타구 속도 시속 179.8km짜리 미사일 홈런이었다.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에서 88개의 홈런을 터뜨린 KIA 새 외국인 타자 패트릭 위즈덤(34·사진)이 한국 무대 첫 홈런을 신고했다. 위즈덤은 14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과의 시범경기에 4번 타자 1루수로 선발 출전해 1-0으로 앞선 1회에 장쾌한 투런포를 쏘아 올렸다. 두산 왼손 선발 최승용의 4구째 스플리터를 간결하지만 힘있게 당겨 쳐 비거리 116.7m의 아치를 그렸다. 이전 5경기에서 13타수 2안타(타율 0.154)로 부진했던 위즈덤은 6회 두 번째 타석에서는 우익수 방향 2루타를 때려내며 한국 무대 첫 멀티 히트(한 경기 2안타 이상)도 기록했다. 이날 3타수 2안타 2타점 1득점으로 활약한 위즈덤은 “오늘 홈런을 때려 앞으로 홀가분한 마음으로 뛸 수 있을 것 같다”며 “머릿속을 비우고 공격적인 타격을 하려고 노력한 게 좋은 결과로 연결됐다”고 말했다. KIA는 지난해까지 뛰었던 소크라테스를 대신해 위즈덤을 데려오면서 그의 장타력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위즈덤은 정교함은 떨어지는 편이지만 언제든지 홈런을 칠 수 있는 타자다. KIA는 두산과 3-3 무승부를 기록했다.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올해 프로야구 스프링캠프에서는 그 어느 해보다 고졸 신인 투수들의 약진이 도드라졌다. 8일 막을 올리는 시범경기에서도 이들은 각 팀에서 중요한 역할을 맡을 것으로 보인다. 이들은 지난해 19세이브를 거두며 두산의 마무리 투수로 우뚝 선 김택연(20)의 뒤를 이어 고졸 투수 신인왕에 도전한다.스프링캠프 최고 히트 상품 중 하나는 삼성 배찬승(19)이다. 대구고 출신 왼손 투수인 배찬승은 2025년도 신인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전체 3순위로 삼성 유니폼을 입었다. 삼성 구단 역사상 2001년 투수 이정호(5억3000만 원)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계약금 4억 원에 사인하며 팬들의 기대를 모았다.최고 시속 152km의 빠른 공을 앞세운 배찬승은 스프링캠프 때 자체 평가전 포함 4경기에서 4이닝 무실점으로 빼어난 실력을 보였다. 박진만 삼성 감독은 “배찬승은 따로 설명할 필요가 없다”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배찬승은 구단이 뽑은 투수 최우수선수(MVP)로도 선정됐다. 삼성은 시범경기를 통해 배찬승의 필승조 기용 가능성을 점검할 예정이다. 왼손 파이어볼러인 만큼 장기적으로는 선발 자원으로 성장할 수도 있다.LG 오른손 투수 김영우(20)도 스프링캠프를 통해 확실한 눈도장을 받은 신인 중 한 명이다. 캠프에서 최고 시속 154km의 빠른 공을 던진 김영우는 발목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한 자유계약선수(FA) 이적생 장현식(30)을 대신해 마무리 투수로 기용될 가능성이 거론된다. 김영우는 지난달 KIA와의 연습경기 9회말 마운드에 올라가 공 9개로 1이닝 퍼펙트를 기록했다. 서울고 2학년 시절 팔꿈치 수술로 1년 유급을 하면서 프로 데뷔가 늦어진 만큼 시범경기 등판에 더욱 목말라 있다. 염경엽 LG 감독은 “시범경기 때 무조건 기회를 줄 것”이라며 “정규시즌 개막전(22일) 엔트리에도 포함시킬 예정”이라고 말했다.신인드래프트 전체 1순위로 키움에 지명된 투수 정현우(19)는 선발 로테이션의 한 축을 담당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것도 4선발로 마운드에 오른다. 덕수고 출신 왼손 투수인 정현우는 동기들에게도 “경기를 풀어가는 능력은 단연 최고”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키움은 10개 구단 중 유일하게 외국인 선수 3명 중 2명을 타자로 채운 만큼 토종 선발의 역할이 더욱 중요하다.한화에서는 1라운드 전체 2순위로 지명된 오른손 투수 정우주(19)와 2라운드에서 선발한 왼손 투수 권민규(19)가 나란히 주목받고 있다. 세광고 출신 권민규는 이번 스프링캠프 기간 동안 6과 3분의 2이닝 무실점 호투 기록을 이어갔다. 팀 선배인 류현진도 “지금 스프링캠프에서 제일 잘 던지고 있다”며 후배를 격려하고 있다. 전주고 시절부터 강속구 투수로 유명했던 정우주도 캠프에서 최고 구속 시속 155km까지 컨디션을 끌어올리며 시범경기 출격을 벼르고 있다. 문동주(22), 김서현(21), 정우주로 이어지는 한화의 강속구 투수 라인업에 대한 팬들의 기대도 점점 높아지고 있다.김영우와 같은 서울고 출신인 KT 김동현(19)도 키 193cm, 몸무게 97kg에서 나오는 투구가 빼어나다는 평가다. 김동현은 지난달 한화와의 연습경기에 선발 등판해 류현진과 맞대결을 펼치기도 했다. ‘투수 조련사’ 이강철 KT 감독의 지도를 받은 김동현이 어떤 투수로 성장할지 관심이 모인다.이 밖에 야수 중에는 1라운드 6순위로 호명된 두산 내야수 박준순(19), 8순위 SSG 포수 이율예(19) 등이 이목을 끈다. 박준순은 강승호가 3루수로 자리를 옮기면서 무주공산이 된 2루수 후보 중 한 명이다. 덕수고 출신 박준순은 지난해 제78회 황금사자기 전국고교야구대회 겸 주말리그 왕중왕전에서 우승을 합작하며 대회 MVP로 선정됐다. 강릉고 출신 이율예는 이번 스프링캠프에서 자신의 롤모델이었던 삼성 포수 강민호(40)를 만나 방망이를 선물로 받기도 했다. 이율예는 선배 조형우(23)와 함께 주전 포수 이지영(39)의 백업 경쟁을 펼친다.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야구팬들이 기다려온 2025 한국프로야구가 8일 시범경기를 시작으로 본격적으로 막을 올린다. 10개 팀들은 22일 개막하는 정규시즌을 앞두고 최대 10경기씩 치르며 최종 점검에 나선다. 선수들로선 개막전 엔트리에 이름을 올리기 위해 넘어야 하는 마지막 시험대다.특히 스프링캠프 기간 동안 각 팀에서 자체적으로 선정한 최우수선수(MVP)들은 시범경기 출격만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대표 주자는 두산의 스프링캠프 야수 MVP로 선정된 외야수 김민석(21)이다. 김민석은 캠프 기간 7차례의 친선전 및 연습경기에서 타율 0.375(16타수 6안타) 4타점 2득점으로 활약하며 이승엽 감독의 눈도장을 받았다. 김민석은 “캠프 MVP 선정이 큰 동기 부여가 됐다. 시범경기와 정규시즌에서도 좋았던 흐름을 이어 가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김민석은 앞서 이적시장을 뜨겁게 달군 선수다. 2023년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 전체 3순위로 롯데 유니폼을 입은 김민석은 지난해 11월 3 대 2 트레이드를 통해 두산으로 이적했다. 신인이던 2023년 129경기에 출전해 타율 0.255를 기록하며 가능성을 보였던 김민석은 작년에는 시범경기 직전 내복사근 부상을 당하며 41경기 타율 0.211에 그쳤다. 스프링캠프 기간 중 친정팀 롯데와의 연습경기에 1번 타자로 출전해 3안타 맹타를 휘두른 김민석은 이번 시범경기에서 리드오프로 기용될 것으로 보인다. 최근 2년간 두산의 프랜차이즈 스타 정수빈(35)이 붙박이로 뛰어온 자리다. 롯데 시절 팬들에게 ‘사직 아이돌’로 불려온 김민석은 이제 ‘잠실 아이돌’로 자리 잡겠다는 각오다.SSG 내야수 고명준(23)은 2년 연속 스프링캠프 야수 MVP에 선정되며 팬들에게 자신의 이름을 각인시켰다. 고명준은 일본 오키나와에서 치른 4차례 연습경기에서 타율 0.545(11타수 6안타) 2볼넷의 맹타를 휘둘렀다. 2021년 데뷔해 2023년까지 3년간 5경기 9타석이 전부였던 고명준은 지난해 대만 캠프에서 MVP에 뽑히며 주전으로 도약했다. 지난해 정규시즌에선 106경기 366타석을 소화하며 타율 0.250을 기록했다. 고명준은 올해는 주전 1루수 자리를 넘어 한 시즌 30홈런에 도전해 보고 싶다는 당찬 포부를 밝혔다.KIA에서는 5선발 경쟁 중인 황동하(23)와 김도현(25)이 나란히 투수 MVP에 이름을 올리며 이범호 감독을 미소짓게 했다. 두 선수는 각각 2차례 연습경기에 등판해 5이닝 무실점을 기록했다. 스타일은 다르다. 김도현이 시속 150km대 빠른 공이 주 무기라면, 황동하는 완급 조절이 능하다는 평가다. 선발 등판에 대비해 투구 수를 늘려온 두 선수는 시범경기를 통해 마지막 생존 경쟁을 벌인다.삼성 투수 MVP로 뽑힌 ‘신인’ 배찬승(19)의 시범경기 활약도 기대를 모은다. 왼손 투수인 배찬승은 캠프 기간 최고 시속 152km의 빠른 공을 던지며 삼성 팬들을 설레게 했다. 배찬승은 일본 요미우리, KIA와의 연습경기에 등판해 총 2이닝 무실점을 기록했다. 박진만 감독은 현재 필승조 투입을 저울질하고 있다.이 밖에 외국인 선수로는 유일하게 두산 투수 잭로그(29·등록명 잭로그)가 구단의 스프링캠프 투수 MVP에 이름을 올렸다. 잭로그는 2경기에서 5이닝을 소화하며 1피안타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왼손 투수인 잭로그는 2022∼2024시즌 3년 동안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에서 총 19경기에 등판했다. 잭로그는 MVP 수상으로 받은 상금을 그대로 신인 투수 홍민규(19)에게 전달해 훈훈함을 자아냈다.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조영우 기자 jero@donga.com}

홍길동이 프로배구 팬이라면 땅을 칠 법하다. ‘아버지를 아버지라 부르지 못하는’ 일이 지금도 버젓이 일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정규리그 우승을 우승이라 부르지 못하는 V리그의 이야기다. 배구판 ‘호형호제’를 못 하게 된 사연은 이렇다. V리그를 주관하는 한국배구연맹(KOVO)은 2019년 12월 19일 제16기 제2차 이사회를 통해 정규리그 우승 대신 정규리그 1위라는 표현을 쓰기로 의결했다. 정규리그의 위상을 제고하기 위해 2, 3위 팀까지 상금을 주기로 하는 과정에서 우승이 아닌 1위라 표기하기로 했다는 설명이다. 현재 KOVO는 챔피언결정전 최종 승리를 ‘진짜’ 우승으로 인정하고 있다. 그러나 이는 스포츠 팬들의 통념과는 거리가 멀다. 정규리그와 챔프전을 별도로 치르는 프로농구, 여자프로농구의 경우 챔프전 결과와 별개로 정규리그 우승을 인정한다. 프로야구 역시 한국시리즈 우승과 별개로 정규시즌 우승이라는 표현을 쓴다. 정규리그와 챔프전 석권을 통합우승이라 부르는 이유도 정규리그 우승과 챔프전 우승이 엄연히 다르다는 방증이다. 정작 V리그에서도 정규리그 1위와 챔프전 우승을 한 경우 통합우승이라고 표현한다. 규정의 실효성도 문제다. 이사회 의결이 5년이 넘게 지난 지금도 현장에서는 여전히 정규리그 1위와 우승의 차이를 인지하지 못하는 이들이 많다. 그동안 기자가 만난 선수들도 “정규리그 우승과 1위의 차이가 무엇인지 잘 모르겠다”거나 “우승이 아닌 1위로 바뀐지 몰랐다”고 말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미디어에서도 여전히 정규리그 1위가 아닌 정규리그 우승이라는 표현을 거부감 없이 쓴다. 가장 큰 문제는 ‘정규리그 위상 제고’라는 연맹의 취지와 달리 자칫 정규리그의 의미를 퇴색시킬 우려가 있다는 점이다. 이번 시즌 정규리그 1위를 확정한 팀의 한 선수는 “챔프전 우승도 중요하지만 한 시즌 동안 정규리그 36경기 레이스를 통해 이뤄낸 것도 의미가 크다고 생각한다. KOVO는 1위라고 표현하지만 선수들끼리는 사실상 우승이라고 여기고 있다”고 말했다. 아버지를 아버지라 부르는 게 당연하듯, ‘정규리그 우승을 우승이라 부르는’ 게 당연하지 않을까.강홍구·스포츠부 windup@donga.com}

홍길동이 프로배구 팬이라면 땅을 칠 법하다. ‘아버지를 아버지라 부르지 못하는’ 일이 반복되고 있기 때문이다. 정규리그 우승을 우승이라 부르지 못하는 V리그의 이야기다.상황은 이렇다. V리그를 주관하는 한국배구연맹(KOVO)은 2019년 12월 19일 제16기 제2차 이사회를 통해 정규리그 우승 대신 정규리그 1위라는 표현을 쓰기로 의결했다. 정규리그의 위상을 제고하기 위해 우승 팀의 상금 규모를 늘리고 2,3위 팀까지 상금을 주기로 하는 과정에서 우승이 아닌 1위라 표기하기로 했다는 설명이다. 현재 KOVO는 챔피언결정전 승리를 우승으로 인정하고 있다. 그러나 이는 스포츠팬들의 통념과는 거리가 멀다. 정규리그와 챔프전을 별도로 치르는 프로농구, 여자프로농구의 경우 챔프전 결과와 별개로 정규리그 우승을 인정하고 있다. 프로야구 역시 한국시리즈와 별개로 정규시즌 우승이라는 표현을 쓴다. 정규리그와 챔프전 석권을 통합우승이라 부르는 이유도 정규리그 우승과 챔프전 우승이 엄연히 다르다는 반증이다. (남자부 대한항공은 지난시즌 V리그 최초로 4시즌 연속 통합우승을 이뤘다.)규정의 실효성도 문제다. 이사회 의결이 5년이 넘게 지난 지금도 현장에서는 여전히 정규리그 1위와 우승의 차이를 인지하지 못하는 이들이 많다. 그동안 기자가 만난 선수들도 “정규리그 우승과 1위의 차이가 무엇인지 잘 모르겠다”거나 “1위로 표기가 바뀐지 몰랐다”고 말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미디어에서도 여전히 정규리그 1위가 아닌 정규리그 우승이라는 표현을 쓰는 일이 허다하다. 무엇보다 가장 큰 문제는 ‘정규리그 위상 제고’라는 연맹의 취지와 달리 자칫 정규리그의 의미를 퇴색시킬 우려가 있다는 점이다. 이번시즌 정규리그 1위를 확정한 팀의 모 선수는 “챔프전 우승도 중요하지만 한 시즌 동안 정규리그 36경기 레이스를 통해 일궈낸 것도 의미가 크다고 생각한다. 1위라고 표현하지만 선수들끼린 사실상 우승이라고 여기고 있다”고 말했다. 아버지를 아버지라 부르는게 당연하듯, 더 늦기 전에 ‘정규리그 우승을 우승이라 부르는’ 용기가 필요한 때다.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눈앞에 펼쳐진 우측 펜스에는 가로 32m, 세로 8m 크기의 ‘몬스터 월’이 세워져 있었다. 철제 구조물로 세워진 거대한 벽이 보는 이를 압도했다. 이닝 교체마다 영상이 송출되는 미디어글라스 벽면을 지나 안쪽으로 들어가자 2층으로 세워진 불펜이 나타났다. 아시아 야구장 최초로 만들어진 복층 불펜이다. 안방 팀 한화는 1층, 방문 팀은 2층을 활용한다. 한화 팬 이의수 씨(20)는 “새로 만든 불펜에서 투수 김서현(21)이 시속 160km의 강속구를 던지는 걸 볼 생각을 하니 벌써부터 짜릿하다”고 말했다. 프로야구 한화의 새 안방인 대전 한화생명 볼파크가 5일 공식 개장했다. 지하 2층, 지상 4층 규모(연면적 5만8405m²)로 조성된 이 구장은 총 2074억 원(국비 150억 원, 시비 1438억 원, 한화 486억 원)의 사업비를 들여 3년여 만에 완공됐다. 관중석은 2만7석으로 설계돼 작년까지 안방으로 쓰던 한화생명 이글스파크(1만2000석)보다 8007명을 더 수용할 수 있다. 1일 새구장을 인계받은 한화는 관중석을 다양화해 시즌 중에는 약 2만 석 규모로 운영할 계획이다.이 야구장의 가장 큰 특징은 좌우 비대칭으로 구성된 외야다. 홈 플레이트부터 왼쪽 폴대까지는 99m, 오른쪽 폴대는 95m 거리로 설계됐다. 상대적으로 짧은 거리를 보완하기 위해 우측 담장에는 몬스터 월을 설치했다.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보스턴의 홈구장 펜웨이파크 왼쪽 담장에 설치된 ‘그린 몬스터’와 비슷한 개념이다. 한국에서 프로 팀이 쓰는 비대칭 야구장은 이곳이 최초이자 유일하다. 생동감 넘치는 관람을 위해 외야 펜스 높이는 최소 기준인 2.4m에 맞췄다. 이창용 한화 경영지원팀 과장은 “(홈런 타구를 잡으려는) 외야수의 글러브가 관중 눈 바로 앞까지 오갈 것”이라고 말했다.3루 측 관중석 4층에 마련된 ‘인피니티 풀’도 화제다. 세계 최초로 야구장에 마련된 이 인피니티 풀은 폭 5m, 길이 15m, 깊이 1.5m 크기다. 온수가 나와 계절을 가리지 않고 활용할 수 있다. 경기가 열리지 않는 날에도 인피니티 풀은 운영된다. 안방 팀에 유리한 설계도 곳곳에 숨어 있다. 한화가 쓰는 1층 불펜은 방문 팀이 쓰는 불펜보다 1.5배 가량 넓다. 클럽하우스 역시 한화의 공간이 2배 가까이 넓고 수면실, 사우나, 식당 등 여러 편의시설과 연결돼 있다. 1루 측 안방 관중이 보다 편하게 볼 수 있도록 전광판은 좌측 외야에 설치했다. 관중석도 1루 쪽에 보다 많이 만들 계획이다. 선수와 팬들은 기대 만발이다. 한화 주장 채은성(36)은 “새 구장에서 야구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복 받은 것 같다”며 “클럽하우스, 실내연습장은 물론이고 동선까지 선수들의 목소리가 많이 반영됐다. 좋아진 시설에 걸맞게 야구를 잘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2018년을 끝으로 가을야구 무대를 밟지 못한 한화가 ‘새 구장 효과’에 힘입어 올해는 7년 만에 포스트시즌에 진출할 수 있을지 관심을 모은다. 한화는 지난해 8위에 그쳤지만 가장 많은 47차례 안방 매진을 기록했다. 이날 아들과 함께 개장식을 찾은 전승민 씨(44)는 “인프라가 좋아진 만큼 선수들의 마음가짐도 달라질 것 같다. 아쉬웠던 과거는 다 잊고 올해는 승승장구해서 높은 무대에 오른 한화를 보고 싶다”고 말했다. 이날 개장식에는 1만4000여 명의 한화 팬이 몰렸다. 한화는 17, 18일 삼성과의 시범경기 2연전을 통해 새 구장에서 첫 실전을 치른다. 정규시즌에서는 28∼30일 KIA와의 3연전이 첫 경기다. 7월에는 올스타전도 열린다.대전=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대전=조영우 기자 jero@donga.com}

2025시즌 프로야구 ‘연봉킹’은 SSG의 에이스 김광현(37)이 차지했다. 한국야구위원회(KBO)가 5일 공개한 2025년 프로야구 선수단 연봉 자료에 따르면 김광현은 올해 리그에 등록된 597명(신인, 외국인 선수 포함) 중 가장 많은 연봉 30억 원을 받는다. 연봉 20억 원의 한화 투수 류현진(38), KT 투수 고영표(34), 삼성 외야수 구자욱(32)을 따돌렸다. 김광현은 지난해 10억 원에서 올해 30억 원을 받으며 올해 등록 선수 중 가장 많은 인상액(20억 원)을 기록했다. 2019년 롯데 이대호(은퇴), 2024년 한화 류현진이 세운 19년차 최고 연봉 기록(25억 원)도 갈아치웠다. 지난해 정규시즌 최우수선수(MVP)를 수상한 KIA 내야수 김도영(22)은 올해 최고 연봉 인상률(400%)을 기록했다. 지난해 1억 원에서 올해 5억 원으로 연봉이 치솟았다. 김도영의 인상률은 자유계약선수(FA)와 비FA 다년계약을 제외하면 역대 3위 규모다. 앞서 2020년 SK(현 SSG) 투수 하재훈(35)이 455.6%, 2021년 KT 투수 소형준(24)이 418.5%를 각각 기록한 바 있다. 하재훈은 현재 외야수로 포지션을 변경했다.신인, 외국인 선수를 제외한 올해 프로야구 등록 선수 519명의 평균 연봉은 역대 최고인 1억6071만 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평균(1억5495만 원)보다 3.7% 상승한 규모다. 구단별로는 김광현의 소속팀인 SSG의 평균 연봉이 2억2125만 원으로 최고를 기록했다. 지난해(평균 1억6979만 원) 대비 인상률(30.3%)도 최고다.올해 최고령 선수는 삼성 투수 오승환(42세 6개월 16일), 최연소는 키움 투수 김서준(18세 1개월 19일)이 이름을 올렸다. 최장신은 키 198㎝의 삼성 투수 레예스(29)와 한화 폰세(31)이며, 최단신은 키 163㎝의 삼성 외야수 김성윤(26)과 김지찬(24)과 김성윤이다. 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저는 4순위, 아니 5순위네요.” 지난달 일본 오키나와에서 스프링캠프를 치르고 있던 SSG 베테랑 3루수 최정(38)은 내년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출전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이같이 말했다. 엄살 섞인 답변이긴 했지만 그만큼 같은 포지션에 젊고 경쟁력 있는 선수가 많다는 이야기이기도 했다. 한대화(은퇴)와 함께 3루수 골든글러브 최다 수상(8회) 타이기록을 보유한 최정마저 긴장할 정도로 새 시즌 ‘핫 코너’(3루)를 에워싼 경쟁은 더욱 뜨거워질 것으로 전망된다. 8일 시범경기 개막을 앞두고 있는 대부분의 팀들도 3루수 고민만큼은 일찌감치 내려놓은 상황이다. 지난 겨울 원 소속팀 SSG와 4년 총액 110억 원의 대형 자유계약선수(FA) 계약을 체결한 최정은 이번 시즌 평소와 다른 시도를 했다. 미국 플로리다주에서 진행된 구단 1차 스프링캠프에 동행하지 않고 이지영 한유섬 등 베테랑들과 일본 가고시마에서 별도로 훈련한 뒤 2차 오키나와 캠프에 합류했다. 장거리 비행에 따른 피로도를 줄이고, 시차 적응 없이 컨디션을 끌어올리는 데만 집중했다. 구단 내부에서도 “최근 몇 년 새 가장 몸놀림이 좋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지난해 이승엽(현 두산 감독)의 467홈런을 넘어 프로야구 통산 최다 홈런 기록(495개)을 세운 최정은 계약 기간 내에 600홈런 고지까지 바라본다. 최정은 30대 후반인 지난해에도 홈런 37개를 쳤다. 지난해 정규시즌 최우수선수(MVP)에 오르며 최고의 한 해를 보낸 KIA 3루수 김도영(22)은 올해 더 높은 곳을 바라본다. 작년 38홈런-40도루를 기록하며 팀의 정규시즌, 한국시리즈 통합 우승을 이끈 김도영은 미국 캘리포니아주 1차 캠프 당시 ‘슈퍼스타’ 오타니 쇼헤이(LA 다저스)의 소속사인 CAA스포츠 야구 부문 대표가 직접 방문할 정도로 메이저리그의 이목을 끌고 있다. 지난해 유일한 단점으로 꼽혔던 수비에서도 자신감을 회복했다. 그동안 수비 시 자칫 시야가 흔들릴까 봐 하지 않았던 ‘점프 스타트’를 다시 하면서 발놀림이 자유자재가 됐다는 설명이다.2023년 홈런왕(31개)과 타점왕(101타점)을 동시에 거머쥐었던 한화 3루수 노시환(25)은 절치부심하고 있다. 지난해 24홈런 89타점으로 다소 주춤했던 노시환은 스프링캠프를 앞두고 두 달에 걸쳐 10kg을 감량했다. 부상 방지에 순발력을 높이기 위해서다. 새 시즌 신축 구장(대전 한화생명 볼파크) 개장을 앞두고 있는 한화가 7년 만에 가을야구에 오르기 위해선 노시환의 활약이 중요하다. 2023년 수비상 신설 이후 2년 연속 3루수 부문 수상자로 선정된 허경민(35)은 두산에서 KT로 둥지를 옮겨 새로운 도전을 한다. 4년 총액 40억 원에 허경민이 FA 계약을 맺으면서 KT 내야에도 지각변동이 일어나고 있다. 기존 3루수였던 베테랑 황재균(38)이 유격수 자리에 도전장을 던졌다. 한편 허경민을 내준 두산도 2루수 강승호(31)를 3루수로 돌리는 등 내야 새판 짜기에 나섰다. 삼성은 지난해 3루수 자리에만 총 9명을 기용한 끝에 김영웅(22)이라는 적임자를 찾았다. 지난해 정규시즌에서 28홈런을 친 김영웅은 가을야구에서도 홈런 4방을 쏘아올리며 ‘거포 본능’을 뽐냈다. 다만 지난달 오키나와 스프링캠프 도중 갈비뼈 통증으로 조기 귀국해 시즌 개막 때까지 컨디션을 끌어올리는 게 관건이다. LG는 지난해 외국인 타자 오스틴(32홈런)에 이어 팀 내 두 번째로 많은 22홈런을 친 문보경(25)에게 올해도 핫 코너를 맡긴다. 문보경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4번 타자의 중책을 맡을 것으로 보인다.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신인’ 김혜성(26·LA 다저스)이 ‘절친’ 이정후(27·샌프란시스코)와의 첫 시범경기 맞대결에서 그간의 부진을 씻는 첫 홈런을 터뜨렸다. 이정후도 시범경기 들어 첫 멀티 안타로 화답했다. 김혜성은 2일 미국 애리조나주 글렌데일 캐멀백랜치에서 열린 샌프란시스코와의 시범경기에서 빅리그 입성 후 첫 홈런을 쏘아올렸다. 이날 8번 타자 유격수로 선발 출전한 김혜성은 자신의 두 번째 타석인 5회말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2-2 동점을 만드는 1점 홈런을 쳤다. 상대 세 번째 투수 메이슨 블랙(26)의 시속 147.4km 초구 패스트볼을 밀어 쳐 좌측 담장을 넘겼다. 타구 속도는 시속 153.9km, 발사각도는 31도를 기록했다. 김혜성은 앞서 3회말 첫 타석에서는 5구 만에 볼넷을 골라내며 좋은 출발을 했다. 후속 타자 그리핀 록우드파월(27)이 좌익수 옆으로 빠지는 2루타를 치자 김혜성은 주력을 살려 홈을 밟았다. 이어 7회말에는 무사 1루에서 2루 땅볼을 쳤지만 재빨리 1루를 밟아 더블플레이를 막아냈다. 김혜성은 7회말에도 후속 타자들의 연속 안타로 홈을 밟으며 3득점 경기를 했다. 김혜성은 이날 자신의 시범경기 첫 홈런, 타점, 득점, 장타를 모두 신고했다. 김혜성은 이날 전까지 6경기 14타수 1안타(타율 0.071)로 부진했다. 낯선 환경에 적응하는 가운데 구단의 제안으로 타격 폼까지 수정하며 좀처럼 감을 찾지 못했다. 현지에서는 마이너리그에서 시즌을 시작해야 한다는 평가가 돌기 시작했다. 김혜성은 이날 경기로 타율을 0.125로 끌어올렸다. 김혜성은 경기 뒤 “첫 홈런이 나와 기쁘고 의미도 크다. 첫 번째 공부터 공격적으로 임하려 노력했다”고 웃으며 소감을 밝혔다. 그는 “홈런을 쳐서 첫 인터뷰를 한다. 앞으로 가능한 한 많이 인터뷰를 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팀 동료이자 소속사(CAA스포츠)가 같은 ‘슈퍼스타’ 오타니 쇼헤이(31)의 조언도 도움이 됐다. 김혜성은 “오타니에게 야구에 대해 많은 질문을 했는데 망설임 없이 대답해줘 정말 고맙다”고 설명했다. 어떤 질문을 했냐는 물음에는 “비밀”이라고 답했다. 김혜성의 프로야구 키움 입단 동기인 이정후는 이날 3번 타자 중견수로 선발 출전해 3타수 2안타 1타점을 기록했다. 첫 타석인 1회초에는 1사 3루에서 선발투수 맷 사워(26)를 공략해 적시 2루타를 쳤다. 이어 3회초에도 안타를 추가했다. 이정후의 타율은 0.222에서 0.333으로 도약했다. 두 선수는 3회초 투수 교체 시간에 2루 베이스 근처에서 대화를 나누기도 했다. 경기가 끝난 뒤에는 근처 한식당을 찾아 함께 저녁식사를 했다. 경기는 다저스가 6-5로 이겼다.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프로배구 남자부 정규리그 1위를 확정한 현대캐피탈이 2위 대한항공과의 정규리그 마지막 대결에서 승리했다. 현대캐피탈은 11시즌 만에 대한항공 상대로 시즌 전적에서 우위를 점했다. 현대캐피탈은 2일 인천계양체육관에서 열린 2024~2025시즌 V리그 6라운드 방문경기에서 대한항공과 풀세트 접전 끝에 3-2(25-20, 25-23, 27-29, 21-25, 15-13)로 승리했다. 이로써 현대캐피탈은 이번 시즌 대한항공과 정규리그 상대 전적을 5승 1패로 마쳤다. 현대캐피탈이 시즌 상대전적에서 대한항공에 앞선 건 2013~2014시즌 이후 11시즌 만이다.경기 전부터 현대캐피탈의 우위가 점쳐졌다. 앞서 정규리그 1위 확정 뒤에 치른 지난달 26일 우리카드전에서 주전 허수봉과 최민호를 벤치에 앉혔던 현대캐피탈은 이날 주전 자원을 모두 가용하는 총력전을 예고했다. 반면 갈 길이 먼 대한항공은 외국인 공격수 요스바니가 무릎 문제로 이날 출전하지 못했다. 앞서 지난경기 결장했던 세터 한선수도 아직 팀과 호흡을 끌어올려야 하는 상황이었다. 현대캐피탈이 1,2세트를 가져갔지만 3세트부터 흐름이 바뀌었다. 듀스 접전 끝에 대한항공이 정지석의 블로킹으로 3세트를 가져갔다. 베테랑 세터 유광우도 현대캐피탈 블로커들의 허를 찌르는 경기 운영으로 공격수들에게 기운을 불어넣었다. 여기에 요스바니를 대신해 출전한 임재영도 좋은 활약을 펼쳤다.그러나 승부처 5세트엔 현대캐피탈 최민호의 활약이 빛났다. 최민호는 5세트에만 블로킹 2개에, 속공을 2차례 성공하는 등 팀에서 가장 많은 4득점을 하며 승부의 물줄기를 팀으로 바꾸었다. 최민호는 이날 개인 시즌 최다인 15득점을 했다. 이밖에 외국인 공격수 레오가 22득점, 허수봉이 20득점을 하며 승리를 이끌었다. 레오는 통산 6605점으로 박철우의 남자부 통산 최다 득점(6623점) 타이 기록까지 18점을 남겨뒀다. 경기 뒤 최민호는 “(대한항공이) 좋은 멤버를 꾸리면서 오래 힘든 경기를 해왔다. 레오가 들어오고 선수들이 자신감을 많이 얻으면서 선수들간에 믿음이 생겼다”고 말했다. 이번 시즌 대한항공을 상대로 우위를 점할 수 있었던 계기는 1라운드 맞대결을 꼽았다. 당시 현대캐피탈은 2세트를 내주고 내리 3세트를 따내며 경기를 뒤집었고 이후 개막 8연승까지 이어가며 상승곡선을 탔다. 한편 대한항공은 승점 1 추가에 그치면서 2위 수성에 빨간불이 켜졌다. 승점 61(20승 12패)로 3위 KB손해보험(승점 59·21승 10패)에 2점 앞서지만 한 경기를 더 치른 상황이다. KB손해보험이 3일 삼성화재와의 경기에서 승리하면 2위의 주인이 바뀐다. 토미 틸리카이넨 대한항공 감독은 “(경우의 수를 따지기보단) 다음 경기를 이기는 데만 집중하겠다”고 말했다.인천=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아무도 도전한 사람이 없어서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프로농구 DB의 안방경기가 열리는 원주종합체육관에는 유일무이한 치어리더가 있다. 국내 프로 스포츠 첫 일본인 치어리더인 노자와 아야카(활동명 아야카·26)다. 최근 서울 송파구에 있는 치어리더 팀 ‘위아워어스’ 연습실에서 만난 아야카는 “요즘 일본에는 대만 출신 치어리더가 많아지고 있고, 대만으로 간 일본인 치어리더도 많다. 그렇다면 한국에서도 치어리더를 못 할 이유가 없다고 생각했다. 소셜미디어를 통해 본 한국의 응원 스타일도 너무 마음에 들었다”고 말했다. 위아워어스 팀에 먼저 연락을 해 면접을 통과한 아야카는 지난해 10월부터 DB 치어리더로 활동하고 있다. 일본 지바현 출신인 아야카는 어려서부터 학교에서 야구, 농구, 탁구 등을 하며 스포츠의 매력에 눈을 떴다. 중고교 시절에는 소프트볼 동호회에서 선수로 뛴 이력도 있다. 포지션은 투수로 한때 최고 시속 90km가 넘는 공을 던지기도 했다. 지금도 캐치볼이나 타격 실력 등은 수준급이다. 여기에 춤을 취미로 하면서 아야카는 자연스럽게 치어리더의 길로 들어서게 됐다. “춤도 추면서 경기도 볼 수 있는 치어리더는 내게 최고의 직업”이라는 설명이다.2022년에는 일본프로야구(NPB) 인기 구단 요미우리에서 1년간 치어리더를 하기도 했다. 요미우리 치어리더는 현지에서도 워낙 지원자가 많아 다년간 활동하기 쉽지 않은 것이 현실. 아야카는 댄스 심사, 특기 심사, 인터뷰 등 세 차례의 관문을 넘어 ‘자이언츠 비너스’(요미우리 치어리더 팀)에 합류했다. 엄격한 규율을 강조하는 팀 문화답게 치어리더 또한 소셜미디어 사용이 제한된다. 술을 취급하는 곳에서는 아르바이트도 할 수 없다. 이후 야구 관련 유튜브 영상 제작에도 도전했던 아야카는 한국에서 다시 치어리더의 꿈을 이어가게 됐다. 한일 양국의 치어리더 문화는 얼마나 다를까. 아야카는 “일본의 치어리더가 관중의 응원을 유도하는 식이라면 한국 치어리더는 무대 위에서 공연을 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K팝 아이돌의 음악과 안무를 활용해 응원을 하는 것도 아야카의 마음에 들었다고 한다. 아야카는 블랙핑크의 오랜 팬이기도 하다. 아야카는 “한국은 프로야구, 축구, 농구, 배구에 다 치어리더가 있다 보니 유명한 치어리더도 많다. 일본에 비해 치어리더가 할 수 있는 일의 폭도 넓다”고 설명했다. 일본의 경우 야구, 농구는 치어리더가 활성화되어 있는 반면 축구, 배구에는 치어리더를 운영하는 팀이 많지 않다. DB에 합류하기 전까지 한국에 딱 한 번 왔었다는 아야카의 고민은 소통이다. 아야카는 “유튜브도 보고 동료들과 이야기하면서 열심히 공부하고 있지만 아직까진 한국어가 어렵다”고 말했다. 낯선 한국 생활에 적응하는 것도 쉽지만은 않다. 현재 서울에 거주 중인 아야카는 “부동산에 갔는데 보증금이라는 게 있다고 해서 놀랐다. 오늘 계약하면 당장 내일 입주할 수 있다는 것도 놀라웠다”며 웃었다. 그러나 경기장 무대 위에서 춤을 추다 보면 이런 고민은 다 눈 녹듯 사라진다는 설명이다. 아야카는 “팬들과 함께 응원하다 보면 즐겁고 성취감도 크다. 요새는 알아봐 주시는 분들도 생기고 선물도 받는다”며 한국 생활의 즐거움을 이야기했다. 향후 목표를 묻자 “야구 치어리더가 돼 한국 팬들의 많은 사랑을 받고 싶다. 언젠가는 야구장에서 시구도 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아야카는 새 시즌에는 프로야구와 배구 치어리더로 활동 영역을 넓힐 계획이다.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