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헌재

이헌재 부장

동아일보 스포츠부

구독 57

추천

별로 중요하지 않은, 하지만 누군가에겐 재미있을지도 모를 스포츠의 뒷담화를 전해드립니다.

uni@donga.com

취재분야

2025-11-24~2025-12-24
칼럼42%
생활/가정33%
스포츠일반7%
사회일반3%
국제일반3%
야구3%
日프로야구3%
문화 일반3%
메이저리그3%
  • RYU와 함께 7년, 다저스 ‘서부 호령’ 7년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32·사진)의 소속팀 LA 다저스가 7년 연속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정상에 올랐다. 30개 팀을 통틀어 가장 먼저 포스트시즌 진출도 확정지었다. 다저스는 11일 미국 메릴랜드주 볼티모어 캠던 야즈에서 열린 볼티모어와의 경기에서 선발 워커 뷸러의 7이닝 무실점 호투와 코리 시거의 연타석 홈런 등에 힘입어 7-3으로 승리했다. 94승 52패(승률 0.644)가 된 다저스는 2위 애리조나(75승 70패)를 18.5경기 차로 따돌리고 일찌감치 지구 우승을 결정지었다. 다저스는 4월 18일 선두로 올라선 뒤 한 번도 자리를 빼앗기지 않았다. 7년 이상 연속 지구 우승은 애틀랜타(14년 연속·1991∼2005년), 뉴욕 양키스(9년 연속·1998∼2006년)에 이어 메이저리그에서 역대 3번째로 긴 기록이다. 다저스는 지난해에는 정규시즌 최종전까지도 우승을 확정짓지 못했다. 정규시즌 162경기에서 콜로라도와 동률을 이뤘던 다저스는 10월 2일 열린 163번째 경기인 타이브레이크에서 콜로라도를 꺾고 간신히 우승했다. 하지만 올해는 불과 146경기 만에 우승을 확정지었다. 와일드카드 결정전 도입 후 가장 이른 우승이다. 구단 통산 18번째 지구 우승이기도 하다. 공교롭게도 다저스의 연속 우승 행진이 시작된 2013년은 류현진이 입단한 해이기도 하다. KBO리그 한화 시절 한 번도 우승과 인연이 없었던 류현진은 다저스의 푸른색 유니폼을 입은 뒤엔 매년 우승의 기쁨을 만끽하고 있다. 류현진은 이날도 경기 후 원정 라커룸에서 열린 우승 파티에서 동료들과 샴페인과 맥주 세례를 나눴다. 2016년 다저스 지휘봉을 잡은 데이브 로버츠 감독 역시 메이저리그 사상 처음으로 취임 후 4시즌 연속 지구 우승을 거둔 감독으로 기록됐다. 하지만 다저스의 가을은 이제 시작이다. 메이저리그 최고 인기 팀으로 자리 잡은 다저스의 목표는 월드시리즈 우승이다. 이날도 로버츠 감독과 선수들은 ‘OCTOBER REIGN(10월을 지배하라)’는 우승 기념 티셔츠를 입고 세리머니를 했다. 다저스는 지난해까지 2년 연속 월드시리즈에 진출했지만 막판에 무릎을 꿇었다. 2017년에는 7차전까지 가는 혈투 끝에 휴스턴에 3승 4패로 졌고, 지난해에는 보스턴에 1승 4패로 완패했다. 1988년 이후 31년 만에 월드시리즈 우승 반지에 도전하는 다저스로서는 류현진의 부활이 절실하다. 전반기 메이저리그 최고 투수로 활약했던 류현진은 최근 4경기 연속 부진을 보인 뒤 한 차례 로테이션을 건너뛰었다. 11일에는 불펜 피칭을 하며 컨디션을 점검했다. 류현진은 지난해 보스턴과의 월드시리즈 2차전에 한국 투수로는 처음으로 선발 등판해 4와3분의 2이닝 4실점으로 패전 투수가 됐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2019-09-12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이주형과 미야기의 ‘존경’… 日, 존중하면 존중받는다[광화문에서/이헌재]

    여자 스피드스케이팅 500m에서 혼신의 역주를 끝낸 ‘빙속여제’ 이상화(30)는 결승선을 통과한 뒤 참았던 눈물을 쏟았다. 37초33의 기록으로 만들어낸 값진 은메달이었다. 아쉬움과 후련함, 그간 힘들게 운동한 기억 등이 버무려진 투명한 눈물이 은빛 빙판 위로 떨어졌다. 연습 트랙을 한 바퀴 돌며 눈물을 쏟은 그를 기다리는 한 사람이 있었다. 바로 앞 조에서 레이스를 한 금메달리스트 고다이라 나오(33·일본)였다. 고다이라는 이상화를 향해 양팔을 벌렸다.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둘은 서로를 끌어안았다. 이상화는 태극기를, 고다이라는 일장기를 몸에 두른 채 서로를 격려하며 트랙을 돌았다. 2018년 2월에 평창 겨울올림픽에서 나온 최고의 명장면이었다. 경쟁은 치열했다. 하지만 결과를 떠나 두 선수는 서로를 존중할 줄 알았다. 2014년 소치 겨울올림픽에서 이상화가 금메달을 딸 때 5위를 차지했던 고다이라는 이상화에게 “나는 아직도 당신을 존경한다”고 말했다. 이상화는 “이렇게까지 해낸 당신이 대단하다”고 화답했다. 최근 부산 기장군에서 열린 제29회 세계청소년야구선수권대회에서 열린 한일전 역시 근래 보기 드문 명승부였다. 일본이 달아나면, 한국이 쫓아갔다. 한국은 틈만 나면 일본을 몰아쳤고, 일본 선수들은 연이은 호수비로 한국의 예봉을 막아냈다. 승부는 연장 10회말 한국의 5-4 승리로 끝났다. 하지만 결과보다 더 인상적인 장면은 2-2 동점이던 9회말 한국의 공격에서 나왔다. 2사 1루에서 일본 투수 미야기 히로야가 던진 공이 한국 1번 타자 이주형(경남고)의 머리 쪽으로 날아들었다. 깜짝 놀란 이주형이 몸을 뒤로 뺐지만 공은 그의 헬멧을 스치고 지나갔다. 팽팽한 승부였고, 모든 선수의 신경이 곤두서 있던 상황이었다. 눈앞의 승부가 더 중요해 보였다. 하지만 미야기는 다음 타자 김지찬을 상대하기 전 1루 쪽을 향하더니 모자를 벗고 고개를 숙였다. 빈볼에 대한 사과의 의미였다. 이주형은 두 손으로 헬멧을 벗고 인사하며 괜찮다는 사인을 보냈다. 대회를 주관한 세계야구소프트볼협회는 이 동영상을 트위터에 올려놓으며 ‘RESPECT(존경)’라는 해시태그를 달았다. 연장 10회말 한국의 끝내기 안타로 승부가 난 뒤 한국 선수들은 환호했고, 일본 선수들은 그라운드에 주저앉아 눈물을 흘렸다. 하지만 곧바로 양 팀 선수들은 도열한 뒤 악수를 나누며 서로를 격려했다. 스무 살도 안 된 야구 소년들이 보여준 성숙한 모습이었다. 최근 한일 관계는 여러모로 좋지 않다. 정치뿐 아니라 스포츠의 영역에서도 마찬가지다. 일본 정부와 일본올림픽위원회는 2020 도쿄 올림픽에 전범을 상징하는 욱일기 사용과 일본 지도 내 독도 포함 등으로 한국의 정서를 자극하고 있다. 야구로 비유하자면 연달아 몸쪽 ‘위협구’를 던지고 있다. 고대 그리스의 도시국가들은 쉴 새 없이 전쟁을 벌였다. 하지만 올림픽 경기가 열리는 기간 동안에는 전쟁을 멈추고 평화와 친선을 도모했다. 상대에 대한 존중과 배려가 바로 올림픽 정신이다. 최악의 한일 관계 속에서 열리는 도쿄 올림픽이 과연 어떤 모습이어야 하는지는 앞선 두 장면이 해답을 보여주고 있지 않을까. 이헌재 스포츠부 차장 uni@donga.com}

    • 2019-09-12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LA다저스, PS행 확정…WS 우승 위해서는 류현진 부활 ‘절실’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32)의 소속팀 LA 다저스가 7년 연속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정상에 올랐다. 30개 팀을 통틀어 가장 먼저 포스트시즌 진출도 확정지었다. 다저스는 11일 미국 메릴랜드 주 볼티모어의 캠든 야즈에서 열린 볼티모어와의 경기에서 선발 워커 뷸러의 7이닝 무실점 호투와 코리 시거의 연타석 홈런 등에 힘입어 7-3으로 승리했다. 94승 52패(승률 0.644)가 된 다저스는 2위 애리조나(75승 70패)를 18.5경기 차로 따돌리고 일찌감치 지구 우승을 결정지었다. 다저스는 4월 18일 선두로 올라선 뒤 한 번도 자리를 빼앗기지 않았다. 7년 이상 연속 지구 우승은 애틀랜타(14년 연속·1991¤2005년), 뉴욕 양키스(9년 연속·1998¤2006년)에 이어 메이저리그에서 역대 3번째로 긴 기록이다. 다저스는 지난해에는 정규시즌 최종전까지도 우승을 확정짓지 못했다. 정규시즌 162경기에서 콜로라도와 동률을 이뤘던 다저스는 10월 2일 열린 163번째 경기인 타이브레이크에서 콜로라도를 꺾고 간신이 우승했다. 하지만 올해는 불과 146경기 만에 우승을 확정지었다. 와일드카드 결정전 도입 후 가장 이른 우승이다. 구단 통산 18번째 지구 우승이기도 하다. 공교롭게도 다저스의 연속 우승 행진이 시작된 2013년은 류현진이 입단한 해이기도 하다. KBO리그 한화 시절 한 번도 우승과 인연이 없었던 류현진은 다저스의 푸른 색 유니폼을 입은 뒤엔 매년 우승의 기쁨을 만끽하고 있다. 류현진은 이날도 경기 후 원정 라커룸에서 열린 우승 파티에서 동료들과 샴페인과 맥주 세례를 나눴다. 2016년 다저스 지휘봉을 잡은 데이브 로버츠 감독 역시 메이저리그 사상 처음으로 취임 후 4시즌 연속 지구 우승을 거둔 감독으로 기록됐다. 하지만 다저스의 가을은 이제 시작이다. 메이저리그 최고 인기 팀으로 자리 잡은 다저스의 목표는 월드시리즈 우승이다. 이날도 로버츠 감독과 선수들은 ‘OCTOBER REIGN(10월을 지배하라)’는 우승 기념 티셔츠를 입고 세리머니를 했다. 다저스는 지난해까지 2년 연속 월드시리즈에 진출했지만 막판에 무릎을 꿇었다. 2017년에는 7차전까지 가는 혈투 끝에 휴스턴에 3승 4패로 졌고, 지난해에는 보스턴에 1승 5패로 완패했다. 1988년 이후 31년 만에 월드시리즈 우승 반지에 도전하는 다저스로서는 류현진의 부활이 절실하다. 전반기에서 메이저리그 최고 투수로 활약했던 류현진은 최근 4경기 연속 부진을 보인 뒤 한 차례 로테이션을 건너뛰었다. 11일에는 불펜 피칭을 하며 컨디션을 점검했다. 류현진은 지난해 보스턴과의 월드시리즈 2차전에 한국 투수로는 처음으로 선발 등판해 4와3분의2이닝 4실점을 기록했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2019-09-11
    • 좋아요
    • 코멘트
  • ‘괴물신인’ 알론소 46, 47호포… 홈런 단독 선두

    메이저리그 뉴욕 메츠의 ‘괴물 신인’ 피트 알론소(25)가 46, 47호 솔로포를 연달아 터뜨리며 메이저리그 홈런 단독 선두로 올라섰다. 알론소는 10일 미국 뉴욕 시티필드에서 열린 애리조나와의 안방경기에서 1회말 상대 선발 메릴 켈리의 슬라이더를 받아쳐 좌중간 담장을 훌쩍 넘겼다. 5회말에는 켈리의 시속 150km 직구를 받아쳐 왼쪽 담장을 넘어가는 라인 드라이브성 홈런을 때리며 팀의 3-1 승리를 이끌었다. 하루에 2개의 홈런을 더한 알론소는 전날까지 메이저리그 홈런 공동 선두를 달리던 마이크 트라우트(45개·LA 에인절스)를 2개 차로 앞섰다. 알론소가 남은 19경기에서 6개의 홈런을 더하면 2017년 에런 저지(뉴욕 양키스)가 세운 역대 신인 한 시즌 최다 홈런 기록(52개)을 넘을 수 있다. 메츠 선발 투수로 등판한 제이컵 디그롬(31)은 7이닝 3피안타 1볼넷 11탈삼진 1실점 호투로 승리 투수가 됐다. 류현진(LA 다저스)의 사이영상 경쟁자인 디그롬의 시즌 성적은 9승 8패에 평균자책점 2.70이 됐다. 승수는 많지 않지만 231개의 탈삼진으로 내셔널리그 이 부문 1위를 달리고 있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2019-09-11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20승 린드블럼… 그 뒤엔 철벽수비수들

    두산 외국인 투수 린드블럼(32)은 9일 현재 20승 1패, 평균자책점 2.12라는 놀라운 성적을 올리고 있다. 다승과 승률(0.952), 평균자책점에서 모두 1위다. 탈삼진(166개)까지 포함하면 시즌 후 한국야구위원회(KBO)가 수여하는 투수 부문 6개 타이틀 중 4개를 가져갈 수 있다. 그런 린드블럼이 경기 후 항상 하는 말이 있다. “올 시즌 성적은 나 혼자가 아니라 동료들과 함께한 것이다. 야수들에게 항상 고맙다”는 것이다. 린드블럼은 2015년 롯데에 입단하면서 KBO리그와 인연을 맺었을 때부터 좋은 공을 던졌다. 그해 13승(11패)을 거뒀고, 이듬해에도 10승(13패)을 올렸다. 2017년에는 시즌 후반 롯데에 합류해 5승 3패를 기록했다. 하지만 2018시즌부터 두산으로 팀을 옮긴 뒤 린드블럼은 팀의 에이스를 넘어 리그를 대표하는 슈퍼 에이스가 됐다. 지난해 15승을 거둔 그는 올해는 KBO리그 역대 20번째로 20승 고지에 올랐다. 외국인 투수로는 2007년 리오스(전 두산), 2014년 밴헤켄(전 넥센), 2016년 니퍼트(전 두산), 2017년 헥터(전 KIA)에 이어 다섯 번째다. 린드블럼을 포함해 두산이 배출한 20승 외국인 투수는 3명이나 된다. 가장 규모가 큰 서울 잠실구장을 안방으로 쓰는 효과가 분명히 있다. 하지만 두산의 탄탄한 수비가 투수들의 기를 살린다는 주장이 더 설득력이 있다. 김태룡 두산 단장은 “린드블럼이 워낙 좋은 공을 던지기도 하지만 수비수들의 도움도 많이 받는다. 결정적인 순간 나오는 호수비 하나가 투수를 살리곤 한다”고 말했다. 두산 수비진은 올 시즌에도 75개의 실책으로 10개 팀 중 최소 실책 1위를 달리고 있다. 가장 많은 실책을 저지른 롯데(106개)보다 30개 이상 적다. 유격수 김재호, 3루수 허경민, 중견수 정수빈 등은 국가대표급 수비수이다. 니퍼트가 22승을 올린 2016년에도 두산은 최소 실책 1위였다. 두산은 최근 10년간 4차례나 가장 적은 실책을 기록했다. 기록에는 집계되지 않는 호수비까지 따지면 투수들은 훨씬 많은 도움을 받고 있다고 봐야 한다. 한 야구 관계자는 “롯데 왼손 투수 레일리는 현재 5승(12패)에 그치고 있다. 하지만 만약 두산에서 뛰었다면 15승 투수가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2019-09-11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164cm 김지찬, KBO ‘작은 거인’ 예감

    잘 치고, 잘 잡고, 잘 달렸다. 8일 부산 기장에서 막을 내린 제29회 세계청소년야구선수권대회는 김지찬(18·라온고·사진)의 독무대였다. 한국은 당초 목표했던 우승컵을 들어올리지 못한 채 3위에 만족해야 했다. 하지만 김지찬이라는 ‘작은 거인’을 재발견할 수 있었다. 대표팀 2루수로 출전한 김지찬은 9경기에서 타율 0.528(36타수 19안타)을 기록했다. 빠른 발을 활용해 11점을 올렸고, 도루는 11개나 기록했다. 김지찬은 대회 후 최우수 타격상과 최우수 수비상, 최다 도루상 등 3관왕에 올랐다. 공수주 모두에서 출중한 모습을 보였다. 또 한국 대표팀 20명 가운데 유일하게 대회 올스타에 선정됐다. 김지찬을 보는 세상의 시선도 달라졌다. 김지찬은 지난달 열린 2020 신인 드래프트에서 삼성으로부터 2차 2라운드(전체 15번) 지명을 받았다. 일각에서는 삼성이 왜 그렇게 이른 순번에 김지찬을 호명했는지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 나왔다. 프로필상 그의 신장은 170cm로 되어 있지만 스스로 밝힌 실제 키는 163∼164cm 정도다. KIA 유격수 김선빈(165cm)보다 작다. 하지만 이번 대회를 통해 김지찬은 야구에서 키가 전부가 아님을 증명했다. 대회 후 인터뷰에서도 “작은 키가 단점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제 강점을 살리기 위해서 노력해 왔다”고 말했다. 삼성은 그의 뛰어난 센스와 야구에 대한 열정을 높이 샀다고 했다. 최무영 삼성 스카우트 팀장은 “덩치는 작아도 재능이 뛰어나고 노력도 많이 한다. 내년 당장 대수비, 대주자 요원으로 활용할 수 있다. 입단 후 체계적인 관리로 몸을 키우면 몇 년 안에 훨씬 좋은 선수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대표팀 에이스 소형준(유신고) 역시 국내외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한 일본 기자는 “제구가 좋은 일본 투수들과 견주어도 전혀 뒤지지 않는다. 한국에 이렇게 제구력이 좋은 투수가 있다는 게 놀랍다”고 말했다. KT로부터 1차 지명을 받은 소형준은 6일 일본과의 슈퍼라운드 2차전에 선발 등판해 6과 3분의 2이닝 동안 7피안타 8탈삼진 2실점으로 호투했다. 소형준은 8일 호주와의 3, 4위 결정전에서도 1이닝 무실점 세이브를 기록하는 등 3경기에 출전해 13과 3분의 2이닝 동안 1세이브, 평균자책점 1.32로 에이스 임무를 완수했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2019-09-10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약속의 8회 동점-10회 역전극… 청소년야구, 日 울렸다

    집념과 집중력의 승리였다. 벼랑 끝에 몰렸던 한국 청소년 야구대표팀이 승부치기 끝에 ‘숙적’ 일본을 누르고 결승행 희망을 이어갔다. 두 차례의 홈 주루사를 딛고 일궈낸 값진 쾌거였다. 이성열 감독이 이끄는 한국 대표팀은 6일 부산 기장군 현대차 드림볼파크에서 열린 제29회 세계청소년야구선수권대회 슈퍼라운드 2차전에서 연장 10회말 박민(야탑고)의 끝내기 희생플라이로 5-4로 이겼다. 전날 대만에 2-7의 충격적인 패배를 당했던 한국은 이날 승리로 A조 조별리그 예선 성적을 포함해 2승 2패가 됐다. 한국은 7일 같은 장소에서 미국을 꺾으면 결승행을 바라볼 수 있다. 슈퍼라운드에서는 동률 팀끼리 승자승 원칙을 적용한다. 한국이 일본, 미국과 나란히 3승 2패가 되면 두 팀을 모두 이긴 한국이 결승에 진출한다. 역대 야구 한일전을 통틀어 기억에 남을 명승부였다. 팽팽한 투수전 속에 한국은 7회초 2점을 먼저 빼앗겼다. 선발 등판한 에이스 소형준(유신고)은 6회까지 무실점으로 호투하다 7회 안타 4개를 허용하며 2점을 내줬다. 그렇지만 한국에는 ‘약속의 8회’가 기다리고 있었다. 테이블 세터 이주형(경남고)과 김지찬(라온고)의 연속 안타 등으로 만든 2사 2, 3루에서 남지민(부산정보고)은 평범한 3루수 앞 땅볼을 쳤다. 하지만 극도의 긴장감 속에서 일본 3루수 이시카와 다카야가 1루에 악송구를 했고, 주자 2명이 모두 홈을 밟아 동점을 만들었다. 한국은 9회말 끝내기 안타로 승리할 뻔했다. 이번에는 일본의 호수비가 빛을 발했다. 2사 1, 2루에서 김지찬이 좌익선상에 떨어지는 깨끗한 안타를 쳤다. 한국 선수들이 승리의 세리머니를 위해 뛰쳐나오려 했지만 일본 좌익수 니시 준야의 빨랫줄 같은 송구에 2루 주자 강현우가 홈에서 객사했다. 한국은 6회에도 김지찬의 안타 때 2루 주자 박민이 일본 우익수의 호송구에 걸려 홈에서 아웃됐다. 10회에 펼쳐진 승부치기 역시 반전의 연속이었다. 10회초 한국은 1사 2, 3루에서 다케오카 류세이에게 2루타를 맞아 2점을 먼저 내줬다. 2-4로 뒤진 채 시작한 10회말 무사 1, 2루에서 박주홍은 침착하게 보내기 번트를 댔다. 일본 투수 하야시 유키가 허둥대다 1루에 악송구하면서 한국에 다시 기회가 왔다. 1점을 추격한 1사 만루에서 신준우(대구고)의 밀어내기 볼넷으로 다시 동점을 만든 한국은 계속된 1사 만루에서 박민의 중견수 희생플라이로 길었던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한국 선수들은 환호했고, 일본 선수들은 그라운드에 주저앉았다. 몇몇 일본 선수는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하지만 잠시 후 양국 선수들은 서로를 격려하며 악수를 했다. 한국과 일본이 모두 결승에 진출한다면 두 팀은 8일 오후 6시 같은 장소에서 우승을 놓고 리턴매치를 벌인다. 기장=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2019-09-07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볼빅 공으로 406야드… 장애 넘은 장타왕

    주말 골퍼에게 드라이버 300야드는 ‘꿈의 거리’다. 미국프로골프(PGA)투어에서 뛰는 세계적인 선수들은 대개 평균 비거리가 300야드를 넘는다. 2018∼2019시즌 최고 장타자는 캐머런 챔프(미국)로 평균 317.9야드를 날렸다. 하지만 세계에서 가장 멀리 치는 선수가 되려면 400야드를 넘겨야 한다. 카일 버크셔(23·미국)가 5일 미국 오클라호마 새커빌에서 열린 2019 월드 롱 드라이브(WLD) 챔피언십에서 406야드를 날리며 대회 정상에 올랐다. 세계 최고 장타자를 가리는 이 대회는 1976년 시작돼 올해로 44년째를 맞았다. 미국 전역을 돌면서 투어를 하는데 2년 전부터는 국산 골프공 브랜드 볼빅이 후원하고 있다. 이번 대회에는 볼빅의 비비드 XT 골프공이 공인구로 사용됐다. 각 선수는 3분 안에 8개의 공을 칠 수 있는데 타구가 폭 60야드의 경기장 안에 떨어져야 거리를 인정받는다. 190.5cm, 97.5kg의 당당한 체구를 지닌 버크셔는 7월 ROC 시티 럼블에서 첫 WLD 투어 우승을 차지한 뒤 8월 테네시주 빅샷 대회에서 2연승을 달성했다. 청력의 70%가량을 잃은 청각장애인인 그는 올 시즌 마지막 대회로 열린 이 대회까지 우승하며 세계 최장타자로 자리매김했다. 버크셔는 이번 대회의 16강부터 결승까지 모두 400야드를 넘기는 괴력을 발휘했다. 그의 볼 스피드는 시속 228마일(약 367km)에 이른다. 6월 한국에서 열린 이벤트 대회에서 우승해 국내 팬들에게 친숙한 팀 버크(32)는 결승에서 374야드를 기록해 준우승에 머물렀다. 버크는 4월 미국 피닉스에서 열린 대회에서 474야드로 우승하기도 했지만 이날은 공이 번번이 라인을 벗어났다. 여자부에서는 347야드를 날린 클로이 가너(29)가 우승했고, 하루 전 열린 시니어 부문에서는 제프 크리텐든(48)이 388야드로 정상에 올랐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2019-09-06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청소년 야구 대표팀, 대만에 완패…자력 결승 진출 ‘빨간불’

    11년 만에 세계 정상 탈환을 노리던 한국 청소년 야구 대표팀이 슈퍼라운드 첫 판에서 대만에 완패하며 자력 결승 진출이 힘들어졌다. 이성열 감독이 이끄는 한국 대표팀은 5일 부산 기장군 현대차 드림볼파크에서 열린 제29회 세계청소년야구선수권대회 슈퍼라운드 첫 경기에서 대만에 2-7로 졌다. A조 조별리그에서 캐나다에 이겼지만 호주에 0-1로 패해 1승 1패의 전적을 안고 슈퍼라운드를 시작한 한국은 이날 패배로 1승 2패가 됐다. 슈퍼라운드는 A, B조 상위 3개 팀이 진출하는데 조별 리그 전적을 안고 상대 조에서 올라온 세 팀과 대결한다. 합계 5경기 누적 성적 상위 2팀이 결승에 진출한다. 한국은 내년 메이저리그 진출을 노리는 대만 에이스 천포유에게 꽁꽁 묶였다. 6이닝 동안 4개의 안타로 1점을 내는 데 그쳤다. 천포유는 140km 후반대의 빠른 직구와 낙차 큰 커브 등으로 한국 타자들의 타이밍을 빼앗았다. 한국 선발 허윤동(유신고)은 2이닝 5안타 3실점으로 무너졌고, 이어 등판한 이민호(휘문고)도 3과 3분의1이닝 6안타 4실점했다. 박주홍(장충고)이 9회 솔로 홈런을 쳤지만 승부를 뒤집기엔 역부족이었다. 이에 따라 한국은 6일 일본전 및 7일 미국전에서 모두 승리해야 결승을 바라볼 수 있는 처지가 됐다. 두 경기를 모두 이겨 3승 2패를 만든 뒤 경우의 수를 따져야 한다. 6일 오후 6시에 시작되는 일본전에는 에이스 소형준(유신고)이 선발 등판한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2019-09-05
    • 좋아요
    • 코멘트
  • ‘젊은피 수혈’ 한라 vs 대명 7일 아시아리그 아이스하키 개막전

    2019~2020 아시아리그 아이스하키가 7일 오후 5시 안양아이스링크에서 열리는 한라와 대명 킬러웨일즈의 국내 개막전을 시작으로 7개월간의 대장정에 돌입한다. 하이원이 지난 시즌을 마지막으로 리그를 탈퇴하면서 한국 팀은 한라와 대명 등 2개 팀으로 줄어들었다. 한국 2개 팀과 4개의 일본 팀(도호쿠, 닛코, 오지, 크레인스)과 러시아 한 개 팀(사할린) 등 7개 팀이 참가하는 이번 시즌 아시아리그는 팀 당 36경기의 정규리그를 치른 후 상위 4개 팀의 플레이오프를 통해 챔피언을 가린다. 패트릭 마르티넥(체코) 감독이 이끄는 한라는 지난 시즌 정규리그 3위에 그쳤고 4강 플레이오프에서는 사할린에 1승 3패로 밀려 탈락했다. 2014년 이후 가장 좋지 않은 성적이었다. 한라는 심기일전의 각오로 올 시즌 반등을 노리며 전력을 재편했다. 베테랑 공격수 박우상과 김원중이 은퇴한 공백은 상무에서 돌아온 안진휘와 신상훈이 메운다. 신상훈은 5월에 열린 2019 국제아이스하키연맹(IIHF) 세계선수권 디비전1 그룹A(2부)에서 6골을 몰아치며 득점왕에 오른 골잡이다. 김윤환과 김현수가 은퇴한 수비진에는 공격력도 겸비한 수비수 트로이 마일람이 수혈됐고, 대표팀에서 경기력이 급성장한 송형철의 비중도 커질 전망이다. 지난 시즌 정규리그 1위에 오르고도 4강 플레이오프의 벽을 넘지 못했던 대명 역시 젊은 선수들 위주로 팀을 개편했다. 지난 시즌까지 팀의 공수를 책임졌던 마이클 스위프트와 알렉산더 프롤로프, 맷 멀리, 브렛 판햄, 시몽 드니, 데니스 쿨리아쉬 등 외국인 선수들을 전원 내보냈다. 빈 자리는 국내의 젊은 피로 채운다는 복안이다. 공격진에서는 안정현과 전정우가 중책을 맡을 전망이다. 캐나다 교포 출신으로 한라에서 활약하다 상무 전역 후 대명으로 둥지 옮긴 안정현은 좋은 체격 조건을 앞세워 1라안의 레프트 윙을 맡을 것으로 보인다. 안정현은 지난달 강릉에서 열린 ORG(중국)과의 친선 경기에서 1골 1어시스트로 활약하며 케븐 콘스탄틴 감독의 눈도장을 찍었다. 상무 전역 후 2년 만에 친정으로 돌아온 전정우는 2라인 센터로 기용될 전망이다. 센스가 좋은 전정우의 가세로 대학시절부터 명콤비를 이뤘던 김형겸의 공격력도 살아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라와 대명은 지난 시즌 정규리그에서는 3승 3패로 동률을 이뤘다. 이헌재 기자uni@donga.com}

    • 2019-09-05
    • 좋아요
    • 코멘트
  • 이정은 “올림픽 金 목표… 올겨울 독하게 연습할 거예요”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최고 권위의 메이저대회 US여자오픈에서 우승한 지 3개월이 지났다. 하지만 당시의 감동은 여전했다. 우승의 느낌을 묻는 질문에 그는 자신도 모르게 눈시울을 붉혔다. 6월 3일 끝난 제74회 US여자오픈에서 극적인 역전 우승을 차지한 ‘루키’ 이정은(23·대방건설)이 자신의 영어 이름 ‘JEONGEUN LEE6’가 새겨진 은빛 우승 트로피를 들고 한국을 찾았다. 대회를 주관한 미국골프협회(USGA)가 실시한 해외 우승 트로피 투어(Celebrating our Champion)의 일환이었다. 우승 트로피가 해외에서 공개된 것은 사상 처음이다. 이정은은 4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린 행사에서 “걱정스러운 마음으로 미국 무대에 도전했는데 데뷔 첫해부터 모든 선수가 꿈꾸는 US오픈 정상에 올랐다. 초등학교 시절부터 힘들게 골프를 했던 장면들이 나도 모르게 떠올랐다”고 말했다. 행사에는 휠체어를 탄 이정은의 아버지 이정호 씨와 어머니 주은진 씨도 함께했다. 아버지 이 씨는 이정은이 네 살 때 교통사고로 하반신이 마비된 뒤 어렵게 생계를 꾸려가면서도 전세금 대출을 받아가며 딸을 어엿한 골프 선수로 키워냈다. 이정은은 “US오픈 우승으로 작은 효도를 한 것 같다. 내게도 부모님에게도 행복한 날들만 있길 바란다”고 했다. US오픈 우승 후 이정은의 인생도 완전히 달라졌다. 주위의 관심을 거의 못 받다 요즘은 미국에서도 사인을 요청하는 사람들이 부쩍 늘었다. 그는 “골프장뿐 아니라 공항에서도 외국분들이 알아봐 주시는 게 신기하고 재밌다”며 웃었다. 올해 한 차례 우승을 포함해 11번이나 톱10에 이름을 올린 그는 세계 랭킹 4위, 시즌 상금 랭킹 2위(188만5000달러)에 올라 있다. 신인왕 포인트에서도 압도적인 1위(1217점)로 사실상 신인왕을 예약했다. 그는 “영어 공부도 열심히 한다. 함께 투어를 다니는 동갑내기 매니저(제니퍼 김)에게 발음 도움을 받는다. 신인왕 시상식에선 소감을 영어로 말할 것”이라고 했다. 데뷔 첫해부터 많은 걸 이룬 그에게는 또 다른 인생 목표가 생겼다. 2020 도쿄 올림픽이다. “7월 열린 에비앙 챔피언십에 출전한 뒤 인근에 있는 스위스 로잔을 들렀다가 그곳의 올림픽 박물관을 찾았다. ‘올림픽 메달을 따면 심장이 뛸 것 같다’는 목표가 생겼다. 올림픽을 향해 올겨울 독하게 연습하겠다.” 투어 생활이 너무 재미있고 신기하지만 체력적으로는 힘들기도 하다는 이정은은 3주 정도 쉬다 이달 말 다시 미국으로 돌아갈 예정이다. “미국에서도 가끔 한식을 먹지만 한국이랑은 다르잖아요. 정말 오랜만에 엄마가 해준 집밥을 먹으니 좀 살 것 같아요(웃음).”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2019-09-05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박병호, 6년내리 30호… 이승엽 빼고는 없었다

    무더웠던 8월 한 달 동안 11개의 홈런을 쏘아올린 키움 박병호(33)의 방망이가 9월에도 여전히 뜨겁다. 박병호는 3일 두산과의 잠실 방문경기에서 2-0으로 앞선 8회초 2사 1루에서 윤명준을 상대로 쐐기 2점 홈런을 쏘아 올렸다. 볼카운트 3볼 노스트라이크에서 4구째 바깥쪽 슬라이더를 노려 힘껏 방망이를 휘둘렀다. 중심에 맞은 타구는 국내에서 가장 큰 잠실구장의 오른쪽 담장을 훌쩍 넘어갔다. 비거리 120m. 전날까지 29개를 때렸던 박병호는 이날 홈런으로 6년 연속 30홈런이라는 대기록을 세웠다. 박병호에 앞서 6시즌 이상 30홈런을 기록한 선수는 ‘국민타자’ 이승엽으로 1997년부터 2003년까지 7년 연속 30홈런 이상을 기록했다. 박병호는 “올해 초반에 너무 부진해 30홈런을 칠 수 있을까 내심 생각했는데 30홈런에 도달하게 돼 마음이 후련하다. 3볼 상황에서 변화구를 노렸는데 마침 슬라이더가 들어와 좋은 타격을 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3위 키움은 박병호와 박동원의 홈런 등을 앞세워 5-2로 승리하며 2위 두산을 1.5경기 차로 따라붙었다. 한편 최하위 롯데는 7월 사임한 이윤원 단장 후임으로 성민규 단장(37·사진)을 선임했다. KBO리그 역대 최연소 단장으로 부임한 성 신임 단장은 대구상고-미국 네브래스카대를 졸업한 뒤 2006년 KIA에 입단했다. 선수로는 빛을 보지 못했지만 은퇴 후 2009년부터 시카고 컵스의 스카우트 등으로 활동했다. 롯데는 “성 단장은 컵스 마이너리그 정식 코치를 시작으로 꾸준히 승진하는 등 메이저리그에서도 역량을 인정받았다. 적극적 소통과 문제 해결 능력을 높이 샀다”고 발탁 이유를 설명했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2019-09-04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방망이 인플레’ 강타한 공인구… 입 마르는 3할 단골들

    양준혁 MBC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은 현역 시절 ‘방망이를 거꾸로 잡고도 3할을 치는 타자’라는 평가를 받았다. 양 위원은 거포인 동시에 정교한 타자였다. 프로에 데뷔한 1993년부터 2001년까지 9년 연속 3할 이상을 기록했다. 양 위원의 기록이 대단했던 것은 당시만 해도 3할 타자가 그리 많지 않았기 때문이다. 1993년부터 1996년까지 KBO리그의 3할 타자는 시즌당 채 10명도 되지 않았다. 팀당 한 명 정도만 3할을 쳤다. 3할 타자가 쏟아지기 시작한 건 제9구단 NC와 제10구단 KT가 본격적으로 KBO리그에 참가한 2014년 즈음이다. 구단 수 증가로 투수층이 얇아진 데다 공인구의 반발력까지 좋아지면서 3할 타자가 급증했다. 2013년 16명이던 3할 타자는 2014년엔 배 이상인 36명으로 늘었다. 2016년에는 역대 최다인 40명의 3할 타자가 탄생했다. 팀당 4명꼴이다. 한 팀의 라인업이 9명임을 감안하면 주전 선수 절반가량이 3할 타자였다는 의미다. 2017년과 2018년에도 ‘탱탱볼 시즌’이 이어지자 KBO는 올해부터 반발력을 줄인 공인구를 도입했다. 3일 현재 3할 타자 인플레는 어느 정도 가라앉은 것으로 보인다. 이날까지 KBO리그의 3할 타자는 모두 20명이다. 이대로라면 2013년 이후 6년 만에 10명대의 3할 타자가 나올 가능성도 있다. 화끈한 야구가 사라졌다는 불만도 있지만 한편으로는 정상적인 상황으로 돌아가고 있다고도 볼 수 있다. ‘3할’이 정교한 타자의 평가 척도로 다시 자리매김한 것이다. 이 같은 추세 속에 3할 타율의 단골손님들도 고전하고 있다. 대표적인 선수는 롯데 중심타자 손아섭이다. 2010년부터 지난해까지 9년 연속 3할 타율을 기록한 손아섭은 3일 삼성전에서 4타수 2안타를 쳤지만 타율은 0.292에 머물고 있다. 10년 연속 3할을 위해선 남은 경기에서 타율을 더 끌어 올려야 한다. 같은 팀 이대호 역시 3할 타율 달성이 어려워졌다. 세 차례나 타격왕 타이틀을 차지했던 그는 메이저리그 도전을 마치고 돌아온 2017년부터 2년 연속 3할 2푼 이상을 기록했지만 올해는 타율 0.284, 15홈런, 86타점으로 부진하다. 최근에는 2군행을 통보받았다. 지난해 KBO리그 사상 최초로 10년 연속(2009∼2018년) 3할 타율을 기록한 LG 박용택은 잇단 부상에 발목이 잡혔다. 불과 52경기밖에 출전하지 못하면서 기록 연장도 사실상 힘들어졌다. 지난해 타율 0.334에 44홈런을 때리며 정규시즌 최우수선수(MVP)에 선정된 두산 김재환도 올해는 타율 0.285, 14홈런에 머물러 있다. 이에 반해 ‘투고타저’의 흐름을 거스르는 팀과 선수도 있다. 키움은 무려 4명의 3할 타자(이정후, 샌즈, 서건창, 김하성)를 앞세운 불방망이를 과시하고 있다. LG 역시 3명(김현수, 채은성, 이천웅)이 3할 이상을 기록 중이다. 반면 삼성은 3할 타자가 한 명도 없다. 125억 원의 사나이 NC 양의지는 포수라는 포지션에도 불구하고 0.362의 타율로 이 부문 선두를 달리고 있다. 양의지가 그대로 타격 1위를 확정지으면 1984년 이만수(당시 삼성)에 이어 35년 만에 포수 타격왕이 된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2019-09-04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괴력의 36세… 벌랜더, 3번째 노히트 노런

    9회말 토론토의 마지막 타자 보 비셰트를 3루수 앞 땅볼을 처리한 순간 베테랑 투수 저스틴 벌랜더(36·휴스턴)는 두 팔을 번쩍 들어올리며 온몸으로 기쁨을 만끽했다. 월드시리즈 우승을 차지했을 때에나 나옴 직한 포즈였다. 30대 중반의 나이에도 여전히 휴스턴의 에이스로 활약 중인 벌랜더가 개인 통산 3번째 노히트 노런을 달성했다. 벌랜더는 2일 캐나다 토론토 로저스센터에서 열린 토론토와의 방문경기에 선발 등판해 9이닝을 무안타 1볼넷 14삼진 무실점으로 틀어막았다. 9회초 2사 후 터진 신인 에이브러햄 토로의 결승 2점 홈런으로 휴스턴이 2-0으로 승리하면서 벌랜더의 대기록이 완성됐다. 1회말 2사 후 캐번 비지오에게 볼넷을 허용하지 않았다면 퍼펙트게임도 가능할 뻔했다. 벌랜더는 메이저리그에서 통산 6번째로 3회 이상 노히트 노런을 달성한 투수가 됐다. 이전에 이 같은 대기록을 세운 선수는 놀런 라이언, 샌디 쿠팩스, 밥 펠러, 래리 코코런, 사이 영 등 5명밖에 없다. 벌랜더는 2011년에도 같은 장소에서 토론토를 상대로 노히트 노런을 기록했는데 동일 구장에서 2번의 노히트 노런을 달성한 것은 그가 처음이다. 벌랜더는 2007년에는 디트로이트 코메리카파크에서 밀워키를 상대로 노히트 노런 투구를 했다. 이날 승리로 17승 5패, 평균자책점 2.56을 기록하게 된 벌랜더는 아메리칸리그 사이영상 수상이 더욱 유력해졌다. 벌랜더의 아내이자 세계적인 모델인 케이트 업턴은 이날 경기 후 “난 영원한 당신의 넘버원 팬”이라는 글을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리며 애정을 과시했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2019-09-03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돌아오라, 괴물로… 류현진 5일 콜로라도전 출격

    메이저리그 아메리칸리그에서 저스틴 벌랜더(휴스턴)의 사이영상 수상이 굳어지는 반면 내셔널리그는 혼전 양상이다. 가장 근접했던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32·LA 다저스·사진)이 3경기 연속 최악의 부진을 보였기 때문이다. 현지에서는 체력 저하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지만 류현진은 휴식 없이 5일 콜로라도와의 안방경기에 선발 등판한다. 상대 선발은 안토니오 센사텔라(24·8승 9패)다. 류현진으로서는 반드시 반등이 필요한 경기다. 지난달 12일 애리조나전까지 12승 2패 평균자책점 1.45점을 기록했던 류현진은 최근 3경기에서 모두 5이닝을 버티지 못하고 무너지며 3패만 떠안았다. 평균자책점은 2.35까지 치솟았다. 류현진이 주춤하는 사이 워싱턴의 스티븐 스트라스버그(16승 5패 평균자책점 3.47)가 강력한 경쟁자로 떠올랐다. 그는 다승과 탈삼진(215개), 최다 이닝(179이닝)에서 1위를 달리고 있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2019-09-03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저스틴 벌랜더, 개인 3번째 ‘노히트노런’ 달성…AL 사이영상 수상 유력

    9회말 토론토의 마지막 타자 보 비셰트를 3루수 앞 땅볼을 처리한 순간 베테랑 투수 저스틴 벌랜더(36·휴스턴)는 두 팔을 번쩍 들어올리며 온 몸으로 기쁨을 만끽했다. 월드시리즈 우승을 차지했을 때에나 나옴직한 포즈였다. 30대 중반의 나이에도 여전히 휴스턴의 에이스로 활약 중인 벌랜더가 개인 통산 3번째 노히트 노런을 달성했다. 벌랜더는 2일 캐나다 토론토 로저스타디움에서 열린 토론토와의 방문경기에 선발 등판해 9이닝을 무안타 1볼넷 14삼진 무실점으로 틀어막았다. 9회초 2사 후 터진 신인 에이브러햄 토로의 결승 2점 홈런으로 휴스턴이 2-0으로 승리하면서 벌랜더의 대기록이 완성됐다. 1회말 2사 후 캐번 비지오에게 볼넷을 허용하지 않았다면 퍼펙트게임도 가능할 뻔했다. 벌랜더는 메이저리그에서 통산 6번째로 3회 이상 노히트 노런을 달성한 투수가 됐다. 이전에 이 같은 대기록을 세운 선수는 놀란 라이언, 샌디 쿠팩스, 봅 펠러, 래리 코로란, 사이 영 등 5명밖에 없다. 벌랜더는 2011년에도 같은 장소에서 토론토를 상대로 노히트 노런을 기록했는데 동일 구장에서 2번의 노히트 노런을 달성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벌렌더는 2007년에는 디트로이트 코메리카파크에서 밀워키를 상대로 노히트 노런 투구를 했다. 이날 승리로 17승 5패, 평균자책점 2.56을 기록하게 된 벌랜더는 아메리칸리그 사이영상 수상이 더욱 유력해졌다. 벌랜더의 아내이자 세계적인 모델인 케이트 업튼은 이날 경기 후 “난 영원한 당신의 넘버 원 팬”이라는 글을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리며 애정을 과시했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2019-09-02
    • 좋아요
    • 코멘트
  • 춘추전국 KPGA, 이번엔 신인 이재경

    올해 한국여자프로골프(KLGPA) 투어에서는 신인 돌풍이 거세다. 1일 현재 조아연과 이승연, 임희정, 3명의 신인이 우승컵에 입을 맞췄다. 초청 선수로 우승한 내년도 신인 유해란을 포함하면 벌써 4명이다. 잠잠했던 남자 골프에도 깜짝 신인 우승이 나왔다. 올해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에 입문한 루키 이재경(20·CJ오쇼핑·사진)이 주인공이다. 이재경은 1일 경남 창원 아라미르 골프&리조트 미르코스(파72)에서 열린 우성종합건설 아라미르CC 부산경남오픈 마지막 날 4라운드에서 버디 5개와 보기 1개, 더블보기 1개를 묶어 2언더파 70타를 쳤다. 최종합계 19언더파 269타를 적어낸 이재경은 박성국(18언더파 270타)을 한 타 차로 제치고 10번째 대회 출전 만에 첫 정상에 올랐다. 우승 상금은 1억 원. 이재경은 2014년 최경주재단 골프 꿈나무 아마추어 선발전 1위를 차지한 뒤 그해 코리안투어 최경주 인비테이셔널에서 3위에 오른 유망주였다. 2015년부터 2년간은 국가대표를 지냈다. 지난해 2부 투어인 챌린지투어 상금 순위 2위 자격으로 올해 코리안투어에 올라온 그는 앞선 9개 대회에서 7차례 컷 탈락하는 부진을 보였다. 하지만 올해 신설된 이 대회에서 우승하며 올해 첫 신인 우승을 일궈냈다. 이재경은 10번홀(파4)에서 더블 보기를 범해 위기에 빠지기도 했지만 14번홀(파4) 버디에 이어 마지막 18번홀(파5)에서도 버디를 잡아내며 1타 차 우승을 지켰다. 이재경의 우승으로 올해 코리안투어에서는 11개 대회 모두 각기 다른 우승자를 배출했다. 이재경은 “골프 선수로서 오늘 우승이 큰 전환점이 될 것 같다. 자신감과 내 골프에 대한 확신이 생겼다”고 말했다. 미국 진출을 꿈꾸고 있는 이재경은 이달 말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2부 투어인 콘페리 투어 큐스쿨에 응시할 계획이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2019-09-02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거북이’ 박채윤, 따박따박 따라가니 어느새 메이저 퀸

    박채윤(25·삼천리)의 별명은 ‘거북이’다. 아마추어 때 걸음이 느리다는 이유로 선배 언니가 붙인 별명이다. 묘하게도 박채윤은 이후 거북이 같은 골프 인생을 걸어왔다. 2015년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에 데뷔한 그의 첫 우승은 지난해 7월 열린 맥콜 용평리조트오픈에서 나왔다. 105번째 대회 출전 만에 나온 우승이었다. 올 시즌에도 그랬다. 화려하진 않았지만 한 걸음씩 꾸준히 걸었다. 지난달까지 우승을 한 번도 못 했지만 대상 포인트에서는 3위(304점)에 자리했다. 톱텐 피니시 부문에서는 당당히 1위(19회 중 11회·57.9%)였다. 1일 강원 춘천 제이드팰리스CC에서 막을 내린 KLPGA투어 후반기 첫 메이저대회인 한화클래식에서도 박채윤은 그리 주목받는 선수가 아니었다. 이날 최종 라운드에 돌입할 때 그는 중간합계 2언더파로 공동 6위였다. 3라운드까지 8언더파로 선두를 달리던 넬리 코다(미국)와는 무려 6타 차이가 났다. 코다를 포함해 그의 앞에 5명이 있었고, 공동 6위를 형성한 선수도 3명이었다. 하지만 라운드를 끝내고 나니 박채윤의 이름은 어느새 스코어보드 가장 높은 곳에 자리하고 있었다. 까다로운 코스와 최종일의 긴장감 속에 경쟁자들이 스스로 무너진 사이 그는 자신의 골프를 쳤기 때문이다. 앞만 보고 걸었던 거북이의 승리였다. 박채윤은 이날 버디 4개와 보기 1개를 묶어 3언더파 69타를 기록했다. 최종 합계 5언더파 283타를 친 박채윤은 이정민, 김소이, 코다 등 공동 2위 그룹(4언더파 284타)을 한 타 차로 꺾고 생애 첫 메이저이자 통산 두 번째 우승컵에 입을 맞췄다. 첫 우승 후 32개 대회 만의 우승이다. 날짜로는 427일 만이다. 이전까지 19개 대회에서 2억9836만4534원의 상금을 받았던 박채윤은 이날 우승 상금 3억5000만 원을 더해 상금 랭킹 2위(6억4836만4534원)로 도약했다. 대상 포인트에서도 374점으로 최혜진(363점)을 제치고 1위로 올라섰다. 지난해 초반 골프를 그만둘까도 생각했던 그는 메이저 대회인 이번 대회 우승으로 2022년까지 시드를 보장받았다. 2번홀(파4)에서 세컨드 샷을 핀 1m에 붙여 버디를 잡아낸 박채윤은 4번홀(파5) 칩인버디로 상승세를 이어 갔다. 그리고 16번홀(파4)에서 5m 버디 퍼팅을 성공시키며 마침내 단독 선두로 올라섰다. 박채윤은 “안전하게 파만 지키자는 마음으로 경기를 했던 게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며 “남은 시즌에도 무리할 생각은 없다. 아프지 않고 오래도록 골프를 즐기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국내 무대 첫 우승을 노렸던 코다는 버디 2개와 보기 4개, 더블보기 1개로 4타를 잃어 공동 2위로 만족해야 했다. 2016년 12월 현대자동차 중국여자오픈 이후 3년 만에 우승에 도전했던 김효주는 공동 8위(1언더파 287타)로 대회를 마쳤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2019-09-02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난코스에도 악천후에도… 김효주 생글생글

    질긴 러프와 까다로운 코스 세팅, 낙뢰 등 악천후로 경기 지연까지…. 29일 강원 춘천 제이드팰리스 골프장(파72)에서 막을 올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후반기 첫 메이저대회 한화클래식 1라운드에서는 많은 선수가 고전을 했다. 신인왕 포인트 1위를 달리고 있는 조아연(19)은 샷 난조까지 겹치며 9타를 잃었고, 손목 부상을 이유로 기권했다. 일본여자 골프 ‘황금 세대’의 일원으로 대회에 초청받은 가와모토 유이도 3오버파로 부진했다. 그런데 유독 생글생글 웃음 짓는 한 선수가 있었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를 주 무대로 뛰고 있는 ‘천재 골퍼’ 김효주(25)였다. 지난주 하이원리조트 여자오픈에 이어 2주 연속 국내 팬들 앞에 나선 김효주는 “모처럼의 국내 나들이라 선후배 선수들과 많은 얘기를 나누고 싶었는데 오늘 코스가 어려워서인지 다들 진지하더라”며 웃었다. 김효주의 여유에는 최근 상승세가 자리하고 있다. 지난 2년간 극심한 부진에 빠졌던 김효주는 올해 예전의 날카로운 모습을 되찾으며 호시탐탐 우승을 노리고 있다. 최근 메이저대회 에비앙챔피언십에서 준우승을 차지하는 등 올해 14번의 LPGA투어 대회에서 8차례나 톱10에 이름을 올렸다. 김효주는 이날도 4개의 버디와 1개의 보기로 3언더파 69타를 치며 박현경, 하민송, 박주영, 이지후 등과 함께 공동 3위에 자리했다. 그는 “올해 그린 적중률이 높아져 버디 기회가 많아졌다. (지)은희 언니 덕분”이라며 “미국에서 뛸 때 스윙이 흐트러진 걸 모르고 경기를 계속하기 일쑤였다. 그런데 올해부터 은희 언니가 옆에서 잘못된 부분을 잡아주면서 샷이 좋아졌다”고 설명했다. 그 대신 김효주는 지은희에게 퍼팅에 대한 조언을 한다고. 김효주는 “최근 2년간은 공을 제대로 그린에 올리지 못했다. 그 덕분에 트러블샷을 잘하게 됐다. 이제는 그린을 놓쳐도 파 세이브 할 자신이 있다”며 웃었다. KLPGA투어에서 9승을 거두고 있는 김효주는 이번 대회에서 우승하면 10승째를 올리게 된다. 일몰로 63명의 선수가 1라운드를 끝내지 못한 가운데 박신영이 두 홀을 남겨둔 상황에서 5언더파로 단독 선두를 달리고 있다. 춘천=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2019-08-30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3월 홀인원 뒤 탄력 받아 술술… 여행하듯 재미나게 35곳 투어”

    “재미있었고, 신기했고, 행복했다.” 29일 수화기 너머로 들려온 임성재(21·CJ대한통운)의 목소리에는 아직도 미국프로골프(PGA)투어 최종전 투어 챔피언십의 여운이 느껴지는 듯했다. 올해 PGA투어에 데뷔한 임성재는 페덱스컵 포인트 상위 30명만 나갈 수 있는 투어 챔피언십에 신인으로는 유일하게 출전했다. ‘황제’ 타이거 우즈(미국)도 밟지 못한 무대에 당당히 서서 19위로 2018∼2019시즌을 마감한 그는 선수 투표로 뽑는 신인왕 0순위로 꼽힌다. 그는 “우즈는 없어도 다른 대단한 선수들은 모두 있더라. 이번 시즌 목표가 투어 챔피언십 진출이었는데 꿈을 이뤘다. 몇 년 전까지 TV에서만 보던 선수들과 같은 필드에 선 게 너무 신기했다”며 웃었다. 긴 시즌을 마친 임성재는 요즘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에 머물며 모처럼 꿀맛 같은 휴식을 취하고 있다. 그는 2주간의 짧은 휴식을 마친 뒤 9월 12일 시작되는 밀리터리 트리뷰트로 2019∼2020시즌을 시작한다.○ 임성재가 꼽은 ‘투 샷(Two Shots)’ 임성재는 이번 시즌 35개 대회를 뛰었다. 출전 자격이 있는 거의 모든 대회를 쉬지 않고 나간 셈이다. 임성재는 “어릴 적부터 꿈꿨던 PGA투어이다 보니 모든 대회가 아까웠다. 나갈 때마다 성적이 나고, 그에 따른 상금이 들어오는 것도 재미있었다”고 말했다. 26차례 컷을 통과해 285만1134달러(약 34억7000만 원)의 상금을 받은 그는 “따로 집을 구하지 않고 부모님과 함께 대회가 열리는 도시의 호텔을 돌아다녔다. 마치 여행을 하듯 재미있게 투어를 다닌 것 같다”고 말했다. 임성재는 첫 대회였던 2018년 10월 세이프웨이 오픈에서 공동 4위에 오르며 순조롭게 출발했다. 뭔가 잘될 것 같은 느낌이 든 것은 올 3월에 열린 ‘제5의 메이저’ 플레이어스 챔피언십이었다. 그 대회 2라운드 13번홀에서 그는 미국에 온 뒤 처음으로 홀인원을 했다. 152야드 거리에서 8번 아이언으로 친 공이 백스핀을 먹고 홀 안으로 떨어졌다. 임성재는 “비록 그 대회에서 컷 탈락했지만 이후 술술 잘 풀렸다. 무엇보다 꾸준하게 칠 수 있어서 좋았다”고 했다. 그가 꼽은 또 하나의 ‘더 샷’은 플레이오프 2차전인 BMW챔피언십 4라운드 7번홀(파5) 이글이다. 임성재는 “4라운드에 들어갈 때까지 투어 챔피언십 진출이 아슬아슬했다. 침이 목으로 넘어가지 않을 정도로 긴장했다. 그런데 그 홀에서 친 로브 샷(높이 띄워 치는 어프로치 샷)이 이글로 연결되면서 진출할 수 있었다”고 되돌아봤다.○ “행운도 실력이다” 임성재는 “난 운이 좋은 사람”이라는 말을 자주 한다. PGA 웹닷컴투어(2부 투어·현 콘 페리투어) 첫해 곧바로 PGA투어 시드를 딴 게 대표적인 예다. 웹닷컴투어는 PGA투어 우승 경험자가 득실거리는 무대다. 그런데 임성재는 웹닷컴투어 데뷔전인 지난해 1월 바하마 클래식에서 덜컥 우승했다. 그는 “모든 샷이 정말 마음먹은 대로 됐다. 최고의 행운이었다”고 했다. 다음 대회 준우승을 하면서 그는 단 2개 대회 만에 PGA투어 시드를 거머쥐었다. 국가대표→일본 투어→PGA 2부 투어→PGA투어→투어 챔피언십 진출 등 바랐던 모든 게 현재까지 순조롭게 이뤄졌다. 임성재의 다음 시즌 목표는 2020년 도쿄 올림픽에서 좋은 성적을 내는 것과 투어 챔피언십에 또 한 번 나가는 것이다. 이를 위해 강점인 드라이버와 롱 아이언을 유지하면서 다소 약했던 쇼트게임을 보완해야 한다. 그는 “우드보다 드라이버가 더 편하다. 장타자는 아니지만 정확하게 보내는 건 자신 있다”고 말했다. 그의 올 시즌 드라이버 평균 비거리는 295.9야드로 공동 81위였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2019-08-30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