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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정의 일본 소프트뱅크그룹 회장이 이끄는 ‘비전펀드’가 미국 반려견 산책 대행업체 ‘왜그’의 지분을 팔기로 했다. 비전펀드는 미 공유 임대업체 위워크, 미 차량 공유업체 우버 등에 대한 투자 실패 등으로 올해 3분기(7∼9월)에 2016년 펀드 출범 후 최악의 실적을 기록했다. 이 와중에 손 회장이 또 다른 투자에 실패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미 CNN은 10일(현지 시간) “지난해 왜그에 3억 달러(약 3571억 원)를 투자했던 비전펀드가 보유 지분의 약 절반을 왜그에 되팔기로 했다”며 손 회장이 왜그 투자를 포기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소프트뱅크 임원이 맡았던 왜그의 이사회 의석도 내놓았다. CNN은 “소프트뱅크의 막대한 투자에 힘입어 차세대 거대 정보기술(IT) 기업으로 거듭날 것처럼 보였던 스타트업이 또 몰락했다”고 지적했다. 소프트뱅크그룹은 올해 3분기에만 7000억 엔(약 7조6852억 원)이 넘는 적자를 냈다. 같은 기간 비전펀드에서만 9702억 엔의 적자를 봤기 때문이다. 다만 휴대전화와 통신업 등 본업에서의 성적은 아직 양호한 편이어서 비전펀드의 손실을 일부 보전하고 있다. 3년간 비전펀드의 전체 운용 실적 역시 아직도 흑자를 기록하고 있다. 그간 비전펀드의 투자처 선정은 손 회장의 감각에 전적으로 의존해왔다. 그는 기업가치 10억 달러 이상의 비상장 기업을 뜻하는 ‘유니콘기업’ 투자를 선호했다. 9월 말 기준 한국 쿠팡, 미국 우버, 위워크, 슬랙, 중국 디디추싱 등 전 세계 88개 스타트업에 약 707억 달러를 투자한 이유다. 하지만 최근 이 가운데 핵심 기업들의 실적은 저조해 손 회장에게 부담을 안기고 있다. 특히 우버와 위워크의 적자가 심각하다. 유니콘기업은 그 특성상 사업 환경의 변화가 극심하고 실적 및 기업가치의 변동도 잦을 수밖에 없다. 이를 반영하듯 올해 초만 해도 470억 달러에 달했던 위워크의 기업가치는 최근 80억 달러까지 떨어졌다. 기업공개(IPO)를 통해 자금을 수혈하려 했지만 수익성 등에 대한 회의적 분석이 나오면서 무기한 연기됐다. 최근엔 파산설까지 제기되고 있다. 손 회장은 위워크에 103억 달러를 투자했다. 우버 역시 적자가 누적되면서 올해 5월 IPO 이후 시가총액이 330억 달러 감소했다. 3분기 순손실도 11억6200만 달러로 지난해 3분기(9억8600만 달러)보다 적자폭이 커졌다. 우버에 대한 비전펀드의 투자금도 93억 달러에 이른다. 일본 시사주간지 아에라는 지난달 “손 회장은 회계전문가이지 인공지능(AI) 등 IT 분야의 전문가가 아니다”라며 그의 투자 실력에 대한 의문부호가 늘고 있다고 전했다. 또 다른 경제주간지 주간동양경제는 “핵심은 위워크의 실적 회복”이라며 “서비스를 진화시켜 단순한 부동산 임대회사가 아님을 금융시장과 투자자에게 보여줘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런 상황에서도 손 회장의 자신감은 여전하다. 그는 지난달 6일 기자회견에서 “너덜너덜한 실적을 기록해 참담하다. 반성한다”면서도 “(투자업체의 실적 부진에) 위축되지 않겠다. 비전펀드2 출범을 예정대로 진행시키겠다”고 밝혔다. 이어 “어떤 기업도 ‘10승 0패’는 없다”고도 강조했다. 그는 자신의 투자 방식을 설명할 때 ‘곤충’을 즐겨 인용하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손 회장은 “지구에 거대 혹성이 충돌해도 곤충(스타트업 투자처)은 살아남는다. 거기서부터 시작하면 된다”고 강조하고 있다.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의 측근인 이마이 다카야(今井尙哉) 총리 보좌관이 문희상 국회의장의 강제징용 문제 해법을 평가하고 있다고 교도통신이 11일 보도했다. 이마이 보좌관이 아베 총리의 의중을 내보였을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통신에 따르면 가와무라 다케오(河村建夫) 일한(한일)의원연맹 간사장은 이날 도쿄의 한 강연에서 징용 문제 해결을 위해 한국 국회에서 제출 준비가 진행 중인 법안에 대해 “이마이 보좌관이 평가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국 국회에서 준비 중인 법안은 문 의장이 지난달 도쿄 와세다대에서 밝힌 것으로 한일 기업의 자발적 기부금과 양국 국민의 성금으로 기금을 만들어 징용 피해자에게 지급하자는 ‘1+1+α(국민 성금)’ 방안이다. 이마이 보좌관은 한일 관계 개선을 염두에 두고 “잘되면 앞으로 나아갈 것”이라고 말했다고 가와무라 간사장은 전했다. 가와무라 간사장은 또 강제징용 문제와 일본의 대한(對韓) 수출 규제 등 한일 현안에 대해 “동시 해결로 방향을 잡을 필요가 있다”며 좀 더 진전된 해법을 주장했다.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
미국 대북정책특별대표인 스티븐 비건 국무부 부장관 지명자가 이달 중순 판문점에서 북한 측과의 접촉을 모색하고 있다고 교도통신이 11일 보도했다. 비건 지명자와 북한 측의 접촉이 실현되면 10월 스웨덴 북-미 실무회담 이후 2개월 만에 만나는 셈이다. 비건 지명자는 11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에서 열리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회의에 참석한 뒤 15일 방한할 것으로 알려졌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10일 워싱턴에서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교장관과의 회담 후 기자회견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개인적으로 비핵화를 약속했고 장거리미사일 시험과 핵실험을 하지 않겠다고 말했다”며 “북한이 계속 준수할 것이라고 우리가 매우 기대하는 약속들”이라고 했다.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와 핵실험 중단이 미국이 정한 ‘레드라인’임을 경고한 것이다. 두 장관은 대북 제재와 외교적 관여에 대해선 이견을 보였지만 북한의 최종적이며 완전하게 검증된 비핵화(FFVD)라는 공동 목표는 재확인했다.워싱턴=이정은 lightee@donga.com / 도쿄=박형준 특파원}

손정의 일본 소프트뱅크그룹 회장이 이끄는 ‘비전 펀드’가 반려견 산책 대행업체 ‘왜그’의 지분을 팔기로 했다. 비전펀드는 미국 공유 임대업체 위워크, 미 차량 공유업체 우버 등에 대한 투자 실패 등으로 올해 3분기(7~9월)에 2016년 펀드 출범 후 최악의 성적을 기록했다. 이 와중에 손 회장이 또 다른 ‘투자 실패’ 사례를 추가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비전펀드의 실적 악화가 워낙 심각하다 보니 그 여파가 그룹 전체로 미치는 악순환이 생긴 것으로 풀이된다. 미 CNN은 10일(현지 시간) “지난해 왜그에 3억 달러(약 3571억 원)를 투자했던 비전펀드가 보유 지분의 약 절반을 왜그에 되팔기로 했다”며 손 회장이 왜그 투자를 포기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소프트뱅크 임원이 맡았던 왜그의 이사회 의석도 내놓았다. CNN은 “소프트뱅크의 막대한 투자에 힘입어 차세대 거대 정보기술(IT) 기업으로 거듭날 것처럼 보였던 스타트업이 또 몰락했다”고 지적했다. 소프트뱅크그룹은 올해 3분기에만 7000억 엔(약 7조6852억 원)이 넘는 적자를 냈다. 같은 기간 비전펀드에서만 9702억 엔 원의 적자를 봤기 때문이다. 휴대전화와 통신업 등 본업에서의 성적은 아직 양호한 편이어서 비전펀드의 손실을 일부 보전할 수 있었지만 한계가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그간 비전펀드의 투자처 선정은 손 회장의 감각에 전적으로 의존해왔다. 그는 기업가치 10억 달러 이상의 비상장 기업을 뜻하는 ‘유니콘기업’ 투자를 선호했다. 9월 말 기준 한국 쿠팡, 미국 우버, 위워크, 슬랙, 중국 디디추싱 등 전 세계 88개 스타트업에 약 707억 달러를 투자한 이유다. 하지만 우버와 위워크의 적자가 심각한데다 쿠팡에서도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유니콘기업은 그 특성상 사업 환경의 변화가 극심하고 실적과 기업 가치의 변동도 잦을 수밖에 없다. 이를 반영하듯 올해 초만 해도 470억 달러에 달했던 위워크의 기업가치는 최근 80억 달러까지 떨어졌다. 기업공개(IPO)를 통해 자금을 수혈하려 했지만 수익성 등에 대한 회의적 분석이 나오면서 무기한 연기됐다. 최근 파산설까지 제기되고 있다. 손 회장은 위워크에 103억 달러를 투자했다. 우버 역시 적자가 누적되면서 올해 5월 IPO 이후 시가총액이 330억 달러 감소했다. 3분기 순손실도 11억6200만 달러로 지난해 3분기(9억8600만 달러)보다 적자폭이 커졌다. 우버에 대한 비전펀드의 투자금도 93억 달러에 이른다. 일본 시사주간지 아에라는 지난달 “손 회장은 회계 전문가지 인공지능(AI) 등 IT 분야의 전문가가 아니다”라며 그의 투자 실력에 대한 의문부호가 늘고 있다고 전했다. 또 다른 경제주간지 주간동양경제는 “핵심은 위워크의 실적 회복”이라며 “서비스를 진화시켜 단순한 부동산 임대회사가 아님을 금융시장과 투자자에게 보여줘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런 상황에서도 손 회장의 자신감은 여전하다. 그는 지난달 6일 기자회견에서 “너덜너덜한 실적을 내 참담하다. 반성한다”면서도 “(투자 업체의 실적 부진에) 위축되지 않겠다. 비전펀드2 출범을 예정대로 진행시키겠다”고 밝혔다. 이어 “어떤 기업도 ‘10승 0’패는 없다”고도 강조했다. 그는 자신의 투자 방식을 설명할 때 ‘곤충’을 즐겨 인용하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손 회장은 “지구에 거대 혹성이 충돌해도 곤충(스타트업 투자처)은 살아남는다. 거기에서부터 시작하면 된다”고 강조하고 있다. 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9일 임시국회 폐회 직후 기자회견을 열고 권력 사유화 논란이 불거진 ‘벚꽃을 보는 모임’에 대해 “지금까지의 운영을 반성한다”고 밝혔다. 야권은 이 정도로 만족할 수 없다며 지속적으로 문제 제기에 나설 뜻을 밝혔다. 이 모임은 매년 봄 사회 각계 인사를 도쿄 ‘신주쿠 교엔’에 초청해 벚꽃 관람을 즐기는 정부 주관 행사다. 야권은 총리실이 각계 인사 대신 아베 총리의 지역구 주민을 집중적으로 초청해 사적 행사로 변질됐다는 점을 문제 삼고 있다. 특히 2015년에는 다단계 사업을 하다 도산해 많은 서민 투자자에게 피해를 안긴 야마구치 다카요시(山口隆祥) 전 저팬라이프 회장까지 초대된 사실이 드러나 논란이 일고 있다. 이날 아베 총리는 “행사 초대자 기준이 애매했고 초대자 수도 계속 늘었다”며 “국민으로부터 여러 비판이 있는 것을 알고 있다. 내년엔 개최하지 않겠다”고 했다. ‘야마구치 전 회장을 모르느냐’는 질문에는 “만난 적이 없다. 개인적 관계도 전혀 없다”고 주장했다. 반면 7일 아사히신문은 “야마구치 전 회장이 1984년 당시 외상의 해외 일정에 동행했다. 당시 외상 비서관이었던 아베 총리도 함께했다”고 보도했다. 이로 인해 총리의 거짓말 의혹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이날 아베 총리는 “7월 참의원 선거 때 개헌을 공약으로 내세웠다. 정치인으로서의 약속이므로 반드시 내 손으로 완수해 가고 싶다”고도 강조했다. 집권 자민당 총재 임기가 끝나는 2021년 9월 이전 반드시 전쟁이 가능한 일본을 만들겠다는 의지를 다진 셈이다. 그가 중의원 해산 등을 통해 더 많은 개헌 지지 세력을 확보한 후 개헌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그는 중의원 해산 시점을 묻자 “국민의 신뢰를 얻을 때가 오면 하겠다”고 답했다. 당초 아베 총리는 내년 7월 도쿄 올림픽 전까지 개헌을 단행할 뜻을 밝혔다. 이에 자민당은 임시국회 마지막 날인 이날 개헌을 염두에 둔 국민투표법 개정안을 통과시키려 했지만 야권의 반대로 성사되지 못했다.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
일본 소프트뱅크가 도쿄대와 손잡고 인공지능(AI) 연구에 나선다. 미국, 중국 등에 비해 ‘AI 후진국’으로 분류되는 일본이 본격 투자에 나서는 것이다. 7일 마이니치신문에 따르면 소프트뱅크와 도쿄대는 ‘비욘드(Beyond) AI 연구소’를 신설하기로 전날 발표했다. 도쿄대 교수진과 소프트뱅크 기술진 등 총 150여 명 규모로 출범한다. 우선 내년 봄 도쿄대 혼고캠퍼스에 기초연구 거점을 만들고, 내년 말쯤 소프트뱅크의 새 본사가 들어서는 도쿄 미나토구 다케시바오피스에 응용연구 거점을 두기로 했다. 해외 전문가와 기업에도 참가 요청을 할 예정이다. 이 연구소는 AI의 기초 분야부터 응용 분야까지 폭넓은 연구를 진행할 예정이다. 특히 인간 수준의 지능을 갖춘 로봇 개발과 방대한 위치정보를 활용한 도시개발 프로젝트 등을 고려하고 있다. 소프트뱅크는 연구소 운영자금 등으로 향후 10년간 200억 엔(약 2200억 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마이니치는 “미국이나 중국과 비교해 일본은 AI 분야에서 뒤처진 상황”이라며 “AI 투자에 적극적인 소프트뱅크가 도쿄대와 힘을 합쳐 반격에 나서는 모양새”라고 평가했다. 일본 특허청에 따르면 2016년 기준 AI 특허 출원 건수는 미국 4170건, 중국 2844건이지만 일본은 447건에 그쳤다. 도쿄대에 따르면 올해 3월 현재 도쿄대에서 파생된 벤처기업은 368개다. 하지만 어느 정도 성장하면 대학과의 관계가 끊어지는 경우가 많다. 도쿄대는 앞으로 연구 성과를 기업과의 조인트벤처(합작사) 등을 통해 사업화한 뒤 수익을 AI 연구소로 돌린다는 계획이다. 이를 통해 추가 연구와 인재 육성이 진행되도록 선순환 구조를 만들겠다는 목표다.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
미국과 이란이 각각 억류했던 상대국 학자를 1명씩 맞교환했다. 올 5월부터 중동 호르무즈해협에서 군사적 충돌을 거론하던 양국 관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7일 AP통신 등에 따르면 미국과 이란은 각각 억류 중이던 마수드 솔레이마니와 왕시웨를 스위스 취리히에서 맞교환했다. 이란의 생명과학자인 솔레이마니는 미국 유명 병원에 방문교수 자격으로 머물다 지난해 10월 당국 허가 없이 줄기세포와 관련된 물질을 이란으로 보내려 했다가 체포됐다. 프린스턴대에서 유라시아 역사를 전공하던 중국계 미국인 대학원생 왕시웨는 19세기 카자르 왕조 관련 논문을 쓰러 이란에 갔다가 간첩 혐의로 2016년 8월 체포돼 10년형을 선고받았다. 두 학자의 맞교환이 이뤄지자 그동안 이란에 적대적이었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트위터에서 “매우 공정한 협상을 한 것에 대해 이란에 감사하다”고 밝혔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도 “이번 사안과 관련해 이란 정부가 건설적이었던 게 기쁘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번을 계기로 미-이란 관계가 다소 개선될 수는 있지만 급격한 변화로 이어지기엔 이르다는 지적도 나온다. 미국은 대(對)이란 제재를 완화할 의지가 없고, 이란 역시 핵합의에서 이탈한다는 방침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일각에선 일본이 양국 간 중재에 나설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8일 교도통신은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의 방일이 확실시되고 있다”며 “시기는 양국이 20일경으로 조정하고 있다”고 전했다. 카이로=이세형 turtle@donga.com / 도쿄=박형준 특파원}
미국과 이란이 각각 억류했던 상대국 학자를 1명씩 맞교환하는 등 양국 간 긴장 완화 분위기가 형성되는 가운데 미국이 일본 정부에 ‘이란 대통령의 방일(訪日)에 동의한다’는 뜻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8일 일본 교도통신에 따르면 미국 정부는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와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이 정상회담을 한 뒤 그 결과를 공유해 달라고 요청했다. 교도는 “이란과 대립하는 미국의 이해를 얻으며 로하니 대통령의 방일이 확실시되고 있다”며 “시기는 양국이 20일을 축으로 조정하고 있다”고 전했다. 로하니 대통령은 18~20일 말레이시아를 방문해 이슬람권 정상이 모이는 국제회의에 참석한 후 곧바로 일본으로 갈 가능성이 높다. 이란 정상의 방일이 성사된다면 2000년 10월 모하마드 하타미 당시 대통령의 일본 방문 이후 19년 만이다. 앞서 7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미국과 이란의 억류 학자 맞교환과 관련해 트위터에 “매우 공정한 협상에 대해 이란에 감사한다”는 글을 썼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도 트위터를 통해 “이란 정부가 이 문제에 건설적으로 임한 점이 기쁘다”고 글을 남겼다. 미국과 핵 갈등을 빚고 있는 이란은 일본의 도움이 필요한 상황이다. 교도는 “핵 문제 등으로 미국 및 유럽과의 긴장 관계가 계속되는 이란으로서는 일본과의 긴밀한 관계를 어필해 국제적 고립을 피해 보려 한다”고 분석했다. 이란과 오랜 우호관계를 유지해 온 일본은 미국과 이란의 대화 중재를 통해 국제사회에서 역할을 키우려 하고 있다. 일본은 미국 주도의 ‘호르무즈 호위연합’에 참여하지 않고 해상자위대 호위함 1척과 P3C 초계기 1대를 호르무즈해협 주변에 파견해 ‘조사 및 연구’라는 독자 활동을 하기로 했다. 양측 모두 자극하지 않는 중간선을 선택한 것이다. 한편 니혼게이자이신문이 7일 보도한 일본 정부가 당정 협의를 앞두고 작성한 자료에 따르면 “일본 선박 등이 습격당하면 호르무즈해협에 파견된 자위대가 무기를 사용할 수 있는 ‘해상경비행동’을 발령할 수 있다”고 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안이 각의(국무회의)에서 확정되면 분쟁 해결 수단으로 무력행사 포기를 선언한 일본 헌법을 위반한다는 논란이 다시 일어날 것으로 보인다. 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

일본 소프트뱅크가 도쿄대학과 손잡고 인공지능(AI) 연구에 나선다. 미국, 중국 등에 비해 ‘AI 후진국’으로 분류되는 일본이 본격 투자에 나서는 것이다. 7일 마이니치신문에 따르면 소프트뱅크와 도쿄대는 ‘비욘드(Beyond) AI 연구소’를 신설하기로 전날 발표했다. 도쿄대 교수진과 소프트뱅크 기술진 등 총 150여명 규모로 출범시킨다. 우선 내년 봄 도쿄대 혼고캠퍼스에 기초연구 거점을 만들고, 내년 연말쯤 소프트뱅크의 새 본사가 들어서는 도쿄 미나토구 다케시바오피스에 응용연구 거점을 두기로 했다. 해외 전문가와 기업에도 참가 요청을 할 예정이다. 이 연구소는 AI의 기초 분야부터 응용 분야까지 폭넓은 연구를 진행할 예정이다. 특히 인간 수준의 지능을 갖춘 로봇 개발과 방대한 위치정보를 활용한 도시개발 프로젝트 등을 고려하고 있다. 소프트뱅크는 연구소 운영자금 등으로 향후 10년간 200억 엔(약 2200억 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마이니치는 “미국이나 중국과 비교해 일본은 AI 분야에서 뒤처진 상황”이라며 “AI 투자에 적극적인 소프트뱅크가 도쿄대와 힘을 합쳐 반격에 나서는 모양새”라고 평가했다. 일본 특허청에 따르면 2016년 기준 AI 특허 출원 건수는 미국 4170건, 중국 2844건이지만 일본은 447건에 그쳤다. 도쿄대에 따르면 올해 3월 현재 도쿄대에서 파생된 벤처기업은 368개다. 하지만 어느 정도 성장하면 대학과의 관계가 끊어지는 경우가 많다. 도쿄대는 앞으로 연구 성과를 기업과의 조인트벤처(합작사) 등을 통해 사업화한 뒤 수익을 AI 연구소로 돌린다는 계획이다. 이를 통해 추가 연구와 인재 육성이 진행되도록 선순환 구조를 만들겠다는 목표다. 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
태평양전쟁 당시 일본군이 병사 70명당 위안부 1명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밝혔다는 기록이 새롭게 발견됐다고 교도통신이 6일 보도했다. 주중 일본영사관이 일본 본토의 외무성과 연락하기 위해 1938년 작성한 기밀문서에 따르면 당시 해군 측은 “예작부(藝酌婦) 합계 150명 정도 증가를 희망하고 있으며, 육군 측은 병사 70명에 대해 1명 정도의 작부가 필요하다는 의향”이라고 적혀 있었다. 이들은 모두 술자리에서 노래와 춤을 선보이는 여성을 뜻한다. 교도통신은 “다른 보고서에서는 작부가 매춘 여성과 같은 의미로 기재됐다. 이들이 위안부를 의미한다”고 해석했다. 일본 정부는 위안부 관련 조사를 실시해 1993년 고노 요헤이(河野洋平) 당시 관방장관 명의로 군의 위안부 동원의 강제성을 인정하고 사죄하는 고노 담화를 발표했다. 병사 70명당 위안부 1명이란 수치가 등장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

“인공지능(AI) 시대의 도래는 피할 수 없다. ‘늑대의 야성’을 지니고 AI 시대를 준비하는 사람만이 밝은 미래를 맞이할 수 있다.” 세계 정보기술(IT) 업계의 거물인 손정의 일본 소프트뱅크그룹 회장(62)과 마윈 중국 알리바바 창업주(55)가 6일 일본 도쿄에서 열린 ‘제1회 도쿄포럼’에서 AI 시대에 대한 낙관적 관점과 철저한 대비를 주문했다. 둘은 세계적 기업가가 된 지금도 자신들이 ‘늑대의 야성’을 갖고 있다며 “개와 늑대가 서로를 냄새로 알듯 우리 둘도 같은 동물”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는 동물적 감각으로 AI 시대가 올 것을 알았다”며 “이때 각 기업의 최고경영자(CEO)는 최고 교육 임원이 되어야 하며 기업의 성패도 인재 육성에 달려 있다”고 창의적 교육의 중요성을 주문했다. 손 회장은 알리바바의 창업 이듬해인 2000년 중국에서 마 창업주를 만났고 단 10여 분간의 짧은 만남 후 2000만 달러란 거액을 투자했다. 이후 알리바바는 중국 최대 상거래업체로 거듭났고 둘은 내내 돈독한 교분을 이어왔다. 이날 마 창업주는 손 회장을 “20여 년간 친구, 동반자, 영혼의 단짝(soulmate)으로 지냈다. 비전과 열의가 있는 사람”이라며 “첫 만남에서 손 회장이 5000만 달러 투자를 언급해 깜짝 놀랐다”고 회고했다. 마 창업주의 어깨를 툭툭 치며 스스럼없는 모습을 보인 손 회장도 “다른 이는 ‘투자’를 얘기했지만 그는 ‘꿈’을 언급했기 때문”이라고 치켜세웠다. 마 창업주는 “AI로 인해 직업의 50%가 없어질 수 있다. 교육이 더 창의적으로 바뀌어야 한다”며 “(직장을 없애는) AI가 나쁜 게 아니라 AI 시대에 대비하지 않는 것이 나쁘다”고 했다. 손 회장도 “일본의 교실은 조용하고 학생들은 필기하느라 바쁘다. 수학 공식과 역사를 외우기만 한다”며 “사람과 기계는 달라야 한다. 새로운 것을 창조해야 한다”고 맞장구쳤다. 그는 AI 시대의 가장 빛나는 기술과 기업을 모아놓은 것이 자신의 비전 펀드라며 “300년을 이어갈 기업을 만들겠다”고도 강조했다. 이날부터 8일까지 열리는 도쿄포럼은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부친인 최종현 회장이 설립한 ‘최종현학술원’이 도쿄대와 올해 처음으로 공동 개최한 국제 포럼이다. ▼ 최태원 “전세계 지정학적 위기… 이런 긴장 상황 없었다” ▼韓日기업 미래재단 설립 제안이날 최태원 SK그룹 회장(사진)은 ‘지정학적 위기’를 다시 한 번 강조했다. 9월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SK의 밤’ 행사 이후 3개월 만이다. 최 회장은 “인공지능(AI) 등 첨단기술이 무기화하고 세계 곳곳의 지정학적 긴장이 높아지는 현실을 목도하고 있다. 일을 하면서 이렇게 긴장된 상황을 경험해본 적이 없다”고 토로했다. 남미, 중동, 동북아시아에 긴장이 고조되고 미중 무역전쟁, 보호무역 등이 세계 무역과 성장을 해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와 함께 최 회장은 “한국과 일본 기업이 양국 현안에 대한 해법을 찾을 ‘미래 재단’을 만들자”며 동북아 국가의 화합 방안을 모색할 수 있는 대안을 제시하기도 했다. 그는 “한국과 일본이 협력하면 ‘윈윈’ 관계를 만들 수 있다. 양국 기업이 5세대(5G) 통신 환경을 제공하는 테스트베드를 만들면 양국 스타트업이 자율주행차 실험 등을 저렴하게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
일본 대기업 단체가 우수 인재의 해외 유출을 막기 위해 연공서열에 따른 동일 임금제도 철폐를 주장하고 나섰다. 입사 후 근속 연수에 따라 동일하게 연봉이 올라가던 일본식 임금 시스템이 점차 사라질 것으로 보인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4일 “일본 유력 대기업을 회원으로 둔 경단련이 새 방침을 제안함으로써 전후에 계속돼 온 일본형 고용 시스템이 바뀌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일본 경단련은 내년 1월에 발표할 경영노동정책특별위원회 보고서에서 ‘노사 교섭 때 연공서열에 따른 임금제도를 재검토하라’고 촉구할 방침이다. 이 보고서는 경영자 측의 노사 교섭 지침서로 통한다. 보고서 초안은 대학 졸업생을 일시에 채용하고, 정년 때까지 종신 고용하는 일본식 고용 시스템이 이직을 통한 전문 커리어 형성을 막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연공서열에 따른 획일적인 대우로 인해 인공지능(AI) 및 데이터 분야에서 젊은 인재와 해외 인재를 뽑기 힘들다고 명시했다. 미국 컨설팅회사 드라우프에 따르면 전 세계 AI 인재는 45만 명으로 추산되는데, 일본에는 약 1만8000명뿐이다. 13만 명인 미국과 7만 명인 중국에 크게 뒤진다. 신문은 “인재 쟁탈전에서 일본이 밀리는 원인은 보수 때문”이라며 “소니, NTT데이터 등 뛰어난 기술자에게 고액을 주는 사례도 있지만 일본 기업 전체적으로는 처우를 개선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고 전했다. 경단련은 또 수시채용을 확대하고 성과에 따른 임금제도로 바꿀 것을 제안했다. 이를 위해 사전에 직무를 상세하게 기술하고, 그 직무에 맞는 인재를 연중 채용하도록 촉구했다. 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

7인조 아이돌 그룹 방탄소년단(BTS)이 약 1년 8개월 만에 일본 방송에 출연하며 활동을 재개했다. 강제징용 등으로 한일관계가 악화된 가운데서도 케이팝(K-Pop)으로 대표되는 한류 콘텐츠는 젊은층을 중심으로 여전히 인기를 얻고 있는 모습이다. 방탄소년단은 4일 오후 후지TV의 연말 음악 프로그램인 ‘FNS가요제’에 출연해 지난해 발표한 ‘페이크 러브’와 최신곡 ‘작은 것들을 위한 시’ 등 2곡을 일본어 버전으로 불렀다. 이날 방송은 사전에 녹화된 것으로 멤버들은 지난 달 말 경 방송사를 찾은 것으로 알려졌다. 방탄소년단이 일본 방송에 출연한 것은 지난해 4월 NHK의 주말 음악 프로그램 ‘송즈’ 이후 1년 8개월 만이다. 이들은 지난해 11월 일본 지상파 방송국 TV아사히의 생방송 음악 프로그램에 출연하기로 돼 있었으나 하루 전 돌연 출연 취소 통보를 받은 바 있다. “방탄소년단의 한 멤버가 원자폭탄이 터지는 버섯구름 사진이 있는 광복절 티셔츠를 입은 적이 있다”는 소셜네트워킹서비스(SNS)의 글이 이슈화 됐기 때문이다. 당시 일본 우익 세력들은 방탄소년단의 콘서트장 앞에서 1인 시위를 하는 등 ‘BTS 때리기’에 앞장섰다. 방탄소년단은 이후 NHK의 ‘홍백가합전’ 등 잇달아 일본 방송에 출연하지 못했다. 방탄소년단이 출연한 후지TV는 극우 성향의 매체 ‘산케이신문’ 계열의 민영방송이다. 산케이신문은 지난해 방탄소년단 티셔츠 건을 집중 보도한 바 있다. 결국 BTS 비판에 앞장 선 미디어가 역설적으로 방탄소년단 활동 재개의 포문을 열어준 것이다. 한편 이날 다른 케이팝 가수들의 활약도 두드러졌다. 4인조 걸그룹 ‘블랙핑크’는 이날 오후 도쿄돔에서 콘서트를 열고 최신곡 ‘킬 디스 러브’ 등의 히트곡을 불렀다. 소속사 YG엔터테인먼트 측은 “좌석(5만 석)이 모두 매진됐다”고 밝혔다. 또 나고야돔에서는 CJ ENM의 음악 시상식 ‘MAMA’가 열려 방탄소년단, ‘트와이스’ 등이 히트곡을 부르며 4만 석을 뜨겁게 달궜다. 황성운 주일 한국문화원장은 “한일 관계가 정치적으로 악화됐지만 일본 젊은층 사이 K팝에 대한 열기는 여전히 뜨겁다”며 “문화교류가 한일관계 악화의 최종 버팀목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도쿄=김범석 특파원 bsism@donga.com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

1945년 7월 14일 일본 이와테현 가마이시 제철소에 경보음이 요란하게 울렸다. 미국과 영국 함대에서 발사한 포탄이 비 오듯 쏟아졌다. 타자수로 일하던 21세 여성 지다 하루(千田ハル) 씨는 곧바로 방공호로 뛰었다. 경보 해제 후 밖으로 나오니 제철소 굴뚝은 모두 꺾였거나 구멍이 나 있었다. 마을도 검은 연기로 자욱했다. 지다 씨는 너무 무서워 제대로 서 있을 수도 없었다고 한다(2014년 8월 14일자 이와테일보 참조). 연합군은 같은 해 8월 9일에도 가마이시에 함포 사격을 퍼부었다. 두 번의 공격으로 가마이시에서만 756명이 숨졌다. 사망자 중에는 강제로 가마이시 제철소로 끌려간 한국인 노동자도 포함됐다. 꼭 50년이 흐른 1995년 9월. 사망한 한국인 노동자의 유족 11명이 유골 반환과 미지급 임금 지불 등을 요구하며 신일본제철(현 일본제철)에 소송을 제기했다. 가마이시 제철소는 전쟁 후 수차례 인수합병을 거쳐 신일본제철로 이름을 바꾼 상태였다. 지다 씨는 당시 법정에 서서 함포사격 당시의 비참한 상황을 증언했다. 2년간의 법적 공방 끝에 1997년 9월 신일본제철은 ‘화해’를 선택했다. 사망자들을 위한 위령제를 지내고, 관련 행사에 참여하는 경비 등 명목으로 원고 1인당 200만 엔(약 2160만 원)을 지급했다. 원고는 이를 받아들였고 소송을 취하했다. ‘화해’ 단어가 최근 다시 등장했다. 문희상 국회의장은 지난달 5일 일본 와세다대에서 “강제징용 판결에서 승소한 피해자들에게 ‘위자료’가 지급되면 일본 기업의 배상책임이 ‘대위변제’된다”며 “‘재판상 화해’가 성립된 것으로 간주하자”고 제안했다. 쉽게 풀어 쓰면 승소한 피해자들은 위자료를 일본 기업에서 직접 받는 게 아니라 한일 기업 등이 조성한 기금에서 받는 것이다. 이때 일본 기업의 배상 책임이 끝난 것으로 하자는 취지다. 일본 반응은 나쁘지 않다. 한국에선 조심스럽게 접근하지만 비판의 목소리도 여전히 강하다. 징용 피해자들은 “역사적 사실에 대한 인정과 진심 어린 사죄가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문 의장의 안이 일본 기업에 면죄부를 준다는 비판도 나온다. 1997년 소송 때 도출된 화해 해법을 현 소송에 그대로 적용하기는 힘들겠지만 본질은 비슷할 수 있다. 22년 전 화해 당시 원고들은 기자회견을 열고 “신일본제철은 유골 조사를 적극적으로 실시했다. 우리와 함께 한국에서도 조사했다. 이러한 대응을 높게 평가하고 감사한다”고 밝혔다. 원고들의 분노가 적어도 어느 정도는 누그러졌음을 시사한다. 당시 신일본제철 국내법규 담당자 자격으로 강제징용 문제 소송을 담당했던 가라쓰 게이이치(唐津惠一) 도쿄대 교수는 10월 말 아사히신문 인터뷰에서 “법적 책임을 인정하진 않았지만 유골이 반환되지 않았던 점에는 인도적 대응이 필요하다고 판단해 ‘화해’란 선택지를 택했다”고 했다. 기업이 적극적으로 움직여 해결책을 모색했다는 얘기다. 강제징용 문제를 둘러싼 해법을 두고 다양한 선택지도 있겠지만 소송 원고와 피고 기업이 1차적으로 문제를 푸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생각이 든다. 1997년 해법이 참고할 모범답안 가운데 하나일 것 같다.박현준 도쿄 특파원 lovesong@donga.com}
일본 정부가 약 25조 엔(약 270조 원) 규모의 경제대책을 이르면 5일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제2의 아베노믹스’를 통해 경기를 띄운다고 하고 있지만 재정건전성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3일 NHK방송 등에 따르면 아베 신조(安倍晋三) 내각은 경기 활성화를 위해 약 13조 엔의 재정을 투입하기로 했다. 이는 아베 내각이 2016년 8월에 내놓은 대규모 경제대책(13조5000억 엔)과 비슷한 수준이다. 금융기관과 민간기업의 지출 등 민간 부문까지 포함하면 전체 사업 규모는 25조 엔 후반대에 이른다. 일본 정부는 현재 여당과 최종 조율 중이며 대책을 발표할 때 ‘아베노믹스의 엔진 재점화’라는 표현을 사용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 재원은 재해 복구와 방재(防災)를 위한 인프라 투자, 최저임금 인상을 위한 중소 사업자 지원, 취업 빙하기 세대 공무원 채용, 초등·중학생 1인당 컴퓨터 배치 등에 사용될 예정이다. 지난달 초 아베 총리가 “경제대책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직후 자민당 인사들은 재정 지출 규모가 5조∼10조 엔에 이를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정부와 여당은 13조 엔으로 규모를 키웠다. 기우치 다카히데(木內登英) 노무라종합연구소 수석이코노미스트는 3일 발표한 시사해설 보고서에서 “정부가 (10월 1일) 소비세를 인상했는데 경제가 악화되면 국민적 비판을 받을 우려가 있어 대규모 경제대책을 실행하는 것 같다”며 “단기적으로 지지를 받겠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미래 세대에 부담을 증가시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례적인 대규모 재정 투입은 정부 주최인 ‘벚꽃을 보는 모임’을 사유화했다는 의혹으로 아베 내각 지지율이 가파르게 하락하는 것과 관련이 있다는 해석도 있다. 경기 활성화 대책을 통해 지지율을 다시 끌어올리겠다는 의도라는 것이다. 마이니치신문이 지난달 30일과 이달 1일 이틀간 18세 이상 유권자 961명을 대상으로 아베 내각에 대한 전화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지지한다”는 응답은 42%에 그쳤다. 10월 조사 때보다 6%포인트 하락했다.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

일본 해상자위대 역사상 첫 여성 이지스함장이 탄생했다. 아사히신문은 2일 해상자위대가 오타니 미호(大谷三穗·48·사진) 1등 해좌(대령급)에게 이지스함 ‘묘코함’의 지휘를 맡겼다고 보도했다. 구미 선진국에 비해 여성의 유리천장이 두꺼운 일본에서 여성 고위급 군인이 탄생한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오타니 해좌는 이날 교토 인근 마이즈루 연안에 정박해 있던 묘코함의 함장으로 부임했다. 묘코함은 9500t급 이지스함으로 승조원 300명이 탑승할 수 있는 함정이다. 동해에서 북한의 탄도미사일 경계 임무를 주로 맡고 있다. 오타니 함장은 기자회견에서 “첫 여성 이지스 함장이 된 것은 큰 영광”이라며 “더 많은 여성이 자위대에 입대할 텐데 어떻게 하면 이 추세가 일반적인 현상으로 자리 잡을 수 있을지 생각해 보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승조원들과 첫인사를 나눈 뒤 “승조원은 내 가족이며 그들의 가족 또한 내 책임”이라면서 “함장으로서 몸 바쳐 대가족을 지켜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1971년 오사카 인근 스이타에서 태어난 오타니 함장은 ‘여성 최초’ 타이틀을 계속 갈아 치우고 있다. 그는 당초 조종사를 희망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가족의 반대를 무릅쓰고 1992년 여성 최초로 방위대에 입학했다. 해상자위대에 배치된 후 2013년 첫 여성 훈련함장, 2016년 첫 여성 호위함장을 꿰찼고 최초의 여성 이지스함장 기록까지 세웠다.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

미사일 발사 징후 등 대북 감시 임무를 수행하는 미군 정찰기가 연일 한반도에서 작전한 사실이 확인되면서 북한의 추가 도발이 임박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여기에 북한이 이동식발사대(TEL)를 이용한 미사일 시험발사에 쓰는 콘크리트 토대를 증설 중인 사실도 알려져 북한이 북-미 비핵화 협상 시한으로 제시한 연말을 앞두고 긴장이 고조되는 모습이다. 2일 군용기 추적 사이트 ‘에어크래프트 스폿’에 따르면 미군 특수정찰기 RC-135W 1대가 이날 수도권 상공을 비행했다. 이 정찰기의 주요 임무는 북한 내 미사일 발사 준비와 관련한 통신·신호정보 수집이다. 이 때문에 북한이 지난달 28일 초대형 방사포 도발에 이어 또다시 도발을 준비하는 것이란 관측이 제기됐다. 더욱이 최근 들어 미군 정찰기의 한반도 출현이 잦아지면서 북한 내 동향이 심상치 않다는 우려가 나온다. 미군은 지난달 30일 전략정찰기 U-2S를 출격시키며 이례적으로 항적을 노출했다. 초대형 방사포 도발이 있었던 지난달 28일에는 조인트스타스(E-8C)와 EP-3E 등 정찰기 2종이, 27일에는 RC-135V가 출격했다. 미군 정찰기의 한반도 출격은 군용기 추적 사이트에 의해 항적이 확인된 것만 해도 최근 일주일 내 5건에 달했다. 북한이 콘크리트 토대 증설 움직임을 보이는 것도 도발 가능성을 높이는 부분이다. 일본 아사히신문은 2일 “북한이 올여름부터 콘크리트 토대를 전국 수십 곳에서 증설하고 있다”며 “최근 집중적으로 증설된 토대는 가로세로가 모두 수십 m 크기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대까지 올려놓을 수 있다”고 보도했다. 지금까지 북한은 주로 비행장 등 이미 콘크리트가 깔려 있는 곳을 택해 TEL을 이용해 미사일을 발사해왔다. 이와 달리 야지(野地)에서 발사하면 지반이 약해 발사 충격으로 지반이 꺼지거나 미사일이 균형을 잃으면서 발사에 실패할 가능성이 높다. 이를 막기 위해 콘크리트 토대를 설치하는 것. 신종우 한국국방안보포럼 전문연구위원은 “북한이 토대를 무작위로 증설하면 한미 군 당국 입장에선 집중 감시해야 하는 지역이 크게 늘어나는 것이어서 대북 감시 공백이 생길 수 있다”고 했다. 이 같은 정황을 종합하면 북한이 조만간 한미를 동시에 압박하기 위해 미군 정찰기 등 한미 정보당국의 감시 자산을 따돌린 뒤 TEL을 이용한 기습 추가 도발에 나설 것이란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이미 도발 준비를 마쳤고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지시만 기다리고 있는 것이란 분석도 있다. 다만 김 위원장이 비핵화 협상 시한을 연말이라고 제시한 만큼 연말까지는 미국을 직접 위협하며 협상의 판을 깨는 ICBM 발사는 자제할 것으로 보인다. 그 대신 준ICBM ‘화성-12형’ 등 ICBM 직전 단계인 미사일을 쏘며 연말 전 막판 승부수를 띄울 가능성이 제기된다. 특히 북한이 지난달 30일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를 겨냥해 “진짜 탄도미사일이 무엇인지 아주 가까이에서 보게 될 것”이라고 위협한 만큼 일본 상공을 가로지르는 방식으로 미사일을 쏘며 일본을 인질 삼아 미국을 압박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북한은 2017년 8월과 9월 실제로 이런 방식으로 ‘화성-12형’을 쐈다. 전성훈 전 통일연구원장은 “북한은 내년 김정은 신년사 발표에서 ‘새로운 길’로 나아갈 수밖에 없는 이유를 설명한 뒤 ICBM 도발을 재개할 것”이라며 “그 전까지는 미국을 직접 겨냥하지 않는 수준에서 도발하되 위협 수위는 단계적으로 올리며 미국을 압박할 것”이라고 했다.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 도쿄=박형준 특파원}

일본 아사히신문은 2일 “북한이 올해 여름부터 이동식 발사대에서 미사일을 발사할 때 사용하는 콘크리트 토대를 전국 수십 곳에서 증설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최근 집중적으로 증설된 콘크리트 토대는 가로와 세로가 모두 수십m 크기로 사거리가 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이동 발사대까지 올려놓을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사히는 비핵화를 위한 북-미 대화가 진전이 없는 가운데 북한이 새로운 군사 도발에 나설 가능성을 한국과 일본 모두 우려하고 있다며 이같이 보도했다. 지반이 연약한 장소에서 미사일을 발사하면 발사대가 파괴되거나 미사일 궤도가 틀어지는데 콘크리트 토대 증설로 이런 문제점을 방지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과거 북한은 콘크리트로 포장된 도로나 공항 활주로에 이동식 발사대를 놓고 미사일을 발사했다. 북한은 2017년 11월 사거리 1만2000㎞로 추정되는 신형 ICBM ‘화성 15호’를 발사했다. 이후 지금까지 미국 본토를 공격할 수 있는 ICBM 시험발사는 하지 않고 있다. 이는 북-미 대화의 진전을 기대하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지나치게 자극하지 않으려는 의도였다. 아사히는 “한국 국가정보원은 북한이 연내 중거리 이상 탄도미사일을 발사할 가능성이 있다고 여기고 있다. 일본 해상자위대도 11월 초부터 북한의 군사 도발을 경계하며 이지스함을 동해에 상시 배치하고 있다”고 전했다. 일본 정부 대변인인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은 이날 정례 기자회견에서 북한이 최근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를 비난하며 탄도미사일 발사를 시사한 것에 대한 질문을 받고 “북한이 올해 20발이 넘는 미사일을 시험 발사했다. 국제 사회에 대한 심각한 도전이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결의 위반으로 극히 유감”이라고 답했다. 스가 장관은 ‘현 시점에서 북한의 미사일 발사 징후를 파악하고 있느냐’는 질문에 “미국과 긴밀히 연대해가며 필요한 정보수집, 분석, 경계 감시에 전력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

일본 1, 2위 조선업체가 글로벌 선박 수주 시장에서 합병에 준하는 연합전선 구축에 나선다. 한국과 중국의 대형 조선업체가 최근 통합을 추진하며 덩치를 키우자 자극받은 것이다. 세계 1∼3위 조선업 강국인 한중일을 대표하는 ‘매머드급 조선사’가 탄생하면 내년부터 수주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1일 일본 최대 조선업체인 이마바리(今治)조선에 따르면 이 회사는 지난달 29일 2위 기업인 저팬마린유나이티드(JMU)의 신주 발행 주식을 취득하고 양사의 상선 선박 설계를 전담할 합작회사를 설립하는 내용의 제휴 방안을 발표했다. 양측은 구체적인 제휴 조건과 일정 등을 이달 안에 확정하고 내년부터 협업을 추진하기로 했다. 양사의 전격적인 업무 제휴는 생산 비용 절감과 기술 공유 등을 통해 한국과 중국의 초대형 조선사에 대항하기 위해서다. 한국 현대중공업그룹은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위해 시장 독과점 우려가 없다는 점을 증명하며 각국 공정거래 당국에 기업 결합 심사 절차를 밟고 있다. 중국 정부도 최근 자국 1위 조선사인 중국선박공업그룹(CSSC)과 2위인 중국선박중공그룹(CSIC)을 합병시켜 세계 최대 조선사인 중국선박공업그룹(CSG)을 설립했다. 이마바리조선은 “양사는 (한국과 중국 등) 각국에서 조선사가 통합 재편되면서 심한 경쟁 환경에 노출되고 있다는 점에 공감대를 형성했다”면서 “상선 사업의 국제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제휴를 추진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사이토 다모쓰(齋藤保) 일본조선공업회 회장은 6월 기자회견에서 현대중공업의 대우조선해양 인수에 반대한다는 의사를 밝히며 경계심을 드러내기도 했다. 글로벌 조선 시장은 2000년대 초반까지 일본이 1위 자리를 지켜오다 한국과 중국의 추격으로 일본 기업이 밀려났다. 일감이 줄어들자 조선업 재편에 착수한 일본은 이마바리조선이 자국 8개 중소 조선사를 인수합병(M&A)했고, IHI마린과 유니버설조선이 합병해 JMU가 탄생했다. 일본은 이에 힘입어 2015년 연간 수주량 기준으로 한국을 넘어섰으나 통합 출범한 JMU가 다시 실적 부진에 빠지면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마바리조선과 JMU가 업무 제휴에 나서도 컨테이너·벌크선 등 상선 건조 사업을 중심으로 진행될 예정으로 당장 한국 대형 조선사에 미칠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기업 결합 절차를 진행하는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은 고부가가치 선박인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건조에 주력하고 있다. 양사의 글로벌 LNG 운반선 시장 점유율을 합치면 60%가 넘는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일본 조선사의 협력은 한국의 주력 분야인 LNG 운반선 시장에서는 큰 위협이 안 되겠지만 상선 분야에서는 경쟁에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국내 조선업계에서는 일본 공정거래 당국이 자국 1, 2위 조선사도 통합에 준하는 수준의 제휴를 맺은 만큼 일본 공정거래 당국이 현대중공업의 대우조선해양의 기업 결합 심사 과정에서 크게 문제를 제기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올해 9월부터 일본 공정거래 당국과 기업 결합을 위한 사전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지민구 기자 warum@donga.com / 도쿄=박형준 특파원}
이달 말 한일 정상회담 개최 방안을 일본 정부가 먼저 한국 정부에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식 제안일은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이 조건부로 연장된 지난달 22일경이지만, 일본 정부는 그 이전부터 한일 정상회담 추진을 내부적으로 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일본 정부의 고위 당국자는 최근 동아일보에 “일본 정부는 ‘의도적으로 한국을 피한다’는 느낌을 주지 않기 위해 12월 말 중국 쓰촨성 청두에서 열리는 일중한(한중일) 정상회의 때 한국과 정상회담을 할 것을 11월 초부터 논의했다”며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에게도 한일 정상회담을 건의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미국이 지소미아 연장을 위해 ‘일본도 전향적으로 나서라’고 강하게 압박해온 점에 비춰 보면 한국과의 정상회담 결정은 미국을 향한 메시지인 것으로 해석된다. 한국 정부 사정에 정통한 외교 소식통도 “한일 정상회담에 대한 한국 입장은 항상 열려 있었다. 12월 한일 정상회담은 일본 측에서 먼저 연락이 왔다”고 말했다. ‘일본 기류가 달라졌느냐’는 질문에 그는 “6월 오사카 G20 정상회의 때는 해외 정상급 인사가 30여 명 참석했지만 이번에는 3명밖에 없다”며 “이번에 정상회의를 열지 못하면 ‘일본이 한국과 대화를 기피한다’는 메시지를 줄 우려가 있다”고 답했다. 아베 총리가 2021년 9월 임기 종료 전에 이루고 싶어 하는 ‘정치적 유산’ 중 하나는 ‘납치 피해자 문제 해결’이다. 북-일 관계에 진전이 없자 일본은 한일 정상회담을 통해 북한 문제에 대한 지원을 받으려고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도쿄=박형준 lovesong@donga.com·김범석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