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

김민 기자

동아일보 문화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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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속 사람들의 이야기를 전하는 국제부 기자입니다. 예술가의 이야기를 따로 모아 뉴스레터 '영감 한 스푼'으로 전하고 있습니다.

kimmin@donga.com

취재분야

2025-11-25~2025-1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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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WSJ “미군, 대만서 최소 1년간 군사 훈련”

    미군이 소수의 병력을 대만으로 보내 최소 1년간 대만 군인들과 군사 훈련을 하고 있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7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미국의 이런 군사적 움직임이 사실로 확인되면 ‘하나의 중국’ 원칙을 강조하며 대만 독립을 인정하지 않는 중국의 강력한 반발과 함께 미중 양국 간 갈등이 더욱 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이날 WSJ는 미국 당국자를 인용해 미군 특수부대와 소수의 해병대 병력이 대만 군을 훈련시키기 위해 대만 현지에서 비밀리에 작전을 수행해왔다고 보도했다. 약 20명의 미군은 적어도 1년간 대만의 지상군과 해병대 훈련을 지원해 왔다고 한다. 병력 규모는 작지만 미군의 대만 파병은 유사시 미군이 군사적으로 개입할 여지를 열었다는 점에서 그 자체로 상징적인 의미를 갖는다. 이는 대만에 대한 중국의 무력시위와 함께 중국의 대만 침공 가능성까지 제기돼온 상황에서 대만의 방어를 지원하기 위한 것이라고 이 당국자는 설명했다. 미국은 중국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대만에 첨단무기 판매를 승인하며 대만 군사력 확충을 지원해왔지만, 이것만으로는 충분치 않다는 판단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최근 나흘간 J-16 전투기와 H-6 폭격기를 포함해 총 149대의 군용기를 대만 방공식별구역(ADIZ) 안으로 들여보내며 고강도 무력시위를 벌였다. 이에 대해 미국은 “중국의 도발적인 군사행동을 깊이 우려한다”며 대만에 대한 압박을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미국 국방부 내에서는 중국이 앞으로 6년 안에 대만을 침공할 가능성을 제기해왔다. 대만과 미국 간 밀착이 강화되면 그 시기는 더 빨라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추궈정 대만 국방장관은 6일 “중국이 2025년 이후 대만에 대한 전면적 침략을 강행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백악관과 미 국방부는 미군의 대만 내 훈련과 관련한 WSJ의 공식 확인 요청을 거부했다. 다만 대만 내 미군은 순환(rotational) 병력으로, 운용 스케줄은 가변적이라는 게 미국 측 한 당국자의 설명이다. 중국 전문가인 매슈 포틴저 전 백악관 국가안보부보좌관은 “대만은 지난 15년간 국방 분야에 소홀했다”며 “군사적 충돌이 시작될 경우 한 시간 안에 파괴될 장비를 비싼 값에 사들이면서도 베이징의 전쟁 계획을 교란시킬 정예화된 병력이나 대함 미사일 같은 분야에는 신경을 쓰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대만에 대한 미국의 군사적 지원은 올해 안에 개최될 예정인 미중 화상 정상회담에서도 주요 의제로 다뤄질 전망이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에 먼저 정상회담을 제안하며 급격히 고조돼온 양국 간 갈등 관리에 나서는 모양새이지만, 대만 문제를 놓고 중국의 강한 반발이 이어질 경우 논의의 진전을 보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중국은 대만과 홍콩, 신장위구르, 티베트, 남중국해 문제 등을 두고 “중국 내정에 대한 미국의 개입을 반대한다”며 미국을 비난해왔다.워싱턴=이정은 특파원 lightee@donga.com김민 기자 kimmin@donga.com}

    • 2021-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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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법원 “심각한 권리 침해”…텍사스주 ‘낙태제한법’ 제동

    미국 텍사스주에서 지난 달부터 시행된 낙태제한법에 대해 법원이 “심각한 권리 침해”라며 제동을 걸었다. 6일 AP통신 등에 따르면 미국 연방지방법원의 로버트 피트먼 판사는 임신 6주 이후 낙태를 전면 금지한 낙태제한법의 효력을 일시 정지했다. 이는 미 법무부가 텍사스주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데 따른 판결이다. 피트먼 판사는 113쪽 분량의 결정문을 통해 “공화당 의원들이 전례 없는 법적 계략을 꾸몄다”며 “해당 법안의 발효로 여성들은 헌법에 보장된 자기 결정권을 불법적으로 차단당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본 법원은 중요한 권리에 대해 가해지는 모욕적인 침해를 하루도 더 허용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피트먼 판사는 버락 오바마 전 행정부 시절 임명된 판사다. 텍사스주의 낙태제한법은 성폭행 피해나 근친상간에 따른 임신도 예외를 인정하지 않고, 임신 사실을 자각하기 어려운 시기인 6주를 낙태를 금지하는 시점의 기준으로 삼아 논란이 됐다. 1973년 여성의 낙태권을 보장한 판결 이후 미국은 임신 22~24주 이후의 낙태만 금지하고 있다. 백악관과 정부는 이번 판결에 일제히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성명에서 “이번 판결은 텍사스주 여성들의 헌법상 권리를 회복하는 데 있어 중요한 진전”이라고 했고 메릭 갈런드 법무장관은 “텍사스주 여성들의 승리”라고 평가했다. 다만 이번 판결로 텍사스주에서 당장 낙태 시술이 재개될 지는 미지수다. 법 효력은 일시 중지됐지만 최종 판결이 난 게 아니어서 의사들이 여전히 고소를 당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텍사스 주정부는 판결 직후 항소 의사를 밝혔다. 이 법에 대한 최종 판결은 향후 미 연방대법원에서 내려질 것으로 보인다.김민 기자 kimmin@donga.com}

    • 2021-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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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탈레반 대변인 모친 장례식장서 IS소행 추정 테러

    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에서 탈레반 대변인 모친의 장례식이 열리고 있던 모스크(이슬람 사원)를 겨냥한 폭탄 테러로 민간인 여러 명이 죽거나 다쳤다고 AP통신 등이 3일 보도했다. 정확한 사망자 수는 알려지지 않았다. AFP통신은 최소 2명이 사망하고 4명이 다쳤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아프간 현지 언론 톨로뉴스 기자는 복수의 지역 관계자를 인용해 최소 8명이 사망하고 10여 명이 부상했다고 트위터를 통해 전했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3일 오후 자비훌라 무자히드 탈레반 대변인 모친의 장례식이 열리고 있던 카불의 한 모스크 입구에서 폭탄이 터졌다. 무자히드는 탈레반이 8월 15일 카불을 점령한 뒤 열었던 첫 공식 기자회견을 진행하는 등 탈레반의 얼굴 역할을 하고 있다. 무자히드는 이날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폭발은 사원 입구에 모여든 군중 사이에서 일어났다”고 밝혔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는 폭발 직후 긴급 구조대가 현장으로 향하는 모습 등이 올라왔다. 이번 테러의 배후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AP통신은 “탈레반이 아프간을 점령한 8월 중순 이후 이슬람국가(IS)의 공격이 증가했다”면서 “(공격의 증가는) 두 극단주의 단체 사이에 더 큰 갈등을 불러오고 있다”고 전했다. IS는 미국이 아프간 철군을 마무리하기 전인 8월 26일 카불 국제공항 앞에서 자살폭탄 테러를 감행해 최소 170명의 사망자를 냈다. IS는 아프간 동부 낭가르하르주를 거점으로 삼아 탈레반을 위협하고 있다고 한다. IS는 그동안 낭가르하르주 주도 잘랄라바드에서 주로 테러를 벌였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3일 모스크 입구에서 일어난 폭탄 테러를 두고 “카불 공항 테러 이후 아프간 수도에서 발생한 첫 대규모 공격”이라고 보도했다. 카이로=황성호 특파원 hsh0330@donga.com김민 기자 kimmin@donga.com}

    • 2021-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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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평생 정부 지원금 받지 않았던 예술거장의 유작, ‘개선문, 포장’[김민의 그림이 있는 하루]

    예술가에게 공공 지원금은 어떤 의미일까요?공공 기관은 시민들에게 좋은 예술을 제공하기 위해 작가에게 지원금을 줍니다. 이 지원금으로 작가는 컬렉터의 취향에만 맞춰서만은 하기 어려운 심도 있는 작품을 만들고요. 지원금을 중심에 두고 작가와 기관은 각각 공공의 이익을 위한 예술을 생산한다는 것이 원칙이지요.한국의 미술 현장을 취재해보니 공공 지원금이 우리 미술계에서 꽤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작품 판매만으로는 예술 활동을 지속할 수 없는 작가나 기획자는 매년 때가 되면 지원 사업에 신청하고, 그 지원금으로 전시를 엽니다. 특히 한국은 미술 시장이 활발하게 돌아가지 않고, 컬렉터의 취향도 비교적 획일적이어서 이런 경향이 두드러졌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지원금이 있어야만 작품과 전시가 이뤄지는 것이 과연 지속 가능한 생태계일까요?최근 프랑스 파리에서 공개돼 화제를 모은 크리스토와 잔 클로드의 ‘개선문, 포장’은 이런 점에서 신선한 이야깃거리가 될 수 있을 듯합니다.● “터무니없는 꿈도 현실이 될 수 있다”9월 18일 완전히 새롭게 탈바꿈한 프랑스 파리 개선문의 모습입니다. 높이 50m, 폭 45m로 파리 시내대로 한 중심에 자리 잡고 있는 개선문이 앞면은 은빛, 뒷면은 푸른색의 천으로 온통 뒤덮였습니다. 이 작품에 쓰인 천의 크기는 2만5000㎡. 이 천을 3km 길이 붉은 줄이 꽁꽁 감쌌습니다.작품은 당연히 시민들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고 합니다. 주말에는 사람들이 좀 더 자유롭게 작품을 볼 수 있도록 차량도 통제하고 있죠. 평소라면 개선문을 둘러 싼 회전 교차로로 차들이 빠르게 지나던 곳인데요. 만약 서울에서도 매일 보는 광화문이 거대한 천으로 감싸진다면 그냥 지나치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개선문을 감싼 천은 10월 3일이면 철거됩니다. 딱 보름 남짓한 기간. 크리스토와 잔 클로드가 이 작품을 실현시키는 데 무려 60년의 세월이 걸렸는데 말이죠. 심지어 두 사람은 작품을 직접 보지도 못하고 세상을 떠났습니다. 이렇게 무모하고 지난한 작업을 왜 두 부부는 예술 작품이라며 실행했던 걸까요?이 작품이 공개됐을 때,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연설을 하면서 아주 재밌는 이야기를 던져 주었습니다. 마크롱은 이렇게 말했습니다.“‘아무리 터무니없는 꿈이라도 실현 가능하다.’우리가 믿는 것은 바로 이것입니다. 예술적 도전 그 자체를 보여주는 이 작품이 프랑스는 자랑스럽습니다.”누구도 엄두내지 못하는 일을 과감히 시도하는 것. 아무리 오랜 세월이 걸려도 끈질기게 밀고 나가는 것. 이 단순함이 우리 스스로를 삶의 주인으로 만들어준다는 것이 바로 크리스토와 잔 클로드 부부가 해주는 이야기라고 저도 생각합니다. 좀 더 자세히 설명을 드릴게요.● 결과 아닌 과정 자체가 예술우선 ‘개선문, 포장’이 실현되기까지 과정을 살펴보겠습니다. 결과만 보면 이렇게 생각하기 쉽습니다.‘아, 크리스토와 잔 클로드는 유명 작가니 쉽게 정부 허가를 받았겠지. 지원도 좀 받아서 포장 기법을 이용해 작품 설치를 했을 거야. 유명하면 똥을 싸도 박수를 쳐주니까. 그래서 뭐가 그렇게 대단한거지?’저도 크리스토와 잔 클로드의 예술 세계를 알기 전까지는 작품을 잘 이해하지 못했거든요.그런데 두 부부가 이 작품을 처음 구상한 것은 그들이 파리의 플랫에서 살던 1961년 이었습니다. 왜 60년이 걸렸냐고요? 작품 설치에 필요한 재원을 마련하고, 시 당국과 정부, 시민들의 허가를 받는 모든 절차를 거쳐야만 했기 때문입니다. 당시만 해도 두 사람은 그렇게 유명한 작가도 아니었고요. 또 비용 마련에도 많은 시간이 필요했을 겁니다.뉴욕타임스에 따르면 이번 설치에 소요된 비용은 전부 작가 측이 지불했다고 하네요. 저도 파리시나 프랑스 정부 지원이 있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이 대목이 무척 흥미로웠습니다. 게다가 크리스토와 잔 클로드의 공공 미술 작품 대부분은 이런 식으로 만들어졌다고 해요. 두 부부는 평생 공공 지원금이나 후원금을 받지 않았다고 합니다. 그러니 작품 하나를 만드는 데 엄청난 세월이 걸렸겠지요.그러면 어떻게 비용을 마련했을까요? 간단합니다. 부부는 큰 설치 작품을 할 때에 발생하는 작은 드로잉이나 모델, 스케치 등 작은 작품을 컬렉터나 미술관에 판매합니다. 이 판매로 모은 자금으로 대규모 공공 작품을 하는 것이죠. 즉 작품 제작비를 직접 지원받는 것이 아니라, 작은 작품을 팔아 자금을 마련한 것입니다.이러한 형태가 크리스토와 잔 클로드만의 독특한 방식은 아닙니다. 많은 유명 작가들이 컬렉터를 위한 소품을 제작하고, 이것으로 작품 제작비를 마련해 야심 찬 작품을 만들곤 하죠.벨기에 작가 프란시스 알리스도 퍼포먼스 작업의 비용을 이런 식으로 마련한다고 인터뷰에서 밝힌 바 있습니다. 그래서 컬렉터는 단순히 작품을 소장하는 것이 아니라, 작가를 후원하고 함께 성장하는 관계라고도 이야기합니다. 그럼 작품을 팔아서 비용만 마련하면 다 된 걸까요? 아닙니다. ‘개선문, 포장’은 크리스토가 세상을 떠나기 전인 2020년 공개될 예정이었습니다. 그렇게 되기까지도 많은 절차가 필요했습니다.우선은 프랑스 정부의 허가를 받아야 했는데, 이것은 2019년 마크롱 대통령과 안 이달고 파리 시장의 도움으로 비로소 가능해졌다고 합니다. 이 때는 이미 아내 잔 클로드가 세상을 떠나고도 10년이 지난 뒤였죠. 크리스토도 생전 마지막 인터뷰에서 마침내 ‘개선문, 포장’이 허가를 받았다는 소식을 듣고 “깜짝 놀랐다”고 표현을 했죠.그 다음엔 환경 단체의 반대가 있었습니다. 2020년 4월 작품 설치를 하기로 했는데, 하필이면 이 때 개선문 상부에 새들이 둥지를 틀고 알을 낳는 시기라는 것입니다. 결국 크리스토는 이들의 의견을 받아들여 작품 설치를 가을로 미뤘습니다.그 다음엔 코로나19 확산으로 설치가 다시 1년 미뤄집니다. 그 사이인 2020년 5월, 크리스토는 세상을 떠나고 말았지요. 두 부부가 수십 년 동안 준비한 작품은 이들의 조카이자 오랫동안 작업을 도와 온 블라디미르 야바체프가 이어 갔습니다.● “누군가에게 의존하면 결코 자유로울 수 없다”야바체프는 ‘개선문, 포장’ 언론 간담회에서 이렇게 이야기 했습니다.“삼촌(크리스토)는 항상 저에게 다른 누군가에게 의존하면 결코 자유를 얻을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크리스토와 잔 클로드가 평생 후원이나 공공 지원금을 받지 않은 것은, 그 돈이 결국 어떤 식으로든 작품에 영향을 줄 수밖에 없음을 경계했기 때문입니다. 사실 우리가 알고 있는 19세기 이전 예술 작품의 대부분은 왕이나 종교 권력이 주문해 만들어진 것이잖아요. 그 가운데서 예술가가 천재성을 발휘한 것을 두고 걸작이라고는 하지만, 기본적으로 이들 작품은 ‘프로파간다’적 성격을 갖고 있다고 봐야 합니다.예술이 이런 프로파간다에서 벗어난 것은 17세기 네덜란드 일부 지역, 그리고 19세기 쿠르베의 사실주의와 뒤 이은 근대 미술, 현대 미술에 이르러서죠.크리스토의 성장 배경도 이런 결정에 영향을 미쳤습니다. 어릴 적 그가 태어난 불가리아는 공산 독재 국가였습니다. 부유한 집안에서 예술적 재능을 갖고 태어난 크리스토는 예술학교에 입학합니다. 그러나 당시 학생들은 주말마다 국가가 주문한 그림을 그려야했죠.조카 야바체프는 이렇게 덧붙였습니다.“삼촌이 미대 학생일 때, 그림 속 농부들이 행복해보이지 않는다는 이유로 질책을 받곤 했습니다. 그 때의 기억을 삼촌은 자주 이야기했지요.”1956년 소련군이 독재에 저항하는 시민들을 제압하는 걸 본 크리스토는 불가리아를 탈출합니다. 그리고 1958년 파리에 가서 초상화를 그리며 돈을 벌었죠. 그리고 이곳에서 만난 아내 잔 클로드와 3년 뒤 개선문을 바라보며 ‘개선문, 포장’을 구상합니다.● 이기심 아닌 이해와 배려에서 나오는 개인의 자유‘개선문, 포장’이 이뤄지기까지, 크리스토 잔 클로드 부부가 함께한 삶의 수많은 궤적들이 이 작품에 담겨 있다는 생각이 저는 듭니다. 아니, 크리스토와 잔 클로드뿐 아니라 이 계획을 반대했던 이전의 정부 관료, 새들을 걱정한 환경단체, 그리고 작품이 실현된 뒤 구경하러 온 시민들의 의견이 모두 작품의 일부인 셈이지요.크리스토, 잔-클로드의 또 다른 유명 작품인 ‘더 게이츠’도 1979년 드로잉으로 시작했답니다. 1981년 뉴욕 공원 관계자는 이 작품에 반대하는 이유를 거의 책 한 권의 문서로 적었다고 하는데요, 크리스토는 이 문서도 작품에 포함 시킵니다. 그리고 2005년 블룸버그 시장의 허가로 ‘더 게이츠’는 비로소 실현되고 수백 만 명의 사람들이 이곳을 찾았지요.이렇게 지난한 과정을 거치는 크리스토는 참 인간적인 사람이라는 생각도 듭니다. 때로는 너무 난해하고 아방가르드한 예술이 관객에게 폭력적으로 다가오기도 하잖아요. 마치 ‘알아서 해석해’하고 내 앞에 던져진 것처럼 느껴지기도 하고요. 그런데 크리스토와 잔 클로드는 끈질기게 설득하고 이해시키는 과정을 거쳐, 오랜 시간 끝에 사람들에게 즐거움을 주고자 한 것이죠.어느 누구에게도 의존하지 않을 자유를 추구했지만, 그 자유는 결국 이기심이 아닌 타인에 대한 인간적 이해와 배려에서 나온다는 메시지가 저는 작품에서 느껴집니다. 이렇게 보면, 개선문을 감싸고 있는 흰 천이 참 따스하고 포근하게 다가오네요. 여러분도 아래 영상을 통해 감상해보세요.김민 기자 kimmin@donga.com}

    • 2021-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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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잡스 부인 “기후변화 피해 지원” 4조원 투자

    애플 창업자 스티브 잡스(1955∼2011)의 부인 로린 파월 잡스(58)가 앞으로 10년간 기후변화 위기 대응 활동에 35억 달러(약 4조1300억 원)를 투자하기로 했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파월 잡스가 운영하는 자선단체 ‘에머슨 컬렉티브’의 대변인은 27일(현지 시간) “기후변화로 인해 피해를 입은 소외 지역의 주거, 교통, 식량 안전과 보건 문제를 집중적으로 지원할 계획”이라며 “이 같은 활동은 웨이벌리 스트리트 재단을 통해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웨이벌리 스트리트 재단 이사장으로는 애플의 환경·정책·사회 이니셔티브 담당 부사장인 리사 잭슨이 선임됐다. 잭슨은 버락 오바마 미국 행정부에서 환경보호청(EPA) 청장을 지냈다. 재단 CEO도 조만간 선임할 예정이다. 파월 잡스가 2016년 설립한 웨이벌리 스트리트 재단은 스티브 잡스가 생전 가족과 함께 살았던 캘리포니아주 팰로앨토의 자택 주소에서 이름을 땄다. 파월 잡스는 스탠퍼드대 경영대학원에서 스티브 잡스를 만나 1991년 결혼했으며 두 사람 사이에는 아들과 두 딸이 있다. 2004년 파월 잡스는 미국의 문화사상가인 랠프 월도 에머슨의 이름을 딴 비영리단체 에머슨 컬렉티브를 설립하고 고교 교육 재건, 이민 개혁, 환경 등의 분야에서 자선사업을 해왔다. 교육 혁신을 추구하는 스타트업에 투자하거나 소수 인종을 배려하는 정책을 위한 기부 활동도 지속했다. 2011년 남편인 스티브 잡스가 사망하면서 애플과 디즈니 주식 등 275억 달러를 상속받은 그는 시사잡지 ‘애틀랜틱’을 인수하고 배우 리어나도 디캐프리오와 함께 결식아동과 노인, 실직자를 위한 식량기금을 설립했다. 포브스에 따르면 파월 잡스의 현재 재산은 212억 달러(약 25조 원)다. 그는 조 바이든 대통령과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을 포함한 민주당 정치인에 대한 주요 후원자다.김민 기자 kimmin@donga.com}

    • 2021-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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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티브 잡스 아내, 기후변화 대응에 10년간 4조원 투자

    애플 창업자인 스티브 잡스(1955~2011)의 부인 로런 파월 잡스(58)가 앞으로 10년 간 기후변화 위기 대응 활동에 35억 달러(약 4조1300억 원)를 투자하기로 했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파월 잡스가 운영하는 자선단체 ‘에머슨 컬렉티브’의 대변인은 27일(현지 시간) “기후 변화로 인해 피해를 입은 소외 지역의 주거, 교통, 식량 안전과 보건 문제를 집중적으로 지원할 계획”이라며 “이 같은 활동은 웨이벌리 스트리트 재단을 통해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웨이벌리 스트리트 재단 이사장으로는 애플의 환경·정책·사회 이니셔티브 담당 부사장인 리사 잭슨이 선임됐다. 잭슨은 버락 오바마 행정부에서 미국 환경보호청장(EPA)을 지냈다. 재단 CEO도 조만간 선임할 예정이다. 파월 잡스가 2016년 설립한 웨이벌리 스트리트 재단은 스티브 잡스가 생전 가족과 함께 살았던 캘리포니아주 팔로알토의 자택 주소에서 이름을 땄다. 파월 잡스는 스탠퍼드대 경영대학원에서 스티브 잡스를 만나 1991년 결혼했으며 두 사람 사이에는 아들과 두 딸이 있다. 2004년 파월 잡스는 미국의 문화사상가인 랠프 월도 에머슨의 이름을 딴 비영리단체 에머슨 컬렉티브를 설립하고 고교 교육 재건, 이민 개혁, 환경 등의 분야에서 자선 사업을 해왔다. 교육 혁신을 추구하는 스타트업에 투자하거나 소수 인종을 배려하는 정책을 위한 기부 활동도 지속했다. 2011년 남편인 스티브 잡스가 사망하면서 애플과 디즈니 주식 등 275억 달러를 상속받은 그는 시사잡지 ‘애틀랜틱’을 인수하고 배우 리어나도 디캐프리오와 함께 결식아동과 노인 실직자를 위한 식량 기금을 설립했다. 포브스에 따르면 파월 잡스의 현재 재산은 212억 달러(약 25조700억 원)다. 그는 조 바이든 대통령와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을 포함한 민주당 정치인들의 주요 기부자이기도 하다.김민 기자 kimmin@donga.com}

    • 2021-0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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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의회, 평택미군기지에 ‘印太 정보거점’ 설치 권고

    미국 상원 군사위원회가 22일(현지 시간) 제출한 2022 회계연도 국방수권법안(NDAA)을 통해 미 국방부 측에 ‘미군이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수집한 각종 군사정보를 통합 관리하는 정보융합센터(IFC)를 경기 평택시 캠프 험프리스 주한미군 기지에 설치하라’고 권고했다. ‘블랙햇’이란 이름의 이 IFC를 미 육군이 관할할 것이라고도 했다. ‘블랙햇’은 북한, 중국 관련 정보를 집중적으로 다룰 것으로 보인다. 영국 케임브리지셔 몰스워스의 미 공군기지 또한 2005년부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과 러시아 관련 정부를 모으는 ‘나토 IFC’를 운영하고 있다. 블랙햇 IFC 건설비는 1억4900만 달러(약 1750억 원)다. 한미 방위비분담금특별협정(SMA)에 따르면 미군기지 내 각종 건설비용을 한국이 부담해야 하므로 이 돈 또한 우리 정부가 지원해야 한다.김민 기자 kimmin@donga.com}

    • 2021-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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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퇴임앞 메르켈 닮은 곰인형, 500개 기념 한정제작 ‘완판’

    11월 퇴임을 앞둔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67)를 기념하기 위해 독일 장난감회사 헤르만슈필바렌이 500개 한정판으로 출시한 메르켈 모양의 곰 인형(사진)이 완판됐다고 23일(현지 시간) 미국 워싱턴포스트(WP)가 보도했다. 메르켈이 평소 즐겨 입는 검은 바지에 붉은 재킷을 걸쳤고 총리와 비슷한 금발머리 단발도 하고 있다. 가격은 개당 221달러(약 26만 원). 회사 측은 26일 독일 총선을 통해 메르켈의 후임자가 선출되면 메르켈 총리 본인에게도 이 곰 인형을 선물하겠다고 밝혔다. 총리가 받을 인형에는 2005년 집권 후 16년간 독일을 이끈 메르켈의 노고를 기념하기 위해 특별히 인형 발바닥에 숫자 ‘16’을 새기기로 했다. 김민 기자 kimmin@donga.com}

    • 2021-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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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다이아몬드 손모양에 단발머리… 메르켈 곰인형 ‘완판’

    11월 퇴임을 앞둔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67)를 기념하기 위해 독일 장난감회사 헤르만-슈피엘바렌이 500개 한정판으로 출시한 메르켈 모양의 곰인형이 완판됐다고 23일(현지 시간) 미 워싱턴포스트(WP)가 보도했다. 메르켈이 평소 즐겨입는 검은 바지에 붉은 재킷을 걸쳤고 총리와 비슷한 금발머리 단발도 하고 있다. 가격은 개당 221달러(약 26만 원). 회사 측은 26일 독일 총선을 통해 메르켈의 후임자가 선출되면 메르켈 총리 본인에게도 이 곰인형을 선물하겠다고 밝혔다. 총리가 받을 인형에는 2005년 집권 후 16년간 독일을 이끈 메르켈의 노고를 기념하기 위해 특별히 인형 발바닥에 숫자 ‘16’을 새기기로 했다. 김민 기자 kimmin@donga.com}

    • 2021-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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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정보당국 “알카에다, 1~2년 내 미국 위협할 능력 갖출 것”

    미국 정보당국이 아프가니스탄에서 수 년 내 알카에다가 재건돼 미국을 위협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14일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스콧 베리어 국방정보국(DNI) 국장은 이날 연례 정보·국가안보정상회의에서 “보수적으로 본다면 알카에다가 미 본토를 위협할 능력을 갖추는 데 1~2년이 걸릴 것”이라고 밝혔다. 동석한 데이비드 코언 중앙정보국(CIA) 부국장 역시 “일부 알카에다 소속원이 아프간으로 이동한 정황을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 소속원이 누구인지는 밝히지 않았다. NYT는 알카에다 창립자인 오사마 빈 라덴의 측근인 아민 알 하크가 지난 달 아프간으로 이동한 모습을 담은 듯한 영상이 소셜미디어에 포착됐다고 보도했다. 베리어 국장은 미군과 대사관이 아프간에서 철수한 상황에서 “아프간에 다시 접근할 모든 방법을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탈레반 과도 정부는 알카에다 등 무장 세력과 관계를 끊겠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과거 탈레반은 9·11 테러 이후 오사마 빈 라덴을 비롯한 알카에다 지도부를 넘기라는 미국의 요구를 거부한 바 있다. 또 알카에다 고위 임원이 아프간을 은신처로 삼는 등, 전문가들은 탈레반과 알카에다가 긴밀한 관계를 갖고 있다고 보고 있다. 김민 기자 kimmin@donga.com}

    • 2021-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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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탈레반, 외국인 200명 출국 허용… 美철군 후 처음

    미국의 아프가니스탄 철군 완료 뒤 처음으로 수도 카불 공항에서 외국인 200명이 아프간을 떠났다. 워싱턴포스트(WP) 등에 따르면 아프간을 장악한 이슬람 무장단체 탈레반의 허가를 받아 미국인 30명가량을 포함한 약 200명의 외국인이 9일 카불의 하미드 카르자이 국제공항에서 카타르항공 여객기를 타고 아프간을 떠났다. 지난달 30일 미군이 철군을 마친 지 10일 만이다. 출국자에는 영국 이탈리아 네덜란드 독일 캐나다 우크라이나 국적을 가진 이들이 포함됐다. WP는 출국자들이 아프간 국적도 가진 이중국적자라고 전했다. CNN은 미국의 잘메이 할릴자드 아프간 특사가 탈레반이 출국을 허가하도록 압박했다고 미국 관리를 인용해 전했다. 공항 운영 재개를 지원해온 카타르의 무틀라크 알 카흐타니 반테러 특사는 외국인들의 이번 출국은 ‘탈출’이 아니라고 했다. 카흐타니 특사는 “(출국하는 이들이) 모두 탑승권을 가지고 있고 (그런 면에서 이 항공편을) 상업기나 전세기라고 부를 수 있다”면서 “카불 공항이 (다시) 운영된다는 점에서 아프간에 역사적인 날”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10일에도 민항기가 카불 공항을 이륙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다른 카타르 고위관리도 월스트리트저널에 “하미드 카르자이 국제공항 여객 운송이 재개됨을 뜻한다”고 전했다. 앞서 아프간 북부 도시인 마자르이샤리프 공항에서는 전세기를 이용해 출국하려던 사람들이 탈레반의 이륙 허가를 받지 못해 일주일 이상 공항에 발이 묶인 바 있다. 이들이 이번 카타르항공 여객기에 탔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조종엽 기자 jjj@donga.com김민 기자 kimmin@donga.com}

    • 2021-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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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연방정부 공무원-계약직 상대 ‘백신 접종’ 의무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9일(현지 시간) 연방정부 공무원과 계약직 종사자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의무화하는 행정 명령에 사인했다고 AP통신이 익명의 관계자를 인용해 보도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수 주 전 연방정부 공무원에게 백신을 맞거나 정기적으로 코로나19 검사를 받도록 강제하는 명령에 사인했다. 이번에는 연방정부 공무원은 물론 정부와 계약해 일하는 사람도 백신을 반드시 맞도록 했다. 최근 미국은 델타 변이 확산으로 코로나19 확진자가 증가하고 있지만 백신 접종은 정체된 상황이다. 이 때문에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오후 새로운 방역 대책을 발표하는 대국민 연설을 할 예정이다. 연설을 앞두고 연방정부 직원들의 백신 접종을 의무화한 것이다. 백악관은 이번 조치가 기업으로도 확산되길 기대하고 있다고 AP는 보도했다. 이날 사인한 행정 명령에 종교적, 의료적 이유로 백신을 거부하는 사람에게 예외를 적용하는 조항이 포함되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미 정부는 학교 내 코로나19 검사 확대를 포함한 새로운 대응책도 발표할 예정이다.김민 기자 kimmin@donga.com}

    • 2021-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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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탈레반, 외국인 200여명 출국 승인… 미군 철수 후 첫 허용”

    미국의 아프가니스탄 철군 완료 뒤 처음으로 수도 카불 공항에서 외국인 200명이 아프간을 떠난다. 워싱턴포스트(WP) 등에 따르면 아프간을 장악한 이슬람 무장단체 탈레반의 허가를 받아 미국인 30명가량을 포함한 약 200명의 외국인이 9일 카불의 하미드 카르자이 국제공항에서 카타르항공 여객기를 타고 아프간을 떠난다. 지난달 30일 미군이 철군을 마친 지 10일 만이다. 출국자에는 영국 이탈리아 네덜란드 독일 캐나다 우크라이나 국적을 가진 이들이 포함됐다. WP는 출국자들이 아프간 국적도 가진 이중국적자라고 전했다. CNN은 미국의 잘메이 할릴자드 아프간 특사가 탈레반이 출국을 허가하도록 압박했다고 미국 관리를 인용해 전했다. 공항 운영 재개를 지원해온 카타르의 무틀라크 알 카흐타니 반테러 특사는 외국인들의 이번 출국은 ‘탈출’이 아니라고 했다. 카흐타니 특사는 “(출국하는 이들이) 모두 탑승권을 가지고 있고 (그런 면에서 이 항공편을) 상업기나 전세기라고 부를 수 있다”면서 “카불 공항이 (다시) 운영된다는 점에서 아프간에 역사적인 날”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10일에도 민항기가 카불 공항을 이륙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다른 카타르 고위관리도 월스트리트저널에 “하미드 카르자이 국제공항 여객 운송이 재개됨을 뜻한다”고 전했다. 앞서 아프간 북부 도시인 마자르 이 샤리프 공항에서는 전세기를 이용해 출국하려던 사람들이 탈레반의 이륙 허가를 받지 못해 1주일 이상 공항에 발이 묶인 바 있다. 이들이 이번 카타르항공 여객기에 탔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조종엽 기자 jjj@donga.com김민 기자 kimmin@donga.com}

    • 2021-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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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첫 성소수자 장관 부티지지, 쌍둥이 입양

    미국에서 내각 인사로는 처음으로 자신이 동성애자임을 공개적으로 밝힌 피트 부티지지 교통장관(39)이 두 아이의 부모가 됐다. 부티지지 장관은 4일(현지 시간) 자신의 트위터에 배우자인 채스턴 글래즈먼과 아이를 한 명씩 안은 채 마주보고 웃고 있는 사진을 올리며 이 같은 사실을 밝혔다. 부부는 쌍둥이를 입양했다. 부티지지 장관은 “우리가 부모가 된다는 소식을 알린 뒤 채스턴과 저에게 보내준 따뜻한 격려에 감사드린다”며 “페넬로페 로즈(딸)와 조셉 오거스트(아들)를 가족으로 맞게 돼 기쁘다”고 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부인 질 바이든 여사는 부티지지의 트윗을 공유하며 “축하합니다! 부모의 세계로 온 걸 환영해요!”라고 했다. 2015년 인디애나주의 소도시 사우스벤드 시장이었던 부티지지는 지역 신문 칼럼을 통해 자신이 성소수자임을 고백했다. 그는 2018년 교사로 일하던 글래즈먼과 결혼했다. 부티지지 장관은 하버드대와 옥스퍼드대를 졸업하고 컨설팅 기업 맥킨지에서 일했으며 아프가니스탄 전쟁에도 참전한 경력이 있다. 지난해 민주당 대선 경선 초반 최연소 주자로 눈길을 끌었으나 이후 바이든 후보를 지지하고 중도 하차했다. 이후 바이든 대통령은 부티지지를 교통 장관으로 중용하며 “그는 애국자이자 해결사”라고 평가했다.김민기자 kimmin@donga.com}

    • 2021-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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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북동부 집어삼킨 허리케인 ‘아이다’…비상사태 선포

    지난달 말 미국 남부 루이지애나주를 강타한 허리케인 ‘아이다’가 북동부까지 집어삼키면서 1일 뉴욕과 인근 뉴저지, 펜실베이니아주에서 최소 14명이 숨졌다고 AP통신 등이 보도했다. 뉴욕시 경찰에 따르면 이곳 사망자 8명은 갑자기 불어난 물에 건물 지하에 갇혀 목숨을 잃었다. 사망자 중에는 두 살배기 아이도 포함됐다. 또 뉴저지주 엘리자베스의 한 아파트에서는 5명이 숨진 채 발견됐다. 차에 탑승했다 불어난 물을 피하지 못한 70대 남성도 사망했다. 미 국립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밤 뉴욕과 뉴저지의 강수량은 모두 50~90mm를 기록했다. 특히 뉴욕시 맨해튼 센트럴파크에는 불과 1시간 동안 78.7mm의 기록적 폭우가 쏟아졌다. 이로 인해 뉴욕 지하철 대부분이 침수됐다. JFK, 라과디아, 뉴어크 등 두 지역 주요 국제공항에서도 수백 편의 항공편이 취소됐다. 곳곳에서 정전도 잇따랐다. 두 지역 모두 인구밀집 지역이어서 시민들의 불편이 상당했다. 이날 캐시 호컬 뉴욕주지사와 필 머피 뉴저지 주지사는 모두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뉴욕시 또한 이날 밤부터 2일 새벽까지 주요 도로에서 긴급 상황에 처한 차량이 아닌 일반 차량의 통행을 금지했다. 빌 더블라지오 뉴욕시장은 트위터로 “거리에 나오지 말고 집 안에 머무르라”고 당부했다. 기상청 또한 뉴욕시에 홍수 경보를 발령했다.신아형 기자 abro@donga.com김민 기자 kimmin@donga.com}

    • 2021-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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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불법체류 추방유예’ 수혜 박진규, 英 옥스퍼드대 진학

    2018년 11월 미국의 ‘불법체류 청년 추방유예 제도’(DACA·다카) 수혜자 중 최초로 영국 로즈장학생에 선발됐던 한국계 박진규 씨(25)가 오랜 기다림 끝에 영국 옥스퍼드대로 진학하게 됐다. AP통신은 27일(현지 시간) 미 이민당국이 최근 박 씨의 출국을 승인했다고 전했다. 그는 당시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가 반이민 정책의 일환으로 다카 폐지를 추진해 영국으로 간 후 미국으로 재입국하는 것이 불확실해지자 유학을 미뤘다. 7살 때 가족과 뉴욕 퀸즈플러싱에 정착한 박 씨는 2012년 다카 수혜자가 됐다. 명문 하버드대를 졸업했고 2019년 뉴욕타임스(NYT) 기고를 통해 다카 폐지 시도를 비판했다. 미 대법원은 지난해 6월 다카가 불법이라는 트럼프 행정부의 주장을 기각했다. 로즈장학금은 1902년 영국의 사업가 겸 정치가 세실 로즈의 유언으로 만들어졌다. 선발된 학생들은 최소 2년간 옥스퍼드대에서 공부할 수 있다. 빌 클린턴 전 미 대통령 등 많은 유명인사가 이 장학금을 받았다.김민 기자 kimmin@donga.com}

    • 2021-0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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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리아사태 홍역 치른 유럽, 밀려드는 아프간 난민에 빗장

    “아프가니스탄을 도와주세요. 사람들을 살려야 합니다.” 22일(현지 시간) 프랑스 파리 중심가 레퓌블리크 광장. 아프간계 프랑스인과 난민들이 모여 시위를 열었다. 이들은 검정 빨강 녹색으로 된 아프간 국기를 흔들며 무장단체 탈레반이 장악한 자국을 탈출하지 못한 이들과 세계 곳곳의 아프간 난민을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지켜보는 시민들의 시각은 엇갈렸다. 인도적 차원에서 난민을 도와야 하지만, 자칫 이주민 증가로 사회적 갈등이 커질 것을 우려하는 사람이 적지 않았다. 자영업자 호베흐 씨는 “이미 시리아, 알제리, 모로코 등에서 온 이주민이 많아 분란이 크다. 아프간 난민까지 유입되면 더 혼란스러울 것 같다”고 했다. 그는 시리아 난민이 전 유럽에 몰려든 2015년 당시 혼란이 재연될 것을 특히 우려했다. 당시 시리아 난민을 받아들인 유럽 각국은 지금까지도 적지 않은 갈등을 겪고 있다. 이 와중에 이슬람 극단주의자의 테러가 발생하고 극우 정치인까지 득세하자 사회 혼란이 가중됐다. 시리아 난민 사태가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집권 등을 야기한 요인이 됐다는 지적도 끊이지 않았다. 당시 사태가 재연될 수 있다는 우려에 오스트리아, 그리스 등은 벌써부터 아프간 난민에 대한 빗장을 굳게 걸어 잠그고 있다.○ 세계 3위 난민 발생국유엔난민기구(UNHCR)에 따르면 올해 들어 이달 24일까지 55만 명의 아프간 난민이 발생했다. 이 중 약 절반인 25만 명은 미군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가 아프간 철군 계획을 발표한 5월 이후 아프간을 탈출했다. 미군 없는 아프간이 탈레반의 손아귀에 떨어질 것으로 보고 서둘러 고국을 등진 것이다. 유독 올해만의 현상도 아니다. 소련의 침공(1979∼1989년), 사실상 내전이나 다름없었던 군벌 간 대립, 탈레반 첫 집권(1996∼2001년), 미국의 아프간 침공에 따른 20년 전쟁 등으로 오랫동안 중앙집권 체계가 붕괴된 아프간은 세계 3위 난민 배출국이란 오명을 갖고 있다. UNHCR에 따르면 아프간의 누적 난민은 260만 명으로 시리아(670만 명), 베네수엘라(400만 명) 다음으로 많다. 15일 탈레반이 수도 카불을 포함해 아프간 전역을 장악한 후에는 주 평균 3만 명의 아프간인이 고국을 떠나고 있다. 대부분 이란, 파키스탄, 우즈베키스탄 등 국경을 맞댄 이웃 나라 접경지대에서 텐트 생활을 하면서 최종 이주국을 물색하고 있다. 아내와 쌍둥이 자녀를 데리고 터키에 당도한 나지불라 씨(30)는 미 뉴욕타임스(NYT)에 아프간 난민의 고달픈 현실을 소개했다. 그는 이란을 거쳐 터키 동부 도시 완까지 무려 2300km를 이동했다. 터키 정부는 그를 포함한 아프간 난민을 추방하겠다고 으름장을 놓고 있다. 나지불라 씨는 “제대로 먹지도 못하고 피신을 왔지만 쫓겨나게 됐다. 차라리 아프간에 머물다가 죽는 것이 더 나았을 것 같다”고 토로했다.○ 아프간 난민에 빗장 거는 각국아프간 시리아 등 중동 난민 대부분은 유럽과 국경을 맞댄 터키 북서부의 육로, 터키 남부와 그리스 사이에 있는 에게해(海)를 통과해 유럽으로 들어간다. 탈레반의 아프간 장악 후 터키는 아프간 난민을 막기 위해 이란과의 국경에 군 병력을 대거 파견했다. 241km의 방벽과 200개의 감시탑도 설치하고 있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22일 샤를 미셸 EU 정상회의 상임의장과의 통화에서 “아프간 난민 창고가 되지 않겠다”며 강경 대처를 천명했다. 아프간과 국경을 맞댄 이란 또한 아프간 상황이 호전되면 자국 내 아프간인을 고국으로 돌려보내겠다고 밝혔다. 역시 아프간과 국경을 맞댄 파키스탄은 현재도 사실상 국경을 봉쇄했고 조만간 국경을 완전히 봉쇄할 뜻을 밝혔다. 유럽 주요국도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터키와 국경을 맞댄 그리스, 중부 유럽의 오스트리아는 일찌감치 아프간 난민을 받아들이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인도적 차원의 난민 수용’ 의사를 밝힌 서유럽국과 미국도 속사정은 다르지 않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아프간 난민을 돕겠다”고 말했지만 구체적 수치를 밝히지 않았다. ‘메르켈의 후임자’로 유력한 집권 기독민주당의 아르민 라셰트 대표는 트위터에 “‘도움이 필요한 모든 사람을 받아들일 수 있다’는 신호를 보내면 안 된다. 시리아 난민 사태 당시의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또한 “유럽 혼자 현 상황을 책임질 수 없다”고 가세했다.영국은 17일 “아프간인 2만 명을 수용하겠다”고 밝히면서도 올해 안으로는 5000명의 입국만 허용하겠다고 했다. 영국 언론은 나머지 1만5000명을 내년에 수용할지 불확실하다고 전했다. 조 바이든 미 대통령 또한 아프간 난민 등 이주민을 위해 5억 달러(약 5840억 원) 지원을 약속했지만, 미국 입국 허용 난민 수는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호주, 캐나다 역시 각각 3000명, 2만 명 수용을 약속했지만 그 이상의 수용은 어렵다는 태도를 고수하고 있다.○ 시리아 난민 사태 ‘학습 효과’ 프랑스 일간지 르몽드는 이런 현상이 2015년 시리아 난민의 대규모 유입에서 얻은 ‘학습 효과’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2011년부터 시작된 내전이 장기화되면서 시리아는 세계 최대 난민 배출국으로 전락했다. 내전 초기만 해도 고령화에 시달리던 유럽은 자국 내 인구 감소 해결, 인도주의 등을 이유로 시리아 난민을 수용했다. 하지만 2015년 한꺼번에 100만 명 넘는 시리아 난민이 유럽으로 몰린 후 전 유럽이 혼란에 빠지면서 ‘난민’에 알레르기 반응을 보이는 나라가 적지 않다. 2015년 8월 헝가리와 오스트리아 국경의 고속도로 갓길에서 방치된 냉동트럭이 발견됐다. 짐칸을 열자 시리아 난민 시신 71구가 발견됐다. 비좁은 공간에 너무 많은 사람이 들어차 질식사한 것이다. 끔찍한 죽음에 전 유럽이 비탄에 빠졌다. 며칠 후 메르켈 독일 총리가 가장 먼저 “난민 100만 명 수용”을 외쳤다. 그는 “우리가 해결할 수 있다”고 자신했지만 준비가 되지 않은 상태에서 몰려든 난민은 곳곳에서 주민들과 충돌했다. 무슬림이 저지른 강력범죄 또한 반난민 정서를 한껏 증폭시켰다. 2015년 12월 독일 쾰른에서 북아프리카 출신 무슬림 남성들이 여성들에게 성폭력을 가했다. 2016년 12월에는 튀니지 출신 이슬람 극단주의자가 독일 베를린에서 운전자를 살해하고 트럭을 탈취했다. 그가 시장으로 트럭을 몰고 돌진하는 바람에 12명이 숨지고 약 70명이 부상을 입었다. 두 사건의 범인은 모두 시리아 내전으로 유입된 난민이 아니라 기존에 거주하던 무슬림 범죄조직원이었지만 평범한 시민들에겐 ‘난민=범죄자’란 인식을 심어주는 계기가 됐다. 이 여파로 2017년 9월 독일 총선에서는 극우 ‘독일을 위한 대안(AfD)’이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최초로 연방의회에 입성했다. 이전까지 총선에서 단 1석도 보유하지 못했던 AfD가 반난민 정서를 등에 업고 집권 기독민주당, 사회민주당에 이어 제3당이 된 것이다. 당시 AfD를 이끌던 프라우케 페트리 전 대표는 “이슬람은 독일의 일부가 아니다. 필요하면 난민에게 발포하겠다”는 초강경 반난민 정책을 표방한 인물이었다. 이웃 나라에서도 극우 정당이 속속 득세했다. 프랑스의 국민연합(RN), 이탈리아의 동맹(Lega)과 이탈리아형제들(Fdl), 오스트리아의 자유당, 네덜란드의 자유당 등이 대표적이다. 특히 동맹은 2018년 3월 총선 후 6월 반체제 정당 ‘오성운동’과 연정을 구성하면서 EU 주요국 중 사상 최초로 극우 정당이 포함된 연정도 탄생시켰다.○ “아프간 난민 결사반대” 외치는 유럽 극우이 때문에 유럽의 주요 극우 정치인은 벌써부터 ‘아프간 난민 결사반대’를 외치고 있다. 마린 르펜 프랑스 국민연합 대표는 트위터 등을 통해 “이슬람 극단주의자의 공격이 강해지고, 난민들이 물결처럼 밀려올 수 있는데도 정부는 대책이 없다”며 연일 마크롱 정권을 비판하고 있다. 프랑스 언론은 내년 4월 대선에서 마크롱 대통령과 맞붙을 가능성이 큰 르펜 대표가 아프간 사태로 지지율 상승 계기를 마련했다고 진단하고 있다. 마테오 살비니 ‘동맹’ 대표 겸 전 이탈리아 부총리 역시 트위터에 “난민 중 잠재적 테러범이 포함될 수 있다. 절대 받아들여선 안 된다”고 주장했다. 전문가들은 아프간 사태가 9월 독일 총선, 내년 프랑스 대선 등에서 주요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아프간 난민 사태, 이슬람 극단주의자의 테러 위험 증가 등은 극우 정당이 재도약할 환경을 마련해준다”며 “유럽 각국이 아프간 난민 수용을 꺼리는 이유도 자칫 2015년 사태가 반복돼 극우 대중영합주의(포퓰리즘)가 발현할 것이란 우려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서유럽 선진국이 무작정 아프간 난민의 유입을 차단하면 2015년 냉동트럭 내 집단 질식사처럼 대규모 참사가 또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밀입국 알선, 인신매매, 성폭력 등 참혹한 인권 유린 또한 기승을 부릴 가능성이 높다. 1988년부터 아프간을 지원해 온 구호단체 국제구조위원회(IRC)의 이모젠 서드베리 이사는 정치매체 폴리티코에 “아프간 사태를 난민 유입 문제로만 보는 것은 극우들의 손에 놀아나는 것”이라며 현실적인 대안을 찾자고 촉구했다. EU는 아직 난민 분산 수용 방안에 합의하지 못하고 있다. 시리아 난민 사태 때는 2016년 터키에 현금을 지원하며 겨우 유럽 유입을 막았지만 최근 터키는 “그때와 달리 아프간 난민을 수용하지 않겠다”고 거부 의사를 분명히 했다. EU가 주는 얼마 안 되는 돈만으로는 수백만 명의 난민을 자국 땅에 둘 수 없다는 것이다. EU는 2019년부터 유럽으로 유입되는 난민을 27개 회원국에 자동으로 분배하는 ‘쿼터제’ 도입을 추진해 왔다. 2년이 지났지만 자금 마련 등을 둘러싼 이견으로 아직 시행되지 못하고 있다. 아프간 사태가 터진 지금이라도 결론을 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한국 또한 이 문제를 강 건너 불 보듯 해서는 안 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태환 한국이민정책학회장은 “한국 사회 일각에서는 불과 수백 명의 아프간 난민이 입국 후 잠시 체류하는 상황에도 거부감을 보인다”며 선진국에 걸맞은 자세가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그는 “정말 중요한 것은 몇 명의 난민을 수용하느냐가 아니라 이들이 도착한 후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다”라며 “정책적 준비 외에도 다른 문화권에 대한 이해와 포용 등 사회 전반의 심리적 준비가 시급하다”고 강조했다.파리=김윤종 특파원 zozo@donga.com김민 기자 kimmin@donga.com}

    • 2021-0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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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프간 카불공항 인근 2곳서 자살폭탄 추정 폭발… “어린이 포함 13명 사망”

    美-英 “IS-K, 테러 위험” 경고 다음날, 카불공항-호텔 인근서 ‘쾅쾅’게이트밖에서 자살폭탄 추정 폭발… 공항 지키던 미군도 최소 3명 다쳐공항밖 호텔 근처서 두 번째 폭발, 바이든 대통령에도 곧바로 보고伊수송기도 총격 받아… 범인 불명… IS-K, 탈레반보다 더 극단주의적산부인과-여학교 테러… 훨씬 잔혹 이슬람 무장세력 탈레반이 점령한 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의 하미드 카르자이 국제공항 밖에서 26일(현지 시간) 오후 자살폭탄 테러로 추정되는 폭발이 발생했다. 로이터통신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이 폭발로 어린이를 포함해 최소 13명이 사망했다. 공항 주변을 지키던 미군도 최소 3명이 다쳤다. CNN은 이 폭발이 공항 내부와 외부를 연결하는 게이트 4곳 중 하나인 에비게이트 밖에서 발생했다고 전했다. 존 커비 미 국방부 대변인은 테러 발생 직후 폭발이 있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폭발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에게도 곧바로 보고됐다. 영국 가디언은 서방 정보기관이 테러 위협을 경고한 지 불과 몇 시간 만에 2차례의 강력한 폭발이 일어났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첫 번째 폭발은 에비게이트 입구에서 있은 자살폭탄 테러이고, 두 번째는 공항 가까이에 있는 바론 호텔 근처에서 발생했다. 바론 호텔은 영국으로 가기를 희망하는 아프간 현지인들이 출국 관련 절차를 밟기 위해 주로 이용하던 곳으로 알려졌다. 탈레반 대변인은 로이터와 통화에서 어린이를 포함해 최소 13명이 숨졌다고 밝혔다. 공항 밖에서 주변을 통제하던 탈레반 군인들도 여러 명이 다쳤다. AP통신에 따르면 현장을 목격한 사람들은 “여러 명이 죽거나 다쳤다”고 했다. 정확한 사상자 규모는 파악되지 않았다. 폭발 직후 트위터에는 공항 주변을 찍은 것으로 보이는 사진들이 잇달아 올라왔다. CNN은 “명백한 자살폭탄 공격으로 보이는 사건이 터졌고, 미군의 아프간 철수 마지막 단계를 뒤흔들었다. 아프간 피란민들의 운명은 더욱 암울해졌다”고 전했다. 아프간에서 벗어날 수 있는 사실상 유일한 탈출구인 카불 국제공항 주변을 겨냥한 테러 위협 경고가 이날 폭발에 앞서 잇따르던 상황이었다. 미국 정부는 ‘구체적이고 치명적인 위협이 있다’며 공항 주변을 당장 떠나라고 25일 경계령을 내렸다. 영국 정부도 테러 공격이 ‘임박했다(imminent)’고 경고한 바 있다. 옌스 스톨텐베르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사무총장은 “테러 가능성은 이론이 아니라 실존하는 위험”이라고 했다. 26일 폭발이 발생하기 몇 시간 전에는 나토 직원들과 아프간 현지인 등 100여 명을 태운 이탈리아 C-130 수송기가 공항에서 이륙한 지 몇 분 만에 총격을 받기도 했다. 기체가 타격을 입지는 않았다. 누가 총을 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각국은 테러조직 이슬람국가(IS)의 한 분파인 ‘IS-K’가 테러를 감행할 우려가 있다고 경고하던 상황이었다. IS-K는 2014년 파키스탄에서 생겨났다. K는 파키스탄과 아프간 지역을 지칭하는 ‘호라산(Khorasan)’의 약자다. 탈레반보다 이슬람 극단주의 성향이 더 강한 IS-K는 잔혹한 테러를 저질러 왔다. 지난해 카불에 있는 한 산부인과 병원을 공격해 임신부 등 16명을 살해했다. 올해 5월엔 카불의 한 여학교에 폭탄테러를 가해 68명이 숨졌다. 드미트리 지르노프 아프간 주재 러시아 대사는 “4000명이 넘는 IS 테러범이 아프간에서 활동 중”이라고 25일 말했다. 미국 정보당국은 IS-K가 군중 사이에서 자살폭탄 테러를 가하는 것을 가장 우려하고 있다고 태국 매체 방콕포스트가 25일 보도하기도 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영국 프랑스 등 유럽 동맹국들뿐 아니라 미 국방부와 정보당국의 우려에도 시한(8월 31일) 내 철군을 마무리하겠다며 밀어붙였다. 24일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서는 철군 시한을 늦춰야 한다는 유럽 회원국 정상들의 요구도 단칼에 거절했다.이은택 기자 nabi@donga.com김민 기자 kimmin@donga.com파리=김윤종 특파원 zozo@donga.com}

    • 2021-0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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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카불 공항 인근서 대규모 폭발로 최소 13명 사망…자살테러 추정

    이슬람 무장세력 탈레반이 점령한 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의 하미드 카르자이 국제공항 밖에에서 26일(현지 시간) 오후 자살폭탄 테러로 추정되는 폭발이 발생했다. 로이터통신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이 폭발로 어린이를 포함해 최소 13명이 사망했다. 공항 주변을 지키던 미군도 최소 3명이 다쳤다.CNN은 이 폭발이 공항 내부와 외부를 연결하는 게이트 4곳 중 하나인 에비게이트 밖에서 발생했다고 전했다. 존 커비 미국 국방부 대변인은 테러 발생 직후 폭발이 있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폭발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에게도 곧바로 보고됐다.영국 가디언은 서방 정보기관이 테러 위협을 경고한 지 불과 몇 시간 만에 2차례의 강력한 폭발이 공항 게이트 중 한 곳을 강타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첫 번째 폭발은 에비게이트 입구에서 있은 자살폭탄 테러이고, 두 번째는 공항 가까이에 있는 바론 호텔 근처에서 발생했다. 바론 호텔은 영국으로 가기를 희망하는 아프간 현지인들이 출국 관련 절차를 밟기 위해 주로 이용하던 곳으로 알려졌다.탈레반 대변인은 로이터와 통화에서 어린이를 포함해 최소 13명이 숨졌다고 밝혔다. 공항 밖에서 주변을 통제하던 탈레반 군인들도 여러 명이 다쳤다. AP통신에 따르면 현장을 목격한 사람들은 “여러 명이 죽거나 다쳤다”고 했다. 정확한 사상자 규모는 파악되지 않았다.폭발 직후 트위터에는 공항 주변을 찍을 것으로 보이는 사진들이 잇달아 올라왔다. 사진속 한 남성은 머리와 가슴이 피투성이가 된 채 수레에 실려 있었다. 다른 남성은 손에 붕대를 감고 주변 사람의 부축을 받고 걸었다. 흰 옷이 피로 물든 채 머리에 붕대를 감은 남성도 있었다. CNN은 “명백한 자살 폭탄 공격으로 보이는 사건이 터졌고, 미군의 아프간 철수의 마지막 단계를 뒤흔들었다. 아프간 피난민들의 운명은 더욱 암울해졌다”고 전했다.탈레반이 점령한 아프간에서 벗어날 수 있는 사실상 유일한 탈출구인 카불 국제공항 주변을 겨냥한 테러 위협 경고가 이날 폭발에 앞서 잇따르던 상황이었다. 미국 정부는 ‘구체적이고 치명적인 위협이 있다’며 공항 주변을 당장 떠나라고 25일 경계령을 내렸다. 영국 정부도 테러 공격이 ‘임박했다(imminent)’고 경고한 바 있다. 옌스 스톨텐베르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사무총장은 “테러 가능성은 이론이 아니라 실존하는 위험”이라고 했다. 26일 폭발 사고가 발생하기 몇 시간 전에는 나토 직원들과 아프간 현지인 등 100여 명을 태운 이탈리아 C-130 수송기가 공항에서 이륙한지 몇 분 만에 총격을 받기도 했다. 기체가 타격을 입지는 않았다. 누가 총을 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각국은 테러조직 이슬람국가(IS)의 한 분파인 ‘IS-K’가 테러를 감행할 우려가 있다고 경고하던 상황이었다. IS-K는 2014년 파키스탄에서 생겨났다. K는 파키스탄과 아프간 지역을 지칭하는 ‘호라산(Khorasan)’의 약자다. 탈레반보다 이슬람 극단주의 성향이 더 강한 IS-K는 잔혹한 테러를 저질러 왔다. 지난해 카불에 있는 한 산부인과 병원을 공격해 임신부 등 16명을 살해했다. 올해 5월엔 카불의 한 여학교에 폭탄 테러를 가해 68명이 숨졌다. 드미트리 지르노프 아프간 주재 러시아 대사는 “4000명이 넘는 IS 테러범이 아프간에서 활동 중”이라고 25일 말했다. 미국 정보당국은 IS-K가 군중 사이에서 자살 폭탄 테러를 가하는 것을 가장 우려하고 있다고 태국 매체 방콕포스트가 25일 보도하기도 했다.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영국 프랑스 등 유럽 동맹국들뿐 아니라 미국 국방부와 정보당국의 우려에도 시한 내 철군을 마무리하겠다며 밀어붙였다. 24일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서는 철군 시한을 늦춰야 한다는 유럽 회원국 정상들의 요구도 단칼에 거절했다.이은택 기자 nabi@donga.com김민 기자 kimmin@donga.com파리=김윤종 기자 zozo@donga.com}

    • 2021-0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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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아프간 철군 시한 계획한 31일 지키기로”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아프가니스탄에서의 미군 철군을 당초 계획한 이달 31일까지 끝내기로 했다고 CNN이 24일 보도했다. 영국, 프랑스, 독일 등 일부 주요 7개국(G7) 정상들이 자국민의 완전한 철수를 위해 바이든 대통령에게 줄곧 철군 시한 연장을 요구했지만 탈레반 측이 31일까지 무조건 모든 외국 군대가 떠나야 한다는 등 강경 입장을 고수함에 따라 연장 계획을 접은 것으로 보인다. CNN에 따르면 미 행정부 고위관리는 “대통령이 철수 시한을 지키기로 했다. 미군이 더 오래 주둔할 때 발생할 수 있는 안보 위험을 고려한 결정”이라고 밝혔다. 존 커비 국방부 대변인 또한 이날 기자회견에서 “철군 시한 변동은 없다. 이달 말까지 아프간을 떠나기를 원하는 모든 미국인을 대피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아프간을 점령한 탈레반은 외국군의 철수 및 민간인 대피 시한을 연장할 수 없다고 거듭 강조했다. 자비훌라 무자히드 탈레반 대변인은 이날 커비 대변인의 발표에 앞서 기자회견을 열고 “아프간 의사, 학자 등을 비롯한 전문가들이 아프간을 떠나 서방 국가로 가서는 안 된다. 우리는 아프간인들이 떠나는 것을 허락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23일 윌리엄 번스 미 중앙정보국(CIA) 국장이 수도 카불을 찾아 탈레반 지도자 압둘 가니 바라다르와 전격 회담했지만 철군 시한 연장 합의에는 이르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현재 카불 공항에는 5800명의 미군이 배치돼 있다. 대규모 병력이 시한 내에 빠져나가려면 늦어도 25일부터는 이들도 현장에서 순차적으로 철수해야 한다. 미국은 지난 24시간 동안 28대의 군 수송기를 동원해 1만400명, 61대의 연합군 항공기로 5900명을 아프간에서 빼냈다. 이로써 탈레반의 카불 점령 하루 전인 14일부터 모두 5만8700명을 탈출시켰다. G7 유럽 국가들은 아프간 탈출을 원하는 이들 국가의 국민과 현지인 조력자들을 마지막 한 명까지 안전하게 빼내려면 미군의 주둔 연장이 불가피하다고 주장해 왔다. 실제 영국, 프랑스, 독일 등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연합군 관계자 및 조력자들 일부는 여전히 카불에 발이 묶인 상태다. 영국의 경우 자국민 1800명과 영국 정착 자격이 있는 아프간인 2200여 명 등 모두 4000명, 독일은 5000여 명이 남아 있다. 도미닉 라브 영국 외교장관은 “영국은 탈레반이 영국민 피란을 위협할 경우 경제 제재, 원조 중단 등 모든 수단을 사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가능한 한 31일로 돼 있는 철군 시한을 맞춰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로리 브리스토 주아프간 영국대사는 최근 “카불 공항을 계속 유지하는 것은 위험한 일”이라고 했다. 서방국들이 시한을 넘겨 9월까지 계속 남아 있으면 탈레반이 보복에 나설 수 있다는 것이다. 조종엽 기자 jjj@donga.com김민 기자 kimmin@donga.com}

    • 2021-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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