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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폴란드를 통해 우크라이나에 전투기를 지원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폴란드가 자국이 보유한 러시아산 전투기를 우크라이나에 주고, 폴란드의 전력 공백을 미국이 메워주는 방식이다. 성사되면 그간 우크라이나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회원국이 아니라는 이유 등으로 직접적인 군사 지원을 꺼렸던 미국이 본격적으로 우크라이나 돕기에 나섰다는 뜻으로 풀이할 수 있다. AP통신 등은 5일 미국이 폴란드에 최신식 F-16 전투기를 제공하고 폴란드가 러시아제 미그기 전투기를 우크라이나에 보내는 거래를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는 우크라이나 공군이 러시아 전투기로 훈련을 받아 운용에 익숙하다는 점을 고려한 조치다. 워싱턴포스트(WP)는 러시아의 침공 위협이 고조된 지난해 12월부터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견착식 로켓발사기, 수류탄 기관총, 특수 군복 등 시가전에 필요한 무기와 장비를 제공했다고 전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역시 이날 미 상하원 의원들과의 화상 면담에서 러시아의 폭격기 공습을 막으려면 비행금지구역 설정이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그는 지상전에서 성과를 거두지 못한 러시아가 압도적 우위의 공군력을 바탕으로 공습을 강화할 가능성이 높다며 “나토 차원에서 우크라이나를 비행금지 구역으로 설정하고 이것이 여의치 않으면 전투기를 지원해 달라”고 촉구했다. 딕 더빈 미 집권 민주당 상원의원 또한 “우크라이나에 러시아산 항공기를 주려는 동유럽 파트너에 미국이 보상할 방법을 찾아야 한다”며 전투기 지원을 촉구했다. 디미트로 쿨레바 우크라이나 외무장관은 이날 폴란드와 우크라이나 국경지대를 찾은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과 만나 전투기, 공격기, 방공 체계 등이 가장 필요하다고 했다. 그는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지원하면 많은 생명을 구할 수 있다. 공중전에서 밀리면 더 큰 희생이 따를 것”이라고 호소했다. 다만 미국은 비행금지구역 설정 요청에는 난색을 표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비행금지와 관련한 모든 움직임을 군사 개입으로 이해할 것”이라며 미국의 개입을 좌시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밝힌 탓이다. 마크 밀리 미 합참의장은 “비행금지구역 설정은 미군이 러시아군과 직접 싸워야 한다는 의미”라며 반대했다.김민 기자 kimmin@donga.com}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무디스, 피치 등 세계 3대 신용평가사가 일제히 러시아의 국가신용등급을 낮추면서 러시아의 국가부도 위기가 고조되고 있다. 신용평가사들이 등급의 추가 하향 가능성도 밝힌 터라 언제 부도가 닥쳐도 이상하지 않다는 전망마저 나온다. 미국 등 서방이 러시아 경제의 자금줄인 정유업계는 물론이고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도운 벨라루스까지 제재하는 등 연일 초강력 제재를 쏟아낸 여파로 풀이된다. 실제 2일(현지 시간) 로이터에 따르면 러시아 중앙은행은 이날 은행권의 유동성 부족분이 6조9000억 루블(약 83조4900억 원)로 전날보다 약 28% 늘었다고 밝혔다. 뱅크런(대규모 예금 인출)이 원인으로 지목된다. 자금 이탈을 우려한 러시아 정부가 주식시장의 문을 닫아 지난달 28일부터 이달 3일까지 4일 연속 증시도 열리지 않고 있다. 이날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스위프트)는 “12일부터 러시아 은행 7곳을 결제망에서 배제한다”고 밝혔다. ○ “제재가 러 부채 상환 능력 약화” 피치는 2일 러시아의 국가신용등급을 6계단 낮은 ‘B’(투기 수준)로 매기고 추가 하향이 가능한 ‘부정적 관찰 대상’에 올렸다. 지난해 국제통화기금(IMF) 기준 세계 11위 경제대국인 러시아 채권이 중남미 볼리비아와 같은 등급, 즉 사실상 휴지 조각으로 추락한 것이다. 피치는 서방의 제재가 러시아의 부채 상환 능력 및 의지, 거시 경제의 안정성 등을 약화시켰다고 평했다. 피치 기준으로 BB+ 이하 채권이 투기 등급이다. 이날 역시 6계단을 낮춘 무디스 또한 서방의 제재 범위와 강도가 예상을 뛰어넘는다고 했다. S&P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다음 날인 지난달 25일 이미 러시아를 투기 등급으로 강등하고 추가 하향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러시아는 1998년 루블화 국채의 모라토리엄(지불 유예)을 선언하며 사상 최초로 부도를 맞았다. 당시 미 달러 표시 채권은 상환했지만 이번에 부도를 맞을 경우 달러 부채 또한 갚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미국과 유럽연합(EU)이 러시아 중앙은행까지 제재하며 사실상 자금줄을 차단했기 때문이다. 이에 JP모건도 러시아가 3월 한 달에만 7억 달러(약 8400억 원) 이상의 부채를 갚아야 한다며 디폴트 가능성을 거론했다. 이날 미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역시 “9일부터 러시아를 신흥국 지수에서 제외한다”며 많은 투자자가 러시아 주식시장을 투자할 수 없는 곳으로 여기고 있다고 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스톡익스체인지(FTSE) 러셀 지수도 7일부터 러시아 증시를 제외하기로 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한때 시총 1000억 달러(약 120조 원)를 넘었지만 서방의 제재 철퇴를 맞은 러시아 대표 은행 스베르반크는 2일 영국 런던증권거래소에서 단돈 ‘1페니(약 17원)’에 거래되고 있다. 이를 감안할 때 러시아 증시가 언제 다시 문을 열더라도 자본이 썰물처럼 이탈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美, 러 정유사·벨라루스 제재 미 백악관은 2일 “에너지 공급 국가로서 러시아의 위상을 떨어뜨리겠다”며 러시아의 핵심 자금줄인 정유사들을 대상으로 수출 통제 조치를 내렸다. 원유와 가스 추출 장비의 수출을 막아 정유시설의 고도화를 막겠다는 취지다. 러시아의 무기 개발 및 생산 능력을 약화시키기 위해 전투기, 미사일, 무인항공기 등 22개 러시아 국방 관련 기관도 제재했다. 미국은 러시아산 원유와 가스 수입을 금지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으나 이것이 유가 상승과 인플레이션 압력을 가속화할 것이라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미국은 러시아의 핵심 조력자 노릇을 하고 있는 벨라루스에 대한 기술 및 소프트웨어 수출도 금지했다. 우크라이나 공격에 쓰이는 각종 군사 장비 및 기술이 벨라루스를 거쳐 러시아에 들어가는 것을 막기 위한 것이다. EU도 벨라루스 은행까지 스위프트 결제망에서 퇴출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김민 기자 kimmin@donga.com임보미 기자 bom@donga.com}

“찰리 채플린이 윈스턴 처칠로 변모했다.”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이 3일(현지 시간) 우크라이나 국기 위에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44)과 수도 키이우 시민을 ‘영웅’으로 표기한 14∼21일자 표지(사진)를 온라인에 공개했다. 러시아의 암살 위협에도 키이우에 남아 국민의 항전 의지를 북돋운 희극인 출신의 젤렌스키 대통령이 처칠 같은 세계적 지도자의 반열에 올랐다고 호평했다. 타임은 “젤렌스키가 수도에 머물기로 한 것은 역사의 흐름을 바꾼 용기 있는 행동”이라며 “미국과 동맹이 러시아에 전례 없는 제재를 가하도록 만들고, 나머지 세계로부터 러시아 경제를 분리시켰다”고 했다. 유럽연합(EU)이 우크라이나를 회원국으로 받아들이는 것을 검토하는 것 또한 그의 용맹이 낳은 결과라는 취지다. 1882년 설립된 프랑스 파리의 유서 깊은 밀랍인형 박물관 ‘그레뱅’ 또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인형을 치우고 젤렌스키 인형을 전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항의한 관람객들이 지난달 26, 27일 푸틴 인형의 머리 부분을 훼손하는 바람에 이 박물관은 해당 인형의 머리와 몸통을 분리해 창고로 옮겼다. 이브 델로모 관장은 푸틴 인형의 빈자리를 누가 대신하느냐는 질문에 “젤렌스키 대통령이 될 수 있다”며 위기에 처한 고국을 떠나지 않고 영웅이 됐기에 역사적 인물 사이에 놓일 자격이 있다고 밝혔다. 김민 기자 kimmin@donga.com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찰리 채플린이 윈스턴 처칠로 변모했다”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이 3일(현지 시간) 우크라이나 국기 위에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44)과 수도 키이우 시민을 ‘영웅’을 표기한 14~21일자 표지를 온라인에 공개했다. 러시아의 암살 위협에도 키이우에 남아 국민의 항전 의지를 북돋운 희극인 출신의 젤렌스키 대통령이 처칠 같은 세계적 지도자의 반열에 올랐다고 호평했다. 타임은 “젤렌스키가 수도에 머물기로 한 것은 역사의 흐름을 바꾼 용기 있는 행동”이라며 “미국과 동맹이 러시아에 전례 없는 제재를 가하도록 만들고, 러시아 루블 가치를 떨어뜨렸으며 나머지 세계로부터 러시아 경제를 분리시켰다”고 했다. 스위스 스웨덴 같은 중립국도 우크라이나 지원에 나서고 유럽연합(EU)이 우크라이나를 회원국으로 받아들이는 것을 검토하고 있는 것 또한 그의 용맹이 낳은 결과라는 취지다. 1882년 설립된 프랑스 파리의 유서 깊은 밀랍인형 박물관 ‘그레뱅’ 또한 2000년부터 22년간 놓였던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인형을 치우고 젤렌스키 인형을 전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항의한 관람객들이 지난달 26,27일 푸틴 인형의 머리 부분을 훼손하는 바람에 이 박물관은 해당 인형의 머리와 몸통을 분리해 창고로 옮겼다. 이브 델옴므 관장은 푸틴 인형의 빈 자리를 누가 대신하느냐는 질문에 “젤렌스키 대통령이 될 수 있다”며 위기에 처한 고국을 떠나지 않고 영웅이 됐기에 역사적 인물 사이에 놓일 자격이 있다고 밝혔다. 이 박물관에는 나폴레옹 황제, 세계적 과학자 알베르토 요한 바오로 2세 전 교황, 조 바이든 미 대통령, 축구 선수 지네딘 지단, 배우 모니카 벨루치 등 450여 명의 유명인사를 본뜬 인형이 있다.김민 기자 kimmin@donga.com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미국 정보당국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정신 상태가 우크라이나 전면 침공의 배경이 됐는지 집중적으로 살펴보고 있다고 CNN이 1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CNN이 입수한 보고서에는 푸틴의 행동이 최근 수일간 매우 예측 불가능한 상태에 이르렀다는 내용이 담겼다. 정보당국이 조사에 착수한 것은 오랫동안 푸틴을 관찰한 인사들이 그가 과거보다 더 비합리적이고 변덕스럽다는 의심을 제기했기 때문이다. 이러한 지적이 이어지자 조 바이든 미 행정부 고위 관계자들은 최근 정보기관에 푸틴의 심경 변화에 관한 새로운 정보 수집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푸틴의 변화에 대한 지적은 지난달 27일 시작됐다. 마이클 맥폴 전 주러시아 미국대사는 “푸틴이 달라졌으며 현실과 동떨어져 혼란스러운 모습”이라고 지적했다. 제임스 클래퍼 전 국가정보국장(DNI)도 그가 “불안정해 보이고 균형을 잃은 것 같다”고 밝혔다. 마코 루비오 상원의원은 “5년 전과는 또 다른 모습”이라며 “문제가 더 심각해 보인다”고 했다. NBC는 미 정보당국이 “푸틴이 부진한 전황과 제재에 분노해 내부 인사들을 향해 고함을 친 것으로 파악했다”고 보도했다. 이 보고서의 정보원은 연방수사국(FBI)에 “푸틴이 서구 제재에 극도의 분노를 표했으며, 이 때문에 최근 사태가 급변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김민 기자 kimmin@donga.com}
미국 정보당국이 우크라이나를 전면 침공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정신 상태가 배경이 됐는지 집중적으로 살펴보고 있다고 CNN이 1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CNN이 입수한 보고서에는 푸틴의 행동이 최근 수일간 매우 예측 불가능한 상태에 이르렀다는 내용이 담겼다. 정보당국이 조사에 착수한 것은 오랫동안 푸틴을 관찰한 인사들이 그가 과거보다 더 비합리적이고 변덕스럽다는 의심을 제기했기 때문이다. 이러한 지적이 이어지자 조 바이든 미 행정부 고위 관계자들은 최근 정보기관에 푸틴의 심경 변화에 관한 새로운 정보 수집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푸틴의 변화에 대한 지적은 지난달 27일 시작됐다. 마이클 맥폴 전 주러시아 미대사는 “푸틴이 달라졌으며, 현실과 동떨어져 혼란스러운 모습”이라고 지적했다. 짐 클래퍼 전 국가정보국(DNI) 국장도 그가 “불안정해보이고 균형을 잃은 것 같다”고 밝혔다. 마코 루비오 상원의원은 “5년 전과는 또 다른 모습”이라며 “문제가 더 심각해 보인다”고 했다. 이와 관련해 NBC는 미 정보당국이 “푸틴이 부진한 전황과 제재에 내부 인사들을 향해 분노해 고함을 친 것으로 파악했다”고 보도했다. 이 보고서의 정보원은 FBI에 “푸틴이 서구 제재에 극도의 분노를 표했으며, 이 때문에 최근 사태가 급변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대유행으로 푸틴의 고립이 장기화되면서 판단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보고서도 나왔다. 김민 기자 kimmin@donga.com}

독자 여러분 안녕하세요.오늘 소개할 전시는 제가 직접 보러 가기 전 이미 인스타그램 피드에서 여러 번 미리 접했던 전시인데요.그만큼 아는 사람들은 이미 전시 소식을 발 빠르게 접하고 있는, 해외 미술에 관심 있는 분이라면 이미 한 번쯤 다녀오셨을 법한 전시라는 생각이 듭니다.그 전시는 바로 동시대미술 중국 작가 중 가장 국제적으로 알려진 작가, 아이 웨이웨이의 국립현대미술관 개인전입니다.아이 웨이웨이는 최근 한국 전시는 물론 유럽과 미국에서도 영어로 자서전을 발간하며 활발하게 자신을 드러내고 있는데요.예술 작품뿐 아니라 사회 운동이나 다큐멘터리 영화 제작 등 다방면에서 목소리를 내고 있는 작가입니다.이 때문에 오히려 한국 전시만 보면 이 사람이 왜 그렇게 주목받는지 잘 이해가 안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그래서 오늘은 아이 웨이웨이가 어떻게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는지에 대해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영감 한 스푼 미리 보기: 사람에 대한 애정으로 사랑 받는 작가가 되다아이 웨이웨이 개인전1. 아이 웨이웨이의 작품은 20세기 개념미술, 팝아트와 차별점을 찾기가 어렵다.2. 그러나 아이는 개인을 억압하는 공산주의 체제에 저항하는 용기로 사람들의 눈길을 끌었다.3. 그 다음 목소리를 낼 수 없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대신하는 인간에 대한 애정으로 감동을 주었다.○ 저기…왜 그렇게 화가 나셨어요?아마 아이 웨이웨이에 대한 정보 없이 전시장에서 이 작품을 본다면, ‘이 분은 왜 이렇게 화가 나있을까…’라는 생각이 들 것 같습니다.위 작품을 보면 이해가 될텐데요. 첫 인상은 당황스럽지만 전시장에서 많은 사람들이 좋아하고 따라한 작품, 바로 ‘원근법 연구’입니다.1995년부터 2011년까지 계속된 이 작품은 세계 곳곳의 ‘권위 있는’ 것으로 여겨지는 장소에 가서 왼쪽 가운데 손가락을 내밀고 찍은 사진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첫 시작은 바로 1995년, 톈안먼 광장 앞에서 찍은 사진입니다. 이곳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알고 계신다면 아이 웨이웨이의 의도를 쉽게 간파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바로 1989년 민주화를 요구하며 집회를 벌인 시민과 학생들이 사망한 텐안먼 사태인데요. 아이 웨이웨이는 작업 초기부터 일관되게 표현의 자유의 중요성과 개인의 억압에 대한 반대 의견을 내고 있습니다.즉 이 작품은 1차적으로는 개인을 억압하는 공산주의 체제를 상징하는 톈안먼에 ‘가운데 손가락’을 날리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그런데 이 작품은 톈안먼 광장뿐 아니라 파리 에펠탑, 워싱턴 국회의사당, 로마 콜로세움 등으로 확장되는데요. 이 과정에서 작품은 좀 더 넓은 의미를 띠게 됩니다.우선 제목이 ‘원근법 연구’인 것을 눈 여겨 보시기 바랍니다. 작가는 흔히 유명하고 중요하다고 여겨지는 건물이나 장소 앞에 가서 자신의 손가락을 더 가까운 곳에 위치시킨 채 사진을 찍고 있죠.원근법을 단순하게 말한다면, ‘가까이 보이는 것이 더 크게 보인다’고 할 수 있을텐데요. 또 통상 시각 예술에서 중요한 것일수록 더 크게 그려진 다는 것을 한번 생각해볼까요.작가는 역사나 국가, 혹은 다른 누군가가 정해준 중요성을 그대로 받아들이지 말고, 개인의 판단과 의견을 더 가치 있게 생각하라는 메시지를 이 작품을 통해 전하고 있습니다.즉 아이 웨이웨이는 사람과 문화마다 갖는 다른 가치를 존중하지 않는 권위주의와 독재에 화가 나있다고 볼 수 있겠지요.그런데 이 작품만 봐서는 풀리지 않는 의문이 있습니다. 미술사적으로 이러한 작품들이 새로운 것이라고 볼 수는 없기 때문입니다.아이 웨이웨이의 유머러스한 저항과 권위주의에 대한 분노는 지금으로부터 100년 전, 1차 세계대전을 겪은 유럽에서 태동한 다다이즘 예술과 매우 유사한 형태를 띠고 있습니다.작가가 루브르 박물관에 걸린 모나리자에 가운데 손가락을 날리기 훨씬 전, 마르셀 뒤샹은 모나리자의 얼굴에 수염을 그려 넣으면서 서양 예술의 전통과 권위에 의문을 제기 했지요.그리고 한 발자국 더 나아가 변기를 미술관에 전시하고 ‘샘’이라고 이름을 붙이면서 미술 기관이나 국가가 정해주는 가치가 아니라, 작가 개인이 정하는 가치가 의미 있다고 선언해 미술사 불멸의 작품을 남겼습니다.아이 웨이웨이의 작품 경향에서 다다이즘이나 팝아트와 차이점을 찾는다면, 그가 중국의 권위주의 체제에 저항하고 있다는 사실이 그 차이점일 것 같은데요.이 지점에서 그렇다면 아이 웨이웨이는 (특별하게 새롭지 않은) 작품을 넘어 어느 부분에서 사랑을 받고 있는 것인지 궁금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그 답은 작가의 인간적인 매력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강자에 저항하고 약자를 보호하는 용기이 사진은 2009년 8월 아이 웨이웨이가 청두의 한 호텔 엘리베이터에서 새벽 5시에 경찰에게 둘러싸였을 때 핸드폰으로 찍은 자신의 모습입니다. 당시 그는 사회 운동가의 재판에 참석하기 위해 청두를 찾았다가 경찰에 연행됩니다. 왜 그랬을까요?이 사건의 발단은 1년 전 중국 쓰촨성에서 있었던 대지진입니다. 2008년 5월 12일 쓰촨성에 강도 8.0 지진이 발생합니다. 아이 웨이웨이는 이 때 피해를 입은 지역을 찾아 다니며 영상으로 기록을 남겼습니다.또 이 지진으로 인해 무너진 학교에서 수많은 학생이 사망했는데요. 학교 붕괴의 원인이 지진뿐 아니라 부실시공도 작용했음에도 정부가 이를 투명하게 밝히지 않자, 아이 웨이웨이는 봉사자들을 모아 사망한 학생들의 이름과 정보를 수집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그 결과를 자신의 블로그에 지속적으로 공개했지요.그리고 2009년 4월, 피해자 5385명의 이름을 수집해 블로그에 공개했으며 한 달 뒤 중국 정부는 이 블로그를 폐쇄합니다. 또 건축가이기도 한 그는 자신의 사무소 벽에 학생들의 이름을 게시했습니다.이후 이 학교의 부실시공에 대해 알린 사회운동가 탄줘런의 재판에서 증언하려던 아이 웨이웨이는 경찰에게 폭행을 당합니다. 2010년에는 상하이에 있는 그의 스튜디오마저 철거되고 말죠. 불과 2008년만 해도 베이징 올림픽 경기장 건설의 예술 자문을 맡았던 그는 순식간에 요주의 인물이 되고 맙니다.아이 웨이웨이는 이후에도 수차례 가택 연금을 당하거나, 탈세를 이유로 80일 넘게 체포되는 등 온갖 고초를 겪었습니다. 아이러니하게도 중국 정부의 억압을 받는 그의 소식이 전 세계로 알려지면서 더욱 유명세를 타게 되었습니다.그는 최근 발간한 회고록 ‘1000 Years of Joys and Sorrow’을 통해 개개인의 표현의 자유와 목소리를 낼 수 없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대변하려는 이유를 자신의 삶을 통해 밝혔는데요.아이는 중국의 유명한 시인 아이 칭(Ai Qing, 1910~1996)의 아들입니다. 그런데 그가 태어났을 때 그의 가족은 마오쩌둥에 의해 추방당해 신장의 강제 노동 수용소에서 살았습니다.어릴 적 아버지가 매일 화장실 청소를 했었다고 그는 기억합니다. 결국은 이데올로기 다툼으로 존재를 부정당했던 아버지가 그의 사상에 영향을 미친 것이지요.다만 그의 가족은 문화 혁명이 끝난 뒤 베이징으로 다시 돌아왔고, 아이 웨이웨이는 중국의 개혁 물결을 타고 미국으로 유학 간 몇 안 되는 엘리트 중 한 명입니다.그는 미국에서 비트 세대를 대표하는 시인 앨런 긴즈버그를 만나 자신의 아버지를 이야기 하며 그와 가까워 졌고, 당시 뉴욕의 자유로운 분위기를 직접 느끼는 특권을 누리기도 했습니다.그럼에도 이런 경험 끝에 부당함에 맞서고 약자의 편에 서려는 태도가 사람들을 감동시키고 있는 것이라고 저는 생각이 됩니다.○ 예술의 힘을 활용하는 사회 운동가아이 웨이웨이의 존재감을 세상에 알린 또 한번의 사건은 영국 런던 테이트 모던에서 그가 보여준 대규모 설치 작품입니다. 이 작품 덕분에 ‘해바라기씨 작가’로 그를 기억하는 사람도 많습니다.위 사진에서 보이는 곳은 영국의 현대미술관인 테이트 모던에 들어서면 볼 수 있는 거대한 전시 공간 ‘터빈 홀’입니다.이 곳 바닥에 무언가가 깔려 있고 사람들이 그 위를 지나다니거나 눕거나, 앉으면서 마치 모래사장처럼 마음껏 즐기고 있는 모습이 보이시죠?사람들의 발아래 놓여 있는 것은 바로 약 1억 개의 해바라기 씨 모형입니다.아이 웨이웨이는 테이트 모던 전시를 위해 중국의 도자기로 유명한 징더전 시의 수많은 사람들과 협업해 해바라기 씨를 만들어 냅니다. 즉 미술관에 깔린 해바라기 씨는 모두 흙을 빚어 구워서 만든 조그마한 도자기(porcelain) 입니다.작가가 해바라기 씨를 선택한 것엔 특별한 이유가 있습니다. 그는 어린 시절부터 중국에서 평범한 사람들을 ‘해바라기’에 비유하는 이야기를 자주 들었다고 합니다.당시 마오쩌둥은 태양으로, 그리고 국민들은 그 태양을 맹목적으로 바라보는 해바라기처럼 살아야 한다는 교육을 받곤 했다고 합니다.또 실제로 중국의 사람들은 부자건, 가난하건 해바라기 씨를 선물로 주고받았고. 서로 이야기를 나누거나 할 때에도 해바라기 씨를 즐겨 먹었다고 합니다.마치 오래 전부터 ‘쌀’이 한국인의 상징처럼 여겨졌듯이 해바라기씨에도 그런 의미가 있었다는 것입니다.아이 웨이웨이는 그래서 거대한 전시장을 태양 대신 해바라기 씨로 가득 채워 버립니다. 씨 한 알 한 알은 아주 작지만, 그것들이 거대한 규모로 모이자 압도적인 비주얼이 탄생합니다.평범한 사람들이 힘을 합치면 독재와 개인을 향한 억압을 이겨낼 수 있다는 은연중의 메시지가 담겨 있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이렇게 중국 특유의 상황에서 가능한 거대한 스케일로 관객을 사로잡는 것이 또 다른 아이 웨이웨이 작품의 특징입니다. 한국 전시에는 이런 규모의 작품이 없어, 다소 아쉬울 수는 있겠습니다.저는 국립현대미술관 전시장에 놓인 작품을 보면서, 아이 웨이웨이는 예술을 아주 단순한 형태와 거대한 규모로 만들면서 이것을 자신의 사회 운동에 적절하게 활용하는 사회 운동가에 가깝다는 느낌을 받긴 했습니다.사실 예술로 사회를 변화시키려는 움직임은 ‘20세기 다빈치’로 불리는 독일 작가 요셉 보이스가 이미 더 심화된 형태로 보여준 바가 있기도 합니다.그럼에도 인간을 향한 애정과 용기는 느낄 수 있었습니다. 여러분도 아이 웨이웨이의 뜨거운 열정을 전시장에서 한 번 만나보시기 바랍니다.한 줄로 보는 전시아이 웨이웨이의 유머와 저항정신을 직접 만나다.추천지수(별 다섯 만점) ★★★전시 정보아이 웨이웨이 - 인간미래2021. 12. 11 ~ 2022. 4. 17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서울 종로구 삼청로 30)작품수 120여점‘영감 한 스푼’ 연재 안내※‘영감 한 스푼’은 국내 미술관 전시에서 볼 수 있는 다양한 창의성의 사례를 소개하는 뉴스레터입니다. 아래 링크로 구독 신청을 하시면 매주 금요일 아침 7시에 뉴스레터를 받아 보실 수 있습니다.▶영감 한 스푼 뉴스레터 구독 신청 링크김민 기자 kimmin@donga.com}

“우리와 함께 싸울 국가는 없어 보인다. 홀로 남겨져 나라를 지키고 있다.”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수도 키예프를 포위한 25일(현지 시간) 0시경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44)이 페이스북에 대국민 연설을 올렸다. 카키색 티셔츠를 입고 면도를 못 해 수척해진 얼굴의 그는 “오늘 유럽 27개 국가에 우크라이나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이 될 수 있느냐고 물었지만 답이 없었다”며 “우리는 스스로를 보호해야 한다”고 토로했다. 나토와 미국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첫날인 전일 이미 우크라이나 파병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침공 직후 자신이 해외로 도피했다는 소문을 의식한 듯 키예프 모처에 머물고 있다고 했다. 그는 “수집한 정보에 따르면 적국(敵國)이 나를 ‘제1표적’으로 삼고 있다. 국가 수장을 제거해 정치적으로 우크라이나를 점령할 계획”이라고 러시아를 규탄했다. 또 “우크라이나는 어느 때보다 동맹의 도움이 절실하며 대러 제재는 훨씬 강화되어야 한다”고 서방의 지원을 촉구했다. 그는 폴란드, 루마니아 등 나토 회원국인 동유럽 9개국이 2015년 창설한 안보협력체 ‘부쿠레슈티 나인’에도 군사 지원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크라이나와 마찬가지로 옛 소련의 압제 경험을 공유하는 이들이 도와야 이들 또한 러시아의 다음 목표가 되지 않는다는 논리다. 희극인과 배우로 활동하던 그는 평범한 교사가 반부패 활동을 통해 대통령에 오른다는 내용의 드라마 ‘국민의 종’에서 주인공을 맡아 스타가 됐다. 고질적 경제난과 부패에 지친 국민들은 드라마에서처럼 그가 국가를 살려낼 것으로 기대했고 정치 경험이 전무한 그에게 압도적 지지를 보내 2019년 대통령이 됐다. 그러나 정부 요직을 코미디 스튜디오 동료들로 채웠으며 이번 사태에서도 전시(戰時) 대통령에게 걸맞은 지도력을 보여주지는 못하고 있다는 평이 나온다.김민 기자 kimmin@donga.com}
우크라이나 북부 체르노빌 원자력발전소가 24일(현지 시간) 교전 끝에 러시아군 손에 넘어갔다. 1986년 4월 폭발 사고가 발생한 이 원전은 2000년 이후 모든 원자로 가동이 중단됐지만 여전히 방사성 물질이 잔존해 반경 30km까지 일반인 출입이 불가능하다. 이런 위험한 곳을 러시아가 장악함에 따라 국제사회의 불안도 고조되고 있다. 러시아가 침공 첫날 서둘러 체르노빌을 점령한 이유로 이곳을 장악해야 수도 키예프를 함락하기 쉽다는 점이 꼽힌다. 체르노빌은 친러 국가 벨라루스에서 키예프로 향하는 길목에 있다. 벨라루스-우크라이나 국경에서 약 16km, 키예프로부터 북쪽까지 불과 130km다. 잭 킨 전 미군 합참차장은 “군사적으로 특별한 곳은 아니지만 (국가 수장을 제압하는) ‘참수 작전’을 펼치기 위해 키예프로 향하는 지름길 위에 있다”고 평했다. 러시아가 전 세계에 핵의 위용을 과시하려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제기된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침공 직후 연설에서 “러시아는 여전히 최강의 핵국가이며 다수 최첨단 무기를 보유한 국가”라고 주장했다. 미 뉴욕타임스(NYT)는 이를 두고 핵전쟁을 위협한 것이나 다름없는 연설이었다고 평했다. 이에 우크라이나 대통령실은 “러시아군의 무차별 공격으로 원전 안전성이 우려된다. 이는 유럽 전체에 심각한 문제”라고 우려했다. 안톤 게라셴코 우크라이나 내무장관 고문도 “체르노빌 공격은 벨라루스는 물론이고 유럽연합(EU) 국가에도 방사능 먼지의 위험을 야기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다만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24일 성명을 내고 “현재까지 원전 관련 인명 피해와 파괴는 없었음을 확인했다. 다른 원전 또한 안전하게 운영 중이라고 우크라이나 당국이 밝혔다”고 공개했다. 김민 기자 kimmin@donga.com}

우크라이나 북부 체르노빌 원자력발전소가 24일(현지 시간) 교전 끝에 러시아군 손에 넘어갔다. 1986년 4월 폭발 사고가 발생한 이 원전은 2000년 이후 모든 원자로 가동이 중단됐지만 여전히 방사성 물질이 잔존해 반경 30㎞까지 일반인 출입이 불가능하다. 이런 위험한 곳을 러시아가 장악함에 따라 국제사회의 불안도 고조되고 있다. 러시아가 침공 첫날 서둘러 체르노빌을 점령한 이유로 이 곳을 장악해야 수도 키예프를 함락하기 쉽다는 점이 꼽힌다. 체르노빌은 친러 국가 벨라루스에서 키예프로 향하는 길목에 있다. 벨라루스-우크라이나 국경에서 약 16㎞, 키예프로부터 북쪽까지 불과 130㎞다. 잭 킨 전 미군 합참차장은 “군사적으로 특별한 곳은 아니지만 (국가 수장을 제압하는) ‘참수 작전’을 펼치기 위해 키예프로 향하는 지름길 위에 있다”고 평했다. 러시아가 전 세계에 핵의 위용을 과시하려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제기된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침공 직후 연설에서 “러시아는 여전히 최강의 핵국가이며 다수 최첨단 무기를 보유한 국가”라고 주장했다. 미 뉴욕타임스(NYT)는 이를 두고 핵전쟁을 위협한 것이나 다름없는 연설이었다고 평했다. 이에 우크라이나 대통령실은 “러시아군의 무차별 공격으로 원전 안전성이 우려된다. 이는 유럽 전체에 심각한 문제”라고 우려했다. 안톤 게라셴코 우크라이나 내무장관 고문도 “체르노빌 공격은 벨라루스는 물론 유럽연합(EU) 국가에도 방사능 먼지의 위험을 야기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다만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24일 성명을 내고 “현재까지 원전 관련 인명 피해와 파괴는 없었음을 확인했다. 다른 원전 또한 안전하게 운영 중이라고 우크라이나 당국이 밝혔다”고 공개했다. 체르노빌에서는 폭발 당시 방사능에 직간접적으로 노출된 9000명 이상이 숨지고 인근 생태계가 대거 파괴됐다. 방사성 물질에 노출돼 암에 걸려 숨진 사람을 포함하면 실제 사망자가 11만 명에 이른다는 통계도 있다.김민기자 kimmin@donga.com}

“우리와 함께 싸울 국가는 없어 보인다. 우리는 홀로 남겨져 나라를 지키고 있다.” 러시아 지상군이 우크라이나 수도 키예프를 포위한 25일(현지 시간) 자정.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대국민 영상 연설을 페이스북에 올렸다. 카키색 티셔츠를 입고 면도를 못해 수척한 얼굴의 젤렌스키 대통령은 “오늘 유럽 27개 국가에 직접 (우크라이나가)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회원이 될 수 있느냐고 물었지만 답이 없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크라이나는 스스로를 보호해야 한다. 우리는 러시아도, 어떤 것도 두렵지 않다”고 말했다.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는 전날 우크라이나 파병 계획이 없다고 밝혔고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도 우크라이나 파병은 검토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자신이 침공 직후 해외로 도피했다는 소문을 의식한 듯 “나는 키예프 정부 구역에 머물고 있다”며 “수집한 정보에 따르면 적국(敵國)이 나를 ‘제1표적’으로 삼고 있다. 러시아는 국가 수장을 제거해 정치적으로 우크라이나를 점령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전날 ‘우크라이나 현대사 최대 위기’에 직면한 코미디언 출신 젤렌스키 대통령이 ‘한번도 리허설해보지 못한’ 전시(戰時) 대통령 역을 수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2015년 드라마 ‘국민의 종’에서 반부패 캠페인으로 대통령이 되는 교사 역을 맡아 스타덤에 올랐고 그 여세로 2019년 대통령에 당선됐다. 하지만 정부 요직을 자신의 코미디스튜디오 출신으로 채워 위기 극복 능력에 대한 의구심을 자아냈다. 마리아 졸키나 우크라이나 정치평론가는 NYT에 “그는 러시아와 싸울 의지도 없었고, 전시 상황에 준비된 대통령도 아니었다”며 “다만 러시아군이 자신을 표적으로 삼았음을 알고는 그에 걸맞은 행동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김민 기자 kimmin@donga.com}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전면 침공한 24일(현지 시간) 우크라이나 수도 키예프에서는 겁에 질린 시민들의 ‘대탈출(엑소더스)’이 벌어졌다. 키예프에서 서부 중심 도시인 리비프로 향하는 도로에 차량들이 한꺼번에 밀려들어 옴짝달싹 못하는 행렬이 수십 km 이어졌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키예프 외곽에 거주하는 교민 장모 씨(44)는 이날 오전 5시 반경 두 차례 큰 폭발음을 듣고 잠에서 깼다. 장 씨는 본보 기자에게 보낸 문자메시지에서 “폭발음을 들으니 정말 대피해야 할 것 같아서 필요한 서류를 준비했다”며 “시내에 차량이 많다는 소식에 지금은 집 밖으로 못 나가고 있는데 교통 정체가 풀리는 대로 바로 서부로 이동할 계획”이라고 했다. 키예프에 살고 있는 김병범 선교사도 “사람들이 ‘이제는 진짜 전쟁이 났구나’라고 말한다. 너도나도 안전한 곳으로 피신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날 우크라이나 서부 접경에 있는 폴란드 국경검문소는 아침부터 대피하는 차량 행렬로 붐볐다. 이날 키예프에는 이른 아침부터 공습 사이렌 소리가 울려 퍼졌다.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개인 차량으로 피란을 가지 못하는 시민들이 아침부터 시외버스 정류장에 몰려들었고, 지하철역에도 여행가방을 끌고 이동하는 시민들이 많았다. 미국 CNN은 “공습 사이렌을 들은 사람들은 최대한 빠르게 러시아의 반대편인 서쪽으로 향했다”고 전했다. 러시아군의 포격을 받은 키예프나 공습경보가 울린 리비프 등 주요 도시 시민들은 도시 밖으로 대피하는 게 여의치 않자 임시 방공호 역할을 하는 지하철역으로 모여들었다. 하리코프, 오데사 등의 주유소와 은행 앞에는 장거리 이동에 대비해 연료와 현금을 확보하려는 시민들이 길게 줄지어 있었다. 시민들이 몰려와 마트에서 사재기를 하려 하자 경비원이 한 명씩 줄을 세워 입장시키기도 했다. 현지 교민들에 따르면 이날 은행에선 현금 인출이 되지 않고, 마트에서 카드 결제가 되지 않는 등 혼란도 발생했다. 이날 오전 6시경 푸틴 대통령의 군사작전 개시 연설 직후 키예프의 한 호텔에서 생방송으로 소식을 전하던 CNN 특파원은 갑작스러운 폭발음을 듣고 ‘PRESS(기자)’라고 적힌 방탄조끼를 황급히 꺼내 입기도 했다. 우크라이나 여자 유도 스타 다리야 빌로디드(21)는 이날 자신의 소셜미디어 계정을 통해 “오늘 난 키예프에서 폭발 소리를 들으며 새벽 6시에 눈을 떴다. 매우 불안하다”며 “러시아와 벨라루스는 왜 무고한 사람들의 삶을 짓밟는가. 전쟁을 중단하라”고 밝혔다. 청와대는 이날 하루 동안 두 차례의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를 열고 우크라이나 사태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했다. 주우크라이나 한국대사관은 “교민들과 비상 연락망을 갖춰 안전을 확인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 우크라이나에 남은 우리 교민은 64명이다. 이 중 36명이 철수 의사를 밝혔다. 외교부 당국자는 “폴란드나 루마니아 등 인접국으로 안전하게 대피할 수 있도록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린다 토머스그린필드 유엔 주재 미국대사는 23일 열린 유엔 총회에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시 최대 500만 명 규모의 피란민이 발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인근 유럽 국가들은 대규모 피란민 유입에 대비하고 있다. 우크라이나인 150만 명이 거주하는 폴란드는 “최대 100만 명의 난민 수용을 위한 조치를 취해 왔다”고 밝혔다. 접경 국가인 슬로바키아, 루마니아, 헝가리 역시 우크라이나 피란민 수용에 긍정적인 의사를 보였다.김수현 기자 newsoo@donga.com김민 기자 kimmin@donga.com염정원 기자 garden9335@donga.com}

※‘이번 주 미술계’는 한 주 간 눈 여겨 볼만한 미술 소식을 정리해드리는 코너로 매주 금요일 발송되는 뉴스레터 ‘영감 한 스푼’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영감 한 스푼’은 국내 미술관 전시에서 볼 수 있는 여러 가지 창의성의 사례를 소개하는 뉴스레터입니다. 아래 링크로 구독 신청을 하면 매주 금요일 아침 7시에 뉴스레터를 받아 보실 수 있습니다.▶영감 한 스푼 뉴스레터 구독 신청 링크https://page.stibee.com/subscriptions/151199○ LA 프리즈 아트페어에서 팔린 작품은?코로나로 취소됐던 LA 프리즈 아트페어가 2년만에 열렸습니다. 아트뉴스는 LA 프리즈에서 팔린 작품 일부를 소개했습니다.독일 게오르그 바젤리츠의 작품(왼쪽)은 타데우스 로팍 갤러리에서 150만 달러에 팔렸다고 합니다.데이비드 즈워너 갤러리는 앨리스 닐의 작품을 약 100만 달러에 팔았다고 밝혔고요, 자비에 위프켄스 갤러리는 토마스 하우즈아고(Thomas Houseago)의 작품이 35만 달러에 팔렸다고 공개했습니다. ○ 이중섭-김환기 작품도 NFT에 담는다지난해부터 뜨거운 이슈로 부상한 대체불가토큰(NFT)에 대해서 알아봅니다.최근 자본력과 커뮤니티를 갖춘 화랑과 미술관들도 유명 작가들과 함께 NFT 시장에 뛰어들고 있는데요.이제껏 NFT 미술 시장에서는 디지털 아트 작품이 대세였는데 어떻게 유명 작가들의 회화 작품이 NFT가 된다는 걸까요?https://www.donga.com/news/article/all/20220219/111903558/1○ 안창홍, 사비나미술관 ‘유령패션’전안창홍 작가가 에콰도르 ‘과야사민미술관’과 ‘인류의 예배당’에서 선보인 ‘유령패션’전의 귀국보고전을 사비나미술관에서 개최합니다.이 전시는 한국과 에콰도르 수교 60주년을 기념해 열린 전시로, 옷만 있고 사람은 없는 형태의 회화와 조각 작품을 선보입니다.사비나미술관에서 유령패션과 마스크 연작, 디지털 펜화 작품을 5월 29일까지 볼 수 있습니다.김민 기자 kimmin@donga.com}

미국 전기차업체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 창업주(51·사진)가 자신을 향해 소득세를 전혀 내지 않았다고 비판한 ‘월가 저승사자’ 엘리자베스 워런 민주당 상원의원(73)에게 맞섰다. 머스크는 20일(현지 시간) 트위터에 자신이 지난해 미 개인 납세자 중 역대 최다 세금을 냈다고 주장하며 “다음에 수도 워싱턴에 갈 일이 있으면 미 국세청(IRS)에 들러야겠다”고 했다. “그렇게 많은 세금을 냈으니 쿠키라도 한쪽 얻어먹을 수 있을 것”이라고 비꼬았다. 워런 의원은 최근 CNN 인터뷰에서 2018년 연방 소득세 자료를 인용하며 머스크를 비판했다. 워런 의원은 “세상에서 가장 부유한 사람 중 한 명인 머스크가 세금으로 얼마를 내는지 아느냐? 0원”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세계 최고 부호인 제프 베이조스 미 아마존 창업자 또한 세금을 거의 내지 않는다고 비판하며 자산이 아니라 소득에만 세금을 매기는 것을 악용한 사례라고 지적했다. 머스크는 지난해 주식매수청구권(스톡옵션)을 행사해 110억 달러(약 13조1175억 원)를 세금으로 납부해야 하는 상황이다. 미 경제매체 CNBC 방송 보도에 따르면 머스크는 이 세금 중 지난해 약 70억 달러를 납부했으며, 나머지는 올해 낼 예정이라고 밝혔다. 부유세 도입을 주장하는 워런 의원과 머스크는 과거에도 여러 차례 충돌했다. 미 시사주간지 타임이 지난해 12월에 머스크를 ‘올해의 인물’로 선정하자 워런 의원은 강하게 비판했다. 머스크 또한 워런 의원을 ‘앵그리 맘’(화난 엄마), ‘캐런’(백인 여성을 비하할 때 쓰는 말)이라고 조롱하는 글을 트위터에 올렸다.김민 기자 kimmin@donga.com}

세계 최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국인 미국의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 사망자 수가 델타 변이 사망자를 추월한 것으로 보인다고 뉴욕타임스(NYT)가 19일 보도했다. 오미크론 변이가 유행한 후의 확진자와 사망자가 델타 변이 확산세가 가장 심각했을 때의 확진자와 사망자 수보다 많다는 이유에서다. 오미크론 유행기의 코로나19 확진자와 사망자는 각각 델타 유행 때의 2.76배, 1.17배에 달한다. 오미크론 변이는 지난해 11월 24일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처음 보고됐다. 미 최초 감염자는 지난해 12월 1일 발생했고 곧바로 미 전역으로 퍼져 코로나19 우세종이 됐다. 지난해 11월 24일 이후 현재까지 미국의 신규 확진자는 3016만3600명, 사망자는 15만4750명이다. 반면 델타 변이 확산이 절정이었던 지난해 8월 1일∼10월 31일의 신규 감염자는 1091만7590명, 사망자는 13만2616명으로 오미크론 유행 때보다 적다. 델타 변이 때와 달리 오미크론 변이가 유행할 때 많은 사람이 가정용 검사 키트를 사용했기에 당국 집계에 포함되지 않은 확진자와 사망자는 더 많을 것으로 내다봤다. 일본에서도 연일 하루 약 8만 명의 신규 확진자가 발생해 의료 체계 붕괴 위험이 고조되고 있다. 19일 아사히신문은 도쿄도 내 26개의 긴급의료센터 중 최소 8곳이 신규 환자를 받는 것을 제한하거나 아예 받을 수 없는 상황이라고 보도했다. 하루 약 4만 명의 신규 확진자가 발생하고 있는 영국은 곧 확진자 자가 격리 규정을 폐지하는 등 대대적인 방역 완화에 나섰다. 이에 따라 감염자는 상점 및 대중교통 이용, 출퇴근에 제한을 받지 않는다. 영국 총리실은 19일 성명을 내고 “코로나19가 갑자기 사라지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바이러스와 함께 사는 법을 배워야 한다”고 이유를 설명했다.김민 기자 kimmin@donga.com}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96·사진)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다. 영국 왕실은 20일(현지 시간) 보도 자료를 내고 여왕이 코로나19에 걸렸으나 초기 감기 증상만 보여 이번 주 윈저 성에서 가벼운 업무를 이어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왕실은 보도 자료에서 “여왕은 치료를 받으며 필요한 가이드라인에 따라 조치를 받을 것”이라고 했다. 영국 BBC방송은 여왕이 백신 3차 접종까지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고 보도했다. BBC에 따르면 여왕은 8일 찰스 왕세자(74)와 윈저 성에서 만났다. 그 이틀 뒤인 10일 찰스 왕세자는 코로나19 판정을 받았다. 2020년 코로나19에 걸렸다가 나은 찰스 왕세자로서는 돌파감염이었다. 그의 아내 커밀라 콘월 공작부인(75)도 14일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지난해 10월 여왕은 왕립군단 출범 100주년 기념 미사에 지팡이를 짚고 나타난 데 이어 같은 달 20일에는 입원해 검진받은 뒤 다음 날 퇴원한 사실이 알려지며 건강 이상설이 돌기도 했다. 이후 약 3개월 동안 휴식 및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 확산을 이유로 공식 행사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다가 이달 5일 즉위 70주년 기념식에 지팡이를 짚지 않고 나타났다. 이날 여왕은 자신의 샌드링엄 별장에서 지역 봉사단체 대표, 여성단체 회원 등과 함께 케이크를 자르며 조촐한 기념식을 열었다.김민 기자 kimmin@donga.com}

세계 최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국인 미국의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 사망자 수가 델타 변이 사망자를 추월한 것으로 보인다고 뉴욕타임스(NYT)가 19일 보도했다. 오미크론 변이가 유행한 후의 확진자와 사망자가 델타 변이 확산세가 가장 심각했을 때의 확진자와 사망자 수보다 많다는 이유에서다. 오미크론 유행기의 코로나19 확진자와 사망자는 각각 델타 유행 때의 2.76배, 1.17배에 달한다. 오미크론 변이는 지난해 11월 24일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처음 보고됐다. 미 최초 감염자는 지난해 12월 1일 발생했고 곧바로 미 전역으로 퍼져 코로나19 우세종이 됐다. 지난해 11월 24일 이후 현재까지 미국의 신규 확진자는 3016만3600명, 사망자는 15만4750여 명이다. 반면 델타 변이 확산이 절정이었던 지난해 8월 1일~10월 31일의 신규 감염자는 1091만7590명, 사망자는 13만2616명으로 오미크론 유행 때보다 각각 2.76배, 1.17배 적다. 델타 변이 때와 달리 오미크론 변이가 유행할 때 많은 사람이 가정용 검사 키트를 사용했기에 당국 집계에 포함되지 않은 확진자와 사망자는 더 많을 것으로 내다봤다. 일본에서도 연일 하루 약 8만 명의 신규 확진자가 발생해 의료 체계 붕괴 위험이 고조되고 있다. 19일 아사히신문은 도쿄도 내 26개의 긴급의료센터 중 최소 8곳이 신규 환자를 받는 것을 제한하거나 아예 받을 수 없는 상황이라고 보도했다. 하루 약 4만 명의 신규 확진자가 발생하고 있는 영국은 곧 확진자 자가격리 규정을 폐지하는 등 대대적인 방역 완화에 나섰다. 이에 따라 감염자는 상점 및 대중교통 이용, 출퇴근에 제한을 받지 않는다. 영국 총리실은 19일 성명을 내고 “코로나19가 갑자기 사라지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바이러스와 함께 사는 법을 배워야 한다”고 이유를 설명했다.김민 기자 kimmin@donga.com}

여러분 안녕하세요, 김민 기자입니다.오늘 소개해드릴 전시는 모처럼 아주 먼 시간과 공간으로 떠날 수 있는 내용입니다.2회에서 소개한 테이트미술관 ‘빛’ 전시가 200년 전 영국으로 떠났다면, 이번엔 500년 전 러시아로 떠나보려고 하는데요.이 전시는 지난해 11월부터 시작했는데, 저는 최근에 듣고 뒤늦게 관람을 하게 되었습니다.바로 서울 서소문성지 역사박물관에서 열리고 있는 ‘러시아 이콘: 어둠을 밝히는 빛’전입니다.제목에서 알 수 있듯 러시아 종교화를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종교화에는 전문가만이 알아볼 수 있는 종교의 교리적 맥락이나 도상이 있습니다. 그래서 제가 종교화 전문가가 아니기 때문에 이번 전시를 소개해도 되나 고민이 있었는데요.개인적으로는 현장에서 도상이나 종교의 맥락을 떠나서도 느낄 수 있는 흥미로운 부분이 많았습니다.따라서 오늘은 종교화에 관한 전문적인 내용보다는, 그림으로 봤을 때 보이는 이야기에 대해 소개해드리겠습니다.영감 한 스푼 미리 보기: 종교화에서 보이는 인간의 열망러시아 이콘: 어둠을 밝히는 빛1. 종교화를 볼 때 일반적으로는 교리적 내용을 통해 그림을 파악한다.2. 그러나 그 교리적인 내용을 어떻게 표현했는지 시대에 따라 다른 모습을 보면 신이 아닌 인간의 열망들이 보인다.3. 러시아 이콘을 통해서도 그 시대 사람들이 어떤 것을 아름답다 여겼고 무엇을 갈망했는지 느껴볼 수 있다.○ 글을 대신한 전달 매체우선 전시가 열리고 있는 서울 서소문성지 역사박물관은 한국 천주교의 순교 성지에 2019년 조성돼 순교 역사를 소개하는 곳입니다.이곳에서 러시아 모스크바에 있는 러시아이콘박물관과 협력해 러시아 정교회의 15~19세기 유물 80점이 한국을 찾았습니다.전시장에서 볼 수 있는 ‘이콘’(Icon)은 신이나 성인의 모습, 성서에 등장하는 이야기를 묘사한 그림을 말하는데요.흥미로운 것은 묘사의 목적입니다. 비잔틴 신학에서는 이콘을 보고 묵상을 하면 신이나 성인과 직접 닿을 수 있다고 봤다고 합니다.즉 이콘은 신이라는 보이지 않는 존재를 믿을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매개였던 것이지요.여기에 글을 읽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성서의 내용을 전달해주는 역할을 했습니다.스트로가노프 공방에서 만들어진 ‘손으로 만들지 않은 구세주의 역사’가 바로 이런 글을 대신한 전달 매체의 역할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습니다.이렇게 그림책 속의 삽화처럼 이야기를 전달하는 그림이 여러 장면에 걸쳐 엮여있습니다.사찰에 가면 벽에 그려져 있는 그림을 연상케도 하는데요. 이 그림을 두고 글을 읽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성경 속 내용이나 교리를 설명해주었겠지요.이콘을 이해하기 위해 이 그림 속 이야기를 좀 더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손으로 만들지 않은 구세주“에데싸(Edessa, 시리아와 터키 국경 근처 도시)의 군주 아브가르가 병에 걸렸다. 병을 고치고 싶었던 그는 예수가 보고 싶었고, 화가를 보내 예수의 추상을 그리게 했다.그러나 화가는 예수의 얼굴에서 눈부신 광채가 빛나 그릴 수 없었다. 그 모습을 본 예수가 자신의 얼굴을 아마포 천에 닦아 건네 주었다.신하에게 받은 천을 펼쳐보니 예수의 얼굴이 천에 새겨져 있었고 그것을 본 군주 아브가르는 씻은 듯이 병이 나았다.”위 내용이 바로 앞서 살펴 본 작품의 이야기입니다. 즉 천 위에 예수의 얼굴이 저절로 나타난 ‘기적’에 대한 내용이지요.이 기적을 다룬 이콘은 러시아 지역에서 크게 유행한 것으로 보입니다.전시장 입구에서도 이 ‘손으로 만들지 않은 구세주’를 볼 수 있었습니다.위의 이야기를 통해 이 그림의 의미를 짐작한다면. 예수가 얼굴을 닦은 천에서 저절로 생겨난 그림을 모방한 버전이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그러면 왜 500년 전 사람들은 이 그림을 그리고 교회에 걸었던 걸까요?첫 번째는 글로 이야기를 전할 수 없었기 때문일 것이고,두 번째는 백마디 말보다 눈으로 직접 보게 하는 것이 더 설득력이 있었기 때문일 것입니다.즉 그냥 ‘예수가 얼굴을 닦은 천에서 저절로 얼굴이 나타났다’고 말로만 설명하는 것보다, ‘이런 모양이었다더라’며 그림을 함께 보여준 것이죠.그래서 저는 이콘을 ‘믿음을 위한 그림’이라는 관점에서 감상했고, 이런 차원에서 보니 사람들의 이야기가 보였습니다.우선 ‘손으로 만들지 않은 구세주’를 자세히 보겠습니다.이렇게 자세히 보면 예수의 얼굴만 있는 것이 아니라 그 주변을 장식하는 무늬가 새겨져 있습니다. 이곳에 화려하게 채색이 되었을 거라고 상상해볼 수 있겠지요.조금만 더 상상력을 발휘해서 500년 전 러시아로 가본다면. 당시 일반인은 물감도 접하기 어려웠던 시절입니다.이 때 반짝이는 황금색과 화려한 색채로 가득한 예수의 얼굴은 사람들의 눈에 어떻게 보였을까요? 선망의 대상이었을 거라고 저는 생각이 됩니다.누구나 쉽게 가질 수 없는 화려하고 아름다운 그림을 보고, 사람들은 ‘정말 예수의 기적이 일어났겠구나’라고 믿게 된 것 아닐까요.다른 이콘들에서도 이런 화려하고 섬세한 표현을 쉽게 찾을 수 있었습니다.대천사 미카엘을 묘사한 이콘인데요. 어떤가요? 현실에서는 꽃이 아니면 쉽게 볼 수 없는 붉은색과 황금색의 조화가 무척 화려합니다.또 미카엘이 입은 옷도 이런 관점에서 생각해보면 달리 보입니다. 성경에 나오는 미카엘의 옷은 저런 모습이 아니었을 것입니다.오히려 1700년 경 러시아 볼가 지역에 살던 사람들이 가장 아름답다고 생각한 복장일 가능성이 크죠.황금실을 레이스처럼 엮고 그 안에 또 식물 덩쿨 무늬 자수를 복잡하게 놓은 옷. 소매와 끝단에는 온갖 보석이 박혀있는 옷. 그리고 어깨에 걸친 붉은 망토. 어떤가요? 전 이 그림을 보며 300년 전 럭셔리 브랜드 화보가 있다면 이런 모습이 아닐까. 생각이 들었답니다.실제로 구찌(GUCCI)의 디자이너 알레산드로 미켈레는 중세 시대 종교화나 고대 예술에서 영감을 얻기도 하죠. 그 또한 과거 예술의 국가나 종교의 맥락을 제거하고, 그것을 향했던 사람들의 열망을 활용하고 있다고 생각이 됩니다.○ 허약한 믿음을 단단하게 붙잡으려한 사람들의 흔적을 만나다이렇게 화려한 장식이 가득한 이콘을 보다보면, 믿음을 만들기 위해 얼마나 많은 노력이 필요한지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게 됩니다.이웃을 사랑하면 복이 온다는 믿음.간절한 바람과 노력은 끝내 결실을 맺는다는 믿음.오랜 시간을 두고 보면 결국은 선함이 악함을 이긴다는 믿음.이러한 믿음은 사실 종교적인 이유를 떠나서 좋은 삶을 살고 싶어하는 누구에게나 필요한 것입니다.그러나 그것은 눈에 보이지 않고, 때로는 오랜 시간이 걸리며 배신을 당하기도 하기에 지키기 어려운 믿음이기도 합니다.저는 수백년 전 사람들이 만들어낸 이콘을 보며, 종교적인 내용을 표현한 사람들의 흔적.즉 한 순간에도 뒤집어질 수 있는 허약한 믿음을 단단하게 붙잡으려 노력한 사람들의 흔적이 아름답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허약한 믿음을 붙잡으려 노력하는 이유엔 여러가지가 있었을 것입니다. 오래 살고 싶은 욕망, 고통받고 싶지 않은 마음, 부귀 영화를 누리고 싶은 욕심도 있었겠죠.그런가 하면 새로 태어난 아이가 건강히 살기를 바라는 마음, 사랑하는 사람들이 고통받지 않길 기원하는 따뜻한 마음도 있었을 것입니다.그런 마음의 옳고 그름을 떠나, 종교의 교리를 그대로 받아들여 그림의 내용을 해석하기에 급급하지 않고,수백년 전 사람들도 지금의 우리와 비슷한 것을 꿈꾸고 욕망했다는 것을 들여다볼 수 있다면.알렉산드로 미켈레가 그랬던 것처럼 새로운 영감을 얻을 수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고맙게도 이 전시는 무료로 열리고 있습니다(!)수백년 전 러시아 사람들의 열망을 읽어보고 새로운 아이디어를 얻어 보세요.한 줄로 보는 전시조금은 낯선 나라 러시아 사람들의 마음 깊은 곳에 있는 과거의 욕망을 읽어본다추천지수(별 다섯 만점) ★★★☆전시 정보러시아 이콘: 어둠을 밝히는 빛2021. 11. 25 ~ 2022. 2. 27서소문성지역사박물관(서울 중구 칠패로 5)작품수 80여 점‘영감 한 스푼’ 연재 안내※‘영감 한 스푼’은 국내 미술관 전시에서 볼 수 있는 다양한 창의성의 사례를 소개하는 뉴스레터입니다. 아래 링크로 구독 신청을 하시면 매주 금요일 아침 7시에 뉴스레터를 받아 보실 수 있습니다.▶영감 한 스푼 뉴스레터 구독 신청 링크https://page.stibee.com/subscriptions/151199김민기자 kimmin@donga.com}

※‘이번 주 미술계’는 한 주 간 눈 여겨 볼만한 미술 소식을 정리해드리는 코너로 매주 금요일 발송되는 뉴스레터 ‘영감 한 스푼’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영감 한 스푼’은 국내 미술관 전시에서 볼 수 있는 여러 가지 창의성의 사례를 소개하는 뉴스레터입니다. 아래 링크로 구독 신청을 하면 매주 금요일 아침 7시에 뉴스레터를 받아 보실 수 있습니다.▶영감 한 스푼 뉴스레터 구독 신청 링크https://page.stibee.com/subscriptions/151199○ NFT 컬렉터들, 이젠 진짜 그림 찾는다뉴욕타임스가 15일 NFT 작품을 소장한 컬렉터들이 이제는 실물 컬렉션에 관심을 갖기 시작하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그 예로 3000개 NFT를 소장한 중국의 29세 테크 기업 경영가 펠릭스 수 씨는 이제 피카소 같은 블루칩 작가는 물론 현대미술가의 회화, 조각, 설치 작품에 관심을 갖게 됐다고 하는데요.가상화폐 플랫폼 TRON의 설립자 저스틴 선 또한 지난해 2000억 달러 피카소 그림과 7840억 달러 자코메티를 경매에서 낙찰 받았습니다.남들보다 빨리 메타버스에 뛰어든 사람들이 이제는 손에 잡히는 무언가를 갖고 싶은 마음이 생긴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영국 헤이워드갤러리, 루이스 부르주아 대규모 회고전 개최영국의 공공미술관인 헤이워드 갤러리에서 루이스 부르주아의 대규모 회고전이 개막했습니다.영감한스푼 3회에서 만났던 부르주아의 말년까지 20년 간 작품 세계를 돌아보는 전시인데요. 옵서버 지의 비평가 레이첼 쿡은 ‘작가의 삶을 몰래 훔쳐보는 듯한 경험이 그녀와 우리를 더 가깝게 해준다’며 별 다섯개를 주었습니다.○ 코끼리가 벗어놓은 짚신…홍영인 개인전서울 종로구 PKM갤러리에서 열린 홍영인 작가(50)의 개인전 ‘위 웨어(We Where)’가 열립니다.홍영인은 이번 전시에서 신작 8점을 포함해 총 26점의 설치미술 작품을 선보입니다. 주제는 공동체 복원과 자연과의 공존.작가는 “서로를 배척하는 수직적 사회가 아닌 다양한 주체가 공생하는 수평적 공동체를 꿈꾼다 ”고 말했습니다https://www.donga.com/news/article/all/20220216/111819367/1김민 기자 kimmin@donga.com}

러시아 지원을 받는 분리주의 반군 세력과 우크라이나 정부군이 2014년부터 분쟁 중인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에서 17일(현지 시간) 새벽 벌어진 ‘공격’에 대한 진실 공방이 일촉즉발의 우크라이나 위기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특히 돈바스 지역은 미국 등 서방에서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침공 핑곗거리를 만들어낼 곳으로 꼽아 왔다. 러시아는 15일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을 비롯해 의회, 고위 외교관 등이 잇따라 돈바스 관련 발언을 쏟아내 서방의 의구심을 자아냈다. 옌스 스톨텐베르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사무총장은 17일 돈바스 공격에 대한 질문에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공격 구실을 준비하는 것 같아 우려된다”고 말했다. 영국 리즈 트러스 외교장관도 트위터에 “돈바스의 비정상적 군사활동은 침공을 위한 날조이며 러시아의 계획 아래 이뤄진 것”이라고 올렸다.○ 반군-우크라군 “우리가 공격 받았다” 돈바스 지역 반군 세력이 루간스크와 도네츠크에서 각각 수립한 자칭 루간스크인민공화국(LPR)과 도네츠크인민공화국(DPR)은 17일 각각 성명을 내고 우크라이나 정부군이 이날 2시간에 걸쳐 자신들이 장악한 지역 9개 마을을 120mm, 82mm 박격포, 유탄발사기 등 민스크 협정이 철수시키기로 한 중화기로 먼저 공격했다고 주장했다. 마을 지명과 공격 부대까지 공개한 반군 측은 “민간인을 보호하고 적을 억제하기 위해 반격할 수밖에 없었다”고 밝혔다. 러시아 스푸트니크통신에 따르면 DPR 민병대 대변인은 “우크라이나군이 도네츠크 동부 아조프해 연안 포위를 위해 상륙작전을 계획했다는 첩보를 들었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정면으로 반박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에 “이번 친러 반군의 공격, 특히 유치원 공격은 큰 도발”이라고 밝혔다. 우크라이나 국방부는 “반군이 122mm 중포 32발을 발사했는데 루간스크 지역 유치원 건물 벽에 한 발이 맞아 교사와 아이들이 대피했고 직원 3명이 다쳤다”며 구멍 뚫린 유치원 건물 사진과 내부 동영상을 홈페이지에 올렸다. 우크라이나군도 “반군은 (돈바스 휴전협정인) 민스크 협정이 금지한 무기로 먼저 포격했지만 대응 발포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칼 빌트 전 스웨덴 총리는 이날 “중화기(heavy artillery)가 사용됐다면 러시아의 직접 지시에 의한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러시아의 ‘가짜 깃발’ 작전 의혹 이번 사태는 러시아가 15일부터 우크라이나 국경 지대와 크림반도에서 훈련 중이던 러시아군 일부를 원주둔지로 철수시켰다고 발표한 뒤에 벌어져 배경을 놓고 의문이 커지고 있다. 이른바 ‘침공 디데이’ 16일이 지나갔고 젤렌스키 대통령이 도네츠크를 방문해 군 관계자들과 만난 이튿날 우크라이나 정부군이 굳이 친러 반군을 공격해 무력 충돌의 명분을 제공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미국과 서방 정보당국은 러시아가 침공을 정당화하기 위해 자작극을 벌이는 ‘가짜 깃발(false flag)’ 작전을 기획하고 있다고 말해왔다. 16일 미국 정부 고위 관료도 “침공을 정당화하기 위해 언제라도 돈바스에서 거짓 핑계를 띄울 수 있다”고 했다. 앞서 푸틴 대통령은 15일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와의 회담에서 “돈바스에서 친러파 ‘집단 학살’이 일어나고 있다”고 주장했다. 러시아 하원인 국가두마는 푸틴 대통령에게 LPR와 DPR 독립을 승인해 달라고 요청하는 결의안을 통과시켰다. 파리=김윤종 특파원 zozo@donga.com김민 기자 kimm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