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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중앙은행(ECB)이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인상하는 ‘빅스텝’을 단행했다. 21일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 등에 따르면 ECB는 이날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통화정책회의를 열고 금리를 0%에서 0.50%로 올리기로 결정했다. ECB가 금리를 인상한 것은 2011년 7월 이후 11년 만에 처음이다. ECB는 “물가 상승 수준이 예상보다 더 높은 상황”이라며 “지난 회의에서 시사했던 것보다 더 큰 폭의 금리 인상을 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ECB는 6월 통화정책회의에서 7월에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하는 방침을 예고했는데 실제 인상 폭은 이보다 컸다. ECB의 이번 결정에는 유로존 물가 상승과 유로화 가치 하락 등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6월 유로존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은 8.6%로 40여 년 만에 최고치를 보였다. 달러화 대비 유로화 가치도 급격히 하락해 한때 1유로 가격이 0.999달러까지 내려가면서 20여 년 만에 처음으로 패리티(parity·등가)를 밑돌기도 했다. 영국중앙은행(BOE)도 다음 달 회의에서 ‘빅스텝’을 고려하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은 전했다. 미국에선 주요 기업들이 경기 침체에 대비해 고용을 줄이고 있다. 자동차 기업 포드가 감원을 추진하고, 이미 1000명 이상 감원했던 마이크로소프트(MS)는 신규 채용도 줄이기로 했다. 감원 계획을 밝혔던 테슬라는 보유한 비트코인의 75%를 팔아 현금 보유량을 늘리고 있다. 20일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포드는 4000∼8000명 감원을 준비하고 있다. 내연기관차량 사업부 사무직이 주요 감원 대상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10월 취임한 제임스 팔리 포드 최고경영자(CEO)는 2026년까지 비용 30억 달러를 줄여 전기차 전환을 위한 투자금을 마련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또 임직원 18만 명의 1% 안팎을 감원한 MS는 신규 채용 규모를 축소한다고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지난달 직원 200여 명을 줄인 테슬라는 보유하던 비트코인의 75%를 팔아 현금 9억3600만 달러(약 1조2300억 원)를 확보했다고 밝혔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는 이날 콘퍼런스콜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중국의 봉쇄 정책이 불확실성을 키워 현금 보유량을 늘릴 필요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번 매각이 비트코인의 미래에 대한 최종 판단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날 발표한 테슬라의 올 2분기(4∼6월) 매출은 약 169억3400만 달러(약 22조2175억 원)로 전년 동기 대비 42% 증가했다. 순익은 22억5900만 달러(약 2조9700억 원)로 지난해 동기보다 98% 급증했다. 영업이익은 88% 늘어난 24억6400만 달러(약 3조2300억 원)를 기록했다. 다만 인플레이션과 ‘슈퍼 달러’의 영향으로 순익은 올 1분기(1∼3월·33억 달러)보다는 감소했다. WSJ는 “테슬라의 기록적 이익 질주가 멈췄다”고 평가했다.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김민 기자 kimmin@donga.com}

유럽중앙은행(ECB)이 11년 만에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인상하는 ‘빅스텝’을 단행했다. 21일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 등에 따르면 ECB는 이날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통화정책회의를 열고 금리를 0%에서 0.50%로 올리기로 결정했다. ECB가 금리를 인상한 것은 2011년 7월 이후 처음이다. ECB는 “물가 상승 수준이 예상보다 더 높은 상황”이라며 “지난 회의에서 시사했던 것보다 더 큰 폭의 금리 인상을 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ECB는 6월 통화정책회의에서 7월에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하는 방침을 예고했는데 실제 인상 폭을 이 보다 컸다. ECB의 이번 결정에는 유로존 물가 상승과 유로화 가치 하락 등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6월 유로존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은 8.6%로 40여 년 만에 최고치를 보였다. 달러화 대비 유로화 가치도 급격히 하락해 한 때 1유로 가격이 0.999달러까지 내려가면서 20여 년 만에 처음으로 패러티(parity·등가)를 밑돌기도 했다. 영국중앙은행(BOE)도 다음달 회의에서 ‘빅스텝’을 고려하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은 전했다. 미국에선 주요 기업들이 경기 침체에 대비해 고용을 줄이고 있다. 자동차 기업 포드가 감원을 추진하고, 이미 1000명 이상 감원했던 마이크로소프트(MS)는 신규 채용도 줄이기로 했다. 감원 계획을 밝혔던 테슬라는 보유한 비트코인의 75%를 팔아 현금 보유량을 늘리고 있다. 20일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포드는 4000~8000명 감원을 준비하고 있다. 내연기관차량 사업부 사무직이 주요 감원 대상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10월 취임한 제임스 팔리 포드 최고경영자(CEO)는 2026년까지 비용 30억 달러를 줄여 전기차 전환을 위한 투자금을 마련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또 임직원 18만 명의 1% 안팎을 감원한 MS는 신규 채용 규모를 축소한다고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지난달 직원 200여 명을 줄인 테슬라는 보유하던 비트코인의 75%를 팔아 현금 9억3600만 달러(약 1조2300억 원)를 확보했다고 밝혔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는 이날 콘퍼런스콜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중국의 봉쇄 정책이 불확실성을 키워 현금 보유량을 늘릴 필요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번 매각이 비트코인의 미래에 대한 최종 판결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날 발표한 테슬라의 올 2분기(4~6월) 매출은 약 169억3400만 달러(22조2175억 원)로 전년 동기 대비 42% 증가했다. 순익은 22억5900만 달러(2조9700억 원)로 지난해 동기보다 98% 급증했다. 영업이익은 88% 늘어난 24억6400만 달러(3조2300억 원)를 기록했다. 다만 인플레이션과 ‘슈퍼 달러’의 영향으로 순익은 올 1분기(1~3월·33억 달러)보다는 감소했다. WSJ는 “테슬라의 기록적 이익 질주가 멈췄다”고 평가했다. 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김민 기자 kimmin@donga.com}

20년 만에 ‘1달러=1유로’ 현상이 이어지면서 유럽 이주를 계획하는 미국인이 급증하고 있다고 20일(현지시간) 불름버그가 보도했다. 부동산업체 소더비의 올해 1분기 이탈리아 중개수수료 매출 중 미국인이 차지하는 비중은 12%로 전년 5%에서 대폭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리스 주택 중개 의뢰도 전년 대비 40% 가량 늘었다. 그간 은퇴한 자산가 고급 유럽 주택을 찾았다면 최근엔 젊은 세대가 가격대가 낮은 유럽 시골집을 찾는 것이 달라진 트렌드다. 가장 큰 이유는 젊은 층이 감당하기 어려운 집값이다. 미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를 높이며 미 부동상 경기가 식어갈 조짐을 보이고 있지만 여전히 미국 집값은 오름세다. 이날 미 부동산중개인협회(NAR)는 6월 미국 주택 중간값이 41만6000달러(5억4600만 원)로 전년 대비 13.4% 올라 1999년 관련 통계 작성이 시작된 이래 가장 높았다고 밝혔다. 반면 포르투갈, 스페인, 그리스, 이탈리아 등 남부 유럽 교외 주택은 최근 환율 효과까지 더해져 구매 여건이 좋아졌다. 실제로 블룸버그에 따르면 미국 조지아주 애틀란타에 살던 스테파니 싱클레어(40) 씨는 통장에 있는 30만 달러(3억9300만 원)으로 애틀란타에서 살만한 집을 찾지 못했다. 반면 이탈리아 시실리아 섬에서는 아들과 살만한 288㎡(87평) 규모 집을 6만 달러(7900만 원)에 샀다. 사업을 하는 그는 재택근무로 이탈리아에 머무를 계획이다. 그는 블룸버그에 “미국 집값이 그렇게까지 오르지 않았다면 이탈리아는 들여다볼 생각도 못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스페인과 포루투갈은 35만~50만 유로를 투자하면 거주 비자를 내어주기 때문에 미국인 이민 비중이 늘고 있는 곳으로 꼽힌다. 지난해 포루투갈의 미국인 거주민은 전년대비 45% 늘었다. 불름버그는 “비대면 근무로 미국인의 거주지 선택권이 늘어난 데다 미국 내 총격사건 증가, 정치 갈등 격화한 점도 미국인의 유럽 이민 트렌드에 한 몫 했다”고 분석했다.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

엘런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인플레이션이 올해 말 완화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머스크 CEO는 20일(현지시간) 2분기 컨퍼런스콜에서 “최근 리튬을 제외하고는 원자재 값 상승세가 둔화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다만 그는 “내 말을 걸러 들어 달라. 경제 ‘예언’은 오류투성이다”라고 덧붙였다. 세계 자동차 시총 1위 테슬라는 이날 2분기 매출이 약 169억3400만 달러(22조2175억 원)로 전년 동기 대비 42% 증가하는 등 어려운 상황 속에서 선방했다고 밝혔다. 총이익은 42억3400만 달러(5조5550억 원)로 전년 대비 47% 증가했다. 다만 인플레이션과 중국 봉쇄 영향으로 전동기(55억 달러)와 비교해 소폭 감소했다. 테슬라가 전동기 대비 이익이 감소한 것은 2020년 말 이래 처음이다. 테슬라는 이날 보유 비트코인의 75%를 2분기에 매각해 9억3600만 달러(약1조2280억원)어치 현금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머스크 CEO는 비트코인 대량 매각 이유를 꼭 밝혀야 한다면서 “중국 코로나 봉쇄가 언제까지 갈지 몰라 불확실성이 커졌기에 현금 보유량을 늘릴 필요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기회가 되면 다시 비트코인 보유량을 늘릴 것이다. 이번 대량 매각이 비트코인 미래에 대한 최종 판결이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테슬라는 상하이(연간 75만 대), 베를린(25만 대), 오스틴(25만 대), 퍼몬트(55만 대) 등 공장 생산량을 극대화해 늘고 있는 전기차 수요에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

1000조 원에 육박하는 자금을 운용하는 글로벌 펀드매니저 80%가 미국 최대 은행인 뱅크오브아메리카 설문조사에서 경기 전망을 어둡게 본다고 답했다. 이에 따라 투자심리가 바닥을 쳐 이들의 주식 보유량이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2008년 이후 최저치로 나타났다고 미 포천지가 설문조사를 근거로 보도했다. 미국 물가상승률이 41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며 9%를 돌파했고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유럽 에너지 위기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는 점이 원인으로 꼽혔다. 달러 가치가 초강세를 보이는 ‘슈퍼 달러’ 현상으로 미국 물가가 다소 안정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지만 각국 통화 가치 급락으로 한국을 비롯한 다른 국가들의 인플레이션이 장기화될 것이란 우려도 커지고 있다.○ “투자자들 주식 보유량 금융위기 이후 최저”미 포천지는 19일(현지 시간) 뱅크오브아메리카가 글로벌 펀드매니저 259명을 설문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약 80%가 내년 경제성장률이 악화될 것이라고 응답했다고 보도했다. 1995년 이 은행이 설문조사를 시작한 이래 가장 높은 수치다. 설문 대상은 약 7220억 달러(약 945조 원)를 운용하며 시장에 미치는 영향력이 큰 글로벌 투자자들이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경기 전망은 역대 조사 중 가장 어두웠고, 경기침체 전망은 2020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대유행(팬데믹) 확산 이후 가장 높았다”며 “시장 투자심리가 바닥에 내려앉은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투자자들은 인플레이션(33%)을 현 경제 상황에 대한 가장 큰 우려로 꼽았다. 경기침체 위험(25%)이 뒤를 이었다. 특히 투자자들은 위험 자산에서 발을 빼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주식 등 비교적 위험한 자산 비중을 줄였다고 답한 비율이 58%로 2008년 금융위기 때보다 높았다고 포천은 전했다. 이들이 주식에서 돈을 빼 안전자산인 현금으로 이동하는 경향도 강해졌다. 이 투자자들의 현금보유량이 6%를 넘어 21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슈퍼 달러 탓 각국 원유 값 안 내려간다”한때 배럴당 120달러를 돌파했던 국제유가가 100달러 안팎에 안착하며 인플레이션이 다소 꺾이는 징후가 감지되고 있지만 ‘슈퍼 달러’로 인한 달러 대비 환율 상승효과 때문에 미국 외 국가들의 인플레이션이 더욱 길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에 비싼 원자재는 나머지 국가에 더욱 비싸진다”며 “달러 가치 상승이 미국 인플레이션을 완화하는 데 도움을 주는 반면에 나머지 국가 물가상승률에는 악영향을 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 본보가 지난해 말 대비 이달 19일 기준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의 최근 월물 가격 상승률을 비교한 결과 유가가 달러 기준으로 38% 오를 때 원화 기준으로 52% 올랐다. 엔화로 보면 66% 상승했다. WSJ는 영국 북해산 브렌트유가 달러 기준으로 59% 올랐을 때 위안화로는 66%, 엔화로는 88% 상승했다고 보도했다. 이 때문에 현재 미국 내 휘발유 값은 정점이던 6월 중순에 비해 약 10% 내렸지만 영국은 1%, 유럽 전체로는 4%만 하락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원유 거래는 달러로 이뤄지기 때문에 달러 가치 상승을 감안하면 유가가 하락해도 유럽에선 천천히 반영될 수밖에 없다”고 보도했다. 이에 따라 수입 원자재 의존도가 큰 일부 국가는 수요를 줄이려 애쓰고 있다. WSJ는 “달러 가치 상승으로 커피 수입가격이 비싸지자 아르헨티나는 커피 수입을 확 줄여 커피 부족 사태가 우려되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 외 국가들이 수입물가 상승으로 수요를 줄이면 경기 침체를 앞당겨 더욱 달러 가치를 높이는 악순환이 벌어질 수 있다. 존 투렉 JST 어드바이저 창립자는 블룸버그에 “달러 가치가 상승하면 글로벌 투자가 위축되고, 성장이 둔화돼 다시 안전자산인 달러 강세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반복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

올해 2분기(4~6월)에만 약 100만 명이 넷플릭스 구독을 취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 침체 우려에 소비자들이 스트리밍 서비스 구독 비용을 대폭 줄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세계 최대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OTT) 업체 넷플릭스는 19일(현지 시간) 2분기 실적을 발표하며 구독자 97만 명이 구독을 끊어 1, 2분기 연속 가입자가 감소했다고 밝혔다. 다만 200만 명이 구독을 취소할 것이라는 당초 예측보다 절반가량만 줄어 넷플릭스 주가는 5.61% 반등했다. 리드 헤이팅스 넷플릭스 최고경영자(CEO)는 “고객 100만 명을 잃고도 ‘성공적’이라고 불러야 하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1분기에는 약 20만 명을 구독을 중지했다. 예상보다 선방은 했지만 넷플릭스 가입자 감소는 소비자가 OTT 가입 및 구독 비용을 줄이는 추세를 반영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 41년 만에 최악의 인플레이션을 기록 중인 미국 등 북미 시장에서 130만 명이, 에너지 위기와 폭염에 시달리는 유럽에서 77만 명이 넷플릭스를 떠났다. 구독자가 증가한 다른 지역을 합치면 전 세계에서 올해 약 120만 명이 구독을 끊었다. 영국 시장조사업체 칸타르에 따르면 올 2분기 영국에서 166만 명이 OTT 가입을 취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30%는 ‘에너지 가격 상승 등으로 지출을 줄이기 위해서’라고 이유를 말했다. BBC는 “24세 이하에서 OTT 구독 취소율이 높았다”며 “이들은 더 짧고 공짜인 온라인 동영상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전했다. 소비자가 허리띠를 졸라매면서 넷플릭스는 마이크로소프트(MS)와 손잡고 광고를 붙이되 가입비를 낮추는 프로그램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미 CNBC방송은 “OTT를 여러 개 가입했던 소비자들이 하나씩 줄여가고 있다”며 “업계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

1000조 원에 육박하는 자금을 운용하는 글로벌 펀드 매니저 80%가 미국 최대 은행인 뱅크오브아메리카 설문조사에서 경기 전망을 어둡게 본다고 답했다. 이에 따라 투자심리가 바닥을 쳐 이들의 주식 보유량이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2008년 이후 최저지로 나타났다고 미 포춘지가 설문조사를 근거로 보도했다. 미국 물가상승률이 41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며 9%를 돌파했고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유럽 에너지 위기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는 점이 원인으로 꼽혔다. 달러 가치가 초강세를 보이는 ‘슈퍼 달러’ 현상으로 미국 물가가 다소 안정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지만 각국 통화 가치 급락으로 한국을 비롯한 다른 국가들의 인플레이션이 장기화 될 것이란 우려도 커지고 있다. ● “투자자들 주식보유량 금융위기 이후 최저”미 포춘지는 19일(현지 시간) 뱅크오브아메리카가 글로벌 펀드매니저 259명을 설문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약 80%가 내년 경제성장률이 악화될 것이라고 응답했다고 보도했다. 1995년 이 은행이 설문조사를 시작한 이래 가장 높은 수치다. 설문 대상은 약 7220억 달러(945조 원)를 운용하며 시장에 미치는 영향력이 큰 글로벌 투자자들이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경기 전망은 역대 조사 중 가장 어두웠고, 경기침체 전망은 2020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대유행(팬데믹) 확산 이후 가장 높았다”며 “시장 투자심리가 바닥에 내려 앉은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투자자들은 인플레이션(33%)을 현 경제 상황에 대한 가장 큰 우려로 꼽았다. 경기 침체 위험(25%)이 뒤를 이었다. 특히 투자자들은 위험 자산에서 발을 빼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주식 등 비교적 위험한 자산 비중을 줄였다고 답한 비율이 58%로 2008년 금융위기 때보다 높았다고 포춘지는 전했다. 이들이 주식에서 돈을 빼 안전자산인 현금으로 이동하는 경향도 강해졌다. 이 투자자들의 현금보유량이 6%를 넘어 21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 “슈퍼 달러 탓 각국 원유 값 안 내려간다”한때 배럴당 120달러를 돌파했던 국제유가가 100달러 안팎에 안착하며 인플레이션이 다소 꺾이는 징후가 감지되고 있지만 ‘슈퍼 달러’로 인한 달러 대비 환율 상승효과 때문에 미국 외 국가들의 인플레이션이 더욱 길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에 비싼 원자재는 나머지 국가에게 더욱 비싸진다”며 “달러 가치 상승이 미국 인플레이션을 완화하는데 도움을 주는 반면 나머지 국가 물가상승률에는 악영향을 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 본보가 지난해 말 대비 이달 19일 기준 서부텍사스산원유(WTI)의 최근 월물 가격 상승률을 비교한 결과 유가가 달러 기준으로 38% 오를 때, 원화 기준으로 52% 올랐다. 엔화로 보면 66% 상승했다. WSJ는 영국 북해산 브렌트유가 달러 기준으로 59% 올랐을 때 위안화로는 66%, 엔화로는 88% 상승했다고 보도했다. 이 때문에 현재 미국 내 휘발유값은 정점이던 6월 중순에 비해 약 10% 내렸지만 영국은 1%, 유럽 전체로는 4%만 하락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원유 거래는 달러로 이뤄지기 때문에 달러 가치 상승을 감안하면 유가가 하락해도 유럽에선 천천히 반영될 수밖에 없다”고 보도했다. 이에 따라 수입 원자재 의존도가 큰 일부 국가는 수요를 줄이려 애쓰고 있다. WSJ는 “달러 가치 상승으로 커피 수입가격이 비싸지자 아르헨티나는 커피 수입을 확 줄여 커피 부족 사태가 우려되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 외 국가들이 수입물가 상승으로 수요를 줄이면 경기 침체를 앞당겨 더욱 달러 가치를 높이는 악순환이 벌어질 수 있다. 존 투렉 JST 어드바이저 창립자는 블룸버그에 “달러 가치가 상승하면 글로벌 투자가 위축되고, 성장이 둔화돼 다시 안전자산인 달러 강세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반복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

‘와인: 연료보다 싸다. 운전하지 말고 마시자!’ 18일 뉴욕 거리를 걷다 와인 가게 앞 입간판 문구가 눈에 띄었다. 가게 주인에게 무슨 뜻인지 물으니 “휘발유값이 미친 듯이 오르지 않았나. 사람들이 재밌어할 것 같아서 적었다”고 했다. ‘와인이 정신 상담(therapy)보다 싸다’는 말의 패러디인 이 문구는 간간이 소셜미디어에서 역대급 기름값을 풍자하는 말로 회자된다. 이 문구가 적힌 티셔츠를 파는 곳도 있다. 4월 캘리포니아 로스앤젤레스 공항 렌터카 사무실에서 만난 담당 직원은 대뜸 “당신네 주(州)는 기름값이 얼마냐”면서 “로스앤젤레스는 너무 올랐다”고 생면부지 기자에게 하소연했다. 캘리포니아 휘발유값은 18일 갤런당 6달러에 육박해 미국 평균(4.5달러)보다 33%가량 비싸다. 올 5월에는 미 역사상 처음으로 기름값이 50개 주 전역에서 미국인의 심리적 저지선인 4달러를 넘었다. 성난 기름값 민심은 여론에도 반영된다. 이날 CNN 여론조사에서 응답자 79%는 ‘나라가 제대로 운영되지 않고 있다’고 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이 ‘인권침해를 옹호한다’는 비판에도 사우디아라비아로 떠나고 참모진이 연일 유가 하락을 전망하는 것도 민심 달래기용이라는 분석이다. 이날 재러드 번스타인 백악관 경제자문위원은 “일부 지역 유가가 갤런당 4달러 밑으로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하지만 기름값 인하 압박을 받는 정유업계는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등에 따른 공급 문제로 그만큼 내려가긴 어려울 것으로 본다.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경기 부양을 위한 각국의 저금리 정책과 넘쳐나는 유동성으로 활황을 보였던 세계 부동산 시장이 싸늘히 식고 있다. 치솟는 물가를 잡기 위한 주요국의 금리 인상 정책, 경기 침체 우려 등이 부동산 경기 둔화를 부추기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8일 전미주택건설업협회(NAHB)는 7월 미 주택시장지수가 전월(67)보다 12포인트 낮은 55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감소 폭은 코로나19 초기였던 2020년 4월 이후 최고 수준이다. 향후 주택시장 경기를 어둡게 보는 사람이 그만큼 많다는 의미다. 지난해 말 2.66%에 그쳤던 미 주택담보대출(모기지) 금리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거듭된 기준금리 인상으로 현재 6%를 넘어섰다. 이로 인해 중저가 주택을 중심으로 주택 수요가 위축되고 있다. 미국 부동산을 일종의 안전 자산으로 여겨 공격적으로 투자했던 외국인의 구매 또한 주춤하다. 전미부동산중개인협회(NAR)에 따르면 지난해 4월부터 올해 3월까지 1년간 외국인이 구매한 미 주택은 한 해 전보다 7.9% 줄어든 9만8600채에 그쳤다. 구입 건수 또한 NAR가 2009년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후 최저치다. 이날 월스트리트저널(WSJ) 역시 “세계 부동산 붐이 꺼지고 있다”며 그간 세계 부동산 시장 상승을 주도했던 캐나다, 뉴질랜드 등의 집값 하락 조짐이 뚜렷하다고 전했다. 캐나다의 6월 집값은 사상 최고였던 올해 초와 비교해 약 8% 떨어졌다. 뉴질랜드의 6월 집값 역시 사상 최고였던 지난해 말 대비 8% 하락했다. 호주, 스웨덴 등에서도 집값 하락이 나타나고 있다. 영국 부동산 컨설팅업체 나이트프랭크 역시 물가 상승을 감안했을 때 인도, 브라질, 칠레, 스페인, 핀란드, 남아프리카공화국 등에서도 실질 주택 가격이 내렸다고 진단했다. 특히 각국 중앙은행의 금리 인상 기조가 상당 기간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 전체 모기지 중 변동금리 모기지 비중이 높은 호주, 폴란드 등이 더 위험하다는 분석이 제기된다.이채완 기자 chaewani@donga.com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

전 세계적인 경기 침체 위협으로 세계 시가총액 1위 기업인 미국 애플이 내년 채용 규모를 축소하고 일부 지출을 줄이는 등 긴축 경영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미 대표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도 경기 침체 우려를 이유로 연말 감원 가능성을 언급하는 등 세계적 대기업들이 속속 비상 경영 기조로 전환하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18일 애플이 신규 채용 규모를 줄이고 일부 사업부의 예산 감축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향후 특정 자리에 공석이 생기더라도 이를 채우지 않고 일부 사업부는 신규 고용 자체를 중단하겠다는 것이다. 다만 애플 관계자는 이번 긴축 경영이 애플 전사가 아닌 일부 사업부를 대상으로 할 것이며 내년 신제품 출시 계획은 변함이 없다고 블룸버그에 전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대유행에도 시장 예상을 뛰어넘는 실적 호조를 기록하고 공격적인 연구개발(R&D) 투자 및 인재 채용을 해온 애플이 긴축 경영에 나선 것은 이례적이다. 그만큼 향후 경기 전망을 어둡게 보고 있다는 뜻이다. 블룸버그는 “애플의 (긴축 경영) 결정은 불확실성이 커진 시기에 신중한 경영이 필요하다는 생각에서 비롯됐다”고 분석했다. 이 여파로 이날 미 뉴욕 증시는 하락했다. 애플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2.1% 떨어졌다. 경기 침체에 대비하기 위한 구조조정 바람은 빅테크 업계 전반에 걸쳐 거세게 불고 있다. 빅테크 업계에 이어 월가의 금융기업들도 긴축 경영에 나선다. 이날 데이비드 솔로몬 골드만삭스 최고경영자(CEO)는 인플레이션 압력이 상당 기간 이어질 것이라며 “경제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고 경고했다. 이에 따라 신규 채용을 줄이고 월가의 연말 감원 관례를 도입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

TV를 켜도, 신문을 펼쳐도 온통 ‘9.1%’라는 숫자로 난리였다. 13일(현지 시간) 발표된 6월 미국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예상을 뛰어넘어 9% 선도 뚫리자 미 경제가 충격에 빠졌다. 뉴스를 보지 않아도 고물가는 피부로 느껴진다. 외식은 사치재가 돼 엄두도 못 낸다. 뉴욕에선 월세가 40%가량 치솟아 ‘강제 이사’당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원래도 빠듯한 주머니 사정에 기대어 살던 취약 계층은 작은 충격에 와르르 무너진다. 국가도 그렇다. 원래도 빠듯했던 국가들이 미국 기침 한 번에 몸살을 앓는다. 20년 만에 ‘슈퍼 달러’ 수준으로 달러 가치가 올라 한국 인도 대만 3개국 주식시장에서 올 들어 800억 달러(약 105조 원)가 빠져나갔다. 대체 누구 때문에 이 고생을 또 겪어야 하는지…. ‘돈 풀자 했던 사람들, 다 나오라 그래’라는 말이 절로 나온다.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 폴 크루그먼 교수 생각이 났다. 크루그먼 교수는 2020년 3월 뉴욕타임스(NYT)에 솔깃한 칼럼을 실었다. 정부가 국내총생산(GDP)의 2%가량 빚을 내 공적 투자로 경기를 부양하자는 내용이었다. 빚은 갚지 않아도 된다! 미국 기준금리가 0% 수준이고 이것이 ‘뉴노멀(새로운 정상)’이기 때문에 경제성장률이 금리보다 높은 한 정부가 계속해서 돈을 빌려 써도 된다는 것이다. 그는 이를 ‘영구적 경기 부양(Permanent Stimulus)’으로 불렀다. 이제 와 보면 황당하지만 그때는 일리가 있었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12년간 이어지던 저금리 세상이 영원할 것 같았다. 당시 문제는 저성장이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덮쳤을 때 이미 제로 금리여서 통화정책으로 경기를 부양하기엔 한계가 있었고 정부의 경기 부양책은 절실해 보였다. 크루그먼 교수의 제안은 1년 뒤 현실이 됐다. 이듬해 취임한 조 바이든 행정부는 곧바로 1조9000억 달러(약 2498조 원) 규모 부양책을 내놨다. 미국과 전 세계가 경기 부양에 나서니 주가는 오르고 사람들은 뉴노멀을 믿고 싶어졌다. 급기야 “기축통화국 정부는 화폐를 계속 발행해 경기를 부양해도 된다”는 현대화폐이론(MMT)까지 등장해 주목받았다. 올 2월 24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기 1년 전부터 인플레이션 우려가 있었지만 일반 투자자도, 미 정부도, 심지어 미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Fed·연준)도 ‘일시적 현상’이라며 일축했다. 그 결과 41년 만의 고물가, 20년 만의 슈퍼 달러, 28년 만의 자이언트스텝(0.75%포인트 금리 인상)이 세계를 괴롭히고 있다. 크루그먼 교수나 바이든 행정부는 “인플레이션은 과도한 확장적 재정정책 때문이 아니라 공급 병목 탓이 크다”며 “인플레이션은 통제 불가능하지 않다. 과도한 공포가 더 위험하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미래를 낙관하기엔 가장 취약한 계층, 취약한 국가가 무너지고 있다. 선진국 유럽과 일본의 미래마저 불안해졌다. 저명한 경제학자 존 코크런 미 스탠퍼드대 후버연구소 교수는 “희망적 사고는 끝내야 한다”며 현재 인플레이션을 ‘재정 인플레이션’으로 규정한다. 현재 위기는 ‘정부 실패’를 가리킨다는 의미다. 14년 전 금융위기를 부른 ‘시장 실패’의 반작용으로 생긴 ‘큰 정부’에 대한 믿음이 세계 경제를 어둡게 만든 셈이다. 경제는 믿음으로 접근하면 안 된다는 것을 또다시 큰 대가를 치르고 배우게 될 판이다. 김현수 뉴욕 특파원 kimhs@donga.com}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엄격한 ‘제로코로나 정책’을 비롯한 일방적 반(反)시장 정책과 지정학적 갈등 우려에 글로벌 투자자들이 중국을 떠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17일(현지 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자산 310억 달러(약 41조 원) 규모를 운용하는 영국 투자회사 러퍼는 10년 이상 운영하던 홍콩 사무실을 최근 폐쇄했다. 맷 스미스 러퍼 투자 담당 디렉터는 블룸버그에 “서방의 대형 자본들이 중국에 등을 돌리고 있다”며 “끝이 안 보이는 코로나19 봉쇄 정책과 지정학적 갈등은 중국을 떼어 놓고 가게 만든다”고 전했다. 올 들어 해외 투자자 이탈 가속화로 중국 금융시장은 변동성이 커졌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2∼4월 중국 채권시장에서만 450억3000만 달러(약 59조 원)가 유출됐다. 중국 증시 대표 지수인 CSI 300은 최근 17개월간 전(前) 고점에서 27% 떨어져 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 하락폭 26%포인트보다 더 컸다. 글로벌 펀드정보업체 이머징마켓포트폴리오리서치(EPFR)는 이달 초 발표한 보고서에서 세계 신흥시장 주식·펀드의 중국 시장 비중이 3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고 밝혔다. 중국이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를 옹호하고 지원하는 것도 해외 투자자 이탈을 부채질했다는 분석도 있다. 블룸버그는 상당수 해외 투자사가 “고객들이 지정학적 갈등이 우려된다며 투자 포트폴리오에서 중국 비중을 줄여 달라고 요구했다”고 전했다. 미국이 인도·태평양과 유럽을 연결해 촘촘히 중국을 견제, 압박하는 전략을 펴며 ‘미·서방 대 중·러’ 신냉전 구도가 드러나는 상황에서 대(對)중국 투자 집중은 위험하다고 판단했다는 얘기다. 씨티그룹 아시아리서치팀도 최근 보고서에서 “고객들이 중국 시장 관여 수준을 놀라울 정도로 낮췄다”며 “대신 한국과 인도에 초점을 맞춘다”고 밝혔다. 글로벌 투자사 칼라일그룹도 85억 달러(약 11조2000억 원) 규모의 아시아 투자펀드에서 중국 비중을 줄이고 한국 동남아 호주 인도 비중을 높이기로 했다. 시 주석은 2013년 취임 이후 상하이와 홍콩 증시 교차 매매를 허용하는 등 미 달러에 대항해 위안화를 기축통화로 키우려고 했다. 하지만 최근 미국의 긴축정책으로 인한 ‘슈퍼 달러’에 중국 위안화와 금융시장의 한계가 드러났다는 분석도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최근 “중국이 금융 슈퍼파워가 될 수 없는 가장 큰 이유는 중국 금융시스템에 대한 (세계의) 불신”이라고 보도했다.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

세계 최대 산유국 사우디아라비아의 인권 탄압을 줄곧 비판했던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고유가로 인한 인플레이션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집권 후 처음으로 사우디를 찾았지만 원하던 원유 증산 약속을 얻어내지 못했다. 반체제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의 암살 배후로 꼽히는 사우디 실권자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와 만나 ‘주먹 악수’를 나눴음에도 사우디 측이 “증산 논의가 없었다”고 선을 긋고 미국의 인권 탄압까지 되레 비판하자 실익 없이 모양새만 구겼다는 비판이 거세다. 바이든 대통령은 15일 사우디 2대 도시 지다에서 무함마드 왕세자를 만났다. 그는 13∼16일 4일간의 중동 순방에서 다른 지도자와 만났을 때 스스럼없이 포옹했지만 이날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이유로 주먹 인사만 나눴다. 미 워싱턴포스트(WP) 칼럼니스트로 활동하던 카슈끄지가 2018년 피살됐을 때 무함마드 왕세자의 승인이 있었다는 이유로 순방 전부터 “잔혹한 독재자와 손잡았다”는 비판 여론이 거센 것을 의식한 행동으로 풀이된다. 바이든 대통령은 회담 후 기자회견에서 “석유 공급을 늘리기 위해 사우디가 몇 주 내에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양측이 사우디와 이스라엘의 관계 정상화를 통해 이란의 위협에 공동 대응하고, 중동에서 보폭을 넓히고 있는 중국 및 러시아에 대한 공동 견제에도 나설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16일 파이살 빈 파르한 사우디 외교장관은 증산 및 이란 대응 논의가 모두 이뤄지지 않았다고 정면으로 부인했다. 이란 역시 15일 대규모 무인기(드론) 전단이 훈련하는 모습을 공개하며 미국의 압박에 개의치 않겠다는 뜻을 강조했다. 특히 CNN 등은 무함마드 왕세자가 바이든 대통령에게 이라크전 당시 미군이 이라크 아부그라이브 교도소에서 포로를 학대한 사건 등을 거론하며 ‘인권 역공’을 퍼부었다고 전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카슈끄지 사건을 언급하며 무함마드 왕세자를 비판했는지를 둘러싼 진실 공방도 벌어졌다. 바이든 대통령은 회담에서 이 사안을 거론했다고 했지만 사우디 측은 부인했다. 그러자 16일 미 워싱턴 백악관에 도착한 바이든 대통령이 ‘왕세자를 비판하지 않았다는 주장이 사실이냐’는 질문에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빈손으로 돌아온 대통령을 향한 비판 여론은 더 커졌다. 카슈끄지가 속했던 WP의 프레드 라이언 최고경영자(CEO)는 “대통령의 주먹 인사는 부끄러운 일”이라고 질타했다. 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국제통화기금(IMF) 총재가 에너지와 식량 가격 급등이 주도하는 현재의 인플레이션이 내년까지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로 인한 세계경제 침체 우려도 상당 기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게오르기에바 총재는 15일(현지 시간) 미국 CNBC 인터뷰에서 “세계 금리는 2023년까지 오를 것이고 가열된 물가는 그때서야 식기 시작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지금도 여전히 물가가 오르고 있어 찬물을 끼얹어야 한다”며 각국 중앙은행이 계속 인플레 억제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인 미국 블랙록의 래리 핑크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는 16일 파이낸셜타임스(FT) 인터뷰에서 국제 유가 오름세만큼 식량 가격 상승도 우려하고 있다며 “식량값 상승은 인플레이션을 끌어올리는 것을 넘어 지정학적 갈등까지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한국은행도 17일 보고서에서 주요국 경제의 침체를 점쳤다. 한은은 “모건스탠리와 씨티그룹은 1년 안에 미 경기 침체가 발생할 가능성을 50%까지 보고 있다. 유럽 경제도 내년에 마이너스 성장을 할 가능성이 있다”고 소개했다. 한은은 2분기(4∼6월) 성장률이 0.4%에 그친 중국 역시 빠른 경기 회복이 쉽지 않다고 전망했다.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박상준 기자 speakup@donga.com}

달러 가치가 초강세를 보이는 ‘슈퍼 달러’ 현상이 20년 만에 찾아오면서 전 세계 각국의 통화 가치가 줄줄이 하락하고 있다. 일본 엔화는 24년 만에, 유럽 유로화는 20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해 세계 각국 경제에 비상등이 켜졌다. 특히 신흥국은 외국인투자가의 이탈로 자본시장에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올해 한국, 대만, 인도, 필리핀 4개국 주식시장에서 810억 달러(약 107조 원)가 해외로 유출됐다. 한국에서만 160억 달러(약 21조 원)가 유출됐다. 강(强)달러로 환율이 급등하자 정부와 국민의힘은 17일 2차 고위 당정협의회에서 한미 통화스와프(맞교환) 도입을 추진하기로 했다. 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의 19, 20일 방한 때 도입 여부를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동아일보가 지난해 12월 31일∼올해 7월 15일 각국 화폐 대비 달러 환율 하락 폭을 분석한 결과 6개월여 만에 일본 엔화가 17.24%, 영국 파운드화가 11.85%, 유럽 유로화가 11.40% 폭락했다. 같은 기간 원화 가치는 9.52%, 중국 위안화 가치는 6.25% 하락했다. 세계 주요국 화폐 가치가 급락한 것은 달러 가치가 급상승했기 때문이다. 주요 6개국의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DXY)는 15일(현지 시간) 108.6에 장을 마쳤다. 2002년 6월 이후 20년 만에 최고치다. 글로벌 경기침체 위기 속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강력한 금리 인상을 이어가자 투자자들이 안전 자산인 달러로 몰리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달러 초강세는 각국의 수입물가 상승으로 이어져 인플레이션을 더욱 악화시킬 뿐만 아니라 신흥국들의 자본 유출을 일으키고 있다. 16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올해 한국과 대만 양국에서 빠져나간 투자금만 510억 달러(약 68조 원)에 달했다. 양국은 삼성전자와 TSMC 등 경기에 민감한 반도체가 주력이다. 블룸버그통신은 “기술 업종 위주의 한국과 대만 주식 시장은 글로벌 국채 금리가 높아지고 경기침체 역풍 기미가 보이면 특히 취약성을 보인다”고 전했다. 뉴욕타임스(NYT)는 16일 “달러가 극단적으로 강해지면서 세계 경제를 끌어내리고 있다”고 지적했다.당정 “韓美통화스와프 도입 추진에 공감대” 슈퍼달러 ‘펀치’당국 환율 방어위해 달러 대량 매도외환보유액 한달새 94억달러 줄어옐런 방한때 통화스와프 논의할 듯 ‘슈퍼 달러’ 현상에 전 세계가 몸살을 앓는 것은 달러가 세계 경제에 강력한 영향을 미치고 있기 때문이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달러는 전 세계 외환거래의 90%를 차지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대유행 전 기준 하루 6조 달러(약 7968조 원)가 거래됐다. 달러화 강세가 가속화하면서 한국 경제도 충격을 피하기 어려워졌다. 원화 가치 하락은 수입 물가 상승을 부추겨 전체 물가 수준을 끌어올릴 우려가 크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6월 수입물가지수는 1년 전보다 33.6%나 급등했다. 6월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6% 올라 외환위기 직후인 1998년 11월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금융 위기 방파제 역할을 하는 달러 곳간에도 비상등이 켜졌다. 한국의 외환보유액은 6월 말 기준 4382억8000만 달러로 한 달 전에 비해 94억3000만 달러 감소했다. 한 달 감소 폭으로는 글로벌 금융 위기 때인 2008년 11월(―117억5000만 달러) 이후 가장 컸다. 외환보유액은 2월 말 4617억7000만 달러 수준이었지만 4개월 만에 약 235억 달러가 증발했다. 당국이 환율 방어를 위해 달러화를 대량 매도한 데다 강달러로 유로화 등 다른 통화의 외화자산 평가액이 감소했기 때문이다. 자본시장에서도 외국계 투자자금이 빠져나가면서 강달러의 영향이 나타나고 있다. 국가 경제의 위험도를 나타내는 국채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은 최근 0.5%포인트가 넘어 1년 전의 약 3배 수준으로 치솟았다. CDS 프리미엄이 높은 것은 해외에서 보는 한국 경제에 대한 시각이 나빠졌다는 뜻이다. 이에 따라 정부 여당은 17일 미국과 통화스와프 도입 추진에 공감대를 형성했다고 밝혔다. 국민의힘 권성동 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는 2차 고위 당정협의회에서 “문재인 정권에서 종료된 한미 통화스와프를 재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양금희 원내대변인은 “환율 상승에 제동장치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여권 관계자는 “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의 방한(19, 20일)에 맞춰 일정 부분 논의가 이뤄질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이채완 기자 chaewani@donga.com박상준 기자 speakup@donga.com}
전 세계에서 물가 상승 위험이 커지면서 캐나다 뉴질랜드 헝가리 칠레 등 각국 중앙은행들도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기 위해 강도 높은 금리 인상을 잇달아 단행하고 있다. 캐나다 중앙은행은 13일(현지 시간) 기준 금리를 1%포인트 올리는 ‘울트라스텝’을 단행해 금리 수준을 2.5%로 만들었다. 1998년 이후 24년 만의 1%포인트 인상이다. 캐나다는 올해 주요 7개국(G7) 가운데 처음 울트라스텝을 단행했다. 캐나다는 5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7.7%로 39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어 조만간 8%대를 넘길 가능성이 제기돼 시장 예상치(0.75%포인트 인상)보다 큰 폭으로 금리를 올렸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캐나다 중앙은행은 성명을 통해 앞으로도 계속 금리를 인상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올해 30개국이 울트라스텝을 단행하는 등 세계 각국이 공격적인 긴축 정책에 나서고 있다. 12일 뉴질랜드 중앙은행도 0.5%포인트 금리 인상을 단행했다. 뉴질랜드의 5월 물가상승률은 32년 만에 최고치인 6.9%를 기록하고 있다. 14일 칠레와 필리핀 중앙은행은 금리를 0.75%포인트 올렸다. 12일 헝가리 중앙은행은 기준 금리를 2.00%포인트나 올렸다.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
13일(현지 시간) 발표된 미국의 6월 소비자물가가 시장 예상보다 높은 9.1%를 기록하고, 하루 뒤 6월 생산자물가까지 월가 전망치를 웃돈 11.1%를 나타내자 미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26, 27일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한 번에 1%포인트 올리는 ‘울트라스텝’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급부상하고 있다. 연준의 거듭된 금리 인상에도 좀처럼 떨어지지 않는 물가와 강도 높은 긴축 정책이 경기 침체를 부추길 것이란 우려도 커지고 있다. 물가상승률 발표 직후 연준 고위 인사들은 잇달아 울트라스텝 가능성을 언급했다. 로레타 메스터 클리블랜드 연준 총재는 13일 블룸버그TV 인터뷰에서 “연준이 지난달보다 적게 금리를 올릴 이유가 없어졌다. 경기 침체 우려가 있지만 지금 인플레이션을 억제하지 않으면 더 큰 문제가 생긴다”고 진단했다. 지난달 0.75%포인트 인상을 뜻하는 자이언트스텝을 단행한 연준이 이달 최소한 0.75%포인트나 그보다 더 큰 폭으로 금리를 올릴 수 있다는 의미다. 래피얼 보스틱 애틀랜타 연준 총재도 이날 울트라스텝 가능성을 묻는 취재진에게 “모든 가능성이 열려 있다”고 답했다. 블룸버그 등 미 언론은 이달 FOMC에서 1.0%포인트 인상안이 회의 테이블에 안건으로 오를 것임을 보여준다고 보도했다. 다만 급격한 통화 긴축이 경기 침체 압력을 가중시킬 것이란 우려도 끊이지 않는다. 연준은 이날 경기동향 보고서 ‘베이지북’에서 “미국 내 여러 지역에서 경기 둔화가 감지된다”며 “유가, 식료품, 주거비 위주로 물가가 가파르게 상승했다”고 진단했다. 경기 침체의 신호로 받아들여지는 장단기 금리 역전 현상도 계속되고 있다. 이날 미 2년 만기 국채와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의 역전 폭은 0.22%포인트로 2000년 이후 22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데이비드 맬패스 세계은행 총재는 “세계는 80년 만에 가장 빠른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둔화를 겪고 있다”며 고물가 속 경기 침체를 뜻하는 스태그플레이션 위험을 경고했다.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

시장 예상을 뛰어넘는 9.1% 물가상승률 ‘쇼크’에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이달 말 기준 금리를 한 번에 1%포인트 올리는 ‘울트라 스텝’에 나설 것이란 전망이 우세해졌다. ‘최소 0.75% 인상’은 기정사실이 됐고, 그 이상 초긴축 정책이 나올 것이란 관측이 힘을 받는 것이다. 예상보다 장기화되는 인플레이션과 연준의 초긴축 정책 전망은 경기침체 우려를 키우고 있다. ●“1.0% 포인트 인상 확률 80%” 연준 고위인사들은 1%포인트 인상지지 여부에 대해선 즉답을 피하면서도 가능성을 열어둔 상태다. 로레타 미스터 클리블랜드 연준 총재는 13일(현지시간) 블룸버그TV와의 인터뷰에서 “6월 소비자물가지수(CPI) 보고서에는 좋은 소식이 하나도 없다”며 “연준이 최소 전달 보다 적게 금리를 올릴 이유가 없어졌다”고 말했다. 이달 26, 27일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최소한 전달 인상폭인 0.75%포인트나 그 이상 인상안을 내놓을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다. 미스터 총재는 “경기침체 우려가 커지는 것은 알고 있지만 인플레이션을 억제하지 않으면 더 큰 문제가 생긴다”고 덧붙였다. 라파엘 보스틱 애틀란타 연준 총재도 이날 1.0%포인트 인상안을 묻는 기자들에게 관련해 “모든 것이 가능하다”고 답했다. 미 언론은 이를 두고 1.0%포인트 인상안이 FOMC 회의 테이블에 올라갈 것이란 의미로 보고 있다. 13일 오전 CPI 보고서가 공개되기 전까지만 해도 시장은 울트라 스텝은 불가능할 시나리오로 봤지만 하루 사이에 시장은 울트라 스텝에 관심이 쏠렸다. 시카고상업거래소(CME)의 연준 기준 금리 예측 프로그램인 페드워치에 따르면 13일 밤 기준 울트라 스텝 확률이 80.9%로 자이언트 스텝 확률(19.1%)을 뛰어넘었다. 일본계 투자 은행인 노무라도 이날 “연준은 정책 신뢰성을 높이기 위해 인상 속도를 높일 수밖에 없다”며 1.0%포인트 인상으로 전망치를 바꿨다. 연준이 만약 울트라 스텝에 나서면 1990년대 초 이후 30여 년만에 역사적 인상이라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이날 연준이 공개한 ‘베이지북’은 “미국 내 여러 지역에서 경기 둔화가 감지된다”면서도 “유가, 식료품, 주거비 위주로 물가가 가파르게 상승했다”고 진단해 연준의 결단에 영향을 줄 전망이다. 베이지북은 미국 각 지역 경제 상황을 면밀히 조사해 FOMC 회의 전 위원들의 판단을 위해 제공되는 보고서다. ●세계은행·IMF 총재 “경제상황 심각한 우려”예상보다 악화되는 인플레이션과 미국의 강력한 긴축 정책은 글로벌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를 키우고 있다. 이날 미국 국채의 장단기 금리 역전폭은 0.22%포인트로 2000년 이후 가장 큰 폭을 기록했다. 단기 금리가 장기 금리보다 높아지는 역전 현상은 일반적으로 경기침체 신호로 해석된다.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는 IMF 블로그에 “경기침체 위험이 높아져 2023년이 더 힘들 수 있다. 경기 전망이 극도로 불확실하다”고 밝혔다. 데이비드 맬패스 세계은행 총재도 브루킹스연구소 웨비나 기조 연설에서 “세계는 80년 만의 가장 빠른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둔화를 겪고 있다”며 스태그플레이션 위험을 경고했다. 바이든 행정부는 빠른 시일 내에 인플레이션이 잡히고, 경기 연착륙도 가능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6월 물가상승률은 최근 유가 하락이 반영 되지 않은 뒤쳐진 수치”라며 지나친 우려를 일축했다. 6월 에너지 지수 상승률은 41.6%로 1980년 4월 이후 최대폭 상승이었다. 하지만 반면 마이클 워스 쉐브론 CEO는 CNBC에 “유가는 하락하다 다시 인상할 것”이라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등 여전히 공급을 줄이는 문제가 많다. 여러 요인이 인상을 향하고 있다”며 인플레이션이 장기화될 수 있음을 시사했다.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

《“집을 보지도 않고 렌트(임차) 신청서부터 냅니다. 정말 미친(crazy) 분위기예요.” 지난달 말 뉴욕 맨해튼 허드슨강 인근 고층 아파트. 이곳 임대 담당 더스틴 에데스 매니저가 어이없다는 듯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이날 집을 보러 온 사람만 10명이 넘었다. 빌트인 세탁기가 없어 공용 세탁실을 써야 하는데도 56m²(약 17평) 남짓한 방 하나짜리 아파트 월세가 약 4550달러(600만 원)였다.》 1년 전만 해도 월 3750달러이던 집이 그새 약 22% 오른 것이다. 이 집도 시장에 나온 지 4일 만에 누군가 채 갔다고 한다. 에데스 매니저는 “팬데믹 때 많은 사람이 도시를 빠져나갔다 다시 돌아오고 있다. 해외에서 유학생이나 주재원도 한꺼번에 몰리다 보니 우리도 정신이 없다”고 말했다.일주일 새 325달러↑ 요즘 뉴욕 월세 시장은 ‘미쳤다’는 말이 절로 나올 만큼 치솟아 집 구하는 사람들이 골머리를 앓고 있다. 부동산정보업체 점퍼닷컴에 따르면 13일(현지 시간) 기준 맨해튼의 방 1개 아파트 중간값은 월 4195달러(약 550만 원)로 1년 전보다 42% 올랐다. 방 2개 아파트 중간값은 월 5250달러(약 690만 원)였다. 이마저도 맨해튼에서 집값이 저렴한 할렘을 포함한 가격이니 비교적 안전하고 학군 좋은 지역 월세는 상상을 초월한다. 지은 지 수십 년 된 아파트라도 엘리베이터와 도어맨이 있다면 ‘럭셔리’ 빌딩으로 친다. 최근 월세 상승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전후 인플레이션과 연관이 깊다. 2020, 2021년엔 집주인이 세입자를 잡으려 ‘월세 두 달 공짜’ 같은 혜택을 주고 월세를 내려줬다. 하지만 지난해 말 다시 기업들이 비대면 근무에서 사무실 출근으로 업무 형태를 바꾸자 도심 주택 수요가 급증하면서 월세도 폭등하기 시작했다. 미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를 올려 주택 예비 구매자들이 월세 대열에 합류한 점도 수요 상승에 영향을 줬다. 집주인들은 41년 만의 높은 인플레이션으로 관리 비용이 올라 월세 인상이 불가피하다고 항변한다. 수요는 넘치는데 공급이 부족하니 맨해튼뿐 아니라 브루클린 퀸스 같은 뉴욕 다른 지역 아파트 월세도 급등세다. 빈집을 찾기도 어렵다. 전망 좋은 고층보다 어두침침한 저층 방이 더 싸다고 빨리 나간다. 실제 기자가 이달 초 센트럴파크 동쪽 중산층이 많이 사는 요크빌에 주변 시세보다 비교적 합리적인 월세 아파트가 나왔다는 소식을 듣고 찾아가 보니 그 이틀 새 누군가 보증금을 걸어버렸다. 남은 아파트는 500달러 더 비싼 코너 집뿐이었다. 퀸스 롱아일랜드시티 한 아파트는 일주일 만에 월세를 325달러 올려버렸다. 이곳 헨리 위버 매니저에게 왜 올렸는지 물으니 “간단하다. 수요가 치솟기 때문”이라고 말했다.월세 감당 못 하는 중산층 “월세가 너무 올라 밀려나는(priced out) 사람 손들어!” 최근 뉴욕 지역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월세가 지난해 2490달러에서 이달 3766달러로 올라 결국 이사 나와야 한다”며 비슷한 경험을 공유해 보자는 글이 올라왔다. 그러자 ‘60% 오른 사람도 있다’ ‘이사를 가야 할지 룸메이트를 구해야 할지 고민이다’ 등 생생한 댓글이 400개 이상 달렸다. 한 누리꾼은 “월세가 치솟으니 맨해튼에 살던 사람은 브루클린으로, 브루클린 북부에 살던 사람은 남부로 대이동이 시작되는 기분”이라고 했다. 뉴욕은 ‘렌트의 도시’로 불린다. 미국 전체 주택 소유자 비중은 약 66%로 추산되는데 뉴욕만은 예외다. 약 60∼70%가 월세살이다. 830만 뉴욕 거주자 삶에 월세는 가장 민감한 문제일 수밖에 없다. 게다가 뉴욕은 아파트 입주 조건이 까다롭다. 월세의 40배에 달하는 연간 소득 증명을 해야 한다. 소득이 월세만큼 오르지 못하면 ‘입주 심사’에서 탈락하거나 한 달 치 월세를 보증보험료로 내놔야 한다. 월세 안정화(rent-stabilized) 제도라는 뉴욕만의 독특한 세입자 보호 혜택을 보는 이들도 올해는 월세 인플레이션 바람을 피하기 어려워졌다. 1969년 도입한 월세 안정화 제도에 따라 1947∼1974년 지은 여섯 가구 이상 공동주택은 뉴욕시 ‘렌트 가이드라인 이사회’가 정한 대로만 인상률을 적용하게 돼 있다. 최근 정해진 인상률은 1년 계약에 3.25%, 2년 계약에 5% 수준이다. 시장 인상률에 비하면 한참 낮지만 최근 10년 동안 가장 큰 인상 폭이다. 20년째 월세 안정화 아파트에 산다는 맨해튼 주민은 기자에게 “집주인은 어떻게든 기존 세입자를 쫓아내고 싶어 한다. 집을 새롭게 공사하면 규제에서 벗어날 수 있기 때문”이라며 “반면 세입자는 버티는 게 답이다. 여기서 나가면 뉴욕에 발붙일 곳이 없다”고 말했다.‘로또 아파트’ 추첨도 뉴욕은 온갖 주택 정책을 실험해 왔다. 과거에는 월세 안정화처럼 가격 규제에 초점을 맞췄다. 가장 강력한 가격 규제인 ‘월세 통제(rent-controlled)’ 대상 아파트 월세는 1970년대 가격 수준에 맞춰져 있다. 1947년 이전 지은 집에서 1971년부터 산 세입자가 대상이다. 현재 약 1만 채가 남았다. 1990년대 인기 TV드라마 ‘프렌즈’의 모니카나 ‘섹스 앤드 더 시티’ 캐리 브래드쇼가 살던 뉴욕 아파트 모두 월세 컨트롤 대상으로 각각 월세 200달러, 700달러다. ‘2030세대가 감당하기엔 비현실적으로 좋은 아파트’라는 비판이 일자 제작진이 밝힌 설정이다. 하지만 세입자 보호 규제는 공급을 막음으로써 시장을 왜곡해 월세를 급등시킨 원인이라는 비판도 있다. 2010년대 들어 뉴욕시장도 공급에 초점을 맞춘 제도를 도입했다. 미 통계청에 따르면 뉴욕시 인구는 2000∼2020년 80만 명 늘었는데 주택 공급은 43만 채여서 수요 공급 불균형이 심각하다. 2014년 부임한 빌 더블라지오 전 시장은 대형 주택단지를 개발할 때 저소득층 전용 아파트를 포함시키면 세금을 공제해주는 제도에 힘을 실었다. 최근 퀸스 롱아일랜드시티나 브루클린 도심에 짓는 고층 아파트 상당수가 이 혜택을 통해 개발됐다. 저소득층과 중산층에 한해 한국 분양제도 비슷한 복권 추첨 방식으로 ‘로또 월세 아파트’에 당첨될 수 있다. 퀸스 롱아일랜드시티 신축 아파트 일반 월세는 방 1개 기준 4500달러가 넘지만 최저 소득구간용 로또 월세에 당첨되면 월 300달러면 입주할 수 있다. 하지만 이 제도는 부동산 개발업자가 고급 아파트 짓는 데 세금으로 도와주는 형국이라는 비판에 직면해 지난달 폐기됐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매년 세금 17억7000만 달러가 아파트 개발에 쓰였지만 정작 저소득층을 위한 주택 공급 확대 효과는 떨어졌다. 월세난에 에릭 애덤스 현 시장은 “중산층이나 저소득층이 감당할 만한 주택 공급에 주력하겠다”고 청사진을 내놨지만 시장의 평가는 싸늘하다. NYT는 “금리가 오르는 데다 공급망 문제로 원자재를 구하기 어려워 진행하던 공사도 멈출 판이어서 단기간 내 공급 확대는 어렵다”고 전망했다. 김현수 뉴욕 특파원 kimhs@donga.com}

미국의 6월 소비자물가상승률이 9.1%를 기록해 1981년 11월 이후 41년 만에 처음으로 9%대를 넘어섰다. 지난달 ‘자이언트 스텝(기준금리 0.75%포인트 인상)’을 밟았음에도 오히려 시장 예측을 뛰어넘은 고물가가 나타난 충격에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27일(현지 시간) ‘자이언트 스텝+알파’ 수준의 강력한 긴축정책에 나설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13일 미 노동통계청은 식료품과 휘발유 값, 주거비 상승 등으로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 대비 9.1% 올랐다고 밝혔다. 41년 만의 최고 상승률을 기록한 5월 8.6%보다 0.5%포인트나 오른 수치다. 전날 나온 시장 예측치인 8.8∼9.0%보다도 높았다. 에너지 지수 상승률은 41.6%로 오일쇼크 직후인 1980년 4월 이후 최고치였다. 식료품 지수 상승률도 10.4%로 1981년 2월 이후 최대치였다. 물가상승률 발표 직후 연준이 27일 기준금리 발표에서 자이언트 스텝을 넘는 울트라 스텝(기준금리 1%포인트 인상)을 밟을 것이란 전망도 많아졌다. 시카고상품거래소의 기준금리 예측 프로그램인 ‘페드워치’는 이달 자이언트 스텝 가능성을 전날 90.6%에서 58.4%로 낮춘 반면 울트라 스텝 가능성을 9.4%에서 41.6%로 대폭 올렸다. 미 인플레이션이 4개월 연속 악화되는 가운데 국제통화기금(IMF)은 12일 미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3주일도 안 돼 2.9%에서 2.3%로 하향 조정하며 “미국 경제가 경기침체를 면하기 굉장히 어려워지고 있다”고 경고했다. 앞서 IMF는 4월 미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3.7%로 제시했다. 이를 지난달 24일 2.9%로 낮춘 데 이어 또 0.6%포인트 낮췄다.美 ‘자이언트 스텝’에도 물가 9.1% 치솟아… 더 센 긴축 나설듯 美 6월 물가 41년만에 9% 돌파 물가 잡으려 금리 0.75%P 올렸는데 한달 전보다 물가 상승폭 더 커져연준 “더 높은 금리 견딜수 있다”… 이달 한번에 1%P 인상 전망 늘어IMF “美 물가 잡으려다 침체 우려”… 국제 유가 100달러 아래로 하락 미국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41년 만에 처음으로 9%를 돌파하면서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26, 27일 열리는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0.75%포인트 올리는 ‘자이언트 스텝’을 뛰어넘는 초강력 긴축정책을 단행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연준이 5월 기준금리 0.5%포인트를 올리는 ‘빅 스텝’을 단행한 데 이어 6월 0.75%포인트를 올렸음에도 오히려 6월 물가 상승률이 5월보다 0.5%포인트나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5월 상승률은 4월에 비해 0.3%포인트 높았기 때문에 상승폭이 더욱 커졌다. 8%대를 정점으로 인플레이션 열기가 식을 수 있다는 전망도 빗나갔다. 13일(현지 시간) 6월 물가 상승률 발표 직후 연준 금리 인상을 예측하는 시카고상품거래소(CME)의 페드워치는 연준이 이달 기준금리 1%포인트 인상을 뜻하는 ‘울트라 스텝’을 단행할 가능성을 41.6%로 크게 올렸다. 물가 상승률 발표 전에는 울트라 스텝 가능성을 9.4%로 내다봤다. 울트라 스텝 확률은 지난주까지 0%였다. 물가 상승률 발표 전 90.6%였던 이달 자이언트 스텝 가능성은 상승률 발표 직후 58.4%까지 내려갔다. 자이언트 스텝도 인플레이션 억제에 먹히지 않는다고 판단한 연준이 울트라 스텝을 단행할 수 있다는 예측이 크게 늘어난 것이다.○ “울트라 스텝 가능성 40% 이상으로 급증”미국 6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9.1%로 41년 만에 최고치를 찍은 것은 미 인플레이션이 쉽사리 잡히기 어렵다는 것을 보여준다. 연준이 올해 상반기 기준금리를 모두 1.5%포인트나 올렸지만 물가 상승 압력이 계속되고 있다는 의미다. 국제통화기금(IMF)은 12일 “팬데믹에 각국 정부가 뿌린 돈이 회수되지 않아 인플레이션 전망의 불확실성을 키운다”고도 했다. 예상을 뛰어넘는 물가 상승률에 연준은 초강력 긴축정책으로 대응할 것으로 전망된다. 연준은 연말까지 기준금리를 3.25∼3.5%로 올리겠다고 밝힌 상태다. 현재 1.5∼1.75%에서 1.75%포인트를 더 올려야 한다. 문제는 속도다. 기준금리 인상 폭을 정하는 FOMC 정례 회의는 7, 9, 11, 12월 등 총 4번 남았다. 시장은 7월 자이언트 스텝, 9월 빅 스텝(0.5%포인트 인상) 이후 두 번의 베이비 스텝(0.25%포인트 인상)으로 이어질 것이라 봐 왔다. 하지만 고물가에 연준이 7월에 몰아서 인상할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지난달에도 빅 스텝 관측이 우세했지만 5월 CPI 상승률이 8.6%로 41년 만에 최고치를 찍자 FOMC 위원들은 자이언트 스텝으로 돌아섰다. 연준 고위 인사들은 미 경제가 공격적인 금리 인상을 견딜 수 있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래피얼 보스틱 애틀랜타 연준 총재는 11일 “이번 FOMC에서 1%포인트의 금리 인상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했지만 “미 경제는 더 높은 금리를 견딜 수 있다. 이달 말 초대형 금리 인상을 지지한다”고 강조했다.○ IMF, 3주도 안 돼 미 성장률 낮췄다고물가에 급격한 금리 인상으로 인한 경기 침체 신호도 이어졌다. 국제통화기금(IMF)은 12일 “미국 경제가 경기 침체를 면하기 굉장히 어려워지고 있다”며 미국과 세계 경제의 경착륙을 전망했다. IMF는 미국의 올해 경제성장률을 2.3%로 예상했다. 불과 18일 전인 지난달 24일 2.9%로 전망했다가 낮춘 것이다. IMF는 “미 통화정책의 최우선 과제는 경기 침체를 피하면서 물가 상승률을 억제하는 것인데 이는 매우 어려운 과제”라며 “잘못된 정책적 판단은 미국뿐 아니라 글로벌 경제에도 그 대가를 치르게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금융시장은 경기 침체 우려를 반영해 움직이고 있다. 경기의 바로미터인 국제유가는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8월물이 12일 4월 이후 3개월 만에 최저치인 95.84달러로 장을 마감했다. 경기 침체 우려로 안전자산인 달러 가치의 초강세가 이어지고 있다. 13일 유로 가치가 크게 하락해 2002년 이후 20년 만에 처음 ‘1유로=1달러’가 됐다. 경기에 민감한 정보기술(IT) 빅테크의 감원, 구조조정 바람도 이어지고 있다. 이날 미 마이크로소프트(MS)는 전 직원의 약 1%를 감원하겠다고 밝혔다. 구글 모회사인 알파벳의 순다르 피차이 최고경영자(CEO)도 직원들에게 신규 고용 축소, 중복 부문 통합 등을 단행하겠다는 이메일을 보냈다.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