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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최대 철도역인 뉴욕 맨해튼 그랜드센트럴터미널엔 하루 75만 명이 오간다. 역사 지하엔 서울역의 3배가 넘는 44개 플랫폼에 67개 노선의 열차가 정차한다. 뉴욕시 지하철 3개 노선도 교차한다. 테러 위험이 늘 도사리고 있기 때문에 뉴욕경찰(NYPD), 메트로폴리탄교통공사(MTA) 경찰, 주 방위군이 이중, 삼중의 삼엄한 경계를 펼친다. 역사 내 시설물은 쓰레기통 하나까지 테러 위험에 대비해 만들어졌다. 지난달 말 렉싱턴가 그랜드센트럴 역사 출입구. 마이크 매츠 그랜드센트럴터미널 보안국장이 원통형 쓰레기통 뚜껑을 들어올리자, 두께 약 6인치(15.2cm)에 무게 400파운드(181kg)인 콘크리트 쓰레기통의 속살이 드러났다. 매츠 국장은 “휴지통 내부의 폭발물이 터질 때 파편이 위로 솟구치도록 몸체를 두꺼운 콘크리트로 제작했다”며 “이스라엘에서 설계한 이 테러 방지용 쓰레기통이 역사에 100개 넘게 설치돼 있다”고 말했다. 역사 보안팀이 가장 신경 쓰는 건 ‘임자 없는 짐’이다. 유럽 등의 세계 대도시에서 발생한 대형 테러가 짐 속에 숨긴 폭발물을 이용했기 때문이다. 경찰과 군인이 순찰을 돌고 폐쇄회로(CC)TV 카메라로 역사를 실시간으로 감시하지만 역사와 승강장, 열차를 일일이 감시하긴 쉽지 않다. MTA는 2002년부터 ‘If you see something, say something(뭔가를 발견하면 얘기해주세요)’ 캠페인을 시작해 시민 참여를 유도했다. 취재 도중에도 수시로 ‘수상한 물건을 발견하면 신고하라’는 안내 방송이 반복됐다. MTA엔 연간 12만 건의 제보가 접수된다. 시민 제보는 사소한 것 하나도 흘려보내지 않으며, 의심스러운 물건이 발견되면 기차를 세우고 승객을 내리게 한 뒤 수색하기도 한다. MTA의 이 캠페인이 성과를 내자, 미 국토안보부는 이를 2010년 국가 캠페인으로 확대했다. 시민들의 활약은 제보에만 그치지 않는다. 역사 화재에 대응하는 자원봉사 소방대가 활동하고 있으며 화생방 테러에 대비한 유해물질긴급대응기술(HEAT)팀 전원은 시민 자원봉사자로 구성돼 있다. 이 같은 시민 참여는 다른 나라에는 없는 뉴욕만의 독특한 시스템이라는 게 MTA 관계자의 설명이다. 테러 방지를 위한 첨단기술도 도입하고 있다. 1200대의 열차마다 CCTV 카메라가 12대씩 설치돼 있다. 2013년 운전원의 조작 미숙으로 대형 사고가 발생한 뒤 설치됐다. 이 카메라는 기관차에 탑승한 엔지니어들의 운전 조작을 모니터링하고 객차에서 일어나는 사건을 기록하는 ‘블랙박스’ 역할을 한다. 직원 출입증의 디자인과 색깔은 1년마다 바뀐다. 테러범이 신분증을 위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직원들은 출입증에 보안 수칙이 깨알같이 적힌 안내문을 끼우고 다녀야 한다. 여기엔 총을 가진 테러범이 나타나면 ‘Run-Hide-Fight(뛰고 숨고 싸워라·먼저 최대한 멀리 피하고, 달아날 수 없으면 몸을 숨기되 최후의 순간엔 맞서 싸우라는 것)’ 원칙 등 위기의 순간에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는 요령이 담겨 있다. 매츠 국장은 “사이버 테러 대응을 강화하고 있다”며 “최근에도 사이버 테러 위협이 있었던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한편 뉴욕경찰은 최근 바르셀로나 테러 사건 이후 도심에 차량 돌진을 막는 시멘트 기둥, 차량 번호 판독기 등을 설치하며 그랜드센트럴터미널 등 주요 공공시설물에 대한 경계를 강화했다.뉴욕=박용 특파원 parky@donga.com}
20××년 ○월 △일 오전 □시, 북한군이 평안북도 구성시 방현비행장 인근에서 화성-12형 중거리탄도미사일(IRBM)로 미국령 괌 열도를 공격할 움직임이 한미 정찰위성에 포착됐다. ‘미사일 발사 시설을 선제타격하라’는 백악관의 명령을 받은 미 합참의장은 한국 대통령의 동의를 얻은 뒤 중국 인민군 총참모장과의 ‘핫라인’을 가동했다. 아래 내용은 유사시 북한 지역을 관장하는 랴오닝(遼寧)성 선양(瀋陽)의 중국 인민해방군 북부전구(戰區) 사령관에게도 전달됐다. “북한의 무모한 도발 시도로 불가피하게 미사일 발사장에 대한 외과수술실 타격(surgical strike)을 하게 되었다. 북한과의 전면전이 아니며 귀국(중국)에 대한 무력 공격이 아니라는 점을 알린다.” 비록 가상의 시나리오지만 주요 2개국(G2)인 미국과 중국이 북한의 무모한 도발 때문에 미중 간에 빚어질 수 있는 제3차 세계대전을 피하기 위한 첫걸음을 뗀 것은 현실이다. 한국에 이어 중국을 방문했던 조지프 던퍼드 미 합참의장이 팡펑후이(房峰輝) 인민해방군 총참모장과 만나 체결한 양군 간 새로운 통신교류 협정은 다양한 한반도 비상상황(컨틴전시)에 양국이 공동 대처하기 위한 소통 체계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이 보도했다. ▼ 中 ‘北-美 충돌’ 심각성 인정… 미군과 협력 이례적 동의 ▼中총참모장 “위기 통제 위해 소통”던퍼드 “비상시 서로 오판 줄여야”무역과 남중국해 이슈 등에서 대립하고 있는 미국과 중국이 군 당국 간 핫라인을 개설하며 협력하는 것은 그만큼 현 상황이 심각하다고 보기 때문이다.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이 문재인 대통령이 말한 ‘레드라인’을 향해 치달으면서 미중이 한반도 전쟁 가능성을 실질적으로 대비하기 시작한 것이다. 북한 문제에 대한 군사적 협력을 거부해 온 중국의 태도마저 변화하고 있는 것이다. 던퍼드 의장은 16일 기자회견에서 “(팡펑후이 총참모장과 15일) 미중 간 새로운 통신 교류 협정에 서명할 때 북한과 충돌이 발생했을 경우의 컨틴전시에 대해 광범위하게 중국 측과 논의했다”고 밝혔다고 WSJ는 전했다. 팡 총참모장도 “양측이 북한 문제를 논의했으며 중국군은 위기를 효과적으로 통제하고 문제를 함께 해결하기 위해 소통을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북한 비상상황과 이로 인한 미중 충돌을 막기 위한 ‘핫라인’ 및 공동 대응 방안 구축은 이번 미중 양국 군 서열 1위인 합참의장 간 회담의 ‘주요 의제’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도 북한 김정은의 무모한 괌 도발 공갈과 이에 맞서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분노와 화염’ 발언이 자칫 북-미 간 충돌로 이어질 수 있다고 판단해 미국과의 협력 필요성을 절감한 것으로 보인다. 이날 던퍼드 의장을 접견하면서 “미중이 서명한 협정은 양국 관계 발전에 긍정적인 작용을 할 것이다. 양국 군사관계는 양국 관계의 중요한 부분이며 양국 관계 안정의 중요한 요소”라고 강조했다. 미국은 2008년 8월 김정일 당시 북한 국방위원장의 건강 이상 직후 북한 급변사태 가능성을 우려하기 시작했고 이에 공동 대응하기 위해 중국과의 협력 대화를 지속적으로 요구했다. 하지만 중국 측은 공개적인 논의를 일절 거부했다. 북한을 의식한 것이다. 버락 오바마 행정부 1기 시절 한반도 정책을 담당한 커트 캠벨 전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가 2009년부터 북한 급변사태 논의가 이미 시작됐다고 밝힌 적이 있지만 실제 무슨 말이 오갔는지 등은 공개된 적이 없다. 이를 극복하기 위한 미중 간 전방위 한반도 비상계획 마련은 중장기적 국방개혁의 일환에 따라 추진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던퍼드 의장은 3월 워싱턴에서 열린 한 세미나에 참석해 “15년 전 북한 비상계획을 구상한다면 한반도에 국한한 비상계획을 구상했겠지만 (현재는) 북한이 탄도미사일을 개발해 지역 문제가 됐다”고 강조했다. 던퍼드 의장은 14일 문재인 대통령과 50분간 대화를 나누며 “외교와 경제적 제재가 평양의 핵무기 개발을 막지 못할 때를 대비해 ‘전방위(full range)’ 컨틴전시 플랜이 수립돼 있다”고 말했다.베이징=윤완준 zeitung@donga.com / 뉴욕=박용 특파원}

《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개정을 위한 양국 간 특별 공동위원회가 22일 서울에서 처음 열린다. 문재인 정부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FTA 개막전이자, ‘FTA 전도사’로 불리는 김현종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의 복귀전이 서울 홈경기로 치러지게 되는 셈이다. 김 본부장과 강경 보호무역주의자인 미국무역대표부(USTR)의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대표가 어떤 수 싸움을 벌일지 주목된다. 》 한국과 미국의 자유무역협정(FTA) 개정을 위한 첫 회담이 22일 서울에서 열린다. 5년 전 발효된 한미 FTA를 ‘끔찍하다’고 지적하며 ‘평평한 운동장을 만들자’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공세를 막아내기 위한 문재인 정부의 방어전이 공식 개막하는 셈이다.○ ‘FTA 전도사’ 김현종 vs ‘냉혈한’ 라이트하이저 산업통상자원부와 미국무역대표부(USTR)는 한미 FTA 개정을 위한 공동위원회 특별세션을 22일 서울에서 개최하기로 합의했다고 18일 발표했다. 미국 수석대표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USTR 대표는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재협상 때문에 이번엔 방한하지 않는다. 이에 따라 한국 수석대표인 김현종 산업부 통상교섭본부장은 라이트하이저 대표와 영상회의만 한다. 미국은 마이클 비먼 USTR 대표보와 제이미슨 그리어 비서실장으로 대표단을 꾸렸다. 한국 측 대표단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양국의 협상이 시작되면서 수석대표들의 전략 싸움도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김 본부장은 문 대통령이 미국의 공세를 방어하기 위해 야심 차게 뽑아든 카드. 10년 전 한미 FTA 협상을 책임진 김 본부장은 ‘한미 FTA 협정문을 전부 외운다’는 말까지 나올 정도로 한미 FTA에 밝은 인물로 꼽힌다. 김 본부장은 취임식 당시 “방어적 자세를 버리고 성동격서(聲東擊西)의 (공격적) 전략을 취하고, 지정학과 에너지 이슈를 무역 관련 이슈와 융합해야 한다”고 밝혔다. 라이트하이저 대표는 트럼프 정부의 무역정책 밑그림을 그린 인물이다. 강력한 보호무역을 표방했던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 시절 USTR 부대표를 지낸 ‘순혈 보호무역주의자’라는 별칭을 갖고 있다. 미국 언론은 그에 대해 “냉철하고 완강한 협상 태도를 가졌다”고 평가할 정도다. 다만 16일(현지 시간) 시작된 NAFTA가 미국으로선 최우선 순위여서 라이트하이저 대표가 한미 FTA 재협상에 전력투구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 시간 장소 놓고 신경전 시작 두 나라는 미국이 지난달 12일(현지 시간) 한국에 한미 FTA 개정 협상을 공식 요청하면서 회담 장소를 놓고 줄다리기를 해 왔다. 미국은 워싱턴에서 특별세션을 열자고 제안했다. 이에 김 본부장은 “원칙을 지켜야 한다”며 서울 개최를 주장했다. 그 근거로 ‘특별위원회는 개최 요청을 받은 쪽(한국)이나 양국이 합의하는 장소에서 연다’는 한미 FTA 협정문 조항을 제시했다. 결과적으로 한국의 요구가 관철되면서 한미 FTA 개정 협상의 기선을 제압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통상 전문가들은 미국이나 제3국에서 협상이 열리면 물리적 거리에 따른 시차, 본국과의 협의 등이 쉽지 않다고 지적한다. 미국 통상전문매체인 인사이드트레이드닷컴은 “트럼프 행정부가 미국 근로자에게 피해를 주는 FTA를 바로잡겠다는 의지를 보여주기 위해 홍보에 유리한 워싱턴 개최를 고집해왔다”고 분석했다. 한 통상 전문가는 “서울 개최를 통해 미국의 여론전에 휘둘리지 않게 된 것이 1차 소득”이라고 평가했다.세종=이건혁 기자 gun@donga.com / 뉴욕=박용 특파원}
“문재인 정부도 박근혜 정부의 규제 완화 기조는 이어가야 한다.”재미 경제학자인 손성원 미국 캘리포니아주립대 석좌교수(사진)는 “문재인 정부의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은 단기효과에 그칠 것”이라며 적극적인 규제 완화를 강조했다. 또 “최소 0.5%포인트 금리를 내려 재정 정책과 보조를 맞춰야 한다”며 한국은행의 ‘깜짝 금리’ 인하도 주문했다.손 교수는 15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특파원 간담회를 열고 “현재는 인플레보다 디플레를 걱정해야 할 상황”이라며 이 같이 밝혔다. 미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가 금리 인상과 자산축소에 나서는 상황에서 거꾸로 과감한 금리 인하를 주장한 것이다.그는 인플레를 막는 중앙은행들의 신뢰성이 높아졌고, 금융위기로 촉발된 경기 후퇴기에 소비자들의 심리가 크게 위축되는 경향을 보이는 데다 고령화로 수요가 줄어 디플레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 때문에 미 연준이 내년 3차례 금리를 올리겠다고 했지만, 실제로는 1차례 밖에 올리지 못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한국의 수출 호황이 반도체와 조선 등 경기 순환적이고 변동성이 큰 업종이 이끌고 있어 장기간 지속될 수 없다”며 “과감한 통화와 재정 정책을 펼쳐야 할 시기”라고 주장했다. 특히 “통화정책의 90%는 심리”라는 벤 버냉키 전 Fed 의장의 발언을 인용하며 “한은이 최소 0.5%포인트에서 0.75%포인트 기준금리를 내려야 시장에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금리 인하에 따른 자본 이탈 우려에 대해 “일부 투기성 자본(hot money)이 유출될 수는 있지만 외환보유액이 충분하고 통화스와프도 있어 크게 걱정할 일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오히려 거시경제가 탄탄해지면 장기적으로는 외국자본이 한국으로 들어온다는 것이다. 금리 인하가 부동산 시장 과열을 부채질 할 수 있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통화정책은 가계부채가 아니라 거시경제 전체를 보고 결정하는 것”이라며 반박했다.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규제와 관련해 “주택담보인정비율(LTV)과 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 강화는 올바른 방향”이라며 “미국 Fed처럼 부동산 대출이 지나치게 많은 은행의 대출 한도를 구두 지도로 제한하는 방식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개정 협상과 관련해 “대미 무역흑자는 줄일 필요가 있다”면서 “미국 무역적자의 3분의 2가 과소비 때문이라는 것도 트럼프 행정부에 설득력 있게 설명해야 한다”고 조언했다.손 교수는 미국 경제의 4가지 리스크로 트럼프 행정부의 국정과제, 보호무역주의, 거시경제 흐름, 연준의 통화정책 등을 꼽았다.뉴욕=박용특파원 parky@donga.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2일(현지 시간) 버지니아주 샬러츠빌에서 벌어진 백인 우월주의 반대 시위대를 향한 차량 돌진 사태를 규탄하며 백인 우월주의자들의 책임을 거명하지 않은 것에 대해 공화당 중진들도 비난 대열에 합류했다. 마코 루비오 공화당 상원의원(플로리다)도 트위터에 “대통령이 이번 사건을 ‘백인 우월주의자에 의한 국내 테러’라고 규정하는 걸 듣는 것이 이 나라에 매우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척 그래슬리 공화당 상원의원(아이오와)은 이번 사건을 ‘자생적 테러(homegrown terrorism)’로 규정했고, 테드 크루즈 공화당 상원의원(텍사스)은 법무부에 수사를 요청했다. 백악관은 역풍이 거세자 “트럼프 대통령은 폭력과 편견, 증오를 비난했다”며 “백인 우월주의자와 큐클럭스클랜(KKK·백인 우월주의 단체), 신나치주의자 등 모든 극단주의 단체가 포함된다”고 36시간이 지나 입장을 밝혔지만 논란은 가라앉지 않고 있다. 임명된 지 10일 만에 하차한 앤서니 스캐러무치 전 백악관 공보국장은 이날 ABC방송에 출연해 “나라면 그런 성명을 권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백인 우월주의와 관련이 있기 때문에 더 강하게 대응했어야 한다”고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을 비판했다. 그는 극우 언론인 브라이트바트 출신의 스티브 배넌 수석전략가에 대해 “대통령이 배넌과 브라이트바트와 같은 유의 난센스로부터 멀어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첫 여름 휴가가 북한 문제와 백인 우월주의 옹호 논란 등의 내우외환이 겹치면서 ‘서머 오브 헬(지옥의 여름)’로 바뀌었다는 말까지 나온다. 미국 정치전문 매체인 폴리티코는 “트럼프 대통령 보좌관들이 부채 한도, 2018년 예산안, 세제 개혁, 인프라 투자 등의 정책 이슈가 산적한 9월은 더 힘든 달이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이날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을 위한 30초 분량의 TV 광고 영상이 첫선을 보였다. 이 영상에는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후 일자리를 창출하고 주가를 끌어올렸으며 미군을 가장 강하게 만들었다는 내용과 민주당과 언론 등을 ‘적’으로 규정하는 내용이 담겼다.뉴욕=박용 특파원 parky@donga.com}
허버트 맥매스터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이날 ABC방송에 출연해 “미국과 동맹국, 책임 있는 국가들의 합치된 노력이 필요하다”며 외교적 해법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또 “우리는 어마어마한 군사력을 보유하고 있으며 미군은 항상 준비·장전(locked and loaded)돼 있다”면서도 “군사력의 목적은 평화와 전쟁을 방지하는 것”이라고 말해 ‘예방전쟁’ 가능성을 언급했던 5일 발언에서 한발 물러섰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중앙정보국(CIA) 국장 역시 이날 CBS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의 불량한 지도자에게 지난 시대의 전략적 인내는 끝났다는 걸 전달하고, 중국 등 영향을 발휘할 수 있는 관련국과 소통하고 있는 것”이라고 트럼프 대통령의 전쟁 불사 발언 후폭풍을 진정시키려 애썼다.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과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도 ‘평양에 책임을 묻는다’라는 제목의 이날 자 월스트리트저널(WSJ) 기고문에서 “미국은 북한의 위협을 촉진한 ‘전략적 인내(strategic patience)’에서 ‘전략적 책임(strategic accountability)’으로 방향을 바꾸고 있다”고 말하면서도 대화 가능성을 열어뒀다. 이어 “중국은 북한에 대한 경제적 지렛대를 지니고 있다. 중국은 북한의 이웃이자 유일한 동맹국이고 주요 통상 파트너이기도 하다”며 중국 역할론을 강조했다. 북한에 대해서는 “북한은 이제 선택에 직면해 있다. 평화와 번영, 국제사회와 함께하는 새로운 길을 택할지, 호전성과 가난, 고립으로 가는 막다른 골목으로 계속 나아갈지 선택해야 한다”며 “미국은 북한이 전자를 택하길 바라며 후자에 대한 경계도 늦추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뉴욕=박용 특파원 parky@donga.com / 조은아 기자}
중국 정부가 15일부터 북한산 석탄과 철 등 제품의 수입을 전면 금지했다. 6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통과시킨 2371호 대북 제재 결의를 단 9일 만에 신속하게 이행하겠다고 선언하면서 자국 법에 따라 북-중 무역의 주요 상품 수입을 전면 금지한 것이다. 북한의 강력한 반발이 예상되는 가운데, 미국은 대북 군사적 대응 기조 수위를 대폭 낮춰 12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전화 통화 등을 통해 미중 간에 사전 교감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중국 상무부는 14일 오후 홈페이지에 공고를 올려 북한산 석탄, 철, 철광석, 납, 납광석, 해산물에 대한 수입을 15일부터 전면 금지한다고 밝혔다. 15일 이전에 중국 항구에 도착한 물품은 반입을 허용하고 다음 달 5일부터는 이런 물품에 대해서도 수입 절차를 중단하기로 했다. 북한 나진항을 통해 중국이 수입하는 제3국산 석탄은 유엔 안보리에 미리 통보해 북한산이 아님을 입증하면 수입을 허용하기로 했다. 중국 해관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북한에서 수입한 석탄은 2억2063만 달러, 철광석과 납은 1억3733만 달러, 수산물은 8980만 달러에 달한다. 북한의 대중 수출 품목 2∼4위(1위는 직물)에 해당돼 이번 조치로 북한은 대중 수출의 대폭적인 감소가 예상된다. 지난해를 기준으로 북한의 대중 수출액의 3분의 2가 감소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에 앞서 트럼프 행정부의 핵심 안보 당국자들은 13일 한목소리로 ‘대화’와 ‘외교’를 강조하며 긴장 수위 조절에 나섰다. 허버트 맥매스터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이날 ABC방송에 출연해 “10년 전보다 전쟁에 가까워지긴 했어도 한 주 전보다 가까워졌다고 생각하진 않는다”고 밝혔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중앙정보국(CIA) 국장도 이날 CBS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현재 (북한에 대한 군사적 대응이) 일어날 긴박한 위기에 있지 않으며 북한의 공격이 임박한 것이 아니다”라고 잘라 말했다.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과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도 이날 자 월스트리트저널(WSJ) 기고문에서 “북한과 협상할 의향이 있다”고 대화 가능성을 열고 ‘평화적 압박 캠페인’을 계속해 나가겠다는 기존 방침을 재확인했다. 두 장관은 미국이 북한의 정권 교체나 한반도 통일, 비무장지대 북쪽으로의 미군 주둔 등을 추구하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미중 간 협력 분위기가 14일 오후로 예정된 미국의 대중국 지식재산권 침해 조사권 발동 발표에 어떤 영향을 줄지도 관심사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전 트위터에 “워싱턴으로 가는 길이다. 할 일이 많다. 무역과 군사에 집중한다”고 대중 무역 제재를 강행할 방침임을 시사했다. 중국 외교부는 14일 정례 브리핑에서 “중미 간 무역전쟁이 발발하면 승자는 없고 모두 패자가 될 것”이라며 공식 반발했다.베이징=윤완준 zeitung@donga.com / 뉴욕=박용 특파원}
지난달 발사된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 14호 미사일 기술이 우크라이나 암시장을 통해 흘러나왔을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뉴욕타임스(NYT)는 14일(현지시간) 미국 정보기관의 기밀 분석과 이날 발간된 전문가 분석을 인용해 “북한이 우크라이나 드니프로 공장의 강력한 로켓 엔진 RD-250을 암시장에서 구매해 ICBM 실험에 성공했다”고 보도했다. 국제전략문제연구소(IISS) 미사일전문가인 마이클 엘만이 내놓은 연구가 북한이 미국의 사이버 공격과 공급선 차단으로 미사일 실험에 실패한지 얼마 안 돼 단기간에 실험에 성공한 미스터리를 풀 수 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특히 김정은이 새로운 로켓 엔진을 관찰하는 사진을 분석한 결과 이 엔진이 구소련의 강력한 미사일 엔진 디자인에서 나왔다는 결론을 내렸다. 북한은 6년 전 우크라이나 공장에서 미사일 기밀을 탈취하려고 했었다는 내용이 유엔 조사관에 발각된 적이 있다. 유엔보고서에 따르면 당시 북한인 2명이 액체 연료 엔진, 우주선 및 미사일 연료공급 시스템, 진일보한 미사일 시스템 기술을 훔치려다가 붙잡혔다. 엘반은 “러시아 미사일 기업인 에너고메쉬가 RD-250 엔진 기술을 북한에 넘겨줬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뉴욕타임스는 강력한 로켓 엔진이 북한에 넘어갔다는 것은 유엔 제재 등에도 불구하고 평양을 감시하는 많은 국가의 정보력의 실패를 의미한 것으로 결론을 내렸다. 뉴욕=박용 특파원 parky@donga.com}
존 볼튼 전 유엔 주재 미국 대사가 군사적 충돌을 피하기 위한 마지막 외교적 해법으로 미국과 중국의 협상을 통한 ‘북한 정권 해체’와 한반도 통일을 제안했다. 볼튼 전 대사는 13일(현지시간) 미 의회 전문지 힐에 게재한 ‘중국이 북한에 대한 마지막 외교적 희망’이라는 제목의 기고문에서 “협상이 (북한) 독재를 합법화하고 핵과 탄도 미사일 능력을 향상시키는 시간을 벌어줄 뿐”이라며 이 같이 주장했다. 그는 “마지막 외교적 옵션이 남아 있다”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에게 한반도를 통일시키는 것이 중국의 국익에 부합한다는 걸 설득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북미 대화는 시간 낭비일 뿐이며 미중 협상을 통해 북한 정권 해체와 한반도 통일을 이끌어내야 한다는 주장이다. 그는 “중국은 북한이 미군과 중국 영토 사이의 완충지대가 될 것으로 생각해 ‘두 개의 코리아’의 현상 유지를 지지했지만 이제 위성국가(북한)를 유지하는 것이 위험하고 비용이 많이 들게 됐다”고 주장했다. 이어 “중국이 한반도 통일에 대한 견해를 수정해야 할 시기가 무르익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북한의 혼란스러운 붕괴를 막고 남한이 신속하게 북한을 장악할 수 있게 공동 관리 노력을 통한 북한 정부 해체 방안을 제안했다. 먼저 중국이 김정은 정권의 군 수뇌부와 관리들에게 정치적 망명과 피신처를 은밀히 제안하고 에너지 공급 등을 차단한다는 것이다. 이어 남한이 북한 지도층을 대상으로 회유에 나서는 한편 북한 전역에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를 알리는 방대한 정보 작전을 병행해 북한 정권의 해체를 이끌어내야 한다는 주장이다. 그는 “워싱턴은 베이징의 우려를 덜어주기 위해 두 가지를 보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첫째, 북한 난민의 대량 유입을 막기 위해 중국과 긴밀히 협력하고, 둘째 북한이 무너지기 시작하면 연합국이 평양의 핵, 화학, 방사능 무기를 장악하고 질서를 유지하기 위해 북중 국경까지 이를 수 있지만 미군을 지속적으로 주둔시키지 않고 부산 근처에 재배치하겠다는 선언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이밖에 남은 대안은 군사력 밖에 없기 때문에 현실적인 이 외교적 해법에 반대할 사람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뉴욕=박용 특파원 parky@donga.com}

미국 뉴욕타임스(NYT)의 베테랑 여기자가 유엔 고위직인 글로벌 커뮤니케이션 담당 사무차장에 선임됐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9일(현지 시간) 앨리슨 스메일 NYT 기자(62·사진)를 차기 공공정보국 글로벌 커뮤니케이션 담당 사무차장에 지명했다. 영국 출신 스메일 신임 사무차장은 2013년부터 NYT 베를린지국장으로 일하는 등 국제뉴스 보도 분야에서 40년 경력을 가진 베테랑 언론인이다. 그는 UPI와 AP통신 유럽 주재 기자로 일하며 독일 통일과 옛 소련 붕괴 등을 취재했으며 1998년 NYT에 합류했다. 2009년 영국 브리스틀대에서 명예법학박사 학위도 받았다.뉴욕=박용 특파원 parky@donga.com}
“나는 ‘우리(북한)가 8월 15일까지 괌에 들어갈 것’이란 내용을 읽었다. 그(김정은)가 괌에서 무슨 일을 할지 두고 보자. 괌에서 뭔가를 저지른다면 지금껏 보지 못한 일이 벌어질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10일(현지 시간) 뉴저지주 베드민스터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북한이 괌에서 도발하면 좌시하지 않고 강력하게 대응하겠다고 다시 한 번 경고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8월 15일’을 콕 집어 언급한 것은 북한이 제시한 괌 포격사격 방안 완성 시점인 8월 중순을 의식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북한 김락겸 사령관은 전날 “전략군은 8월 중순까지 괌 포위사격 방안을 최종 완성해 최고사령관(김정은) 동지께 보고 드리고 발사 대기태세 명령을 기다릴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이 그때까지 상황을 지켜보겠다는 뜻을 내비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한편 미국에서 북한에 대한 ‘예방전쟁’이라는 말이 나오는 상황에서 CNN은 이날 ‘의회가 트럼프 대통령의 북한 폭격을 막을 수 있나’란 제목의 기사를 보도했다. 방송은 전문가들을 인용해 “헌법은 의회에 전쟁선포의 권한을 주지만 현실적으로 트럼프 대통령이 대북 공격을 결심하면 말릴 능력은 거의 없다”고 보도했다. 1973년 제정된 ‘전쟁권한법(War Powers Act)’에 따라 전쟁 승인 권한은 의회에 있으며, 의회가 행정부의 독자적 무력 사용을 금하고 군사행동에 소요될 자금줄을 차단하기 위한 법안을 처리할 수 있지만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군사시설의 정밀타격 같은 단기전이라면 이 법안은 사실상 유명무실하다는 지적이 나온다.뉴욕=박용 특파원 parky@donga.com / 한기재 기자}
북한의 미국령 괌 ‘포위사격’ 위협에 대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틀째 강경한 발언을 내놓았다. 중국은 북-미 갈등이 ‘말싸움’에 그치지 않고 전쟁 위험으로 치닫는다는 위기감에 따라 관영 언론을 통해 북한에 경고를 보냈다. 북한이 먼저 도발해 미국의 보복을 당해도 중국은 중립을 지키며 북한을 돕지 않겠다는 취지다. 중국 관영 환추(環球)시보는 11일 “북한이 미국령 괌을 공격해 미국의 보복을 초래해도 중국은 중립을 지킬 것”이라고 밝혔다. 이 신문은 사설에서 “한반도의 불확실성이 점차 커지는 상황에서 만약 북한이 먼저 미국 영토에 미사일을 발사해 보복을 초래해도 중국은 중립을 지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국과 북한은 ‘말의 전쟁’을 이어갔다. 트럼프 대통령은 10일(현지 시간) 오후 뉴저지주 베드민스터 트럼프 내셔널 골프클럽에서 국가안보회의(NSC) 관계자들과의 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북한이 괌에서 뭔가를 저지른다면 지금껏 아무도 보지 못한 일이 벌어질 것”이라며 다시 경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화염과 분노 경고로는) 충분하지 않다”며 이같이 밝히고 북한에 대한 선제 공격에 대해선 “그건 말하지 않겠다”며 즉답을 피했다. 11일에는 트위터에 “북한이 지혜롭지 않게 행동한다면 (사용할) 군사적 해결책이 완전히 준비됐고 장전됐다. 김정은이 다른 길을 찾기를 바란다”는 글을 올렸다. 북한은 추가 괌 타격 계획은 공개하지 않았지만 트럼프 행정부에 대한 원색적인 비난을 쏟아냈다. 북한 노동신문은 11일 ‘조선을 당할 자 세상에 없다’는 글에서 “판가리(판을 갈아엎는)의 결전이 시작됐다. 조국은 천만 군민 모두를 전민 총결사전으로 부르고 있다”고 위협했다. 또 “(미국이) 제재와 전쟁이라는 두 칼을 뽑아들고 우리 인민의 생존권을 말살하려고 사상 최대로 미쳐 날뛰고 있다”며 “백년 숙적 미제와 총결산하자”고 주장했다. 한편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은 11일 오전 허버트 맥매스터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 40여 분간 통화하고 “한미 양국의 안보와 국민 안전 확보를 위해 취할 단계별 조치에 대해 긴밀하고 투명하게 공조해 나가기로 약속했다”고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하지만 조치의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선 “어떤 말도 덧붙일 수 없다”며 밝히지 않았다.구자룡 기자 bonhong@donga.com / 뉴욕=박용 특파원 / 황인찬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북한에 대한 ‘화염과 분노’ 발언 이후 미국 여론도 두 쪽으로 갈리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신중하지 못한 발언을 비판하며 자제를 촉구하는 여론과 강력 대응을 촉구하는 견해가 맞서고 있다. 미국 민주당 하원의원 61명은 10일(현지 시간)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에게 서신을 보내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이) 북한의 내부 선전에 빌미를 준다”며 “민감한 문제와 관련한 대통령과 각료들의 언행에 최대한 주의를 기울여 달라”고 촉구했다. 전직 정치인들도 트럼프 대통령 비판에 가세했다. 지미 카터 전 미 대통령은 성명을 내고 “미국 리더들은 호전적 발언을 삼가고 북한과 중국, 러시아 간의 대화를 촉진해야 한다”며 “어떤 경우에도 핵 교전은 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수전 라이스 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도 뉴욕타임스 기고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의 반응은 전례를 찾기 어렵고 아주 위험하다”고 비판했다. 공화당 내에서는 강경파인 린지 그레이엄 상원의원 등이 트럼프 지지 세력이다. 마코 루비오 공화당 상원의원은 이날 자신의 트위터에서 “대통령의 대북 발언을 공격하는 건 우스꽝스러운 일이다. 이들은 더 듣기 좋은 말을 하면 마치 북한이 달라질 것처럼 얘기한다”고 트럼프 대통령을 옹호했다. 언론들도 다른 시각을 드러냈다. 뉴욕타임스(NYT)는 이날 사설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발언은 무책임할 뿐 아니라 위험하다”고 지적했다. 반면 김정은 정권 교체를 주장해온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같은 날 사설에서 상반된 주장을 펼쳤다. 신문은 “외교는 당근과 믿을 만한 몽둥이가 있을 때 가장 잘 작동한다”며 “대통령의 발언에 일반적인 외교적 예의가 결여됐더라도 트럼프 행정부는 올바른 아이디어를 갖고 있다”고 평가했다. 트럼프 행정부 내에서도 강경 대응과 대화의 엇갈린 신호가 나온다는 우려가 반복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틸러슨 장관의 메시지와 혼란이 있는 것 아니냐’는 기자의 질문을 받고 “혼란스러운 메시지는 없다”고 일축했다. 반면 서배스천 고카 백악관 부보좌관은 이날 BBC 라디오 방송에서 “틸러슨 장관이 군 문제를 다룰 것이라는 생각은 터무니없다”고 말해 논란을 일으켰다. 관련 질문에 대해 헤더 나워트 국무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틸러슨 장관은) 대통령 승계 서열 4위다. 꽤 힘이 세다”고 고카 부보좌관의 틸러슨 장관 평가절하 발언을 반박해 행정부 내 불협화음을 다시 촉발했다.뉴욕=박용 특파원 parky@donga.com}
미국과 북한 간 설전이 일촉즉발의 무력 충돌로 이어질 수 있는 상황에서 중국이 관영 언론을 통해 제기한 ‘중립론’이 북한을 압박하는 효과가 있을지 주목된다. 중국 관영 환추(環球)시보는 11일 사설에서 “만약 북한이 먼저 미국 영토에 미사일을 발사해 보복을 초래해도 중국은 중립을 지킬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과 한국이 북한 타격에 나서면 이를 저지할 것이라고 덧붙여 미국과 북한 모두에 권고하는 모양새지만 방점은 북한이 경거망동하면 중국은 도와주지 않겠다는 점을 분명히 한 것으로 보인다. 이는 북한의 무모한 도발 의지에 대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0일(현지 시간) 발표한 내용이 보다 ‘구체적이고 강력한’ 보복 의지를 보여주는 데다 중국이 간접적으로 압박을 받았을 수 있음을 보여준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이 오랫동안 교묘히 빠져나갔지만 더는 안 된다. 이건 전혀 새로운 게임(whole new ballgame)”이라며 “북한이 괌에서 뭔가를 한다면 지금껏 아무도 보지 못한 일이 벌어질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0일 사설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북한 사이의) ‘설전 극장’의 주요 관객은 베이징에 있다”며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이) 중국이 최악의 사태를 피하려면 강력한 대북 제재에 나서야 한다고 압박하려는 의도”라고 풀이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0일 기자회견에서 중국의 대북 압박 정도와 대중(對中) 무역 제재 조치를 연계할 것임을 분명히 했다. 그는 “만약 중국이 우리를 도와준다면 무역과 관련해 감정이 상당히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이 ‘중립을 지키겠다’고 한 것은 양국이 1961년 7월 맺은 ‘조중 우호협력 및 상호원조 조약’이 경우에 따라 적용되지 않을 수 있음을 북한에 경고한 것이다. 조약은 ‘어느 일방이 타국으로부터 침략을 받아 전쟁에 들어가면 다른 일방은 의무적으로 모든 노력을 다해 군사적 지원 등을 제공’(조약 2조)하도록 했다. 하지만 북한이 먼저 공격을 자초한 경우 중국엔 조약상의 의무가 없다는 점을 시사한 것이다. 이 같은 ‘북한 책임론’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환추시보는 5월 4일 사설에서 “북한의 핵 보유는 중조 우호협력 상호원조 조약 위반”이라며 “북한의 핵 보유는 지역 안정에 충격을 주고, 중국의 국가 안전에 심각한 손해를 끼치는 것으로 실제상 조약의 취지에 위배된다”고 주장했다. 중국 전문가들은 4월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과의 인터뷰에서 북한이 핵무기 개발 때문에 공격을 받는다면 중국은 방어해줄 의무가 없다고 말했다. 북한의 핵개발은 북-중 조약 1조에 ‘쌍방은 세계의 평화와 각국 인민의 안전을 지키기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한다’는 규정에 위반된다는 논리에서다. 미 해군 구축함은 10일 남중국해의 인공섬 미스치프 암초(중국명 메이지자오·美濟礁) 12해리(약 22.2km) 이내를 지나는 ‘항행의 자유(FONOP)’ 작전을 펼쳤다. 이를 두고 중국 관영 영자지 글로벌타임스는 11일 “(미국이) 한반도 문제에 대한 중국의 협조를 얻으려는 속셈이 있다”고 해석했다. 중국이 북핵 억제에 대한 미국의 압박을 강하게 받고 있다는 얘기다.구자룡 기자 bonhong@donga.com / 뉴욕=박용 특파원 / 한기재 기자}

“대통령으로서 내 첫 명령은 핵무기를 현대화하고 개선하는 것이었다. 지금은 과거 어느 때보다 훨씬 세고 더 강력해졌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9일(현지 시간) 트위터를 통해 취임 이후 미국이 역대 최강의 핵전력을 확보하게 됐다고 큰소리쳤다. 하지만 또 시비가 붙었다. 미국이 무시무시한 핵전력을 보유한 것은 사실이지만, 냉전시대와 비교하면 전력이 약화된 데다 트럼프 대통령 취임 6개월여간 달라진 게 없다는 것이다. 워싱턴포스트는 이날 ‘피노키오 지수’(거짓의 정도를 보여주는 지표)를 거론하며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핵무기를 더 강하게 만들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먼저 그가 취임 7일 뒤 새로운 핵태세검토(NPR·Nuclear Posture Review) 등이 포함된 미군 재건에 대한 첫 국가안보 명령을 내놓은 것은 맞지만, 이것이 첫 번째 명령은 아니라고 지적했다. 이 명령에 담긴 핵무기 현대화를 위한 NPR도 새 정부가 집권하면 으레 요구하는 것이지, 트럼프 대통령이 특별히 명령한 것도 아니라고 비판했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도 2010년 NPR 작성을 명령했다. 게다가 이 NPR는 올해 하반기쯤 대통령에게 보고될 예정이어서 지난 6개월간의 변화와는 무관하다. 대릴 킴벌 군축협회(ACA) 집행국장은 “현재 미국의 핵무기는 트럼프 대통령 취임 전날과 똑같다”고 말했다. 벤 로즈 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부보좌관도 트위터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이 6개월 만에 핵무기를 바꿨다는 것은 불가능하며 그의 거짓말이 놀라울 뿐”이라고 비판했다. 미국 공영방송 NPR는 “미국의 핵전력은 냉전 이후에도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강력하고 어떤 순간에도 사용할 수 있도록 준비돼 있다”고 평가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말한 것처럼 역대 최강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미국은 현재 핵탄두 4480기(1740기 실전 배치)를 보유하고 있다. 냉전 시기인 1967년(3만1225기)이나 베를린장벽이 붕괴되던 1989년(2만2217기)보다 양적으로 크게 줄었다.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에 맞서 미 공군이 시험 발사한 ICBM인 ‘미니트맨3’는 미국 내 3곳에 400기가 배치돼 있다. 미국은 냉전 때 최대 1000기의 ICBM을 보유했다. 24기의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을 장착한 14척의 잠수함을 조지아주와 워싱턴주 기지에서 운용하고 있지만, 미-러 전략무기감축협정(START)에 따라 잠수함의 미사일 발사 능력이 제한될 예정이다. 이 밖에 180기의 전술핵이 유럽 기지에 배치돼 있다. 핵심 전력의 노후화도 진행 중이다. 미니트맨은 실전 배치된 지 50년이 돼 간다. 주요 잠수함 전략폭격기 등도 냉전 때부터 쓰이고 있다. 미국 정부에 따르면 핵무기 현대화에 2015년부터 10년간 4000억 달러(약 465조 원), 향후 30년간 총 1조 달러가 들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워싱턴포스트는 “생산 시간과 의회의 예산 책정 등을 고려하면 핵무기 현대화는 며칠이 아닌 수십 년이 걸리는 일”이라고 꼬집었다.뉴욕=박용 특파원 parky@donga.com}
8일(현지 시간) 워싱턴포스트(WP)가 보도한 미국 국방부 산하 국방정보국(DIA)의 보고서대로라면 북한은 핵탄두 소형화에 수년이 걸릴 것이라는 예상을 뛰어넘어 완전한 핵보유국으로 가기 위한 중대 관문을 넘어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이 ‘화염과 분노’라는 섬뜩한 표현을 두 차례나 반복한 것도 ‘레드라인’에 다가서는 북한에 대한 엄중한 경고로 풀이된다. DIA는 또 북한이 이르면 내년 핵탄두를 실은 ICBM으로 미 본토를 타격할 능력을 갖출 것으로 전망했다. 민간 전문가들은 북한이 핵무기를 12∼30개 정도 보유하고 있을 것으로 추정했지만, 보고서는 최대 60개를 보유하고 있을 것으로 추정했다. 북한이 소형 핵탄두 시험에 성공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북한이 핵탄두를 탑재한 ICBM을 전력화하려면 대기권 재진입 기술을 확보하는 더 힘든 관문을 넘어야 한다. 핵무기 전문가인 시그프리드 헤커 스탠퍼드대 교수는 AFP통신 인터뷰에서 “북한이 충분히 튼튼한 재진입체를 보유하려면 5년이 더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미 싱크탱크 국가이익센터(CFTNI)의 해리 카지아니스 국방연구국장은 이날 의회전문매체 더 힐과의 인터뷰에서 “오늘은 북한이 핵보유국이 됐다고 역사에 기록될 날”이라고 말했다. 군 당국은 북한의 핵탄두 소형화 달성 여부에 대해선 여전히 신중한 입장이다. 올해 초 발간된 ‘2016 국방백서’에서 “(북한의) 핵무기 소형화 능력이 상당한 수준에 이른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한 바 있다. ‘상당한 수준’이지만 소형화를 완성한 단계는 아니라는 것이 우리 군의 일관된 평가다. 통상 핵탄두는 무게 1000kg 이하, 지름 90cm 이내 수준이면 소형화를 이룬 것으로 평가한다. 다만 군 당국은 북한이 시험발사에 두 차례 성공한 ICBM급 미사일인 ‘화성-14형’에 1000kg 안팎의 비교적 덜 소형화된 탄두도 탑재할 수 있다고 평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 역시 지난달 28일 ‘화성-14형’ 2차 발사에 성공한 이후 “대형 중량 핵탄두 장착이 가능한 대륙간탄도로켓 화성-14형”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군 관계자는 “가장 우려하는 건 북한이 핵탄두를 더 이상 소형화하지 않고 1000kg 선까지만 줄인 뒤 ICBM에 탑재하는 것”이라고 했다. 북한은 ‘화성-14형’ 2차 발사 이후 재차 ICBM 확보의 마지막 관문으로 꼽히는 대기권 재진입 기술을 완벽히 확보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군 당국은 이는 ‘블러핑’이라는 입장이다. 자세제어 기술이나 재진입체 표면이 균일하게 깎여 나가게 하는 ‘삭마 기술’ 등 고난도 기술을 아직 확보하지 못했고, 이로 인해 핵탄두를 정확한 위치에 도달하게 할 능력을 갖추지 못했다는 것이다.뉴욕=박용 특파원 parky@donga.com / 손효주 기자}

8일(현지 시간) 오후 여름 휴가지인 미국 뉴저지주 베드민스터 자신 소유의 골프장에서 기자들을 마주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표정은 굳어 있었다. 팔짱을 끼고 핵심 단어에 강세를 주는 스타카토 어법으로 북한에 대한 초강경 발언을 이어갔다. “세계가 지금까지 보지 못한 ‘화염과 분노’를 만나게 될 것”이라는 말을 두 번이나 강조했다. 이에 북한이 ‘괌 포위사격’ 운운하자 9일 오전엔 미국 핵무기의 힘을 과시하는 트윗을 올렸다.○ 섬뜩한 ‘화염과 분노’ 발언 왜?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7일 한미 정상 간 통화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한반도에서 두 번 다시 전쟁의 참상을 용인할 수 없다”며 전쟁불가론과 평화적 외교적 해결을 강조한 지 이틀 만에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의 ‘화염과 분노’ 발언은 우발적인 게 아니라는 평가가 나온다. AP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이 탁자에 놓인 종이를 힐끔거린 걸 보면 준비된 원고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또 해리 트루먼 대통령이 1945년 일본 히로시마에 투하된 원자폭탄을 발표하며 “지구상에서 본 적이 없는 파멸의 비”를 경고했던 것을 떠올리게 한다고 덧붙였다. AFP통신은 이 발언을 ‘종말론적 경고’라고 표현했다. CNN 등은 ‘북한에 대한 극히 이례적인 최후통첩(ultimatum)’으로 해석했다.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개발에 이어 핵탄두 소형화(미 국방부 산하 국방정보국 보고서)로 트럼프 대통령이 설정한 ‘레드라인(한계선)’에 사실상 도달한 데 이어 미국 본토에 대한 직접 타격 위협을 이어가고 있는 북한을 용인하지 않겠다는 뜻을 확실히 표시하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이다. 발언이 알려지자 미국 증시에서 9거래일 연속 지속됐던 다우지수의 최고치 행진이 이날 마침표를 찍었을 만큼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충격적이었다. 버락 오바마 행정부 시절 백악관 공보국장으로 활동한 댄 파이퍼 정치평론가는 트럼프의 발언에 대해 “핵 공격으로 해석될 수 있는 위협”이라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예측 불가능한 언행에 ‘쓴소리’를 해온 존 매케인 연방 상원 군사위원장은 “위대한 지도자는 행동할 준비가 되지 않으면 적을 위협하지 않는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에 대해 행동할 준비가 돼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렉스 틸러슨 미 국무장관은 “김정은이 외교적 언어를 이해하지 못하는 것 같아 그가 이해할 수 있는 언어로 강력하고 분명한 메시지를 보낸 것”이라며 “괌을 포함해 임박한 위협이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미국인들은 밤새 걱정 없이 잘 자도 된다”고 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9일 오전 기상하자마자 “우리가 이 힘을 결코 사용하지 않기를 바라지만 우리가 세계에서 가장 강한 나라가 아닐 때는 없을 것”이라며 거듭 경고의 메시지를 던졌다.○ 입 다문 문 대통령 트럼프 대통령의 언급에 청와대는 이날 오전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이 현안점검회의에서 문 대통령에게 현황을 보고하는 등 비상대응에 나섰다. 문 대통령은 이날 군 장성 진급 및 보직신고 자리에서 “환골탈태 수준의 국방개혁이 필요하다. 북한의 핵과 미사일 도발에 대해 군사 대응 태세를 빠른 시일 내에 보완해주길 바란다”며 ‘자주국방’을 강조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화염과 분노’ 발언이나 북한의 괌 타격 위협에 대한 직접적인 언급은 하지 않았다. 북-미 간 ‘치킨게임’에서 우리 정부가 주도적 해법을 찾기가 쉽지 않다는 고민이 깔려 있다는 분석이다. 정부는 자칫 우발적 충돌이 벌어지지 않을까 우려하는 기색도 역력하다. 다만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안보 상황이 엄중해지는 것은 사실이지만 잘 관리하면 위기가 아니라 기회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고조로 치닫는 북핵 위기가 군사 충돌보다는 과거 위기처럼 결국 북-미 간 비핵화 담판으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한다는 얘기지만 낙관론이라는 지적이 나온다.문병기 기자 weappon@donga.com / 뉴욕=박용 특파원 ※ 8월 미국발 대북 강경 발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8일 뉴저지주 베드민스터 참모회의 전)― 북한은 미국을 더 이상 위협하지 않는 편이 좋다. 세계가 경험한 적 없는 화염과 분노를 만나게 될 것이다. ▽ 니키 헤일리 유엔 주재 미국대사 (8일 폭스뉴스 기고)― 미국은 계속해서 모든 옵션을 테이블 위에 올려놓을 것이다. 대화로 위기를 풀기를 선호하지만 우리의 눈은 활짝 열려 있다. ▽ 허버트 맥매스터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5일 MSNBC 인터뷰)― (북한 관련 기자의 질문에) 우리가 예방전쟁을 준비하고 있다고 묻는 것인가? 물론 (북한의 미국 위협을 막기 위한) 모든 옵션을 내놔야 한다. 군사적 옵션도 포함된다. ▽ 린지 그레이엄 상원의원 (1일 NBC 인터뷰)― (김정은을) 막기 위한 전쟁이 벌어진다면 저쪽(한반도)에서 벌어질 것이다. 수천 명이 죽는다면 저쪽에서 죽을 것이다. 여기(미국)에서 죽지 않는다.}
뿌옇다. 한반도 주변 정세가 우리 의지와는 상관없이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격랑 속에 빠져들고 있다. 미국과 북한은 9일 하루 동안 ‘화염과 분노’ ‘괌 포위사격’ ‘핵무기 현대화’ 등 전례 없이 강도 높은 공격성 발언을 주고받았다. 북한의 ‘8월 말(末) 9월 초(初)’ 추가 도발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북한과 미국이 양보 없는 ‘치킨게임’을 벌이고 있는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이날(현지 시간 8일) 휴가 중인 뉴저지주에서 기자들과 만나 “북한은 미국을 더는 위협하지 않는 게 최선일 것”이라며 “(그러지 않으면) 세계가 경험하지 못한 화염과 분노(fire and fury)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김정은은 정상 상태를 넘어 매우 위협적”이라고도 했다. 이는 트럼프가 1월 취임 후 김정은 정권을 향해 내놓은 가장 강도 높은 표현이다. 앞서 워싱턴포스트(WP)는 이날 미 국방부 산하 국방정보국(DIA) 보고서를 인용해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에 탑재할 수 있는 소형 핵탄두 개발에 성공한 것으로 미 정보당국이 지난달 결론을 내렸다”고 보도했다. 미 당국의 판단대로 북한이 ICBM에 장착할 500kg급 소형 핵탄두 개발에 성공했다면 트럼프 행정부가 설정한 북핵 ‘레드라인’을 넘어선 것이자 명실상부한 동북아 안보지형의 ‘게임 체인저’라는 지적이다. 트럼프는 이 보고서에 대한 입장을 묻자 작심한 듯 ‘화염과 분노’ 발언을 한 것이다. 그러자 북한은 트럼프 발언 2시간 반 만에 성명을 내고 미군의 태평양 핵심 군사기지인 괌을 폭격할 수 있다고 선언했다. 북한은 조선인민군 전략군 대변인 성명을 통해 “앤더슨 공군기지를 포함한 괌의 주요 군사기지들을 제압·견제하고 미국에 엄중한 경고 신호를 보내기 위하여 중장거리전략탄도로켓 ‘화성-12형’으로 괌 주변에 대한 포위사격을 단행하기 위한 작전 방안을 신중히 검토하고 있다”고 위협했다. 그러자 트럼프는 다시 9일 오전(현지 시간) 트위터에 “내 첫 번째 명령은 (ICBM 등) 우리의 핵무기를 개조하고 현대화하는 것이었고 지금 어느 때보다 강력하다. 우리가 이 힘을 결코 사용하지 않기를 바란다”고 북한을 겨냥했다.황인찬 기자 hic@donga.com / 뉴욕=박용 특파원}

미국에서 영향력이 가장 큰 노동조합인 전미자동차노조(UAW)가 남부지역 외국계 자동차 공장에서 3년 만에 다시 수모를 겪었다. 일본 닛산자동차 미시시피주 캔턴공장 근로자들이 투표를 통해 압도적인 표 차로 UAW 가입을 거부했기 때문이다. 이번 투표로 본거지인 중서부 지역에서 남부지역 외국계 자동차 공장으로 세력을 확장하려던 UAW의 꿈은 다시 날개가 꺾였다. 북미 자동차 시장까지 침체기로 접어들면서 UAW는 외우내환의 위기에 직면했다.○ 3년 만에 재연된 ‘남부 악몽’ 7일(현지 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캔턴 닛산공장에서 3, 4일 이틀간 치러진 UAW 가입 찬반투표 결과 2244표 대 1307표로 UAW 가입이 부결됐다. 닛산은 곧바로 성명을 내고 “이번 투표로 닛산 직원들의 목소리가 전달됐다”며 “근로자들은 UAW를 거부하고 자신들을 직접 대표하기로 했으며 회사와의 관계도 지속적으로 향유할 것”이라고 환영의 뜻을 밝혔다. UAW는 2014년 테네시주 채터누가 폴크스바겐 공장에서도 외면을 받았다. 당시에는 근소한 차로 무릎을 꿇었지만, 이번엔 ‘더블 스코어’에 가까운 압도적인 표 차로 패해 충격이 더 컸다. 제너럴모터스(GM) 포드 피아트크라이슬러 등 미국 빅3 자동차 근로자 등 노조원 41만6000명을 대표하는 UAW는 현대·기아차 도요타 혼다 닛산 등 외국계 자동차 회사 공장이 밀집한 남부지역에선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10년간 남부의 닛산 공장에 교두보를 확보하기 위해 공을 들였지만 수포로 돌아갔다. 크리스틴 지젝 자동차연구센터의 노동 및 산업그룹 국장은 “이번 일은 엄청난 후퇴이며 남부의 외국계 회사 근로자들을 조직화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것인지를 보여준다”고 미시시피주 지역 언론인 ‘클래리언 레저’를 통해 밝혔다. ○ 1960년대 민권운동 전략, ‘노예 논란’ 역풍 불러 UAW는 캔턴 공장의 80%를 차지하는 흑인 근로자들의 마음을 잡기 위해 민주당의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 등의 정치인들을 동원하고 기혼 여성 근로자의 권익 보호를 위한 운동과 연계해 캠페인을 펼쳤다. 1960년대 민권 운동과 연계해 재미를 봤던 전략을 다시 들이댄 것이다. 하지만 남부 근로자들에겐 먹히지 않았다. 오히려 “근로자들을 노예로 취급했다”며 역풍을 맞았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UAW의 패배를 분석한 사설에서 “캔턴공장 근로자들은 노조의 요구와 숨 막힐 것 같은 작업 규칙이 디트로이트의 빅3 자동차회사를 어떻게 질식시켰는지 잘 알고 있었다”고 지적했다. 닛산이 공장을 세우기 전에 지역 주민들은 시간당 7달러짜리 맥도널드에서 일했지만 닛산 공장에서는 주 평균(시간당 16.70달러)보다 훨씬 높은 시간당 평균 26달러의 높은 급여를 받고 일할 수 있게 됐다는 것이다. 이 신문은 “남부 근로자를 조직화하지 못하고 35년간 75%의 조합원이 줄어든 UAW의 문제는 대부분의 근로자들이 노조가 해주는 게 없고 일자리만 위험에 빠뜨린다고 생각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2019년 단체협상 동력 약화될 듯 캔턴공장의 투표가 있기 일주일 전 UAW 고위 관계자가 자동차 근로자 훈련을 위한 펀드에서 수백만 달러를 빼돌린 혐의로 연방정부의 조사를 받고 있다는 것이 알려진 것도 선거 패배에 한몫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닛산 공장에서 굴욕을 당한 UAW는 반격에 나섰다. 남부지역에서 알려진 것보다 UAW의 위상이 높다며 관련 수치를 조목조목 홈페이지에 올리고, “닛산 측이 노조 가입을 막기 위해 노동자를 협박했다”며 관계 당국에 고발했다. 투표를 다시 치러 재기의 발판을 마련하겠다는 계산이다. 하지만 북미 자동차 시장이 오랜 호황을 끝내고 침체기로 접어드는 상황에서 연달아 악재가 터져 UAW의 위상이 흔들리고 있다. 미국 언론들은 2019년 진행될 빅3 자동차 회사와의 협상에서 UAW의 입지가 약화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미국 자동차산업이 정점을 찍던 1979년 150만 명이던 UAW 조합원은 2010년 이후엔 41만 명 선을 유지하고 있다. 박용 뉴욕 특파원 parky@donga.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휴가 중에 마이크 펜스 부통령(사진)이 2020년 차기 대선을 위해 뛰고 있다는 언론보도가 나오면서 미국 정가에 파문이 일고 있다. 펜스 부통령은 “나와 내 가족, 우리 모든 팀에 대한 공격”이라며 휴일에도 성명을 내고 부랴부랴 사태 진화에 나섰다. 6일(현지 시간) CNN 등에 따르면 펜스 부통령은 자신이 차기 대선을 준비하고 있다는 뉴욕타임스(NYT) 보도와 관련해 성명을 내고 “명백하게 거짓이며 행정부를 갈라놓으려는 최근 언론들의 시도”라고 비판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율이 러시아 스캔들로 취임 6개월 만에 역대 최저치로 떨어진 상황에서 행정부 2인자인 자신이 ‘차기 대선을 노린다’는 보도가 거론되자 민감한 반응을 보인 것이다. NYT는 이에 앞서 펜스 부통령이 2020년 대선 출마를 원한다고 보도했다. 부통령의 참모인 마티 옵스트가 6월 회의에서 부통령이 대선 출마를 희망한다고 말했으며, 다른 직원은 공화당 주요 기부자에게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에 도전하지 않는다면 펜스 부통령이 출마할 준비가 돼 있다는 신호를 보냈다는 것이다. 펜스 부통령은 이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처럼 ‘가짜뉴스(fake news)’를 들먹이며 NYT를 맹비난했다. 그는 “가짜뉴스가 우리 길을 막을지라도 내 모든 팀은 대통령의 어젠다와 2020년 그의 재선을 위해 전력을 쏟을 것”이라며 대통령에 대한 충성을 맹세했다. 이어 “이와 다른 제안은 우스꽝스럽고 터무니없다”고 비판했다. 백악관도 대통령 휴가 중에 불거진 차기 대선 주자 논란에 곤혹스러워하고 있다. 켈리앤 콘웨이 백악관 선임고문은 이날 ABC방송에 출연해 “대통령은 앞으로 7년 반 이상 대통령을 할 것이라고 말한다”며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 계획을 밝혔다. 또 그는 NYT 보도를 “완전한 소설”이라고 비판하며, “펜스가 2020년 재선을 준비하는 것은 당연한 사실이지만 (대통령이 아닌) 부통령”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NYT는 “보도의 정확성에 자신이 있다”며 맞받아쳤다.뉴욕=박용 특파원 park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