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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차남 에릭(36)이 트럼프 행정부에 비우호적인 CNN 기자를 트위터로 조롱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8일 트위터에 에릭이 올린 동영상을 리트윗하며 “CNN은 사기꾼!”이라고 썼다. 첨부된 13초짜리 동영상에는 백악관 기자회견장에 앉아 있던 케이틀런 콜린스 CNN 기자(28)가 마스크를 내려 턱에 걸친 뒤 걸어 나가는 모습이 담겼다. 에릭은 “CNN은 완전히 말도 안 된다. 콜린스는 카메라가 꺼졌다고 생각하자마자 마스크를 벗었다”며 조롱했다. CNN 등 주류 언론은 질병통제예방센터(CDC)의 마스크 착용 권고에도 불구하고 트럼프 대통령과 행정부 주요 관계자들이 마스크를 쓰지 않는다며 비판해 왔다. 과거 콜린스 기자도 “행정부 관계자들이 왜 마스크를 쓰지 않느냐”고 발언했다. 이에 불만을 느낀 트럼프 부자(父子)가 반격에 나선 셈이다. 이 동영상은 300만 회 이상 조회되며 큰 화제를 모았다. 콜린스 기자는 “코로나19로 약 9만 명의 미국인이 숨졌다. 그런데도 대통령은 내가 6초 동안 마스크를 내렸다고 트윗이나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에릭은 16일 폭스뉴스에 “코로나19는 야당 민주당이 11월 대선 승리를 위해 이용하는 수단”이라며 “대선 당일인 11월 3일 이후 코로나바이러스는 마법처럼 사라질 것”이라고 주장해 큰 논란을 불렀다.이윤태 기자 oldsport@donga.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차남 에릭(36)이 트럼프 행정부에 비우호적인 CNN 기자를 트위터로 조롱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8일 트위터에 에릭이 올린 동영상을 리트윗하며 “CNN은 사기꾼!”이라고 썼다. 첨부된 13초짜리 동영상에는 백악관 기자회견장에 앉아 있던 케이틀런 콜린스 CNN 기자(28)가 마스크를 내려 턱에 걸친 뒤 걸어 나가는 모습이 담겼다. 에릭은 “CNN은 완전히 말도 안 된다. 콜린스는 카메라가 꺼졌다고 생각하자마자 마스크를 벗었다”며 조롱했다. CNN 등 주류 언론은 질병통제예방센터(CDC)의 마스크 착용 권고에도 불구하고 트럼프 대통령과 행정부 주요 관계자들이 마스크를 쓰지 않는다며 비판해 왔다. 과거 콜린스 기자도 “행정부 관계자들이 왜 마스크를 쓰지 않느냐”고 발언했다. 이에 불만을 느낀 트럼프 부자(父子)가 반격에 나선 셈이다. 이 동영상은 300만 건 이상 조회되며 큰 화제를 모았다. 콜린스 기자는 “코로나19로 약 9만 명의 미국인이 숨졌다. 그런데도 대통령은 내가 6초 동안 마스크를 내렸다고 트윗이나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에릭은 16일 폭스뉴스에 “코로나19는 야당 민주당이 11월 대선 승리를 위해 이용하는 수단”이라며 “대선 당일인 11월 3일 이후 코로나바이러스는 마법처럼 사라질 것”이라고 주장해 큰 논란을 불렀다.이윤태 기자 oldsport@donga.com}
미국 남부 미시시피주에서 비영리단체 직원들이 빈곤층 지원금을 집행하면서 약 1200억 원을 사적으로 사용하거나 또는 용처가 불분명한 곳에 쓴 것으로 드러났다. 미국프로미식축구(NFL) 스타 브렛 파브르(51)도 연루돼 큰 충격을 안겼다. 14일 미시시피투데이 등에 따르면 주(州) 감사실의 조사 결과 비영리단체 ‘미시시피교육센터’의 운영진이 연방정부가 빈곤층 지원금으로 조성한 1억 달러 중 9400만 달러(약 1175억 원)를 로비, 개인 자동차 구매, 콘서트 등에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의혹의 중심인물인 낸시 뉴 미시시피교육센터 이사는 횡령 혐의로 기소됐다. 그는 각각 5만 달러가 넘는 3대의 차량을 센터 명의로 구입한 후 두 아들과 함께 사실상 개인 차량으로 썼다. 그의 휴대전화 요금, 속도위반 범칙금, 각종 기타 비용 등도 지원금에서 빠져나갔다. 뉴 이사는 또 파브르의 행사 연설 및 사인회 참석 대가로 파브르 소유 회사에 110만 달러를 지불했다. 하지만 파브르는 행사에 나타나지 않았다. 이외에 주의회 의원들을 위한 피트니스 프로그램, 콘서트 및 NFL 입장권 구매 등에도 돈이 쓰였다. 논란이 확산되자 연방정부는 “잘못 사용된 연방기금을 주 정부의 돈으로 충당해야 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뉴 이사 등 관련 인물들은 의혹을 부인하고 있다. 인구 300만 명의 미시시피주는 흑인 비율이 37%이며 빈곤층 비율도 20%에 달한다. 농업 등에만 의존하는 낙후된 경제 구조로 미국 내에서 가장 가난한 주로 꼽힌다.이윤태 기자 oldsport@donga.com}

주요 2개국(G2)으로 불리며 세계 패권을 다투고 있는 미국과 중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책임 문제를 계기로 사사건건 충돌하며 ‘총성 없는 전면전’으로 치닫고 있다. 양국이 1979년 수교 이후 약 40년간 이어진 밀월 관계를 끝내고 철의 장막을 높게 쌓는 ‘대(大)결별의 신(新)냉전’에 진입하고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14일(현지 시간)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폭스비즈니스와의 인터뷰에서 ‘중국과 모든 관계를 끊을 수도 있다’고 말한 것과 관련해 “무역 합의의 잉크가 마르지 않았는데 갑자기 전염병이 중국에서 왔다. 우리는 그게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인터뷰에서는 “중국과 모든 관계를 끊으면 5000억 달러를 절약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미국이 2018년 기준 5570억 달러 규모의 중국산 제품을 수입한 것을 염두에 둔 발언이다. 중국과의 무역 관계 단절 가능성까지 내비친 셈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미 증시에 상장된 중국 기업들에 미국 회계기준을 적용하는 방안을 시사하며 “뉴욕증권거래소(NYSE)와 나스닥 규정을 따라야 한다고 말하면 그들(중국 기업들)은 런던으로 옮기거나 홍콩으로 가겠다고 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기업의 이탈을 감수하더라도 규제를 강행할 수 있다는 취지다. 백악관은 미국 연기금이 중국 기업에 투자하는 것도 사실상 중단시켰다. 또 백악관은 필수 의약품 공급망을 미국 본토로 옮겨오는 행정명령을 곧 발표할 예정이라고 CNBC는 전했다. 중국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 미국 내 생산을 늘릴 수 있도록 주요 물품의 공급망을 바꾸겠다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미국은 세계무역기구(WTO) 탈퇴를 추진하며 중국의 부상을 지원한 다자무역체제의 힘을 빼려 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14일 호베르투 아제베두 WTO 사무총장의 조기 사임 소식에 “WTO는 중국을 개발도상국으로 대한다. 그래서 중국은 미국이 못 얻는 이익을 많이 누린다”고 비판했다. 외교전문 매체 포린폴리시(FP)는 미중의 관계 단절을 ‘대결별(the Great Decoupling)’로 규정했다. 토니 블레어 전 영국 총리는 CNN과의 인터뷰에서 “미중은 (미소 냉전 시대에는 없었던) 무역과 경제적 측면의 상호 연결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 연결성이 끊어진다는 것은 ‘제2의 냉전’이 시작됐다는 뜻으로 볼 수 있다. 중국 지도부는 미국의 탈중국화 등 미중 관계 단절 움직임과 관련한 대응에 나섰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14일 주재한 최고 지도부 회의인 공산당 정치국 상무위원회 회의에서 “산업 토대를 재구성하고 산업망을 업그레이드하면서 과학기술 혁신 연구를 강화하라”고 지시했다. 진찬룽(金燦榮) 런민(人民)대 국제관계학원 부원장은 중국 글로벌타임스에 “미국이 일방적으로 관계를 끊으면 중국보다 미국인들이 더 큰 대가를 치러야 한다”고 주장했다. 미중 ‘코로나 냉전’의 1차 승부처는 미소 냉전 시기 우주 경쟁처럼 양국의 자존심을 건 백신 경쟁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온다. 11월 대선의 필승 카드로 여긴 경제적 치적이 코로나19로 물거품이 되고 방역 실패에 대한 책임론이 거세지고 있는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중국 때리기’는 계속될 가능성이 높다. 지난달 퓨리서치 조사에 따르면 중국에 대한 미국인의 부정적인 여론은 66%에 달했다. 뉴욕=박용 parky@donga.com / 베이징=윤완준 특파원 / 이윤태 기자}

멕시코 치와와주 델리시아스 공립병원에서 일하는 간호사 아나이 로페스 씨는 ‘어머니의 날’인 10일 뜻 깊은 선물을 받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만나지 못하던 세 딸이 병원을 깜짝 방문한 것. 열흘 만에 만난 딸들은 비닐을 머리부터 발끝까지 뒤집어쓰고 마스크와 장갑으로 중무장하고 나서야 엄마와 포옹을 나눌 수 있었다. 비닐을 뒤집어쓴 어린 딸들과 간호사 엄마의 재회 영상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상에서 공유되며 화제를 모으고 있다. 12일 멕시코 일간 엘우니베르살에 따르면 로페스 씨는 동료 간호사가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자신도 격리 상태로 지내며 열흘간 아이들을 만나지 못했다. 다행히 결과는 음성이었지만 혹시나 하는 마음에 한 달 동안 집에 가지 않고 병원에서 지낼 계획이었다. 그러자 아이들의 할머니이자 로페스 씨의 어머니는 코로나19 사태로 고생하는 딸과 엄마를 그리워하는 손녀들을 위해 ‘수제 방호복’을 이틀에 걸쳐 만들었다. 비닐을 뒤집어쓰고 엄마와 포옹한 아이들은 장미를 건네고 “우리는 엄마를 사랑해요”라고 쓰인 플래카드도 펼쳐 보였다. 아이들의 방문에 감동한 로페스 씨는 엘우니베르살에 “아이들을 봤을 때 감동받아 어쩔 줄을 몰라 말을 잇지 못했다. 가족 모두가 정말로 그리웠다”면서도 “우리는 우리의 아이들을 위해서라도 강해져야 한다”고 말했다.이윤태 기자 oldsport@donga.com}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발원지 논쟁에서 미국 편에 선 호주를 향한 중국의 보복 조치가 시작됐다. “코로나19 발생지에 관한 국제 조사를 수용하라”는 호주의 요구에 중국이 ‘호주산 쇠고기 수입 금지’를 내놓은 것이다. 가디언 등에 따르면 중국은 12일 호주 대표 도축장 4곳에서 가공된 쇠고기 수입을 전격 중단했다. 월간 수입 규모로는 2억 달러(약 2450억 원)에 달한다. 호주에서 생산되는 쇠고기의 약 3분의 1이 중국으로 수출되고 있어 호주 축산업에 상당한 타격이 예상된다. 자오리젠(趙立堅)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기자회견에서 “수입 금지는 중국 소비자 기준과 검역을 위반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그가 호주의 코로나19 조사 요구에 불쾌감을 표시했다는 점에서 코로나발 경제 보복이란 분석이 우세하다. 중국은 하루 전 호주산 보리에 반덤핑 조사를 벌여 최대 80%의 관세를 부과하기로 했다.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는 지난달 말 코로나19 기원에 대한 독립적인 조사를 주장했다. 청징예(成競業) 주호주 중국대사는 즉각 “중국 소비자들이 왜 호주산 쇠고기와 와인을 먹어야 하는지를 고민할 것”이라고 보복을 거론했다. 관영 언론 환추(環球)시보의 후시진(胡錫進) 편집인은 소셜미디어에 “호주는 중국의 신발 밑에 붙은 씹던 껌처럼 느껴진다. 항상 소란을 피우므로 가끔 돌을 찾아서 문질러줘야 한다”는 노골적인 글을 올렸다. 중국은 호주산 철광석의 최대 수입국이기도 하다. 수입 금지 조치가 호주산 광물 및 와인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 중국은 2010년 노르웨이 노벨위원회가 반체제 시인 류샤오보(劉曉波)에게 노벨 평화상을 주자 노르웨이산 연어 수입을 중단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모리슨 총리가 18, 19일 사상 최초로 화상회의로 열리는 세계보건기구(WHO) 연례 회의에서 유엔의 핵무기 사찰과 비슷한 방식의 코로나19 조사를 제안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에 따라 이번 회의에서 호주, 미국 등이 중국과 거세게 충돌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이윤태 기자 oldsport@donga.com}
전 세계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치료제 개발에 몰두하고 있는 가운데 중국 등 세계 10여 개국이 정부 차원에서 해커를 동원해 백신 관련 정보 쟁탈전을 벌이고 있다고 10일 뉴욕타임스(NYT)가 전했다. 미국 연방수사국(FBI)과 국토안보부는 조만간 “중국이 미국의 코로나19 치료제 및 백신 개발에 관한 연구 자료를 훔치려 하고 있다. 미국의 관련 지식재산권과 공중보건 자료를 불법적 수단을 통해 획득하려 한다”는 경고문을 발표하기로 했다. 특히 중국이 정보 요원이 아닌 유학생, 교수, 연구원 등을 동원해 미 주요 대학과 민간 연구소의 코로나19 정보를 빼내려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은 중국의 해외 인재 유치 프로젝트 ‘천인계획(千人計劃)’이 미국의 첨단 기술을 훔치려는 계획의 일환이라고 의심해 왔다. FBI는 주요 대학을 방문해 보안 강화를 촉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나노기술의 세계적 석학인 찰스 리버 미 하버드대 교수(61) 역시 1월 ‘천인계획’에 참여한 사실을 고의로 숨긴 혐의로 체포됐다. 그는 2012∼2017년 코로나19 진원지로 꼽히는 후베이(湖北)성 우한이공대에서 수십억 원을 지원받았음에도 “참여 요청을 받은 적이 없다”고 거짓 진술을 했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줄곧 코로나19의 중국 유래설을 주장하며 중국과 맞서고 있다. 중국 역시 거세게 반발하고 있어 해킹 논란이 가뜩이나 나쁜 미중 관계를 더 악화시킬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된다. NYT는 한국, 이란, 베트남 등도 해커를 동원해 타국의 코로나19 정보 수집에 몰두하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한국 해커들이 세계보건기구(WHO)는 물론이고 북한, 일본, 미국 정부 관계자들의 이메일을 해킹해 정보를 수집하려 했다. 미국의 동맹국조차 미국의 통계를 의심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보도했다.이윤태 기자 oldsport@donga.com}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세계 각국이 심각한 경기 침체를 겪을 것이라는 전망이 잇따르고 있는 가운데 한국은 상대적으로 타격이 적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10일(현지 시간) 블룸버그 산하 경제연구소인 블룸버그 이코노믹스가 최근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한국의 국내총생산(GDP) 기준 경제성장률은 ―0.1%로 전망됐다. 이는 이 기관이 코로나19 사태 이전에 내놓은 전망치(2.3%)에 비해 2.4%포인트 하향 조정한 수치다.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가 마이너스로 조정되기는 했지만, 이 기관이 전망치를 낸 31개국 가운데 1.6%포인트 하향 조정된 홍콩(―0.4%→―2.0%)을 제외하면 하향 조정 폭이 가장 작았다. 미국(2.0%→―6.4%)이나 유로존(0.9%→―8.1%) 등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선방한 셈이다. 한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도 중국(2%), 인도네시아(0.8%)에 이어 3번째로 높았다. 앞서 국제통화기금(IMF)은 지난달 발간한 주요 20개국(G20) 경제전망 보고서에서 한국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1.2%로 예상했다. 이는 G20 국가 중 4번째로 높은 것이며, 1월에 제시했던 전망치 대비 하락 폭은 3.4%포인트로 가장 작았다. 한국이 다른 국가들보다 빨리 코로나19를 억제하는 데 성과를 내고 있다는 점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보고서는 “강한 보건체계, 효율적인 정부, 충분한 재정 여력을 지닌 국가가 빠르게 성장세로 돌아갈 수 있는 위치에 있다”며 회복력이 큰 국가로 한국과 독일을 꼽았다. 특히 한국은 높은 의료접근성과 양질의 서비스, 정부 효율성 등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이윤태 기자 oldsport@donga.com}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세계 각국이 심각한 경기 침체를 겪을 것이라는 전망이 잇따르고 있는 가운데 한국은 상대적으로 타격이 적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10일(현지 시간) 블룸버그 산하 경제연구소인 블룸버그 이코노믹스가 최근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한국의 국내총생산(GDP) 기준 경제 성장률은 마이너스(ㅡ) 0.1%로 전망됐다. 이는 이 기관이 코로나19 사태 이전에 내놓은 전망치(2.3%)에 비해 2.4%포인트 하향 조정한 수치다.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가 마이너스로 조정되기는 했지만, 이 기관이 전망치를 낸 31개국 가운데 1.6%포인트 하향 조정된 홍콩(ㅡ0.4%→ㅡ2.0%)을 제외하면 하향 조정 폭이 가장 작았다. 미국(2.0%→ㅡ6.4%)이나 유로존(0.9%→ㅡ8.1%) 등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선방한 셈이다. 한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도 중국(2%), 인도네시아(0.8%)에 이어 3번째로 높았다. 앞서 국제통화기금(IMF)은 지난달 발간한 주요 20개국(G20) 경제전망 보고서에서 한국의 올해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ㅡ1.2%로 예상했다. 이는 G20 국가 중 4번째로 높은 것이며, 1월에 제시했던 전망치 대비 하락 폭은 3.4%포인트로 가장 작았다. 한국이 다른 국가들보다 빨리 코로나19를 억제하는 데 성과를 내고 있다는 점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보고서는 “강한 보건체계, 효율적인 정부, 충분한 재정 여력을 지닌 국가가 빠르게 성장세로 돌아갈 수 있는 위치에 있다”며 회복력이 큰 국가로 한국과 독일을 꼽았다. 특히 한국은 높은 의료접근성과 양질의 서비스, 정부 효율성 등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이윤태 기자 oldsport@donga.com}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속에서 세계 양극화 문제가 더 심각해지고 있다는 지적이 잇따른다. 우선 각국 사망자와 감염자의 상당수가 유색 인종, 저소득층, 고령자, 외국인 노동자 등 취약계층이다. 이들은 실직, 주거난 등 코로나19에 따른 경제적 타격도 다른 계층에 비해 심하게 받고 있다. 이 와중에 부유층은 바다 위 호화 요트, 최첨단 지하 벙커, 외딴 섬 등에서 안락한 도피 생활을 즐기고 있다. 경기가 더 나빠진다는 데 돈을 걸어 천문학적 이익을 본 투자자도 있다. 코로나19가 계급 분화를 심화시켜 ‘신(新)카스트 시대’의 도래를 앞당기고 있다는 분석마저 나온다.○ 코로나19가 만든 4계급 과거 빌 클린턴 대통령 시절 미국 노동장관을 지낸 로버트 라이시 캘리포니아대 교수는 지난달 26일 가디언 기고문에서 “코로나19가 미국의 계급 분열을 심화시켰다”며 네 가지 계급을 정의했다. 첫 번째는 ‘원격 노동자(The Remotes)’다. 전문직, 관리직, 기술직 노동자들로 노트북으로 장시간 근무가 가능하며 코로나19 감염 위험도 비교적 낮다. 무엇보다 코로나19 사태 전과 거의 같은 급여를 받는다. 두 번째는 군인, 의료진, 경찰관, 소방관 등 ‘필수 노동자(The Essentials)’다. 실직 위험은 낮으나 코로나19 사태에도 현장을 지켜야 해 감염 위험에 노출돼 있다. 세 번째는 코로나19 사태로 실직한 사람과 무급휴직 중인 이들을 뜻하는 ‘임금을 받지 못하는 노동자(The Unpaid)’다. 마지막이 교도소, 노숙인 시설, 이민자 수용소에서 지내는 이들을 뜻하는 ‘잊힌 노동자(The Forgotten)’다. 집단생활을 하고 사회적 거리 두기가 사실상 불가능해 감염 위험이 대단히 높다. 라이시 교수는 “첫 번째 계급을 제외한 세 계급은 대개 흑인과 히스패닉”이라며 이들을 방치하면 첫 번째 계급의 안전조차 장담할 수 없다고 우려했다. 온라인 매체 액시오스 역시 “코로나19가 가진 자와 갖지 못한 자 사이에 선명한 선을 그었다”며 원격근무 가능 여부, 의료보험 유무 등이 생사를 결정짓는 시대가 도래했다고 지적했다. 일종의 ‘신(新)다위니즘’이라는 의미다.○ 미 흑인 사망 비율, 백인의 2.5배 세계 최대 코로나19 피해국인 미국에서는 흑인의 피해가 특히 크다. 미 조사회사 APM 리서치랩에 따르면 미 인종집단별 코로나19 사망자 구분에서 흑인 사망자 비율이 백인보다 월등히 높았다. 4일 기준 인구 10만 명당 흑인 사망자는 32.7명으로 백인(13.1명)보다 2.5배 높았다. 아시안(14.6명), 히스패닉(14.9명)과도 2배 이상 차이가 난다. 일부 주에서는 흑인 사망자 비율이 인구 비율보다 4배 가까이 높았다. 미시간주의 흑인 인구 비율은 14%지만 코로나19 사망자 중 흑인 비율은 3.7배 높은 52%다. 인근 일리노이주도 인구의 14%가 흑인이지만 사망자 중 비율은 3.3배 많은 46%다. 코로나19 초기 ‘방역 모범국’이었지만 최근 확진자 급증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싱가포르에서는 열악한 주거 환경에서 생활하는 외국인 노동자들이 집중 피해를 입고 있다. 지난달 27일 기준 누적 확진자 1만4423명 중 무려 84.5%(1만2183명)가 기숙사 생활을 하는 이주 노동자였다. 이들 사회적 취약계층은 고품질 의료 서비스에 대한 접근이 제한적인 데다 상당수가 기저 질환을 앓고 있다. 먹고사는 문제로 사회적 거리 두기 또한 지키기 어렵다. 좁고 밀폐된 요양병원에 갇혀 있는 노약자들 역시 대부분 기저 질환을 앓아 집단감염에 취약하다.○ 물 부족 및 기아에 신음하는 개도국 취약계층 복지 체계가 비교적 잘 갖춰진 선진국과 달리 개발도상국의 취약계층은 코로나19로 말 그대로 생존을 위협받는 처지에 몰렸다. 최근 세계은행은 지난해 8.2%였던 세계 빈곤율(전체 인구 중 하루 1.9달러 미만으로 살아가는 인구 비율)이 올해 8.6%로 오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당초 7.8%를 예상했지만 코로나19 발생 후 전망치를 수정했다. 특히 빈곤율 상승은 1998년 아시아 외환위기 이후 약 22년 만에 처음이라고 덧붙였다. 세계은행은 올해 인도 1200만 명, 나이지리아 500만 명, 인도네시아와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각각 100만 명 이상이 새롭게 극빈층에 포함될 것으로 내다봤다. 세계 전체로는 4000만∼6000만 명이 빈곤층으로 내몰릴 것으로 예상했다. 남아공 케이프타운의 빈곤층 거주지 ‘카이얼리차 타운십’에서는 주민들이 손 씻을 물조차 부족해 신음하고 있다. 한 주민은 2일 AFP통신에 “물을 얻은 지 사흘이 지났다. 정부의 물 트럭이 언제 올지도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3일 인도네시아 자바섬 중부 클라텐에서는 40대 남성이 “신장을 판다”는 피켓을 걸고 돌아다녔다. 현지 언론 데틱뉴스는 세차장에서 근무하던 이 남성이 코로나19 여파로 실직했고 아내와 자녀 4명을 먹여 살리기 위해 장기 매매에 나섰다고 전했다. 인도에서는 3월부터 시작된 초강경 봉쇄 조치로 저소득 노동자들이 큰 타격을 입었다. 특히 일자리가 있던 대도시에서 고향으로 돌아가려던 노동자들이 교통편을 구하지 못해 도보로 이동하다 숨지는 사례가 잇따랐다. 선진국인 영국에서조차 결식아동 문제가 불거졌다. 이달 초 옵서버는 3월 23일 코로나19로 봉쇄가 실시된 후 한부모 가정의 30%, 지체장애 아동이 있는 가정의 46%에서 아동 끼니 문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전했다.○ 호화 요트·외딴섬 휴양… 폭락장서 3조 원 수익도 지난달 20일 블룸버그뉴스는 미국 실리콘밸리 거주민 중 상당수가 개인용 제트기 등을 타고 뉴질랜드로 갔다고 전했다. 7일 국제 통계사이트 월드오미터 기준 뉴질랜드의 확진자는 불과 1490명. 지난달 27일 저신다 아던 총리는 “전쟁에서 승리했다”며 3월 24일부터 실시하던 전국 봉쇄령을 완화했다. 코로나19가 전 세계로 확산되기 전인 2월 초부터 개인용 제트기에 대한 수요는 공급이 따라가지 못할 정도였다. 미 유명 영화제작자 데이비드 게펀은 3월 인스타그램에 5억9000만 달러(약 7230억 원) 상당의 호화 요트 사진과 “바이러스를 피해 카리브해 그레나딘 제도에서 격리 중”이라는 글을 올렸다. ‘억만장자가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고통에 전혀 공감하지 못한다’는 비판이 거세지자 게시물을 삭제했다. 3월 CNBC는 벙커와 방공호를 만드는 회사 라이징S컴퍼니의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4배 늘었다고 전했다. 코로나19를 피하려는 부자들의 제작 요청이 급증했기 때문이다. 개인 수영장 등을 갖춘 호화 벙커 제작비는 최소 15만 달러(약 1억 8400만 원)다. 억만장자들은 건강 상태가 확실한 소수의 근무자와 보급품을 챙겨 몇 달이고 선상 생활을 즐길 수 있다. 보급품이 떨어지면 항공기로 받으면 되고 한 섬이 지겨워지면 다른 섬으로 이동하면 된다. 미 고급 요트 대여업체 버지스의 조너선 베킷 최고경영자(CEO)는 “많은 고객들이 자녀들을 위한 홈스쿨링, 직속 요리사와의 요리수업 등을 요구하고 있다”고 전했다. 미 헤지펀드 업계의 큰손 빌 애크먼 퍼싱스퀘어캐피털 대표는 미 금융시장의 급락을 틈타 2700만 달러(약 331억 원)의 신용부도스와프(CDS)를 사들였다. 채권 발행 국가와 기업이 부도가 나서 원금을 돌려받지 못할 때를 대비한 파생상품으로 채권 값이 하락할수록 많은 돈을 버는 구조다. 배런스 등에 따르면 그는 이런 고수익 고위험 투자로 3월 23일 기준 투자금의 약 100배인 26억 달러(약 3조2000억 원)를 벌었다. 코로나19가 안정기에 들어선 중국에서도 양극화가 두드러진다. 8일 CNN은 사회과학원 자료를 인용해 3월 말까지 약 8000만 명의 중국인이 일자리를 잃었을 것으로 추정했다. CNN은 “중국이 3월 도시 실업률을 5.9%로 발표했지만 2억9000만 명에 달하는 농민공을 포함하지 않았다. 실업률을 지나치게 낮게 발표한다”고 지적했다. 올해 870만 명의 대학 졸업자 역시 구직난에 직면할 것으로 내다봤다. 중국 부유층은 누적된 소비 욕구를 맘껏 해소하고 있다. 지난달 13일 중국 광저우(廣州) 에르메스 매장은 영업을 재개한 첫날 매출액이 1900만 위안(약 33억 원)을 기록해 중국 단일 상점 중 하루 최고 매출을 경신했다. 3월 미 전기차 테슬라의 중국 내 차량 등록도 2월보다 450% 급증했다. 지난달 상하이(上海)에서는 1700만 위안(약 29억 원)∼7800만 위안(약 134억 원) 상당의 고급 아파트 160채가 거래됐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보도했다.○ 제2의 ‘월가 점령’ 시위 오나 일각에서는 코로나19로 인한 양극화가 2011∼2012년 미국 뉴욕을 뜨겁게 달군 ‘월가를 점령하라(Occupy Wall Street)’ 시위를 다시 불러올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당시 시위대는 2008년 금융위기 후 ‘1 대 99’의 사회가 도래했다며 불평등 해소를 주장했다. 3월 중순 봉쇄령이 내려진 지 7주 만에 3350만 명의 미국인이 실직했다. 퓨리서치센터에 따르면 4월 기준 미 실직자 10만 명당 히스패닉이 61%, 흑인이 44%를 차지해 백인(38%)보다 훨씬 많았다. 이에 따른 경제적 고통을 호소하는 이들도 급증했다. 1일 경제매체 비즈니스 인사이더는 여론조사 결과 미국인의 23%가 “이달 월세를 내지 못할 수 있다”고 답했다고 보도했다. 3월 말부터 미 곳곳에서는 ‘렌트 스트라이크(Rent Strike)’라는 집세 거부 운동이 벌어지고 있다. 코로나19로 실직한 사람들이 “집세를 낼 돈이 없다”며 아파트 창문에 하얀 천을 걸어 집세 거부 의사를 표명하는 방식이다. 뉴욕타임스(NYT) 역시 뉴욕 세입자의 40%가 4월 임차료를 내지 못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은 일부 요식업체도 가세했다. 지난달 치즈케이크팩토리는 “4월 임차료를 내지 않겠다”고 밝혔다. 웬디스도 “향후 90일간 매장 임차료 절반의 지급을 미루겠다”고 했다. 일부 집주인은 월세를 못 내는 세입자들의 경제적 어려움을 이용해 성희롱을 일삼고 있다. 세입자가 실직 등으로 임차료를 내기 어렵다고 호소하자 음란한 사진을 보내거나 성관계를 요구하는 식이다. 뉴욕주의 한 집주인은 월세를 깎아주는 대신 성관계를 요구했다 제소당해 40만 달러(약 4억9000만 원)의 합의금을 냈다. 일부 취약계층은 코로나19에 걸려도 치료를 포기하고 있다. 지난달 28일 한 여론조사에서 18세 이상 미국 성인의 10%는 “설사 코로나19에 감염돼도 치료와 검사 모두 포기하겠다”고 답했다. 일각에서는 집세 거부 운동으로 소규모 임대인이 도산하고, 장기적으로는 주택시장 전체가 2007년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에 버금가는 타격을 입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CNBC에 따르면 미 임대시장의 절반을 1∼10개 부동산을 보유한 소규모 임대업자 약 800만 명이 차지하고 있다. 이들과 계약을 맺은 세입자는 약 4800만 명이다. 신아형 abro@donga.com·이윤태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속에서 전 세계 양극화 문제가 더욱 심각해지고 있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우선 각국 사망자와 감염자의 상당수가 유색인종, 저소득층, 고령자, 외국인 노동자 등 취약 계층이다. 이들은 실직, 주거난 등 코로나19에 따른 경제적 타격도 다른 계층에 비해 심하게 받고 있다. 이 와중에 부유층은 바다 위 호화 요트, 최첨단 지하 벙커, 외딴 섬 등에서 안락한 도피 생활을 즐기고 있다. 경기가 더 나빠질 것에 돈을 걸어 천문학적 이익을 본 투자자도 있다. 코로나19가 계급 분화를 심화시켜 ‘신(新)카스트 시대’의 도래를 앞당기고 있다는 분석마저 나온다. ●코로나19가 만든 4가지 계급 과거 빌 클린턴 대통령 시절 미 노동 장관을 지낸 로버트 라이시 캘리포니아대 교수는 지난달 26일 가디언 기고문에서 “코로나19가 미 계급 분열을 심화시켰다”며 4가지 계급을 정의했다. 첫 번째는 ‘원격 노동자(The Remotes)’다. 전문직, 관리직, 기술직 노동자들로 노트북으로 장시간 근무가 가능하며 코로나19 감염 위험도 비교적 적다. 무엇보다 코로나19 사태 전과 거의 같은 급여를 받는다. 두 번째는 군인, 의료진, 경찰관, 소방관 등 ‘필수 노동자(The Essentials)’다. 실직 위험은 적으나 코로나19 사태에도 현장을 지켜야해 감염 위험에 노출돼 있다. 세 번째는 코로나19 사태로 실직한 사람과 무급휴직 중인 이들을 뜻하는 ‘임금을 받지 못하는 노동자(The Unpaid)’다. 마지막이 교도소, 노숙인 시설, 이민자수용소에서 지내는 이들을 뜻하는 ‘잊힌 노동자(The Forgotten)’다. 집단생활을 하고 사회적 거리 두기가 사실상 불가능해 감염 위험이 대단히 높다. 라이시 교수는 “첫 번째 계급을 제외한 나머지 세 계급은 대개 흑인과 히스패닉”이라며 이들을 방치하면 첫 번째 계급의 안전조차 장담할 수 없다고 우려했다. 온라인 매체 악시오스 역시 “코로나19가 가진 자와 갖지 못한 자 사이에 선명한 선을 그었다”며 원격근무 가능 여부, 의료보험 유무 등이 생사를 결정짓는 시대가 도래했다고 지적했다. 일종의 ‘신(新)다위니즘’이라는 의미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일부 취약계층은 코로나19에 걸려도 치료마저 포기하고 있다. 지난달 28일 한 여론조사에서 18세 이상 미 성인의 10%는 “코로나19에 감염돼도 치료와 검사 모두 포기하겠다”고 답했다. ●미 흑인 사망비율, 백인보다 2.5배 많아 세계 최대 코로나19 피해국인 미국에서는 흑인의 피해가 특히 크다. 미 조사회사 APM 리서치랩에 따르면 미 인종집단별 코로나19 사망자 구분에서 흑인 사망자 비율이 백인보다 월등히 높았다. 4일 기준 인구 10만 명 당 흑인 사망자는 32.7명으로 백인(13.1명)보다 2.5배 높았다. 아시안(14.6명), 히스패닉(14.9명)과도 2배 이상 차이가 난다. 일부 주에서는 흑인 사망자 비율이 인구 비율보다 약 4배 가까이 높았다. 미시간주의 흑인 인구 비율은 14%지만 코로나19 사망자 중 흑인 비율은 3.7배 높은 52%다. 인근 일리노이주 역시 인구의 14%가 흑인이나 사망자 중 비중은 3.3배 많은 46%다. 코로나19 초기 ‘방역 모범국’이었지만 최근 확진자 급증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싱가포르에서는 열악한 주거 환경을 지닌 외국인 노동자들이 집중 피해를 입고 있다. 지난달 27일 기준 누적 확진자 1만4423명 중 무려 84.5%(1만2183명)가 기숙사 생활을 하는 이주 노동자였다. 이들 사회적 취약 계층은 고품질 의료 서비스에 대한 접근이 제한적인데다 상당수가 기저질환을 앓고 있다. 먹고 사는 문제로 사회적 거리두기 또한 지키기 어렵다. 좁고 밀폐된 요양병원에 갇혀 있는 노약자들 역시 대부분 기저 질환을 보유해 집단감염에 취약하다. ●물부족·기아에 신음하는 개도국 취약계층 복지 체계가 비교적 잘 갖춰진 선진국과 달리 개발도상국의 취약 계층은 코로나19로 말 그대로 생존을 위협받는 처지에 몰렸다. 최근 세계은행은 지난해 8.2%였던 세계 빈곤율(전체 인구 중 하루 1.9달러 미만으로 살아가는 사람 비율)이 올해 8.6%로 오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당초 7.8%를 예상했지만 코로나19 발발 후 전망치를 수정했다. 특히 빈곤율 상승은 1998년 아시아 외환위기 이후 약 22년 만에 처음이라고 덧붙였다. 세계은행은 올해 인도 1200만 명, 나이지리아 500만 명, 인도네시아와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각각 100만 명 이상이 새롭게 극빈층에 포함될 것으로 내다봤다. 세계 전체로는 4000만~6000만 명이 빈곤층으로 내몰릴 것으로 예상했다. 남아공 케이프타운의 빈곤층 거주지 ‘카옐리차 타운십’에서는 주민들이 손 씻을 물조차 부족해 신음하고 있다. 한 주민은 2일 AFP 통신에 “물을 얻은 지 사흘이 지났다. 정부의 물 트럭이 언제 올 지도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3일 인도네시아 자바섬 중부 클라텐에서는 40대 남성이 “신장을 판다”는 피켓을 걸고 돌아다녔다. 현지 언론 데틱뉴스는 세차장에서 근무하던 이 남성이 코로나19 여파로 실직했고 아내와 자녀 4명을 먹여 살리기 위해 장기 매매에 나섰다고 전했다. 인도에서는 3월부터 시작된 초강경 봉쇄 조치로 저소득 노동자들이 큰 타격을 입었다. 특히 일자리가 있던 대도시에서 고향으로 돌아가려던 노동자들이 교통편을 구하지 못해 도보로 이동하다 숨지는 사례가 잇따랐다. 선진국인 영국에서조차 결식아동 문제가 불거졌다. 이달 초 옵서버는 3월 23일 코로나19 봉쇄가 실시된 후 한부모 가정의 30%, 지체장애아동이 있는 가정의 46%에서 아동이 식량 공급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전했다. ●호화 요트·외딴섬 휴양…폭락장서 3조 수익도 지난달 20일 블룸버그뉴스는 미국 실리콘밸리 거주민 중 상당수가 개인용 제트기 등을 타고 뉴질랜드로 갔다고 전했다. 6일 국제 통계사이트 월드오미터 기준 뉴질랜드의 확진자는 불과 1488명. 지난달 27일 저신다 아던 총리는 “전쟁에서 승리했다”며 3월 24일부터 실시하던 전국 봉쇄령을 완화했다. 코로나19가 전 세계로 확산되기 전인 2월 초부터 개인용 제트기에 대한 수요는 공급이 따라가지 못할 정도였다. 미 유명 영화제작자 데이비드 게펜은 3월 인스타그램에 5억9000만 달러(약 7230억 원) 상당의 호화 요트 사진과 “바이러스를 피해 카리브해 그레나딘제도에서 격리 중”이라는 글을 올렸다. ‘억만장자가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고통에 전혀 공감하지 못한다’는 비판이 거세지자 게시물을 삭제했다. 3월 CNBC는 벙커와 방공호를 만드는 회사 ‘라이징S컴퍼니’의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4배 늘었다고 전했다. 코로나19를 피하려는 부자들의 최첨단 벙커 제작 요청이 급증한 덕이라고 전했다. 개인 수영장 등을 갖춘 호화 벙커 제작비는 최소 15만 달러(약 1억 8400만 원)부터 시작한다. 억만장자들은 건강 상태가 확실한 소수의 근무자와 보급품을 챙겨 몇 달이고 선상 생활을 즐길 수 있다. 보급품이 떨어지면 항공기로 보급을 받으면 되고 한 섬이 지겨워지면 다른 섬으로 이동하면 된다. 미 고급요트대여업체 버지스의 조너선 베켓 최고경영자(CEO)는 “ 많은 고객들이 자녀들을 위한 홈스쿨링, 직속 요리사와의 요리수업 등을 요구하고 있다”고 전했다. 미 헤지펀드업계의 큰 손 빌 애크먼 퍼싱스퀘어캐피털 대표는 미 금융시장의 급락을 틈타 2700만 달러(약 331억 원)의 신용부도스와프(CDS)를 사들였다. 채권 발행 국가와 기업이 부도가 나서 원금을 돌려받지 못할 때를 대비한 파생상품으로 채권값이 하락할수록 많은 돈을 버는 구조다. 배런스 등에 따르면 그는 이런 고수익 고위험 투자로 3월 23일 기준 투자금의 약 100배인 26억 달러(약 3조2000억 원)를 벌었다. 코로나19 사태가 안정기에 접어든 중국에서는 소비 양극화가 두드러진다. 부유층은 누적된 소비 욕구를 맘껏 해소하고 지갑을 굳게 닫은 서민층은 저축을 택했다. 미 뷰티전문매체 WWD는 지난달 13일 광저우(廣州) 에르메스 매장이 영업을 재개한 첫날 매출액이 1900만 위안(약 33억 원)을 기록했다고 전했다. 중국 단일 상점 중 일일 최고 매출이었다. 글로벌 자동차 업계가 코로나19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가운데 유일하게 중국에서는 3월 미 전기차 테슬라 차량 등록이 전월 대비 450% 늘었다. 지난달 상하이(上海)에서는 1700만 위안(약 29억 원)~7800만 위안(약 134억 원) 상당의 고급 아파트 160채가 거래됐다. 반면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올해 중국의 1분기 가계저축은 작년 같은 기간 대비 6.59% 증가했다. 미 뉴욕타임스(NYT)는 “일자리를 잃거나 급여가 줄어든 소비자들이 많다. 중국 젊은이들마저 지갑을 닫았다”고 분석했다. ●제2의 ‘월스트리트 점령’ 시위 오나 일각에서는 코로나19로 인한 양극화가 2011~2012년 미국 뉴욕을 뜨겁게 달군 ‘(월스트리트를 점령하라(Occupy Wall Street)’ 시위가 재현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당시 시위대는 2008년 금융위기 후 ‘1대99’의 사회가 도래했다며 불평등 해소를 주장했다. 3월 중순 봉쇄령이 시작된 지 7주 만에 3350만 명의 미국인이 실직했다. 퓨리서치센터에 따르면 4월 기준 미 실직자 10만 명 당 히스패닉이 61%, 흑인이 44%를 차지해 백인(38%)보다 훨씬 많았다. 이에 따른 경제적 고통을 호소하는 이들도 급증했다. 1일 경제매체 비즈니스 인사이더는 여론조사 결과 미국인의 23%가 “이달 월세를 내지 못할 수 있다”고 답했다고 보도했다. 3월 말부터 미 곳곳에서는 ‘렌트 스트라이크(Rent Strike)’라는 집세 거부 운동이 벌어지고 있다. 코로나19로 실직한 사람들이 “집세를 낼 돈이 없다”며 아파트 창문에 하얀 천을 걸어 집세 거부 의사를 표명하는 식이다. 지난달 NYT는 “뉴욕 세입자의 40%가 4월 임대료를 내지 못할 수 있다”고 전했다.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은 일부 요식업체도 가세했다. 지난달 치즈케이크팩토리는 “4월 임대료를 내지 않겠다”고 밝혔다. 웬디스도 “향후 90일간 매장 임대료 절반의 지급을 미루겠다”고 했다. 일부 집주인은 월세를 못 내는 세입자에게 성희롱까지 일삼고 있다. 세입자에게 음란한 사진을 보내거나 성관계를 요구하는 식이다. 뉴욕주의 한 집주인은 월세를 깎아주는 대신 성관계를 요구했다 제소당해 40만 달러(약 4억9000만 원)의 합의금을 냈다. 일각에서는 집세 거부 운동으로 영세 임대인이 도산할 위험성을 거론한다. 장기적으로는 주택시장 전체가 2007년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에 버금가는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CNBC에 따르면 1~10개의 부동산을 보유한 미 소규모 임대업자 약 800만 명이 전체 임대 시장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다. 이들과 계약을 맺은 세입자도 약 4800만 명에 달한다. 신아형 기자 abro@donga.com이윤태 기자 oldsport@donga.com}

미국 의회에 의사 결정을 위한 각종 정보를 제공하는 미 의회조사국(CRS)이 “북한이 핵무기를 포기해야 미국의 핵 공격 대상에서 제외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CRS는 4일(현지 시간) 발간한 보고서 ‘비전략적(Nonstrategic) 핵무기’에서 “핵무기 미보유 국가가 전술핵을 갖게 될 경우 미국의 핵 공격 목표 대상에 포함될 수밖에 없다”며 “북한과 이란은 핵개발을 포기해야만 핵 공격 대상 리스트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북한과 이란 등은 핵개발을 포기한다면 미국의 핵 공격 대상에서 제외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보고서는 “미국의 전술핵 등에 따른 핵 억지력을 믿지 못하는 동맹국들은 자체 핵무기 획득의 필요성을 느낄 수밖에 없다”는 내용도 담겼다. 이어 “한국과 일본은 중국과 북한처럼 핵무장을 한 이웃 국가들로부터 핵 위협에 직면해 있기 때문에 자체 핵무기를 획득해야 한다고 느낄 것”이라고 지적했다. CRS는 특히 “최근 몇 년간 일부 한국 정치인들은 북한 핵무기 개발에 대한 대응으로 미 전술핵의 한반도 재배치와 한국의 자체 핵무기 개발을 요구해왔다”고 소개했다.이윤태 기자 oldsport@donga.com}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올해 세계 제조업체들의 이익이 대폭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는 5일(현지 시간) 제조업 부문 전망 보고서를 통해 올해 세계 제조업체의 EBITDA(법인세·이자·감가상각비 차감 전 이익)는 지난해보다 13% 감소할 것으로 추산했다. 무디스는 지난해 말에는 올해 세계 제조업체들의 EBITDA가 0∼1% 사이의 증가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한 바 있다. 무디스는 전망치 수정의 이유로 “매우 불확실한 영업 환경을 반영했다. 세계 제조업 매출과 이익이 올해는 2분기를 중심으로 급감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코로나19가 글로벌 경제의 거의 모든 분야에 영향을 미칠 예정”이라며 “올해 경영상 어려움을 겪지 않는 제조업체는 거의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무디스는 세계 제조업이 내년에는 부분적인 회복세를 보이면서 9% 성장이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영국 옥스퍼드대 산하 기관인 옥스퍼드이코노믹스도 최근 보고서에서 “코로나19 여파로 세계 제조업 생산량이 지난해 4분기와 올해 2분기 사이에 11% 급감할 것”이라며 “이런 위축 속도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보다 더 빠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세계 제조업 생산이 올해 하반기부터는 점차 회복하겠지만 연간 생산량은 6.5% 감소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 기관은 “제조업 생산량은 내년 2분기까지 코로나19 사태 전 수준을 회복하지 못할 것”이라고 덧붙였다.이윤태 기자 oldsport@donga.com}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올해 세계 제조업체들의 이익이 대폭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는 5일(현지 시간) 제조업 부문 전망 보고서를 통해 올해 세계 제조업체의 EBITDA(법인세·이자·감가상각비 차감 전 이익)는 지난해보다 13% 감소할 것으로 추산했다. 무디스는 지난해 말에는 올해 세계 제조업체들의 EBITDA가 0~1% 사이의 증가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한 바 있다. 무디스는 전망치 수정의 이유로 “매우 불확실한 영업 환경을 반영했다. 세계 제조업 매출과 이익이 올해는 2분기를 중심으로 급감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코로나19가 글로벌 경제의 거의 모든 분야에 영향을 미칠 예정”이라며 “올해 경영상 어려움을 겪지 않는 제조업체는 거의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무디스는 세계 제조업이 내년에는 부분적인 회복세를 보이면서 9% 성장이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영국 옥스퍼드대 산하 기관인 옥스퍼드이코노믹스도 최근 보고서에서 “코로나19 여파로 세계 제조업 생산량이 지난해 4분기와 올해 2분기 사이에 11% 급감할 것”이라며 “이런 위축 속도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보다 더 빠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세계 제조업 생산이 올해 하반기부터는 점차 회복하겠지만 연간 생산량은 6.5% 감소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 기관은 “제조업 생산량은 내년 2분기까지 코로나19 사태 전 수준을 회복하지 못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윤태 기자 oldsport@donga.com}

영국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망자가 3만 명에 육박하면서 조만간 이탈리아를 제치고 유럽 최대 피해국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의료진 및 장비 부족을 야기한 공공의료 체계와 보리스 존슨 총리 등 지도부의 오판이 피해를 키웠다는 분석이 나온다. 4일 국제 통계사이트 월드오미터에 따르면 영국의 확진자와 사망자는 각각 18만6599명, 2만8446명이다. 확진자는 세계에서 4번째로 많고, 사망자는 세 번째로 많다. 특히 사망자 증가 속도가 빨라 조만간 이탈리아(2만8884명)를 앞설 가능성이 높다. 확진자 대비 사망자를 뜻하는 치사율은 15.2%로, 이탈리아(13.7%)를 넘어섰다. 사망자 급증의 주요 원인으로 영국 정부가 1948년 도입한 국민보건서비스(NHS) 위주의 공공의료 체계가 꼽힌다. ‘요람에서 무덤까지 무상의료를 실시하겠다’는 취지였지만 의료계 전반의 효율성과 의료 서비스의 질을 떨어뜨리고 인재의 해외 유출을 부추겼다는 지적이 나온다. NHS는 99% 세금으로 운영된다. 미성년, 고령자, 저소득층은 완전 무료이며 일반인은 1% 안팎의 부담금을 낸다. 이로 인해 NHS의 누적 부채만 134억 파운드(약 21조 원)에 달한다. 한정된 재원 탓에 코로나19 사태 이전부터 의료체계의 취약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았다. 가디언에 따르면 코로나19 사태 이전에도 영국 의사와 간호사는 각각 1만2000명, 4만2000명이 부족했다. 필수 의사, 간호사 인력의 각각 9%, 12%에 달한다. 영국의 인구 1000명당 의사 수는 2.8명으로 독일·스위스(4.3명), 이탈리아(4.0명) 스페인(3.9명) 프랑스(3.2명)보다 적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3.4명)에도 미치지 못한다. 인구 100만 명당 병원 수는 29.0개로 역시 독일(37.3개), 프랑스(45.5개)보다 적다. 영국 병원은 대부분 국영이어서 의사도 사실상 공무원이다. 정우진 연세대 보건대학원 교수는 “의사들이 대부분 월급쟁이에 수입도 상대적으로 적다 보니 유능한 인력이 모두 해외로 나간다”고 진단했다. 의료정보사이트 메드스케이프에 따르면 지난해 영국 의사의 평균 연봉은 13만8000달러(약 1억7000만 원)로 미국(31만3000달러), 독일(16만3000달러)보다 훨씬 적었다. 의사 직군에 대한 노후연금 세율도 높은 편이어서 은퇴를 미루고 늦은 나이까지 일할수록 손해를 보는 구조다. 이에 2016∼2018년에만 조기 은퇴를 택한 의사가 3500명에 달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는 전했다. 부족한 인력을 외국 의료진으로 채우지만 역부족이란 지적도 나온다. 지난해 의회 보고서에 따르면 전체 NHS 인력 중 13.1%가 외국인이었다. 코로나19에 감염됐던 존슨 총리를 돌본 간호사도 포르투갈과 뉴질랜드 출신이었다. 특히 영국이 유럽연합(EU)을 탈퇴하는 과정에서 전체 간호 인력의 13%인 EU 출신 직원 5000여 명이 NHS를 떠났다. 고령화가 진행되면서 국가 전체 보건비용 역시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2000년 국내총생산(GDP)의 4%였던 의료비 비중은 2018년 7%대로 늘었다. 설립 초 140억 파운드였던 NHS 지출 규모도 2018년 1529억 파운드(약 233조 원)로 10배 이상으로 증가했다. 존슨 내각은 NHS 체계를 과신하면서 초동 대처 기회를 놓쳤다. 3월 초 이탈리아 등이 전국 봉쇄령을 단행할 때 ‘전체 인구의 일정 비율 이상이 면역력을 가지면 코로나19를 이길 수 있다’는 소위 ‘집단 면역’을 추진해 귀중한 시간을 잃었다. 영국은 3월 23일에야 봉쇄 조치를 내렸지만 이미 늦은 조치였다. 존슨 총리, 맷 행콕 보건장관 등이 잇따라 코로나19에 감염돼 국제적 망신까지 샀다. 몇 년 전부터 NHS 개혁은 영국 사회의 화두였다. 영국 보건의료 싱크탱크인 왕립재단은 “NHS 부실화로 2020년 25만 명, 2030년 35만 명의 의료진이 부족해질 것”이라고 예측했다. 손명세 연세대 의대 명예교수는 “공공 부문에서 대비하지 못한 의료 상황은 민간이 맡는 등 이원화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파리=김윤종 특파원 zozo@donga.com / 이윤태 기자}

영국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망자가 3만 명에 육박하면서 조만간 이탈리아를 제치고 유럽 최대 피해국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의료진 및 장비 부족을 야기한 공공의료 체계 △보리스 존슨 총리 등 지도부의 오판 △다소 늦은 봉쇄 조치 등이 피해를 키웠다는 분석이 나온다. 4일 국제 통계사이트 월드오미터에 따르면 영국의 확진자와 사망자는 각각 18만6599명, 2만8446명이다. 확진자는 세계에서 4번째로 많고, 사망자는 세 번째로 많다. 특히 사망자 증가 속도가 빨라 조만간 이탈리아(2만8884명)를 앞설 가능성이 높다. 확진자 대비 사망자를 뜻하는 치사율은 15.2%로, 이탈리아(13.7%)를 넘어섰다. 더구나 영국 정부가 지난달 29일 이전까지는 병원에서 숨진 사망자만 코로나19 사망자에 포함시켰기 때문에 실제 사망자는 훨씬 많을 것이라고 BBC는 전했다. 사망자 급증의 최대 이유로 영국 정부가 1948년 도입한 국민보건서비스(NHS) 위주의 공공의료 체계가 꼽힌다. ‘요람에서 무덤까지 무상의료를 실시하겠다’는 취지였지만 의료계 전반의 효율성과 의료 서비스의 질을 떨어뜨리고 인재의 해외유출을 부추겼다는 지적이 나온다. NHS는 100% 세금으로 운영된다. 한정된 재원 탓에 점차 코로나19 이전부터 NHS의 취약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았다. BBC에 따르면 코로나19 사태 이전에도 영국 의사와 간호사는 각각 1만2000명, 4만2000명이 부족했다. 영국의 인구 1000명 당 의사 수는 2.8명으로 독일(4.1명), 스웨덴·스위스(4.2명), 스페인(3.9명), 이탈리아(3.8명)보다 적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3.3명)에도 미치지 못한다. 인구 100만 명당 병원 수는 29.0개로 역시 독일(37.3개), 프랑스(45.5개)보다 적다. 인구 1000명당 병상 수도 2.5로 독일(8.0개), 프랑스(6.0개)보다 훨씬 낮다. 영국 병원은 모두 국영이기에 의사도 사실상 공무원이다. 의사들의 평균 은퇴연령은 59세로 65세 이상인 다른 유럽국가보다 훨씬 낮다. 부족한 인력은 외국인 의료진으로 채우지만 역부족이라는 지적이 제기된다. 지난해 의회 보고서에 따르면 전체 NHS 인력 중 13.1%가 외국인이었다. 코로나19에 감염됐던 존슨 총리를 돌본 간호사도 포르투갈과 뉴질랜드 출신이었다. 특히 영국이 유럽연합(EU)를 탈퇴하는 과정에서 전체 간호 인력의 13%인 EU 출신 직원 5000여 명이 NHS를 떠났다. 고령화가 진행되면서 국가 전체 보건비용 역시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2000년 국가 예산의 5.2%였던 보건비 비중이 지난해에는 예산의 10%에 가까운 1100억 파운드(약 163조 원)로 늘었다. 그럼에도 OECD 기준 영국의 1인당 보건 예산(2018년 기준)은 4069달러로 독일(5986달러), 프랑스(4964달러), 오스트리아(5395달러) 등에 못 미친다. 존슨 내각은 NHS 체계를 과신하면서 초동 대처 기회를 놓쳤다. 3월 초 이탈리아 등이 전국 봉쇄령을 단행할 때 ‘전체 인구의 일정 비율 이상이 면역력을 가지면 코로나19를 이길 수 있다’는 소위 집단면역을 추진해 귀중한 시간을 잃었다. NHS 내 전문가들 역시 코로나19를 독감의 일종으로 오판했다. 이로 인해 영국은 3월 23일에야 봉쇄 조치를 내렸지만 이미 늦은 뒤였다. 이후 존슨 총리, 맷 행콕 보건장관, 네이딘 도리스 보건차관 등이 잇따라 코로나19에 감염되며 국제적 망신까지 샀다. 몇 년 전부터 NHS 개혁은 영국 사회의 화두였다. 2018년 보건의료 싱크탱크인 왕립재단은 “NHS 부실화로 2020년 25만 명, 2030년 35만 명의 의료진이 부족해질 것”이라고 예측했다. 손명세 연세대 의대 명예교수는 “기존 NHS 시스템만으로도 대비할 수 있을 것으로 봤지만 코로나가 예상을 뛰어 넘는 수준이어서 결국 오판한 셈”이라며 “공공부분에서 대비하지 못한 의료 상황은 민간이 맡는 등 이원화 구조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파리=김윤종 특파원zozo@donga.com이윤태 기자 oldsport@donga.com}

원유와 천연가스 판매로 얻은 ‘오일머니’에 기반한 산유국 국부펀드가 크게 주목받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 따른 글로벌 경기 침체로 국제 유가가 급락했지만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공격적 투자에 나섰기 때문이다. 반면 일부 산유국들은 국부펀드를 통해 보유 중인 자산을 팔아 현금화하려는 모습을 보인다. 저유가로 인한 재정수입 감소에 대비하는 것이지만, 이런 움직임이 세계 금융 및 원자재 시장에 2차 충격파를 불러올 것이란 우려도 제기된다. 최희남 한국투자공사(KIC) 사장은 “산유국 국부펀드들에서 공격적인 투자와 자산 현금화 모습이 동시에 나타난 적은 드물다”며 “코로나19 사태 뒤 본격적인 경기 침체 및 조정 현상이 나타나면 산유국 국부펀드들의 행보에 더 관심이 집중될 것”이라고 말했다.○ 19세기 중반부터 설립 국부펀드(SWF·Sovereign Wealth Fund)는 보유 외환 등 국가 자산을 각종 금융상품 및 원자재에 투자하는 국영 투자기관이다. 1854년 미국 텍사스주가 공교육 확대를 목적으로 설립한 상설학교기금(PSF·Permanent School Fund)이 효시로 꼽힌다. 국가 단위로는 1952년 설립한 사우디아라비아가 선구자 격이다. 미국 국부펀드연구소(SWFI)에 따르면 4월 기준 100개가 넘는 국가가 국부펀드를 보유하고 있다. 그중엔 남태평양 키리바시, 아프리카 적도기니 등도 있다. 미국처럼 상당수 주(州)가 국부펀드를 보유한 나라도 있다. 한국은 비교적 늦은 2005년에 KIC를 설립했다. SWFI에 따르면 전 세계 국부펀드의 자산 총액은 약 8조1602억 달러(약 9947조2840억 원)에 달한다. 이 중 독보적 1위가 북유럽 산유국 노르웨이가 1990년 설립한 노르웨이 국부펀드(GPFG)다. 자산이 무려 1조1867억 달러(약 1446조5870억 원)에 달한다. 2018년 세계은행 기준으로 약 4342억 달러(약 529조2900억 원)인 노르웨이 국가총생산(GDP)의 약 2.7배다. 이어 중국투자공사,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의 아부다비투자청(ADIA), 쿠웨이트 국부펀드,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PIF) 등이 뒤를 잇고 있다. 각국이 국부펀드를 두는 이유는 단순히 높은 투자 수익률 때문만은 아니다. 국제무대에서 자국의 영향력을 키우려는 의도가 작지 않다. 미국, 호주 등은 국가 안보를 이유로 전략 산업에 대한 타국 국부펀드의 투자를 제한한다. 정부 소유 돈이므로 상장기업과 달리 운용 현황과 실적 등을 투명하게 공개하지 않는다.○ 저유가로 알짜기업 매수 기회 코로나19 시대에 가장 주목받는 국부펀드는 사우디의 PIF다. 올해 1월 기준 3200억 달러(약 390조4000억 원)의 자산을 보유한 PIF는 최근 한 달 사이 로열더치셸(네덜란드), 토탈(프랑스), ENI(이탈리아), 에퀴노르(노르웨이) 같은 유럽 메이저 석유 회사에 약 10억 달러(약 1조2200억 원)를 투자했다. 업계에서는 메이저 석유회사 주가가 저유가로 급락하자 PIF가 저가 매수 기회로 보고 대규모 선제 투자를 단행했다고 본다. 사우디가 국영 석유사 아람코에 만족하지 않고 유럽 석유 기업에 대한 영향력을 키워 세계 시장을 좌지우지하겠다는 속내를 드러냈다는 평가가 많다. 비(非)에너지 분야 투자도 활발하다. 특히 사우디 실권자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가 추진하는 중장기 경제발전 전략 ‘비전 2030’에서 중요성을 강조한 문화콘텐츠와 관광 산업에 대한 투자가 돋보인다. 최근 PIF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뉴캐슬 유나이티드의 지분 80%를 3억 파운드(약 4532억4900만 원)에 인수하기로 합의했다. 세계 최대 크루즈 기업인 미국 카니발의 지분 8.2%, 미국 엔터테인먼트 기업 라이브네이션의 지분 5.7%도 사들였다. 카니발과 라이브네이션 주가는 올해 초 대비 각각 80%, 40% 가까이 떨어졌다. PIF는 미 차량 공유 업체 ‘우버’, 미 전기차 업체 테슬라, 미 증강현실(AR)용 헤드셋 업체 매직리프 등 실리콘밸리를 좌지우지하는 대표 정보기술(IT) 기업에도 투자했다. UAE 아부다비는 양대 국부펀드인 ‘ADIA’와 ‘무바달라’를 활용해 안정과 고수익을 동시에 추구하고 있다. 약 5800억 달러의 자산을 보유한 ADIA는 보수적이고 안정적인 투자를, 2300억 달러의 무바달라는 IT, 헬스케어 분야에 주로 투자한다. 로이터통신은 무바달라가 코로나19 사태로 생명과학 및 디지털헬스 분야 투자를 더 확대할 것으로 점쳤다. 영국 런던의 명물 더샤드 빌딩과 최고급 해러즈 백화점, 프랑스 프로축구(리그1)의 파리 생제르맹 등을 소유한 카타르투자청(QIA)은 지난해부터 북미와 아시아 투자를 확대했다. 최근에는 신흥국 팀을 조직해 중남미, 아프리카 투자를 검토하고 있다. ○ 금융위기 때 쏠쏠한 재미 중동 국부펀드의 공격적 투자는 과거의 성공 사례에 기초하고 있다. 이들 대부분 2008년 세계 금융위기 때 쏠쏠한 재미를 봤다. 한때 부동의 세계 최대 은행이었던 미국 씨티그룹이 금융위기 여파로 큰 위기에 몰렸지만 쿠웨이트 국부펀드 및 ADIA의 투자로 회생했다. 카타르 국부펀드 역시 당시 영국 바클리은행, 스위스 은행 크레디트스위스, 독일 폭스바겐과 포르셰 등에 수십억 달러를 투자했다. 많은 투자자들이 금융주를 꺼릴 때 역발상 전략을 구사한 셈이다. 금융위기 후 세계 경제가 회복세를 보이자 이런 선제적 투자가 빛을 발했다. 2009년 이후 카타르 국부펀드는 한때 17%의 수익률을 올렸다. 이들이 ‘너무 위험한 것 아니냐’는 일각의 우려에도 공격적 행보를 고수하는 이유다. 사우디 왕실 관계자는 파이낸셜타임스(FT)에 “2008년 금융위기 당시 저평가된 자산에 투자해야 한다는 점을 배웠다. 물류, IT, 원격의료 등에 투자할 것”이라고 밝혔다. 알리 샤리프 알 에마디 카타르 재무장관도 “해외 투자의 적기로 보고 있다. 헬스 및 IT 부문에 초점을 맞추겠다”고 가세했다. 이권형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산유국이 산업 다각화와 첨단기술 등 탈(脫)석유에 집중하면서 국부펀드 운용 전략도 바뀌었다”며 “특히 금융, 제조업 투자가 늘고 있다. 코로나19 사태 후에도 이런 추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 사우디 소식통은 “한국에선 아람코 서울지사가 투자 유망 기업 조사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 자산 현금화 과정서 시장 출렁일 수도 일부 산유국 국부펀드는 투자 대신 자산 현금화에 치중하고 있다. 이를 통해 얻은 돈을 저유가와 코로나19란 이중고로 부족해진 국가 재정을 메울 수단으로 쓰겠다는 속내다. 노르웨이 국부펀드는 올해 1분기(1∼3월)에 670억 크로네(약 7조8700억 원)를 현금화했다. 코로나19 대책을 세우려면 긴급 재정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조만간 국부펀드가 보유한 채권을 매각해 추가로 돈을 확보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중동에서 코로나19 피해가 가장 심각한 이란도 4월 초 국부펀드에서 10억 유로(약 1조3205억 원)를 인출하기로 결정했다. 코로나19로 인한 재정 부족을 메우기 위해서다. JP모건은 올 상반기(1∼6월)에만 세계 국부펀드의 자산 현금화 규모를 약 2250억 달러(약 274조3875억 원)로 추산했다. 이는 국제 유가가 사상 최저치를 기록하고 있는 현실과 무관하지 않다. 대부분의 산유국은 유가가 배럴당 60∼70달러일 때 균형 재정을 맞출 수 있다. 10달러대까지 떨어진 지금은 원유를 생산해도, 팔아도 손실이 불가피하다. 게다가 코로나19 사태로 보건의료를 포함한 각종 복지 지출이 눈덩이처럼 증가하다 보니 보유 자산 매각이 불가피하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산유국의 이런 상황은 국제 금융시장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산유국은 미국 국채의 외국인 보유액(6조7000억 달러) 중 13%를 차지하고 있다. 김희진 국제금융센터 책임연구원은 “이들이 선진국 채권을 매각하면 ‘세계에서 가장 안전한 나라들의 국채조차 위험하다’는 인식이 확산돼 각국 투자자들의 매도 심리를 자극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주가 하락으로 인한 국부펀드 보유 자산 감소는 또 다른 우려를 낳고 있다. 3월 말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분기에만 노르웨이 국부펀드의 자산이 약 1조3300억 크로네(약 154조 원) 감소했다고 보도했다. 전체 자산의 70%를 주식에 투자해 코로나19로 인한 주가 급락 충격을 피하지 못했다는 분석이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싱가포르 국부펀드인 테마섹홀딩스 역시 올 들어 약 235억 달러(약 30조 원)의 평가 손실을 입었다.○ 불투명성·정치적 이용 등 개선점 산적 일각에서는 향후 산유국 국부펀드의 질적 도약을 위해 지배구조 개선이 필수적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주요 산유국 중 정부, 의회, 중앙은행 등이 국부펀드를 다양한 각도에서 관리 감독하는 나라는 사실상 노르웨이뿐이다. 노르웨이를 제외하곤 글로벌 스탠더드에 걸맞은 국부펀드 관리 감독 체계를 갖추고 있는 산유국은 없다. 중동 국부펀드들을 두고 ‘언제든 왕실의 사(私)금고로 전락할 수 있다’는 회의론이 제기되는 이유다. 무함마드 왕세자가 주요 의사 결정을 직접 내리는 PIF가 대표적 예다. 2018년 10월 사우디 반(反)정부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가 터키 이스탄불의 사우디총영사관에서 처참하게 살해됐다. 당시 배후 인물로 지목받은 무함마드 왕세자는 국제적 지탄을 받았고, 사우디 국가 이미지는 바닥으로 떨어졌다. 사우디는 이 돌파구로 PIF를 이용했다. 지난해 인도를 찾은 무함마드 왕세자는 나렌드라 모디 총리와 경제 협력 방안을 논의하며 PIF를 통한 투자 의사를 밝혔다. 카타르도 마찬가지다. 2017년 6월 사우디, UAE, 바레인 등 걸프지역 수니파 왕정국가들은 카타르의 친(親)이란 및 친터키 행보 등에 반발해 단교했다. 이들은 시아파 맹주 이란과 아라비아반도로의 영향력 확장에 관심이 많은 터키를 눈엣가시로 여긴다. 영국 이코노미스트에 따르면 단교 사태 뒤 타밈 빈 하마드 알 사니 카타르 국왕은 “국부펀드를 이용해 터키에 대한 투자를 늘리겠다”고 밝혔다. 국부펀드를 단교 국가에 맞서는 도구로 쓸 수 있음을 시사한 것이다. 카타르 국부펀드는 2019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맏사위인 재러드 쿠슈너 백악관 선임보좌관을 간접 지원해 화제를 모았다. 쿠슈너 소유 부동산 회사가 투자했다가 큰 손해를 입은 뉴욕의 빌딩을 인수했기 때문이다. 당시 외교가에선 ‘카타르가 백악관의 중동정책을 총괄하는 쿠슈너와 우호적인 관계를 맺으려 공을 들인다’는 반응이 나왔다. 장지향 아산정책연구원 중동센터장은 “중동 산유국의 국부펀드는 왕실 고위층의 입김에 따라 정치적인 악용이 가능한 구조다. 현재로선 이를 개선하려는 시도 역시 안 보인다”고 지적했다.카이로=이세형 특파원 turtle@donga.com / 이윤태 기자}

미하일 미슈스틴 러시아 총리(54)가 러시아 고위 관료 중 최초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러시아의 누적 확진자도 11만 명을 돌파했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미슈스틴 총리는 지난달 30일(현지 시간) 생중계된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의 화상회의에서 “코로나19 검진에서 양성 판정이 나왔다는 사실을 방금 통보받았다. 자가 격리에 들어가 의료진의 처방을 이행하겠다”고 보고했다. 그는 “행정부는 정상적으로 업무를 계속할 것”이라며 “대통령 및 각료들과 전화 및 화상회의로 현안을 협의하겠다”고 말했다. 국세청장 출신의 세무 관료인 그는 올해 1월부터 총리로 재직해왔다. 미슈스틴 총리는 국민들에게도 “자택에서 머물며 코로나19 확산 방지에 동참해달라”고 호소했다. 1일 국제 통계사이트 월드오미터에 따르면 러시아의 확진자와 사망자는 각각 11만4431명, 1169명이다. 푸틴 대통령은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는 일”이라며 총리의 조속한 쾌유를 기원했다. 또 안드레이 벨로우소프 제1부총리를 총리 권한대행으로 임명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파리=김윤종 특파원 zozo@donga.com이윤태 기자 oldsport@donga.com}

원유와 천연가스 판매로 얻은 ‘오일머니’에 기반한 산유국 국부펀드가 크게 주목받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 따른 글로벌 경기 침체로 국제 유가가 급락했지만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공격적 투자에 나섰기 때문이다. 반면 일부 산유국들은 국부펀드를 통해 보유 중인 자산을 팔아 현금화하려는 모습을 보인다. 저유가로 인한 재정수입 감소에 대비하는 것이지만, 이런 움직임이 세계 금융 및 원자재 시장에 2차 충격파를 불러올 것이란 우려도 제기된다. 최희남 한국투자공사(KIC) 사장은 “산유국 국부펀드들에게서 공격적인 투자와 자산 현금화 모습이 동시에 나타난 적은 드물다”며 “코로나19 사태 뒤 본격적인 경기 침체 및 조정 현상이 나타나면 산유국 국부펀드들의 행보에 더 관심이 집중될 것”이라고 말했다. ● 19세기 중반부터 설립 국부펀드(Sovereign Wealth Fund·SWF)는 외환보유고 같은 국가 자산을 각종 금융상품 및 원자재에 투자하는 국영 투자기관이다. 1854년 미국 텍사스주가 공교육 확대를 목적으로 설립한 상설학교기금(PSF·Permanent School Fund)가 효시로 꼽힌다. 국가 단위로는 1952년 설립한 사우디아라비아가 선구자 격이다. 미국 국부펀드연구소(SWFI)에 따르면 4월 기준 100개가 넘는 국가가 국부펀드를 보유하고 있다. 그 중엔 남태평양 키리바시, 아프리카 적도기니 등도 있다. 미국처럼 상당수 주(州)가 국부펀드를 보유한 나라도 있다. 한국은 비교적 늦은 2005년에 KIC를 설립했다. SWFI에 따르면 전 세계 국부펀드의 자산 총액은 약 8조1602억 달러(약 9947조2840억 원)에 달한다. 이중 독보적 1위가 북유럽 산유국 노르웨이가 1990년 설립한 노르웨이 국부펀드(GPFG)다. 자산이 무려 1조1867억 달러(약 1446조5870억 원)에 달한다. 2018년 세계은행 기준으로 약 4342억 달러(529조2900억 원)인 노르웨이 국가총생산(GDP)의 약 2.7배다. 이어 중국투자공사,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의 아부다비투자청(ADIA), 쿠웨이트국부펀드,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PIF) 등이 뒤를 잇고 있다. 각국이 국부펀드를 두고 있는 이유는 단순히 높은 투자 수익률 때문만은 아니다. 국제무대에서 자국의 영향력을 키우려는 의도가 적지 않다. 미국, 호주 등은 국가 안보를 이유로 전략 산업에 대한 타국 국부펀드의 투자를 제한한다. 정부 소유 돈이므로 상장기업과 달리 운용 현황과 실적 등을 투명하게 공개하지 않는다. ● 저유가로 알짜기업 매수 기회 코로나19 시대에 가장 주목받는 국부펀드는 사우디의 PIF다. 올해 1월 기준 3200억 달러(약 390조4000억 원)의 자산을 보유한 PIF는 최근 한 달 사이 로열더치셸(네덜란드), 토탈(프랑스), ENI(이탈리아), 에퀴노르(노르웨이) 같은 유럽 메이저 석유회사에 약 10억 달러(1조2200억 원)를 투자했다. 업계에서는 메이저 석유회사 주가가 저유가로 급락하자 PIF가 저가매수 기회로 보고 대규모 선제 투자를 단행했다고 본다. 사우디가 국영 석유사 아람코에 만족하지 않고 유럽 석유기업에 대한 영향력을 키워 세계 시장을 좌지우지하겠다는 속내를 드러냈다는 평가가 많다. 비(非)에너지 분야 투자도 활발하다. 특히 사우디 실권자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가 추진하는 중장기 경제발전 전략 ‘비전 2030’에서 중요성을 강조한 문화콘텐츠와 관광 산업에 대한 투자가 돋보인다. 최근 PIF는 영국 프로축구(EPL)의 뉴캐슬 유나이티드의 지분 80%를 3억 파운드(약 4532억4900만 원)에 인수하기로 합의했다. 세계 최대 크루즈기업인 미국 카니발의 지분 8.2%, 미국 엔터테인먼트기업 라이브네이션의 지분 5.7%도 사들였다. 카니발과 라이브네이션 주가는 올해 초 대비 각각 80%, 40% 가까이 떨어졌다. PIF는 미 차량공유업체 ‘우버’, 미 전기차업체 테슬라, 미 증강현실(AR)용 헤드셋 업체 매직리프 등 실리콘밸리를 좌지우지하는 대표 정보기술(IT) 기업에도 투자했다. UAE 아부다비는 양대 국부펀드인 ‘ADIA’와 ‘무바달라’를 활용해 안정과 고수익을 동시에 추구하고 있다. 약 5800억 달러의 자산을 보유한 ADIA는 보수적이고 안정적인 투자를, 2300억 달러의 무바달라는 IT·헬스케어 분야에 주로 투자한다. 로이터통신은 무바달라가 코로나19 사태로 생명과학 및 디지털헬스 분야 투자를 더 확대할 것으로 점쳤다. 런던의 명물 샤드빌딩과 최고급 해롯 백화점, 프랑스 프로축구(리그앙)의 파리생제르맹 등을 소유한 카타르투자청(QIA)은 지난해부터 북미와 아시아 투자를 확대했다. 최근에는 신흥국 팀을 조직해 중남미, 아프리카 투자를 검토하고 있다. ● 금융위기 때 쏠쏠한 재미 중동 국부펀드의 공격적 투자는 과거의 성공 사례에 기초하고 있다. 이들 대부분 2008년 세계 금융위기 때 쏠쏠한 재미를 봤다. 한때 부동의 세계 최대 은행이었던 미국 씨티그룹이 금융위기 여파로 큰 위기에 몰렸지만 쿠웨이트 국부펀드 및 ADIA의 투자로 회생했다. 카타르 국부펀드 역시 당시 영국 바클레이즈은행, 스위스 은행 크레디트스위스, 독일 폭스바겐과 포르쉐자동차 등에 수십억 달러를 투자했다. 많은 투자자들이 금융주를 꺼릴 때 역발상 전략을 구사한 셈이다. 금융위기 후 세계 경제가 회복세를 보이자 이런 선제적 투자가 빛을 발했다. 2009년 이후 카타르 국부펀드는 17%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이들이 ‘너무 위험한 것 아니냐’는 일각의 우려에도 공격적 행보를 고수하는 이유다. 사우디 왕실 관계자는 파이낸셜타임스(FT)에 “2008년 금융위기 당시 저평가된 자산에 투자해야 한다는 점을 배웠다. 물류, IT, 원격의료 등에 투자할 것”이라고 밝혔다. 알리 샤리프 알에마디 카타르 재무장관도 “해외 투자의 적기로 보고 있다. 헬스 및 IT 부문에 초점을 맞추겠다”고 가세했다. 이권형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산유국이 산업 다각화와 첨단기술 등 탈(¤)석유에 집중하면서 국부펀드 운용 전략도 바뀌었다”며 “특히 금융, 제조업 투자가 늘고 있다. 코로나19 사태 후에도 이런 추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 사우디 소식통은 “한국에선 아람코 서울지사가 투자 유망 기업 조사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 자산 현금화 과정서 시장 출렁일 수도 일부 산유국 국부펀드는 투자 대신 자산 현금화에 치중하고 있다. 이를 통해 얻은 돈을 저유가와 코로나19란 이중고로 부족해진 국가 재정을 메울 수단으로 쓰겠다는 속내다. 노르웨이 국부펀드는 올해 1분기(1~3월)에 이중 670억 크로네(약 7조8700억 원)를 현금화했다. 코로나19 대책을 세우려면 긴급 재정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조만간 국부펀드가 보유한 채권을 매각해 추가로 돈을 확보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중동에서 코로나19 피해가 가장 심각한 이란도 4월 초 국부펀드에서 10억 유로(약 1조3205억 원)를 인출하기로 결정했다. 코로나19로 인한 재정 부족을 메우기 위해서다. JP모건은 올 상반기(1~6월에만) 세계 국부펀드의 자산 현금화 규모를 약 2250억 달러(약 274조3875억원)로 추산했다. 이는 국제 유가가 사상 최저치를 기록하고 있는 현실과 무관하지 않다. 대부분의 산유국은 유가가 배럴당 60~70달러일 때 균형 재정을 맞출 수 있다. 10달러대까지 떨어진 지금은 원유를 생산해도, 팔아도 손실이 불가피하다. 게다가 코로나19 사태로 보건의료를 포함한 각종 복지 지출이 눈덩이처럼 증가하다보니 보유 자산 매각이 불가피하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산유국의 이런 상황은 국제 금융시장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산유국은 미국 국채의 외국인 보유액(6조7000억 달러) 중 13%를 차지하고 있다. 김희진 국제금융센터 책임연구원은 “이들이 선진국 채권을 매각하면 ‘세계에서 가장 안전한 나라들의 국채조차 위험하다’는 인식이 확산돼 각국 투자자들의 매도 심리를 자극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주가 하락으로 국부펀드 보유자산 감소는 또 다른 우려를 낳고 있다. 3월 말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분기에만 노르웨이 국부펀드의 자산이 약 1조3300억 크로네(약 154조 원) 감소했다고 보도했다. 전체 자산의 70%를 주식에 투자해 코로나19로 인한 주가 급락 충격을 피하지 못했다는 분석이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싱가포르 국부펀드인 테마섹홀딩스 역시 올 들어 약 235억 달러(약 30조 원)의 평가 손실을 입었다. ● 불투명성·정치적 이용 등 개선점 산적 일각에서는 향후 산유국 국부펀드의 질적 도약을 위해 지배구조 개선이 필수적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주요 산유국 중 정부, 의회, 중앙은행 등이 국부펀드를 다양한 각도에서 관리·감독하는 나라는 사실상 노르웨이 뿐이다. 노르웨이를 제외하곤 글로벌 스탠더드에 걸맞은 국부펀드 관리·감독 체계를 갖추고 있는 산유국은 없다. 중동 국부펀드들을 두고 ‘언제든 왕실의 사(私)금고로 전락할 수 있다’는 회의론이 제기되는 이유다. 무함마드 왕세자가 주요 의사결정을 직접 내리는 PIF가 대표적 예다. 2018년 10월 사우디 반(反)정부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가 터키 이스탄불의 사우디 총영사관에서 처참하게 살해됐다. 당시 배후 인물로 지목받은 무함마드 왕세자는 국제적 지탄을 받았고, 사우디 국가 이미지는 바닥으로 떨어졌다. 사우디는 이 돌파구로 PIF를 이용했다. 지난해 인도를 찾은 무함마드 왕세자는 나렌드라 모디 총리와 경제협력 방안을 논의하며 PIF를 통한 투자 의사를 밝혔다. 카타르도 마찬가지다. 2017년 6월 사우디, UAE, 바레인 등 걸프지역 수니파 왕정국가들은 카타르의 친(親)이란·터키 행보 등에 반발해 단교했다. 이들은 시아파 맹주 이란과 아라비아 반도로의 영향력 확장에 관심이 많은 터키를 눈엣가시로 여긴다. 영국 이코노미스트에 따르면 단교사태 뒤 타밈 빈 하마드 알사니 카타르 국왕은 “국부펀드를 이용해 터키에 대한 투자를 늘리겠다”고 밝혔다. 국부펀드를 단교 국가에 맞서는 도구로 쓸 수 있음을 시사한 것이다. 카타르 국부펀드는 2019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맏사위인 재러드 쿠슈너 백악관 선임보좌관을 간접 지원해 화제를 모았다. 쿠슈너 소유 부동산회사가 투자했다 큰 손해를 입은 뉴욕의 빌딩을 인수했기 때문이다. 당시 외교가에선 ‘카타르가 백악관의 중동정책을 총괄하는 쿠슈너와 우호적인 관계를 맺으려 공을 들인다’는 반응이 나왔다. 장지향 아산정책연구원 중동센터장은 “중동 산유국의 국부펀드는 왕실 고위층의 입김에 따라 정치적인 악용이 가능한 구조다. 현재로선 이를 개선하려는 시도 역시 안 보인다”고 지적했다.카이로=이세형특파원 turtle@donga.com이윤태 기자 oldsport@donga.com}
미국의 과학자 12명과 자산가, 산업계 인사들이 정부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에 과학적 제언을 반영시키기 위한 ‘맨해튼 프로젝트’를 운영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7일 보도했다. 이들은 제2차 세계대전 당시 핵무기 개발을 도운 과학자들의 ‘맨해튼 프로젝트’에서 이름을 따서 자신들의 활동을 ‘봉쇄시대의 맨해튼 프로젝트’라고 부른다. 물리학도 출신의 벤처 캐피털리스트 톰 케이힐(33)이 이끄는 이 조직은 스스로를 ‘코로나19를 종식시킬 과학자’로 부르는 연구진, 이들의 연구를 정책 결정자에게 이어줄 네트워크를 지닌 자산가 등으로 구성돼 있다. 이들의 연구 영역은 화학, 면역학, 신경생리학, 감염병학, 원자력학 등으로 다양하다. 2017년 노벨 생리의학상 수상자인 마이클 로스배시, 스튜어트 슈라이버 하버드대 화학과 교수 등 세계적인 석학부터 피터 틸 페이팔 공동창업자, 데이비드 솔로몬 골드만삭스 최고경영자와 같은 기업인도 참여하고 있다. 보도에 따르면 이들은 백악관과 제약사 및 연구진 사이에서 새로운 연구 내용을 검증하고 연결하는 중개자 역할을 자청했다. 이들은 쏟아져 나오는 코로나19 관련 연구서를 하루에 약 20개씩 나눠서 읽어가며 내용을 검증하고 토론한다. WSJ에 따르면 모든 참가자들은 아무런 금전적 보상도 받지 않는 한편 올해 11월 미 대선이 있는 만큼 정치적 논란을 피하기 위해 노력할 것을 맹세했다. 이들은 17쪽 분량의 기밀 보고서에서 코로나19 치료를 위해 정통적이지 않은 방법을 시도하라고 촉구하기도 했다. 보고서에는 과거 에볼라 치료에 썼던 약물의 양을 늘려 코로나19 치료에 써보자는 내용 등이 포함됐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홍보했던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은 일찌감치 승산이 없다는 결론이 났다고 WSJ는 덧붙였다. 이 신문은 해당 보고서가 마이크 펜스 부통령에게까지 전달됐다고 전했다. 프랜시스 콜린스 국립보건원(NIH) 이사도 최근 이 보고서의 제언에 동의한다는 뜻을 밝혔다고 전했다. 미 식품의약국(FDA)과 보훈부는 특정 코로나19 치료 약품에 한해 제조 규제 및 조건을 없애자는 이들의 제안을 채택했다고 한다. 또한 이들은 바이러스 세포에 달라붙는 단세포 항체 약물을 가장 유망한 치료제로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약물을 대량 생산하기 위해 특정 제약회사의 시설 일부를 다른 지역으로 옮겨야 했는데, 참가자의 인맥을 통해 통상 수개월이 걸리는 FDA 승인을 즉각 받을 수 있었다고 WSJ는 전했다. 슈라이버 교수는 “우리는 실패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성공한다면 세상을 바꿀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임보미 bom@donga.com·이윤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