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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에서 자꾸 불이 난다는데 안심하고 타도 될까요?” “전기차는 사고가 나면 문을 못 연다는데 정말 그런가요?” 대표적인 친환경차로 각광받는 전기차가 올해 국내 누적등록 10만 대를 넘겼다. 하지만 현대자동차의 전기차 ‘코나EV’의 연이은 화재와 리콜 그리고 최근 테슬라 차량의 충돌 사고로 사망자가 발생한 소식까지 전해지면서 전기차에 대한 불안감이 덩달아 커지는 모습이다. 전문가들과 자동차 업계에서는 내연기관차와 비교했을 때 전기차가 더 위험하다고 단정 지을 수는 없지만, 전기차의 안전 문제는 세밀하게 따져 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기존의 내연기관차와는 전혀 다른 특징을 가진 전기차가 빠르게 늘고 있는 만큼 상대적으로 내연기관차에 비해 안전 규제가 느슨한 전기차의 안전 기준을 뜯어봐야 할 시점이라는 것이다. 특히 전기차는 사고가 나면 높은 전압의 배터리 때문에 화재 우려가 있고 이런 배터리 화재는 진화가 쉽지 않다는 점, 유독가스를 배출한다는 점 등이 대표적인 안전 문제로 꼽힌다.○ 10만 대 넘긴 전기차… ‘고전압 배터리’가 문제 국내에 등록된 승용 순수전기차(EV)는 지난해 말 8만7000대를 넘긴 데 이어 올해 8월에는 10만9000여 대를 기록했다. 국내의 전체 자동차 등록대수가 2300만 대 이상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아직은 전기차 비율이 높지 않다. 하지만 지난해에만 3만 대 이상이 팔리는 등 전기차 보급 속도는 갈수록 가팔라질 것으로 보인다. 전기차 안전 문제의 핵심은 바로 ‘고전압 배터리’다. 전기차에서 구동모터를 돌리는 데 쓰이는 에너지를 저장하는 핵심 부품이다. 전기차는 각종 전자장비를 작동시키는 12V 안팎의 저전압 배터리와 더불어 구동용으로 400V 안팎의 고전압 배터리를 사용한다. 국내에 시판 중인 전기차는 대부분 이 고전압 배티리로 ‘리튬이온 배터리’를 쓰고 있다. 리튬이온이 전극을 이동하면서 충전과 방전이 이뤄지는 리튬이온 배터리는 대표적인 2차전지다. 문제는 이 리튬이온 배터리가 ‘불안정’하다는 점이다. 리튬이온 배터리는 냉각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거나 배터리 내부의 분리막이 손상되는 경우, 외부에서 큰 충격을 받은 경우 온도가 급격히 올라가는 ‘열폭주(Thermal runaway)’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 분리막이 손상돼 내부에서 음극과 양극이 만나면 배터리가 가열되면서 결국 화재로 이어지는 것이다. 스마트폰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의 대용량 전력을 소모하는 전기차에는 스마트폰 배터리 수천 개에 해당하는 배터리가 들어간다. 그만큼 전기차 배터리의 열폭주가 큰 화재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2018년부터 올해까지 잇따라 화재가 발생하면서 리콜 조치가 이뤄진 현대자동차 코나EV의 경우 고전압 배터리 문제로 화재 가능성이 제기된 상황이다. 배터리 자체의 문제인지, 이를 장착하는 과정에서 생긴 문제인지는 정밀 조사가 필요한 상황이다. 9일 서울 용산구에서 발생한 테슬라 ‘모델X’ 차량의 충돌 후 화재 사고는 고전압 배터리가 외부 충격을 받으면서 불이 난 것으로 추정되는 사례다. ○ 배터리 보호에 힘쓰지만… “안전 장담은 못해” 이런 문제는 전기차 제조사들에 큰 고민거리다. 국내외에서 14건의 화재가 발생한 현대차의 코나EV는 결국 배터리관리시스템(BMS)을 업데이트하고 문제가 있는 배터리는 교체하는 방식의 리콜을 진행하면서 일단락됐다. 리콜 이후 차량에서는 아직 화재 사례가 보고되지 않고 있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외부 충격이 없는데 전기차 배터리에서 불이 나는 문제는 해외의 전기차에서도 간혹 관찰되는 문제”라며 “화재 확률은 전기차 관련 기술이 발전하면서 줄여나갈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 자동차 회사 제너럴모터스(GM)도 최근 쉐보레의 대표적인 전기차 모델 ‘볼트EV’의 화재 가능성 때문에 리콜을 실시한 바 있다. 전기차 제조사들이 가장 심혈을 기울이는 부분은 역시 충돌 시 안전 문제다. 교통사고가 발생해도 고전압 배터리에서 불이 나지 않도록 해야 안전을 담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전기차 사고에서 가장 취약한 부분은 차량 측면으로 분석된다. 충돌 사고에서 차량의 전면과 후면은 비교적 공간적인 여유가 있어서 자동차의 프레임이 충격을 흡수해 고전압 배터리에 도달하는 충격을 줄일 수 있다. 하지만 측면 사고에선 이런 완충 공간 없이 상대적으로 강한 충격이 배터리에 가해질 수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전기차 전용 플랫폼을 개발하면서 가장 신경 쓴 부분이 고전압 배터리를 보호하는 문제”라며 “강한 충격을 받았을 때 발화 및 폭발 여부를 확인하는 충돌 시험, 수분과 소금물에 대한 수밀·침수 시험, 배터리를 직접 불에 노출시켜 폭발 여부를 검증하는 연소 시험 등을 통해 안전성을 검증하고 있다”고 밝혔다. 2018년 테슬라는 동일한 주행거리를 기준으로 보면 전기차의 화재 확률이 내연기관차의 10분의 1 이하라고 밝히기도 했다. 하지만 내연기관차와 전기차의 화재 확률 차이는 아직 입증되지 않았다는 분석이 일반적이다. 이창우 숭실사이버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전기차는 도입 초기 단계이기 때문에 충돌에 따른 화재 확률과 내연기관차와의 위험성 비교 등에 대한 연구가 제대로 진행되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제조사들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리튬이온 배터리의 특성상 전기차 사고에서 화재 가능성을 완전히 차단하기는 힘들다는 것이 전문가들이 말하는 공통된 지적이다. 이호근 대덕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전기차 충돌 테스트는 비교적 저속의 규정된 속도에서 이뤄지기 때문에 다양한 형태의 사고와 고속 충돌 사고 등으로부터 배터리를 온전히 보호할 수 있느냐 하는 것은 여전히 의문”이라고 말했다. 고전압 배터리를 운전자와 탑승자의 좌석 밑에 설치하는 것도 위험 요인 중 하나다. 내연기관차는 충돌로 인한 화재가 엔진이 있는 차량 앞부분에 집중돼 차량 내부로 유독가스나 불길이 번지는 시간을 벌 수 있다. 하지만 전기차는 좌석 밑에서 고열과 함께 화재가 발생해 직접적인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 전자기기 증가도 ‘위험요소’… “소방당국도 대비해야” 9일 서울 용산구에서 발생한 테슬라 ‘모델X’ 차량의 사고는 전기차에서 불이 났을 때 문을 열기 힘들다는 논란을 함께 불러일으켰다. 실제로 국내에서 판매되고 있는 테슬라의 전기차는 화재 등의 사고로 내부 전기 공급이 끊기면 안에서 스스로 뒷문을 열고 나올 수 있는 기계적 장치가 아예 없거나 복잡하게 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현대차와 메르세데스벤츠를 비롯한 기존의 전통적인 자동차 업계에서는 이 같은 문제에 대해 선을 긋고 있다. 기존 제조사들은 내연기관차와 전기차 모두 물리적·기계적으로 작동하는 문 손잡이를 이용해 전력이 끊어져도 내외부에서 문을 열 수 있도록 설계하고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전기차는 차량 내부에 전기장치가 늘어나는 이른바 ‘전장화’가 함께 빠른 속도로 진행 중이어서 이로 인한 문제가 커질 여지는 남아 있다. 이호근 교수는 “자동차는 앞으로도 더 많은 전자장비를 쓰게 될 것으로 보이는데 안전과 관련된 부분에서는 기존의 기계적인 방식을 계속 지켜나가야 한다는 점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말했다. 전기차 시대가 제조사와 차량 이용자뿐만 아니라 소방당국에도 중요한 과제가 되고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내연기관차 화재와는 특성이 전혀 다른 화재가 일어날 수 있기 때문에 이를 미리 대비해야 할 때가 됐다는 것이다. 실제로 전기차 배터리 화재는 물로는 진화하기 힘들다는 점과 고전압 배터리의 누전으로 인한 감전 우려, 화재 시 유독가스 배출 등의 문제가 있어 내연기관차 화재와는 큰 차이를 보인다. 공하성 우석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소방당국에도 배터리 화재를 진압할 수 있는 새로운 소화기·소화액 도입과 사고 시 전력 차단 방법을 숙지하고 독성물질에 대한 대비를 해야 하는 등의 과제가 주어진 상황”이라고 말했다. 장기적으로는 리튬이온 배터리를 대체하는 새로운 배터리 기술이 전기차 안전의 해법이 될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꿈의 배터리’로 불리는 전고체 배터리가 상용화될 경우 자연스레 화재 위험도 크게 줄어든다는 것이다. 화재 위험이 적은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는 현재도 활용할 수 있는 대안이지만 주행거리 측면에서 불리하다는 점이 한계로 지적된다. 김도형 산업1부 기자 dodo@donga.com}

자율주행 자동차와 친환경 자동차 등 미래자동차 관련 부품 전문 기업으로 도약하고 있는 현대모비스는 사업의 특징과 상징성을 반영한 다양한 나눔경영 활동을 펼치고 있다. 자동차 부품 기업의 역량을 십분 활용해 본사, 연구소, 생산공장 등이 위치한 주요 거점을 중심으로 지속 가능한 경영 환경을 함께 구축한다는 취지다. 현대모비스는 2010년부터 매년 투명우산 10만여 개를 제작해 초등학교 등 전국 교육기관에 제공하고 있다. 지난해까지 전국 1400여 개 교육기관의 어린이 90만 명에게 무료로 나눠줬고 올해는 100만 개를 돌파했다. 현대모비스의 투명우산은 투명 캔버스와 빛 반사 소재를 적용해 사용자와 운전자 모두가 쉽게 시야를 확보할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부착된 호루라기로 위급상황을 알리는 데도 도움이 된다. 현대모비스의 ‘투명우산 나눔 캠페인의 효과성 검증에 관한 연구 논문’에 따르면 최근 2년간 캠페인에 참가한 어린이들의 교통사고율은 평균 27% 감소했다. 104개 교육기관 6만4000명의 어린이를 표본으로 조사한 결과다. 현대모비스는 2013년 6월 중국 장쑤성에서도 이런 투명우산 나눔 프로그램을 시작한 이후 현재 베이징, 상하이 등에서 매년 3만여 개의 투명우산을 중국의 어린이들에게 전달했다. 현대모비스 주니어 공학교실은 2005년부터 운영해온 실습형 과학 수업이다. 임직원들이 전국 4∼6학년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1일 강사로 나선다. 주니어 공학교실에서는 직원들이 직접 개발한 ‘스마트폰으로 조종하는 미니카’와 기술연구소 참여로 개발한 ‘차선을 따라가는 스마트카’ 등이 쓰인다. 올해는 수소연료전지의 원리를 활용한 ‘수소전기차’ 교재도 교육과정에 포함했다 최근 3년간 현대모비스 주니어 공학교실에는 120여 개 초등학교 3만여 명의 학생들과 1200여 명의 직원들이 참여했다. 정규 수업 외에도 과학버스가 학교를 방문하는 ‘찾아가는 공학교실’, 고등학생들에게 모형 자율주행차 제작 등의 기회를 제공하는 ‘청소년 공학 리더’ 등을 운영 중이다. 현대모비스의 글로벌 주니어 공학교실은 2014년 중국, 2016년 독일에서도 정규수업을 시작했다. 현대모비스는 2014년부터 교통사고나 선천적 장애로 신체활동이 어려운 장애아동도 지원하고 있다. 장애아동에 맞게 제작된 의자와 휠체어 등 보조기구를 전달하는 것이다. 재활치료비 지원과 함께 현대모비스 임직원들이 여행 도우미로 나서는 ‘장애아동 가족여행 프로그램’도 진행 중이다.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15일 SK이노베이션 울산 콤플렉스(울산CLX) 본관에서는 뜻 깊은 비대면 전달식이 열렸다. 울산CLX 구성원들이 기본급의 1%를 떼어 조성한 ‘1% 행복나눔 기금’ 가운데 3억6000만 원을 난치병·소아암을 앓고 있는 울산 지역 아동들에게 전달한 것이다. 구성원들은 직접 만든 목도리와 손편지까지 함께 전달하면서 기약 없는 투병 생활을 이어가는 아이들의 쾌유를 기원했다. 특별 선물이 된 목도리와 손 편지는 아이들이 추운 겨울을 따뜻하게 보낼 수 있도록 2주간에 걸쳐 구성원 그리고 그 가족이 참여해 진행한 ‘따뜻해 목도리’ 뜨기 자원봉사의 결과물이다. 목도리 뜨기 자원봉사에 참여한 구성원과 가족들은 난치병·소아암 아동의 쾌유를 바라는 마음을 담아 한 땀 한 땀 정성을 쏟고 꿈과 희망을 응원하는 메시지를 담은 손 편지도 함께 준비했다. 자원봉사에 참여하고 기금 전달식에도 함께한 변혜진 생산관리실 과장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속에 일상생활의 제약으로 성인에 비해 아동이 겪는 불안과 우울 증상이 더 심각하다는 뉴스를 보고 자원봉사에 참여했다”며 “난치병이나 소아암을 앓고 있는 아동들이 ‘따뜻해 목도리’를 두르고 몸과 마음이 모두 따스한 겨울을 보내기 바란다”고 밝혔다. 난치병·소아암 아동들을 위해 봉사활동에 참여한 울산CLX 구성원들은 편지에서 “희망을 잃지 않고 건강을 회복하길 바란다”거나 “행복한 일상으로 어서 돌아갈 수 있길 기원하며 꿈과 희망을 잃지 말고 힘내자”와 같은 응원의 메시지를 전했다. SK이노베이션은 2017년부터 구성원들이 자발적으로 기본급 1%를 기부해 조성한 ‘1% 행복 나눔’ 기금을 운영하고 있다. 울산CLX에서는 지난해까지 약 31억 원이 조성됐고, 올해는 약 14억 원이 모일 예정이다. 울산CLX는 ‘1%행복나눔기금’을 활용해 이번 난치병·소아암 아동 지원금 전달 외에도 한부모 가정 지원, 학대 피해 아동·청소년 지원, 장애인 세대 긴급지원, 저소득 세대 주거환경 개선 등 도움의 손길이 필요한 울산지역 소외계층의 복지 증진을 위해 다양한 지원사업을 펼쳐 오고 있다. 또 코로나19 극복 과정에서 지역사회의 어려운 이웃들이 소외되지 않도록 저소득 청소년 온라인 학습용 노트북 PC 전달, 홀몸노인 결식 방지 SK행복생필품꾸러미 선물, 취약계층 학생 여름용 쿨 마스크 제작·지원 등의 사회안전망 강화 활동으로 SK그룹의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 경영’ 가속화에 앞장서고 있다.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현대차그룹이 활발한 사회공헌활동을 통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침체된 한국사회에 따뜻한 응원을 보내고 있다. 코로나19 영향으로 혈액 수급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현대차그룹은 ‘기프트카 레드카펫’ 헌혈 캠페인을 통해 사회적 나눔 실천에 나서고 있다. 2010년부터 시작된 기프트카 캠페인은 저소득층, 취약계층 이웃에게 자동차를 선물하고 자립을 위한 맞춤형 창업 지원을 제공하는 현대차그룹의 대표 사회공헌 활동이다. 올 11월에는 캠페인 11년 차를 맞아 자동차를 활용해 사회적 문제 해결에 시민들이 적극 참여할 수 있도록 도움으로써 공익적 가치를 확산하는 캠페인으로 확대됐다. 대한적십자사와 함께 진행하는 ‘기프트카 레드카펫’ 캠페인은 헌혈을 희망하는 대한민국 국민을 대상으로 △헌혈의집까지 안심하고 이동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프라이빗 픽업 서비스’ △원하는 장소에서 보다 쉽게 헌혈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프라이빗 헌혈 서비스’로 운영된다. 현대차그룹의 사회공헌 사업 ‘굿잡 5060’은 50, 60대의 재취업을 돕는 국내 대표 신중년 일자리 사업으로 자리매김했다. ‘굿잡 5060’은 기업(현대차그룹), 정부(고용노동부), 공공기관(서울시 50 플러스 재단), 사회적기업(㈜ 상상 우리) 등 4개 기관이 협력해 멘토링, 취업 세미나 등 재취업을 위한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전문 취업 컨설턴트를 알선해 신중년의 취업을 돕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출범 이래 올 9월까지 신중년 268명의 재취업을 지원하며 취업률 64.7%라는 성과를 달성했다. 전문성과 경력을 활용해 4대 보험이 보장되는 상용직 일자리를 중심으로 지속 가능한 일자리를 창출했다는 측면에서 의미가 크다는 것이 현대차그룹의 설명이다. 현대차는 코로나19로 침체된 지역경제를 활성화시키기 위해 소비 진작 캠페인도 실시한 바 있다. 전국 20개 지역본부가 주도해 △지역 농가 △골목상권 △전통시장 △소상공인 △침체 업종 총 5개 영역에서 ‘상생 캠페인’을 실시했다. 실제로 평택시에서는 급식 중단으로 어려움에 처한 농가의 쌀, 축산물 등을 구매한 뒤 식자재 상자 ‘희망 꾸러미’를 만들어 평택시 거주 홀몸노인과 저소득 조손가정 등 400여 가구에 전달했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창업기업 지원과 코로나19 관련 의료현장 지원, 수해 복구와 이재민 지원 등을 포함한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으로 도움의 손길이 필요한 곳을 찾아가고 있다”고 말했다.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애플이 이르면 2024년 자체 개발한 자율주행 전기자동차를 선보일 것이란 관측이 나왔다. ‘바퀴 달린 정보기술(IT) 기기’로 불리는 자율주행차 시장에 애플이 가세하며 차세대 자동차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21일(현지 시간) 로이터통신은 복수의 관계자를 인용해 “애플이 2024년 획기적인 배터리를 탑재한 자율주행차를 생산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다만 로이터통신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의 영향 등으로 핵심 부품 조달이 늦어져 실제 출시 연도는 2025년 혹은 그 이후로 연기될 가능성이 있다고 언급했다. 애플은 이에 대해 공식 확인을 피했지만 시장은 즉각 반응했다. 이날 뉴욕증시에서 애플 주가는 1.24% 오른 반면 테슬라 주가는 6.5% 하락했다. 애플의 자율주행 전기차 출시 시기가 구체적으로 거론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애플은 2014년 ‘프로젝트 타이탄’으로 이름 붙인 자율주행차 사업부를 신설하며 전기차 개발에 뛰어들었다. 2017년 6월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자율주행 시스템에 중점을 두고 있다”고 전기차 개발을 인정하기도 했다. 하지만 그간 타이탄 소속 개발자를 수차례 해고해 애플이 ‘자율주행차를 포기했다’는 관측이 제기되기도 했다. 외신에 따르면 애플은 승객이 탈 수 있는 전기차를 2024년 출시하는 계획을 내부적으로 확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애플에서 테슬라로 넘어가 신차 개발을 맡고 있던 더그 필드 부사장을 2018년 다시 영입하는 등 자율주행 전기차 개발에 꾸준히 투자해 온 것이다. 애플 자동차의 핵심 전략은 자체 디자인을 적용한 배터리인 것으로 알려졌다. 애플이 선택한 것으로 전해진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는 일반적으로 전기차에 쓰이는 리튬이온 배터리보다 화재 위험이 적은 대신 주행거리가 짧다. 애플은 배터리 재료를 담는 파우치 등을 없앤 ‘모노셀’ 디자인을 적용해 LFP 배터리의 주행거리를 늘릴 것으로 보인다는 게 배터리 업계의 설명이다. 로이터통신은 “다음 단계 수준의 배터리 기술이다. 아이폰을 처음 봤을 때 같은 느낌이었다”는 관계자의 코멘트를 전했다. 국내 자동차 및 배터리 업계도 애플의 움직임을 주시하고 있다. 이항구 한국자동차연구원 연구위원은 “급격하게 성장 중인 전기차 시장은 애플 입장에서도 ‘들어갈 수밖에 없는 시장’일 것”이라고 말했다. 또 미국은 전기차 시대에 대비해 체질을 개선한 기존 부품업체가 많아 새로운 기업이 주요 자동차 부품을 조달하는 것이 어렵지 않다는 점도 애플에 긍정적이다. 다만 제대로 된 사업으로 정착해 수익을 내기 위해선 연간 10만 대 이상 전기차를 제조·판매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춰야 한다는 것이 업계의 분석이다. 국내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2003년 설립한 테슬라는 2019년에야 흑자를 냈다. 애플도 적지 않은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여러 완성차 업체가 자체 배터리 개발을 공언했지만 현재까지 상용화에 성공한 곳은 없다. 차량, 배터리 생산 등을 다른 회사에 맡길 텐데 시장 전체 규모를 키우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홍석호 will@donga.com·김도형 기자}
기아자동차 노사가 기본급을 동결하는 대신에 특별 격려금 등을 받는 조건의 임금 및 단체협약(임·단협) 잠정합의안을 도출했다. 22일 기아차 노사에 따르면 노사는 21일 밤샘 협상 끝에 올해 임·단협 잠정합의안을 마련했다. 잠정합의안에는 기본급 동결과 경영 성과급 150%, 코로나 특별 격려금 120만 원, 재래시장상품권 150만 원 지급 등의 내용이 담겼다. 2009년 금융위기 이후 11년 만의 기본급 동결이다. 최대 쟁점이었던 ‘잔업 30분 복원’은 현대자동차와 동일한 ‘잔업 25분’에 합의했다. 실제로는 연장 근로 시간을 10분 늘리지만 작업 속도를 높이는 방식 등을 통해 15분에 해당하는 작업량을 늘려 연장 근무 효과를 내겠다는 것이다. 노사 간 입장 차가 컸던 정년 연장의 경우 기존의 베테랑 프로그램을 확대 개편해 정년 퇴직자가 퇴직 후에도 회사 성장에 기여할 수 있도록 선택의 폭을 넓혔다. 노사는 미래 친환경차 계획과 고용 안정에 대한 방안도 마련했다. 기아차 노조는 29일 잠정합의안에 대한 조합원 찬반 투표를 진행할 예정이다. 투표인 과반이 찬성하면 잠정합의안은 최종 타결된다. 기아차 노사는 올 8월 상견례 이후 16번의 본교섭을 진행했다. 사측은 지난달 16일 일찌감치 타결된 현대차 임금협상과 동일한 수준의 안을 제시했으나 노조는 잔업 30분 복원과 정년 연장, 전기차 부품의 직접 생산 등을 요구하며 교섭 결렬을 선언해 지난달 25일부터 4주간 부분 파업을 벌여왔다. 이로써 기아차 노조는 2011년 이후 9년 연속 파업을 벌였다. 이번 부분 파업으로 인한 생산 차질은 4만7000대 수준으로 알려졌다.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애플이 이르면 2024년 자체 개발한 자율주행 전기자동차를 선보일 것이란 관측이 나왔다. ‘바퀴 달린 정보기술(IT) 기기’로 불리는 자율주행차 시장에 애플이 가세하며 차세대 자동차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21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은 복수의 관계자를 인용해 “애플이 2024년 획기적인 배터리를 탑재한 자율주행차를 생산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다만 로이터통신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의 영향 등으로 핵심 부품 조달이 늦어져 실제 출시 연도는 2025년 혹은 그 이후로 연기될 가능성이 있다고 언급했다. 애플은 이에 대해 공식 확인을 피했지만 시장은 즉각 반응했다. 이날 뉴욕증시에서 애플 주가는 1.24% 오른 반면 테슬라 주가는 6.5% 하락했다. 애플의 자율주행 전기차 출시 시기가 구체적으로 거론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애플은 2014년 ‘프로젝트 타이탄’으로 이름붙인 자율주행차 사업부를 신설하며 전기차 개발에 뛰어들었다. 2017년 6월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자율주행 시스템에 중점을 두고 있다”고 전기차 개발을 인정하기도 했다. 하지만 그간 타이탄 소속 개발자를 수차례 해고해 애플이 ‘자율주행차를 포기했다’는 관측이 제기되기도 했다. 외신에 따르면 애플은 승객이 탈 수 있는 전기차를 2024년 출시하는 계획을 내부적으로 확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애플에서 테슬라로 넘어가 신차 개발을 맡고 있던 더그 필드 부사장을 2018년 다시 영입하는 등 자율주행 전기차 개발에 꾸준히 투자해 온 것이다. 애플 자동차의 핵심 전략은 자체 디자인을 적용한 배터리인 것으로 알려졌다. 애플이 선택한 것으로 전해진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는 일반적으로 전기차에 쓰이는 리튬이온 배터리보다 화재 위험이 적은 대신 주행거리가 짧다. 애플은 배터리 재료를 담는 파우치 등을 없앤 ‘모노셀’ 디자인을 적용해 LFP 배터리의 주행거리를 늘릴 것으로 보인다는 게 배터리 업계의 설명이다. 로이터통신은 “다음 단계 수준의 배터리 기술이다. 아이폰을 처음 봤을 때 같은 느낌이었다”는 관계자 코멘트를 전했다. 국내 자동차 및 배터리 업계도 애플의 움직임을 주시하고 있다. 이항구 한국자동차연구원 연구위원은 “급격하게 성장 중인 전기차 시장은 애플 입장에서도 ‘들어갈 수밖에 없는 시장’일 것”이라고 말했다. 또 미국은 전기차 시대를 대비해 체질을 개선한 기존 부품업체들이 많아 새로운 기업이 주요 자동차 부품을 조달하는 것이 어렵지 않다는 점도 애플에게 긍정적이다. 다만 제대로 된 사업으로 정착해 수익을 내기 위해선 연간 10만 대 이상 전기차를 제조·판매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춰야한다는 것이 업계의 분석이다. 국내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2003년 설립한 테슬라는 2019년에야 흑자를 냈다. 애플도 적지 않은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여러 완성차 업체가 자체 배터리 개발을 공언했지만 현재까지 성공한 곳은 없다. 차량, 배터리 생산 등을 다른 회사에 맡길 텐데 시장 전체 규모를 키우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홍석호기자 will@donga.com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기아자동차 노사가 기본급을 동결하는 대신 특별 격려금 등을 받는 조건의 임금 및 단체협약(임단협) 잠정 합의안을 도출했다. 22일 기아차 노사에 따르면 노사는 21일 밤샘 협상 끝에 올해 임단협 잠정합의안을 마련했다. 잠정합의안에는 기본급 동결과 경영 성과급 150%, 코로나 특별 격려금 120만 원, 재래시장 상품권 150만 원 지급 등의 내용이 담겼다. 2009년 금융위기 이후 11년 만의 기본급 동결이다. 최대 쟁점이었던 ‘잔업 30분 복원’은 현대차와 동일한 ‘잔업 25분’에 합의했다. 실제로는 연장 근로 시간을 10분 늘리지만, 작업 속도를 높이는 방식 등을 통해 15분에 해당하는 작업량을 늘려 연장근무 효과를 내겠다는 것이다. 노사간 입장차가 컸던 정년 연장의 경우 기존의 베테랑 프로그램을 확대 개편해 정년 퇴직자가 퇴직 후에도 회사 성장에 기여할 수 있도록 선택의 폭을 넓혔다. 노사는 미래 친환경차 계획과 고용안정에 대한 방안도 마련했다. 기아차 노조는 오는 29일 잠정합의안에 대한 조합원 찬반 투표를 진행할 예정이다. 투표인 과반이 찬성하면 잠정합의안은 최종 타결된다. 기아차 노사는 올 8월 상견례 이후 16번의 본교섭을 진행했다. 사측은 지난달 16일 일찌감치 타결된 현대차 임금 협상과 동일한 수준의 안을 제시했으나 노조는 잔업 30분 복원과 정년 연장, 전기차 부품의 직접 생산 등을 요구하며 교섭 결렬을 선언해 지난달 25일부터 4주간 부분 파업을 벌여왔다. 이로써 기아차 노조는 2011년 이후 9년 연속으로 파업을 벌였다. 이번 부분 파업으로 인한 생산 차질은 4만7000대 수준으로 알려졌다.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만기가 돌아온 채무 1650억 원을 갚지 못해 유동성 위기에 빠진 쌍용자동차가 21일 법원에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2009년에 기업회생 신청을 한 지 11년 만이다. 자력 회생이 불가능한 쌍용차로서는 모든 채무가 동결되는 3개월 이내에 신규 투자자를 찾아야 하는 절박한 상황에 놓였다. 쌍용차는 21일 이사회를 열고 서울회생법원에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했다고 밝혔다. 쌍용차 관계자는 “해당 금융기관과 만기 연장을 협의해왔으나 합의점을 찾지 못했고, 채무를 상환할 경우 사업 운영에 막대한 차질을 초래할 것으로 예상돼 불가피하게 회생절차를 신청했다”고 말했다. 쌍용차는 이날 KDB산업은행과 우리은행으로부터 빌린 900억 원과 150억 원의 상환 만기일이었으나 갚지 못했다. 쌍용차는 앞서 15일 만기가 돌아온 JP모건 등 외국계 은행 차입금 600억 원도 상환하지 못해 채권단과 협상 중이었다. 하지만 쌍용차 대주주인 마힌드라가 쌍용차의 외국계 은행 차입금 연체와 관련해 “미상환 채무를 책임지겠다”고 공시하고도 추가적인 조치를 내놓지 않자 산은도 대출 연장에 난색을 보였다. 채권단의 이 같은 불신은 쌍용차의 경영위기가 심각하다는 판단 때문이다. 쌍용차는 2015년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티볼리’ 출시 이후 이렇다 할 만한 신차를 내놓지 못했고, 2017년 1분기(1∼3월)부터 올 3분기(7∼9월)까지 15개 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 중이다. 2016년 15만 대를 넘겼던 연간 판매량은 올해 10만 대 수준에 그칠 것으로 전망된다. 대주주인 마힌드라의 경영 악화도 쌍용차에 악영향을 미쳤다. 마힌드라는 올해 1월 2022년 쌍용차 흑자전환 계획을 산은에 제출하고 2300억 원을 투자하겠다고 했지만 인도 사업이 위축되자 이를 철회했다. 스스로 회생이 불가능한 쌍용차는 마힌드라가 추진 중인 미국 스타트업 HAAH오토모티브 홀딩스와의 매각 협상에 기대를 걸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자동차 업계에서는 쌍용차가 이날 서울회생법원에 회생절차와 함께 ‘자율 구조조정 지원(ARS) 프로그램’을 동시에 신청한 것도 매각 협상을 위한 시간 벌기로 보고 있다. ARS 프로그램은 법원이 채권자들의 의사를 확인한 후 법정관리 개시를 최대 3개월까지 연기해주는 제도다. 이 기간 동안 모든 채무가 동결된 상태에서 추가 투자자를 찾겠다는 것이다. 한편, 정부 관계 부처와 산은은 쌍용차 협력업체에 대해서는 경영상 애로를 해소하기 위한 지원에 나설 예정이다. 산은·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중진공) 등의 정책금융 프로그램을 활용하는 한편 대출 만기 연장 등을 통해 협력업체의 자금 애로 상황을 최대한 해결한다는 방침이다. 또 협력업체 지원반을 가동해 부품업계 상황을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협력업체를 일대일로 지원하기로 했다. 쌍용차 주가는 이날 전날보다 19.24% 급락한 2770원에 거래를 마쳤다. 법원이 회생절차 개시 여부를 결정할 때까지 쌍용차 주식은 거래가 정지된다.김도형 dodo@donga.com·장윤정·유원모 기자}

현대자동차가 친환경차인 수소전기차(FCEV)와 순수전기차(EV)를 앞세워 11년 전 철수했던 일본시장에 다시 진출할 것으로 보인다. 20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따르면 현대차는 2022년 일본시장에 수소전기차 대표 모델인 ‘넥쏘’(사진)를 출시할 예정이다. 현대차는 9월 일본어판 승용차 전용 홈페이지를 새로 구축하고 친환경 차량을 대거 홍보하면서 일본시장에 재진출할 것으로 관측된 바 있다. 닛케이는 현대차가 일본시장에 다시 진출하기 위해 지난해 여름부터 시장조사를 진행했다고 전했다. 내연기관차로는 일본시장 진출에 실패했지만 수소전기차나 전기차 브랜드로서의 강점을 내세우면 새로운 이미지로 일본 소비자들에게 다가갈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는 것이다. 현대차는 넥쏘를 2022년에 먼저 출시하기 위해 일본시장 판매에 필요한 인증을 획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의 도요타, 혼다와 함께 경쟁 중인 수소전기차 시장에서 현대차는 올해 70% 이상의 글로벌 시장 점유율을 보이고 있다. 닛케이는 또 현대차가 내년부터 전기차 전용 플랫폼에서 생산하는 순수전기차들도 일본 시장에 투입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현대차는 글로벌 자동차 시장에서 도요타 등의 일본 브랜드보다 한발 빠르게 전동화를 진행하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닛케이는 일본 정부가 구입 보조금을 올리는 등 전기차 보급 촉진 정책을 펴고 수소충전소와 전기차 충전기 등 관련 인프라가 급속히 확충되는 것도 현대차가 일본시장 재진출을 결정한 배경이라고 전했다. 2001년 일본에서 승용차 판매를 시작했던 현대차는 2000년대 중반 한류 열풍에 힘입어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쳤지만 2009년까지 누적 1만5000여 대 판매에 그치면서 일본 승용차 사업을 접고 상용차와 연구개발(R&D) 조직만 남겨 놓은 상태다. 하지만 현대차는 닛케이의 보도에 대해 “신규 잠재 시장을 늘 열린 자세로 관찰하고 있지만 일본시장 진출과 관련해 현재 확정된 사항은 없다”며 유보적 입장을 밝혔다.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쌍용자동차가 다시 유동성 위기에 몰렸다. JP모건 등 외국 금융사에서 빌린 돈을 갚지 못해 연체 중인 가운데, 회사를 일으켜 세울 유일한 대안인 새 주인 찾기도 이렇다 할 진전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쌍용차 대주주 인도 마힌드라그룹은 차입금 만기 연장을 이끌어내기 위해 외국계 금융사에 최대한 협조를 구하겠다는 입장이다. KDB산업은행 등 국내 채권단은 차입금 상환 기일을 ‘조건부’로 연장해 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시장에선 신규 자금을 투입해줄 새로운 대주주를 구하지 못하면 쌍용차의 미래가 그 어느 때보다 불투명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0일 쌍용차와 금융권에 따르면 쌍용차가 이달 15일부터 현재 연체 중인 외국 금융사 빚은 약 600억 원이다. JP모건 200억 원, BNP파리바 100억 원, 뱅크오브아메리카 300억 원 등이다. 쌍용차는 지난주에 이어 이번 주에도 해당 금융사와 차입금 만기 연장 협상을 벌일 예정이다. 발등에 불이 떨어진 쌍용차 대주주 마힌드라도 15일(현지 시간) “쌍용차의 미상환 금액이 발생할 경우 이를 책임지겠다”고 공시했다. 외국계 금융사가 쌍용차에 내준 차입금에는 ‘마힌드라가 쌍용차 지분 51% 이상을 계속 보유해야 한다’라는 조건이 붙어 있는데, 쌍용차 매각에 나선 마힌드라가 매각 여부와 상관없이 빌린 돈을 계속 책임지겠다는 선언을 한 셈이다. 외국계 금융사 차입금 외에 산은이 올해 7월 한 차례 만기를 연장해준 900억 원의 대출 만기도 21일 도래한다. 산은은 일단 쌍용차 매각 성사와 외국 금융사 차입금 만기 연장 등을 조건으로 내걸고 만기를 3∼6개월 재연장해 주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산은마저 차입금 상환에 나서면 쌍용차 회생은 더 힘들어지기 때문이다. 정부 관계자는 “정부나 산은 입장에선 고용 문제가 가장 우선할 수밖에 없다”라며 “일단 만기 연장 후 매각 상황을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했다. 문제는 이번 차입금이 연장되더라도 쌍용차의 근본적인 경영 상황은 개선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쌍용차는 2016년 4분기(10∼12월) 이후 15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 중이다. 연간 영업적자 규모는 2017년 652억7600만 원에서 지난해 2819억500만 원으로 4배 이상으로 불었다. 올해는 상황이 더 악화하고 있다. 11월까지 자동차 판매량은 작년 같은 기간 대비 국내가 18.3%, 해외는 30.7% 감소했다. 누적 적자 규모만 3089억6700만 원이다. 쌍용차 지원을 놓고 오락가락한 태도를 보였던 마힌드라도 결국 매각을 공식화하며 긴급 유동성 400억 원만 투입했다. 현재 마힌드라가 미국계 자동차 회사 HAAH오토모티브와 매각 협상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지만, 쌍용차 위기가 불거진 올해 4월 이후 아직까지 유의미한 결과가 나오지 않고 있다. 더욱이 HAAH의 연 매출 규모는 250억 원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진짜로 인수협상을 하고 있는지에 대한 의구심도 커진 상황이다. 정부도 쌍용차 상황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 고용 문제가 걸려 있기 때문에 쌍용차 사태를 두고만 보지 않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정부 관계자는 “쌍용차의 회생 여부는 일단 매각이 관건”이라며 “법정관리를 판단하기에는 아직 이르다”라고 했다.김형민 kalssam35@donga.com·김도형 기자}

현대자동차가 친환경차인 수소전기차(FCEV)와 순수전기차(EV)를 앞세워 11년 전 철수했던 일본시장에 다시 진출할 것으로 보인다. 20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따르면 현대차는 2022년 일본시장에 수소전기차 대표 모델인 ‘넥쏘’를 출시할 예정이다. 현대차는 지난 9월 일본어판 승용차 전용 홈페이지를 새로 구축하고 친환경차량을 대거 홍보하면서 일본시장에 재진출할 것으로 관측된 바 있다. 닛케이는 현대차가 일본시장에 다시 진출하기 위해 지난해 여름부터 시장조사를 진행했다고 전했다. 내연기관차로는 일본 시장 진출에 실패했지만 수소전기차나 전기차 브랜드로서의 강점을 내세우면 새로운 이미지로 일본 소비자들에게 다가갈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는 것이다. 현대차는 넥쏘를 2022년에 먼저 출시하기 위해 일본시장 판매에 필요한 인증을 획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의 도요타, 혼다와 함께 경쟁 중인 수소전기차 시장에서 현대차는 올해 70% 이상의 글로벌 시장 점유율을 보이고 있다. 닛케이는 또 현대차가 내년부터 전기차 전용 플랫폼에서 생산하는 순수전기차들도 일본 시장에 투입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현대차는 글로벌 자동차 시장에서 도요타 등의 일본 브랜드보다 한발 빠르게 전동화를 진행하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닛케이는 일본 정부가 구입 보조금을 올리는 등 전기차 보급 촉진 정책을 펴고 수소충전소와 전기차 충전기 등 관련 인프라가 급속히 확충되는 것도 현대차가 일본시장 재진출을 결정한 배경이라고 전했다. 지난 2001년 일본에서 승용차 판매를 시작했던 현대차는 2000년대 중반 한류 열풍에 힘입어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쳤지만 2009년까지 누적 1만5000여 대 판매에 그치면서 일본 승용차 사업을 접고 상용차와 연구개발(R&D) 조직만 남겨 놓은 상태다. 하지만 현대차는 닛케이의 보도에 대해 “신규 잠재 시장 관련해 늘 열린 자세로 관찰하고 있지만 일본 시장 진출 관련해 현재 확정된 사항은 없다”며 유보적 입장을 밝혔다.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요즘 차와 차 업계를 이야기하는 [김도형 기자의 휴일차(車)담] 오늘은 지난주에 이어서 테슬라 차량의 비상 탈출 문제를 조금 더 깊게 짚어 보려고 합니다.지난 주 휴일차담은 최근 서울 용산구에서 발생한 ‘모델 X’ 차량의 안타까운 사고를 계기로 전장화, 전동화된 차량의 안전 문제 전반을 짚어 봤는데요.여기에 이어서 지난 16일 동아일보는 국내에서 가장 많이 팔린 테슬라 차량인 ‘모델 3’를 비롯한 테슬라 차량의 뒷좌석 비상 탈출 문제를 지적했습니다.테슬라가 스스로 만든 매뉴얼에 있는 내용임에도 대다수의 국내 테슬라 고객들은 저런 문제를 잘 몰랐던 것으로 보입니다.오늘은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가 정비소에서 시도한다고 생각하면 비교적 간단한 ‘시공’을 통해서 모델3에도 비상탈출 고리를 만들 수 있다는 점, 그리고 이런 점을 감안하면 ‘리콜’ 조치도 불가능하지는 않아 보인다는 점 등을 한 번 얘기해 보겠습니다.그리고 가장 혁신적인 자동차 기업에서 이제는 거대한 생산력까지 갖추면서 시장을 키우고 있는 테슬라가 택한 ‘침묵’이 왜 나쁜 것인지도 같이 써보겠습니다. 지난주 휴일차담에 보내주신 애독자 여러분의 관심에도 깊이 감사드립니다.● 전기 끊기면 못 여는 테슬라?지난 16일 동아일보 보도의 핵심은 간단합니다.미국 테슬라의 인기 차종인 전기차 ‘모델 3’가 화재 등의 사고로 전력 공급이 끊기면 뒷좌석 문을 외부는 물론 내부에서도 열 수 없게 설계됐다는 지적입니다.자동차 업계와 모델3 사용자 안내·비상대응 안내 등을 기반으로 한 기사였는데요.모델3 뒷좌석 양쪽 문은 비상 상황에서 차에 탄 사람이 직접 열고 나올 수 있게 하는 기계적인 장치가 없다고 보도를 했습니다.평소에는 앞문과 뒷문 모두 내부에서 버튼을 누르면 전기적인 힘으로 쉽게 열리는 구조지만 화재 등으로 인해 전력이 끊기면 앞좌석만 기계적인 방식으로 문을 열 수 있다는 것입니다.그리고 국내에서 판매되고 있는 또 다른 차종인 ‘모델 X’와 ‘모델 S’ 역시 뒷좌석 탈출이 어렵게 설계돼 있다는 점을 함께 짚었습니다.전력이 끊기면 모델X는 뒷문 아랫부분 스피커 덮개를 제거한 뒤 케이블을 당겨야 하고, 모델S는 뒷좌석 바닥 덮개를 젖혀 케이블을 당기도록 돼 있는데요.사고 등 긴박한 상황에서 대응하기 어려운 구조라는 지적입니다.이런 문제 제기에 대한 질문에 테슬라코리아는 공식 입장이 없었습니다.● 너무한 모델3 뒷문? “운행 중에 아이들이 문 여는 것 막으려는 것일 수도”‘전기차의 선구자’로 꼽히는 테슬라는 지금 현재, 글로벌 경제를 대표하는 회사 중 하나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최근 700조 원을 넘기면서 기존 완성차 업체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커진 시가총액이 충분히 보여주는 바입니다.그리고 이제는 ‘혁신기업’을 넘어서 세계 곳곳에 대규모 생산 설비를 갖춘 회사로 거듭나고 있습니다.전기차로 상당한 노하우를 갖춘 테슬라의 차량들은 주행 성능 측면은 물론이고 충돌 안전성 등에서도 상당히 높은 평가를 받고 있기도 합니다.이런 테슬라가 왜 유독 차량 2열(뒷좌석)의 문을 기계적으로 여는 문제에 대해서는 이런 태도로 접근한 것일까요?테슬라코리아가 이런 물음에 답을 하지 않고 있기 때문에 그들의 정확한 입장을 알기는 어렵습니다.하지만 제가 생각해 본 유력한 기술적인 이유 중에는 이런 것이 있습니다.테슬라가 채택한 기계적인 문 열림 장치는 ‘운행 도중에 문이 열리는 것을 막을 수 없다’는 점 때문에 그들의 입장에서는 ‘오히려 안전을 위해서’ 이 장치를 거의 숨겨 놓거나(모델 X, 모델 S), 아예 만들지 않은 것(모델 3) 아니겠느냐는 것입니다.기존의 완성차 업체들은 문의 잠금과 개폐에서 전기적인 방식과 기계적인 방식을 중첩시키는 방식을 주로 씁니다.버튼을 눌러 전기적으로 문을 잠그거나(락) 잠금을 풀 수 있고(언락) 잠금이 풀린 상태에서 문을 여는(오픈) 것은 고리를 직접 손으로 당겨서 기계적으로 작동하는 경우가 많습니다.그리고 이런 기반 위에서 전기적인 잠금장치(락)를 활용해서 아이들이 차량 운행 중에는 문을 조작할 수 없도록 막는 이른바 ‘차일드 락’ 기능 등을 채택하기도 합니다.운행 중에는 아이들이 이 문고리를 아무리 당겨도 문이 열리지 않도록 하는 것입니다.또 일정 속도 이상으로 달리면 자동으로 문이 잠기도록 해서 운전석에서 주행을 하면서 문의 잠금을 손으로 해제(언락)해보면 차가 즉시 자동으로 다시 잠그도록(락) 설정한 차도 많습니다.그리고 이런 ‘락-언락’은 전기적으로 작동하더라도 눈으로 보이는 기계적인 동작이 동반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반면에 테슬라는 문을 잠그거나 잠금을 푸는 것(락·언락)은 물론이고 이 문을 여닫는 것(개폐=오픈·클로즈)도 전기적으로 작동하는 방식을 채택했다고 볼 수 있는데요.이 전기적인 잠금(락·언락) 및 개폐(오픈·클로즈)와는 좀 별개로 만들어진 테슬라의 기계식 개폐 장치는 어떤 상황에서 당겨도 문이 열리게 돼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운전석에서 차를 모는 사람은 성인이라고 가정할 수 있을 테니 큰 문제가 없겠습니다만 뒷좌석에서는 어린 아이들이 앉을 수도 있습니다.그러니 ‘당겨보고 싶은 장치’를 눈에 잘 띄는 곳에 두면, 이 아이들이 운행 중에 문을 열어버리는 것을 못 막을 가능성이 있는 것입니다.그래서 이런 기계식 개폐 케이블을 좌석 아래(모델S)나 스피커 덮개 내부(모델X)에 숨겨놓거나 아예 노출시키지 않는 방식(모델3)을 채택한 것 아니냐는 것이 제 생각입니다.디자인을 고려한 것인지 차량 인테리어 장치에서도 첨단 기능을 강조하고 싶었던 것인지 까지는 제가 쉽게 추론하기 어렵습니다만…어찌됐건 기존의 완성차와는 문의 잠금·개폐 방식 자체를 다르게 설계하면서 전기 공급이 끊긴 상태에서의 비상 탈출이라는 고려점이 생겼고 그 결과 테슬라는 지금과 같이 차를 설계한 것 아닐까하는 것인데, 어쨌든 하나의 추정입니다.● 해외 전문 유튜버가 알려주는 모델3 ‘비상탈출 고리’테슬라의 폭발적인 성장을 견인한 ‘모델3’는 국내에서는 지난해 출시됐지만 세계적으로는 벌써 수년 전에 공개된 모델입니다.뒷좌석에서는 전력 공급이 끊어진 비상 상황에서 문을 열 수 없다는 문제가 해외에서 제기된 바 있고 테슬라 전문으로 보이는 한 유튜버(i1Tesla)는 이미 1년 전에 테슬라 모델3에 ‘비상탈출 고리’를 만드는 방법을 상세하게 올려놨습니다.이런 비상탈출 고리를 만들 수 있는 것은 모델3의 뒷문 내부에 잡아당기면 문을 강제로 열 수 있는 케이블이 들어 있기 때문인데요.영상을 글로 요약하자면 뒷문의 플라스틱 내장재를 뜯어내고 흡음재를 걷어낸 다음, 문을 열 수 있는 케이블을 찾아내는 것이 첫 스텝입니다.그리고 뜯어낸 플라스틱 내장재에 드릴로 구멍을 내고 찾아낸 케이블의 끝(작은 고리 형태)을 그 구멍으로 뽑아내면서 내장재를 다시 뒷문에 붙여서 언제든 케이블을 당길 수 있게 만드는 작업입니다.일반인이 쉽게 할 수 있는 수준은 아니지만 영상을 보면서 작업한다면 정비소에서는 비교적 간단한 작업에 해당할 것으로 보이는데요.문의 내장재를 뜯어냈을 때 모든 차량이 이런 구조로 돼 있을 것이냐… 라는 의문이 남긴 합니다.제가 모델3에 대해 자동차 전문가에게 문의한 결과 “내부에 문을 기계적으로 열 수 있는 케이블이 있는 것은 맞다. 하지만 문을 뜯어내지 않는 이상 쓸 수는 없는 케이블이다”는 회신을 받았던 것과도 일치하기 때문에 다른 모델3 차량도 저 영상과 같은 작업이 가능하지 않을까 싶습니다.정말로 비상 상황이 걱정되고 아이들이 장난으로 고리를 당기는 상황은 우려하지 않아도 되는 독자분이라면 이런 ‘시공’을 진지하게 한번 고려해 봄직 합니다.● 비상시에 뒷문 못 여는 차… ‘리콜’ 가능할까?모델3 뒷좌석의 문제를 발견했을 때 저는 그렇다고 해서 모델3를 ‘리콜’하는 건 어렵지 않을까라는 생각했습니다.기계적으로 문을 열 수 있는 장치 자체가 뒷문 내부에 없다면 문의 구조를 통째로 바꿔야만 기계적으로 문을 열수가 있다는 것인데 이건 너무 힘든 작업으로 보였기 때문입니다. (물론, 꼭 필요한 일이라면 아무리 힘든 작업이라도 해야 하는 것이 제조사의 책임입니다.)그런데 이 영상을 보면서는 현재 테슬라가 채택한 방식에 정말로 안전상의 문제가 있다는 판단이 내려진다면 리콜도 불가능하지는 않겠다는 생각이 듭니다.기술적으로 별로 어렵지 않게 기계적으로 문을 열 수 있는 길을 만들 수 있도록 이미 설계돼 있는 것으로 보이기 때문입니다.물론 저 ‘비상 탈출고리’가 아이들의 호기심을 자극해서 운행 상황에서 갑자기 문을 여는 위험을 가져올 가능성도 생각해 봐야겠습니다만… ‘모델S’나 ‘모델X’처럼 적당히 숨겨놓는 방식도 있을 수 있겠지요.국내에서 판매되는 자동차의 리콜은 보통 자동차관리법에 근거해서 이뤄지게 되는데요.테슬라 차량의 문이 가진 특징이 ‘안전운행에 지장을 주는 등의 결함’에 해당하느냐 등이 관건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테슬라의 입장에서는 차량 안내문 등에 이미 밝혀 놓은 사안이 어떻게 뒤늦게 리콜의 사유가 될 수 있겠느냐는 논리를 펼 수 있어 보입니다.● ‘생명’ 연관된 질문에도 말 없는 테슬라리콜 여부 등은 결국 정부, 구체적으로는 국토교통부의 몫입니다.실제로 안전 상의 문제가 있는 것인지 여부를 살펴보고 어떤 조치를 취해야 할 것인지를 고민하는 행정 절차가 조용히 진행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다만, 이 과정에서 테슬라가 선택하는 ‘커뮤니케이션’의 방식에는 상당히 심각한 문제가 있어 보입니다.우선, 테슬라의 방식에 대해 외부에 제기하는 문제가 기술적인 오해를 포함하고 있다면 적극적으로 설명하는 것이 정상적이어 보입니다.테슬라의 입장에서는, 차량 내부의 탑승객이 문을 여는 것은 순간적인 동작으로 가능한 일이고 대부분의 사고 상황에서는 문의 개폐에 필요한 12V 배터리 시스템이 일정한 시간 동안 충분히 작동할 수 있다는 점을 피력할 수도 있어 보입니다.정말로 그러하다면 이런 설명을 내놓아야 ‘만에 하나의 상황은 어떻게 하느냐’와 같은 그 다음 단계의 논의가 진행될 수 있지 않을까 싶은데 테슬라코리아는 아무런 대응이 없습니다.그리고 외부의 지적에 큰 기술적 오해가 없다면, 이런 문제에도 불구하고 테슬라가 그런 방식을 채택한 이유를 설명하면서 비상 상황에 어떻게 대응하는 것이 좋은지를 알릴 필요가 있어 보이는데 테슬라코리아는 전혀 그러지 않고 있습니다.사고와 화재 같은 비상 상황에 대한 정확한 대응법을 적극적으로 알리는 것은 차량 제조사만의 문제가 아닙니다.탑승자의 생명과 관련된 문제일뿐더러 인근에서 사고 차량의 인명을 구조하려는 일반인에게도 중요한 문제입니다.그리고 무엇보다, 사고와 화재 현장에서 아주 큰 위험을 감수하면서 소중한 생명을 구하기 위해서 헌신적으로 일하고 있는 소방당국에게도 반드시 필요한 ‘사회적 문제’에 해당합니다.테슬라 전기차에서 사고에 뒤이어 화재가 발생했을 때 출동한 소방 인력들은 차량에 예비 전력이 남아 있는 경우가 많으니 평소 상황을 가정하고 전동식으로 문을 열려는 노력을 해보는 것이 맞는 것인지.아니면, 시급히 차량의 앞문의 창문을 깨고 문고리를 당겨서 앞문으로 탑승자 전부를 구하려고 노력하는 것이 맞는 것인지.그것도 아니면,차량의 뒷문도 창문을 깨고 손을 뻗으면 기계적으로 열 수 있는 방법이 있으니 뒷문도 그렇게 열려고 노력하는 것이 맞는 것인지.1분1초가 아쉬운 비상상황에서는 이런 것들이 생사의 갈림길이 될 수도 있습니다.기존과 다른 방식으로 차량을 제조한 테슬라로서는 일부러라도 알려야 할 이슈이기도 합니다.그럼에도 불구하고 테슬라가 고객들의 의문에도, 언론의 질문에도 제대로 답하지 않는 상황에서 글로벌 기업과 ‘시시비비’를 분명히 가릴 수 있는 곳은 아무래도 정부 밖에 없지 않을까 싶습니다.최근 불거진 여러 종류의 이슈에 대해 국토교통부가 테슬라에게 어떤 답을 받아내고 또 어떤 방식으로 대응할지를, 지금으로서는 조금 기다려 볼 수밖에 없을 듯 합니다.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딱히 드릴 말씀이 없다.” 테슬라의 전기차 세단 ‘모델3’(사진)가 화재 등으로 전력이 끊기면 뒷좌석에서는 스스로 문을 열고 나올 수 없도록 설계됐다는 게 팩트냐는 질문에 돌아온 테슬라의 공식 답변이었다. ‘내부 전력이 끊기면 기계적으로 문을 여는 장치는 앞문에만 있다’라고 적힌 사용자 안내서를 믿을 수 없어 테슬라코리아 측에 수차례 전화를 한 끝에 들은 한마디였다. 9일 서울 용산구의 한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1억 원이 넘는 테슬라의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모델X’가 화재 사고 뒤 외부에서 문을 열 수 없었던 점에 대해 물었을 때도 테슬라의 반응은 마찬가지였다. 차량 제조사가 원인 조사도 안 끝난 사고에 대해 답할 의무는 없다. 하지만 탑승자 구조 과정에서 소방당국이 발견한 문제에 대해서도 테슬라는 책임 있는 답변을 피했다. 먼 미래로만 보였던 전기차를 상용차로 만들어내 ‘혁신기업’으로 각광받는 테슬라다. 기자도 올해 테슬라 시승차량을 타 보면서 ‘기존의 완성차 업체들이 배울 게 많다’라고 생각하기도 했다. 하지만 안전이라는 결코 타협할 수 없는 문제에 대처하는 테슬라의 태도는 혁신기업도, 일류기업도 아니었다. 자동차는 사람을 태우고 빠른 속도로 이동한다는 점 때문에 늘 위험에 노출돼 있다. 고객은 기업을 믿고 큰 비용을 들여 제품을 구매한다. 위기 시 탑승자가 대처하기 힘들게 돼 있다는 점도 기가 막히고 무대응도 이해하기 어렵다. 보도를 접한 국내 모델3 고객들은 온라인 카페에서 격한 반응을 쏟아내고 있다. “유사시에 뒷문을 열 수 없다는 사실조차 몰랐다”거나 “뒷좌석에는 애들이 타는데 생각만 해도 끔찍하다”는 글이 쇄도하고 있다. 어떤 고객은 “유리를 깰 망치를 뒷좌석에 상비해야겠다”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인터넷을 뒤져 보니 ‘모델3의 뒷좌석 문제’는 이미 미국에서 2018년부터 불거져 나왔다. 한 해외 유튜버는 지난해 모델3 뒷좌석에 스스로 ‘비상 탈출고리’를 만드는 동영상을 올리기도 했다. 뒷문 내장재를 완전히 뜯어내 문을 열 수 있는 철제 케이블을 찾아낸 뒤 드릴로 내장재 일부에 구멍을 내 고리를 연결하는 식이다. 이 유튜버는 이 동영상에 ‘내가 당신의 목숨을 구할 수 있다(I Can Save Your Life)’는 제목을 붙였다. 이렇게 이미 문제가 제기되고 ‘해법’까지 나온 상황을 테슬라는 몰랐던 걸까. 불안한 모델3 고객은 카센터에서 뒷문에 구멍을 내고라도 탈출고리를 만들어야 할 판이다. 모델3는 올 들어 11월까지 한국에서 1만 대가 넘게 팔렸다. 모델S, 모델X 판매까지 감안하면 테슬라의 국내 매출은 6700억 원이 훌쩍 넘는다. 테슬라가 소비자 안전 문제에 책임 있는 답변과 대책을 서둘러 내놔야 하는 이유다.김도형 산업1부 기자 dodo@donga.com}

미국 테슬라의 인기 차종인 전기차 ‘모델3’가 화재 등의 사고로 전력 공급이 끊기면 뒷좌석 문을 외부는 물론 내부에서도 열 수 없게 설계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테슬라의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모델X’의 탑승객 1명이 화재 사고로 사망했을 때 외부에서 뒷좌석 문을 열 수 없어 구조가 늦어졌다는 분석이 있었다. 이 때문에 테슬라의 비상 시 차량 안전 설계에 결함이 있는 게 아니냐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15일 자동차 업계와 모델3 사용자 안내·비상대응 안내 등에 따르면 모델3 뒷좌석 양쪽 문은 비상 상황에서 차에 탄 사람이 직접 열고 나올 수 있게 하는 기계 장치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평소에는 앞문과 뒷문 모두 내부에서 버튼을 누르면 전기적인 힘으로 쉽게 열리는 구조지만 화재 등으로 인해 전력이 끊기면 앞좌석만 기계적인 방식으로 문을 열 수 있다는 것이다. 뒷좌석 승객은 앞좌석 문을 통해서만 탈출할 수 있다. 국내에서 판매되고 있는 또 다른 차종인 모델X와 모델S 역시 뒷좌석 탈출이 어렵게 설계돼 있다. 전력이 끊기면 모델X는 뒷문 아랫부분 스피커 덮개를 제거한 뒤 케이블을 당겨야 하고, 모델S는 뒷좌석 바닥 덮개를 젖혀 케이블을 당기도록 돼 있다. 사고 등 긴박한 상황에서 대응하기 어려운 구조다. 국내 시판 중인 3종 모두 전력이 끊기면 밖에서는 아예 뒷문을 열 수 없다. 실제로 9일 서울 용산구의 한 아파트에서 모델X 차량이 주차장 벽면에 부딪치면서 발생한 화재로 조수석 탑승자가 사망했을 당시 밖에서 문을 열 수 없어 구조가 늦어지기도 했다. 소방 관계자는 “조수석 문이 심하게 파손돼 열 수 없는 상태였다. 뒷좌석 쪽으로 진입을 시도했지만 손잡이가 없었고 문이 날개처럼 위아래로 여닫는 구조여서 소방대가 가진 장비로 뜯어내는 데 상당히 애를 먹었다”고 했다. 테슬라 운전자 온라인 카페에는 “문의 개폐가 전자식으로 이뤄지는 특징 때문에 배터리 방전이나 고장 상황에서 문이 잘 열리지 않는다”는 호소가 심심치 않게 올라온다. 최저 가격 5000만 원대에서 시작하는 모델3는 올해 국내에서 1000만 원 이상의 전기차 보조금 혜택을 받으며 1만 대 넘게 팔린 테슬라의 대표 모델이다. 테슬라는 기존 기계식 자동차들과 달리 첨단 기능을 적극 활용하면서 ‘바퀴 달린 컴퓨터’라는 별명과 함께 세계 전기차 시장의 선구자라는 이미지를 구축해 왔다. 자동차 업계에서는 고객 안전을 위해 다양한 사고 상황을 감안한 설계가 최우선인 기존 완성차 업체와 달리 테슬라는 안전의식이 결여된 설계를 추구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필수 대림대 미래자동차학부 교수는 “테슬라는 전자제어에 지나치게 의존하다 보니 비상시 안전설계에 소홀한 것으로 보인다”며 “현대, 도요타 등 기존 완성차 업체는 전기차라도 수동으로 여닫을 수 있는 손잡이를 기본 설치한다”고 말했다. 이용자들의 불안감도 커지고 있다. 모델3를 1년가량 탄 직장인 이모 씨(34)는 “비상 상황에서 차 안 탑승자가 문을 못 열 수 있다는 걸 전혀 몰랐다. 테슬라 측으로부터 고지받은 사실도 없다”고 했다. 테슬라코리아 측은 동아일보의 사실 확인 요청에 “답변할 게 없다”며 공식적인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김도형 dodo@donga.com·서형석·박종민 기자}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한국타이어)는 이탈리아의 타이어 종합 플랫폼 ‘그립디텍티브’가 선정한 ‘2020·2021년 겨울용 타이어 브랜드 순위’에서 종합 2위를 기록했다고 14일 밝혔다. 그립디텍티브가 발표한 겨울용 타이어 브랜드 순위는 ‘아우토 빌트’ 등 9개 자동차 전문지가 올해 유럽 전역에서 진행한 겨울용 타이어 테스트 결과를 바탕으로 5점 만점의 자체 점수를 환산해 산정됐다. 한국타이어는 초고성능 겨울용 타이어 ‘윈터 아이셉트 에보3’와 ‘윈터 아이셉트 RS2’가 모든 평가 항목에 걸쳐 높은 점수를 얻으면서 타이어 브랜드 종합점수 4.6점을 기록해 1위와 0.1점 차로 종합 2위에 올랐다. 한국타이어는 핀란드 북부 도시 이발로에서 전용 성능 시험장을 운용하며 겨울용 타이어 연구개발에 나서고 있다.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현대자동차그룹이 부회장단 일부가 퇴진하는 사장단 인사를 이르면 15일 단행한다. 올 10월 취임한 정의선 회장이 아버지인 정몽구 명예회장 시절에 현대차그룹을 함께 이끌었던 인사들의 세대교체를 통해 미래차를 중심으로 한 모빌리티 기업으로의 변신에 보다 속도를 내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14일 재계에 따르면 정진행 현대건설 부회장이 최근 사의를 표명했고, 김용환 현대제철 부회장도 연말 인사에서 용퇴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진다. 현대차그룹 부회장 4명 중 2명이 자리를 내려놓는 것이다. 대표적인 정몽구 명예회장의 사람들로 불리는 김 부회장과 정 부회장은 정의선 회장이 수석부회장으로 취임한 직후인 2018년 12월 각각 현대차에서 현대제철과 현대건설 부회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특히 김 부회장은 기획조정실과 비서실 등에서 정 명예회장을 지근거리에서 보좌한 실질적인 그룹 내 2인자로 ‘MK(정몽구 명예회장)의 남자’로 여겨져 왔다. 두 부회장의 퇴진에 대해 재계에서는 “사실상 MK 사람들의 시대가 막을 내린 것으로 봐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한편 정 부회장과 함께 현대건설 대표이사인 박동욱 사장도 물러날 것으로 알려지면서 현대건설 경영진은 이번 연말 인사로 대폭 교체될 것으로 보인다. 재계 관계자는 “기존 부회장단 일부가 퇴진하면서 현대차그룹에서는 그동안 정의선 회장과 함께 호흡을 맞춰온 사장·부사장단의 역할이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아산사회복지재단이 고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1915∼2001·사진)의 20주기를 앞두고 그의 기업가 정신이 담겨 있는 자서전 ‘이 땅에 태어나서’의 독후감 대회를 연다. 대상 1000만 원 등 총 49명에게 1억100만 원의 상금을 수여하는 이번 대회는 중고교생과 대학생·대학원생, 일반 부문으로 나뉘어 실시된다. 참가 희망자는 ‘이 땅에 태어나서’를 읽고 200자 원고지 15장(중고교생 부문), 20장(대학생·대학원생, 일반 부문) 내외의 독후감을 써서 아산사회복지재단 홈페이지에 접수시키거나 우편, e메일로 제출하면 된다. 접수 기간은 내년 1월 5일부터 2월 25일까지다. 아산사회복지재단 관계자는 “정 명예회장의 20주기인 내년 3월 21일을 앞두고 지금 젊은이들에게 어려움을 헤쳐 나갈 수 있는 희망과 용기를 주기 위해 마련한 대회”라고 밝혔다.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현대자동차그룹이 ‘로봇개’로 유명한 미국의 로봇업체 ‘보스턴 다이내믹스’를 인수하면서,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의 경영 방침인 ‘개방형 협업’이 로봇과 같은 미래 사업에서 색깔을 드러내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전의 협업 방식은 현대차그룹이 선봉에 서고 파트너사들이 부품 공급 등 제한적 협력 관계에 머물렀지만 개방형 협업은 핵심 기술 보유 기업들과 협력 수준을 높여 공동의 이익을 추구하겠다는 것이다. 13일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은 이번 거래로 보스턴 다이내믹스의 지분 80%를 확보한다. 현대차 30%, 현대모비스 20%, 현대글로비스 10%뿐만 아니라 정 회장도 개인 자격으로 지분 20%를 보유하게 된다. 이를 위해 정 회장은 11일 환율 기준으로 2389억 원에 달하는 개인 돈을 투자한다. 국내 재계의 주요 인수합병(M&A)에서도 흔치 않은 사례다. 재계에서는 정 회장이 지난해 10월 밝힌 현대차그룹의 미래 사업구조를 ‘자동차 50%, PAV(개인항공기) 30%, 로봇 20%’로 가져가겠다는 자신의 구상을 이번 투자로 재확인시켜 줬다는 분석이 나온다. 보스턴 다이내믹스의 현재 대주주인 소프트뱅크그룹은 현대차그룹에 지분 80%만 넘기고 나머지 20%를 보유한다. 소프트뱅크는 2014년 인공지능(AI)으로 사람의 감정을 이해해,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람과 비슷한 형태의 휴머노이드 로봇 ‘페퍼’를 개발한 경험이 있다. 보스턴 다이내믹스의 로봇도 군사, 물류, 제조 분야뿐만 아니라 우크라이나의 옛 체르노빌 원자력발전소에서 방사선량을 측정하고, 미국 민간 우주업체 ‘스페이스엑스’의 연료탱크 시험에 동원되는 등 다양한 쓰임새를 뽐내 왔다. 현대차그룹의 제조 경쟁력과 소프트뱅크와 보스턴 다이내믹스의 로봇 경험이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여지를 남긴 것이다. 현동진 현대·기아차 로보틱스랩 실장은 “현대차그룹의 로봇사업은 기업과 소비자 간의 거래(B2C)를 지향한다”며 “AI 기반으로 언제든 고객 응대가 가능한 서비스 로봇을 연구개발(R&D)하고 있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보스턴 다이내믹스 인수로 단숨에 세계적인 로봇 경쟁력을 확보한 현대차그룹은 로봇사업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기대된다. 현대차그룹이 추산한 세계 로봇시장 규모만 올해부터 2025년까지 연 평균 32%씩 성장해 1772억 달러(약 193조5000억 원)에 이른다. 현대차그룹은 기존 모빌리티, 의료용 착용로봇 사업을 확대하고 동시에 휴머노이드 형태의 이동형 서비스, 물류 등 로봇사업 분야로 점차 영역을 넓혀갈 것으로 보인다. 이 과정에서 필요하면 언제든지 경쟁력 있는 기업과 협력하겠다는 방침이다. 현 실장은 “로봇 산업은 여러 소비자의 수요에 맞춰 다양한 상품,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며 “코로나19를 계기로 비대면 서비스 로봇 수요가 많아지는 건 로봇 분야로의 투자 확대와 서비스 확대 계기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 회장이 수석부회장에 오른 2018년부터 현대차그룹은 자율주행, 전기차 등 다양한 분야에서 핵심 기술 기업과 협력에 나서고 있다. 독일 ‘아우디’와의 수소전기차, 사우디아라비아 에너지 기업 ‘아람코’와의 수소충전소 협업도 마찬가지다. 정 회장은 올해 3월 미국 자율주행 기업인 앱티브와 합작법인 ‘모셔널’을 설립한 데 대해 “합작법인 형태로 가야 다른 자동차 회사에도 (부품) 공급이 가능하다”며 개방형 협력의 중요성을 강조한 바 있다.서형석 skytree08@donga.com·김도형 기자}

요즘 차와 차 업계를 이야기하는 [김도형 기자의 휴일차(車)담] 오늘은 전장화 그리고 전동화된 차량의 안전성 문제를 한번 이야기해 보려고 합니다.최근 서울 용산구에서는 테슬라 ‘모델 X’ 차량의 주차장 충돌 사고로 탑승객 1명이 사망하는 안타까운 일이 벌어졌는데요.사고 이후 차량 배터리에서 발생한 화재의 진화가 어려웠다는 점 그리고 외부에서 차량의 문을 열 수 없었다는 점 때문에 논란을 불러일으킨 사고였습니다.안타까운 사고를 다시 돌이켜보려는 이유는 전동화 그리고 전장화라는 큰 흐름 속에서 ‘안전’이라는 중요한 가치를 어떻게 지켜낼 것인지를 자동차 업계는 물론 소비자들도 한번쯤 고민해야 할 시점이 됐다는 생각 때문입니다.충돌 사고 이후의 화재는 전기차라는 점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발생한 것일 수도 있겠지만 긴박한 사고 상황에서 전원이 끊기면 밖에서 문을 열 수 없었다는 점은 전기차이기 때문에 발생한 문제는 아니라고 봐야할 듯 합니다.전동화와는 별개로 차량 전반에서 전기·전자적인 장비를 활용하는 비중이 커지는 ‘전장화’라는 흐름 속에서 문제를 짚어봐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안타까운 사고가 되풀이되지 않기 위해서 자동차 제조사들이 어떤 점만은 놓치지 않아야 하는지를 이야기해 보겠습니다.현대자동차그룹의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를 살펴본 지난주 휴일차담에 보내주신 관심에도 깊이 감사드립니다.● 밖에서 문 못 여는 차… 전기차의 문제 아니고 테슬라의 문제최근 용산구에서 발생한 안타까운 사고는 아직 자세한 조사가 이뤄지지 않은 상황입니다. 그래서 사고 자체에 대해서는 섣불리 얘기하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사고 상황이 아니라 자동차에 집중했을 때 이번에 드러난 가장 큰 문제는 사고 상황에서 외부에서 차량의 문을 열지 못했다는 점입니다.( 불이 잘 꺼졌느냐 하는 문제는 그 다음 이슈로 보입니다. 내연기관차 화재에서도 불을 끄는 것보다 탑승객을 구조하는 것이 우선입니다. )문을 열지 못한 원인이 “전기차여서 그랬던 것 아니냐”고 생각하는 분들도 있을 것 같은데 그건 아닌 것으로 봐야 합니다.테슬라가 해당 차량의 도어 그리고 도어 오픈에 적용한 ‘기술적인 선택’이 문제의 핵심 아닐까 싶은데요.제가 찾아본 모델 X의 비상 대응 안내(Emergency Response Guide)에 따르면 모델 X의 도어는 기본적으로 12V 배터리의 힘을 활용합니다.12V 배터리는 전기차의 모터를 구동하는 동력원이 되는 고전압 배터리 시스템(테슬라의 경우 400V)과는 별개로 쓰이는 배터리인데요.기존의 내연기관차에서 납축전지 형태로 쓰이는 그 배터리라고 보면 될 듯 합니다.에어컨이나 에어백 같은 장치를 작동시키는데 쓰이는 이 12V 배터리가 정상적으로 작동을 할 때는 도어 핸들을 누르는 동작으로 모델 X의 도어를 열 수 있다는 것이 테슬라의 설명입니다.문제는 이 배터리가 작동하지 않을 때입니다.이 매뉴얼에는 앞문의 경우 차량 안에서 핸들을 당기는 방식으로 문을 여는 방법 밖에 설명돼 있지 않습니다.12V 배터리의 전력 공급이 끊겼을 때 밖에서 어떻게 열 수 있는지는 설명이 없는 것입니다.창문이 열려 있다면 혹은 창문을 깨뜨린다면, 밖에서 손을 넣어서 차량 내부의 핸들을 당길 수 있어 보이긴 하지만 이것을 밖에서 열 수 있다고 볼 수 있을지는 의문입니다.그리고 이 차를 잘 모르는 사람에게 직관적으로 와 닿지도 않습니다. 이번 사고 이후 여러 기사에서 나온 것처럼, 결국 12V 전력 공급이 끊어지면 밖에서는 사실상 문을 열 수 없다고 봐야 하는 것입니다.이 ‘비상 대응 안내’는 또 날개처럼 열리는 이른바 ‘팔콘 윙’ 형태의 뒷문에 대해서는 12V 배터리가 없으면 외부에서 열 수 없다고 명시하고 있습니다.자동차 업계에서도 테슬라가 모델 X 등에서 전기적 신호를 통해서 문을 개폐하는 방식을 적용하고 있기 때문에 사고 이후 화재 등으로 전원을 상실한 상태에서는 외부에서 문을 열 수 없다고 분석하고 있습니다.● 차, 어디까지 전장화할 것인가고도화된 기계공학의 산물이었던 자동차는 전자 장치를 빼놓을 수 없는 복잡한 제품이 된지 오래입니다.기계적인 구조와 유압 체계가 여전히 큰 역할을 하지만 곳곳에서 전기적인 장치가 빼놓을 수 없는 역할을 합니다.에어컨과 열선·통풍·마사지 시트 같은 운전자 편의장치에 전기가 쓰이는 것은 기본입니다.센서와 카메라를 기반으로 알아서 가·감속해서 앞 차와의 간격을 조절하며 항속 주행하고 그러면서 차선까지 지킬 수 있게 스티어링 휠의 움직임에 차량이 스스로 직접 개입하는 것도 결국은 전기 장치의 힘입니다.올해 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초반 중국에서 ‘와이어링 하네스’라는 전선 뭉치가 납품되지 않으면서 국내 완성차 공장들은 생산 라인을 ‘올 스톱’ 시켜야 했습니다.차량의 모델과 옵션마다 제각각인 저 와이어링 하네스를 먼저 깔지 않고는 조립 자체가 불가능하다는 얘기였습니다.이런 상황에서 이번 사고는 어디까지 전기 장치를 활용해야 하는지 그리고 전기가 끊어졌을 때를 대비한 백업 장치는 어느 수준까지는 반드시 마련해 놓아야 하는지를 완성차 메이커들이 잘 판단해야 한다는 점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습니다.전력이 끊어진 비상 상황에 대한 대비를 제대로 해놓지 않아서 외부에서는 문을 열 수 없는 차는 다른 장점이 있더라도 심각한 수준의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는 고민을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이런 점에서는 기존의 완성차 업체들이 그동안 테슬라의 새로운 시도에 대해 ‘안전’이라는 문제 때문에 우려를 표명해 왔던 부분도 한번쯤 짚어볼 만 합니다.그리고 완성차 업체들은 차량 외부에 있는 도어 핸들은 케이블을 이용해 기계적으로 잠금장치와 연결돼 있고 그렇기 때문에 12V 배터리 시스템이 작동하는지 여부와는 무관하게 언제든 문을 열 수 있게 하는 방식으로 제조하고 있다는 입장입니다.● 전동화·전장화 시대, 더 안전한 차를 위해많은 자동차 브랜드가 각기 다양한 가치를 추구합니다.대중성, 가성비, 넓은 공간, 운전의 즐거움, 고급스러움 등등 수없이 많습니다.하지만 ‘최소한의 안전’이라는 문제는 모두가 양보해서는 안 되는 이슈 아닐까 싶습니다.전장화된 차는 안전성이라는 측면에서 오히려 큰 장점을 가질 수도 있습니다.저는 최근 어느 한 자동차 브랜드의 영상 광고를 볼 때마다 등골이 서늘함을 느끼는데요.임신과 출산 그리고 이어지는 육아로 정신없이 바쁜 시간을 통과하고 있는 한 가정을 보여주는 광고입니다.이 광고는 일상에 지친 한 어머니가 깜빡 졸음운전을 하다가 중앙선을 침범해 대형 화물차와 충돌할 뻔한 상황을 자동차가 스스로 감지하고 스티어링 휠을 돌려서 막아내는 모습을 보여줍니다.남의 일 같지가 않아서 볼 때마다 저는 늘, ‘안전하게 운전해야지’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가속과 감속에, 그리고 조향에 차량이 직접 개입할 수도 있게 해주는 ‘전장화’는 저런 방식으로 위험을 미리 감지해서 사고를 예방하는 이른바 ‘능동적 안전’이라는 영역을 만들어 주는 기술이기도 합니다.이런 기술을 얼마나 잘 검증해서 적절하게 활용하는지에 따라서 차는 훨씬 더 안전해질 수도 있는 것입니다.어느 브랜드를 욕하려는 것이 아닙니다.상당히 높은 수준의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이라고 봐야할 테슬라의 ‘오토 파일럿’은 다른 브랜드의 ADAS가 그러는 것처럼 지금 이 순간에도 운전자를 잘 도와주면서 보다 안전하고 사고 없는 운전을 돕고 있을 수 있습니다.테슬라의 모델 X는 충돌성 안전성 테스트에서 실제로 아주 좋은 점수를 받은 차이기도 합니다.하지만 도로 위에서는 때때로, 누구도 원치 않는 사고가 어쩔 수 없이 일어난다는 점을 감안한 설계가 그 바탕에 놓여 있어야 한다는 점만큼은 지금이라도 깨달아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어떠한 시도를 해도 좋지만 다양한 사고 상황을 고려했을 때 꼭 지켜야 할 원칙들은 놓치지 않아야 한다는 것입니다.그리고 사고는 언제, 어떤 상황에서 발생할지 알 수 없고 그 결과 차량과 탑승객은 어떠한 상황에도 처해질 수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는 생각입니다.당연히, 이런 점은 전 세계의 모든 자동차 제조사가 명심해야 할 부분이기도 합니다.이런 점을 챙기느라 차량의 디자인이 조금 덜 예뻐질 수도 있을 것이고 추가적인 장치를 적용하느라 원가 부담이 늘어날 수도 있겠습니다만 무엇이 더 우선시돼야 하는 지는 자명해 보입니다.국내·외의 규제 당국 역시 이런 기초적인 안전 문제를 간과한 차가 판매되는 문제의 책임으로부터 자유롭지 않아 보입니다.연비나 배기가스 같은 부분도 물론 잘 감시해야 할 부분이겠지만 정작 가장 중요한 안전 문제를 놓치고 있었던 것 아닌지 돌아봐야 한다는 것입니다.● 전기차의 충돌 시 화재 위험까지… 차 업계 모두가 풀어야할 문제 ‘미래차 안전’전기차의 고전압 배터리 시스템이 충돌 시 차량 화재의 중요한 원인이 될 수 있다는 문제도 당연히, 중요하게 고민해야 할 사안입니다.이 점은 테슬라뿐만이 아니라 모든 전기차가 풀어가야 할 과제인데요.전기차에 많이 쓰이는 리튬이온배터리의 경우 화학적인 형태로 저장되는 막대한 에너지가 큰 외부 충격이 있었을 때 안정적인 상태를 유지하기 어렵다는 점이 어쩔 수 없는 한계이기도 합니다.그래서 테슬라를 포함한 많은 완성차 업체들은 사고 시에도 이 배터리 시스템이 최대한 보호될 수 있는 구조 설계를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탑승객 공간인 ‘캐빈룸’ 보호에 집중하면 됐던 기존의 자동차 설계와는 다른 또 다른 도전을 마주한 셈인데요.배터리의 부피가 워낙 크다는 점 그리고 대체로 배터리의 위치가 캐빈룸 바로 아래에 위치하고 있다는 점 때문에 기존의 내연기관차에 비해 불리할 수밖에 없습니다.내연기관차는 엔진이 위치한 차량 전면부나 연료 탱크가 있는 후면부에 불이 나도 캐빈룸과는 다소 떨어져 있는 반면 전기차는 탑승객 공간 바로 아래의 배터리에서 발화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일단 배터리에서 불이 나게 되면 중금속이 포함된 유독 가스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 역시 중대한 위험 요소입니다.앞으로 도로에서 전기차가 늘어나면 어쩔 수 없이 전기차 사고도 더 많이 발생할 수밖에 없습니다.배터리가 발화하는 수준의 사고가 일어나게 되면 배터리 발화를 진화하는 것이 어렵다는 문제 때문에 과거 내연기관차에 비해 재산상의 손실이 더 커질 수도 있겠습니다.그렇지만 일단은 안전이 우선 아닐까 싶습니다.평소에도 그리고 충돌 시에도 보다 더 안전한 전기차를 만들어 내는 것이 완성차 제조사들에게는 가장 기본이면서 또 중요한 경쟁력이 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점점 더 낯설어지고 있는 미래자동차’가 여러 측면에서 과거보다 더 안전한 차가 되기를 바래봅니다.다시 한번, 고인의 명복을 빌겠습니다.김도형 기자 dod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