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동주

조동주 기자

동아일보 정치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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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조동주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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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11-06~2025-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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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러 테러범은 키르기스 출신 22세 요리사… IS 연계 가능성

    러시아 제2도시 상트페테르부르크 지하철 테러 범인은 키르기스스탄 출신 러시아 국적자인 아크바르존 잘릴로프(22)로 밝혀졌다. 스시 요리사인 그는 2011년부터 상트페테르부르크 북부 16층짜리 아파트에 거주해 왔으며, 이슬람 극단주의에 경도돼 시리아 무장단체와 연계해 테러를 저지른 것으로 러시아 당국은 파악하고 있다. 폭탄이 터진 지하철 안에서 그의 시신 일부가 발견됐다. 그의 신원은 키르기스스탄이 4일 자국민의 테러 개입을 먼저 공개하면서 알려졌다. 러시아 국영방송이 4일 공개한 3일 오전 2시 3분 지하철역 폐쇄회로(CC)TV에 나타난 범행 직전의 잘릴로프는 두꺼운 빨간색 파카를 입고 등에 검은색 가방을 멨다. 두 손은 주먹을 불끈 쥔 채 아무것도 들고 있지 않아 그가 옷 속과 가방에 자살테러용 폭탄을 가득 숨겼을 가능성이 높다. 그는 파란색 비니 모자를 쓰고 안경으로 얼굴을 가렸다. CCTV에는 그가 센나야 플로샤트역으로 향하는 지하철 세 번째 차량에 탑승하는 모습까지 찍혔다. 그는 운행 중인 전동차 문 앞에서 TNT 200∼300g 규모의 사제폭탄을 터뜨렸다. 잘릴로프는 자살폭탄 테러를 감행하기 전 인근 또 다른 지하철역에 너트 등 작은 금속 파편으로 가득 채운 소화기 사제폭탄을 설치했다고 타스통신이 보도했다. 러시아 대테러 당국은 사건 발생 20분 뒤인 3일 오후 3시 테러 현장과 불과 3km 떨어진 지하철역인 플로차트 보스타니야역에서 소화기 사제폭탄을 발견해 직접 해체했다. TNT 1kg 규모로 테러에 쓰인 것보다 강력했고, 휴대전화 신호로 무선 작동시키는 폭파장치였다. 러시아 당국은 여성 공범 1명을 추적하고 있다. 러시아 당국은 잘릴로프가 이슬람국가(IS)에 몸담았을 가능성을 집중 수사하고 있다. 옛 소련 국가인 키르기스스탄은 러시아 동맹국이지만 국민의 75% 이상이 무슬림이다. IS는 옛 소련 붕괴 이후 불안정한 체제와 사회 불만 세력의 득세를 틈타 키르기스스탄 등 중앙아시아에서 적극적으로 모병해왔다. 다수의 민간인이 밀집한 대중공간을 노린 소프트테러라는 점도 IS의 범행과 닮았다. 잘릴로프는 키르기스스탄 제2의 도시이자 우즈베키스탄 민족이 모여 사는 오시 출신으로, 합법적 절차로 러시아 국적을 획득했다. 러시아 언론은 그가 2015년 이후 돌연 극단주의 이슬람에 경도됐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보도에 따르면 잘릴로프는 2012년부터 2015년까지 상트페테르부르크의 스시 바에서 요리사로 일하다가 갑자기 자취를 감췄다. 2013년 그와 함께 일했던 동료 요리사는 “당시만 해도 잘릴로프가 이슬람에 대해 말하는 걸 들어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그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계정에는 친구가 15명뿐이었고, 무제한 격투기와 싸움용 무술, 이슬람에 관심 있다고 표시해둔 것으로 알려졌다. 한 러시아 매체는 그의 친구의 말을 인용해 “잘릴로프가 스시 바를 그만두고 ‘코리아’로 간 줄 알고 있었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코리아가 한국인지 북한인지는 명확하지 않다. 그가 러시아가 금지한 이슬람 무장단체 소속이라는 미확인 보도도 나왔다. 타스통신은 4일 이번 테러 사망자가 14명으로 늘었다고 보도했다. 49명은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사망자 중 3명은 우즈베키스탄 벨라루스 타지키스탄에서 온 외국인이며, 러시아 각지에서 온 관광객도 부상자에 다수 포함됐다. 두 지하철역 사이 터널에서 테러를 당한 전동차의 기관사가 폭발 이후에도 다음 역까지 운행을 계속한 덕에 구조작업이 수월해져 많은 목숨을 살렸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테러 당일인 3일 테흐놀로기체스키 인스티투트 지하철역을 찾아 입구에 빨간 꽃을 헌화했다. 러시아는 내년 6월 러시아 월드컵의 리허설 격으로 두 달 뒤 모스크바와 상트페테르부르크 등 4개 도시에서 열리는 국제축구연맹(FIFA) 컨페더레이션스컵 대회에 차질이 생길까 봐 우려하고 있다. 이 대회 개막식과 폐막식은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열릴 예정이다. 러시아 당국은 4일 오전 10시부터 상트페테르부르크 지하철 노선 운행을 재개했다. 카이로=조동주 djc@donga.com / 파리=동정민 특파원}

    • 2017-0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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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러시아 지하철 폭발 배후도 IS? ‘중앙아시아 태생 남성’ 주목

    ‘극단적 이슬람주의자로 시리아 무장단체에 연계된 중앙아시아 태생 23세 남성.’ 러시아 제2도시 상트페테르부르크 지하철 테러가 발생한지 하루 만에 범인의 윤곽이 드러나고 있다. 범인이 중앙아시아 태생으로 밝혀지면서 이 지역 용병을 대거 고용해온 이슬람국가(IS)의 소행일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당초 러시아 경찰은 범인이 지하철에 폭탄이 든 물체를 두고 내렸다고 추정했지만 수사 결과 자살 폭탄테러로 기울고 있다. 경찰은 여성 1명이 공범일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추적 중이다. 러시아 당국은 사상자의 상태로 봤을 때 범인이 파편 등 위험 물질을 가득 채운 물체를 몸에 지니고 있다가 터뜨린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폭발물은 유리 파편을 가득 채운 소화기와 쇠구슬로 가득한 서류 가방이라고 영국 더타임스가 4일 보도했다. 당초 일부 러시아 언론은 길고 검은 수염을 기르고 온 몸에 검은 옷을 두른 남성의 지하철역 폐쇄회로(CC)TV 화면을 공개하며 용의자로 지목했지만, 보도 후 이 남성이 스스로 경찰서를 찾아 자신은 무고하다고 해명했다. 경찰은 범인이 IS를 비롯해 시리아 반군, 체첸 반군 등에 몸담았을 가능성을 폭넓게 수사하고 있다. 구 소련 붕괴 이후 불안정한 체제와 사회 불만 득세를 틈타 카자흐스탄 키르기스스탄 우즈베키스탄 등에서 적극적으로 모병을 펼쳐온 IS의 소행일 가능성이 가장 높다. 이 지역에서 활동했던 체첸 반군 상당수도 IS에 투신해 시리아와 이라크로 건너갔다. 올해 1월 1일 터키 이스탄불 나이트클럽 총기난사 테러를 저지른 압둘가디르 마샤리포프(34)도 우즈베키스탄 출신 IS 병사였다. 4개 국어에 능통한 그는 중앙아시아 산지에서 철저한 군사훈련을 받고 터키로 파견됐다. 지난해 6월 터키 이스탄불 아타튀르크 국제공항 자살폭탄 테러범 3명도 우즈베키스탄 키르기스스탄 다게스탄 출신이었다. 러시아에 원한이 깊은 시리아 반군의 소행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시리아 반군은 2011년 시리아 내전 발발 이후 정부군을 전복시키기 직전까지 갔다가 러시아의 내전 개입으로 경제수도 알레포를 빼앗겼다. 지난해 12월 시리아 반군에 경도된 터키 경찰 메블러트 메르트 알틴타스가 안드레이 카를로프 주터키 러시아 대사를 총격 암살한 바 있다. 하지만 범인이 중앙아시아 출신이라는 점으로 볼 때 일탄타스처럼 자생적 테러리스트라기보단 테러를 위해 파견됐을 가능성이 높다. 러시아 일각에서는 일부 친정부 인사를 중심으로 이번 테러가 지난주 러시아 일대를 휩쓸었던 반정부 시위와 연관됐을 수 있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이번 테러 사망자가 11명으로 늘어났고 부상자는 51명이라고 타스 통신이 4일 보도했다. 이 중 4명은 장기와 뇌손상 등으로 생명이 위태로운 상태라 사망자가 더 늘어날 수 있다. 두 지하철역 사에 터널에서 테러를 당한 전동차의 기관사가 폭발 이후에도 다음 역까지 운행을 계속한 덕에 구조작업이 수월해져 많은 목숨을 살렸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테러 당일 테흐놀로기체스키 인스티투트 지하철역을 찾아 입구에 빨간 꽃을 헌화했다. 사건 발생 20분 뒤인 3일 오후 3시 테러 현장과 불과 3km 떨어진 지하철역인 플로샤드 바스스타니야역 비상탈출구에서도 파편으로 가득한 사제폭탄이 발견돼 반테러 당국이 직접 해체했다. 이 폭탄은 TNT 200~300g 규모로 테러 현장에서 쓰인 폭탄보다 몇 배 더 강력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 당국은 4일 오전 10시부터 상트페테르부르크 지하철 노선 운행을 재개했다. 러시아는 내년 6월 러시아월드컵의 리허설격으로 두 달 뒤 모스크바와 상트페테르부르크 등 4개 도시에서 열리는 FIFA 컨페더레이션스컵 대회에 차질이 생길까 우려하고 있다. 이 대회 개막식과 폐막식은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열릴 예정이다. 비탈리 무트코 러시아 부총리는 “향후 예정된 국제 스포츠 행사 준비에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우는 데 이 비극을 이용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 카이로=조동주 특파원 djc@donga.com파리=동정민 특파원 ditto@donga.com}

    • 2017-0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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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트럼프의 중동문제 해법은 ‘양다리 외교’

    ‘양다리 외교를 통한 현상 유지(status quo).’ 서서히 베일을 벗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새 중동 정책 기조다. 트럼프 정부는 아랍의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양측에 ‘좋은 게 좋은 것’이라는 식의 양다리 외교로 이-팔 분쟁의 궁극적 해결 대신 현상 유지에 주력하고 있다. 이스라엘의 정착촌 확대 야망을 억누르고 팔레스타인의 자치를 인정하는 ‘두 국가 해법’을 원칙으로 이-팔 분쟁을 대했던 버락 오바마 정부와는 전혀 다른 선택이다. 미국의 중동 개입 상황 발생 가능성을 최소화하기 위한 고립주의 외교의 사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최근 트럼프는 아랍권 지도자들과 정상회담을 이어 가고 있다. 3일 압둘팟타흐 시시 이집트 대통령을 만난 데 이어 5일 압둘라 2세 요르단 국왕을 워싱턴으로 초청해 정상회담을 한다. 일정이 확정되진 않았지만 이달 중에 마흐무드 압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과도 첫 정상회담을 할 예정이다. 지난달 29, 30일 요르단에서 열린 아랍연맹정상회의 직후 열리는 이번 연쇄 정상회담에서 트럼프는 미국의 친(親)이스라엘 행보에 대한 아랍권의 우려를 불식시키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아랍권을 달래기 위해 미국과 사우디 등 수니파 아랍 국가, 이스라엘이 함께 하는 중동 군사공동체 결성에 대한 진전된 논의가 이뤄질 수도 있다. 아랍연맹 정상회의에 참석한 지도자들은 이-팔 분쟁에서 두 국가 해법을 지지하고 이스라엘의 정착촌 확대를 비판하며, 주이스라엘 미국대사관의 예루살렘 이전을 반대하는 목소리를 만장일치로 냈다. 이런 가운데 미국의 친이스라엘 행보도 이어지고 있다. 니키 헤일리 주유엔 미대사는 2일 “이스라엘에 대한 편견에 반대한다”며 오바마 정부의 이스라엘 정착촌 반대 정책을 사실상 폐기할 뜻을 내비쳤다. 이스라엘 정부가 지난달 말 20년 만에 처음으로 요르단 강 서안지구에 새 정착촌을 건설하겠다고 공식 발표했을 때도 백악관은 오바마 정부와 달리 미지근한 반응을 내놓아 아랍권의 우려를 샀다. 트럼프 정부는 시리아 문제에서도 이슬람국가(IS)만 물고 늘어질 뿐 오바마 정부가 퇴진 대상으로 공언했던 바샤르 아사드 정권에 대해선 ‘정치적 실체를 인정해야 한다’며 사실상 공인해줬다. 러시아-이란-터키 3국의 중재가 이어지고 있는 시리아 평화 논의에도 적극적으로 참가할 뜻을 밝히지 않으면서 미국의 중동 개입을 최소화하려는 전략을 이어 가고 있다. 시리아 반군 측은 2일 사우디 매체 알아라비야와의 인터뷰에서 “미국이 개입하지 않는 한 시리아의 정치적 해법은 없다”며 트럼프의 적극 관여를 요구했다. 트럼프의 양다리 외교는 임기 내에 미국의 중동 개입을 최소화하는 상황을 조성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 우선주의를 최우선시하는 현실적 선택이지만, 현상 유지만으론 장기적으로 분쟁을 끝낼 해결책을 도출할 수는 없어 지속 가능한 정책으로는 한계가 명확하다. 중동에서 광폭 행보로 세력을 확장하고 있는 러시아에 지역 패권을 완전히 넘겨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카이로=조동주 특파원 djc@donga.com}

    • 2017-0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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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푸틴 정상회담 직전에… 달리던 만원 지하철서 ‘쾅’

    러시아 제2도시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3일 일어난 지하철 테러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을 만나기로 했던 상트페테르부르크 서부 스트렐나에서 불과 25km 떨어진 지하철역 두 곳 사이의 터널을 지나던 객차 안에서 발생했다. 폭탄 파편으로 가득 찬 장비가 폭발한 사실이 확인된 것으로 볼 때 의도적인 테러일 가능성이 농후하다. 공개된 폭발 지하철 사진 속 지하철 철문은 엿가락처럼 휘었고 내부는 폭발 흔적으로 시커멓게 변해 있었다. 유독 출입문이 완파된 점으로 볼 때 사람들이 많이 몰리는 지점을 의도적으로 노린 것으로 보인다. 현장에 있던 시민이 찍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린 42초 분량의 동영상에는 지하철역 내부가 마치 안개가 자욱한 것처럼 뿌연 연기가 가득한 가운데 시민들이 우왕좌왕하는 모습이 담겨 있다. 다친 승객들은 승강장으로 나와 피를 흘리고 있었다. 문 하나가 완파됐고 근처 바닥에 부상을 당한 승객들이 쓰러져 있었다. 사망자와 부상자들은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중상자가 많아 피해자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희생자 가운데는 어린이들도 상당수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상트페테르부르크 당국은 일대 모든 지하철역을 폐쇄하고 테러가 발생한 지하철역에 구조대 120명을 긴급 투입해 구조 작업을 펼쳤다. 구급차 41대가 투입됐다. 러시아 수도 모스크바 지하철 일대도 테러 직후 보안이 대폭 강화됐다. 푸틴 대통령은 테러 직후 루카셴코 대통령을 만난 자리에서 “아직 사건에 대해 구체적으로 말하기 이른 단계”라며 “테러리즘과 연계됐을 가능성을 포함해 여러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폭발 원인을 찾기 위한 수사를 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테러는 중상자가 많아 사망자가 10명에서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폭발 위력은 크지 않았지만 폭발장치 안의 파편들이 사방으로 튀면서 사상자가 늘었다고 보고 있다. 일본 언론들은 상트페테르부르크 지하철의 다른 역에서도 불발탄이 발견됐다고 보도했다.카이로=조동주 djc@donga.com / 도쿄=서영아 특파원 / 김예윤 기자}

    • 2017-0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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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메이 총리의 6장짜리 ‘이별통보’ 편지… EU의장에 건네져

    “다시는 돌이킬 수 없는 역사적 순간이다. 영국은 유럽연합(EU)을 떠난다.”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가 29일 오후 12시 30분(현지 시간) 런던 국회의사당에서 공식적인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를 선언하며 이렇게 말했다. 팀 배로 EU 주재 영국 대사가 벨기에 브뤼셀에서 도날트 투스크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에게 메이의 서명이 담긴 6장짜리 탈퇴 서한을 전달한 직후였다. 이 순간부터 회원국의 탈퇴 절차를 다룬 ‘리스본조약 50조’가 발동돼 영국과 EU는 최장 2년 동안 치열한 협상에 돌입했다. 1973년 EU의 전신인 유럽공동체(EC)에 가입한 영국은 탈퇴 협상이 끝나는 2019년에는 46년 만에 EU에서 완전히 독립한 ‘섬나라’로 되돌아온다. 메이는 “글로벌 무역 성장이 느려지고 보호주의가 부상하는 상황에서 유럽은 자유무역을 지킬 책임이 있다”며 EU 탈퇴 협상과 동시에 EU와 새로운 무역협정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가 EU를 떠나는 게 다른 EU 회원국의 가치에 반대해서가 아니다”라며 “영국은 계속 EU의 믿음직한 동맹이 될 것”이라고 EU를 달랬다. 이어 그는 “영국은 브렉시트 협상에서 좋은 것만 골라 따는 ‘체리 피킹’을 하지 않을 것”이라며 영국 거주 EU 회원 국민의 권리문제도 우선 협상으로 다루겠다고 밝혔다. 메이가 EU 주재 대사를 통해 투스크 의장에게 전달한 6장 분량 편지에는 브렉시트 협상의 7가지 원칙이 적혀 있었다. 첫 번째는 ‘우리는 진지한 협력의 정신으로 상호 건설적이고 존중하며 협상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이어 ‘(영국과 EU) 양측 시민을 최우선 순위로 둬야 한다’고 명시해 영국 국익을 위해 협상에 임할 것임을 분명히 했다. 또 ‘혼란을 최소화하고 최대한 확실성을 갖도록 함께 협상해야 한다’, ‘가능한 한 빨리 구체적인 정책에 대해 기술적 협상을 시작해야 하지만, 가장 큰 도전 과제를 최우선으로 다뤄야 한다’는 내용도 담겼다. 올해 1월 메이의 말처럼 “나쁜 딜보다는 협상을 안 하는 게 낫다”며 EU를 압박하는 용어는 사용하지 않았다. 투스크는 서한을 읽고 20분 뒤 답신을 공개했다. 이미 영국을 제외한 EU 27개 회원국 정상에게 초안을 돌려 수정한 내용이다. 그는 “브렉시트는 우리에게 이전보다 더 단호한 뜻을 갖고 뭉치도록 만드는 긍정적 효과를 냈다”며 “험하고 어려운 협상 기간 동안 EU는 한 덩어리로 뭉치고 한마음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남은 27개 회원국의 이익을 보호하기 위해선 강력한 협상 전권이 필요하다고도 덧붙였다. 영국과 EU 모두의 ‘윈윈 협상’은 쉽지 않다. 73조 원에 달하는 이혼합의금, 무역, 사법권, 국경, 안보 등 현안이 산더미다. 시장의 우려가 메이에게는 가장 큰 부담이다. 단호하게 단일시장을 떠나는 하드 브렉시트를 예고했지만 최대한 단일시장과 관세동맹의 효과를 유지하지 않으면 유럽 시장을 노리고 영국에 본부를 둔 기업들이 떠날 수 있다. 영국에서 14만 명을 고용하고 있는 일본경제단체연합회는 다음 달 초 “경제를 고려해 신중하게 협상하라”는 압박 서한을 보낼 계획이다. 스코틀랜드는 독립 움직임을 본격화했다. 영국 의회와 정부가 허락해야 법적 정당성을 가질 수 있지만, 스코틀랜드 의회는 28일 영국 정부에 독립 주민투표 승인을 요구하는 발의안을 찬성 69표 대 반대 59표로 통과시켰다. 2014년 부결된 적이 있지만 현 자치정부에 대한 지지율도 50%가 넘어 국민투표가 이뤄지면 독립이 이뤄질 수도 있는 분위기다. 스코틀랜드가 독립하면 영국은 석유 생산의 90%를 잃고 스코틀랜드 리버 클라이드의 파슬레인 기지에 있는 핵잠수함 함대의 모항도 옮겨야 해 막대한 재정부담이 따른다. 스코틀랜드는 EU에 계속 남아 런던의 세계 금융기지를 에든버러로 옮겨올 수 있다는 계산이다.파리=동정민 ditto@donga.com / 카이로=조동주 특파원}

    • 2017-0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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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反정부 투쟁 선봉에 선 ‘푸틴의 눈엣가시’

    내년 러시아 대선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유일한 대항마로 거론되는 알렉세이 나발니 진보당 대표(41)는 ‘스트롱맨’ 푸틴 대통령의 코털을 자주 건드리는 ‘무모한’ 남자다. 그는 2011년 당시 총리였던 푸틴이 다시 대통령에 도전하자 이에 반대하는 대규모 반정부시위(2011∼2012년)를 이끌어냈고, 이번엔 현 정권의 부정 축재 실상을 폭로하며 러시아를 또다시 발칵 뒤집어 놓았다. 26일 서쪽 모스크바부터 동쪽 블라디보스토크까지 러시아 전국에서 수만 명이 반정부 시위를 벌였다. 수도 모스크바에서만 7000명(경찰 추산)이 트베르스카야 거리로 몰려 나와 “푸틴은 물러나라” “푸틴 없는 러시아” “푸틴은 도둑” 등의 구호를 외쳤다. 2011∼2012년 반정부 시위 이후 최대 규모다. 이번 시위는 나발니가 2일 유튜브에 올린 동영상에서 촉발됐다. 그는 50분 분량의 동영상에서 푸틴의 최측근인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총리가 공무원 급여로는 상상할 수 없는 초호화 주택 여러 채에 요트, 와이너리 등 10억 달러(약 1조1100억 원)가 넘는 재산을 국내외에 보유하고 있으며, 러시아 신흥 재벌들이 자선단체에 기부하는 것처럼 돈세탁을 해 뇌물을 줬다고 폭로했다. 동영상은 조회수 1200만 건을 돌파할 만큼 큰 관심을 끌었다. 나발니가 “26일 러시아 전역 99개 도시에서 대규모 집회를 열자”고 촉구하자 분노한 국민은 주요 도시별로 수백∼수천 명이 길거리로 나와 부패 척결을 외쳤다. 메드베데프 총리의 초호화 주택에 오리만을 위한 집이 따로 있다는 고발 내용을 풍자해 시위자들은 노란 러버덕 인형을 들고 나오기도 했다. 러시아 당국은 이번 시위가 허가를 받지 않은 시위라며 700여 명을 체포했다. 나발니는 모스크바 중심부 시위장에 들어서자마자 곧바로 체포돼 경찰 버스에 실려 구치소로 압송됐다. 이 과정에서 지지자들이 몸으로 경찰 버스를 막아서며 저항하기도 했다. 나발니는 체포된 후 트위터를 통해 “트베르스카야 거리를 계속 걸으면서 부패와 싸워 달라”고 호소했다. 변호사인 나발니는 2008년부터 블로그에서 러시아의 국영 가스·정유 에너지 기업의 부정부패를 고발해 일약 소셜미디어 스타로 떠올랐다. 2013년 모스크바 시장 선거에서 푸틴이 밀던 세르게이 소뱌닌 당시 시장과 맞붙어 패했지만 27%의 지지를 얻어 정치 거물로 자리매김했다. 푸틴에게 눈엣가시 같은 존재인 나발니는 늘 암살 위협에 시달려 왔다. 그는 20일 러시아 중부의 작은 도시인 바르나울 선거사무소 개소식에 갔다가 누군가가 얼굴에 녹색 액체를 끼얹고 도주하는 사고를 당했다. 액체가 독극물이 아니었다는 게 밝혀지자 태연하게 녹색 얼굴을 촬영해 트위터에 올릴 만큼 그는 배포가 크다. 이후 녹색 얼굴은 반(反)푸틴 전선의 상징이 돼 이번 시위에서도 많은 사람이 녹색 얼굴을 하고 나왔다. 그는 내년 대선에 도전할 계획이지만 2013년부터 진행 중인 주정부 산하 공기업 관련 횡령 사건 재판이 발목을 잡고 있다. 그는 지난달 파기환송심에서 징역 5년에 집행유예 5년을 선고받아 현재로선 대선 출마가 어려운 상태다.카이로=조동주 특파원 djc@donga.com}

    • 2017-0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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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阿-중동 허브’ 이집트와 FTA 추진

    정부가 아프리카 국가로는 최초로 이집트와 자유무역협정(FTA)을 추진한다. 아프리카와 중동, 유럽을 잇는 전략적 허브인 동시에 아랍권 최대 인구(9200만 명)를 보유한 이집트와의 FTA를 통해 중국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에 직면한 한국 경제 및 수출 구도의 다변화를 모색하려는 시도로 풀이된다. 임성남 외교부 1차관은 26일 이집트 카이로 리츠칼턴 호텔에서 한국 특파원단과 만나 “이집트 정부에 한-이집트 FTA 협상 추진을 제의했다”고 밝혔다. 아프리카 국가와는 최초인 이집트와의 FTA를 발판 삼아 한국 기업의 아프리카, 중동, 유럽 진출로를 넓게 터주겠다는 포석이다. 한국은 중동의 이스라엘, 아랍 산유국 모임인 걸프협력회의(GCC)와 각각 FTA를 추진하고 있지만 아직 타결되지 않고 있다. 한국의 대이집트 무역수지 흑자는 지난해 17억1000만 달러(약 1조9152억 원)로, 아프리카 무역수지 흑자(42억6000만 달러·약 4조7712억 원)의 40%를 차지할 만큼 무역 효율이 높다. 카이로=조동주 특파원 djc@donga.com}

    • 2017-0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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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EU 구심력 약화에 몸값 올라간 푸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이달 반(反)유럽연합(EU) 성향의 세계 지도자들을 잇따라 만나며 바쁜 나날을 보냈다. 이스라엘의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9일)와 터키의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10일), 프랑스 대선 1위 후보인 마린 르펜 국민전선 대표(24일)가 그들이다. 27∼28일에는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이 러시아를 방문해 푸틴 대통령과 여덟 번째 정상회담을 한다. 유럽과 중동의 지도자들이 EU 최대의 적인 러시아로 몰려드는 건 그만큼 EU의 구심력이 약해지고 있다는 증거다. 특히 EU 탈퇴를 공약으로 내건 르펜 후보의 파격적인 친러 행보는 EU의 존재 자체를 위협할 만한 수준이다. 영국에 이어 프랑스마저 EU에 등을 돌리면 유럽 통합의 의미 자체가 무색해진다. 르펜 후보는 24일 모스크바 크렘린궁에서 푸틴 대통령을 만나 “당선되면 EU의 러시아 제재를 신속히 철회하겠다. 유럽 국가들은 러시아와 정보를 공유해 함께 테러리즘에 맞서 싸워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세계적으로 부상하고 있는 극우파 전선에 프랑스도 합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푸틴 대통령을 만난 뒤 “최근 몇 년간 푸틴, 도널드 트럼프, 나렌드라 모디(인도 총리)의 세계 등 새로운 세계가 급부상하고 있다”며 “난 이 위대한 국가들과 협력의 비전을 공유할 사람”이라고 주장했다. 푸틴 대통령은 “당신이 급성장하고 있는 유럽의 신진 정치세력을 대변하는 인물이라는 걸 잘 알고 있다”며 르펜 후보를 치켜세웠다. 대선 후보에 불과한 르펜 후보를 1시간 30분 동안 만나주는 이례적인 환대를 베풀었다. EU의 또 다른 핵심 국가이자 9월 선거를 앞둔 독일의 극우파 정당 ‘독일을 위한 대안(AfD)’의 프라우케 페트리 당수도 지난달 러시아를 깜짝 방문해 푸틴 대통령 측근 등 주요 정치인을 두루 만났다. AfD는 반EU, 반이슬람을 내세우는 극우 정당으로 지지율은 10% 미만이지만 러시아와의 협력 강화를 통해 EU에 불만인 독일 내 목소리를 모으고 있다. 26일 열리는 불가리아 총선에서는 친러 성향의 사회당이 집권여당인 유럽개발당(GERB)과 오차범위 내 접전을 벌이고 있다. 사회당은 러시아에 대한 제재를 중단하고 러시아와 에너지 개발 사업을 재추진하겠다는 공약을 내걸었다. EU 회원국 중 최빈국인 불가리아에서는 ‘EU의 2등 시민’이라는 불만의 반작용으로 러시아에 대한 우호적 기류가 늘고 있다.카이로=조동주 특파원 djc@donga.com}

    • 2017-0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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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런던 덮친 차량테러… IS “우리가 했다”

    수니파 무장조직 이슬람국가(IS)는 23일 “이슬람 제국의 전사(soldier of the caliphate)가 웨스트민스터를 공격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지난해 7월 84명의 목숨을 앗아간 프랑스 니스와 12월 발생한 독일 베를린 테러처럼 차량을 이용한 테러 방식 역시 IS의 소행임을 말해 주고 있다. 32명이 숨진 벨기에 브뤼셀 연쇄 폭탄 테러 이후 꼭 1년 만에 영국 런던 한복판에서도 일어나면서 온 유럽이 다시 충격과 공포에 휩싸였다.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는 22일 이번 테러를 ‘아주 병적이고 타락한 공격’으로 규정하면서 “이번 공격은 자유민주주의의 가치를 축복하는 영국 수도의 심장을 겨냥했다. 그러나 (영국은) 결코 증오와 악의 공격에 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영국 경찰은 이날 수도 런던의 웨스트민스터 궁전 일대에서 발생한 차량 질주 테러로 범인 1명을 포함해 4명이 숨지고 40여 명이 다쳤다고 밝혔다. 부상자 중에는 런던 관광 중 웨스트민스터 다리에서 궁전과 대형 시계탑 빅벤을 바라보던 한국인 관광객 5명이 포함됐다. 테러는 이날 오후 2시 40분경(현지 시간) 런던의 대표 관광지인 국회의사당 바로 앞 웨스트민스터 다리에서 시작됐다. 40대 남성으로 추정되는 용의자가 현대자동차 i40 차량을 몰고 다리 인도를 내달리며 북적이던 사람들을 연달아 들이받았다. 용의자는 다리를 건너 의사당의 빅벤 밑 난간을 차량으로 들이받고는 흉기 두 자루를 양손에 쥐고 내렸다. 이어 웨스트민스터 궁전 앞을 지키고 있던 경찰을 향해 내달렸다. 비무장 상태였던 경찰관 키스 파머(48)는 용의자에게 수차례 찔려 사망했다. 용의자는 국방장관의 경호원이 쏜 총에 맞아 현장에서 숨졌다. 런던칼리지 교사 아샤 프레이드와 신원이 알려지지 않은 50대 남성도 사망했다. 현장에서 차량에 치인 7명은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위중한 상태라고 BBC는 전했다. 테러 당시 한국인 단체 관광객 23명이 다리 인도에 모여 빅벤을 바라보고 있었다. 갑작스러운 차량 돌진에 놀라 대피하는 과정에서 박모 씨(67·여)가 넘어져 중상을 입었고 4명이 다쳤다. 프랑스 학생과 영국 대학생, 루마니아 관광객 등도 부상했다. 영국 경찰은 23일 수사로 확보한 주소 6곳을 찾아 급습해 이번 테러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의심되는 8명을 체포했다.런던=동정민 ditto@donga.com / 카이로=조동주 특파원}

    • 2017-0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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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동-아프리카發 여객기, 전자제품 위장 폭탄테러 첩보”

    영국은 2010년 10월 29일 예멘에서 영국 이스트미들랜드 공항을 거쳐 미국 시카고로 향하는 비행기에 폭탄이 들어 있다는 첩보를 사우디아라비아와 미국 정보당국을 통해 입수했다. 현지에 급파된 경찰은 폭탄으로 지목된 수하물인 프린터를 꺼내 X선 촬영, 화학검사, 탐지견 검사를 했지만 특이점을 발견하지 못했다. 영국은 처음에 첩보가 거짓이었다고 여겼지만, 미국이 더 세밀히 검사해 보라고 요청해 두 번째 검사한 끝에 프린터 카트리지에 폭탄이 설치돼 있다는 걸 알게 됐다. 미국과 영국은 21일(현지 시간) 알카에다 아라비아지부(AQAP)의 2인자이자 폭탄제조 전문가 이브라힘 아시리(35)가 여객기 수하물 폭탄테러를 계획하고 있다고 지목했다. 아시리가 만든 ‘프린터 폭탄’은 영국이 깜빡 속아 넘어갈 만큼 정교했다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이날 보도했다. AQAP는 시리아, 소말리아 무장단체와 기술을 서로 교류하며 X선에 탐지되지 않는 비금속 폭탄을 만들어 왔다. 내부회로가 있는 노트북, 프린터의 하드디스크나 잉크 카트리지에 전선을 심고 가루를 묻히는 식으로 폭탄을 만든다. AQAP와 기술 교류를 해온 소말리아 무장단체 알샤밥은 지난해 2월 소말리아 모가디슈에서 이륙하는 여객기 안에 노트북 폭탄을 몰래 반입해 터뜨렸다. 창문 쪽 동체에 1m 크기의 구멍이 날 만큼 강력한 폭탄이었다. 마침 여객기가 저공비행 중이라 비상착륙에 성공해 큰 화를 면했다. 같은 해 3월 소말리아 벨레드웨이네 공항 검색대에선 노트북 폭탄이 터져 6명이 다치기도 했다. 미국과 영국은 21일 AQAP가 여객기 테러를 저지르려 한다는 첩보를 입수했다며 중동·아프리카에서 자국으로 향하는 직항 여객기 탑승자에게 일반 스마트폰보다 큰 태블릿PC 같은 전자기기를 기내로 반입하지 못하도록 했다. 미국은 중동·아프리카 8개국에서 미국발 여객기를 운항하는 9개 항공사에 늦어도 25일부터 전자기기 기내 탑승 금지 조치를 시행하라고 통보했다. 대상 거점은 이집트 카이로, 아랍에미리트 두바이 아부다비, 터키 이스탄불, 카타르 도하, 요르단 암만, 쿠웨이트 수도 쿠웨이트, 모로코 카사블랑카, 사우디아라비아 지다 리야드다. 영국은 터키 레바논 요르단 이집트 튀니지 사우디 등 6개국에서 자국행 비행기를 운항하는 14개 항공사(영국 항공사 6개, 외항사 8개)에 동일한 조치를 적용했다. 미국이 금지 국가로 적용하지 않은 레바논과 튀니지가 포함돼 있는데, 이 국가에서는 미국행 직항 비행기는 없지만 영국행은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영국은 미국을 통해 입수한 테러 첩보를 바탕으로 최근 몇 주간 회의를 거듭한 끝에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고 BBC가 보도했다. 영국이 기내에 갖고 탈 수 있다고 밝힌 일반 스마트폰 크기는 ‘16cmx9.3cmx1.5cm’로, 아이폰7과 갤럭시S7 엣지 등의 스마트폰이 포함된다. 하지만 이보다 큰 아마존 킨들 같은 전자책, 노트북, 즉석 프린터, DVD 플레이어, 전자 게임기기 등은 반드시 수하물로 부쳐야 한다. 이번 조치 대상인 국가의 공항 면세점에서 산 전자기기도 기내에 갖고 탈 수 없다.카이로=조동주 특파원 djc@donga.com}

    • 2017-0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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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가경제 휘청거린다” 이란 최고지도자, 로하니 대통령 정면 비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가 이란력(曆)으로 새해 명절을 맞아 발표한 연설에서 국가경제가 휘청거리고 있다며 하산 로하니 대통령을 정면 비판했다. 국제사회와의 핵 협상 타결로 경제재제가 해제된 지 1년이 지났지만 경제 상황이 신통치 않자 로하니 대통령에게 책임을 돌리는 것이라고 로이터통신은 분석했다. 하메네이는 새해 명절 노루즈를 맞은 20일(현지 시간) 국영TV 녹화 연설에서 “고물가와 실업, 불평등으로 인한 빈자와 저소득층의 고통에 공감하고 있다”며 “정부가 여러 정책을 내놓고 있지만 나와 국민의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란의 올해 실업률은 12.4%로 작년 대비 1.4%포인트 높아졌다. 인구 8000만 명 중 320만 명이 직장을 구하지 못하고 있는 형국이다. 이번 연설은 이달 초 최고지도자 선출 기구인 국가지도자운영회의의 아야톨라 아마드 자나티 의장 등 강경보수파 정치인들이 잇따라 로하니 대통령의 경제정책을 혹독하게 비판한 데 따른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하메네이는 작년 노루즈 연설 당시엔 핵 협상 타결로 경제 회복에 대한 기대가 높은 상황에서 로하니 대통령에게 힘을 실어줬었다. 로하니는 즉각 반박에 나섰다. 그는 “(핵 협상 타결 이후) 인플레이션이 꺾이고 경제성장률이 높아졌고 일자리도 늘었다”며 “최근 25년간 전례 없는 일”이라고 맞받아쳤다. 이란 물가상승률은 2013년 40%에 이르렀지만 올해 한 자릿수로 떨어졌고, 국내총생산(GDP)이 7.4% 성장했다는 점을 부각했다. 하지만 수출 관련 제재가 해제된 석유 분야를 빼고는 GDP 성장이 0.9%에 그친 것이 사실이다. 개혁파인 로하니는 2013년 대통령 선거에서 50%가 넘는 득표율로 당선됐고 핵 협상 타결로 지난해 지지율이 더 올라 재선이 확실시됐다. 하지만 5월 대선을 앞두고 기대 이하의 경제성장 결과가 나오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반미 감정이 번지면서 강경보수파의 목소리에 부닥치는 상황이다. 여기에 하메네이의 비판까지 겹쳐 정치적 입지가 흔들리고 있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카이로=조동주 특파원 djc@donga.com}

    • 2017-0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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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분쟁지역마다 야금야금… ‘21세기 차르’ 푸틴 꿈도 차곡차곡

    《 ‘동남북으로 포위하고 서쪽(미국)의 지원을 차단시킨다.’ 러시아가 유럽 일대를 체스판 삼아 전방위 압박을 통해 패권국으로 재부상하고 있다. ‘현대판 차르’를 꿈꾸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014년 3월 21일 크림자치공화국 병합 문서에 최종 서명한 지 꼭 3년이 지난 지금, 러시아는 문어발처럼 군사적 영향력을 확대해 동남북으로 유럽을 에워싸고 있다. 그 사이 유럽연합(EU)은 영국의 탈퇴로 위상이 약해졌고 EU의 든든한 우방이던 미국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시절보다 러시아와 가까워지고 있다. 》○ 유럽 동(東), 남(南) 에워싸고 압박 러시아는 3년 전 우크라이나 혁명의 혼란을 틈타 크림 반도를 병합한 이후 미국과 EU의 격렬한 반대와 경제제재에도 굳건하게 실효 지배력을 유지하고 있다. 크림 반도 병합으로 세바스토폴이라는 부동항을 확보해 흑해 해군력을 대폭 강화하고 지중해 진출 경로를 확보하는 동시에 천연자원까지 손에 넣었다.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의 친(親)러시아 성향 분리주의 반군을 지원해 분열을 유도하는 한편 우크라이나 국경에 4만 명이 넘는 군대를 주둔시키며 언제든 동부까지 삼킬 태세를 갖췄다. 러시아의 크림 반도 병합은 자국 내에선 푸틴 대통령의 최대 업적 중 하나로 손꼽힌다. 여론조사기관 브치옴이 이달 초 진행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러시아 국민 78%가 크림 반도 병합이 국익에 도움이 됐다고 생각하며, 크림 반도 주민에게도 이익이라는 평가가 89%에 이른다. 우크라이나 일각에선 정부군과 반군 분쟁이 장기화되는 걸 틈타 러시아가 동부 지역까지 넘보자 크림 반도를 장기 임대 형식으로 사실상 러시아에 공식적으로 넘겨주고 반군 지원을 중단시켜 동부 지역이라도 지키자는 방안이 거론된다. 우크라이나 내전 개입으로 재미를 톡톡히 본 푸틴 대통령은 2015년 중동 시리아 내전에 군대를 파병한 데 이어 북아프리카인 리비아에까지 손을 뻗치고 있다. 내란에 빠진 국가의 특정 세력을 적극 도와 친러 성향의 과도정부를 세워 실익을 챙기는 전략이다. 트럼프 정부가 미국 우선주의를 내세우며 유럽과 중동 개입을 최소화하고 있는 패권 공백을 적극적으로 공략하고 있는 것이다. 러시아는 내전으로 수세에 몰린 시리아 정부군을 지원해 기사회생시키며 시리아가 친미 성향 반군의 손에 넘어가는 걸 막아냈다. 이젠 도리어 반군이 수세에 몰렸다. 그 대가로 시리아 지중해의 타르투스 보급기지를 해군기지로 격상시켜 첨단 방공미사일 S-300을 배치했고, 시리아 라타키아의 흐메이밈 공군기지를 영구 임차하며 중동에 든든한 군사기반을 확보했다. 리비아 접경지대의 이집트 공군기지에도 리비아의 이슬람국가(IS) 격퇴를 명분으로 특수부대를 배치하고 이집트에 공군기지 임차를 추진 중이다.○ 다음 목표는 북(北), 푸틴 체제 2024년까지 유럽의 동쪽과 남쪽에 세력을 뻗친 러시아의 다음 목표는 발트 3국과 북유럽으로의 군사영향력 확대다. 영국 비즈니스 인사이더는 최근 러시아의 다음 군사 개입 목표가 발트 3국(에스토니아, 라트비아, 리투아니아)이라고 점쳤다. 발트 해에 군사적 위기와 분열을 부추겨 친러 세력의 봉기를 유도하고, 이들에 대한 탄압이 시작되면 범러시아권 주민을 지키겠다는 명분으로 군사를 투입할 수 있다는 것이다. 러시아는 지난해 말 발트 3국 접경 지역인 칼리닌그라드 주에 핵탄두 탑재가 가능한 이스칸데르 미사일을 배치하며 EU에 공포를 심어줬다. 러시아와 발트 해를 맞대고 있는 스웨덴이 7년 전 폐지했던 징병제를 다시 부활시켰고, 핀란드는 병력 규모를 20% 증강시킬 만큼 러시아발 위협은 실존적이다. 러시아에 맞서는 유럽 군사주체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는 미국과 EU의 관계가 삐걱거리면서 위세가 약해지고 있다. 친러 성향의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의 나토 지원에 회의적이라 회원국에 방위비 분담을 압박하고 있는 형국이다. 유럽 내에서는 미국과 러시아가 손잡아 유럽이 고립될 걸 우려해 자체적으로 핵무장을 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체제가 공고한 서유럽에는 해킹과 가짜 뉴스로 사이버 전쟁을 벌여 4월 프랑스 대선과 9월 독일 대선에 친러 성향 후보를 당선시키겠다는 게 러시아 전략이다. 반(反)러 성향의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선 후보가 동성애자라거나, 대(對)러 제재의 선봉에 서온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유입한 난민이 13세 소녀를 성폭행했다는 가짜 뉴스를 퍼뜨리는 식이다. 유럽은 러시아가 사이버 음해를 위해 관영언론까지 동원하고 있다고 판단한다. 러시아가 신흥 패권국으로 급부상하자 미국의 동맹국인 이스라엘마저 러시아에 아쉬운 소리를 하는 처지가 됐다. 이스라엘은 시리아 내전이 끝나면 러시아와 함께 정부군을 도와온 최대 적수 이란이 국경지대에서 활개를 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9일 푸틴 대통령을 만나 이란의 이스라엘 국경 진출을 막아 달라고 부탁했다. 푸틴 대통령은 내년 3월 열릴 대선에서 재선이 확실시된다. 지지율이 80%가 넘고 대선 일자를 크림 반도 병합 조약 첫 서명일인 3월 18일에 맞추자는 목소리까지 나올 정도다. 그가 당선되면 위대한 제정 러시아로의 회귀를 꿈꾸는 광폭 행보가 2024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카이로=조동주 djc@donga.com / 파리=동정민 특파원}

    • 2017-0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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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림-SK, 터키 세계 최장 현수교 건설 첫삽

    올해 한국-터키 수교 60주년을 맞이한 가운데 대림산업과 SK건설이 터키에서 세계 최장 현수교 건설을 위한 첫 삽을 떴다. 대림산업은 18일(현지 시간) 터키 차나칼레 현수교 공사 현장에서 착공식을 열었다고 19일 밝혔다. 이날 착공식에는 비날리 이을드름 터키 총리를 비롯해 강호인 국토교통부 장관, 이해욱 대림산업 부회장, 안재현 SK건설 글로벌비즈 대표 등이 참석했다. 대림산업과 SK건설, 터키의 리마크, 야프메르케지 등 4개사로 구성된 컨소시엄이 수주한 이번 프로젝트는 터키 다르다넬스 해협을 사이에 두고 마주보고 있는 차나칼레 주의 랍세키와 겔리볼루를 연결하는 현수교를 건설하는 사업이다. 공사비는 103억5000만 리라(약 3조5000억 원)에 이른다. 대림-SK 컨소시엄은 수주 한일전에서 일본 건설사를 누르고 16일 정식 계약을 체결했다. 이번 사업은 터키 정부가 건국 100주년을 기념해 추진하는 사업이기도 하다. 다음 달 16일 대통령제 개헌 국민투표를 앞두고 있는 터키 정부는 이번 사업을 통해 개헌 찬성 여론을 결집하기 위해 홍보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이 같은 관심을 반영하듯 이날 착공식에는 현지 매체 20곳이 몰리며 취재 경쟁을 벌였다.강성휘 기자 yolo@donga.com / 카이로=조동주 특파원}

    • 2017-0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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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학교-구호단체 고의 폭격… 550만명 식수원도 파괴

    지난해 10월 26일 시리아 반군 점령지인 이들리브 주(州) 하스 마을의 학교 상공에 러시아산 수호이-22 전투기가 떴다. 이 마을은 반군이 주둔하지 않고 주민만 모여 사는 곳인데도 하늘에선 학교를 정확히 겨냥한 FAB-500ShN 폭탄이 떨어졌다. 폭격 직후 학부모와 구조자들이 몰려들자 재차 폭탄이 투하됐다. 어린이 21명을 포함해 36명이 사망했고 114명이 다쳤다. 정부군 측은 폭격 자체를 부인했지만, 유엔은 위성 이미지와 현장 잔해를 통해 전투기와 폭탄이 정부군의 것이라는 걸 규명했다. 시리아 내전을 촉발한 반정부 시위 개시 6주년을 하루 앞둔 14일 유엔 시리아조사위원회는 이와 같은 사례 등 최근 7개월간의 시리아 전쟁범죄들을 공개했다. 유엔은 정부군이 반군 지역 주민에게 공포심을 불러일으키기 위해 학교를 고의로 타격했다고 결론지었다. 유엔이 조사해 발표한 전쟁범죄 사례는 내전이 끝난 이후 국제형사재판소에서 범죄 혐의로 다뤄질 수 있어 차기 정부 구성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유엔은 정부군이 지난해 12월 23일 시리아 수도 다마스쿠스 북서부 지역의 식수원을 파괴해 인근 주민 550만 명의 급수를 끊어버린 사건도 전쟁범죄로 규정했다. 당시 정부군과 반군이 치열하게 다투던 다마스쿠스 북서부 와디 바라다 계곡의 알피제흐 식수원은 수도권 주민의 젖줄이었지만 전투 중 파괴됐다. 사건 직후 정부군은 “반군이 식수원에 독과 석유를 풀어 물이 오염돼 급수를 중단했다”며 반군에게 혐의를 뒤집어씌웠다. 유엔은 현장 잔해와 위성 이미지, 각종 증언을 분석해 식수원에 최소 두 발의 폭탄이 공중에서 투하됐다고 결론지었다. 반군은 전투기가 없으니 정부군 측 소행이었다. 반군이 독을 풀었다는 주장과 달리 식수원이 파괴된 전날까지만 해도 수질엔 아무 이상이 없었다. 식수원이 파괴되면 반군 점령지뿐 아니라 다마스쿠스의 정부군 점령지 주민도 피해를 입지만, 반군을 고통스럽게 하는 게 더 우선적으로 고려됐다. 2011년부터 이어진 시리아 내전에서는 시민의 생명과 국제법이 철저히 외면당한 전쟁범죄가 속출했다고 유엔은 결론 내렸다. 정부군은 염소폭탄과 사린가스 등 불법 화학무기를 수차례 투하했고, 집속탄 등 국제협약에서 금지한 무기도 수시로 썼다. 반군에게 도움을 주는 구호단체도 폭격했다. 이들리브 지역에서 활동하는 구호단체 ‘시리안 아랍 적신월사’의 빌딩은 옥상에 구호단체 건물임을 밝히려고 ‘적신월사’라고 크게 적어뒀지만 어김없이 조준 폭격으로 파괴됐다. 반군도 무차별 공격으로 시민 사상자를 속출시켜 전쟁범죄에서 자유롭지 않다고 유엔은 밝혔다. 지난달에는 한 반군 단체가 다른 파벌 소속 병사 128명을 ‘회개’라는 명분으로 모조리 참수시켰다. 한편 유럽연합(EU)은 다음 달 5일(현지 시간) 브뤼셀에서 열릴 시리아 회담에 앞서 14일 시리아 내전 이후의 재건 계획을 발표했다. EU는 재건을 돕기 위해 94억 유로(약 11조5000억 원)를 동원할 예정이고 이미 10억 유로(약 1조2200억 원)는 인도적 지원에 투입하고 있다고 밝혔다. EU는 전후 사회기반시설 재건비용, 안전 확보, 휴전 감시뿐 아니라 새 헌법 제정과 정부 수립 선거 관리감독 등도 맡아 확실한 재건을 돕는다는 방침이다. 리비아와 이라크전쟁 때처럼 미숙한 전후 처리로 종전 이후 또다시 혼란에 빠지는 사태를 막겠다는 취지다.카이로=조동주 특파원 djc@donga.com}

    • 2017-0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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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트럼프의 부동산 변호사, 이-팔 갈등 해결사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중동정책을 맡은 제이슨 그린블랫 국제협상 특별대표(50·사진)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정상을 연이어 만났다. 트럼프의 부동산 변호사이자 외교 경험이 없는 유대인인 그가 최근 정착촌 문제로 교착 상태에 빠진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 분쟁을 해결할 묘수를 내놓을지 주목된다. 그린블랫은 13일 이스라엘 예루살렘에서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를 만나 팔레스타인과의 평화 진전 방안과 정착촌 문제를 논의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보도했다. 친이스라엘 성향의 트럼프 취임 이후 네타냐후가 팔레스타인 정착촌 확장을 강하게 추진하면서 심화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 갈등 해결 방안이 논제로 오갔다. 그린블랫은 네타냐후와 회동한 직후 트위터에 “매우 긍정적이고 생산적인 만남이었다”고 밝혔다. 그린블랫의 이번 행보는 조만간 윤곽이 드러날 트럼프 정부의 새 중동 전략을 구체화하는 과정에서 각계의 의견을 수렴하는 절차로 풀이된다. 그린블랫은 14일 서안지구 라말라로 건너가 마흐무드 압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과 만난다. 또 학생, 사업가, 종교지도자 등 다양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국민을 만나 평화 정착에 대한 의견을 청취할 예정이다. 트럼프는 취임 이후 거침없는 친이스라엘 행보를 보이면서도 팔레스타인을 배려하는 양면 전술을 써왔다. 지난달 네타냐후가 정상회담차 워싱턴을 방문했을 때 트럼프는 마이크 폼페이오 중앙정보국(CIA) 국장을 팔레스타인으로 보내 회담과 발표 내용에 대해 미리 양해를 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10일에는 취임 후 처음으로 압바스 수반과 20분간 통화하며 그를 워싱턴으로 초청했다. 트럼프가 특유의 ‘예측 불가능성’을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평화정착 협상의 무기로 활용할 거라는 전망도 나온다.카이로=조동주 특파원 djc@donga.com}

    • 2017-0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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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젊은층은 진보? 구직난 앞에선 안통해… 佛 ‘앵그리 영맨’ 극우후보 르펜에 환호

    유럽 선거에서는 젊은층과 중장년층의 세대 갈등도 주요 관전 포인트다. 프랑스 국민전선(FN) 마린 르펜 후보는 4월 23일 치러질 1차 대통령선거에서 26%대 득표율을 올려 1위로 결선투표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유럽연합(EU)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탈퇴, 이민자 80% 감축 등 극우 정책을 쏟아내는 르펜 후보의 지지자 중 한 축은 경제성장 정체로 구직난에 몰린 ‘앵그리 영맨(성난 젊은이)’들이다. 13일(현지 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르펜 후보는 18∼24세에서 39%의 지지를 받아 경쟁자인 에마뉘엘 마크롱 후보(21%)와 프랑수아 피용 후보(9%)를 압도했다. 젊은층은 진보진영을 지지한다는 통설을 깨고 극우파에 표를 던지는 건 난민 배척과 프랑스 우선주의를 외치는 르펜 후보가 암울한 경제상황을 타파할 적임자라고 보기 때문이다. 르펜 후보는 20대와 더불어 고졸 이하(36%), 육체노동자(49%), 지방 소도시 거주자(32%)로부터 지지율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좌절감에 대격변을 갈망하는 사회적 소외계층과 청년 실업률이 25%에 이르며 분노한 청년층이 극우파인 르펜에게 지지를 보내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매년 1%에 그치고 있는 경제성장률도 새로운 정치권력의 탄생을 바라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FT는 “파리와 엘리트 계층으로부터 버려졌다는 느낌을 받은 젊은층이 르펜 후보를 지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다른 유럽 국가에서도 분노한 청년 민심은 좌우 이념을 가리지 않고 경제와 일자리를 최우선시하는 후보에게 표를 던진다. 청년실업률이 40%대에 이르는 이탈리아에서는 온라인에서 시작된 좌파 포퓰리즘 운동으로 형성된 정당인 오성운동이 2013년 총선에서 상하원 163석을 확보해 제1야당으로 우뚝 선 데 이어 지난해 중앙집권형 개헌 국민투표를 좌절시켰고 내년 2월 총선에서 집권을 노리고 있다. 경제적으로 안정되고 실업률에서 비교적 자유로운 장년층은 현재의 틀을 흔들지 않는 보수 색채 후보에게 표를 몰아주고 있다. 프랑스의 피용 공화당 후보는 가족의 보좌관 허위 채용 스캔들로 18∼64세 전반에 걸쳐 지지율이 10%대지만, 65세 이상에선 40%에 가까운 지지율을 얻고 있다. 주로 보수 색채의 가톨릭 신자이며 부유한 장년층은 르펜 후보의 급진성이나 마크롱 후보의 경험 미숙에 반감을 갖고 총리를 오래 지낸 피용 후보를 지지하는 것으로 분석된다.카이로=조동주 특파원 djc@donga.com}

    • 2017-0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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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적 부수기만 하더니… IS 땅굴서 고대 유물

    이슬람국가(IS)가 이라크 모술 곳곳에 대피용으로 파 놓은 땅굴에서 고대 아시리아 제국 유적이 발견됐다. IS는 우상 숭배를 죄악시하며 점령지마다 고대 문화재를 파괴하기로 악명 높은데, 이들이 무차별적으로 땅굴을 파는 과정에서 의도치 않게 귀한 유적이 발견된 것이다. CNN은 8일 이라크 정부가 모술 동부의 예언자 요나 무덤인 나비 유누스 묘지 아래에 IS가 파 놓은 땅굴에서 고대 아시리아 제국을 상징하는 날개 달린 황소 조각상 2개, 여성 4명의 얼굴을 담은 거대 석상 2개 등을 발견했다고 보도했다. 나비 유누스 묘지는 IS가 2014년 6월 모술을 점령한 이후 때려 부수는 영상을 공개해 세계적 지탄을 샀던 곳이다. IS는 이후 묘지 아래 땅굴을 팠는데, 기원전 8세기 것으로 추정되는 유물이 다수 나온 것이다. 묘지 일대 땅굴에서는 기원전 7세기 재임한 아시리아 시대의 에사르하돈 왕에 관한 대리석 설형문자도 발견됐다. 이라크 당국은 1990년대와 2004, 2005년 묘지 일대를 발굴한 적이 있지만 특별한 유적을 발견하지 못했다. 이라크 당국은 IS가 급조한 터널이 언제 무너질지 모를 만큼 취약해 유물을 조심스럽게 다른 곳으로 옮기는 방안을 세우고 있다.카이로=조동주 특파원 djc@donga.com}

    • 2017-0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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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佛 대선후보 피용, 이번엔 ‘친구 돈 스캔들’

    세비 횡령 스캔들로 홍역을 치른 프랑수아 피용 프랑스 공화당 대선 후보(사진)가 이번엔 친구에게 무이자로 빌린 돈을 윤리감사 당국에 신고하지 않은 사실이 드러나 또다시 위기에 몰렸다. 국회의원 시절 아내와 두 자녀를 보좌관으로 위장 채용했다는 의혹으로 후보 교체론까지 나왔다가 공화당 지도부가 만장일치로 재신임을 선언한 지 하루 만이다. 프랑스 주간지 카나르 앙셰네는 피용이 2013년 억만장자 친구인 마르크 라드레 드 라샤리에르 회장으로부터 5만 유로(약 6000만 원)를 무이자로 기한 없이 빌리면서 정부 윤리감사 당국에 신고하지 않은 사실을 포착해 경찰이 수사 중이라고 7일 보도했다. 프랑스 공직자는 760유로 이상 빌리면 윤리 당국에 신고해야 한다. 피용 후보에게 돈을 빌려준 라샤리에르 회장은 자신이 운영하는 문학잡지 르뷔 데 되 몽드를 통해 피용의 부인에게 10만 유로를 사실상 거저 줬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피용의 부인 페넬로프는 남편이 총리직에서 물러난 2012년 5월부터 이 잡지사에 취업해 20개월 동안 매달 5000유로씩 총 10만 유로를 받았는데, 업무라고는 잡지에 서평 2개를 쓴 게 전부였다고 영국 가디언이 보도했다. 프랑스 경찰은 5만 유로 무이자 대출과 부인에 대한 10만 유로 급여 지급이 라샤리에르 회장에 대한 훈장 수여 추천의 대가라고 의심하고 있다. 피용 후보는 총리 시절인 2010년 라샤리에르 회장을 프랑스 최고훈장인 레지옹 도뇌르 후보로 추천했고, 라샤리에르 회장은 훈장의 영예를 안았다. 피용 후보는 5만 유로 대출 미신고에 대해 경찰에 “신고하는 걸 깜빡했을 뿐”이라고 답변했다고 카나르 앙셰네는 전했다.카이로=조동주 특파원 djc@donga.com}

    • 2017-0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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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IS, 사우디 국왕 말레이 방문때 암살 기도

    이슬람국가(IS)가 말레이시아를 방문한 사우디아라비아 국왕을 차량 폭탄테러로 암살하려 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말레이시아 당국이 국왕 방문 직전 범인들을 체포하지 못했다면 김정남에 이어 또 자국에서 고위급 해외인사 암살이 벌어질 뻔했다. 할릿 아부 바카르 말레이시아 경찰청장은 지난달 26일 말레이시아를 방문한 살만 빈 압둘아지즈 사우디 국왕(사진)을 암살하려던 예멘인 4명, 인도네시아인과 말레이시아인 등 2명, 국적을 밝히지 않은 동아시아인 1명 등 7명을 체포했다고 7일 밝혔다. 이들 중 2명은 2015년 시리아에서 IS로 투신한 말레이시아인 무하맛 완디 모하멧 제디와 교신하며 테러를 준비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암살 계획은 현지 경찰이 지난달 21∼26일 쿠알라룸푸르 인근에서 범인들을 모두 잡아들이면서 무산됐다. 암살은 예멘인 1개 팀, 인도네시아인과 말레이시아인 1개 팀, 동아시아인 1개 팀으로 총 3개 팀이 나눠 맡았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암살 작전은 미국의 주요 동맹국인 사우디에 적대적인 IS 주도 아래 예멘의 후티 반군 등이 합작한 것으로 추정된다. 체포된 예멘인 4명은 이란의 지원을 받는 후티 반군 소속으로, 말레이시아에서 가짜 여권과 마약을 판매해왔다. 이들이 잡힌 집에서는 각기 다른 화폐로 6만 달러 상당의 금전이 발견됐다. 사우디는 예멘 내전에서 서방과 함께 정부군을 도와 후티 반군에게 폭격을 가하고 있다. 인도네시아인과 말레이시아인 팀은 폭탄테러 계획을 구체적으로 짜는 역할을 맡았다. 인도네시아 출신 범인은 과거 시리아로 입국하려다 터키로 추방됐던 전력이 있다. 동아시아인 범인은 2011년부터 학생 비자로 말레이시아에 머물며 현지를 접선지와 피난처로 활용하는 지역 테러단체와 연계된 인물이다. 사우디 국왕이 현지를 방문한 지난달 26일 당일까지 체포 작전을 편 할릿 경찰청장은 “아슬아슬하게 때를 맞췄다”고 말했다. 살만 국왕은 1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로 떠났고 9일까지 발리에서 휴가를 보낼 예정이다.카이로=조동주 특파원 djc@donga.com}

    • 2017-0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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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러시아-터키 군사령관, IS 수도 라까 탈환 위해 머리 맞댔다

    미국과 러시아, 터키 군 최고사령관이 시리아에서의 잦은 상호간 오폭을 막고 이슬람국가(IS) 수도 라까 탈환에 집중하기 위해 한 데 모였다. 터키군이 테러단체로 규정한 쿠르드군이 점령한 시리아 만비즈를 침공하려는 계획을 미국과 러시아가 군대 배치로 억제시킨 지 하루 만이다. 조지프 던포드 미국 합참의장과 발레리 게라시모프 러시아 총참모장, 훌루시 아카르 터키군 총사령관은 7일 터키 안탈리아에서 3자회담을 가졌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8일 보도했다. 회담은 러시아 전투기가 지난달 28일 시리아 알바브를 IS 점령지로 오인하고 미군이 훈련시킨 시리아 반군 부대를 폭격해 사상자가 나온 직후 성사됐다. 3개국 군 수뇌부는 시리아에서 군사작전을 수행하면서 종종 발생하는 상호간 오폭을 방지하기 위한 대책을 논의했다. 미군은 쿠르드계인 아랍쿠르드군, 러시아는 시리아 정부군, 터키는 시리아 반군 중 하나인 자유시리아군(FSA)을 지원하며 IS와 전투를 벌이는데, 시시각각 점령지가 바뀌다보니 오폭이 잦았다. 지난달 9일에는 러시아가 알바브 지역 터키군 부대를 IS로 오인 폭격해 3명이 죽고 11명이 다쳤고, 지난해 9월에는 미군이 시리아 정부군을 IS로 잘못 보고 폭격해 사상자 200여명이 발생했다. 미국과 러시아, 터키와 러시아는 오폭에 대비한 규약을 두고 있지만 서로 폭격 일정을 공유하지는 않고 있다. 주요 군사정보인 폭격 일정을 서로 공유하는 건 어렵지만, 서로의 신규 점령지에 대한 정보를 신속히 통보해줘 오폭을 방지하는 방안 등이 회담에서 논의된 것으로 보인다. 이번 회담은 터키가 만비즈 침공 작전을 일시 중단하겠다고 밝힌 다음날 열렸다. IS 땅이었던 만비즈는 최근 격전 끝에 미군이 돕는 쿠르드계 시리아민주군(SDF) 산하 만비즈군사위원회가 점령했다. 시리아민주군의 상위조직인 인민수비대(YPG)를 테러조직으로 규정하고 있는 터키는 국경 일대인 만비즈에서 쿠르드군을 몰아내려 하자 미군이 장갑차를 주둔시키고 순찰대를 투입하면서 터키 침공을 억제했다. 만비즈군사위원회는 만비즈 일대의 터키군 접경지역을 완충지대로 삼으려고 러시아와 시리아 정부군에 최전선 마을을 넘겨줬다. 터키는 6일 미국과 러시아 공조 없이 만비즈를 건드리지 않겠다며 침공작전을 일시 중단했다. 미국과 러시아는 시리아 북부지역에서 불거지는 세력간 갈등을 봉합하고 IS 수도 라까 탈환에 매진하자고 주장하고 있다. 양국은 이번 회담으로 당분간 시리아 북부 일대에서 세력간 분쟁으로 지체됐던 라까 진격전이 활발하게 재개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카이로=조동주 특파원 djc@donga.com}

    • 2017-0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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