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헌재

이헌재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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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로 중요하지 않은, 하지만 누군가에겐 재미있을지도 모를 스포츠의 뒷담화를 전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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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분야

2025-11-24~2025-12-24
칼럼42%
생활/가정33%
스포츠일반7%
사회일반3%
국제일반3%
야구3%
日프로야구3%
문화 일반3%
메이저리그3%
  • 필드의 ‘악동’ 가르시아, 필드 밖에선…

    “골퍼로서 성적이 중요하다. 하지만 더 중요한 건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을 도와주는 것이다. 그렇게 함으로써 세상은 더 나아질 수 있다. 나도 세상에 도움을 주는 사람이 되고 싶다.” ‘필드의 악동’으로 악명 높은 세르히오 가르시아(39·스페인). 하지만 필드 밖에서 만난 가르시아는 선한 눈동자로 타인에 대한 도움을 얘기하는 평범한 중년 남자였다. 가르시아는 17일 제주 서귀포시 클럽 나인브릿지에서 개막하는 국내 유일의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인 더 CJ컵에 출전하기 위해 모처럼 한국을 찾았다. 2002년 한국 오픈 이후 17년 만에 한국 땅을 밟은 가르시아는 15일 국내 취재진과의 인터뷰에서 숨겨뒀던 자신의 인생과 골프 철학을 솔직하게 얘기했다. 다음은 가르시아와의 일문일답. -한국에 오랜만에 왔는데. “한국에 다시 오게 돼 기쁘고 흥분된다. 2002년 한국오픈에서 당시로서는 최저타인 23언더파를 쳤다. 이후 기록이 깨졌지만 당시 재미있게 플레이했던 기억이 있다.” -20년간 투어 생활을 하면서 가장 기뻤던 순간과 힘들었던 순간이 있다면. “2002년 첫 우승했던 스패니시 오픈이 가장 기쁜 순간이다. 2017년 마스터스 우승도 잊을 수 없다. 무엇보다 작년 3월 딸 안젤리아가 태어난 게 가장 기쁜 일이다. 아쉽게 우승을 놓친 2007년 브리티시오픈이 힘들었다. 최근 몇 년간 힘들게 플레이했지만 힘든 경험을 통해 많은 것들을 배울 수 있었다.” -스페인 출신의 뛰어난 골퍼들이 많다. 라파엘 나달 같은 훌륭한 테니스 선수도 있다. 여러 종목에서 톱 레벨의 선수가 계속 나오는 이유는. “스페인이라는 나라가 열정적이기도 하지만 기본적으로 스포츠가 뛰어나다고 생각한다. 사람들이 스포츠를 사랑한다. 사랑하는 마음에서 마니아가 되고, 날씨가 좋아서 1년 내내 운동할 수 있는 조건이 있다. 학교에서도 어린 아이들 교육을 시키는데도 스포츠에 투자를 많이 한다. 이런 것들이 다 어우러져 좋은 선수들이 많이 나오는 것 같다.” -나달과는 친한 친구 사이라던데. “맞다. 친하게 지낸다. 나도 테니스를 좋아해 가끔 함께 테니스를 치기도 한다. 경기를 할 때도 있었는데 물론 한 게임도 따내지 못했다. 하지만 아주 가끔 강한 공을 날려 포인트를 얻어낸 적은 있다(웃음).” -종목을 달라도 나달처럼 골프에서 꾸준히 좋은 성적을 내고 있다. “노력을 많이 한다. 골프를 사랑하고 최선을 다하려고 한다. 무엇보다 매일매일 조금이라도 더 나아지려고 노력한다. 나이를 먹어가면서 쉽지는 않지만 방법론적으로 더 나아질 수 있는 걸 찾고 있다. 효율적으로 플레이할 수 있는 걸 찾고 있는 단계다.” -브룩스 켑카나 저스틴 토마스와 같은 20대 선수들과의 경쟁은 어떤가. “시대가 변했다고 생각한다. 선수들도 변했지만 장비도 달라졌다. 나도 아주 장타자는 아니었지만 꽤 멀리 치는 선수였다. 물론 요즘 젊은 선수들과 거리 경쟁은 상대가 안 된다. 하지만 내 장점을 꾸준히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 젊은 선수들이 멀리 친다면 나는 좀더 똑바로 정확하게 칠 수 있다.” -2017년 극적으로 우승한 마스터스 얘기를 안 할 수 없다. 이전까지는 메이저 우승이 없는 최고의 선수라는 별명으로 불렸는데. “그렇게 불리는 게 사실 기분이 좋지는 않았다. 하지만 최고의 선수라는 부분에 더 중점을 두고자 했다. 그걸 믿고 열심히 노력하고 또 노력했다. 그러다 보니 우승에 가까워지는 경우가 생겼고, 그리고 마침내 마스터스 우승이라는 꿈이 현실이 됐다. 어떤 결과는 열심히 노력하면서 그 기회를 만들어가는 거라고 생각한다.” -라이더컵은 팀 경기인데 평소 투어보다 훨씬 더 잘 치는 인상을 많이 받았다. “팀 스피릿을 좋아한다. 적성인 것 같다. 골프는 혼자 치는 게임이긴 하지만 라이더컵은 팀원들을 위해서 같이 노력하는 것이다. 평소 경쟁자로서 플레이를 하다가 팀원으로서 서로 응원하면서 유럽이라는 한 팀을 위해 플레이하는 게 동기부여가 많이 됐다. 팀 스포츠인 축구를 좋아하는 것도 그런 이유다. 나는 축구를 사랑하고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레알 마드리드를 사랑한다.” -축구와 골프 중 하나만 선택해야 한다면. “엄마와 아빠 중 누굴 더 좋아하냐를 물어보는 것 같다. 난 모든 스포츠를 좋아한다. 골프, 축구, 테니스, 미식축구 등 모든 스포츠다. 하지만 결국은 골프다. 다만 골프 선수가 되지 않았다면 축구를 했을 것이다.” -2017년 결혼이 어떤 긍정적인 영향을 줬는가. “매우 긍정적인 영향을 줬다. 늘 아빠, 남편이 되고 싶었는데 이 가정을 꾸려서 행복하다. 지난주에 와이프와 딸이 태어나기 전에 기억나냐고 가볍게 얘기했는데 전혀 생각이 나지 않더라. 그만큼 딸 안젤리아가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PGA 투어에서 친한 한국 선수가 있나. “최경주가 가장 많이 떠오른다. 김시우 등 젊은 선수들과도 동반 라운딩을 하긴 하지만 가깝다고 하기는 어렵다. 오랫동안 만난 최경주와는 경기 중 조언을 구하거나 서로 질문을 하기도 한다.” - 이번 주 CJ컵 승리 세리머니 할 준비가 됐는지. “그랬으면 좋겠지만 대회 코스가 2002년보다 어려운 걸로 알고 있다. 열심히 해보겠지만 코스가 어렵지만 좋아서 기대가 되고 좋은 성적 내도록 열심히 하겠다.” - 골퍼로서의 목표가 있다면. “골퍼로서 좋은 성적을 내는 부분도 중요하겠지만 골퍼가 삶의 끝이 아니다. 삶을 더 살아가는데 중요한 건 사람들을 도와주는 것이다. 그렇게 함으로써 더 나은 사람이 된다는 부분을 강조하고 싶다. 얼마 전에 어려운 가정을 위한 재단을 만들었다. 도움이 필요한 사람을 도와주는 사람이 되는 게 큰 꿈이다.” 서귀포=이헌재 기자uni@donga.com}

    • 2019-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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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와! 코레아” 11회말 휴스턴 뒤흔든 함성

    맞는 순간 홈런임을 직감했다. 오른손으로 귀를 모아 팬들의 함성을 듣는 세리머리를 한 뒤 천천히 그라운드를 돌았다. 홈플레이트 바로 앞에선 농구의 슛을 하는 것처럼 동료들에게 헬멧을 던졌다. 휴스턴의 천재 유격수 카를로스 코레아(25)가 연장 11회말 극적인 끝내기 홈런으로 팀을 구해냈다. 올해 메이저리그 최고 승률 팀(0.660·107승 55패) 휴스턴은 14일 안방에서 열린 뉴욕 양키스와의 아메리칸리그 챔피언십시리즈(7전 4선승제) 2차전에서 코레아의 연장 11회 결승 끝내기 홈런에 힘입어 3-2 역전승을 거뒀다. 하루 전 0-7의 완패를 당했던 휴스턴은 홈에서 1승 1패로 균형을 맞춘 뒤 16일 뉴욕 양키스타디움으로 장소를 옮겨 3차전을 치른다. 이날 휴스턴 공격의 물꼬를 튼 것도 코레아였다. 0-0이던 2회말 1사 1, 3루에서 양키스 선발 제임스 팩스턴을 상대로 좌익선상 2루타로 첫 타점을 올렸다. 초반 3이닝을 무실점으로 잘 막았던 휴스턴 선발 투수 저스틴 벌랜더는 4회초 에런 저지에게 2점 홈런을 허용하며 역전을 허용했다. 5회말 휴스턴의 조지 스프링어가 솔로포를 터뜨리며 다시 동점이 됐다. 이후 양 팀의 스코어보드에는 모두 0의 행진이 이어졌다. 팽팽한 균형을 깬 것은 코레아의 한 방이었다. 11회말 선두 타자로 들어선 코레아는 양키스 왼손 구원 투수 J A 햅이 던진 바깥쪽 높은 초구 직구(시속 151km)를 밀어 쳐 오른쪽 담장을 훌쩍 넘겨 버렸다. 4시간 49분에 걸친 혈전을 끝내는 한 방이자 4만3359명의 만원 관중을 모두 일으켜 세운 홈런이었다. 휴스턴은 3차전 선발로 에이스 게릿 콜을 내세운다. 올해 정규시즌에서 20승 5패, 평균자책점 2.50을 기록한 콜은 포스트시즌 2경기에서도 2승 무패에 평균자책점 0.57의 짠물 피칭을 이어가고 있다. 양키스 선발은 루이스 세베리노다. 지난해 19승을 거두며 에이스로 활약했던 세베리노는 올해는 어깨 부상으로 3경기에서 1승 1패, 평균자책점 1.50을 기록했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2019-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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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코레아, 연장 11회 극적 끝내기 홈런…휴스턴, 양키스 꺾고 1승 1패

    맞는 순간 홈런을 직감했다. 오른손으로 귀를 모아 팬들의 함성을 듣는 세리머리를 한 뒤 천천히 그라운드를 돌았다. 홈 플레이트 바로 앞에선 농구의 슛을 하는 것처럼 동료들에게 헬멧을 던졌다. 휴스턴의 천재 유격수 카를로스 코레아(25)가 연장 11회말 극적인 끝내기 홈런으로 팀을 구해냈다. 올해 메이저리그 최고 승률 팀(0.660·107승 55패) 휴스턴은 14일 안방에서 열린 뉴욕 양키스와의 아메리칸리그 챔피언십시리즈(7전 4선승제) 2차전에서 코레아의 연장 11회 결승 끝내기 홈런에 힘입어 3-2 역전승을 거뒀다. 하루 전 0-7의 완패를 당했던 휴스턴은 홈에서 1승 1패로 균형을 맞춘 뒤 16일 뉴욕 양키스타디움으로 장소를 옮겨 3차전을 치른다. 이날 휴스턴 공격의 물꼬를 튼 것도 코레아였다. 0-0이던 2회말 1사 1, 3루에서 양키스 선발 제임스 팩스턴을 상대로 좌익선상 2루타로 첫 타점을 올렸다. 초반 3이닝을 무실점으로 잘 막았던 휴스턴 선발 투수 저스틴 벌랜더는 4회초 애런 저지에게 2점 홈런을 허용하며 역전을 허용했다. 5회말 휴스턴의 조지 스프링어가 솔로포를 터뜨리며 다시 동점이 됐다. 이후에는 양 팀의 스코어보드에는 모두 0의 행진이 이어졌다. 팽팽한 균형을 깬 것은 코리아의 한 방이었다. 11회말 선두 타자로 들어선 코레아는 양키스 왼손 구원 투수 J.A. 햅이 던진 바깥쪽 높은 초구 직구(시속 151km)를 밀어 쳐 오른쪽 담장을 훌쩍 넘겨 버렸다. 4시간 49분에 걸친 혈전을 끝내는 한 방이자 4만3359명의 만원 관중을 모두 일으켜 세운 홈런이었다. 휴스턴은 3차전 선발로 에이스 개릿 콜을 내세운다. 올해 정규시즌에서 20승 5패, 평균자책점 2.50을 기록한 콜은 포스트시즌 2경기에서도 2승 무패에 평균자책점 0.57의 짠물 피칭을 이어가고 있다. 양키스 선발은 루이스 세베리노다. 지난해 19승을 거두며 에이스로 활약했던 세베리노는 올해는 어깨 부상으로 3경기에서 1승 1패, 평균자책점 1.50을 기록했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2019-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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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7타 차 뒤집은 PGA 신인왕… 위기관리 교과서 ‘LPGA 퀸’

    13일 인천 송도 잭니클라우스 골프장(파72)에서 열린 제네시스 챔피언십 최종 4라운드. 티오프 전만 해도 우승컵은 5타차 단독 선두였던 문경준(37)의 차지가 유력해 보였다. 문경준에게 7타 뒤진 공동 5위 임성재를 떠올리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하지만 아시아 선수 최초로 PGA 투어 신인왕을 차지한 임성재의 뒷심은 대단했다. 문경준이 주춤하는 사이 임성재는 착실하게 타수를 줄여 나갔다. 4번홀(파4)과 5번홀(파3) 연속 버디로 추격에 시동을 건 뒤 9번홀과 10번홀(이상 파4)에서도 연속 버디에 성공했다. 12번홀(파4)에선 두 번째 샷을 홀 1m 남짓에 붙인 뒤 버디를 잡아 공동 선두로 올라섰다. 이후 엎치락뒤치락 선두 다툼을 벌이던 둘의 승부는 마지막 18번홀(파5)에서 결정 났다. 두 번의 샷으로 그린 근처에 공을 올린 임성재는 가볍게 버디를 잡아냈다. 하루에 5언더파를 몰아친 그는 6언더파로 대회를 마쳤다. 반면 문경준은 버디 퍼트는 물론 파 퍼트마저 실패하며 2타 차 공동 2위에 만족해야 했다. 임성재의 코리안투어 우승은 이번이 처음이다. 2016년부터 2년간 한국과 일본 투어를 병행한 임성재는 두 곳 모두 준우승이 최고 성적이었다. 하지만 2년 1개월 만에 출전한 국내 대회에서 우승과 함께 3억 원의 상금에 제네시스 차량 한 대를 부상으로 받았다. 이번 대회는 코리안투어 시즌 마지막 대회였다. 준우승을 차지한 문경준은 시즌 7차례 톱10 진입에 힘입어 1승도 없이 제네시스 대상을 확정지었다. 문경준은 내년 시즌 유러피언투어 출전권과 향후 5년간 코리안투어 출전권, 보너스 상금 1억 원, 제네시스 차량 1대를 받았다. 이번 대회에는 4라운드 합계 3만8695명의 갤러리가 찾아 코리안투어 역대 최다 관중을 기록했다.  ‘세계랭킹 1위’ 고진영(하이트진로)이 까다로운 코스에서 우승하는 방법을 보여줬다. 13일 경기 여주 블루헤런GC(파72)에서 열린 메이저 대회 하이트진로 챔피언십(총상금 10억 원) 최종 4라운드. 고진영은 버디와 보기 1개씩으로 이븐파를 기록해 최종 합계 3언더파 285타로 2억 원의 우승 상금을 차지했다. 2017년 9월 BMW 레이디스 챔피언십 우승 이후 2년 1개월 만에 KLPGA투어 통산 10승을 채웠다. LPGA투어에서는 6승을 기록 중이다. 고진영은 전장이 길고 러프가 억센데다 그린이 단단한 코스에서 전략적인 클럽 선택과 현명한 코스 매니지먼트로 나흘 동안 출전 선수 중 가장 적은 보기 5개만 기록했다. 버디가 8개로 많지는 않았지만 버디와 보기의 차인 3언더파는 우승 스코어가 됐다. 버디 퍼트가 홀 바로 앞에서 멈추는 아쉬운 순간이 많았지만 고진영은 평정심을 잃지 않았다. 그는 전날에도 버디를 1개밖에 잡지 못했지만 나머지 홀을 모두 파세이브 하며 1타차 단독 선두에 나섰다. 반면 경쟁자들은 조급한 마음에 승부수를 띄우다 자멸했다. 줄곧 챔피언 조에서 팽팽하게 맞섰던 유해란(18)은 17번홀(파4)에서 3온3퍼트로 더블보기를 기록하는 바람에 우승 경쟁에서 탈락했다. 2m 남짓한 내리막 파 퍼트가 홀을 1.5m나 지나쳤고 보기 퍼트마저 놓쳐 공동 6위(1언더파)에 그쳤다. 이번 대회에서 1개 이상의 더블보기를 기록한 최혜진, 이소미, 나희원, 김지영 등 공동 2위(2언더파) 4명은 고진영보다 6, 7개씩 버디를 더 낚았지만 보기도 많았던 탓에 마지막에 활짝 웃지는 못했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안영식 전문기자 ysahn@donga.com}

    • 2019-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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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상화-강남 백년가약 스포츠-연예계 스타들 대거 참석

    ‘빙속 여제’ 이상화(30·왼쪽)와 가수 겸 방송인 강남(32)이 12일 백년가약을 맺었다. 이날 서울 광진구 비스타워커힐에서 열린 결혼식에서는 강남이 “아버지처럼 모신다”는 트로트 가수 태진아가 주례를 섰고, 사회는 개그맨 이경규, 축가는 가수 김필이 맡았다. 스포츠와 연예계의 스타들이 대거 참석해 두 사람의 앞날을 축복했다. ‘피겨 여왕’ 김연아와 ‘코리안 특급’ 박찬호, 쇼트트랙 국가대표 곽윤기, 배우 조현재, 방송인 샘 오취리, 광희, 지상렬, 아나운서 김환, 장예원 등도 참석했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2019-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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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우석 ‘2전3기’… LG 깨어났다

    LG가 4-2로 앞선 9회초. 사이렌 소리와 함께 등판한 선수는 LG 마무리 투수 고우석(21)이었다. 이날도 시작은 불안했다. 키움 첫 타자 김하성을 볼넷으로, 다음 타자 송성문을 몸에 맞는 볼로 출루시켰다. 이지영의 보내기 번트로 1사 2, 3루가 됐다. 앞선 두 차례 악몽이 되살아나는 듯했다. 정규시즌에서 35세이브를 올렸던 고우석은 6일 키움과의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9회말 박병호에게 끝내기 홈런을 맞았다. 7일 2차전에서도 9회말 1점 차 승리를 지키지 못하고 블론 세이브를 범하며 팀의 끝내기 패배 단초를 제공했다. 대타 박동원은 끈질기게 물고 늘어졌다. 볼카운트 2볼 2스트라이크에서 던진 슬라이더가 가운데로 몰리자 박동원은 정확하게 이 공을 때려냈다. 하지만 ‘행운의 여신’은 고우석과 LG의 편이었다. 빨랫줄처럼 날아간 타구는 중견수 이천웅의 글러브로 빨려 들어갔다. 3루 주자 김하성이 리터치로 홈에 들어오지 못할 정도로 빠르고 강한 타구였다. 공이 조금만 옆으로 날아갔어도 주자 2명이 모두 홈을 밟아 동점이 될 뻔했다. 가까스로 위기를 넘긴 고우석은 마지막 타자 김혜성을 우익수 뜬공으로 잡아내 승리를 확정지은 뒤 온몸으로 포효했다. 평소 표정 변화가 거의 없어 ‘리틀 돌부처’로 불리던 그였지만 이날만큼은 얼굴 가득 웃음을 감추지 못했다. 벼랑 끝에 몰렸던 LG가 천신만고 끝에 키움을 꺾고 기사회생했다. LG는 9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준플레이오프(5전 3선승제) 4차전에서 초반 0-2 열세를 딛고 4-2로 역전승하며 시리즈 전적을 1승 2패로 만들었다. 경기 후 고우석은 “내가 감독이었으면 그런 상황에서 나를 등판시키지 않았을 것 같다. 하지만 류중일 감독님이 변함없이 믿어주신 덕분에 큰 불안감 없이 경기를 준비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LG는 고우석의 부활 외에도 여러 가지 수확이 있었다. 7일 2차전에서 연장 10회 아무도 없는 2루에 견제구를 던지는 실책을 범해 패전의 원인이 됐던 진해수는 2-2 동점이던 7회 무사 1루에서 등판해 8회 1사까지 1과 3분의 1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아내고 승리 투수가 됐다. 시즌 막판 무릎 부상으로 전력에서 제외됐던 유격수 오지환도 건강하게 돌아왔다. 5회말 대타로 올해 준플레이오프 무대에 처음 선 오지환은 2-2 동점이던 7회말 1사 3루에서 오주원을 상대로 결승 희생플라이를 쳤다. 3-2로 앞선 8회말에는 외국인 선수 페게로가 김상수를 상대로 135m짜리 대형 쐐기 솔로 홈런을 터뜨렸다. 경기를 따라가는 과정도 좋았다. 0-2로 뒤진 2회 정주현의 적시타로 1점을 따라붙었고, 4회에는 채은성이 동점 솔로 홈런을 쳤다. 7회 선두 타자로 나선 정주현은 우익수 쪽에 떨어지는 2루타를 친 뒤 샌즈의 실책 때 3루까지 내달렸다. 결승 득점 등 3타수 2안타 1타점을 기록한 정주현은 3차전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됐다. 4차전은 10일 오후 6시 반부터 같은 장소에서 열린다. 키움은 최원태, LG는 임찬규를 각각 선발 예고했다.▼ 채은성-페게로 홈런 못 막아 아쉬움 ▼ ▽장정석 키움 감독=포스트시즌 같은 단기전에서는 홈런이 경기 분위기에 큰 영향을 끼친다. 그런 점에서 채은성과 페게로의 홈런을 막지 못한 게 아쉽다. 선발 이승호는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과감하게 좋은 공을 던져줬다. 7회 마무리 투수 오주원을 투입한 것은 승부처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결과는 좋지 않았지만 충분히 막아줄 거라고 생각했다.▼ 4차전 차우찬-윌슨 등 투수 총동원 ▼ ▽류중일 LG 감독=선발 투수 켈리가 6회까지 잘 막아줬다. 마무리 고우석도 한 차례 위기가 있었지만 무사히 잘 넘겼다고 생각한다. 내가 생각하는 최우수선수(MVP)는 진해수다. 승부처라 할 수 있는 7회와 8회를 무사히 잘 넘겨줬다. 4차전도 총력전이다. 차우찬과 윌슨 등 모든 투수를 다 준비시키겠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2019-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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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트리플보기도 못 막아… 케빈 나, 4번째 우승

    재미동포 케빈 나(나상욱·36)가 연장 두 번째 홀까지 가는 접전 끝에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통산 4승째를 수확했다. 케빈 나는 7일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의 서멀린TPC(파71)에서 열린 PGA투어 슈라이너스 아동병원 오픈 최종라운드에서 1언더파 70타를 쳐 최종 합계 23언더파 261타로 패트릭 캔틀레이(미국)와 동타가 됐다. 두 선수는 연장 첫 번째 홀에서 나란히 버디를 잡아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하지만 연장 2차전에서 캔틀레이가 3퍼팅으로 보기를 범한 반면에 케빈 나는 파를 지켜 길었던 승부를 마무리했다. 우승 상금은 126만 달러(약 15억 원). 케빈 나는 서멀린TPC와 인연이 깊다. 2001년 프로 데뷔 후 2011년에야 PGA투어에서 첫 우승을 거뒀는데 당시 코스가 이곳이었다. 당시 대회명은 저스틴 팀버레이크 슈라이너스 아동병원 오픈이었다. 케빈 나의 집과도 가까워 많은 팬이 대회 내내 그를 따라다니며 응원을 했다. 4라운드 중반 한때 3타 차 선두를 달리던 케빈 나는 10번홀(파4)에서 트리플 보기를 범하며 주춤했다. 하지만 12번홀(파4)과 13번홀(파5)에서 연속 버디를 잡은 데 이어 17번홀(파3)에서는 7m 퍼팅으로 파를 세이브하며 기회를 이어갔다. PGA 공식 홈페이지에 따르면 케빈 나는 이번 대회 정규라운드 72홀을 도는 동안 퍼팅으로만 170m를 기록했다. 2003년 기록 집계 후 PGA투어를 통틀어 최장 거리다. 그만큼 중장거리 퍼팅을 많이 하면서도 스코어를 잘 지켰다는 뜻이다. 케빈 나는 첫 우승 이후 두 번째 우승은 7년이 지난 후인 2018년 7월 밀리터리 트리뷰트에서 차지했다. 이후 10개월 만인 올해 5월 찰스 슈와브 챌린지를 제패했고, 그로부터 5개월 만에 다시 정상에 섰다. 우승 후 부인, 딸과 기쁨의 포옹을 나눈 케빈 나는 17일 제주에서 개막하는 PGA투어 더CJ컵에 출전한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2019-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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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키움, 이틀연속 끝내기… 한걸음이면 PO

    마치 하루 전의 그 장면을 다시 보는 듯했다. 투수의 공은 스트라이크존 한가운데 높은 곳으로 몰렸고, 키움 박병호의 방망이는 날카롭게 돌았다. 배트 중심에 맞은 타구는 딱∼ 하는 경쾌한 타구음과 함께 서울 고척스카이돔의 가장 먼 가운데 담장을 훌쩍 넘어갔다. 하루 전과 똑같은 위치에 떨어진 비거리 125m짜리 중월 홈런이었다. 차이가 있다면 어제는 9회말 끝내기 홈런이었고, 이날은 8회말 추격의 불씨를 댕기는 2점 홈런이었다는 것이다. 하지만 두 홈런 모두 승부를 가른 결정적인 한 방이었다. 정규 시즌 홈런 1위(33개) 박병호가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 이어 2차전에서도 영양가 만점짜리 홈런을 때려내며 팀의 2연승을 이끌었다. 정규시즌 3위 키움은 7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4위 LG와의 준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박병호의 홈런과 연장 10회 주효상의 끝내기 내야 땅볼에 힘입어 5-4로 승리했다. 5전 3선승제의 준플레이오프에서 2연승을 달린 키움은 플레이오프 진출을 향한 절대적으로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 키움은 LG 왼손 선발 차우찬의 위력적인 투구에 밀려 제대로 공격의 실마리를 풀지 못했다. 박병호조차 차우찬을 상대로 2회와 4회, 6회 등 3번 타석에 들어서 3번 모두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났다. 믿었던 키움 선발 투수 요키시는 채 4회를 버티지 못하고 무너졌다. 키움은 7회초 한현희가 LG 7번 타자 유강남(포수)에게 홈런까지 허용하면서 8회초까지 1-4로 뒤졌다. 하지만 7이닝 1실점으로 호투한 차우찬이 물러난 뒤 상황이 급변했다. 8회말 LG 2번째 투수로 등판한 김대현이 선두 타자 이정후를 볼넷으로 내보낸 게 양 팀의 희비를 가른 계기가 됐다. 김대현은 다음 타자 샌즈를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위기를 벗어나나 했지만 다음 타석에는 박병호가 기다리고 있었다. 박병호는 김대현의 실투를 놓치지 않았다. 볼카운트 2볼 1스트라이크의 유리한 카운트에서 시속 147km짜리 한가운데 직구가 들어오자 거침없이 방망이를 돌려 2점 홈런으로 연결시켰다. 기세를 탄 키움 타선은 LG가 자랑하는 마무리 투수 고우석마저 무너뜨렸다. 3-4로 뒤진 9회말 대타 송성문이 중전 안타로 포문을 열었고, 보내기 번트와 내야 땅볼로 만든 2사 3루에서 서건창이 좌익수 앞에 떨어지는 동점 적시타를 때렸다. 그리고 연장 10회말 투수 진해수의 견제 실책 등으로 만든 1사 3루에서 주효상의 2루수 앞 땅볼 때 3루 주자 김하성이 결승 득점을 올렸다. 동점타의 주인공 서건창은 2차전 최우수선수(MVP)로 뽑혔다. 불과 하루 전 2안타의 부진에 그쳤던 LG 타자들은 이날은 1회부터 3개의 안타를 합작하며 기분 좋게 출발했다. 2회와 3회에도 한 점씩을 더했다. 7회초 정주현의 우중간 2루타로 역대 준플레이오프 통산 6번째로 선발 전원 안타 기록도 세웠다. 하지만 찬스 때마다 결정적인 한 방이 부족했다. 이날 LG는 모두 13개의 안타와 5개의 4사구를 얻어내고도 4점밖에 올리지 못해 역전패의 빌미가 됐다. 고우석이 이틀 연속 무너진 것도 뼈아팠다. 3차전은 9일 서울 잠실구장으로 장소를 옮겨 열린다.이헌재 uni@donga.com·김배중 기자}

    • 2019-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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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경주·임성재 등 ‘제네시스 주니어 스킬스 챌린지’ 재능 기부 참여

    최경주와 임성재 등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에서 활약하는 스타 선수들이 골프 유망주들과 의미 있는 재능 기부 자리를 가졌다. 7일 인천 송도 잭니클라우스 골프클럽에서는 제네시스 주최로 한국 남자골프의 현재와 미래를 잇는 ‘제네시스 주니어 스킬스 챌린지’가 성황리에 열렸다. 제네시스 챔피언십 개최 원년인 2017년부터 시작된 이 행사는 한국프로골프협회(KPGA) 코리안투어 ‘제네시스 챔피언십’에 출전하는 유명 투어 프로들이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재능을 기부하는 사회공헌 프로그램이다. 참가자 간 실력을 겨루는 일반적인 대회 형식이 아니라 국내외 투어에서 활약 중인 프로들의 레슨과 팀별 스킬샷 이벤트, 학부모 대상 특별강의 등 우수한 인재로 성장하는데 필요한 경험과 가치를 참가 주니어와 학부모에게 전달하는데 힘쓰고 있다. 이날 행사에는 PGA투어 한국 선수 최다승을 올린 최경주, 신인상 수상자 임성재 외에도 노승열, 이태희, 이형준, 문경준 총 6명의 선수들이 참가해 주니어 골퍼들에게 잊지 못할 추억을 선물했다. 미래의 골프 스타를 꿈꾸는 24명의 어린이 유망주들이 함께 했다. 참가 주니어 골퍼들은 투어 프로들의 레슨 이후 드라이브샷, 피칭샷, 칩샷, 퍼팅 총 4가지 종목에서 대결을 펼쳤다. 개인상 부문에서는 김대웅(인천 예송초 6년)이 드라이브샷 1위, 손제이(부산 가동초 3년)가 피칭샷 1위, 장재용(경기 월롱초 5년)이 칩샷 1위, 최연소 참가자 엄승유(천안 불무초 2년)가 퍼팅 1위를 각각 기록했다. 종목별 종합 점수로 순위를 결정짓는 단체상 부문에서는 김선중(경기 다솜초 6념), 김승헌(인천 신정초 5년), 윤병찬(화성 월문초 4년), 엄승유(천안 불무초 2년)로 구성된 이형준 담당 팀이 종합 1위를 거머쥐었다. 올해로 3회 연속 행사에 참석한 최경주는 “주최사인 제네시스의 좋은 뜻에 동참하고자 매년 본 행사에 참여하고 있다. 궂은 날씨에도 불평 한번 없이 진지하게 임하는 모습을 보면서 아이들의 마음가짐은 우리 프로들 못지않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도 아이들의 밝고 건강한 에너지를 얻고 돌아가는 기분이다”라고 말했다. 제네시스가 주최하고 KPGA가 주관하는 제네시스 챔피언십은 10일부터 13일까지 나흘 간 잭니클라우스 골프클럽 코리아에서 개최된다. 올해 남자 골프 마지막 대회인 이 대회에는 총 상금 15억 원에 우승 상금 3억 원이 걸려 있다. 이헌재 기자uni@donga.com}

    • 2019-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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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압도적 파괴력 대한항공, 전승 챔피언

    남자 프로배구 대한항공이 5전 전승으로 한국배구연맹(KOVO)컵 대회 정상에 올랐다. 박기원 감독이 이끄는 대한항공은 6일 전남 순천 팔마체육관에서 열린 2019 순천·MG새마을금고컵 남자부 결승전에서 OK저축은행을 3-0(25-22, 25-20, 29-27)으로 완파하고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대한항공이 컵 대회에서 우승한 것은 2014년 안산 대회 이후 5년 만이자 통산 네 번째다. 대한항공은 이번 컵 대회에서 압도적인 경기력으로 전승을 거뒀다. 조별리그에서 OK저축은행, 현대캐피탈, 삼성화재를 연파하며 A조 1위로 준결승에 진출했고 준결승에서는 우리카드를 세트 스코어 3-1로 이겼다. 우승 상금은 5000만 원. 이날 서브에이스와 블로킹 1개씩을 포함해 27득점을 올린 대한항공 새 외국인 선수 안드레스 비예나(26·사진)는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됐다. 비예나는 기자단 투표에서 29표 중 16표를 받아 같은 팀의 한선수(4표), 정지석(3표)을 앞섰다. 레프트 정지석도 17득점으로 활약했다. 이번 시즌부터 처음 지휘봉을 잡은 석진욱 OK저축은행 감독은 데뷔 무대에서 준우승이라는 성과를 냈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2019-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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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길고 긴 0의 행진… 박병호, 한방으로 끝냈다

    ‘바뀐 투수의 초구를 노려라.’ 정규시즌 홈런왕(33개) 박병호(키움)는 야구계의 오랜 격언을 실천했다. 결과는 승부를 가르는 끝내기 홈런이었다. 정규시즌 3위 키움이 6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LG와의 프로야구 준플레이오프(5전 3선승제) 1차전에서 9회말 터진 박병호의 굿바이 홈런에 힘입어 1-0으로 승리했다. 양 팀 선발 투수들의 명품 투수전 속에 9회초까지 전광판에는 ‘0’의 행렬이 이어졌다. LG 선발 윌슨은 8이닝을 8피안타 무실점으로 막아냈다. 브리검 역시 6과 3분의 2이닝 2피안타 2볼넷 무실점의 완벽한 투구를 했다. 운명의 9회말. 0-0 동점 상황에서 LG는 마무리 투수 고우석을 마운드에 올렸다. 가장 강력한 카드로 9회말을 무실점으로 막고 연장전에 돌입할 심산이었다. LG 배터리는 초구로 고우석의 주무기인 직구를 선택했다. 포수 유강남은 몸쪽 직구 사인을 냈다. 하지만 박병호는 이미 상대의 패를 읽고 있었다. 초구 직구를 예상하고 타이밍을 잡았다. 고우석의 시속 154km짜리 빠른 공은 사인과 달리 가운데 높은 코스로 들어왔다. 박병호는 주저 없이 방망이를 돌렸다. 배트 중심에 맞은 공은 쭉쭉 뻗어가더니 고척스카이돔의 가장 먼 가운데 담장을 살짝 넘어갔다. 비거리 125m짜리 끝내기 중월 홈런이었다. 박병호는 경기 후 “고우석이 워낙 좋은 구위를 갖고 있어 직구를 예상하고 있었다. 안타 등으로 출루하기보다는 강한 스윙으로 큰 타구를 노렸다”고 말했다. 그는 “사실 오늘 경기에서 졌다면 팀이 큰 타격을 받았을 것이다. 홈런으로 승리를 가져올 수 있게 된 게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평소 좀처럼 세리머니를 하지 않는 박병호는 이날은 홈을 밟기 직전 헬멧을 내던지고 두 팔을 벌려 포효하며 기쁨을 표현했다. 키움은 이날 경기 중반까지 여러 차례 좋은 기회를 잡고도 득점으로 연결하지 못했다. 2회 1사 1, 3루 찬스에서는 김규민과 김혜성이 연속 범타로 물러났다. 4회말 1사 2, 3루 황금 기회도 제대로 살리지 못했다. LG가 가장 껄끄러운 상대로 꼽았던 김하성의 불운도 계속됐다. 3타수 2안타 1볼넷으로 3차례나 출루에 성공했지만 5회에는 2루 도루를 시도하다 아웃됐고, 8회에는 1루에서 견제사를 당했다. 흐름의 경기인 야구에서 좋지 못한 흐름이 이어진 것이다. 하지만 이 모든 게 박병호의 홈런 한 방으로 180도 바뀌었다. 장정석 키움 감독은 박병호에 대해 “한마디로 최고다. 더 이상 칭찬할 말이 없다. 박병호는 그 자리에 있는 것만으로도 큰 역할을 타는 타자다. 그런데 올해는 시작부터 큰일을 해냈다. 올해 포스트시즌은 박병호의 가을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준플레이오프 1차전 최우수선수(MVP) 역시 박병호의 차지였다. LG는 중심 타자 김현수와 페게로의 부진 속에 좀처럼 득점 기회를 잡지 못했다. 6회까지 무안타로 몰리다 7회에야 대타 박용택이 첫 안타로 출루했지만 대주자 신민재가 견제에 걸려 아웃되며 찬물을 끼얹었다. 8회 무사 1루에서는 포수 유강남의 보내기 번트가 포수-유격수-1루수로 이어지는 병살타가 됐다. 양 팀은 7일 오후 6시 반 같은 장소에서 2차전을 치른다. LG는 왼손 투수 차우찬이, 키움은 외국인 왼손 투수 요키시가 각각 선발 등판한다. 7회 견제사-8회 번트실패 아쉬워▽류중일 LG 감독=상대 선발 브리검을 공략하지 못한 게 패인이 아닌가 싶다. 전체적으로 공격의 실마리를 잘 풀지 못했다. 7회 신민재의 견제사와 8회 유강남의 번트 실패가 아쉽다. 공격에서 김현수나 페게로의 장타가 없다면 득점으로 이어지기 힘들다. 심기일전해서 내일 반드시 이기고 3, 4차전이 열리는 잠실에서 승부를 보겠다. 브리검이 워낙 시작을 잘해줬다▽장정석 키움 감독=양 팀 다 끝까지 집중력 있는 경기를 했다. 선발 브리검이 워낙 시작을 잘해 줬고, 마지막에 박병호가 멋있게 끝내줬다. 여러모로 기분 좋게 끝난 것 같다. 2차전 준비도 이미 끝내 놓은 상황이기 때문에 특별한 것은 없다. 선발 요키시가 올 시즌 해준 대로 좋은 투구를 해줄 거라 생각한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2019-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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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왼손 원투펀치 김광현-양현종 ‘태극마크’… 김경문 감독, 야구대표 최종명단 발표

    “너무 멋진 경기를 하더라. 우리 대표팀을 이끌고 그런 멋있는 경기를 하고 싶다.” 2019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에 출전하는 한국 야구 대표팀 김경문 감독은 2일 최종 엔트리 발표에 앞서 전날 두산의 우승으로 끝난 정규 시즌 최종전 얘기를 꺼냈다. 두산은 NC에 8회초 2-5까지 뒤지다 9회말 끝내기 안타로 2위 SK에 승차 없는 정규시즌 우승을 확정지었다. 김 감독은 “고민 끝에 28명의 최종 명단을 뽑았다. 좋은 결과로 팬들에게 보답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28명의 최종 명단에는 김광현(SK)과 양현종(KIA) 등 KBO리그를 대표하는 왼손 원투펀치가 이름을 올렸다. 오른손 선발 투수로는 언더핸드 박종훈(SK)과 두산의 영건 이영하가 낙점됐다. 나머지 투수들은 모두 불펜 요원들로 뽑았다. 두산 포수 박세혁은 1일 NC-두산전 끝내기 안타 덕분에 대표팀에 선발됐다. 김 감독은 “사실 박세혁 때문에 어제 경기를 보다가 진갑용 배터리 코치에게 전화를 했다. 어제 같은 큰 경기에서 졌다면 너무 큰 충격을 받을 것 같아 엔트리 제외를 생각하고 있었다. 그런데 기가 세더라. 마지막에 끝내기 안타로 팀을 우승으로 이끄는 걸 보면서 엔트리에 넣게 됐다”고 설명했다. 1루수는 박병호(키움), 2루수는 박민우(NC), 3루수는 최정(SK), 유격수는 김하성(키움)이 각각 주전으로 나선다. 외야수에는 두산 감독 시절 김 감독이 키웠던 김현수(LG)와 민병헌(롯데), 박건우(두산) 등이 포함됐다. 이정후(키움)와 강백호(KT) 등 젊은 외야수들도 선발됐다. 대표팀은 10일부터 포스트시즌에 탈락한 팀 선수들을 중심으로 수원에서 훈련을 시작한다. 한국은 내달 6∼8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A조 예선을 치른다. 한국은 호주(6일), 캐나다(7일), 쿠바(8일)와 각각 맞붙는다. 상위 2개 팀은 11일부터 일본 도쿄돔에서 열리는 슈퍼라운드에 진출한다. 도쿄 올림픽 출전권이 걸린 이번 대회에서 슈퍼라운드에 진출한 뒤 대만, 호주보다 나은 성적을 거두면 올림픽 본선 티켓을 확보한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2019-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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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보너스 경기 최선 다할것” “창원서 가을야구 하겠다”… LG-NC, 3일 와일드카드결정 1차전

    올해 문을 연 창원NC필드에서 첫 ‘가을야구’가 열릴 수 있을까. 포스트시즌의 서막을 여는 LG와 NC의 와일드카드 결정 1차전이 3일 오후 2시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다. 유리한 팀은 정규시즌 4위 LG다. 1승을 안고 시작하는 LG는 최대 2경기가 펼쳐지는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한 번만 이기면 키움이 기다리고 있는 준플레이오프 진출을 결정짓는다. 2경기 모두 LG 안방인 잠실구장에서 치른다. 반면 5위 NC는 내리 2경기를 모두 이겨야 창원NC필드에서 포스트시즌을 치를 수 있다. 3일 1차전에서 승리하면 4일 하루를 쉬고 5일 2차전을 갖는다. 2015년 와일드카드 결정전이 도입된 이후 5위 팀이 4위 팀을 꺾고 준플레이오프에 나선 적은 아직 한 번도 없었다. NC는 사상 첫 역전극을 노린다. 정규시즌에서 양 팀은 8승 8패로 맞섰다. NC는 1일 두산과의 정규시즌 최종전에서 패하긴 했지만 모든 불펜 투수들을 고루 기용하며 마지막 점검을 마쳤다. 이동욱 NC 감독은 “감독 부임 첫해부터 포스트시즌에 진출하게 돼서 영광이다. 창원에서 꼭 가을 야구를 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삼성 사령탑이던 2015년 이후 4년 만에 포스트시즌에 나선 류중일 LG 감독은 “모처럼 만의 단기전이라 긴장된다”면서도 “정규시즌 144경기를 잘 치렀다. 내일부터는 축제이고 보너스 게임이라 생각하고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1차전 선발로는 양 팀의 외국인 1선발 켈리(LG)와 프리드릭(NC)이 각각 등판한다. 올 시즌 윌슨과 원투 펀치를 형성한 켈리는 14승 12패 평균자책점 2.55를 기록했다. 7월 대체선수로 NC에 합류한 프리드릭은 7승 4패 평균자책점 2.75로 활약했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2019-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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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원 클럽맨’ 이동현의 은퇴… 그래도 야구는 이어진다[광화문에서/이헌재]

    1만5375번째 공이 그의 손을 떠났다. 빨랫줄처럼 날아가던 공은 홈 플레이트 앞에서 살짝 가라앉았다. 타자 박세혁(두산)의 방망이가 날카롭게 돌았다. 하지만 공이 더 날카로웠다. 시속 141km의 투심 패스트볼로 잡아낸 헛스윙 삼진. 전성기 시절의 150km 강속구는 아니었다. 그렇지만 그의 야구 인생 마지막 공은 속도와 제구, 회전까지 모든 게 완벽했다. 그는 자신도 모르게 오른손을 번쩍 들어 올렸다. 19년간 LG 유니폼을 입은 투수 이동현(36)은 지난달 29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전을 마지막으로 마운드를 떠났다. 이날 잠실구장은 2만5000명의 관중으로 가득 찼다. 적지 않은 LG 팬이 떠나는 이동현을 보며 눈물을 훔쳤다. LG 팬들에게 이동현은 20년 가까이 늘 한자리에 있는 선수였다. 2002년 한국시리즈에 진출했을 때도, 10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한 암흑기 때도, 다시 가을야구에 진출했던 2010년대 중반에도 그는 항상 LG 유니폼을 입고 있었다. 기량이 아주 뛰어났던 건 아니다. 통산 성적은 53승 47패, 41세이브, 113홀드, 평균자책점 4.06. 하지만 궂은 보직으로 꼽히는 불펜 투수로 701경기 마운드에 올랐다. 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도 3차례나 받았다. 수술할 때마다 그는 “마지막 남은 인대는 LG에 바치겠다”며 팀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팀에 헌신한 덕분에 그는 모든 사람의 축복 속에 그라운드를 떠날 수 있었다. 이날 불펜의 문을 열어주던 경헌호 투수 코치는 눈물로 그를 배웅했다. 차명석 LG 단장도 이례적으로 그를 포옹한 채 그라운드 위에서 눈물을 쏟았다. 영광스러운 은퇴였다. 이동현의 은퇴 결심에는 스타 출신 이종범 LG 총괄코치의 조언도 있었다. 밀려서 떠나기보다 힘 있을 때 박수 받으며 내려오라는 것이었다. 그라운드를 떠나며 그가 아쉬워한 것은 두 가지다. “팀을 위해 인대를 바치겠다”는 약속을 지키지 못한 것. 그리고 두 살배기 아들 정후다. 2017년 태어난 정후는 아빠가 은퇴한 이날 처음 야구장을 찾았다. 이동현은 “내가 야구를 잘 못하니 데려올 수가 없었다. 특히 난 언제 경기에 나올지 모르는 불펜 투수 아닌가”라고 했다. 기특하게도 정후는 이날 은퇴식에서 ‘울지 말라’며 아빠의 어깨를 토닥토닥 두드려 줬다. 지키지 못한 첫 번째 약속을 위한 인대는 아들 정후를 위해 남겨두기로 했다. 그는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아들 정후가 야구를 하겠다고 하면 함께 공 던져줄 인대는 남겨놓았다 생각해주세요. LG에 입단하게끔 하려면 아빠가 도와야 하잖아요”라고 썼다. 이동현은 2017년 아들을 낳았을 때 그해 신인왕을 받은 이 코치의 아들 이정후(키움)를 떠올리며 아들 이름을 지었다. ‘바람의 손자’ 이정후는 올해 타율 0.336, 6홈런, 68타점을 기록하며 아버지처럼 스타의 길을 걷고 있다. 이동현의 바람대로 아들이 커준다면 15년쯤 후에는 또 하나의 드라마 같은 일이 생길지도 모르겠다. 이동현의 아들 이정후(투수)와 키움의 대표 선수로 성장한 이정후(타자)의 맞대결이다. 한 시대를 풍미했던 선수들은 언젠가는 떠난다. 그 뒤는 아들들이 물려받는다. 그렇게 야구도, 인생도 이어진다. 이헌재 스포츠부 차장 uni@donga.com}

    • 2019-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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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린드블럼-양의지 투타 호령 3관왕

    투수는 린드블럼(두산), 타자는 양의지(NC). 2019 KBO리그가 6개월여 달려온 정규시즌을 1일 마감했다. 팀당 144경기씩 총 720경기의 대장정을 치른 결과 한국야구위원회(KBO)가 공식 시상하는 14개의 타이틀 수상자도 최종 결정됐다. 마운드에선 두산 외국인 투수 린드블럼이 가장 돋보였다. 팀의 에이스로 활약한 린드블럼은 올 시즌 30경기에 선발 등판해 20승 3패, 평균자책점 2.50이라는 뛰어난 성적을 거뒀다. 다승과 승률(0.870), 탈삼진(189개) 등 3개 부문 1위다. 공식 시상 부문은 아니지만 194와 3분의 2이닝을 던져 최다 이닝 투구도 기록했다. 시즌 종반까지만 해도 평균자책점 수상도 유력했다. 하지만 린드블럼이 9월 4경기에서 평균자책점 5.11의 부진을 보이는 사이 KIA 왼손 에이스 양현종이 호투를 이어가며 역전에 성공했다. 4월까지 6경기에서 승리 없이 5패에 평균자책점 8.01을 기록했던 양현종은 5월 이후 꾸준히 좋은 모습을 보이며 2.29라는 빼어난 성적으로 시즌을 마감했다. SK 마무리 투수 하재훈은 KBO리그 데뷔 첫해이자 투수 전향 첫해에 36세이브로 구원 타이틀을 손에 넣었다. 타자 부문에서는 125억 원짜리 포수 양의지(NC)가 타율 0.354로 1984년 이만수 이후 35년 만에 포수 출신 타격왕에 올랐다. 양의지는 출루율(0.438)과 장타율(0.574)에서도 1위에 올라 3관왕을 차지했다. 타격의 팀 키움은 홈런왕(박병호·33개), 타점왕(샌즈·113개), 득점왕(김하성·112개)을 배출했다. 박병호는 메이저리그 진출 전인 2015년(53개) 이후 4년 만에 홈런왕에 복귀했다. KIA의 ‘히트상품’ 박찬호는 39개의 도루로 도루왕이 됐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2019-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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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9경기차 뒤집고… 두산, 기적드라마 완성하다

    10월의 첫날. 두산이 기적 같은 끝내기 승리로 가을의 기적을 완성했다. 무려 9경기 차 열세를 뒤집고 이뤄낸 2019 KBO리그 정규시즌 우승이다. 두산은 1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NC와의 KBO리그 정규시즌 마지막 경기에서 천신만고 끝에 6-5 역전승을 거두고 한국시리즈 직행 티켓을 따냈다. 선발 투수 후랭코프를 시작으로 선발 요원 유희관과 이영하 등 무려 8명의 투수를 투입하는 총력전을 펼친 결과였다. 8회초까지 2-5로 뒤져 패색이 짙었지만 8회말 허경민의 2타점 적시타에 이어 김인태의 극적인 3루타로 동점을 만들었다. 그리고 5-5 동점이던 9회말 1사 2루에서 박세혁의 끝내기 안타로 길었던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두산은 88승 1무 55패(승률 0.615)로 SK와 동률을 이뤘다. 하지만 시즌 상대 전적에서 9승 7패로 앞서며 승차 없는 정규시즌 우승을 확정했다. 1982년 KBO리그 출범 이후 승차 없이 우승 팀이 결정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두산은 김태형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2016년 이후 5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에 성공했다. 불과 한 달 반 전만 해도 상상조차 하기 힘든 일이었다. 30여 경기씩 남겨둔 가운데 두산은 3위에 머물러 있었다. 선두 SK와는 9경기 차였다. 2위 키움에도 1.5경기 차로 뒤졌다. 오히려 4위 LG에 4경기 차로 쫓기고 있어 3위 지키기를 목표로 해야 할 지경이었다. 하지만 두산의 뒷심은 무서웠다. 8월 22일 삼성과의 경기를 시작으로 6연승을 거두며 착실히 선두권과의 승차를 줄여 나갔다. 순위 싸움의 분수령이 된 경기는 지난달 19일 열린 SK와의 더블헤더였다. 그날 두 경기를 내리 잡아낸 두산은 승차를 2.5경기까지 줄이며 막판 뒤집기를 향한 강한 의지를 보였다. 그리고 마침내 28일 한화전 연장 끝내기 승리로 같은 날 삼성에 끝내기 패배를 당한 SK와 공동 선두가 됐다. 9월 30일 SK가 한화에 승리하며 다시 0.5경기 뒤졌지만 1일 NC전 승리로 선두를 재탈환했다. 시즌 전만 해도 두산에는 물음표가 가득했다. 국가대표 포수 양의지가 자유계약선수(FA) 자격으로 NC로 이적했고, 불펜진은 팀 역대 최약체로 평가받았다. 팀 내부에서조차 “우리 팀의 수준은 3∼5위”라는 말이 나왔다. 지난해 2위 SK를 14.5경기 차로 앞서며 정규시즌 우승을 차지했던 압도적인 전력과는 거리가 멀었다. 하지만 두산 야구의 ‘가을 DNA’는 여전했다. 에이스 린드블럼은 20승(3패)을 거두며 팀 마운드를 이끌었고, 포수 박세혁은 양의지의 빈자리를 완벽하게 메웠다. 양의지의 보상 선수로 영입한 이형범은 ‘전천후 투수’로 맹활약하며 6승 3패, 19세이브, 10홀드, 평균자책점 2.67을 기록했다. 지난해 홈런왕 김재환의 부진은 오재일(21홈런, 102타점)이 대신했다. 끈끈한 수비(최소 실책 1위·83개)와 특유의 발야구(도루성공률 2위·72.9%)도 여전했다. 두산 관계자는 “큰 경기를 많이 해본 선수들이라 치열한 순위 싸움 와중에도 거의 흔들림이 없더라. 며칠 전만 해도 2위만 해도 잘하는 거라 생각했는데 뜻밖의 큰 선물을 받았다”고 말했다. 반면 시즌 막판 극도의 부진을 보인 SK는 거의 손에 넣었던 한국시리즈 직행 티켓을 아쉽게 놓쳤다. SK는 KBO리그 역사상 80승에 선착한 팀 중 처음으로 정규시즌 우승을 놓치는 비극을 맛보게 됐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2019-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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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손가락 욕설 김비오의 추락[현장에서/이헌재]

    “선수이기 이전에 더 나은 사람이 되기 위해 노력하겠다.” 프로 골퍼 김비오(29)는 취재진 카메라 앞에서 무릎을 꿇었다. 그는 “제 잘못된 행동 하나로 많은 분에게 상처를 드린 것 같아 정말 죄송하다”며 연신 고개를 숙였다. 감정에 북받쳐 눈물도 흘렸다. 1일 경기 성남시 한국프로골프협회(KPGA) 빌딩에서는 김비오에 대한 상벌위원회가 열렸다. 불과 이틀 전 우승 트로피를 들고 환호했던 김비오는 초췌한 모습으로 상벌위에 출석했다. 지난달 29일 경북 구미 골프존카운티 선산(파72)에서 열린 코리안투어 DGB금융그룹 볼빅 대구경북오픈 4라운드 16번홀(파4)에서 갤러리들과 TV를 지켜보던 팬들은 자신의 눈을 의심했다. 티샷 실수를 한 김비오가 갤러리들을 향해 사상 초유의 ‘손가락 욕’을 한 것이다. 스윙 도중 갤러리의 휴대전화 카메라 촬영음 때문에 실수를 했다고 생각한 김비오는 순간적인 화를 참지 못했다. 분이 덜 풀렸는지 드라이버로 티 그라운드를 내리찍기도 했다. 우승을 확정한 뒤 김비오는 현장에 있던 갤러리들에게 “예민했던 상황에서 좋지 못한 행동을 했다. 프로 선수로서 정말 잘못했다고 생각하며 모든 분들께 사과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하루 전인 30일에는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자필 반성문을 올리며 다시 한 번 사과를 했다. 하지만 이미 엎질러진 물이었다. KPGA 상벌위원회는 이날 김비오에 대해 3년(2019년 10월 1일∼2022년 9월 30일) 자격 정지와 함께 1000만 원의 벌금이라는 사상 초유의 중징계를 내렸다. 이미 2승을 거뒀지만 상금 랭킹, 제네시스 포인트 랭킹 등 모든 기록 순위에서 제외된다. 20대 초반 김비오는 심장병을 이겨낸 골퍼로 팬들의 사랑을 받았다. 라운드 도중 쓰레기를 줍는 모습을 자주 보여 호감을 얻었다. 미국프로골프(PGA)투어에 진출했을 때도, 투어 카드를 잃고 한국으로 돌아왔을 때도 팬들은 그를 응원했다. 인기 하락에 시달리던 한국 남자 골프는 김비오가 올해 4월 NS 홈쇼핑 군산CC 전북오픈에서 모처럼 우승하자 희망을 부풀렸다. 여자 골프에 비해 소외받고 침체를 겪던 남자 골프가 김비오라는 스타를 통해 인기를 얻을 수 있다는 기대였다. 하루아침에 추락한 김비오는 “모든 벌을 달게 받겠다”고 말했다. 3년 자격정지에 따라 그는 KPGA 코리안투어 출전 자격도 잃었다. 3년 후 복귀하려면 퀄리파잉 스쿨부터 다시 거쳐야 한다. 이 기간 해외 투어는 가능하지만 역시 퀄리파잉 스쿨을 거쳐 출전권을 얻어야 한다. 이번 사건은 꼬리표처럼 그를 따라다닐지 모른다. 손가락 한 번 잘못 놀린 대가는 너무나 크다. 김비오 개인은 물론이고 남자 골프와 팬들도 적지 않은 상처를 입었다. 이헌재 스포츠부 기자}

    • 2019-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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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25억의 사나이’ 양의지, 올 시즌 최고 타자 영예…최고 투수는 린드블럼

    투수는 린드블럼(두산), 타자는 양의지(NC). 2019 KBO리그가 6개월 여 간의 달려 온 정규시즌을 1일 마감했다. 팀당 144경기씩 총 720경기를 치른 대장정 결과 한국야구위원회(KBO)가 공식 시상하는 14개의 타이틀 수상자도 최종 결정됐다. 마운드에선 두산 외국인 투수 린드블럼이 가장 돋보였다. 팀의 에이스로 활약한 린드블럼은 올 시즌 30경기에 선발 등판해 20승 3패, 평균자책점 2.50이라는 뛰어난 성적을 거뒀다. 다승과 승률(0.870), 탈삼진(189개) 등 3개 부문 1위다. 공식 시상 부문은 아니지만 194와 3분의2이닝을 던져 최다 이닝 투구도 기록했다. 시즌 종반까지만 해도 평균자책점 수상도 유력했다. 하지만 린드블럼이 9월 4경기에서 평균자책점 5.11의 부진을 보이는 사이 KIA 왼손 에이스 양현종이 호투를 이어가며 역전에 성공했다. 4월까지 6경기에서 승리 없이 5패에 평균자책점 8.01을 기록했던 양현종은 5월 이후 꾸준히 좋은 모습을 보이며 2.29라는 빼어난 성적으로 시즌을 마감했다. SK 마무리 투수 하재훈은 KBO리그 데뷔 첫 해이자 투수 전향 첫 해에 36세이브로 구원 타이틀을 손에 넣었다. 타자 부문에서는 125억 원 포수 양의지(NC)가 지난달 30일 현재 타율 0.353으로 1984년 이만수 이후 35년 만에 포수 출신 타격왕에 올랐다. 양의지는 출루율(0.438)과 장타율(0.577)까지 3관왕을 차지했다. 타격의 팀 키움은 홈런왕(박병호·33개), 타점왕(샌즈·113개), 득점왕(김하성·112개)을 배출했다. 박병호는 메이저리그 진출 전인 2015년(53개) 이후 4년 만에 홈런왕에 복귀했다. KIA의 히트 상품 박찬호는 39개의 도루로 도루왕이 됐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2019-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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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빅리그 가는지도 몰랐던 루키가 53홈런

    6개월 전만 해도 그는 메이저리그에서 뛸 수 있을지조차 불투명한 루키였다. 개막전 로스터(25명)에 포함된다는 소식을 개막 하루 전에 통보받았다. 하지만 6개월 후 그는 홈런으로 메이저리그에 새 역사를 쓴 선수가 됐다. ‘북극곰’ 피트 알론소(25·사진)가 시즌 53번째 홈런을 터뜨리며 메이저리그 사상 신인 최다 홈런 신기록을 세웠다. 알론소는 29일 미국 뉴욕 시티필드에서 열린 애틀랜타와의 안방경기에 2번 타자 겸 1루수로 선발 출전해 2-0으로 앞선 3회말 상대 선발 마이크 폴티뉴비치의 4구째 속구(149km)를 받아쳐 가운데 담장을 넘겼다. 이 홈런으로 알론소는 2017년 신인으로 52홈런을 때린 에런 저지(뉴욕 양키스)를 넘어 신인 최다 홈런의 주인공이 됐다. 7월 올스타전 홈런 더비에서도 우승했던 알론소는 에우헤니오 수아레스(신시내티·49개)에게 4개 차로 앞서며 메이저리그 홈런왕 자리도 예약했다. 알론소는 메이저리그 역사상 신인으로는 처음으로 단독 홈런왕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내셔널리그 신인왕도 유력하다. 대기록 달성 후 눈시울을 붉혔던 알론소는 “믿을 수 없는 일이 일어났다. 정말 많은 분들의 도움 덕에 이 자리에 설 수 있었다”고 말했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2019-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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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추격자 두산, 불가능한 꿈이 현실로

    “이학주, 오오오오오∼, 오오오오오∼, 삼성의 이학주∼.” 28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한화-두산전에서는 뜻밖에 삼성 유격수 이학주가 응원의 중심에 섰다. 연장전을 치르고 있던 1루 측 두산 관중들이 입을 모아 이학주 응원가를 부른 것이다. 직전에 이학주는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SK와의 경기에서 7-7 동점이던 9회말 정영일을 상대로 끝내기 2점 홈런을 쳤다. 두산과 치열한 선두 다툼을 벌이고 있는 SK를 무너뜨린 결정적인 한 방이었다. 연장 10회말 박건우의 끝내기 안타로 7-6으로 승리한 두산은 정규 시즌 2경기씩을 남겨둔 가운데 SK와 함께 공동 선두로 올라섰다. 두산으로서는 122일 만의 1위 복귀였다. 이학주의 홈런 덕분에 두산은 SK보다 훨씬 유리한 위치에 섰다. 승리와 패배, 무승부까지 모두 같지만 상대 전적에서 SK에 9승 7패로 앞서 있기 때문이다. 양 팀의 승률이 같을 경우 상대 전적이 앞선 팀이 우위에 선다. 143번째 경기였던 29일 두산과 SK는 나란히 승리했다. 이로써 정규 시즌 우승의 향방은 마지막 1경기까지 치러야 알 수 있게 됐다. 두산은 이날 서울 라이벌 LG를 상대로 3-0 완승을 거뒀다. SK 역시 로맥의 솔로 홈런 두 방에 힘입어 한화를 2-0으로 꺾었다. 두 팀은 나란히 87승 1무 55패(승률 0.613)로 공동 선두를 유지했다. SK는 30일 한화전에 에이스 김광현을 내세워 시즌 최종전을 치른다. 이 경기에서 패하면 정규 시즌 우승은 두산의 차지가 된다. 이날 이겨도 10월 1일 열리는 NC-두산의 경기를 지켜봐야 한다. 두산은 남은 NC전에서 이기면 자력 우승을 확정짓는다. 한편 29일 잠실 경기에서는 19시즌 연속 LG 유니폼을 입었던 오른손 투수 이동현의 은퇴식이 열렸다. 이동현은 은퇴 경기인 이날 7회 구원 투수로 나서 박세혁을 삼진으로 잡아내 큰 박수를 받았다. 이동현의 은퇴식과 두산의 순위 싸움이 걸린 이날 경기에는 2만5000명의 만원 관중이 입장했다. 이날까지 98만8358명의 관중을 동원한 LG는 30일 롯데와의 마지막 안방경기에서 1만1642명만 더하면 KBO리그 최초로 10년 연속 100만 관중의 대기록을 세우게 된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2019-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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