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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생해서 영광스러운 기록을 만들어준 선수들에게 고마움을 전하고 싶다.” 프로축구 K리그 역대 최다승 사령탑으로 우뚝 선 ‘봉동 이장’ 최강희 전북 감독(59)은 대기록 작성의 기쁨을 선수들과 함께 나누고 싶다고 했다. 은퇴 기로에 놓인 선수, 기량 저하로 방출된 선수 등을 데려와 리그 정상급 선수로 탈바꿈시키는 놀라운 선수 관리 능력을 보여준 최 감독다운 모습이었다. 전북은 25일 강원 춘천송암운동장에서 열린 강원과의 KEB하나은행 K리그1 방문경기에서 2-0으로 승리했다. 전북은 전반 20분 아드리아노와 후반 5분 정혁이 골을 터뜨리며 승리를 이끌었다. 7연승을 달린 전북은 리그 선두(승점 24·8승 1패)를 질주했다. 이날 승리로 통산 211승을 기록한 최 감독은 역대 최연소(만 59세 13일)이자 최단 기간(재임 기간 13년)에 최다승 사령탑이 됐다. 그는 “전북 팬들과 구단이 나를 믿고 나만의 팀을 만들 수 있도록 도와준 덕분에 기록을 세웠다”고 했다. 그는 “오늘은 행복한 마음을 갖겠지만 내일부터는 기록을 의식하지 않고 승리를 위해 집중할 것이다”고 덧붙였다. 한국프로축구연맹에 따르면 최 감독은 200승 이상 감독 중 승률도 독보적으로 앞서 있다. 그는 25일 현재 211승 107무 98패로, 63.6%의 승률(무승부는 0.5승으로 계산)을 기록 중이다. 역대 다승 2위 김정남 전 감독의 승률은 54.7%(210승 168무 159패), 3위 김호 전 감독의 승률은 52.5%(207승 154무 180패)다. 100승 이상을 거둔 감독들을 봐도 60%대의 높은 승률을 기록한 감독은 최강희 감독과 최용수 전 FC서울 감독(64.4%)뿐이다. 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축구는 예측이 불가능한 스포츠다. 특히 월드컵에서는 이변이 일어나는 경우가 많다.” 한국축구대표팀의 주장 기성용(29·스완지시티)은 최근 국제축구연맹(FIFA)과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FIFA 랭킹 61위 한국이 2018 러시아 월드컵 조별리그에서 독일(1위), 멕시코(15위), 스웨덴(23위) 등 강호들과 맞붙지만 주눅 들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그는 “스웨덴과의 조별리그 첫 경기를 이기면 그 다음부터는 무슨 일이 벌어질지 아무도 모른다”고 말했다. 미드필더 기성용은 한국이 16강에 오르기 위해 필요한 ‘3K(Kill Pass, Killer, Killing)’의 핵심 선수다. 상대적으로 전력이 약한 한국은 수비를 두껍게 한 뒤 미드필더 기성용을 중심으로 한 ‘킬 패스’(상대 수비를 무너뜨리는 결정적 패스) 한 방으로 역습을 노릴 가능성이 크다. 유럽축구 통계 사이트 ‘후스코어드닷컴’에 따르면 기성용은 이번 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서 패스 성공률 89%(15위)를 기록하고 있다. 한준희 KBS 해설위원은 “기성용은 롱패스를 통한 공격 전개와 침투 패스를 이용한 찬스 메이킹 등 모든 면에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 경기 템포 조절을 비롯해 수비까지 해줘야 한다”고 평가했다. 자신의 세 번째 월드컵을 앞둔 기성용은 “주장으로 월드컵에 참가한다는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과거 주장이었던 박지성(은퇴) 등에게 솔선수범하는 자세와 정신력을 배운 만큼 16강 진출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기성용은 자신의 패스를 골로 마무리할 ‘킬러’로 손흥민(26·토트넘)을 꼽았다. 그는 “손흥민은 우리 팀의 핵심으로 상대에 위협적인 선수다”라면서 “우리 팀의 공격은 상당 부분 손흥민에게 의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태용 대표팀 감독은 최전방과 윙어로 모두 뛸 수 있는 손흥민의 득점력을 높일 수 있는 전술을 사용할 계획이다. 신 감독은 “손흥민의 소속 팀 토트넘처럼 투톱을 내세운 4-4-2 포메이션 등을 사용할 수 있다. 이러한 득점 환경 속에서 손흥민이 킬러 본능을 발휘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손흥민은 이번 시즌 18골을 터뜨려 두 시즌 연속 두 자릿수 득점을 기록하고 있다. 그는 “축구의 승패는 백지 한 장 차이로 갈린다. 우리가 상대보다 백지 한 장이라도 부족하다고 생각하고 집중력 있게 월드컵을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스웨덴은 힘, 멕시코는 개인기, 독일은 조직력이 강한 팀이다. 이들을 상대로 이변을 일으키기 위해서는 한국 수비진의 안정화가 중요하다. 월드컵에 나설 대표팀 명단이 확정되지는 않았지만 상대 공격수를 ‘킬링’(완벽한 수비)하는 데 능한 수비수 김민재(22·전북)는 최종 엔트리에 포함될 가능성이 크다. 김민재는 올 시즌 K리그1 최소 실점(4실점)인 선두 전북의 수비라인을 이끌고 있다. 김대길 KBSN 해설위원은 “김민재는 홍명보의 발기술과 최진철의 대인방어 능력을 모두 갖춘 수비수다. 체격이 큰데 발도 빠르고 패스 능력도 좋다”고 평가했다. 김민재는 “월드컵에서 세계적 공격수들을 상대하는 것은 어린 시절부터 간직해온 꿈이다. 스타플레이어들을 막아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신 감독은 25일 “선수들과 함께 매일 긴장하면서 월드컵을 준비하고 있다. 팬들도 ‘붉은 악마’가 돼 선수들을 응원해줬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대한축구협회는 러시아 월드컵 응원 슬로건을 ‘We, the Reds!’로 확정했다. 협회는 “2002년 한일 월드컵 때 ‘붉은 악마가 되자(Be the Reds)’는 슬로건을 활용했다. 이제는 모두 붉은 악마가 된 우리 국민이 당당한 자부심을 갖고 응원에 나서겠다는 의미다”라고 설명했다.※ F조 조별리그 일정○ 6월 18일: 한국-스웨덴(21시 니즈니노브고로드 스타디움), 독일-멕시코(0시 모스크바 루즈니키 스타디움)○ 24일: 한국-멕시코(0시 로스토프 아레나), 독일-스웨덴(3시 소치 피시트 스타디움)○ 27일: 한국-독일(23시 카잔 아레나), 멕시코-스웨덴(23시 예카테린부르크 스타디움) 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주위에서 아시아경기 개인전 금메달이 없는 걸 두고 징크스라고 부른다면 이번에 깨버리겠다.” 당당하게 각오를 밝히는 ‘권총 황제’ 진종오(39·KT)의 눈빛은 표적을 노려볼 때처럼 매서웠다. 사격 역사상 최초의 올림픽 3연패(50m 권총)를 이뤄낸 진종오가 갖고 있는 올림픽 금메달은 4개나 된다. 그러나 아시아경기에서는 단체전 금메달 3개를 수집했을 뿐 개인전 금메달과는 인연이 없다. 24일 국제사격연맹(ISSF) 월드컵대회가 열린 창원국제사격장에서 만난 진종오는 “8월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아경기에서는 집중력을 발휘해 개인전 우승을 차지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올해 초 등산을 갔다 사고로 갈비뼈가 부러져 한 달간 훈련을 못했다. 이 때문에 월드컵 대표 선발전에서 4위에 그쳐 정식 출전권(1∼3위)을 획득하지 못했다. 대신 그는 각국 2명에게 주어지는 번외 경기 선수(대회 본선에 나서지만 성적이 순위에 반영되지 않는 선수로 결선 참가 자격 없음)로 경기에 나섰다. 그래도 그는 본선 정식 출전 선수였다면 2위에 해당하는 585점을 쐈다. 진종오는 “최근 컨디션이 올라오고 있기 때문에 국제대회 감각을 되찾으면 (아시아경기에서) 좋은 성적을 노릴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진종오는 아시아경기에서 10m 공기권총만 출전이 확정됐다. 주 종목 50m 권총은 올림픽에 이어 아시아경기에서도 폐지됐다. 진종오는 이 종목 폐지를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기존 입장을 다시 한번 강조했다. “ISSF와 국제올림픽위원회(IOC)의 결정을 받아들일 수 없다. 가장 자신 있는 50m 권총이 폐지돼 속이 많이 상한다. 50m 권총 종목만 연습해 온 선수들의 (올림픽 등) 출전 기회가 없어진 것은 형평성에 어긋난다고 생각한다. 선수는 을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 아시아경기에서 신설된 10m 공기권총 혼성은 출전자가 확정되지 않았다. 대한사격연맹에 따르면 아시아경기조직위원회에서 개인전 출전자(2명) 중에 혼성 출전자를 선발해야 한다는 방침을 세우면 개인전 선발전 1위 이대명(경기도청)과 2위 진종오 중 한 명이 혼성에 나선다. 반면 개인전과 별도의 혼성 출전자를 선발한다면 국내 혼성 선발전 1위 김청용(KT)이 출전한다. 진종오는 “혼성 종목에 출전하고 싶은 마음이 크다. 남녀가 같이 경기를 한다는 것 자체가 눈길을 끌 것 같다”고 말했다. 올해 창원국제사격장에서는 세계사격선수권대회(8월 31일∼9월 15일)도 열린다. 한국은 1978년 서울 대회에 이어 40년 만에 사상 두 번째로 세계사격선수권을 개최한다. 창원=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선두에 4타 뒤진 공동 9위로 최종 3라운드에 들어간 이소영(21·롯데·사진)은 마지막 그룹보다 40분가량 일찍 경기를 마쳤다. 쾌조의 컨디션 속에 버디 6개와 보기 1개로 5타를 줄여 선두(9언더파)로 경기를 마친 이소영은 초조하게 경쟁자들의 경기를 지켜봤다. 마지막 추격자였던 장하나가 18번홀(파4)에서 샷 이글에 실패하고 나서야 이소영의 얼굴에 웃음꽃이 피었다. 우승이 확정된 그는 동료들로부터 ‘생수 세례’를 받으며 기쁨을 만끽했다. 이소영은 22일 경남 김해 가야CC(파72)에서 끝난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넥센 세인트나인 마스터스에서 최종 합계 9언더파 207타로 우승했다. 신인이었던 2016년 7월 초정탄산수 용평리조트 오픈 우승 이후 1년 9개월 만에 투어 통산 2승을 기록했다. 이소영은 “스코어보드를 보지 않고 내 플레이에만 집중한 것이 우승으로 이어졌다”면서 “메이저 대회에서 1승을 더 추가하고 싶다”고 말했다. 전날 선두였던 조윤지(최종 공동 12위)와 2위였던 장하나(최종 공동 2위)가 각각 4오버파와 이븐파로 부진한 사이 이소영은 4개의 파5홀에서 모두 버디를 낚으며 역전 우승의 발판으로 삼았다. 또한 그는 전날 벌에 쏘인 오른쪽 팔에 불편을 느끼는 가운데서도 끝까지 집중력을 유지했다. 이소영은 “샷을 할 때마다 간지러워서 팔을 붙잡고 있었다. 하지만 우승을 했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행운의 벌이었던 것 같다”며 웃었다. 이소영은 우승 상금 1억2000만 원을 받았다. 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미국 가수 핏불과 크리스티나 아길레라가 부른 노래 ‘Feel This Moment(이 순간을 느껴라)’가 빙판 위에 울려 퍼지자 ‘피겨스케이팅 요정’ 알리나 자기토바(16)와 예브게니야 메드베데바(19·이상 러시아)는 신나게 몸을 흔들었다. 2월 평창 겨울올림픽에서는 라이벌로서 뜨거운 승부를 펼쳤던 둘이다. 하지만 승패와 관계없는 무대에서 이들은 항상 붙어 다니며 친분을 과시했고, 셀카를 찍으며 한국에서의 추억 만들기에 나섰다. 메드베데바는 “자기토바와 3년 정도 함께 훈련해 사이가 좋다”면서 “열광적이면서도 매너가 좋은 한국 팬들을 다시 만나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평창 올림픽 피겨 여자 싱글에서 각각 금, 은메달을 딴 자기토바와 메드베데바는 20일부터 22일까지 서울 목동아이스링크에서 열리는 아이스쇼 ‘인공지능 LG ThinQ 아이스 판타지아 2018’에 참가하기 위해 한국을 찾았다. 이 행사는 한국 남자 싱글의 희망 차준환(17)의 소속사인 브라보앤뉴가 주최한다. 19일 리허설을 마친 자기토바와 메드베데바의 얼굴에는 미소가 가득했다. 둘은 올림픽에서 좋은 기억을 남긴 한국을 다시 방문해 설렌다고 했다. 자기토바는 “메드베데바와 나는 한국 화장품을 굉장히 좋아한다. 모스크바에서도 (한국 화장품을) 살 수 있지만 종류가 많지 않아 아쉽다”며 웃었다. 메드베데바는 한국 가수 엑소와 방탄소년단의 팬이다. 그는 경기를 앞두고 케이팝을 들으면서 긴장을 푼다. 메드베데바는 “이번 아이스쇼에서 사용되는 모든 케이팝의 가사를 외우고 있다”고 말했다. 올림픽을 성공적으로 마친 둘이지만 올림픽 이후에는 힘든 시간을 보냈다. 메드베데바는 발 부상 치료를 위해 3월 열린 세계선수권에 불참했다. 자기토바는 세계선수권에서 장기인 점프에서 실수를 범하며 5위에 그쳤다. 자기토바는 “올림픽 기간부터 최근까지 키가 5cm나 자라면서 점프에 어려움을 겪었다. 하지만 나는 이러한 어려움을 충분히 극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현재 국제빙상경기연맹(ISU)에 등록된 자기토바의 키는 156cm다. 메드베데바는 “부상에서 많이 회복했다. 다음 달 8일부터는 점프 연습도 다시 시작할 수 있다”고 말했다. 피겨계에서는 2018∼2019시즌에 자기토바와 메드베데바가 유지해 온 ‘양강 구도’가 무너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두 선수의 강점은 고득점에 유리한 난도 높은 트리플(3회전) 점프를 한 프로그램에서 여러 개 성공시킬 수 있다는 것이지만 ISU는 새 시즌부터 점프의 난도보다 완성도를 중시하는 채점 규정을 마련할 예정이다. 여기에 쿼드러플(4회전) 점프를 장착한 알렉산드라 트루소바(14·러시아) 등 신예들의 성장도 무섭다. 메드베데바는 “채점 규정의 변화는 편안하게 받아들일 생각이다”라고 말했다. 러시아 후배들의 성장에 대해서는 “선배를 뛰어넘는 후배의 등장은 모든 종목에서 일어나는 현상이다. 나도 4회전 점프를 연습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경기 종료 4.3초 전. 79-77로 근소하게 앞선 상황에서 DB의 파울 작전으로 자유투를 얻은 SK 김선형(30)은 극도의 긴장감 속에 첫 번째 자유투를 던졌지만 실패했다. 팬들은 물론 문경은 SK 감독(47)도 안타까운 탄식을 쏟아냈다. 김선형은 크게 숨을 내쉬고 림을 노려본 뒤 두 번째 슛을 시도했다. 이번에는 공이 림을 깨끗하게 통과했고, 문 감독은 주먹을 불끈 쥐었다. 3점 차 SK의 리드. DB 디온테 버튼이 빠르게 상대 진영으로 넘어가 3점슛을 던졌지만 림을 벗어났다. SK가 18년 만에 프로농구 정상에 올라서는 순간이다. 안정적 경기 운영과 악착같은 수비를 보여준 SK 주장 김선형(7득점 2블록슛 1어시스트)은 우승 트로피를 번쩍 들어 올리며 포효했다. 그는 “압박감 속에서 슛을 쏘는 이미지 트레이닝을 많이 해왔다. 첫 번째 슛을 놓쳤기 때문에 두 번째는 성공 확률이 더 높다고 스스로 생각했다”고 말했다. SK는 18일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DB와의 2017∼2018 정관장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7전 4선승제) 6차전에서 80-77로 이겼다. 4승 2패를 기록한 SK는 1999∼2000시즌 이후 팀 통산 두 번째 챔프전 우승을 이뤄냈다. 이날 양 팀 최다인 22득점을 몰아 넣은 SK 테리코 화이트는 기자단 투표 95표 중 64표를 얻어 최우수선수(MVP)에 선정됐다. 외국인 선수가 챔프전 MVP가 된 것은 15년 만. 화이트는 “챔프전에서 어려울 때도 있었지만 리더인 김선형이 고개 숙이지 않도록 힘을 불어넣어 줬다”고 말했다. 챔프전 초반 2연패로 사기가 떨어졌던 SK의 분위기를 바꾼 선수가 김선형이다. 그는 연장 접전이 펼쳐진 3차전에서 결정적 득점으로 전세를 뒤집었다. 연장전에서 그가 하프라인부터 15m를 드리블한 뒤 상대 수비 너머로 던진 볼은 높은 포물선을 그리다 림에 들어갔다. 경기 종료 3초 전에 나온 기막힌 득점으로 SK는 101-99로 이겼다. 김선형의 ‘한 방’으로 기사회생한 SK는 이후 한 번도 지지 않고 왕좌에 올랐다. 역대 챔프전에서 먼저 2패를 한 팀이 4연승으로 우승한 것은 SK가 처음이다. 김선형은 “6차전을 앞두고 ‘1승이면 우승이다’라는 생각보다 ‘이번에 지면 끝난다’는 생각으로 경기에 임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런 글귀를 동료들에게도 공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2년 차 주장인 그는 구심점 역할을 했다. 2연패 후 그는 동료들과 함께 숙소 인근 커피숍에 모여 패인을 분석하고 전술 토의를 했다. 문 감독은 “선형이에게 ‘네 실력은 의심의 여지 없이 최고다. 동료들까지 이끌 수 있는 선수가 돼야 한다’고 부탁했다. 그가 PO에서 내 지시를 성실히 수행한 덕분에 정상에 설 수 있었다”고 말했다. 김선형은 “이번 시즌 부상으로 한동안 팀에 도움이 되지 못했다. 늦게 합류한 만큼 PO에서 제 몫을 다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 10월 모비스전에서 오른쪽 발목을 다쳐 인대 접합 수술을 받았다. 정규리그 45경기를 빠진 그는 2월 28일 KGC와의 경기를 통해 134일 만에 코트를 밟았다. 고된 재활을 이겨낸 그는 부상 전과 같은 돌파력을 앞세워 팀 공격을 이끌었다. SK 관계자는 “PO 기간에도 김선형은 숙소에서 홀로 발목 관절 운동을 하며 수술 부위를 관리했다”고 말했다. 김선형은 “경기 종료 버저가 울리자 재활 기간이 떠올라 눈물이 났다”면서 “우승이 이렇게 좋은지 몰랐다. 아시아경기 금메달보다 기쁜 것 같다”며 활짝 웃었다.정윤철 trigger@donga.com·임보미 기자}

“(손)흥민이가 그만 울었으면 좋겠어요. 이제 눈물이 아닌 환희의 순간을 함께해야죠.” 한국축구대표팀 에이스 손흥민(26·토트넘)과 목표를 달성한 뒤 홀가분하게 감격의 하이파이브를 나누는 것은 신태용 감독(48)이 꿈꾸는 순간 중 하나다.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는 실패했다. 당시 손흥민은 온두라스와의 8강전에서 수차례 득점 기회를 놓쳤고 한국은 0-1로 졌다. 손흥민은 2014 브라질 월드컵 조별리그에서 탈락했을 때처럼 굵은 눈물을 쏟아냈고 신 감독은 하이파이브 대신 위로를 건넸다. 신 감독은 2018 러시아 월드컵에서는 애제자인 손흥민이 활짝 웃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17일 경기 성남시 자택 인근에서 만난 신 감독은 “손흥민에게 거는 기대가 크다. 이번 월드컵을 통해 그는 스스로 월드클래스 선수라는 것을 입증해야 한다”고 말했다. 신 감독은 ‘공격 축구’를 좋아하는 사령탑이다. 2골을 내줘도 3골을 넣어 이기면 된다는 철학이다. 하지만 그는 16강 진출이라는 1차 목표 달성을 위해 생각을 바꿨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61위 한국은 독일(1위), 멕시코(15위), 스웨덴(23위) 등 강호와 본선 F조에 속했다. 신 감독은 “세계적 강호를 상대로 많은 골을 넣는 것보다 실점을 최소화하는 경기 운영이 더 쉽고 실리적이다. 수비를 두껍게 한 뒤 역습을 해야 하는데 이때 골 결정력이 뛰어난 손흥민 등의 활약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손흥민은 이번 시즌 토트넘에서 18골을 터뜨렸다. 신 감독은 “월드클래스가 되려면 팀의 중심으로 꾸준히 활약하고 대표팀을 세계무대에서 이끌어줘야 한다. 기량이 무르익은 손흥민에게는 러시아 월드컵이 기회다”고 말했다. 그동안 손흥민은 소속팀에 비해 대표팀에서는 제 몫을 다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는 최근 A매치(국가대표 간 경기) 3경기 무득점이다. 신 감독은 1월 영국 런던에서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토트넘 감독(46)과 만나 최전방과 측면 등 손흥민의 포지션에 대한 고민을 나눴다. 신 감독은 “토트넘식 4-4-2 전술 등 손흥민이 슈팅 능력 등을 살릴 수 있는 환경은 만들어 줄 것이다. 하지만 골을 터뜨리는 것은 선수의 몫이기 때문에 손흥민이 해결사 본능을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신 감독은 “스웨덴 멕시코와의 본선 1, 2차전에 사생결단의 각오로 나설 것”이라고 했다. 세계 최강 독일과의 3차전에서 승리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쉽지 않기 때문에 스웨덴 멕시코를 상대로 최대한 많은 승점을 챙긴 뒤 독일과 만나겠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대표팀은 스웨덴과 멕시코 전력 분석에 집중하고 있다. 신 감독은 “스웨덴은 ‘바이킹의 후예’라는 말처럼 힘이 강하고 체격 조건이 좋다. 빠른 스피드로 스웨덴 선수들의 둔탁한 움직임을 공략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근 스웨덴은 A매치 116경기에서 62골을 넣은 공격수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37)의 복귀설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신 감독은 “한동안 대표팀에 빠져 있던 선수의 합류로 스웨덴의 조직력이 와해될 수 있다”고 말했다. 멕시코를 상대로는 리우 올림픽 때의 좋은 경험을 살려 승리하겠다는 각오다. 당시 올림픽 대표팀은 조별리그 3차전에서 멕시코를 1-0으로 꺾었다. 신 감독은 “멕시코처럼 개인기가 뛰어난 팀에 주도권을 내주면 그들은 실력 이상의 경기력을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경고를 받지 않는 수준에서 강하게 상대를 밀어붙일 선수가 필요하다. 상대의 신경을 긁어줄수록 승산이 생긴다”고 말했다. 독일은 탄탄한 조직력과 팀워크가 강점이다. 2006년부터 요아힘 뢰프 감독(58)의 오랜 지도를 받아왔기 때문이다. 뢰프 감독과 비슷한 검은색 양복바지에 꽉 끼는 흰색 와이셔츠를 즐겨 입는 신 감독의 복장은 독일 언론으로부터 주목을 받기도 했다. 신 감독은 “뢰프 감독과는 조 추첨식 때도 얘기를 나눴다. 한 조에 속한 뒤에 서로 쓴웃음을 지으며 ‘둘 다 좋은 성적을 내보자’고 말했다”면서 “독일은 ‘거대한 벽’이지만 1, 2차전을 성공적으로 치러낸 뒤 편하게 맞붙고 싶다”고 말했다. 신 감독은 다음 달 14일 월드컵 최종 엔트리를 발표한다. 그는 “현재 엔트리의 80% 정도는 완성했다. 나머지 20%는 내가 지휘하는 대표팀을 거쳐 간 선수 가운데 부상에서 회복 중인 선수 등을 놓고 저울질하고 있다. 한 번도 실험해 보지 않은 선수 중 ‘깜짝 발탁’은 없다”고 말했다. 현역 시절 월드컵과 인연이 없었던 신 감독에게 러시아 월드컵은 뜻깊은 무대다. 최근 한쪽 눈이 침침해지는 증상까지 생긴 그이지만 최상의 결과를 위해 참아내고 있다. 그는 “월드컵 최종 엔트리는 23명이지만 감독은 1명뿐이다. 더 어려운 기회를 잡은 만큼 ‘공은 둥글다’는 생각으로 이변을 만들어 내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성남=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내가 2018 러시아 월드컵에서 경기를 뛸 가능성은 아주 크다.” 스웨덴의 레전드 공격수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37·LA 갤럭시·사진)는 16일 자신의 트위터에 이런 글을 올리면서 스웨덴 국가대표팀 복귀에 대한 강한 의지를 보였다. 그가 글과 함께 남긴 해시태그는 ‘#FifaWorldCup2018’이었다. 이브라히모비치는 2016년 스웨덴이 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 16강 진출에 실패한 뒤 대표팀에서 은퇴했다. 지난 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소속이었던 그는 무릎 부상을 당하는 등 부진에 빠져 현역 은퇴 수순을 밟게 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왔다. 하지만 그는 올해 3월 미국 프로축구 LA 갤럭시로 이적한 뒤 리그 3경기에서 3골을 터뜨리며 부활에 성공했다. 컨디션을 완벽히 회복한 그는 대표팀 복귀까지 희망하고 있다. 이브라히모비치는 A매치 116경기에서 62골을 터뜨렸다. 이브라히모비치는 최근 자국 언론 인터뷰에서 “대표팀이 그립다. 아직 내가 잘 뛸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모든 가능성은 열려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브라히모비치는 몸싸움이 뛰어나면서도 유연하기 때문에 다양한 동작으로 골을 터뜨려 왔다. 특히 태권도를 배운 그는 태권도 발차기를 연상시키는 슈팅을 시도해 눈길을 끌었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이브라히모비치는 17세 때 고향인 스웨덴 남부 항구 도시 말뫼에서 태권도를 배웠다. 현재 그는 태권도 유단자로 2010년에는 이탈리아 태권도 국가대표팀으로부터 명예 검은 띠를 받기도 했다. 기술과 경험을 모두 갖춘 이브라히모비치가 대표팀에 복귀하면 러시아 월드컵 본선 F조 조별리그 1차전에서 스웨덴을 상대하는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에 부담이 될 수 있다. 한준희 KBS 해설위원은 “이브라히모비치는 예측 불가능한 골을 터뜨리는 공격수다. 창의성이 떨어지는 스웨덴 대표팀에 이브라히모비치가 합류하면 공격의 다양성이 증가해 우리 수비진에 부담으로 작용한다”고 분석했다.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한국 여자농구의 ‘대들보’로 성장 중인 박지수(20·193cm·사진)가 미국여자프로농구(WNBA) 신인 드래프트에서 전체 17순위로 지명됐다. 13일 열린 WNBA 신인 드래프트에서 미네소타 링크스는 박지수를 2라운드 5순위(전체 17순위)로 호명했다. 이후 미네소타는 박지수를 라스베이거스 에이시스로 트레이드했다. 박지수가 미국 무대에 진출하면 라스베이거스에 입단하게 된다. 한국 선수가 WNBA 신인 드래프트에 지명된 것은 2003년 정선민(현 신한은행 코치)이 시애틀 스톰에 1라운드 8순위로 지명된 후 두 번째다. 박지수는 지난 시즌 국내 여자프로농구에서 평균 14.2득점, 12.9리바운드를 기록했다. 그는 박상관 전 명지대 농구부 감독과 배구 청소년 대표 출신 이수경 씨의 딸이다. 박지수는 드래프트 신청을 하지 않았지만 WNBA 팀의 지명을 받았다. 박지수의 소속 팀인 KB스타즈 관계자는 “미국 국적이 아닌 만 20세 이상 선수는 신청을 하지 않아도 WNBA 신인 드래프트 대상자가 된다. 선수가 당장 구단과 계약하지 않아도 구단은 향후 선수가 WNBA 진출을 선언할 경우 우선 계약할 수 있는 권리를 갖게 된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KB스타즈와 5년 계약을 맺은 박지수가 한미 리그에서 뛰는 상황이 될 수도 있다. WNBA는 여름(한국 기준)에 시즌이 열려 국내 겨울 리그와 겹치지 않는다. KB스타즈 관계자는 “갑작스럽게 지명이 이뤄졌다. 선수와 WNBA 진출 여부 등에 대해 논의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박지수는 “WNBA는 학창 시절부터 꿈꿔 왔던 무대이기 때문에 뛰어 보고 싶다. 미국은 센터의 체력 안배가 잘 이뤄지기 때문에 한미 리그를 모두 뛰는 것도 괜찮은 선택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득점을 성공시킨 크리스티아누 호날두(33·레알 마드리드)는 유니폼 상의를 벗고 팬들 앞으로 달려갔다. 그러고는 만화 캐릭터 ‘헐크’ 같은 자세로 탄탄한 상체 근육을 자랑하며 포효했다. 유니폼 탈의로 경고를 받았지만 개의치 않았다. 이 골로 소속팀 레알 마드리드(레알·스페인)가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4강에 올랐기 때문이다. 레알은 12일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린 유벤투스(이탈리아)와의 2017∼2018 UEFA 챔피언스리그 8강 2차전 안방경기에서 1-3으로 졌다. 하지만 1차전을 3-0으로 이겼던 레알은 1, 2차전 합계 4-3으로 4강 진출에 성공했다. 레알은 대회 3연패에 대한 꿈을 이어갔다. 유벤투스는 이날 마리오 만주키치(2골)와 블레즈 마튀이디(1골)의 골로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1, 2차전 합계 3-3으로 경기가 끝나면 양 팀은 연장전에 돌입해야 했다. 하지만 레알은 후반 추가시간에 페널티박스 안에 있던 루카스 바스케스가 상대의 거친 몸싸움에 넘어지면서 반칙을 얻었다. 키커로 나선 호날두는 강력한 오른발 슈팅으로 페널티킥을 성공시켰다. 전날 그의 라이벌 리오넬 메시(31)는 8강전에서 무득점에 그쳐 FC 바르셀로나의 탈락을 막지 못했지만 호날두는 ‘해결사’다운 모습을 보였다. 호날두는 자신의 UEFA 챔피언스리그 150번째 경기에서 통산 120골을 기록했다. 또 그는 챔피언스리그 11경기 연속 득점으로 대회 15호 골(1위)을 기록했다. 스포츠 통계업체 OPTA에 따르면 호날두는 챔피언스리그 한 시즌 최다 골 1∼3위를 독식했다. 이번 시즌 기록은 이 부문 3위(15골·12일 현재)다. 1, 2위는 호날두가 각각 2013∼2014시즌(17골), 2015∼2016시즌(16골)에 세운 기록이다. 라이벌 메시는 2011∼2012시즌에 기록했던 14골로 3위에 올라 있었으나 4위로 밀렸다. 결승까지 진출할 경우 호날두는 3경기를 더 치를 수 있다. 올 시즌 10경기에서 15골을 넣어 경기당 1.5골을 기록하고 있는 호날두는 자신의 역대 최다 골인 17골을 넘어서 새 역사를 쓸 가능성도 충분하다. 한편 페널티킥 때문에 4강 진출에 실패한 유벤투스는 반발했다. 유벤투스 베테랑 골키퍼 잔루이지 부폰(40)은 페널티킥 판정에 항의하다 퇴장당했다. 그는 “심판의 판정은 킬러 같은 행위였다. 심장이 있어야 할 위치에 쓰레기통이 있는 심판이 형편없는 판정을 내렸다”며 격분했다. 안드레아 아녤리 유벤투스 회장은 “UEFA가 심판 교육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 우리가 돕겠다”며 비꼬았다. 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축구의 신’ 리오넬 메시(31·사진)는 넋이 나간 듯한 표정을 지었다. 믿기지 않는 패배를 당한 FC 바르셀로나(스페인·바르사) 선수들은 그라운드에 털썩 주저앉았다. 바르사와 AS로마(이탈리아)의 2017∼2018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8강 2차전 경기가 열린 11일 이탈리아 로마의 스타디오 올림피코 경기장.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1차전에서 4-1로 승리했던 바르사는 4강행에 유리한 고지를 선점한 상태로 이날 경기에 나섰다. 바르사는 메시와 루이스 수아레스 등 이번 시즌 팀을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무패 1위’(24승 7무)로 이끌고 있는 최정예 공격진을 출격시켰다. 하지만 AS로마는 탄탄한 수비 조직력과 날카로운 역습 능력을 앞세워 바르사를 무너뜨렸다. 경기 시작 6분 만에 에딘 제코가 왼발 슈팅으로 선제골을 뽑아낸 AS로마는 후반 13분 주장 다니엘레 데로시가 페널티킥으로 1골을 추가했다. 기세가 오른 AS로마는 후반 37분 코너킥 상황에서 수비수 코스타스 마놀라스가 헤딩슛으로 세 번째 골을 터뜨렸다. 안방에서 열린 2차전을 3-0으로 이긴 AS로마는 1, 2차전 합계 4-4로 바르사와 동률을 이뤘고, ‘방문경기 다득점 우선 원칙’에 따라 바르사를 누르고 4강 진출에 성공했다. 바르사는 이날 패배로 3시즌 연속 UEFA 챔피언스리그 4강 진출에 실패했다. 에이스 메시는 부정확한 프리킥 등 골 결정력이 떨어지는 모습을 보였다. 유럽축구 통계사이트 ‘후스코어드닷컴’은 메시에게 6.6점(10점 만점)의 낮은 평점을 줬다. 한편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선두 맨체스터 시티와 3위 리버풀의 8강전 2차전에서는 리버풀이 2-1로 이겨 합계 5-1로 4강에 올랐다. 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SK의 주득점원인 제임스 메이스(32·200.6cm)는 DB 로드 벤슨(34·206.7cm)과 골밑에서 몸싸움을 벌일 때마다 심판을 쳐다보는 등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 DB와의 챔피언결정전 1차전에서도 경기 초반부터 흥분해 9득점에 그친 메이스였다. 이상범 DB 감독은 벤슨을 승리의 키를 쥔 선수로 꼽았다. 그는 “나이가 들면서 벤슨의 운동 능력은 떨어졌다. 하지만 그는 영리한 위치 선정 등 노련함으로 메이스를 막고 있다”고 말했다. 벤슨의 적극적 수비에 고전한 메이스는 10일 원주체육관에서 열린 DB와의 2017∼2018 정관장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7전 4승제) 2차전에서도 골밑슛을 여러 차례 놓쳤다. 최종적으로 27점을 넣었지만 대부분 미들슛이거나 벤슨이 빠진 4쿼터(8점)에 넣은 득점이다. 리바운드는 6개에 불과했다. 반면 17점을 넣은 벤슨은 양 팀 최다인 15개의 리바운드를 낚아채며 골밑을 지켰다. 또한 그는 힘차게 손을 흔들어 안방 팬들의 응원을 유도하는 등 분위기 메이커 역할도 톡톡히 했다. 벤슨이 골밑을 장악한 DB는 SK를 94-89로 꺾고 챔프전 2승을 기록했다. 역대 챔프전에서 1, 2차전을 이긴 팀의 우승 확률은 90%에 달한다. 에이스 두경민이 경기 시작 후 14초 만에 오른쪽 무릎을 다쳐 물러났지만 DB는 강한 뒷심을 보였다. 전반을 41-47로 뒤진 DB는 3쿼터 들어 디온테 버튼(39득점)과 서민수의 외곽포를 앞세워 전세를 뒤집었다. 3쿼터에 버튼은 3점슛 3개를 포함해 20점을 몰아넣었다. 1차전 3쿼터에도 20점을 퍼부은 버튼은 ‘3쿼터의 사나이’가 됐다. 서민수는 3개의 3점슛 등 3쿼터에만 11점을 넣었다. 3쿼터까지 75-66으로 앞선 DB는 4쿼터에 김주성을 투입하는 등 높이를 강화해 승리를 지켜냈다. 신인 가드 이우정도 12점(3어시스트)으로 깜짝 활약하며 두경민의 공백을 메웠다. 이번 시즌을 끝으로 은퇴할 계획인 벤슨은 “원주(DB의 전신 동부 포함)에서는 챔프전 우승이 없다. 다리가 부러져도 뛰겠다는 정신력을 가지고 경기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이 감독은 “벤슨을 비롯해 모든 선수가 승리에 대한 강한 의지로 어려움을 극복하고 있어 뿌듯하다”고 말했다. 3차전은 12일 SK 안방인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다. 원주=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18번홀(파4)에서 패트릭 리드(28·미국)의 6m 버디 퍼팅은 홀을 지나쳤다. 우승을 확정지으려면 파 세이브를 해야 했다. 머리카락이 쭈뼛 설 만한 상황에서 그는 침착했다. ‘네가 긴장된다면 그것은 우승할 준비가 됐다는 것’이라는 말을 좌우명으로 삼는 리드. 그는 90cm 파 퍼팅을 성공시킨 뒤 주먹을 불끈 쥐며 환호했다. 길지 않은 골프 인생에서 숱한 역경을 정면 돌파해온 리드가 생애 첫 메이저 우승을 차지한 순간이다. 리드는 9일 미국 조지아주 오거스타내셔널골프클럽(파72)에서 끝난 마스터스에서 15언더파 273타로 우승했다. 2위 리키 파울러(14언더파)와 3위 조던 스피스(13언더파·이상 미국)의 거센 추격을 뿌리치고 그린재킷을 품었다. 2016년 8월 더 바클레이스 우승 이후 슬럼프에 빠졌던 리드는 1년 8개월 만에 미국프로골프(PGA)투어 통산 6승을 기록했다. AP통신은 “‘캡틴 아메리카’ 리드가 가장 값진 타이틀을 얻었다”고 평가했다. 이 별명은 리드가 2016년 라이더컵(미국과 유럽의 골프대항전)에서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와의 싱글 매치를 승리하는 등 미국의 우승을 이끌며 얻었다. 전날 2위에 오른 매킬로이는 리드와 동반 플레이를 하며 커리어그랜드슬램을 노렸지만 2오버파로 부진해 공동 5위(9언더파)로 대회를 마쳤다. 메이저 왕좌에 오른 리드지만 동시에 그는 ‘가장 인기 없는 챔피언’으로도 불린다. 미국 언론에 따르면 4라운드에서 리드보다 매킬로이를 응원한 갤러리가 많았다. 지명도가 떨어지는 데다 그동안 각종 구설이 끊이지 않았기 때문. 리드는 오거스타내셔널골프클럽 인근에 위치한 오거스타 스테이트대를 졸업했다. 원래 스포츠 명문 조지아대에 입학했던 그는 1년 생활한 뒤 쫓겨나 학교를 옮겨야 했다. 미국 골프닷컴은 “리드가 동료의 물건을 훔치고 연습경기 중 스코어를 속여 쫓겨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리드는 ‘음주 적발로 학교를 그만두게 됐다’고 해명한다”고 전했다. 개인주의 성향이 강한 그는 오거스타 스테이트대에서도 스코어 표기에 대한 팀 수칙 위반 등으로 퇴출 위기에 몰리기도 했지만 2010, 2011년에 동료들과 함께 두 차례 내셔널 챔피언십 우승을 차지하며 명예를 회복했다. 어린 시절 부모에게 학대를 받았다고 주장하는 리드는 2011년 대학 졸업 후 부모와 의절한 것으로 알려졌다. 2012년 결혼식 때 가족을 초청하지도 않았다. 2014년 US오픈에서는 가족들이 대회장을 찾았으나 경찰을 불러 내쫓기도 했다. 그는 아내 저스틴과의 사이에 1남 1녀를 뒀다. 리드는 지나친 자신감과 돌출 행동 때문에 비판을 받기도 했다. 그는 2014년 월드골프챔피언십에서 우승한 뒤 “나는 세계 톱5 안에 드는 선수다. 타이거 우즈 이후 이런 성과를 낸 선수는 없다”고 말해 건방지다는 평가를 받았다. 마스터스 우승 후 리드는 특유의 당당함을 되찾았다. “오랜만에 우승을 해 더 강한 정신력을 갖게 됐다. 주위의 비난에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 흔들리지 않고 골프만 제대로 하면 된다.” 세계 랭킹 24위였던 리드는 마스터스 우승으로 세계 11위로 뛰어올랐다. 리드가 우상으로 꼽는 타이거 우즈(43·미국)는 4라운드에서 3타를 줄이면서 공동 32위(1오버파)로 대회를 마쳤다. 이번 대회에 출전한 유일한 한국 선수 김시우(23)는 공동 24위(1언더파)에 올랐다.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이번 주(마스터스 대회 기간)에 조금 더 잘했으면 좋았을 뻔했다. 내일(최종 4라운드)은 더 잘 쳐서 이븐파나 언더파로 대회를 마치고 싶다.” 3년 만에 마스터스에 복귀해 우승 후보로까지 거론됐던 타이거 우즈(43·미국)지만 성적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2라운드까지 공동 40위로 컷을 통과한 우즈는 8일 미국 조지아주 오거스타내셔널골프클럽(파72)에서 열린 3라운드에서 이븐파로 중간합계 4오버파(공동 40위)를 기록했다. 2014년부터 4차례 허리 수술을 받은 우즈(세계 103위)는 올 시즌 기량을 회복하고 있지만 아직 톱 랭커들과 우승 경쟁을 벌이기에는 부족한 모습이었다. 티샷이 흔들리면서 3라운드 페어웨이 안착률은 29%로 전체 평균(67%)에 미치지 못했다. 또한 스코어를 줄여야 할 파5 4개 홀에서 오히려 보기 2개를 기록하며 타수를 잃었다. 5번째 그린재킷과는 멀어졌지만 우즈는 유종의 미를 다짐했다. 우즈가 목표인 이븐파 혹은 언더파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4타 이상을 줄여야 한다. 이번 대회에서 언더파를 한 번도 기록하지 못한 우즈는 “마스터스에서 다시 경기를 할 수 있다는 것도 놀라운 일이다. 문제가 뭔지 알고 있고 고치려고 노력 중이다”라고 말했다. 성적은 아쉬웠지만 우즈의 인기는 최고였다. 미국 CNBC에 따르면 우즈가 출전한 4라운드 티켓의 온라인 재판매 가격은 지난해보다 19% 오른 2195달러(약 235만 원)까지 치솟았다. 미국 골프위크는 “1라운드를 중계한 ESPN의 시청률은 2.2%로 (우즈가 참가하지 않은) 지난해에 비해 시청률이 40% 올랐다”고 밝혔다. 우즈를 우상으로 삼고 있는 한국의 ‘영건’ 김시우(23)도 골프 명인들과 당당히 맞섰다. 지난해 생애 첫 마스터스에서 컷 탈락의 아픔을 겪었던 그는 올해는 우즈와 같은 공동 40위로 컷을 통과한 뒤 3라운드에서는 4타를 줄여 공동 21위까지 순위를 끌어올렸다. 김시우는 “1차 목표인 컷 통과를 이뤄내 자신감이 붙었다. 공격적인 플레이로 톱10을 노리겠다”고 말했다. 값진 컷 통과 기록도 나왔다. 미국의 노장 프레드 커플스(59)는 통산 30번째 컷 통과에 성공했다. 커플스는 게리 플레이어(83·남아프리카공화국)와 함께 마스터스 최다 컷 통과 공동 2위를 기록했다. 1위는 37회 컷 통과를 작성한 잭 니클라우스(78·미국)다. 한편 3라운드까지 14언더파 202타를 기록한 패트릭 리드(미국)가 단독 선두에 올라 생애 첫 메이저 챔피언의 희망을 부풀렸다. 커리어 그랜드슬램에 도전하는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가 3타 차 2위(11언더파)로 리드를 쫓았다. 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남자 컬링 대표팀이 사상 처음으로 세계선수권 4강 진출의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다. 한국(세계 16위)은 8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남자컬링선수권 6강 플레이오프(PO)에서 노르웨이(세계 3위)를 7-5로 꺾고 4개 팀이 맞붙는 준결승에 올랐다. 한국 남자 컬링이 세계선수권 준결승에 진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국 대표팀은 2018 평창 겨울올림픽에 나섰던 선수들로 이뤄졌다. 경북체육회 소속인 김창민(스킵), 성세현(서드), 이기복(리드), 김민찬(세컨드), 오은수(후보)가 출전했다. 평창 올림픽에서는 7위에 그쳤지만 이번 대회에서는 강한 집중력으로 돌풍을 일으켰다. 노르웨이전에서 스킵 김창민은 85%의 높은 샷 성공률을 기록했다. 예선 4위였던 대표팀은 준결승에서 예선 1위인 강호 스웨덴(세계 2위)에 연장 접전 끝에 8-9로 패했다. 김창민은 “준결승이라는 압박감 때문에 경기를 즐기지 못했다. 동메달 결정전에서는 편한 마음으로 나서겠다”고 말했다. 한국은 스코틀랜드(예선 2위·세계 6위)와 동메달 결정전에서 세계선수권 첫 메달 획득에 도전한다. 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그린재킷을 걸치고 마스터스의 일부로 영원히 남고 싶다.” 메이저 대회 7승 중 4승을 마스터스에서 따낸 ‘오거스타의 사나이’ 아널드 파머(미국)는 2016년 세상을 떠나기 전에 이런 말을 남겼다. 마스터스 우승자에게 주어지는 그린재킷에 대한 자부심과 애착을 드러낸 것이다. 2018 마스터스에 참가한 선수 87명은 5일 미국 조지아주 오거스타내셔널골프클럽에서 개막한 대회 1라운드부터 그린재킷을 품기 위한 열전에 돌입했다. 마스터스에 참가하는 골퍼들에게 그린재킷은 올림픽 금메달에 비교되는 영광스러운 훈장으로 여겨진다. 전년도 챔피언이 우승자에게 그린재킷을 입혀주는 전통은 1949년에 시작됐다. 재킷은 1967년부터 미국 오하이오주의 해밀턴 양복회사에서 독점 공급한다. 제작 원가는 250달러(약 26만5000원) 정도로 알려졌다. 대회 주최 측은 3라운드 직후 우승권에 들어 있는 선수를 위한 재킷을 사이즈별로 준비한다. 이 재킷을 시상식에서 사용한다. 이후 우승자 체형에 꼭 맞는 재킷을 새로 제작해 우승자에게 보내준다. 우승자는 재킷을 1년간 보관할 수 있으며 다음 해 대회 개막에 앞서 반납하면 챔피언스 라커룸에 영구히 보관된다. 우승자는 그린재킷을 걸치고 가족들과 함께 분홍 철쭉꽃이 만개한 오거스타내셔널골프클럽의 13번홀 등에서 기념사진을 찍으며 기쁨을 나눈다. 코스를 더욱 아름답게 만들어주는 철쭉꽃은 오거스타의 상징과도 같다. 세 차례 마스터스를 정복한 게리 플레이어(남아프리카공화국)는 “오거스타내셔널골프클럽 같은 코스가 천국에도 있다면 기꺼이 그 골프장 소속 프로가 될 것이다”라고 찬사를 보내기도 했다. 4월 첫째 주 대회 개막에 맞춰 활짝 피는 철쭉꽃에는 비밀이 숨어 있다. 미국 경제전문지 비즈니스 인사이더는 “기온이 갑자기 올라가 대회 개막 전에 일찌감치 철쭉꽃이 피는 불상사가 일어날 수 있다. 이를 막기 위해 대회 주최 측은 지난 수십 년 동안 철쭉나무 주위에 얼음을 놓아 개화를 늦춰왔다”고 보도했다. 한국프로골프(KPGA)투어 관계자는 “마스터스는 홀별 조경까지 꼼꼼히 신경을 쓰는 등 대회의 권위를 높이기 위해 최선을 다한다. 또 선수들에게는 최상의 경쟁 환경을 만들어주기 위해 노력한다”고 말했다. 오거스타내셔널골프클럽은 대회 5개월 전부터 마스터스 준비에 들어간다. 코스 세팅에 돌입하면 전 세계 300여 명에 불과한 이 골프장 회원들도 라운드를 할 수 없다. 또 그린은 잔디 아래에 설치된 서브 에어 시스템을 통해 습도와 온도 관리를 하며 대회 기간에는 하루 8번씩 잔디를 깎는다. 짧은 잔디로 인해 공이 구르는 속도가 빠른 ‘유리알 그린’을 만들어낸다. 선수들의 집중력을 방해할 수 있는 전자기기의 사용도 대회 기간에는 금지된다. 오거스타내셔널골프클럽 측은 공식 웹사이트를 통해 ‘휴대전화의 사용은 금지된다. 일반 카메라를 사용한 촬영도 연습라운드에만 허용한다’고 공지하고 있다. 휴대전화 사용을 금지하는 규칙 때문에 골프장에 설치된 공중전화에서 줄을 서서 전화를 하는 갤러리의 모습이 목격된다. 소음 통제 또한 엄격하다. 샷을 할 때 진행요원들이 들어 올리는 ‘조용히!’라고 적힌 손팻말을 마스터스에서는 볼 수 없다. 경기 운영의 디테일한 면까지 신경 쓰는 주최 측은 장내에 반입 가능한 비닐봉지 색도 잔디와 같은 녹색만 허용한다. 영국 일간 더선은 “방송 중계 카메라에 잔디와 색깔이 다른 물체가 포착돼 선수들의 경기를 보는 시청자의 집중력을 깨뜨리지 않도록 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마스터스는 나를 더 좋은 선수로 성장시킨 곳이다. 하지만 이제 성장은 필요 없다. 오직 우승이 목표다.” 5일 미국 조지아주 오거스타내셔널골프클럽(파72)에서 개막하는 미국프로골프(PGA)투어 시즌 첫 메이저 대회인 마스터스를 앞두고 로리 매킬로이(29·북아일랜드)는 우승에 대한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마스터스만 정복하면 역대 여섯 번째로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달성하는 그이지만 지난 9년간 그린재킷과는 인연을 맺지 못했다. 매킬로이는 “최근 4년간 꾸준히 톱10에 진입했다. 배운 것이 많으니 이번엔 달라질 것이다”라고 말했다. 매킬로이는 올해 마스터스에서 조던 스피스(25·미국)와 함께 가장 유력한 우승 후보로 꼽히고 있다. 베팅사이트 스카이베트는 매킬로이와 스피스의 우승 배당률을 9로 표시했다. 이는 마스터스 참가자(87명) 중 가장 낮은 수치다. 이들의 우승에 100원을 걸어 적중하면 900원을 벌 수 있다는 의미로 배당률이 낮을수록 우승 확률이 높다. 매킬로이는 지난달 아널드 파머 인비테이셔널에서 우승하며 화끈하게 몸을 풀었다. 한껏 부푼 자신감만큼이나 평소 마스터스에서 보여준 슬로스타터 면모도 바꾸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그는 “올해처럼 완벽하게 마스터스를 준비한 적이 없다. 샷 감각이 좋은 만큼 초반부터 적극적으로 그린을 공략하는 공격적인 경기 운영을 보여주겠다”고 말했다. 김재열 SBS골프 해설위원은 “매킬로이는 장타자지만 마스터스에서는 경기 운영이 미숙했다. 1, 2라운드에 컷 통과를 위해 소극적으로 경기를 했다가 선두권과 격차가 커져 우승 기회를 놓쳤다. 이번엔 달라질지 흥미롭다”고 분석했다. 스피스는 2015년 마스터스에서 와이어 투 와이어(1∼4라운드 선두 유지) 우승을 차지하며 타이거 우즈(43·미국)의 뒤를 이을 ‘차세대 황제’로 떠올랐다. 하지만 그는 2연패를 노렸던 다음 해 줄곧 선두를 달리다가 4라운드 12번홀(파3)에서 쿼드러플 보기를 범하는 참사로 인해 준우승에 머물렀다. 스피스는 “과거의 아픔은 잊었다. 오거스타의 까다로운 그린 등에 대해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경기를 하겠다”고 말했다. 스피스가 빠르기로 유명한 오거스타의 유리알 그린을 극복하려면 장점인 ‘컴퓨터 퍼팅’이 살아나야 한다. 나상현 SBS골프 해설위원은 “스피스는 올 시즌 퍼트가 흔들리는 등 자신의 장점이 살아나지 못하면서 무관에 그치고 있다. 하지만 최근 열린 휴스턴 오픈(3위)부터 퍼트 감각이 살아난 만큼 우승도 노릴 수 있다”고 말했다. 깜짝 우승 후보로 거론되는 선수는 버바 왓슨(40·미국)이다. 왓슨의 배당률은 14로 우즈(배당률 12·6위)에 이어 7위에 이름을 올렸다. 왼손잡이 장타자인 그는 2012, 2014년 마스터스 우승을 차지하며 이 대회에 강한 모습을 보여 왔다. 대회 코스는 6개 홀이 왼쪽으로 휘어진 ‘도그레그 홀’로 왼손잡이 골퍼에게 유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뉴욕타임스는 “오거스타의 일부 홀은 왼손잡이 골퍼가 자신이 원하는 구질로 그린을 공략하기 쉬운 레이아웃이다”라고 분석했다. 짝수 해에 마스터스 우승을 엮어낸 왓슨은 “내가 우승 후보로 지목되는 것은 부담이 돼서 싫다”고 너스레를 떨면서도 “다만 내가 할 일에 최선을 다해 경기를 치르겠다”고 말했다. 40대 양대 산맥으로 주목받는 우즈와 필 미컬슨(48·미국)도 이날 함께 연습 라운드를 하며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둘은 한 팀을 이뤄 프레드 커플스(미국)-토마스 피터르스(벨기에)와 경쟁을 펼쳤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둘의 동반 연습 라운드는 1998년 닛산오픈 이후 20년 만이다. 우즈는 이번 대회에서 통산 다섯 번째 그린재킷을 품겠다는 각오다. 미컬슨은 역대 최고령 마스터스 우승을 노린다.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올 시즌 ‘트레블’(3관왕)을 노리는 프로축구 전북이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 16강 진출을 확정했다. 전북은 4일 일본 가시와의 히타치 가시와 스타디움에서 열린 가시와 레이솔(일본)과의 2018 ACL 조별리그 E조 5차전 방문경기에서 2-0으로 승리했다. 이날 전북은 경기 상황에 따라 수비진에 5명을 배치하는 5-4-1 전형을 내세워 수비를 두껍게 했다. 이 때문에 점유율은 37.1%로 가시와(62.9%)에 밀렸다. 하지만 전북은 스피드가 좋은 로페즈 등을 앞세운 역습으로 골을 노렸다. 전북은 전반 16분 로페즈가 선제골을 넣은 데 이어 후반 32분 교체 투입된 이동국이 쐐기 골을 터뜨리면서 값진 승리를 낚았다. 승점 12(4승 1패)를 기록한 전북은 최종 6차전 결과와 상관없이 각 조 2위까지 주어지는 16강 진출 티켓을 획득했다. 울산은 이날 멜버른 빅토리(호주)와의 F조 5차전에서 6-2로 승리해 16강에 합류했다.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타이거 우즈(43·미국·사진)가 다소 지루할 수 있는 연습 라운드를 열광적 분위기로 바꿔 놨다.” AP통신은 3일 마스터스 첫 공식 연습이 열린 오거스타내셔널골프클럽(파72)의 분위기를 이렇게 전했다. 3년 만에 ‘골프 명인의 열전’으로 불리는 마스터스에 복귀해 몸 풀기에 나선 우즈를 보기 위해 1000여 명의 갤러리가 모여들었다. 이들은 우즈를 따라다니며 사진을 찍거나 멋진 샷이 나오면 환호했다. 특히 2번홀(파5)에서 우즈가 환상적인 ‘칩 인 이글’을 성공시키자 함성이 최고조에 이르렀다. 갤러리들은 “고 타이거!” “(대회 최종일인) 일요일에도 이런 샷 부탁해요”라며 우즈를 응원했다. 이날 우즈는 저스틴 토머스, 프레드 커플스(이상 미국)와 함께 연습 라운드를 소화했다. 토머스는 “연습 라운드부터 이렇게 큰 함성을 들을 수 있는 대회는 없다”며 혀를 내둘렀다. 우즈는 마스터스와 인연이 깊다. 1996년 “헬로 월드(Hello World)”라는 인사말과 함께 미국프로골프(PGA)투어에 뛰어든 그는 1997년 메이저대회인 마스터스에서 역대 최연소(만 21세 3개월)로 우승을 차지하며 골프 황제의 탄생을 알렸다. 마스터스만 네 번(1997, 2001, 2002, 2005년) 정복했던 우즈는 5일 개막하는 2018 마스터스에서 개인 통산 다섯 번째 그린재킷을 품겠다는 각오다. 우즈는 마스터스 우승 시 PGA투어 통산 80승을 달성한다. 우즈의 마지막 메이저 우승은 2008년 US오픈이며, 마지막 PGA투어 우승은 2013년이다. 역대 마스터스 우승자 자격으로 평생 출전권을 보유한 우즈지만 2016년과 2017년에는 허리 부상 때문에 참가하지 못했다. 하지만 올 시즌에는 컨디션을 회복하면서 조금씩 기량을 되찾고 있다. 우즈는 올 시즌 6개 대회에 출전했다. 톱10 진입은 준우승을 차지한 발스파 챔피언십을 포함해 3번이었다. 우즈는 “마스터스 출전을 목표로 몸을 만들어 왔다”고 말했다. 이날 함께 연습 라운드를 한 커플스는 “오늘 우즈의 플레이를 보니 허리는 문제가 되지 않는 것 같았다. 그는 공을 멀리 쳤고 궤적은 아름다웠다”고 평가했다.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은 “베팅 업체들은 우즈(세계 103위)의 우승 확률을 조던 스피스(미국·세계 4위) 등과 함께 공동 4위로 보고 있다. 오거스타를 정복하기 위해선 경험이 중요하기 때문이다”고 전했다. 우즈는 “마스터스 출전으로 인생에서 두 번째 기회를 얻었다고 생각한다. 목표는 우승이다”고 말했다. 베팅 업체들이 꼽고 있는 우승 1순위는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세계 7위), 2순위는 저스틴 토머스(미국·세계 2위), 3순위 더스틴 존슨(미국·세계 1위) 등이다. 한편 한국 선수로는 ‘영건’ 김시우(23)가 유일하게 올해 마스터스에 출전한다. 지난해 마스터스를 처음으로 경험한 그는 이번 대회에서 컷 통과를 넘어 상위권 입성을 노린다. 세계 랭킹 51위 김시우는 “한국 선수 중에 홀로 출전하다 보니 책임감이 막중하다. 부담감을 버리고 평정심을 유지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황선홍 OUT!’ ‘K리그2(2부 리그)로 가는 빠른 리빌딩?’ 1일 프로축구 K리그1(1부 리그) FC서울의 안방인 서울월드컵경기장에는 이런 플래카드가 걸렸다. 실망스러운 경기력을 보여주고 있는 팀과 서울의 수장인 황선홍 감독(사진)에 대한 팬들의 날선 비판이었다. K리그1 인기 구단인 서울은 올 시즌 개막 후 4경기에서 2무 2패로 승리가 없다. 1일 인천과의 경기에서는 선제골을 넣었지만 뒷심 부족으로 후반 45분에 동점골을 내주며 1-1로 비겼다. 2016년 서울 사령탑 부임 첫해 리그 우승을 달성하며 승승장구했던 황 감독. 하지만 2년 차였던 지난해 5위에 그친 데 이어 올 시즌에는 1부 리그 12개 구단 중 10위에 머무르면서 위기를 맞고 있다. 황 감독은 서울의 지휘봉을 잡은 이후 빠른 경기 템포와 역동적 공격 전개를 강조하는 자신의 축구 색깔을 이식하기 위해 리빌딩에 착수했다. 이 과정에서 데얀, 오스마르, 윤일록 등 팀의 주축으로 활약했던 선수들이 떠났다. 하지만 이들을 대신해 영입한 안델손, 에반드로 등은 올 시즌 기대만큼의 활약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한준희 KBS 해설위원은 “서울은 꾸준하게 득점 등을 책임질 리그 정상급 선수가 부족하다. 또한 리빌딩 과정에서 팀의 안정성도 떨어졌다”고 평가했다. 황 감독은 8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수원과의 ‘슈퍼 매치’에서 분위기 반전을 꾀한다. 라이벌 수원에도 진다면 팬들의 퇴진 압박은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역대 슈퍼매치에서는 수원이 32승 21무 30패로 근소하게 앞서 있다. 황 감독은 “팬들의 심정을 충분히 이해하며 책임감을 많이 느끼고 있다”면서 “만족스럽지 않더라도 믿고 기다려주시면 최선을 다해 보답하겠다”고 말했다.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