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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 내비게이션 시장이 이동통신사와 인터넷 포털 사이에서 격전지로 떠오르고 있다. 내비게이션이 기존에는 ‘길 안내’라는 기능에 집중됐다면 이제는 빅데이터와 자율주행을 결합하는 핵심 플랫폼으로서의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KT와 LG유플러스는 미래 차량 기술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적과의 동침’을 마다하지 않으며 ‘SK텔레콤 대항 진지’를 구축하고 있다. 20일 KT와 LG유플러스는 양사의 내비게이션 애플리케이션(앱) 서비스인 ‘KT내비’와 ‘U+내비’를 통합해 ‘원내비(ONE NAVI)’를 출시한다고 밝혔다. 두 회사는 지난해 2월부터 실시간 교통정보를 공유하는 협력 관계를 맺은 데 이어 이번에는 각각 보유하고 있던 목적지의 데이터, 누적 교통정보 등 모든 데이터를 통합하고 공유하는 단계로까지 나아간 것이다. 이날 양사는 내비게이션에서 경로 안내를 실제 사진으로 보여주는 기능에서 한발 나아가 동영상으로 보여주는 기능을 추가했다. 또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 기능을 개선해 사용자가 복잡한 길을 헤매지 않고 찾아갈 수 있도록 알고리즘을 개선했다. KT와 LG유플러스 내비게이션의 월간 이용자 수를 합치면 약 350만 명으로 2위인 카카오내비(월간 이용자 약 430만 명)를 바짝 추격하게 된다. 통신시장에서 2, 3위로 경쟁사이기도 한 KT와 LG유플러스가 손을 맞잡은 것은 모바일 내비게이션 앱 시장 1위 사업자인 SK텔레콤의 T맵을 견제하기 위한 포석이 크다. SK텔레콤은 지난해 7월 SK텔레콤뿐 아니라 KT·LG유플러스 고객과 알뜰폰 가입자 등에게도 T맵을 개방해 이들을 T맵 고객으로 확보하고 있다. T맵의 가입자 수는 지난해 7월 740만 명에서 이달 1000만 명 안팎으로 늘었다. 이런 가운데 SK텔레콤의 T맵이 독주하는 상황은 KT와 LG유플러스의 입장에선 잠재적인 위협으로 다가올 수밖에 없다. 특히 SK텔레콤이 최근 자율주행차 임시주행 허가를 받은 뒤로 양사의 부담은 더 커졌다. KT와 LG유플러스가 서비스 통합을 서두를 수밖에 없었던 이유다. 이들 기업이 모바일 내비게이션에 공을 들이는 이유는 모바일 내비게이션이 자율주행차와 커넥티드카 등의 미래 기술 선점을 위한 플랫폼으로 부상한 데 따른 것이다. 내비게이션 서비스의 정확도를 높이려면 데이터가 경쟁력을 지녀야 하는데, 이용자를 더 많이 확보할수록 교통 흐름과 운전자의 운전 패턴 등 더 많은 데이터가 수집된다. 내비게이션이 빅데이터 수집 창구가 될 수 있다는 얘기다. 또 모바일 내비게이션은 자동차가 스스로 길을 찾아가는 자율주행차 기술의 기반이 될 수도 있다. 문정용 KT 플랫폼서비스사업단장은 “자율주행, 커넥티드카 시장에서 지리정보 데이터는 매우 중요하다”며 “원내비를 통해 미래 플랫폼시장에서 우위를 선점하겠다”고 말했다. 모바일 내비게이션 전쟁은 이동통신사를 넘어서 네이버와 카카오 등 포털로도 확전되는 양상이다. 이용자들의 이동정보를 바탕으로 마케팅 전략을 짜거나 상권을 분석하는 등 새로운 서비스 형태도 만들어낼 수 있기 때문이다. 8월 초 카카오 자회사로 출범하는 카카오모빌리티는 내비게이션 2위 사업자의 경쟁력을 바탕으로 다양한 O2O(온·오프라인 연계)사업을 전개할 계획이다. 네이버도 모빌리티 분야에서 편의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경쟁력 강화를 꾀하고 있어 빅데이터를 확보하기 위한 방법을 찾고 있다고 밝혔다.임현석 기자 lhs@donga.com}

LG유플러스가 농협중앙회, 고려대와 함께 농업인을 위한 정보통신기술(ICT) 융·복합 사업을 펼친다. LG유플러스, 농협중앙회, 고려대는 16일 서울 성북구 고려대 서울캠퍼스에서 이런 내용을 담은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LG유플러스는 ICT 인프라를 제공하고 고려대는 교육 콘텐츠를 담당하며 농협중앙회는 전국 농촌 지역을 대상으로 관련 사업을 진행하기로 했다. NH농협이 대상 학교를 선정하면 LG유플러스가 원격교육 시스템과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고려대가 원격교육 콘텐츠를 제공하는 모델이 가능하다. LG유플러스 측은 “도시와 농촌 간 교육 격차를 해소해 농업인의 복지를 높이겠다”고 말했다. 임현석 기자 lhs@donga.com}

19일 정식으로 출시된 네이버의 인공지능(AI) 번역 서비스 ‘파파고’가 글로벌 AI번역 시장을 장악한 구글을 뛰어넘을 수 있을까. 동아일보가 구글과 네이버의 AI 번역 기능을 비교하기 위해 대학수학능력시험과 토익 시험 지문, 유행어 번역을 맡긴 결과 양사 간 차이가 뚜렷하게 나타났다. TV 예능 프로그램을 보면서 언어를 학습한 파파고는 연예인들의 유행어를 꿰고 있었지만 수능 문제 풀이에선 다소 고전했다. 첫 대결은 수능. 역대급 ‘불수능 문제’로 꼽히는 2014학년도 외국어영역 B형 35번 지문에 대한 번역을 비교했다. 당시 정답률이 14%에 불과한 이 문제에서 구글과 파파고 모두 고전했다. ‘But those fruits are ambivalent’(그러나 성과엔 양면성이 있습니다)라는 문장을 파파고(‘그러나 그 과일들은 양면성이 있다’)와 구글(‘그러나 그 과일들은 모호하다’) 모두 제대로 번역하지 못했다. 앞 문장과 이어지는 문장을 생각하면 ‘과일(fruits)’은 상징적인 의미로 쓰였지만 둘 다 이를 간파하지 못했다. 노량진 대성학원의 윤종인 영어강사는 “학점으로 치면 C, D학점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맥락 풀이는 구글이 낫다는 게 윤 강사의 설명이다. 그는 “파파고가 문장 하나하나에 집중한다면, 구글은 전체적인 맥락을 풀이했다”고 설명했다. 수능 지문 속 ‘…all scientific concepts are mathematized(과학적인 개념들은 수학적으로 표현된다)’라는 문장을 놓고선 구글은 비교적 문맥 속에서 매끄럽게 풀이(모든 과학 개념은…수학적으로 표현하고)했다. 반면 파파고는 수학을 통해서 표현한다는 뜻의 ‘mathematized’라는 단어를 해석하지 못해 애를 먹었다. 영어권에서 많이 쓰이고 다양한 영단어 용례를 빅데이터를 통해 축적한 구글과 달리, 네이버는 한국어 포털에서 잘 안 쓰는 영단어를 만나면 아무래도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보인다. 두 번째는 토익. 스마트시계의 주의사항 풀이를 보고 토익강사 김대균 김대균어학원 원장은 “두 서비스 모두 95% 이상 의미가 전달됐다”고 평가했다. 파파고가 ‘It may be difficult for some users to do’를 ‘일부 사용자는 어려울 수 있다’라고 풀이한 것을 두고 ‘깔끔한 번역’이라고 말했다. 구글은 ‘일부 사용자가 하기가 어려울 수 있습니다’라고 번역했다. 김 원장은 “구글 해석엔 다소 어색한 부분도 있으나 글의 전체 취지는 알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토익 문항은 정형화된 문법을 쓰고 비유가 없는 지문이 많기 때문에 두 서비스 모두 일정 수준의 번역 품질을 나타낸 것으로 풀이된다. 마지막 대결은 유행어 대결. ‘아주 칭찬해’처럼 어색한 결합이지만 한국인이라면 직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유행어를 파파고는 ‘Great job’이라고 정확하게 전달했다. ‘그 친구는 훈남이야’라는 문장도 파파고(He is handsome)가 구글(He is a man)보다 매끄럽게 번역했다. 이는 네이버 파파고가 글로벌 예능방송 애플리케이션 V앱과 웹툰, 댓글 등도 학습자료로 활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네이버는 한류 콘텐츠와 연계할 경우 파파고의 파급력이 더 커질 것으로 보고 한류가 확산된 아시아에서 보급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한편 현재 음성인식 기술을 바탕으로 음성과 문자 간 순차 통역서비스를 제공하는 파파고는 음성 학습데이터를 많이 축적하고 인식도를 높이는 작업을 진행 중이라고 네이버 측은 밝혔다.임현석기자 lhs@donga.com}
네이버의 인공지능(AI) 번역 프로그램인 ‘파파고’를 통해 최대 5000자까지 장문 번역할 수 있게 된다. 그동안 파파고의 AI 번역은 단문(200자)만 가능했었다. 이에 따라 글로벌 AI 번역 기술을 주도하는 구글과 바이두와의 대결도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네이버는 19일 모바일용(안드로이드, IOS) 파파고 애플리케이션(앱)을 업데이트해서 장문 번역기능을 추가할 예정이라고 18일 밝혔다. PC버전 파파고도 이날 출시된다. 이에 따라 PC를 활용해 기사나 논문 등을 쉽게 복사하고 번역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네이버는 아시아 시장을 중심으로 파파고의 영향력을 확대하겠다는 계획이다. 파파고 개발을 진두지휘하는 김준석 네이버 프로젝트 리더(수석연구원)는 “아시아를 시작으로 해외 사용자를 끌어들이겠다”며 “앞으로는 일본어를 중심으로 영어 서비스 품질 고도화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파파고는 지난해 8월 출시됐으며 현재 한국어 영어 일본어 중국어 스페인어 프랑스어 등 6개 언어 번역이 가능하다. 네이버는 이번 파파고 업데이트를 계기로 일본과 동남아시아 등에서 많이 쓰이는 자사의 온라인 메신저 ‘라인’을 통해 파파고의 활용도를 높일 계획이다. 올 3분기(7∼9월) 베트남어, 대만어를 시작으로 4분기(10∼12월) 인도네시아어, 태국어 등도 번역 서비스에 추가할 예정이다. 임현석 기자 lhs@donga.com}
개인정보를 유출한 가상화폐 거래소인 빗썸이 2차 피해(계좌 무단인출 등) 사례를 접수한다. 개인정보 유출에 대해서만 보상했던 빗썸이 뒤늦게 무단인출 피해 가능성도 사실상 인정한 셈이다. 빗썸은 18일 홈페이지를 통해 피해 신고접수 창구를 개설했다고 밝혔다. 빗썸은 외부전문가를 포함시킨 고객자산위원회를 꾸려 피해신고 사례를 분석해 보상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빗썸 고객자산위원회는 “접수된 사고 건을 순차적으로 검토할 예정”이라며 “결정사항에 따라 빠르게 보상을 지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앞서 빗썸은 개인정보 유출 내역은 e메일과 아이디 등으로 비밀번호 유출과 서버 해킹은 일어나지 않았다고 밝혔다. 계좌 무단인출 등의 추가피해도 없다는 입장이었다. 이 때문에 빗썸은 이달 4일 개인정보 유출 피해와 관련 10만 원 씩 일괄 지급하겠다고 밝히면서도, 추가 피해에 대해서는 명확한 설명을 내놓지 못했다. 개별 피해사실은 정부 조사를 받아봐야 알 수 있다는 입장이었다. 그러나 빗썸의 안일한 대응이 피해를 키웠다는 지적이 나온다. 최근 단순 개인정보 유출이 아니라 해킹이라는 의혹이 불거지고 피해 제보까지 속출하면서 빗썸 사태가 일파만파 커지고 있다. 당초 빗썸 측은 프로모션 담당 직원의 PC에서 실수로 개인정보가 유출됐다고 밝혔으나 실제로는 빗썸 비상임이사의 PC가 해킹된 것으로 뒤늦게 드러났다. 심지어 해커들이 많이 이용하는 파일 공유 사이트인 ‘페스트빈’에 빗썸의 고객 개인정보와 기업기밀 등이 떠도는 사실까지 확인됐다. 이번 피해를 조사 중인 정부합동조사단 관계자는 “해커가 치밀하게 빗썸을 노리고 접근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고 밝혔다. 이처럼 빗썸의 보안실태가 예상보다 허술하다는 사실이 알려지고 고객들의 추가 금전 피해 사례가 속출하면서 빗썸 피해자 200여명은 집단소송에 나설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뒤늦게 빗썸이 추가조치를 취하게 된 배경이다. 빗썸이 피해접수 창구를 연 것과 관련해 개인정보 유출 피해자들은 진정성있는 조치가 아니라는 반응이 나왔다. 당장 피해규모부터 제대로 파악하는 것이 우선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일부 피해자들은 빗썸 측과 달리 개인정보 유출고객 규모가 3만 명 이상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개인정보 유출 피해 대상자에 포함되지 않았는데 무단인출 됐다고 주장하는 피해자들 제보가 계속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보상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는 회의적인 시각도 있다. 빗썸 개인정보 유출 피해자는 “빗썸은 금융거래업체가 아닌 통신판매업체로 손해보험에 가입해야할 의무도 없었고 가입하지도 않았다. 피해가 인정되더라도 빗썸이 배상할 능력이 있는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피해자들은 빗썸이 보상여부를 별도로 심사한다는 것도 피해를 축소하려는 의도 아니겠느냐고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임현석기자 lhs@donga.com}
온라인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인 푹(pooq)TV가 실시간 방송채널을 무료화한다. 서비스 이용자를 우선 늘린 뒤 추후 유료 가입자를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푹TV를 운영하는 콘텐츠연합플랫폼은 지상파, 종합편성, 보도, 드라마, 영화, 예능, 스포츠, 키즈 등 50개 이상 프리미엄 채널을 17일부터 무료로 제공한다고 밝혔다. 무료 채널은 일반화질로 제공된다. 푹TV의 실시간 방송 무료화는 유료 가입자 확대를 위한 전략적 선택이다. 푹TV의 월간 순방문자는 현재 350만 명으로, 유료회원은 60만 명 돌파를 앞두고 있다. 푹TV는 순방문자 수를 빠르게 늘려 연내 100만 유료 가입자를 유치할 계획이다. 차세대 콘텐츠 플랫폼으로 불리는 OTT(Over The Top·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시장에서는 무료 콘텐츠를 통한 가입자 확보 경쟁이 점차 치열해지고 있다. 지난해 12월 CJ E&M의 OTT인 ‘티빙’은 실시간 방송을 무료로 제공하고 VOD를 유료로 제공하는 모델을 처음 선보였다. 지난해까지 월간 방문자 수가 100만 명 안팎이던 티빙은 실시간 방송 무료화 직후인 올 1월 방문자 수가 최대 300만 명까지 치솟았다. 국내 OTT 시장은 푹TV, 티빙 외에도 옥수수, 넷플릭스 등이 각축을 벌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모바일 동영상 시청자가 늘어나는 시점에 가입자를 선점하는 업체가 앞으로 OTT시장을 주도하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임현석 기자 lhs@donga.com}

유영민 미래창조과학부 장관이 취임하면서 정부가 추진하는 통신요금 인하 정책 논란이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유 장관은 현재 20%인 선택약정 할인율을 25%로 올리고, 이를 기존 가입자에게도 확대 적용하는 방안을 우선 추진할 것으로 보이지만 통신사들은 “4차 산업혁명 인프라 투자 여력을 고사시킨다”며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1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미래부는 선택약정 할인율을 20%에서 25%로 상향 조정하는 조치와 관련해 기존 선택약정 할인율 가입자에 대해서는 ‘신청 접수’를 통해 선택약정 할인을 받을 수 있게 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 미래부는 기존의 선택약정 할인율 20%를 적용받는 기존 가입자 1500만 명에게 이를 어떻게 적용할지를 두고 고심해왔다. 당초 정부는 기존 약정할인 가입자에게도 자동으로 할인율을 적용해 2000원가량의 요금인하 효과를 거둘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이통사는 이미 할인율 20%를 토대로 고객과 약정 계약을 맺은 만큼 정부가 개입할 법적 근거가 없다며 반발해왔다. 미래부가 검토하는 신청 접수는 기존 계약을 해지하고 인상된 할인율을 적용해 새 계약을 맺는 방식이다. 이때 기존 가입자가 신청을 통해 새 계약을 맺더라도 위약금은 면제하는 방안도 나온다. 미래부는 기존 가입자에 대한 할인 적용 방안을 검토한 뒤 이동통신사와의 협의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20%의 할인율로 선택약정 할인을 적용받는 현 1500만 명의 가입자에게 혜택을 주지 못할 경우 가계통신비 인하효과는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고 판단하고 있다. 이에 앞서 국정기획자문위원회가 22일 통신비 인하 대책을 발표하면서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인 ‘기본료 폐지’를 보류한 바 있다. 정부는 이달 말까지 기존 가입자에게도 혜택을 주는 방안을 검토한 뒤, 이동통신 3사에 통신요금 할인율 상향 조정안을 미리 통보한다는 계획이다. 이동통신사들이 상향된 할인율에 따라 전산 시스템을 마련하려면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후 9월쯤 선택약정 할인율 적용을 전격 시행하는 방안이 유력하다. 결국 이통사 통보가 예상되는 이달 말이 이통사와 정부의 법적 소송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통사는 할인율 인상에 대한 합의가 없었다고 밝히고 정부가 인상안을 공문 등으로 통보한 후 강행할 경우 가처분 신청 등을 비롯한 법적 대응에 나서겠다는 방침이다. 실제로 이통 3사는 정부의 인상안 마련 당시 이미 내부 법리 검토를 통해 위법 소지 가능성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현재 각사는 외부 법무법인을 확정하는 한편 소송 검토에 착수했다. 이동통신 업계에서는 통신료 인하가 통신사들의 5세대(5G) 투자 여력 훼손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이 5G에 200조 원, 일본이 60조 원을 투자하기로 하는 등 각국이 5G에 공격적으로 투자하고 있다”며 “정부가 설사 대신 투자한다고 해도 민간만큼 효율적으로 할 수 있겠나”라고 지적했다. 미래부 역시 행정소송 등에 대비해 사전 법리 검토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미래부는 2015년에도 같은 방식으로 선택약정 할인율을 인상한 바 있고, 이에 대해 업계가 수용했던 만큼 법리상 문제가 없다고 판단하고 있다. 그러나 이통사가 가처분 소송을 제기해 법원에서 받아들여질 경우 통신비 인하 동력이 떨어질 것으로 보이는 만큼 미래부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미래부 관계자는 “제도 시행에 앞서 유 장관을 필두로 이통사 설득에 최대한 주력하겠다”고 말했다. 임현석 기자 lhs@donga.com}

삼성 현대자동차 SK LG 롯데 등 자산 10조 원 이상의 대기업집단에 적용되던 일감몰아주기 규제가 카카오 셀트리온 등 자산총액 5조 원 이상인 기업들로 확대된다. 박근혜 정부에서 추진됐던 이른바 ‘강화된 경쟁법’이 문재인 정부에서 실현되면서 재벌개혁을 강조하는 김상조호(號)에 뒷바람 역할을 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이런 내용이 담긴 공정거래법 시행령 개정안이 11일 국무회의를 통과했고, 19일부터 시행된다고 밝혔다. ○ 자산 5조 원 이상 기업 일감몰아주기 규제 지난해 6월 정부는 ‘대기업집단 지정제도 개선방안’을 발표하면서 상호출자제한기업 기준을 자산 총액 5조 원에서 10조 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이 때문에 KCC 동부 등 전통적으로 대기업으로 분류되던 기업들이 대기업 규제 대상에서 빠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또 카카오 셀트리온 등 새롭게 자산 5조 원을 넘긴 시장의 강자들이 바뀐 규정 때문에 규제에서 제외돼 형평성이 어긋날 수 있다는 지적도 있었다. 이에 공정위는 계열사 간 상호출자를 제한하는 기준은 10조 원으로 하되, 일감몰아주기 규제를 적용받고 관련 공시를 의무적으로 해야 하는 기업의 기준은 5조 원으로 유지할 방안을 마련해 왔다. 일감몰아주기 규제란 대기업 총수 일가에 회사의 부(富)가 부당하게 넘어가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다. 총수 일가 지분이 30%(비상장사는 20%) 이상인 계열사가 그룹 내 다른 계열사와 매출액 200억 원 이상의 내부거래를 하다 적발되면 과징금을 물게 되며 지시를 내린 사람이 확인되면 최고 징역형까지 받을 수 있다. 공정위는 2개월 이내에 자산총액 5조∼10조 원 공시대상기업 명단을 확정해 발표할 예정이다. 그 기준은 지난해 사업연도다. 다만 금융 및 보험 기업은 제외된다. 또 기업집단 자산총액은 5조 원이 넘지만, 절반 이상의 자산이 회생관리절차 계열사에 있는 기업도 명단에 포함되지 않는다. ○ 해외사업 자산 많은 네이버는 산정서 빠질 듯 지난해 4월을 기준으로 공정위가 발표한 자산 총액 5조∼10조 원인 기업은 코오롱 하림 하이트진로 KCC 등 25곳이었다. 이 기업들 중 상당수가 이번 강화된 규제의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명단에 포함될 가능성이 높은 기업 가운데 가장 눈길을 끄는 기업은 셀트리온과 카카오다. 두 기업은 각각 순수 바이오의약업체와 정보기술(IT)벤처 중 처음으로 일감몰아주기 규제 대상이 되기 때문이다. 자산총액 5조9000억 원의 셀트리온은 셀트리온홀딩스, 셀트리온GSC, 셀트리온 헬스케어 등의 계열사에 총수 일가 지분이 지난해 4월 기준으로 각 94.5%, 75.1%, 46.7%이어서 일감몰아주기 규제 대상이 될 수 있다. 카카오는 지난해 말 기준 카카오의 자산총계(연결재무제표 기준)는 5조4800억 원이다. 국내사업 자산만으로도 5조 원이 넘는다. 공정위가 지난해 4월에 발표한 자산총액 규모도 5조1000억 원이었다. 이에 따라 카카오의 총수격인 김범수 카카오 의장(51)의 관계사인 케이큐브홀딩스, 오닉스케이, 스마트앤그로스 3개사가 일감몰아주기 규제 대상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벤처캐피털인 케이큐브홀딩스는 김 의장이, 소프트웨어개발업체 스마트앤그로스는 김 의장의 처남이, 빌딩위탁관리업체 오닉스케이는 김 의장의 동생이 지분을 100% 가진 개인회사다. 카카오는 “규제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이나, 이 회사들에 일감몰아주기 문제로 얽힐 일이 없다”고 밝혔다. 네이버는 지난해 자산총액이 6조3700억 원에 달하지만 이번에 공시대상에서 빠질 것으로 전망된다. 해외사업 자산은 공정위의 산정 기준에서 제외되기 때문이다. 네이버는 일본 자회사 라인(LINE) 자산만 2조6700억 원이다. 네이버 관계자는 “해외사업을 제외할 경우 네이버의 자산은 4조 원대 초반으로 줄어든다”고 밝혔다. 이 때문에 네이버는 지난해 4월 대기업집단 지정 논란도 피해 갔다.세종=김준일 jikim@donga.com / 임현석 기자}

《 옥시레킷벤키저(옥시·현 RB코리아)의 가습기 살균제 사태 피해자 배상안을 둘러싼 논란이 가라앉지 않고 있다. 가습기 살균제 참사의 최대 가해 업체로 꼽히는 옥시는 정부의 가습기 살균제 3차 피해조사에서 일부 피해자에 대한 최종 배상안을 발표했다. 옥시는 이날 정부의 피해 조사에서 피해자이거나 피해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밝혀진 52명에 대해 평생 치료비를 지급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1, 2차 정부 조사에서 적용한 보상안과 동일한 원칙(총 1∼4단계 피해자 등급 중 피해 가능성이 보다 높다고 판정된 1, 2단계 한정 지원)이다. 》 이에 대해 피해자들은 “새로울 것이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와 가족모임’의 강찬호 대표는 11일 “정부의 3차 피해자 조사 결과가 3월 27일 발표됐는데 수개월간 배상하지 않다가 이제야 배상에 나서는 게 무슨 의도인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피해자들은 옥시의 배상안 발표 시점을 문제 삼고 있다. 21일 신현우, 존 리 전 사장(현 구글코리아 대표) 등에 대한 항소심 법원 판결을 앞두고 배상안을 발표해 국민 여론을 돌리려 한 것으로 보고 있다. 정부는 이날 “3차 피해 조사 결과를 발표한 뒤로 옥시 측과 피해자 배상 계획 등을 상의했다”고 말했다. 옥시 측은 “정부 등 이해관계자와 소통하는 한편 본사와 연락을 취하면서 피해자에 대한 배상안을 만들어왔다”고 설명했다. 가습기 살균제 사태를 공론화한 환경보건시민센터 최예용 소장은 “가습기 살균제 사태와 직·간접적으로 연결된 글로벌 기업들이 불리한 사안에 대해서는 본사 지침을 이유로 대응하지 않으면서 뭇매만 잠시 피해 가는 행태를 또다시 반복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옥시뿐만 아니라 가습기 살균제 사태와 관련된 글로벌 기업인 구글코리아와 테스코도 다르지 않다고 강조했다. 리 대표는 2013년부터 구글코리아를 이끌고 있다. 10일 서울 여의도 옥시 본사 앞에서 열린 항의 집회에서도 최 소장과 시민단체는 리 대표와 구글코리아에 비판의 날을 세웠다. 리 대표가 1심에서 무죄 판결을 받았지만 국민적 논란에 연루된 인물이 4년째 수장으로 일하고 있다는 사실에 대해 의아하다는 반응이 많다. 리 대표는 2005년부터 2010년 5월까지 안전성 검사를 하지 않고 독성 화학물질인 폴리헥사메틸렌구아니딘(PHMG)이 들어간 ‘옥시싹싹 뉴 가습기 당번’을 제조 판매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 인체 안전성 문제에도 불구하고 용기 겉면에 ‘아이에게도 안심’ ‘인체에 무해’ 등의 광고 문구를 넣어 판매해 온 혐의도 있다. 이 때문에 1심 무죄 선고 때 피해자들은 “양심은 기억하고 있을 것”이라며 거칠게 반발했다. 구글코리아는 사태의 여파가 회사에 미칠지 고민하면서 대응을 최대한 자제하고 있다. 구글코리아 측은 “개인사이기 때문에 회사와 관계없다”는 입장이다. 영국 테스코 또한 가습기 살균제 사태에 책임을 갖고도 무대응으로 일관하고 있다. 테스코는 가습기 살균제 자체생산(PB) 상품을 판매한 홈플러스를 소유했던 회사다. 테스코는 2015년 한국 시장에서 철수한 뒤 아무런 논평도 내지 않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국내에 진출한 해외 기업 중에는 이익을 내는 데만 집중하고 사회적 책임을 등한시하는 경우가 더러 있다. 가습기 살균제 참사는 이런 행태의 대표적 사례”라고 말했다.임현석 기자 lhs@donga.com}
네이버의 일본 자회사인 라인이 게임 유통 전문사인 라인게임즈를 설립한다고 10일 밝혔다. 라인의 메신저를 통해 모바일 게임 개발과 유통 등 다양한 영역으로 사업을 확장해 글로벌 게임 플랫폼을 구축할 계획이다. 라인은 이날 라인게임즈의 첫 행보로 국내 모바일 게임사인 넥스트플로어의 지분 51%를 인수했다고 밝혔다. 라인게임즈 대표는 김민규 넥스트플로어 대표가 겸직하기로 했다. 2012년 설립된 넥스트플로어는 ‘드래곤 플라이트’ 등 인기 게임을 개발한 중견 게임업체다. 라인은 2012년 11월부터 라인 메신저를 통해 모바일 게임 콘텐츠를 선보이며 게임 플랫폼으로서의 입지를 다져왔다. 라인 측은 일본과 동남아시아에서 라인을 통해 게임을 선보인 것에서 나아가 글로벌 게임 유통회사로 도약하기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김 대표는 “게임 등 콘텐츠 분야 투자를 지속적으로 이어가고, 라인과 넥스트플로어의 협력을 강화해 전 세계 사용자들이 다양하게 즐길 수 있는 게임을 선보이겠다”고 말했다.임현석 기자 lhs@donga.com}

카카오가 올해 3분기(7∼9월) 내놓을 인공지능(AI) 스피커 명칭을 ‘카카오 미니’(사진)로 정했다. 카카오는 10일 카카오 미니의 디자인을 공개하면서 이같이 밝혔다. 카카오 미니는 카카오의 AI 음성 인터페이스가 적용된 기기이다. 카카오의 온라인 메신저인 카카오톡과 음원 서비스인 ‘멜론’을 음성으로 작동시키는 기능이 탑재됐다. 카카오 미니는 곡선 모양의 외형을 검은색 천 소재가 감싼 모습이다. 따뜻하고 편안한 아날로그 감성을 담았다는 설명이다. 카카오는 카카오 미니를 시작으로 카카오의 AI 음성 인터페이스를 가정, 자동차, 사무실 등에서 활용할 수 있게 할 계획이다. 김병학 카카오 AI 부문장은 “카카오가 축적한 AI 음성 인터페이스 기술을 기반으로 다양한 생활 편의 서비스를 선보이겠다”고 말했다. 임현석 기자 lhs@donga.com}
3년 후 공공분야 모든 웹사이트에서 ‘액티브X(ActiveX)’가 사라진다. 많은 온라인 이용자가 불편을 호소해 오던 액티브X 문제가 공공부문부터 완벽히 해결될지 주목된다. 국정기획자문위원회는 2020년까지 공공분야 웹사이트에서 액티브X를 모두 제거하겠다고 6일 밝혔다. 정부는 올해 공공분야 액티브X 사용 현황 실태 조사부터 나설 예정이다. 이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세부 추진계획을 수립해 2018∼2020년 단계적으로 액티브X를 제거하기로 했다. 국정기획위는 “액티브X 퇴출을 통해 모든 공공기관 홈페이지에서 다양한 웹브라우저를 이용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자정부 서비스의 보안은 강화하면서 액티브X에 의한 무분별한 프로그램 설치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목표다. 액티브X란 PC용 인터넷 익스플로러(IE)에 특화된 기술이다. IE에서 인증과 보안 등에 필요한 프로그램을 설치해주는 응용도구다. 크롬 등 다른 웹브라우저나 스마트폰 등에선 작동하지 않아 이용자의 불편이 컸다. 악성코드 감염의 원인이 되기도 했다. 특히 액티브X는 공공기관에서 널리 쓰였다. 연말정산이나 민원서류 발급을 스마트폰으로 할 수 없었던 이유다. 정부도 지속적으로 액티브X 폐지를 추진해 왔다. 그러나 보안 측면에서 대안이 마땅치 않다는 지적이 일면서 주요 공공분야에선 폐지 움직임이 지지부진했다. 국정기획위는 보안프로그램 설치가 불가피한 경우 대체기술(EXE 설치)을 적용하기로 했다. 그러나 이 역시 추가 프로그램을 설치하는 것은 마찬가지라는 지적이 나온다. 정부 관계자는 “추가 프로그램은 적용을 최소화하고 프로그램을 여러 번 설치하는 불편은 크게 줄어들 것”이라고 설명했다. 임현석 기자 lhs@donga.com}

카카오의 기존 택시 사업 등이 분사한 ‘카카오모빌리티’가 기업용 업무택시부터 유료화하기로 했다. 최근 사모펀드로부터 5000억 원 투자를 유치한 카카오는 앞으로 택시를 중심으로 수익사업에 본격적으로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카카오모빌리티의 독립경영 실적은 자회사 분리와 투자 유치를 계획하는 카카오의 성장전략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5일 카카오에 따르면 최근 분사를 결정한 카카오모빌리티는 9월 이전에 기업이 업무용으로 택시를 호출할 때 콜비를 받는 방식으로 수익모델을 창출하기로 했다. 주로 업무용으로 장거리를 이동해야 하는 기업의 임직원들이 이용 대상이다. 카카오모빌리티와 기업 간의 월 단위 계약을 통해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현재 카카오모빌리티는 법인택시 모델 구상을 마무리하고, 개별적으로 기업과 접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기업 고객을 대상으로 콜이 주로 발생하지 않는 낮 시간에도 콜택시를 활용하는 방식으로 수익 저변을 넓힌다는 전략이다. 당초 카카오모빌리티는 이용자가 택시를 부를 때 웃돈을 주면 우선 배차하는 방식의 첫 유료화 모델을 검토했으나, 규제에 발목이 잡힐 가능성이 높아지자 다른 수익화 모델부터 적용하기로 했다. 현재 국토교통부는 택시운송사업법상 미터기 요금 외 추가요금을 제시하는 것을 법으로 금지하고 있다. 이 때문에 서울시는 2015년 콜당 최대 5000원의 웃돈 제시가 가능했던 ‘T맵 택시’에 시정 조치를 내리기도 했다. 카카오 관계자는 “추가요금 서비스는 여러 수익모델을 검토하는 과정에서 나온 아이디어”라고 설명했다. 카카오는 올해 2월 연간실적 발표 자리에서 “올해부터 O2O(온·오프라인연계) 사업에서 수익을 낼 것”이라고 밝혔다. 올 하반기부터 모빌리티를 중심으로 수익화 시험대에 선 것으로 풀이된다. 4월부터 사모펀드를 대상으로 투자 설명에 나섰던 카카오는 5월에 모빌리티 사업부문 분사를 확정하고 신설 법인을 만들었다. 이후 글로벌 사모펀드 TPG가 카카오모빌리티에 5000억 원을 투자키로 하면서 사업에 탄력이 붙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국내 O2O 서비스 중 가장 많은 사용자(1500만 명)를 확보하고 있어 성장 잠재력이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 카카오모빌리티는 다음 수익모델로 카카오택시 애플리케이션(앱) 광고를 확대키로 했다. 또 카카오페이를 활용한 택시 요금 자동결제 시스템을 한국스마트카드와 협업해 개발 중이다. 대리운전 서비스 카카오드라이버는 마케팅을 강화하고 주차서비스에 대한 수익모델을 지속적으로 개발할 방침이다. 그러나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개발하지 않으면 성장에 한계가 올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카카오는 모빌리티 외에도 향후 게임 등 각 사업부 분사 전략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투자 유치에 유리하기 때문이다. 포털업계 관계자는 “모빌리티 사업이 수익화에 성공해야 자회사 분사 전략에 탄력이 붙을 것”이라고 분석했다.임현석 기자 lhs@donga.com}
한국전력과 LG CNS 컨소시엄이 미국 자치령인 괌에 총사업비 2억 달러(약 2300억 원)의 태양광 발전 설비 건설 계약을 수주했다. 같은 날 한화에너지도 괌에 1억5000만 달러(약 1725억 원) 규모의 태양광 건설 계약에 성공했다. 한전과 LG CNS는 괌 전력청이 국제 경쟁입찰로 진행한 ‘태양광과 에너지저장장치(ESS) 발전소 건설 및 운영사업’ 최종 사업자로 선정됐다고 4일 밝혔다. 괌 북동쪽 망길라오 지역에 태양광 발전 설비 60MW(메가와트), ESS 42MWh를 건설해 25년간 운영하게 된다. 한전 측은 “발전소 공사를 마친 뒤 2019년 12월부터 25년 동안 약 3억4000만 달러 규모의 전력 판매, 8000만 달러의 배당수익을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전은 지난달 일본 홋카이도에 건설한 28MW급 태양광 발전과 ESS 설비의 시험 가동을 하는 등 신재생에너지 해외 시장 개척에 나서고 있다. 한화에너지도 같은 날 괌 전력청으로부터 남부 단단 지역에 60MW 규모의 전력을 생산하는 태양광 발전소 건설 및 ESS 장비 설치 사업 계약을 따냈다. 60MW는 4만 가구가 약 1년 동안 사용할 수 있는 규모다. 한화에너지는 투자와 건설, 운영을 모두 수행하게 되며, 전력 판매에 따른 수익을 챙길 예정이다. 업계에선 이번 수주를 통해 한국 기업들의 태양광 시장 진출과 ESS 사업이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고 있다. 괌은 미국령이면서도 지역적으로 아시아·태평양에 위치해 북미시장과 아시아 시장 진출 거점을 마련한 것으로 평가된다. 한전 측은 “이번 수출을 계기로 한전과 국내 태양광 업체들의 해외 진출이 보다 탄력을 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ESS의 세계시장 규모가 지난해 25억6000만 달러에서 2025년 292억 달러로 급성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LG CNS 관계자는 “대규모로 ESS 시스템을 기획하고 서비스 전반 요소를 해외에 공급한 경험을 토대로 빠르게 성장하는 아시아와 미국시장 공략에도 속도를 낼 것”이라고 밝혔다. 세종=이건혁 gun@donga.com / 임현석 기자}
국내 최대 규모의 가상통화 거래소 빗썸이 고객정보 유출 피해를 본 고객에게 전원 10만 원씩 보상금을 지급하기로 했다. 빗썸은 홈페이지 공지를 통해 피해보상 계획을 알리고 5일까지 일괄 지급하겠다고 밝혔다. 또 이번 사고로 추가 금전 피해를 본 회원이 있으면 피해액수가 확정되는 대로 추가 보상하겠다고 공지했다. 현재 피해자 규모는 3만1000명인 것으로 알려져 총 보상금 규모는 30억 원 이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일부 피해자는 해킹으로 계좌 비밀번호까지 빠져나갔다고 주장해 보상 수준을 둘러싼 논란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빗썸은 보상금은 개인정보유출 사고에 대해 법원이 배상을 명하는 피해보상과 동일한 수준에서 정했다고 설명했다. 빗썸 개인정보유출 사고와 관련해 서울중앙지검 첨단범죄수사1부는 한국인터넷진흥원, 방송통신위원회와 합동조사단을 꾸려 수사 중이다.임현석 기자 lhs@donga.com}

국내 최대 규모의 가상화폐 거래사이트인 빗썸에서 약 3만1000명의 개인정보가 유출된 것으로 드러났다. 유출된 개인정보가 보이스피싱 사기에 악용되고 계좌에서 돈이 빠져나갔다는 항의가 쏟아지자 보안당국에 이어 검찰까지 수사에 나섰다. 3일 빗썸에 따르면 이 회사는 지난달 29일 오후 10시쯤 회사 직원 개인 PC가 공격을 받아 빗썸 전체 이용자의 약 3%에 해당하는 고객 개인정보가 유출되는 해킹 사고를 당했다. 유출 개인정보는 휴대전화 번호와 이메일 주소 등이다. 빗썸은 홈페이지 공지를 통해 이용자에게 개인정보 유출 사실을 알리고, 보안당국에도 신고했다. 빗썸이 추정한 고객정보 유출건수는 3만1000여 건이지만 실제 피해 건수는 더 많을 수도 있다는 게 보안업계 분석이다. 한국인터넷진흥원(KISA)과 방송통신위원회가 기초조사를 벌였고 검찰도 최근 수사에 착수했다. 빗썸은 회원의 비밀번호나 계좌번호 등의 정보는 모두 암호화돼 내부 보안망 서버에만 저장하고 있어 예치금은 안전하게 관리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개인정보 유출 피해자들은 가상화폐 계좌와 비밀번호를 해킹당해 코인이 빠져나갔다고 주장하면서 집단소송에 나설 조짐을 보이고 있다. 피해자들은 현재 온라인 카페를 개설하고 피해 사례를 모으고 있다. 이 중 몇몇 피해자는 개인정보를 입수한 해킹조직이 보이스피싱을 시도했다고 제보했다. 빗썸 업체 직원을 사칭한 해킹조직이 계좌 비밀번호를 물어왔다는 내용이다. 이에 대해 KISA는 “유출된 개인정보로 보이스피싱이 이뤄졌을 상황까지 염두에 두고 조사 중이다”고 밝혔다. 가상화폐는 금융당국의 관리 대상이 아니어서 실제 인출 피해가 나타나더라도 보상이 이뤄지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전자금융거래법상에 비트코인은 공식적인 지급수단으로 인정받지 못해 규율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 빗썸과 같은 가상화폐 거래소는 금융기관이 아닌 단순 정보기술(IT)서비스 사업자로 분류된다.임현석 기자 lhs@donga.com}

‘서울에서 중국집을 내려면 강남구 종로구, 치킨집을 내려면 강북구와 도봉구.’ 발로 뛰어서 상권을 분석하던 시대는 지났다. 빅데이터를 활용해 지역별 선호 음식만 먼저 파악해도 반은 해결하고 들어갈 수 있다. SK텔레콤의 국내 첫 민간 빅데이터 개방 사례인 ‘빅데이터 허브(www.bigdatahub.co.kr)’는 예비 자영업자들에게는 필수적으로 거쳐야 하는 사이트가 됐다. SK텔레콤은 빅데이터 허브의 데이터 이용 신청 건수가 지난달 말 기준으로 1만1000건을 넘어섰다고 2일 밝혔다. 빅데이터 허브는 2013년 10월에 개방했다. 당시 10건이었던 데이터는 현재 867건으로 늘었다. ‘배달업종 이용분석’, ‘치킨집 이용분석’처럼 소상공인이 활용할 수 있는 데이터가 특히 많은 관심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예비 창업자들은 상권 분석에 빅데이터 분석 자료를 적극 활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빅데이터 허브 홈페이지에서 배달업종 이용분석 항목을 이용하면 해당 월의 날짜, 요일, 지역에 따라 특히 주문이 몰리는 배달음식도 알아볼 수 있다. SK텔레콤은 협력 스타트업을 대상으로 빅데이터 공유도 활발히 하고 있다. 최근 장애인용 휠체어 내비게이션 애플리케이션(앱)을 개발한 스타트업 인에이블도 SK텔레콤의 빅데이터를 활용했다. 인에이블은 유동인구 데이터를 활용해 전동휠체어가 인구 밀집 지역은 우회하도록 경로를 설정해 앱 활용도를 높였다. SK텔레콤은 빅데이터 허브를 관련 산업의 기반 플랫폼으로 발전시킨다는 전략이다. 빅데이터가 기존 산업 분야와 활발하게 결합하는 과정에서 새로운 사업 협력모델도 만들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빅데이터를 바탕으로 새로운 서비스 모델도 개발 중이다. 자사의 위치 기반 빅데이터를 활용해 택시산업 종사자들에게 추천 노선 등을 제안하는 이른바 인공지능(AI) 택시 앱이 대표적이다. 콜택시를 찾는 수요가 많아지는 지역, 요일, 날씨 등을 종합 분석해 택시가 어디로 가야 손님을 찾을 수 있는지 분석해 주는 도구다. 국내 1위 이동통신사인 SK텔레콤에 쌓이는 데이터 양은 하루 250TB(테라바이트)에 달한다. 매일 약 13만 편의 영화가 저장되는 셈이다. SK텔레콤 관계자는 “민감한 개인정보를 모으지 않고, 유용한 빅데이터만 수집하는 연구를 진행 중”이라며 “연구 성과에 따라 공개할 수 있는 빅데이터도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임현석 기자 lhs@donga.com}

글로벌 온라인 동영상 업체 넷플릭스가 TV로도 극장과 비슷한 음향 체험을 할 수 있는 기술을 자사 영상 서비스에 적용했다. 29일 넷플릭스는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영화 ‘옥자’ 상영회를 겸한 기술시연회를 열고 ‘몰입형 사운드’로 불리는 돌비 애트모스(Dolby Atmos) 기능을 추가했다고 밝혔다. 넷플릭스에 따르면 해당 기술은 영상 속 음원의 위치가 바뀔 때마다 실제 상황처럼 해당 위치에서 소리가 나는 것처럼 구현해 주는 기능이다. 누군가가 천장을 두드리는 장면은 소리도 위쪽에서 들리는 방식이어서 시청자는 마치 영상 속에 있는 것처럼 실감 나는 체험을 할 수 있다. TV의 경우 2017년형 LG전자 OLED TV에서 이 기술의 구현이 가능하다. 영상은 차세대 고화질 영상기술인 하이다이내믹레인지(HDR)를 적용한 것을 전송하고 있다. 넷플릭스 관계자는 “이제 거실 TV로도 극장과 마찬가지의 프리미엄급 시청 경험을 할 수 있다”고 밝혔다. 넷플릭스에 돌비 애트모스 기술이 적용된 것은 영화 옥자가 처음이다. 영상 콘텐츠를 실감나게 시청하려면 극장을 찾아야 한다는 상식을 깨는 시도다. 결과적으로 넷플릭스는 영화 옥자의 온·오프라인 동시 상영으로 불거진 논란을 전략적으로 활용하는 모양새다. 극장과 자사 플랫폼 간의 차이가 없다는 점을 부각하면서, TV와 모바일 등으로 이어지는 넷플릭스 동영상 서비스의 경쟁력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방송업계는 넷플릭스의 공격적인 행보를 주시하고 있다. 넷플릭스가 국내서도 차세대 콘텐츠 플랫폼으로 꼽히는 OTT(Over The Top·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사업을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기 때문이다. 넷플릭스는 올해 1분기(1∼3월) 미국에서 5085만 명의 가입자를 확보했다. 이는 케이블TV 가입자수(4861만 명)보다 많은 수치다. 세계적으로는 가입자 수 1억 명을 넘기며 인기를 끌고 있다. 그러나 유독 한국시장에선 고전하는 모양새다. 지난해 1월 한국시장에 진출한 넷플릭스의 국내 가입자는 대략 13만 명 정도에 불과한 것으로 추정된다. 전문가들은 넷플릭스가 그동안은 국내 인터넷TV(IPTV)와의 경쟁에서 소비자들을 끌어들일 만한 경쟁력을 보여주지 못했다고 분석하고 있다. 넷플릭스가 미국에서 성공한 이유는 가격 경쟁력(미국 유료방송 이용 가격의 절반 수준인 7.99∼12.09달러)인데 한국에선 IPTV가 한 달에 평균 1만 원 안팎 혹은 통신 결합에 따라서 무료로도 볼 수 있기 때문에 넷플릭스가 가입자를 크게 늘리지 못했다는 것이다. 국내 시장 공략에 애를 먹은 넷플릭스는 이제 국내 시장 접근 전략을 새롭게 짰다. 세계 7위 규모의 콘텐츠 시장을 가진 한국에서의 OTT 시장 확대를 위해 옥자를 시작으로 한국 소비자들에게 어필할 만한 콘텐츠를 계속해서 만들 것으로 보인다. 옥자에 이어 인기 드라마 작가인 김은희 씨와 사극을 만드는 등 한류 콘텐츠에 투자할 계획도 밝혔다. 넷플릭스는 막강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국내 콘텐츠 생태계를 뒤흔들 수도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업계에서는 국내 시장을 겨냥한 한 해 투자액만 200억 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한다. 임현석 기자 lhs@donga.com}
돈 냄새를 맡은 국제 해커조직이 시간과 장소를 가리지 않고 사이버 인질극에 나서면서 해킹 위협이 상시화되고 있다. 전세계에서 랜섬웨어 피해사태가 속출하는 가운데 한국은 이미 한 차례 돈을 지급한 선례까지 있어, 해커의 주요 타겟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 유럽 강타한 신종 랜섬웨어 국내상륙 27일(현지시간) 유럽을 강타한 ‘페트야(Petya)’ 랜섬웨어는 국내에도 유입됐다. 다국적 제약사인 머크의 국내 지사인 한국MSD는 전날 랜섬웨어에 감염되면서 업무에 차질을 빚었다고 28일 밝혔다.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피해를 입었다는 제보도 속출하고 있다.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은 해킹피해 지원을 요구하는 기업의 정식 피해접수는 없었다면서도, 특이동향을 주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페트야 랜섬웨어는 지난달 전 세계를 강타한 워너크라이처럼 네트워크의 취약점을 찾아서 전파된다. 네트워크에 연결돼 있는 것만으로도 감염될 수 있다는 뜻이다. 이 랜섬웨어에 감염되면 파일이 암호화돼 쓰지 못할 뿐만 아니라 컴퓨터 시작 단계부터 감염 사실과 금전을 요구하는 경고문이 나온다. 해커들은 암호 해독 키를 주는 대가로 300달러(약 34만 원)의 가상화폐를 요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럽에선 은행권 등에서 피해가 속출했다. 우크라이나 중앙은행과 ‘오샤드방크’ 등 일부 국영은행은 지점 영업과 현금지급기 가동이 중단되는 사태가 발생했다. 키예프 보리스필 국제공항의 출입국 전산망과 발권 시스템도 마비됐다. 러시아에선 국영 석유회사인 로스네프트와 철강기업 예브라스가 피해를 입었다. 피해 국가는 미국, 인도까지 광범위하게 퍼진 것으로 나타났다. 러시아 보안업체 카스퍼스키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폴란드를 중심으로 약 2000건의 페트야 랜섬웨어 공격이 있었다”고 밝히기도 했다. ● 은행권 감염시 ‘속수무책’, 해외보다 피해 더 클 수도 국내서는 현재 페트야 랜섬웨어로 인한 큰 피해가 나타나진 않았으나, 피해가 일단 발생하면 속수무책일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은행권이 취약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정보 백업 등을 평소에 잘 하지 않는 국내 중소규모 은행권 특성상, 우크라이나 중앙은행 피해사례 보다 더 큰 혼란이 발생할 것이라는 지적이다. 임종인 고려대 사이버국방학과 교수는 “은행권은 수차례 겪어본 디도스 공격은 회사가 일관된 전략과 대응책을 가지고 막아내고 있지만, 랜섬웨어는 개개인 업무용 PC를 노리기 때문에 방심하는 사이 보안이 쉽게 뚫릴 수 있다”고 경고했다. 임 교수는 한 번 랜섬웨어에 감염이 돼서 네트워크가 먹통이 되면 개인정보와 거래기록이 암호화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현재 국내 1금융권 등 대형은행을 중심으론 오프라인 자료 백업 등을 철저히 하고 있으나, 이외 중소규모 은행에선 이와 같은 백업을 비용 등의 문제로 잘 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정부 차원에서 비용 지원 등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다. 국제 해커조직이 호시탐탐 국내 은행권을 노리는 것도 우려를 키운다. 해커조직이 디도스 공격보다 효과적인 랜섬웨어로 눈을 돌릴 가능성도 제기된다. 최근 국제 해커그룹 아르마다 컬렉티브는 국내 주요 금융회사 및 유관기관에 “비트코인을 보내지 않으면 디도스 공격을 벌일 것”이라는 협박이 담긴 e메일을 보냈다. 20일 한국거래소를 시작으로 21일에는 금융회사 7곳과 증권사 등을 포함한 9곳이 협박 e메일을 받았다. 국제 해커그룹은 회사 및 기관별로 10~15비트코인(약 3300만~5500만 원)을 요구했다. 28일까지 별다른 피해는 없는 것으로 나타났으나 금융권을 대상으로 해킹 시도가 잦아지는 것부터 불안요소다. 김승주 고려대 사이버국방학과 교수는 “호스팅업체 인터넷나야나가 랜섬웨어 피해 복구를 위해 해커와 협상을 벌였다는 사실이 알려진 점이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돈을 노린 해커조직의 공격이 빈번하게 벌어질 것”이라고 우려를 나타냈다. ●상시화된 위협 “비트코인 때문” 해킹 위협은 가상화폐인 비트코인 열풍과 맞물려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한창규 안랩시큐리티대응센터장은 “이전에는 추적에 대한 부담 때문에 해커들이 돈을 요구하는 경우가 드물었으나, 이제는 과감하게 비트코인을 요구하게 되면서 사이버 인질극과 협박이 빈번해지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가상화폐 열풍이 불기 이전에는 랜섬웨어를 비롯한 해킹수법이 직접적인 현물을 요구하거나 신용카드 결제 등을 요구하는 경우가 많았다. 이 경우 피해가 확인되는 순간 손쉽게 추적 당할 수밖에 없어 피해사례도 제한적이었다. 피해자가 피해사실을 알 수 없도록 소액만 요구하는 게 일반적이었다. 그러나 비트코인이 확산되면서 분위기가 달라졌다. 소유자가 누군지 알 수 없고 추적도 어려운 비트코인의 특성을 악용한 사이버 범죄행위가 늘어나기 시작한 것. 해커 또한 원하는 만큼의 협상금을 요구할 수 있게 되면서 범죄규모도 더 커지게 됐다는 분석이다. 김 교수는 “초창기 디도스 공격 등은 사회적 혼란 등을 노린 정치적 행위에 가까웠으나, 최근에는 돈과 연결돼 상시화되는 특성을 보인다”고 설명했다. 또한 해킹기술 자체도 올해 들어 급격히 발전한 것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지난달 기승을 부린 워너크라이 이후로는 온라인에 접속하는 것만으로도 감염되는 네트워크웜 방식이 확산될 조짐이다. 페트야 랜섬웨어도 2015년에 처음 발견됐으나, 네트워크웜과 결합한 형태는 이번에 처음 확인됐다. 메일이나 특정 웹페이지에 들어가지 않더라도 피해가 발생하면서, 위협은 우리의 일상으로 다가왔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보안업체 관계자는 “일상화된 해킹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철저한 백업 외에는 방법이 없다”며 ‘백업의 상시화’를 강조했다. 임현석 기자 lhs@donga.com}

SK의 해외 진출 전략인 ‘글로벌 파트너링’은 미국 시장에서 성공적으로 뿌리를 내렸다. 특히 국내 기업 중에선 최초로 미국 내 석유생산 광구 개발에 나설 정도로 에너지 분야 협력에 적극적이다. SK이노베이션은 2014년 3월 미국 오클라호마주와 텍사스주에 위치한 생산 광구 2곳을 인수한 데 이어 올 초에는 석유개발사업 본사를 미국으로 옮기면서 적극적인 시장 공략 의지를 내비쳤다. SK E&S는 이보다 앞선 2013년 9월 미국 프리포트LNG와 천연가스 액화 서비스 사용 계약을 체결했다. 국내 민간기업 최초로 미국산 셰일가스를 도입한 사례다. 이 계약을 통해 SK E&S는 미국 텍사스주의 천연가스 액화시설에서 2019년부터 20년간 매년 220만 t을 국내에 도입할 계획이다. 2014년 9월에는 미국 콘티넨털리소스의 현지 가스전 지분 49.9%를 약 3억6000만 달러(약 4087억 원)에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SK E&S가 지분을 인수한 우드퍼드 셰일가스전의 천연가스 매장량은 7600만 t에 달한다. 이중 인수 지분에 해당하는 약 3800만 t 규모의 대한 개발 권리를 확보하게 됐다. 고부가가치 화학사업 진출도 활발하다. SK종합화학은 2월 미국 화학업체 다우케미컬의 고부가가치 화학사업 중 하나인 에틸렌아크릴산(EAA) 사업을 인수했다. EAA는 기술 진입장벽이 높아 소수 글로벌 메이저 화학기업들만 생산하고 있다. SK종합화학은 미국 텍사스 프리포트 생산설비까지 인수해 EAA 글로벌 선두업체로 도약한 것으로 평가된다. 이번 인수로 확보한 다우케미컬의 선진 핵심기반기술을 바탕으로 현지 수요를 공략하고 고부가 제품군을 다양화한다는 전략이다. SK의 에너지, 화학 분야 협력은 현지서도 높은 관심을 끌고 있다. 협력기업이 자리잡는 곳마다 사회공헌 행보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SK이노베이션 석유개발사업본부는 올 초 텍사스주 휴스턴으로 본사를 옮기자마자 푸드뱅크를 찾아 자원 봉사에 대대적으로 나서면서 사회공헌을 실천했다. 북미 지역의 석유개발 사업을 위해 설립한 SK플리머스는 오클라호마주 교육 시스템을 위해 5만 달러를 기부하기도 했다. ‘지역과 더불어 성장한다’는 SK의 경영철학은 미국 현지 언론의 높은 평가를 받으며 국가 브랜드 가치까지 높인 것으로 평가된다. 일반적으로 미국에 진출한 기업들이 ‘선 이익 창출, 후 나눔’ 방식을 택하는 것과는 다른 행보다. SK는 학술교류를 통해서 미국과의 민간외교도 다져 나가고 있다. 인재 양성을 위해 설립한 한국고등교육재단이 양국 민간외교를 연결하고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고등교육재단은 1970년대 부국강병을 위해서는 선진국 학문과 기술을 배워 한국 사회에 이식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보고 매년 미국 등에 한국의 우수 인재를 유학 보냈다. 또 미국의 석학들을 초빙해 한국을 연구하는 기회를 제공하면서 양국 간 학술교류를 지원해 왔다. 미국 내 최대 지한파 단체인 코리아 소사이어티는 고등재단이 장학사업을 통해 양국의 정치, 경제, 사회, 문화에 정통한 국가적 인재를 양성하고 한미 관계를 발전시킨 공로를 인정해 재단 이사장인 최태원 SK회장에게 5월 밴 플리트 상을 수여했다. 밴 플리트 상은 코리아 소사이어티가 6·25전쟁 당시 미 8군사령관인 고 제임스 밴 플리트 장군을 기리기 위해 제정, 1995년부터 매년 한미 상호 이해와 우호 증진에 노력한 개인이나 단체에 수여하는 상이다. SK텔레콤은 미국의 정보통신기술(ICT) 선두업체들과 글로벌 파트너링을 적극적으로 추진하면서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하고 있다. SK텔레콤과 페이스북은 세계 처음으로 한국에 공동으로 통신 인프라 분야 벤처 육성을 위한 공간 설립에 나섰다. 공간과 인프라는 물론이고 기술 개발과 멘토링도 제공할 예정이다. 미국 1위 통신사 버라이즌과는 글로벌 5G 통신기술 표준화를 위한 협업을 추진 중이다. 양사는 향후 사물인터넷(IoT), 인공지능(AI) 플랫폼의 상호 교류와 공동 활용을 검토 중이다. 미국 AI 전문기업인 엔비디아와는 자율주행차 상용화와 AI 생태계 확산에도 협력하고 있다. 임현석 기자 lh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