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성하

주성하 기자

동아일보 콘텐츠기획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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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관련 사이트 ‘서울에서 쓰는 평양이야기’(http://nambukstory.com)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zsh75@donga.com

취재분야

2026-02-26~2026-03-28
남북한 관계64%
칼럼23%
경제일반10%
사회일반3%
  • ‘아프간 소방수’ 케리… 대선 결선투표 재검표 합의 중재

    아프가니스탄 대통령선거 결선 후보들이 미국의 중재로 전면적인 재검표에 합의해 우려했던 종족 갈등이 발생할 가능성이 낮아졌다. 지난달 14일 실시된 결선투표 결과를 놓고 대립하던 아슈라프 가니 전 재무장관과 압둘라 압둘라 전 외교장관은 12일 수도 카불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국제적 감시하의 전면 재검표를 수용하며 결과에 승복하겠다”고 발표했다. 또 “승자는 대통령직을 수행하며 즉시 통합정부가 구성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자리에는 이틀간 중재 노력 끝에 합의를 이끌어 낸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사진)도 참석했다. 케리 장관은 “모든 투표용지는 100% 재검표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800만 표에 이르는 결선투표 재검표가 24시간 내에 시작된다. 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 2014-0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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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印尼의 오바마’ 위도도… 독재자 前사위 누르나

    세계 4위의 인구 대국이자 세계 최대 이슬람 국가인 인도네시아의 미래를 결정짓는 대통령선거가 9일 실시됐다. 목수의 아들과 명문가 출신의 정통 군부 엘리트 간 맞대결이란 점에서 큰 관심을 끌었으나 투표 종료 이후 양 후보가 모두 승리를 선언하는 등 대혼란이 빚어지고 있다. ‘인도네시아의 오바마’로 불리는 진보 성향의 조코 위도도 투쟁민주당 연합 후보(53)는 개표 초반 앞서 나가자 기자회견을 열고 대선 승리를 선언했다. 1시간 뒤 보수 성향의 대인도네시아운동당 연합의 프라보워 수비안토 후보(62)도 자신이 승자라고 밝혔다. 인도네시아 5개 여론조사기관의 표본개표 결과도 둘로 나뉘었다. 표본개표는 선거관리위원회의 허가를 받아 표본투표소 2000여 곳을 미리 선정한 뒤 실제 투표함을 개표하는 것으로 출구조사보다 신뢰도가 높다. 실제 개표와의 오차가 1% 내외로 알려졌다. 3개 여론조사기관의 표본개표는 위도도 후보가 득표율 52.34∼52.93%로 47.07∼47.66%에 그친 수비안토 후보에게 승리한 것으로 집계됐다. 하지만 나머지 2개 여론조사기관의 표본개표는 수비안토 후보가 1∼2%포인트 차로 위도도 후보를 앞선 결과를 내놓았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선관위의 공식 개표 결과는 21, 22일에 발표될 예정이다. 두 후보 진영이 모두 승리 축하 행사를 벌이고 있어 양측 지지자들 간에 충돌이 우려되고 있다. 위도도 후보는 빈민가에서 목수의 아들로 태어나 가구 사업가를 거쳐 정계에 입문한 뒤 자카르타 시장 등을 지내며 큰 인기를 얻었다. 수비안토 후보는 32년간 인도네시아를 통치한 독재자 수하르토 전 대통령의 전 사위로 특전사령관을 지냈다. 그의 부친 역시 재무장관을 지낸 명문가 출신이다.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 2014-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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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中 총참모부 제3부, 전세계 통신망 도-감청”

    중국군 총참모부 제3부가 전 세계 통신망을 감청하고 있다고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이 7일 폭로했다. 적국과 우방을 가리지 않고 무차별적으로 전 세계를 도·감청한 미국의 국가안보국(NSA)과 같은 거대한 비밀조직이 중국에도 존재한다는 보도다. 9일 개막한 미중 전략경제대화 도중 중국에 불리한 대형 의혹이 제기되면서 사이버 해킹 문제가 핵심 쟁점으로 다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WSJ에 따르면 총참모부 제3부는 각국 대사관의 케이블과 기업의 전자우편, 범죄 조직망 등을 포함한 전 세계 통신망을 감시하고 도·감청 내용을 분석하는 임무를 맡고 있다. 군사·정치·경제 정보를 수집하고 중국의 안보를 위협하는 테러 관련 정보를 수집하기 위해서다. 제3부는 중국 전역에 작전부대를 두고 있으며 전 세계 통신망을 감시하기 위해 해커, 언어전문가, 정보분석가 등 조직원 10만 명을 거느리고 있다고 WSJ는 전했다. 미국이 중국군 장교 5명을 기소하면서 그 정체가 드러난 상하이(上海)의 해커부대 61398부대도 제3부 소속이다. 이 부대는 미국 국방 분야와 유럽의 위성 및 우주항공산업 분야를 집중적으로 파고들어 정보를 수집하고 기술을 확보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 2014-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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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주성하 기자의 서울과 평양사이]아리랑 공연 뒤에 숨겨진 평양의 아픔

    김정일이 ‘아리랑’을 왜 그리 좋아했는지 지금도 미스터리한 일이다. 그의 생전 예술 관련 행적을 보면 전통음악에는 통 관심이 없었던 듯 보였다. 그가 즐긴 것은 ‘보천보전자악단’ 같은 여성 밴드나 100여 명의 남성이 목청껏 소리를 지르는 공훈합창단이었다. 사석에선 한국이나 일본, 옛 소련 가요들을 즐겨 불렀다. 1991년 북한이 영화 사상 최대의 역작인 ‘민족과 운명’ 시리즈를 창작할 때 김정일은 아리랑을 주제가로 선정했다. 이 영화 시리즈는 현재 60부 넘게 제작됐으며 앞으로 100부까지를 목표로 한다. 이를 계기로 북한에선 아리랑이 최고의 브랜드로 떠올랐다. ‘통일아리랑’ ‘강성부흥아리랑’ 등의 가요나 소설이 잇따라 창작됐고 TV, 담배 등에도 아리랑 상표가 대거 쓰이기 시작했다. 북한 최초의 조립 스마트폰 브랜드도 아리랑이다. 뭐니 뭐니 해도 ‘북한’과 ‘아리랑’이란 단어를 조합하면 맨 처음 떠오르는 것은 남쪽에도 잘 알려진 연인원 10만 명이 동원되는 ‘아리랑 집단체조공연’이다. 2002년 처음 시작된 아리랑 공연은 수해 등으로 중단된 3년을 빼곤 지난해까지 매년 7월 말에 시작돼 두세 달간 진행됐다. 그러던 북한이 올해는 아리랑 공연을 하지 않겠다고 발표했다. 북한 소식통들에 따르면 관객도 없고 주민 여론도 매우 악화됐기 때문이라고 한다. 하긴 거의 똑같은 내용을 10년 넘게 반복하다 보니 보겠다는 사람이 있을 리 만무하다. 관객의 절대다수는 평양 사람들인데 해마다 보고 또 보니 질려 버리는 것은 당연한 일 아닌가. 강제로 관람 동원을 시키는 것은 오래전부터였다. 그렇게 해도 개·폐막 행사가 아니고선 관람석의 절반을 못 채웠다. 그렇다고 지방 사람들까지 대거 평양에 불러들이기엔 교통 사정이나 치안 통제력이 따라가지 못한다. 매년 공연과 관람에 억지로 동원되는 평양시민들은 ‘아리랑’이란 단어만 들어도 끔찍해한다. 실제로 화려한 아리랑 공연 뒤에 숨겨진 평양 사람들의 고통은 엄청났다. 가장 큰 부작용은 학생들이 훈련에 동원되는 반년 동안 공부를 못한다는 데 있었다. 가뜩이나 1고등중학교를 제외한 일반 중학교는 대학 가기도 힘든데 공연에까지 동원되다 보니 중학교 4학년부터는 졸업할 때까지 3년 동안 아예 공부할 엄두를 내지 못한다. 자식을 대학에 보내려는 부모들이 뇌물을 주고 자녀를 동원에서 빼내 따로 공부시키는 일이 보편화됐을 정도였다. 자녀가 공연에 동원된 부모들은 재정적 부담에 힘들어했다. 무더운 여름에 밤늦게까지 훈련을 하다 보니 자녀들에게 간식과 아이스크림을 사 먹을 돈을 따로 챙겨 보내야 하는데 평범한 가정들엔 힘에 부친 일이었다. 그렇다고 남들 다 사 먹이는데 자기 자녀만 축에 끼지 못할까 봐 부모들은 돈을 주지 않을 수 없었다. 이뿐만이 아니다. 매일 학급에서 두 명씩 돌아가면서 전체 학급이 먹을 국을 만들어 와야 하고 선생들의 식사도 챙겨야 했는데 이 역시 부모들끼리 은근히 경쟁하지 않을 수 없다. 공연 초기 몇 년 동안은 참가자들에게 TV를 선물로 주기도 했지만 부모들은 이미 그 이상의 돈을 썼다고 불만이 컸다. 설상가상으로 남쪽의 대북 지원이 중단된 뒤부터는 선물 값어치도 해마다 점점 줄어들었다. 매일 10만 명 이상이 움직이다 보니 크고 작은 불상사도 잇따랐다. 삼복더위엔 훈련 도중 일사병으로 쓰러지는 학생이 부지기수였고, 추위가 시작되는 10월 말엔 얇은 공연복 때문에 한 학생이 독감에 걸리면 다른 학생들까지 집단 감염됐다. 그래도 공연에 빠지면 안 되는 처지라 학생들 사이에서는 “맹장이 터져도 끝까지 버텨야 한다”는 말이 돌았다. 최근엔 늦은 밤에 귀가하는 학생들이 강도를 만나 봉변을 당하고 성범죄에 노출되는 일까지 발생하자 집이 먼 학생들의 경우엔 버스로 귀가시키는 배려(?)가 나올 정도였다. 몇 년 전엔 공연 뒤 집으로 돌아가는 사람들이 한꺼번에 몰리는 바람에 대동강 능라다리 난간이 무너져 많은 사상자가 발생하는 사건도 일어났다. 어쨌든 올해부터는 아리랑 공연이 없다고 하니 “보지도 않는 공연을 만드느라 왜 우리가 생고생을 해야 하느냐”고 불만이 컸던 평양 사람들로서는 만세라도 부르고 싶은 심정일 것이다. 아리랑 공연은 앞으로도 재개되기 어려워 보인다. 각종 거창한 명분을 내걸고 해마다 공연을 해야 한다고 주장하던 ‘행사파’들이 거의 사라졌기 때문이다. 그들에 대한 보상이 없어진 것이 결정적 이유다. 북한은 초기엔 집단체조창작단을 비롯한 예술단체들과 간부들, 예술인들에게 훈장과 노동당 입당 등 정치적 보상과 각종 선물을 듬뿍 주었다. 하지만 10년 넘게 계속 줄 순 없는 일이다. 그나마 달러를 어느 정도 벌어다 주던 외국 관광객들도 요즘엔 많이 줄었다고 한다. 지금까지 공연을 본 해외 관광객은 10만 명 이상으로 추산되는데 대부분이 중국인이다. 그런데 악화되고 있는 북-중관계의 영향 탓인지 5월부터 북한을 방문하는 중국인 관광객이 급감했다. 한편 남북 교류가 활발했던 2005년 한 해에만 아리랑 공연을 관람한 한국인은 7730명이나 됐는데 2009년부터는 아예 사라졌다. 관객도 없고, 돈도 안 되는 아리랑 공연이 내년에 재개된다면 평양 사람들의 민심은 크게 악화될 것이다. 아리랑 공연은 아버지의 치적을 지워야만 환영받는 김정은의 아이러니를 대표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다. 하지만 북한의 아리랑에 대한 집착은 다른 곳으로 옮겨갔다. 지난달 북한이 아리랑을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민요 아리랑’이란 이름으로 유네스코에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 신청한 사실이 알려졌기 때문이다. 아리랑은 2012년에 ‘한국의 서정 민요’로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됐기 때문에 남북이 신경전을 벌일 수밖에 없다. 아리랑은 우리 민족과 오랫동안 함께 숨 쉬며 해당 시대를 반영해 왔다. 21세기에 들어서도 북한에선 인민이 겪는 고통의 상징으로, 해외에선 분단의 상징으로 돼 버렸으니 아리랑은 지금도 구슬프다. 아프다.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 2014-0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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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주성하 기자의 서울과 평양사이]내가 북한 해커를 반기는 이유

    “해킹이란 게 뭔 말이네?” 지난해 이맘때쯤 평양의 간부들 속에 해킹의 기초 개념을 배우는 바람이 불었다. 중앙에서 해킹 공격에 대비해 보안을 강화하라는 지시가 하달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인터넷이 무엇인지 모르고 평생을 산 간부들이 해킹이 뭔지 아는 것은 어불성설. 그래서 전문가들이 나서 속성교육을 시켰다. 그래도 이해를 했을지 의문이다. 해킹 교육 바람이 불게 한 원인 제공자는 국제 해킹 그룹인 ‘어나니머스’였다. 어나니머스는 작년 4월 북한의 고려항공 등 해외를 대상으로 하는 주요 5개 사이트에 디도스 공격을 하고, 대남용 선전사이트 ‘우리민족끼리’를 해킹해 1만5000여 명의 회원 명단을 공개했다. 북한 입장에서는 회원 명단 공개보다 더 몸서리치는 일이 있었으니 바로 어나니머스가 ‘우리민족끼리’ 메인 화면에 김정은과 저팔계를 합성한 사진을 올려놓은 것이었다. 거기서 끝이 아니었다. 어나니머스는 북한에 선전포고까지 했다. 핵무기 야욕 포기, 김정은 퇴진, 자유민주주의 도입, 인터넷 접속 자유화라는 4가지 요구를 들어주지 않으면 “북한 내부망을 공격해 비극의 날(日)로 만들겠다”는 것이다. 북한으로선 어느 하나도 들어줄 수 없는 요구였다. 하지만 정말 어나니머스가 북한 인트라넷의 수백 개 홈페이지에 김정은과 저팔계 합성사진을 올리는 데 만약 성공한다면 이는 북한 체제에선 도저히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일이 일어나는 것이었다. 어나니머스가 정한 D데이는 6월 25일이었다. 북한은 급히 대책 마련에 나섰다. 간부 교육과 별개로 조선컴퓨터센터에서 부랴부랴 ‘붉은별 3.0’이 개발됐다. 붉은별은 북한이 독자 개발한 컴퓨터 운영체제이다. 2.0까지는 마이크로소프트(MS)의 ‘윈도 7’을 베껴 만든 것인데, 3.0은 애플의 ‘맥 OS X’를 베꼈다. 북한 보안성은 각 기관, 기업소의 인트라넷 관리자들을 불러 회의를 열고 “무조건 붉은별 3.0과 백신을 설치하라”고 지시했다. 드디어 6월 25일이 왔다. 이 창과 방패의 대결은 뚜껑을 열어본 결과 어나니머스의 대참패였다. 그들은 북한의 홈페이지에 저팔계 합성사진을 띄우는 데 실패했다. 오히려 이날 진짜 ‘비극의 날’은 한국에 찾아왔다. 청와대와 정부 기관, 새누리당, 언론사 등 16개 기관의 홈페이지가 디도스 공격을 받아 다운된 것이다. 7월 1일 한국의 30여 개 홈페이지가 다시 한 번 대규모 해킹 공격을 받아 접속이 차단됐다. 공격을 받은 사이트들에서는 모두 ‘어나니머스가 해킹했다’라는 문구가 발견됐다. 어나니머스가 북한과 남한을 착각한 것인지 아니면 북쪽이 뚫리지 않자 남쪽이 화풀이 대상이 된 것인지는 알 수 없다. 아무리 미국 국방부나 중앙정보국(CIA)까지 턴다는 어나니머스지만 북한처럼 인터넷과 동떨어진 극도의 폐쇄적인 인트라망 앞에선 속수무책이었다. 그들이 ‘직결봉사(웹서핑)’ ‘탁상환경(메뉴)’ 따위의 붉은별의 용어부터 이해했을지 모르겠다. 가령 한국은 홈페이지에 접속하려면 ‘아이디와 패스워드를 입력하라’는 메시지부터 뜨지만 붉은별은 ‘관리자통과어를 입력해 주시오’라고 뜬다. 북한에서 아이디는 ‘통과어’, 패스워드는 ‘확인’이라고 한다. 어나니머스도 두 손을 든 붉은별 운영체제이지만, 정작 실체를 알고 보면 어처구니가 없어 입이 딱 벌어질 정도다. 붉은별은 해킹만 불가능한 것이 아니라 컴퓨터를 활용한 대부분 작업이 불가능하다. 유럽의 웹 분석업체 스캣카운트가 2011년 북한의 컴퓨터 운영체제 점유율을 분석한 결과 북한 컴퓨터 운영체제의 97.25%가 MS 기반이었고, 1.68%가 애플 맥이었다. 붉은별의 점유율은 0.5%도 안 됐다. 붉은별은 북한에서도 버림받은 운영체제인 것이다. 어나니머스 공격 때 반짝 설치됐던 붉은별 3.0도 한 달도 안 돼 버림을 받았다. 어나니머스의 해프닝은 북한에 “해킹은 우리가 일방적으로 하는 것인 줄만 알았는데, 당할 수도 있다”는 교훈을 주었다. 문제는 누구한테 당하느냐이다. 인터넷으로 연결된 전 세계 어느 곳이나 두더지처럼 쑤시고 다녀 악명이 높은 어나니머스도 북한이란 외부와 단절된 우물 속을 파고 들어가는 데는 실패했다. 하지만 북한의 진짜 위험은 외부가 아닌 바로 이 우물 안에 도사리고 있다. 일각에선 북한의 정예 해커가 3000명이 넘고 CIA를 능가하는 실력을 가졌다고 주장한다. 이런 주장을 믿진 않지만, 개인적으론 북한에 고급 해커가 정말 3000명이나 있었으면 좋겠다. 3만 명이라면 더욱 좋다. 북한이 해킹을 하려면 중국으로 나올 수밖에 없다. 해외에 북한의 젊은 인재 수천수만 명이 나와 인터넷에 접속하면 세계가 어떻게 돌아가는지도 보게 되고 북한도 알게 된다. 거짓된 세뇌는 진실 앞에선 쉽게 무너진다. 한창 진실에 목마른 북한 젊은이들이 거짓과 기만으로 꾸며진 김정은 왕국의 실체를 깨닫게 되면 이는 장기적으로 북한에 매우 큰 위협이 된다. 아마 해커들을 외국으로 제일 내보내고 싶지 않은 사람은 김정은일지도 모른다. 몇 년 전 국내 언론이 보도한 ‘평양시민 210만 명 신상정보 유출’은 북한의 진짜 위협이 무엇인지를 대표적으로 보여준 사례다. 평양 핵심계층 수백만 명의 이름 생년월일 주소 직업 가족관계 혈액형 등의 정보가 한국에 넘어간 것은 폐쇄적인 북한에 너무나 충격적인 일이었다. 정보화 시대와 담을 쌓고 살 수 없다고 판단해 애써 주민 전산화를 해놓았더니 북한 내부 누군가가 고작 휴대용 저장장치(USB 메모리) 한 개로 다 빼낸 것이다. 혹여 가짜 정보인가 싶어 기자가 직접 유출된 신상정보와 평양에 알고 있는 지인들의 신상정보를 대조했더니 다 일치했다. 단 한 명의 내부 정보기술(IT) 관계자가 이처럼 어마어마한 일을 한 것이다. 돈 때문이었든, 체제가 싫어서였든 앞으로도 이런 일은 계속 반복될 여지가 크다. 북한에 실력 있는 해커들이 늘어날수록 이는 북한엔 양날의 칼이 될 수밖에 없다. 열심히 갈면 갈수록 나중에 베인 상처도 더 깊을 것이다.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 2014-0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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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평화로운 나라’ 한국 52위, 北 153위

    한국이 세계에서 52번째로 평화로운 국가라는 조사 결과가 발표됐다. 매년 ‘세계평화지수(GPI)’를 작성해 발표하는 국제 비영리 싱크탱크 ‘경제평화연구소(IEP)’는 18일 발표한 ‘GPI 2014’에서 한국의 올해 평화지수가 지난해 46위에서 6계단 하락한 52위라고 밝혔다. 2012년에는 51위였다. 호주 시드니에 본부를 둔 IEP는 올해 세계 162개국을 대상으로 22개의 범죄 군사 사회 관련 지표를 평가해 1∼5점을 매겨 순위를 정했다. 1점에 가까울수록 평화로운 상태를 뜻한다. 한국은 1.849점으로 인구 10만 명당 재소자 수, 강력범죄 발생 수, 테러리스트 활동, 소형화기 접근성, 난민 수 등 세부항목에서 1점을 받았다. 하지만 이웃 나라와의 관계(4점), 핵·중화기 수(3.3점), 갈등에 따른 사망자 수, 폭력시위(이상 3점) 항목에서 부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가장 안전한 국가로는 아이슬란드(1.189점)로 3년 연속 1위에 올랐다. 이어 덴마크 오스트리아 뉴질랜드 스위스 핀란드 캐나다 일본 벨기에 노르웨이가 순서대로 2∼10위를 차지했다. 가장 평화롭지 못한 국가로는 3.65점을 받은 시리아가 선정됐다. 북한은 153위였다. 북한은 2012년에 151위, 지난해엔 155위였다.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 2014-0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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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F1 황제’ 슈마허, 혼수상태서 6개월만에 깨어나

    스키 사고로 의식을 잃었던 ‘포뮬러 원(F1)의 황제’ 미하엘 슈마허(45·사진)가 13일 혼수상태에서 깨어났다고 CNN 등 외신이 16일 일제히 보도했다. 지난해 12월 29일 프랑스 남동부 알프스 산에서 스키를 타다 넘어져 의식을 잃은 지 5개월 보름 만이다. 사고 직후 조사팀은 그가 눈 속에 가려져 있던 바위에 머리가 부딪쳐 심각한 뇌손상을 입었다고 밝혔다. 슈마허의 매니저인 자비네 캠은 16일 “슈마허가 의식을 회복해 그동안 입원해 있던 프랑스 그르노블의 병원에서 퇴원해 장기 재활시설로 이동했다. 위기에서 벗어났다”고 밝혔다. 하지만 그는 “슈마허가 사고 전 상태로 돌아오긴 어렵다”고 덧붙였다. AFP통신은 “그가 스위스 로잔의 한 재활병원에 입원했다”고 전했다. 일부 스위스 현지 언론들은 “슈마허가 아내와 의사소통을 할 정도로 의식이 돌아왔다”고 보도했다. 슈마허는 두 차례 뇌수술을 받았지만 최근까지 식물인간 상태에서 벗어나기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도 많았다. 1991년 F1 무대에 데뷔한 슈마허는 1994년 처음으로 세계 정상에 오른 뒤 지금까지 통상 챔피언십 7회 우승과 그랑프리 91회 우승이란 대기록을 남겼다.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 2014-0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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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프간 대선 결선 투표율 58% 압둘라 당선 유력… 7월 22일 발표

    하미드 카르자이 현 대통령의 후임을 뽑는 아프가니스탄 대통령 선거 결선투표가 14일 마무리됐다. 아프간 선관위는 이날 투표가 마감된 뒤 기자회견에서 약 700만 명의 유권자가 투표에 참가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밝혔다. AP통신은 등록 유권자 수가 1200만 명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투표율이 58%에 이를 것으로 추정했다. 이는 4월 치러진 1차 투표 때와 비슷한 투표율로 2009년 대선(투표율 30%)에 비해 약 2배 수준이다. 최종 결선 투표 결과는 다음 달 22일경 발표될 예정이다. 현재로선 1차 투표에서 45%의 지지를 얻은 압둘라 압둘라 전 외교장관(54)의 당선이 유력하다. 압둘라 후보는 아프간 인구 비중에서 1, 2위를 차지하는 파슈툰족과 타지크족의 혼혈이며 탈레반 집권에 반대한 타지크족 중심 반군단체 ‘북부동맹’의 일원이다. 결선투표에서 압둘라 후보와 맞붙은 아슈라프 가니 전 재무장관(65)은 세계은행에서 10년간 근무했고 컬럼비아대, 버클리 캘리포니아대, 존스홉킨스대 교수를 지냈다. 2001년부터 13년 동안 아프간을 통치해 온 카르자이 대통령은 연임 제한 규정으로 이번 대선에 출마하지 않았다. 한편 이날 전국 150여 개 투표소가 탈레반의 공격을 받아 민간인 20명을 포함해 47명이 숨졌다.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 2014-0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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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성폭력없는 세상 만들기… 지구촌 144개국 나섰다

    ‘행동해야 할 때(Time to Act)다.’ 144개국 장관급 인사와 900여 명의 전문가들이 10일 영국 런던에 모여 ‘분쟁지역 성폭력 근절’을 한목소리로 촉구했다. 나흘간의 일정으로 개막한 성폭력 근절 국제회의는 분쟁지역 성폭력 종식을 논의하고 국제적 감시를 강화하기 위해 머리를 맞댔다. 이번 회의에는 할리우드 톱스타인 앤젤리나 졸리, 존 케리 미 국무장관, 윌리엄 헤이그 영국 외교장관 등 쟁쟁한 인사 900여 명이 참여했다. 졸리와 헤이그 장관은 이날 공동 의장 겸 개막 연사로 나섰다. 특히 졸리는 자신이 유엔난민기구(UNHCR) 친선대사로 활동하며 목격한 전쟁지역 여성의 성폭력 피해를 고발하며 “수치심은 전쟁 성범죄 피해자가 아닌 가해자가 가져야 한다”고 외쳤다. 졸리는 최근 2년간 여성 성폭행 근절을 위해 유엔안전보장이사회 등을 상대로 적극적인 캠페인을 벌여왔다. 헤이그 장관은 이날 “분쟁 지역의 조직적인 성폭력은 현대사회의 심각한 대규모 범죄”라며 “근절 노력에 국제사회의 역량이 결집되어야 한다”고 거들었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13일 각국 대표들이 참석하는 폐막회의에서 영상 메시지를 발표한다. 한국은 조태열 외교부 제2차관이 나서 12일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제기하고 전쟁 성폭력 방지를 위한 한국 정부의 기여 의지를 밝힐 예정이다. 국제회의까지 열려 성폭력 근절을 촉구한 것은 성폭력 양상이 그만큼 심각하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 들어 이 문제에 경종을 울리는 잔인한 사건들이 세계 각지에서 잇따라 터져 나오면서 지구촌을 분노하게 만들었다. 4월 나이지리아에서 여학생 300여 명이 집단 납치돼 성폭행을 당하거나 팔려갈 위험에 빠진 사건이 대표적이다. 이 사건은 ‘우리 딸을 돌려 달라’는 세계적 캠페인으로 번지면서 아프리카 지역의 여성인권 문제를 부각시켰다. 여성 성폭행은 내전과 분쟁이 벌어지는 곳에서 심각한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1991∼2002년 시에라리온 내전에선 6만 명이, 1992∼1995년 보스니아 내전에선 5만 명의 여성이 성폭행을 당한 것으로 추산된다. 종교 및 문화적 이유로 여성 인권이 보장받지 못하는 나라에서도 여성 인권은 심각한 상황이다. 8일 대통령 취임 행사가 열린 이집트 타흐리르 광장에서는 집단 성폭행 등 27건의 성폭력 사건이 일어났다. 인도에서도 22세 여성을 성폭행하고 살해한 뒤 황산으로 시신을 훼손하는 등 성폭행이 살인으로 이어지는 사건들이 최근 잇따라 벌어졌다. 세계보건기구는 매년 2억2000만 명이 성폭력 피해에 시달리며 이 중 1억5000만 명이 여성이라고 분석했다. 이는 전 세계 성인 여성의 7%에 이르는 규모다. 국제인권단체 휴먼라이츠워치(HRW)의 리즐 게른솔츠 여성인권 이사는 “최근 전례 없이 성폭행 문제가 심각해졌다”며 “남성이 성에 대한 고정관념에서 벗어나고 여성 폭력을 규탄하는 것이 앞으로 거쳐야 할 중요한 단계”라고 말했다.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 2014-0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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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주성하 기자의 서울과 평양사이]김정은의 와인 사랑과 금주령

    최근 북한 고위 간부들 속에서 와인 열풍이 불고 있다고 한다. 코냑을 좋아했던 아버지와는 달리 김정은은 와인을 즐긴다는 소문 때문이다. 김정일의 요리사였던 후지모토 겐지 씨는 지난해 4월 “김정은은 보르도산 와인을 꿀꺽꿀꺽 마시고 카르티에 멘솔 담배를 피우며 할리우드 스타 장클로드 반담의 근육질 몸매를 갖길 원했다”고 말했다. 후지모토 씨가 북한을 탈출한 것이 2001년이었으니 당시 김정은의 나이는 많아야 열일곱 살 정도였을 것이다. 막 스위스에서 돌아왔을 때쯤 되지 않을까 싶다. 김정일의 측근 관리용 비밀파티 부활 한 북한 고위 소식통은 김정은이 아버지 김정일이 30, 40대에 측근을 관리하기 위해 자주 열던 한밤의 비밀 파티를 다시 부활시켰다고 전했다. 다만 측근들의 연령은 훨씬 높아졌다. 김정일의 비밀 파티에는 형뻘 되는 측근들이 주로 참가했는데 김정은의 파티 참가자 대다수는 아버지뻘, 많으면 할아버지뻘이라는 것이다. 후지모토 씨가 2003년 ‘김정일의 요리사’라는 책을 내기 전까진 코냑을 들이켜며 한국 노래를 부르고 심지어 여성들을 발가벗기고 함께 춤을 추는 김정일의 파티는 외부에 전혀 알려지지 않았다. 한번 파티 멤버가 되면 숙청되는 일이 거의 없고, 설령 쫓겨나도 다시 복권시켜 줄 것이란 믿음이 있어 입들을 굳게 다물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아들 김정은의 파티는 벌써부터 평양의 권력가에 은밀히 퍼지고 있다. 파티 멤버였다가 지금은 쫓겨난 누군가가 주변에 믿을 만한 누군가에게 이야기를 전한 것이 퍼지고 있는 것 같다. 워낙 많은 사람이 숙청됐으니 충분히 있을 수 있는 일이다. 소문에 따르면 김정은은 술에 취하면 사람을 앞에 불러다 욕설을 퍼붓고 상대방 몸까지 툭툭 치는 버릇이 있어 참가자들이 모멸감을 느낀다고 한다. 기쁨조까지 불러 파티를 즐기는 오빠의 모습에 화가 난 여동생 김여정이 “아버지처럼 살지 마”라고 소리쳤다는 이야기도 들린다. 김정은의 고모인 김경희도 오빠 김정일에겐 서슴없이 충고했다고 알려졌지만 모든 권력을 움켜쥔 독재자가 금욕을 택한 경우는 동서고금에 거의 없다.北 수입품중 와인 등 주류 비중 증가 최대 은밀히 퍼지는 것은 ‘파티’뿐만이 아니다. 김정은이 와인 마니아란 소문이 퍼지면서 간부들이 선호하는 술도 김정일 시대 코냑에서 와인으로 ‘권력 이동’을 했다고 한다. 와인을 꺼내놓고 해당 와인의 ‘스토리’ 정도는 읊어줘야 신권력층이라 인정받는 분위기라는 것이다. 북한에 열린 ‘와인 시대’는 무역 통계가 증명해 준다. 통일부에 따르면 2012년 북한의 수입품에서 가장 크게 늘어난 항목이 와인 등 주류와 음료로 1년 동안 무려 3011만 달러어치나 사 갔다. 북한 주민의 주식인 옥수수를 20만 t 가까이 살 수 있는 금액이다. 불가리아의 경우 와인이 대북 수출 1위 품목으로 등극했다. 지난해엔 14달러짜리 2008년산 루빈 와인 두 컨테이너가 북한으로 수출됐다. 아마도 김정은의 취향을 따라가려는 간부들에게 배달됐을 것이다. 김정은은 프랑스산 고급 와인을 마시는 것으로 알려졌다. 프랑스의 와이너리(와인 양조장) ‘메종 미셸 피카르’의 프랑신 피카르 대표는 2010년 방한해 “15년 전 북한 관리가 헬기를 타고 와 여러 와이너리를 둘러보고 간 뒤부터 북한은 매년 고급 와인을 수백 병씩 사갔다”고 말했다. 후지모토 씨는 김정일의 술 창고에 와인이 1만 병이나 소장돼 있다고 증언했다. 김정은은 이 술 창고도 상속받았을 것이다. 고급 와인 맛에 푹 빠진 김정은은 정작 인민은 값싼 술조차 마시는 것을 용납하지 않고 있다. 무슨 이유인지는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지만 올 초 갑자기 전국에 금주령을 내렸기 때문이다.금주령 어긴 軍지휘관 즉결 처형 몇 달 전 이 금주령을 어긴 한 군부대 지휘관 몇 명이 김정은에게 걸려 즉결 처형됐다는 말까지 들린다. 김정은이 지시 집행 상황을 요해(了解)하기 위해 부대를 불시에 방문했는데 지휘관들이 지시도 제대로 수행하지 않은 데다 하필이면 그때 술을 마시고 있었다는 것이다. 지난해 9월 김정은은 미림승마장 타일이 제대로 시공되지 않았다고 시공책임자를 처형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외부에 알려지지 않아서 그렇지 이런 식의 즉결처형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고 한다. 자신의 지시가 집행되지 않으면 무시당한다고 분노하고, 자신에 대한 외부의 보도에 예민해하는 현상은 장성택 처형 이후 특히 두드러지고 있다. 또 현장 시찰이 늘수록 상호 모순이 되는 즉흥 지시도 늘고 있다. 가령 인민들이 장사를 하느라 말을 잘 듣지 않는다는 보고를 듣고는 “배급을 국가에서 보장하라”는 지시를 내렸다가 배급 식량을 확보하기 어렵다는 보고가 올라가면 “언제까지 국가가 인민을 먹여 살려야 하느냐”며 화를 내는 식이라는 것이다. 장성택과 같은 노회한 보호막이 사라진 뒤로 이런 모순적인 지시는 제대로 걸러지지 않고 하달되는 것 같다. 간부들도 무조건 알아서 하라고 한 뒤 한순간에 찍혀 처형당하는 현실에 절망하지만 지금과 같은 분위기 속에선 찍소리 못하고 두려움에 벌벌 떨고 있다. 장담컨대 금주령은 과거 김정일 시대의 금연령과 마찬가지로 북한에서 절대 이뤄질 수 없는 목표다. 2000년대 초반 담배를 끊는 데 성공한 김정일은 “흡연가와 컴맹, 음악을 모르는 사람은 21세기의 3대 바보”라면서 강력한 금연 캠페인을 시작했다. ‘장군님처럼 담배 끊어 강성대국 만들자’는 구호까지 나왔다. 하지만 그의 지시는 어떤 처벌에도 먹혀들지 않았다. 더구나 그렇게 떠들썩하게 금연령을 내린 몇 년 뒤 본인 스스로 다시 담배를 물고 TV에 나타났으니 금연령을 충실하게 따랐던 인민들은 진짜로 바보가 된 기분이었다. 그래도 김정일은 스스로 담배를 끊고 인민들에게 금연령을 내리는 염치라도 있었다. 김정은 시대엔 이런 염치마저 사라진 것 같다. “아버지처럼 살지 마”라고 했다는 김여정의 말은 북한 주민들이 지금 제일 하고 싶은 말일지도 모른다.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 2014-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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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4년 ‘버핏과의 점심’ 22억원

    ‘투자의 귀재’라 불리는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84·사진)과의 점심식사 경매가 올해는 216만6766달러(약 22억1800만 원)에 낙찰됐다. 지난해의 100만100달러보다 배 이상으로 늘었지만 역대 최고액을 기록했던 2012년의 345만6789달러에는 미치지 못했다. 올해 점심 경매 낙찰자는 싱가포르의 앤디 추아 씨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추아 씨는 최대 7명의 친구와 함께 뉴욕 맨해튼의 스테이크 전문 식당인 ‘스미스 앤드 월런스키’에서 버핏 회장과 몇 시간 동안 점심을 먹으며 투자 조언을 들을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됐다. 추아 씨의 구체적인 신원은 알려지지 않았다. 점심식사 비용 1만 달러도 낙찰자가 내는 것이 관례다. 통상적으로 낙찰자의 신원은 공개되지 않지만 주로 부호나 투자전문가들이 버핏 회장과의 점심식사 경매에 참가한다. 펀드매니저 테드 웨슐러는 2010, 2011년 연속해 낙찰받았고, 월가의 대표적 행동주의 투자자인 데이비드 아인혼 그린라이트캐피털 회장도 2003년 버핏 회장과 점심식사를 함께한 바 있다. 버핏 회장은 2000년부터 점심식사 경매를 시작해 낙찰금을 전부 미국 빈민구호재단인 글라이드에 기부해 왔다. 첫해 낙찰액은 2만5000달러였으며 지금까지 기부 액수는 약 1600만 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버핏 회장의 부인도 운용에 참여하고 있는 글라이드는 연간 1800만 달러를 들여 빈민에게 식사와 잠자리 등을 제공하고 있다.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 2014-0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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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사드 득표율 99.8%냐 99.9%냐만 남아”

    3년 넘게 내전이 계속되고 있는 시리아에서 대통령 선거가 실시됐다. 이번 대선은 반군이 장악한 동부와 북부의 요충지를 제외한 정부군 장악 지역에서 이뤄진다. 이 때문에 바샤르 알아사드 대통령이 7년 임기의 대통령에 재선될 것이 유력하다. 아사드 대통령은 2000년과 2007년 치러진 대선에서 각각 99% 이상의 지지율로 당선됐다. 이번까지 당선되면 29년간 집권했던 그의 아버지 하페즈 알아사드 전 대통령에 이어 부자가 50년 동안 시리아를 통치하게 된다. 이번 대선은 사실상 아사드 대통령의 명분 쌓기용 반쪽 대선에 불과해 유엔과 서방세계는 선거 중단을 요구해왔다. 시리아 인구 1800만 명 중 내전으로 15만 명 이상이 사망하고 300만 명이 해외로 이주했으며 국내에도 피란민 600만 명이 거처 없이 떠돌고 있다. 이번 선거를 두고 CNN은 “역사상 가장 괴이한 민주주의의 패러디”라고 보도했다. 이번 선거에서는 50여 년 만에 처음으로 3명의 복수 후보가 출마했다. 하지만 아사드 대통령의 경쟁자로 나선 2명의 정치인은 모두 대중에 거의 알려지지 않은 무명이어서 사실상 들러리에 불과하다는 평가가 제기되고 있다. 일찌감치 대선 보이콧을 선언하고 유권자들에게 선거 불참을 호소해 온 반군 측은 “엉터리 대선의 지지율이 99.8%가 될지 99.9%가 될지만 궁금하다”고 비꼬았다. 대선이 끝나면 시리아 내전이 더욱 악화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대선 승리를 통해 통치 명분을 확보한 아사드 대통령이 반군에 대한 무력 공세를 더욱 강화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 2014-0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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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페인 카를로스 국왕 전격 퇴위

    후안 카를로스 스페인 국왕(76)이 2일 급작스러운 퇴위를 발표했다. 마리아노 라호이 스페인 총리는 이날 “카를로스 국왕이 퇴위 의사와 함께 왕위 계승 절차에 착수하겠다는 뜻을 알려왔다”고 전했다. 후계자는 국왕의 아들인 펠리페 왕세자(45)이다. 펠리페 왕세자는 지난해 말 여론조사에서 66%의 지지도를 얻어 무난히 왕위를 승계할 것으로 보인다. 스페인 민주화에 지대한 역할을 한 카를로스 국왕은 2007년 스페인 한 방송사가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스페인 역사상 가장 위대한 인물 1위’로 선정되는 등 재임 39년 가까이 국민들의 존경을 받았다. 하지만 최근 인기가 급격히 식었다. 스페인이 경제위기에 빠져 있던 2012년 아프리카 보츠와나에 코끼리 사냥 여행을 갔던 사실이 드러나 공개 사과문을 발표했다. 지난해엔 카를로스 가문이 스위스에 비밀 계좌를 보유했다는 보도가 나왔고 올 1월에는 막내딸 크리스티나 공주 부부가 600만 유로(약 90억 원)의 공금을 유용한 혐의로 수사선상에 올랐다. 이 때문에 그의 청렴 이미지가 크게 훼손됐다. 2012년 11월 왼쪽 엉덩이에 이식한 인공관절 부위에 감염이 생긴 뒤 여러 차례 수술을 받으면서 건강 이상설에도 시달렸다. 그럼에도 그가 독재자였던 프란시스코 프랑코 총통이 사망한 뒤 스페인 민주화의 기틀을 다진 것은 부인할 수 없다. 그는 1931년 스페인에 공화제 정권이 들어서면서 그리스로 망명한 알폰소 13세 국왕의 손자로 태어났다. 왕정 체제가 스페인의 이상적인 정치 형태라 생각한 프랑코 총통은 1969년 카를로스 국왕을 자신의 합법적 후계자로 공표했다. 1975년 11월 프랑코 총통 사망 이틀 뒤 국가 권력을 넘겨받은 카를로스 국왕은 즉위식에서 프랑코 독재체제의 잔재를 청산하고 스페인을 민주주의 국가로 만들겠다고 발표했다. 전 세계인들은 이 발표를 충격으로 받아들였다. 실제로 그는 비밀경찰을 해제하고 언론의 자유를 보장했으며 1976년 양원제 채택, 1977년 총선거 실시, 1978년 상징적 입헌군주제 도입 등 급진적 개혁조치를 잇따라 밀고 나갔다. 정치범들을 석방하고 정당 활동도 보장했다. 그의 급진적 자유 민주주의 개혁에 반발한 극우 우익세력은 1981년 2월 쿠데타를 일으켜 내각 각료와 의원 350여 명을 인질로 잡고 군부 독재로의 복귀를 요구했다. 이때 그는 “나를 먼저 쏴야 할 것이다”라고 말한 뒤 전투복 차림으로 TV 앞에 나가 “무력으로 민주화 과정을 방해하는 자들의 어떤 형태의 행동도 용납할 수 없다”며 국민들의 지지를 호소했다. 결국 쿠데타는 18시간 만에 실패로 돌아갔다. 그는 1982년 유럽이 요구하는 지도자상으로 인정받아 샤를마뉴 대제상을, 1995년엔 유네스코 평화상을 수상했다. 카를로스 국왕은 2007년 11월 칠레에서 열린 이베로아메리카 정상회의 폐회식에서 자국을 비난하는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을 향해 “입 닥쳐”라고 소리쳐 세계적인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이 발언은 스페인에서 가장 유명한 전화벨 소리가 되기도 했다.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 2014-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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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北당국 “몰래 ‘정도전’ 보면 엄벌”

    북한 당국이 한국 역사드라마 ‘정도전’의 불법 유통을 철저히 차단하라는 지시를 지난달 전국 체제 보위기관들에 전달했다고 북한소식통이 27일 밝혔다. 북한의 한국 드라마 단속은 늘 벌어지는 일이지만 이번처럼 특정 드라마의 제목을 거론하며 통제와 처벌을 강화하라고 지시한 것은 이례적이다. 이 소식통은 “북한 당국이 보위부와 보위사령부 등 체제 보위기관들에 정도전 단속 지시를 하달하면서 이 드라마가 역사를 매우 심하게 왜곡하고 있다는 이유를 제시했다고 들었다”고 전했다. 그는 “하지만 실제 단속 이유는 정도전이 북한에서 매우 금기시하는 역성혁명(易姓革命)을 다루고 있기 때문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드라마 정도전은 이성계와 함께 왕(王) 씨의 고려왕조를 무너뜨리고 새로운 이(李) 씨 왕조를 건국한 조선시대 개국공신 정도전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실제 역사를 바탕으로 신하들이 왕을 몰아내는 과정을 담고 있어 ‘백두혈통론’을 내세우며 3대 세습을 정당화하는 김정은 체제에 매우 위협적일 수밖에 없다. 드라마 속 이성계 묘사가 북한 학교에서 가르치는 역사와 정면으로 어긋난다는 것도 통제의 배경인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은 이성계가 권력에 눈이 멀어 고구려 영토를 찾을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날린 만고의 역적이라고 가르쳐왔다. 게다가 북한 역사교과서에선 정도전의 이름조차 언급되지 않는다. 반면 정몽주는 고려의 충신이라고 가르치고 있다. 북한소식통은 “이번처럼 제목을 거론하며 불법 시청자 엄벌 지시가 하달된 것은 2000년대 중반에 한 번 있었다. 중국의 50부작 드라마 ‘황제의 딸’이었다”고 말했다. 이 드라마에는 난봉꾼인 황제와 권력 및 사랑을 차지하려고 싸우는 왕후와 첩, 자식들의 음모와 배신 등 궁중암투가 상세하게 나온다. 북한 주민들은 당시 이 드라마를 몰래 보면서 “우리(김정일 집안)도 저런 일이 벌어지겠지”라는 말을 나눴던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은 역사물에서 왕 또는 왕가를 다루는 것을 금기시한다. 주민들이 사실상 왕조체제인 북한의 현실과 비교하기 때문이다. 과거에는 임꺽정이나 홍길동처럼 지배계층의 수탈이나 출신성분에 항거하는 주인공을 내세운 영화를 만들었지만 1990년대 이후 간부들의 수탈에 대한 주민 불만이 고조되자 이런 소재도 금기시됐다. 결국 북한에서 역사물로 다룰 수 있는 소재는 2010년 제작된 드라마 ‘계월향’처럼 왜적에게 맞서 싸우는 내용뿐인 셈이다. 하지만 이 드라마도 외부 드라마를 몰래 보며 눈이 높아진 북한 주민의 외면으로 조기 종영됐다. 북한에서 드라마 방영이 가능한 전국채널은 조선중앙TV가 유일하다. 한편 최근에는 북한에 스마트패드, 노트텔, USB 등 다양한 영상 재생기기와 저장매체가 유통되면서 보위부가 단속에 애를 먹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외부 영상물은 밀수꾼을 통해 북한에 유입되곤 한다. 최근에는 북한 상인들이 중국의 거래 상대에게 특정 드라마를 요구하거나 북한 인권단체들이 몰래 살포하는 사례가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다.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 2014-0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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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주성하 기자의 서울과 평양사이]평양아파트를 붕괴시킨 건 ‘부패’다

    평양 중심부에는 모든 건물의 신축이 금지돼 있다. 가장 큰 이유는 상하수도망 같은 도시 하부구조가 너무나 열악하기 때문이다. 1990년대 초반 평양건설대 교수에게서 들은 바로는 중구역의 경우 아예 상하수도망 도면이 없다고 한다. 그도 그럴 것이 현재 평양 중심부 상하수도망은 일제강점기에 건설한 것인데, 광복과 전쟁을 거치며 도면이 사라졌다. 6·25전쟁 때 평양은 미군의 집중 폭격으로 폐허가 됐다. 북한은 40만 명이 살던 평양에 42만 발의 폭탄이 떨어졌다고 주장한다. 전후의 평양 사진에 남아있는 건물은 일제강점기의 화신백화점 단 하나뿐이었는데 그것이 현재의 평양 제1백화점이다. 전쟁이 끝난 뒤 북한의 최우선 목표는 집을 빨리 짓는 것이라 상하수도망을 새로 설계할 여유가 없었다. 또 당시만 해도 기존의 상하수도망도 쓸 만했다. 북한이 자랑하는 속도전의 원조는 전후 평양 건설에서 비롯됐다. 1958년 평양에선 14분마다 살림집 1채씩이 건설됐다. 이를 두고 북한은 ‘평양속도’ ‘평양시간’이라고 내세웠다. 그리고 조립식 공법으로 7000채분의 자재로 2만 채를 건설했다는 자랑도 빼놓지 않는다. 이렇게 급히 건설했어도 그때 지은 아파트가 붕괴된 적이 없었다. 1992년 통일거리 건설장에서 고층아파트가 붕괴돼 내부 미장을 하던 군인 1개 대대 500여 명이 몰살된 것을 비롯해 크고 작은 건물 붕괴가 있었지만 적어도 1950년대 지은 아파트는 무너지지 않았다. 이는 역설적으로 지금 건설하는 아파트의 안전기준이 얼마나 허술한지를 보여준다. 한국 언론들은 이달 13일 발생한 평양 23층 아파트 붕괴 원인이 ‘속도전’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틀린 말은 아니지만 핵심 원인은 아니다. 진짜 원인은 부패에 있다. 북한 간부들은 아파트 건설을 아주 좋아한다. 떨어지는 돈이 상당하기 때문이다. 남쪽 사람들은 북한 아파트가 국가 자재로 건설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북한은 중요 건설장에 공급할 시멘트와 철강이 태부족이다. 중요 건설장은 스키장 유원지 기념관 민속공원같이 김정은이 지으라고 지시한 곳을 말한다. 평양의 대다수 아파트는 힘 있는 기관들이 건설허가를 따서 짓는다. 건설되면 일부는 자기들이 갖고 나머지는 건설비를 뽑기 위해 판다. 모든 자재는 건설기관들이 자체로 구입한다. 대개 중국에서 수입하기 때문에 달러로 거래된다. 이 수입권도 수도건설총국이나 2경제(군수 부문) 같은 극히 일부 기관이 독점하고 있다. 아파트를 지으려면 비용과 뇌물이 많이 든다. 건설비를 줄이려면 불량 자재를, 그것도 적게 쓰는 수밖에 없다. 무너지지 않을 만큼만 지어 파는 기관이 가장 장사를 잘하는 셈이다. 한때 부실 아파트의 대명사로 꼽히던 1970년의 ‘와우 아파트 붕괴사고’ 같은 일이 40여 년이 지난 지금 평양에서 재연되고 있는 것이다. 북한은 석회석이 풍부함에도 불구하고 전력난 때문에 시멘트 생산량이 적고 질도 형편없다. 북한에선 시멘트 강도를 나타내는 단위로 ‘마르카’를 쓰는데 180마르카 이상을 고강도 시멘트로 분류한다. 북한산은 보통 120마르카 내외다. 이런 시멘트는 아파트 건설에 쓸 수가 없는데도 북한 내부에서 잘 팔린다고 한다. 같은 아파트를 지어도 도심이면 비싸게 팔린다. 제일 비싼 곳은 중구역인데 100m² 정도의 아파트는 3만∼4만 달러, 160m²는 7만∼8만 달러에 팔린다. 평양 도심의 건물 신축 금지 규정은 사실상 오래전에 권력과 돈 앞에 무용지물이 됐다. 평양 중심부는 지금 온통 공사판이다. 창전거리처럼 아예 일정한 구획 전체를 허물고 새로 건설한 곳은 상하수도망을 만들 수 있다. 문제는 도심에 틈만 있으면 비비고 올라가는 아파트들이다. 이런 아파트는 설계도도 없는 상하수도망에 대충 연결된다. 모르는 사람은 평양의 외관만 보고 “못 사는데 건물들은 괜찮네” 하고 감탄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진짜로 감탄을 받아야 하는 ‘평양의 기적’은 땅 밑에서 겨우 기능을 하는 80년 넘은 된 녹슨 좁은 배관들이다. 평양은 주택난이 심각해 구매 수요는 충분하다. 1990년대 초반 약 200만 명이던 평양 인구는 20년 뒤엔 350만 명까지 늘어났다. 여기에 거주신고 없이 몰래 평양에 사는 일명 ‘미거주자’도 70만 명 이상으로 당국은 파악하고 있다. 당국은 평양 인구를 줄이려고 일부 지역을 황해도에 편입시키는 식의 대책도 내놓았지만 실패했다. 북한에선 평양에 살아야 그나마 사람대접을 받기 때문이다. 지방에서 돈 좀 번 사람들은 돈보따리를 싸들고 올라와 뇌물을 뿌리며 평양 거주권을 따기 위해 필사적이다. 반면 1990년대 이후 경제난이 겹치면서 평양에선 신규 주택이 거의 건설되지 못했다. 주택난이 심했다. 인구가 두 배나 늘어난 지금은 창고와 지하실 옥상에도 자리가 없다. 이번에 붕괴된 아파트에 완공도 되기 전에 사람들이 들어가 살았던 이유도 이 때문이다. 이런 사정 때문에 평양에서는 2000년대 후반부터 다시 주택 건설 붐이 일고 있다. 평양의 아파트 가격은 1990년대 이후 한 번도 떨어지지 않고 매년 상승세다. 집을 지었다 하면 팔리니 질이 문제가 될 리 없다. 몇 년 전 북한 아파트 공사현장을 몰래 촬영해온 동영상을 보고 기겁을 했다. 건설 중인 아파트 창문 위치가 층별로 오락가락이다. 그런데도 다 짓고 보면 그럴듯하니 희한하다. 나중에 한국 기업들이 북한에 마음대로 진출할 때가 오면 나도 평양에 파견될 가능성이 있다. 가서 살려면 집부터 사야 한다. 하지만 평양의 부실 공사판을 보면 도저히 도심에서 살 자신이 없다. 이번 아파트 붕괴를 보고 확실히 결심했다. “나중에 평양에 돌아가면 교외에 내 손으로 집을 직접 지어야지.” 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 2014-0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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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태국 국왕 “군부 쿠데타 승인”

    태국 쿠데타가 26일 푸미폰 아둔야뎃 태국 국왕의 승인을 받았다. 쁘라윳 짠오차 육군참모총장은 이날 쿠데타 선언 이후 첫 기자회견을 열어 군사정부인 국가평화질서회의(NCPO)의 의장인 자신의 지위를 푸미폰 국왕이 공식 인정했다고 밝혔다. 그는 “시위대의 대치가 반년 이상 지속돼 군이 행동에 나설 수밖에 없었다”며 “이제 가장 중요한 일은 국가의 평화와 질서를 유지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군부는 5인 이상 집회와 시위를 금지한 계엄령을 위반한 사람들은 군사재판에 넘기겠다고 경고했다. 군부에 감금됐던 정치인에 대한 처리도 빨라지고 있다. 26일 오전 수텝 트악수반 전 총리 및 4명의 반정부 시위대 지도자들은 시위 당시 기소된 반란 혐의를 조사받기 위해 법무부로 이송됐다. 전날 밤 석방된 잉락 친나왓 전 총리는 군인들의 감시 아래 가택연금 상태에 놓였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 2014-0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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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로벌 Hot 피플]태국 쁘라윳 육군참모총장

    무혈 쿠데타로 22일부터 태국의 실권을 거머쥔 쁘라윳 짠오차 태국 육군참모총장(60·사진)이 태국판 ‘선군정치’를 벌이고 있다. 24일 군부는 상원을 해산하고 입법권을 군부로 넘겼다. 하원도 지난해 12월 해산된 상태다. 쁘라윳 참모총장은 새 정부가 들어설 때까지 자신이 총리대행 업무를 수행한다고 선언한 뒤 내각 업무도 부하들에게 분담시켰다. 육군사령관에겐 국방부 내무부 정보통신부를, 공군사령관에겐 재무부 상공부 산업부 노동부를, 해군사령관에겐 환경부 교육부 보건부 과학부 관광부를 맡겼다. 병력 25만 명을 지휘하는 쁘라윳 참모총장은 이제 어느 선출직 총리보다 더 큰 권한을 손에 쥐고 태국 국민 6774만 명을 통치하는 최고의 실세로 떠올랐다. 쁘라윳 참모총장의 쿠데타는 태국에선 합법으로 인정되고 있다. 1914년 제정된 비상사태법은 “군부는 위기 상황이라고 판단되면 독자적으로 계엄령을 내릴 수 있다”고 규정했다. 쁘라윳 참모총장은 100년 전에 만들어진 이 법을 근거로 군이 정국 혼란을 정리할 권한을 갖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 법에 따라 태국에선 1932년 이래 19차례 쿠데타가 일어났다. 대략 4년마다 한 번꼴이다. 그러나 군 수장도 쿠데타의 정당성을 국왕에게서 승인 받지 못하면 반역자가 돼 해임된 뒤 재판을 받아야 한다. 세계에서 유례를 찾아보기 힘든 태국만의 독특한 정치 시스템이다. 이번 쿠데타는 푸미폰 아둔야뎃 국왕의 승인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왕립군사관학교를 졸업한 쁘라윳 참모총장은 왕비 근위병 부대에서 군 생활을 시작한 대표적 왕당파다. 2002년까지도 그는 동부지역을 관할하는 육군 2사단 부사단장에 불과했다. 하지만 그는 육군 내 강력한 인맥인 ‘동부 호랑이’ 파벌의 일원으로 승승장구했다. 2008년 육군참모차장에 올랐고 국왕의 명예부관직도 겸했다. 그는 2010년 5월 친탁신 진영의 반정부 시위를 강경 진압했다. 당시 사망자 92명, 부상자 1700여 명이 발생했다. 그 공로로 그는 같은 해 같은 파벌 출신인 전임자의 뒤를 이어 참모총장이 됐다. 이런 전력에도 불구하고 쁘라윳 참모총장은 잉락 정권 시절에도 자리를 지켰다. 올해 60세인 쁘라윳 참모총장은 9월이면 정년퇴직을 앞두고 있다. 계엄령을 선포한 20일 그는 각 정파 대표를 모아놓고 “사태 수습을 후임자에게 넘기고 싶지 않으니 타협하라”고 요구했다. 타협이 이뤄지지 않자 잉락 친나왓 전 총리와 반정부 시위대 리더인 수텝 트악수반 전 부총리를 포함해 100여 명의 정치인을 23일 소환한 뒤 최대 일주일간 구금한다고 발표했다. 휴대전화도 다 몰수했다. 몰수한 이유는 “평온을 유지한 상태로 생각할 시간을 주기 위해서”였다. 그는 “정치인들이 타협할 때까지 내가 이 자리에 있겠다”고 엄포도 놓았다. 쁘라윳 참모총장의 거친 리더십에 대다수 태국 국민은 박수를 보내고 있다. 극도로 혼란한 태국 정국에서 해결사로 비치고 있기 때문이다. 서방은 태국의 쿠데타를 ‘민주주의의 후퇴’라고 한목소리로 비난하지만 태국 국민은 쁘라윳이 퇴직 전 마지막으로 애국심을 불태우고 있으며 사태를 해결하면 물러날 것으로 믿고 있다. 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 2014-0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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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베이 해킹… 비밀번호 변경 요청

    사용자가 1억2800만 명에 이르는 거대 전자상거래 사이트인 이베이가 해킹 피해로 고객들에게 비밀번호를 바꾸라고 요청했다. 미국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이베이는 21일 자사의 데이터베이스가 올해 2월 말부터 3월 초 사이 해킹 피해를 당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유출된 것으로 의심되는 개인 정보에는 이름, 비밀번호, e메일 주소, 생년월일, 주소, 전화번호 등이 포함돼 있다. 하지만 이베이는 신용카드 번호 등 고객의 금융 거래 정보는 별도로 저장돼 암호화돼 있기 때문에 안전하다고 설명했다. 또 해킹에 따른 정보 유출 의혹이 발생한 이후 이로 인한 금융 피해 사실은 아직 접수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이베이는 데이터베이스의 자료가 해킹됐을 수 있다는 정보를 2주 전 인지하고 경찰 및 보안전문가들과 진상을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이베이는 자회사인 전자결제 서비스업체 페이팔의 데이터베이스는 별도로 보관돼 있어 해커가 침입한 증거가 없다고 밝혔다. 이베이는 2001년 한국 인터넷 경매사이트인 옥션을 인수했다. 한국인 가입자 정보도 함께 유출됐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이에 대해 한국 옥션 측은 21일 “미국에 본사를 둔 이베이와는 서버가 다르기 때문에 이번 사태의 영향을 받지 않는다”고 밝혔다. 서버가 달라 고객 정보도 따로 관리된다고 옥션 측은 주장했다. 이에 앞서 옥션은 2008년 2월 가입자 절반에 육박하는 1081만 명의 정보가 유출된 바 있다. 누가 이베이를 해킹했는지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하지만 2월 미국 지니넷 등 외신들은 영국 이베이와 페이팔 웹사이트가 시리아전자군(SEA)에 의해 해킹됐다고 보도했다. 당시 영국 이베이와 페이팔 회원들은 수시간 동안 자국 이베이 웹사이트에 접속하지 못했다. SEA는 시리아의 바샤르 알아사드 정권을 지지하는 국제적 해킹그룹으로 알려져 있을 뿐 정확한 정체는 드러나지 않았다. 한편 이베이의 해킹 소식이 전해지자 미국 주식시장에서 이베이의 주가는 21일 오전 9시 50분 현재 1.5% 이상 떨어진 채 거래됐다.주성하 zsh75@donga.com·김용석 기자}

    • 2014-0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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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스라엘軍 조준사격’ 동영상 파문

    비무장 팔레스타인 10대 소년 2명이 이스라엘군의 조준사격으로 사망하는 동영상이 공개됐다. 지난달 말 미국의 중재로 8개월 동안 진행되던 이-팔 평화협상이 중단된 뒤 치열한 비난 공방을 벌이던 양국 관계에 어떤 변수가 될지 주목된다. 국제인권단체인 ‘국제아동보호(DCI)’가 21일 유튜브에 올린 2분 분량의 동영상에는 배낭을 멘 한 팔레스타인 소년이 상점 앞 거리를 걷다가 갑자기 쓰러지는 장면이 나온다. 1시간 13분 뒤 같은 곳에서 또 다른 소년이 갑자기 쓰러진다. 두 소년 모두 비무장 상태였다.이것은 15일 이스라엘 건국일을 맞아 팔레스타인 각지에서 벌어진 시위 도중 이스라엘군 총격으로 숨진 소년들의 모습을 담은 인근 건물의 폐쇄회로(CC)TV 영상을 편집한 것이라고 DCI는 밝혔다. DCI 팔레스타인 지부는 “아무런 위협도 되지 않는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이스라엘군이 조준사격을 했음을 보여 준다”고 밝혔다. 이스라엘 인권단체도 “군이 정당한 이유 없이 200m 거리에서 총을 쏜 사실을 입증해 준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스라엘군 대변인은 “편집된 동영상은 시위 당시의 폭력적 상황을 제대로 보여주지 못했다. 군은 실탄이 아닌 최루탄과 고무탄만 사용했다”고 주장했다.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 2014-0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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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도 새 엔진 ‘모디노믹스’… 개발독재 스타일?

    “21세기는 인도의 시대가 될 것입니다.” 인도 13억 인구가 새로운 지도자로 선택한 나렌드라 모디 차기 총리(64)는 17일 수도 뉴델리에 입성하며 이렇게 외쳤다. 그가 탄 차를 따르며 환호한 지지자 행렬은 몇 km에 이를 정도였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18일 “모디는 1947년 당선된 자와할랄 네루 초대 총리 이후 67년 만에 인도 국민이 자기 의지로 뽑은 총리”라고 평가했다. 모디를 내세운 제1야당 인도국민당(BJP)과 BJP가 이끄는 국민민주연합(NDA)은 전체 하원의석 543석 중 압도적 다수인 337석을 차지했다. 반면 인도 정가를 좌지우지했던 네루 간디 가문은 이번 총선에서 완패했다. 집권여당연합은 네루 총리의 증손자이자 라지브 간디 전 총리의 아들인 라훌 간디를 후보로 내세우고도 59석이라는 초라한 성적표를 받았다.○ 모디는 인도의 박정희? 유럽 인구보다 더 많은 8억1400만 명의 인도 유권자들은 이번 총선에서 강력한 카리스마를 지닌 권위주의적 지도자를 선택했다. 외신들은 강한 경제개혁과 비타협적 안보관을 가진 모디를 ‘인도의 대처’ ‘인도의 아베’ 로 비유한다. FT는 인도 정치평론가들을 인용해 “모디는 권위주의적 지도자가 될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전망했다. 이번 총선에서 인도는 강력한 중앙집권적 권위를 바탕으로 경제를 발전시킨 ‘싱가포르의 리콴유(李光耀), 전후의 한국의 지도자, 대만과 중국의 지도자’와 같은 리더십을 택했다는 것이다. 모디는 2001년부터 고향인 구자라트 주 총리를 지내며 비약적인 경제성장을 이룬 입지전적 인물이다. 구자라트 주는 과감한 기업 친화적 정책과 해외 대기업 유치, 대대적인 사회기반시설 투자에 힘입어 ‘인도에서 유일하게 24시간 전기가 끊기지 않는 주’로 변신했다. 인도 유권자들은 모디에게 국가를 구자라트 주처럼 만들어 달라고 주문한 것이다. 인도 유권자들의 경제발전 열망은 지금까지 인도를 지배했던 카스트제도와 종교의 영향력이라는 단단한 벽을 무너뜨렸다. 지금까지 인도 총선은 80%를 차지하는 힌두교도와 14%인 무슬림이 대립해왔다. 종교에 따른 정당 지지가 뚜렷했고 카스트 신분에 따른 지지 정당 쏠림 현상도 강했다. 하지만 이번 총선에선 유권자들이 한목소리로 경제를 외쳤다. 미국 펜실베이니아대가 총선 전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유권자의 57%가 경제가 중요하다고 답했다. 종교나 신분 정체성에 따라 투표하겠다는 대답은 3%에 그쳤다. 이런 의식 변화가 소년 시절 기차역에서 홍차를 팔고 청년 시절엔 노점상을 했던 경력 때문에 ‘거지 후보’로 불렸던 모디에 대한 압도적 지지로 이어졌다. 모디는 이런 열망을 충분히 활용했다. 경제성장과 일자리 창출을 내건 그의 선거 공약은 1992년 미국 대선 당시 빌 클린턴 민주당 후보가 “바보야, 문제는 경제야” 구호를 내걸고 승리했던 것과 흡사했다. 모디는 유권자들에게 자신을 인도에 바치겠다고 맹세했다. 그는 17세에 결혼 생활을 잠깐 했을 뿐 홑몸이며 자식도 없고 술은 한 방울도 마시지 않는 일중독자로 알려졌다. ○ 인도 새 리더십에 각국 손익계산 인도의 정권 교체를 가장 반기는 나라는 일본이다. 블룸버그통신은 17일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와 모디는 오랫동안 긴밀한 관계를 유지해 왔으며 두 사람 모두 중국에 반감을 갖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고 보도했다. 모디와 껄끄러운 관계를 유지해온 미국은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16일 직접 전화를 걸어 축하 메시지를 전달하고 미국 방문을 요청하는 등 화해의 손짓을 보냈다. 미국은 2002년 구자라트 주에서 힌두교도와 무슬림 간 유혈 충돌이 발생했을 때 모디 당선자가 힌두교 편에 서서 사태를 방관했다는 이유로 2005년 그의 입국 비자 발급을 거부했다. 중국도 16일 외교부 대변인을 통해 인도 새 정부와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밝혔다. 한국 기업을 비롯한 각국 기업들은 ‘모디노믹스’로 불리는 모디의 친기업 정책이 도시 건설과 고속도로 공항 항만 등 핵심 인프라 투자로 이어질 것으로 보고 인도 진출 기회를 점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 2014-0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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