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윤

김기윤 기자

동아일보 문화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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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이로 특파원

pep@donga.com

취재분야

2026-01-10~2026-02-09
문학/출판30%
인사일반22%
문화 일반11%
사회일반11%
음악7%
미술4%
교육4%
여행4%
만화4%
정당3%
  • ‘서울미래연극제’ 20일부터 2주간 개최

    실험정신으로 무장해 한국 연극의 미래를 내다볼 수 있는 축제가 열린다. 서울연극협회는 20일부터 다음 달 2일까지 서울 마포구 복합문화예술공간 행화탕에서 ‘제10회 서울미래연극제’를 개최한다. 10회째를 맞는 서울미래연극제는 도전적이고 실험적인 작품을 통해 연극의 새로운 청사진을 제시하는 작품들을 선보였다. 지난해부터 미래 연극의 초석이 될 작품 발굴을 목표로 신진 창작자부터 중견 예술인에게까지 문을 활짝 열었다. 연극제가 열리는 행화탕도 옛 대중목욕탕을 개조해 문화공간으로 재탄생한 실험적인 장소다. 연극제에는 신선한 작법, 발상의 전환과 재구성, 영상 기법, 이머시브(관객몰입형) 공연같이 자유분방한 상상력으로 과감한 실험을 시도한 작품 5편이 무대에 오른다. 창작집단 꼴 ‘으르렁대는 은하수’(20∼21일), 플레이팩토리 우주공장 ‘움직이는 사람들’(23∼24일), 극단 이와삼 ‘싯팅 인 어 룸’(26∼27일), TEAM 돌 ‘민중의 적’(29∼30일), ICONTACT ‘마지막 배우’(11월 1∼2일) 등이다. 문삼화 예술감독은 “동시대 연출가들이 연극의 미래와 미래사회를 탐구해나가는 과정을 한눈에 확인할 수 있는 연극제”라고 말했다. 전석 2만 원.김기윤 기자 pep@donga.com}

    • 2020-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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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CGV, 26일부터 영화 관람료 인상 평일 1만2000원-주말 1만3000원

    멀티플렉스 극장 CJ CGV가 26일부터 영화 관람료를 평일(월∼목요일) 1만2000원, 주말(금∼일요일) 1만3000원으로 인상한다고 18일 밝혔다. 관람료 인상은 2년 6개월 만으로 주중 오후 1시 이후 일반 영화 관람료는 1만2000원, 주말 관람료는 1만3000원이 된다. 이코노미 스탠더드 프라임 등으로 구별해 가격을 달리한 좌석 차등제도 폐지되면서 기존 관람료보다 1000∼2000원 올랐다. 특별관의 4DX와 아이맥스 관람료 역시 1000원 인상된다. 다만 맨 앞좌석인 A, B열은 1000원 싸며 만 65세 이상, 장애인, 국가유공자 우대 요금은 그대로 유지된다. CGV 측은 “고정비 부담은 갈수록 증가하는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매출은 급감하고 방역비 같은 추가 비용 부담이 커져 인상이 불가피했다”고 밝혔다.김기윤 기자 pep@donga.com}

    • 2020-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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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내 방에 놀러올래? 유튜브로∼

    “침대 위에는 유치원 졸업사진이 있고요, 책장에는 장난감이랑 문제집도 있고요….” 유명 연예인의 ‘랜선 집들이’가 아니다. 한 10대 소녀가 휴대전화 동영상 카메라로 자신의 방을 천천히 비추며 가구나 각종 물건을 소개한다. 장난감도 있고 아끼는 로션도 있다. 누가 평범한 중학생의 방을 궁금해할까 싶지만 인기 영상은 조회수 100만에 육박한다. 최근 10대 사이에서 자신의 ‘방 소개’ 콘텐츠가 인기다. 방 소개 유튜버는 대개 초등학생, 중학생이다. 집에 놀러 온 친구에게 설명하듯 차근차근 자기 방의 이모저모를 보여준다. 자랑하려는 의도는 아니다. 서로의 방을 보면서 댓글로 의견을 공유하고, 가구나 소품의 정보를 주고받는 일종의 온라인 우정 쌓기이자 방 꾸미기 놀이다. 특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과 이로 인한 원격수업 확대로 집에 있는 시간이 늘면서 인기는 더욱 높아졌다. ‘08년생의 흔한 방 소개’ 영상을 업로드한 유튜버 ‘태원’은 “코로나19 때문에 방에 있는 시간이 늘어나다 보니 자연스레 예쁜 방을 가지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며 “요즘 제 또래들의 가장 큰 관심거리는 방 꾸미기와 옷 소개”라고 말했다. 자극적 영상이 넘쳐나는 시대, 방 소개 영상은 담백하고 청정하다는 느낌마저 준다. 악플(악성 댓글)은 좀처럼 찾아보기 힘들다. “방이 너무 예쁘다” “저런 방을 갖고 싶다”거나 “이번에 이사 가는데 책상 정보를 알려주실 수 있나요?”같이 정중하게 정보를 요청하는 댓글이 많다. 유튜브 채널 ‘쏭정아하루’ 운영자는 “일기를 쓰듯 즐겁게 영상을 만들어 공유하면서 또래 친구들과 대화하는 느낌”이라고 했다. 유튜버 ‘나는요정’은 “영상의 재미도 중요하지만 구독자 중엔 7, 8세도 있기 때문에 욕설을 넣지 않으며 자극적이지 않게 만들고 있다”고 제작 기준을 설명했다. 다만 어린 학생들이기에 방 소개에 필요하다고 생각되는 가구나 소품을 마련하려면 부모님의 허락은 필수다. 중학교 2학년인 유튜버 ‘겸지’는 “집을 꾸밀 방법은 오로지 몇 달씩 용돈을 모으는 것뿐이다. 결제는 부모님이 대신 해주시는데 너무 고가의 제품이 아니라면 돈을 보태주실 때도 있다”고 했다. 그는 “매일 보던 제 방이 조금씩 색다르게 바뀌는 과정이 재밌고 보람차다”고 말했다.김기윤 기자 pep@donga.com이지윤 인턴기자 연세대 UIC 경제학과 졸업}

    • 2020-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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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뽕도 과하면 치사량”… ‘反국뽕’ 콘텐츠 뜬다

    BTS, 블랙핑크, 싸이, 영화 ‘기생충’, 손흥민, 류현진…. 최근 세계적으로 괄목할 만한 성과를 내는 한국인이 늘어나면서 외신 보도나 외국인 유튜브 영상에 기반해 한국을 찬양하는 ‘국뽕’ 콘텐츠들이 쏟아지고 있다. ‘국뽕’은 ‘국가’와 마약 ‘히로뽕(필로폰)’을 합친 단어로 국가에 대한 자부심을 과도하게 표출하는 것을 뜻하는 은어다. 일례로 유튜브에서 ‘해외 반응’이란 단어만 검색해 봐도 얼마나 다양한 ‘국뽕’ 콘텐츠들이 제작돼 소비되고 있는지 확인할 수 있다. 하지만 성과는 축하하되 지나친 자문화 중심주의와 과도한 애국심을 경계해야 한다는 움직임도 거세지고 있다. “국뽕도 과하면 치사량”이라며 객관적으로 사안을 바라보자는 ‘반(反)국뽕’ 콘텐츠들도 점차 등장하고 있다. 특히 영화 ‘기생충’, BTS의 흥행을 비롯해 훈민정음, 김치 등 세계에 내세울 만한 자랑거리를 모아 합성한 ‘두 유 노(Do you know) 유니버스’ 시리즈는 국뽕 현상을 조롱하는 대표 사례로 꼽힌다. 최근 불거진 논란은 유튜브 ‘가짜사나이1’에 출연했던 게임방송 스트리머 가브리엘의 저격 발언이다. 크로아티아 출신인 그는 “한국어 할 줄 아는 외국인이 무슨 콘텐츠 하면 제일 잘나가는지 우린 다 알고 있다. 국뽕”이라며 “한국을 싫어하는 게 아니라 한국 엔터테인먼트를 안 좋아한다. 검열이 심하다”고 비판했다. 지난해 개설해 현재 구독자 109만 명인 유튜브 채널 ‘소련여자’는 ‘반국뽕’을 내세워 차별화를 시도하고 있다. 러시아 여성인 운영자 크리스는 자신을 ‘1타 국뽕 기술자’로 소개하며 국뽕을 비꼰다. “김치를 먹으며 케이팝 리액션”을 한다거나 “BTS 음악을 깔고 불닭볶음면 먹으며 일본 욕하기”를 하면 인기를 끌 수 있다고 설명한다. 국내 유튜버들 사이에서도 자성의 목소리가 나온다. 구독자 29만 명의 채널 ‘리섭TV’는 “자긍심을 고취시키는 건 좋으나, 왜곡된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객관성을 잃게 만들기 때문에 장기적으로는 악영향”이라고 비판했다. ‘충격적’ ‘기적적’ ‘깜짝 놀랄’ 같은 수식어가 붙은 영상은 거르고 보라는 팁도 공유되고 있다. 외국인 출연자가 등장하는 방송 프로그램에 대한 국뽕 지적도 끊임없이 제기돼 온 문제다. MBC에브리원이 방영 중인 ‘어서 와 한국은 처음이지?’를 비롯해 JTBC ‘비정상회담’, 올리브 채널 ‘국경 없는 포차’, tvN ‘현지에서 먹힐까’와 ‘스페인 하숙’ 등이 비판을 받아왔다. 외국인들의 과한 칭찬이 계속 나오는 구성에 대해 “긍정적 반응만 나오는 점이 자연스럽지 않고 거북하다”는 비판이 잇따르고 있다. 최근 한국에서 10년 가까이 살았던 영국 출신 저널리스트는 “방송사들이 특정 어젠다만 고수하기 때문에 외국인 출연자들은 한국 현실과는 거리가 먼, 그저 재롱을 피우는 동물처럼 행동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국뽕 콘텐츠가 끊임없이 재생산되는 것은 결국 조회수와 시청률이 올라 돈이 되기 때문이다. 여전히 ‘듣기 좋은 소리’만 원하는 시청층이 확고하다는 것. 최근 ‘랭킹 도서관’이라는 유튜브 채널은 국뽕 콘텐츠를 생산하는 상위 20개 채널의 평균 월 수익은 1000만 원 이상이며, 상위 3개 채널의 경우 영상 조회수 월평균 2000만 회, 수익은 5000만 원 이상이라고 추정했다. ‘국뽕’ 현상에 대해 하재근 문화평론가는 “달라진 한국의 위상을 서구인들의 눈을 통해 확인받고 싶어 하는 심리가 깔려 있다. 과도한 자학도 문제지만 터무니없는 자만심에 빠져 ‘우리가 최고다’만 반복하는 것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명진 고려대 사회학과 교수는 “일제강점기를 거친 한국인들은 민족과 자신을 동일시하며 대리만족을 느끼려는 경향이 짙다. 국뽕 문화는 자격지심과 경제 성장에 따른 우월감이 묘하게 결합된 것”이라고 설명했다.김기윤 기자 pep@donga.com}

    • 2020-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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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천군, 뮤지컬 ‘재인폭포’ 22일 무대에

    경기 연천군과 경기문화재단, 한국뮤지컬협회 경기지회가 공동 제작한 뮤지컬 ‘재인폭포’가 22일 오후 5시 연천 수레울아트홀에서 막을 올린다. 재인폭포는 주인공이 연천 주민과 만나 교감하면서 함께 꿈을 찾아가는 과정을 그린 코미디 뮤지컬이다. 예부터 재인폭포에 얽혀 전해지는 애달픈 사랑이야기에 작가적 상상력을 더했다. 이 작품은 ‘2020~2023 연천 방문의 해’를 맞아 연천군의 관광콘텐츠 활성화 차원에서 기획됐다. 올해 쇼케이스 형태의 시범 공연을 거쳐 2022년 서울 공연을 마친 뒤 재인폭포 앞에서의 상설 공연을 목표로 한다. 이번 공연은 22일 열린다.김기윤 기자 pep@donga.com}

    • 2020-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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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뽕도 과하면 치사량”?…난무하는 국뽕 콘텐츠에 ‘반국뽕’도 늘어

    BTS, 블랙핑크, 싸이, 영화 ‘기생충’, 손흥민, 류현진…. 최근 세계적으로 괄목할 만한 성과를 내는 한국인이 늘어나면서 외신 보도나 외국인 유튜브 영상에 기반해 한국을 찬양하는 ‘국뽕’ 콘텐츠들이 쏟아지고 있다. ‘국뽕’은 ‘국가’와 마약 ‘히로뽕(필로폰)’을 합친 단어로 국가에 대한 자부심에 과도하게 표출하는 것을 뜻하는 은어다. 일례로 유튜브에서 ‘해외 반응’이란 단어만 검색해 봐도 얼마나 다양한 ‘국뽕’ 콘텐츠들이 제작, 소비되고 있는지 확인할 수 있다. 최근에는 유명세를 탄 한국인과 관련한 콘텐츠를 의도적으로 제작해 수익을 내는 ‘국뽕 코인’이라는 단어도 등장했다. 하지만 성과는 축하하되, 지나친 자문화 중심주의와 과도한 애국심을 경계해야 한다는 움직임도 거세지고 있다. “국뽕도 과하면 치사량”이라며 객관적으로 사안을 바라보자는 ‘반(反) 국뽕’ 콘텐츠들도 점차 등장하고 있다. 특히 영화 ‘기생충’, BTS의 흥행을 비롯해 훈민정음, 김치 등 세계에 내세울 만한 자랑거리를 모아 합성한 ‘두 유 노(Do you know) 유니버스’ 시리즈는 국뽕 현상을 조롱하는 대표 사례로 꼽힌다. 최근 불거진 논란은 유튜브 ‘가짜사나이1’에 출연했던 게임방송 스트리머 가브리엘의 저격 발언이다. 크로아티아 출신인 그는 “한국어 할 줄 아는 외국인이 무슨 콘텐츠하면 제일 잘 나가는지 우린 다 알고 있다. 국뽕”이라며 “한국을 싫어하는 게 아니라 한국 엔터테인먼트를 안 좋아한다. 검열이 심하다”고 비판했다. 지난해 개설해 현재 구독자 109만 명인 유튜브 채널 ‘소련여자’는 ‘반국뽕’을 내세워 차별화를 시도하고 있다. 러시아 여성인 운영자 크리스는 자신을 ‘1타 국뽕 기술자’로 소개하며 국뽕을 비꼰다. “김치를 먹으며 K팝 리액션”을 한다거나 “BTS 음악을 깔고 불닭볶음면 먹으며 일본 욕하기”를 하면 인기를 끌 수 있다고 설명한다. 유튜버들의 ‘뒷광고’ 논란이 일자 “이거 광고 맞다”며 대놓고 ‘앞광고’임을 주장하기도 했다. 국내 유튜버들 사이에서도 자성의 목소리가 나온다. 구독자 29만 명의 채널 ‘리섭TV’는 “자긍심을 고취시키는 건 좋으나, 왜곡된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객관성을 잃게 만들기 때문에 장기적으로는 악영향”이라고 비판했다. 가짜뉴스, 허위, 과장이 뒤섞인 ‘극혐 국뽕 모음’ ‘국뽕 시리즈’ 등을 비판하는 콘텐츠도 최근 자주 등장하고 있다. ‘충격적’ ‘기적적’ ‘깜짝 놀랄’ 같은 수식어가 붙은 영상은 거르고 보라는 팁도 공유되고 있다. 외국인 출연자가 등장하는 방송 프로그램에 대한 국뽕 지적도 끊임없이 제기돼 온 문제다. MBC 에브리원이 방영 중인 ‘어서와 한국은 처음이지?’를 비롯해 JTBC ‘비정상회담’, 올리브 채널 ‘국경 없는 포차’, tvN ‘현지에서 먹힐까’과 ‘스페인 하숙’ 등이 비판을 받아왔다. 외국인들의 과한 칭찬이 계속 나오는 구성에 대해 “긍정적 반응만 나오는 점이 자연스럽지 않고 거북하다”는 비판이 잇따르고 있다. 최근 한국에서 10년 가까이 살았던 영국 출신 저널리스트는 “방송사들이 특정 어젠다만 고수하기 때문에 외국인 출연자들은 한국 현실과는 거리가 먼, 그저 재롱을 피우는 동물처럼 행동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국뽕 콘텐츠가 끊임없이 재생산되는 것은 결국 조회수와 시청률이 올라 돈이 되기 때문이다. 여전히 ‘듣기 좋은 소리’만 원하는 시청층이 확고하다는 것. 최근 ‘랭킹도서관’이라는 유튜브 채널은 국뽕 콘텐츠를 생산하는 상위 20개 채널의 경우 평균 월 수익은 1000만 원 이상이며, 상위 3개 채널의 경우 영상 조회수 월 평균 2000만 회, 수익은 5000만 원 이상이라고 추정했다. 한 유튜버는 “케이팝 리액션 영상 몇 개만 편집해 올려도 공들여 만든 웬만한 콘텐츠보다는 조회수가 잘 나온다”고 털어놨다. 대표적 ‘국뽕채널’로 꼽히는 ‘영국남자’ 조쉬(31)는 자가격리 기간에 지인과 생일파티를 했다는 논란에 이어 ‘한국에서 돈을 벌고 영국에 세금을 낸다’는 논란이 불거지자 사과 영상을 내보내고 유튜브 활동 중단을 선언했다. 그는 “각 국가의 세법에 따라 성실하게 세금을 납부하고 있다”며 “수익창출을 목적으로 한국인을 이용한다는 주장이 있는데 사실이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전문가들은 ‘국뽕’ 현상의 이유를 열등감으로 봤다. 하재근 문화평론가는 “달라진 한국의 위상을 서구인들의 눈을 통해 확인받고 싶어 하는 심리가 깔려 있다. 과도한 자학도 문제지만 터무니없는 자만심에 빠져 ‘우리가 최고다’만 반복하는 것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명진 고려대 사회학과 교수는 “식민지 경험으로 인해 민족과 자신을 동일시하며 대리만족을 느끼고 싶어하는 경향이 짙다. 국뽕 문화는 자격지심의 발로이자 경제 발전에 따른 우월감이 묘하게 결합된 것”이라고 설명했다.김기윤 기자 pep@donga.com}

    • 2020-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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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의 향기]“내 삶을 구원해 준 건 음악”

    “실은, 제 꿈은 음악가였습니다.” 음악가들의 연주 모습을 관찰하며 수천 장의 데생을 남긴 세계적 삽화가이자 프랑스 데생의 1인자 장자크 상페의 고백은 팬들을 어리둥절하게 만든다. 소년 시절부터 재즈 악단의 연주자를 꿈꾸면서 음악가들을 한 장씩 그려낸 그의 그림은 여느 선율, 노래 못지않은 울림을 전한다. 삽화가 상페의 그림과 인생, 심경을 담은 에세이집이 나왔다. 프랑스 저널리스트 마르크 르카르팡티에가 그와 음악에 대해 나눈 이야기, 따뜻한 삽화, 미발표 데생 작품까지 한데 묶었다. 담담한 채색, 내면의 고독함을 표현한 그림체, 유머러스한 드로잉이 눈길을 끈다. 상페의 가정환경 때문에 계속 그림을 그려야만 했던 안타까움, 드뷔시와 듀크 엘링턴에 대한 존경심, 프랭크 시나트라의 목소리를 듣고 푹 빠져버렸던 일화도 읽는 재미가 있다. 상페 삽화의 팬이자 음악 애호가라면 당대 유명 음악가들의 발자취를 따라 재즈와 클래식 속으로 푹 빠지는 듯한 느낌을 준다. 이 여정을 따라가다 보면 곁에서 연주자들을 지켜본 세월만큼, 상페의 ‘음악 듣는 귀’는 거장 이상으로 느껴진다. 클래식, 재즈를 넘나드는 그의 인생 플레이리스트를 훑어볼 수 있는 점도 책의 묘미다. “내 삶을 구원해 준 건 음악입니다. 음악이 아니었다면 나는 미쳐 버렸을 거라고 생각해요. 지금보다 훨씬 더 심각하게 말입니다!”김기윤 기자 pep@donga.com}

    • 2020-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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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 ‘뻐터’ 바른 목소리가 ‘솔’로 재탄생한 것 같아요”

    《“솔 충만한 ‘흑인 언니’가 나타났다!” 뮤지컬 ‘킹키부츠’의 강홍석(34·사진)은 ‘무대에서 참 잘 논다’는 말이 어울린다. 걸걸하면서 섹시한 목소리, 꿈틀대는 춤, 넘치는 흥, 압도적 성량…. 관객들은 “무대 천재” “솔(soul)이 미쳤다” “무대를 뒤집어 놓으셨다”는 찬사를 보내며 그의 에너지를 고스란히 흡수한다.》 2014년 킹키부츠 초연부터 그는 드래그퀸 ‘롤라’였다. 이 역으로 그해 뮤지컬어워즈 남우주연상을 거머쥐며 롤라는 ‘인생 캐릭터’가 됐다. 2016년 재연, 올해 3연을 거치며 더욱 능구렁이가 된 그를 13일 서울 용산구 블루스퀘어에서 만났다. 강홍석은 “10년 전 모두가 제 ‘뻐터(버터)’ 바른 목소리는 한국 감성과 절대 맞지 않는다고 했다. 하지만 킹키부츠에서 뻐터가 솔로 재탄생한 것 같다”고 했다. 이 작품은 동명 영화를 각색해 2013년 미국 브로드웨이에서 초연하며 토니상 6개 부문을 석권한 쇼 뮤지컬이다. 영국 구두공장을 물려받은 찰리와 빨간 힐의 킹키부츠 탄생에 영감을 불어넣은 롤라의 인생 역전을 그렸다. 진부하고 ‘착한’ 줄거리지만 배우들의 능청스러운 연기가 자칫 억지스러울 수 있는 전개를 말끔히 지웠다. 그의 뻐터는 감칠맛을 극대화했다. 어려서부터 흠뻑 취한 흑인음악 감성이 롤라를 만나 터져 나왔다. 그는 “마이클 잭슨, 윌 스미스, 제이미 폭스 등의 팝, 솔, 힙합을 매일 들으며 자랐다. (내가) 한국에 잘못 태어난 게 아닐까 생각한 적도 있다”며 웃었다. 흥이 오르면 자신도 모르게 솔 넘치는 추임새, 애드리브가 나온다. “무조건 ‘강(强) 강 강 강’으로 지르던 발성을 ‘강 약 중강 약’으로 바꾸며 완급 조절에도 신경 쓰지요.” 183cm, 90kg의 거구이기에 관객 눈에는 ‘진짜 흑인 언니’로 보일 법도 하다. 롤라를 위해 20번 이상 태닝숍에 다니며 피부를 바싹 구워냈다. 물 만난 듯 뛰놀지만 사실 롤라는 배우에게 꽤 위험한 배역이다. 굽 높이 15cm의 부츠를 신고 춤추며, 빠르게 움직이는 컨베이어벨트 위에서 뛰놀아야 한다. 그는 “체중과 근육을 불려 무대에 섰는데 힐을 신으니 발목과 무릎이 몸무게를 견디지 못하더라. 근육을 많이 줄여야 했다”며 아쉬워했다. 따르는 위험만큼 관객에게는 치명적이다. 뻔뻔하고 억척스럽다가도 처연하다. 남성과 여성 사이에서 여러 자아를 끄집어내며 객석을 홀린다. 강홍석은 “초연 때 서울 청담동에서 오가는 여성들을 관찰하며 몸짓, 걸음걸이, 행동도 연구했다. 지금은 캐릭터의 리듬, 힘, 카리스마에 집중해 인간의 아름다움 자체를 강조한다”고 했다. 그는 일반 고교를 다니다 “노래 배우는 학교도 있다”는 말에 홀려 무턱대고 계원예고에 편입했다. 서울예대 연극과에 진학해 가수 준비도 했지만 2008년 영화 ‘영화는 영화다’로 데뷔했다. 뮤지컬 ‘하이스쿨 뮤지컬’ ‘데스노트’ ‘시티 오브 엔젤’에서 연기력으로 호평을 받았고 드라마 ‘더 킹’ ‘쌉니다 천리마마트’에서도 활약했다. 최근 후배들에게서 “꽃미남이 아닌데 어떻게 성공했느냐”는 질문을 받고 “잘하는 걸 찾아 미친 듯 한길만 파면 된다”고 답했다. 매력적인 롤라는 그의 노력이 가득 담긴, 어쩌면 그에게 필연적인 캐릭터다. “요즘 마스크 쓴 관객들이 소리도 못 지르고 손만 흔드는 모습을 보면 울컥한다. 롤라로 진짜 힐링 받는 건 관객이 아니라 나 자신이다.” 11월 1일까지. 서울 블루스퀘어, 8세 관람가.김기윤 기자 pep@donga.com}

    • 2020-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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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이러스 감염 댄스’로 영화계 뒤흔든 남자

    “혜림 선생님!” “뭐 어때요.” “괜찮아요.” 단편 영화 ‘유월’에서 주인공 ‘민유월’(심현서)의 대사는 딱 세 마디다. 넌버벌 댄스 영화를 표방한 이 작품에서 유월은 자신을 혼내기만 하던 선생님을 위로하듯 이 말을 건네고 함께 춤을 춘다. 25분 길이의 영화에서는 발랄한 안무, 장난기 가득한 표정 연기, 유쾌한 음악이 대사의 빈자리를 채운다. 초등학교에 ‘댄스 바이러스’가 퍼지면서 펼쳐지는 기묘한 사건을 그린 ‘유월’은 유튜브에서 조회수 320만 회(12일 기준)를 기록하고 있다. 참신한 발상이 돋보이는 이 작품을 만든 이는 영화감독 겸 안무가 Beff(이병윤·32)다. 그는 한국예술종합학교 영화과를 졸업하고 2014년 단편 영화 ‘굿 터치’를 연출했다. 류성룡 염정아 주연으로 12월 개봉하는 뮤지컬 영화 ‘인생은 아름다워’에는 안무 감독으로 참여했다. 서울의 한 카페에서 6일 만난 그는 “15만 뷰만 나와도 좋을 것이라 생각했는데 유튜브에서 터져버렸다”고 말했다. 국내에서 넌버벌 댄스 영화는 흔치 않다. 엄밀히 말해 무성 영화나 뮤지컬 영화에도 속하지 않는다. 처음부터 극장이 아닌 유튜브를 타깃으로 삼았다. 뮤지컬 ‘빌리 엘리어트’의 주연 심현서 군이 주인공을, 무용수 최민이 선생님 역을 각각 맡았다. Beff는 “안무가, 무용수, 배우들을 찾아다니며 일반 영화와 다른 결의 댄스 영화라는 걸 설명하는 게 어려웠다”고 했다. ‘댄스 영화도 진짜 영화인가’라고 자문하며 고민을 거듭했다. 그는 “미디어의 형태와 경계가 부서지는 시대인 만큼 도전해 꼭 답을 찾아보고 싶었다”고 했다. 영화 초반 학생과 교사들은 바이러스에 감염된 좀비처럼 기괴하게 몸부림친다. 이들의 움직임이 차츰 음악과 어우러지고 서로를 이해하며 유려한 춤으로 변한다. 직접 시나리오를 쓴 감독의 자전적 경험이 모티브가 됐다. 그는 “학창 시절 장난기가 심해 주인공처럼 문제아였다. 질서에만 목매는 학교를 배경으로 춤이 세대 화합을 이끌어내는 모습을 그리고 싶었다”고 했다. 안무가로 활동한 경력은 댄스 영화 제작에 큰 자양분이 됐다. “춤, 동작, 표정은 때로는 백 마디 말보다 나아요. 댄스 영화가 흔치 않은 한국에서 ‘유월’이 하나의 이정표가 됐으면 좋겠어요.” 그는 작품 인기에 힘입어 최근 6∼7분 길이의 ‘유월’ 후속작 촬영을 마쳤다. ‘유월’의 세계관 속에서 주인공이 성장해 가상의 전염병이 퍼진 대학교에서 춤을 추는 이야기를 담았다. 첫 장편 영화도 준비하고 있다. 그는 “모두 어려운 시기지만 아픔을 뚫고 나간 경험이 우리를 성숙시킬 것이라는 메시지를 차기작에 담겠다”고 했다.김기윤 pep@donga.com·이지윤 인턴기자 연세대 UIC 경제학과 졸업}

    • 2020-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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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의 향기]소녀는 몰랐다, 그날 만든 게 원자폭탄인 줄…

    제2차 세계대전 발발, 연합군의 원자폭탄 투하 결정, 일본 히로시마 나가사키 원자폭탄 투하, 일왕의 항복, 2차대전 종전. 널리 알려진 일련의 사건을 다룬 이야기는 다소 뻔하다. 어려서부터 익히 듣고 배워온 역사적 사건이라면 지루할 법도 하다. 그런데 ‘카운트다운 1945’에는 구구절절한 프롤로그나 서론이 없다. 독자를 인류 최초의 원자폭탄 투하 116일 전, 1945년 4월 12일로 훅 끌어들인다. 결말을 뻔히 알고 집어든 책임에도 책장을 넘길 때마다 점점 조여 오는 긴박함으로 지루함이 사라진다. 책은 폭스뉴스 앵커이자 지난달 미국 대선의 첫 TV 토론을 진행한 크리스 월리스와 퓰리처상을 수상한 AP통신 탐사보도 기자 미치 와이스가 썼다. 원자폭탄 투하 과정과 그 이후에도 피해 사실을 비밀에 부쳐야 했던 이들의 이야기를 카운트다운이라는 콘셉트에 맞춰 그려냈다. 책이 시작하는 ‘D-116일’. 전쟁이 끝자락을 슬쩍 보이던 그날에도 정치인은 정치인대로, 군인은 군인대로, 시민은 시민대로 저마다의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디데이(D-Day)로 설정된 1945년 8월 6일 비로소 폭탄 투하실의 문이 열렸고, 조종사는 폭탄 투하 버튼을 누른다. 폭탄이 떨어지기까지 43초간의 긴박함, 그리고 눈부신 섬광, 버섯구름, 불폭풍에 대한 서술도 잠시. 책은 어느덧 디데이를 지나 모두가 종전을 축하하며 미국인들의 평온한 삶이 계속되고 경제는 호황을 맞고 새 집과 도로를 건설하는 일상적 내용이 나온다. 마치 지구 반대편에선 아무런 일도 없었던 것처럼 말이다. 당시 상황을 전한 뉴욕타임스 시카고트리뷴 같은 신문의 ‘전체 도시와 그 안에 사는 모든 사람들이 폭탄 한 개에 의해 몇 분의 1초 만에 사라지는 일이 불가능하지 않게 되었다’라는 기사만이 전 지구적 비극을 몇 자로 적어둘 뿐이었다. 이쯤 되면 우리가 몇 단어로 요약해 ‘다 알고 있다’고 여긴 원자폭탄 투하는 새로운 시선으로 보인다. 미국 테네시의 공장에서 동위원소분리장치의 계기판을 지켜보는 업무를 하면서도 자신이 끔찍한 무기 제조에 참여한다는 것조차 몰랐던 10대 소녀, 폭탄 투하 전날 히로시마 집으로 돌아온 열 살 소녀 등 원자폭탄을 둘러싼 사람들의 촘촘한 이야기가 거대 사건 사이사이의 공백을 채운다. 빠른 전쟁 종식과 반인류적 대량살상무기의 사용 사이에서 고민한 각국 정치인들, 원자폭탄 개발에 동원된 저명한 과학자들, 그리고 폭탄 제조에 동원된 군인과 사업 관계자 이야기도 흥미진진하다. 하나의 거대 사건 안에는 무수히 많은 이해당사자가 개입한다는 점을 여실히 드러낸다. 긴박감은 폭탄을 싣고 머나먼 상공으로 날아간 군인들 이야기에서 최고조에 이른다.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 보자. 지금 우리에게 75년 전 사건의 뒷이야기가 과연 어떤 의미가 있을까. 9일(현지 시간)에도 아제르바이잔과 아르메니아는 2주째 수백수천 발의 폭격을 주고받으며 무고한 사상자를 쏟아내는 중이다. 이탈리아 프로축구리그 세리에A에서 활약하는 아르메니아 국가대표 헨리크 미키타리안은 “침략은 전쟁범죄이자 인도주의에 반하는 재앙”이라고 전 세계인들을 향해 외쳤다. 그리고 그는 “제발 이 전쟁을 멈춰 달라”며 손수 편지까지 보냈다. 아이러니하게도 이 편지는 미국과 러시아의 정상에게 보내졌다. 75년 전 전쟁을 끝내고자 원자폭탄 투하에 합의한 그 국가들이다.김기윤 기자 pep@donga.com}

    • 2020-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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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비대면 시대 新공연문화 탄생… 모바일로 ‘숨은 공연장’ 찾아보세요

    관객이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으로 공연장을 찾고, 입장권은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 스토어에서 산다? 수그러들 기미를 보이지 않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유료 온라인 생중계 공연이 늘어나는 가운데 관객이 직접 ‘공연장’을 찾아가 비대면 프로젝트를 접할 수 있는 ‘저드슨 드라마(취소선)’가 11일 막을 올렸다. 어떻게든 관객과 닿고자 하는 공연계 아티스트와 제작진의 고군분투가 담긴 공연이다. 공연을 보려면 공연장으로 가는 티켓인 앱(‘저드슨 드라마’)을 내려받아야 한다. 무료다. 앱을 열면 곧장 서울과 경기 일대 지도가 나온다. 지도에 찍힌 20여 곳의 표지를 클릭하면 각 공연장과 공연에 대한 짤막한 설명이 나타난다. ‘숨은 공연 찾기’ 같은 이번 작품을 찾아 나섰다. #1. ‘비대면 시대의 새로운 협업, 도시 속 개인들이 함께 만난 흔적이 담겨 있다’는 공연 설명이 적힌 표지를 따라 서울 용산구 이태원으로 향했다. 앱 지도에 표시된 식당 앞에는 빨간 공이 가득 담긴 인형 뽑기 기계가 있다. 돈을 넣고 크레인을 조작해 공을 꺼내야만 ‘진짜’ 공연을 볼 수 있다. 도합 3000원을 넣고 3번 시도 끝에 빨간 공 하나를 집었다. 공 안의 QR코드 종이를 스마트폰으로 인식하니 비로소 25분짜리 음원 파일을 들을 수 있다. 이 공연을 준비하며 아티스트들이 나눈 ‘날것’의 대화가 담겨 있다. 길 건너편 공중전화박스 안에는 또 다른 공연이 준비돼 있다. 전화기 옆에 숨겨진 작은 플라스틱 통을 열면 ‘S-say 이 안에 60쪽의 세포가 살아’라는 공연과 연결되는 QR코드가 나온다. 무용수들이 대화하고 몸을 움직이는 약 10분 길이의 공연 영상을 시청할 수 있다. 공연에 참여한 관객은 “낯선 장소를 찾는 여정 자체가 공연의 일부로 여겨졌다. 설레기도 했고 사람들의 시선도 신경 쓰인다. 자연스럽게 프로젝트에 참여한다는 느낌이 들어 새롭다”고 말했다. #2. 관객이 작품에 관여하면서 보이지 않는 창작자와 교감할 수 있다는 점도 묘미다. 서울 중구 손기정체육공원에는 자신의 탐험가적 기질을 측정할 수 있는 체험형 공연이 마련돼 있다. 손기정 동상 곁에 숨겨 놓은 설명서를 찾아냈다. 설명서의 QR코드를 찍으니 테스트 음원파일이 열리며 ‘도보로 떠나는 여행이라 여분의 신발을 챙기려고 합니다. 몇 켤레를 챙기겠습니까?’ ‘벌써 도착한 한 예술가가 보입니다. 이 예술가는 다음 중 누구일까요?’ 같은 질문 예닐곱 개가 들린다. 각 질문의 보기 3개 중 자신의 생각에 맞는 것을 ‘050’으로 시작하는 번호로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얼마 뒤 ‘용의주도한 관찰자 타입으로 주는 것보다 받는 것을 좋아하는 유형 C’라는 결과가 문자메시지로 왔다. ‘이 프로젝트를 통해 불러일으키고 싶은 감정이 있다면 환영받음과 고마움이다. 코로나19 시대에 제게는 놀이와 퍼즐이 하나의 돌파구로 느껴진다’는 창작자의 설명도 받았다. 한 관람객은 “공연 관련 단서를 찾지 못한 순간도 있었는데 불만보다는 ‘삶이 그럴 수도 있지’ 하는 생각도 들었다”며 “추석 연휴에 남은 ‘공연 보물’을 찾아다닐 계획”이라고 했다. 앞서 20일까지 일시 진행한 창작자 ‘E(조형준 손민선)’의 공연에서는 관객이 특정 장소에 들어서면 그곳에 설치해둔 카메라로 지켜보던 아티스트가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공연, 전시는 어떠신가요”라고 말을 건넸다. 여의도 국회의사당 주변에는 ‘모든 영혼의 자유와 번영을 위한 새 헌법 제정위원회’라는 주제의 공연이 마련돼 있다. 이번 프로젝트는 창작 환경의 불확실성이 역설적으로 창작의 동기가 됐다. 프로젝트에 참여한 장혜진 안무가는 “집에서 관람하는 온라인 공연을 넘어 관람객이 집을 나서 공연장을 찾아나서는 체험을 전하고 싶었다”고 했다. 신재민 프로듀서는 “공연과는 거리가 멀어 보이는 놀이, 미션 등은 ‘생태민주주의’ ‘몸과 언어의 관계성’을 조명한다. 관객이 공연장을 벗어나 창작자들과 교감하는 공연 체험”이라고 설명했다. 공연은 10월 31일까지 열린다. ::저드슨 드라마::1960년대 미국 뉴욕 맨해튼 저드슨교회를 기반으로 활동한 실험적 예술가 집단인 ‘저드슨 댄스 시어터’의 활동에 영감을 받아 지은 이름이다. 시각예술, 음악, 무용 분야의 저명한 예술가들인 이들은 우연성, 장르의 협업, 일상의 움직임을 예술로 가져오는 방법론을 공연에 도입했다. 김기윤 기자 pep@donga.com·이지윤 인턴기자 연세대 UIC 경제학과이지윤 인턴기자 연세대 생활디자인과}

    • 2020-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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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코로나 이까짓 것 때문에 마임 멈춰서야 되겠어요”

    남들이 “네가 하는 건 마임이 아냐”라고 할 때도 꿋꿋하게 온몸을 꿈틀댔다. 교통사고와 뇌종양으로 “재기가 힘들 것”이라는 우려에도 보란 듯이 돌아왔다. 무대에서 몸을 움직인 지 약 50년. “이 시국에 무슨 마임이냐”는 볼멘소리에 아랑곳없이 공연을 들고 나타났다. 또다시 ‘춤’을 추기로 했다. ‘마임의 대가’ ‘천재 마이미스트’ ‘춘천 마임축제의 주역’…. 1세대 마이미스트 유진규(68·사진)가 21일 강원 춘천시 요선시장에서 관객 참여형 마임 공연 ‘요선시장 코로나땡 동그랑땡’을 열었다. 앞서 그는 18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전으로 돌아갈 수 없다. 그렇다고 쪽팔리게 이까짓 것 때문에 마임을 멈출 순 없다”고 말했다. 공연은 독특한 것 투성이다. 공연장은 한때 음식점으로 가득했지만 지금은 찾는 사람이 적어 반쯤 문을 닫은 시장 건물이다. 관객은 방역수칙에 따라 3분에 한 명씩 입장해 1층(현실) 2층(팬데믹) 옥상(미래)을 걷는다. 곳곳에서 마임, 영상, 미술작품, 시 등을 관람한다. “극장에 모인 다수의 관객이 원하는 공연만 보여주는 건 시국에 맞지 않다. 관객이 능동적으로 공연을 찾아나서야 한다.” 공연자들은 방호복을 입고 시장을 돌아다닌다. 공연 막바지에는 시장 끄트머리의 식당 주인도 방호복을 입고 등장해 동그랑땡을 부치다가 관객에게 막걸리 한 잔 내주기도 한다. 시장에서는 왁자지껄했던 옛 저잣거리 음향이 흘러나온다. 올 초 코로나19가 확산될 때 그는 이 공연을 떠올렸다. 시장 단골집에서 얼근하게 취해 화장실을 찾다 불현듯 ‘어? 이건데!’ 했다. “정겨웠던 시장이 죽음 직전 공간이었어요. 바이러스로 사회가 무너지기 직전인 데다 일흔을 앞둔 제가 맞물리며 이전과 완전히 다른 걸 해야겠다, 생각했죠.” 원로 예술인으로서 소명의식도 공연을 부채질했다. 그는 “원로로 불리는 사람으로서 후배들에게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주고 싶었다. 늘 새로운 길을 뚫어야 한다는 압박감도 있었다”고 털어놨다. 1968년, ‘무언(無言)의 세계’를 선보인 독일 마이미스트 롤프 샤레의 공연을 보고 사춘기 고교생 유진규는 전율했다. “웬 검은 타이츠를 입은 사람이 두 시간 동안 아무 말 없이 몸으로만 세계를 그려낸 모습”에 넋을 잃었다. 건국대 수의학과에 입학했지만 연극 동아리에 빠져 중퇴하고 전위 극단 ‘에저또’에 들어갔다. 1972년 국내 최초의 무언극 ‘첫 야행’을 선보인 그는 평생 마임에만 천착했다. 몸의 움직임 자체에 집중해 ‘공연장을 돌아다니며 대화하는 것도 마임’이라는 그의 독창성, 혹은 파격에 “그게 무슨 마임이냐”는 지적이 나올수록 그는 “마임이 아닌 마임을 하는 유진규”라고 자신을 소개했다. 그가 주축이 돼 1989년부터 25년간 이끈 춘천마임축제는 세계 3대 마임축제가 됐다. 이번 공연에도 몸에 대한 철학을 담았다. “극장이라는 인위적 공간에서 몸을 보여주는 건 허위 같다. 내 몸이 실제 생활하는 곳과 마임이 한데 어우러져야 자연스럽다.” 20년 넘은 빡빡머리는 그의 트레이드마크. 그는 “밀어보면 알지만 뭔가 기존의 것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다”며 “사라지는 것에 안타까움을 느끼는 분, 코로나19로 앞이 캄캄한 모두가 공연을 즐기길 바란다”고 했다. 24일까지, 무료.  김기윤 기자 pep@donga.com}

    • 2020-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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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60년 역사 ‘연극의 메카’ 사라지나[현장에서/김기윤]

    1962년 개관 이래 ‘한국 연극의 메카’로 불리며 다양한 창작극과 실험극을 배출한 서울 남산예술센터의 드라마센터가 100일 뒤 역사 속으로 사라질 운명이다. 서울시는 2009년 남산예술센터의 소유주인 학교법인 동랑예술원(서울예대)과 임대차계약을 맺고 시 산하기관인 서울문화재단에 운영을 맡겼다. 드라마센터는 예산 약 10억 원을 들여 리모델링한 뒤 재개관했다. 서울시와 동랑예술원은 이후 3년마다 계약을 갱신해 왔다. 그러나 2018년 1월 동랑예술원은 2021년부터 계약을 연장하지 않겠다고 통보했다. 계약 조건에 대한 이견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연극계는 ‘계약이 끝나는 2020년 12월 31일 드라마센터를 잃을지 모른다’는 위기감에 휩싸였다. 연극인들은 2018년 4월 ‘공공극장으로서의 드라마센터 정상화를 위한 연극인 비상대책회의’를 결성하고 “극장의 상징성과 역사성을 고려해 서울시와 동랑예술원이 협상에 적극 임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서울시와 동랑예술원은 실무자 차원에서 몇 차례 만나 계약 조건의 의견 차를 좁히려 했지만 허사였다. 그러던 9일 SM엔터테인먼트와 종로학원하늘교육은 동랑예술원과 계약을 맺고 케이팝 인재를 육성하는 교육기관 ‘SMI(SM Institute)’를 남산예술센터 드라마센터 옆 심재순관(館)에 만들겠다고 밝혔다. 연극계는 드라마센터 유지는 물 건너간 것 아니냐며 침통해하는 분위기다. 서울시와 동랑예술원은 드라마센터 재계약을 위한 협상을 재개하기 어렵다는 태도다. 동랑예술원 측은 “연극계가 요구하는 장기 무상임대 수준의 계약은 어려웠다. 서울시가 올 7월 말 ‘계약 미갱신’ 통보를 해왔다”며 “계약 만료 후 드라마센터의 구체적 운영 방안은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문화재단 측은 “내년 6월 개관할 서울 대학로 동숭아트센터 시설을 정비해 남산예술센터의 명맥을 이어가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현재 수장이 부재한 서울시는 이 문제를 책임지고 풀어낼 사람이 없다. 동랑예술원 측도 계약 만료는 법적으로 아무 문제가 없기 때문에 대안을 찾을 이유는 없어 보인다. 드라마센터에서는 개관 공연작인 ‘햄릿’을 비롯해 ‘세일즈맨의 죽음’ ‘로미오와 줄리엣’의 국내 초연 무대가 열렸고, 2009년 이후에는 ‘7번국도’, 장강명의 ‘그믐, 또는 당신이 세계를 기억하는 방식’ 같은 작품이 각색돼 초연됐다. 연극계의 소중한 자산이 손에서 모래가 새나가듯 우리 곁을 떠나려 하고 있다. 심재찬 연출가는 “서울시와 동랑예술원 측 모두 드라마센터가 ‘공공의 유산’이라는 생각으로 해법을 모색해야 한다”며 “연극계가 공동으로 운영할 수 있는 방안은 없는지 검토해 봐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시, 동랑예술원, 연극계가 적극적으로 합의점을 찾는 노력을 다시 시작해야 한다. 김기윤 문화부 기자 pep@donga.com}

    • 2020-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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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기술 융합 공연·전시 아이디어 찾습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온라인 유료 공연 중계, 증강현실(AR)과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블록체인 등 신기술을 활용한 공연 및 전시 콘텐츠가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 잡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와 예술경영지원센터는 ‘2020 기술 활용 공연·전시 관람 서비스 아이디어 공모전’을 연다. 신기술 활용 공연 및 전시 콘텐츠 소비와 관람 서비스를 활성화하기 위한 것이다. 공모전은 만 19세 이상 대한민국 국민이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아이디어 4개를 선정해 총 상금 1000만 원을 수여한다. 접수는 다음달 19일까지다. 자세한 내용은 예술경영지원센터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김기윤 기자 pep@donga.com}

    • 2020-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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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 발레 위상 세계 무대에 알리겠다”

    “어려서부터 공연 비디오를 보면서 늘 꿈꿔오고, 존경하는 무용수들이 있는 발레단의 수석무용수가 된 건 꿈같은 일입니다.” e메일에서 가시지 않는 흥분이 고스란히 느껴졌다. 11일 한국인 발레리노로는 처음으로 미국 아메리칸 발레시어터(ABT)의 수석무용수가 된 안주원(27)은 15일 동아일보와의 e메일 인터뷰에서 “평생 하던 일로 인정받는 것만큼 기쁜 일은 없다”며 이같이 소감을 밝혔다. 그의 ABT 수석무용수 승급은 한국 발레계의 또 하나의 쾌거다. 1939년 미국에서 창단한 ABT는 러시아 마린스키발레단, 볼쇼이발레단, 영국 로열발레단, 프랑스 파리오페라발레단과 어깨를 견줄 만큼 세계 굴지의 발레단이다. 선화예고를 나온 안주원은 한국예술종합학교를 다니던 2013년 유스 아메리카 그랑프리에서 금메달을 딴 후 ABT 입단 제의를 받고 이듬해 코르 드 발레(군무)로 들어갔다. 지난해 9월 솔리스트로 승급한 지 1년 만에 수석무용수로 우뚝 섰다. 무용수 85명인 ABT는 군무―솔리스트-수석무용수로 이뤄져 있다. 수석무용수는 남녀 각 8명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올 4월부터 국내에 머물고 있는 안주원은 주간 화상회의를 하다 승급 소식을 접했다. “코로나19로 발레단 공연이 사실상 멈춘 상태였기 때문에 올해 승급발표는 없을 줄 알았어요. 한동안 멍하다 쏟아지는 축하 메시지를 보고 나서야 기쁜 마음을 주체할 수 없었습니다.” 당시 자정을 넘긴 시간. 가족에게도 이 소식을 알렸는데 여동생은 “오, 축하해” 한마디만 남기고 방으로 들어갔다고 한다. 그는 “동생 덕분에 다시 겸손한 마음을 갖고, 기분을 차분히 가라앉힐 수 있었다. 지금껏 저를 가르치신 고교, 대학 스승들이 많이 떠올랐다”며 웃었다. ABT 안에서 누구보다 그의 승급을 기뻐한 이는 2012년부터 수석무용수로 활동 중인 발레리나 서희(34)다. 서희는 한국인 처음으로 ABT 수석무용수 자리에 올랐다. 안주원은 “서희 누나는 제가 입단했을 때부터 많이 챙겨줬고 승급 후에도 정말 기뻐해줬다”고 말했다. 그는 다음 달 제2회 부산발레페스티벌에 특별 출연하는 공연을 준비하고 있다. 스승인 정성복 부산발레시어터 예술감독과 함께 만드는 작품이다. 그는 “코로나19로 연습 도중에 취소된 공연이 많지만, 연습 자체가 몸을 녹슬지 않게 할 기회여서 다행”이라며 “세계무대에서 한국 발레의 위상을 높이면서도 발레라는 장르를 떠올릴 때 생각나는 무용수가 되고 싶다”고 포부를 전했다.김기윤 기자 pep@donga.com}

    • 2020-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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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관광공사 ‘유튜브 대박’ 비결은… “脫아이돌과 B급 감성”

    난해한 춤 동작, 가장 ‘힙’한 판소리, 국내 관광 명소. 좀체 어울리지 않는 이 세 가지를 한데 모아놓으니 말 그대로 ‘터져버렸다’. 한국관광공사 유튜브 채널이 7월 말 선보인 ‘Feel the Rhythm of Korea(한국의 리듬을 느껴보세요)’ 시리즈는 현재 15일 기준 누적 조회수가 7386만 회를 넘어섰다. 페이스북, 틱톡 등에서 기록한 수치까지 합하면 약 2억6000만 회. 무엇이 이 ‘B급’ 영상을 힙하게 만들었을까. 총 세 편으로 구성된 이번 시리즈는 기존 홍보영상 문법에서 크게 벗어난 결과물이다. 잘 가꿔진 명소, 군침 도는 음식 영상, 사물놀이, 예쁘고 멋진 스타들이 등장하는 광고와는 판이하다. 영상에서는 판소리의 짙은 향이 묻어나는 밴드 ‘이날치’의 선율에 맞춰 ‘앰비규어스 댄스 컴퍼니’ 소속 무용수들이 다짜고짜 유쾌한 군무를 춘다. 서울, 전주, 부산의 명소들을 누비며 묵묵히 춤만 춘다. 주변 관광객이 쳐다보든, 동네 주민이 자전거를 타고 앞질러 지나가든 개의치 않고 반복적 동작을 선보인다. 명소의 이름이 이따금씩 자막으로 나올 뿐 영상에는 별다른 효과도 없다. 무용수들의 정체와 춤추는 장소가 궁금해질 때쯤 1분 40초짜리 영상은 끝난다. 해외의 잠재적 관광객을 타깃으로 이 시리즈를 기획한 건 한국관광공사 브랜딩마케팅팀의 오충섭 팀장과 박민정 차장. 11일 서울 중구 한국관광공사 서울센터에서 만난 이들은 “코로나19로 인해 무작정 ‘방문하라’는 직접적 메시지를 줄 수 없어 고민이 컸다”며 “B급 영상에 대한 내부 우려도 있었지만 ‘한국의 역동성’을 잘 전달해 뿌듯하다”고 밝혔다. 영상은 해외 누리꾼 사이에서 입소문을 탔다. “우연히 광고를 봤는데 한국이 궁금해졌다” “팬데믹만 아니면 당장 날아갔을 텐데” “광고를 다 본 건 처음”이라는 반응이 줄을 이었다. “그냥 영상을 계속 보게 된다”며 영상 자체의 미학에 대한 반응도 적지 않다. 아이돌 영상에나 있을 법한 ‘커버댄스’ ‘리액션 영상’까지 등장했다. 이번 영상은 ‘탈(脫)아이돌, 한류 스타’ 전략으로 나갔다. 오 팀장은 “한류 스타가 나오면 조회수는 보장된다. 하지만 색다른 매력이 필요했다”고 전했다. 해외서 퍼진 입소문은 국내 누리꾼 귀에도 들어왔다. “이제야 ‘뻘짓’ 안 하고 흐름을 읽었다” “모처럼 세금 잘 썼다”는 칭찬 댓글이 많다. 기획실무를 맡은 박 차장은 “외국인 대상 광고만 제작하느라 늘 해외 반응만 살폈다. 주변 동료들이 영상을 공유하는 걸 보며 인기를 실감했다”고 했다. ‘돈 써서 광고 잘 태운’ 마케팅이라는 지적도 많다. 인기 영상 앞에 유료 광고를 넣어 조회수만 높였다는 비판이다. 오 팀장은 “광고라도 30초 이상 시청해야 조회수로 집계된다. 예년 수준의 예산으로 해외 12개국과 국내서 호응을 받은 건 유의미하다. 제작비는 이전보다 덜 들었다”며 웃었다. 한국관광공사는 현재 목포, 안동, 강릉의 시리즈 영상을 촬영 중이다. 영상에서 ‘시선강탈 춤’을 췄던 ‘앰비규어스 댄스컴퍼니’의 김보람 안무가는 “저희 작품에서 주로 쓰는 안무들을 가져와 현장에 맞춰 생동감 있게 변형했다”며 “카메라 움직임을 저희가 따라가는 방식으로 안무를 구성해 한국의 역동성을 드러내고 싶었는데 재미있게 봐 주신 것 같다”고 말했다. 김기윤 기자 pep@donga.com}

    • 2020-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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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용수 할머니 배후설’ 김어준에 방통심의위 법정제재 ‘주의’ 처분

    방송통신심의위원회(방심위)가 위안부 할머니 이용수 씨의 주장에 대해 배후설을 제기했던 TBS(교통방송)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대해 14일 법정 제재인 ‘주의’ 처분을 내렸다. 방심위는 “진행자 김어준 씨가 5월 26일 방송에서 정의기억연대를 비판한 이용수 할머니 기자회견과 관련해 ‘기자회견문을 할머니가 쓰신 게 아닌 건 명백해 보인다’ ‘누군가 왜곡된 정보를 할머니께 드렸다고 결론을 내렸다’며 사실로 확인되지 않은 내용을 단정적으로 발언했다”고 제재 사유를 밝혔다.김기윤 기자 pep@donga.com}

    • 2020-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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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리의 재능을 ‘이메일’로 팝니다

    “제 재능을 이메일로 받아보실래요?” ‘백 투 베이직(Back to Basic·기본으로 돌아가다)’ 시대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대면 마케팅, 접촉 등이 줄어든 언택트 시대, 가장 기본적인 ‘메일링 서비스’가 다시 각광받고 있다. 한때 메신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에 밀려 ‘업무용’으로 국한됐던 이메일은 ‘소량 생산, 취향 최적화’를 무기로 삼아 콘텐츠 창작자와 고객 사이에서 소리 없이 주목받고 있다. 이미 메일링 서비스가 활성화된 문학계를 넘어 최근 음악, 패션, 공연, 웹툰, 영상, 그림 등으로 분야를 확장 중이다. 최근 클래식 음악 추천 메일링 서비스를 운영 중인 ‘어쿠스틱 위클리(Acoustic Weekly)’의 ‘어? 아!(Oh? Ah)’ 시리즈는 대중에게 익숙한 음악 한 곡과 이에 대한 배경 설명을 제공하는 콘텐츠다. 운영자는 곡에 얽힌 짤막한 설명을 1000자 내외의 글로 풀어낸다. 해당 곡을 연주한 오케스트라나 지휘자의 영상 유튜브 링크도 덧붙이면 하나의 ‘메일링 콘텐츠’가 완성된다. 방송, 유튜브를 통해 공개된 가수 뮤직비디오나 공연 영상을 편집해 자신만의 해석을 곁들인 2차 창작물도 인기다. 트위터 계정 ‘Jimicaneatjelly’는 최근 ‘지미집캠 vol.2’ 메일링 서비스를 시작하며 구독자들에게 메일을 보내고 있다. 영화평론가 김현민의 ‘목요일 어떻습니까’는 ‘영화 에세이 메일링’을 표방하며 최근까지 목요일마다 글을 전송했다. 직장인 이모 씨(34)는 “그동안 메일링 콘텐츠가 수신함에 가득 차 있었는데 코로나19 이후로는 심심해서 그런지 바로바로 읽게 됐다”고 밝혔다. 소량의 삽화나 사진을 전하는 미술, 웹툰, 패션 분야에서도 메일링은 강세다. 인스타그램 ‘초여름상점’은 매주 만화를 전송하고 있으며, 디자인 잡지를 표방한 ‘디독’은 해외 디자인 기사를 번역해 뉴스레터 형식으로 전하고 있다. 한 드로잉 작가는 “코로나19로 대면 강의, 수업이 줄어들면서 생계가 빠듯해졌는데 그나마 메일링을 통해 일부 수익을 충당하고 있다”고 했다. 공연계에서는 창작 비용을 충당하는 방식으로 메일링이 이용되기도 한다. 서울 신촌극장에서 8월 말 공연을 준비하다 끝내 무산된 연극 ‘로데오’의 전서아 연출 겸 작가는 무대에서 전할 이야기를 6월부터 메일링으로 ‘잠재적 관객’에게 전해왔다. 구독료는 전액 제작비로 사용한다는 방침을 내걸었다. 앞서 ‘일간 이슬아’를 시작으로 수많은 작가들이 글을 전하는 문학계에서 메일링은 이미 작가들의 ‘새 유통 판로’로 자리 잡았다. 메일링은 한때 유행했던 구독경제와는 비용, 규모 측면에서 차이가 있다. 대기업이나 유통망을 갖춘 대형 콘텐츠 플랫폼이 상대적으로 비싼 1만 원 이상의 구독료를 요구하던 것과 달리 메일링은 소규모, 개인 맞춤형 콘텐츠를 전한다. 적게는 편당 500원부터 6개월 1만 원까지 비교적 저렴하게 형성돼 있다. 구독료를 사실상 무료 또는 고객 자율에 맡기는 곳도 상당히 많다. 편리함과 익명성이 보장되는 점도 인기에 한몫한다. 온라인 링크에서 이메일 주소만 입력하면 ‘메일링 계약’은 완료된다. 창작자와 고객이 서로 전혀 알지 못해도 취향만 맞으면 뭐든 ‘오케이‘다. 현실 속 대면 없이 이메일만을 통해 콘텐츠를 주고받기에 오히려 창작 자유도도 높다는 분석이 있다. 정지은 문화평론가는 “신진 창작자들이 별도 플랫폼 없이 충성도 높은 고객에게 콘텐츠를 유통하는 점이 매력적”이라면서도 “최근 무료 메일링 서비스도 빠른 속도로 늘어나고 있기 때문에 창작자는 차별화, 수익 창출 방안을 고민해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김기윤 기자 pep@donga.com}

    • 2020-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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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의 향기]기독교는 어떻게 서양 세계관을 지배했나

    오늘날 서양 사상의 근간을 이루는 두 핵심 축은 로마제국과 기독교다. 로마제국 초기 핍박받던 기독교는 313년 콘스탄티누스 황제가 공인, 391년 테오도시우스 황제가 국교로 선포하며 제국 심장부에 들어섰다. 기독교라는 사상적 토대 위에 제국은 성장했다. 책은 서양 세계관을 관통하는 기독교의 역사를 조명하며, 오늘날 이 종교가 어떻게 지배적 위치에 서게 됐는지 살폈다. 근대 이후 수세기 미국과 유럽이 세계 패러다임을 주도한 것을 생각하면 기독교에 대한 이해는 세계를 이해하는 시작이다. ‘루비콘’ ‘페르시아 전쟁’ ‘이슬람제국의 탄생’ 등 굵직한 논픽션, 역사서를 펴낸 저자는 어려서부터 품은 기독교의 비합리성에 대한 의구심에서 펜을 들었다고 밝혔다. 이를 통시적으로 파헤치는 것은 세계에 대한 이해이자 자신에 대한 이해이기도 했다. ‘서유럽인이라는 사상적 틀’의 한계에 갇혀 사고할 수밖에 없다는 점도 기독교의 영향이 컸다. 언뜻 보기에 종교의 대척점에 있는 계몽주의, 합리주의 철학도 기독교의 저변에서 만들어졌다고 저자는 설명한다. 그래서 책은 모순 역설 갈등이라는 핵심 키워드를 통해 전개된다. 성서적 가르침과 성인(聖人)의 행적을 따라가는 기존 기독교사 책과 차별화했다. 약 2500년의 기독교 역사는 시간 순으로 고전 고대, 기독교 세계, 모데르니타스(근대 이후)로 구분된다. 21개 장별로 특정 장소에서 벌어진 사건을 따라 전개된다. 11장 ‘육체’에서는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불거진 남성과 여성 육체에 대한 모순적 신념, 13장 ‘종교개혁’에서는 1520년 독일 비텐베르크에서 일어난 마르틴 루터의 종교개혁을 그렸다. 20장 ‘사랑’의 비틀스가 마틴 루터 킹 목사에 동조하며 “올 유 니드 이즈 러브(All you need is love)”라고 외친 일 등 이야깃거리가 풍부하다. 장마다 시공간이 왔다 갔다 하나 한 이야기처럼 유기적으로 읽힌다. 무신론자나, 기독교를 ‘파괴적’이라고 일갈하는 이조차 좋든 싫든 기독교의 영향을 받으며 성장했다. “그리스도의 홍수 같은 물결”이 휩쓸고 사라지는 와중에도 “서로 사랑하라”는 말이 많은 사람의 가슴에 남은 이유다.김기윤 기자 pep@donga.com}

    • 2020-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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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의 향기/밑줄 긋기]1미터 개인의 간격

    노력하고 또 인내하지 못하는 것 같아 죄책감을 느끼고 있던 이들은 힐링을 통해 위로라는 선물을 받는다. 그래서 어떤 상황에 놓여 있든 ‘괜찮아’라고 긍정해 주는 콘텐츠가 넘쳐난다. 그런데 정말 괜찮은 사람은 괜찮다고 되뇔 필요가 없다. 자기 삶의 방식에 왈가왈부하지 말라고 선언하는 사람은 사실 타인의 시선을 두려워하며 상처받지 않을 준비를 하는 중이다. 내 팔이 닿는 거리 1미터. 자신의 고유 영역을 관조하며 살아야 한다는 한 철학자의 덤덤한 조언.김기윤 기자 pep@donga.com}

    • 2020-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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