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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20대 환자가 위중한 것으로 알려졌다. ‘젊은층이 코로나19에 상대적으로 안전하다’는 종전 인식과 다른 상황이다. 의료진은 면역계 과민 반응으로 생명을 위협하는 ‘사이토카인 폭풍’ 가능성 탓으로 보고있다. 20일 질병관리본부(질본)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코로나19 확진자 중 20대는 2365명(27.3%)으로, 전 연령대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이 가운데 중증 이상 환자는 2명이다. 이 중 1명은 스스로 호흡이 불가능한 위중 단계다. 이 환자는 3일 호흡 곤란을 호소해 경북대병원으로 이송됐고 당일 확진 판정을 받았다. 입원 당시 양쪽 폐가 하얗게 변해 폐렴이 진행된 상태였다. 현재 에크모(ECMO·인공심폐기) 치료를 받고 있지만 의식이 없다. 경북대 관계자는 “입원 당시부터 사이토카인 폭풍이 나타났던 것 같다. (병세가 진행됐는데도) 진단이 상당히 늦었다”고 말했다. 사이토카인 폭풍은 2009년 신종플루 유행 때도 젊은층의 사망률을 높인 원인 중 하나였다. 최근 국내외에선 젊은층도 코로나19에 대한 경계심을 높여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전문가들이 면역력이 강한 젊은층도 조기 진단이 중요하다고 강조하는 이유다.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급성 호흡기 질환 환자들이 치료시기를 놓칠 위험도 커지고 있다. 원내 감염 우려 때문에 의심 환자를 병원 내에 두는 걸 꺼리기 때문이다. 게다가 고위험군이 아닌 젊은층은 치료 순위에서 더 밀릴 수도 있다. 정기석 한림대성심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평소라면 응급실에서 진료 받았어야할 환자들이 지금은 코로나19 검사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 방치되는 구조”라고 지적했다. 중증의 코로나19 의심환자를 전담 치료하는 ‘중증응급진료센터’가 최근 도입됐지만 중소 도시에서는 접근성이 떨어진다. 서울 9곳, 대구 5곳 등 대도시에 집중돼 있어서다. 이영석 고려대구로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확진자가 다녀간 병원의 폐쇄 기준을 완화해야 중소병원들이 적극적으로 코로나19 의심 환자를 진단, 치료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박성민 기자 min@donga.com대구=장영훈 기자 jang@donga.com}

아산사회복지재단은 19일 서울 용산구 그랜드하얏트호텔에서 제13회 아산의학상 시상식을 개최했다. 이날 시상식에서 이원재 서울대 생명과학부 교수(53)와 이재원 울산대의대 흉부외과학교실 교수(53)가 각각 기초의학부문과 임상의학부문에서 수상했다. 이들에게는 각 3억 원의 상금이 수여됐다. 주영석 KAIST 의과학대학원 교수(38)와 이용호 연세대의대 내과학교실 교수(40)는 젊은의학자 상을 받았다. 상금은 각 5000만 원이다. 아산의학상은 기초의학과 임상의학 분야에서 뛰어난 업적을 남긴 국내외 의과학자에게 수여되는 상으로 2007년 제정됐다.박성민 기자 min@donga.com}

대구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의심되는 17세 사망자가 나와 보건당국이 긴장하고 있다. 최종 확진 판정을 받으면 코로나19로 인한 국내 첫 10대 사망자가 된다. 그동안 면역력이 강한 젊은층은 코로나19에 상대적으로 안전한 것으로 여겨졌다. 18일 질병관리본부(질본)와 대구시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 15분경 영남대병원에서 코로나19 의심 증세를 보인 A 군이 숨졌다. 총 9차례에 걸쳐 코로나19 검사를 했지만 모두 음성이 나왔다. 하지만 사망 전 채취한 소변에서 일부 유전자 항목이 양성 판정을 받았다. 현재 국내에서 실시되는 실시간 유전자검사(RT-PCR)는 2, 3가지 유전자 항목 중 모두 양성이 나와야 최종 확진 판정을 내린다. 기저질환이 없던 10대 환자의 사망에 보건당국도 긴장하는 분위기다. 18일 0시 기준 10대 환자는 438명, 10세 미만은 87명. 모두 경증 환자다. 그동안 20대 이하에서는 사망자가 없었다. 의료계에선 10대나 젊은층도 코로나19로부터 절대 안전한 것은 아니라고 강조한다. 지난달 중국에서 코로나19 환자 4만4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10대 환자 549명 중 사망자가 1명 있었다. 김우주 고려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2009년 신종인플루엔자 유행 때도 젊은층에서 사망자가 나왔다”며 “코로나19는 신종 바이러스라는 점에서 그 누구도 안심할 수 없다”고 말했다.박성민 min@donga.com·이소정 기자}

대구 한사랑요양병원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집단으로 발생했다. 와상 중증 환자만 모여 있는 병실 구조로 치료 과정에서 의료진과의 접촉이 많아 확진자가 다수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 18일 대구시 등에 따르면 서구 한사랑요양병원의 코로나19 확진 환자는 모두 75명이다. 16일 이 병원 간호과장이 대구의료원 선별진료소에서 진단 검사를 받고 양성 판정을 받았다. 13일부터 인후염과 구토, 근육통 등의 증세가 나타나 그동안 출근하지 않았다. 대구시는 17일 의사와 간호사, 간병인 등 의료진과 행정직을 포함한 71명과 입원 환자 117명을 대상으로 코로나19 전수조사를 실시했다. 이날 오후 간호사 8명과 간병인 7명, 행정직 2명 등 17명이 양성 판정을 받았다. 이어 18일 오전 환자 57명의 검사 결과 양성이 나왔다. 나머지 환자 60명은 음성 판정을 받았지만 추가 검사할 예정이다. 대구시 관계자는 “잠복기를 감안하면 감염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대구시는 이 병원을 코호트(집단) 격리 조치했다. 확진을 받은 종사자 가운데 4명은 입원, 10명은 생활치료센터 입소 조치했다. 나머지 종사자 3명과 확진 환자 57명도 다른 병원으로 전원 조치할 계획이다. 질병관리본부와 대구시는 합동 역학 조사를 벌이고 있다. 첫 확진을 받은 간호과장의 감염 경로와 병원 내 전파 원인을 집중 파악하고 있다. 치매 전문병원인 한사랑요양병원은 지하 1층, 지상 7층에 210개 병실 규모다. 2, 3층과 4, 5층으로 나눠 병동 2곳을 운영한다. 2, 3층 병동은 주로 중증 환자가 입원했다. 이 병원은 1월 28일부터 코로나19 감염을 우려해 가족 면회를 제한했다. 의료진과 직원들은 마스크를 착용하고 근무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이달 10일경부터 일부 직원들은 코로나19 증세를 보였는데도 별다른 조치를 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 같은 내용은 대구 서구보건소의 1차 조사에서 확인됐다. 김종연 대구시감염병관리지원단 부단장은 “요양병원의 환자는 고령인 데다 기저질환이 있어 감염에 취약하다. (밀접 접촉자인) 종사자들은 코로나19 증세가 나타나면 업무에서 빠지고 빨리 검사를 받아야 전파를 차단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날 대구 북구 배성병원 8명, 수성구 수성요양병원 4명, 시지노인병원 1명, 동구 진명실버홈 1명 등 요양병원 4곳에서도 14명의 코로나19 추가 확진이 나왔다. 이 가운데 배성병원은 집중 관리하고 있다. 확진 환자들은 대구의료원에 이송하고 이 환자들이 치료를 받던 병동은 코호트 격리 조치했다. 대구시는 13일부터 요양병원 67곳과 사회복지시설 330곳 등 397곳을 코로나19 고위험군 집단시설로 판단하고 전수조사하고 있다. 이곳 의료인과 환자 등 3만3628명을 대상으로 진단 검사 중이다. 18일까지 30%가량 조사를 완료했다. 권영진 대구시장은 “지역사회 감염 확산을 선제적으로 격리 차단하기 위한 긴급 조치”라며 “신속하게 진단 검사를 마무리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대구뿐만 아니라 전국의 요양병원 같은 고위험군 시설을 서둘러 전수조사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의료계에서 나온다. 감염원이 뚜렷하지 않는 상황에서 환자들은 면역력이 떨어져 집단 확진 우려가 커질 수밖에 없다.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요양시설 종사자 및 간병인으로 일하는 신천지예수교(신천지) 교인은 약 1600명이다. 대구시는 병원 운영 과정에서 감염 예방 관리법을 위반한 사항이 있으면 고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엄중식 가천대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확진자의 증상 발현 시점을 보면 시설 책임자와 해당 지방자치단체가 의심 환자를 모니터하는 시스템마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 나머지 전수조사에서 추가 집단 감염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대구=장영훈기자 jang@donga.com박성민기자 min@donga.com}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의 전쟁이 장기화 조짐을 보이면서 지속 가능한 ‘생활 방역’ 지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현 수준의 ‘사회적 거리 두기’를 한 달 넘게 지속하는 것은 한계가 있기 때문. 전문가들은 일상으로 복귀해도 추가 감염을 억제할 수 있는 생활 속 방역 매뉴얼을 정부가 구체적으로 제시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질병관리본부(질본)는 코로나19가 인플루엔자(독감)처럼 유행성 감염병으로 토착화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지난달 질본이 인플루엔자 감시 체계에 코로나19를 추가하겠다고 밝힌 이유다. 이미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단계로 진입해 바이러스가 해외에서 국내로 다시 유입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17일 현재 세계 161개국에 바이러스가 퍼졌고, 이 중 83개국에서 지역사회 감염 단계로 접어들었다. 정기석 한림대성심병원 호흡기내과 교수(전 질본 본부장)는 “이번 유행이 최소 여름, 길게는 연말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정부도 사회적 거리 두기의 무게 중심을 ‘자발적 격리’에서 ‘생활 방역’으로 옮겨야 한다는 데 공감하고 있다. 권준욱 중앙방역대책본부 부본부장은 17일 “9·11테러 이후 안보에 대한 인식이 완전히 바뀌었듯 코로나19 이후 모든 사람들의 일상이 바뀔 것”이라며 생활 방역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국민이 공감하고 쉽게 따를 수 있는 ‘방역 매뉴얼’을 만들 필요가 있는 것. 예컨대 전문가들은 직장에서 회의나 모임의 규모를 줄이거나 온라인으로 대체할 것을 권고한다. 모든 직원이 같은 공간에 모이지 않도록 근무시간을 유연하게 조절하는 것도 고려해볼 만하다. 손잡이나 키보드처럼 손이 자주 닿는 부분을 주기적으로 소독하는 것도 중요하다. 세계보건기구(WHO)는 마스크나 휴지를 위생적으로 버릴 수 있도록 뚜껑이 닫힌 쓰레기통을 쓰라고 권고할 만큼 세심한 매뉴얼을 두고 있다. ‘아프면 쉰다’는 직장 문화도 확산돼야 한다. 병원 진단서 없이도 병가를 쓸 수 있도록 하는 배려가 필요하다는 것. 감염병 유행 상황에서 자칫 병원에 과부하를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최원석 고려대안산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유증상자가 유입되지 않도록 사무실을 드나드는 사람들의 발열 등 건강 상태를 당분간 매일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많은 사람이 모이는 학교는 바이러스 확산의 불씨가 될 수 있다. 2009년 신종 인플루엔자(신종플루) 유행 때도 학교에서 집단 감염 사례가 적지 않았다. 학생들의 밀집도를 낮추는 게 중요하다. 학년이나 학급별로 등·하교 시간을 조정하고, 점심도 식당이 아닌 교실에서 먹도록 해 접촉을 최소화할 필요가 있다. 체육이나 합창, 과학실험 등 밀접 접촉이 예상되는 수업은 가급적 연기하는 게 좋다. 집단 감염이 집중되고 있는 종교 행사에 대해서도 최소한의 매뉴얼이 필요하다. 하지만 이를 보건당국이 강제로 금지하는 것은 쉽지 않은 상황. 김강립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제1총괄조정관(보건복지부 차관)은 17일 “종교의 자유가 헌법에서 보장된 국민의 기본적인 권리이기 때문에 강제 금지는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했다. 부득이하게 예배를 본다면 마스크를 착용하고, 다른 사람과 2m 이상 거리를 둘 필요가 있다. 다음 달 총선에서도 생활 방역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사전에 우편투표를 하거나 덜 붐비는 시간대에 투표소로 갈 것을 당부하고 있다. 투표소에서도 투표함 사이의 거리를 충분히 넓히는 게 좋다.박성민 min@donga.com·위은지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의 전쟁이 장기화할 조짐을 보이면서 지속 가능한 ‘사회적 거리두기’ 지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개학 연기, 재택 근무, 집단 모임 자제 등 국민의 협조로 코로나19의 큰 불길은 잡았지만 사회적 거리두기를 마냥 지속할 순 없기 때문이다. 다음달 초 학교가 문을 열고 일상 복귀가 시작되면 잠잠해진 확산세가 반등할 우려도 있다. 권준욱 중앙방역대책본부 부본부장은 17일 브리핑에서 “9·11 테러 이후 안보에 대한 인식이 완전히 바뀌었듯이, 코로나19 이후 모든 사람들의 일상이 바뀔 것”이라며 생활 방역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중요한 것은 국민이 공감하고 쉽게 따를 수 있는 구체적인 매뉴얼이다. 정부는 사회적 거리두기가 실효성을 갖는 기간을 앞으로 2, 3주로 보고 이달 안에 구체적인 생활 방역 매뉴얼을 마련할 계획이다. 전문가들은 한 곳에 모여 공동 작업을 선호하는 근무 형태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대면 보고나 회의는 온라인으로 대체할 수 있다. 모든 직원이 같은 공간에 모이지 않도록 근무시간을 유연하게 조절하는 것도 접촉을 줄이는 방법이다. 최원석 고려대안산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유증상자가 유입되지 않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며 “사무실을 드나드는 사람들의 발열 등 건강산태를 매일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아프면 쉰다’는 문화도 확산돼야 한다. 특히 병가를 쓸 때 진단서를 의료기관에서 받아오도록 하는 것은 감염병이 유행하는 상황에서 병원의 과부하를 불러올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손잡이나 키보드처럼 사람 손이 자주 닿는 부분은 주기적으로 소독하는 것도 습관화돼야 한다. 세계보건기구(WHO)는 마스크나 휴지 등을 위생적으로 버릴 수 있도록 닫힌 형태의 쓰레기통을 두는 것을 제안할 정도로 세심한 매뉴얼을 제시한다. 학교는 새로운 유행의 불씨가 될 수 있다. 2009년 신종인플루엔자(신종플루) 유행 때도 학교에서 집단 감염 사례가 적지 않았다. 학생들의 밀집도를 낮추는 방법도 고려해야 한다. 등하교 시간을 조정하고, 점심도 식당이 아닌 교실에서 먹도록 해 접촉을 최대한 줄이는 것이다. 체육이나 음악 수업 등 학생들이 가까이 접촉하는 수업은 연기하는 것이 권고된다. 종교행사를 강제로 금지하는 것은 쉽지 않다. 김강립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제1총괄조정관(보건복지부 차관)은 “종교의 자유가 헌법에서 보장된 국민의 기본적인 권리이기 때문에 강제 금지는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다만 예배 등 집단 행사를 재개한다면 마스크 착용, 2m 이상 거리두기 등을 준수해야 한다. 다음달 총선에서도 생활 방역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우편 투표(사전 투표)를 하거나 아침 등 덜 붐비는 시간을 이용해 접촉을 최소화 할 것을 권고한다. 투표소에서도 각 투표함의 거리를 최대한 넓히는 것이 좋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강력한 이동제한, 영업장 폐쇄 등 강제성 있는 조치를 취하지 않은 만큼 국민의 자율적인 생활 방역이 더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이달 초 환자가 급증했던 대구가 강력한 봉쇄 조치 없이도 시민 의식으로 확산세를 꺾을 수 있었던 것이 좋은 예다. 정기석 한림대성심병원 호흡기내과 교수(전 질병관리본부장)는 “4월 이후에도 사회적 거리두기를 지속하기는 쉽지 않다”며 “다만 구체적인 생활 방역 지침을 정부가 제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박성민 기자 min@donga.com위은지 기자 wizi@donga.com}

목사 등 6명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경기 성남시 은혜의강 교회에서 43명의 감염이 추가로 확인됐다. 16일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은혜의강 교회의 교인과 지인은 이날 49명으로 늘었다. 확진자 중 한 명(60)은 구급차를 운전하는 서울 강동소방서 구급대원이다. 이번 집단 감염은 서울 구로구 콜센터(132명)에 이어 수도권에서 두 번째로 많은 규모다. 은혜의강 교회는 1, 8일 예배를 진행했고 교인 135명이 참석했다. 당시는 신천지예수교(신천지) 집단 감염 여파로 방역당국이 ‘사회적 거리 두기’ 동참을 당부한 때다. 특히 예배 당일 소독을 이유로 교인들의 입에 분무기로 소금물을 분사한 것이 집단 감염의 원인으로 보인다. 해양수산부에서는 지금까지 27명의 확진자가 발생했다. 특히 문성혁 해수부 장관이 확진자와 접촉한 것으로 조사돼 13일부터 자가 격리 중이다. 정부 부처 장관 중 처음이다. 전체 확진자는 8236명으로 집계됐다. 신규 확진자는 전날보다 74명 늘었다. 이틀 연속 두 자릿수다. 방역당국과 전문가들은 이처럼 확산세가 꺾일 때 더욱 조심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사회적 거리 두기가 느슨해지면 집단 감염이 확산될 수 있어서다.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은 “지금 상황에서 사회적 거리 두기를 그만두거나 느슨해지면 어려움에 부딪힐 수 있다”며 “현재 유행이 조금 더 통제될 때까지 사회적 거리 두기를 더 강력히 실천해줄 것을 당부드린다”고 말했다.박성민 기자 min@donga.com / 성남=이경진 기자 lkj@donga.com}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가 주춤하면서 사회적 거리 두기 등 일상 속 방역에 대한 분위기가 느슨해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일부 교회들이 다시 현장 예배를 열고 있는 것도 마찬가지다. 사회적 거리 두기가 장기화하면서 경제적 피해나 피로감을 호소하는 국민도 있다. 하지만 유럽과 미국 등에서 코로나19 유행이 본격화한 상황 등을 고려할 때 아직 안심하기 이르다는 것이 방역당국과 전문가들의 공통된 견해다. 정부는 16일 두 차례 정례브리핑에서 “아직 사회적 거리 두기를 완화할 단계가 아니다”라고 거듭 강조했다. 최소한 3월 말까지는 사회적 거리 두기를 현 수준으로 유지해야 한다는 의미다. 정부가 초중고교 개학을 추가로 연기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는 신천지예수교(신천지)와 관련 없는 확진자 증가세가 심상찮기 때문이다.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방역의 최대 목표는 고위험군의 집단 발병으로 인한 의료 시스템의 붕괴를 막는 것”이라며 “고위험군의 감염을 막기 위한 세심한 사회적 거리 두기를 계속 실천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방역당국은 장기전에 대비한 ‘생활 방역’을 강조했다. 강도 높은 사회적 격리를 수개월 유지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직장 학교 등 우리 사회 곳곳에 남아있는 ‘아파도 나온다’는 문화를 ‘아프면 쉰다’로 바꿔야 한다는 것이다. 자신이 감염원이 될지 모르니 사람이 모이는 것을 피하는 것을 당연히 여기고, 직장이나 학교에서 이를 지지해 줘야 한다는 것. 정 본부장은 “장기전에 대비해 이제 생활 속의 방역수칙 준수가 당연시되는 ‘새로운 일상’을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부가 사회적 거리 두기의 방법과 기준에 대해 더 구체적인 메시지를 내놓아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15일(현지 시간) “향후 8주 동안 50인 이상의 집단 행사 금지를 권고한다”고 밝혔다. 전병율 차의과대 예방의학과 교수(전 질병관리본부장)는 “잠복기 약 2주의 코로나19가 3, 4차 감염까지 발생하는 기간을 고려해 8주라는 거리 두기 기간을 제시한 것 같다”며 “정부의 메시지가 구체적이고 단호할수록 효과가 크다”고 말했다. 국민의 자발적 격리를 더 이끌어 내려면 보상도 강화할 필요가 있다. 최재욱 대한의사협회 과학검증위원장은 “직장에 가지 않더라도 급여가 줄어들지 않도록 유급휴가 지원을 강화하고, 특별재난기금 등을 활용해서 생계가 어려워진 취약계층을 도와야 이들의 자발적 격리를 유도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으로 종교 행사 등 닫힌 공간에서 밀접 접촉이 발생하는 집단 행사에 대해 보다 강도 높은 제한 조치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백경란 대한감염학회 이사장은 “사회적 거리 두기가 효과를 거두려면 집단 행사 금지 등 정부 지침 위반에 대한 제재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박성민 min@donga.com·위은지 기자}

최근 서울성모병원의 일부 수술실에서는 간호사들이 수술용 마스크 대신 면 마스크를 쓰기 시작했다. 재고가 부족한 탓이다. 다음 주부터는 의사들도 면 마스크 착용을 검토하고 있다. 면 마스크는 얼굴에 고정시켜 줄 부직포와 끈이 없다. 수술실에서 장시간 착용하면 풀릴 위험이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마스크 부족 현상이 계속되면서 대형병원조차 수급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병원마다 공급량이 평소의 50% 이하로 줄어들어 재고가 급속히 소진되고 있는 것이다. 의료현장에서 계속 어려움을 호소하자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은 12일 국회에 출석해 “의료계에는 (마스크를) 우선적으로 공급하고 있어 그렇게 부족하지 않다”며 “(병원들이) 넉넉하게 재고를 쌓아두고 싶어 하는 것”이라고 발언했다. 현장과 동떨어진 보건당국 수장의 발언이 나오자 의료계는 발칵 뒤집혔다. 전국의사총연합회는 13일 성명을 내고 “거짓말쟁이 장관의 즉각적인 파면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대한병원의사협의회도 “의료계를 폄하한 박 장관을 즉각 파면하라”고 요구했다. 대한개원의협의회와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은 이날 “현장을 모르는 발언”이라며 박 장관을 비판했다. 현장에서는 마스크뿐만 아니라 다른 보호장구 부족도 심각하다. 경기지역의 한 병원에 근무하는 전공의 A 씨는 “의심환자가 있는 코호트(격리) 구역에 들어갈 때 쓰는 N95 마스크를 사흘씩 쓴 적도 있다”고 말했다. 마스크를 반복해서 사용하다 보니 다른 사람의 마스크와 섞이지 않도록 겉면에 이름을 적기도 한다. 대한전공의협의회는 고글과 덧신이 부족해 비닐을 쓰거나 발에 헤어캡을 둘러싸고 근무하는 사진을 공개했다. 대한병원협회와 주요 대형병원에 따르면 병원마다 확보된 마스크 수량은 3∼5일 치에 불과하다. 일부 병원은 코로나19 이외에 다른 감염병 환자를 치료할 때 기존의 N95 마스크 대신 KF94 마스크를 쓰도록 마스크 착용 기준을 낮췄다. 의사들 사이에서는 최근 무허가 판매를 하다가 적발된 마스크라도 정부가 임시로 사용을 허용해줘야 한다는 말까지 나온다. 서울의 한 병원 관계자는 “이번 주 신청 물량도 아직 들어오지 않았다”며 “다음 주 물량을 신청해도 언제 받을 수 있을지 기약이 없다”고 말했다. 이는 마스크 공적판매 비율이 80%로 확대된 후 병원들에 공급되는 물량이 턱없이 모자라기 때문이다. 병원급 의료기관(3360개)은 대한병원협회를 통해 마스크를 조달하고 있다. 협회는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등록된 의료진 등 정직원과 병상 수를 기준으로 마스크를 공급한다. 그러나 공급 대상에 환경 미화, 시설 관리, 환자 이송 등은 제외돼 있다. 서울아산병원의 경우 일주일에 약 14만3000장의 마스크가 필요하지만 이번 주에는 7만1000장밖에 신청하지 못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관계자는 13일 브리핑에서 “병원 종사자도 마스크를 써야 하므로 현장에서 부족할 수 있다고 판단한다”며 박 장관의 발언과 다른 설명을 내놓았다.박성민 기자 min@donga.com}

경기 부천시의 한 요양병원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해 코호트(집단) 격리 조치가 내려졌다. 수도권에서 코호트 격리는 이번이 처음이다. 13일 경기 부천시에 따르면 소사본동 부천하나요양병원에서 간호조무사로 근무 중인 A 씨(49·여)가 12일 확진 판정을 받았다. A 씨는 8일 부천의 한 교회에서 코로나19 확진자와 함께 예배를 본 것으로 확인됐다. 당시 A 씨와 접촉한 확진자는 집단 감염이 발생한 서울 구로구 콜센터 직원이었다. 코호트 격리 조치가 내려진 요양병원에는 환자 142명과 직원 85명이 있다. A 씨는 11, 12일 자택과 병원 2∼5층을 오가며 112명과 접촉했다. 이날 코로나19 일일 완치자(177명)는 신규 확진자(110명)를 넘어섰다. 올 1월 20일 국내 첫 환자가 발생한 지 53일 만이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13일 코로나19 확진자는 7979명으로 집계됐다. 전날에 비해 110명 늘어난 것. 일일 신규 확진자 발생이 가장 많았던 이달 3일(851명)의 8분의 1 수준이다. 완치 판정이 내려진 환자는 177명이나 늘어 하루 사이에 510명이 됐다. 신규 완치자가 확진자보다 많아지면서 현재 치료 중인 환자는 7397명으로 줄었다. 코로나19 치료를 받고 있는 환자가 감소한 것도 처음이다. 완치자가 많아진 건 대구경북 지역에 집중된 신천지예수교(신천지) 관련 환자들의 퇴원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완치자가 늘면 병상 부족 문제도 숨통이 트일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수도권과 세종 등에서 소규모 집단 감염이 잇따르는 등 코로나19 사태의 국면이 바뀌었다고 보기엔 이르다는 지적이 나온다.이미지 image@donga.com·박창규·박성민 기자}
13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완치자 수가 확진자를 넘어서자 전문가들은 긍정적인 신호라고 분석했다. 이 추세가 이어진다면 의료현장의 과부하를 해소할 수 있기 때문. 완치돼 퇴원하는 환자가 늘어나는 만큼 병상 확보에도 숨통이 트인다. 이는 환자 급증세가 꺾여 큰 불길을 잡았다는 뜻으로 해석될 수 있다. 특히 대구지역 신규 확진자는 지난달 29일(741명) 정점을 찍은 뒤 이날 61명까지 줄었다. 이날 17개 시도 중 7곳에서는 신규 환자가 발생하지 않았다. 하지만 코로나19 사태의 전체적인 국면 전환으로 보기는 아직 이르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지난달 신천지예수교(신천지) 신도 환자들이 급증한 지 약 3주가 지나면서 격리 해제 대상이 늘어난 영향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최원석 고려대안산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20만 명 이상의 신천지 교인을 전수 조사한 영향이다. 신천지를 제외한 일반 환자들의 확산 흐름을 주목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병원과 밀집 사업장 등에서 집단 감염이 잇따르는 것도 우려스러운 대목이다. 전문가들이 경고하는 ‘3차 유행’ 가능성이다. 의료·복지시설도 주목해야 한다. 다중이용시설 종사자 중 아직 검사를 받지 않은 신천지 교인은 병원(1244명), 어린이집(1487명), 유치원(285명), 사회복지시설(146명)에 걸쳐 3162명(76.6%)에 이른다. 해외에서 감염원이 유입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최근 이틀 동안 서울에서 4명이 해외 여행을 다녀온 뒤 확진 판정을 받았다. 김성한 서울아산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해외에서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현지에서 감염된 국내 여행객을 통한 유입이 일어날 수 있다”며 “경계심이 풀려 사회적 거리 유지에 소홀하면 환자가 다시 급증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사망 위험이 높은 위중환자도 늘고 있다. 스스로 호흡하지 못해 인공호흡기나 에크모(ECMO·인공심폐기)에 의존해야 하는 위중환자는 이달 8일 36명에서 13일 59명으로 늘었다. 경증, 중등도, 중증, 위중의 4단계 분류 가운데 중증 이상 환자도 91명(13일 0시 기준)이다. 이달 3일 41명에서 두 배 이상으로 증가했다. 중증환자는 자가 호흡은 가능하지만 산소마스크를 써야 하거나, 38.5도 이상의 발열 증상을 보이는 환자다. 중증환자가 늘자 보건당국도 ‘피해 최소화’ 전략에 따라 사망자를 줄이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대형병원을 중심으로 중증환자 치료를 위한 의료 인력과 병상을 확보하는 게 시급하다. 김탁 순천향대 감염내과 교수는 “상태가 갑자기 악화됐을 때 산소 공급을 제때 해주느냐에 따라서도 중증환자의 경과는 크게 달라진다”며 “수도권을 중심으로 새로운 유행에 대비해 의료자원을 충분히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박성민 min@donga.com·강동웅 기자}

최근 서울성모병원의 일부 수술실에서는 간호사들이 수술용 마스크 대신 면 마스크를 쓰기 시작했다. 재고가 부족해 다음 주부터는 의사들도 면 마스크를 쓰는 걸 검토 중이다. 면 마스크는 얼굴에 고정시켜 줄 부직포와 끈이 없어 수술 중 풀릴 위험이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마스크 부족 현상이 계속되면서 대형병원마저 마스크 수급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13일 대한병원협회와 주요 대형병원에 따르면 병의원마다 확보된 마스크 수량은 3~5일치에 불과하다. 일부 병원은 코로나19 외에 다른 감염병 환자를 치료할 때 기존의 N95 마스크 대신 KF94 마스크를 쓰도록 마스크 착용 기준을 낮췄다. 마스크 공적판매 후 병원급 의료기관(3360개)은 대한병원협회를 통해 마스크를 조달하고 있다. 협회는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등록된 의료진 등 정직원과 병상수를 기준으로 마스크를 공급한다. 공급 대상에 환경 미화, 시설 관리, 환자 이송 등은 제외돼 있다. 서울아산병원의 경우 일주일에 약 14만3000장의 마스크가 필요하지만 이번 주에는 7만1000장밖에 신청하지 못했다. 병원의 마스크 부족 문제와 관련해 12일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은 국회에 출석해 “(병원들이) 넉넉하게 재고를 쌓아두고 싶어 하는 것”이라고 설명해 논란이 됐다. 하지만 13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브리핑에서 “병원 종사자도 마스크를 써야 하므로 현장에서 부족할 수 있다고 판단한다”며 박 장관과 다른 설명을 했다. 대한개원의협의회와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은 이날 “현장을 모르는 발언”이라며 박 장관을 비판했다. 대한병원의사협의회는 “의료계를 폄하한 박 장관을 즉각 파면하라”고 정부에 요구했다. 박성민기자 min@donga.com}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콜센터발 집단 감염’ 우려가 커지면서 수도권 방역 체제를 정비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정부는 의료 체계 강화와 관련해 11일 의심 증상이 있는 중증 환자를 전담 치료하는 ‘중증응급진료센터’를 운영하겠다고 밝혔다. 코로나19 환자가 다녀간 응급실이 폐쇄되면서 발생하는 의료 공백을 예방하고, 중증 환자가 응급실 입원을 거부당해 치료 시기를 놓치는 사고를 막기 위해서다. 이는 물론 필요한 조치지만 수도권 비상 국면에 맞춰 보다 선제적인 맞춤형 대책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순식간에 급증하는 수도권 확진자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11일 오후 11시 기준 서울, 경기, 인천의 구로 콜센터 관련 코로나19 환자는 99명이다. 국내 첫 환자 발생 50일이 지나는 동안 인구 대비 비교적 선방했던 수도권에 순식간에 빨간불이 들어온 것이다. 콜센터발 집단 감염이 어느 정도까지 확산될지는 섣불리 가늠하기 어렵다. 다만 수도권의 인구 밀도와 복잡한 이동 동선을 감안하면 대구경북보다 더 광범위한 전파를 피할 수 없다는 것이 중론이다. 최원석 고려대 안산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대구경북처럼 신천지예수교(신천지) 변수가 없더라도 수십, 수백 명 단위의 집단 감염이 꼬리를 물고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수도권은 인구가 많은 만큼 대형병원이 많고 의료 인프라도 잘 갖춰진 편이다. 하지만 문제는 코로나19 상황에 대응할 수 있는 의료 인프라가 있느냐이다. 국가 지정 음압병상은 9일 기준 서울 96.8%, 인천 87.5%, 경기 80.8%가 차 있다. 감염병 전담병원으로 지정된 공공의료원의 병상 581개 중에서는 절반 이상(308개·53%)이 가동 중이다. 국가 지정과 민간을 가릴 것 없이 전체 가용 병상을 중증도에 따라 어떻게 배분할지 결정하는 큰 그림이 필요한 시점이다.○ 생활치료시설 확충 서둘러야 수도권 환자가 급증하는 상황에서 가장 서둘러야 할 것은 경증 환자를 수용할 생활치료시설 확보라는 의견이 많다. 앞서 환자 폭증을 예상하지 못했던 대구경북의 경우 뒤늦게 생활치료시설 13곳을 마련해 3000명가량을 수용했다. 하지만 한발 늦은 대처로 11일 현재 아직까지도 1138명이 자가 격리 상태로 입원을 기다리고 있다. 이에 따라 서울시는 16일부터 경증 환자 생활치료센터를 운영하기로 했다. 집단 감염이 잇따르면서 대구경북과 같은 병상 부족 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에 따른 것이다. 우선 16일부터 노원구 태릉선수촌(200실)을 활용하고, 순차적으로 9개 시설(1840실)을 확대할 계획이다. 경기도는 경기 용인 한화생명 라이프파크 연수원(200실), 경기 광주 DB그룹 인재개발원(120실) 두 곳을 확보한 상태다. 중증 환자가 대규모로 쏟아질 가능성도 대비해야 한다. 현재 전국의 중증 환자는 80명, 이 중 54명이 위중한 상태다. 기존 코로나19 사망자들은 병세가 급속도로 악화되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호흡기 환자에게 ‘생명줄’과 다름없는 에크모(ECMO·인공심폐기) 등 중증 환자 치료를 위한 의료 자원은 한계가 있다. 서울 시내 대형병원들도 상당수가 에크모나 인공호흡기 등을 모두 사용하고 있는 상황이다. 정기석 한림대 호흡기내과 교수(전 질병관리본부장)는 “서울의 이른바 ‘빅4 병원’의 자원을 다 합쳐도 중환자 100명 이상을 치료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기모란 대한예방의학회 코로나19 대책위원장은 “중증에서 회복된 환자를 빨리 경증 전담시설로 보낼 수 있는 시스템을 가동해서 중증 환자를 위한 병상을 유지하는 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박성민 min@donga.com·박창규·위은지 기자}

“모든 이탈리아인은 집에 머물러 주세요. 감염을 막기 위해 뭔가를 포기해야 합니다.” 9일 전국 모든 지역의 ‘이동제한령’을 발표한 이탈리아 주세페 콘테 총리가 언론브리핑에서 한 하소연이다. 전시(戰時)에나 취할 수 있는 초강경 대책을 내놓은 콘테 총리는 “지금이 이탈리아의 가장 어두운 시기”라며 국민의 협조를 호소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무서운 기세로 확산되자 비상이 걸린 세계 각국에서 초강경책이 쏟아지고 있다.○ 이동의 자유 사라진 이탈리아 코로나19 확산이 심각한 이탈리아 정부는 연일 대응 조치를 내놓고 있지만 확산세를 꺾지 못하고 있다. 이날 이탈리아 내 코로나19 확진자 수는 9172명으로 하루 만에 1797명(24.3%) 증가했다. 전날 기록한 하루 최대 증가폭(1492명)을 다시 경신하면서 3일 연속 1000명 이상씩 증가했다. 이탈리아는 중국(8만904명)에 이어 두 번째로 코로나19 감염자가 많은 국가가 됐다. 사망자(463명)도 중국 다음으로 많다. 사망률은 5%로 세계 평균 3.4%보다 훨씬 높다. 전국적인 이동제한령으로 이탈리아는 준전시 상태가 됐다. 이탈리아 경제 중심인 밀라노를 비롯해 로마, 베네치아 등 주요 도시 기차역, 고속도로 요금소, 공항에는 검문소가 세워졌고, 경찰의 검문이 시작됐다. 업무로 인한 이동을 피하기 위해 공기업은 물론이고 민간기업들도 직원들에게 휴직을 권고해야 한다. 학교는 물론 영화관 극장 박물관도 문을 닫는다. 결혼식과 장례식도 열어서는 안 된다. 프로축구리그 세리에A 등 스포츠 경기도 전격 중단돼 이탈리아 곳곳이 유령도시로 변했다. AFP통신은 “주요 도시의 일부 역은 아예 텅텅 비어 있다”고 전했다. 로이터통신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가장 가혹한 조치”라고 전했다.○ EU, 긴급 정상회의 개최키로 유럽 각국도 공공장소 임시 폐쇄 등 대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확진자가 1200명이 넘은 스페인은 2주간 휴교령을 선포했다. 영국은 이날 코로나19 확산 대응을 논의하기 위해 긴급안보회의인 ‘코브라 회의’를 열었다. 프랑스는 프랑크 리에스테르 문화장관이 양성 판정을 받았다. 벨기에 브뤼셀의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와 스위스 제네바의 세계보건기구(WHO)에서도 첫 확진자가 나왔다. 유럽의 상황이 심각해지자 EU는 이르면 13일 긴급 화상 정상회의를 열어 국경 봉쇄 등 대책을 논의하기로 했다. 일본 정부는 이날 각의(국무회의)에서 ‘신종 인플루엔자 등 대책 특별조치법’ 개정안을 의결했다. 법안이 통과되면 정부가 임시 의료시설을 만들기 위해 토지나 건물을 소유자 동의를 얻지 않고 사용할 수 있다. 중동 상황도 만만치 않다. 사우디아라비아 정부는 입국자가 여행한 동선과 건강 상태 등 정보를 숨기면 최고 50만 리얄(약 1억6000만 원)의 과태료를 부과하겠다고 선포했다. 이스라엘은 모든 입국자를 2주간 격리하기로 했다. CNN은 9일 “코로나19를 팬데믹으로 규정한다”고 밝혔지만 WHO는 신중한 자세를 유지하고 있다. 과도한 공포를 조장하거나 각국의 강력한 이동 제한 조치를 불러와 경제적 충격을 가중시키는 상황을 우려한 것으로 보인다. 2009년 신종인플루엔자(신종플루) 당시 WHO는 팬데믹을 선언했다가 “신종플루의 사망률이 높지 않은데도 불안과 공포를 부추겼다”는 비판을 받았다. 전병율 차의과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팬데믹 선언을 해도) 각 나라가 감염병 경계 단계를 조정할 때 참고 사안일 뿐 크게 달라지는 것은 없다”고 말했다.파리=김윤종 zozo@donga.com / 도쿄=박형준 특파원 / 박성민 기자}

7478명. 9일까지 발생한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다. 전날보다 165명 늘었다. 지난달 25일(144명) 이후 증가 폭이 가장 작다. 신규 환자 발생은 나흘째 줄고 있다. 일일 증가 폭으로 최대였던 이달 3일 신규 환자(851명)의 5분의 1 수준이다. 이는 대구경북 지역의 감소세 여파다. 대구경북의 코로나19 환자는 국내 환자의 90% 이상. 이 지역의 하루 신규 환자는 지난달 28일 816명을 정점으로 조금씩 하락해 8일 216명을 기록했다. 환자가 집중된 신천지예수교(신천지) 교인에 대한 검사가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어서다. 정부와 정치권에선 조금씩 낙관적인 전망이 나오고 있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9일 대구에서 열린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회의에서 “하루 500명 넘게 발생하던 신규 확진자가 사흘 연속 감소했다. 조심스럽지만 정부, 지방자치단체, 의료계, 국민 모두 힘을 내 조만간 변곡점을 만들 수 있으리란 희망이 보인다”고 말했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공동상임선대위원장도 이날 “코로나19의 급속 확산이 일단 주춤해졌다. 코로나 전쟁에서 우리는 곧 이길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대부분의 전문가는 고개를 가로젓는다. 아직 국내 상황을 보면 위험 요인이 많아서다. 서울 환자의 34.6%(45명)는 감염 경로가 불투명한 ‘깜깜이’다. 은평성모병원(14명), 성동구 주상복합건물(13명) 등에서 집단 감염이 발생했지만 아직 최초 전파자를 찾지 못했다. 울산과 강원, 대전에서도 환자 절반가량의 감염 경로를 파악하지 못했다. 방역망에 포착되지 않은 감염자들이 지역사회 확산을 불러올 수 있다. 정기석 한림대성심병원 호흡기내과 교수(전 질병관리본부장)는 “신규 환자 발생 추이를 볼 때 집단 감염이 추가로 나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자칫 지역사회 의료 시스템의 붕괴로 이어질 수 있는 병원 내 감염도 문제다. 경기 성남시 분당제생병원 관련 환자는 14명으로 늘었다. 접촉자는 517명에 달해 확진자가 더 늘어날 수 있다. 분당서울대병원에서도 9일 직원 한 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해외에서 환자가 급증하는 것도 위험을 가중시키는 요인이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지역사회 전파가 발생한 국가는 53개국이다. 전 세계 환자는 이미 11만 명을 넘었다. 전문가들은 섣부른 낙관론을 경계하고 있다. 최재욱 고려대 의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가정과 사회에서 시민들의 자발적 방역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지 일주일도 안 된 시점에 막연한 낙관론을 꺼내면 방역망에 큰 구멍이 생길 수 있다”고 우려했다.이미지 image@donga.com·박성민·김지현 기자}
정부가 저소득 근로자의 생계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생활안정자금 융자 시 소득요건을 한시적으로 완화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일자리를 잃거나 가계소득이 줄어든 저소득층을 돕기 위한 조치다. 고용노동부와 근로복지공단은 9일 생활안정자금 융자 소득요건을 월평균 소득 259만 원 이하에서 388만 원 이하로 확대한다고 밝혔다. 고객과 접촉이 많은 보험설계사, 학습지 교사 등 특수형태근로종사자(특수고용직)는 소득요건을 적용하지 않기로 했다. 시행 기간은 9일부터 7월 말까지다. 생활안정자금은 저소득 노동자 및 특수고용직에게 본인 및 부양가족의 결혼, 장례, 질병 치료 등 생활에 필요한 자금을 담보 없이 저금리로 빌려주는 제도다. 금리는 연 1.5%로, 연 0.9∼1.0%인 신용보증료는 개인이 부담한다. 1인당 최대 융자 금액은 2000만 원이다. 융자 항목에 따라 △결혼 1250만 원 △자녀학자금, 의료비, 부모 요양비 1000만 원 △생계비 200만 원 등 한도액이 다르다. 지난해 1인당 융자 규모는 평균 639만 원이었다. 산재보험 적용을 받지 않는 특수고용직은 지원 대상이 아니다. 코로나19 피해 기업의 휴업이나 무급휴직 등으로 월 급여가 30% 이상 줄어들었다면 생활안정자금 중 ‘임금 생계비’나 ‘소액 생계비’ 융자를 받을 수 있다. 기업의 경영난으로 임금을 못 받았다면 ‘임금 체불 생계비’ 융자를 신청하면 된다. 소득 요건이 완화되면서 생활안정자금 지원 대상은 1만8000명으로 현재보다 5200명 늘어나게 된다. 예산도 885억 원에서 218억 원 증액된 1103억 원을 지원하기로 했다. 2015년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때도 240억 원을 추가로 편성해 1108억 원을 지원했다. 융자 신청은 근로복지넷 홈페이지에서 할 수 있다. 신청서류는 공단 지역본부 또는 지사에 우편으로 제출하면 된다. 3일 이내에 융자 결정이 통보된다.박성민 기자 min@donga.com}

항공사 외주업체 직원 A 씨는 최근 무급휴가와 권고사직 중 한 가지를 택하라는 회사의 통보를 받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항공편 운항 횟수가 크게 줄어들자 회사가 인력 감축에 나선 것이다. 회사는 수하물 정리를 담당하는 직원을 포함해 인력의 절반가량을 줄일 방침이다. A 씨는 “회사가 사태가 진정되면 복직시켜 주겠다고 했지만 약속을 믿을 수 없다”며 불안해했다. 최근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경영상의 어려움을 직원들에게 떠넘기는 회사가 늘고 있다. 직원에게 무급휴가를 강요하거나 연차휴가를 먼저 쓰라고 종용하는 경우다. 사업장도 휴업이나 휴가, 재택근무를 어떻게 시행할지 혼란스럽다. 이와 관련된 궁금증을 Q&A로 알아봤다. ―회사에 코로나19 확진 환자가 발생해 휴업을 하게 됐다. 휴업수당을 지급해야 하나. “아니다. 근로자 중에 확진자, 유증상자, 접촉자 등이 발생해 소독을 위한 휴업을 했다면 사업주의 귀책사유로 볼 수 없다.” ―감염병 예방을 위해 회사가 자체적으로 휴업했다면…. “휴업수당을 지급해야 한다. 사업주는 불가항력적인 사유로 인한 휴업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정부나 지방자치단체가 지시하지 않은 휴업이기 때문이다. 휴업수당은 최소 평균임금의 70%다. 이 금액이 통상임금을 초과하면 통상임금을 지급하면 된다.” ―사업주가 부품 공급 중단이나 매출 감소로 휴업을 결정한 경우에도 휴업수당을 지급하나. “중국 공장이 문을 닫아 부품 수급이 원활하지 않은 제조업체, 예약이 급감해 경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여행사나 숙박업체가 적지 않다. 하지만 이런 경우에도 휴업수당을 지급한다. 경영 악화로 감원이 불가피한데도 직원을 줄이지 않고 휴업이나 유급휴직 등의 고용 유지 조치를 한 사업주는 ‘고용유지지원금’을 신청할 수 있다. 근로자 1인당 월 최대 198만 원의 인건비가 지원된다.” ―코로나19 때문에 매출이 줄었다는 이유로 임금을 삭감한다는데…. “그럴 수 없다. 회사가 일방적으로 임금 등 근로조건을 바꾸거나 이를 강요할 수 없다.” ―매출 감소를 이유로 사용자가 무급휴직을 실시할 수 있나. “근로자의 의지와 상관없이 무급휴직을 강요할 수는 없다. 일방적인 무급휴직을 실시한다면 휴업수당을 지급해야 한다.” ―무급휴직이 가능한 경우는…. “근로자의 동의가 있어야 한다. 조건은 고용 조정이 불가피할 정도의 긴박한 경영상의 사유가 발생했을 때다. 사용자가 해고를 피하려는 노력의 일환으로 노사 합의를 통해 무급휴직을 실시할 수 있다.” ―일부 사업장에서는 권고사직을 종용한다던데. “근로자에게 권고사직을 강제할 수는 없다. 회사의 권고사직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근로자를 해고했을 경우에는 노동위원회에 부당해고 구제 신청을 할 수 있다.” ―연차휴가를 쓰려는데 회사에서 코로나19로 인한 비상 상황을 이유로 연차를 반려할 수 있나. “원칙적으로는 그렇지 않다. 연차휴가는 근로자가 청구한 시기에 줘야 한다. 단, 사업 운영에 막대한 지장이 있는 경우에는 시기를 변경할 수 있다. 휴가 청구자의 업무 성격, 같은 시기 휴가 청구자 수 등이 고려 대상이다.” ―회사에 확진자가 생겨 이틀 동안 폐쇄 조치가 내려졌다. 이 시기에 연차 휴가를 쓰도록 강제할 수 있나. “연차휴가를 근로자 의지와 무관하게 강제로 쓰게 할 수는 없다. 방역 당국의 강제 조치가 아니라 사업자가 추가 감염 예방 등의 이유로 임의로 휴업했다면 귀책사유가 사업자에게 있어 휴업수당을 지급해야 한다.” ―회사에서 희망자에게 재택근무를 지시하면서 특정 부서에는 출근을 강요하는데…. “회사의 배려 차원에서 재택근무를 하도록 공지했다면 출근이 필요한 부서의 재택근무를 제한하는 것을 법 위반으로 보기는 어렵다. 단, 재택근무 관련 내용이 근로계약, 취업규칙, 단체협약 등에 명시돼 있다면 이를 준수해야 한다.” ―자녀 개학이 연기돼 ‘가족돌봄휴가’를 썼는데, 무급휴가라 경제적으로 부담이 된다. “회사에서 무급휴가를 받은 경우에는 정부의 가족돌봄비용을 받을 수 있다. 가족돌봄휴가를 사용하고 난 뒤 근로자가 직접 고용노동부 홈페이지를 통해 신청하면 된다. 근로자 1인당 하루 5만 원씩 최대 5일간 받을 수 있다. 외벌이 근로자는 최대 5일 치(25만 원), 맞벌이 부부는 최대 10일 치(50만 원)까지 돌봄비용이 지원된다. 한부모 가정은 10일 동안 가족돌봄휴가를 쓸 수 있고, 10일분의 돌봄비용을 받는다.”박성민 기자 min@donga.com}

6일 오후 1시경 대구 중구 계명대 대구동산병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중증 환자 명단이 적힌 현황판에 빈칸이 보이지 않았다. 마지막 중증 환자의 번호는 38번. 그중 6명의 이름 옆에는 ‘DNR’가 적혀 있었다. ‘Do Not Resuscitate’의 약자다. 심폐소생술을 하지 말라는 뜻이다. 70세가 넘는 고령자 중에서 ‘연명치료’를 거부한 환자들이다. 이날 현재 대구동산병원에는 코로나19 환자 290여 명이 입원 중이다. 잠시 후 호흡 곤란을 호소하는 환자가 병원에 도착했다. 중증 환자를 치료할 병상은 남아 있지 않았다. 다급해진 의료진이 여기저기 전화를 돌리기 시작했다. 수소문 끝에 전북대병원에 빈 병상이 확인됐다. 온몸을 감싸는 레벨D 방호복 차림의 박경식 교수(계명대 의대)가 구급차에 올랐다. 전북대병원까지 거리는 약 180km. 망설일 시간이 없었다. 출발 후 몇 분 지나지 않아 환자의 호흡이 거칠어졌다. 산소포화도 수치가 80%대로 떨어졌다. 95%를 넘어야 정상이다. 이송 내내 위험 수위를 오르내렸다. 고통을 호소하는 환자의 몸부림도 심해졌다. 박 교수는 산소 공급장치와 모니터 속 그래프에서 한순간도 눈을 떼지 못했다. 2시간 넘게 달려 가까스로 전북대병원에 도착한 뒤 ‘전원(轉院·병원을 옮기는 것) 완료’를 알렸다. 박 교수의 얼굴이 온통 땀에 젖어 있었다. 중증 환자의 장거리 이송은 찰나의 방심도 허용치 않는다. 병원 섭외부터 이송, 도착 후 인계까지 사소한 실수가 환자를 위험에 빠뜨릴 수 있다. 하지만 의료 인력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탓에 의사들이 대부분 이송을 도맡고 있다. 박 교수는 “호흡 곤란 환자들은 고통 탓에 잠시도 가만히 있지 못한다”며 “이송 때 응급구조사나 간호사가 반드시 동행해야 하는데 현재는 그럴 여력이 없다”고 말했다. 기자가 대구에 도착한 건 5일 오후. 가장 먼저 대구동산병원을 찾았다. 코로나19 지역거점병원이다. 곧바로 의료봉사에 나선 다른 의사들과 함께 환자들의 상태를 살폈다. 경증 환자의 표정에는 불안감이 가득했다. 중증 환자 보호자들은 계속되는 사망자 발생에 마음을 졸이고 있었다. 한 환자는 “창문도 열 수 없다. 병원에 있는 게 감옥 같다”고 털어놨다. ▼ “어무이, 조금만 참고 기다립시데이” 환자들 마음까지 보듬어 ▼본보 의사기자가 본 대구 현장계명대 대구동산병원 5층에는 환자 60명이 입원 중이다. 일반 환자라면 많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이들 모두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라면 상황이 달라진다. 5일 오후 김진환 교수를 비롯한 의료진이 회진에 나섰다. 모두 고글과 N95 마스크, 가운 등 7종으로 된 방호복을 입었다. 5분도 안 돼 의료진의 얼굴마다 땀이 맺혀 있었다. 회진 중 증상이 호전된 환자의 경우 다시 진단검사를 실시한다. 바이러스 양이 확진 기준 이하로 떨어졌는지 알아보기 위해 검체를 채취한다. 목 깊숙이 채취 도구를 넣을 때 환자가 재채기라도 하면 침방울이 튀어 자칫 의료진도 감염될 수 있다.○ “중증 환자 일반병실 옮길 때 뭉클” 보통 방호복을 입으면 2, 3시간씩 일한다. 의료진이 가장 긴장하는 순간은 방호복을 벗을 때다. 장비에 묻은 바이러스가 눈과 호흡기를 통해 몸속으로 들어올 수 있기 때문. 장갑과 신발 끈까지 하나하나 소독한다. 이를 만진 손에도 소독제를 뿌린다. 고글과 마스크는 가장 마지막에 벗는다. 자칫 고글이나 마스크 끈을 놓치기라도 하면 감염될 수 있다. 의료봉사에 참여한 최왕용 펜타힐즈연합내과(경북 경산시) 원장은 “고글을 벗을 때는 차라리 눈을 감는 게 낫다”고 조언했다. 다른 현장과 달리 의료진이 더욱 긴장하는 건 코로나19가 모두 처음 겪는 질병이기 때문이다. 백신이나 치료제가 없을 뿐 아니라 증상이 없거나 가벼운 환자도 갑자기 상태가 나빠지는 경우가 흔하다. 5일 오후 병원에 비상이 걸렸다.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20대 여성 환자가 치료를 거부하고 극단적 선택을 암시하는 소동을 벌인 것이다. 의료진이 한참을 매달린 끝에 환자는 안정을 되찾았다. 입원을 거부하는 환자도 적지 않다. “아프지도 않은데 왜 입원을 해야 하느냐”며 퇴원을 요구하는 환자도 있다. 무증상 환자들은 “증상이 없는데 왜 양성이 나오느냐”며 검사를 불신한다. 의료진은 난감할 수밖에 없다. 의료진이 그나마 버틸 수 있는 것은 상태가 호전되는 환자들을 볼 때다. 김 교수는 “얼마 전 중환자실에 입원한 중년 여성 환자가 상태가 호전돼 일반 병실로 가게 됐다며 눈물을 흘리는 걸 보고 의료진 모두 뭉클해졌다”고 말했다. 현재 대구동산병원에는 기존 의사 16명을 비롯해 군의관 10명, 공중보건의사 17명, 외부 자원봉사 의사 10여 명 등 50여 명의 의사가 있다. 중증 환자 30여 명을 비롯해 300명가량의 환자를 돌보기에는 역부족이다. 대부분 퇴근도 못 하고 병원에서 잠을 자거나 근처 숙박업소에서 출퇴근 중이다. 감염 우려 탓에 병원 식당을 이용하지 못하고 매끼 도시락을 먹는다. 간호사도 자원봉사자를 포함해 하루 120여 명이 근무 중이다. 보통 간호사 한 명당 20명이 넘는 환자를 돌보고 있다. 마스크와 방호복 외에도 혈압계와 체온계 등 기본적인 의료장비도 여전히 부족하다. 그래도 의료진을 격려하는 ‘간식 배송’은 끊이지 않고 있다.○ ‘힐링닥터’ 통한 심리치료도 효과적 “똑똑! 안녕하십니껴. 의사입니더. 커튼 좀 쳐 주이소. 회진 돕니데이.” 다인실 병실에 제각기 맥없이 누워 있던 환자들이 “회진 돕니데이” 소리에 일순 반색했다. 목소리만 듣고도 ‘반가운 사람’이 왔음을 알아차린 듯했다.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인 사공정규 동국대 의대 교수가 병실로 들어서자 할머니 환자가 투정하듯 물었다. “코로나는 왜 치료약이 없어예?” 1일부터 이곳에서 의료봉사 중인 사공 교수는 마치 아들처럼 다정하게 대답했다. “어무이, 감기도 약 없어예. 감기 걸리면 가만히 있어도 2주 정도면 끝나는 거 아닙니꺼, 대신 치료받으면 증상 줄여주고 합병증 예방하는 거라예. 그렇게 우리 몸에 면역이 생겨야 낫는 거라예. 알았지예? 조금만 참고 잘 기다립시데이.” 환자들은 방호복 너머로 들려오는 사공 교수의 목소리에 다친 마음을 맡기고 있었다. 사공 교수와 회진을 돌다 보니 몸은 경증이어도 마음이 중증인 환자들이 보였다. 어떤 환자는 “감옥살이 같다”고 하소연하고, 어떤 환자는 “누군가한테 병을 옮겼다고 욕 먹을까 봐 무섭다”고 토로했다. 전문가들이 말하는 ‘감염병 환자들의 트라우마’가 그들의 눈빛에 어려 있었다. 이들의 말에 귀를 기울이고 마음을 어루만져주는 것도 의료진의 몫이었다. 불안한 환자들은 늘 똑같은 질문을 하고 또 했다. “언제 집에 갈 수 있느냐”고. 누구도 알 수 없는, 주사나 약으로도 해결할 수 없는, 그리고 매번 반복되는 그 질문을 사공 교수는 차트에 빠짐없이 적었다. 간호사에게 확인을 시키고 환자들에게 어떤 식으로든 회신을 주었다. 이런 과정이 환자들에게 어떻게 작용하는지 한 환자의 말로 알 수 있었다. “가족들을 못 보는 시간이 길어지니까 너무 힘든데…. 그런데 이 회진만 마치면 금방 이겨낼 수 있을 것 같은 자신감이 생기네요.” ▼ 본보 이진한 의학전문기자, 5일부터 대구서 의료봉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가 집중된 대구경북 지역의 의료진은 매일 사투를 벌이고 있다. 하지만 의료 인력은 여전히 부족하다. 한 명의 자원봉사자가 아쉬운 상황이다. 5일 대구에 간 본보 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는 고려대의료원,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의료팀과 함께 현지에서 문진과 검사, 환자 이송 등에 참여하고 있다. 생활치료센터에서 경증환자 치료도 도울 계획이다. 이 기자가 전화와 문자로 전한 현장 상황을 본보 코로나19 취재기자들이 기사로 정리했다. 이 기자는 현지에서 열흘가량 활동한 뒤 14일간 자가격리에 들어갈 예정이다. 대구=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 / 박성민·사지원 기자}
지난달 27일 A 씨(34)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검사를 받았다. 그는 신천지예수교(신천지) 교인이다. 검사 후 그는 지침에 따라 자가 격리를 통보받았다. 하지만 A 씨는 다음 날 집에서 나와 자신이 운영하는 경북 안동시의 한 카페로 향했다. 그는 낮 12시 30분부터 오후 7시까지 카페에서 일한 뒤 귀가했다. 그로부터 약 1시간 후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날 카페에서 A 씨가 상대한 손님은 수십 명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카페를 방문한 안동시 공무원 4명도 접촉자로 분류돼 자가 격리에 들어갔다. 검사 결과 음성 판정을 받았다. 안동시는 감염병예방법 위반 혐의로 A 씨를 경찰에 고발했다. 3일 경북 경주시에서도 자가 격리 지침을 어긴 B 군(19)이 보건당국에 적발됐다. 그는 지난달 24일 자가 격리를 통보받았다. 하지만 일주일 동안 행정복지센터와 금융기관 등을 돌아다녔다. 대전에서는 50대 군인이 부대의 자가 격리 지침을 어기고 동네 의원 등을 방문했다. 대전에서는 또 확진자 이모 씨(23·여)가 지난달 마트와 우체국 등을 방문해 논란이 됐다. 코로나19 전파를 막기 위해선 의심환자나 접촉자의 철저한 자가 격리가 중요하다. 특히 대구경북 외 지역에서도 환자가 속출하면서 당분간 가정과 사회에서 자발적 격리와 사회적 거리 두기를 실천하자는 목소리가 높다. 하지만 일부 자가 격리 대상자의 일탈이 지역사회 방역망에 구멍을 내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어려운 형편에도 자체 방역을 꼼꼼히 챙기는 자영업자들에게 피해를 입힐 수 있다. 급기야 정부는 자가 격리자의 무단이탈을 확인할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앱)을 운영하기로 했다. 자가 격리 앱은 7일부터 코로나19 환자가 많은 대구경북 지역에서 먼저 시행된다. 미리 위치 정보 확인에 대한 동의를 받은 뒤 대상자의 휴대전화에 앱을 설치한다. 앱에는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이 설치돼 자가 격리자가 위치를 벗어나면 ‘격리지를 이탈했다’는 메시지가 뜨고 경보음이 울린다. 자가 격리자를 관리하는 각 지방자치단체 공무원의 휴대전화에도 알림창이 뜬다. 4일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전국의 자가 격리자는 약 2만7700명. 이 중 대구에 1만4000여 명, 경북에 3400명이 있다. 박종현 행안부 안전소통담당관은 “휴대전화를 끄거나 앱을 삭제하면 위치 신호가 전달되지 않는다. 이럴 경우 공무원이 즉시 연락을 취해 격리지 이탈 여부를 확인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자가 격리 지침을 어기면 감염병예방법에 따라 300만 원 이하의 벌금이 부과된다. 지난달 26일 감염병예방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해 1년 이하 징역 혹은 1000만 원 이하 벌금으로 처벌 수위가 높아졌다. 새 처벌 규정은 다음 달 4일부터 시행된다.박성민 min@donga.com·김소영 기자}

지난달 21일 A 씨(82·대구)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A 씨는 장기간 고혈압 치료약을 복용 중인 만성질환자다. 확진 후 그는 바로 입원하지 못했다. 빈 병상이 없었다. 그는 3일까지 12일째 자가 격리 중이다. 구청 직원들은 매일 A 씨에게 전화를 걸어 상태를 확인하고 필요한 약을 가져다준다. 하지만 A 씨의 상태가 언제 갑자기 악화될지 모른다. A 씨를 돌보는 딸이 코로나19에 감염될 수도 있다. A 씨가 사는 지역에는 고령에 기저질환이 있는데도 입원하지 못한 코로나19 확진자가 또 있다. 치매를 앓는 85세 노인과 뇌전증(간질)을 앓고 있는 27세 남성이다. 혼자서는 자가 격리 수칙을 지키기 어렵다. 의료기관의 집중 관리가 없으면 갑자기 상태가 악화될 수 있다. 최근 대구에서는 비슷한 상황에 놓인 환자들이 사망에 이르는 일이 속출하고 있다. 대구 지역 17번째 사망자인 B 씨(79·여)는 생전에 감염 사실조차 몰랐다. 심장질환을 앓고 있던 그는 2일 갑자기 상태가 악화돼 계명대 동산병원 응급실로 실려가 심폐소생술을 받았지만 끝내 숨졌다. 폐렴 증세를 확인한 의료진이 코로나19 진단검사를 실시한 결과 감염이 확인됐다. 같은 날 숨진 C 씨(78·여)도 숨진 뒤에야 확진 판정을 받았다. C 씨는 당뇨병과 고혈압, 뇌졸중, 고지혈증을 앓고 있었다. 3일까지 코로나19에 감염돼 숨진 31명 중 30명에게 기저질환이 있었다. 기저질환자는 원래 갖고 있던 질병으로 인한 이른바 ‘위장 효과’ 탓에 주변에서 코로나19 감염을 의심하기가 쉽지 않다. 대부분 면역력이 떨어진 상태여서 급격히 상태가 악화될 수 있다. 이상 징후를 포착하는 건 대부분 병세가 위중할 때다. 정부의 방역망도 이들을 조기에 포착하지 못한다. 대구 지역의 경우 신천지예수교(신천지) 신도를 우선 검사하다 보니 고령의 기저질환자까지 검사나 입원, 치료에 있어 후순위로 밀리고 있는 것이다. 비슷한 사망자가 이어지자 보건당국은 3일 일반 고위험군 시민의 검사를 강화하기로 했다. 김강립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제1총괄조정관(보건복지부 차관)은 “일반 대구시민들이 검사 기회를 놓치는 문제가 있었다”며 “고위험군을 우선 조사해 사망자를 줄이도록 하겠다”고 말했다.강동웅 leper@donga.com·박성민 / 대구=장영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