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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마-공약-공천 모두 ‘송병기 수첩’ 내용처럼 됐다.” 지난해 6·13지방선거 당시 송철호 현 울산시장의 전략 참모였던 송병기 울산시 경제부시장의 업무수첩이 ‘청와대 하명(下命) 수사 의혹’ 사건의 뇌관으로 떠올랐다. 송 시장의 선거캠프 전신인 ‘공업탑 기획위원회’가 가동됐던 2017년 가을부터 청와대와 송 시장 사이의 교류 과정을 복원 중인 검찰은 선거 투표일로부터 정확히 8개월 전인 2017년 10월 13일자 송 부시장의 업무수첩 메모에 주목하고 있다. 김기현 전 울산시장 관련 비리 의혹을 청와대에 처음 제보한 송 부시장이 김 전 시장 외에도 송 시장의 당내 경쟁자들과 지지 여부가 불투명한 지역 유력 정치인에 대한 대응 전략을 논의한 내용까지 상세히 적혀있기 때문이다.○ 송철호 청와대 방문 다음 날 ‘BH 방문 결과’ 메모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2017년 10월 12일 송 시장은 청와대를 방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 다음 날인 10월 13일자 송 부시장의 업무수첩에는 ‘송 장관 BH 방문결과’라는 제목 아래 메모가 적혀 있다. 여기엔 송 시장에 대한 청와대의 출마 요청과 당내 경쟁자들 및 지역 국회의원에 대한 거취 등을 종합해 정리했다. 송 장관은 송 시장이 그의 선거캠프에서 불리던 호칭이다. 10월 13일자 송 부시장의 수첩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청와대(BH)뿐 아니라 문재인 대통령을 뜻하는 ‘VIP’ 표현이 여러 번 거론된다는 점이다. 먼저 ‘VIP가 (송 시장에게) 직접 후보 출마 요청하는 것을 면목 없어 해 비서실장이 요청한다’는 취지의 메모가 적혀 있다. 송 부시장이 당시 임종석 대통령비서실장에게서 어떤 경위로 이 요청을 전달받았는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VIP 면담자료―원전해체센터, 국립대, 외곽순환도로’라는 메모도 있다. 울산의 숙원사업이었던 외곽순환도로 건설은 예비타당성조사 문턱을 넘지 못하다가 올 1월 나란히 예타 면제 사업으로 선정됐다. 문 대통령 공약과 겹치는 원전해체센터 건립은 현재 추진 중이다. 검찰은 특히 10월 10일, 12일, 13일 등 세 차례 기재된 ‘산재 모(母)병원’ 관련 언급을 집중 조사하고 있다. ‘좌초되면 좋음’(10일) ‘BH 방문’(12일) ‘추진 보류’(13일)로 이어지는 메모 흐름만 보면 경쟁자인 김 전 시장 공약이었던 산재모병원 건립을 훼방 놓으려는 의도로 읽힐 수 있다. 7개월 뒤인 2018년 5월 28일 산재모병원에 대한 예비타당성조사를 관장했던 기획재정부는 불합격 결정과 함께 사업 백지화를 발표했다. 김 전 시장은 선거 투표일을 불과 16일 앞두고 공약을 전면 수정해야 했다. 송 부시장 기록대로 송 시장의 BH 방문과 VIP 면담이 사실이라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2017년 10월 당시 송 시장은 청와대와 공식적인 연결고리가 없는 민간인 신분이었다. 송 시장이 대통령직속 지역균형발전위 고문에 위촉된 건 40여 일 뒤인 11월 27일이었다.○ 임동호 “임종석 김경수 등과 술자리서 총영사 자리 얘기” 메모에는 정치적 경쟁자 정리와 우군 확보에 공들인 정황도 나온다. 지난해 울산시장 선거를 앞두고 더불어민주당에서 송 시장과 경쟁했던 임동호 전 최고위원 이름 옆에는 ‘(자리요구)’라고 쓰여 있다. 함께 경합했던 또 다른 당직자 이름 옆에는 공기업 이름이 적혀 있다. 이 중 임 전 최고위원은 최근 본보 등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2017∼2018년 자신이 “청와대 측에 수차례 일본 오사카 총영사직을 제안했다”고 밝혔다. 특히 지난해 2월 한병도 당시 대통령정무수석비서관이 임 전 최고위원을 만나 당시 민주당에 불리한 울산 선거 판세를 거론하며 고베 총영사 자리를 역제안했다고 공개했다.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2부(부장검사 김태은)는 당시 상황을 재확인하기 위해 19일 울산지검에서 임 전 최고위원을 2차 조사했다. 임 전 최고위원은 조사실로 들어가기 전 기자들에게 “임종석 전 실장과 우리 김경수 경남지사, 국회의원들도 있는 술자리에서 한 수석이 ‘꼭 오사카를 가야겠나, 다른 데는 어떻나’라고 말한 적은 있으나 친구로서 오간 대화일 뿐”이라고 해명했다. 현역 국회의원으로 지난해 5월 30일 송 시장에 대한 지지를 선언했던 강길부 무소속 의원에 대한 언급도 있다. 2017년 10월 13일자 메모에서 ‘거취 관련 정무적 접근 요청’이라고 기재된 강 의원은 약 한 달 뒤인 11월 9일자에 ‘올해 6월 초 먼저 전화’ ‘배신자, 허탈감’ 등의 표현과 함께 거론됐다. 당시 강 의원이 바른정당을 탈당해 자유한국당 복당을 결정했던 상황과 들어맞는다. 검찰은 김 전 시장에 대한 참고인 조사에서 강 의원이 선거 2주 전 송 시장 지지로 돌아선 배경에 대한 의견을 물은 것으로 알려졌다.○ “공직 후보자 사퇴 목적으로 자리 제안하면 선거법 위반” 검찰은 송 부시장 수첩과 관련자 진술 등을 토대로 청와대와 공무원들의 불법 선거 개입 행위가 없었는지를 확인하는 데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특히 당내 경선 과정에서 특정인을 사퇴시킬 목적으로 ‘다른 자리’를 제안했다는 사실이 밝혀질 경우 선거법 57조 위반 혐의가 적용될 수 있다는 게 법조계 중론이다. 검찰 수사 초점이 김 전 시장에 대한 경찰의 하명 수사를 넘어 송 시장 당선을 위한 청와대의 전방위적인 선거 개입 의혹으로 번지고 있다. 신동진 shine@donga.com·황성호 / 울산=정재락 기자}

‘2017년 10월 10일 단체장 후보 출마 시, 공공병원 (공약). 산재모(母)병원→좌초되면 좋음.’ 지난해 6·13지방선거를 앞두고 김기현 전 울산시장 관련 비리 의혹을 청와대에 처음 제보한 송병기 울산시 경제부시장의 2017년 10월 10일자 업무수첩엔 이 같은 글이 적혀 있었다고 한다. 특히 ‘좌초’라는 글자 부분엔 동그라미 표시가 그려져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산재모병원이 기획재정부의 예비타당성조사에서 불합격한 것은 지방선거 투표일을 16일 앞둔 지난해 5월 28일인데, 송 부시장이 약 7개월 전부터 산재모병원의 좌초를 언급한 것이다. 송철호 현 울산시장은 지역 정책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는 대통령 직속의 지역균형발전위 고문으로 2017년 11월 위촉됐다. 송 시장은 2017년 8월부터 울산시장 출마를 준비했으며, 같은 해 가을 지방선거 당선을 위한 캠프 전 모임인 ‘공업탑 기획위원회’를 구성했다. 송 부시장은 이 모임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맡았다. 17일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김 전 시장에 대한 청와대 하명(下命) 수사 의혹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2부(부장검사 김태은)는 6, 7일 송 부시장의 자택과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하면서 확보한 이 업무수첩을 수사의 핵심 증거로 보고 있다. 업무수첩엔 산재모병원과 관련된 송 시장 측의 계획과 활동 기록이 일목요연하게 정리돼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업무수첩엔 송 부시장이 송 시장과 함께 2017년 10월 12일 서울로 출장을 가 청와대 관계자와 산재모병원과 관련된 논의를 했다는 내용도 적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출장 이튿날 메모에는 ‘송 장관 BH 방문 결과’라며 공공병원을 조기에 검토해야 한다는 내용이 작성되어 있다고 한다. ‘송 장관’은 송 시장을 그의 선거캠프에서 부르던 호칭이라고 한다. ‘BH’는 청와대를 뜻하는 단어로 이 외에도 업무수첩에 BH가 수차례 등장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송 부시장은 송 시장이 출마 선언을 하기 8일 전인 지난해 1월 23일 공공병원과 관련한 예산을 확보했으니 송 시장이 당선되면 공약을 실현하겠다는 취지의 메모를 작성했다고 한다. 같은 해 3월 말엔 청와대 비서관과 한 회의라며 (공공병원의) 총사업비가 2000억 원이며, 기획재정부의 반대가 예상돼 대응 방안을 구상해야 한다는 구체적 행동지침까지 쓴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 시장이 공약으로 내걸었던 산재모병원은 결국 지난해 5월 말 예비타당성조사(예타)에서 탈락해 좌초됐다. 반면 송 시장 측은 공공병원을 공약으로 내세웠다. 업무수첩 내용이 사실이라면 청와대가 경찰에 하명 수사를 지시한 것과는 별도로 송 시장 측과 공약을 사전 조율한 정황이어서 청와대의 선거 개입 의혹이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자유한국당 곽상도 의원에 따르면 송 부시장이 청와대에 최초 제보한 내용 중 ‘비리 혐의가 약한 부분’은 삭제하고, 청와대가 자체 입수한 의혹을 추가해 경찰에 이첩했다는 것이다. 또 비리 죄명과 법정형 등도 추가됐다. 이에 대해 송 시장은 16일 “선거 개입 의혹은 상상할 수 없는 소설 같은 이야기”라며 검찰 수사를 강하게 비판했다.황성호 hsh0330@donga.com·김동혁·이지훈 기자}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55·수감 중)의 비위를 인지하고도 청와대 차원의 감찰을 무마시킨 혐의를 받고 있는 조국 전 법무부 장관(54)이 17일 변호인단을 통해 “당시 조치에 대한 정무적 최종 책임이 자신에게 있다”고 밝혔다. 조 전 장관의 변호인은 “최근 일부 언론 보도 중 조 전 장관이 박형철 전 반부패비서관, 백원우 전 민정비서관과 개별 상의를 한 뒤 책임을 전가하는 취지로 진술했다는 내용은 사실과 다르다”고 전했다. 이전 검찰 수사 때와 달리 진술거부권을 행사하지 않은 배경에 대해 “민정수석으로서의 공적인 업무수행과 관련돼 있어 자신이 알고 기억하는 내용을 충실하게 밝혔다”고 설명했다. 전날 조 전 장관은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피의자 신분으로 서울동부지검 형사6부(부장검사 이정섭)에 출석했다. 12시간 가까이 이어진 조사에서 조 전 장관은 이른바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실 ‘3인 회동’의 실체를 인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백 전 비서관, 박 전 비서관이 논의에 참여했고 이들의 의사가 반영돼 유 전 부시장의 비위에 대한 감찰이 중단됐다는 것이다. 이는 앞서 백 전 비서관이 밝힌 입장과는 배치된다. 12일 백 전 비서관은 한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3인 회의가 열린) 그 시점에서는 이미 감찰이 종료돼 더 이상 감찰 중단이나 감찰을 무마하는 논의가 불필요했다”고 주장했다. 조 전 장관 일가 관련 의혹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2부(부장검사 고형곤)는 조 전 장관의 부인인 동양대 정경심 교수(57·수감 중)를 이날 동양대 총장 명의 표창장 위조 혐의로 추가 기소했다. 법원이 검찰의 공소장 변경을 불허하자 내놓은 조치로, ‘표창장 위조’라는 하나의 사건에 대해 두 건의 재판이 동시에 진행될 전망이다. 김동혁 기자 hack@donga.com황성호 기자 hsh0330@donga.com}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55·수감 중)에 대한 청와대 감찰 당시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이던 조국 전 법무부 장관(54)이 16일 직권남용 혐의 피의자 신분으로 서울동부지검에 출석해 첫 조사를 받았다. 이달 11일 자녀의 입시비리와 사모펀드 불법 투자 의혹 등으로 서울중앙지검에서 세 번째 조사를 받은 뒤 닷새 만이다. 서울동부지검 형사6부(부장검사 이정섭)는 16일 오전 9시 30분부터 오후 9시 20분까지 조 전 장관을 상대로 2017년 유 전 부시장에 대한 감찰을 지시했다가 갑자기 중단 지시를 한 이유 등을 조사했다. 조 전 장관은 진술거부권을 행사하지 않고, 감찰 중단 과정 등을 비교적 상세히 설명했다고 검찰은 밝혔다. 앞서 조 전 장관은 서울중앙지검에서 조사를 받았을 때는 검사의 신문에 아무런 답을 하지 않았다. 하지만 백원우 당시 민정비서관과 박형철 전 반부패비서관 등이 자신에게 감찰 무마 책임을 떠넘기는 진술을 함에 따라 입장을 바꾼 것으로 알려졌다. 유 전 부시장은 2017년 10월경 2차례 청와대 감찰 조사를 받고도 석연찮게 감찰이 중단됐다. 조 전 장관은 지난해 12월 “비위 첩보 자체는 근거가 약하다고 봤다”며 중단 이유를 밝혔지만 검찰은 “청와대 감찰 당시 상당수 의혹이 확인됐거나 확인될 수 있었다”고 했다.김동혁 hack@donga.com·황성호·신동진 기자}

울산시 공무원들이 비공개 내부 문건이나 정보를 지난해 6·13지방선거를 앞두고 더불어민주당 후보였던 송철호 현 울산시장 측에 제공한 사실이 15일 밝혀졌다.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김기현 전 울산시장에 대한 ‘청와대 하명(下命) 수사’ 의혹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2부(부장검사 김태은)는 최근 울산시 공무원 10여 명을 차례로 불러 조사했다. 검찰은 이들을 상대로 문건을 빼돌린 경위와 목적 등을 조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검찰은 6, 7일 송 시장 캠프 출범 전부터 핵심적인 역할을 맡았던 송병기 울산시 경제부시장의 사무실과 자택 등을 압수수색하면서 확보한 외장하드 등을 분석하는 과정에서 문건 유출을 파악한 것으로 전해졌다. 울산시 공무원들로부터 받은 내부 문건과 정보 등을 토대로 송 시장 측이 선거 전략을 만들었다고 검찰은 의심하고 있다. 지난주 지방선거 전 김 전 시장의 측근비리를 수사했던 울산지방경찰청의 A 수사과장을 조사한 검찰은 이번 주 경찰관 4, 5명을 추가 조사할 예정이다. 김 전 시장은 15일 참고인 신분으로 검찰에 처음 출석하면서 “(당시 경찰 수사에) 청와대 오더가 있었다는 얘기가 많이 들렸다”고 주장했다. 신동진 shine@donga.com·황성호 기자}

“중대 비리 혐의 중 상당 부분은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실 특별감찰반 감찰 과정에서 이미 확인되었거나 확인이 가능했다.” 서울동부지검 형사6부(부장검사 이정섭)는 13일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55·수감 중)을 뇌물수수와 수뢰 후 부정처사,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로 구속 기소하면서 이렇게 밝혔다. 검찰 수사는 2017년 10월 당시 대통령민정수석실이 유 전 부시장을 감찰하면서 구속될 정도로 심각한 비위를 확인하고도 눈감은 이유를 밝히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 무이자로 빌린 뒤 “집값 안 오른다” 안 갚아 법무부가 자유한국당 김도읍 의원실에 제출한 공소장에는 유 전 부시장이 금융위원회 등에 재직하던 2010∼2017년 2월 사모펀드 운용사 대표를 비롯한 4명에게서 4590만 원의 뇌물을 받은 혐의 등이 구체적으로 기재됐다. 유 전 부시장은 금융위 감독을 받던 업체 대표 A 씨에게 2010년 초 서울 강남의 아파트를 사야 한다며 2억5000만 원을 장인 명의 계좌로 무이자로 빌렸다. 또 유 전 부시장은 A 씨에게 자신이 구입한 아파트의 시세가 떨어졌다는 이유로 1000만 원을 갚지 않거나 미국의 지인과 어울릴 일이 있다며 돈을 요구해 200만 원을 받았다.유 전 부시장의 공소장엔 그가 자산운용사 B 대표에게 자신의 저서 100권을 판매하고, B 대표는 출판사나 서점을 통해 저서를 구매하는 대신에 유 전 부시장의 장모 계좌에 200여만 원을 송금해 직접 구매했다. 그가 B 대표에게 요구해 서울 강남의 오피스텔을 얻은 뒤 2015년 9월부터 이듬해 3월까지 오피스텔을 사용했다고 검찰은 봤다. 유 전 부시장은 자신의 직속 사무관에게 지시해 B 대표 등을 금융위원장 표창 대상에 포함시키라고 지시하고, 표창 심사위원회에 위원장으로 참석해 이 자산운용사가 표창을 받을 수 있게끔 직접 관여했다고 검찰은 판단했다.○ 조국 등 감찰 중단 결정 청와대 3명, 책임 미루기 유 전 부시장은 2017년 청와대 특별감찰반에서 3차례 대면 조사를 받았지만 유 전 부시장이 75일 동안 병가를 내면서 감찰이 중단됐고, 금융위에서도 추가 징계 없이 유 전 부시장의 사표를 수리했다. 하지만 감찰 중단을 결정한 당시 민정수석실 핵심 관계자 3명은 서로에게 책임을 미루는 이른바 ‘폭탄 돌리기’를 하고 있다.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박형철 반부패비서관은 감찰 중단을 결정할 때 유 전 부시장에 대한 감찰을 지속해야 한다는 입장을 굽히지 않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검찰 조사에서도 “당시 조국 민정수석비서관의 지시로 감찰을 중단했다”고 진술했다.당시 조 수석과 박 비서관이 감찰 중단을 결정하는 이른바 ‘3인 회의’ 자리에 함께 있으면서 의사 결정에 관여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백원우 전 민정비서관은 12일 언론을 통해 자신은 감찰 중단과 무관하다고 강조했다. “(회의에 참석한) 그 시점엔 감찰이 종료됐고, 감찰을 무마하는 논의가 불필요한 시점”이라는 것이다.감찰 무마와 관련한 첫 검찰 출석을 앞두고 있는 조 전 수석은 가족 비리 수사와는 달리 감찰 무마에 대해서는 진술거부권을 행사하지 않고, 방어권을 적극적으로 행사할 것으로 알려졌다. 조 전 수석으로서는 감찰 중단에 관해 침묵하게 되면 본인이 모든 책임을 떠안게 되는 구조이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당시 민정수석실엔 청와대의 천경득 총무비서관실 선임행정관과 윤건영 국정상황실장, 김경수 경남도지사가 유 전 부시장에 대한 감찰을 중단하라는 의견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천 선임행정관은 박 비서관의 지휘를 받는 이인걸 당시 특별감찰반장에게 “피아(彼我)를 구분해야 한다”는 취지로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검찰 안팎에선 감찰 중단과 관련해 조 전 수석에게 검찰이 구속영장을 청구할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검찰은 조 전 수석을 불러 사실관계를 정확히 파악한 뒤 형사처벌 대상을 선별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만약 조 전 수석이 감찰 무마를 부탁한 청와대 안팎의 정권 실세 이름을 실명으로 거명하게 되면 유 전 부시장 감찰 무마 사건의 폭발력이 예상 밖으로 커질 수 있다. 김정훈 hun@donga.com·황성호 기자}
법무부가 내년 1월 검사장과 차장검사, 부장검사 등의 승진 후보자에 대한 인사검증에 13일 착수했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공식 임명되는 대로 검찰 고위 및 중간 간부에 대한 대대적인 인사이동을 예고한 것이어서 청와대를 향한 권력형 수사를 진행 중인 검찰 내부에서 논란이 일고 있다. 법무부와 검찰 등에 따르면 법무부 이성윤 검찰국장(57·사법연수원 23기)은 13일 일선 검찰청의 검사장들에게 검사장과 부장검사 인사 후보군의 검증 절차와 검증 계획 등을 설명하는 e메일을 보냈다. 이 국장 명의로 발송된 e메일엔 후보군에 대한 인사검증 자료 제출 동의를 요구하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사장 승진 대상자는 사법연수원 28∼30기, 부장검사 승진 대상자는 사법연수원 34기이다. 법무부는 연례적인 인사를 위한 통상적인 검증 절차이며, 인사검증 대상자를 부장검사 승진 대상자로 넓힌 것도 대검찰청의 요구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앞서 대검찰청은 지난달 말 내부 비리에 대한 자정 방안으로 인사검증 대상자를 현행 검사장과 차장검사에서 부장검사까지 확대하자고 법무부에 먼저 요청했다. 하지만 검찰은 추 후보자의 검찰에 대한 영향력을 확대하기 위한 사전 정지 작업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이 국장은 e메일을 보내기 직전 추 후보자의 지시를 받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문재인 대통령이 11일 국회에 추 후보자의 인사청문 요청서를 제출한 다음 날인 12일 추 후보자는 법무부 고위 간부들로부터 첫 업무보고를 받았고, 보고 내용에 검찰 인사 방안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 인사는 검찰인사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법무부 장관이 대통령에게 제청해야 한다. 법무부와 추 후보자의 인사청문회 준비단은 “추 후보자의 지시는 없었다. 이번 e메일은 통상적인 인사 절차”라고 설명했다. 법무부는 올 7월 검찰 고위 간부 인사에서 대전과 대구를 비롯해 고등검사장 3자리 등 검사장급 이상에서 총 6자리를 비워뒀다. 하지만 기존에 비워둔 자리를 채우는 것에 그치지 않고, 6개월 만에 대대적인 추가 인사를 단행할 경우 상당히 이례적인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 때문에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의 청와대 감찰 무마 의혹과 김기현 전 울산시장의 청와대 하명 수사 의혹 등 청와대를 상대로 한 검찰 수사팀을 흔들기 위한 것이라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문재인 정부 들어서 만들어진 ‘검찰 인사 규정’엔 지방검찰청의 차장검사와 부장검사의 임기가 검찰청 기구의 개편이나 직제에 변경이 있는 등의 경우를 제외하고는 1년으로 정해져 있다. 이에 따르면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가족 비리와 유 전 부시장의 청와대 감찰 무마 사건, 김 전 시장의 청와대 하명 수사 의혹 수사팀을 지휘하고 있는 차장검사와 부장검사 등의 임기는 내년 8월까지다. 황성호 hsh0330@donga.com·김정훈·장관석 기자}

법무부가 내년 1월 검사장과 차장검사, 부장검사 등 검찰 간부 승진 인사에 대한 지침을 설명하는 내용의 e메일을 일선 검찰청에 발송한 것으로 13일 확인됐다. 이는 법무부가 사실상 고위 간부와 부장검사에 대한 대대적인 인사이동을 예고한 것이어서 검찰 내부에서는 논란이 일고 있다. 법무부와 검찰 등에 따르면 법무부 이성윤 검찰국장(57·사법연수원 23기)은 일선 검찰청의 검사장들에게 검사장과 부장검사 인사 후보군의 검증절차와 검증계획 등을 설명하는 e메일을 보냈다. 이 국장 명의로 발송된 e메일엔 후보군에 대한 인사검증 자료 제출 동의를 요구하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사장 승진 대상자는 사법연수원 28~30기, 부장검사 승진 대상자는 사법연수원 34기이다. 법무부는 연례적인 인사를 위한 통상적인 검증 절차이며, 인사검증 대상자를 부장검사 승진 대상자로 넓힌 것도 대검찰청의 요구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앞서 대검찰청은 지난달 말 내부 비리에 대한 자정 방안으로 인사 검증 대상자를 현행 차장검사에서 부장검사까지 확대하자고 법무부에 요청했다. 하지만 검찰 내부에서는 추미애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검찰에 대한 영향력 확대를 위한 사전 작업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번 인사 검증을 착수하는 과정에서도 추 후보자의 지시가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문재인 대통령이 11일 국회에 추 후보자의 인사청문 요청서를 제출한 다음날인 12일 추 후보자가 법무부 고위 간부들에게 첫 업무 보고를 받았기 때문이다. 검찰 인사는 검찰인사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법무부 장관이 대통령에게 제청해야 한다. 다만 법무부와 인사청문회 준비단은 추 후보자의 관여에 대해선 부인했다. 법무부는 “추 후보자의 지시는 없었다”면서 “이번 e메일은 통상적인 인사 절차”라고 설명했다. 추 후보자는 9일 “저 자신은 지명 받은 입장으로 청문회를 준비하고 있기 때문에 (인사 문제는) 이후 적절한 시기에 말씀드리겠다”고 말을 아꼈었다. 법무부는 올 7월 검찰 고위 간부 인사에서 대전과 대구를 비롯해 고등검사장 3자리 등 검사장급 이상에서 총 6자리를 비워뒀다. 하지만 기존에 비워진 자리를 채운 것에 그치지 않고, 6개월 만에 대대적인 추가 인사를 단행할 경우 상당히 이례적인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검찰 안팎에선 청와대를 겨냥해 수사를 벌이고 있는 대검찰청과 서울중앙지검 주요 보직 간부에 대한 인사가 단행될 것이라는 우려가 추 후보자의 지명 직후부터 제기되고 있다. 문재인 정부 들어서 만들어진 ‘검찰 인사 규정’엔 지방검찰청의 차장검사와 부장검사의 임기가 검찰청 기구의 개편이나 직제에 변경이 있는 등의 경우를 제외하고는 1년으로 정해져 있다. 이에 따르면 현재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일가를 수사하고 있는 서울중앙지검의 3차장검사와 반부패수사2부의 부장검사의 임기는 내년 8월까지다. 이 때문에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의 청와대 감찰 무마 의혹과 김기현 전 울산시장의 청와대 하명 수사 의혹 등 청와대를 상대로 한 검찰 수사팀을 흔들기 위한 것이라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황성호 기자 hsh0330@donga.com김정훈 기자 hun@donga.com}
조국 전 법무부 장관(54)이 11일 아들의 입시비리와 관련해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2부(부장검사 고형곤)의 조사를 받았다. 지난달 21일 조사 이후 20일 만이다. 조 전 장관은 이날 조사에서도 진술거부권을 행사했다고 한다. 앞서 가족 비리 의혹과 관련한 조사에서 조 전 장관은 “일일이 해명하는 것이 구차하다”면서 검사의 신문에 아무런 답을 하지 않았다. 조 전 장관은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으로 재직하던 2017년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55·수감 중)에 대한 청와대 감찰 무마 의혹과 관련해 피의자 신분으로 서울동부지검의 조사를 곧 받을 것으로 보인다. 11일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동부지검 형사6부(부장검사 이정섭)는 조 전 장관의 출석 시기를 놓고 조 전 장관의 변호인 측과 일정을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안팎에서는 유 전 부시장의 구속기한 만기일(15일) 전에 조 전 장관이 서울동부지검의 조사를 받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조 전 장관은 가족비리 조사와는 달리 유 전 부시장과 관련한 검찰 조사에선 진술거부권을 행사하지 않기로 변호인 측과 의견을 모은 것으로 전해졌다. 조 전 장관은 박형철 반부패비서관과 백원우 전 민정비서관과의 3인 회의에서 유 전 부시장의 감찰 무마를 결정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박 비서관과 백 전 비서관은 검찰에서 “조 전 장관의 지시로 감찰이 중단됐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조 전 장관에게 모두 책임을 미루고 있어 조 전 장관으로서는 침묵하면 본인이 모든 책임을 떠안게 되는 구조여서 적극적인 해명 외에 다른 대안이 없다는 것이다. 부인이 이미 구속된 가족 비리와 달리 유 전 부시장의 심각한 비리를 조 전 장관이 무마했다면 영장청구 가능성이 높아 조 전 장관이 진술 태도를 바꾼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김정훈 hun@donga.com·황성호 기자}
지난해 6·13지방선거를 앞두고 더불어민주당의 송철호 당시 울산시장 후보의 공식 선거캠프가 출범하기 전 이른바 ‘공업탑 기획위원회’가 그 전신 격으로 물밑 활동했다는 증언이 나왔다. 11일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공업탑 기획위는 2017년 가을경부터 활동을 시작했다. 공업도시 울산의 상징물인 ‘공업탑’과 선거 준비를 ‘기획’한다는 뜻이 결합돼 출범했다고 한다. 송 시장 외에 송병기 울산시 부시장, 현 울산시 고위 공무원 A 씨, 현 민주당 울산시당 고위 관계자 B 씨 등 6인이 참여했다. 이들은 울산시 중심가에 있는 오피스텔에 사무실을 차려 두고 ‘송철호 시장 만들기’ 운동을 은밀히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송 시장의 선거 캠프는 지난해 2월 발족했다. 울산지역 관계자는 “캠프 발족 전부터 공업탑 기획위를 중심으로 물밑 선거 준비가 이뤄졌다. 당시 소속됐던 멤버 다수가 선거캠프에 합류했고 당선 뒤 송 시장을 보필하고 있다”고 밝혔다.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2부(부장검사 김태은)는 송 부시장이 공업탑 기획위가 김기현 전 울산시장과 관련해 수집한 내용을 청와대에 전달했을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송 부시장은 2017년 9, 10월경 카카오톡 메시지 등으로 대통령민정비서관실 문모 전 행정관(52·국무총리실 민정담당 사무관)에게 김 전 시장의 비위 첩보를 서너 차례 건넨 것으로 알려져 있다. 검찰은 송 부시장의 자택 등에서 확보한 휴대전화 여러 대와 업무일지 등을 분석하면서 그 연관성을 추적 중이다. 특히 출신 인사 대다수가 송 시장 선거캠프에 합류해 활동을 이어온 점과 선거 후 ‘논공행상(論功行賞)’의 대상이 된 점이 석연치 않다고 검찰은 보고 있다. 검찰은 출석에 불응하고 있는 당시 울산지방경찰청 수사팀 관계자 11명을 상대로 재출석 통보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수사에 협조할 경우 검찰의 국가정보원과 경찰청 정보국의 수사 등 상급자 지시에 따른 실무진을 처벌하지 않았던 전례를 따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송 시장은 이날 김 전 시장에 대한 청와대 하명 수사 의혹에 대해 처음 자신의 입장을 밝혔다. 울산시청에서 예산 관련 기자회견을 하던 송 시장은 하명 수사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눈이 펑펑 올 때는 쓸 때를 기다려야 한다. 지금 쓸면 거기에 또 눈이 쌓일 뿐”이라고 말했다. 이어 “기다렸다가 때를 보겠다. 속 시원히 말해줄 날이 있을 것”이라고 했다. 송 시장은 또 “저는 조금도 흔들리지 않고, 때를 기다리고 있으니 걱정하지 마라”면서 “한마디로 제 심정을 표현하겠다. 진리가 너희를 자유롭게 하리라”라고 밝혔다. 김동혁 hack@donga.com·황성호 / 울산=정재락 기자}

추미애 법무부 장관 후보자(61·사법연수원 14기)가 “지명 이후 검찰개혁을 향한 요구가 더 높아졌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첫 출근길부터 검찰개혁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추 후보자는 9일 인사청문회 준비단이 마련된 서울 양천구 서울남부준법지원센터로 출근하며 “사법개혁과 검찰개혁의 요체라고 한다면 국민들께서 안심하시는 것, 국민들을 편안하게 만드는 것”이라고 말했다. 가장 시급한 일에 대해 추 후보자는 “장기간 이어진 법무 분야의 국정 공백을 시급히 메우는 일”이라고 답했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사퇴 이후 9일로 만 56일간 법무부 장관직은 공석 상태다. 후보자 지명 다음 날 윤석열 검찰총장에게 축하 전화를 받은 것에 대해 “그냥 단순한 인사였다”고 했다. 이어 “서로 모르는 사이고, 헌법과 법률에 의한 기관 간의 관계인 것이지 더 이상 개인 간의 관계는 신경 쓰지 않아도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어디까지나 헌법과 법률에 위임받은 권한을 상호간에 존중하고, 최선을 다하는 것이 국민을 위한 길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검찰에선 추 후보자가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부를 포함한 41개 직접 수사 부서 폐지를 연말까지 밀어붙일지가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직접 수사 부서 폐지를 매개로 내년 초 대규모 인사를 단행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검찰 안팎에선 현재 조 전 장관과 청와대를 수사 중인 검찰 수사 지휘라인을 좌천시키는 방법으로 법무부가 검찰을 견제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인사 문제에 대해 추 후보자는 “지명받은 후보자로 (인사청문회) 단계 이후 적절한 시기에 말씀드리는 것이 맞을 듯하다”며 구체적인 답을 하지 않았다.황성호 hsh0330@donga.com·김동혁 기자}

추미애 법무부 장관 후보자(61·사법연수원 14기)가 “지명 이후 검찰개혁을 향한 요구가 더 높아졌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첫 출근길부터 검찰개혁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추 후보자는 9일 인사청문회 준비단이 마련된 서울 양천구 서울남부준법지원센터로 출근하며 “사법개혁과 검찰개혁의 요체라고 한다면 국민들께서 안심하시는 것, 국민들을 편안하게 만드는 것”이라고 말했다. 가장 시급한 일에 대해 추 후보자는 “장기간 이어진 법무 분야의 국정 공백을 시급히 메우는 일”이라고 답했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사퇴 이후 9일로 만 56일간 법무부 장관직은 공석 상태다. 후보자 지명 다음 날 윤석열 검찰총장에게 축하 전화를 받은 것에 대해 “그냥 단순한 인사였다”고 했다. 이어 “서로 모르는 사이고, 헌법과 법률에 의한 기관 간의 관계인 것이지 더 이상 개인 간의 관계는 신경 쓰지 않아도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어디까지나 헌법과 법률에 위임받은 권한을 상호간에 존중하고, 최선을 다하는 것이 국민을 위한 길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검찰에선 추 후보자가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부를 포함한 41개 직접 수사 부서 폐지를 연말까지 밀어붙일지가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직접 수사 부서 폐지를 매개로 내년 초 대규모 인사를 단행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검찰 안팎에선 현재 조 전 장관과 청와대를 수사 중인 검찰 수사 지휘라인을 좌천시키는 방법으로 법무부가 검찰을 견제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인사 문제에 대해 추 후보자는 “지명받은 후보자로 (인사청문회) 단계 이후 적절한 시기에 말씀드리는 것이 맞을 듯하다”며 구체적인 답을 하지 않았다.황성호기자 hsh0330@donga.com김동혁기자 hack@donga.com}

검찰이 6일 압수수색과 동시에 송병기 울산시 경제부시장을 조사한 것은 그가 청와대에 처음 첩보를 제공했을 뿐만 아니라 이후 경찰 수사 과정에도 결정적 역할을 한 것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2017년 청와대 민정비서관실 근무 당시 송 부시장이 보낸 문자 등으로 김기현 전 울산시장 관련 보고서를 작성한 문모 전 행정관(52·국무총리실 민정담당 사무관)을 조사한 지 하루 만에 검찰은 송 부시장에 대한 강제 수사에 나섰다. 검찰은 지방선거 투표일을 불과 3개월 앞둔 지난해 3월 경찰이 울산시청을 압수수색할 수 있었던 이유 중 하나가 송 부시장의 진술이라고 의심하고 있다. 송 부시장은 김 전 시장 관련 수사에서 2017년 10월 무렵 청와대 첩보보고서가 울산지방경찰청에 내려가기 전에 한 번, 울산시청 압수수색을 전후한 시기에 두 번 등 총 3차례 경찰 조사를 받았다. 송 부시장의 참고인 진술조서엔 실명이 아니라 ‘퇴직공직자 김모 씨’라는 가명으로 기재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또 송 부시장이 문 전 행정관에게 김 전 시장 관련 첩보를 전달한 구체적인 경위 등을 조사했다. 검찰은 송 부시장이 김 전 시장의 당선을 막고 송철호 울산시장을 당선시키기 위해 제보를 하고, 경찰 수사에도 적극 협조했을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울산시 3급 계약직 공무원이던 송 부시장은 김 전 시장이 취임한 뒤인 2015년 울산발전연구원에 있다가 퇴직해 송 시장 캠프에 들어갔다. 검찰은 송 부시장이 일단 참고인 신분이라고 밝혔지만 조사 도중에도 피의자 신분으로 바뀔 수 있다. 앞서 2017년 9, 10월경 송 시장 후보 캠프에서 공약을 담당했던 송 부시장은 5일 “적극적으로 제보를 한 게 아니고 친구인 문 전 행정관이 물어봐서 답을 해준 것”이라고 주장했다.황성호 hsh0330@donga.com / 울산=강성명 기자}

“(보고서의 제목이) ‘지방자치단체장(울산광역시장 김기현) 비리 의혹’입니다.” 6일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한 더불어민주당 홍익표 수석대변인은 청와대 민정비서관실 문모 전 행정관(52)이 작성한 김 전 시장에 대한 첩보보고서를 처음 공개하며 이렇게 말했다. 이 방송은 유튜브로 생중계됐다. 홍 대변인은 A4용지 4장 분량의 보고서를 뒤적거리면서 “보고서가 3파트로 나뉘어 있으며, 김 전 시장의 비서실장에 대한 내용이 60% 정도”라고도 했다. “지방선거에 개입하지 않았다”는 청와대의 기존 해명에 힘을 실어주기 위해 홍 대변인이 검찰이 수사 중인 보고서를 선제적으로 공개했지만 문건 내용과 입수 경위 등을 놓고 의문점은 더 증폭되고 있다.○ “하명수사 내용 없다” vs “수사 지휘하느냐” 홍 대변인이 방송에서 공개한 보고서의 분량은 김 전 시장과 측근들이 지역 건설업체 사장과 유착해 비리를 저질렀다는 의혹이 2장이다. 김 전 시장의 비서실장이 인사에 개입했다는 내용, 김 전 시장의 형과 동생 관련 비리 내용이 각각 1장이다. 보고서 내용을 구체적으로 언급한 홍 대변인은 “(보고서에) 법률적 판단이나 수사를 유도하는 문구가 있느냐”는 진행자의 질문에 “그렇지 않다”면서 청와대가 수사를 통해 선거에 개입했다는 의혹을 진화하려고 했다. 앞서 청와대는 “문 전 행정관이 제보자로부터 메시지를 받은 뒤에 추가한 내용 없이 윗분들이 보기 좋게 편집했을 뿐”이라고 설명했다. 홍 대변인도 청와대가 보고서를 통해 수사를 지시하지 않았다는 주장을 한 것이다. 그러면서 홍 대변인은 송병기 울산시 경제부시장이 울산시청 안에서 떠돌던 내부 정보를 활용해 청와대에 제보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언론보도 내용을 줬을 뿐”이라는 송 부시장의 주장과 같은 입장이다. 하지만 검찰은 보고서 내용이 수사에 필요한 부분만을 간추렸다는 점에서 수사기관 종사자가 제보 내용을 정밀하게 점검한 결과라는 것에 더 무게를 두고 있다. 첩보보고서를 다수 작성한 경험이 있는 문 전 행정관이 내용을 보강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법조계 안팎에선 4장 분량을 메시지 등으로 보내기엔 분량이 많고, 보고서가 상당히 정교하게 구성되어 있다는 점에서 청와대 업무 범위를 벗어난 야당 광역단체장에 대한 불법 사찰이라는 의심을 거두지 않고 있다. 검찰은 ‘청와대 보고서’를 통해 사실상 경찰에 하명(下命) 수사가 내려졌을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여권에서 먼저 보고서를 공개하면서 별 내용이 없다고 주장한 것 자체가 검찰 수사를 방해하기 위한 의도 아니냐는 주장이 검찰 내부에서 나오고 있다.○ 검찰과 청와대만 보유한 보고서 유출 경로 논란 보고서의 입수 경로를 놓고도 의혹이 제기된다. 홍 대변인은 입수 경로에 대해 청와대와 교감이 없었다는 취지로 말했다. 홍 대변인은 “당 차원이 아니라 개인적인 차원에서 자료를 확보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보고서의 원본은 청와대와 검찰만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검찰은 지방선거 이후인 지난해 12월 울산경찰청으로부터 사건 기록을 송치받으면서 보고서 원본을 제출받았다. 청와대는 최근 검찰이 하명 수사 의혹을 본격적으로 수사하자 대통령비서실장의 지시로 자체 감찰에 착수하면서 보고서를 확보했다고 4일 밝혔다. 청와대 관계자는 “대통령기록물이 아니어서 기록물관리대장에 별도로 적지 않았고, 편철된 서류에서 저희가 다행히 찾아내 보고서를 확보하고 있다”고 했다. 자체 감찰은 약 열흘 전에 진행된 것이다. 한 달 정도 전에 보고서를 입수했다는 홍 대변인의 주장을 사실로 보기엔 입수 경로가 불투명한 셈이다. 법조계에선 청와대와 첩보 문건을 이첩받은 경찰과 검찰을 제외하면 확보하기 어려운 보안 문건인 만큼 정상적인 경로로는 외부로 새어 나가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황성호 hsh0330@donga.com·황형준 기자}

청와대 민정비서관실의 박형철 반부패비서관, 백원우 전 민정비서관, 총무비서관실의 천경득 선임행정관….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55·수감 중)에 대한 2017년 청와대 감찰 무마 의혹을 둘러싸고 최근 검찰 조사를 받은 청와대 전·현직 관계자를 보면 검찰의 수사 방향을 읽을 수 있다. 지난달 27일 유 전 부시장이 수감되기 전부터 이들은 검찰 출석 통보를 거부하지 않고, 순순히 응하고 있다고 한다. 이제 검찰 수사는 감찰 무마를 부탁하고, 최종 결정한 비서관 이상의 ‘윗선’으로 향하고 있다. 특별감찰반 지휘 보고 체계 밖에서 감찰 중단을 요청한 정황이 드러난 천 행정관 외에 또 다른 ‘윗선’이 있을 수밖에 없다는 게 검찰의 시각이다. 박 비서관에게 감찰 지시를 내린 조국 당시 민정수석비서관이 직제상 하위 직급인 천 행정관의 말만 믿고, 유 전 부시장의 감찰 중단을 지시했다는 것은 상식 밖이기 때문이다.○ 순순히 조사받는 靑 관계자들, 왜? 서울동부지검 형사6부(부장검사 이정섭)는 최근 천 행정관을 불러 당시 이인걸 청와대 특감반장에게 유 전 부시장 감찰 중단을 요구한 경위를 조사했다. 당시 특감반 지휘 보고 체계에서 이 전 반장의 상관이었던 박 비서관과 유 전 부시장에 대한 감찰 사실을 그가 근무하던 금융위원회에 통보한 백 전 비서관은 이미 검찰 조사를 받았다. 검찰이 천 행정관을 조사한 건 특감반 감찰 무산을 가져온 ‘외부 입김’에 대한 실체 추적이 상당 부분 마무리됐다는 뜻이다. 2012, 2017년 문재인 대선 캠프에서 활동하다 현 정부 출범 후 ‘실세 행정관’으로 불려온 천 행정관은 같은 법조인 출신으로 사법연수원 한 기수 선배인 이 전 반장에게 당시 금융위 금융정책국장이었던 유 전 부시장에 대한 감찰 무마를 부탁했다. 천 행정관이 이 전 반장을 만나 “피아(彼我) 구분 못 하느냐”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는 진술까지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천 행정관 텔레그램 대화방 멤버 수사도 불가피 검찰은 천 행정관이 청와대 윤건영 국정상황실장(50), 김경수 경남도지사(52) 등 문 대통령의 최측근 인사들과 텔레그램 단체 대화방에서 금융권 인사 논의를 한 정황을 확보했다. 이 단체 대화방에는 유 전 부시장이 함께 참여하며 금융권 주요 보직 추천 대상자 등에 대해 서로 의견을 교환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내용은 2017년 10월 청와대 특감반이 유 전 부시장을 감찰할 당시 유 전 부시장의 휴대전화 디지털 포렌식을 통해 이미 드러난 상황이었다. 검찰은 청와대가 유 전 부시장 감찰을 무마해준 이유가 천 행정관 등 여권 실세들이 유 전 부시장에게 금융위 관련 각종 청탁을 한 것에 대한 대가 관계라는 진술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유 전 부시장이 징계를 받게 되면 정식 인사 라인이 아닌 관계자들이 금융권 인사를 논의한 사실이 드러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조국 전 수석, 검찰에서 ‘윗선’ 공개할까 검찰은 4일 청와대 대통령비서실 압수수색에서 확보한 자료 분석이 마무리되는 대로 조 전 수석을 불러 제3자의 청탁이나 지시가 있었는지를 본격 조사할 방침이다. 감찰보고서에 적시된 유 전 부시장의 비위 수준이 어떤 내용으로 어느 선까지 보고됐는지 확인되면 감찰 무마라는 직권남용의 행사자가 추려질 수 있다. 구속될 정도로 심각한 비위 혐의임에도 ‘근거 부족’이라는 핑계로 유 전 부시장에 대한 감찰을 무산시킨 ‘보이지 않는 손’을 찾아내고 이를 직권남용 혐의 등으로 기소하는 것이 검찰의 남은 숙제다. 무마 과정 통로에 있는 조 전 수석에 대한 처벌 수위도 자녀의 입시 비리와 부인의 사모펀드 불법 투자 혐의를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보다 서울동부지검에서 먼저 결정할 가능성도 있다. 검찰 내부에선 “조 전 수석이 직권남용 혐의를 혼자 뒤집어쓸 이유가 없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어 조 전 수석의 윗선이 드러날 수 있다.신동진 shine@donga.com·황성호·김정훈 기자}

검찰이 6일 압수수색과 동시에 송병기 울산시 경제부시장을 조사한 것은 그가 청와대에 처음 첩보를 제공했을 뿐만 아니라 이후 경찰 수사에도 상당한 역할을 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기 때문이다. 2017년 청와대 민정비서관실 근무 당시 송 부시장의 문자 등을 토대로 보고서를 작성한 문모 전 행정관(52·국무총리실 민정담당 사무관)을 조사한지 하루 만에 송 부시장 조사에 나선 것이다. 검찰은 송 부시장이 문 전 행정관에게 김기현 전 울산시장 관련 첩보를 전달한 경위 등을 조사했다. 검찰은 송 부시장이 김 전 시장의 당선을 막고 송철호 울산시장을 당선시키기 위해 제보를 했을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울산시 3급 계약직 공무원이던 송 부시장은 김 전 시장이 취임한 뒤인 2015년 한직인 울산발전연구원 공공투자센터장으로 자리를 옮겼다가 퇴직한 뒤 송 시장 캠프에 들어갔다. 검찰은 지방선거 투표일을 3개월 앞둔 지난해 3월 경찰이 울산시청을 압수수색할 수 있었던 이유 중 하나가 송 부시장의 진술이라고 의심하고 있다. 지난해 1월 송 부시장의 경찰 참고인 진술조서 등을 확보해 분석한 검찰은 송 부시장이 퇴직 공직자로 관련 기록에 기재된 배경 등도 조사하고 있다. 송 부시장의 비서가 검찰의 압수수색 1시간 전 집무실에서 서류를 들고 나오는 장면 등이 목격됨에 따라 검찰이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 중인 송 부시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전환할 수 있다. 2017년 9~10월 경 송 시장 후보 캠프에서 공약을 담당했던 송 부시장은 “친구인 문 전 행정관에게 ‘김 전 시장 관련 동향’을 요청받았고, 3,4차례 문자 등을 보냈다”고 했다. 하지만 검찰은 지방선거를 염두에 두고 제보한 것이 아니라는 송 부시장의 해명이 거짓이라는 데 더 무게를 두고 있다. 황성호 기자 hsh0330@donga.com}
“결국 다음 검찰 인사에서 현재 청와대를 향해 수사하고 있는 검사들이 살아남을지가 관건이다.” 5일 문재인 대통령이 차기 법무부 장관 후보자로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의원을 지명하면서 일선 검사들의 눈길은 내년 초 정기 인사로 쏠리고 있다. 검찰에선 추 후보자가 장관에 임명되면 대검찰청과 서울중앙지검의 핵심 보직을 맡고 있는 검사들을 정권과 더 가까운 인사들로 바꿀 것이란 우려가 벌써부터 나오고 있다. 검찰은 김기현 전 울산시장에 대한 청와대의 ‘하명 수사’ 의혹과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55·수감 중)에 대한 청와대 감찰 무마 의혹 등을 수사하고 있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일가에 대한 수사도 아직 마무리되지 않았다. 한 재경 지검 부장검사는 “수사팀을 흔들고 주요 수사가 엎어지면 국회의원 총선거를 앞둔 정권에도 결과적으로 좋지 않은 영향이 올 것”이라고 말했다. 인사청문회법에 따라 국회는 임명동의안이 제출된 지 20일 안에 인사청문을 마쳐야 한다. 이를 넘기면 대통령은 10일 이내에서 기간을 정해 인사청문경과보고서 송부를 다시 국회에 요청해야 한다. 늦어도 다음 달 초중순엔 추 후보자가 장관으로 임명될 수 있다. 추 후보자가 검사에 대한 감찰 권한이나 수사지휘권을 적극적으로 행사해 일선 수사팀을 압박할 가능성도 고개를 들고 있다. 문 대통령은 조 전 장관이 사퇴한 직후 김오수 법무부 차관을 불러 법무부의 검사에 대한 감찰 기능 활성화 방안을 주문했다. 추 후보자가 최악의 경우 일선 수사 검사를 통제하기 위해 수사지휘권 발동이라는 극약처방을 꺼낼 수 있다는 예측도 나온다. 앞서 노무현 정부 당시 국회의원 출신 천정배 전 법무부 장관은 공안 사건 수사에 대해 검찰청법에 사문화된 조항으로 남아있던 지휘권을 발동해 검찰총장이 사퇴하는 등 후폭풍이 거셌다. 황성호 기자 hsh0330@donga.com}

문재인 대통령이 5일 신임 법무부 장관 후보자로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의원(61·사진)을 지명했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물러난 지 52일 만이다. 검찰을 지휘·감독하는 법무부 장관에 추 후보자가 지명되면서 최근 불거진 청와대와 검찰의 정면충돌 양상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추 후보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사법 개혁과 검찰 개혁은 이제 시대적 요구가 됐다”며 “소명의식을 가지고 최선을 다해 국민적 요구에 부응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대대적인 검찰 개혁 드라이브에 나서겠다는 의미다. 추 후보자는 “문 대통령의 (법무부 장관) 제안은 시대적 요구와 국민적 열망을 함께 풀어가자는 것으로 생각된다”며 “국민은 국격에 걸맞은 인권과 민생 중심의 법무행정을 요구한다”고 말했다. 특히 추 후보자는 “(검찰 개혁) 약속을 이행하는 것은 많은 저항에 부딪히기도 하고 그 길이 너무 험난하다는 것을 국민도 알고 계신다”고 했다. 추 후보자가 정식으로 취임하면 곧바로 검찰 인사권을 적극 행사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대구 경북여고, 한양대 법대를 졸업한 추 후보자는 사법연수원 14기로 1995년 김대중 전 대통령의 권유로 정계에 입문했다. 2016년부터 2년간 민주당 대표를 지내며 2017년 대선 당시 문 대통령의 승리를 도왔지만, 친문(친문재인) 진영에 속하기보다는 비문(비문재인) 성향의 여성 중진(5선)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그럼에도 문 대통령이 추 후보자를 발탁한 것은 검찰 개혁의 적임자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여기에 김기현 전 울산시장 관련 ‘하명 수사’ 의혹과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 감찰 무마 의혹으로 촉발된 청와대와 검찰의 정면충돌을 추 후보자 인선으로 정리해 보겠다는 의도도 담겼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은 “그간 추 후보자가 보여준 강한 소신과 개혁성은 국민이 희망하는 사법개혁을 완수하고 공정과 정의의 법치국가 확립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청와대는 이날 이낙연 국무총리의 후임자로 민주당 김진표 의원을 함께 발표하는 방안도 검토했지만, 시민사회단체 등의 반대 여론을 감안해 ‘원 포인트’ 인선만 단행했다. 여권 관계자는 “‘김진표 카드’는 여전히 유효하지만 노동계 등을 중심으로 반대 목소리가 적지 않아 청와대가 여러 의견을 수렴 중”이라고 말했다.한상준 alwaysj@donga.com·황성호 기자}

“결국 다음 검찰 인사에서 현재 청와대를 향해 수사하고 있는 검사들이 살아남을 지가 관건이다.” 5일 문재인 대통령이 차기 법무부 장관 후보자로 판사 출신 여당 5선 의원인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의원을 지명하면서 일선 검사들의 눈길은 내년 초 정기 인사로 쏠리고 있다. 검찰에선 추 후보자가 장관에 임명되면 대검찰청과 서울중앙지검의 핵심 보직을 맡고 있는 검사들을 정권과 더 가까운 인사들로 바꿀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검찰은 김기현 전 울산시장에 대한 청와대의 ‘하명 수사’ 의혹과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55·수감 중)에 대한 청와대 감찰 무마 의혹 등을 수사하고 있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일가에 대한 수사도 아직 마무리되지 않았다. 한 재경지검 부장검사는 “수사팀을 흔들고, 주요 수사가 엎어지면 국회의원 총선거를 앞두고 정권에도 결과적으로 좋지 않은 영향이 올 것”이라고 말했다. 추 후보자가 검사에 대한 감찰권한이나 수사 지휘권을 적극적으로 행사해 일선 수사팀을 압박할 수 있다는 가능성도 고개를 들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조 전 장관이 사퇴한 직후 김오수 법무부 차관을 불러 법무부의 검사에 대한 감찰 기능 활성화 방안을 주문했다. 한 부장검사는 “여권 지지층에서 자주 이름이 거론되는 검찰 고위간부들에 대한 감찰은 피할 수 없지 않겠느냐”고 전망했다. 추 후보자가 최악의 경우 일선 수사 검사를 통제하기 위해 수사지휘권 발동이라는 카드를 꺼낼 수 있다는 예측도 있다. 앞서 노무현 정부 당시 여당 출신의 천정배 전 법무부장관은 공안 사건 수사에 대해 검찰청법에 사문화된 조항으로 남아있던 지휘권을 발동해 검찰총장이 사퇴하는 등 파장이 일었다. 추 후보자가 내놓을 검찰개혁방안에 대해서도 검찰 내부에선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고 있다. 1995년 판사로서 법복을 벗은 추 후보자가 검찰에 대한 이해도가 상대적으로 낮다고 대다수 검찰은 보고 있다. 황성호 기자 hsh0330@donga.com}

“정부 부처 공무원이 제보한 내용을 민정비서관실 소속 행정관이 일부 편집해 요약 정리한 사실을 확인했다.” 지난해 6·13지방선거 직전 김기현 전 울산시장에 대한 경찰 수사의 단초가 된 ‘지방자치단체장 김기현 비위 의혹’ 보고서를 민정비서관실 문모 행정관이 작성했다고 청와대가 4일 공개했다. 하지만 김 전 시장의 경쟁 후보였던 송철호 울산시장의 캠프에서 선거 공약을 담당했던 송병기 울산시 경제부시장이 김 전 시장의 비위 첩보를 문 행정관에게 제보한 사실까지 드러나면서 파장은 더 커지고 있다. 청와대가 위법 활동인 야당 광역단체장의 첩보를 수집했을 뿐만 아니라 그 첩보를 경쟁 후보 캠프 측에서 입수해 경찰에 전달했기 때문이다.○ “靑 행정관이 먼저 전화… 적극 제보는 아니었다”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을 열어 “2017년 10월경 당시 민정비서관실 소속 행정관이 제보자로부터 스마트폰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김 전 시장 및 그 측근 등에 대한 비리 의혹을 제보받았다”고 말했다. 고 대변인이 언급한 행정관은 국무총리실에서 민정 업무를 맡았고,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청와대 민정비서관실에서 근무했다. 지금은 다시 국무총리실로 복귀했다. 청와대가 공개하지 않은 제보자는 지방선거 당시 송철호 울산시장 캠프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했던 송병기 울산시 경제부시장이었다. 송 부시장은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2016년 12월경 사업을 하는 친구를 통해 문 행정관을 소개받았다”고 밝혔다. 이어 “2017년 9, 10월경 ‘울산 지역의 특이 동향이 있느냐’고 물어 김 전 시장 건을 문자로 보내줬다. 카카오톡인지 문자인지 기억이 안 난다. 그 뒤에도 2, 3차례 문자를 보내준 기억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부시장이 된 뒤에도 주 52시간 제도가 지역사회에 미칠 영향, 현대중공업 사태 등 3, 4건을 물어봐서 직원들에게 (문건을) 작성시켜 관련 내용을 보내줬다”고 말했다. ○ 靑 “새 비위 추가 안 해 첩보 생산 아니다” 청와대는 제보 문건을 편집해 문서로 작성한 데 대해 “첩보 생산으로 보기 어렵다”고 했다. 청와대는 “문 행정관이 제보를 받은 뒤 보고서를 작성한 것은 사실이지만 제보가 난잡하게 돼 있어 윗분들 보기 좋게 편집했다. 그 과정에서 새로 추가한 비위 사실은 없다”고 했다. 또 첩보 이첩 과정에서 수사기관에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는 등의 하명 수사를 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고 대변인은 “백원우 전 민정비서관은 기억하지 못하나 제보 문건이 비리 의혹에 관한 것이어서 소관 비서관실인 반부패비서관실로 전달하고 반부패비서관실이 경찰에 이첩했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했다. 고 대변인은 또 “고인이 된 특별감찰반의 검찰 수사관 A 씨가 (해당) 문건 작성과 무관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A 씨가 2018년 1월 백 전 비서관의 지시를 받고 김 전 시장과 관련된 수사 상황을 점검하러 울산에 간 것이 아니라 ‘국정 2년 차 증후군’과 관련해 당시 ‘고래 고기’ 사건을 놓고 검경 간 갈등 상황을 청취하러 갔다는 것이다. 청와대는 A 씨의 업무 내용이 포함된 내부 보고서까지 공개했다.○ 검찰, “민간인 사찰이자 불법 선거 개입”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2부(부장검사 김태은)는 청와대 행정관이 생산한 보고서를 공문 처리도 하지 않고 경찰로 이첩해 하명 수사를 지시한 것은 청와대의 업무 범위를 벗어난 불법이라고 보고 수사하고 있다. 대통령령인 대통령비서실 직제에 따르면 청와대 감찰반은 김 전 시장 같은 선출직 공무원에 대한 첩보 수집 권한이 없다. 특히 검찰은 송 부시장이 최초 제보자라는 점을 심각하게 보고 있다. 선거를 앞두고 상대 후보 측으로부터 비위 첩보를 받아 마치 익명의 제보처럼 위장한 뒤 경찰에 수사를 시킨 행위는 공무원의 불법 선거 개입이라는 게 검찰의 시각이다. 주수도 전 제이유그룹 회장에 대한 비위 보고서를 작성한 국가정보원 직원에 대해 2009년 법원은 유죄 판결을 내렸다. 이명박 정부 당시 민간인 사찰 논란도 직무 범위 밖의 민간인 첩보를 수집한 것이 논란이 됐다.황성호 hsh0330@donga.com·문병기 / 울산=정재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