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동주

조동주 기자

동아일보 정치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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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조동주 기자입니다.

djc@donga.com

취재분야

2025-11-06~2025-12-06
정당36%
정치일반19%
검찰-법원판결17%
국회8%
선거6%
사법6%
사회일반3%
대통령3%
산업2%
  • 트럼프 “무슬림 손잡고 극단주의 척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슬람권을 향해 손을 내밀며 협력을 제안했다. 트럼프는 21일 사우디아라비아 수도 리야드에서 열린 아랍-이슬람-미국 정상회의 기조연설에서 미국과 이슬람의 공통의 적인 극단주의와 테러리즘 척결을 강조했다. 그는 이슬람이 본질적으로 평화의 종교라며 이슬람권 국가가 극단주의 테러리즘과의 싸움에서 선봉이 돼 달라고 당부했다. 지난해 대선 기간 자신을 따라다녔던 반(反)이슬람 이미지를 지우고 55개국 수니파 이슬람권 지도자들의 환심을 사는 데 주력하는 모양새다. 대선 과정에서 이슬람은 증오의 종교라며 무슬림을 싸잡아 테러리스트로 비난하던 것과는 180도 달라진 태도다. 트럼프는 33분간의 취임 후 첫 해외 연설에서 이슬람권 지도자들과의 만남을 ‘역사의 위대한 실험’이라고 치켜세웠다. “강의를 하거나 미국식 삶에 대해 말하려고 온 게 아니다”라며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등 역대 미국 대통령들이 이슬람권에 주문했던 민주주의, 자유, 인권 같은 민감한 가치에 대해선 일절 언급하지 않았다. 트럼프는 연설문 초안을 5번이나 바꿨고, 워싱턴에서 리야드로 비행하는 14시간 동안에도 연설문을 고치며 공을 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가 수니파 종주국 사우디를 첫 해외 순방국으로 정한 것은 이슬람국가(IS) 등 극단주의 테러리즘과의 전쟁에서 아랍권의 동참을 이끌어내기 위해서다. 그가 말하는 극단주의는 IS, 알카에다 등 테러조직뿐 아니라 수니파 국가들의 주적인 시아파 종주국 이란도 포함돼 있다. 그는 극단주의와의 싸움을 서로 다른 신념이나 문명 간 대결이 아니라 선과 악의 대결로 규정하면서 “이란이 입에 담지도 못할 범죄를 저지르는 시리아 아사드 정권을 도우며 지역안보 불안을 조장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슬람 달래기’를 마친 트럼프는 중동 최대 현안인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 중재자로 옷을 갈아입었다. 22일 두 번째 순방국인 이스라엘로 가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마흐무드 압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을 잇달아 만나는 일정을 택했다. 이어 23일 오후 2시 예루살렘의 이스라엘박물관을 방문해 이-팔 평화협상의 밑그림을 발표할 예정이다.카이로=조동주 특파원 djc@donga.com}

    • 2017-0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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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우디, 394조원 선물 안겨줘… 트럼프 “정말 대단한 날”

    미국의 동맹국인 사우디아라비아가 취임 후 첫 해외순방에 나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3500억 달러(약 394조 원) 규모의 ‘선물보따리’를 안겼다. 버락 오바마 전임 행정부 시절 소원했던 양국 관계 복원을 바라는 뜻이 담겨 있다는 분석이다. 사우디는 20일 도착한 트럼프 대통령과 1100억 달러 규모의 무기 거래 계약을 체결했다. 미국이 전함과 전투기, 폭탄 등을 사우디에 판매하는 것이 핵심으로 양국 공통의 적인 이란을 견제하기 위한 조치로 해석된다. 렉스 틸러슨 미 국무장관은 “이번 무기 거래가 사우디와 걸프 지역의 장기적 안보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거래는 트럼프의 유대인 사위 재러드 쿠슈너가 중재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전했다. 여기에 민간 분야가 약속한 투자금 등을 합한 3500억 달러는 한국 정부 1년 예산(400조5000억 원)과 맞먹는 액수로, 무기 거래처럼 실제 계약을 마친 사업과 양해각서(MOU) 단계인 협력사업들을 모두 포함한 수치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무기 거래 서명식에서 “정말 대단한 날이다. 미국과 일자리를 향한 수천억 달러 규모의 투자”라고 높이 평가했다. 그는 ‘일자리(jobs)’라는 단어를 연이어 세 차례 사용하며 자신이 미국인 일자리 창출에 매진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탄핵 위기에 몰린 트럼프 대통령이 대규모 해외투자 성사를 통해 여론의 반등을 꾀하는 모양새다. 미국과 사우디가 밝힌 양국 기업 간 계약 규모는 2000억 달러가 넘는다. 무기 현지화 디자인과 자체 제조, 원유 해양시추기술, 조인트 벤처 창설 등 주로 군사와 석유 관련 사업이 다수였다. 미국 제조기업 GE는 사우디 국영석유기업 아람코를 포함한 여러 사우디 회사들과 석유가스, 전력, 의료, 광산, 발전기, 디지털 기술 등 광범위한 분야에 걸쳐 총 150억 달러짜리 계약을 맺었다. 미 방위사업체 록히드마틴은 블랙호크 S-70 헬기 150대를 사우디에 수출하는 60억 달러짜리 계약을 성사시켰다. 사우디는 저유가 시대를 맞아 석유 수출에 의존하는 경제구조를 바꾸려 노력하고 있다. 미국의 우수한 원유 관련 기술을 받아들이고, 수입에 의존했던 상품들을 자체 제조해 산업 역량을 키우겠다는 포석이다. 아람코는 미국 업체들과 500억 달러 규모의 계약을 체결했고, 사우디 국부펀드인 공공투자펀드(PIF)는 미국 최대 사모펀드 블랙스톤과 400억 달러 규모의 미국 인프라 개선 펀드를 조성하기로 했다. 칼리드 알 팔리흐 사우디 에너지 장관은 “1년 안에 해외 기업의 사우디 직접 투자를 원활하게 해주는 법안을 마련하려 한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리야드 공항에서 살만 빈 압둘아지즈 알 사우드 사우디 국왕으로부터 극진한 환대를 받았다. 살만 국왕이 직접 영접한 가운데 군악대의 연주와 축포가 울려 퍼졌고, 하늘에선 전투기들이 하얀색 빨간색 녹색 연기를 내뿜으며 축하 비행을 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살만 국왕은 리무진을 함께 타고 공항을 떠났다. 트럼프 대통령이 투숙한 리야드 리츠칼턴 호텔에는 트럼프 얼굴이 그려진 초대형 현수막이 내걸렸다. 시내 곳곳에는 트럼프 대통령과 살만 국왕 사진을 담고 ‘함께하면 승리한다’는 구호가 실린 광고판이 배치됐다.카이로=조동주 특파원 djc@donga.com}

    • 2017-0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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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란 국민들, 개혁개방 노선에 손 들어줘

    19일 치러진 이란 대통령선거에서 중도개혁 성향의 하산 로하니 현 대통령(69)이 압승을 거두며 재선에 성공했다. 2015년 서방과의 핵협상을 주도했던 로하니가 2021년까지 집권하게 되면서 개혁개방 정책이 탄력을 받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란 메르통신 등에 따르면 이란 내무부는 20일 오후 2시 로하니가 57.1%를 득표해 강경보수파 성직자 에브라힘 라이시(38.3%)를 18.8%포인트 차로 누르고 당선됐다고 발표했다. 1차 투표에서 과반 득표에 성공하면서 당선이 확정됐다. 이번 대선은 서방과의 핵협상에 대한 국민투표 성격이 짙었다. 중도개혁파와 강경보수파의 뜨거운 진영 대결 열기를 보여주듯 대선 당일 밤 12시까지 투표 시간이 세 차례 연장됐다. 최종 투표율(4122만 명)은 73%로 집계됐다. 로하니는 이날 내무부의 당선 발표가 나온 뒤 자신의 이란어 트위터 계정을 통해 “오늘의 승리는 이란 국민의 것”이라며 “선거 공약을 지키겠다”고 당선 소감을 밝혔다. 트위터는 이란에서 금지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지만 고위 지도자와 관공서는 예외적으로 트위터를 사용하고 있다. 당선 수락 연설에 앞서 트위터를 통해 먼저 소감을 밝힌 것은 인터넷 제한을 완화해 표현의 자유를 확대해야 한다는 평소 소신이 반영된 것으로 평가된다. 로하니는 이어 국영 TV를 통해 전국에 생중계된 당선 수락 연설에서 “이번 대선 결과는 이란이 폭력과 극단주의를 버리고 세계와의 교류를 택한 것”이라며 “세계를 향해 이란을 더 개방하겠다”고 밝혔다. 또 이란 젊은이에게 더 많은 경제적 기회를 제공하고, 사회 정의와 개인의 자유, 정치적 관용을 강화하겠다고 약속했다. 상호 존중과 국가 이익에 기반을 두고 세계와의 관계를 넓힐 준비가 돼 있다고도 했다. 로하니는 이날 TV 연설에서 이란 미디어에서 언급이 금지된 개혁 진영의 정신적 지도자 모하마드 하타미 전 대통령을 ‘형제’라고 칭하며 감사 인사를 전했다. 로하니는 재선되면 하타미를 포함한 개혁 진영 지도자들에 대한 가택연금 등의 제재를 해제하겠다고 공약해 왔다. 로이터통신은 로하니의 이날 발언은 강경보수파인 시아파 종교권력에 대한 명백한 도전이라고 분석했다. 이란에선 1인자인 최고 지도자 권력이 막강해 대통령의 역할이 제한적이다. 최고 지도자는 대통령의 모든 정책에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다. 최고 지도자 아야톨라 하메네이는 대선 기간에 로하니의 경쟁자인 라이시를 암암리에 지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로하니 재선은 개혁파엔 미래의 희망을 이어갈 수 있는 분명한 청신호다. 특히 78세의 고령으로 건강이 좋지 않은 것으로 알려진 하메네이의 자리를 로하니가 이어받을 가능성을 열었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 자신이 아니라도 대통령으로서 자신에게 친화적인 인물을 차기 최고 지도자로 세우는 데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 로하니는 향후 4년 동안 강경보수파의 반발을 딛고 청년층과 중산층의 변화 열망을 현실화해야 하는 막중한 과제를 안게 됐다. 테헤란 시민 아라시 제란마예(29)는 로이터통신에 “우리는 국가를 위해 해야 할 일을 했으니 이제 로하니가 약속을 지킬 차례”라고 말했다. 더딘 경제성장률을 어떻게 효과적으로 끌어올리느냐도 중요한 과제다. 이번 대선의 최대 이슈는 서방과의 핵협상 타결에 따른 경제성장 성과였다. 비판론자들은 선거 기간 내내 “서방에 의존하려는 경제정책은 실패했다”며 로하니를 공격했다. 최근 이란의 탄도미사일 실험을 규탄하며 신규 제재를 가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와의 관계를 개선하고 남은 대(對)이란 제재를 해제하는 일은 난제 중의 난제로 꼽힌다. 렉스 틸러슨 미 국무장관은 로하니가 재선된 직후 “이란이 국제사회와의 관계를 바꾸길 원한다면 탄도미사일 실험을 중단하고 민주적 개혁을 이뤄내 달라”고 공개적으로 압박했다. 트럼프 정부는 이란이 시리아 아사드 정권, 예멘 후티 반군, 레바논 헤즈볼라 등 테러세력을 지원하고 있다며 이들에 대한 자금 지원을 중단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최악의 협상’이라며 폐기를 공약한 이란 핵협상에 대한 공세를 로하니가 잘 방어할지도 관건이다. 카이로=조동주 특파원 djc@donga.com}

    • 2017-0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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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9일 이란 대선… 로하니 미국發 훈풍

    19일 대선에서 재선에 도전하는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사진)이 대선 이틀 전 불어온 미국발 훈풍에 막판 기세를 올리고 있다. 로하니가 최대 업적으로 꼽는 서방과의 핵협상을 ‘최악의 협상’이라고 비판하며 폐기를 주장해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당분간 이란 제재 해제를 연장하기로 결정했기 때문이다. 미 국무부가 제재 해제 연장 여부 결정 시한을 하루 앞둔 17일 내린 이번 결정은 트럼프 행정부가 전임 버락 오바마 행정부의 대이란 핵협상을 폐기하겠다는 당초 공약에서 한 발짝 후퇴한 것이다. 미국의 이번 결정으로 이란 국민은 로하니 정부하에서 변화에 대한 희망을 이어갈 수 있게 됐다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분석했다. 이번 대선은 사실상 핵협상에 대한 국민투표 성격이 짙은데 핵협상 폐기를 천명해온 트럼프 대통령마저 협상 결과를 유지해야겠다고 판단했을 만큼 협상의 긍정적 측면이 강하다는 점이 드러난 것이기 때문이다. 이번 대선은 개혁파 현직 대통령 로하니와 강경보수 성직자 에브라힘 라이시 후보의 양자대결로 굳어져 1차 투표에서 과반 득표자가 나올 가능성이 높다. 막판 변수는 투표율이다. 로하니는 투표를 망설이는 이들이 강경보수파에는 반대하면서도 로하니 정부의 경제 성과에 실망한 이들이 많다고 보고 투표를 독려하고 있다. 이번 대선 투표율이 2013년 대선 당시 72.8%보다 높다면 로하니 당선이 유력할 것으로 전망된다.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최고지도자는 17일 “선거와 관련된 정부 조직은 국민의 신뢰를 받아야 한다. 국민의 투표를 보호하는 일이 중요하다는 점을 다시 한 번 강조한다”며 공정한 선거 관리를 강조했다.카이로=조동주 특파원 djc@donga.com}

    • 2017-0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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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우디부터 방문… 이슬람권 불만 달래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9일 9일간의 첫 해외 순방에 나선다. 연방수사국(FBI) 스캔들로 내환(內患)에 빠진 트럼프는 취임 5개월 만에 데뷔하는 국제무대에서 가시적 성과를 거둬 국내 정치 위기를 타개하려 하지만 방문하는 곳마다 어려운 과제들이 놓여 있다.○ 사우디서 ‘반(反)무슬림’ 인식 지우기(19∼21일) 트럼프가 첫 순방지로 사우디아리비아를 택한 것은 아랍 국가에 ‘트럼프는 반(反)무슬림’이라는 인식을 지우려는 의도(16일 영국 텔레그래프)다. 트럼프가 원하는 ‘이슬람국가(IS) 섬멸’을 현실화하려면 사우디를 비롯한 아랍권의 협력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트럼프는 전임 버락 오바마 정부 시절 다소 소원해진 사우디와의 관계를 회복하는 데 주력할 방침이다. 트럼프가 두 번이나 내렸던 미국 입국금지 행정명령 여파로 서운한 감정이 남아있는 이슬람권 국가들을 어떻게 달랠지도 관건이다. 트럼프는 21일 아랍-이슬람-미국 회담에서 요르단, 알제리, 니제르, 예멘, 모로코, 터키, 파키스탄, 이라크, 튀니지 등 이슬람권 국가 지도자와 단체로 만난다. 또 걸프협력회의(GCC) 6개국 정상과도 따로 만나 친(親)아랍 행보를 선보일 예정이다.○ 24시간 안에 이-팔 분쟁 중재(22, 23일) 사우디 다음 순방지인 이스라엘에선 24시간 머무르는 동안 중동의 최대 이슈인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분쟁을 중재해야 한다. 트럼프는 순방 전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마흐무드 압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을 각각 만나 정상회담을 가질 당시 이-팔 분쟁의 중재자가 되겠다고 밝혔다. 트럼프는 그동안 이-팔 현안에 대해 뚜렷한 입장을 밝히지 않고 립서비스 차원의 발언만 해왔다. 하지만 이번 만남에는 가시적인 협상 성과를 보여줘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트럼프는 우선 네타냐후와 정상회담을 갖고 유대인 성지인 통곡의 벽을 방문한 뒤 마사다 요새에서 연설한다. 이후 베들레헴에서 압바스와 만난다. 이스라엘은 미국대사관의 예루살렘 이전 공약을 미룬 채 정착촌 건설에 제동을 거는 것에 불만을 품고 있다. 팔레스타인은 두 국가 해법에 대한 지지를 촉구하고 있다. 트럼프는 이처럼 서로 다른 두 상대를 모두 만족시켜야 하는 어려운 과제를 안고 이스라엘 땅을 밟는다. 방문 기간이 짧은 만큼 이-팔의 구체적인 현안을 다루기보다는 두 정상이 자신의 중재하에 평화협상에 나설 의지를 보였다는 것을 상징적으로 부각시키는 데 주력할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대선 유세 때처럼 일방적으로 이스라엘을 옹호하는 발언을 했다간 팔레스타인의 강한 반발을 살 수 있어 신중한 단어 선택과 입조심이 필수다.○ 교황 그리고 국제 정상회의 첫 데뷔(24∼27일) 트럼프는 이스라엘 방문 뒤 이탈리아 로마로 건너가 바티칸에서 12억 가톨릭 수장인 프란치스코 교황을 만난다. 트럼프와 교황은 기후변화, 난민 위기 등을 두고 대립해왔다. 미국 대선 당시 교황이 트럼프의 멕시코 장벽 건설 공약에 대해 “다리 대신 장벽 건설만을 생각하는 사람은 크리스천이 아니다”라고 정면으로 비판하자 트럼프는 “종교 지도자가 개인의 신념에 의문을 제기하는 건 모욕적”이라고 받아쳤다. 24일 만남에선 좀 더 부드러운 대화가 오갈 것으로 예상된다. 25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리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는 트럼프가 취임 후 처음 참석하는 국제 정상회의다. 트럼프는 이 자리에서 평소 천명해온 나토의 방위비 분담금 인상 문제를 꺼낼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가 나토를 구시대의 유물인 양 비판해온 데 불만을 품고 있는 나토 회원국들을 달래면서도 특유의 협상력을 발휘해 분담금 인상을 설득해낼지 관심이 모아진다. 나토 회원국들은 영토 확장 야욕을 보이는 러시아에 대한 미국의 견제를 요구할 것으로 관측된다. 마지막 일정인 26, 27일 이탈리아 시칠리아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선 파리기후변화협약 탈퇴 공약에 대한 명확한 입장을 요구하는 각국의 공세를 견뎌내야 한다. 당초 트럼프는 해외순방 전 협약 탈퇴를 선언하려다 보류했다. 정상들은 지구온난화를 막기 위한 온실가스 감축 약속을 미국이 이행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트럼프를 강하게 압박할 공산이 크다. 정상들은 또 ‘미국 우선주의’를 내세우며 천명해온 보호주의 무역에 대해서도 우려를 나타낼 것으로 보여 트럼프가 이를 어떻게 받아칠지도 관심사다.카이로=조동주 특파원 djc@donga.com}

    • 2017-0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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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란 대선, 로하니-라이시 ‘2파전’

    재선에 나선 중도 성향의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이 대선 나흘 전 갑작스러운 보수 단일화라는 암초를 만났다. 10% 안팎 지지율로 대선 레이스 3위를 달리던 모하마드 갈리바프 테헤란 시장이 2위 주자인 에브라힘 라이시 지지를 선언하며 중도 사퇴한 탓이다. 이로써 중도개혁 로하니와 강경보수 라이시의 2파전으로 접어든 이란 대선은 19일 1차 투표에서 과반수 지지를 얻는 후보가 나올 가능성이 높아졌다. 갈리바프는 15일 “국민과 공화국의 이익을 지키기 위한 중대 결심”이라며 후보 사퇴 선언과 함께 같은 보수파인 라이시를 지지해줄 것을 촉구했다고 이란 메흐르통신이 보도했다. 실업률이 20%에 이르는 이란에서 일자리 500만 개 창출을 공약으로 내걸었던 갈리바프는 최근 여론조사에서 라이시와 엎치락뒤치락하며 2위 자리를 다퉈왔다. 갈리바프는 결선 투표 진출이 불투명한 상황에서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하메네이가 적극 밀고 있는 라이시를 지지하면서 정치적 실익을 노린 것으로 풀이된다. 10%대 지지율을 지켜온 3위 주자 갈리바프가 사퇴하면서 이번 대선은 로하니와 라이시의 과반수 확보 대결이 됐다. 나머지 세 후보 지지율은 여론조사 결과 2% 미만이라 큰 의미가 없는 상황이다. 변수는 부동표의 향배다. 11∼14일 여론조사에 따르면 로하니 28%, 라이시 12%, 갈리바프 9%를 기록했지만 아직 표심을 정하지 못한 부동표가 24%, 답변 거부가 22%나 됐다. 이번 이란 대선은 서방과의 핵 협상 타결 후 경제 상황에 대한 국민투표 성격이 강하다. 로하니는 재선하면 남아있는 서방의 제재를 모두 풀고 외국 투자를 적극 유치하겠다고 공약한 반면에 라이시는 경제 침체가 심각하다며 독자적인 경제성장을 천명했다. 로하니는 주로 개혁 세력과 여성, 라이시는 최고지도자와 혁명수비대 등 보수층과 빈곤층의 지지를 받고 있다. 아직까지 표심을 정하지 못한 이들은 주로 도심 중산층으로, 보수파에는 반대하면서도 로하니의 부진한 경제성과에 투표를 주저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로하니가 1차 투표에서 과반수를 얻지 못할 수도 있다는 위기감은 개혁 세력을 결집시키고 있다. 1997∼2005년 이란 대통령을 지낸 개혁 진영의 대부 모하마드 하타미 전 대통령은 14일 텔레그램을 통해 로하니 지지를 호소하는 동영상을 발표했다. 그는 “사상의 자유, 법치, 인권, 사회경제 정의를 실현하려면 로하니에게 투표하라”고 독려했다. 미국 아카데미상 2회 수상에 빛나는 유명 영화감독 아스가르 파르하디도 이날 부동층을 향해 로하니를 지지해 달라고 호소했다.카이로=조동주 특파원 djc@donga.com}

    • 2017-0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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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하인 학대’ UAE 공주 8명, 9년만에 첫 재판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의 공주 8명이 벨기에 브뤼셀 호화 호텔에서 8개월여 동안 머무르며 하인 20여 명을 학대한 혐의로 9년 만에 재판에 넘겨졌다. UAE 아부다비 토후의 미망인인 셰이카 함다 알 나흐얀과 딸 7명이 2008년 호텔의 한 층 전체의 53개 객실을 통째로 쓰면서도 20여 명의 하인들에겐 월급으로 하루 방값에도 못 미치는 500달러(약 56만5000원)만 주고 사실상 감금하며 현대판 노예처럼 부렸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사건은 당시 하인 중 1명인 31세 모로코 여성이 호텔을 탈출해 브뤼셀 경찰서에 신고하면서 세상에 알려졌다. 공주들이 호텔 곳곳에 경비원을 배치해 하인들이 밖에 나가는 걸 막았고, 공주들이 먹다 남긴 잔반으로 식사를 하게 했다는 게 하인들의 공통된 주장이다. 하인들은 언제든 공주들의 명령을 받기 위해 24시간 내내 공주들 방의 바닥에서 대기하며 잠을 잤다고도 주장했다. 한 하인은 3일 동안 음식과 물을 먹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공주들은 하인들에게 적합한 비자를 받아주지 않은 혐의도 받고 있다. 브뤼셀 법원이 12일 첫 재판을 열기까지 무려 9년의 시간이 걸렸다. 공주 측이 법적 절차마다 이의를 제기하며 시간을 끌었기 때문이다. 공주 측이 고용한 최고급 변호사 3명은 벨기에 법원을 드나들며 ‘경찰이 공주의 스위트룸에 들어갈 수 있는 법적 권한이 있는지’ 등의 세부적 절차에 대해 법적 논쟁을 벌여 왔다. 공주들이 유죄 판결을 받게 되면 수십만 달러의 벌금과 실형까지도 가능한 상황이라고 BBC는 전했다. 하지만 UAE가 공주들을 벨기에로 보내 형을 살게 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방송은 전했다.카이로=조동주 특파원 djc@donga.com}

    • 2017-0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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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로하니의 재선 도전, 3대 장벽 넘을까

    이란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하메네이가 대통령에 선출됐던 1981년 대선 이래 모든 대통령이 연임에 성공했다. 이런 역사를 보면 하산 로하니 대통령은 19일 치러지는 대선에서 재선의 희망을 가질 만하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다. 로하니는 2013년 당시 득표율 50%를 넘기며 당선됐지만 이번 대선에선 최고지도자와 혁명수비대, 노동계층의 반대 정서를 극복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대통령을 뛰어넘는 이란의 1인자인 최고지도자 하메네이는 대선을 앞두고 잇따라 로하니의 개방 정책과 경제 성과 부진을 비판하고 있다. 하메네이는 로하니가 서방과의 핵협상과 개방을 통해 외국인 투자를 유치하고 경제성장을 도모하려는 정책이 실효를 거두지 못하고 있고 이란의 순수성을 오염시킬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최고지도자가 대선을 앞두고 현직 대통령에 대해 부정적인 공개 발언을 이어가는 건 로하니의 경쟁자이자 자신의 후계자로 여기는 강경보수 성직자 에브라힘 라이시를 밀어주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이란 최정예 부대인 혁명수비대가 라이시를 적극 지지하고 있는 점도 로하니에겐 걸림돌이다. 혁명수비대는 라이시가 대통령이 된다면 임기 후 78세의 고령인 하메네이 후임으로 최고지도자에 오를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장기적 미래를 고려해 라이시를 지지하고 있다고 로이터통신이 9일 보도했다. 혁명수비대는 로하니가 업적으로 꼽고 있는 핵 협상에 대한 반감도 크다. 로하니는 최근 TV토론에서 “혁명수비대가 지난해 탄도미사일을 시험 발사할 때 미사일 표면에 ‘이스라엘은 사라져 버려야 한다’는 구호를 적어 공개하며 핵합의를 방해하려 했다”고 비판했다. 서방과의 핵협상에도 좀처럼 개선되지 않는 경제 상황에 노동계층이 로하니에게 슬슬 등을 돌리는 분위기다. 수년 동안 이어지는 경제난에 임금이 제자리 상태고, 공식 실업률이 12.7%에 이르면서 노동 여건이 여전히 열악한 상태이기 때문이다. 로하니가 7일 이란 광산의 광부 집단 매몰 사고 현장을 방문했을 당시 광부들은 그의 차량에 계란을 던지고 발길질하며 분노를 표출했다. 열악한 노동환경에 분개한 광부들이 “한 달 임금이 265달러(약 30만 원) 수준인데 이걸로 어떻게 먹고사느냐”고 항의했다고 알자지라 방송은 전했다.카이로=조동주 특파원 djc@donga.com}

    • 2017-0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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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민전선 스타’ 르펜 조카 돌연 정계 은퇴

    프랑스 역사상 최연소(만 22세) 하원의원에 당선됐던 국민전선(FN)의 마리옹 마레샬르펜 의원(27·사진)이 6월 총선에 불출마하고 당분간 정치를 그만두겠다고 선언했다. 대선에서의 34% 득표를 바탕으로 다음 달 총선에서 주요 야당으로 도약하려던 국민전선은 대선 후보 마린 르펜의 조카이자 당내 현역 하원의원 2명 중 1명인 마레샬르펜의 갑작스러운 불출마에 당황한 기색이다. 마레샬르펜은 세 살배기 딸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내기 위해 정치계를 당분간 떠나겠다고 말했다고 르피가로가 9일 보도했다. 총선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프로방스알프코트다쥐르 주 남동부 지역의 국민전선 지구당 위원장 자리에서도 물러났다. 마레샬르펜은 당을 창당한 장마리 르펜의 둘째 딸의 딸로, 장마리의 셋째 딸인 마린 르펜과 이모, 조카 사이다. 마레샬르펜은 2010년 20세의 나이로 지방선거에 출마했다가 낙선했지만 2012년 현대 프랑스 역사상 최연소 하원의원에 당선됐다. 174cm의 큰 키에 화려한 외모로 대중적 인기가 높은 당내 스타다. 마레샬르펜은 당의 설립자가 가장 신임하는 손녀이자 이모의 뒤를 이어 당을 이끌 차세대 주자로 꼽혀 왔기에 정계에 복귀할 가능성이 높다. 일각에서는 마레샬르펜의 갑작스러운 정계 은퇴가 당의 정치 노선을 두고 이모와 불화를 빚었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카이로=조동주 특파원 djc@donga.com}

    • 2017-0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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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1세 아들을 인간방패로 삼은 IS의 ‘미시즈 테러’

    영국 여성 록가수였다가 이슬람국가(IS)에 가담한 ‘미시즈 테러(Mrs. Terror)’ 샐리 존스(48·사진)가 미군의 드론 공습 암살을 피하기 위해 11세짜리 아들을 인간방패로 삼고 버티는 것으로 알려졌다. 25세 연하 남편이었던 IS의 해커 주나이드 후세인이 2년 전 시리아 락까에서 미군 드론 공습으로 사망한 이후 미군이 어린이와 시민은 폭격하지 않는 점을 노려 아들을 늘 동행하고 다닌다는 것이다. 존스는 유럽 여성을 IS로 끌어들여 ‘지하디스트의 신부’로 만들거나 여성 테러범으로 키우는 채용 총책임자를 맡고 있다. 남편 후세인이 서방을 공격하기 위해 창설한 IS 여성 전투부대 ‘안와르 알 아울라끼’도 이끌고 있다. 온라인을 통해 서방에 거주하는 외로운 늑대들에게 자국에서의 테러를 선동하는 활동도 주도하고 있다. 미국은 숱한 테러의 배후로 지목돼 ‘미시즈 테러’라고 불리는 존스를 사살 대상 20위권 안에 두고 동태를 예의주시해 왔다고 영국 텔레그래프가 7일 보도했다. 영국 동남부 켄트 주 채텀 출신인 존스는 여성 록밴드 ‘크런치’ 멤버로 활동하고 로레알 향수 판매원으로 일하던 평범한 여성이었다. 남편과 이혼해 싱글맘이던 2013년 온라인을 통해 당시 19세였던 후세인을 알게 돼 사랑에 빠졌다. 그해 말 시리아로 건너가 IS에 투신했다. 당시 8세였던 아들 조조도 엄마를 따라 IS의 일원이 됐다. 조조는 11세이던 지난해 8월 IS 군복을 입고 권총으로 포로를 직접 사살하는 영상에 등장해 전 세계적으로 큰 충격을 줬다. 존스는 2013년부터 남편과 다수의 서방 테러 계획을 세운 것으로 전해졌다. 그중 하나는 미국인을 선동해 이라크나 아프가니스탄 참전 용사를 참수하고 그 과정을 온라인으로 생중계하는 것이었다. 이 계획은 미국 경찰서에 자살 폭탄테러를 벌이려다 체포돼 지난해 징역 20년형을 선고받은 무니르 압둘카데르(22)의 재판 과정에서 드러났다. 존스와 후세인은 미국 노스캐롤라이나 출신 19세 남성 저스틴 설리번에게도 미국 콘서트장이나 나이트클럽에서 총기난사 테러를 벌이라고 독려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IS 아프간지부 수장 압둘 하십이 지난달 27일 아프간 낭가하르 주 동부에서 미군 특수부대와 아프간군 공동작전으로 사살됐다고 로이터가 7일 보도했다. 하십은 지난해 조직 수장 하피즈 사이드 칸이 미군 드론 폭격으로 사망한 이후 조직을 물려받았다. 3월 8일 아프간 수도 카불 국립군사병원을 공격해 100여 명의 사상자를 내는 등 다수의 공격을 주도해왔다. 아프간 산지에서 펼쳐진 공동작전에서 IS의 격렬한 저항으로 미군 2명이 전사했다.카이로=조동주 특파원 djc@donga.com}

    • 2017-0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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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변방의 극우’서 정치중심부로… 르펜, 집권 문턱까지 ‘진격’

    프랑스 극우정당인 국민전선(FN) 마린 르펜 후보(48)는 대통령 선거에서 패한 7일 밤 조앤 제트 앤드 더 블랙하츠의 팝송 ‘I Love Rock ‘n’ Roll’에 맞춰 지지자들과 함께 춤을 췄다. 비록 이번 결선투표에서 에마뉘엘 마크롱 후보에게 패배했지만, 1972년 창당 이래 가장 많은 1064만여 표를 획득하면서 득표율을 33.9%까지 끌어올린 데에 대한 자축이었다. 르펜 지지자들은 그의 상징인 파란 장미를 들고 몰려와 역대 최고 득표를 축하했다. 르펜은 이번 대선에서 극우정당의 집권 가능성을 한층 끌어올려 ‘절반의 성공’을 거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의 아버지 장마리 르펜이 1974년 대선에 처음 출마했을 당시 19만 표에 그쳤던 국민전선은 43년 후인 이번 대선에서 1100만 표에 육박할 만큼 급성장했다. 아버지가 결선 투표에 진출했던 2002년 대선에서는 프랑스 전역에서 대규모 반대 시위가 벌어졌지만, 이번 대선에서는 르펜을 격렬히 반대하는 전국 단위 시위도 거의 없었을 만큼 정당 이미지도 개선됐다. 르펜이 이번 대선에서 확보한 33.9%의 득표는 국민전선을 대중적으로 인정할 수 있는 정당으로 만든다는 목표에 성큼 다가선 결과라고 BBC는 평가했다. 르펜은 이번 대선으로 국민전선이 주요 야당으로 자리 잡았다고 자평하며 당의 전면 재정비를 통해 6월 총선에 매진하겠다고 밝혔다. 국민전선의 현 의석은 2석에 불과하지만 주요 정당인 공화당과 사회당 후보를 제치고 결선 투표에 진출한 저력으로 의석수를 늘리는 데 집중할 예정이다. 르펜은 우선 국민전선이라는 당명부터 바꿀 예정이다. 아버지 때부터 인종차별, 제노포비아(외국인혐오증), 반유대주의 등 극우 이미지가 강한 국민전선이라는 당명이 득표력 확장에 장애가 된다고 판단한 것이다. 다른 정당과의 연대를 강화하면서 정당 외연의 폭을 확대하는 데도 힘을 쏟을 예정이다. 르펜은 “새로운 정치세력으로 부상하기 위해선 당을 새로 탈바꿈해야 한다”며 “우리 운동의 근본적인 변혁을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젊은 정치인인 르펜은 2022년 차기 대선에 도전할 가능성이 높다. 당내에서도 마땅한 경쟁자가 없어 입지가 굳건하다. 만약 마크롱 정부에서 실업률이 더욱 악화되고 기업의 해외 진출로 인한 산업공동화 등 세계화의 부작용이 더 커진다면 반(反)유럽연합(EU), 반이민 정책을 주장하는 르펜을 향한 표심이 지금보다 더욱 늘어날 수 있다. 1차 투표 결과를 보면 국민전선의 전통 지지 기반인 프랑스 남부뿐 아니라 산업공동화가 진행된 북부와 북동부 지역에서의 지지율이 높아지고 있다. 르펜은 노동자뿐 아니라 경찰 등 공무원 사이에서도 인기를 얻고 있고, 청년 실업에 분노한 젊은층에 이어 35∼49세 유권자의 지지도도 상승세다. 르펜이 극우정당으로서의 확장성 한계를 어떻게 극복하느냐가 차기 대선 승리의 관건이다. 대선 결선 투표에서 극우 집권을 막기 위해 모든 주류 정당이 한데 뭉치는 프랑스 특유의 선거문화가 걸림돌이다. 르펜은 이번 선거에서 마크롱에 더블 스코어 가깝게 패하며 극우 정당의 한계를 넘지 못했다. 아버지 르펜도 2002년 결선 투표에 진출했지만 극우 집권에 거부감을 갖고 똘똘 뭉친 ‘공화국 전선’에 가로막혀 17.8% 득표에 그쳤다. 국민전선이 유럽의회 기금 30만 유로(약 3억7000만 원)를 불법적으로 유용했다는 혐의에 대한 경찰 조사를 앞두고 있는 점도 부담이다.카이로=조동주 특파원 djc@donga.com}

    • 2017-0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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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하마스, 새 지도자에 ‘실용주의자’ 선출

    팔레스타인 가자지구를 통치하는 무장정파 하마스가 실용주의자로 평가받는 이스마일 하니야 전 가자지구 총리(54·사진)를 새 지도자로 선출했다. 최근 이스라엘을 파괴 대상으로 지목한 1988년 헌장을 폐기한 데 이어 유화적인 지도자를 선출하면서 하마스가 국제적 고립 상태에서 벗어나기 위한 움직임을 본격화하고 있다. 6일 하마스의 새 정치 지도자로 선출된 하니야는 가자지구 서부 샤티 난민캠프 태생으로, 하마스 창시자인 셰이크 아흐메드 야신의 개인비서를 지냈다. 2006년 선거서 승리한 하마스 주도 내각의 총리를 지냈다. 임기 만료로 물러나는 전임 지도자 칼리드 마슈알은 2007년부터 카타르로 망명해 원격 통치를 했지만, 하니야는 가자지구에 머물며 조직을 이끌 것으로 보인다. BBC는 강성 이미지가 강한 하마스가 실용주의자인 하니야를 정치지도자로 선출한 건 국제적 고립 상태를 완화시키기 위해서라고 분석했다. 하마스는 이스라엘뿐 아니라 미국 유럽연합(EU) 영국 등으로부터 테러단체로 규정돼 있다. 가자지구 봉쇄가 지속되면서 190만 주민 대부분이 식량난과 전력난에 시달리고 있다. 하니야는 앞으로 하마스의 강성 이미지를 희석시키려는 노력을 주도할 것으로 관측된다. 카이로=조동주 특파원 djc@donga.com}

    • 2017-0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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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佛공화당 ‘젊은피’ 수혈… 새 당수에 51세 바루앵

    프랑스 6월 총선에서 우파 공화당을 이끌 새 지도자로 프랑수아 바루앵 상원의원(51·사진)이 선출됐다. 7일 대통령 선거 결선투표에서 의석이 전무한 중도정당 앙마르슈(전진)의 에마뉘엘 마크롱 후보(39) 당선이 유력한 가운데 공화당은 51세 젊은 당수를 내세워 총선에서 승리해 총리를 거머쥐어 마크롱과 동거정부(코아비타시옹)를 구성한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공화당은 2일 바루앵을 새 지도자로 선출하며 우파와 중도 진영 결집을 호소했다고 르피가로 등이 3일 보도했다. 프랑수아 피용 대선 후보가 3위에 그쳐 정권 창출에 실패한 상황에서 공화당이 국정 장악력을 가지려면 총선에서 다수당이 돼 총리 자리를 꿰차야 한다. 하원의원 577명을 뽑는 이번 총선에서 공화당(199석)은 제1당인 사회당(292석) 출신 프랑수아 올랑드 대통령의 지지율이 바닥이고, 차기 대권이 유력한 마크롱의 앙마르슈는 원내 의석이 전혀 없어 승리할 수 있다고 자신하고 있다. 하지만 마크롱이 집권한 지 한 달도 되지 않은 상황에서 치러지는 총선에서 앙마르슈가 얼마나 의석을 차지할지가 변수다. 그동안 프랑스는 새 대통령에게 의회 과반수를 안겨줘 왔는데, 의회 기반이 전혀 없는 1년짜리 신생 정당 앙마르슈가 다수당으로 도약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방송기자 출신인 바루앵은 1993년 당시 우파 공화국연합 소속으로 하원의원에 당선됐다. 자크 시라크 정부에서 국제영토부, 내무부 장관을 역임한 데 이어 니콜라 사르코지 정부에서 피용이 총리로 재직한 내각의 예산부, 재무부 장관을 지냈다.카이로=조동주 특파원 djc@donga.com}

    • 2017-0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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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메르켈, 푸틴 만나 ‘선거 개입’ 경고… 메이 “지독히 어려운 여자 될 것” EU 압박

    올해 정권의 운명을 건 선거를 앞둔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가 해외 정적을 활용해 국내 득표력을 높이려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메르켈은 9월 총선을 앞두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만나 선거 개입을 하지 말라고 은연중에 경고했다. 하드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동력 확보를 위해 6월 조기 총선 승부수를 띄운 메이는 협상 대상인 EU의 장클로드 융커 집행위원장을 향해 강경한 협상 태도를 천명했다. 메르켈은 2일 러시아 소치에서 푸틴과 2년 만에 가진 2시간가량의 정상회담에서 러시아의 미국과 유럽 선거 개입 의혹에 대한 견해를 직접 물었다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독일의 9월 선거에 러시아가 개입하지 말 것을 돌려서 말한 것으로 해석된다. 푸틴은 “우리는 절대 외국 선거에 개입하지 않고, 외국이 우리 선거에 개입하는 것도 원치 않는다”며 의혹을 강하게 부인했다. 메르켈은 러시아의 군사 독트린에 전통적 군사력과 가짜 뉴스 등 사이버 공격을 가미한 ‘하이브리드 전쟁’이 포함돼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재차 경고 메시지를 보냈다. 메르켈은 러시아 언론이 베를린에 사는 13세 독일 소녀가 난민에게 납치돼 실종된 사건을 독일 정부가 은폐하려 했다는 가짜 뉴스를 예로 들며, 이런 움직임이 감지되면 단호하게 대처하겠다고 말했다. 독일과 러시아의 정상회담은 우크라이나 분쟁과 시리아 사태 등에 대해 논의했지만 확고한 의견차만 확인하고 그다지 성과 없이 끝났다. 메르켈은 이런 결과를 예상하면서도 푸틴과 만난 건 국내 유권자에게 정부가 EU 최대의 적인 러시아와 꾸준히 대화할 의지가 있고 민감한 현안을 피하지 않는다는 걸 각인시켜 주려는 목적에서였다고 FT는 분석했다. 브렉시트 선언 이후 EU 탈퇴금 600억 유로(약 75조 원)를 두고 EU와 설전을 벌여온 메이는 2일 BBC 인터뷰에서 “EU와의 브렉시트 협상에서 지독하게 어려운 여자(bloody difficult woman)가 되겠다”며 강경한 협상 자세를 천명했다. 막대한 탈퇴금이 걸린 협상에서 영국의 국익을 최우선시하는 모습을 유권자에게 각인시켜 조기 총선에서 국내 결집력을 노리려는 계산이다. 메이는 지난달 27일 영국 런던에서 융커 위원장, 미셸 바르니에 EU 집행위 브렉시트 협상대표와 만난 자리에서 탈퇴금 600억 유로를 낼 이유가 없다고 주장하며 갈등을 빚었다. 융커가 회동 직후 “전보다 10배는 더 회의적인 상태로 다우닝가(총리 집무실)를 떠난다”고 말했을 정도다. 메이의 강경한 태도에 융커가 메르켈에게 전화를 걸어 “메이는 다른 세상에 사는 것 같다”고 말했다는 뒷이야기가 흘러나오기도 했다.카이로=조동주 특파원 djc@donga.com}

    • 2017-0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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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실업률 20%’ 이란, 대선 최대 이슈는 일자리

    한국 대통령 선거 열흘 후인 19일 치러지는 이란 대선에서도 경제 성장과 일자리 창출이 최대 이슈다. 서방과의 핵 협상 타결로 인한 경제 제재 해제가 기대만큼 성장으로 이어지지 않았다는 여론이 72%에 달하는 가운데 하산 로하니 대통령의 경쟁자인 강경보수파 후보들은 일자리를 최대 500만 개 창출하겠다는 공약을 내걸며 표심 공략에 나섰다. 6명이 후보로 나선 이란 대선은 중도개혁파인 로하니와 강경보수파인 성직자 세예드 에브라힘 라이시의 양강 구도 아래서 보수파인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테헤란 시장이 변수로 작용하는 양상을 보인다. 개혁개방 정책을 추진하는 로하니의 인기가 높은 편이지만 이란의 1인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최고지도자가 공개적으로 라이시를 밀고 있어 결과를 장담할 수 없다. 보수파의 단일화도 주요 변수다. 후보들은 일제히 일자리 창출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이란의 공식 실업률은 12%지만 실제론 20% 수준이다. 가장 파격적인 공약을 내세운 건 갈리바프 시장 쪽이다. 일자리 500만 개를 창출하고 구직자에게 매달 수당 250만 리알(약 7만5000원)을 지급하겠다고 공약했다. 재원 조달 방식 등 구체적 방안을 언급하지 않아 비현실적이라는 지적을 받고 있지만 이란 공식 실업자인 330만 명보다도 많은 일자리를 만들겠다는 주장에 혹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 라이시는 매년 150만 개의 일자리를 만들고 실업률을 8%로 낮추겠다고 공약했다. 재선에 나선 로하니는 집권 4년 동안 60만 개의 일자리를 만들고, 40%에 달했던 인플레이션을 7.5%까지 낮춘 점을 부각시키고 있다. 로하니는 핵 협상으로 인한 성장의 열매가 완성되려면 4년 더 시간이 필요하다고 호소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카이로=조동주 특파원 djc@donga.com}

    • 2017-0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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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유라 “한국 가면 아들 뺏길까 두렵다”

    덴마크 검찰의 한국 송환 결정에 불복해 소송을 벌이고 있는 정유라 씨(21·사진)가 덴마크 현지 언론과의 연속 인터뷰를 통해 “모친인 최순실과 박근혜 전 대통령의 부패 스캔들에 대해 전혀 아는 바가 없고, 한국에 가면 아이를 빼앗길까 두렵다”고 주장했다. 송환 결정에 불복해 제기한 1심 재판에서 패소하자 동정에 호소하는 여론전을 펼치는 것으로 분석된다. 덴마크 올보르구치소에 구금된 정 씨 인터뷰는 지난달 24일 덴마크 매체 BT와 엑스트라블라데트를 통해 보도됐다. 정 씨는 구치소에서 일주일에 2번, 1시간씩만 두 살짜리 아들을 볼 수 있다며, 아들이 외국에서 가족과 떨어진 채 혼자 있으면서 이 사건으로 대가를 치르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그 작은 아이는 왜 엄마와 함께 있지 못하고 이별해야 하는지 이해하지 못한다”며 “내가 한국으로 송환되면 아들에게 무슨 일이 생길까 두렵다”고 말했다. 정 씨는 한국으로 강제 송환되면 한국 당국이 아들을 자신과 떼어놓고 전 남자친구에게 줄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정 씨는 최순실과 박 전 대통령, 삼성이 연루된 부패 스캔들에 대해 아는 게 있는지 하루에 100번도 더 생각해 보지만, 아는 게 없어서 말을 하고 싶어도 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사건이 벌어졌을 당시 자신은 15∼19세였고, 17세에 임신한 이후엔 집에서 부끄러워해 해외로 내보냈다며 한국에서 벌어진 일을 알 수 없었다는 것이다. 그는 “내가 아는 게 없다는 걸 입증하는 게 참 어렵다”며 “엄마(최순실)가 대통령과 가까웠지만 부정 행위를 할 어떠한 이유도 없었다”고 말했다. 이화여대 성적 조작 의혹에 대해서도 모르는 일이라며 혐의를 부인했다. 정 씨는 “난 대학에 두 번밖에 가지 않았다”며 “교수나 엄마가 뭘 했는지 몰랐고, 좋은 성적을 줬는지도 몰랐다”고 주장했다. 두 인터뷰 모두 정 씨가 회색 라운드티에 핑크색 트레이닝복을 입고 있는 것으로 보아 같은 날 연속적으로 진행된 것으로 추정된다. 공개된 사진 속 정 씨는 1월 올보르 은신처에서 체포됐을 당시보다 얼굴에 살이 오른 모습이다. 정 씨는 3월 17일 덴마크 검찰이 한국 송환을 결정하자 이에 불복하는 소송을 제기했지만 4월 19일 1심에서 패소해 항소한 상태다.카이로=조동주 특파원 djc@donga.com}

    • 2017-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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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터키, 쿠르드 민병대 기습공격… IS 격퇴전선 균열

    터키군이 25일 미군 주도 이슬람국가(IS) 격퇴 연합군의 일원인 시리아 내 쿠르드 민병대를 기습적으로 공습했다. 미국이 터키의 군사행동에 우려를 나타내면서 IS 격퇴전선이 흔들리고 있다. 터키군은 이날 오전 2시경 시리아 북부 카라코크와 이라크 북부 신자르 지역에 주둔한 쿠르드노동자당(PKK)을 향해 폭격을 가했다고 밝혔다. 터키는 PKK 기지들에 쌓인 무기와 폭발물이 터키로 반입되는 걸 막기 위한 조치였다고 주장했다. 이날 공습으로 PKK군 70여 명이 숨졌다고 터키군 측은 밝혔다. 터키와 적대적 관계인 PKK의 일원인 시리아 쿠르드 민병대 인민수비대(YPG)뿐만 아니라 신자르 지역의 이라크 쿠르드 자치정부군인 페슈메르가군에서도 사망자가 나왔다. 터키는 페슈메르가군의 피해에 대해 “당초 목표로 삼았던 게 아니었다”며 유감의 뜻을 밝혔다. YPG 측은 “터키의 공격을 멈추게 해달라고 미국에 항의했다”며 “동맹군은 이 사태를 좌시하지 않을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번 공습을 놓고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이 개헌 국민투표 승리 이후 분열된 국내 여론을 무마하기 위해 외국의 적을 향해 총부리를 겨눈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미 국무부는 터키가 미군 주도 IS 격퇴 동맹군의 승인을 받지 않고 폭격을 감행했다며 깊은 우려를 드러냈다. 마크 토너 미 국무부 대변인은 “이번 폭격은 우리의 IS 격퇴 주요 파트너에게 불운한 손실을 입혔다”며 “동맹군의 우려를 터키에 직접 전달했다”고 밝혔다.카이로=조동주 특파원 djc@donga.com}

    • 2017-0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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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방카 “아버지, 여성 위해 노력”… 청중 “우∼”

    “아버지는 가족을 돕고 성장할 수 있게 해주는 대단한 챔피언입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장녀 이방카(35·사진)가 25일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여성경제정상회의에서 아버지를 적극 옹호하다 빈축을 샀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 크리스티아 프리랜드 캐나다 외교장관 등 세계 주요 여성지도자들이 참석한 이번 회의는 여성이 일자리와 가정의 균형을 어떻게 맞춰야 하는지에 대해 토론하는 자리였다. 앙겔라 메르켈 총리의 초청으로 이 회의에 참가한 이방카는 과거 여성 비하 발언을 자주 했던 아버지 트럼프 대통령을 평소 가족에게 대단히 헌신적이며 여성 권리를 위해 노력해온 인물이라고 소개했다. 이방카는 “아버지는 여성이 남성만큼 일을 잘할 수 있는 잠재력과 능력이 있다는 믿음을 갖고 있다. 아버지가 사업을 해온 수십 년 동안 함께 일했던 수천 명의 여성들이 증인”이라고 말했다. 방청석에서는 순식간에 “우∼” 하는 아유가 쏟아졌다. 이방카는 아버지가 사업가로서 그랬듯 대통령으로서도 여성에 대한 믿음을 갖고 있다고 거듭 설명했지만 반응은 좋지 않았다. 이방카는 사회자가 ‘트럼프의 과거 행동들을 볼 때 그가 정말 여성 권리를 강화시킬 수 있는 사람인지 의문이 든다’고 질문하자 개인적 경험을 들어 반박했다. 이방카는 “난 아버지가 대통령이 되기 전부터 자랑스러운 지지자였다”며 “아버지는 내가 성장할 수 있도록 북돋아줬고, 나는 남자 형제들과 아무런 차별 없이 그 어떤 장벽도 없는 집에서 자랐다”고 밝혔다. 대통령의 딸이자 백악관 보좌관이라는 오묘한 위치에 대한 생각도 밝혔다. 그는 “‘미국의 퍼스트 도터(딸)’로서 당신은 누구를 대표하는가. 아버지냐, 미국인이냐, 당신의 사업이냐”라는 사회자의 질문에 “확실히 후자(사업)는 아니다”라며 “새 역할을 맡은 지 아직 100일도 되지 않아 확실히 익숙하지는 않지만 열심히 듣고 배우면서 내가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는 방법들을 찾아가는 중”이라고 답했다. 그는 “사려 깊은 남녀의 조언을 구하면서 여성이 국내외에서 경제적으로 힘을 강화시킬 수 있는 방안을 구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카이로=조동주 특파원 djc@donga.com}

    • 2017-0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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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출구조사 1%P도 안틀려… 佛 ‘족집게’ 여론조사 비결은

    프랑스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치러진 여론조사와 선거 직후 출구조사는 실제 선거 결과와 거의 일치하며 뛰어난 예측력을 보였다. 24일 최종 개표 결과 중도 신당 앙마르슈(전진) 에마뉘엘 마크롱 후보 23.7%, 국민전선(FN) 마린 르펜 후보 21.5%, 공화당 프랑수아 피용 후보 19.9%, 좌파당 장뤼크 멜랑숑 후보가 19.6%를 득표했다. 선거 열흘 전부터 치러진 23번의 여론조사에서는 모두 마크롱 1위, 르펜 2위를 예측했고, 지지율도 마크롱 22∼24%, 르펜 21∼23%로 실제 결과와 거의 같았다. 선거 종료 직후 발표된 출구조사 결과는 불과 1%포인트도 차이나지 않을 만큼 정확했다. 투표 종료 직후 발표된 출구조사에서는 여론조사기관 8곳 중 7곳이 모두 마크롱 23∼24%, 르펜 21∼22%, 피용과 멜랑숑 각각 19∼20%의 득표율을 예상했다. 프랑스 여론조사는 유권자에게 직접 전화를 거는 한국과 달리 대부분 인터넷으로 이뤄진다. 여론조사기관이 성별 나이 직업 지역 등 다양한 요소를 고려해 모집단 1000∼2000명을 뽑고 온라인으로 요청하면, 모집단이 인터넷 사이트에 접속해 응답하는 방식이다. 출구조사는 투표를 마치고 나오는 유권자에게 표심을 묻지 않고 실제 투표 결과를 활용한다. 오전 8시부터 시작되는 투표는 대부분의 도시에선 오후 7시에 종료되고, 파리 등 대도시에선 오후 8시에 마감되는 점에 착안했다. 출구조사기관은 전체 민심이 잘 드러날 수 있는 투표소 중 오후 7시에 마감되는 200곳을 사전에 선별한다. 오후 7시에 투표가 마감되면 선거당국은 투표소마다 후보별로 충분한 양의 샘플 투표수를 등록하는데, 조사기관들은 이 샘플로 지역별 과거 투표 결과 등 다양한 요소를 적용한 정교한 프로그램을 활용해 결과를 산출한다.카이로=조동주 특파원 djc@donga.com}

    • 2017-0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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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집트는 阿-중동 진출 허브… 한국기업 투자 많이 해달라”

    《 “한국 기업이 이집트에 더 많이 투자해 양국의 경제 협력을 증진시킬 때입니다. 한국의 대표적 자동차 기업인 현대자동차가 이집트에 제조공장을 짓는다면 막대한 인센티브를 제공할 겁니다.” 북아프리카 강국 이집트의 무역과 산업 정책을 총괄하는 타레크 카빌 통상산업장관은 20일(현지 시간) 한국 언론과는 처음으로 본보와 인터뷰를 갖고 “한국 기업이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하지 않은 중동과 아프리카에 효율적으로 진출하는 데 이집트가 최고의 허브 역할을 할 수 있다”며 이렇게 강조했다. 중동과 아프리카 중심에 위치해 있는 이집트는 범아랍무역자유지대(GAFTA) 17개 회원국, 동남아프리카공동시장(COMESA) 19개 회원국과 FTA를 체결하고 있다. 미국 음료업체 펩시코의 중동 대표를 지낸 그는 2015년 9월 장관에 취임한 이후 세계 10대 경제대국인 한국과의 전략적 관계 강화에 주력해 왔다. 양국 수교 22주년을 맞아 성사된 이날 인터뷰는 수도 카이로의 통상산업부 7층 장관실에서 진행됐다.》 카빌 장관은 한국 기업이 이집트에 생산공장을 두면 아프리카와 중동, 유럽 등 16억 인구 시장에 관세 없이 수출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집트가 가진 투자 매력으로 △인구 9200만 명의 넓은 시장 △지정학적 위치 △중동-아프리카-유럽연합(EU)과의 FTA △기술력과 값싼 노동력을 꼽았다. 이집트 인구의 57%가 24세 미만의 청년이라 시장의 성장력이 높다는 점도 장점으로 들었다. 관광, 인력 해외 수출, 수에즈 운하 통관이 3대 산업인 이집트 정부는 최근 들어 해외 제조공장 유치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삼성전자가 2013년 베니수에프에 TV 공장을 신설했고, 1990년 처음 진출한 LG전자는 2014년 카이로 동부 텐스오브라마단 20만 m² 부지에 TV·세탁기 공장을 새로 지었다. 카빌 장관은 “지난해 관광업이 부진했는데도 전체 산업이 발전한 덕에 경제가 4.3% 성장했다”고 말했다.“해외기업에 인센티브 제공” 카빌 장관은 이집트가 완성차 제조공장 유치를 위해 해외 기업들과 협상을 벌이고 있는데 한국 기업이 없다며 아쉬워했다. 그는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이집트에 가전제품 제조공장을 지어 중동과 아프리카 수출의 허브로 삼고 있는 만큼 현대차도 이집트에 관심을 갖길 바란다”고 말했다. 현대자동차는 중동과 아프리카의 수요가 많지 않아 아직까지는 공장 설립을 검토하지 않고 있다. 카빌 장관은 각종 규제 철폐를 통해 이집트를 비즈니스 친화적인 국가로 만들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집트는 새로 진출한 해외 기업에 대해선 자본금에 부과되는 세금의 30%를 7년 동안 인센티브로 지급하고, 공장 위치에 따라 용지를 무상으로 제공한다. 그는 “삼성전자에도 공장 용지를 무상 제공했다”며 “정부가 지정한 장소에 공장을 짓는 특정 업종의 해외 기업에 더 많은 인센티브를 주는 법안이 국회에서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 이집트가 향후 5년 동안 엔지니어링 건축 화학 섬유 등 4대 산업을 집중 육성할 예정이라며 한국 기업들의 적극적인 진출을 당부했다. 정보기술(IT) 서비스와 프로그래밍, 소프트웨어 개발 등 IT 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스마트시티 4곳을 건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 정부는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갈등으로 주요 수출 시장인 중국과의 관계가 틀어지면서 중동, 아프리카, 인도 등 신흥시장 공략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임성남 외교부 1차관의 지난달 이집트, 인도 방문도 이러한 맥락이다. 한국은 이집트와의 FTA 체결을 장기 과제로 삼고 있다. 그러나 FTA 협상을 총괄하는 카빌 장관은 “현재로서는 한국과의 FTA를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유보적인 태도를 보였다. 지난해 한국과 이집트의 총교역액 18억3000만 달러 중 한국의 대이집트 수출이 17억7000만 달러에 달하는 상황에 FTA까지 체결하면 무역 역조가 더 심화될 것으로 우려했다. 그는 “FTA는 양국이 상호 윈윈할 수 있는 방향으로 흘러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집트에 진출한 한국 기업 관계자는 “현재 상황으로는 이집트가 한국과의 FTA를 받아들일 가능성은 낮다”며 “2011년 이집트 시민혁명 이후 중단된 서울∼카이로 직항노선 재개나 여행경보 단계 하향 조정 같은 파격적인 당근을 제시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카빌 장관은 한국 기업이 이집트에 진출해 제조공장을 짓고 부품 조달을 현지화한다면 FTA 체결과는 무관하게 양국 경제협력을 강화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양국의 교역액에 비해 한국 기업의 이집트 투자액은 4억 달러 정도로 많은 편이 아니다”라며 “한국 기업의 더 많은 투자를 기대한다”고 말했다.“현재론 한국과 FTA 고려안해” 이집트는 20년 전 한국처럼 국제통화기금(IMF) 구제금융 사태를 겪고 있다. IMF로부터 3년간 120억 달러를 지원받는 조건으로 변동환율제 채택, 전기 유류 등 각종 보조금 대폭 삭감 등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펼치고 있다. 지난해 11월 고정환율제가 폐지되면서 당초 달러당 8.8이집트파운드였던 환율이 18파운드로 치솟았다. 화폐 가치가 절반 이하로 떨어지면서 인플레이션이 극심한 상황이다. 카빌 장관은 “IMF가 우리의 자체적인 경제발전 계획을 승인하고 적극적으로 돕고 있다”며 “한국이 외환위기를 훌륭하게 극복하고 더 잘사는 나라가 된 것처럼 이집트도 그렇게 될 것”이라고 자신감을 나타냈다. 그는 압둘팟타흐 시시 대통령이 지난해 3월 한국을 방문했을 때 산업 발전 양상에 깊은 감명을 받았다고 덧붙였다. 이집트 현지의 한국 기업들은 이집트의 향후 1, 2년이 경제위기 극복의 중대한 고비가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IMF위기, 한국처럼 극복할 것” 이집트가 IMF 구제금융 전까지 극심한 외화난에 시달리면서 이집트에서 사업을 하는 한국 기업들은 지난해까지 이집트파운드를 달러로 환전하지 못해 애를 먹었다. 주형환 산업통상부 장관이 지난해 5월 이집트를 방문해 시시 대통령을 만나 직접 환전난을 해소해 달라고 부탁했지만 상황은 크게 나아지지 않았다. 변동환율제 이후 환전난이 해소되긴 했지만 이집트 화폐 가치가 절반 이하로 폭락하면서 한국 기업은 보유하고 있던 이집트 자산의 가치가 뚝 떨어져 큰 피해를 입었다. 이집트에 진출해 있는 한국 기업들은 이집트 정부가 신규 투자 유치를 위해 적극적인 혜택을 내놓으면서도 기존 진출 기업에 대한 보상은 부족하다며 아쉬워하고 있다. 기업들은 현지 제조 상품 수출액의 일정 비율(7∼10%)을 인센티브로 되돌려주는 수출장려금 제도를 현재보다 더 강화해야 한다고 이집트 정부에 꾸준히 건의하고 있다. 카빌 장관은 “이집트 정부가 피해를 입은 한국 기업을 직접 도울 수는 없지만, 고환율이 유지되면서 한국 기업이 이집트에서 다른 국가로 수출하기에 유리한 환경이 만들어졌다”고 지적했다. 달러 가격이 2배 이상으로 높아지면서 이집트에서 생산한 제품을 수출하면서 거두는 이익도 그만큼 높아졌다는 취지다. 이집트는 IMF 체제 이후 외화 유출을 막기 위해 완제품에 대한 통관을 대폭 강화하는 추세다. 이전에는 국제표준화기구(ISO) 조건을 충족한 제품에는 통관검사를 면제해 줬는데 최근엔 ISO와 무관하게 무작위로 검사를 진행하면서 당초 4주 정도 걸렸던 완제품 통관이 8∼12주로 늘어났다고 한다. 그만큼 창고 비용이 높아지면 판매 가격도 올라갈 수밖에 없다. 한국 기업들은 이집트 정부에서 관세 환급과 수출장려금 지급 등 혜택을 받기 위한 절차가 과도하게 복잡하고 오래 걸린다고 지적한다. 해외에서 수입한 자재를 현지 공장에서 조립해서 다시 해외에 수출하면 정부에서 관세를 환급받는데 관련 서류가 워낙 복잡하고 절차가 길어 실제 환급까지 1년이 넘는 사례가 적지 않다는 것이다. 수출장려금을 받는 기간 역시 평균 10개월 이상 걸린다고 한다. 한국 기업들은 이집트 정부가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게 서류 절차를 혁신적으로 간소화해 주길 바라고 있다. 이에 대해 카빌 장관은 “이집트에 진출한 기업들을 도와주는 게 내 역할”이라며 “한국 기업들의 사정을 알아봐서 통관 과정 등이 빨라질 수 있도록 적극 돕겠다”고 약속했다. “취임 이후 이집트에 진출한 삼성전자와는 6, 7번, LG전자와는 10번도 넘게 만났다”며 한국의 주요 기업들이 이집트에서 사업하면서 애로사항이 있다면 언제든 직접 만나 듣고 최대한 해결해 주겠다고 거듭 강조했다.“과거 北과 친했지만 이젠 아니다” 카빌 장관은 한국과 이집트 양국 관계를 “정치적으로 매우 좋은 상태”라고 평가했다. 올해가 양국 수교 22주년이라는 기자의 말에 눈을 동그랗게 뜨며 놀랄 정도였다. 양국 관계가 매우 가까웠기에 수교 기간이 그리 짧은 줄 몰랐다는 것이다. 김일성이 살아 있을 때 북한과 혈맹(血盟)이라 불릴 만큼 가까웠던 이집트는 김일성 사후인 1995년 4월 13일에야 한국과 외교 관계를 맺었다. 2014년 취임한 시시 대통령은 지난해 3월 이집트 정상으로는 두 번째로 한국을 방문했고, 박근혜 전 대통령과 모두 세 차례 만났다. 북한과는 이젠 서먹서먹한 사이가 됐다. 유엔안전보장이사회 비상임이사국인 이집트는 최근 들어 유엔 무대에서 북한의 핵실험을 공개 규탄하는 동시에 한국과의 경제 협력 관계 강화에 매진하고 있다. 이집트와 북한의 교역액은 5000만 달러 미만으로 한국(18억3000만 달러)의 2.7% 수준에 불과하다. 이집트 주재 북한인도 대사관 직원 10∼15명을 제외하면 거의 없는 수준이다. 카빌 장관은 “이집트가 과거에는 북한과 산업적으로 관계를 맺었지만 이젠 아니다”라고 잘라 말했다. 카이로=조동주 특파원 djc@donga.com}

    • 2017-0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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