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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퇴근을 하고 나니 무거운 짐을 내려놓는 것 같아 정말 홀가분하다.” 문재인 전 대통령은 9일 5년 임기의 마지막 날 청와대를 나서면서 사랑채 앞 분수광장에서 배웅 나온 시민들을 향해 이같이 말했다. 수천 명의 지지자는 오후 6시 문 전 대통령의 ‘마지막 퇴근길’을 보기 위해 한 시간 전부터 청와대 앞에 모여 인산인해를 이뤘다. 문 전 대통령은 “성공한 전임 대통령이 되도록 도와 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부인 김정숙 여사와 함께 지지자들을 향해 손도 흔들었다. 파란색 모자와 티셔츠를 착용한 지지자들은 하늘색 풍선을 흔들며 “문재인” “사랑해요”를 외쳤다.○ “다시 출마할까요?” 농담도지지자들은 이날 ‘넌 나의 영원한 슈퍼스타’라고 적힌 플래카드를 들고 문 전 대통령을 맞았다. 먼저 악수를 건넨 문 전 대통령을 보며 일부 지지자는 눈물도 보였다. 분수광장에 마련된 단상에 오른 문 전 대통령이 상기된 표정으로 “다시 출마할까요?”라는 농담을 던지자 지지자들은 “예”라고 화답했다. 문 전 대통령은 “정말 홀가분하다. 많은 분들이 저의 퇴근을 축하해 주니 정말 행복하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제 아내와 전임 대통령으로서 ‘정말 보기 좋구나’ 소리를 들을 수 있도록 잘 살아보겠다”고도 했다. 이날 퇴근길에는 유은혜 전해철 황희 박범계 한정애 이인영 등 문 전 대통령과 함께한 더불어민주당 출신 장관들이 배웅을 나섰다. 퇴근길 환송 행사에 참여하기 위해 회사에 연차를 내고 왔다는 이모 씨(32)는 “외롭지 않게 보내드려야 할 것 같아 왔다”며 “마음속에는 언제나 대통령이시고 항상 건강하셨으면 하는 바람뿐”이라고 기원했다. 파란 모자와 티셔츠, 바지를 착용한 김무영 씨(42)는 “마지막 퇴근길을 축제처럼 만들어 드리고 싶어 가족들과 참석했다”고 했다. 대전에서 올라왔다는 한모 씨(54)는 “내일이 아직 오진 않았지만 벌써 문 대통령이 그리운 느낌”이라고 말했다. ○ “축적된 성과 계승하고 발전시켜야”문 전 대통령은 이날 임기 마지막 날까지 숨 가쁜 일정을 소화했다. 첫 일정으론 오전 8시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을 찾아 참배했다. 마지막 방명록에는 ‘더 당당한 대한민국으로 나아가겠습니다’라고 썼다. 문 전 대통령은 이어 효창공원 참배 일정도 소화했다. 오전 10시부터는 청와대 본관에서 퇴임 연설을 했다. 문 전 대통령은 윤석열 정부를 향해 “이전 정부들의 축적된 성과를 계승하고 발전시켜 더 국력이 커지고 더 나은 미래로 나아가길 기원한다”고 밝혔다. 윤석열 정부는 연일 문 전 대통령과의 차별화를 내세우고 있지만 문 전 대통령은 오히려 현 정부 성과를 내세우며 계승해야 한다고 당부한 것. 이어 “선거 과정에서 더욱 깊어진 갈등의 골을 메우며 국민 통합의 길로 나아갈 때 대한민국은 진정한 성공의 길로 더욱 힘차게 전진할 것”이라고 했다. 문 전 대통령은 또 “우리 국민은 참으로 위대하다. 저는 위대한 국민과 함께한 것이 더없이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대해선 “국민도, 정부도, 대통령도 정말 고생 많았다”고 회상했다. 그러면서 “나라다운 나라를 요구한 촛불광장의 열망에 우리 정부가 얼마나 부응했는지 숙연한 마음이 된다”고 덧붙였다. 문 전 대통령은 “우리의 의지만으로 넘기 힘든 장벽이 있었다”면서도 “남북 간 대화 재개와 함께 비핵화와 평화의 제도화를 위한 노력이 지속되길 간절히 바란다”고 당부했다. 또 “대통령으로서 무거운 짐을 내려놓는다. 이제 평범한 시민의 삶으로 돌아가 국민 모두의 행복을 기원하겠다”고도 했다. 문재인 정부 초대 청와대 국정상황실장을 했던 민주당 윤건영 의원은 이날 MBC 라디오에서 “간절히 부탁드리고 싶은 건 윤석열 정부가, 그리고 국민의힘이 제발 전직 대통령을 자신들의 정치적 이유로 소환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적폐 수사와 같은) 그런 상황은 다시는 반복돼선 안 된다고 생각한다. 노무현 전 대통령을 그렇게 보냈던 기억들을 전 국민이 가지고 있지 않나”라고도 했다. 문 전 대통령은 이날 서울 모처에서 하룻밤을 보내고 10일 국회에서 열리는 제20대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한다. 취임식이 끝난 뒤 낮 12시 서울역에서 KTX를 타고 사저가 있는 경남 양산 평산마을로 향한다. 박효목 기자 tree624@donga.com최미송 기자 cms@donga.com}

“마지막 퇴근을 하고 나니 무거운 짐을 내려놓는 것 같아 정말 홀가분하다.” 문재인 대통령은 9일 5년 임기의 마지막 날 청와대를 나서면서 사랑채 앞 분수광장에서 배웅 나온 시민들을 향해 이같이 말했다. 수천 명의 지지자들은 오후 6시 문 대통령의 ‘마지막 퇴근길’을 보기 위해 한 시간 전부터 청와대 앞에 모여 인산인해를 이뤘다. 문 대통령은 “성공한 전임 대통령이 되도록 도와 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부인 김정숙 여사와 함께 지지자들을 향해 손도 흔들었다. 파란색 모자와 티셔츠를 입은 지지자들은 하늘색 풍선을 흔들며 “문재인” “사랑해요”를 외쳤다.“다시 출마할까요?” 농담도 지지자들은 이날 ‘넌 나의 영원한 슈퍼스타’라고 적힌 플래카드를 들고 문 대통령을 맞았다. 먼저 악수를 건넨 문 대통령을 보며 일부 지지자들은 눈물도 보였다. 분수광장에 마련된 단상에 오른 문 대통령이 상기된 표정으로 “다시 출마할까요?”라는 농담을 던지자 지지자들은 “예”라고 화답했다. 문 대통령은 “정말 홀가분하다. 많은 분들이 저의 퇴근을 축하해 주니 정말 행복하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제 아내와 전임 대통령으로서 ‘정말 보기 좋구나’ 소리를 들을 수 있도록 잘 살아보겠다”고도 했다. 이날 퇴근길에는 유은혜 전해철 황희 박범계 한정애 이인영 등 문 대통령과 함께한 더불어민주당 출신 장관들이 마중을 나섰다. 퇴근길 환송 행사에 참여하기 위해 회사에 연차를 내고 왔다는 이모 씨(32)는 “외롭지 않게 보내드려야 할 것 같아 왔다”며 “마음속에는 언제나 대통령이시고 항상 건강하셨으면 하는 바람 뿐”이라고 기원했다. 파란 모자와 티셔츠, 바지를 착용한 김무영 씨(42)는 “마지막 퇴근길을 축제처럼 만들어 드리고 싶어 가족들과 참석했다”고 했다. 대전에서 올라왔다는 한모 씨(54)는 “내일이 아직 오진 않았지만 벌써 문 대통령이 그리운 느낌”이라고 말했다. “이전 정부들의 축적된 성과 계승하고 발전시켜야”문 대통령은 이날 임기 마지막날까지 숨가쁜 일정을 소화했다. 첫 일정으론 오전 8시 서울 동작구 소재 국립서울현충원을 찾아 참배했다. 마지막 방명록에는 ‘더 당당한 대한민국으로 나아가겠습니다’라고 썼다. 문 대통령은 이어 효창공원 참배 일정도 소화했다. 오전 10시부터는 청와대 본관에서 퇴임 연설을 했다. 문 대통령은 윤석열 정부를 향해 “이전 정부들의 축적된 성과를 계승하고 발전시켜 더 국력이 커지고 더 나은 미래로 나아가길 기원한다”고 밝혔다. 윤석열 정부는 연일 문 대통령과의 차별화를 내세우고 있지만 문 대통령은 오히려 현 정부 성과를 내세우며 계승해야 한다고 당부한 것. 이어 “선거 과정에서 더욱 깊어진 갈등의 골을 메우며 국민 통합의 길로 나아갈 때 대한민국은 진정한 성공의 길로 더욱 힘차게 전진할 것”이라고 했다. 문 대통령은 또 “우리 국민은 참으로 위대하다. 저는 위대한 국민과 함께한 것이 더 없이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대해선 “국민도, 정부도, 대통령도 정말 고생 많았다”고 회상했다. 그러면서 “나라다운 나라를 요구한 촛불광장의 열망에 우리 정부가 얼마나 부응했는지 숙연한 마음이 된다”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은 “우리의 의지만으로 넘기 힘든 장벽이 있었다”면서도 “남북 간 대화 재개와 함께 비핵화와 평화의 제도화를 위한 노력이 지속되길 간절히 바란다”고 당부했다. 또 “대통령으로서 무거운 짐을 내려놓는다. 이제 평범한 시민의 삶으로 돌아가 국민 모두의 행복을 기원하겠다”고도 했다. 문재인 정부 초대 청와대 국정상황실장을 했던 더불어민주당 윤건영 의원은 이날 MBC 라디오에서 “간절히 부탁드리고 싶은 건 윤석열 정부가, 그리고 국민의힘이 제발 전직 대통령 자신들의 정치적 이유로 소환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또 “(적폐수사와 같은) 그런 상황은 다시는 반복돼선 안 된다고 생각한다. 노무현 전 대통령을 그렇게 보냈던 기억들을 전 국민이 가지고 있지 않나”라고도 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서울 모처에서 하룻밤을 보내고 10일 국회에서 열리는 제20대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한다. 취임식이 끝난 뒤 낮 12시 서울역에서 KTX를 타고 사저가 있는 양산 평산마을로 향한다. 박효목 기자 tree624@donga.com최미송 기자 cms@donga.com}

“대통령이 종종 찾았던 집으로 입소문도 나고, 청와대 직원들도 자주 방문했는데 앞으로 그럴 일이 없을 거라고 생각하니 섭섭합니다.” 대통령 집무실 용산 이전을 하루 앞둔 9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 청국장집 ‘향나무 세그루’ 사장 임모 씨(63)는 이같이 말했다. 문재인 전 대통령이 대통령비서실장 시절부터 단골이었고, 대통령 취임 후에도 가끔 찾았다는 식당이다. 임 씨는 “대통령이 2020년 총선 투표 후 찾아와 손님들과 스스럼없이 사진도 찍었는데, 이제 그런 모습이 재현되긴 어렵게 됐다”며 아쉬워했다. ‘청와대 시대’의 마지막 날인 9일 인근 주민들은 동아일보 기자와 만나 만감이 교차한다는 소감을 드러냈다. 삼청동에서 50년 넘게 살았다는 이새순 씨(76)는 “동네가 청와대 바로 옆이라 치안도 좋고 깨끗했다”면서 “대통령이 근처에서 사니 (자부심에) 이사도 안 가고 오래 살았는데, 갑자기 떠난다니 아쉬움이 크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김영옥 씨(66)는 “대통령 사는 동네라는 자부심이 있었는데 서운하다. 언젠가 (다른) 대통령이 다시 (청와대로) 오게 될지 모르겠다”며 집무실 이전을 아쉬워했다. 반면 집무실 이전으로 인근 집회·시위가 줄 것이라는 기대도 나왔다. 주민 최모 씨(68)는 “주말이면 늘 시끄럽고 길이 막혔다”면서 “시위하는 사람들도 대통령을 따라 옮겨 갈 테니, 조용한 주말을 보낼 수 있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일부 상인들은 청와대 개방으로 관광객이 늘어나면서 매출이 늘지 않겠냐고 예상했다. 삼청동 ‘북촌진곰탕’ 사장 장민자 씨(81)는 “대통령 집무실이 옮겨가는 건 서운하지만 청와대를 개방하면 구경 오는 사람들이 늘어 장사도 더 잘 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최미송 기자 cms@donga.com조응형 기자 yesbro@donga.com}

대통령 집무실 이전 및 청와대 개방을 이틀 앞둔 8일 청와대 주변은 나들이 나온 시민과 미리 짐을 옮기는 청와대 직원 등으로 북적이는 모습이었다. 이날 청와대 주변에는 개방을 앞두고 “미리 둘러보고 싶어 왔다”는 시민들이 적지 않았다. 전북 전주에서 친구들과 함께 왔다는 이춘해 씨(59)는 “청와대가 곧 개방된다고 해서 경복궁을 방문한 김에 궁금해서 들렀다”고 했다. 청와대 연풍문 앞을 지키던 경찰 관계자는 “2주 전쯤부터 청와대를 찾는 시민이 부쩍 늘었다”고 설명했다. 이날 오전에는 청와대 서편 시화문을 통해 짐을 옮기는 청와대 직원들의 모습도 보였다. 4, 5명의 직원이 파일로 가득 찬 박스를 청와대 바깥으로 나르며 짐 옮기기에 한창이었다. 반면 1인 시위가 활발히 벌어지던 청와대 앞 분수광장은 한산한 모습이었다. 예전 같으면 시위 인파로 붐볐을 주말 낮 시간인데도 이날은 시위하는 모습을 찾아볼 수 없었다. 서울시는 청와대 개방 이후 방문객 증가가 예상됨에 따라 이날 종합지원대책을 내놨다. 청와대 본관, 영빈관 등 주요 관람 동선에는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요청에 따라 간이화장실과 쓰레기통, 벤치 등 편의시설을 설치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건물 대부분은 자료 이관 등이 완료되지 않아 개방 이후에도 한동안 출입이 통제된다”고 설명했다. 청와대 부지는 조선시대에는 경복궁 후원으로, 일제강점기에는 조선총독 관저로 출입이 통제됐다. 서울시는 역사적 개방을 기념해 청와대 주변을 순환하는 ‘01번’ 버스 노선을 신설해 2일부터 운행을 시작했다. 이 버스는 경복궁역과 안국역 등 인근 6개 역사를 순환하며 관광객들이 청와대로 편리하게 진입할 수 있도록 돕는다. 서울시는 10∼22일 청와대 개방 기념행사 기간 동안 하루 방문객이 2만4000∼4만8000명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기간에는 지하철 3, 5호선 예비 전동차도 하루 6편씩 추가 투입된다. 서울시는 또 청와대 주변에 관광버스 주차장 8곳(169면)을 마련하는 한편 행사 기간 무장애 관광셔틀버스도 특별 운영할 예정이다. 주민 불편을 줄이기 위해 주변 도로 불법주차 집중 단속도 시행된다.최미송 기자 cms@donga.com이청아 기자 clearlee@donga.com}

‘청와대 2인 관람권, 4만 원에 팝니다.’ 10일 청와대 전면 개방을 앞두고 각종 중고거래 사이트에 ‘청와대 관람 티켓’ 판매 글이 수십 건 올라온 것으로 5일 확인됐다.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별도의 신분 확인 절차 없이 청와대에 입장할 수 있도록 해 관람권 거래의 빌미를 제공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5일 오후 기준으로 네이버 카페 ‘중고나라’에는 청와대 관람권을 판매한다는 글이 12건 올라와 있다. 다른 중고거래 플랫폼인 ‘번개장터’에도 15건의 관람권 판매 글이 게시돼 있었다. 판매자들이 내건 가격은 장당 1만∼2만 원 수준이 대부분이었다. 인수위는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취임 첫날인 10일 정오에 청와대를 개방한다면서 안전사고를 우려해 관람 인원을 2시간마다 6500명씩, 하루 최대 3만9000명으로 제한했다. 현재 10∼21일 관람분을 신청받고 있는데 관람 희망일 9일 전까지 ‘청와대, 국민 품으로’ 사이트(www.opencheongwadae.kr)에 신청하면 8일 전 추첨과 당첨자 발표가 진행된다. 입장료는 무료다. 22일 이후 관람 신청은 별도 시스템으로 받을 예정이다. 인수위는 지난달 27일부터 신청을 받았는데 첫날 신청자가 폭증하는 바람에 사이트 접속이 지연됐고, 신청자 수는 사흘 만에 100만 명을 넘었다. 사전 신청할 때는 방문 인원과 신청자 이름 등 개인정보를 입력해야 한다. 하지만 인수위는 실제 청와대를 입장할 때는 바코드 티켓만 확인할 뿐 별도로 신분을 확인하진 않을 방침이라고 밝혔다. 당첨자 마음대로 티켓을 다른 사람에게 팔거나 양도할 수 있도록 사실상 허용한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이 때문에 2일 첫 당첨자 발표가 난 직후부터 중고거래 사이트엔 관람 티켓을 판다는 글이 올라오기 시작했다. 지난달 27일 청와대 관람을 신청했지만 추첨에서 떨어졌다는 임지현 씨(26)는 “청와대 관람이 아이돌 콘서트도 아닌데 상업적 용도로 활용되지 않도록 인수위가 제대로 단속하고 대책을 마련했어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지적했다.최미송 기자 cms@donga.com}

‘청와대 2인 관람권, 4만 원에 팝니다.’ 10일 청와대 전면 개방을 앞두고 각종 중고거래 사이트에 ‘청와대 관람 티켓’ 판매 글이 수십 건 올라온 것으로 5일 확인됐다.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별도의 신분 확인 절차 없이 청와대에 입장할 수 있도록 해 관람권 거래의 빌미를 제공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5일 오후 기준으로 네이버 카페 ‘중고나라’에는 청와대 관람권을 판매한다는 글이 12건 올라와있다. 다른 중고거래 플랫폼인 ‘번개장터’에도 15건의 관람권 판매 글이 게시돼 있었다. 판매자들이 내건 가격은 장당 1~2만 원 수준이 대부분이었다. 인수위는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취임 첫 날인 10일 정오에 청와대를 개방하겠다면서 안전사고를 우려해 관람 인원을 2시간 마다 6500명 씩, 하루 최대 3만9000명으로 제한했다. 현재 10~21일 관람분을 신청받고 있는데 관람 희망일 9일전까지 ‘청와대, 국민 품으로’ 사이트(www.opencheongwadae.kr)에 신청하면 8일 전 추첨과 당첨자 발표가 진행된다. 입장료는 무료다. 22일 이후 관람 신청은 별도 시스템으로 받을 예정이다. 인수위는 지난달 27일부터 신청을 받았는데 첫날 신청자가 폭증하는 바람에 사이트 접속이 지연됐고, 신청자 수는 사흘 만에 100만 명을 넘었다. 사전 신청할 때는 방문 인원과 신청자 이름 등 개인정보를 입력해야 한다. 하지만 인수위는 실제 청와대를 입장할 때는 바코드 티켓만 확인할 뿐 별도로 신분을 확인하진 않을 방침이라고 밝혔다. 당첨자 마음대로 티켓을 다른 사람에게 팔거나 양도할 수 있게 한 것이다. 이 때문에 2일 첫 당첨자 발표가 난 직후부터 중고거래 사이트엔 관람 티켓을 판다는 글이 올라오기 시작했다. 지난달 27일 청와대 관람을 신청했지만 추첨에서 떨어졌다는 임지현 씨(26)는 “청와대 관람이 아이돌 콘서트도 아닌데 상업적 용도로 활용되지 않게 인수위가 제대로 단속하고 대책을 마련했어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최미송 기자 cms@donga.com}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가 3일 지하철 승하차 시위를 재개했다. 지난달 24일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에게 “인사청문회가 열리는 2일까지 장애인 관련 예산에 대한 입장을 밝혀 달라”며 시위를 중단한 지 9일 만이다. 전장연은 이날 오전 9시경 서울 종로구 지하철 3호선 경복궁역 승강장에서 기자회견과 삭발식을 진행했다. 이어 박경석 공동대표와 이형숙 서울장애인자립생활센터협의회장이 휠체어에서 내린 뒤 안국역 방향 열차에 기어서 탑승하면서 열차 출발이 7분가량 지연됐다. 서울교통공사 직원이 시위 참가자들에게 다음 열차를 타라고 권유했지만, 전장연 측이 이를 거부하면서 몸싸움도 벌어졌다. ‘장애인 탈시설권리 보장하라’라고 적힌 깡통을 목에 걸고 열차에 탑승한 박 대표는 3호선 동대입구역에 도착할 때까지 바닥에 엎드린 채 “장애인 권리를 위해 힘을 보태 달라”고 시민들에게 호소했다. 박 대표는 3호선 동대입구역에 도착하자 탑승할 때처럼 기어서 내렸다. 이로 인해 열차 운행이 다시 10분가량 지연됐다. 출근길 열차 운행이 지연되자 시민들은 불만을 터뜨렸다. 직장인 노모 씨는 “종로3가역에서 아무리 기다려도 열차가 오지 않아 전광판을 보니 열차가 경복궁역에 멈춰 있었다”며 “시민들 출근길에 시위를 계속하는 건 정말 아닌 것 같다”라고 말했다. 전장연은 자신들의 요구에 대한 추 후보자의 답변이 미흡했기 때문에 시위를 재개했다는 입장이다. 전장연은 △장애인 특별교통수단 △장애인활동지원서비스 △탈(脫)시설 자립 지원 △평생교육시설 등에 대해 예산 편성 및 확대를 요구하고 있다. 추 후보자는 2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장애인 특별교통수단 사업이) 보조금 지원 대상이 될 수 있도록 시행령 개정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다만 나머지 3가지 요구사항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다. 전장연 측은 “우리가 요구한 내용 중 단 한 가지 특별교통수단 지원만 약속했다”며 당분간 시위를 계속하겠다고 밝혔다.최미송 기자 cms@donga.com}

국가인권위원회가 초보 투자자를 뜻하는 ‘주린이’(주식+어린이), ‘부린이’(부동산+어린이)와 같이 어린이에 빗댄 신조어를 무분별하게 사용하지 말아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인권위는 주린이, 부린이 등 ‘○린이’란 표현이 공문서와 방송, 인터넷 등에서 사용되지 않도록 홍보와 교육 등 개선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의견을 문화체육관광부와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전달했다고 3일 밝혔다. 인권위는 “‘○린이’ 표현을 사용하는 것은 아동이 권리의 주체이자 독립된 인격체가 아니라 미숙하고 불완전한 존재라는 인식에 기반한 것”이라며 “아동에 대한 부정적 고정관념을 조장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문체부 등이 인권위 의견을 수용할지는 미지수다. 문체부는 인권위에 “비하보다 정감 있게 표현한 것으로 차별적 표현으로 보기엔 무리가 있다는 생각도 있다”고 밝혔고, 국립국어원도 “차별적 표현에 해당하는지는 사회적 합의를 통해 정해져야 할 사안”이라며 유보적인 의견을 냈다.최미송 기자 cms@donga.com}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가 3일 지하철 승하차 시위를 재개했다. 지난달 24일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에게 “인사청문회가 열리는 2일까지 장애인 관련 예산에 대한 입장을 밝혀 달라”며 시위를 중단한 지 9일 만이다. 전장연은 이날 오전 9시경 서울 종로구 지하철 3호선 경복궁역 승강장에서 기자회견과 삭발식을 진행했다. 이어 박경석 공동대표와 이형숙 서울장애인자립생활센터협의회장이 휠체어에서 내린 뒤 안국역 방향 열차에 기어서 탑승하면서 열차 출발이 7분가량 지연됐다. 서울교통공사 직원이 시위 참가자들에게 다음 열차를 타라고 권유했지만, 전장연 측이 이를 거부하면서 몸싸움도 벌어졌다. ‘장애인권리보장’이라고 적힌 깡통을 목에 걸고 열차에 탑승한 박 대표는 3호선 동대입구역에 도착할 때까지 바닥에 엎드린 채 “장애인 권리를 위해 힘을 보태달라”고 시민들에게 호소했다. 박 대표는 3호선 동대입구역에 도착하자 탑승할 때처럼 기어서 내렸다. 이로 인해 열차 운행이 다시 10분가량 지연됐다. 출근길 열차 운행이 지연되자 시민들은 불만을 터트렸다. 직장인 노모 씨는 “종로3가역에서 아무리 기다려도 열차가 오지 않아 전광판을 보니 열차가 경복궁역에 멈춰있었다”며 “시민들 출근길에 시위를 계속하는 건 정말 아닌 것 같다”라고 말했다. 전장연은 자신들의 요구에 대한 추 후보자의 답변이 미흡했기 때문에 시위를 재개했다는 입장이다. 전장연은 △장애인 특별교통수단 △장애인활동지원서비스 △탈(脫)시설 자립 지원 △평생교육시설 등에 대해 예산 편성 및 확대를 요구하고 있다. 추 후보자는 2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장애인 특별교통수단 사업이) 보조금 지원 대상이 될 수 있도록 시행령 개정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다만 나머지 3가지 요구사항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다. 전장연 측은 “우리가 요구한 내용 중 단 한 가지 특별교통수단 지원만 약속했다”며 당분간 시위를 계속하겠다고 밝혔다. 최미송 기자 cms@donga.com}

6년에 걸쳐 회삿돈 수백억 원을 횡령한 혐의로 경찰에 붙잡힌 우리은행 차장급 직원 A 씨가 자수 직전 횡령 자금 수천만 원을 해외로 빼돌렸는데, 은행 측이 막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A 씨가 지난달 30일 구속된 데 이어 동생 B 씨도 범행을 공모한 혐의로 1일 구속됐다. 본보 취재를 종합하면 A 씨는 지난달 12일과 자수 당일인 지난달 27일 두 차례에 걸쳐 횡령 자금 수천만 원을 아내와 자녀가 거주 중인 호주 계좌로 송금한 것으로 드러났다. 뒤늦게 이를 파악한 우리은행이 지난달 27일 호주 금융기관에 송금 취소를 요청했으나, 호주 측은 ‘이체가 완료돼 취소가 어렵다’고 답했다. A 씨는 2012∼2018년 은행 자금 614억여 원을 개인 계좌 등으로 빼돌린 혐의(업무상 횡령)로 구속됐다. 경찰 조사 결과 횡령 자금 가운데 대부분은 A 씨가 고위험 파생 상품에 투자했고, 100억 원은 B 씨에게 넘어가 뉴질랜드 골프장·리조트 개발 사업에 투자된 것으로 알려졌다. B 씨는 개발 사업에서 80억여 원의 손실을 봤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중앙지법 허정인 판사는 1일 “증거 인멸과 도망 우려가 있다”며 업무상 횡령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 위반)로 B 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B 씨는 1일 범행 공모 여부를 묻는 취재진의 물음에는 “(사실이) 아니다”라고 부인했다. 국민의힘 윤창현 의원이 금융감독원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에도 우리은행에서 직원의 횡령·유용 사고가 2건(피해액 4억 원) 발생했다. 또 금융위원회는 A 씨가 두 번째로 은행 자금을 빼돌린 직후인 2015년 말 A 씨에게 금융위원장 표창을 줬다. 횡령 자금의 출처가 된 대우일렉트로닉스 매각과 관련해 A 씨가 업무 처리를 잘했다는 이유로 전해졌다.최미송 기자 cms@donga.com송혜미 기자 1am@donga.com}

근로자의 날인 1일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은 전국에 걸쳐 약 5만 명이 모인 ‘2022년 세계노동절 대회’를 개최했다. 이날 집회에선 경찰 추산으로 서울에서 약 1만 명, 경기 수원에서 약 1만2000명이 집결해 도심 행진을 벌이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전과 같은 대규모 집회 시위가 귀환했음을 알렸다. 주요 도시 도심에선 교통 혼잡이 빚어졌다.○ 거리 두기 해제 후 첫 1만 명 집회민노총은 이날 오후 2시 부산, 울산, 대구, 광주, 대전, 충북 청주, 강원 춘천 등 주요 도시에서 16개 지역본부별로 경찰 추산으로 500∼1만2000명이 참여한 집회를 열었다. 민노총은 사회적 거리 두기로 집회 참가 인원이 제한된 와중에도 ‘인원 쪼개기 신고’를 통해 대규모 집회를 종종 열었다. 하지만 전국적으로 수만 명이 동시다발적 집회를 연 것은 2019년 노동절 집회 이후 3년 만이다. 양경수 민노총 위원장은 이날 연설을 통해 “윤석열 정부는 출범도 하기 전부터 민노총에 대한 탄압을 노골화하고 있다”며 “모든 노동자에게 차별 없는 기본권과 고용 불안 없는 질 좋은 일자리를 보장하라”고 주장했다. 이날 서울 집회는 당초 세종대로 일부 구간(숭례문∼더플라자 호텔) 왕복 8차로 중 5개 차로에서 열릴 예정이었으나, 당일 인원이 몰리면서 주최 측은 1개 차로를 추가 사용하겠다고 요청했고, 경찰이 허용했다. 운행 가능한 도로가 3차로에서 2차로로 줄어들면서 세종대로 일대에선 교통 혼잡이 가중됐다. 사고도 발생했다. 경찰 등에 따르면 민노총 조합원인 50대 여성 A 씨는 이날 오후 1시 58분경 세종대로 횡단보도에서 운행 중인 승용차와 부딪쳐 광대뼈와 왼쪽 어깨뼈가 부러졌다. 또 다른 남성 조합원도 세종대로에서 횡단보도를 건너던 중 발이 승용차 바퀴에 밟혀 경상을 입었다. 이날 민노총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사무실 근처인 종로구 광화문 앞까지 약 1.8km를 행진한 뒤 오후 5시 45분경 해산했다.○ 마스크 착용 의무 안 지켜져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 해제를 하루 앞둔 이날 집회 현장 곳곳에선 마스크를 제대로 착용하지 않은 모습이 보였다. 집회 장소 인근 인도 등에는 마스크를 내린 채 모여 담배를 피우는 조합원이 적지 않았다. 행인 김모 씨(25)는 “집회 참가자들이 길을 막아 지나가기도 힘든데 담배까지 피우는 모습을 보니 화가 나더라”고 했다. 이날 경기 수원시 팔달구 여민각 앞에 집결한 민노총 조합원 1만2000여 명은 수원역 광장까지 약 2.6km를 행진했다. 인천 남동구 인천문화예술회관 광장에 모인 5000여 명(경찰 추산)은 인천시청까지 2.3km를 행진했고, 부산과 대구 등에서도 각각 약 5000여 명(경찰 추산)이 모여 집회를 했다. 경찰은 이날 서울에서만 70개 중대 4000여 명, 전국적으로 150개 중대 9000여 명을 동원해 집회 관리를 했다. 경찰 관계자는 “거리 두기 해제에 따라 이날 집회를 시작으로 대규모 집회가 전국적으로 빈발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안전한 집회 관리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최미송 기자 cms@donga.com조응형 기자 yesbro@donga.com주애진 기자 jaj@donga.com}

근로자의 날인 1일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은 전국에 걸쳐 약 5만 명이 모인 ‘2022년 세계노동절 대회’ 집회를 개최했다. 이날 집회에선 경찰 추산으로 서울에서 약 1만 명, 수원에서 약 1만2000명이 집결해 도심 행진을 벌이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전과 같은 대규모 집회 시위가 귀환했음을 알렸다. 주요 도시 도심에선 교통 혼잡이 빚어졌다.●거리두기 해제 후 첫 1만 명 집회 민노총은 이날 오후 2시 부산, 울산, 대구, 광주, 대전, 청주, 춘천 등 주요 도시에서 16개 지역본부별로 경찰 추산으로 500~1만2000명이 참여한 집회를 열었다. 민노총은 사회적 거리 두기로 집회 참가 인원이 제한된 와중에도 ‘인원 쪼개기 신고’를 통해 대규모 집회를 종종 열었다. 하지만 전국적으로 수만 명이 동시다발적 집회를 연 것은 2019년 노동절 집회 이후 3년 만이다. 양경수 민노총 위원장은 이날 연설을 통해 “윤석열 정부는 출범도 하기 전부터 민노총에 대한 탄압을 노골화하고 있다”며 “모든 노동자에게 차별 없는 기본권과 고용불안 없는 질 좋은 일자리를 보장하라”고 주장했다. 이날 서울 집회는 당초 세종대로 일부 구간(숭례문~더플라자 호텔) 왕복 8차선 도로 중 5개 차로에서 열릴 예정이었으나, 당일 인원이 몰리면서 주최 측은 1개 차로를 추가 사용하겠다고 요청했고, 경찰이 허용했다. 운행 가능한 도로가 3차로에서 2차로로 줄어들면서 세종대로 일대에선 교통 혼잡이 가중됐다. 사고도 발생했다. 경찰 등에 따르면 민노총 조합원인 50대 여성 A 씨는 이날 오후 1시 58분경 세종대로 횡단보도에서 운행 중인 승용차와 부딪쳐 광대뼈와 왼쪽 어깨뼈가 부러졌다. 또 다른 남성 조합원도 세종대로에서 횡단보도를 건너던 중 발이 승용차 바퀴에 밟혀 경상을 입었다. 이날 민노총은 대통력직인수위원회 사무실 근처인 종로구 광화문 앞까지 약 1.8㎞를 행진한 뒤 오후 5시 45분경 해산했다.●마스크 착용 의무 안 지켜져 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 해제를 하루 앞둔 이날 집회 현장 곳곳에선 마스크를 제대로 착용하지 않은 모습이 보였다. 집회 장소 인근 인도 등에는 마스크를 내린 채 모여 담배를 피우는 조합원들이 적지 않았다. 행인 김모 씨(25)는 “집회 참가자들이 길을 막아 지나가기도 힘든데 담배까지 피는 모습을 보니 화가 나더라”고 했다. 이날 수원 팔달구 여민각 앞에 집결한 민노총 조합원 1만2000여 명은 수원역 광장까지 약 2.6㎞를 행진했다. 인천 남동구 인천문화예술회관 광장에 모인 5000여 명(경찰 추산)은 인천시청까지 2.3㎞를 행진했고, 부산과 대구 등에서도 각각 5000여 명(경찰 추산)이 모여 집회를 했다. 경찰은 이날 서울에만 70개 중대 4000여 명, 전국적으로 150개 중대 9000여 명을 동원해 집회 관리에 나섰다. 경찰 관계자는 “거리두기 해제에 따라 이날 집회를 시작으로 대규모 집회가 전국적으로 빈발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안전한 집회 관리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최미송 기자 cms@donga.com조응형 기자 yesbro@donga.com}

6년에 걸쳐 수백억 원을 횡령한 혐의로 경찰에 붙잡힌 우리은행 차장급 직원 A 씨가 검거 전 횡령 자금 일부를 해외로 송금하려 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A 씨가 지난 달 30일 구속된 데 이어 동생 B 씨도 범행을 공모한 혐의로 1일 구속됐다. 서울중앙지법 허정인 판사는 1일 “증거 인멸과 도망 우려가 있다”며 업무상 횡령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 위반)로 B 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A 씨는 지난 달 30일 같은 혐의로 구속됐다. A 씨는 2012~2018년 은행 자금 614억 원을 개인 계좌 등으로 빼돌린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과 우리은행 관계자에 따르면 A 씨는 자수 직전 횡령금 일부를 아내와 자녀가 거주 중인 호주 계좌로 송금하려 두 차례 시도했다고 한다. 하지만 이를 파악한 우리은행이 호주 금융기관에 요청해 실제 송금은 이뤄지지 않았다. 경찰 조사 결과 횡령 자금 대부분은 A 씨가 고위험 파생 상품에 투자했고, 그 중 100억 원은 B 씨에게 넘어가 뉴질랜드 골프장·리조트 개발사업에 투자된 것으로 알려졌다. B 씨는 개발사업에서 약 80억 원의 손실을 봤다고 한다. 하지만 B 씨는 범행 공모 혐의를 부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국민의힘 윤창현 의원이 금융감독원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발생한 우리은행 직원의 횡령·유용 사고는 2건으로, 피해액은 모두 4억 원이었다. 우리은행에선 2019, 2020년에도 각각 2건(5억8000만 원)과 3건(4억2000만 원)의 횡령·유용 사고가 발생했다. 최미송 기자 cms@donga.com신지환 기자 jhshin93@donga.com}

“엄마, (면회 제한도 오래 계속되진 않을 테니) 1년만 더 버텨줘.” 지난달 30일 오전 10시경 광주 북구 오치동의 한 요양원을 방문한 최모 씨(61)가 어머니 손에 카네이션을 쥐어주며 이같이 말했다. 약 6개월 만에 어머니 손을 잡은 최 씨는 30분가량의 짧은 면회가 끝나자 어머니에게 보이지 않게 등을 돌린 채 눈물을 흘렸다. 방역당국은 지난달 30일부터 이달 22일까지 3주간 전국 요양병원·요양시설에서 접촉 면회를 허용했다. 보건복지부는 지난해 11월부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감염 관리를 위해 비접촉 대면 면회만 허용했으나, 확진자 감소 추세와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대면 면회를 한시적으로 허용한다고 밝혔다. 이날 요양시설을 찾은 가족들은 서로 끌어안고 손을 잡으며 상봉의 기쁨을 나눴다. 오치동의 요양원에는 면회객이 5팀, 12명 방문했다. 야외 주차장에 면회를 위한 천막이 따로 설치됐다. 요양원 관계자는 “감염 확산 우려를 차단하기 위해 방역 수칙에 따라 한 팀에 최대 4명, 20~30분 정도 제한을 두고 사전 예약을 받은 뒤 야외에서 방문 면회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른 아침부터 요양원을 찾은 방문객들은 가족 손을 잡거나 껴안으며 안부를 물었다. 반가움에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김모 씨(62)는 “어머니가 2년 전부터 치매 증상으로 요양원에 계신데, 5개월 넘게 직접 만나 뵙지도 못해 걱정이 많았다”며 “이제야 한 번 안아볼 수 있어 너무나 기쁘다”고 말했다. 이날 광주 소재 한 요양병원에 있는 할머니를 방문하기 위해 휴가를 냈다는 직장인 최준명 씨(28·대구 거주)는 “중환자실에 계실 때 의사가 2주도 버티지 못할 거라고 하셨는데 다행히 병세가 나아져 요양병원으로 모셨다”면서 “할머니를 안아볼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는 생각이 들어 연차를 내고 방문했다”고 말했다. 8일 어버이날을 앞두고 앞서 요양시설에는 면회 가능 여부를 묻는 문의 전화가 줄을 잇고 있다. 서울 강남구의 요양병원 관계자는 “환자가 250명 정도 되는데 지금까지 방문 예약 관련 전화만 50통 넘게 받았다”며 “5월에 어버이날이 있어서인지 지난 추석보다 문의전화를 더 많이 받고 있다”고 말했다.이승우 기자 suwoong2@donga.com최미송 기자 cms@donga.com}

약 600억 원을 횡령한 우리은행 직원이 경찰에 긴급 체포됐다. 은행 내부 통제 시스템이 허술한 탓에 거액이 직원 개인 계좌로 빠져나가는데도 첫 범행 이후 10년 동안이나 포착하지 못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28일 서울 남대문경찰서는 우리은행 본점 차장급 직원 A 씨가 27일 오후 10시 10분경 경찰에 자수해 업무상 횡령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 위반)로 체포했다고 밝혔다. 우리은행은 앞서 같은 날 오후 6시 15분경 A 씨를 경찰에 고소했다. 경찰과 우리은행 관계자에 따르면 이 은행 기업개선부에서 근무하는 A 씨는 2012년 10월과 2015년 9월, 2018년 6월 등 3차례에 걸쳐 은행 자금 약 600억 원을 빼돌린 혐의를 받고 있다. 기업개선부는 구조 개선이 필요한 기업을 관리하는 부서다. A 씨가 횡령한 돈은 우리은행이 2010∼2011년 대우일렉트로닉스 매각을 주관하면서 우선협상대상자이던 이란 가전업체 엔텍합으로부터 받아놓은 계약금으로 추정된다. 당시 매각이 무산되자 우리은행은 몰수된 계약금을 별도 계좌에서 관리해 왔다. 이 사건에 대한 ‘투자자-국가 간 소송(ISD)’이 진행 중이라 소송 결과에 따라 우리은행이 엔텍합에 계약금을 돌려줘야 할 가능성도 있다. 경찰에 따르면 A 씨가 자수하고 약 4시간 뒤인 28일 오전 2시경 A 씨의 동생이 경찰서로 찾아와 자신도 “자수하겠다”라고 했지만 진술서 작성은 거부하고 돌아간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A 씨의 범행 수법과 공범 유무 등에 관해 수사에 착수했으며, 29일 A 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하는 동시에 A 씨 동생을 불러 범행 가담 여부 등을 조사할 계획이다. 올 들어 오스템임플란트와 서울 강동구청 직원의 대규모 횡령 사건이 이어진 데 이어 자금 관리가 엄격해야 할 시중은행에서마저 대규모 횡령 사건이 발생하면서 시민들의 불안감도 커지고 있다. 거액의 자금이 A 씨 계좌로 빠져나갔는데 은행 측이 알아차리지 못한 걸 두고 금융권에선 내부 통제 시스템에 심각한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은행 내부 통제 체계가 어느 부분에서 허점이 있었는지 들여다볼 예정”이라고 전했다. 금융감독원은 28일 우리은행에 대한 현장 검사를 시작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법규 위반 행위가 있었는지 사실관계를 파악하고 내부통제가 제대로 작동했는지 살펴볼 예정”이라고 밝혔다.최미송 기자 cms@donga.com송혜미 기자 1am@donga.com}

“한 번 드셔보고 가세요!” (대형마트 시식코너 직원) “팝콘을 먹으면서 보니 영화 볼 맛 나네요.”(영화 관람객 이모 씨)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금지됐던 실내 다중이용시설 및 교통수단 내 취식이 허용된 첫날인 25일. 대형마트, 영화관 등은 코로나19 사태 이전으로 돌아간 것처럼 활기가 돌았다. 유통업계는 실내 취식 허용으로 코로나19로 억눌렸던 소비심리가 한층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시식 행사 문의 폭증” 이날 서울시내 대형마트에선 식료품 판매대 앞 시식·시음 코너가 부활했다. 시식대는 방역 지침에 따라 서로 3m 이상 떨어져 설치됐다. 영등포구의 한 마트에서는 “시식하고 가세요”라는 직원의 말에 이끌린 고객들이 잠시 마스크를 내린 채 종이컵에 담긴 양념 돼지고기를 맛봤다. 직원은 손님들이 1m 간격을 지키도록 안내했다. 이 마트를 찾은 윤모 씨(58)는 “시식대에서 먹어보니 고기 맛이 좋아 바로 한 팩 구매했다”며 “이것저것 맛보는 재미가 다시 생겨 반갑다”고 했다. 고기 시식코너 직원 A 씨는 “시식 후 바로 제품을 구매한 손님이 오후에 10명 정도 됐다”고 했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이달 중순 거리두기 해제 일정이 발표된 뒤부터 식음료 업체들의 시식 행사 문의가 폭증했다”면서 “곧 매장 분위기가 코로나19 이전으로 돌아갈 것으로 본다”고 했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시식 정상화로 식품 매출이 전보다 20~30%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열차·학원서 먹을 포장 주문 이어져 영화관에서도 이날부터 식음료 취식이 가능해졌다. 서울 마포구의 한 영화관을 찾은 이모 씨(37)는 “팝콘과 콜라를 들고 상영관에 들어가니 새삼 영화 보는 기분이 났다”고 했다. 이 영화관 직원은 “오늘 ‘상영관 안에서 팝콘 먹을 수 있냐’고 묻는 손님이 많았다”고 했다. 서울역사 내 음식점은 이른 아침부터 열차에서 먹을 음식을 주문하는 이들로 붐볐다. 한 매장 직원 남성순 씨(58)는 “오전 6~7시 사이 매출이 보통 10만 원 선이었는데, 오늘은 20만 원을 넘었다”며 웃었다. KTX로 출퇴근하는 직장인 김태현 씨(33)는 “기차에서 아침을 해결할 수 있게 돼 출근 준비가 더 여유로워질 것”이라고 했다. 서울고속버스터미널 내 매점에서도 버스에서 끼니를 때우려는 승객들의 포장음식 주문이 이어졌다. 학원, 독서실 등에서 취식이 가능해지면서 학원가 주변 식당에도 활기가 돌았다. 서울 강남구 대치동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박주혁 씨(36)는 “학부모들이 자녀가 학원에서 먹을 간식을 포장 주문하고 있다”고 했다. 백화점 화장품 매장 풍경도 확 달라졌다. 이날 서울 영등포구 한 백화점 립스틱 매장에선 손님들이 마스크를 잠시 내리고 립스틱을 면봉에 묻혀 입술에 발랐다. 전날까진 매장 자체 규정상 손등에만 바를 수 있었다. 향수 매장에서도 손님들이 마스크를 잠시 벗고 향기를 맡는 모습이 보였다. 25일 0시 기준 신규 코로나19 확진자는 3만4370명으로 집계됐다. 하루 확진자 수가 3만 명대로 감소한 건 올 2월 8일 이후 76일 만이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사회전략반장은 “거리 두기 해제(에도 불구하고) 후 코로나19 유행이 감소 중”이라고 했다. 송진호 기자 jino@donga.com최미송 기자 cms@donga.com}
24일 오후 1시경 서울 중구 서울시청 앞 서울광장에선 재한 우크라이나인 등 300여 명(경찰 추산)이 “러시아를 규탄한다” “전쟁을 멈추라” “우크라이나를 살려 달라” 등의 구호를 외치며 도로를 행진했다. 이날 집회는 ‘우크라인 긴급구호연대’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규탄하기 위해 열었다. 집회 참가자들은 이날 손팻말을 든 채 서울 중구 주한 러시아대사관 인근 분수대를 출발해 서울광장을 거쳐 다시 출발지까지 약 2.1km를 행진했다. 23, 24일 서울 도심 곳곳에선 300명 이상 참석한 집회가 이어졌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후 적용됐던 ‘집회·시위 참가 인원 299명 이하’ 제한이 사라진 후 첫 주말이라 다양한 단체가 세를 모아 거리로 나선 것이다. 경찰은 다음 달 1일 노동절(메이데이) 전후에 대규모 시위가 본격화될 것으로 보고 긴장하고 있다.○ 여의도서 ‘검수완박’ 맞붙어23일 서울 여의도와 대학로에선 최근 첨예한 갈등을 빚은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관련 찬반 집회가 맞붙었다. 전날 여야가 검찰 수사권 단계적 폐지 등을 담은 박병석 국회의장의 중재안에 합의했지만 참가자들은 이날도 집회를 통해 각자의 주장을 이어갔다.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담임목사가 이끄는 자유통일당은 이날 오후 1시 여의도 국회 앞에서 약 1500명(경찰 추산)이 모인 가운데 ‘검수완박’ 반대 집회를 개최했다. 이 집회가 끝난 후 오후 7시에는 시민단체 ‘밭갈이운동본부’가 “검찰 개혁을 촉구한다”며 역시 국회 앞에서 1000여 명(주최 측 추산)이 참가해 집회를 벌였다. 이날 오후 4시 대학로 마로니에공원 앞에선 ‘촛불전환행동’ 회원 1000여 명(주최 측 추산)이 ‘검찰 개혁 법안 통과’를 촉구했고, 같은 시간 바로 옆에선 보수 성향 ‘신자유연대’가 확성기를 동원해 ‘검수완박 폐기’를 주장하는 집회를 벌였다. 양측 사이에 물리적 충돌이 빚어지진 않았다. 이날 ‘차별금지법제정연대’도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약 400명(주최 측 추산)이 모여 집회를 열었다.○ “노동절이 대형 집회 기점 될 듯”경찰은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 등이 다음 달 1일 주최하는 노동절 집회를 주시하고 있다. 민노총은 올해 근로자의 날을 맞아 ‘차별 없는 노동권’ 요구 집회를 5000여 명 규모로 개최할 예정이다. 민노총은 해당 집회를 서울광장에서 열려 했지만 서울시는 광장 사용을 불허한다고 23일 밝혔다. 서울시 관계자는 “대규모 집회가 이뤄질 경우 광장에 새로 심은 잔디가 훼손될 가능성이 있어 불가피하게 불허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민노총은 노동절 집회를 세종대로 일대에서 열겠다면서 정확한 장소는 전날인 이달 30일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거리 두기 해제로 갈수록 도심 집회 및 시위가 점점 더 많아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특히 올해 노동절은 일요일이라 주말 도심이 집회, 시위로 매우 혼잡할 것”이라고 예상했다.최미송 기자 cms@donga.com}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와중에도 MZ세대의 소소한 기부는 유행처럼 늘고 있다. 자른 머리카락을 기꺼이 내놓고, 걸을 때마다 적립되는 돈도 기부한다. 여행지에서 봉사활동도 함께 한다. 주머니가 가벼워도 가능한 이색 기부를 알아봤다.》MZ세대 생활 속 나눔문화 “머리를 기르고 기부하는 데 돈이 드는 건 아니잖아요. 제 머리칼이 누군가에게 도움이 된다는 게 참으로 기뻤습니다.” 하진솔 씨(29)는 최근 3년간 길러온 머리카락을 30cm가량 잘라 암과 싸우는 어린이들의 가발 제작에 쓰도록 기부했다. 전남 목포의 한 극단에서 배우로 일하는 그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공연이 멈춰서면서 설 수 있는 무대가 절반 이하로 줄었다. 하 씨는 “주머니는 가벼워져도 머리카락은 멈추지 않고 계속 자라난다. 모두가 힘든 시기에 기부를 하면 더욱 뜻깊을 것 같았다”며 미소를 지었다. 코로나19 사태가 2년 넘게 이어지면서 기부, 봉사가 위축됐지만 큰돈이나 많은 시간을 들이지 않고 실천할 수 있는 활동을 찾아 나서는 MZ세대(밀레니얼+Z세대)가 적지 않다. 걸을 때마다 적립되는 소소한 금액을 기부하고 여행을 떠난 관광지에서 쓰레기를 줍는가 하면, 해외로 가는 김에 입양되는 유기견을 함께 데리고 가기도 한다. 이 같은 활동을 하는 이들은 “기부와 봉사는 경제적, 시간적 여유가 있는 이들만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라며 “마음만 있다면 얼마든지 필요한 곳에 힘을 보탤 수 있다”고 입을 모았다.○ “주머니 가벼워도 나눌 수 있어요”코로나19가 확산되는 중에도 ‘어머나운동본부’(어린 암 환자들을 위한 머리카락 나눔 운동)에는 기부자가 크게 늘었다. 2018년 1730명이던 기부자는 코로나19 사태가 일어난 2020년 2만2260명으로 늘었다. 모발 기부는 코로나19의 경제적 여파와 무관하게 참여할 수 있었던 데다 MZ세대를 중심으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분 ‘머리카락 기부 인증’ 바람의 덕을 보기도 했다. 4년 동안 기른 머리카락 30cm를 잘라 지난해 12월 어머나운동본부에 기부한 신윤하 씨(28)도 SNS에서 우연히 본 머리 긴 초등학생의 사연을 보고 모발 기부를 결심했다고 했다. “한 초등학생 남자아이가 머리카락을 기부하겠다면서 주변 친구들이 놀리는 와중에도 꿋꿋이 머리를 기른다는 내용이었어요. 귀여우면서도 기특했지요. ‘돈 드는 일도 아닌데 취업준비생인 나도 해보면 어떨까’ 하는 마음이 생겼죠.” 신 씨는 “취준생이라 심적, 경제적 여유가 없었지만 그래도 기부할 수 있다는 게 기분이 좋았다”며 뿌듯했던 경험을 떠올렸다. 유튜브에서도 머리카락 기부 경험을 다룬 콘텐츠를 쉽게 찾아볼 수 있다. SNS에서 ‘모발 기부’ ‘머리카락 기부’ 등의 키워드를 검색하면 결과물이 5000건 이상 나온다. 발레를 하며 14세 때부터 긴 생머리를 고수해 온 김모 씨(29) 역시 최근 머리카락을 40cm가량 잘라 기부했다. 발레리나는 긴 머리를 유지하다가 무대에 오를 때 단단히 묶는 것이 보통이다. 코로나19로 설 수 있는 무대가 1년가량 전무했던 것이 도리어 기부의 기회가 됐다. 김 씨는 “내겐 당장 필요하지 않은 긴 머리칼이 어린 암 환자들에게는 절실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지금이 아니면 기회가 없을 것 같아 기부를 결심했다”고 말했다. ‘걸음 기부’도 꾸준히 인기를 끌고 있다. 측정된 걸음 수를 토대로 소액을 적립할 수 있는 휴대전화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서다. 앱 이용자가 걸은 걸음만큼 캠페인 후원 기업이 비영리단체에 일정액을 기부하게 된다. 이용자들은 걷는 행위 자체만으로도 ‘의미 있는 일을 하고 있다’는 뿌듯함을 느낄 수 있다고 말한다. 5년째 공황장애를 앓고 있는 A 씨는 “걷는 게 공황장애를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말을 듣고 매일 5000∼6000보를 걷고 있다”면서 “최근에는 일주일 동안 5만 보를 걸으며 기부 앱으로 일정액을 적립해 유기동물보호센터에 기부했다”고 했다. A 씨는 “치료 삼아 걷기를 시작했는데, 아픔이 있는 다른 동물에게도 도움을 줄 수 있으니 뿌듯함까지 느낀다”면서 “코로나19 기간의 우울한 감정을 덜어내는 데도 걸음 기부가 도움이 됐다”고 했다.○ 놀며, 운동하며 하는 봉사여행이나 운동 등 취미생활과 동시에 할 수 있는 봉사활동도 각광받고 있다. 김하운 씨(28)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다니던 실내수영장이 문을 닫자 즐기기 시작한 등산이 봉사가 됐다. 김 씨는 1년 전부터 한 달에 한두 번씩 쓰레기봉투를 들고 등산을 한다. 그는 “환경 문제가 화두인데 등산하는 김에 산에 있는 쓰레기를 주우면 좋겠다 싶어 ‘등산 플로깅(Plogging)’을 하고 있다”면서 “하산 뒤 가득 찬 쓰레기봉투를 버릴 때면 등산로를 깨끗이 했다는 뿌듯함을 느낀다”고 했다. ‘플로깅’은 스웨덴어로 ‘줍다’와 ‘조깅’을 합성한 말로 ‘조깅하며 쓰레기 줍기’를 뜻한다. 전국 명산을 찾아다니며 ‘등산 플로깅’을 한다는 김 씨는 “운동하는 김에 눈에 보이는 대로 쓰레기를 주우면 취미생활에 봉사를 살짝 곁들인 느낌”이라고 덧붙였다. 바다에서도 플로깅을 한다. 김은지 씨(29)는 최근 강원 속초 해변에서 ‘서핑 플로깅’을 즐겼다고 했다. 평소 서핑을 할 때면 파도에 휩쓸려 해변에 밀려든 쓰레기들이 눈에 밟혔다는 김 씨는 “쓰레기들이 보일 때마다 하나씩 줍기 시작했더니 어느새 가져갔던 가방이 가득 찼다”며 “앞으로도 서핑할 때 해변 쓰레기를 주울 생각”이라고 했다. 직장인 이모 씨(27)는 6개월 전부터 ‘출퇴근 플로깅’을 시작했다. 서울 관악구 집과 서울 용산구 직장 사이를 달리기로 출퇴근하는 이 씨는 최근 손목에 쓰레기봉투를 달고 다닌다. 이 씨는 “달리기를 하며 쓰레기까지 주우니, 약간의 노력만으로 출퇴근길을 깨끗하게 만들 수 있어 더욱 보람차다”고 했다.○ 비행기 타며 유기견도 함께코로나19로 해외여행의 제약이 컸던 상황에서 해외 파견 근무나 이민, 유학 등을 위해 어렵게 비행기에 오른 기회를 활용해 ‘유기견 해외 이동 봉사’를 하는 이들도 있다. 결혼 후 미국 캘리포니아주에 거주하는 이정현 씨(33)는 한국을 방문한 후 다시 미국으로 돌아갈 때면 유기견과 함께한다. 최근에도 한국에 온 이 씨는 ‘미국으로 돌아갈 때 유기견 한 마리를 데리고 가 달라’는 유기견 해외 입양 지원 단체의 제안을 지인을 통해 받고 흔쾌히 받아들였다. 유기견 입양 지원 단체가 동물들의 비행기 탑승 비용과 서류 등을 준비하고, 봉사자와 함께 비행기에 탑승할 수 있도록 수속 및 출국 절차를 돕는다. 봉사자는 도착한 공항에서 기다리는 입양자에게 유기견을 넘겨주면 된다. 코로나19로 국경을 넘는 데 제약이 생기면서 반려견의 해외 입양이 수월치 않은 상황이어서 입양 지원 단체에 적지 않은 도움이 된다고 한다. 이 씨는 “따로 시간을 투자해야 하는 것도 아니어서 크게 고민하지 않고 제안을 수락했다”면서 “유기견이 무사히 입양돼 새 주인 품으로 가는 걸 돕게 돼 기쁘다”고 했다. 그는 앞으로도 한국과 미국을 오갈 때마다 유기견 해외 이동 봉사에 참여할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스페인에서 직장을 구한 김민경 씨(30) 역시 6개월 전 스페인행 비행을 처음 보는 강아지와 함께했다. 김 씨는 “출국 전 평소보다 1시간 정도 공항에 일찍 도착해 유기견과 먼저 만나 인사하면 되고, 품도 크게 들지 않아 별로 부담이 되지 않았다”면서 “지인들에게 이 봉사활동을 추천하고 있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효율성을 추구하는 MZ세대의 성향이 기부와 봉사에서도 드러나고 있다고 분석한다. 코로나19로 각종 활동이 제약된 가운데 젊은 층이 공력을 크게 들이지 않으면서도 심리적 만족감과 즐거움, 의미를 동시에 발견하고 있다는 것이다. 구정우 성균관대 사회학과 교수는 “기부나 봉사활동은 육체적 노력이나 시간을 상당히 소모해야 한다는 고정관념이 있었다”면서 “실용성과 가성비를 추구하는 MZ세대는 기부와 봉사에서도 큰 노력을 들이지 않고 본인들의 즐거움까지 함께 얻을 수 있는 활동을 선호하는 경향이 두드러진다”고 분석했다. 신진욱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는 “기존에는 사회적, 공익적 가치를 추구하려면 ‘경건함’과 책임감이 동반돼야 한다는 인식이 오히려 참여에 심리적 벽으로 작용한 측면이 있다”면서 “요즘 세대는 사회적 가치가 있다고 판단되면 작은 일이라도 주저 없이 실천하는 경향이 뚜렷하다”고 했다. 신 교수는 이어 “기부와 봉사문화도 다양한 기준에 따른 여러 방식이 실험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음식배달 주문 때 “일회용품 빼주세요” 생활 속 작은 실천 2022 기부 트렌드 들여다보니울진산불 때 무료식사 식당에… MZ세대 ‘돈쭐’ 기부도 줄이어 ‘일상 속에서 가볍게’, ‘가치에 맞게’, ‘재밌게’. MZ세대(밀레니얼+Z세대)에게는 기부가 각자의 가치에 맞는 재미를 추구하는 수단이 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월 사랑의열매가 발간한 ‘2022 기부 트렌드 보고서’는 MZ세대가 △일상 속 실천도 기부로 여기고 △가치 있는 소비나 투자처럼 기부를 대하며 △거창한 기부보다 재미와 자기만족을 중시한다고 분석했다. ‘돈쭐’(돈+혼쭐·구매로 누군가를 응원하는 것)은 이 같은 특성에서 생겨난 새로운 기부 문화다. 온라인 게임 ‘로스트아크’의 게임사인 ‘스마일게이트’는 지난해 12월 ‘돈쭐’이 났다. 이 게임사가 유료 아이템을 구매해 생겨난 수익 일부를 이용자들에게 되돌려 주겠다고 하자 MZ세대들이 “이용자로서 선한 영향력을 보여주자”며 기부에 나선 것. 이용자들이 게임사가 운영하는 사회공헌재단에 각자 5000∼5만 원을 기부하면서 일주일 만에 1만2000건, 약 3억 원의 기부금이 모였다. 지난달에는 경북 울진 산불 당시 소방대원에게 무료 식사를 제공한 식당에 ‘돈쭐’ 행렬이 이어졌다. 소식을 접한 누리꾼들은 배달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이 식당에서 음식을 주문하고 결제한 뒤 “음식은 받지 않겠다”고 하는 식으로 기부에 동참했다. 거창하지는 않아도 생활 속 작은 실천으로 환경 문제 등의 해결에 도움이 되려는 것도 MZ세대의 문화다. 배달 음식을 주문할 때 “일회용품을 빼 달라”고 요청하거나 카페 이용 시 일회용 컵 대신 텀블러를 사용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쓰레기, 폐기물 등을 남기지 않는 ‘제로 웨이스트 운동’에 동참하기도 한다. 2월 발간 사랑의열매 보고서에 따르면 MZ세대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된 ‘기부와 사회문제에 대한 인식 조사’에서 응답자의 절반가량이 ‘일회용품 사용 안 하기’ ‘착한 소비’ 등을 실천해본 것으로 나타났다. 기부금을 내봤다는 응답자는 30%에 못 미쳤다. 울진 식당에 대한 ‘돈쭐’ 행렬에 참여했던 대학생 이준성 씨(26)는 “사회를 나은 방향으로 변화시키는 일에 조금이나마 힘을 보태고 싶었다”며 “특정 기관에 다달이 기부하는 것도 좋지만 그때그때 작은 행동에 동참하면서 재미까지 느낄 수 있었다”고 했다.최미송 기자 cms@donga.com이승우 기자 suwoong2@donga.com}

“아직 회복되려면 멀었죠. 그래도 2주 전보다 지난주가 나아요. 지난주보단 이번 주가 낫고요.” 20일 오후 3시 행인이 많지 않은 서울 중구 명동 거리에 리어카를 끌고 나타난 한규섭 씨(48)는 ‘요즘 장사 좀 되느냐’는 동아일보 기자의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이어 “그러니 오늘보다 내일이 더 낫지 않겠어요?”라며 가스 불을 켜고 재료를 정리하며 분주히 장사 준비에 들어갔다. 명동에서 노점상으로 붕어빵을 팔며 8년을 일했던 한 씨는 2020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되면서 손님이 없어진 탓에 1년 6개월 동안 장사를 쉬었다. 그리고 지난해 9월 말 명동에 노점을 재개했다. 한 씨는 “노점을 쉬는 동안 ‘노가다’(건설 일용직)부터 택배 상하차까지 정말 안 해본 일이 없는데, 원래 하던 일이 아니다 보니 만만치 않더라”며 “그저 명동으로 돌아와 장사를 다시 하고 싶다는 생각뿐이었다”며 웃었다. 코로나19의 직격탄을 맞아 사라졌던 명동 노점상들이 거리 두기 해제와 함께 하나둘 돌아오고 있다. 주말인 16일 명동은 오랜만에 활기가 돌았고 노점상 30여 곳이 리어카에 달린 전구를 켜고 손님을 맞았다. 그러나 휴업으로 인해 입은 타격이 단번에 회복될 순 없는 노릇. 명동 거리에서 기자와 만난 노점상들은 “내일은 나아질 것이란 희망으로 버텨 나간다”고 입을 모았다. 명동예술극장 앞에서 30년 동안 군밤을 팔았다는 주재봉 씨(60)도 최근 2년 가까이 노점을 쉬었다가 최근 다시 매대를 세웠다. 주 씨는 “쉬는 동안 벌이가 거의 없었던 탓에 300만 원 넘는 빚까지 생겼다”고 하소연했다. 리어카를 매달 25만 원씩 내고 인근 건물 지하주차장에 보관했는데, 보관비가 300만 원 넘게 밀렸다는 것이다. 주 씨는 “30년 가까이 일했는데 이곳이 그립지 않았겠나. 매일 나오고 싶었다”며 “거리 두기도 해제된 만큼 자리를 다시 지키면서 상황이 회복되길 기다리고, 조금씩 빚도 갚을 것”이라고 했다. 오랜만에 만난 노점상들은 서로의 얼굴을 확인하며 반가워했다. 액세서리를 파는 A 씨(37)는 “2년 전 자주 보던 얼굴들을 다시 마주한 것만 해도 감개무량했다”고 명동으로 돌아온 소회를 밝혔다. 장사를 쉬는 동안 카페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며 생계를 유지했다는 A 씨는 “일이 익숙지 않아 자주 컵을 깨먹었다”며 “결국 난 장사꾼이다 싶어 다시 돌아오기로 결심했다”고 말했다. 코로나19 사태로 우울증을 겪었고, 한동안 술까지 달고 살았다는 그는 “나와서 장사를 다시 하며 손님을 맞고, 그동안 늘었던 ‘술 살’도 빼겠다”며 웃어 보였다. 일부 상인들은 코로나19 사태 이후의 ‘도로점용료’ 납부를 중구청이 연기해줘야 한다고 했다. 명동복지회(명동노점상인연합회) 관계자는 “그때 이후로 장사를 제대로 하지 못했으니 노점을 여는 대가로 내는 도로점용료는 연기해줬으면 한다”며 “아직 명동 거리와 노점상들이 옛 모습을 찾으려면 멀었다”고 했다.최미송 기자 cms@donga.com김기윤 기자 pep@donga.com}

“아직 회복되려면 멀었죠. 그래도 지지난 주보다 지난주가 나아요. 지난주보단 이번 주가 낫고요.” 20일 오후 3시 행인이 많지 않은 서울 중구 명동거리에 리어카를 끌고 나타난 한규섭 씨(48)는 ‘요즘 장사 좀 되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이어 “그러니 오늘보다는 내일이 더 낫지 않겠어요?”라며 가스불을 켜고 재료를 정리하며 분주히 장사 준비에 들어갔다. 명동에서 노점상으로 8년을 일했던 한 씨는 2020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이 유행하면서 손님이 없어진 탓에 1년 6개월 동안 장사를 쉬었다. 그리고 지난해 9월 말 다시 명동에 노점을 폈다. 한 씨는 “노점을 쉬는 동안 ‘노가다’(건설 일용직)부터 택배 상하차까지 정말 안 해본 일이 없는데, 원래 하던 일이 아니다 보니 만만치가 않더라”며 “그저 명동으로 돌아와 장사를 다시 하고 싶다는 생각뿐이었다”며 씁쓸하게 웃었다.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아 사라졌던 명동 노점상들이 거리두기 해제와 함께 하나둘씩 돌아오고 있다. 주말인 16일 명동은 오랜만에 활기가 돌았고, 노점상 30여 곳이 리어카에 달린 전구를 켜고 손님을 맞았다. 그러나 휴업으로 인해 입은 타격은 쉽게 회복되지 않을 것으로 보였다. 최근 명동에서 기자와 만난 노점상들은 “내일은 나아질 것이라는 희망으로 버텨 나간다”고 입을 모았다. 명동예술극장 앞에서 30년 동안 군밤을 팔았다는 주재봉 씨(60)도 최근 2년 가까이 노점을 쉬었다가 최근 다시 가판대를 세웠다. 주 씨는 “쉬는 동안 벌이가 거의 없었던 탓에 300만 원 넘는 빚까지 생겼다”고 하소연했다. 리어카를 매달 25만 원씩 내고 인근 건물 지하주차장에 보관했는데, 보관비가 300만 원 넘게 밀렸다는 것이다. 주 씨는 “30년 가까이 일했는데 이곳이 그립지 않았겠나. 매일 나오고 싶었다”며 “거리두기도 해제된 만큼 자리를 다시 지키면서 빚을 갚고, 상황이 회복되길 기다릴 것”이라고 했다. 오랜만에 만난 노점상들은 서로의 얼굴을 확인하며 반가워했다. 액세서리를 파는 A 씨(37)는 “2년 전 자주 보던 얼굴들을 다시 마주한 것만 해도 그동안 잘 살아있었다 싶다”고 명동으로 돌아온 소회를 밝혔다. 장사를 쉬는 동안 카페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며 생계를 유지했다는 A 씨는 “일이 익숙지 않아 자주 유리잔을 깨먹었다”며 “결국 난 장사꾼이다 싶어 다시 돌아오기로 결심했다”고 말했다. 코로나19 사태로 우울증을 겪었고, 한동안 술까지 달고 살았다는 그는 “나와서 장사를 다시 하며 손님을 맞고, 그동안 쪘던 ‘술 살’도 빼겠다”며 웃어보였다. 일부 상인들은 코로나19 사태가 시작된 2020년 상반기 ‘도로점용료’를 중구청이 돌려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당시 장사를 제대로 하지 못했으니 노점을 여는 대가로 냈던 도로점용료는 돌려받아야겠다는 것이다. 명동복지회(명동노점상인연합회)는 이 얘기를 꺼내며 “명동거리 노점이 옛 모습을 찾으려면 아직 멀었다”고 했다. 최미송 기자 cms@donga.com김기윤 기자 pep@donga.com}